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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골목 맛세상] 흑석동 연못시장

    [뒷골목 맛세상] 흑석동 연못시장

    ●20여년전 미당 선생의 추억 아련 1980년대 5월 무렵이었다. 소위 ‘80년의 봄’으로 불리던 그때 나는 복학생 신분이 되어 뒤늦은 나이에 마지막 남은 학기를 채우려고 흑석동에 있는 중앙대학교를 다니던 중이었다. 오후를 갓 넘긴 시각에 대학교 정문에서 시인인 미당(未堂) 서정주 선생을 우연히 조우하게 되었다. 나는 학교에서 내려오고 선생은 이제 막 학교로 올라가면서 서로 엇갈리는 식이었다. 미당 선생은 내가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어어, 하고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서더니 가방을 들지 않은 한 손으로 덥석 내 손을 잡았다. “자네, 잘 만났네.” 내가 무슨 일인가 싶어 작은 눈을 크게 뜨자 미당 선생이 말을 이었다. “자네, 지금 바쁜가?” “아니,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그러면 잘 됐네. 자네 여기서 오분만 기다려 줄 수 있겠나?” “예, 그러지요.” “딱 오분일세. 내 얼른 학교에 올라가서 휴강하고 옴세.” 미당 선생은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갔다. 나는 도대체 선생에게 무슨 황급한 일이라도 생긴 것이랴 싶어 얼마간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생은 10분이 채 못 되어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아직도 헐떡이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나에게 물었다. “자네, 여기 연못시장에 대해 잘 안다면서?” “예, 알기야 압니다만….” 무슨 뜬금없는 연못시장인가 싶어 내가 말꼬리를 흐리자, 미당 선생은 다시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잘 됐네, 자, 연못시장에 가보세.” “아니, 이런 벌건 대낮에요?” 미당 선생은 얼굴 전체에 주름이 지도록 특유의 너털웃음을 활짝 터뜨렸다. “와하핫, 이 사람아, 자네하고 나 사이에 술 마시며 노는 자리에서 어디 낮밤을 따진 적이 있었던가?” 하기는, 얼마든지 맞는 말이었다. 미당 선생은 일찍이 내가 1960년대 미아리에 있던 서라벌예술대학에 다닐 무렵부터 시를 배운 스승이기도 하였는데, 돌이켜 보면, 바로 1학년에 갓 입학한 신입생 때부터 우연찮게 선생과 술자리를 어울리기 시작하여 2학년이 되어 군에 입대할 때까지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술자리를 함께 했던 터였다. 주로 길음시장 안에 있는 소위 니나노집이라고 부르는 막걸리집을 드나들었는데,30,40대의 나이든 여인들이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흘러간 유행가도 불러주고, 입에 안주도 넣어주는 집이었다. 그런 집에서 어쩌다 내가 술집여자의 가슴에 손이라도 넣거나 아니면 입이라도 맞추고 있노라면 미당 선생은 대번에 쯧쯧, 혀를 찼다. “어허, 쯧쯧, 스승도는 되는데 제자도가 안되구먼 그랴.” 미당 선생은 고작해야 옆에 앉은 술집여자의 손이나 조물거리고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혀를 차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나를 귀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미당 선생과 나 사이에 이따금 이시영 시인이 합석을 하고는 했는데, 이시영보다는 일찍부터 되바라진 장돌뱅이 악동 출신으로 니나노집 문화에 호가 난 나를 선생은 더 귀여워해주었다. “자네를 보면 말이야, 꼭 젊은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거든.” 미당 선생은 어쩌면 나의 되바라진 장돌뱅이 악동 모습에서 선생의 대표시이기도 한 ‘자화상’의 한 구절을 돌이키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스물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하드라/어떤이는 내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가고/어떤이는 내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찰란히 티워오는 어느아침에도/이마우에 언친 시(詩)의 이슬에는/방울의 피가 언제나 서꺼있어/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느러트린/병든 숫개마냥 헐덕어리며 나는 왔다.’ 선생은 내가 위악적으로 놀면 놀수록 그런 내 모습에서 젊어서 힘든 시절의 선생의 시의 이마를 적셔내리는 몇 방울의 피를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각설하고, 중대부속고등학교 교정에서 새어나오는 라일락 향기가 나른한 봄날 오후의 흑석동 길을 걸어, 이제는 일흔에 가까운 나이가 된 선생과 서른을 훌쩍 넘긴 제자가 다시 한번 위악적인 악동이 되기 위하여 연못시장을 찾았다. 연못시장이란 흑석동 시장과 배수장 사이에 있는 술집거리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길음시장 안의 니나노집과는 달리 비교적 젊은 여자들이 술도 팔고 노래도 하는 곳이었다. ●외로움과 눈부심을 알게 했던 연못시장 연못시장은 시쳇말로 집창촌처럼 드러내놓고 몸을 파는 식은 아니었지만, 술집 아가씨들과 서로 눈만 잘 마주치면 얼마든지 하룻밤의 연애도 가능한 곳이었다. 대학시절의 한때 나는 퇴폐주의나 탐미주의에 깊이 빠져 아예 그런 연못시장 안에 있는 개선여인숙의 3층에 월세로 방을 빌려 산 적이 있어서, 술집 아가씨들과는 손님의 관계를 떠나서 옆집 오빠처럼 누구와도 친한 사이이기도 했었다. 연못시장 안의 목포집이라는 곳에서 옆에 아가씨들을 끼고 앉자, 미당 선생은 단숨에 술 한 잔을 넘기고 나서 지그시 눈을 감더니 참으로 행복한 표정이 되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내 남은 생애를 불쌍히 여기셔서 오늘 자네를 나한테 보내주셨네.” 미당 선생의 한 마디에 나는 어쩔 수 없이 가슴 한 곳이 찌르르, 아파왔다. 모르기는 해도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나이가 들면 찾아온다는 저 깊은 외로움과 눈부심을 함께 보았을 것이었다. 미당 선생은 그렇듯 외로움과 눈부심이 함께 깃든 표정으로 나에게 술잔을 내밀었다. “자 드세나. 더군다나 지금은 봄이 아닌가,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우는 봄이란 말일세.” 내가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우는 봄’이란 말에 감탄을 하자, 미당 선생은 와하핫,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사연이 있거든. 동리 있잖은가, 왜, 자네 소설 스승 동리말이야. 그 동리가 아직 소설가가 되기 전에는 원래 시를 썼었거든. 시인이 되겠다고 말일세. 그런 어느 날 동리가 나를 찾아와서 시를 썼다면서 외우지 않겠나. 그래서 들어보니 과연 좋더라고. 벙어리도 꽃이 피면 운다니 얼마나 좋나. 암, 꽃이 피면 벙어리도 마땅히 울어야지, 내가 탄복을 해서 몇 번이고 그 구절을 암송하자, 자세히 듣던 동리가 손을 휘휘 내젓는 걸세. 그게 아이라, 그게 아이라, 벙어리도 꽃이 피면이 아이라 꼬집히면 인기라. 벙어리도 꼬집히면 운다, 알고 보니 꽃이 피면이 아니라 꼬집히면이었던 게야. 그래서 동리에게 내 당장에 시를 집어 치우라고 호통을 쳤지. 동리가 마침내 유명한 소설가가 된 데는 내 덕도 있을 걸세.” ●시장대신 푸짐한 먹자골목이 김동리 선생의 ‘꼬집히면’을 흉보던 그때부터 다시 훌쩍 스물 몇 해가 흘러가버린 지금 미당 선생은 물론 김동리 선생마저 세상을 달리 하여 먼 곳으로 떠났고, 연못시장 또한 술집거리의 기능이 아예 폐쇄된 채 빈민가가 되어 재개발을 기다리는 운명이 되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찾은 연못시장 어디에도 이제는 저녁마다 화려한 한복을 떨쳐입고서 목청껏 흘러간 유행가를 불러대던 꽃다운 아가씨들은 자취도 없고, 죽음 같은 적막만이 감돌고 있었다. 나는 바로 그런 적막 속에서 얼핏 미당 선생의 쯧쯧, 혀를 차는 소리를 들었다. “이 사람아, 쯧쯧, 더 이상 뭘 찾겠다고 아직도 연못시장을 헤매나?” 연못시장은 사라졌지만, 대신에 연못시장 주변으로는 서민들의 땀내가 물씬 풍겨나는 맛집들이 먹자골목을 이루며 처마를 맞대고 이어져 흑석동시장까지 뻗어 있다. 생고기집, 돼지갈비집, 횟집, 풍천장어집, 떡볶이집, 라면집, 치킨집, 모둠전집, 순대집…. 엉터리생고기(02-814-3376)는 동작대로의 흑석동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흑석동 시장으로 가는 골목 안에 있는 생고기전문집이다. 엉터리생고기는 정육점과 식당을 겸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삼십대 초반의 잘생긴 젊은이가 주인이다. 중고등학교 때 날렸던 씨름선수 출신인 하윤철씨는 역시 씨름선수 출신인 친구 박영준씨와 함께 사이좋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고기의 질이며 양은 대한민국의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런 자부심은 일찍이 독산동 도매시장에서 83호점을 운영하던 하윤철씨의 어머니 김정순씨로부터 이어받은 것이기도 하다. ●고기맛 보려면 족히 1시간은 기다려야 엉터리생고기는 저녁 무렵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일도 예사인데, 그렇듯 손님이 몰리는 데는 무엇보다도 푸짐하면서도 싱싱한 생고기에 이유가 있다. 돼지고기의 경우에는 암퇘지만을 사용하는데, 그이는 고기의 깊은 맛을 알려면 반드시 얼리지 않은 생고기를 먹을 것을 강변한다. 뭔가 고기에 양념을 하거나 와인 따위로 숙성을 하는 식은 고기 자체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엉터리생고기는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소고기 또한 특수 부위가 전문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생항정살, 생갈매기살, 생오겹살, 생삼겹살, 생목삼겹살, 돼지등심의 끝부분에서만 나오는 가브리살 등이 1인분 300g에 7000원인데 세 명이서 2인분만 시켜도 충분할 만큼 양이 풍성하다. 돼지 한 마리라는 돼지고기 모둠에는 위에 나오는 여러 부위가 다 들어 있는데,1㎏에 2만원으로 4,5인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소고기의 경우 갈비에서 뼈를 추려낸 갈비본살이 1인분 300g에 1만 3000원, 안창살, 토시살, 차돌박이, 등심, 육회 등이 1만 5000원에다가 보리소 한 마리라는 소고기 모둠에는 역시 여러 부위를 모아서 1㎏에 4만원인데, 이 또한 4,5인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생고기를 불판에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낸 다음 참기름에 적셔 파무침을 얹어 마늘을 더해 상추며 깻잎에 싸먹는데, 생고기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그야말로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나는 느낌이다. 불판의 중심에 올려놓게 되어 있는 된장찌개는 손님이 원하는 한 얼마든지 무료로 리필이 가능하다. 동작대로에서 흑석동 중앙대학교 병원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부산오뎅(02-821-1159)이라는 작은 규모의 일본식 선술집이 있다. 중년답지 않게 앳되어 보이는 오경자씨가 주인인데, 언젠가 일본에 갔다가 불과 서너 명이 들어서면 꽉 찰 것 같은 선술집의 작고 아담한 규모에 매력을 느껴 마침내 일본식 선술집을 차린 것으로, 밀창문을 들어서는 순간, 아아, 여기에 미당 선생이 함께 있다면 하는 뜻밖의 아쉬움이 들었던 곳이다. 미당 선생이라면 분명히 신명이 나서 나에게 일본술을 마시는 여러 가지 복고조의 방법들을 일러주었을 터이다. “이 히레소주란 건 말씀이야, 일본말로는 히레사케라고 하지. 소주를 한소끔 가볍게 끓여내어 복어 지느러미를 넣고 이번에는 라이터로 불을 붙여 잠깐 알코올의 나쁜 기운을 걷어내는데 말씀이야, 정종대폿잔에 가득 부어 훌훌 마시면, 아랫배에서부터 차츰 따뜻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간다 이 말씀이야. 추운 겨울에는 언몸을 녹이는 데 최고거든. 어디 몸뿐이겠는가? 허방이라도 짚듯 자꾸 마음이 허전한 이들한테도 최고지.” 부산오뎅이 더 반가운 것은 히레소주가 정종대폿잔으로 한 잔에 2500원이라는 사실이다. 강남이나 명동 같은 여느 번화가 거리의 오뎅집이 똑같은 잔에 8000원인 데 비하면, 이게 무슨 횡재냐 싶게 거의 공짜 같은 기분이 된다. 게다가 탁자에서 모락모락 김을 내고 있는 유부, 맛살, 곤약 등 10가지 오뎅들은 한 꼬치에 1000원이어서 히레소주나 히레정종의 안주 삼아 하염없이 먹어도 값이 몇 천원밖에 되지 않는다. 술 종류는 이밖에도 정종대포, 냉정종 등의 일본술 외에도 소주나 청하, 천국, 백세주며 맥주 같은 우리 술도 다양하게 있다. 안주 또한 오뎅 이외에도 오징어데침, 고등어구이, 열빙어구이, 계란찜, 번데기, 은행구이 등이 있는데, 각각 7000원이다. ■ 15일자부터…새 연재 ‘서울이야기’ 지난해 9월부터 연재돼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송기원의 뒷골목 맛세상이 8일자로 막을 내립니다. 맛깔스러운 음식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구수하게 풀어낸 송기원 선생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15일자부터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진이 전하는 ‘서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서울 이야기는 서울의 숲과 강, 애완동물과 이웃, 시민에게 다가가는 화장실 문화 등 서울에 관한 다양한 토픽을 소개합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대공원 동물가족들 ‘베이비 붐’

