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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18~2015 Helmut Schmidt’ 헬무트 슈미트 前 독일 총리 별세

    ‘1918~2015 Helmut Schmidt’ 헬무트 슈미트 前 독일 총리 별세

    “그는 하나의 정치 기관 그 자체다. 그의 조언과 판단력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국가가 그에게 큰 빚을 졌다.” 10일(현지시간) 저녁 독일 전역에선 TV 생중계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추모 연설이 흘러나왔다. 전날 96세로 타계한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를 기리려는 것이었다. 독일 dpa통신은 “헬무트 전 총리가 혈전증으로 함부르크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의 자택은 조문객들이 갖다 놓은 양초와 꽃다발로 둘러싸였다. 독일인이 가장 존경하는 총리로 꼽히는 슈미트 전 총리는 서독의 경제와 안보 위기를 타개했으며, 유로화와 유럽 통합의 기초를 마련한 정치인으로 기억된다. 전임자인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을 이어받아 독일 통일의 초석을 다졌다. 빌리 브란트 내각에서는 재무장관으로서 ‘라인강의 기적’을 이끌었다. 슈미트 전 총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좌파 사회민주당(SPD)에 가입했다. 사민당에 들어간 후 그의 정치 인생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1953년 처음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1974년 자유민주당(FDP)과의 연정으로 총리에 올랐다. 당시 독일은 경기 침체와 안보 불안을 겪었다. 슈미트 전 총리는 공공부문 투자를 늘려 일자리 16만개를 창출했다.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당시 프랑스 대통령과 독·불 정상 협력으로 유럽 통합을 이끌었다. 이런 노력으로 1975년 세계경제정상회의(G6)가 출범했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이어졌다. 안보 분야에서도 외교력을 발휘했다. 1977년 10월, 독일 적군파(RAF)가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과 함께 루프트한자 항공기를 납치했다. 그는 국경경비대를 급파해 승객 86명을 모두 무사히 구출해 냈다. 구소련이 유럽을 겨냥해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했을 때도 소련과 협상하면서 실패할 경우 서유럽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한다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그는 1976년, 1980년 재선됐지만 1982년 연정이 해체되면서 총리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에도 원로 정치인으로서 독일인의 존경과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와 절친한 독일계 유대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종종 “슈미트보다 먼저 죽고 싶다. 그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애도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슈미트 전 총리는 평화롭고 민주적인 유럽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그는 위대한 유럽인”이라며 “독일인들에게 유럽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고 그를 평가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슈미트 전 총리는 나의 아버지(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 그리고 캐나다의 위대한 친구”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지독한 애연가였던 그는 TV 인터뷰나 정상회담에서도 항상 담배를 입에 물었다. 국회 토론 중에도 욕을 할 정도로 거침없고 직설적인 성격이었던 그를 독일인들은 ‘슈미트 주둥이’라고 불렀다. 1936년까지 히틀러 소년단에 있었고 군 복무를 한 것에 대해선 ‘유대인 할아버지를 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뛰어난 피아노 연주가였던 그는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문화마당] 태양을 향해 달리는 시계/천운영 소설가

    [문화마당] 태양을 향해 달리는 시계/천운영 소설가

    내겐 물려받은 벽시계가 하나 있다. 그닥 특별할 것 없는 괘종시계다. 아마도 한 번 태엽을 감으면 한 달 간다는 의미일 듯한 ‘30 days’ 빛바랜 스티커가 유리 문짝에 떡하니 붙어 있다. 얼마나 단단히 붙여 놨는지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당시에는 광고할 만한 어떤 것이었나 보다. 지금은 태엽 한 번에 일주일을 채 못 버티고, 한 시에 종을 열두 번 울리기는 하지만, 나보다 늙은 시계가 작동한다는 것만으로도 마냥 기특하다. 그 시계를 받아 올 때 할머니가 그랬다. 네 할아버지가 그걸 사오느라 남대문시장까지 갔단다. 세이콘가 머시긴가 고걸 사겠다고. 해룡 산골에서 남대문까지. 산길을 걸어 내려가 버스와 기차를 갈아타고 꼬박 하루. 처음 시계를 소유한 순간을 기억한다. 시계를 온전히 내 몸에 소유할 수 있다니. 어쩐지 성인으로 인정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어른까지는 아니어도 어린이에서 벗어난 것만은 확실했다. 그런데 사실 썩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아니었다. 곱상한 바늘시계이길 바랐는데 전자시계였다. 시계를 읽을 줄 모르는 어린애도 아니고, 흔해 빠지고 투박한 전자시계라니. 그래도 내 첫 시계인데 미워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내 시계는, 그러니까 내 시계는, 이것이 바로 태양열 충전 시계란 것이다, 태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빛이 날, 불사의 시계! 나는 그 투박한 시계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작정해서가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시계였다. 태양빛을 쬐어 주면 시들시들했던 숫자가 서서히 되살아나는 모습이라니. 광합성을 하는 식물 같았다. 태양의 힘을 잘 느끼려면 일단 방전을 시켜야 했다. 아주 죽지 않을 정도로만. 그래서 어둠 속에 숨어 숫자가 희미해지길 기다렸다가 햇빛으로 나가 생명을 불어넣어 주곤 했다. 왼손을 번쩍 치켜든 채 햇빛 속으로 달려 나가는 나는 태양과 교신하는 우주 전사였다. 그렇게 나는 양지와 음지를 무던히도 뛰어다녔더랬다. 그러던 어느 날 시계가 사라졌다. 싫증난 것도 아닌데, 아직 사랑하고 있는데, 우리 사랑 영원할 줄 알았는데, 사라져 버렸다. 분명히 차고 나왔는데. 어디서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쏘다녔다. 무얼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내가 버려진 느낌이었다. 떠난 애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듯 왔던 길을 전부 훑었지만, 시계는 되돌아오지 않았다. 결별의 원인은 가죽줄에 있었다. 가죽줄이 땀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내가 태양과 교신하는 동안 얇디얇은 가죽줄은 삭아 가고 있었다. 시계가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 시곗줄에게는 가혹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버려진 것은 내가 아니라 시계였다. 내 부주의가 시계를 버렸다. 손목 위에 허연 시곗줄 자국이 한동안 남아 있다가 사라졌다. 할아버지의 괘종시계는 다섯 시 십오 분에 멈춰져 있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태엽을 감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열쇠를 꺼내 뻑뻑해질 때까지 태엽을 감은 다음 시계추를 흔들어 깨웠다. 죽은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남대문까지 가서 장만한 괘종시계를 품에 안고, 다시 그 길을 되짚어 오는 할아버지. 내 할아버지는 쫌 멋쟁이셨으니, 백구두를 신고 그 길을 걸으셨을 것 같다. 어쩌면 해가 지고 있었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그림자가 아주 길게 늘어지면서 저녁 시간을 알리는 해시계가 되었을 것이다. 그림자 시곗바늘이 내 심장을 가리켰다. 심장에서 댕댕댕댕 괘종 소리가 울렸다. 어쩌면 내 첫 시계도 어딘가에서 살아 있을지 모르겠다. 여전히 흐려졌다 선명해지기를 반복하면서, 태양과 교신하며, 식물처럼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태양이 있는 한.
  • “일어나 봐…” 망부석처럼 죽은 친구 지키는 견공 ‘뭉클’

    “일어나 봐…” 망부석처럼 죽은 친구 지키는 견공 ‘뭉클’

