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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초 R&D 품은 내곡동 ‘백조’로 탈바꿈

    서초 R&D 품은 내곡동 ‘백조’로 탈바꿈

    서울 강남권 미운 오리새끼였던 서초구 내곡동일대가 백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서초구가 양재 일대 330만㎡ 규모의 땅에 연구개발(R&D) 특구로 조성하면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변신할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서초구는 ‘양재 R&D 혁신지구 조성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수립용역’이 이달 시작된다고 밝혔다. 주된 내용은 연구시설 확충, 유통업무설비와 대규모 용지 활용, 연구인력 주거지 개발 등이다. 그간 용적률 제한으로 연구소 확장이 힘들고 다세대 주택 정도만 있었다는 한계를 고려해 도심형 산업·주거 복합공간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양재 일대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정보사터널 공사 착공, 양재 R&D대로 개설 등을 비롯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의 C노선(계획)과 과천~서울 동남권 광역철도인 위례과천선(계획)이 관통할 전망이어서 도심형 R&D 지역으로서 가능성이 더 부각됐다. 현재 삼성전자 R&D캠퍼스 등을 비롯 321개 연구소가 둥지를 틀었다. 기존에 입주한 LG와 KT는 9000억원 이상 규모로 R&D 시설 확장을 계획 중이고 2020년 이후 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가 글로벌 R&D센터로 들어서는 등 대기업 R&D센터를 응집시키는 랜드마크 R&D단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서초 R&D 수요가 몰리자 인근 집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인근에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던 애물단지 매물들을 집주인들이 다시 거두는가 하면, 단 하루 사이에 가격이 8천만원 상승하는 사례도 나타났다”며 “R&D로 인한 배후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에 오피스텔과 같은 투자상품에 대해서도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초 R&D의 최대 수혜를 받는 오피스텔은 헌릉로변 유일한 오피스텔인 ‘서초 K TOWN (케이타운)이다. 서초 케이타운은 서초 R&D의 기존 약 1만7000명의 연구 인력은 물론 향후 인근으로 유입될 대규모 연구 인력 등 풍부한 배후 수요를 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초구는 제2청계산로와 새원~탑성마을간 도로 등의 도로신설 및 확장을 확정했다. 2018년 완공 예정인 이번 도로 계획으로 서초 케이타운이 들어서고 현재 4600여 세대가 입주해 있는 내곡지구는 교통 상습 정체가 해소되어 강남 접근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배후수요 흡수가 더욱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 오피스텔은 강남에서는 찾아보기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요가 높다. 투룸형의 경우 인근 아파트 전용 59㎡ 전세가의 65% 수준에 불과하다. 선착순 분양 중인 서초 케이타운은 중도금무이자 확정임대료 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견본주택은 서울시 서초구 헌릉로 8길 9-8 내곡플라자 2F에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폐기 위기’ 금융위 표지석 김석동·곽상용이 살렸다

    ‘폐기 위기’ 금융위 표지석 김석동·곽상용이 살렸다

    청사 이전으로 폐기될 위기에 놓였던 금융위원회 표지석이 남한강변으로 ‘이사’를 간다. 새로 자리잡는 터는 곽상용 전 삼성생명 부사장이 경영하는 경기 양평 남한강변의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이 정원형 문화공간으로 조성돼 있어 이곳에 표지석을 옮겨 놓기로 한 것이다. ●‘광화문시대’ 상징물… 김석동 前위원장이 결자해지 금융위원회는 최근 민간위원이 포함된 기록물심의위원회를 열어 금융위 표지석을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에게 넘기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표지석 인수 신청을 받았다.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만든 표지석을 ‘공짜’로 넘겨주겠다고 공고했으나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막판에 유일하게 신청한 사람이 다름아닌 김 전 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금융위를 이끌던 2012년 공들여 설치한 표지석이 폐기처분될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손을 들었다. 몇 백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전 비용은 부담한다고 쳐도 문제는 전시 장소였다. 가로 2m가 넘는 커다란 비석을 김 전 위원장의 아파트 거실에 놓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김 전 위원장은 곽 전 부사장에게 SOS를 쳤다. ●2m 비석 보관 장소 마땅찮아… 곽 前부사장에 SOS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출신인 곽 전 부사장은 삼성을 그만둔 뒤 양평에서 문화공간 ‘파머스가든 봄’을 운영하고 있다. 1997년 김 전 위원장이 재경부 외화자금과장일 때 당시 서기관이 바로 곽 전 부사장이었다. 두 사람은 함께 외환위기에 대처했던 인연이 있다. 금융위 표지석의 표면적 인수자는 김 전 위원장이지만 ‘실질 배후’는 곽 전 부사장인 셈이다. ●청사 이전 금융위 “폐기 비용만 수천만원… 고민 덜어” 김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장 재직 시절인 2012년 9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에서 광화문 프레스센터로 이사하면서 ‘광화문 시대’를 여는 상징물로 이 표지석을 만들어 설치했다. 서예가 학정(鶴亭) 이돈흥 선생이 글을 썼고 거암(巨巖) 서만석 선생이 전남 장흥에서 구해온 돌에 글을 새겼다. 제작·설치비로 1300만원이 들었다. 표지석 귀퉁이에는 비석을 세운 김 전 위원장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그런데 금융위가 정부서울청사로 옮겨가게 되면서 표지석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금융위는 애초 국가기록원에 표지석을 넘기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마지막까지도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금융위는 표지석을 깨뜨려 폐기할 계획이었다. 금융위는 “폐기 비용만 수천만원이 들어 고민이었는데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30년 숙원’ 경포·낙산도립공원 폐지 수순

    30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애물단지로 남아 있던 강원 경포·낙산도립공원 폐지에 청신호가 켜졌다. 강원도는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최근 도립공원 지정 권한을 가진 시·도지사가 도립공원의 폐지 또는 일정 규모 이상 축소 권한까지 갖도록 하는 내용의 ‘자연공원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키며 폐지될 공산이 커졌다고 밝혔다. 현재는 도립·군립공원을 해제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 축소할 경우 환경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했다. 개정안이 오는 19일 예정된 본회의를 통과하고 시행되면 환경부의 승인 없이 시·도지사(도립공원), 군수(군립공원)가 축소 또는 폐지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무분별한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해제되거나 축소된 면적 이상을 신규 공원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공원총량제 조항을 내용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강원도는 강릉 경포와 양양 낙산도립공원을 해제해도 공원총량제의 영향을 받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태백산도립공원이 지난달 국립공원으로 승격하는 과정에서 기존 17㎢ 규모였던 공원지역이 70㎢로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경포·낙산도립공원의 총 면적은 15㎢에 불과해 해제하더라도 공원총량제를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도는 지난해 9월 도립공원위원회에서 이들 공원의 폐지를 이미 의결한 만큼 법이 시행되면 신속하게 폐지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경포·낙산도립공원은 최초 지정 당시보다 현재 자연공원으로서 보전 가치가 현저히 떨어졌다는 지적과 함께 공원부지 내 사유지 비율(경포 70%, 낙산 48%)이 높아 지난 30여년 동안 주민들의 재산권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새누리당 권성동(강릉) 의원은 “법 개정에 따라 도립공원 해제 절차가 완화돼 지역의 계획적 국토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여야 의원들의 이견 없이 상임위를 통과한 만큼 19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무난히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쓰레기와의 ‘전쟁과 평화’] 태양이 진 후에