    대공원 동물가족들 ‘베이비 붐’

    돌고래가 힘차게 물 위를 뛰어오르고 있다. 서울대공원의 봄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섰다. 캥거루와 새끼사자 등 지난 겨울 만났던 대공원 어린 식구들은 모두 튼튼하게 자라고 있었다. 잔점박이 물범을 시작으로 호랑이·늑대 등 많은 동물가족들이 새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암컷을 둘러싼 수컷들의 세력 다툼도 뜨겁다. 이번 주말에는 생동감 넘치는 서울대공원에서 대자연의 숨소리를 들어보자. 그리고 돌고래처럼 힘차게 일상 속에서 뛰어올라보자.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동물 가족 이제는 봄이다. 지난 3월 몇 차례의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로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지는 않았지만, 진해 군항제 등 봄맞이 축제에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한결 가벼워지고 화사해진 거리의 옷차림에서도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동물 친구들은 어떻게 봄을 맞고 있을까. 지난해 겨울의 초입에 들러봤던 서울대공원을 다시 찾았다. ●봄은 ‘출산의 계절’ 봄이 되면 꽃과 나무의 꽃망울이 피어나고 새순이 돋아나는 것처럼 동물들에게도 새생명이 태어나는 계절이다. 겨우내 실내 사육장에서 여느 계절보다 가깝게 지내다보니 절로 ‘눈이 맞은’ 동물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보통 동물들의 발정기가 2∼5월에 집중되기 때문에 봄에 새끼를 낳거나 임신을 하는 동물들이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올해 서울대공원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동물은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된 잔점박이 물범. 따뜻한 바닷가에 주로 사는 잔점박이 물범은 다 자라면 몸길이 1.4m에 몸무게 90㎏ 정도로 바다표범 가운데 가장 작은 편이다. 지난 2월 암컷 한 마리가 먼저 태어났고 뒤이어 지난달 수컷 한 마리도 태어났다. 멸종 위기에 처해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을 한 팀버늑대의 출산도 관심을 모은다.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 종보전팀은 지난 1월 인공수정에 성공한 암컷이 하루빨리 몸을 풀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베리아 호랑이, 사자, 코요테 등 16종 28마리의 암컷이 임신중인 것으로 알려져 다음 달까지 ‘베이비붐’이 계속될 예정이다. ●내가족 지켰건만….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동물원 들소사에 있는 마콜(소과 동물) 수컷은 소중한 가족을 지키려다 뿔을 잃어버린 뒤 가족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생김새가 비슷한 히말라야타알이 이웃해 있는 암컷 마콜에 구애를 하자 화가 난 수컷 마콜이 뿔로 위협을 하면서 히말라야 타알을 견제했다. 그러던 어느날 흥분한 수컷 마콜이 튼튼한 나무우리를 뿔로 들이받아 뿔이 뽑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 뒤 한달 정도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우리로 돌아간 수컷 마콜은 아끼던 가족으로부터 냉대와 공격을 받게 됐다. 뿔도 없고 한달여 동안 떨어져 있다 보니 암컷과 새끼가 수컷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도권 쟁탈도 치열 주도권 쟁탈도 치열하다. 겨우내 부쩍 자란 새끼 동물들이 아버지 세대 동물들에 도전을 하는 까닭이다. 유럽 들소가 바로 그 경우다. 지난해 봄 부쩍 자란 ‘장남’ 유럽 들소는 힘이 부치는 ‘아버지’ 들소를 밀어내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1.5m에 이르는 우리를 껑충껑충 넘어다니기까지 했다. 결국 동물원측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장남’들소를 보다 튼튼한 우리에 따로 격리 수용하기에 이르렀다.1년 넘게 ‘독방 수용’처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아기동물들 겨우내 무럭무럭 지난 겨울 만나봤던 아기동물들은 겨우내 튼튼하게 잘 자라나 있었다. 어미로부터 버림받아 인공 포육장에서 작은 바구니를 침대삼아 자라던 아기 캥거루 ‘캥숙이’는 ‘루사’라는 이쁜 새이름을 갖게 됐다. 또 ‘루미’라는 비슷한 처지의 동생을 만나 겨우내 함께 컸다. 두 아기캥거루는 이제 우유를 떼고 풀과 당근 등으로 구성된 이유식을 먹고 있었다. 사육사 한효동씨는 “두 녀석 모두 건강하게 자랐기 때문에 다음달 말쯤 무리로 되돌려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공 포육장에 함께 있던 아기 사자 남매도 다리가 튼튼해지고 덩치도 듬직해졌다. 서로 장난을 하는 모습도 ‘동물의 제왕’답게 늠름하고 힘이 넘친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최고스타 자리를 놓치지 않는 아기 오랑우탄 보미는 10일 드라마 대장금에 출연한 아역탤런트 조정은양과 잠실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두산의 홈경기에서 시구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봄엔 식물들도 활짝 서울대공원에는 동물들과 함께 식물들도 봄맞이 소식을 전한다.5일까지는 토피어리, 야생화, 난초 등이 전시되는 ‘봄맞이 웰빙식물전’ 행사가 열린다. 좁은 공간에서도 키울 수 있는 화초들이 전시, 판매된다.4월에는 ‘허브축제’와 ‘장미축제’도 열린다.11월까지는 서울대공원 삼림욕장에서 숲해설가가 함께하는 삼림욕 프로그램인 ‘파란하늘과 푸른숲으로의 여행’도 진행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몸값 왕’은 10억짜리 로랜드 고릴라 “호랑이가 비쌀까, 돌고래가 비쌀까.” 서울대공원이 보유한 296종 2372마리의 동물 가운데 가장 ‘몸값’이 높은 동물은 어떤 것일까. 정답은 나이지리아·카메룬·콩고 등 서아프리카 낮은 지대의 열대우림에서 건너온 ‘로랜드 고릴라’. 현재 로랜드 고릴라는 10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전세계적으로 50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희귀종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희귀하거나 지능이 높을수록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또 사람 나이로 20∼30대에 해당하는 동물들이 새끼나 늙은 동물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특별히 관리할 필요도 없고 번식을 통해 새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능이 높은 오랑우탄이나 돌고래 등이 1억 5000만∼2억여원선의 높은 가격에서 거래된다. 재두루미나 황새 등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조류도 1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이들에 비해 호랑이나 사자는 3000만원 선으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들소나 사슴류 역시 1000만∼5000만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된다. 파충류도 1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된다. 일반적으로 근친교배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동물원들은 동물을 교환하거나 매매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서울대공원의 경우 10여마리를 팔거나 교환했다. 매매거래의 경우 전체 몸값의 10∼20%정도가 운송료와 보험료로 포함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덩치 크지만 시선만 제압하면 ‘OK’ “코끼리를 예뻐해주시는 만큼 우리 막내 사육사들도 예뻐해주세요.” 서울대공원에서 가장 생기 넘치는 곳은 코끼리가 있는 대동물관이다. 동물원 78명의 사육사 가운데 ‘홍일점’인 김진아(23·서울 성북구 정릉동)씨와 ‘막내’인 박광식(26·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씨가 20대 특유의 생기발랄함을 맘껏 발산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국내 첫 여자 코끼리사육사”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김씨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탄생한 여자 코끼리 사육사”라고 소개한다. 중부대 애완동물자원학과 00학번인 김씨는 지난해 4월 대학 졸업 직후 대공원 코끼리 담당으로 취업했다.“대학 재학중 대공원으로 실습왔을 때 담당했던 코끼리를 잊을 수 없었다.”는 김씨는 “코끼리는 덩치가 커 먹이나 배설량이 엄청나지만 일이 즐겁기만 하다.”고 말한다. 오전 7시쯤 출근해 배설물을 치우고 코끼리에게 먹이를 준 뒤 적당한 운동을 시켜주는 것이 김씨의 오전일과. 