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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없지만 치밀하게… ‘빵형’이 돌아왔다[영화 리뷰]

    정신없지만 치밀하게… ‘빵형’이 돌아왔다[영화 리뷰]

    간만에 본업에 복귀한 킬러 ‘레이디버그’는 불운의 아이콘이다. 미션 수행을 위해 출동하는 곳마다 사람이 죽어 나갔던 과거 탓이다. 이번엔 행운의 상징인 무당벌레(ladybug)에서 새 암호명을 따왔지만, 불안한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그의 임무는 도쿄발 교토행 초고속 열차에서 의문의 서류 가방을 훔쳐 가져오는 것. 생각보다 쉽게 가방을 찾아냈지만, 전 세계에서 몰려든 초특급 킬러들이 그의 앞을 가로막고 만다. 번번이 하차에 실패하는 레이디버그는 결국 킬러들의 전쟁에 휘말리고, 기차는 피범벅 난투극의 장으로 뒤바뀐다. 24일 개봉하는 영화 ‘불릿 트레인’은 B급 감성으로 무장한 훌륭한 오락 영화다. 2시간여 러닝타임 동안 열차는 시원하고 화려한 액션과 유쾌한 웃음을 터뜨리며 폭주한다. ‘데드풀2’, ‘존 윅’의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이 메가폰을 쥐었고, 브래드 피트가 능청스러운 레이디버그를 맡았다. 제목 ‘불릿 트레인’은 원래 일본에서 고속열차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킬러들의 싸움을 그린다는 점에서 총알이 난무하는 기차라는 뜻도 있다. 스턴트맨으로 시작해 격투 연출가, 스턴트 코디네이터 등을 거치며 수십 년간 경력을 쌓은 레이치 감독과 영화 제작자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피트는 액션의 쾌감을 맘껏 선보인다. 특히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마리아비틀’을 원작으로 해 영화 곳곳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과장된 연출이 돋보인다. ‘B급 감성을 내세운 S급 영화’로 유명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감성을 빼다 박은 듯한 장면도 많다. ‘킬빌’처럼 야쿠자와 일본 도검이 등장하는 것도 그렇지만, 네온사인처럼 화려한 타이포그래피를 섞은 등장인물 소개 장면, 무지막지하게 솟구치는 피와 블랙유머, 만담 같은 찰진 대사 등은 오마주처럼 느껴질 정도다. 호화 배우진 역시 볼거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키싱 부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조이 킹이 무자비한 악당 ‘프린스’로 변신했고, 마블 시리즈 등에 출연한 에런 테일러 존슨과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가 쌍둥이 킬러 ‘탠저린’과 ‘레몬’을 연기하며 환상의 호흡을 보인다. 레이디버그의 상사로 등장하는 샌드라 불럭과 예상치 못한 역으로 깜짝 등장하는 로건 러먼, 채닝 테이텀도 웃음을 준다. 수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빠르게 상황이 전개되다 보니 다소 정신없기도 하지만, 스토리의 연결성은 의외로 탄탄하다. 청소년 관람 불가.
  • “춘천의 향 맛본다”…‘커피도시 페스타’ 내달 16일 개막

    “춘천의 향 맛본다”…‘커피도시 페스타’ 내달 16일 개막

    ‘2022 춘천커피도시 페스타’가 다음달 16~18일 애니메이션박물관 등에서 열린다. 춘천시가 주최하고, 한림성심대·한국커피협회·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페스타에는 춘천지역 로스터리 커피숍 40여곳이 참여해 고유의 커피 맛을 선보인다. 커피 전문가와 함께하는 세미나를 비롯해 창작커피배틀, 로스터링 체험, 라떼아트 체험, 커피퀴즈쇼 등 커피를 테마로 한 이벤트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가수 린과 함께하는 커피뮤직콘서트, 어반스케치 전시회, 야간 영화상영회 등 공연·전시도 이어진다. 춘천의 카페거리인 거두퇴계길, 소양강댐, 구봉산, 육림고개길, 의암호수길에서는 쿠폰 북을 이용한 할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김흥성 강원정보문화진흥원장은 “춘천 커피 브랜드를 홍보하고, 카페거리를 알려 커피산업화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 “웹툰으로 봉기! 동학혁명 이제 문화로 풀자”

    “웹툰으로 봉기! 동학혁명 이제 문화로 풀자”

    ‘동학농민혁명’이 세계적인 역사문화자산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문화혁명’의 방향에서 재해석하고 문화콘텐츠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그동안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은 왜곡되고 축소돼 온 역사적 사실과 의미를 복원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문화예술 발전과 연계해 세계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김익두(전 전북대 교수) 민족문화연구소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인 만큼 동학농민혁명도 이제는 정치혁명이 아닌 문화혁명의 방향에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도출해 내야 한다”고 밝혔다. 동학농민혁명을 단절·고립된 정치사적 사건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사상·문화적 발전사의 중요한 단계로 보는 게 합당하다는 관점이다. 김 소장은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사업도 사상·문화·예술적 방향에서 좀더 활기차게 전개돼야 한다”고 했다. 동학농민혁명의 의미를 강조하면서도 이를 기리는 굵직한 문학상 하나 운영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어 “동학 관련 사업은 이제 ‘동학문화’의 방향에서도 활발하게 펼쳐져야 한다”면서 “우선 사상사로서 동학의 전개 과정을 역동적으로 다루는 문학 작품들, 예술 작품들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조광환 동학역사문화연구소장도 “지금의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은 세계적 역사문화자산으로 확산시켜 나갈 수 있도록 문화콘텐츠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류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지금이야말로 동학농민혁명을 문화예술 발전과 연계할 최적기라는 분석이다. 그는 “문화콘텐츠 개발사업은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의 범주를 동아시아로 넓혀 나가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그 방안으로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제시했다. 조 소장은 “정보기술(IT) 산업을 바탕으로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함으로써 기념사업의 현대화와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면서 “황토현전투 게임, 장성 황룡강전투 게임 등을 만들면 삼국지 게임 못지않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미술 작품과 음악, 시·소설, 시나리오 등 역사·예술·문학의 만남의 장을 많이 마련할 것도 주문했다. 또 역사 드라마, 영화 등이 동아시아는 물론 멀리 남미 등지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점을 고려해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재밌고 감동적인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혁명 정신을 세계적 차원으로 확장시키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이영일 전북도 학예연구관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으나 선양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명시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면서 “그동안 고증 작업에 치중했던 동학농민혁명 관련 사업을 이제 200년 앞섰던 만민 평등의 민족정신을 널리 알리고 일깨워 주는 문화 운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 연구관은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은 5월 11일 기념식만 하면 1년에 할 일을 모두 다한 것처럼 돼 있다”면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특정 사건의 시간대에 따라 학술대회와 기념사업을 잇따라 추진하고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는 문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신세대의 입맛에 맞는 웹툰과 웹소설, 세계를 무대로 한 아이돌 테마콘서트 등을 제시했다.
  • [애니멀S] 억울하게 살해당한 동물 사체도 부검 방법이 있다?

    [애니멀S] 억울하게 살해당한 동물 사체도 부검 방법이 있다?

