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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서민 다시 웃게” 朴 “5년내 선진국”

    李 “서민 다시 웃게” 朴 “5년내 선진국”

    한나라당이 11일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후보 등록에 들어가면서 ‘70일간의 경선 레이스’가 공식 개막됐다.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이날 경선 후보로 공식 등록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특정 정당의 경선후보로 등록하는 순간부터 독자 출마가 불가능하다. 두 주자의 분열을 걱정해 온 한나라당과 지지자들의 고민은 말끔히 사라지게 됐다. 한나라당은 오는 8월19일 대선후보 경선 투표를 실시하고,20일 전당대회에서 결과를 발표키로 최종 확정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가까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서울시장과 견고한 20%대의 지지율로 맹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박 전 대표 가운데 누가 승자가 될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후보등록을 마친 뒤 오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이 집권해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잃어버린 서민의 웃음을 되찾아주는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제가 경선에서 이기면 다른 후보들을 아우르고 나아가 당 밖의 모든 미래·선진화 세력과 연대해 정권교체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보다 두시간 앞서 후보등록한 뒤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확실한 국가관과 애국심으로 위기의 나라를 구하고 다시 한번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적을 반드시 이뤄 내겠다.”며 ‘5년 안에 선진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시장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 “국민 혈세를 사용하고 정부연구기관을 동원해 저의 공약을 음해하는 행위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대선 정국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지금 한나라당에 부여된 최우선 과제”라고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은 자신에 대한 검증 공세를 펼치고 있는 박 전 대표 측에 대해서도 “의혹 부풀리기와 낙인찍기는 분명 반칙이며 원칙을 깨는 행동”이라고 역공을 폈다. 박 전 대표는 “아버지(고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못 다한 두 가지를 꼭 하려고 한다.”면서 “하나는 대한민국의 선진화이며, 또 하나는 그 시절 고통을 받았던 분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검증 공방’과 관련,“선거과정 자체가 검증과정”이라며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사람은 누구나 철저히 검증받는 게 당연하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국기에 대한 맹세 폐지하라”

    “국기에 대한 맹세 폐지하라”

    인권운동사랑방과 문화연대 등 90여개 인권·시민단체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국기법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와 ‘경례’ 조항을 폐기할 것을 정부측에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국가의 명령을 통해 양심을 획일화하고 애국을 강요하는 교육은 청소년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고 국가의 범죄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통해 개인에게 애국을 강제하는 잘못을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해 ‘국기에 대한 맹세’ 조항을 삽입한 국기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인권위 측의 의견 표명과 권고를 요청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BDA해법 G8회담서 조율

    북핵 6자회담 ‘2·13합의’ 이행을 막고 있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자금 송금문제 해결이 지연되면서 책임 소재를 둘러싼 6자회담 참가국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전략대화(ACD) 외무장관회의 참석 차 5일 방한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6자회담 진전에 관심이 있지만 모든 것은 미국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의 책임론을 제기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전했다. 그는 “미국이 BDA 북한자금을 송금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6자회담 과정이 진척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측이 최근 미국측이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서면 보장’을 약속한다면 BDA 북한자금 송금을 러시아 은행을 통해 중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미국측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3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송민순 외교부장관은 “대국적으로 법적·기술적 장애를 뛰어 넘는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측이 자국 은행을 통한 BDA 북한자금 중계가 애국법에 걸려 불발되자 중국측에 ‘BDA 경영진 교체를 전제로 한 돈세탁 은행 지정 철회’를 제안했으나 중국측이 미온적으로 나오자 압박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것이 외교가의 분석이다. 6자회담 당사국들이 서로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며 ‘위기의식’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가운데 한·미·중 외무장관들은 4∼5일 서로 전화통화를 갖고 BDA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송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에게 중국측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측의 반응이 6∼8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미국측과 어떻게 조율되느냐에 따라 BDA문제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 소식통은 “G-8회담에서 미국측이 중국측을 압박함으로써 BDA문제가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며 “6자회담 동력을 잃기 전에 당사국들이 돌파구를 찾아 북측의 2·13합의 이행을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기고] 호국·보훈에 담긴 뜻은/김정복 국가보훈처장