간단히 샤워를 하고 오후 2시와 4시 관람객들을 위해 설명회를 하고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면 하루는 쏜살같이 지나간다. 코끼리를 다시 사육장에 넣고 먹이를 충분히 준 뒤 퇴근하면 온몸은 녹초가 된다. 김씨는 “코끼리의 덩치가 커서 항상 몸조심을 해야 하지만 코끼리를 똑바로 바라보며 시선만 제압하면 별 문제 없다.”면서 “이젠 먹이를 주지 않고 불러도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 만큼 친해졌다.”며 웃는다. ●박씨,“공부하는 사육사 될 것” 박씨는 올 1월 입사해 김씨의 후배지만 사육사 경력으로만 보면 훨씬 선배다. 에버랜드에서 사육사로 1년6개월가량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서울대공원은 다른 동물원과는 달리 한 동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점이 좋다.”는 박씨는 사육사로 일하면서 얻은 경험을 통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도 갖고 있다. 상지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부 때부터 선배들을 쫓아다니며 동물원 사육사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바쁘고 힘든 일과시간을 쪼개 축산기사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또래라 손발이 척척 둘은 같은 또래라 마음도 잘 맞고 손발도 척척 맞는다. 박씨는 “선배들을 대할 때처럼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점이 많아 좋다.”고 설명한다. 김씨 역시 “아무래도 가장 편하게 대할 수 있어 의지가 된다.”면서도 “그래도 내가 ‘입사선배’인 만큼 ‘하극상’은 용서할 수 없다.”며 웃는다. 박씨가 김씨를 오토바이 뒤편에 태우고 지나갈 때면 다른 사육사들은 부러운 듯 시샘을 한다. “어이, 너무 둘만 붙어 다니지 말라고.”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쇠딱따구리 두배 늘고 청둥오리 79% 줄어

    쇠딱따구리 두배 늘고 청둥오리 79% 줄어

    세월 따라 강산이 변하듯, 거기에 둥지를 튼 생태계의 모든 동물도 변화의 물결을 탄다. 야생동물들은 서식처·기후 등 환경이 바뀌거나 인간의 개발바람 등으로 멸종하기도 하지만 천적 부재로 개체수를 급속히 늘려가는 종(種)들도 있다. 먹이사슬 꼭지점에 위치한 인간은 갈수록 인구규모를 늘려가는 중이다. 언제부턴가 생태계 최상위의 포식자로 입지를 굳히면서 번식도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딱새·박새등 환경지표동물은 늘어 그렇다면 야생동물의 사정은 어떨까. 한국환경연구원의 ‘2004년 야생동물 실태조사’ 보고서는 시간·환경변화에 따른 야생동물의 변화상을 실감케 한다.1997년 이래 8년동안 서식밀도 등에서 각기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사람처럼 번식을 통한 ‘종의 존속’을 본능적으로 희구한다는 가정이 성립한다면 종별로 희비가 엇갈렸음직하다. 조사대상은 포유류 6종, 조류 16종 등 모두 22종. 이를 환경지표동물(10종)과 수렵동물(12종)로 다시 나눠 서식밀도를 관찰했다. 환경지표동물은 산림이나 다른 야생동물의 변화상을 추정케 하는, 일종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동물이다. 예컨대 “딱따구리가 줄어들면 그 지역의 큰나무가 감소했다는 걸 알 수 있다.”(국립산림과학원 신준환 산림환경부장)는 식이다. 환경지표동물의 조사결과는 다소 의외다. 조류의 경우 제비와 꾀꼬리를 빼곤 6종이 1997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에 서식하는 텃새인 쇠딱따구리와 직박구리, 딱새, 박새, 노랑턱멧새 그리고 여름철새인 흰배지빠귀 등이다. 이 가운데 쇠딱따구리는 100㏊(1㎢)당 4.2마리에서 9.2마리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연구원은 “쇠딱따구리는 썩은 나무에서 먹이를 구하는데 고사목이 증가하면서 밀도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환경지표동물이 는 것은 비록 산림면적은 줄었지만 산림생태계가 이전보다 좋아진데 따른 것이다. 신준환 부장은 “생장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인 30년생 나무가 전체의 38%에 이르는 등 산림상태가 한결 좋아졌다. 산림생장이 빨라지면서 전체적으로 생물 다양성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렵조류는 8종 가운데 7종 감소 수렵동물의 변화추이는 이와 다르다. 청둥오리는 1997년 100㏊당 최고 326마리가 관찰됐지만 지난해엔 70마리로 뚝 떨어졌다.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등 다른 오리류도 사정은 비슷하다. 연구원은 “낙동강 하구 등 오리류의 주요 서식지인 습지의 지속적인 파괴와 인간의 방해 등 월동지의 서식조건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살 만한 곳이 줄어들면 새들도 당연히 찾아들지 않기 마련이다. 어치만 비슷한 수준(14마리)을 유지했을 뿐, 나머지 7종(꿩, 멧비둘기, 참새, 까치 등)의 수렵동물은 1997년보다 2.4∼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유류의 경우 고라니·멧돼지·청설모는 늘었지만 멧토끼는 다소 감소했다. 환경연구원 유병호 동물생태과장은 “멧토끼는 국제학회에서 유일하게 인정하는 한반도의 고유종”이라면서 “휴경지를 멧토끼의 서식처로 제공하는 등 밀도관리를 위한 과학적 연구·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동남아 산림파괴도 원인 여름철새인 제비와 꾀꼬리가 감소한 것은 다른 요인도 있다. 제비는 100㏊당 20.6마리, 꾀꼬리는 6.7마리가 관찰됐는데, 비교시점보다 각각 44%,12%가량 줄어들었다. 꾀꼬리는 특히 1980년대까지는 서울의 도시림에서도 흔히 번식하곤 했으나 90년대 들면서 밀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유병호 과장은 “제비와 꾀꼬리의 감소는 서식처 파괴 등 원인도 있지만 월동지인 동남아시아의 산림파괴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으로 여름철새 월동지의 서식환경·개체군에 대한 자료교환 등 국제적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붉은귀거북, 야생고양이의 생태 전 세계적으로 야생동물은 멸종의 위기에 처한 종들이 많다. 환경연구원에 따르면 1600년대 이후 486종의 동물과 600종의 식물이 멸종되었고 지금도 3565종의 동물과 2만 2137종의 식물이 서식지 파괴와 인간의 무분별한 이용에 의해 멸종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생태계에서 붉은귀거북은 이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전국의 927개 조사구를 선정,2년동안 관찰한 결과 382개소(41.2%)에서 서식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별도 수행한 2003년 조사에서는 출현율이 29%에 불과했었다. 그동안 알려진 대로 방생(61%)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방생 혹은 애완동물로 키워지다 버려진 뒤 인근 하천 등으로 전파된 자연유입의 비율도 22%에 달했다. 환경연구원은 “붉은귀거북은 분포지역이 급속 확산 중이나 아직 천적이나 서식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자연계 유출 및 이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심각한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야생고양이도 전국 도처에서 급증하고 있다.405개 조사구에서 관찰된 야생고양이는 511마리로 1997년(58마리)보다 8배 이상 웃돌았다. 지역에 따라 유해동물로 지정해 지속적인 포획이 이뤄지고 있지만 개체수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다. 연구원은 “야생화한 고양이는 다람쥐·청설모 등 포유류와 땅위에서 번식하는 조류의 알과 새끼 등을 포식, 이들의 개체군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늑대와 코요테의 잡종이 늑대의 순수한 유전자 보전을 해친 미국의 경우처럼 야생고양이가 멸종위기종인 삵과 교미할 경우 삵의 개체군 존속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어떻게 조사했나 한국환경연구원은 1967년부터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매년 실태조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이듬해인 1997년부터는 “(여느 선진국처럼)야생동물에 대한 국가통계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조사구 선정과 조사방식 등 일정한 잣대를 마련, 통계를 내오고 있다. 환경지표·수렵동물의 경우 전국 9개 도별로 48개(제주도는 21개)씩 선정된 405개 조사구에서 매월 한차례씩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개체수를 조사했다. 붉은귀거북은 이들 조사구에서 반경 2㎢ 내의 모든 수계(하천·강·습지·연못 등)를 조사구로 설정, 정밀조사를 벌였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스크린+α] ‘가디언’ ‘동편마을’ 환경영화 지원작 선정