    ‘친구야, 어서 일어나 봐…’ 도로 옆 잔디에 망부석처럼 앉아 있는 한 견공이 쓰러진 친구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고 있었을까. 온몸이 하얗고 커다란 견공 한 마리가 죽은 친구 곁을 지키고 앉아 있는 모습을 미국 NBC뉴스 등 외신이 9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루 전인 지난 8일 미국 댈러스와 포트워스 경계 지점에 있는 한 도롯가에서 흰색 그레이트 피레니즈 견종 한 마리가 쓰러진 갈색 유기견 옆을 지키고 앉아있는 모습이 발견됐다. 당시 이 도로를 지나던 운전자 사무엘 플로레스는 도로 옆 잔디에 커다란 흰색 개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차를 세웠다. 상황을 파악한 그는 사진을 찍어 지역 동물보호단체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자원봉사자 줄리 페넬은 우선 현장 파악에 나섰다. 도로에서 잔디에 쓰러진 갈색 개 주위까지 이어진 핏자국을 본 그녀는 흰색 개가 쓰러진 친구를 도로 옆 잔디로 옮긴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그녀는 충격을 받았을 흰색 개 앞으로 다가가 안심할 수 있을 때까지 가만히 앞발을 잡아줬다. 이런 사연은 페넬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사연을 공개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페넬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세상을 떠난 친구를 위해 분명히 의리를 지키며 애도하고 있었다”면서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동상처럼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페넬에 따르면, 죽은 개나 그 곁을 지키고 있었던 개로부터 식별 목걸이나 마이크로 칩을 찾을 수 없었다. 두 개가 어딘가에서 함께 도망쳤는지 아니면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됐는지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죽은 친구를 지키고 있던 견공은 댈러스 동물보호소(DAS)에 임시로 맡겨졌다. 이 견공은 원래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72시간 동안 보호되며, 이후에는 그레이트 피레네즈 전문 유기견 보호단체인 ‘SPIN’(Saving Pyrs in Need) 구조 단체를 통해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선다. 한편 그레이트 피레네즈는 피레니언 마운틴 도그로도 불리는 대형견으로, 순종적이며 용감한 성격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데 적합하며 점잖은 성격에 보호 본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진과 함께 나오면서 널리 알려졌다. 사진=사무엘 플로레스/줄리 페넬/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스마트 진료·건강검진·애도실… 종합병원 뺨치는 서울대 동물병원

    스마트 진료·건강검진·애도실… 종합병원 뺨치는 서울대 동물병원

    ‘선생님, 토토가 갑자기 밥을 안 먹고 체온이 크게 떨어졌어요.’ 애완견 토토와 외출하고 돌아온 A씨가 다급히 메시지를 보낸다. 메시지는 토토를 전담하고 있는 수의사 B씨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B씨는 토토의 차트에 메시지 내용을 적고는 인터넷을 통해 처방을 한다. 이와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동물진료가 서울대 동물병원에 도입된다. 서울대는 관악캠퍼스 수의대 동물병원에 스마트 진료와 건강검진 등 기능을 확대하기 위한 증축(조감도) 공사를 이달 17일 시작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현재 연면적 1800㎡ 수준인 동물병원은 증축공사가 끝나면 5700㎡로 커진다. 2016년 12월 완공 예정인 새 동물병원은 보호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든지 병원 의료 시스템에 접속해 수의사와 의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동물 건강검진 시설도 들어선다. 혈액, X레이,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검사를 선택해 받을 수 있어 암 검진을 제외하고는 사람과 거의 유사한 수준까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이 밖에도 동물들이 수술하다 죽는 경우를 대비해 애도실이 만들어진다. 서강문 동물병원장은 “그동안은 수술실에서 짧은 애도를 표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보호자가 동물과 차분하게 마지막 시간을 갖게끔 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동물병원은 헌혈실을 운영해 동물 헌혈프로그램을 국내에도 정착시킬 계획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재외국민 투표율 내년 총선 변수 되나

    재외국민 투표율 내년 총선 변수 되나

    “정치권에서 이렇게 열심히 재외 동포를 위해 일하는 줄은 몰랐네요.” 지난 8월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회가 광복 7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준비한 ‘여야 국회의원 초청 재외동포정책포럼’이 열린 생명찬교회. 제임스 안 한인회장은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장인 심윤조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재외동포위원장인 김성곤 의원이 재외동포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을 전해 듣고 이렇게 반겼다. 이날 모임은 재외 국민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노력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처럼 여야가 재외 국민들의 권익 향상에 나선 이유는 2009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1972년 중단된 재외선거가 40년 만에 부활하면서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재외 국민을 향한 여야의 구애도 뜨겁다. 재외 국민 유권자 등록은 오는 15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실시된다. 재외 국민 유권자 수는 총유권자 4000만여명의 5%인 223만여명으로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투표율이 낮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재외 국민 가운데 5.57%(12만 3418명)가 유권자로 등록했고 2.53%(5만 6456명)가 투표를 했다. 이어진 18대 대선에서는 10%(22만 2389명)가 유권자로 등록했고 7.1%(15만 8196명)가 투표했다. 특히 18대 대선의 재외선거 결과는 눈길을 끌었다. 민주통합당(새정치연합의 전신) 문재인 후보가 56.4%(8만 9192명)의 득표율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42.6%(6만 7319명)를 앞선 것이다. 두 후보 간의 득표율 격차는 13.8% 포인트(2만 1873명)나 됐다. 당시 야당에서 재외 국민을 집중 공략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후 새누리당도 외교관 출신인 심 의원을 위원장으로 발탁, 재외국민 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심 의원은 “재외 국민들의 투표율이 높아지면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외선거의 투표율이 낮은 이유는 유권자 등록의 번거로움과 원거리 거주자가 공관 투표소까지 이동하는 문제 등 때문이었다. 이에 국회는 지난 7월 영주권자의 우편 등록과 인터넷 등록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영주권자의 영구명부제 도입 등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청 설립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여야가 함께 논의하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영웅’에 대한 그들의 예우…英 전사자 추모제 참여 상이군인 모습

    ‘영웅’에 대한 그들의 예우…英 전사자 추모제 참여 상이군인 모습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에서 영국군 전사자들을 기리는 ‘전사자 추모일’(Remembrance Day)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두 개의 의족에 의지한 채 행사에 참여한 한 남성의 모습이 현지 시민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영국 블랙풀 지역의 전몰장병 기념비(Canotaph)를 향해 어렵게 발걸음을 내딛어 애도 화환을 바친 남성은 모여선 추모객들의 무수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남성의 이름은 릭 클레먼트, 5년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두 다리를 완전히 잃은 35세 영국 상이군인이다. 17세에 처음 영국 육군에 입대해 중사까지 진급했던 그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6개월 만이었던 지난 2010년 5월 27일, 도보정찰 중 도로에 매설된 급조폭발물 지뢰를 밟아 두 다리와 왼쪽 팔꿈치에 큰 부상을 입었다. 클레먼트는 긴급히 수송헬리콥터로 이송되던 중 2번에 걸쳐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후방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후에도 군의관들은 그의 생존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모든 예상을 뒤엎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두 다리를 잃은 피해는 무시할 수 없었다. 의사들은 부상의 정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의족 사용마저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었다. 그러나 클레먼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걸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결국 정부에서 내놓은 보상금 57만5000파운드(약 10억 원)와 영국 프레스턴 지역 소재 특별재활센터(Specialist Mobility Rehabilitation Centre)의 도움에 힘입어 5만 파운드(약 8700만 원) 상당의 맞춤형 특수 의족을 마련할 수 있었다. 클레먼트는 이 의족을 마련한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전사자 추모일 행사 참여를 목표로 사력을 다해 재활에 힘써온 것. 이러한 그의 노력은 과거에도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었고, 영국 국민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그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쇄도했다. 그리고 드디어 2015년 11월 8일, 클레먼트는 비록 몇 걸음에 불과했지만 성공적으로 걸어 기념비 앞으로 다가가 헌화를 마쳤다.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감정이 복받쳤지만 결국 해내서 기쁘다”며 “내가 걸은 몇 걸음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스러져간 내 전우들, 그리고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모든 영국군을 위한 것 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가까운 친구들을 언급하며 “매일 그들을 생각하며 침대를 박차고 나와 노력했다. 먼저 간 동료들이 나의 의지를 보고 자랑스러움을 느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다른 상이군인들을 돕기 위한 자선재단 ‘병사의 여정’(Soldier’s Journey)을 만들어 모금에 힘쓰고 있다. 그는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며 “보상금이 충분해 집을 구매할 수 있었고 연금도 받고 있기 때문에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어 재단에 온 정성을 기울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재단운영 이외에) 다른 열망이 있다면, 사람들이 해낼 수 없으리라 생각한 일을 계속해서 해냄으로써 다른 상이군인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현장 행정] 역사의 현장 내 퇴폐업소, 이게 말이 됩니까