    [쓰레기와의 ‘전쟁과 평화’] 태양이 진 후에

    용산구가 ‘쓰레기와의 전쟁’에 나섰다. 도시의 애물단지인 쓰레기의 무단투기를 뿌리 뽑고 배출량을 전년보다 10% 정도 줄여 구민과 관광객이 쾌적함을 느끼도록 한다는 취지다. ●간부급 공무원 65명 골목순찰 구 간부급 공무원들이 ‘쓰레기 전쟁’의 최전선에 섰다. 구의 국·과장과 팀장급 공무원 65명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말까지 오후 1~3시 지역 내 골목 구석구석을 돌며 쓰레기 무단투기 여부 등을 살핀다. 무단투기하는 사람을 적발하면 과태료 20만원을 부과한다. 구 관계자는 “구청 간부들이 지난주에 3일간 골목길을 순찰한 결과 무단투기 39건을 적발했다”고 말했다. 구는 쓰레기 무단투기 등을 한 양심불량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용산경찰서와 협의해 경찰이 한밤 순찰하다가 주택가 이면도로 등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려는 사람을 발견하면 구에 즉시 알리도록 했다. 무단투기자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 없이 과태료를 물릴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골목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하고 쓰레기의 내용물을 샅샅이 살펴보면 누가 버렸는지 대부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구는 또 구민 중 골목청결지킴이 36명을 뽑아 골목길 청소와 쓰레기 배출방법에 대한 홍보, 무단투기 감시활동 등을 맡기고 있다. 또 후암동에서는 통장단·골목청결지킴이 등으로 구성된 ‘올빼미 무단투기 감시단’을 만들어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행위를 단속할 계획이다. ●내용물 분석해 끝까지 추적 구는 올해 생활폐기물 배출량을 지난해(3만 4181t)보다 10% 줄이는 게 목표다. 배출량이 목표치만큼 줄어들면 처리 비용 등 약 1억 60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성장현 구청장은 “용산의 도심 청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집중단속 기간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무단투기 단속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오늘의 눈] 문학 외면받는 시대의 문학관이란/정서린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문학 외면받는 시대의 문학관이란/정서린 문화부 기자

    문학 담당 기자로 꺼내기 지겨운 말이 있다. ‘문학이 읽히지 않는 시대’라는 말. 지겹지만 사실이다. 수치로도 선연하다. 지난해 교보문고 소설 판매액은 전년 대비 1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종합 베스트셀러 톱 30 가운데 소설은 8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국내 소설은 단 하나였다. 맨부커상 후보로 주목받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제외하면 최근에도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문학’에 요즘 난데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곳들이 있다. ‘내가 품겠노라’ ‘남한테 뺏길까’ 안달복달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들의 구애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나라가 우리 문학 자료들을 수집, 보존, 복원, 관리, 전시, 활용하는 종합 문학관이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문학진흥법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설립이 가능해졌다. 배정된 예산만 480억원이다. 구애가 뜨거울 수밖에. 유치전은 4·13 총선에서 지역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걸면서 한껏 달아올랐다. 지금까지 유치 의사를 밝힌 지자체만 10여곳이 넘는다. 일부는 유치위원회도 출범시켰고 주민들을 상대로 서명까지 받고 나섰다. 대통령에게 직접 읍소한 곳도 있다.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은 문단의 숙원이었다. ‘문학의 해’였던 1996년 언론·교육·문학계 주요 인사들이 모여 근대문학관(당시 명칭) 건립추진위원회까지 꾸렸다. 하지만 이듬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밀어닥치면서 무산됐다. 기대만큼 우려도 번진다. 최근 지자체들의 문학관 유치를 둘러싼 논의를 보고 있자면 ‘당위성 만들기’에 집중돼 있다. 요약하자면 이런 얘기다. ‘우리 지역에서 태어나거나 사는 문인들이 얼마나 많고 유명한지’, ‘우리 고장에서 집필되거나 배경이 된 작품이 얼마나 많고 유명한지’이다. 각자의 자랑(?)을 듣다 보면 ‘우리나라에 이렇게 문학의 산실, 요람이 많았나’ 싶을 정도다. 지역적 정체성, 지리적 접근성, 주변 인프라와의 연계, 국토 균형 발전론 등 유치가 절실한 만큼 이유는 많다. 지역 간 혈투는 이달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일정 요건을 전제로 한 공모를 내면서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장소 다툼 이전에 정부와 전문가, 우리가 더 곱씹고 따져 봐야 할 게 있다. 문학이 외면받는 시대에 들어서는 문학관이란 어떤 의미를 품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느냐다. ‘박제가 돼 버린’ 문화시설은 이미 차고 넘친다. 예산 따먹기 식으로 마구잡이로 지었다가 애물단지가 된 미술관, 박물관들이 각지에 즐비하다. 문학관만 해도 한국문학관협회에 등록된 곳만 72곳, 실제로는 100여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콘텐츠, 기획력, 상상력의 부족으로 발길이 이어지는 곳은 극히 소수다. 건물과 간판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우리 문학의 산물이 모두 집결할 국립한국문학관의 우선 과제는 자료의 수집, 보관일 것이다. 이에 못지않게 연구, 문인들의 창작과 교류 지원, 일반 대중의 향유 등 다양한 ‘활용법’에 무게가 실려야 한다. 결국 ‘짜임새’와 ‘쓰임새’가 문학관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rin@seoul.co.kr
  • 자랑거리였던 해바라기·잉어 벽화… 왜 회색 페인트로 덧칠했나