    카라의 활동가들은 동물학대가 발생한 현장에 가면 가장 먼저 살아있는 동물들을 확인하고, 동물학대의 증거물을 찾습니다. 지난 3월, 포항의 폐양어장에서 끔찍한 고양이 살해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현장에서 가스 버너와 냄비, 커터칼 등을 동물학대의 증거물로서 찾았습니다. 평범한 물건과 다름없지만, 학대자가 ‘고양이를 죽여서 끓였다’고 말했기에 이 물건들은 주요한 범죄 증거물이었습니다. 도살장을 급습했을 때도 활동가들은 항상 불법 전기 쇠꼬챙이를 찾아 사진과 영상을 찍어놓습니다. 개를 도살하는 주요한 범죄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살해 사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히는 동물학대의 증거물은 바로 사망한 동물입니다. 일반적으로 학대 행위 장면이나 동물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영상이 증거로 사용됩니다.그러나 동물이 사망하였을 때에는 ‘사체’가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합니다. 눈으로 상해를 관찰하여 범행 방법이나 도구를 파악할 수 있고, 부검이나 독성 검사를 통한 사망 원인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고양이 흰둥이의 죽음2021년 3월에는 구로구의 한 아파트 사건에서 고양이 흰둥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흰둥이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엄청난 양의 피를 쏟아낸 흔적과 함께 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유기묘로 추정되며 해당 아파트에서 약 5년간 보살핌을 받던 고양이였습니다. 불과 사망며칠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게 밥을 잘 먹고 활동성이 좋던 흰둥이였는데, 2021년 3월 5일 ‘들고양이 먹이 금지’ 벽보가 출현하고 일 주일 뒤에 흰둥이가 사체로 발견된 것입니다.  아마도 누군가에 의해 독극물을 섭취한 것으로 예상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고 참혹한 죽음 앞에 학대 사건의 엄중한 수사 촉구를 위한 탄원 서명을 진행했고, 1만 7000명의 시민분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도 했었습니다. 카라는 탄원서명과 함께 고발장을 제출했고, 상세한 사진과 자료를 제출해 수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흰둥이의 고통스러운 죽음의 전말은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경찰에서 ‘범죄로 볼 수 있는 증거가 없다’며 사건을 각하처리 한 것입니다.  사체가 증거로서 기능하지 못했던 이유카라 활동가들이 흰둥이에 대한 제보를 받았을 때, 흰둥이의 사체는 이미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땅에 묻은 후였습니다. 따뜻한 날씨에서 며칠을 땅에서 보낸 흰둥이의 사체는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유일한 증거는 흰둥이 사체밖에 없었고, 사체의 부검결과 없이는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 질지도 불분명한 상황이었습니다.  카라의 활동가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협조를 구해 다시 흰둥이를 땅에서 파내고 사체를 살폈습니다. 입도 벌려보고, 겨드랑이까지 사체를 구석구석 살피며 외상의 흔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경찰과 함께 동행했지만 안타깝게도 경찰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고 있어 활동가들이 나서서 흰둥이의 사체를 검역본부로 보냈던 기억입니다.  흰둥이 부검 결과는 경찰에게 보내졌는데, 카라는 경찰과의 통화를 통해 사체 부검이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체 부패가 너무 많이 진행되어 부검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사체 부검이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합니다. 만일 독극물이 검출되었음이 밝혀졌다면 경찰은 흰둥이의 살해 사건을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설령 학대범을 검거하지 못했을지언정 수사를 시작조차 못했다는 사실은 아직도 안타깝습니다.   ‘옳은 일을 하겠다’는 방식의 애도동물학대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범죄 행위입니다. 동물 학대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경찰의 수사가 원활히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케어테이커들과 목격자들의 능동적인 행동이 이뤄지기를 바래봅니다.  만일 동물 사체를 발견하였다면, 장소, 시간, 외상·출혈, 상해 여부, 기타 정황을 살펴봅니다. 로드킬이나 자연사가 아닌 학대로 인한 사망으로 판단될 경우, 경찰에 신고하여 동물학대 범죄 대응을 요청해야 합니다.  이때 현장 출동한 경찰이 동물의 사체를 시·군·구청에 신고함으로, 사체가 폐기물 처리되는 심각한 오류가 발생하곤 합니다. 혹은 목격자 분께서 동물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장례를 치르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범죄 사건의 결정적 증거를 인멸해 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고는 합니다.  범죄 증거물인 사체를 수거하고 부검 의뢰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마땅한 의무입니다. 출동한 경찰에게 사체가 부패하지 않도록 즉시 농림축산검역본부로 이송해 부검 의뢰할 것을 분명하게 요청해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이 현장을 이미 떠난 경우라면, 병성감정의뢰서를 작성하여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에 직접 의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개 054-912-0471, 고양이 054-912-0462).  어떤 분들은 살해된 동물의 명복을 빌어주기 위해 장례를 치러주시기도 합니다. 그 선택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카라의 활동가들은 무고하게 죽은 동물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또한 애도의 방법이라 믿습니다. 모든 약자가 안전하기를, 사체가 증거물로 쓰이는 일이 별로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 ‘밈’ 쏟아졌다… n차 관람 뜨고 베스트셀러 됐다

    ‘밈’ 쏟아졌다… n차 관람 뜨고 베스트셀러 됐다

    “조선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왜군은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관객 500만명을 돌파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앞서 개봉한 ‘헤어질 결심’(헤결)의 대사를 패러디한 ‘밈’(meme)의 덕을 톡톡히 봤다. 일명 ‘헤친자’(헤결에 미친 자)로 불리는 열성 팬덤이 ‘헤결’의 독특한 문어체 대사들을 밈으로 만들었고, 박해일 주연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한산’과 결합해 또 다른 밈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한산’의 제목은 ‘무너뜨릴 결심’ 혹은 ‘왜놈 칠 결심’ 등으로 패러디됐다. 팬들의 자발적인 ‘밈’ 현상이 두 작품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계기가 된 셈이다.온라인상에서 재미있는 말과 행동을 모방하거나 재가공하는 MZ세대의 밈이 콘텐츠 흥행을 위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종의 인터넷 놀이 문화를 뜻하는 밈은 인기 콘텐츠의 생명력을  길게 늘리고, 잊혀진 콘텐츠를 부활시키기도 한다. 밈은 유행어나 ‘짤’(이미지나 짧은 동영상), 패러디, 챌린지 등 다양한 형태로 생산된다. 최근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이 단짝친구 동그라미와 나누는 일명 ‘우영우 인사법’은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밈 중 하나다. 국내외 시청자들은 물론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스테이씨 등 연예인들도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서 ‘우영우 인사법’을 선보였고 틱톡에서는 관련 챌린지가 한창이다. 일부 팬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동참하기도 한다. 우영우가 ‘워워!’를 외치며 상대방을 진정시키는 동작도 애니메이션 짤로 만들어져 유행 중이다.디지털 시대 MZ세대의 ‘B급 놀이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밈은 콘텐츠 홍수 속에 ‘숨은 진주‘를 찾아내 ‘화제성’이라는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콘텐츠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열정적인 팬덤은 필수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헤결’은 국내 개봉 이후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듯했지만 밈을 통해 팬들이 결속력을 다졌고, N차 관람으로 이어져 결국 손익분기점을 넘는 데 성공했다.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그 형사의 심장을 내게 가져다줘요’,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등 박해일과 탕웨이가 나누는 대사를 패러디한 밈은 문화계 전반의 유행어가 됐다. 팬들은 최근 출간된 영화 각본집의 페이지에도 몰려가 재치 있는 패러디 댓글을 달았고 각본집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려놨다.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도 팬들이 만든 다양한 밈이 회자됐다. 그중에서도 ‘츤데레’(차갑고 따뜻한 모습이 공존하는 사람을 이르는 일본식 유행어) 매력을 발산하며 스타덤에 오른 손석구 밈이 단연 화제였다. 손석구가 ‘GUSSI’라고 찍힌 영문 티셔츠를 입은 사진이 밈으로 퍼지며 인기를 자아낸 것. ‘구찌보다 구씨‘라는 재치 있는 팬들의 수식어가 사진 밈으로 탄생한 것이다. 또한 ‘날 추앙해요’라는 대사가 유행하면서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추앙‘이라는 단어를 소재로 한 다양한 사진과 패러디가 등장했다.밈은 비대면 시대에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커뮤니티 위주의 비주류 문화에서 대중적인 주류 문화로 급부상했다.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스타 탄생이 이뤄지기도 한다. ‘오징어 게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허성태는 최근 ‘SNL 코리아’에서 농익은 웨이브를 곁들인 반전의 ‘코카인 댄스‘를 선보였는데, 일명 ‘허카인 댄스’라는 이름의 밈을 형성하며 인기를 끈 끝에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팬데믹 이후 첫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범죄도시2’에서는 박지환이 전편의 악당 장첸의 유행어 ‘니 내 누군지 아나‘를 패러디한 장면이 밈으로 유행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전 세계를 강타한 K콘텐츠 흥행에도 밈은 든든한 역할을 하고 있다. K드라마 열풍의 주역 ‘오징어 게임’은 세계 각국 시청자들이 초록색 트레이닝복과 모형 총을 든 진행요원, 게임 속 술래 영희, 마스크맨 등 각종 코스튬을 따라 하는 수많은 패러디 영상이 밈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인이 즐기는 문화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BTS 멤버들도 다양한 밈으로 팬들과 소통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BTS의 지민이 자주 보여 주는 ‘안아 주기’를 많은 사람이 따라 하고 있다”며 “이는 밈 현상의 긍정적인 유형을 보여 주는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BTS 진이 발표한 자작곡 ‘슈퍼 참치’는 챌린지 열풍을 일으켰고, 진은 ‘강남스타일’의 싸이를 넘어 16일 동안 전 세계 유튜브 음악 부문 1위를 한 최초의 케이팝 솔로 가수가 됐다.본래 밈은 영국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쓴 책 ‘이기적 유전자‘에 처음 등장하는 용어로 복제와 모방을 통해 전파되는 작은 문화적 구성 단위를 뜻한다. 1차 창작물의 수용자들이 주도적으로 원래 콘텐츠의 유전자를 변형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잊혀젔던 콘텐츠나 스타를 부활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년 전 불었던 ‘깡’ 신드롬이다. 가수 비가 2017년 발표한 ‘깡‘은 수년이 지나 인터넷상에서 그의 댄스에 B급 감성을 집어넣어 패러디하는 밈 열풍이 불며 역주행했다. 묻힌 노래로 ‘강제 소환’된 그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CF를 섭렵하며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영화 ‘타짜‘(2006)에 출연했던 김응수도 10여년 만에 “묻고, 더블로 가”, “마포대교는 무너졌냐”, “젊은 친구들, 신사답게 행동해” 등 극중 대사를 패러디한 밈이 유행하며 각종 CF를 꿰차는 등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나 2PM 준호의 ‘우리집’ 역주행 또한 밈과 무관하지 않다. 때문에 밈은 콘텐츠를 알리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지코가 선보인 ‘아무 노래’ 챌린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뒤 숏폼 형식을 활용한 댄스 챌린지는 가요계 신곡 홍보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숏폼 플랫폼 틱톡 관계자는 “누구나 간단하게 편집할 수 있고, 쉽게 확산되며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있다는 게 챌린지 밈의 큰 인기 비결”이라며 “시청자가 스스로 크리에이터가 돼 자신의 색을 넣어 가공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MZ세대에게 밈은 소통의 툴이자 자신의 생각이나 성향을 적극 드러내는 통로라고 말한다. 허태윤 한신대 IT콘텐츠학과 교수는 “밈은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할 수 있는 MZ세대에게 재미 요소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나 이념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수단”이라며 “MZ세대는 모든 것을 콘텐츠로 해석하고 소통하는 데다 과거 사진이나 영상도 쉽게 디지털로 복제되다 보니 밈이 이전보다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가족 잃고 그린 ‘눈사람 아저씨’…전세계 감동 주고 떠났다

