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별천지 만든다
◎무주리조트 한솔∼네솔동간 150m 계곡 선정/수질·수온·먹이사슬 등 환경 조성… 인공 증식/기성세대 아련한 추억… 환상적 광경 기대
「반딧불이(개똥벌레)」계곡이 3개년 계획에 의해 인공적으로 조성된다.
쌍방울개발 무주리조트는 최근 올해부터 오는 99년까지 전북 무주군 설천면 심곡리산 무주리조트내에 반딧불이를 인공 번식키로 했다고 밝혔다.
반딧불이가 인공 증식되는 곳은 리조트내 가족호텔이 있는 한솔동과 네솔동까지의 150m에 이르는 계곡.
일본에서는 지난 66년부터 반딧불이를 인공적으로 증식해왔으나 국내에서 반딧불이 계곡이 조성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쌍방울은 우선 1차년도인 올해 이곳에 폭 1∼3m의 인공하천을 만들어 다슬기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반딧불이의 먹이가 되는 다슬기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5∼2ppm인 청정수질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생물.유속이 초당 30㎝이고 수심이 10∼70㎝인 곳에서 잘자라며 7∼8월 수온은 25도안팎,수소이온농도는 7.5∼8.5의 약알칼리성,습도는 75∼85%의 다습한곳이 좋다.또 수중에 철,망간,구리 등 무기물성분이 0.03∼0.04ppm정도 있어야 하며 플랑크톤이 풍부해야 한다.
쌍방울이 자체조사한 결과 덕유산 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은 수심,수질,망간·구리 등 무기성분은 다슬기가 자라기에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유속과 수온 등 나머지 조건이 맞지 않는 것.
쌍방울은 이에 따라 수온이 25도 안팎에서 유지되도록 7월중에 상류에 저류조를 깔고 유속이 초당 30㎝ 되도록 유속 감속장치도 설치한다.또 석회암을 깔아 수질을 약알칼리로 유도하고 붉나무,망초 등 수생식물이 풍부한 모래 및 자갈을 채취,플랑크톤이 풍부하게 자랄수 있는 수중환경을 조성한다.회사측은 반딧불이 서식지로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인근 남대천에서 모래와 자갈을 옮겨올 계획이다.
이처럼 다슬기 생장환경이 완벽하게 조성되면 다슬기 2만개체를 계곡에 방류한다.
이어 내년에는 다슬기 생장상태를 분석,미비점을 보완한뒤 반딧불이 유충을 계곡에 방류하고 3년차인 99년에는 반딧불이가 계속 자랄수 있도록 안정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무주리조트 박일훈 시설담당이사는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환경 지표종인데다 기성세대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곤충』이라며 『일본의 인공증식 사례도 조사,면밀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3년뒤면 무주리조트에서 한밤에 깜박깜박 빛을 내는 반딧불이를 구경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대로 반딧불이 인공증식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덕유산 기슭은 반딧불이가 연출하는 푸르스름한 불빛들로 일대 장관을 이뤄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무주리조트는 이와는 별도로 반딧불이 천연기념물 보호지역인 인근 설천면 남대천과 연계,리조트내 티롤호텔에서 하루를 지내고 밤에 서식지인 남대천을 둘러보는 1박2일의 패키지 관광상품을 실시하고 있다.6인용 숙박시설은 32만원,2인용은 12만8천원이며 식사 1식과 관광곤돌라 이용권,기념품 등이 제공된다.5222727.◎반딧불이/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환경 지표종/환경오며·수질악화로 대부분 사라져
야간에 빛을 내는 「반딧불이」는 옛부터한국,중국,일본 등 극동지역에서는 정서적으로 친근했던 곤충.반딧불로 공부를 했다는 형설지공이 이를 말해준다.흔히 반딧불로 불리고 있으나 정확한 용어는 반딧불이다.
반딧불이는 애벌레로 지내면서 수질이 맑은 곳에서 사는 다슬기,달팽이를 먹고 살아 수질오염 정도를 알려준다.70년대 이전만해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었으나 환경오염으로 수질이 악화되면서 대부분 사라져 현재는 전북 무주 설천면 남대천,충남 천안시 광덕산 일대,경기도 가평,포천군의 조종천일대에서 볼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천연기념물 보호지역인 남대천만 하더라도 8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시간당 100여개의 개체를 볼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20∼30여개로 급격히 줄었다.
반딧불이에서 나오는 은은한 빛은 수컷이 암컷을 끌기 위한 사랑을 의미한다.그래서 이광수는 「그리운 짝을 청하는 사랑의 등불」이라고 표현하는 등 반딧불이는 오랫동안 문학의 소재로 이용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