    서울환경영화제 사무국은 올해 환경영화 사전제작 지원작품으로 다큐멘터리 ‘가디언’(1000만원)과 ‘동편마을’(600만원)을 선정했다.‘가디언’은 애완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자는 새로운 시각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동편마을’은 신도시 개발로 인한 문화와 환경 훼손을 애정어린 눈길로 그려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환경영화 사전제작 지원제도는 디지털 영상매체로 만드는 영화를 지원하는 제도로, 서울환경영화제 사무국에서 총 소요 예산의 50%를 지원하고 있다.2006년 사전제작지원 신청은 28일부터 4월1일까지 받는다.www.greenfestival.or.kr (02)725-3654.
  • 알레르기 질환자 황사 대비 이렇게

    기다리던 봄이지만 봄이 두려운 사람도 있다. 알레르기성 질환자들이다. 아직 꽃가루는 이른 때이지만 황사는 벌써 한두차례 한반도를 내습했다. 비염과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지금부터 ‘황사 대책’을 세워야 한다. ●황사의 정체 중국 북부와 몽골의 사막지대에서 발생해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드는 미세한 모래먼지를 말한다. 황사는 중국의 산업화에 따라 아황산가스와 규소,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의 중금속이 다량 포함돼 있어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는 물론 눈과 피부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특히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는 입자 크기가 1∼10㎛ 정도로 미세해 말초 기관지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황사철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 사망률이 평소보다 5%나 높아지며 특히 영·유아와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비염-식염수로 코 세척하면 예방 도움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이 특징인 알레르기성 비염은 환자가 감기로 오인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대증적 처방의 감기약이 증세를 진정시키기도 한다. 원인 물질로는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곰팡이 포자와 애완동물의 배설물이나 털 등이 꼽히지만 황사도 중요한 원인물질이다. 황사철에 사람이 흡입하는 먼지는 평소의 3배나 되며 중금속도 종류에 따라 2∼10배에 이른다. 이런 물질들이 호흡에 의해 체내로 흡입되면서 축축한 콧속을 건조하게 해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는 것. 한 조사 결과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30%, 성인의 10% 정도가 가질 정도로 알레르기성 비염은 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하는 게 좋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발육이 늦어지거나 콧속에 고름이 생기는 만성 축농증(부비동염)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장애나 산만한 정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일시적으로 항히스타민제제를 사용하면 콧물이나 코막힘을 해소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있어 남용은 금물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미지근한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거나 스테로이드 분무제 혹은 크로몰린 소디움을 콧속에 뿌려주면 된다. 또 황사 때는 외출을 삼가되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며, 외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천식-외출때 특수마스크 사용을 기관지 천식은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기관지 협착을 일으키는 과민성 특성을 갖고 있다. 증상은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천명음과 함께 일부 환자들은 발작적으로 반복하는 마른 기침이나 가슴이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이들에게서도 기관지 과민성은 거의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기관지 과민성은 찬 공기나 담배연기, 매연, 자극성 냄새 등에 기관지가 예민하게 반응해 수축하면서 천식 증상을 보이는 경우로, 황사에 포함된 미세먼지와 황산화물(SO2), 질소산화물(NO2) 등의 대기오염 물질이 악화의 원인이다. 더욱이 황사철에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일교차가 커 감기가 겹치면서 천식 환자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따라서 천식환자는 황사 때 외출을 삼가고 청정한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외출 때는 이중 마스크나 황사 방지용 특수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귀가 후에는 바로 세수와 양치를 해야 하며, 실내에서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황사에 대비해 흡입용 기도염증 조절제를 포함한 약제를 빠뜨리지 말고 복용해야 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실내 가습도 필요하다. 황사에 노출되었을 때 호흡곤란이나 ‘가랑가랑’하는 숨소리, 가슴 답답함이 느껴지면 천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천식 환자들은 황사에 대비해 다음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황사철에는 일기예보를 미리 점검한다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간다 ▲외출할 때는 안경, 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한다 ▲외출후 귀가해서는 바로 세수와 양치질을 한다 ▲맑고 바람이 강한 날은 가능한 한 창문을 열지 않는다 ▲에어컨을 이용해 환기 및 공기를 정화한다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습도를 유지한다 ▲기도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신다 ▲천식약을 빠뜨리지 않는다 ▲외출 때는 흡입용 응급 기관지확장제를 반드시 지참한다. ■ 도움말 조상헌 서울대병원 내과(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부원장) 교수. 민경업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이화식 해맑은 이비인후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 seoul.co.kr
  • [주말화제] 특수애완동물 치료 책임집니다