    가족 잃고 그린 ‘눈사람 아저씨’…전세계 감동 주고 떠났다

    눈 오는 날 빨간머리 소년이 눈사람을 만들자 눈사람이 살아 움직이면서 소년과 함께 밤하늘을 나는 등 함께 어울리며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눈사람 아저씨’(The Snowman). 이 책은 1978년에 출간돼 전 세계에 550만 부 이상 팔리고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가디언지는 그가 근대 그림책의 아버지라 불리는 랜돌프 콜더콧, 20세기 삽화가 에드워드 아디존의 계보를 잇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이 책으로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88)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34년 우유 배달원인 아버지와 하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브릭스는 예술과 광고를 공부하고 삽화가로 경력을 시작해 1966년 동화책 ‘마더구스의 보물단지’를 그려 영국아동문학상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했다. 1973년 책 ‘산타클로스’로 두 번째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했고, 1974년 ‘눈사람 아저씨’를 비롯해 다수의 작품으로 어린이 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아 그 공로로 2017년 대영제국 훈장을 받기도 했다.백혈병·위암으로 가족 잃어 어린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가였지만 그의 삶은 여러 차례 비극의 연속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1971년 백혈병으로 사망했고, 9개월 후 우유 배달원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위암으로 사망했다. 197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던 아내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오랜 파트너는 2015년에 파킨슨병으로 투병한 끝에 사망했고, 그는 자녀를 남기지 않았다.  영국 왕립문학협회는 브릭스의 사망 소식을 듣게 돼 “슬프다”며 그의 가족에게 조의를 표했다. “그의 책은 많은 기쁨을 가져다주었고 감동적이고 재미있고 가슴 아픈 일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세종대왕 머문 초정행궁, 역사·교육·체험 다 있다

    세종대왕 머문 초정행궁, 역사·교육·체험 다 있다

    충북 청주시가 건립한 세종대왕 초정행궁이 업그레이드된다. 청주시는 27억 7000만원을 투입해 초정행궁 2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사업의 핵심은 역사와 교육, 감성 체험이 공존하는 관광지 조성이다. 행궁 내 6개 동 건물은 세종대왕의 다양한 업적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꾸며진다. 침전에는 프로젝터 스크린과 거울을 활용해 조선시대 밤하늘이 형상화되고, 왕자방에는 키트를 활용해 해시계 등 조선시대 과학기기를 만들어 보는 공간이 마련된다. 집현전에는 훈민정음 창제를 주제로 한 전시 및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관람 공간이 조성된다. 이달 말 준공을 목표로 야간경관 조명 개선사업도 추진 중이다. 입구에 ‘초정행궁’이라고 쓰인 조명 간판이 세워지고, 광장 바닥에는 ‘한글 세상을 품다’라는 문구가 조명으로 표현된다. 행궁 내 한옥 건축물과 산책로 등에도 조명이 설치돼 낭만적인 밤 분위기를 연출하며, 달 조명 포토존이 생긴다. 2단계 사업의 하나로 가장 먼저 추진된 세종대왕 과학시설 체험공간 조성은 이미 마무리됐다. 측우기, 혼천의, 앙부일구 등 세종대왕과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천문과학기기 8종이 행궁 야외공간에 실물 크기로 복원됐다. 초정행궁은 1444년 세종대왕이 121일간 초정 지역에 머물며 생활했던 곳을 시가 2020년에 복원한 것이다. 당시 세종대왕은 이곳에서 안질 치료를 하며 훈민정음 창제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 “한여름밤 화성행궁에 밤마실 오세요”…12~14일 ‘기억의 문이 열리는, 수원 문화재 야행’

    “한여름밤 화성행궁에 밤마실 오세요”…12~14일 ‘기억의 문이 열리는, 수원 문화재 야행’