    [현장 행정] 역사의 현장 내 퇴폐업소, 이게 말이 됩니까

    “강북구는 헌법에 담긴 3·1운동과 4·19혁명의 정신이 살아 있는 근현대사 도시입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2일 수유동에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근현대사 기념관에서 청소년들이 우리 역사를 한번에 체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정교과서든 검정교과서든 교과서만으로 역사를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강북구를 살아 있는 근현대사 역사교과서로 만드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종로나 중구는 고궁 등 왕의 문화밖에 접할 수 없다면 강북구에서는 민중이 일군 민주주의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북구에는 동학운동을 이끌고 3·1운동을 구상했던 손병희 선생이 지은 봉황각과 국립 4·19 민주묘지가 있다. 박 청장은 헌법에서 천명한 역사적 정신이 오롯이 살아숨쉬는 강북구에서 동학운동부터 4·19혁명까지 한꺼번에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제대로 보려면 강북구로 와야 한다는 것이다. 근현대사 기념관과 함께 청소년의 역사 교육을 위해 문화해설사도 교육 중이다. 근현대사 기념관 인근에 가족야영장도 조성하여 역사와 자연을 한꺼번에 익히고 즐길 수 있게 된다. 박 청장의 청소년 교육환경에 대한 깊은 관심은 유례없는 학교 주변 청소년 유해업소 단속으로 이어졌다. 단독주택이 70% 이상일 정도로 좁은 골목이 계획 없이 발달한 강북구에는 여자중학교 앞에 ‘물망초’ ‘물안개’ 등 붉은 등을 켜고 영업하는 불법 찻집이 많다. 2013년 115곳이 지난해 170곳으로 불어났고 결국 경찰, 교육청과 함께 합동단속에 나섰다. 단속 5개월 만에 30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 건물주도 일일이 만나서 설득해 99명이 불법 찻집과는 임대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불법 업소는 식당으로 신고한 뒤 퇴폐 주점으로 불법 영업을 하는데 붉은 등을 켜고 야한 복장을 한 여성들이 취객을 꾄다. 일단 손님이 들어오면 셔터를 내리는 바람에 꼼짝없이 바가지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파리가 들어오면 잎을 오므리는 파리지옥 같은 불법 업소를 박 청장은 임기 내에 없애도록 하겠다고 단언했다. 구청, 경찰, 교육청이 함께 한 불법 업소 단속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칸막이 없는 행정’의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박 청장은 “옛날 같았으면 불법 업소 업주들이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빨간 띠를 두르고 구청에 몰려와 항의했겠지만, 지금은 구청에서 일자리 알선을 해줄 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권과 같은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등 오히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팔, 美 인권 운동가 죽이다

    이·팔, 美 인권 운동가 죽이다

    악화 일로를 걷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 사태에 휩쓸려 평화 공존을 부르짖던 70대 인권운동가가 목숨을 잃었다. AP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한 버스에서 벌어진 유혈 사태에서 중상을 입은 미국인 리처드 라킨(76)이 27일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출신인 라킨은 1960년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평화행진에 참여하고 학생들과 함께 인종차별 철폐 운동에 앞장선 평화주의자였다. 미국 코네티컷주 글래스턴베리에서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다 1984년 예루살렘으로 이주했다. 이후 무슬림과 유대인을 한 교실에 모아 놓고 영어를 가르치며 화해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사고 당시 라킨은 예루살렘에서 병원 진료를 마치고 버스로 귀가하던 도중 팔레스타인 남성 2명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머리에 총을 맞고 얼굴과 몸 곳곳을 흉기로 난자당했다. 범인들이 라킨을 유대인으로 착각하고 ‘묻지마’ 범행을 벌인 탓이다. 이 사건으로 라킨을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 현재 라킨의 페이스북에는 이스라엘과 아랍계 어린이들이 ‘공존’이라는 글자 아래에서 껴안고 있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는 소식에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 수천명이 유족에게 충격과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유대교 랍비인 리처드 플래빈은 고인이 1960년대 인종차별 반대 운동인 ‘프리덤 라이드’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또 생전 라킨이 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기 국가를 세워 분쟁을 끝내자는 ‘2국가 해법’을 신봉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아들인 마이카 아브니는 AP에 “아버지는 평화와 친절함, 사람 자체를 열렬히 신봉했고 평생 동안 다른 사람의 영혼을 한 번도 다치게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등의 집계에 따르면 이달 초 동예루살렘 알아끄사 사원을 둘러싸고 격화된 양측의 충돌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55명과 이스라엘인 11명이 숨지고 2000명 넘게 다쳤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31) 엄마의 눈으로 본 저출산 대책은 슬펐다