    자랑거리였던 해바라기·잉어 벽화… 왜 회색 페인트로 덧칠했나

    “주택가에만 용도 제한 두는 건 차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 벽화 훼손 “속옷 빨래 사진 찍고 집 안까지 들어와” 부산 감천 등 전국 100여곳 주민 고통 “관광객이 ‘벽화 어디 갔느냐?’라고 묻기에 개선 공사 중이라고 둘러댔지 뭐. 싸움 났다고 하면 다신 안 올까 봐서….” 29일 서울 종로구 이화마을에서 만난 김모(63·여)씨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큰 대야에 얼음물과 음료수, 커피 등을 담아 마을 어귀에서 팔던 그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벽화로 유명한 이 마을에서는 지난 15일과 23일 밤 계단에 그려진 벽화 2점이 회색 페인트로 덧칠해졌다. 사건이었다.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해바라기와 잉어 벽화였다. 벽화 훼손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 수도 줄었다. 노동절(5월 1일) 기간을 전후해 ‘유커(중국 관광객) 특수’를 기대했던 마을 분위기는 싸늘히 식었다. 평범한 ‘산동네’였던 이 마을에는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예술가들이 벽화 16점을 그렸고 지상파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 소개되면서 유명 관광지가 됐다. 동네는 잘 돌아가는 듯했지만, 이면에는 도시재생사업(지역색은 그대로 둔 채 낙후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을 둘러싼 주민 간 이해 충돌과 관광 명소에 살면서 겪게 되는 주민의 불편함 등이 숨어 있었다. 소동의 발단은 서울시가 이화마을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시는 이 마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한양도성 일부가 있어 상업이 아닌 주거 중심으로 정비하고 주민들에게 계단 벽화가 그려진 주택가에는 카페, 술집 등 유흥시설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자 일부 주민이 반발했다. 마을 도로가에는 카페 등이 있는데 주택가에만 용도 제한을 두는 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었다. 참아 왔던 불만도 터졌다. 재생사업 반대 주민 단체의 회장인 박모(56)씨는 “주말마다 관광객 떠드는 소리에 쉴 수도 없고 담벼락은 별의별 낙서로 가득하다”면서 “불편을 참았는데 차별까지 받으라니 화가 난다”고 했다. 박씨는 사업 반대 주민들과 회의한 끝에 해바라기 벽화에 흰 페인트칠을 했다고 한다. 이화마을 140여 가구 중 반대 가구는 20가구 정도로 알려졌다. 이화마을처럼 극단적으로 표출되지는 않았지만 유명 벽화 마을 주민 중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국에 벽화마을은 100여곳 정도 된다. 서울 서대문구 벽화마을인 개미마을 주민들은 ‘출사족’(야외 공간을 찾아다니며 사진 찍는 사람들)의 배려 없는 행동에 불만이 많다. 개미마을 주민 이선옥(58·여)씨는 “빨랫줄에 건 속옷까지 찍어 인터넷에 올려 황당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벽화마을인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서도 볼멘 목소리가 들린다. 주민들은 관광객이 늘면서 소음이 심해지고 옥상과 집안까지 불쑥 들어와 사진을 찍는 통에 놀라곤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 마을은 다음달부터 방문객에게 지도 1부(2000원)씩 구매하도록 해 사실상 유료화하기로 했다. 인천 중구 송월동의 동화마을은 오즈의 마법사, 백설공주 등 동화 주인공을 골목 벽과 벤치 등에 그려 놨다. 일부 주민들은 디자인이 두서없다거나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 탓에 불편하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벽화마을 주민들은 벽화가 ‘애물단지’가 아닌 ‘보물단지’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벽화 덕에 마을이 깔끔해지고 형편도 나아졌다는 얘기다. 감천마을은 벽화 조성 6년 만인 지난해 관광객 138만명이 찾았다. 덕분에 10개뿐이던 동네 상점도 커피·기념품 가게 등 40여개로 늘었다. 2013년 조성된 동화마을은 연간 5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돼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화마을의 한 주민은 “벽화를 두고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훼손한 건 명백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서울시의회 “서남분뇨처리시설, 친환경시설로 탈바꿈 될 것”

    서울시의회 “서남분뇨처리시설, 친환경시설로 탈바꿈 될 것”

