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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야당·재계 더는 발목 잡지 말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 협력업체 직원인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주목받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일명 김용균법)이 여야의 의견 차이로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쉽지 않다고 한다. 지난 21일 환경노동위원회 공청회와 고용노동소위에서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결론을 못 내 환노위는 오늘 다시 소위를 열어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 전반을 손봐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일단 12월 국회에서는 여야의 즉각 합의가 가능한 부분만을 개정안에 담아 처리하고, 법 전반에 대한 손질은 내년 2월에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개정안은 위험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것을 막기 위해 원청 사업주가 안전 조처를 해야 할 곳을 ‘일부 위험 장소’에서 ‘사업장 전체’로 넓히고, ‘위험 기계’를 쓰면 안전보건 조처를 해야 하는 의무를 원청에 지웠다. 그러나 경영계의 반대로 사업주에 대한 처벌 하한형(1년 이상)이 빠졌고, 위험 작업 예외 조항도 신설되는 등 이미 누더기가 됐다. 그런데도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소위에서 손질된 개정안에 대해 “굉장한 과잉 입법”이라며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여전히 도급 제한, 사업주 책임 강화, 작업 중지권 확대 등 노사 간 견해차가 심한 세부 쟁점들에 대해서는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비롯, 7개의 패키지 법안인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은 2016년 5월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하청업체 비정규직 직원 사망 사고 이후 발의됐지만 2년 동안 국회에서 방치됐다. 이 법안에 대해 재계가 ‘기업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리는 과도한 규제 법안’이라고 반발해 정부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 하한선을 삭제하고 위험 작업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쪽으로 완화한 법안을 지난 10월 국회에 제출한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임에도 산재 사망률이 높다. 2014년부터 5년간 산재로 숨진 노동자는 모두 1426명으로 거의 하루에 한 명꼴이다. 올해도 7월까지 17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중 40%가량이 하청 노동자로 알려졌다. 원청에 책임을 묻고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지 않는다면 ‘위험의 외주화’가 낳는 비극은 개선되기 쉽지 않다. 여야는 변화된 산업환경을 반영해 28년 만에 낸 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여야가 올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김용균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김씨의 사망을 진정으로 애도하는 것이다.
  • 모모랜드 제인 22일 조부상, 소속사 측 “스케줄 변동 가능성”

    모모랜드 제인 22일 조부상, 소속사 측 “스케줄 변동 가능성”

    모모랜드 제인이 22일 조부상을 당했다. 23일 모모랜드 소속사 MLD엔터테인먼트 측은 “모모랜드 멤버 제인의 친조부께서 지난 22일 소천하셨습니다. 현재 제인은 가족 및 친지분들과 함께하며 깊은 슬픔을 나누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예정되었던 모모랜드 스케줄에 제인의 참여 여부는 변경이 생길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소속사 공식입장. 안녕하세요. MLD엔터테인먼트입니다. 모모랜드의 멤버 제인의 친조부께서 지난 22일 소천하셨습니다. 현재 제인은 가족 및 친지분들과 함께하며 깊은 슬픔을 나누고 있습니다. 장례는 가족, 친지분들과 조용하게 치르려고 합니다. 가족들이 고인을 애도할 수 있도록 배려 부탁드립니다. 이에 향후 예정되었던 모모랜드의 스케줄에 제인의 참여 여부는 변경이 생길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진=뉴스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신병 면회 후 비극…사망한 여자친구 품엔 ‘아직 뜯지 못한 편지’

    신병 면회 후 비극…사망한 여자친구 품엔 ‘아직 뜯지 못한 편지’

    강원 화천에서 육군 신병수료식을 한 김모 이병을 면회하고 귀가하던 일가족 등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친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 중에는 김 이병의 여자친구도 있었다. 고인의 품에는 아직 뜯어보지도 못한 김 이병의 편지 10여통이 발견됐다. 군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가족과 여자친구를 잃은 김 이병에게 10박 11일의 위로휴가를 제공했다. 사고는 지난 20일 오후 6시 4분쯤 강원 화천군 육군 모 부대 인근 460번 지방도에서 발생했다. 당시 김 이병 아버지 김모(53)씨가 몰던 승용차가 도로 옆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김 이병의 어머니와 누나, 여동생, 그리고 김 이병의 여자친구 등 4명이 숨지고 김씨가 크게 다쳤다. 고인들과 김씨는 5주 간 신병교육을 마친 김 이병을 만난 뒤 김 이병을 다시 부대에 내려주고 귀가 중에 얼마 못 가 사고를 당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당시 술을 마시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숨진 김 이병의 여자친구 소지품 중에 김 이병이 부대 안에서 쓴 편지 10여통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 이병이 속한 부대의 상급부대인 육군 2군단은 고인들의 시신이 안치된 각 병원에 가족지원팀을 보내 적극적으로 돕도록 조치했다. 김 이병에게는 10박 11일의 위로휴가를 제공했다. 김 이병이 휴가에서 돌아온 뒤에도 추가로 지원이 필요할 경우 지원 조치할 계획이라고 군은 밝혔다. 경찰은 현재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일주일 전까지 우리 옆에 있었는데… 마지막 길 배웅한 친구들

    일주일 전까지 우리 옆에 있었는데… 마지막 길 배웅한 친구들

    대성중에 마련… 관계자 조문만 받아 이름 새겨진 패 앞에 헌화하며 눈물 “입시 준비 교사들 누 끼칠까” 유족 걱정고3 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 사고’ 발생 사흘째인 20일 서울 대성고 학생들이 분향소를 찾아 친구이자 선배였던 희생 학생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날 오후 2시 은평구 대성중·고교 교정에는 고 1~3학년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이 학교는 19일부터 21일까지 휴업하고 있다. 중학교 체육관에 사고로 숨진 학생 3명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자 조문을 위해 학교를 찾은 것이다. 학생들은 검은 정장 대신 교복 위에 검정 패딩 등을 입고 예를 갖췄다. 학교 측이나 유가족이 조용한 장례를 바란 만큼 일반인 조문은 받지 않고 숨진 학생들의 친구와 대성중·고 재학생, 학부모, 교사의 조문만 받았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조문객들은 학생들의 이름이 새겨진 패 앞에 헌화하며 애도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교실과 운동장에서 함께 공부하고 뛰놀던 친구 3명이 갑작스레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했다. 학생과 부모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분향소를 22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다.사고 피해 학생의 빈소가 차려진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이 찾아 조문했다. 유족들은 유 부총리에게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잘 따랐으며 교사들에게 이번 일의 책임을 묻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님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 자식을 잃고 간장이 끊어지는 고통을 참으시고 문상을 받아주셔서 고맙다”면서 “한 아버님이 ‘젊은 아이들에게 더는 이런 일 없게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로 의식을 잃어 고압산소치료를 받은 학생 7명은 하나둘 건강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5명 가운데 회복이 가장 빨랐던 1명은 21일이면 퇴원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치료센터에도 스스로 걸어서 들어갔다. 나머지 4명 가운데 2명도 상태가 호전돼 이날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다만, 아직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환자실에서 계속 치료 중인 2명도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 강희동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움직임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2명 중 1명이 어제는 통증 반응만 있었으나 오늘은 명령 반응이 있었다. 부르면 눈을 뜰 수 있을 정도”라면서 “희망을 가지고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금씩 회복 중인 학생들은 친구 3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사실은 아직 모르고 있다고 한다. 부모들은 “친구들은 괜찮으냐”라는 아들의 질문에 “전부 괜찮다. 어서 치료받고 돌아가자”며 치료 기간 동안에는 비보를 접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안심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합동사고대책본부와 의료진도 친구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충격과 이로 인한 병세 악화를 우려해 회복 중인 학생들에게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2명은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미약하게나마 차츰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들의 부모들은 이날 조 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 “체험학습을 탓하는 시각이 있는데 체험학습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며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교사들에게 누가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원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일주일 전까지 우리 옆에 있었는데…마지막 길 배웅한 친구들