    [주말화제] 특수애완동물 치료 책임집니다

    “애완동물은 ‘반려동물’입니다. 못생겨도, 난폭해도 주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예쁘죠.” 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본동 한성동물병원. 특수애완동물 전문의인 권태억(44) 원장은 입원해 있는 족제비과의 암갈색 페럿 ‘쿠리’를 돌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네살짜리 쿠리는 왼쪽 가슴에 생긴 종양이 퍼지는 바람에 지난달 18일 입원했다. 처음에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먹이도 토해냈지만, 꾸준한 항암치료로 지금은 우리탈출을 감행할 정도로 회복됐다. 토끼, 햄스터, 페럿, 기니피그, 프레리도그, 슈거 글라이더, 친칠라, 아나콘다, 장수풍뎅이, 전갈….‘나만의 것’을 중시하는 세태 속에 ‘특수애완동물(exotic animal)’이 각광받고 있다. 국내 애완동물의 1% 정도를 차지하는 특수애완동물은 양서류와 파충류, 곤충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진료법도 발전하고 있다. 애완달팽이의 부러진 등껍질도 정형외과 수술로 붙인다. 몸집이 작고 자기표현을 하지 못해 진단이 어려운 거미 등 곤충류는 혈액을 채취해 건강상태를 점검한다. 거북이는 딱딱한 등껍질을 자르고 수술한 뒤 다시 접착해 놓고, 피부병에 걸린 개구리는 약품을 탄 물에서 놀게 하는 ‘약욕’으로 치료한다. ●양서류서 곤충류까지 다양 권 원장은 1992년 63빌딩 수족관의 촉탁 수의사가 되면서 별난 친구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경북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제약회사에서 동물약품 연구를 담당하던 그에게 63빌딩측이 새로 들여온 파충류와 해상포유동물의 건강을 돌봐달라고 부탁한 것. 국내에 들여왔던 해달을 관리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동물병원을 연 것은 1990년. 특수동물 전문의는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뒤따르는 직업이었다. 페럿의 항문선 제거 수술을 하다 특유의 지독한 노린내가 병원에 가득 차 며칠간 제대로 진료하지 못한 적도 있고, 강한 힘으로 사람을 졸라 죽이거나 잡아먹기도 하는 아나콘다를 진료하다 손을 물리기도 했다. 먹이를 먹지 못하는 악어를 치료하기 위해 꼬리를 잡으려다 갑자기 몸을 틀어 입을 쩍 벌리는 바람에 혼비백산 도망치다 수조에 부딪혀 피투성이가 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3018곳의 동물병원이 있지만 특수동물을 전문으로 돌보는 곳은 61곳에 불과하다. 특수동물도 수의사 자격증만 있으면 진료할 수 있지만, 하나하나의 특성을 알지 못하면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현재 한성동물병원에서는 권 원장까지 4명의 수의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한 달 매출은 2000만원에 이른다. ●진료병원 전국 61곳 권 원장은 외래종이 검역을 제대로 받지 않고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에는 “반드시 인가받은 애완동물 가게를 이용하고, 인터넷이나 길거리에서 구입해 수입절차를 확인할 수 없는 애완동물은 즉시 동물병원에서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 10가구중 3가구 이웃과 ‘주차 실랑이’

    서울 시민들은 주택가 ‘주차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10가구 가운데 3가구(31.5%)는 주차문제로 이웃과 다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일 발간한 교통을 포함해 시정일반, 문화, 환경, 보건복지, 산업경제 분야의 17개 항목의 여론조사 모음집인 ‘서울사람 서울생각’에 실린 내용이다. ‘서울사람 서울생각’에 따르면 서울시민들은 가구당 평균 0.97대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소유 가구 가운데 24.2%는 ‘현재 확보된 주차면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의 55.4%는 ‘동네 주택가 골목길이나 이면도로에서 교통사고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다. 만 20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애완동물 관리에 대한 조사’결과,2명 가운데 1명(51.9%)은 ‘이웃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버려진 애완동물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으로는 62%가 ‘음식물 쓰레기 봉투 훼손’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배설·냄새 문제(42.5%), 소음피해(29.6%)등이 뒤를 이었다. 이 여론 조사집은 지하철 독서마당, 자치구 민원실, 공공도서관 등에서 볼 수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외래종 차단 법령정비 ‘박차’

    외래종 차단 법령정비 ‘박차’

    외래종에 의한 생태계 교란현상은 외국에선 현실화된 지 오래다. 대륙과 섬, 바다 등을 가리지 않고 도처에서 문제가 불거져 왔다. 이에 따라 외래종 차단을 위한 법령 제정도 잇따르는 등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초비상 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외국의 침입외래종 피해 사례 외래종 수입대국으로 꼽히는 일본은 애완동물용 등 여러 목적으로 매월 1억개체 이상의 외래종을 들여온다고 한다. 하지만 값비싼 대가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인도·아라비아가 원산지인 고양이과 식육동물 몽구스가 대표적이다.1910년 첫 도입된 이래 ‘독사의 천적’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각지로 확산되었는데, 천연기념물이나 희귀종인 조류와 소형 포유류 등을 마구 잡아먹는 등 생태계를 파괴시켰다. 경제적 손실도 컸다. 방상원 박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몽구스 퇴치사업에 든 비용만 10억여원”에 이른다.1981년 대만에서 식용으로 들여온 왕우렁이는 규슈(九州)지방 논면적의 16%인 4만여㏊에 피해를 입혔고, 우리나라처럼 황소개구리나 붉은귀거북, 블루길, 큰입배스 등에 의한 생태계 교란도 진행 중이다. 호주의 사례는 좀 더 극적이다. 생태계에 대한 고려없이 무분별하게 들여온 외래종이 환경재앙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19세기 중반 사냥용으로 들여온 토끼 24마리가 불러온 화근은 아직도 회자된다. 먹이사슬상 상위에 있는 토착 포유류가 없던 터라 한때 2억마리까지 늘면서 초원과 농토를 초토화시킨 것.1950년대 들어 호주정부는 급기야 토끼벼룩이나 바이러스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병을 전파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더이상의 급속한 증가는 막았지만 내성 강화로 인한 ‘슈퍼 토끼’의 발생 등 새로운 문제점도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5대호로 유입된 카스피해의 얼룩홍합이 발전소 냉각수의 유입관을 막거나 식물성플랑크톤을 거의 전멸시키는 등 피해가 불거졌었다.“농작물과 생물서식지 파괴 등 외래종으로 인한 피해가 연간 1400억달러”(방상원 박사)라고 한다. 중국도 우리처럼 붉은귀거북과 황소개구리에 의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사회 1993년부터 본격 대처 그럼에도 국제사회가 외래종의 생태계 교란에 대해 경각심을 가진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방상원 박사는 “외래종 유입 문제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지만 생태계 관리차원에서의 본격 실태조사와 학문적·정책적 대상이 된 것은 불과 10여년 전”이라고 말했다. 1993년 발효된 생물다양성협약에 침입외래종에 대한 언급이 처음 이뤄진 뒤 1996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전문가회의에서는 “침입외래종 문제는 도서지역에서는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는 가장 큰 위협요인이며, 대륙에서는 서식지 파괴 다음의 요인”이라고 판단,‘경보음’을 울리기에 이르렀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에 따라 외래종 도입시 생태계위해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등 각종 법령정비에 들어갔고, 일본도 지난해 6월 ‘침입외래종법’을 새로 만들었다. 방 박사는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조속한 대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검역·허가절차 없어 ‘에일리언’ 몰려온다

    검역·허가절차 없어 ‘에일리언’ 몰려온다

    ‘타란튤라, 밀크스네이크, 몽구스, 프레리도그, 페릿, 붉은가재….’ 외래종들이 국내로 마구 들어오면서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름도, 정체도 생소한 외래종이 크게 늘고, 거래도 빈번하지만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지금까지 얼마나 도입돼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등 사전·사후 관리는 전무한 실정이다. 외래종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와도 딴판이어서 관련 법령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최근 펴낸 ‘생태계위해외래종의 통합관리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외래종의 국내 유입과 관련,“적절한 대처가 없을 경우 4∼5년내 국내 자연생태계의 교란 및 파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력 경고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각지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외래종은 애완동물 용으로만 연간 100여종에 이른다. 기니피그·페릿 등 포유류와 이구아나, 도마뱀, 거북 등 양서·파충류들이 수백에서 많게는 수십만마리씩 유입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열대지방이나 밀림 등이 원산지인 특이종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외래종 관리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특히 양서·파충류의 경우 수입 전 허가절차나 검역 등 일체의 안전장치 없이 마구 수입돼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KEI 방상원 박사는 “(현재 생태계 위해 외래종으로 지정된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을 제외한)모든 양서·파충류들을 사전허가나 검역절차 없이 도입할 수 있어 외래종 관리제도상의 명백한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곤충·절지동물 등의 무분별한 유입도 문제다. 식물방역법에는 식물에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유해동물로 지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 때문에 거미나 전갈·지네·거머리 등은 아무런 제약없이 수입이 가능한 상태다. 방 박사는 “미국은 1996년, 일본은 지난해 각각 침입외래종법을 제정하는 등 단속을 강화해 가고 있다. 외래종 유입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우리도 외래종 위해성평가제도를 마련하고 이미 도입된 외래종의 개체 수 조사·모니터링 등 사후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환경연구원 유병호 동물생태과장도 “외래종도 하나의 자원이라는 극단적 주장도 있으나 국내 생물종 다양성을 위협하면서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왕우렁이 ‘제2의 황소개구리’ 우려