    하수를 처리하는 물재생센터 주변 주민들을 괴롭히는 악취의 주범은 하수보다 분뇨에 더 가깝다. 그러나 서남물재생센터의 경우 분뇨는 더 이상 악취 주범이 아니다. 이는 서울시가 695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한 ‘서남분뇨처리시설 증설 및 현대화 사업’이 오는 6월 30일 준공함에 따른 것이다. 28일 공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공사현장을 방문한 도시안전건설위원(위원장 김진영)들에게 서울시가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반입된 희석률 10,494배의 고농도 복합악취가 시험가동 중인 분뇨처리시설을 거치면서 무려 희석률 6배의 아주 미미한 농도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질 역시 BOD의 경우 7,100 ppm에서 296 ppm으로 4% 수준대로 떨어졌다. 더욱이 분뇨처리시설을 지하화함에 따라 지상은 주민을 위한 공원으로 탈바꿈되어 과거의 애물단지가 주민의 놀이터가 될 전망이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도시안전건설위원들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훌륭한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면서, 서울시가 앞으로도 이러한 친환경사업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서남분뇨처리시설 증설 및 현대화 사업은 15,000 m2의 부지에 사업비 69,553 백만원(공사비 63,517백만원)을 투입해 연면적 10,583 m2(지하3층), 처리 용량 4,000 m3/일의 분뇨처리시설을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은 공원으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현재 공정률은 91.5%이며, 악취의 주범이었던 기존 분뇨처리시설은 철거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국민 행복의 조건, 좋은 국제뉴스/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국민 행복의 조건, 좋은 국제뉴스/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행복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선 먹고살 만한 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는 제한돼 있기 때문에 부득이 더 많이 배우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남들에게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아도 불행하다. 자신의 생각과 선호를 분명히 말하는 것은 기본이다. 환경의 변화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숙한 판단을 못 하면 제 발등을 찍거나 결국에는 남에게 이용당한다. 급작스레 위기를 맞더라도 편하게 도움을 청할 친구도 필요하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있지만 ‘생명과 재산과 존엄’에 대한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국민 행복은 여전히 국가 책임이다. 약소국 국민이 굶주리고, 병들고, 피를 흘려도 강대국이 도와줄 의무는 없다. 행복의 조건 중의 하나가 부유하고 강한 나라에서 태어나는 것이라는 말은 그래서 틀리지 않다. 국민은 그 대가로 세금을 내고, 노동을 하고, 국방의 의무를 감당한다.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국민 행복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선거와 여론을 통해 관련자들을 문책한다. 행복을 위해 개인이 짊어져야 하는 몫이 있는 것처럼 국가 역시 비슷한 과제가 있다. 적절한 수준의 사회복지를 위해서는 우선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노트북, 자동차와 첨단 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국가와 팔 것이라곤 커피나 옥수수밖에 없는 국가는 다르다. 통신망, 도로망, 공중보건과 교육시설 등도 갖추어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법 집행과 기회의 균등 및 신뢰와 같은 시민의식은 당연하다. 국가이익에 관련된 변화를 제대로 관찰하고 종합하고 적절한 전략도 찾아야 한다. 국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잘못 알려졌거나 왜곡된 정보는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국제뉴스는 여기에 개입한다. 인터넷 혁명은 많은 것을 바꾸었다. 국제뉴스는 더이상 특파원만 생산하지 않는다. 국내 언론에 보도된 뉴스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퍼져 나간다. 뉴스 접속 창구도 다양해졌다. 해당 언론사에 직접 접속하거나 번역된 뉴스도 많다. 그러나 현실에서 국제뉴스는 여전히 언론을 통해 ‘중재’된다. 관심이 많아도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은 한계가 있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 굳이 인터넷을 돌아다닐 필요는 없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신뢰할 만한, 권위가 있는, 정교하게 가공된 뉴스’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한다. 게다가 잘못 알려진 정보에도 침묵할 경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언제든지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음에도 반박하지 않으면 인정하는 것으로 본다. 국제사회가 앞다퉈 24시간 영어 채널을 설립하고 제대로 된 국제뉴스를 수신하고 발신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2016년 한국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국제뉴스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뉴스를 단순 번역한다. 로이터, AP와 AFP 등 서방 통신사에만 주목한다. 외신도 소속 국가의 국익이나 여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무시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진실을 보여 주는 대신 정치적 입장에 맞는 뉴스만 골라서 전달한다. 한국은 이미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다. 전문적이고 품격 있는 국제뉴스를 위한 지원이 가능한 규모다. 뉴스 품질을 평가하고 더 좋은 뉴스를 권장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출 수 있다.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담론 경쟁을 위해 가칭 ‘Korea 24’와 같은 영어 매체를 설립할 실력과 기술이 있다. 공동체 차원에서 국제뉴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이끌어 내는 것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반복되는 핵 위기에서 보듯 한반도 평화 문제는 우리가 관심을 갖고 우리의 관점을 내세우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경제발전과 민주화 등 국제사회와 나눌 수 있는 것도 많다. 우리를 대신해 외신이 이 역할을 해 줄 것 같지는 않다. 많은 국가들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국제뉴스에 쏟아붓는 이유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성숙한 눈으로 세상을 보지 못하고 제대로 된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국가의 미래는 암울하다.
  • 주원 엽기적인 그녀 사극판 출연 확정 ‘조선의 까도남’ 여주인공은 공개 오디션

    주원 엽기적인 그녀 사극판 출연 확정 ‘조선의 까도남’ 여주인공은 공개 오디션

    배우 주원이 ‘엽기적인 그녀’로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전지현 차태현 주연으로 흥행했던 ‘엽기적인 그녀’가 청춘 연애 사극으로 재탄생한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등지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오랜 시간 동안 팬들의 사랑을받아 온 작품. 사극판 ‘엽기적인그녀’(제작 래몽래인, 심엔터테인먼트/20부작)로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성균관 스캔들’, ‘어셈블리’, ‘마을-아치아라의 비밀’등을 제작한 래몽래인과 ‘운빨로맨스’, ‘가면’, ‘툰드라쇼’등을 제작한 심엔터테인먼트가 이번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를 공동 제작한다. 특히 흥행 불패 신화를 기록 중인 배우 주원이 남자 주인공 견우 역을 확정지으며 방송 전부터 흥행 청신호를 켜고 있다. 주원이 맡은 견우는 원작과 전혀 다른 캐릭터로 자존감 강한 까칠한 도성 남자의 대표주자이다. 까도남이자 걸음마를 떼자마자 사서삼경을 독파할 정도로 조선에 없어서는 안 될 보배 같은 존재라 하여 ‘조선의 국보’로 불리는 캐릭터다. 여주인공인 그녀는 똘기충만 엉뚱발랄 왕실의 애물단지로 청순외모이지만 왕실 허례허식과 조정의 부조리들을 향해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린다. 조선판 엽기적 그녀는 신선하고 재능이 넘치는 새 얼굴을 공개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할 예정이다.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는 주원과 여주인공 그녀를 제외한 주요 캐릭터를 현재 캐스팅하고 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동시 방송을 목표로 100% 사전 제작이 진행되며 오는 7월부터 촬영에 돌입한다. ‘엽기적인 그녀’는 조선 최고의 까도남 견우와 조선 최고의 문제적 그녀가 펼치는 을남갑녀의 예측불허 청춘 로맨 사극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옷 나눔, 우리 동 세탁소에서 OK

    ‘장롱 깊숙이 걸린 입지 않는 옷 구합니다.’ 아이가 훌쩍 커 작아져 버린 아동복, 체중 변화로 맞지 않는 옷가지는 입을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애물단지다. 서울 동작구가 이런 의류를 모아 저소득층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역 세탁소와 함께 옷 나누기 사업을 벌인다. 동작구는 22일 세탁업소들과 손잡고 의류 기부를 위한 ‘사랑의 옷걸이’ 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세탁소가 지역민에게서 옷을 기부받아 세탁한 뒤 지역 저소득층 등에게 나눠 주는 사업이다. 구는 다음달까지 동별로 세탁소 1곳씩 모두 15곳의 참여 업소를 선정할 방침이다. 세탁소들은 고객에게 옷 나누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고객이 맡긴 제품을 세탁, 수선해 돌려줄 때 ‘입지 않는 옷을 기부하라’는 문구가 적힌 전단을 옷걸이에 함께 걸어 준다. 홍보 전단을 본 주민들이 기부할 의류를 세탁소로 가져오면 이 옷들을 세탁해 동에 전달한다. 동은 지역 사회복지사, 통·반장 등과 상의해 옷이 필요한 저소득층 등에게 나눠 줄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어떤 종류의 옷이든 기부할 수 있지만 소외계층에 꼭 필요한 방한복이나 아동 의류가 많이 모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참여예산(주민이 직접 낸 정책 아이디어에 예산을 편성하는 제도)으로 사업을 제안한 김준구(32)씨는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는 기부 행사가 아니라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지속할 수 있는 기부 시스템을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또 동작구는 지역의 공유 문화 활성화를 위해 의류와 도서, 가전제품 등을 나눌 수 있는 알뜰바자회를 하반기에 개최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커버스토리] 스마트폰 하나면 집 밖에서 집안 온도 조절하고 손목 밴드 하나면 주차장부터 현관까지 원패스