    일주일 전까지 우리 옆에 있었는데…마지막 길 배웅한 친구들

    강릉 펜션사고 학생 합동 분향소 설치대성중에 마련...관계자 조문만 받아이름 새겨진 패 앞에 헌화하며 눈물“교사들에게 책임 묻지 않길” 유족 당부의식 잃었던 7명 학생들 상태 점점 호전고3 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 사고’ 발생 사흘째인 20일 서울 대성고 학생들이 분향소를 찾아 친구이자 선배였던 희생 학생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의식을 잃었던 학생들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1명은 퇴원해도 될 만큼 호전됐다. 이날 오후 2시 은평구 대성중·고교 교정에는 고 1~3학년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이 학교는 19일부터 21일까지 휴업하고 있다. 중학교 체육관에 사고로 숨진 학생 3명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자 조문을 위해 학교를 찾은 것이다. 학생들은 검은 정장 대신 교복 위에 검정 패딩 등을 입고 예를 갖췄다. 학교 측이나 유가족이 조용한 장례를 바란 만큼 일반인 조문은 받지 않고 숨진 학생들의 친구와 대성중·고 재학생, 학부모, 교사의 조문만 받았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조문객들은 학생들의 이름이 새겨진 패 앞에 헌화하며 애도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교실과 운동장에서 함께 공부하고 뛰놀던 친구 3명이 갑작스레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했다. 학생과 부모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분향소를 22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사고 피해 학생 빈소가 차려진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이 찾아 조문했다. 유족들은 유 부총리에게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잘 따랐으며 교사들에게 이번 일의 책임을 묻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님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 자식을 잃고 간장이 끊어지는 고통을 참으시고 문상을 받아주셔서 고맙다”면서 “한 아버님이 ‘젊은 아이들에게 더는 이런 일 없게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조 교육감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것 자체가 송구스럽다”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유족들에게 말씀드렸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사고로 의식을 잃어 고압산소치료를 받은 학생 7명은 하나 둘씩 건강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5명 가운데 회복이 가장 빨랐던 1명은 21일이면 퇴원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치료센터에도 스스로 걸어서 들어갔다. 나머지 4명 가운데 2명도 상태가 호전돼 이날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다만, 아직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환자실에서 계속 치료 중인 2명도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 강희동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움직임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어제는 통증 반응만 있었으나 오늘은 명령 반응이 있었다. 부르면 눈을 뜰 수 있을 정도”라면서 “희망을 가지고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2명은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미약하게나마 차츰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치료 중인 학생들은 친구 3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사실은 아직 모르고 있다고 한다. 부모들은 “친구들은 괜찮으냐”라는 아들의 질문에 “전부 괜찮다. 어서 치료받고 돌아가자”며 치료 기간 동안에는 비보를 접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안심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합동사고대책본부와 의료진도 친구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충격과 이로 인한 병세 악화를 우려해 회복 중인 학생들에게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대책본부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심리상담사를 배치해 부상 학생과 가족들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강릉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원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임시국회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통과시켜라

    스물네 살 꽃다운 나이에 지난 11일 홀로 새벽 순찰을 돌다가 석탄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직원 김용균씨 사건을 대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안이한 자세를 보면 답답함을 넘어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나와 발표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관련 관계부처합동대책’에는 유족이 포함된 10명의 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약속 외에는 ‘죽음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핵심 처방은 보이지 않았다. 발생한 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사고의 원인인 원청과 하도급업체 간 계약 문제 개선이나 ‘유해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직접 고용 문제 등 핵심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며 비켜 갔다. 2인 1조로 근로하라는 문서를 보냈다지만, 규정 위반에 대한 법적 처벌사안도 없다. 노동계에서는 “이걸 발표하려고 두 부처의 장관이 나와서 법석을 떨었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치권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김씨 사망사고 이후 앞다퉈 “안타깝다”는 내용의 성명이나 입장문을 내고 조문도 했지만, 정작 죽음의 외주화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국회에 제출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처리는 다른 쟁점 사안에 묻혀 뒷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채용비리 국정조사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구제 개편, 유치원3법 등의 안건에는 정당별 유·불리에 따라 치열히 밀당을 하면서도 산업안전보건법은 여야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니 “임시국회 통과는 물 건너간 것”이라는 노동계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1981년 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부 바뀌는 건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위험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것을 막기 위해 원청 사업주가 안전조처를 해야 할 곳을 ‘일부 위험 장소’에서 ‘사업장 전체’로 넓히고, ‘위험 기계’를 쓰면 안전보건 조처를 해야 하는 의무를 원청에 지웠다. 그러나 경영계의 반대로 사업주에 대한 처벌 하한형(1년 이상)이 빠졌고, 위험작업 예외 조항도 신설되는 등 누더기가 됐다. 더 큰 문제는 이 산업안전보건법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것이다. 1년에 1000여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 국회는 말로만 김씨의 사망을 애도할 게 아니라 반드시 이번 임시국회 내에 산업안전보건법을 통과시켜 언행일치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정부도 법 이전에 위험직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내실 있는 대책을 수립, 실천해야 할 것이다.
  • ‘강릉 펜션사고’ 도넘은 취재에 멍드는 대성고 학생들