    왕우렁이 ‘제2의 황소개구리’ 우려

    에일리언이 꼭 우주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국경이나 대륙과 섬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특정 지역의 고유 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입외래종(Invasive Alien Species)’들이 나라마다 넘쳐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은 수그러들었지만 한때 전국을 발칵 뒤집어놓다시피 한 황소개구리가 대표 격이었다. 붉은귀거북과 블루길(파랑볼우럭), 큰입배스 등은 전국의 하천이나 호수를 무대로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위해외래종 지정 10종에 불과 현재 법으로 지정된 생태계 위해외래종은 황소개구리를 비롯, 동·식물을 합해 모두 10종. 그러나 이는 위해성이 확인된 사례일뿐 국내에 들어온 다른 외래종들이 해롭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는 얘기는 아니다. 황소개구리나 붉은귀거북 등의 폐해도 국내 도입 후 20∼30년이 지나서야 드러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태계 내에 많은 위해종들이 잠복해 있을 공산도 크다. 현재 황소개구리는 한창 때의 30%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감소원인에 대한 외부용역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데, 원인규명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가 들린다.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유전이 원인이라는 설이 있었지만 환경부는 “미국 본토의 황소개구리의 유전자와 비교해 본 결과 차이점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국내 생태계의 새로운 교란종으로 떠오른 것은 왕우렁이다. 남미 아열대지역이 원산지인 왕우렁이는 1980년대 초 동남아에 유입된 이후 토착 생태계 교란종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중이다. 채소와 수초, 연한 풀 등 대부분의 식생을 먹어치우는데다 번식력도 뛰어나 필리핀에서는 총 논면적(300만㏊)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동남아보다 상대적으로 추운 우리나라는 자연상태에서 번식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이 빗나갔다.20일 환경부가 발표한 ‘왕우렁이 생태계 위해성 조사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전남 일부 지역의 논농사에 피해를 일으켜온 왕우렁이의 월동지가 전북 정읍지역까지 북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환경연구원 김원명 박사는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 에너지를 절약하는 등 월동 메커니즘을 터득해 앞으로 월동한계선이 점차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1년에 1000여개의 알을 낳는 왕성한 번식력을 감안하면 황소개구리에 이은 새로운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될 것이란 예측도 학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유해 가능성 외래종도 거래중” 국내 침입외래종은 ‘의도적’으로 도입된 이후 ‘관리미비’ 때문에 자연생태계로 퍼져 나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황소개구리나 왕우렁이, 블루길 등은 식용이나 농가소득용으로, 붉은귀거북은 방생이나 애완용으로 유입됐었다. 현재 무차별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각종 애완·감상용 동·식물들이 언제 위해종으로 돌변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는 이미 외국에서 위해종으로 판명되거나 이와 비슷한 종으로 분류되는 동물들도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방상원 박사는 “일부 국내 애완동물 수입업자의 판매목록에 일본이 침입외래종으로 지정한 몽구스 등이 포함돼 있는 경우도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애완동물로 수년 전부터 다량 수입되고 있는 다람쥐과의 프레리도그를 비롯해 페릿, 햄스터, 고슴도치 등도 생태계 교란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무역절차 규제완화와 애완동물에 대한 소유 및 과시욕구가 커지고 있어 외래종의 의도적 유입이 더욱 증가될 전망”(방상원 박사)이지만 유해 외래종을 차단하기 위한 국내 인프라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방 박사는 “외래종과 관련한 국내법이 19개에 이르지만 이미 지정된 10종의 위해종만 수입 금지될 뿐 나머지 외래종은 국경 단계의 감시기능이 없다. 생태계위해성평가제도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거미와 전갈, 지네, 거머리 등도 유해성 여부에 대한 판단없이 수입이 가능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도입된 외래종(2002년 9월 현재)은 동물 223종, 식물 281종 등 모두 504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외래종 가운데는 봉숭아나 망초, 달맞이꽃, 코스모스 등 우리에게 친숙한 종들도 많다. 척박한 환경에 자리잡아 토양침식을 방지하는 등 유익한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외래종이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사전평가제도나 사후 관리제도가 없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방 박사는 “생태계 외래종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가 한번도 실시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외래종 관리에 관한 한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조차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씨줄날줄] 고양이 환생/이용원 논설위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반이 지난달 타계하자 외신들은 그의 삶을 소개하면서 숱한 죽음의 위기를 넘긴 ‘사막의 불사조’‘9개의 목숨을 가진 고양이’라고 불렀다.‘9개의 목숨’운운한 까닭은 ‘고양이는 9개의 목숨을 가졌다.’라는 서양 속담이 있기 때문이다. 오랜 옛날 서양인들은 고양이를 목숨이 매우 질긴 동물, 또는 죽었다 되살아나는 신비의 동물로 여겼으며 그같은 이미지가 전해져 속담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런데 서양에서 고양이의 목숨이 질기기는 정말 질긴 모양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에 사는 한 여성이 애완용 고양이 ‘니키’가 죽자, 애완동물 복제 전문기업에 맡긴 피부 조직을 이용해 복제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에 든 비용은 5만달러(약 5200만원). 그래도 주인은 ‘리틀 니키’라 이름 붙인 이 복제품이 겉모습은 물론 성격까지 ‘니키’와 똑같아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를 접하자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복제를 한 주인이야 흐뭇하겠으나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라는. 그동안 양·쥐·소 등이 복제돼 나왔지만 이는 실험실 차원에서 존재하는 데 불과했다.‘니키’가 환생함으로써 복제품은 이제 생활에 직접 끼어든 것이다.‘니키’가 사라진 뒤 안도했던 이웃이 있었다고 치자. 그런데 죽었던 그 고양이가 ‘리틀 니키’로 되살아나 담장에 앉아 자신을 빤히 바라본다면? ‘리틀 니키’를 복제해낸 회사는 몇달 안에 개도 복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흐름대로라면 복제인간이 등장하는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을 터인데 그에 따른 파장이 어느 정도나 퍼져나갈까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고양이는 9개의 목숨을 가졌다.’라는 속담은 쓸데없는 일에 관심 갖지 말라는 경구로도 쓰인다. 고양이처럼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기웃거리다가는 목숨이 9개라도 모자란다는 뜻이다. 그래서 서양에는 이 의미를 명확히 하는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였다.’는 또 다른 속담이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은 사랑을 되살리고자 애완 고양이 ‘니키’를 복제했다. 그런데 이 환생은, 호기심을 못 견뎌 열어본 판도라의 상자처럼 인간에게 새로운 시련을 안겨줄 모양이다. 목숨 질긴 고양이는 역시 요물인가.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남규철의 DVD 폐인]벤지랑 놀까 래시랑 놀까

    [남규철의 DVD 폐인]벤지랑 놀까 래시랑 놀까

    혹시 애완동물을 기르고 계신가요? 제 주변을 보면 강아지나 고양이는 물론 햄스터나 이구아나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이 다양한 애완동물들을 기르고 계십니다. 대형할인상점에 가봐도 애완동물 코너가 별도로 있을 정도이니 애완동물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DVD들은 바로 우리에게 친근한 애완동물들이 주인공을 맡은 영화들입니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애완동물들이니 온 가족이 보시기에 부담이 없는 따듯하고 유머 넘치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곧 시작하는 겨울 방학, 아이들과 함께 그리고 애완동물과 함께 즐거운 가족극장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 벤지 혹시 이 강아지의 이름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대단한 인기를 모았던 1974년 미국 작품으로,1975년엔 세계흥행순위 3위에 오를 만큼 전세계적인 인기도 함께 받았던 작품입니다. 그 시절에 초등학교를 다니셨던 분이라면 귀여운 강아지가 놀라운 속도로 달려가는 모습을 지금도 기억할 겁니다. 납치된 아이들을 악당의 손에서 구하는 강아지 벤지의 활약을 그린 영화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찰리 리치의 주제가로도 유명합니다.DVD로 출시된 ‘벤지’는 30년이나 된 영화이니만치 화질이나 사운드 등에선 많은 아쉬움이 남고 자막의 오류와 부실한 부가영상도 눈에 거슬리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예전 추억을 되살리며 가족들과 함께 보기엔 어울리는 영화일 것입니다. ● 캣츠 앤 독스 혹시 집을 비운 사이, 집에 남겨진 강아지와 고양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상상해 보셨습니까? ‘캣츠 앤 독스’의 주인공 고양이와 강아지는 인간이 없는 곳에선 최첨단 무기와 놀라운 전략을 구사하며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치열한 전쟁을 벌입니다. 서로 앙숙인 ‘개’와 ‘고양이’의 전쟁이라는 기발한 상상력과 즐거운 패러디 그리고 유쾌한 웃음이 가득한 작품으로 주말 오후에 가족들과 함께 볼 만한 작품입니다.DVD로 출시된 ‘캣츠 앤 독스’는 보통수준의 화질과 사운드를 가지고 있으며 삭제장면과 제작과정 등의 부가영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베이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애완동물은 아니지만 어떤 애완동물 못지않은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가득 가지고 있는 녀석입니다. 엄마 아빠가 어디론가 끌려간 뒤, 혼자 남겨진 꼬마돼지 베이브가 새로운 주인과 친구들을 만나 겪는 이야기를 따스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영화의 끝에 이르러서는 가슴 찡한 감동도 함께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DVD로는 ‘베이브’와 그 속편이 모두 출시되어 있으며 요즘 DVD들이 보여주는 화질이나 음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감상하기에 무난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이외에도 ‘영원한 친구 래시’‘베토벤’‘가필드’‘스튜어트 리틀’ 등도 가족들과 함께 볼 만한, 귀여운 애완동물들이 출연하는 작품들입니다.
  • [세상에 이런일이]“의료보험 해줘” 멍멍 야옹야옹