    [커버스토리] 스마트폰 하나면 집 밖에서 집안 온도 조절하고 손목 밴드 하나면 주차장부터 현관까지 원패스

    빌딩이나 산업용 건물에 주로 채택되던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이 신축 아파트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집 안의 전등과 난방뿐 아니라 엘리베이터, 주차장 등 아파트 곳곳이 ‘스마트’한 방식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아파트에 IoT를 도입하면 분양가 인상 요인이 되고 설비가 노후화되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주택 분야에 IoT 도입을 주저하던 분위기는 찾기 어려워졌다. 대림산업은 4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e편한세상 수지’에 집마다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앱)인 대시(DASH)가 장착됐다고 소개했다. 기존 월패드의 기능을 앱에 옮겨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기기로 집 안팎에서 집을 원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거실 조명 밝기를 8단계까지 조정할 수 있고 방마다 난방 조절도 가능하다. 삼성물산이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분양 중인 ‘래미안 파크스위트’에는 ‘웨어러블 원패스 시스템’이 적용된다. 전용 밴드를 손목에 차면 주차장부터 집 현관까지 ‘맞춤 통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주차장에 들어가면 주차 위치가 확인되고 공동 현관의 자동문이 열림과 동시에 엘리베이터가 호출된다. 엘리베이터에 타면 거주자의 층으로 자동 이동된다. 이 밖에 스마트 기상 알람과 동시에 침실 조명이 켜지는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주방에는 ‘스마트 미러링 주방 TV폰’이 설치돼 스마트폰 화면을 주방 TV에 띄울 수 있다. 경기 김포시 장기동 근처에 위치한 GS건설의 한강센트럴자이에도 스마트폰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자이 앱’과 실내조명을 연동시킨 기술을 도입했다. 휴대전화로 공동 현관문을 열 수 있고, 집에서 나올 때 일괄 소등 스위치와 함께 엘리베이터 호출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설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시론] 후회 없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되려면/정준모 미술평론가

    [시론] 후회 없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되려면/정준모 미술평론가

    삼수 만에 유치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이제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유치 당시의 기쁨도 잠깐. 부지런히 준비를 한다고 하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완벽한 대회 개최도 조바심 날 일이지만 정작 더 큰 고민은 올림픽이 끝난 뒤다. 올림픽을 치른 다음의 설거지는 오롯이 우리 몫이기 때문이다. 조직위 측은 2주간의 올림픽을 치르는 데 필요한 경기장과 시설물 건설에 약 8000억원, 대회 운영비 200억원 등 투자 수요에 순수익 1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당장의 대차대조표만 봐도 ‘빚잔치’가 자명하다. 여기에 ‘승자의 저주’, 즉 경제적 단락 효과라는 ‘올림픽 경제침체 효과’를 예상하면 마냥 낙관적일 수 없는 노릇이다. 세계인들을 대한민국의 평창에 모아 근사하게 잔치를 치르고 모두 만족해 즐겁게 돌아가면 좋지만 우리는 2주를 위해 20년, 200년의 계획을 가지고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올림픽 후를 걱정하는 이들은 나가노와 밴쿠버, 소치의 적자 또는 실패를 예로 들지만 삿포로, 레이크플래시드, 릴레함메르, 토리노처럼 성공을 거둔 예도 있다. 그런 점에서 성공과 실패는 언제나 그렇듯 우리 하기 나름이다. 지금이라도 실속 있는 대회 준비를 통해 성공적인 올림픽, 후회 없는 평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일단 걱정했던 대회 운영과 시설은 최근 정선에서 열린 2016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월드컵대회를 치르면서 한숨 돌렸다. 하지만 재정부문의 걱정은 여전하다. 약 1조 5000억원의 소요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그래서 마른 수건도 다시 짤 궁리를 해야 한다. ‘애프터 평창’이 걱정이라면 새로 건립 예정인 개폐회식장도 다시 생각해 볼일이다. 공사비 1300억원도 걱정이지만 추후 연간 100억원이 소요되는 유지관리비는 더 걱정이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11%인 평창군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걸까. 적자수지를 역전시키기 위해선 환경올림픽의 기치 아래 전국의 폐컨테이너를 모아다 이를 이용해 한시적으로 사용할 개폐회식장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약 1250개의 폐컨테이너로 구조물을 만들면 3만~4만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 건설에 약 200억원의 공사비로 가능하다. 또 겨울철에 개폐회식이 열리니 막구조 지붕으로 천장을 만들어도 총 300억원이면 충분하다. 이때 사용된 컨테이너는 추후 기념품으로 희망하는 곳에 나누어 주는 것도 올림픽을 기념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두고두고 돈 잡아먹는 애물단지를 끌어안고 사느니 이렇게 컨테이너를 이용한 임시 스타디움을 만드는 것이 실속 있는 일 아닐까. 여기에 장기적인 측면에서 흑자 대회가 되려면 평창올림픽을 국가와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기회로 삼아 문화·관광산업의 획기적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이 기회에 지속 가능한 문화관광 인프라를 구축하자. 지금까지 시설과 운영 그리고 예산 확보에 집중하느라 문화예술관광 프로그램은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 18개 강원도 내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프로그램을 1개씩 올린다는 계획이지만 전체적인 개념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중심이 없고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콘텐츠가 크게 부족하다. 가용한 자원을 토대로 평창, 강릉, 정선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본다. 평창은 개폐회식과 야외종목을, 강릉은 실내종목을 맡고 있으니 활강경기의 골인 지점인 정선을 문화 올림픽의 주체로 부각시키는 것을 제안한다. 아리랑과 화암동굴, 재래장터 등의 콘텐츠를 지닌 정선은 문화 올림픽의 적지다. 현 문화예술회관을 보수해 올림픽 기간 중 상시공연, 전시 프로그램을 올리면 어떨까. 정선아리랑을 세계적인 음악가, 오페라 연출가들을 초치해 새롭게 재해석하는 국제 아리랑페스티벌 같은 것을 이때 그리고 이후 격년으로 개최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인공동굴과 자연동굴이 공존하는 화암동굴을 에코 뮤지엄 형태의 전시 및 공연시설로 거듭나도록 한다면 겨울철 야외 행사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새로 돈 들여 짓기보다는 있는 것을 보완하고 고쳐 써 올림픽 이후 문화관광 강원의 토대를 만들어 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후회 없는 동계올림픽이 되려면 말이다.
  • [부패 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 자산 105조 우정사업본부 리스크 관리 시중銀 수준으로 강화