    “한여름밤 화성행궁·수원화성으로 밤마실 오세요.” 경기 수원시의 여름철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 ‘기억의 문이 열리는, 2022 수원 문화재 야행(夜行)’이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12~14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화성행궁과 행궁동 일원에서 열린다. 2020~21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워킹 스루’ 형태 관람형 프로그램으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대면 행사를 마련했다 2017년 시작돼 올해 여섯 번째로 열리는 ‘수원 문화재야행’은 문화재청이 주최하는 전국 45개 ‘문화재 야행’의 하나로 수원화성 일원 곳곳의 야경을 감상하며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기억’을 주제로 수원과 수원화성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았던 우리 이웃의 모습과 역사를 담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정조대왕의 수원화성 축조를 시작으로 근현대까지 이어지는 수원의 역사와 우리 이웃들의 기억을 공유하고, 기후변화로 인해 훼손된 환경·문화유산을 보호할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수원 문화재 야행은 야경(夜景)·야로(夜路)·야사(夜史)·야화(夜畵)·야설(夜設)·야시(夜市)·야식(夜食)·야숙(夜宿) 등 8야(夜)를 소주제로 65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야경’(밤에 보는 문화재)은 화성행궁과 수원화성박물관, 수원시립미술관, 열린문화공간 후소, 구 부국원, 북수동성당(뽈리화랑), 수원종로교회 역사관 등 문화시설을 야간에 관람하는 것이다. 화성행궁 야간특별관람을 하려면 당일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야로’(밤에 걷는 거리)는 미션 장소 5곳을 방문해 ‘띠부실 스티커’를 모아 야행도감을 완성하는 투어 프로그램인 ‘야행몬을 잡아라’(선착순 기념품 증정)를 비롯해▲‘야행학교’에서 양성한 시민 해설사에게 듣는 근현대 역사 투어 ▲화성행궁 문화관광해설사 투어 ▲수원성지 순례길을 걷는 ‘달빛순례’ ▲역사해설이 곁들어진 체험형 자전거택시 ‘수원행카’ 등 다양한 투어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야사’(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는 수원화성 완공 시기인 1796년을 기준으로 가우스·베토벤·정조 3명의 천재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동형 역사체험극 ‘행궁야사, 빽투더 1796’, 무예24기 해설을 듣고 시범을 볼 수 있는 ‘무예24기 토크콘서트’, 조선시대 다양한 재판 이야기를 담은 이동형 역사체험극 ‘조선job史(잡사)’, 지역 카페와 책방 등 문화공간에서 다양한 주제로 펼쳐지는 ‘책가도 야행 토크살롱’ 등 다채로운 주제의 체험형 강연으로 채워진다. ‘야화’(밤에 보는 그림)는 ‘기억의 찰나 226’을 주제로 한 미디어 작품, 조형물, 기록전시 등 10가지 볼거리로 구성된다. 20세기 수원의 변화상을 볼 수 있다. ‘226’은 1796년 수원화성이 완공된 후 226년이 지난 2022년을 의미한다.수원의 대표 문화재와 문화시설을 활용해 수원을 애니메이션 형태로 소개하는 미디어 작품 ‘수원 판타지’가 수원화성사업소 벽면에 상영되고, 수원시민들이 보내온 수원화성에 대한 사연과 사진을 행궁광장 전광판에서 볼 수 있다. 거리 곳곳을 밝히는 대나무등과 단청등이 여름밤의 분위기를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야설’(밤에 보는 공연)은 북수동성당, 남문로데오청소년공연장, 수원사 인근, 미술관 옆 잔디마당 등 행사 구간 곳곳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는 것이다. 국가무형문화재 ‘발탈’과 경기도무형문화재 ‘승무·살풀이춤’ 등 우리의 전통 공연도 볼 수 있다. 또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옥상과 행궁동 카페 루프톱에서 음악 공연 ‘공감, 달빛옥상 콘서트’를 즐길 수 있고, 국가등록문화재가 있는 북수동성당에서는 근대 컨셉을 어우른 스윙댄스를 선보인다. 화성행궁 앞에서는 장용영 수위 의식과 정조대왕 거둥(擧動, 임금의 나들이) 행사, 무예24기 공연을 볼 수 있다. ‘야시’(장시 이야기)는 지역 독립서점, 작가들이 함께하는 ‘야간 책장터’, ‘행궁동작가단 마켓’, 수원의 지역 문화콘텐츠를 판매하는 ‘수문장 마켓’, 지역주민 중심으로 운영되는 ‘버들마켓’ 등으로 구성되는 장시(場市)다. ‘야식’(음식 이야기)은 행궁동 식당과 카페·공방을 야간에 연장 운영하는 것이다. 룰렛 이벤트에 참여하면 야행 참여업소 할인권이나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남문로데오 상인회는 남문로데오거리에서 ‘불취무귀, 야식마차’를 열고, 수원전통문화관에서는 궁중 주안상과 전통주 이화주 만들기 등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야숙’(수원에서의 하룻밤)은 야행 기간에 수원시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숙박 증빙자료를 행궁광장 티켓부스에 제시하면 화성행궁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수원사’와 연계해 도심 속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전쟁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와 체험, 야행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발행·기부, 플로깅(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 자원봉사단을 운영하는 야행 캠페인도 운영한다. 12일 오후 8시 행궁광장에서 개막 점등식이 열린다.
  • [애니멀S] 오랜 시간 가족을 기다려온 일곱 살 고양이 은동이

    [애니멀S] 오랜 시간 가족을 기다려온 일곱 살 고양이 은동이

    고양이 은동이의 일생은동이는 아파트 단지에서 학대 위기에 처했다가 사설 보호소로 구조되었던 고양이다. 다만 사설 보호소에서도 입양을 보낼 여력이 없어 은동이는 입양 기회도 없이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오롯이 보호소에서 보냈다. 그러다 지난 2020년에 동거동락하던 5마리 고양이들과 함께 카라에 구조되었다.  은동이를 포함한 6마리 고양이들이 카라에 입소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2마리 고양이는 한 가정으로 동반입양을 가게 되었다. 은동이도 입양을 갔었으나 안타깝게도 다묘 가정에서의 스트레스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이후 함께 지내던 겨울이, 여름이, 아기에게 입양 소식이 들렸다. 가족을 찾은 이들에겐 기쁜 일이지만 은동이는 친구들이 가족을 찾아 떠날 때마다 무기력해졌다.  활동가들이 은동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는 것이었다. ‘곧 가족을 찾을 수 있게 할게’ 라는 약속을 했지만, 기약 없어 미안한 나날이 계속됐다. 활동가들은 한동안 은동이를 보살피는 일에 시간을 많이 쏟았다. 가만히 옆에 앉아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은동이는 위로로 느껴졌는지 점차 예전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평생을 함께 살아온 모든 고양이들이 다 떠나고 혼자 남은 은동이에게 변화가 생겼다. 독립성이 강했던 은동이는 꼭 아기가 된 것처럼 사람만 기다리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자신을 두고 가지 말라는 것처럼, 혼자 남겨지기 싫다고 말하는 것처럼 온기와 품을 그리워한다.  신종 펫숍의 마케팅과 유기묘들은동이는 평범하고 특별한 코리안 숏헤어 고양이다. 예쁘고, 사려깊고, 건강한 고양이. 다만 이 고양이의 입양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일곱 살이라는 나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입양자 입장에서도 반려동물과 일 분 일초라도 더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을 테니,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일곱 살 은동이가 단지 어리지 않다는 이유로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건 너무나 아깝고 안타까운 일이지 않을까.  한편, 요즘에는 펫숍에서 ‘보육원’ ‘보호소’ 등의 이름을 걸고 마케팅을 한다. 번식장에서 태어난 어린 품종 고양이들을 ‘유기묘’라고 포장하면서 ‘책임비’라며 몇 십만원에서 몇 백만원의 비용을 받고 고양이를 판매한다. 요즘엔 펫숍에서 고양이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본인이 동물을 매매했다기 보다는 ‘유기묘를 입양했다’고 착각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카라로도 자신이 보호소에서 사기를 당한 것 같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전화가 자주 온다.  요즘 펫숍들은 포털에 각종 광고를 걸면서 동물 분양을 유도하고 있다. 거대 자본에 진짜 유기묘들, 진짜 구조묘들은 입양 갈 자리를 자꾸 뺏기는 중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고양이 입양을 고민하던 사람이 마케팅에 속아 펫샵에서 고양이를 입양하지 않고, 어쩌면 은동이나 다른 코숏 고양이들을 만나 입양을 했다면 그건 생명을 살리는 일이 되었을 것이다. 펫숍의 동물 착취를 거드는 일이 아니라. 입양을 계속 기다리는 은동이와 나날이 번창하는 펫숍을 보면서, 펫숍의 마케팅이 너무나 악질적이고 기만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고양이들의 기다림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보호소에서 고양이를 입양하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보호소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가 생명으로서 살아갈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렇고, 번식장-펫숍에서 착취당하는 동물 학대 구조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우리 사회는 이제 ‘펫숍 소비’가 곧 동물학대와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펫숍 소비자는 소극적인 동물학대자로 봐도 무방하다는 사실을 직면해야 한다.  이 험난하고 고단한 세상 속에서 은동이가 은동이만의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빈다. 가정에서의 생활이 낯설어 소변 실수를 하거나 울어도, 그 불안을 사랑으로 품어주고 그의 평온을 위해 모든 것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가족이 은동이에게도 나타나길 바란다. 으레 다른 반려묘들이 가진 행복을 은동이도 느낄 수 있기를. 
  • 한국의 모리코네, 여기서 시작한다 제천 뒤집은 미소