    ‘강릉 펜션사고’ 도넘은 취재에 멍드는 대성고 학생들

    “친구가 죽었는데 기분 어떤가” 질문하기도“대성고 학생 아니면 학생증 보여달라” 요구“피해 학생반 주소록 달라” 상식 밖 요청까지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이 18일 강원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3명이 숨지고 7명이 치료를 받는 참변이 일어났다. 그런데 일부 취재진이 피해 학생들이 다닌 대성고 주변에서 과도한 취재 경쟁을 벌여 비판을 받고 있다. 몇 명의 기자는 대성고 학생과 교사들의 휴대전화 번호와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알아낸 뒤 메시지를 보내 피해 학생들의 주소록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충격에 빠진 학생들의 상처를 헤집는 취재를 중단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18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서울대성고등학교 대신전해드립니다’에는 기자들의 취재 요구에 일절 응하지 말라는 게시물이 여러 건 게재됐다.이 커뮤니티 계정을 관리하는 대성고 학생은 학교 앞에 갔다가 질문을 던지는 기자를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아는 것도 없고 학교 일은 말하지 않겠다고 하니 해당 기자는 “이제 성인이 아니냐”며 심지어 “친구가 죽었는데 감정이 어떠냐. 안타까움 같은 거 말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적었다. 이 학생은 “사람이 죽었다. 누구에게는 친구, 후배, 선배이자 사랑스러운 제자들”이라며 “질문을 듣는 사람의 기분은 고려하지 않고 그저 기사를 위해 질문하는 것이 기자의 직업정신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제보에 따르면 일부 취재진은 서울 은평구 연신내의 PC방과 학원, 상가 등을 돌아다니며 대성고 또는 주변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상대로 이번 사고의 피해자들과 관련한 취재를 벌이고 있다. 일부 방송기자는 “대성고 학생이 아니면 학생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어떤 기자는 학원에 찾아가 원생과 교사들에게 피해자 사진을 보여주며 해당 학생을 아는지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자들은 대성고 학생으로 추정되는 SNS 계정에 다이렉트 메시지 또는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 피해자와의 관계를 묻거나 피해학생들이 있는 반 학생들의 주소록 명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기자들이 자꾸 침묵만이 애도의 방식이 아니라고 말한다”며 이런 말에 흔들리지 말고 취재를 피하라고 적었다. 불의의 사고로 친구를 잃거나 심한 충격에 빠진 학생들을 취재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언론 윤리에 어긋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취재를 그만해달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자는 “대성고 학생과 주위 학교 학생들이 아파하고 힘들어 한다”며 “억지로 인터뷰를 요구하고 전화번호, 개인정보 파헤치는 행위를 막아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전날 강릉으로 여행을 떠난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은 이날 오후 1시쯤 강릉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모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 가운데 3명은 숨져 있었고 나머지 7명은 강원 지역 병원으로 옮겨져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직후 펜션 내부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150~159ppm으로 정상 수치의 약 8배였다. 펜션의 보일러 배관이 비정상적으로 어긋나 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일산화탄소가 어긋난 배관을 통해 실내로 누출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 관계자는 사고 현장과 피해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둘러본 뒤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사고수습본부를 강릉시청에 설치하기로 했다. 또 1인당 300만원 이내 의료지원, 1인당 500만원 이내 장례지원, 임시·합동분향소 운영 등을 검토 중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무능·교활한 사대부의 폭력, 여인들을 권력 유지의 제물로 삼다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무능·교활한 사대부의 폭력, 여인들을 권력 유지의 제물로 삼다