    |오클랜드(뉴질랜드) 연합|호주 애완동물들의 의료비가 사람들과 거의 맞먹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최근 동물들의 수술비가 사람들이 같은 종류의 수술을 받을 때 드는 비용과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사람들의 경우는 의료비 대부분을 정부가 부담하는데 반해 동물은 정부 보조가 없어 전액 주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 동물들을 위한 의료보험이 붐이라고 전했다. 동물들의 의료비는 과연 얼마나 될까. 최근 13살 된 고양이 주인이 진드기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동물병원에 가 비용을 뽑아본 결과 5000호주달러(약 423만원)가 나와 고양이를 안락사 시키기로 했다. 그런데도 초기 치료비와 안락사 비용으로 1100달러를 냈다. 동물 의료보험회사와 뉴사우스웨일스주 보건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사람과 동물의 의료비는 별 차이가 없다. 인대 치료의 경우 개는 3000달러, 사람은 3500달러, 백내장 제거는 동물이 2000달러, 사람은 2500∼3000달러가 든다. 다리가 부러졌을 때는 동물들이 3000달러 정도가 들어 1500∼4000달러 정도가 드는 사람들보다 비용이 오히려 더 많이 든다.
  • 그랜드마트 신촌점 생활용품 전문매장

    그랜드마트 신촌점 생활용품 전문매장

    “살림살이에 필요한 소소한 생활용품을 한자리에 모아 리빙용품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식품·의류 확충 백화점등과 차별화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품·패션의류 매장을 집중적으로 확충, 총력전을 펼치는 것과 달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리빙용품 코너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차별화를 이룬 생활용품 전문매장이 등장했다. 도심형 전문 아웃렛을 표방하는 ‘그랜드마트 서울 신촌점’이 그곳이다. 그랜드마트 신촌점은 최근 리뉴얼 공사를 실시해 주변의 전문점과 할인점들과 차별화된 전문숍 형태의 대규모 리빙 전문매장을 열어 ‘생활용품 전문 아웃렛’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영업 면적을 300평 규모로 넓혀 침구·수예·가구·애완동물·컴퓨터·음향가전·원목 인테리어 등의 매장을 새로 오픈해 다양화하는 한편, 홈인테리어상품과 란제리·내의제품, 웰빙용품, 게임기상품, 문구·완구제품,DIY용품 등을 각기 전문숍 형태로 묶은 것이 특징이다. 정진헌 그랜드마트 영업차장은 “지금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매출이 많은 패션의류 및 식품 매장을 확대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과 달리 우리는 역발상을 통해 매장 구성을 실용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리빙 전문매장의 제품을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제품 가격도 백화점보다 최고 50%까지 낮춰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빙 전문매장은 홈인테리어상품과 란제리·내의제품, 웰빙용품, 게임기제품, 문구·완구용품,DIY상품 등을 한데 모은 각종 전문숍 형태로 꾸며져 있다. 홈인테리어 전문숍은 가격은 할인점, 품질은 백화점 수준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가구·수예·침구·커튼·블라인드·가구 등 모두 20여개 브랜드에서 100여개 품목을 선보였다. 특히 할인점 등에서 잘 취급하지 않는 이탈리아 직수입 브랜드인 미켈란젤로와 밸루콜렉션 등 앤티크 종합가구를 입점시켜 매장의 품격을 높였다. 홈데코·내추럴하모니·앤티크인테리어 등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멀티숍(편집매장)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결혼시즌에는 전문 상담원을 배치해 혼수 패키지상품 판매와 각종 상담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20∼50% 상시 할인 판매’라는 가격파괴를 무기로 내세운 란제리·내의 전문숍은 발렌시아가·인터크루와 보디가드,BYC, 트라이 등 10여개 유명 속옷 브랜드의 제품을 내놓았다. ●리뉴얼통해 매장 밝고 깔끔하게 꾸며 기능성 속옷 전문 브랜드인 댑은 임산부와 체형 보존을 위한 맞춤복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격대는 9000∼10만원까지 다양하다. 아동 내의가 9000원선, 겨울 내복이 2만 5000원선, 양말이 1000원선이다. 이곳에서 만난 주부 염성진(47·여·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씨는 “새로 리뉴얼한 덕분인지, 매장이 밝고 깔끔하게 정리된 것 같다.”며 “상품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품질이나 구색은 괜찮은 편이지만 매장이 다소 협소해 답답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혈압·비만도등 무료 체크 건강과 직결되는 상품들을 한데 모은 웰빙용품 전문숍은 안마기·혈압기·체중계·비만체크기·찜질기·아로마용품 등 다양한 관련상품으로 꾸몄다. 방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혈압과 비만도 등을 무료로 체크해 주고 건강 관련상담 서비스도 해준다. 참숯 매트 7만 8000원, 체중계 1만 5000원, 안마기 3만 5000원이다. 문구·완구 전문숍은 할인점과 아웃렛으로는 유일하게 문구·완구의 주요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켜 상품 구색이나 브랜드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최고로 꼽힌다.30여개 브랜드의 2만여 품목을 판매하고 있으며, 할인율은 10∼50%이다. 특히 문구코너의 모나미·동아·모닝글로리 등의 브랜드에서 노트·팬시용품·미술용품·포장·가방 등 연관상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고 있다. 게임기 전문숍은 신촌이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거리인 만큼 이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닌텐도·소니핸드게임·위저드 컴퓨터박스게임·영화CD·핸드디지털게임·비디오게임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게임만을 엄선해 판매하고 있다. 실험 판매대를 설치해 직접 체험한 뒤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대는 1000원 이상이며, 젊은이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꾸몄다. 주얼 게임CD가 900원 이상,P/S2 게임 1만 9500원이다. 디지털 게임기는 20% 할인해 판매한다. 친구들과 함께 찾은 성인혜(21·여·대학생)씨는 “문구·완구 전문숍 등 매장마다 상품 주문카드 등을 비치해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메모해 놓도록 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며 “그러나 매장이 그리 넓지 않은데 전문숍이 많다 보니 상품 구색이 생각만큼 갖춰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문카드 비치등 세심한 배려 알뜰형 소비패턴을 추구하는 DIY숍은 한푼이라도 아끼면서 직접 만드는 재미도 느끼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주 2일 휴일제가 확산되면서 시간 여유가 많은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욕실·생활 플라스틱·박스용품·공구세트 등이 총망라돼 있다. 할인율도 20∼30%이다. 애완용품 전문숍은 애완동물 기르기가 어린이들에게 생명의 신비를 가르치는 등 자연 교육의 장이 되는 만큼 어린이 놀이공간으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열대어·도마뱀·토끼뿐 아니라 사슴벌레 등 곤충류 등 15종의 애완동물과 애견용품을 판매한다. 함근영 그랜드마트 신촌점장은 “도심에 위치한 지역적인 특성을 최대한 살려 선택과 집중으로 리빙 전문매장에 전력투구하고 있다.”며 “특히 매장들을 세분화해 구입의 편리성과 가격비교를 통한 선택의 폭 확대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서울시민 절반 “애완동물 공해 심각”

    서울시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애완동물 때문에 각종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이 발간한 부정기 간행물 ‘서울연구 포커스’에 따르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가운데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17.2%로 나타났다. 애완동물 사육가구의 경우 가구당 개는 평균 1.3마리, 고양이는 1마리를 키우고 있었으며 시 전체 애완동물의 수는 약 80만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웃 또는 자신이 기르는 애완동물 때문에 소음, 냄새, 공포감 조성 등 피해를 입었다는 시민이 52%로 절반을 웃돌았다. 동네에 돌아다니는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응답도 53%였다. 피해 유형에 대해 복수응답을 받은 결과 음식물 쓰레기봉투 훼손 62%, 오염물 배설 43%, 소음 30%, 교통사고 유발 11% 등 순이었다. 음식업소, 백화점과 같은 공중장소를 애완동물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체의 90%, 사육자의 82%, 비사육자의 92%가 찬성했다. 그러나 어린이공원, 문화재 등 보존가치가 있는 공원을 제외한 근린공원, 다목적공원에 대해서는 출입금지 53%, 허용 47%로 찬반이 팽팽했다. 공중장소에 애완동물을 동반할 때 안전줄 착용, 배설물 회수 등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는 점을 아는 시민은 전체의 46%에 그쳤다. 더구나 사육자 가운데 59%만이 이같은 규정을 인지하고 있어 비사육자(43%)와 그다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료값, 치료, 예방주사 접종 등 사육에 드는 비용은 마리당 월평균 4만 6000원으로 시 전체 63만 1500가구로 따지면 연간 3500억원에 달했다. 가족이 좋아해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경우가 77%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선물로 받거나 우연히 생기는 등 타의에 의한 사육도 23%나 돼 유기(遺棄) 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것도 이번 조사의 특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비록 소 표본이기는 하지만 애완동물로 인한 질병, 집단민원 발생 등 갈수록 쌓이는 문제점 해결을 위한 정책결정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애완동물 배설물 봉투함 설치