    [독박(讀博) 육아일기](31) 엄마의 눈으로 본 저출산 대책은 슬펐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나는 아이를 세 명은 낳겠다고 말하곤 했다. 세 자매 중 첫째로 자랐다 보니 형제가 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막둥이를 키우며 부모님이 즐거워하셨던 모습도 강하게 남았다. 나를 닮은 자녀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을 것 같고, 가족 사진도 다섯 명이 있으면 알차 보이는 것 같았다. 결혼을 하고 보니 일을 하면서 셋을 낳는 것은 무리로 보였다. 상황을 봐서 두 명으로 만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상 물정은 모르고 막연한 환상만 가득했던 계획이었다. 어쩌다 엄마가 되고 보니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도 너무 버겁다. 아이가 주는 기쁨을 생각하면 둘이고 셋이고 많을 수록 좋은 일이지만, 현실에서는 이 한 명 제대로 키워내는 것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이를 셋 낳겠다고 장담했던 것은 2006년 무렵부터였다. 그 때 나는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사회복지를 공부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이자 공부하는 내용의 핵심 과제였다. 당시 합계출산율은 1.12명이었다. 저출산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며 내가 엄마가 될 즈음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고, 나 역시 세 명을 낳아 저출산 극복에 이바지하겠다는 다짐까지 했다. 그게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 사이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숫자는 1.21로 소수점 뒷자리의 순서만 바꼈다. 약 100조원의 돈을 투자했는데도 좋아진 게 없다는 비판이 여당에서도 나온다. 오히려 달라진 것은 나였다. 나는 엄마가 되었다. 책으로 배웠던 저출산 대책들이 이제 생활이 되었다. 한 줄 한 줄 피부에 와닿는다. 다만 정부의 대책에 영향을 받아 출산을 결정하거나 자녀 계획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실은 10년 전 학생으로 지켜보던 것보다 더 가혹해졌다. 나는 이제 아이 셋은커녕 하나를 겨우 키우면서도 과연 이 상태로 언제까지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지 외줄을 타는 처지가 됐다. 정부가 10년 만에 대대적으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발표했다. 무슨 전문가도 아니고 담당 분야를 깊이 취재한 기자도 아니고, 그냥 두 살배기 아이의 엄마로서 접했다. 열심히 만드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일단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화가 났다. 억울했고 안타까웠고, 또 막막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 상황이 달라질 거라고 믿었던 작은 기대들이 무너지는 듯해 슬프기까지 했다. 도대체 왜 이런 감정들을 느꼈는지, 부모님의 도움을 하나도 받지 못하면서 맞벌이를 하는 직장맘으로서 간절하게 몇 가지만 알리고 싶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보육’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정부에서 무상보육을 실시하면서 양육수당을 주거나 어린이집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단 몇 푼이라도 돈을 주는데 도움이 안 될 리 없다. 하지만 어린이집 비용을 매달 40만 6000원(만 0세 기준)이나 받으면서도 나는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내가 40만 6000원으로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단 6시간 뿐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어린이집들이 “아이가 머물기에 적당한 시간”이라며 권장한 시간이다. 조금 더 보내는 엄마들도 오전 9시~오후 5시 전후일 뿐이다. 조금 더 보내자니 눈치가 보인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박봉을 받으며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아는 데다 내 아이를 직접 돌봐주는 분들이기 때문에 최대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정부에서는 내년부터 맞춤형 보육을 실시한다면서 “종일반 위주의 어린이집 운영이 부모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지만 현실과 다른 이야기다. 정부에서 말하는 종일반이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 동안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다. 그런데 이렇게 12시간을 꽉 채워 보내는 부모를 아예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문을 여는 어린이집이 없기 때문이다. 12시간 문을 여는 어린이집은 우리 동네에 딱 한 군데, 사회복지법인에서 위탁해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 뿐이다. 문을 열더라도 어린 아이가 한 곳에 12시간이나 머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때문에 엄마들이 잘 보내지도 않는다. 아무튼 어린이집의 다수를 차지하는 민간이나 가정 어린이집은 ‘반일반 위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추가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꼭 있어야 한다. 특히 나는 친정이나 시부모님의 양육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기 때문에 베이비시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출퇴근형 160~180만원, 입주형 200만원 이상. 이 비용을 댈 수 없어서 어린이집에 6시간을 보내고 나머지 출퇴근 시간을 합쳐 6~7시간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로 등하원 도우미 겸 시터를 구했다. 아이를 ‘잘’ 봐주는 사람을 구하기가 워낙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에 시급은 1만원 안팎으로 월 100만원대 급여를 드린다. 때마다 선물도 하고 과일이나 명절 떡값 정도도 챙긴다. 그걸 따지지 않더라도 내가 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맡기는’ 비용만 벌써 150만원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돈을 매달 내면서도 혹시 한 달에 두어 번 회식이 생기면 남편과 서로 시간을 조절하고 혹시 일정이 안 맞으면 이모님에게 아주 간곡히 사정을 해가며 한 두시간을 더 봐달라고 부탁한다. 공휴일이나 ‘샌드위치’ 휴일이 다가올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 주중에 있는 달력의 빨간 숫자가 아주 달갑지 않다. 아이가 수족구에 걸렸을 때, 메르스가 유행했을 때에도 아이가 아픈 것보다도 어린이집을 못 보내게 되는 것을 걱정하게 되는 내 자신에게 말할 수 없이 짜증이 났다. 그나마 재택야근이 가능한 부서에 있어서 지금은 매우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이렇게 살면서 월급의 절반 이하를 이모님께 드리고 나머지로 아이의 먹을 것을 비롯해 생활비로 쓴다. 책이나 장난감은 주로 중고를 산다. 남편은 월급의 상당 부분을 아파트 전세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갚는 데 쓴다. 지난해 이사한 서울 변두리의 아파트는 1년 사이 전세가가 1억 원이 올랐다. 결혼할 때는 당연히 부모님의 도움 없이 우리 힘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맞벌이니 둘이 열심히 벌고 모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출발선부터 뒤쳐져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그걸 따라잡을 엄두조차 안 난다. 이런 상황에서 40만 6000원은 매우 감사한 돈이다. 그런데 이 돈을 좀 제대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시설을 만들면 되고, 교사를 더욱 늘리면 되고, 교사들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면 된다. 그런데 돈이 많이 드니까 이런 문제는 잘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 차라리 40만 6000원을 안 받아도 좋으니 내가 원하는 시간 만큼, 정말로 믿고 의지하며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기관이 생길 수만 있다면 좋겠다. 비슷한 맥락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대신 사설 놀이학교 등을 보내는 엄마들도 많다. 돈을 내는 만큼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다. 예전에는 직장 어린이집이 최선일 거라고 생각도 했고, 지금도 서울 광화문 인근 기업의 직장어린이집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하지만 정작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수요 조사를 실시해 보면 “이용하겠다”는 의사가 적다고 한다. 결국 “가뜩이나 돈도 많이 들고 성가실 게 뻔한데, 정작 직원들도 원하지 않더라”는 말로 어린이집 설치가 무산되는 듯 하다. 이른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이도 함께 준비를 시키고 시내까지 데리고 나오는 자체도 간단치 않은 일이라서다. 자차를 이용한다면 좀 수월하겠지만 그게 아닌 엄마들은 매일 아이를 데리고 출근길 지옥철에 몸을 실어야 한다. 차라리 아쉬운 대로 부모님에게 아이를 밀어넣고, 집에서 가까운 어린이집에 맡기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규모가 매우 큰 기업이 아닌 이상 직장 내 어린이집 시설을 갖추는 것도 엄청난 부담이 될 거다. 시설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좋은 인력과 프로그램도 보장되어야 한다. 한 회사의 힘으로 어렵다면 여러 회사들이 힘을 모아서, 아니면 정부에서 나서서 지역별, 권역별 직장 어린이집을 만들면 좋겠다. 이렇게 회사들이 많이 모인 광화문에 직장 연합 어린이집, 신문사 연합 어린이집 같은 게 생기면 얼마나 좋을지 꿈을 꿔본다. 내가 일하는 근처에서 아이가 지낼 수 있고, 일과 중 가끔씩이라도 아이를 들여다볼 수 있다면, 나처럼 의지할 데가 없는 엄마는 출근길 고통 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가 자랄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어린이집이야 지원금도 나오고 시간을 정해 ‘봐주는’ 곳이니 일단 맡길 수는 있으니 말이다.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 모든 게 돈이다. 게다가 정규 시간이 오후 2시 안팎으로 끝난다. 이후에는 보충수업이나 특별활동 등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며 아이를 머물게 해야한다. ‘좋은’ 유치원에 들어가는 것은 아마 국공립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바늘구멍일 거다. 나는 아이가 학교 들어가기 직전까지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도 하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말귀야 다 알아듣고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생기겠지만, 그래도 혼자 두는 것은 여전히 불안한 세상이다. 학교 수업이 12시, 1시에 끝나버리면 그 때부터는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냈다가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한다. 그러면서도 아이를 챙겨줄 ‘이모님’이라도 존재는 10년 가까이 옆에 둬야 하고, 그러면 계속 월급의 일부를 남에게 떼어주면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 아직 두 돌도 안 된 아기의 얼굴을 보며 나는 10년 안에 벌어질 이런 상황들이 너무 미안하기만 하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비판하면서 내놓은 여당의 아이디어다. “생각의 틀을 바꿔버리자”는 멋있는 제안을 하더니 대뜸 학제를 개편하자니. 아이의 입학 연령을 낮춰서 입직 연령을 앞당기자는 거였다. “아이가 일찍 학교에 들어가면 엄마의 취업률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억울함마저 들었다. 모두가 나처럼 아이를 힘들게 키우는 게 아니었구나, 아이를 단 한 시간도 맡길 데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굴러본 사람은 나밖에 없었구나. 다들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편하게 아이를 잘 키웠나보다, 허무했다. 직장맘의 가장 큰 고비가 두 차례라고 들었다. 내 생각도 다름 없다. 첫 번째는 아이를 낳아 육아휴직을 한 뒤 복직을 하기 직전, 12개월 전후다. 핏덩이 같은 젖먹이를 떼어놓고 회사로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어미의 심정을 과연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정부에서 전업주부들더러 어린이집 이용을 줄이라면서 “가정 양육이 아이에게 가장 좋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직장맘들도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그렇게 중요하다던 36개월까지 휴직 기간을 늘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직장맘들은 돌쟁이들을 매몰차게 놔두고 자기 일을 하는 이기적인 사람들로 만들고, 전업주부들은 “할 일 없이 놀면서 애도 안 보고 어린이집을 보내는 한심한” 사람들로 만드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또 겨우 1년 3개월 동안 출산+육아휴직을 꽉 채워 쓰면 그렇게도 온갖 눈치를 주면서 겨우 복직을 하면 “애 보기 싫어서 일하러 나왔다”, “잘 쉬다 왔냐”고 수근거리기도 한다. 두 번째 고비가 초등학교 입학 전후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보육’의 울타리가 사라진다. 학교마다 방과후 교실이나 돌봄교실이 만들어진 것은 안다. 그래봐야 오후 5시까지다. 지역 아동돌봄센터든 학원이든 아무튼 계속 아이를 어디론가 보내야 한다. 현재 만 6세 아이들도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는 아기나 다름 없다. 선생님에게 화장실에 가겠다는 말도 못하고 참다가 긴장하면 바지에 오줌을 싸기도 하는 나이다. 돈 개념도 아직 없어서 아이 손에 돈을 쥐어주기도 조심스러운 나이다. 그런데 만 5세를 초등학교에 보내놓고 엄마들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 학교를 보내 놓은 시간 동안 일을 한다 해도 겨우 몇 시간, 파트타임일 뿐이다.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에 치어가며 힘들게 공부를 하며 자라야 하는 아이다. 여자 아이라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늘 불안해 하며 노심초사할 것이고, 혹시나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까,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요즘에는 SNS를 통해서 눈에 띄지 않는 폭력도 허다하다는데 과연 내 아이는 무사할 수 있을까. 정말 말 그대로 별의 별 일들이 다 일어나고 있는 이 곳에서 아이를 자라게 하는 것이 미안하다. 그런데 이 험난한 세상에 1, 2년 더 빨리 뛰어들고, 더 빨리 경쟁해서 어떻게든 결혼하고 애를 낳으라니. 화가 난다. 보육 문제를 통틀어 가장 바꿔야할 것은 사실 너무 근본적인 문제다. ‘아빠의 달’ 인센티브를 한 달에서 3개월로 늘리고 아빠들도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은 사실 별 도움이 안 된다. 왜 꼭 아빠가 일을 쉬어야지만 육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이건 엄마들도 마찬가지다. 보육 문제가 이토록 해결할 수 없는 고리에 계속 머물고 있는 것은 바로 ‘일’에 대한 전반적 분위기 때문이다. 오후 6~7시에 집에 도착할 수 있는 퇴근시간을 가진 직장이라면 더 이상 하원 도우미를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 나처럼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이의 어린이집 일과 시간에 맞춰 일을 하도록 해주면 월 100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안 써도 된다. 꼭 근무시간이 길어야만 일을 열심히, 잘하는 듯한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는 사회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를 키우는데 긴 근무시간 만큼 , 아이를 봐주는 곳이 없다. 이 자체로도 모순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와 남편, 두 사람이 사랑하는 아이를 한 명 낳았는데 도저히 둘의 힘만으로는 키울 수가 없다. 친정이든 시댁이든 부모님이나 남의 도움을 꼭 더 받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을 하는 게 오히려 철이 없는 게 아닌가. 몇 달 전, 내가 쓰는 글을 읽고 한 40대 독자가 보내주신 메일에서 나는 눈물이 쏟아졌다. “저보다 한참 어린 기자님의 삶이 저의 지난 삶과 너무 비슷해서, 세월이 이렇게 흘렀어도 일하는 엄마의 삶은 여전히 힘들고 예전의 상황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음에, 딸 가진 엄마로서 가슴이 미어지네요” 나는 10년 뒤 또 다른 직장맘 후배에게 이런 연민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30년 남짓 뒤, 내 딸이 엄마가 되는 시간까지. 나의 눈물과 불안함은 가시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안타깝고 슬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28)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 (29)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30)‘도긴개긴’ 韓·日 육아 환경…초저출산국 이유있었다 ▶1회부터 24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천경자 유족 “어머니 작품 소유권 주장 않겠다”