    6월에 6·25전쟁을 떠올린다면 12월엔 병자호란을 기억하자. 자진한 여인들의 머릿수건이 염하(강화도와 김포반도 사이를 흐르는 한강 하구)를 하얗게 덮었다는 그 겨울, 전쟁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저희의 아내요 어머니요 딸인 이 땅의 여인들을 주검으로 내몬 저 사대부 권력자들의 무능과 무책임, 교활과 폭력을 돌아보자.강화도는 무능한 권력자들에게 천혜의 도피처였다. 13세기 고려말 몽골군이 침략했을 때 무신정권은 강화도에서 38년간 간 피란살이를 했다. 1627년 정묘호란 때 인조는 강화도에 콕 박혀 40일 가까이 버텼다. 1636년 병자호란 때는 판단 잘못으로 남한산성으로 도주했지만, 도착한 다음날 새벽 강화도로 탈출을 시도했다. 12월 14, 15일의 일이었다. 인조보다 한나절 빨리 나선 탓에 강화도로 갈 수 있었던 세자빈과 왕실 가족 행렬 뒤로는 수많은 권세가의 가족들이 줄을 이었다. 영의정 김류는 아들(경징)을 안찰사로 삼아 왕실을 호종하면서 처첩, 며느리, 손녀 등을 딸려 보냈다. 강화 유수 장신은 우의정 장유의 동생이었다. 척화 및 주전론을 이끈 김상헌의 형 김상용도 가족과 함께 강화도로 들어갔다. 그러나 무능 앞에선 천혜의 요새도 무용지물이었다. 1월 22일 새벽 청군은 특별한 저항 없이 갑곶 등에 상륙했고 불과 반나절 만에 강화성을 함락했다. 김경징과 장신은 사직과 왕실을 내팽개치고 나룻배로 도망쳤다. 함락된 강화도 여인들의 운명은 참혹했다. 적의 칼에 찔려 죽으면 다행이었다. 지아비나 아들로부터 자결을 강요당하기도 했다.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엔 참상의 일부가 나온다. 윤선거 아내는 스스로 목을 맸다. 이돈오의 아내 김씨는 시어머니 동서와 함께 목을 찔렀다. 이호선의 아내는 토굴에 숨어 있다가 불을 질러도 나오지 않고 그대로 불에 타 죽었다. 유인립의 아내는 끝까지 버티다 꼿꼿하게 선 채로 죽었다…. 김경징이 도망간 뒤 남겨진 여인들은 남자들의 강요로 자살했다고 한다. 정선흥은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아내를 꾸짖어 “빨리 죽는 게 낫다”고 자결토록 했다. ‘연려실기술’은 이렇게 부연했다. “염하엔 빠져 죽은 여인들의 머릿수건이 마치 연못물에 떠 있는 낙엽이 바람을 따라 떠다니는 것 같았다고 사람들은 애도했다.” 그러나 이것은 여인 잔혹사의 시작일 뿐이었다. 병자호란 때 청의 수도 심양으로 끌려간 피로인은 추정치로 대략 50만~60만명. 당시 조선 인구가 1000만여명이었으니, ‘온 나라 백성 중 태반이 연루돼 있’었다. 여인은 20만여명.청은 인질로 끌고 왔지만 너무 많아 부담스러웠다. 청 태종은 이듬해 속환을 지시했다. 사대부 권력자들이 사람을 놓아 흥정했다. 좌의정 이성구는 아들의 속환가로 1500냥을 내놓았고, 영의정 김류는 첩과 딸 속환가로 1000냥을 내놓았다. 조선인 몸값은 수십, 수백 배 뛰었다. 정묘호란 당시 속환가는 남자 닷 냥, 여자 석 냥 정도였다. 아무리 지체가 높은 양반이라도 열 냥을 넘지 않았다. 서민들은 피눈물을 흘렸다. 인질로 끌려간 소현세자는 ‘심양일기’에 이런 이야기를 실었다. ‘한 어머니가 딸을 속환하려고 200냥까지는 어찌어찌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자 청나라 사람은 300냥을 불렀고, 다시 250냥으로 낮췄지만 그다음부터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집안 사정을 아는 딸은 자신의 몸값으로 말미암아 부모님이 겪을 어려움을 생각하고는 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했다.’ 보다 못해 최명길이 심양으로 가 청 태종과 담판을 했다. 돌아올 때는 3만여명의 조선인이 그와 함께 귀향했다. 그즈음 조정에서는 해괴한 논의가 벌어졌다. 다음은 조선왕조실록 인조편 1938년 3월 11일자. 봉림대군의 장인 장유와 전 승지 한이겸이 상소문을 동시에 올렸다. 장유는 “며느리가 속환되어 왔는데 조상의 제사를 차마 받들 수 없으니 외아들이 이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고 한이겸은 “딸이 어렵사리 속환되어 왔는데 사위가 딸을 버리겠다고 하니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조정의 논의는 “이미 정절을 잃어 대의가 끊겼으니 억지로 결합하게 할 수 없다”는 쪽으로 흘러갔다. 최명길이 나섰다. “나라가 힘이 있었던들 어찌 이 같은 일이 있었으리까. 만약 이혼해도 된다는 명이 있게 되면 허다한 부녀자들은 영원히 이역의 귀신이 될 것입니다.”임진왜란 때도 있었던 논란이었다. 선조는 이항복 등 중신의 뜻에 따라 전쟁 중 인질로 붙들려 일본에 끌려갔다가 돌아온 부인들을 내쫓지 못하게 했다. 인조는 최명길의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물러설 사대부가 아니었다. 실록 5월 1일자. 부제학 이경여, 교리 심동구·성이성, 수찬 최유해가 상소문을 올렸다. “어찌 강제로 다시 결합하게 하여 사대부의 가풍을 더럽힐 수 있겠습니까.…비록 일제히 이혼하게 하는 것은 불가하더라도 재취하거나 그대로 데리고 살거나 하는 것은 마음대로 하게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말이 자유의사지 실은 한 가정의 며느리요 아내요 어미를 멋대로 내치는 것을 합법화하라는 것이었다. 패륜이 ‘사대부의 가풍’이었다. 인조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경연 자리에서 특진관 조문수가 다시 꺼냈다. “돌아온 여자들은 남편의 집안과 대의가 이미 끊어진 것이니 어찌 다시 억지로 합해 사대부의 가풍을 더럽힐 수 있겠습니까.” 조선을 동방패륜지국으로 만들면서도, 입술엔 동방예의지국을 올렸다. 6월 13일 사헌부와 예조가 문제를 제기했다. “정절을 잃은 부인에게 어찌 부모를 섬기고 제사를 받들며 대를 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성구가 이들을 거들었고, 최명길이 반론을 펴자 우의정 신경진이 반박했다. 인조는 잘라 말했다. “선조 때의 사례에 따르도록 하라.” 이른바 ‘대의’와 ‘절의’는 주전파 사대부가 전쟁으로 나라를 거덜 내고도 권력을 쥘 수 있는 유일한 핑계. 1640년 9월 22일 회심의 카드를 내밀었다. 장유의 부인이 낸 상소문이었다. “(내 며느리가) 타고난 성질이 못되어 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않고, 또 편치 않은 사정이 있으니, 이혼시켜 주기를 청합니다.” 인조는 흔들렸다. 자신의 안사돈(봉림대군의 장모)이 칠거지악까지 들고 나온 데다 주변엔 최명길 같은 신하도 없었다. “특별히 그의 소청만 윤허하니 이 일을 관례로 삼지 말라.” 장유의 아들에게만 허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왕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사대부들은 돌아온 부인과 며느리를 버리기 시작했다. 병자호란 이후 10년간 돌아온 여인은 2만 5000여명에서 5만여명(추정치). 사대부들의 생떼가 빗발치자 인조는 인질이 돌아오는 길목에 있는 홍제천을 회절강으로 삼았다. 환향녀가 그곳에서 몸을 씻으면 정절을 되찾은 것으로 간주해 내치는 일이 없도록 했다. 회절강은 전국으로 확대됐다. 1649년 ‘북벌’의 기치와 함께 주전파를 중용한 효종이 즉위했다. 효종은 즉시 환향녀 소박을 자유화했다. 평민 가정에서도 며느리를 내치기 시작했다. 환향녀에 대한 손가락질은 집안에서 시작돼 동네로 번졌다. 환향녀의 이에 빨간 칠, 까만 칠을 해서 사람들과 마주할 수 없도록 한 마을도 있었다. 집안의 환향녀는 들보에 목을 매거나, 칼로 손목을 그었다. 내쳐진 여인들은 회절강에 몸을 던졌다. 홍제천 모래내엔 여인들의 주검이 하얗게 널려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간 여인이 1만여명에 이르렀다나? 죽지 못한 이들은 서대문 밖에서 술과 몸을 팔았다. 청국 사람들과 심양으로 돌아가는 여인들도 있었다. ‘환향녀’의 참극은 사대부 주전론자들의 행운이었다. 전쟁 책임론을 덮고, 대의명분 논쟁의 주도권과 함께 권력도 쥘 수 있었다. 그 손끝에서 나온 실록의 ‘역사’는 예컨대 이러했다. “아, 백년 동안 내려온 나라의 풍속을 무너뜨리고, 삼한을 들어 오랑캐로 만든 자가 최명길이다. 통분을 금할 수 있겠는가.” “(장유는) 조정에서는 명신이었고, 임금의 장인이었으며, 공훈은 마원과 등애를 능가하고 문장은 한유와 구양수를 앞질렀다.” 흑백을 바꿨다. 대명천지에. 논설고문 kbc@seoul.co.kr
  • 용균씨 비극 없게… 6개월 미만자 단독작업 금지