    한국의 모리코네, 여기서 시작한다 제천 뒤집은 미소

    “올해 제천은 확 달라졌습니다. 명실상부 세계적인 음악영화제로 도약하는 해가 될 겁니다.” 최근 만난 조성우(59)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의 각오는 남달랐다. 11일 개막하는 제18회 영화제는 그의 총지휘 아래 기존 운영 방식을 탈피해 행사 장소부터 프로그램까지 영화제의 틀을 바꾸는 변신을 꾀했기 때문이다.  영화제 주 무대를 기존의 청풍호반에서 충북 제천 시내에 위치한 의림지 역사박물관 앞과 제천 비행장으로 옮겨 시민들과의 접점을 늘렸다. 음악영화제의 고유한 색깔과 전문성을 살리는 신규 프로그램도 대거 확충했다. “제천영화제는 다양한 공연을 즐기러 오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영화 음악으로 날개를 달고, 영화제의 몸통인 음악영화를 더 많이 알리고자 했습니다. 필름콘서트도 그중 하나고요.” 국내 최초로 열리는 필름콘서트는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다. 비행장 활주로에서 개봉 40주년을 맞은 명작 ‘E.T’를 비롯해 한국 영화 ‘봄날은 간다’와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상영된다. 오는 13일에는 올해 제천영화음악상을 수상한 미국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의 ‘스페셜 콘서트’도 열린다. 그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영화 ‘위플래쉬’, ‘라라랜드’ 등의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전 세계 39개국 140편의 음악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연출한 마이크 피기스가 지난해에 이어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조 집행위원장은 “‘원스’, ‘어거스트 러쉬‘, ‘서칭 포 슈가맨’ 등은 제천에서 소개돼 널리 알려진 음악영화”라며 “우리 영화제를 통해 음악영화라는 장르가 국내에 정착됐다는 데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6일까지 열리는 영화제는 ‘본디 빠르기로’를 뜻하는 음악용어 ‘아 템포’(a tempo)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정체성을 회복하자는 의미에 걸맞게 제천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13~14일 제천 레스트리 리솜 특별상영관에서는 지난해 국제경쟁 대상작 ‘천 명의 락커, 하나의 밴드’를 비롯해 ‘메이드 인 제천’ 등 충북 출신 또는 충청 지역에서 활동 중인 제작자들의 단편, 장편영화 4편을 상영하는 등 로컬과의 접점도 늘린다. ‘플란다스의 개’, ‘봄날은 간다’ 등의 영화 음악으로 유명한 조 집행위원장은 “해외에는 한스 치머, 엔니오 모리코네 등 거장들이 많지만, 국내는 상업 블록버스터 위주로 가다 보니 영화 음악도 개성이 사라지고 기능성만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음악영화와 신인 영화음악가를 발굴해 지원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영화제 본래의 사명을 다해 영화 산업의 다양성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 ‘앤디 워홀 인덱스’, 커푸어의 ‘터닝 더 월드’ 소장한 예술 도서관

    ‘앤디 워홀 인덱스’, 커푸어의 ‘터닝 더 월드’ 소장한 예술 도서관

    루초 폰타나, 앤디 워홀, 애니시 커푸어…. 세계 각지에서 모은 현대미술 거장의 아트북과 작품집 등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서울에 마련됐다. 현대카드는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현대미술 관련 서적과 자료를 모은 ‘아트 라이브러리’를 개관한다고 8일 밝혔다. 현대카드는 2013년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시작으로 트래블(운영 종료)·뮤직·쿠킹 라이브러리를 차례로 만들어 각 분야의 희귀 자료를 수집해 선보였다. 이번에 문을 연 아트 라이브러리는 도서관처럼 꾸며진 게 특징인데, 회화와 조각, 사진, 미디어·퍼포먼스 등 현대미술 관련 장서 6000여권이 공간을 채웠다. 유명 작가가 직접 만들어 그 자체가 예술품인 책과 작가 서명본, 초판본 등 희귀한 책도 600여권에 달한다. 소장 도서 중엔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이 1967년 출간한 아티스트북 ‘앤디 워홀 인덱스’, 영국계 인도 작가 애니시 커푸어가 세계 지도책에서 중동 지역만 새빨갛게 칠하고 기하학적 모양으로 잘라 낸 ‘터닝 더 월드’, 1966년 200부 한정으로 제작된 이탈리아 작가 루초 폰타나의 아티스트 북 등이 있다. ‘미학적 철회에 대한 진술서’로 유명한 개념미술가 로버트 모리스가 참여한 ‘제록스 북’ 실물도 직접 만져 볼 수 있다. 개념미술을 출판물 형식으로 보여 주기 위해 1968년 제록스 복사기를 사용해 기획된 전시의 결과물이다. 또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이 개관한 1929년부터 최근까지 개최한 전시의 도록 710권 전체, 1895년 시작한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 카탈로그 98권 전권 등을 소장해 눈에 띈다. 공간 한쪽에는 백남준과 빌 비올라, 비토 아콘치 등이 제작한 미디어아트와 퍼포먼스 작품을 시청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 [애니멀 픽!] 가족 잃었으나 절친 만나…얼룩말과 코뿔소의 ‘특별한 우정’

    [애니멀 픽!] 가족 잃었으나 절친 만나…얼룩말과 코뿔소의 ‘특별한 우정’

    코뿔소와 얼룩말이 둘도 없는 친구가 된 동화 같은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한 야생동물 보호소에서 절친한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는 코뿔소와 얼룩말을 소개했다. 코뿔소를 전문적으로 보살피는 케어포와일드 보호소는 데이지라는 코뿔소와 모자지라는 얼룩말이 서로 의지하며 건강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생후 8개월 된 데이지는 지난해 12월 남아공 최대 공원인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구조됐다. 심각한 탯줄 감염으로 목숨이 위태로웠던 데이지는 헬기에 실려 이곳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때 데이지가 살아남는 데 버팀목이 되준 것은 한 달 먼저 들어온 모자지였다. 폭우가 몰아친 뒤 홀로 발견됐다고 해서 비의 여왕이란 뜻으로 이런 이름을 갖게 된 얼룩말은 데이지를 동생처럼 보살폈다.두 동물은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서로 의지했고, 이제 스스로 걷거나 뛸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그 모습은 보호소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서도 공유돼 왔다. 현재 두 동물은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로 남아 있다. 그러나 보호소 측은 이들이 각자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조금씩 떨어져 지내게 하며 적응 훈련을 받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호소 측은 “데이지는 고아가 된 다른 코뿔소들과 어울리게 될 것이고, 모자지도 다른 얼룩말들과 지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전까지 둘은 하루 몇 시간씩 함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케어포와일드 보호소 인스타그램
  • 쓰레기 집에 고양이 30마리와 동거…‘유명가수’ 누나였다