    천경자 유족 “어머니 작품 소유권 주장 않겠다”

    고 천경자 화백의 유족은 27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30일 같은 곳에서 추모식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천 화백의 장녀인 이혜선씨를 제외하고 장남 이남훈씨, 차녀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칼리지 미술과 교수, 사위 문범강 조지타운대 미술과 교수, 막내아들인 고 김종우씨의 아내 서재란씨가 참석했다. 김씨는 “지난 4월 5일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마지막으로 찾아 본 이후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어머니가 8월 6일 별세했다는 것을 지난 18일 한국의 어느 은행으로부터 통장 계좌 해지 동의를 구하는 전화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 언니(이혜선씨)에게서는 전혀 연락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성당에서 장례식을 치렀다고는 들었지만 어머니의 유골을 어디에 모셨는지도 알지 못한다”면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았던 화가를 애도할 기회도 마련하지 않고 쓸쓸히 보낸 것이 너무 가슴 아파 추모식을 갖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천 화백의 사망 시점과 관련해선 “분명히 8월 6일 돌아가셨다”며 더이상 의혹 또는 미스터리라는 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어머니의 작품을 한 점도 갖고 있지 않고 향후 어떤 권리도 주장하지 않겠다”는 말로 가족 간의 유산 분쟁설을 일축했다. 유족은 정부가 사망과 관련한 불투명한 정황과 최근의 활동 부진을 이유로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정당한 예우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천 화백은 1998년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미국 뉴욕으로 떠났으며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큰딸 이씨의 간호를 받아오다 지난 8월 6일 새벽 사망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이슈&이슈] 대구지하철공사 3호선 개통 이후 자구책 마련 나서