    정부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사고를 계기로 모든 석탄발전소에서 ‘2인 1조’ 근무를 의무화한다. 또 경력 6개월 미만자의 현장 단독 작업은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위험의 외주화’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급하게 내놓다 보니 법을 개정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는 건들지도 못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관련 관계부처 합동대책’을 공동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화력발전소 설비 점검엔 2인 1조로 근무가 이뤄진다. 법에 규정된 것은 아니어서 발전소의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력 6개월 미만의 직원은 현장 단독 작업이 금지된다. 앞으로는 낙탄 제거 장치를 포함해 위험한 설비와 인접한 작업은 반드시 설비가 정지한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다. 정부는 또 ‘석탄화력발전소 특별산업안전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과 원·하청 실태 조사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도급 금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 고용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김용균씨의 태안화력발전소 근무가 불법 파견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청인 발전사가 하청 노동자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거나 감독하면 불법 파견이 된다. 고용부는 사고 조사 과정에서 불법 파견 여부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으로 발전소에서 발생한 모든 사고를 하청업체가 아닌 원청업체인 발전사가 평가받도록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원청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법 개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노동부가 지난달 초 국회에 제출한 산업안전법 전부 개정안은 하청 노동자가 당한 산업재해에 대해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원청 사업주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범위도 ‘일부 위험한 장소’에서 ‘사업장 전체’로 확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하청업체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일으킨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는 공기업 운영이 효율보다 공공성과 안전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는 경각심을 다시 줬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특히 위험·안전 분야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태안뿐 아니라 비슷한 위험의 작업이 이뤄지는 발전소 전체를 오늘부터 점검하는데 발판 하나, 벨트 하나까지 살펴 실태를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입사한 지 석 달도 안 된 스물네 살 청년이 참담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며 “희망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영면한 김용균씨의 명복을 빌며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아픔으로 망연자실하고 계실 부모님께 가장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위로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정부 “김용균씨 사망 원인 철저히 조사…서부발전에 특별감독 실시”

    정부 “김용균씨 사망 원인 철저히 조사…서부발전에 특별감독 실시”

    지난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김용균씨의 사망사고 이후 정부가 긴급 안전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특별감독을 실시해 태안화력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서부발전의 법 위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다른 화력발전소에서도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관련 관계부처 합동대책’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안타깝게도 산업재해로 사망한 고 김용균님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뒤 고용노동부가 마련한 대책을 설명했다. 이 장관은 “특별산업안전보건감독을 실시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 그리고 사고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서 사고 원인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규명하겠다”면서 “(사고가 발생한 태안화력발전소) 사업장 전반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해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책임자 처벌은 물론 법 위반 사항들을 모두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김용균씨가 사망한 태안화력발전소와 작업 방식 및 설계가 유사한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12곳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 하청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안전조치 의무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원청의 안전수칙 준부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성 장관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에 “운전 중인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벨트 등 위험설비 점검 시 ‘2인 1조’ 근무를 시행하고, 낙탄 제거 등 위험 작업은 해당 설비가 정지한 상태에서 시행하도록 조치하겠다”면서 “컨베이어벨트와 같은 위험시설의 비상정지 스위치 작동 상태도 일제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전소 현장 인력 부족으로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발전소별로) 인력 운용 규모가 적절한지 전면 검토하겠다. 또 원청과 협력사, 노동자, 시민단체,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안전경영위원회를 발전소별로 구성해 현장 개선 과제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망한 김용균씨는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원청)의 협력사(하청)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의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그는 입사한지 얼마 안 된 비숙련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낙탄을 제거하는 위험한 일을 맡게 됐다. 하지만 그에겐 후레시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고, 사고 위험성이 높은 업무였던 만큼 ‘2인 1조’ 작업이 이뤄져야 했지만 원청의 방관 아래 혼자서 벨트를 점검하고 낙탄을 제거했다. 결국 김용균씨는 컨베이어벨트에서 이상 소음이 발생하자 귀를 가까이 대고 소리를 점검하던 중 고속 회전하는 롤러와 벨트에 머리가 빨려 들어가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한 컨베이어벨트에는 사고 발생 시 벨트를 긴급 정지시키기 위한 안전제어장치인 ‘풀코드 스위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스위치와 연결된 와이어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고 있는데 혼자서 점검하고 (컨베이어벨트가 있는 개구부) 내부로 들어가 낙탄을 제거하게 했다면 그것은 (원청의) 안전조치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면서 추가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정부는 지난달 1일 도급 사업에서 원청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면서 “국회에서도 제출된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촉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탄가루 수첩·컵라면… “구의역 김군과 똑같다” 울분

    [스러지는 비정규직] 탄가루 수첩·컵라면… “구의역 김군과 똑같다” 울분

    “매번 죽어도 쉽게 망각하는 사회” 분통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생전 모습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확산하고 있다. 시민들은 노동자를 사지로 몰아넣는 변하지 않는 현실에 울분을 쏟아내고 있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원회’는 16일 “각지에서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분향소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빗발쳐 서울 등 주요 도시에 김씨의 조형물과 추모 공간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추모 공간은 오는 21일쯤 광화문광장 인근에 설치될 것으로 전해졌다.시민들은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구의역 김군 사고와 너무나 똑같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신모(29)씨는 “매번 누가 죽어야만 문제를 느끼고, 또다시 쉽게 망각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면서 “안전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모(44)씨도 “24살 청년이 컵라면 먹으면서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릴 동안 윗사람들은 혈세로 비싼 밥 먹고, 외유성 출장 가는 상황이 말이 돼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용균씨 시신 1m 옆에 두고… 3시간 만에 다시 돌린 ‘죽음의 벨트’

    [스러지는 비정규직] 용균씨 시신 1m 옆에 두고… 3시간 만에 다시 돌린 ‘죽음의 벨트’