    [부패 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 자산 105조 우정사업본부 리스크 관리 시중銀 수준으로 강화

    정부가 12일 발표한 ‘부패 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의 핵심 대책에는 25조원 규모의 대형 국책 사업과 방위 사업의 부패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부패 및 예산 낭비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과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을 이중으로 실시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5조 1000억원 규모인 평창동계올림픽 사업의 경우 임시·파견 인력 위주로 구성된 한시 조직이 단기간 사업비를 집행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비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1조 7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은 독과점 구조인 통신시장의 특성상 사업 전 단계에서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고, 초기 사업 추진이 잘못되면 수십년간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 소속 검사를 팀장으로 한 합동검증팀이 예산 편성과 집행 등의 사업 추진 과정을 면밀히 검증해 그 결과를 수시로 국무조정실 국책사업관리팀으로 제출토록 했다. 국책사업관리팀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안전처 등 부처별 검증팀이 제출한 내용을 검증해 그 결과를 다시 부처에 통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과학벨트 조성 사업(5조 7000억원 규모)과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건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별내선(암사~별내) 복선 전철 사업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12조 7000억원)을 대상으로 사업 단계별 상시 감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평창동계올림픽 및 재난안전통신망 사업까지 포함하면 모두 25조원 규모의 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실시간 부패 감시 제도가 도입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차세대 전투기의 기종 선정과 성능 평가, 원가 산정, 계약 체결 등 도입 이전 단계에서 비리가 발생하고 있는 방위 사업을 대상으로 한 예방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 중인 방위사업감독관 신설, 방사청 자체 감사 기능 강화, 방사청 내 군 출신 인력의 인사 독립성 강화 등도 대책에 포함됐다. 공공 부문에서는 자산 운용 규모가 국민연금에 이어 두 번째(105조원)인 우정사업본부의 리스크 관리가 시중 은행 수준으로 강화된다. 이를 위해 위기관리부서의 책임자를 팀장급에서 과장급으로 격상하는 한편 자체 투자심의위원회에 대한 외부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외부 전문가를 부서장으로 하는 준법감시부서가 신설되며 정부 부처의 감독 기능도 강화된다. 아울러 제2의 ‘모뉴엘 사기 사건’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보증 심사 절차 및 보증 한도 책정 절차를 강화한다. 이에 따라 50만 달러(약 6억 585만원) 이상의 수출 계약에 대해선 현장 실사가 의무화된다. 또 공사의 보증기업 전체에 대해 연 2회 특별 모니터링이 실시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철도시설관리공단의 재취업 제한 대상을 현재 임원에서 2급 이상 퇴직자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5년간 민간업체에 재취업한 공단 퇴직자 중 85%가 1, 2급이었다는 점에서 ‘전관예우’에 따른 부정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또 철도 자재 38개 품목도 규격화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줄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기로 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충북 지자체 너도나도 인물마케팅

    충북 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지역과 관련된 인물 알리기에 뛰어들고 있다. 인물을 통해 지역 홍보와 관광객 유치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충북 단양군은 도담삼봉 유원지에 조선 개국공신인 정도전 역사기념관을 건립키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기념관은 활용도가 낮아 애물단지였던 광공업전시관을 리모델링해 꾸며지며 총 10억원이 투입된다. 내부는 정도전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수 있는 정도전 자료실, 조형물, 포토존 등으로 구성된다. 군은 정도전 유적지 답사 및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유년시절을 단양에서 보낸 정도전은 자신의 호를 ‘삼봉’으로 지을 정도로 도담삼봉에 애착을 뒀다. 도담삼봉에 얽힌 전설도 있다. 원래 도담삼봉은 강원도 정선의 삼봉산이 홍수 때 떠내려온 것으로, 이 때문에 단양이 정선에 세금을 물었는데 어린 정도전이 “우리가 삼봉을 갖고 온 것도 아니고 오히려 물길이 막혀 피해가 크다”며 세금을 중단시켰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장대현 군 관광특구 담당은 “올해 안에 기념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준공되면 도담삼봉과 함께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증평군은 2018년까지 45억원을 투입해 김득신문학관을 짓는다. 김득신은 조선시대 독서광이자 17세기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증평읍 율리에 그의 묘가 있다. 군은 군립도서관 인근에 김득신 문학관을 지어 복합 문화·예술공간과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문학관은 김득신의 역사적 자료를 볼 수 있는 전시실, 문학 동호인들을 위한 창작사랑방, 문학토론방, 소규모 공연장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이응란 군 문화예술팀장은 “김득신은 증평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며 “고전문학과 관련된 기념관이 적어 문학에 관심이 많은 타 지역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천군은 독립운동가인 이상설 선생 생가 일원인 진천읍 산척리에 전시실, 추모실, 자료실 등을 갖춘 1917㎡ 규모의 이상설기념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군은 이상설 선생 순국 100주년이 되는 2017년 기념관을 착공, 이듬해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상설은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서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알린 독립운동가다. 중국과 일본 등의 수학책을 최초로 번역해 ‘근대 수학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인물을 활용한 지자체 간 공동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 증평·진천·괴산·음성 등 도내 중부 4군은 국비 30억원을 확보해 청소년들을 위한 국어·영어·수학·미술 통합캠프를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증평은 김득신 독서서당, 진천은 이상설 수학캠프, 괴산은 김홍도 사생대회, 음성은 반기문 영어경시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음성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고향이고, 괴산은 김홍도가 현감을 지낸 인연이 있다. 이 사업은 지역발전위원회 심사를 통해 다음달쯤 국비지원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중부 4군은 국비가 확보되면 공동캠프 운영과 이야기길 조성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애물단지’ 백조 데려갈 동물원 어디 없나요