    쓰레기 집에 고양이 30마리와 동거…‘유명가수’ 누나였다

    철거 직전 쓰레기로 가득찬 집에서 고양이 30마리와 함께 사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재개발로 철거를 앞둔 집에서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김미숙(가명)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김미숙씨의 집은 고양이 배설물과 쓰레기로 가득 차 신발 없이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김미숙씨는 전등도 켜지지 않고, 온수도 나오지 않는 집에서 10년째 고양이들과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비로 받은 돈을 모아 고양이를 각별히 챙기고 있었다. 아픈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갈 여력이 되지 않아 집에서 직접 치료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에서 구입한 유산균, 지사제 역할을 하는 숯 등을 구입해 먹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숙씨는 자신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는 상황에서 고양이를 살뜰히 챙겼지만 생활 환경은 썩 좋지 않았다. 30마리의 고양이들은 오물로 뒤덮인 지저분한 방안에서 생활하거나 좁은 케이지 안에서 지내고 있었다. 유명 가수 동생 뒀지만…“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 김미숙씨를 돕거나 보살펴 줄 가족은 없는 걸까. 김미숙씨의 한 지인은 “가족이 동생 하나다. 그런데 그 동생이 공인이다. 언니는 가족들한테 폐를 끼칠까봐 얘기만 나와도 부들부들 떤다”고 전했다. 김미숙씨의 유일한 가족은 80년대 이름을 널리 알린 유명 가수 김모씨였다. 김모씨는 제작진과 통화에서 “누나의 상황을 알고 있다”면서도 “대화 자체가 안 된다.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활비를 계속 대줬었는데 누나가 모든 것들을 고양이한테 집중하더라. 자기 건강을 해치면서도 그러더라”며 “아파트를 얻어서 계약을 해줘도 고양이 때문에 안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생활비를 끊은 지는 몇 년 됐다. 생활비를 주니까 훨씬 더 많은 고양이를 데리고 오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누나 김미숙씨가 고양이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혼자 살면서 고립돼 뭔가 외로움에서 기댈 곳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추측하며 “누나가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동생 독립 후 남매 사이에 금갔다”…고양이 향한 집착 이유는? 그러나 김미숙씨의 사촌언니는 “미숙이는 원래 동생들 챙기고 식구들하고 같이 사는 거 이상의 욕심이 없었다. 그런데 동생이 조금씩 수입이 늘어나고 결혼을 하면서 남매 사이가 금이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미숙씨는 과거 만화영화의 그림을 20년 간 그린 애니메이터로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해온 인물이었다. 그러나 김미숙씨는 “누나니까 가족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동생의 독립 후 아프고 버려진 고양이들에 집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귀여워서 주워오는 게 아니다. (고양이가) 아프면 그냥 죽지 않나. 죽으면 너무 안 됐지 않나. 내가 아직 여력이 있으니까 데려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이 “혹시 고양이를 입양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실 거냐”라고 묻자, 김미숙 씨는 “정말 좋은 분이고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고 하면 나도 괜찮다. 나한테 있는 것보다 낫지 않겠나”라며 앞으로는 자신을 위해 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오랜 설득 끝에 김미숙씨는 더 나은 환경으로 고양이들을 보내주기 위해 소유 포기 각서를 썼고, 지자체와 동물보호단체, 지역 동물병원까지 나서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김미숙씨가 보살피던 동물들은 당분간 보호시설에 머물며 치료를 받은 뒤 입양을 보내기로 했다. 또 지저분했던 집 역시 깨끗하게 정리를 마쳤고, 지자체의 도움으로 새 보금자리로 이사하며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다.
  • 한 달 만에 9000명 찾은 포도뮤지엄, 인기 왜

    한 달 만에 9000명 찾은 포도뮤지엄, 인기 왜

    제주 포도뮤지엄이 개관 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전시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가 독특한 콘셉트와 섬세한 상상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포도뮤지엄 측에 따르면 지난달 전시를 선보인 이후 관람객 약 9000명이 전시관을 찾았다. 복합테마공간인 포도뮤지엄의 이번 전시 주제는 ‘디아스포라와 세상의 모든 마이너리티’다. 최형준 작가의 동명 산문집 제목에서 따 온 이 말은 세상의 다양한 소수자와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에 대한 시선을 제안한다. 특히 전시관에서 눈에 띄는 건 우고 론디노네, 정연두, 강동주, 알프레도 앤 이자벨 아퀼리잔, 요코 오노 등 초청 작가뿐 아니라 김희영 총괄 디렉터가 직접 기획한 ‘테마 공간’이다. 테마 공간은 전시 주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전시관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그는 “포도뮤지엄은 미술을 통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중점을 두고 모두를 위한 미술관을 지향한다”며 “테마 공간을 통해 관람객이 전시 주제와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전시관에서 가장 먼저 관객을 맞는 건 영상 ‘이동하는 사람들’이다. 공간을 가르고 있는 커다란 흰 장막 저편에서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인다. 어른도, 아이도, 여자도, 남자도 다양해 보인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국내외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출연진과 함께 만든 이 영상은 서로 다른 모습을 통해 편견을 걷어내고 서로의 닮음을 정확히 볼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 ‘디파처보드’는 공항의 출발 안내 전광판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가로 2.5m, 세로 1.5m의 검은 보드에는 끊임없이 글자가 나타났다 사라진다. 이 안내판을 채우는 건 60개의 문장인데, 하와이로 이주한 사진 신부, 강제 이주를 당한 고려인, 2차 세계대전 당시 포로수용소의 유태인, 베트남 보트 피플 등 각기 다른 이유로 삶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의 증언을 그러모아 만든 것이다.‘1943 희망이 있는 곳에 삶도 있다’, ‘2022 지금 살아있다는 것만 생각하고 싶다’, ‘1951 우리는 무작정 남쪽을 향해 걷고 또 걸었어요’ 등의 문장이 한국어와 영어로 반복돼 나타난다. 누가 언제 어디서 한 말인지, 전후 맥락은 없이 나타나는 말 중 어떤 것은 100여년 전 이야기라기엔 현재의 우리와 닮았고, 어떤 것은 너무나 이질적이라 충격을 준다. LED 패널과 거울로 이뤄진 ‘주소 터널’은 우주 같은 신비로움을 준다. 별처럼 반짝이는 불빛은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글자들. 알파벳과 숫자로 이뤄진 이 단어의 조합은 현재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의 본국 주소와 태어난 연도를 뜻한다.수십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출발한 별의 빛이 현재 우리 곁에서 반짝이듯, 주소들은 여러 이유로 고국을 떠나 온 이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준다. 하나하나 세어볼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주소들인데도, 등록된 국내 외국인 숫자의 0.03%에 불과하다는 설명은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존재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외에 고무 오리를 설치한 ‘아메리칸 드림 620’, 뮤직 애니메이션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가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꾸린다. 김 총괄 디렉터는 “사회적 조건에 의해 주류, 비주류로 구분되기 이전에 수많은 공통점을 가진 우리의 모습을 기억하고자 마련한 전시”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정체성이 공존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 새 광화문광장과 함께 불 밝히는 ‘세종문화회관 미디어파사드’

    새 광화문광장과 함께 불 밝히는 ‘세종문화회관 미디어파사드’

    서울시는 새로 조성된 광화문광장 개장을 맞아 세종문화회관 외벽에 미디어파사드를 조성했다고 5일 밝혔다. 개장식이 열리는 6일 저녁 점등하는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매일 밤 광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높은 수준의 미디어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는 6일 오후 8시 30분부터 미디어파사드를 점등한다. 개장 기념 첫 전시 ‘라온하제’가 9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는 매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진행한다. 라온하제는 ‘즐거운 내일’이라는 순 우리말로, 미디어파사드가 서울시민에게 편한 쉼터이자 일상의 즐거움을 주는 존재로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여름밤 파도의 시원함을 선사하는 이이남 작가의 ‘기운생동_생명의 바다’, 따뜻한 감성 애니메이션인 이경돈 작가의 ‘You‘re Free(너는 자유)’ 등 여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달 14일부터 27일까지는 광복절 77주년을 맞아 광복의 기쁨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함성’을 선보인다. ‘그날’의 함성을 이미지로 만들어내고, 그 이미지를 다시 음악으로 만들어 낸 미디어콜라주 작품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광복 당시의 감격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을 위한 ‘인증샷’ 이벤트도 준비됐다. 6일부터 15일 사이 광화문 광장을 방문해 미디어파사드 영상을 촬영하고 해시태그(#)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린 시민을 추첨해 소정의 선물을 증정한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 누구나 365일 세계적 수준의 미디어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애니멀 픽!] 미얀마서 희귀 흰코끼리 태어나…누리꾼 반응은 ‘시큰둥’