    3시 23분 사망 확인 직후 정비원 출근 5시 37분 고용부 작업 중지 명령 불구 6시 32분부터 사고 바로 옆 벨트 가동 노조 “그 새벽에 정비 확인 말이 되나” 서부발전 “사죄… 진상규명 조사 협조”한국서부발전이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후에도 예비 벨트 긴급 점검에만 매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사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떻게든 ‘죽음의 벨트’를 다시 돌릴 생각만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1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서부발전은 지난 11일 새벽 김씨의 사망을 확인한 후 원청 감독관과 하청업체인 한국산업개발 소속 정비원을 급하게 출근시켜 오전 5시쯤부터 1시간 동안 정비 중이던 컨베이어벨트(CV-09F)를 돌리기 위한 긴급 점검을 했다. 긴급 점검을 받은 ‘CV-09F’ 벨트는 김씨가 사망한 컨베이어 벨트(CV-09E)에서 1m 정도 떨어져 있다. 김씨가 속했던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출근 시간도 아닌데 원청 감독관까지 나와서 컨베이어벨트를 돌려도 되는지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점검 중이던 컨베이어벨트를 다시 돌리려면 안전관리 수칙을 따라야 한다. 벨트를 멈추거나 시동하는 작업은 위험하기 때문에 감독과 정비원, 제어실, 운전원은 한 단계의 작업이 끝난 이후에야 다음 단계 작업을 할 수 있다. 원청 감독관과 하청 정비원이 벨트 정비가 제대로 끝났는지 확인하고, 이를 제어실 직원에게 알려야 한다. 제어실은 정비 완료를 확인한 이후 운전원에게 벨트 가동을 명령하는 체계다. 실제로 서부발전은 1시간에 걸친 긴급 점검을 마친 뒤 오전 6시 32분부터 7시 50분까지 78분 동안 ‘CV-09F’ 벨트를 돌렸다. 이는 서부발전이 새벽 5시 37분에 내려진 고용노동부의 작업 중지 명령 이전에는 예비 벨트를 돌릴 생각만 했으며, 명령 이후에는 이를 무시하고 계속 벨트를 돌렸다는 것을 증명한다.이에 대해 서부발전 관계자는 “고장 났던 벨트가 정비가 끝난 시점이라 시운전으로 정비가 잘됐는지 확인차 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발전기술 노조 관계자는 “그 새벽에 사람이 죽은 상황에서 갑자기 정비가 잘됐는지 확인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느냐”고 반박했다. 서부발전이 언론 동향을 살피며 벨트를 돌릴 작업을 해놓는 사이 고용부 보령지청은 이들이 중지 명령을 준수했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보령지청은 사고 이후 “작업 중지 명령 이후에는 컨베이어벨트를 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은 이날 공식 사과문을 내고 “김용균님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고용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고와 관련한 합동 대책을 발표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최영애 인권위원장 “‘위험의 외주화’ 막을 법·제도 개선 시급”

    최영애 인권위원장 “‘위험의 외주화’ 막을 법·제도 개선 시급”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 운전원으로 일한 하청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사망으로 재점화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대해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정부와 국회는 위험 업무 외주화에 따른 실태를 파악하고, 법·제도적 장치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16일 성명을 통해 “이달 11일 새벽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희생된 하청업체 소속 24세 청년 노동자 김용균씨의 명복을 빌며 그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원청 사업주는 하청 노동자의 안전보건 문제를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는 법·제도적 보완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는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사고와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책임져야 할 사용자의 의무까지도 하청업체로 외주시키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청, 파견, 특수고용 등의 노동자들은 불안정 고용에 더해 안전과 생명 위협이라는 벼랑 끝에서 위험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요 사고와 노동재해의 공통적 특징은 ‘사내하청’과 ‘청년’”이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2016년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군, 같은 해 경주 지진 직후 선로 정비 중 사망한 하청 노동자 2명, 올해 대전물류센터에서 감전사고로 사망한 20대 대학생 같은 사고를 ‘위험의 외주화’ 현상 속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최 위원장은 “이번 사고도 원청인 태안화력발전소 내에서 발생했으며, 컨베이어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 따라 유해·위험 기계로 분류되는데도 입사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 하청노동자 홀로 새벽에 점검업무를 수행하다 참변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과 안전은 인권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가치”라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조건은 유엔 인권조약과 국제적 노동기준 등이 보장하는 모든 노동자가 누려야 할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권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지난 13일에 이어 두 번째로 김용균씨의 넋을 기리는 촛불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에서는 김용균씨의 유품과 함께 그가 생전에 부모님과 같이 찍은 사진, 또 김용균씨가 지난해 9월 한국발전기술의 컨베이어 운전원으로 입사하기 직전 정장 차림으로 멋쩍은 듯 웃는 생전 영상 등이 공개됐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정미, 열흘 단식 끝내고 고 김용균씨 빈소 찾아 조문

    이정미, 열흘 단식 끝내고 고 김용균씨 빈소 찾아 조문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진행 중이던 단식 농성을 중단했다. 여야 5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선거제 개혁 법안을 내년 1월 처리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단식을 끝내기로 한 것이다. 이 대표는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빈소로 곧장 향했다. 그는 상주를 대신하고 있는 직장동료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도 성명 내신 정당들이여, 슬픔에 겨워 조사를 써 내려간 국회의원들이여, 저 국회 뒷구석에 잠자고 있는 ‘죽음의 외주화’를 막을 법안들을 이젠 꼭 함께 처리합시다. 그렇게라도 이 꽃다운 청춘의 죽음에 죗값을 합시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석탄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음 저를 찾아왔을 때가 2년 전이다. 정규직 되어서 안전을 보장받으며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고 했다”라면서 “너무도 상식적인 요구이니 함께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손 꼭 잡았는데, 공공기관별 정규직화 과정이 꼬일 대로 꼬이고 희망 고문 속에 하루하루 힘겹게 싸우는 그들에게 더 큰 힘이 돼주질 못해 속만 상했더랬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번 정기 국감장에서 정규직이고 뭐고 더는 죽지만 않게 해달라던 그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저는 이곳 빈소에서 맑고 푸르게 웃고 있는 이 청년의 얼굴을 영정으로 마주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구의역 김 군처럼 컵라면 싸 들고 제때 끼니조차 해결하지 못했던 그, 최저임금보단 조금 나은 임금을 준다는 이 회사에서 작은 꿈을 키우려 했던 억장 무너지는 사연에 목이 멜 뿐”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돈보다 생명, 죽음의 외주화 멈춰라”… 다시 촛불

    “돈보다 생명, 죽음의 외주화 멈춰라”… 다시 촛불

    “죽음의 외주화를 즉각 멈춰라.” 24세 꽃다운 나이의 한 ‘비정규직’ 청년이 지난 11일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애도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광장에는 다시 촛불이 켜졌다. 13일 전국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밤 서울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농성장 앞과 태안군 태안터미널 앞에서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동시에 열었다. 집회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종 노조와 진보 성향의 정당 관계자들, 그리고 일반 시민 등 약 500여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각 광장에는 분향소도 마련됐다.행사를 진행한 김수억 금속노조 비정규직지회장은 “돈보다 생명이다. 더이상 죽을 수 없다. 비정규직 없애자”고 외쳤다. 이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한 대신, 김씨를 추모하는 시를 전달했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죽음을 무릅쓰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리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면서 “장례 절차보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우선이라는 유족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자유 발언에 나선 김씨의 직장 동료는 “꿈을 향해 열심히 일한 그가 살해를 당한 것”이라며 “이 원통함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울먹였다. 한 조합원은 “김씨의 업무는 정규직이 하던 일이었다”면서 “외주화로 ‘2인 1조’라는 근무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안터미널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도 조합원들은 “죽음의 외주화를 당장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김씨는 11일 새벽 3시 20분쯤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 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황후의 품격’ 장나라, 순수→흑화 “카리스마 황후로 180도 변신”