    [이슈&이슈] 대구지하철공사 3호선 개통 이후 자구책 마련 나서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이 지난 23일로 개통 6개월을 맞았다. 대구는 3호선 개통으로 전 지역 1시간 생활권이 되는 등 대중교통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통 151일째인 지난 9월 20일 이용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대구시민 1인당 평균 4회를 이용한 셈이다. 개통 초기 하루 평균 8만명에서 7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영향으로 6만명으로 줄었다가 최근에는 7만명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3호선 환승객은 하루 평균 4700여명이며 개통 초기보다 17%가량 늘었다. 개통 초기 일부 부품 고장에 따른 지연 운행으로 안전 우려가 제기되고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발 빠른 시설 개선 및 보완으로 지난 7월 8일 이후 단 한 건의 운행 장애도 발생하지 않았다. 도시철도 3호선은 경제효과도 다양하게 내고 있다. 구도심 낙후 지역인 칠곡, 범물은 3호선 개통 이후 개발에 속도가 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3호선 역과 가까운 서문시장과 대구백화점은 대구 전 지역의 신규 고객이 꾸준히 늘면서 매출이 10~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27일 광주시의원과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직원들이 대구를 방문하는 등 타 지자체들의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대한 벤치마킹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모노레일이 지상 14m 높이에서 운행해 환승 불편을 우려한 시민들이 이용을 기피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며 “그러나 승객이 꾸준히 늘면서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3호선 개통이 긍정적인 효과만 주는 것은 아니다. 연간 150억원 적자라는 골칫덩어리가 상존하고 있다. 승객 수가 2011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상한 하루 15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다. 도시철도 1·2호선의 경우도 인구 감소, 노령인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적자가 가중돼 대구도시철도 전체 적자는 연간 10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했다. 먼저 인력 운용을 효율화하기로 했다. 도시철도 1호선 서편 연장과 2017년까지 설치 완료되는 승강장 스크린도어 유지·관리에 193명의 인력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더이상 충원하지 않고 오히려 기존 인력에서 109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노조도 이 같은 계획에 동의했다. 신규 채용도 84명으로 최소화하기로 했다. 부족한 일손은 10년 이상 숙련된 인력을 재배치함으로써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자구책은 부대수익 창출 및 경상경비 절감이다. 이는 신규 수요 창출을 통해 수익을 증대하고 부대사업 수익을 다각화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마무리된 1역 1특성화 사업을 통해 시민은 물론이고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도시철도로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또 내년에 신설되는 야구장(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역세권 개발과 연계한 광고 유치 및 임대 사업 확충을 통해 6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로 했다. 열차 대여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1개 편성(3량)을 ‘통째로’ 빌려주거나 어린이 승객을 위해 만화 주인공으로 꾸민 차량을 운행한다. 남녀 미팅과 문화탐방, 프러포즈 등의 이벤트 열차 운영도 추진한다. 여기에 업무추진비, 사무관리비 등 경상경비를 10~20% 절감하고 연차휴가 사용 확대 추진, 불요불급한 행사 지양, 역사 조명설비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교체 등으로 연간 6억원 정도를 절감하기로 했다. 무임승차분의 손실을 해소해 적자를 축소하는 방안을 또 하나의 자구책으로 강구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의 무료 이용이 적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도시철도의 경우 무료 이용승객이 일일 8만 5000명, 연간 3100만명으로 이로 인한 손실액은 한 해 342억원에 이른다. 연간 수송수입 913억원의 37%에 해당하는 수치다. 따라서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무임승차 손실분 지원 법제화를 정부에 건의하고 국회 등에도 지원 방안 검토를 요청하기로 했다. 지원이 이뤄질 경우 연간 340억원 정도의 적자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요금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는 2011년 이후 운임을 동결했다. 이로 인해 1인당 운송원가가 2153원이지만 수송 인원 대비 1인당 운임수입은 31.7%인 682원에 그치고 있다. 수도권은 지난 6월 1250원(거리비례제 적용), 부산은 2013년 1200원(이동구간제 적용), 대전은 7월 1250원(이동구간제 적용) 등으로 운임을 인상했다고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설명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운임을 100원 올리면 운수수입이 100억원 늘어 전체 운영 적자의 10%를 보전할 수 있다”며 대구시·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운임 인상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균일제인 현재 운임제도를 이동구간제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최초로 지난 9월 21일 임금단체협상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복수노조인데도 불구하고 임금피크제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세대 간 상생고용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또 역무 분야 근무 형태 개선과 인력 채용 문제 등 굵직한 현안들도 노사가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 공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홍승활 사장은 “승객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고강도 자구책으로 적자 축소에도 나서고 있다. 요금 인상은 타 시·도와의 형평성과 공공요금의 현실화를 위해 검토하는 만큼 시민들의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3일 개통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전국 최초로 지상 평균 11m 높이에 건설한 모노레일이다. 대구 북구 동호동∼대구 수성구 범물동 구간 23.95㎞를 49분에 주파한다. 2006년에 착공해 9년여 동안 1조 4913억원이 투입됐다. 정거장 30곳과 차량기지 2곳이 있으며 교각은 692개가 세워져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크리스마스엔 부모님을 주세요’…입양 기다리는 3살 소녀 사연

    ‘크리스마스엔 부모님을 주세요’…입양 기다리는 3살 소녀 사연

    많은 건강상의 문제를 가진 탓에 계속 입양되지 못하고 있는 3살짜리 여아에게 크리스마스가 찾아오기 이전에 함께할 가족을 찾아주자는 캠페인이 영국에서 벌어지며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3살인 그레이스의 친모는 그레이스를 임신했을 때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그레이스를 직접 돌볼 수 없는 처지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그레이스는 예정일을 채우지 못하고 겨우 25주째 되는 시점에 체중 0.6㎏정도에 불과한 조산아로 태어났다. 다행히 목숨은 잃지 않았지만 그레이스에게는 뇌성마비 후유증과 만성 폐질환이 남게 됐다. 의사들은 그런 그레이스가 앞으로 혼자 걸어 다닐 수조차 없으리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그레이스는 다행히 그들의 예상을 뒤엎고 뛰어놀기를 즐기는 활발한 아이로 자라나게 됐다. 그러나 그레이스의 현재 건강 상태가 결코 양호한 것은 아니다. 그레이스는 그간 성장이 부진했던 탓에 3살임에도 불구하고 18개월 유아용 옷을 입고 있다. 뇌성마비로 인한 근육운동 장애도 있고 폐 감염이 쉽게 일어나는가 하면 식사도 원활히 하지 못한다. 또한 수면 중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야간에도 끊임없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 그레이스를 위탁받아 돌보고 있는 노부부인 질과 폴은 그러나 여러 가지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그레이스가 놀라울 정도로 밝고 건강하며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57세의 나이로 지난 19년간 40여명의 입양아를 돌보아 온 질은 “직접 만나보면 그레이스가 환자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라며 “그녀는 에너지가 많고 밝은 아이”라고 설명한다. 그녀는 이어 “그레이스의 건강 문제 때문에 그녀를 돌보기가 힘들 것이라 생각하기 쉽겠지만 그녀의 정신에는 아무런 결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질은 “그녀에게도 크리스마스를 함께 지낼 훌륭한 가족이 필요하다”며 관련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당국은 이례적으로 그녀의 입양을 위한 특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다행히 그녀의 이야기가 언론 등을 통해 소개된 이후로 그녀를 입양하겠다는 가정이 다수 나타났다고 그녀의 입양을 담당하는 전문기관 퍼스트포어답션(First4adoption)은 밝혔다. 이들은 현재 입양 의사를 밝힌 가정들의 적합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기관 대변인인 크리스 버튼은 “그레이스의 입양 캠페인이 많은 이토록 많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는 일은 기쁜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하지만 그레이스와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아이들도 많다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며 “그레이스는 입양만을 고대하고 있는 많은 아이들의 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대선 불출마 선언, 조 바이든 美부통령 “이유가 뭔가 봤더니?”

    대선 불출마 선언, 조 바이든 美부통령 “이유가 뭔가 봤더니?”