    “삭풍은 칼날보다 날카로워 살을 에는데, 살은 깎이어도 참을 수 있고 창자는 끊기어도 슬프지 않노라. 차라리 이 머리 잘릴지언정 어찌 무릎을 꿇어 일제의 종이 될까보냐” 독립운동가 이상룡 지사가 항일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압록강을 건너면서 지은 시의 일부이다. 우리 민족이 숱한 시련을 극복하고 오랜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바로 민족정신이요 자존심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강인한 정신과 자긍심은 국난을 이겨내는 원동력으로 표출되었다. 누구에게나 가장 귀중한 목숨을 국가를 위해 아낌없이 내놓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행동 중에 최고의 가치를 지닌 가장 위대하고 고귀한 것으로 칭송되어 왔다. 이러한 점에서 국가보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라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응분의 예우를 통해 국민의 애국심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건강한 국가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일수록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다. 국가유공자들이 바로 서지 않고서는 국민의 가치관도 사회정의도 바로 설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나라 위한 헌신이 진정 명예로운 것이 될 때 나라의 장래도 보장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보훈’은 국민 된 도리인 것이다. 선열들의 희생을 현재에 되살리고 미래를 밝히는 가치로 우뚝 세우는 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시대적 소임이다.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국제화의 물결 속에서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이겨내려면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고 공동체의식을 키워 국가적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 또한 국가 발전을 이루고 민족 번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국가유공자의 위국헌신 정신을 되살리고 건전한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에게는 분단된 국토를 통일하고 분열된 민족을 통합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다. 그러나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완전한 광복을 이루지 못한 채 분단의 강은 깊어만 갔다. 이러한 때 지난 5월17일 한차례의 시험운행이긴 했지만 50여년 만에 발이 묶였던 철마가 7000만 한민족 통일의 꿈을 싣고 힘차게 달렸다. 이제 북핵문제도 평화적 해결의 가닥을 잡고 있고, 남북관계 개선도 한발 한발 진전을 보이고 있다. 남북의 화해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우리는 오늘이 있기까지는 6·25전쟁 때 목숨 걸고 나라와 자유를 지킨 호국용사들과 21개국의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있었음을 생각해야 한다. 매년 유엔군 참전용사 초청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참전용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전 참전에 대한 자긍심을 말한다. 우리는 유엔용사들을 통해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라는 참뜻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특히 올해는 일제의 국권침탈에 맞서 일으킨 국채보상운동 100년, 이준 열사가 헤이그에서 일제의 침략상을 알리고 순국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백성이 나라를 위하는 정신이 있는 때는 흥하고 그 정신이 없는 때는 망하는 것이다.”라는 이준 열사님의 가르침은 가치관의 혼란을 극복하고 국가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우리에게 살아있는 교훈으로 다가온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 나라를 위해 싸우고 민주화를 위해 애쓴 이들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널리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정복 국가보훈처장
  • ‘국기 맹세’ 35년만에 교체

    ‘국기 맹세’ 35년만에 교체

    ‘국기에 대한 맹세’가 35년 만에 바뀐다. 행정자치부는 30일 ‘국기에 대한 맹세’ 문안을 수정하기 위해 다음달 8일까지 인터넷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수정안은 다음달 말까지 최종 확정된 뒤 7월 중 ‘국기법 시행령’에 담아 제정·공포할 계획이다. 국기에 대한 맹세 문안은 1972년 당시 문교부가 학생 교육 차원에서 처음 만들었다. 이어 1984년에는 국민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대통령령인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에 포함돼 국기에 대한 경례 때 사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문안이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폐지 논란이 일었다. 이에 따라 행자부가 지난 16일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기에 대한 맹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77%로 나타났다. 다만 맹세 문안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44%)는 의견과 ‘시대상에 맞게 바꿔야 한다.’(42.8%)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자 수정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행자부 관계자는 “현재 사용하는 맹세 문안이 국가 우선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특히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맹세 문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 바꾸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행자부는 3가지 수정안을 제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 외에도 국민들이 직접 맹세 문안을 작성, 제안할 수도 있다. 참여를 원하는 국민은 다음달 8일까지 행자부 홈페이지(www.mogaha.go.kr)와 참여마당 신문고(www.epeople.go.kr), 포털사이트 네이버·다음 등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면 된다. 팩스(02-2100-4091)로도 가능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미국의 야구 국수주의