    ‘황후의 품격’ 장나라, 순수→흑화 “카리스마 황후로 180도 변신”

    장나라가 ‘황후의 품격’에서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반격’을 시작하며, 황후의 카리스마를 대 폭발시켰다. 장나라는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 제작 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에서 황후 오써니 역을 맡아, 해맑고 순수한 모습에서 황제에 대한 배신감에 몸부림치는 ‘비련의 여인’으로 변신하며 극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한 ‘황후의 품격’ 13, 14회 분에서 오써니(장나라)는 대교 위에서 황제 이혁(신성록)과 민유라(이엘리야)의 불륜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한 후 분노에 사로잡힌 상황. 직후 오써니는 다리에서 투신하려던 여자를 온 몸으로 구해내 또 한 번 세간의 화제가 됐고, 당시 오써니와 황제의 행적을 되짚어보던 태후(신은경)와 태황태후(박원숙)는 “그럼 혹시 황후가…!”라며 오써니가 이혁과 민유라를 봤다고 확신했다. 이후 기자회견을 성공적으로 마친 오써니는 이혁과 민유라에게 함께 아침식사를 하자고 제안했고, 식사 도중 ‘불륜’을 주제로 민유라와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남의 걸 부러워하고 욕심내면, 평생 행복하지 못한 법인데”라며 “민수석처럼 현명한 사람이 세 살 어린애도 아는 걸 놓치다니 안타깝네요”라고 거침없이 일갈한 것. 더욱이 황제의 국을 새로 가져다주기 위해 뒤를 돌아서던 찰나에 이혁과 민유라의 과감한 애정 행각을 또 다시 목격한 오써니는 눈물을 훔친 것도 잠시, 태황태후를 찾아가 민유라의 해임 권한을 달라고 읍소했다. 이에 태황태후는 오써니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오늘부로 궁인 인사권 및 통솔권 전체를 황후에게 넘기겠습니다”라고 발표했다. ‘각성’한 오써니는 즉시 민유라를 감옥에 가둔 채 황실수석 해임을 알렸고, 민유라가 이유를 묻자 그 자리에 궁인들을 데려온 후 민유라가 황제의 취향에 대해 코치했던 감자전과 프리지아와 관련해 포스 넘치는 추궁을 이어갔다. “저들이 짜고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라고 외치는 민유라에게 오써니는 “폐하와의 관계를 이간질시킨 죄! 황후를 모욕하고 능멸한 죄! 황실의 궁인들을 매수하여 사익을 취한 죄! 그 모든 죄를 물어 황실법에 따라 징계를 내리겠다”고 매섭게 몰아붙이며 황후만의 카리스마를 한껏 드러냈다. 그러나 곧 이혁이 민유라를 풀어줬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오써니는 두 사람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던 황제전 침실을 급습했지만, 두 사람은 이미 비밀통로를 통해 사라졌던 터. 격분한 오써니는 나왕식(최진혁)에게 도움을 요청, 이혁의 위치를 찾아 나섰고 황제가 항상 묵는다는 콘도로 잠입했다. 하지만 이혁과 민유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장에는 기자들이 진을 친 채 오써니와 나왕식을 향해 플래시를 터트렸고, “두 사람이 내연 관계라는 제보 받았습니다! 맞습니까?”라는 질문을 쏟아냈다. 이어 이혁과 나왕식이 오써니를 죽이라는 모종의 계획을 주고받은 회상신과 함께 모든 상황이 황후의 목숨을 노리는 이혁의 ‘큰 그림’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덫에 걸린 오써니가 나왕식의 배신에 크게 충격 받는 모습으로 극이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전개에 대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이날 방송에서 장나라는 지금껏 볼 수 없던 황후의 ‘위엄’을 한껏 발산하는, 격이 다른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뮤지컬 무대를 휘젓고 다니던 ‘순수 써니’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카리스마 황후’로 180도 변신하며, 날로 섬세해지는 열연을 선사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보고 싶은 용균아, 우리 용균이 보고 싶어 어떻게 하나. 아들만 보고 살았는데 왜 우리한테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느냐….”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 숨진 김용균(24)씨 부모는 12일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정문 앞에서 열린 김씨 사망사고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및 유족 기자회견에서 “우리 아들이 반년 이상 여기저기 (취업하려고) 서류를 넣었다가 안 돼, 찾은 게 여기”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고 목 놓아 울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김씨 부모는 “이런 일이 부모로서 어떻게 당할 일이냐”면서 “대통령이 고용률을 높이겠다고 말씀하지 않았느냐. 해명 좀 해보시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본사 사람들도 우리 아들처럼 똑같이 해주고 싶다”며 책임자 엄벌을 요구했다. 김씨의 한 동료 직원은 “(김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석탄 운송 컨베이어 벨트는 길이가 수㎞에 이르고 속도가 빨라 위험했다”면서 “수년째 인력을 증원하든가 재배치해 달라고 회사에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야간 컨베이어 근무 때면 신경이 곤두섰다”면서 “두 명이 함께 일했다면 벨트 옆 정지 버튼을 즉시 눌러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발생 후 현장조사에 나선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2인 1조’ 근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해 인력을 줄여 경비를 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법규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발전기술 측은 “회사 내부 지침에 현장 운전원은 1인 근무가 가능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이날 밤 혼자 일하다 변을 당했다. 경북 구미 청년으로 이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씨는 지난 1일 근로조건 개선 노조 캠페인에 참가해 안전모와 방진마스크 차림으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씨 빈소에는 직장 동료, 시민단체 관계자 등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하지만 김씨 회사 임직원들은 직장 동료 등의 저지로 빈소에서 발길을 돌렸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 임직원들도 조문을 못하고 쫓겨났다. 회사에서 보낸 장례용품 박스도 거부당했다. 네티즌들도 애도와 함께 분노를 쏟아냈다. ID ‘bum8’은 “너무 안타깝다. 하청업체들, 젊은 인력 제발 막 부려 먹지 마라. 진짜 원청부터, 아니 그 위부터 바뀌어야”라고 지적했다. ‘zzos’는 “가슴이 아프다. 대통령님, 희망고문 2년 이제는 실망과 분노로 바뀌려 한다”고 적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한국발전기술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카카오 카풀’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추모 분향소 설치