    대선 불출마 선언, 조 바이든 美부통령 “이유가 뭔가 봤더니?” 대선 불출마 선언미국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72)이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 후보가 4명만 남게 됐다.바이든 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불출마를 공식으로 발표했다.민주당 대선판의 최대 흥행카드로 꼽혀온 바이든 부통령의 불출마에 따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마틴 오맬리, 링컨 채피 등 모두 4명만 남게 됐다.바이든 부통령은 회견에서 장남인 보 바이든이 뇌종양으로 숨진 지난 5월 이후 가족들이 애도기간을 보내고 있어 현실적으로 대선에 출마할 준비가 돼 있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바이든 부통령은 “(지난 5월 장남 사망 이후) 나와 가족이 애도하는 과정에 처해있어 현실적으로 선거캠페인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닫혔다”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별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그는 사망한 장남에 대해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다”고 강조한 뒤 “가족이 준비돼있지 않는 한 나는 출마할 수 없다”며 “다행인 것은 가족 모두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바이든 부통령은 그러나 이 자리에서 클린턴 후보를 비롯해 특정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그는 그러나 “대선 후보가 아니더라도 나는 조용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우리 당이 어디에 서야 하고 국가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분명하고 힘있게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난삼아 ‘돈다발 사진’ 올렸다가...강도에 피살

    장난삼아 ‘돈다발 사진’ 올렸다가...강도에 피살

    페이스북에 장난삼아 돈다발 사진을 올린 남성이 이를 보고 집을 찾아온 10대 강도들에게 피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토니 해리스(50)는 지난 12일 밤, 자신의 집에 침입한 10대로 보이는 3명의 강도에 의해 머리에 총을 맞고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다음날 숨지고 말았다. 당시 가족들에 의하면, 이들 10대 강도 3명은 다짜고짜 열려 있던 문을 통해 해리스의 집에 침입한 후 해리스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돈을 내어놓으라면서 협박했다. 하지만 해리스가 가진 돈이 없다고 하자 이들 강도들은 머리에 권총을 발사한 후 모두 도망갔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해리스의 가족들은 해리스가 지난 5일, 장난삼아 페이스북에 아내가 돈다발을 든 사진을 올린 것이 이번 범행의 화근이 되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는 당시 페이스북에 아내가 돈다발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6만 달러를 집안에 잘못 두었다"며 "아내가 이걸 가지고 쇼핑에 나서지 않았으면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해리스 가족들은 이 돈다발은 1달러짜리 지폐를 묶은 것으로 겉에만 20달러를 넣어 돈이 많아 보이게 하고 이를 해리스가 장난삼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도주한 범인들이 해당 페이스북 사진을 보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해리스의 이웃 주민들은 "해리스는 평소 이웃의 컴퓨터를 고쳐주거나 사용법을 알려주는 등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주민들은 "그가 장난삼아 올린 사진이 그의 목숨을 앗아가고 말았다"며 해리스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장난삼아 페이스북에 해리스가 올렸던 돈다발 사진 모습 (해당 페이스북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페북에 장난삼아 ‘돈다발 사진’ 올린 남성 피살

    페북에 장난삼아 ‘돈다발 사진’ 올린 남성 피살

    페이스북에 장난삼아 돈다발 사진을 올린 남성이 이를 보고 집을 찾아온 10대 강도들에게 피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토니 해리스(50)는 지난 12일 밤, 자신의 집에 침입한 10대로 보이는 3명의 강도에 의해 머리에 총을 맞고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다음날 숨지고 말았다. 당시 가족들에 의하면, 이들 10대 강도 3명은 다짜고짜 열려 있던 문을 통해 해리스의 집에 침입한 후 해리스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돈을 내어놓으라면서 협박했다. 하지만 해리스가 가진 돈이 없다고 하자 이들 강도들은 머리에 권총을 발사한 후 모두 도망갔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해리스의 가족들은 해리스가 지난 5일, 장난삼아 페이스북에 아내가 돈다발을 든 사진을 올린 것이 이번 범행의 화근이 되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는 당시 페이스북에 아내가 돈다발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6만 달러를 집안에 잘못 두었다"며 "아내가 이걸 가지고 쇼핑에 나서지 않았으면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해리스 가족들은 이 돈다발은 1달러짜리 지폐를 묶은 것으로 겉에만 20달러를 넣어 돈이 많아 보이게 하고 이를 해리스가 장난삼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도주한 범인들이 해당 페이스북 사진을 보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해리스의 이웃 주민들은 "해리스는 평소 이웃의 컴퓨터를 고쳐주거나 사용법을 알려주는 등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주민들은 "그가 장난삼아 올린 사진이 그의 목숨을 앗아가고 말았다"며 해리스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장난삼아 페이스북에 해리스가 올렸던 돈다발 사진 모습 (해당 페이스북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터키, 총선 강행 예고… 들끓는 쿠르드족

    터키, 총선 강행 예고… 들끓는 쿠르드족

    최소 128명이 희생된 터키 앙카라의 폭탄 테러가 오는 11월 1일로 예정된 조기 총선을 앞두고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다. 사흘간 애도 기간을 선포한 터키 정부는 “이번 테러로 총선을 연기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아 총선 연기를 촉구하는 쿠르드계 인민민주당(HDP)과 갈등을 빚고 있다. HDP 지지자들은 앙카라 테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거리 행진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와 장례식 참석자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다. 정부는 이번 테러가 쿠르드족과 갈등 관계에 있는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라며 배후설을 즉각 부인했다. 일각에선 테러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정부가 일부러 이를 방조해 학살을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셀라하틴 데미르타쉬 HDP 공동대표는 “땅바닥에 누운 친구들의 시신을 놓고 어떻게 총선을 준비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월 총선에선 HDP가 13.1%의 득표율로 돌풍을 일으키며 80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약 41%를 득표했으나 전체 550석 중 과반(276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는 조기 총선 선언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대선에서 승리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대통령제 전환을 위한 헌법 개정을 추진할 수 있다. 터키와 쿠르드족을 둘러싼 정세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10일 테러 발생 수 시간 뒤 쿠르드족 급진 반군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은 ‘공정한 총선’을 요구하며 휴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터키 공군은 이튿날 터키 남동부와 이라크 북부 접경지대의 PKK 거점을 겨냥한 공습을 재개했다. 테러의 희생물이 된 HDP의 앙카라 집회도 애초 터키 공군의 PKK 폭격 중단과 휴전을 요구하는 자리였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쿠르드족의 비극적인 역사가 자리한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북부 유전지대, 터키 동남부, 이란 서부와 아르메니아 남부를 포괄하는 5개 국가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은 무려 3500만명에 육박한다. 이슬람교 수니파에 속하는 쿠르드족은 고유 언어와 문자를 가졌으나 1차 대전 직후 연합국과 터키가 자치 약속을 저버리고 소수민족으로 전락시켰다. 현재 터키에 1800만명, 이란에 800만명, 이라크에 700만명, 시리아에 200만명 정도가 살고 있다. 현재 이라크와 이란, 시리아에선 자치령을 형성하고 있으나 터키에선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 2000년대까지 쿠르드어 사용이 금지되면서 1978년 무장 테러단체인 PKK가 등장했고, 전쟁과 휴전을 반복하며 첨예한 갈등을 빚어 왔다. PKK는 시리아의 쿠르드 인민방위군(YGP)과 함께 가장 강력한 IS 견제 세력이기도 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죽은 새끼 추모하는 들쇠고래들의 ‘장례행렬’ (포토)

    죽은 새끼 추모하는 들쇠고래들의 ‘장례행렬’ (포토)