    ‘애물단지’ 백조 데려갈 동물원 어디 없나요

    경북 안동시가 사육 중인 천연기념물 백조(혹고니)와 흑고니가 개체 수를 불리면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5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4년 9월 남후면 무릉유원지 인근 2만여㎡에 49억원을 들여 국내 처음으로 백조공원을 조성했다. 평화로운 도시 안동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서다. 2011년엔 특허청에 ‘백조의 도시 안동’을 브랜드로 등록하기도 했다. 현재 백조공원에는 혹고니 50마리와 흑고니 3마리 등 모두 53마리가 있다. 네덜란드로부터 마리당 150여만원에 들여온 27마리(혹고니 24마리, 흑고니 3마리)와 백조공원에서 번식된 혹고니 26마리 등이다. 공원 운영은 안동시설관리공단이 맡았다. 백조는 천연기념물 제201호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으며, 환경 분야에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한 희귀 조류다. 하지만 백조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개체 수 증가로 기존 백조공원(관리동, 부화장, 검역장, 생태연못, 관찰로 등)이 협소해진 데다 연간 관리비로 1억 8000만원 정도가 드는 등 관리상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어서다. 특히 공원 개장 이후 2014년, 지난해 2년 연속 국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방역 등 관리에 초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게다가 시는 백조가 천연기념물인 관계로 함부로 처분조차 못 해 울상이다. 시는 최근 문화재청에 백조를 민간 등에 무상 분양하기를 문의했으나 사실상 불가 통보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동물원 등 전문기관을 제외한 곳에는 분양할 수 없고, 분양 시에는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백조공원 연간 관람객도 2만 4000여명에 그쳐 당초 목표 인원인 20만명에 크게 못 미친다. 안동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당초에는 일정 수준의 백조 개체 수가 확보되면 낙동강 등에 방사해 텃새화할 계획이었지만 문화재청이 겨울철 시베리아 등지에서 찾아오는 백조와의 교잡종 발생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등을 우려해 이를 금지토록 했다”면서 “백조공원의 적정 사육 개체 수 조절을 위해 현재 백조를 무상 증여할 동물원을 찾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천덕꾸러기 된 천연기념물 백조

    천덕꾸러기 된 천연기념물 백조

    경북 안동시가 사육 중인 천연기념물 백조(혹고니와 흑고니)가 개체 수를 불리면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5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4년 9월 남후면 무릉유원지 인근 2만여㎡에 49억원을 들여 국내 처음으로 백조공원을 조성했다. 평화로운 도시 안동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관광자원화하기 위해서다. 2011년엔 특허청에 ‘백조의 도시 안동’을 브랜드로 등록하기도 했다. 현재 백조공원에는 혹고니 50마리와 흑고니 3마리 등 모두 53마리가 있다. 네덜란드로부터 마리당 150여만원에 들여온 27마리(혹고니 24마리, 흑고니 3마리)와 백조공원에서 번식된 혹고니 26마리 등이다. 공원 운영은 안동시시설관리공단이 맡았다. 백조는 천연기념물 제201호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으며, 환경 분야에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한 희귀 조류다. 하지만 백조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개체 수 증가로 기존 백조공원(관리동, 부화장, 검역장, 생태연못, 관찰로 등)이 협소해진 데다 연간 관리비로 1억 8000만원 정도가 드는 등 관리상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어서다. 특히 공원 개장 이후 2014년, 지난해 2년 연속 국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방역 등 관리에 초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게다가 시는 백조가 천연기념물인 관계로 함부로 처분조차 못 해 울상이다. 시는 최근 문화재청에 백조를 민간 등에 무상 분양하기 문의했으나, 사실상 불가 통보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동물원 등 전문기관을 제외한 곳에는 분양할 수 없고, 분양 시에는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백조공원 연간 관람객도 2만 4000여명에 그쳐 당초 목표인원 20만명에 크게 못 미친다. 안동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당초에는 일정 수준의 백조 개체 수가 확보되면 낙동강 등에 방사해 텃새화할 계획이었지만 문화재청이 겨울철 시베리아 등지에서 찾아오는 백조와의 교잡종 발생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등을 우려해 이를 금지토록 했다”면서 “백조공원의 적정 사육 개체 수 조절을 위해 현재 백조를 무상 증여할 동물원을 찾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씨줄날줄] 서울역 고가정원/강동형 논설위원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먹을거리에서부터 옷차림까지 무엇이든 ‘변신은 무죄’라는 말을 붙이면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 말 속에서 발전적인 변화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서울역 고가도로 위 차량통행이 어제 0시부터 금지됐다. 서울시는 이곳을 정원으로 꾸민 뒤 2017년 시민들에게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사업 이름이 이채롭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70년에 완공한 이곳을 2017년 공원으로 단장한다는 의미에서 붙였다고 한다. 서울에 고가도로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이다. 자동차 수가 급증하고 산업화 바람이 불면서 도심 곳곳에 등장했다. 도로건설 기술력을 보여 주는 것으로 고가도로만 한 것이 없었다. 경제성장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서울에만 모두 111개의 고가도로가 건설됐다. 지금까지 철거된 입체도로 및 고가도로는 모두 18개, 아직도 83개가 남아 있다. 초기에 건설된 고가도로는 지하철이 건설되고 버스전용차로가 생기면서 서서히 생명을 잃어갔다. 여기에 시설물마저 노후화하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상권을 해치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아현고가도로는 서울에서 가장 먼저 준공한 고가도로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아현고가는 중구 중림동과 마포구 아현동을 잇는 차도로 1968년 준공했으며, 지난해 철거됐다. 최근 고가가 지나던 곳에 버스 전용차로가 완공됐다. 고가도로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청계고가도로다. 3·1 고가도로라고도 불렸다.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을 복원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역점 사업이었다. 이 사업을 놓고도 처음에는 서울시 공무원 사이에도 갑론을박이 있었다. 지금도 복원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거론하는 이들이 있지만, 복원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 도시에서 걷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만 한 곳이 없다. 이 전 대통령은 아예 자신의 호를 ‘청계’라고 지었다. 청계천 복원 준공식에는 당시 대통령이던 고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했다. 서울역 고가의 공원화 사업과 청계고가 철거는 다르면서도 닮은 데가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가 고가도로의 ‘변신 사업’이라면, 청계고가 철거는 ‘복원사업’이란 점이다.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면에서 두 사업은 지향점이 같다고 할 수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의 공원화는 박원순 시장이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를 둘러보고 벤치마킹해 즉흥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들인 돈에 비해 효과가 작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반대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슬라이딩센터 애물단지 전락 막자” 강원, 베이징올림픽 평창 분산개최 제안

    강원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슬라이딩 종목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분산 개최할 것을 정식 제안했다. 도는 1일 강릉 리카이샌드파인리조트에서 열린 제6차 IOC 통합협의체 회의에서 이같이 제안했다고 밝혔다. IOC가 지난해 12월 단일도시에서 개최하던 올림픽을 여러 도시에서 분산개최하는 개혁안인 ‘올림픽 어젠다 2020’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것을 근거로 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별도의 슬라이딩센터를 건설하면 사용이 극히 제한적이면서도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들어가는 슬라이딩센터가 한·중·일 세 곳에 모두 들어서게 돼 올림픽 이후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문순 도지사는 “베이징동계올림픽 슬라이딩 종목을 평창에서 분산 개최해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논란 딛고 성공하려면/이순녀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논란 딛고 성공하려면/이순녀 문화부장