    ‘카카오 카풀’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추모 분향소 설치

    카카오의 ‘카풀’(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에 같이 타고 이동하는 것)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우기(57)씨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국회 앞에 설치됐다. 택시기사들은 오는 20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택시노조)을 포함한 4개 택시 단체들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 최씨의 추모 분향소를 차린 뒤 추모식을 열고 “귀중한 생명을 불살라 불법 카풀 사업에 항거한 최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택시기사들은 “열사 정신 계승하여 카풀사업 척결하자”, “불법 카풀 비호하는 청와대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앞서 지난 10일 낮 2시쯤 최씨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택시에 탄 채 분신을 시도했다. 중상을 입은 최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택시노조에 따르면 최씨가 남긴 유서에는 국회가 나서서 카풀 서비스를 중단해줄 것, 그리고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가 제지되는 날까지 자신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주길 바란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강신표 택시노조 위원장은 이날 투쟁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친노동정책에서 후퇴해 재벌 친화 정책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카풀 사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쌍한 택시노동자가 죽게 만드는 정부를 규탄한다”면서 “택시기사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밥그릇을 줄 수 있는 정부가 되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택시기사들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의 2016년 ‘서울시 택시기사의 노동실태와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밤까지 쉼없이 하루 10시간 넘게 일해도 택시기사의 순수입은 150만~160만원에 불과하다. 법인택시의 경우 사납금 문제도 있다. 실태조사에 응한 한 택시노동자는 “근무일에 누구를 만나고 그런 건 못한다. 하루에 사납금 14만원을 물어내야 한다. 그리고 일요일이 쉬는 날이지만 수입 벌충을 위해 일을 하게 되면 쉬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택시노동자는 “교대제가 아닌 1인 1차제의 경우 사납금이 일단 훨씬 높고(20만원), 게다가 가스도 10리터를 덜 준다”면서 “하루에 25만원을 벌려면 쉬지 않고 16시간을 일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가져간 돈이 겨우 200만원 정도였다”고 호소했다. 최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카카오는 전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그러면서 “정식서비스 개시 일정 등 현안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정부와 국회, 택시업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에 설치된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팀’도 “카카오 카풀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는 17일 이전까지는 대타협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여성폭력방지 기본법 처벌 아닌 피해자 지원”

    “여성폭력방지 기본법 처벌 아닌 피해자 지원”

    “여성폭력방지 기본법은 ‘피해자에 대한 지원법’이지 가해자에 대한 처벌법이 아닙니다. 왜곡해서 이해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하며 여성폭력방지 기본법이 제정된 의도에 대해 일부 남성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해 지난 7일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에 대해 일각에서는 “여성만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폐기해 달라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와 있다. →일부 남성은 여성에게 말실수만 해도 처벌되는 게 아니냐며 반대하고 있다. -이 법에는 처벌하는 내용이 없다. 성폭력 등을 저질렀을 때 처벌하는 건 형법에 있는 것이고 이 법은 기존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외에 스토킹·데이트폭력 등 신종 여성폭력을 당해도 법적 근거가 없어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던 것에 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해 준 것이다. →법안에 있는 여성폭력의 정의에 ‘성별에 기반한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돼 있다며 남성이 반발한다. -최초 발의안에는 여성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중 여성으로 범위가 좁혀졌고 ‘여성폭력 예방교육을 성평등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는 조항에서 ‘성평등’이 ‘양성평등’으로 바뀌었다. 자유한국당 의원 중에서 성별에 기반했다는 의미와 함께 성평등이 동성애도 포함하는 게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해서 바뀐 것이다. →법안 통과 후 남녀 성 대결로 변질되고 있다. -여성혐오와 남성혐오가 맞부딪친 상황이다. 그러나 남녀가 따로 살 수 없어서 여성폭력예방교육이 필요한 것이며 이 법에 그런 필요성을 담았다. →법 개정을 준비하나. -공포 후 1년 후 법 시행이니 앞으로 1년 안에 개정할 수 있다. ‘성별에 기반한 여성에 대한 폭력’에서 ‘여성’만 빼면 되는데 한국당 의원들의 지적으로 여성이 들어갔기 때문에 개정안을 만들어도 통과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법이 제정된 가장 큰 의미가 무엇인가. -종합적인 여성폭력 통계를 구축하도록 한 게 가장 중요하다. 통계 등 객관적 자료가 만들어지면 이에 기반해 여성폭력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설비 점검하던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설비 점검하던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

    “나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를 착용한 김용균(24)씨가 들고 있던 손팻말에 적힌 짤막한 자기소개글이다. 김씨는 지난 1일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인증샷 릴레이에 동참했다. 이 인증사진이 김씨가 남긴 마지막 사진이 되어 버렸다. 김씨는 홀로 설비를 점검하다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한국서부발전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의 석탄 운송설비에서 한국발전기술 소속 현장운전원인 김씨가 11일 오전 3시 23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전날 오후 6시쯤 출근해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벨트를 홀로 점검했는데, 같은 날 밤 10시쯤 이후부터 연락이 끊겼다. 사고 신고 접수 후 경찰은 이날 오전 4시 45분 현장에 도착했고, 약 1시간 뒤인 오전 5시 37분엔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이 컨베이어벨트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달로 입사 3개월차였던 김씨는 1년 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1년을 일하면 정규직 사원으로 전환되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충남 태안화력발전소는 그의 첫 직장이었다. 그런데 그가 일한 곳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이지만, 그가 속한 곳은 한국발전기술이라는 외주 하청업체였다. 김씨가 일했던 업무는 원래 정규직 사원이 하던 업무였고,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다. 그러나 발전소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1인 근무 체제로 돌아가고 있었다. 실제 현장 조사 결과 김씨가 근무할 당시 2인 1조 근무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김씨의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을 통해 “그를 죽인 것은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가 아니다.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화, 1인 근무가 그를 죽였다. 사고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 지회가 이날 공개한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주요 안전사고·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까지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모두 12명의 하청노동자가 추락·매몰·전복사고와 김씨와 같은 협착사고 등으로 세상을 떠났다. 석탄을 운송하는 컨베이어벨트는 사고 위험이 높은 시설에 속한다. 이 시설을 점검하는 일을 입사 3개월차인,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에게 맡긴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경찰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하다 보니 인력을 줄여 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회사의 법규 위반 여부에 중점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촉구하기 위해 ‘비정규직 공동투쟁’ 소속 비정규직 대표자 100인이 연 기자회견은 김씨의 사망 소식에 분위기가 숙연했다.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의 이태성 간사는 “이제 더는 제 옆에서 죽어가는 동료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문 대통령은 새해 초에 국민 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얘기했는데 하청노동자인 우리도 국민이다. 비정규직과 대화해달라”고 흐느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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