    목숨을 잃은 새끼 고래를 입에 문 수컷 들쇠고래가 두 마리 암컷 고래들과 함께 추모의 의식을 가지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들이 시선을 끌고 있다. 이 사진들은 해저 전문 사진작가 데론 버벡이 지난 7월 미국 하와이 주 카일루아코나 시 인근 바다에서 촬영한 것으로, 최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됐다. 버벡이 ‘행렬’(The Procession)이라고 이름 붙인 사진들에는 세 마리의 거대한 들쇠고래들이 새끼를 운반하며 나란히 헤엄치는 모습이 잘 포착돼 있다.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버벡은 “두어 번만 잠수해 고래들의 모습을 촬영한 뒤, 그들이 새끼를 위해 슬퍼할 시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의 촬영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고래나 돌고래들이 자신의 죽은 새끼를 ‘추모’하는 모습을 포착했다는 사례나 사진은 접해본 적 있지만, 직접 보게 된 것은 처음 이었다”며 “죽은 자식을 데리고 느리게 헤엄쳐 지나가는 고래들의 모습은 매우 무겁고 비통한 광경 이었다”고 회상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속 사진작가 브라이언 스케리 또한 해당 광경을 함께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죽은 새끼 고래는 부패가 진행돼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한 상태였다. 또한 이 고래는 해당 고래 무리가 공동으로 돌보던 개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돌고래나 고래, 그 외 해양 포유류들 중에는 이렇듯 ‘무리 공통의 자식’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례 의식을 가지는 종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들쇠고래는 다 자랐을 때 몸길이 약 6m, 체중 약 3.6t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생물이다. 수백 마리에 이르는 무리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사회성이 매우 강하며 홀로 다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암컷의 경우 35세 이후로는 출산을 하지 않지만, 그 이후로도 15년간 수유가 가능해 혈연관계에 있는 다른 새끼에도 젖을 물리는 등 종족 번식상의 이익을 주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사진=ⓒ데론 버벡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죽은 새끼 추모하는 들쇠고래들의 ‘장례행렬’ 포착 (포토)

    죽은 새끼 추모하는 들쇠고래들의 ‘장례행렬’ 포착 (포토)

    목숨을 잃은 새끼 고래를 입에 문 수컷 들쇠고래가 두 마리 암컷 고래들과 함께 추모의 의식을 가지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들이 시선을 끌고 있다. 이 사진들은 해저 전문 사진작가 데론 버벡이 지난 7월 미국 하와이 주 카일루아코나 시 인근 바다에서 촬영한 것으로, 최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됐다. 버벡이 ‘행렬’(The Procession)이라고 이름 붙인 사진들에는 세 마리의 거대한 들쇠고래들이 새끼를 운반하며 나란히 헤엄치는 모습이 잘 포착돼 있다.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버벡은 “두어 번만 잠수해 고래들의 모습을 촬영한 뒤, 그들이 새끼를 위해 슬퍼할 시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의 촬영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고래나 돌고래들이 자신의 죽은 새끼를 ‘추모’하는 모습을 포착했다는 사례나 사진은 접해본 적 있지만, 직접 보게 된 것은 처음 이었다”며 “죽은 자식을 데리고 느리게 헤엄쳐 지나가는 고래들의 모습은 매우 무겁고 비통한 광경 이었다”고 회상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속 사진작가 브라이언 스케리 또한 해당 광경을 함께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죽은 새끼 고래는 부패가 진행돼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한 상태였다. 또한 이 고래는 해당 고래 무리가 공동으로 돌보던 개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돌고래나 고래, 그 외 해양 포유류들 중에는 이렇듯 ‘무리 공통의 자식’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례 의식을 가지는 종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들쇠고래는 다 자랐을 때 몸길이 약 6m, 체중 약 3.6t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생물이다. 수백 마리에 이르는 무리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사회성이 매우 강하며 홀로 다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암컷의 경우 35세 이후로는 출산을 하지 않지만, 그 이후로도 15년간 수유가 가능해 혈연관계에 있는 다른 새끼에도 젖을 물리는 등 종족 번식상의 이익을 주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사진=ⓒ데론 버벡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애쓴 故 김혜선씨 뜻 같이하자”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애쓴 故 김혜선씨 뜻 같이하자”

    황교안 국무총리는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이 없으면 우리 겨레도 없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날 세종문화화관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에서 “한글은 우리 겨레를 하나로 묶어주고 문화민족으로 우뚝 서게 해준 우리 모두의 자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난해 개관한 한글박물관에 이어 세계문자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등 한글의 가치를 알리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며 “현재 54개국 138개소에서 한글과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는 세종학당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총리는 경축식을 마친 뒤 한글 발전 공로로 훈·포장과 표창을 받은 유공자 10명과 간담회를 갖고 이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황 총리는 “문화체육관광부 김혜선 과장이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데 애를 썼는데 얼마 전 작고해 안타깝다”면서 “여성 과장이 열정적으로 일한 소중한 뜻을 같이하자”고 당부했다. 이에 동석한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직원들이 다음주에 고인의 부모님을 모시고 추모식을 가지려 한다”고 전했다. 지난 9월 4일 암투병 끝에 4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인은 2012년 국어정책과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한글날 재지정,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등에 헌신적으로 열정을 쏟아 문체부 내부에서는 물론 한글학계,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유방암 치료를 위해 지난해 10월 휴직하면서도 그 소식을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외로이 투병생활을 이어갔다. 문체부 직원들은 오는 1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인의 추모식을 갖는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종덕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여러 부처 직원들의 성금을 모아 제작한 추모동판을 청사 한편에 세우고, 유가족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성인남녀 80% “연애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성인남녀 80% “연애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결혼 당연히 해야 한다” 36.1% 성인남녀 10명 가운데 8명이 “연애도 돈(경제적 여유)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뜻의 ‘삼포세대’를 청년층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공감한다는 의미다. 또 결혼을 당연히 해야 한다는 의견은 10명 가운데 3명에 그쳤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결혼 및 연애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6.1%만이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남성(73%)보다는 여성(86.1%), 젊은 층(20대 85.6%, 30대 86.2%, 40대 79.4%, 50대 67%)을 중심으로 ‘결혼은 선택’이라는 경향이 강했다. 다만 전체 조사자의 64.1%는 “결혼은 하지 않아도 연애는 하면서 살고 싶다”는데 동의해 연애에 대한 욕구는 대체로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TV에서 행복한 연애를 하는 모습을 보면 설렌 적이 있다”(74.5%), “TV에서 연애하는 장면을 보면 괜히 더 연애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68.5%)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조사 대상자의 80.5%가 “연애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현실적인 상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창 연애를 즐길 시기인 20대(83.2%)와 30대(84%)의 동의율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심지어 조사 대상자의 29.4%은 “연애에 들이는 돈으로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연애마저도 사치라고 생각하는 듯한 이런 부정적인 시각은 특히 20대(34.6%)가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TV에서 행복한 결혼 생활이나 연애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낄 때가 있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53.3%)이었다. 40%는 TV에서 커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의 절반에 가까운 47.9%는 “꼭 사랑하는 사람과 성관계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여성(34.8%)보다는 남성(61%)이 이런 태도가 훨씬 강했다. 연령별로는 20대 49.8%, 30대 46.2%, 40대 49.2%, 50대 46.4%로 큰 차이가 없었다. 58.6%는 요즘 방송에서의 수위 높은 성적 발언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고 응답했다. 공공장소에서 연인끼리의 스킨십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의견도 절반 이상(52.7%)이었다. 이성을 만나기 전 꼭 알아야 할 최우선 정보(중복응답)는 74.3%가 ‘성격’을 꼽았다. 직업(65.3%)과 나이(61.4%)도 중요한 사전정보였으며, 그 다음으로 외모(42.4%)와 학력(31.7%), 종교(29.4%), 연봉(27.2%) 등을 꼽았다. 다만 전체 응답자의 76.2%가 연애할 때 “상대방의 외모가 어느 정도 기본은 돼야 한다”는 밝혔다.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을 수록 상대방의 ‘직업’과 ‘학력’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낮을 수록 ‘외모’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또 여성은 직업(남성 55.6%, 여성 74.9%)을, 남성은 외모(남성 51.7%, 여성 33%)를 중요한 조건으로 여기고 있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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