    지난 금요일 광주에 다녀왔다. 25일 공식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직접 보고 싶어서였다.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1시간 50분, 그리고 광주 송정역에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부지에 자리한 전당까지 버스로 30여분이 걸렸다. 개관식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때라 준비가 거의 끝났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이곳저곳에서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연면적 16만㎡로 서울 예술의전당, 국립중앙박물관보다 큰 아시아 최대 복합문화시설 규모를 자랑하지만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인 도청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주요 시설을 지하광장 형태로 건립했기 때문에 지상 눈높이에선 건물보다 공원으로 조성된 녹지가 더 많이 보이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밖에서 볼 때와 달리 실내로 들어서니 엄청난 규모가 체감됐다. 전당은 도청 건물과 경찰청 건물 6개를 리모델링한 민주평화교류원를 비롯해 신축 건물인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등 5개 원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문화원만 해도 2개층 규모에 콘텐츠연구개발실, 체험관, 도서관, 극장, 유아놀이터, 도시락 쉼터 등 10여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눈이 휘둥그레해질 만한 규모다. 아시아 작가, 기획자 대상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아시아문화자원 아카이브 구축 업무를 하는 문화정보원, 첨단 융복합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혁신적 예술 창작소인 문화창조원도 예술가들이 탐낼 만한 공간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유리문으로 이동식 벽을 설치해 빛과 소음 차단 문제가 지적됐던 예술극장 내 가변형 극장도 암막을 설치해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총 7000억원이 투입된 전당의 하드웨어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10년간의 지지부진한 전당 건립 과정에 비하면 상당히 완성도가 높아 보였다. 지하 공간임에도 채광이 좋아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는 데다 지하철역이 전당과 바로 연결돼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아시아문화예술의 발신지이자 국제문화 교류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향하는 전당의 물적 토대는 충분히 마련된 셈이다. 문제는 콘텐츠와 안정적인 운영이다. 지난 9월 부분 개관한 예술극장의 경우 개관 페스티벌 객석 점유율이 89%에 이르는 성과를 냈지만 내년 상반기 이후 프로그램이 정해지지 않았다. 독립적인 예술감독 체제로 운영되던 5개 원은 조만간 아시아문화원의 조직 개편에 따라 새로운 체제로 바뀔 예정인데 아시아문화예술의 최첨단을 이끄는 선도적인 역할과 지역을 기반으로 한 문화시설로서 대중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주목된다. 운영을 국가가 할 것인지 민간 법인이 할 것인지를 두고 정치권이 줄다리기를 하다 향후 5년간 국가 소속 기관으로 운영한 후 결과에 따라 법인화 여부를 결정짓기로 한 애매한 지위도 안정적인 조직 운영에는 걸림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전당 건립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찬밥 취급을 받아 왔다. 개관식에 대통령 대신 총리가 참석하는 것에 대해 서운함을 나타내는 지역 여론도 적지 않다. 애초 건립 배경이 무엇이었든 10년 만에 전당이 마침내 문을 연다. 일각의 우려처럼 ‘예산 먹는 하마’로 전락해 진짜 애물단지가 되지 않도록 전당은 콘텐츠 확보는 물론 국내외 문화관광 거점으로 키워 내 재정 자립을 꾀해야 하고, 정부도 국립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기엔 규모가 너무 크다.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건재고택/서동철 논설위원

    충남 아산의 외암마을에는 16세기부터 예안 이씨가 모여 살았다고 한다. 지금처럼 외암마을로 불리게 된 것은 아무래도 조선 후기 대표적인 유학자의 한 사람인 외암(巍巖) 이간(李柬·1677~1727)의 명성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외암(外岩)마을이라고 쓰는 것은 일제강점기 표기를 간편하게 한다며 이름을 고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외암마을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잠정 목록에 올랐다. 호서 성리학은 율곡 이이를 비롯한 기호학파의 학맥을 이어받았다. 그런데 18세기에 접어들어 호서 학맥은 호론(湖論)과 낙론(論)으로 분리된다. 호론을 주장한 사람이 남당 한원진이었고, 낙론을 주장한 사람이 바로 외암 이간이었다. 두 사람 모두 우암 송시열의 학통을 이어받은 한수재 권상하의 문인이었다. 호락 논쟁이란 인성(人性)과 물성(物性)이 같은지 다른지가 핵심이었다. 한원진은 인성과 물성이 다르다고 했지만, 이간은 인성과 물성은 같은 것이라고 다른 견해를 폈다. 두 사람 모두 호서 출신이지만 호서 유학자들이 한원진에, 서울 주변(下) 유학자들이 이간에 동조하면서 각각 호론과 낙론이라고 했다. 외암마을은 설화산이 뒤를 감싸고 반계라는 이름의 작은 시내가 앞으로 흐른다. 하지만 북쪽 산과 남쪽 시내의 전형적 배산임수가 아닌 동쪽 산과 서쪽 시내의 형태이다. 마을의 집을 대부분 서남향으로 지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노출되는 마을 북서쪽에는 모자라는 자연조건을 인위적으로 보완하는 비보(裨補) 숲을 조성했다. 외암마을은 마을 어귀에서 종가(宗家)에 이르는 안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자리잡고 있다. 안길 양쪽에는 각각 큰 집을 중심으로 중·소 규모 집들이 한데 어울려 있다. 남쪽 영역의 큰 집이 참판댁이라면 북쪽 영역의 큰 집이 건재고택이다. 건재고택은 건재(建齋) 이상익(李相翼)이 19세기 후반기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지었다고 한다. 건재가 영암군수를 지낸 만큼 영암댁(靈岩宅)이라고도 불린다. 중요민속자료인 건재고택은 소유권이 2009년 미래저축은행으로 넘어가는 불운을 맞는다. 수백억원의 고객 돈을 빼돌리고 밀항을 시도하다 붙잡힌 김찬경 당시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이 집을 술판을 벌이는 접대 장소로 이용했다. 결국 경매에 넘겨졌지만, 살 사람은 없었다. 건재고택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매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환영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생각해 볼 문제도 있다. 옛집은 국가나 지자체가 사들이는 순간 애물단지가 된다. 사람이 살지 않으면 훼손이 빨라지고 관리 인력도 필요하니 예산 먹는 하마가 된다. 사람이 실제로 거주하는 민속마을이라는 가치도 퇴색할 것이다. 매입이 불가피하다면 집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 살면서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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