    1901년 시작된 미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가 내셔널리그와 양대 리그 체제로 정착되면서 야구는 미국의 국기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야구의 기원이 영국의 크리켓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설에 불만을 가진 일단의 국수주의자들이 있었다. 이들에게는 마치 한글이 중국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말처럼 들렸을 것이다. 야구용품으로 재벌이 된 앨버트 스폴딩의 강력한 후원 아래 야구가 미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사실을 밝히기 위한 위원회가 조직된다. 상원의원이 둘이나 포함되고 내셔널리그 회장 출신이 위원장을 맡은 이 위원회는 1907년 후원자의 맘에 쏙 드는 결과를 발표했다. 야구는 1839년 애브너 더블데이 장군이 뉴욕주의 쿠퍼스타운에서 처음 고안해 경기를 했다고. 메이저리그는 그에 따라 1939년을 야구 탄생 100주년으로 삼아 쿠퍼스타운에 명예의 전당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기념 행사를 계획했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의 추적 결과 더블데이는 1839년 당시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2학년으로 방학도 없었는데 그 때 야구를 창안하기란 불가능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야구의 미국 기원설은 허구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미 명예의 전당 설립 사업은 상당히 진도가 나간 상태라 되돌리기도 어려워 그대로 쿠퍼스타운에 자리잡았다. 야구를 국수주의와 연결시키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된다.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나자 메이저리그는 모든 구장에서 7회 초가 끝나면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란 노래를 연주하도록 지시했다.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노래가 연주되는 동안 일부 팬들이 존경심을 표시하지 않고 움직인다는 국수주의자들의 항의에 뉴욕 양키스가 취한 조치는 좀 심했다.20피트마다 체인으로 구역을 막고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법률학자들은 만일 주정부가 소유한 구단이 이런 조치를 취한다면 위헌이지만 양키스는 100% 사유기업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전에 이미 국가를 연주하고 있고 메이저리그 당국도 휴일만 노래를 연주하고 나머지는 자율로 한다고 한 발 물러선 마당에 체인까지 동원해 이동을 막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 우리 야구장에서 7회초에 새마을 노래를 틀어주며 움직이지 못하게 막는다고 새마을 운동에 존경을 표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차례 이야기하듯 강요된 애국은 애국이 아니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힐러리 ‘과거사’ 대선가도 악재될라

    미국 대선가도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이 또다시 ‘과거사’에 발목을 잡힐 위기에 처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5일(이하 현지시간) 힐러리 상원의원을 비판적으로 다룬 두 권의 책,‘여성지도자:힐러리 로댐의 삶’과 ‘그녀의 길:힐러리 클린턴의 희망과 야망’의 내용을 처음 공개했다. 이 책들은 다음달초 출간될 예정이다. ‘여성지도자…’는 워싱턴포스트 기자 시절 밥 우드워드와 함께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폭로했던 칼 번스타인이 8년간의 추적끝에 집필했다. 그는 힐러리의 측근 인물들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로 재임하던 1989년 힐러리에게 이혼을 요구했으나 힐러리가 권력욕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기술했다. 뉴욕타임스 탐사전문기자 제프 거스와 돈 밴 네이터가 함께 쓴 ‘그녀의 길…’은 클린턴과 힐러리가 결혼하기 이전에 이미 민주당을 개혁해 백악관에 입성한다는 ‘20년 계획’을 세웠다고 공개했다. 클린턴 부부는 또 92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클린턴이 퇴임하면 힐러리가 대선에 출마한다는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고 책은 밝혔다. 힐러리 참모들은 책이 가져올 파장을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다. 힐러리 선거운동본부의 하워드 울프슨 대변인은 “미 국민은 오래전에 이같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입증하듯 주말인 26일 아이오와주 선거운동에 나선 힐러리 상원의원에게 쏟아진 질문 가운데 책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현지 주민 밀리 화이트는 “책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누군가 돈을 벌려는 수작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그렇다 해도 과거가 자꾸 들먹여지는 건 힐러리에게 굴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차갑고, 계산적인 힐러리의 기존 이미지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바꾸려고 노력중인 선거 참모진으로서는 치명적이다. 이 책들이 힐러리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을 급격하게 바꾸지는 않더라도 유권자들의 옛 기억을 되살리는 역할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아이오와 캠페인에서 힐러리는 자신이 미국 중부의 중산층 가정 출신임을 강조하며 유권자와의 유대감 향상에 무게를 뒀다. 또 애국심이 약화되고, 정치적으로 양분된 나라를 누구보다 잘 이끌어나갈 미래지향적 인물로 비치도록 애를 쓰고 있다.“과거를 논할수록 불리하고, 미래를 논할수록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힐러리가 이번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아나운서 출신 가수 1호 이정민(Ⅱ)