    [애니멀 픽!] 미얀마서 희귀 흰코끼리 태어나…누리꾼 반응은 ‘시큰둥’

    보기 드문 흰코끼리가 미얀마에서 태어났다. AFP통신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타웅업에서 흰코끼리가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새끼 흰코끼리는 수컷으로, 지난달 23일 태어났다. 당시 몸무게는 약 80㎏이었으나 열흘 만에 5㎏이 늘 만큼 폭풍 성장 중이다. 키도 1㎝ 정도 커져 73㎝를 넘어섰다. 소유주인 미얀마 국영 기업 미얀마 목재회사(MTE) 관계자는 자르난흘라라는 33살 된 어미 코끼리가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덕이라고 밝혔다.흰코끼리는 색소 결핍으로 몸빛이 옅어진 것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아시아코끼리와 신체적으로 몇 가지 다른 특징을 지녔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 뉴라이트 오브 미얀마’(GNLM)는 이번에 태어난 새끼 코끼리는 흰코끼리 특징 8가지 중 7가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흰코끼리 특징으로는 진주색 눈과 흰색 체모, 분홍색 피부, 독특한 꼬리, 비교적 큰 귀 등이 있다. 미얀마 등 아시아 불교 국가에서는 예로부터 흰코끼리를 영물로 여겼다. 석가모니를 낳은 마야부인이 상아 6개를 가진 흰코끼리가 나오는 태몽을 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흰코끼리는 오늘날 겉만 번지르르하고 쓸모없으며 관리하기 어려운 애물단지를 주로 지칭한다. 이는 고대 태국 국왕이 마음에 들지 않은 신하에게 흰코끼리를 선물한 것에서 유래했다. 왕이 하사한 선물이므로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없는 데다가 병으로 죽기라도 하면 왕에게 불충한 셈이라서 엄청난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한편 미얀마에서는 지난해 군사 쿠테타 이후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뒤로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이번 흰코끼리 탄생에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내 눈이 이상한가. 이 코끼리, 갈색 아니냐”, “코끼리가 귀했던 시대는 옛날뿐”, “이 불쌍한 코끼리는 이제 갇혀 지낼 것”이라는 등 부정적인 댓글을 이어갔다.
  • [애니멀S] 도살장에서 구출한 흰둥이 ‘안나’ 뉴요커가 되다

    [애니멀S] 도살장에서 구출한 흰둥이 ‘안나’ 뉴요커가 되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12월,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들은 전기 도살로 잔인하게 죽어가는 개들을 구조하기 위해 설문동 도살장을 찾았고, 거기서 백구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백구의 정확한 과거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도살장까지 끌려오기까지의 고통,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만큼은 백구의 두 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백구가 있던 도살장은 개를 전기 쇠꼬챙이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곳이었습니다. 도살장 곳곳에는 그동안 이름도 없이 죽어간 개들의 흔적으로 가득했습니다. 가까스로 이곳에서의 죽음을 피해 온전한 자유의 몸으로 도살장을 벗어난 백구에게 '안나'라는 이름을 주었습니다. 안나는 도살장에서 얻은 질병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받으며 사회화 교육 등 입양을 위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비록 평생을 사람에게 실망하고 또 실망한 안나였지만, 천사 같은 안나는 활동가들에게 빠르게 마음을 열어주었고, 안나를 볼 때면 꼬리를 치며 반겨주었습니다. 이런 안나에게 꼭 평생가족을 찾아주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체구가 작고 품종견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 입양처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고, 긴 기다림 끝에 미국 뉴욕으로 입양이 결정되어 이동봉사자의 도움으로 안나는 하늘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이름, 새로운 환경, 새로운 가족  긴 여정 끝에 입양처에 도착한 안나에게 '준'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겼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평생가족을 만난 준은 모든 곳이 새로운 그곳에서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입양가족은 "처음 준이 집에 왔을 때 사람을 피해 구석만을 찾았어요. 그리고 인기척이 느껴지면 밥도 먹지 않았고요."라며 당시 준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입양가족분들은 하루 만에 180도 뒤바뀐 환경에 당황하는 준이의 모습에 놀라거나 실망하지 않고, 준이가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기다려주었습니다. 준이는 점차 새로운 가족과 환경에 적응을 했고, 지금은 집에 도착했을 때와 완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준은 저희와 시간 보내는 것을 너무나 좋아해요. 어디서든 잘 먹고, 집 정중앙에 있는 소파 위에 누워서 하루를 보내요. 또 어디든 함께 할 수 있는 착한 아이예요. 준이의 이런 모습에 저희도 가끔 놀라요."라며 기뻐하셨습니다. 아직 자신의 입양 이야기를 기다리는 카라의 구조동물들  준이의 입양 이야기는 '모든 개는 반려견'임을 다시 한번 증명합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는 평생을 '식용견'이라는 오명을 쓴 채 개농장에서 살다, 경매장 바닥에서 끌려다니고, 도살장에서 잔인하게 죽어가는 개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카라는 안나와 마찬가지로 개농장과 도살장 등에서 구조된 동물들을 돌보며 그들이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식용견’이라 손가락질 받았던 개들이 누명을 벗고, 아름다운 '반려견'으로서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아하! 우주] 인형에게는 위대한 도약…어린양 숀, 달가는 우주선 탑승

    [아하! 우주] 인형에게는 위대한 도약…어린양 숀, 달가는 우주선 탑승

    미국의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의 첫 비행 미션인 ‘아르테미스1’ 발사를 앞두고 첫번째 '탑승자'의 정체가 공개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은 조만간 발사될 우주선 ‘오리온’에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어린 양 숀'(Shaun the Sheep) 인형이 탑승한다고 밝혔다. 영국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명가 ‘아드만 스튜디오'가 제작한 어린양 숀은 우리나라에서는 '못말리는 어린양 숀' 이라는 이름으로 방영 중이다.NASA가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거의 반세기 만에 다시 인류를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로, 달 주위를 공전하는 차세대 우주정거장인 루나 게이트웨이 건설까지 계획되어 있다. NASA 측은 오는 2025년 까지 달 유인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아르테미스1 발사는 그 원대한 계획의 첫 발이다. NASA 측은 인간을 달로 보내기 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의 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LS)과 오리온 우주선의 안정성을 테스트 하기 위해 빠르면 오는 29일 아르테미스1을 발사할 예정이다. 이 우주선은 무인으로 지상에서 통제되는데 흥미롭게도 인형인 어린양 숀이 여기에 탑승하게 된다. 아르테미스1은 총 42일 간의 임무로 달 궤도를 선회하고, 플라이바이(근접비행)을 통해 중력을 얻어 약 7만㎞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후 다시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다. NASA는 아르테미스1 미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내년에 실제 우주비행사를 태워 시험비행하는 아르테미스2 미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2025년에는 아르테미스3 미션을 통해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킨다는 계획이다.보도에 따르면 ESA 측은 오리온 우주선에 동력을 공급하는 서비스 모듈을 제작, 제공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ESA 데이비드 파커 박사는 "이번 임무에 어린양 숀이 선정돼 매우 기쁘다"면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일지 모르지만 어린양에게는 큰 도약"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형의 우주 탐사는 인류의 우주 도전과 궤를 같이한다.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처음으로 작은 인형을 가지고 우주선에 탑승했으며 이후 이는 전통이 됐다. 그간 각국을 대표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우주선에 올라탔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인형은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주인공인 버즈 라이트 이어다. 30㎝ 크기의 버즈 인형은 지난 2008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ISS에 탑승해 무려 15개월을 생활하고 지구로 귀환했다. 그렇다고 인형이 ‘무임승차’하는 것은 아니다. 인형은 행운을 상징하는 일종의 부적같은 역할을 하며 특히 기내의 무중력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 주임무다. 이번에 오리온에 탑승하는 어린양 숀 역시 특별히 개조된 에어버스 A310을 타고 무중력 훈련을 거쳤다. 
  • 귀여운 노랑이들 만날까, 하늘 나는 ‘슈퍼독’ 만날까