    서울 서대문구는 12일 애완동물 배설물을 주민이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변 봉투함을 만들어 홍제·불광천 등 산책로 10곳에 설치했다. 광분해성 비닐로 제작된 변 봉투는 애완동물의 배설물을 손에 닿지 않고 수거하기 쉽도록 위생장갑의 형태로 뒤집으면 변봉투가 된다. 구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애완동물 배설물 봉투를 휴대하도록 하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배설물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변봉투함이 설치돼 산책로가 한결 쾌적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애완동물 목줄 안하면 외출못해

    2006년부터 애완동물을 집 밖으로 데리고 나갈 때는 목에 줄을 매야 할 뿐만 아니라 인식표를 부착하고 배변 봉투를 휴대해야 한다.또 개 등에게 싸움이나 경주를 시키는 행위가 금지되고 애완동물 전용 장묘업제가 도입되는 등 선진국 수준의 동물보호 여건이 조성된다. 농림부는 이같은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초안을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까지 개정 법률안 및 시행령을 확정하고 2006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개정초안은 동물보호에 대해 선언적인 내용만 담고 있는 현행법과 달리 투견·경견까지 학대 행위로 규정하고,이를 위반할 때에는 징역과 벌금형을 받도록 했다.개나 고양이가 길가에 방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목걸이 형태의 인식표를 달도록 했고,몸속에 전자칩을 넣는 것도 허용된다. 또 애완견 소유가들을 시·군·구청에 등록하는 문제도 검토하기로 했다.애완동물 판매업은 현행 자유업에서 신고제로 바뀌며 판매할 때에는 예방접종 증명서를 반드시 교부해야 한다.아직 젖을 떼지 못한 3개월 이하의 어린 개는 판매가 금지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투견은 전통 민습이라는 등의 논란이 예상되지만 동물보호 수준이 국가 이미지와 관련이 있어 법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물고기도 지능있다

    “물고기가 ‘바보’라고요?천만의 말씀.” ‘물고기의 기억력은 3초’라는 통설과 함께 물고기는 머리 나쁜 동물의 대명사로 통해왔다.하지만 실제로는 웬만한 포유동물 정도의 기억·인식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4일 보도했다. 에든버러대 연구팀이 ‘구피’라는 물고기를 어항 속에 넣고 그물을 피해가는 방법을 가르친 결과 11개월 뒤에도 이 방법을 기억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40년을 기억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또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실험에서 동굴에 사는 ‘맹어(盲魚)’는 머릿속에 일종의 ‘인식 지도’를 만들어 주변의 장애물을 능동적으로 피하는 능력을 보여줬는데 햄스터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애완동물로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들은 ‘똑똑한 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면서 즐거워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연구결과가 나오자 낚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물고기 애호단체는 “이 정도 인식능력이 있다면 고통도 느낄 것”이라면서 낚시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웰빙 A to Z] 魚! 웰빙에 딱이네

    [웰빙 A to Z] 魚! 웰빙에 딱이네

    ■열대어 마니아 마민철씨 어디든 시선 닿는 곳에 열대어가 있다.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출연(?)한 녀석이 먼저 눈에 띈다.뒤로 헤엄치는 물고기도 있고 악어를 닮은 것도 있다.심지어 족보까지 갖춘 열대어도 있다. 어디일까.열대어 전문점?아니면 아쿠아리움?바로 열대어 마니아 마민철(30·LG CNS)씨의 집이다.20여평 아파트에 수족관이 무려 10개.열대어에 빠져도 단단히 빠진 듯하다. “뭐 하나 단점을 찾을 수가 없어요.모든 분들께 ‘강추’입니다.” 그저 물고기의 미모에 반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민철씨는 열대어의 장점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웰빙 시대에 딱이야∼ “요즘 웰빙 웰빙 하는데 열대어 키우는 것만한 게 바로 웰빙이죠.일단 집에 수족관을 들여놓으면 자연 인테리어 효과가 생기거든요.그뿐만이 아니에요.” 그는 열대어를 기른 이후로 급한 성격도 달라졌고,여유있게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보면서 스트레스도 날려 버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게다가 수족관은 그 자체로 자동가습기 역할을 합니다.그 덕에 열대어 기른 이후로 겨울에 감기 한번 안 걸리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동경했던 열대어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것은 대학교 때부터였다.수업시간에 물고기가 아른거릴 정도로 좋아했던 그는 사회에 나와 열대어에 더욱 빠졌다. “열대어가 있어서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도 다른 사람들하고 조금 다릅니다.저희 집에 와서 열대어를 감상하면서 회식도 하고 동료들의 아이들이 놀러오기도 하고요.이러니 ‘부어라,마셔라.’하는 분위기에서 술 마실 일이 거의 없더군요.” 민철씨는 열대어의 좋은 점을 얘기해도 많은 사람들이 몇몇 오해로 선뜻 기르기에 나서지 않는다고 말한다.“흔히 열대어 기른다고 하면 ‘저 큰 수족관 물을 어떻게 바꾸느냐.’고 많이 물어보세요.쉽죠.일주일에서 열흘에 한번 20% 정도만 빼내서 갈아주면 되는데 뭐 어렵나요?” 훌쩍 떠나기를 좋아하는 그는 일반 애완동물들과 달리 여행을 갈 때도 부담이 없다고 한다.열대어는 야생에서 며칠씩 굶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굳이 옆에 끼고 돌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저렴한 비용에 재테크까지 관리가 쉽더라도 역시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바로 비용.열대어의 우아한 몸짓을 보면 ‘몸값’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생각부터 든다.하지만 민철씨는 어디까지나 선입견이라고 말한다.“크고 족보 있는 열대어들은 당연히 비싸죠.그건 어떤 동물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작은 열대어들은 몇백원에서 만원 안팎이면 살 수 있어요.게다가 관리비용도 저렴해요.제가 이 많은 물고기를 키우지만 한달에 3만∼4만원밖에 쓰지 않거든요.수족관 10개 유지 비용이 강아지 한마리에 들어가는 돈보다 적은 셈이죠.” 하나에서 열까지 장점만 있을 수 있을까.“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 올 때 조금 고생을 했습니다.수족관을 비우는 일도 만만치 않았고 이사 해주시는 분들도 힘들어 하셨죠.” 이렇게 말하면서도 민철씨의 얼굴엔 싫은 기색 하나 없다.오히려 뿌듯한 표정이다.그만큼 열대어를 사랑하는 것이다. “어렵지 않아요.다들 일단 열대어의 매력에 빠지시면 저처럼 아니 저보다 더 하실 겁니다.어때요,제비 아니 열대어 한마리 키워 보실래요?” ■직접 키워보세요 열대어를 처음 기른다면 시크리트종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건강하고 관리가 비교적 쉽기 때문.흔히 초보들이 예쁘다는 이유로 충동구매하는 아주 작은 크기의 열대어들은 약해서 쉽게 죽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열대어나 수족관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비싸지 않다.특히 청계천에서는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대표적인 매장에는 세일기구(765-0802)와 김방원 수족관(752-1617)이 있다.온라인 상에서 구입하면 더 싸다. 수족관의 경우 반드시 새것이나 최고급형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열대어가 자라는 데 있어서 수족관의 질은 크게 문제되지 않기 때문.가능하다면 중고제품을 구입해도 괜찮다. 초보자가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대표 사이트로는 트로피쉬넷(www.trofish.net)을 들 수 있다.초보자 입문정보부터 동호회에 쇼핑몰까지 갖춰진 열대어관련 포털사이트.열대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글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버려진 동물 90%는 안락사된다

    서울시내에서 올 상반기중 6000마리 이상의 애완동물이 버려졌으며 이중 5000마리 이상은 안락사 처리된 것으로 밝혀졌다. 유기동물 보호·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서울시 농수산유통과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현재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등 4개 보호소가 관리하는 유기동물은 총 6353마리.이중 약 2%에 해당하는 158마리는 주인이 찾아갔으며 485마리는 새 주인을 찾아 무료로 분양됐다.나머지 5700여 마리는 모두 안락사 처리됐다. 시와 각 자치구는 유기동물을 보호·관리·안락사 시키는데 모두 7억원 정도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위탁을 받아 유기 동물을 보호·관리하는 강남 25시 동물병원 김상윤(39)원장은 “유기 애완견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언제까지 안락사를 시킬 수만은 없다.”고 꼬집었다.김 원장은 “외국처럼 애완동물 등록제가 빨리 정착돼 버려지는 동물을 줄이는 것이 본질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는 약 80만 마리의 개나 고양이가 6가구당 1가구꼴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유기동물은 1999년 1567마리,2001년 3404마리,2003년 7389마리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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