    귀여운 노랑이들 만날까, 하늘 나는 ‘슈퍼독’ 만날까

    여름철 극장가 성수기를 맞아 ‘한산’, ‘비상선언’ 등 한국 영화가 격돌을 벌이는 가운데 가족 관객과 마니아층을 겨냥한 애니메이션도 줄줄이 관객을 찾는다. 할리우드 인기 캐릭터부터 국내 작품들까지 다양하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미니언즈2’는 올해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최초로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 가고 있다. 노란색 몸통에 귀여움을 뽐내는 미니언들은 ‘슈퍼 배드’ 시리즈에서 관객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은 캐릭터다. 이번 영화는 2015년 스핀오프 영화 ‘미니언즈’ 이후 7년 만에 나온 속편이다. ‘더 라이즈 오브 그루’라는 부제처럼 ‘슈퍼 배드’ 주인공이자 미니언들의 보스인 그루가 성장하는 이야기다.드웨인 존슨, 케빈 하트, 키아누 리브스 등이 성우로 출연한 ‘DC 리그 오브 슈퍼 펫’은 오는 1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북미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해 기대감을 모은다. 영화는 DC코믹스 유니버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데, 악당 렉스 루터와 기니피그 룰루의 계략으로 위험에 빠진 슈퍼맨과 히어로들을 구하기 위해 ‘슈퍼 펫’들이 나선다는 내용이다. 슈퍼독 크립토부터 불독 에이스, 돼지 피비, 거북이 머튼, 다람쥐 칩 등 귀여운 캐릭터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국내 더빙은 정준하, 하하 등이 맡았다. 인기 TV 시리즈를 영화로 만든 작품들도 관객을 찾는다. 10일 개봉을 앞둔 ‘극장판 살아남기 시리즈: 인체에서 살아남기’는 뛰어난 생존 능력을 가진 지오가 뇌 박사와 함께 우연히 친구 피피의 몸속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서바이벌 어드벤처다. 심장의 혈류 운동, 위의 소화 작용 등 신체 기관의 특징을 만화로 그대로 살리는 한편 액션을 가미해 몰입도를 높인다. 권정생 동화 원작에 국내 단편 애니로 유명한 ‘엄마 까투리’는 TV 시리즈에 이어 극장판 영화로 관객을 만난다. 다음달 개봉 예정인 ‘극장판 엄마 까투리: 도시로 간 까투리 가족’은 위험천만한 대도시로 떠나게 된 엄마 까투리와 꺼병이 4남매의 위대한 여정을 다룬 이야기다. 지난달 개봉한 ‘명탐정 코난: 할로윈의 신부’는 40만 관객을 넘으며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사립 탐정이자 카페 아르바이트생, 공안 경찰, 검은조직 조직원 등으로 활약하는 아무로 토오루와 명탐정 코난이 공조해 폭파범을 막는다. 극장판의 인기를 등에 업고 최근 넷플릭스는 공식 스핀오프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제로의 일상’도 공개했다.
  • 박사논문 3편이 ‘운세·사주’…국민대, 김건희 학위 유지[김유민의 돋보기]

    박사논문 3편이 ‘운세·사주’…국민대, 김건희 학위 유지[김유민의 돋보기]

    국민대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8개월 간의 재조사 끝에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다. 국민대는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 게재논문 3편과 관련한 부정 의혹 재조사 결과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한 3편은 “표절에 해당하거나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날 정도의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나머지 학술지 게재논문 1편에 대해선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냈다. 이에 따라 김 여사의 박사학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는 이 같은 결과와 별개로 논문 4편 모두 학내 규정에 따른 검증시효를 이미 넘긴 상태라고 했다. 국민대는 “2012년 8월 31일 이전의 논문으로서 만 5년이 경과해 접수됐다”면서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검증시효를 지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논문 3편이 운세, 사주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박사학위 논문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를 비롯해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애니타를 이용한 Wibro용 콘텐츠 개발에 관한 연구’가 그것이다. 두번째 논문은 영문 제목에서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적어 웃음거리가 됐던 논문이다. 국민대는 “영문 표현을 포함한 완성도와 인용에서 미흡한 점이 일부 있지만 검증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미 공개돼 있는 통계자료를 활용했고, 해당 논문 작성 당시엔 연구윤리 시스템 등이 미비했다”는 이유를 덧붙였다. 2008년 박사학위 논문의 경우 디지털타임스의 2006년 3월 기사와 일부 접속사 등만 제외하고 거의 같았고, 주요 포털의 블로그 10여 곳에 게시된 글과 완전히 같은 문장이 발견됐지만, 국민대는 역시 ‘표절’에 해당하거나,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는 연구부정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대머리男 주걱턱女 궁합 좋다” 김건희 여사가 2007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에는 아바타의 관상을 가지고 궁합 호감도를 산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좋은 궁합의 예시로는 대머리 남자는 주걱턱 여자와, 콧구멍이 큰 남자는 입이 크고 튀어나온 여자와 궁합이 잘 맞는다고 되어 있다. 뚜렷한 근거나 출처는 기재되지 않았다. 상당 부분 주역, 사주, 궁합, 관상 등 운세와 역술 관련 내용이 담겼다. 김 여사는 이 논문에서 “사주를 보는 사람은 자신의 길함과 흉함의 제시하는 방향을 미리 알고 이에 현명하게 대처해나가기 위하여 사주를 보는 것”이라면서 “사주를 보고 자신의 부와 권력에 아무리 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운을 다스릴 줄 모른다면 이는 사주에서 제시하는 방향을 잘못 인식하고 행동한 경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궁합에 대해서도 “궁합의 중요성은 결혼 전과 후가 다른 것에 대한 지적이며 나아가 보탬이 되는 것을 말한다. 재운, 관운, 인연 수(사주)를 서로 공유하게 되는 부분이 발생되어지고 이러함에 있어서 서로 득이 되고 해가 되는 것을 미리 알고자 궁합수를 본다”고 밝혔다. 관상에 대해서는 “이(얼굴의 생각 표출) 특성을 역이용하되, 몸의 외견, 특히 안면의 특징 및 동작을 보아 그 사람의 심적 특성을 읽어낸다”면서 “나아가서는 그 사람의 운명을 맞추며 장래 일을 예견코자 하는 것이 인상학 혹은 관상학이라는 학문”이라고 주장했다.“국민대 논문 신뢰할 수 있나” 한 네티즌은 “카피킬러 기준 표절률이 40%가 넘는데, 표절이 아니면 무엇이냐”며 “앞으로는 이게 표절의 기준이 되는 것인데, 과연 OECD 어느 국가가 우리나라의 학위를 인정해줄까. 민족의 계몽과 나라의 인재양성을 위해 해공 선생이 세운 국민대가 신익희 선생의 이름에 침을 뱉는다”고 꼬집었다.  한 정치평론가는 “아, 정말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며 “Yuji 논문을 통과시키고, 블로그를 복사한 것으로 박사학위까지 주는 대학은 세계에 유례가 없을 거다. 차라리 이참에 ‘복사대학’으로 간판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라고 비꼬았다. 국민대 갤러리에는 “앞으로 국민대 논문을 신뢰할 수 있을까” “이제 국민(의힘) 대학교라고 바꿔야 할 듯 하다”라는 자조적 반응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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