    1967년 이정민씨는 곧바로 국군방송 아나운서로 정식 발탁된다. 군 복무기간 내내 두각을 나타냈던 ‘얼굴 없는 가수’로서도 ‘타향처녀’‘남매’ 등의 히트로 주목받은 그의 목소리는 이미 많은 작곡가들이 탐내고 있었다. 아울러 제대 후 본격적으로 김학송, 백영호, 정민섭, 김강섭씨 등 인기작곡가들과 손잡고 새 음반들을 취입하지만 국군방송 아나운서는 공무원 신분이라 야간무대를 비롯한 많은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때문에 결국 레코드 취입만으로 가수 활동을 해야 했던 ‘반쪽 가수’였다. 1971년 8월, 그는 방송요원으로 베트남에 파견된다. 베트남, 즉 월남은 당시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파월장병을 위한 ‘주월 한국군방송국’이 1965년 11월15일, 시험전파를 첫 발사한 데 이어 주월사령부가 있던 사이공방송국을 비롯해 맹호부대와 십자성부대 지역의 퀴논방송국, 청룡부대 지역의 호이안방송국, 백마부대의 나트랑방송국 등을 잇달아 개국했다. 이정민씨는 사이공방송국에 배치된다. 사이공은 외관상 마치 전쟁과 무관한 도시처럼 평온해 보였지만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전쟁터라 방송요원도 무장을 해야 했다. 호신용 권총도 지급되었고 수당도 당시 ‘한국군 소령의 월급’에 해당하는 150달러가 별도로 지급되었다. 방송국 주변을 비둘기부대가 엄호해 주었지만 이따금씩 게릴라가 나타나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방송은 하루 9시간. 그중 두 시간은 자체 뉴스와 신청곡 프로그램, 부대 탐방 등을 내보냈고 나머지 시간은 국내에서 공수해온 인기 프로그램 중 CM만을 빼고 방송했다. “전국을 누비며 고향소식과 함께 전하는 ‘가족통신’의 인기는 파월장병들에게 절대적이었어요. 전국 방방곡곡 파월장병의 고향을 찾아 가족들과 인터뷰하면서 무사귀국을 기원하는 그 간절한 사연들이 하나하나 전해질 때마다 함께 목놓아 울기도 했죠.” 이정민씨의 회고다. 1972년 2월 청룡부대가 귀국함에 따라 호이안방송국을 폐쇄했고 계속해서 나트랑 해변에도 베트콩이 밀려오기 시작하면서 한국군의 전면 철수와 함께 퀴논방송국, 나트랑방송국, 투이호아중계소가 차례로 폐쇄해 나갔다.1973년 2월15일. 마침내 베트콩의 기세가 사이공 가까이까지 밀려오자 사이공방송국도 고별방송을 내보내고 있었다. “1967년 2월1일, 월남의 애국시민과 주월 한국군을 위해 개설되어 7년여 동안 동고동락했던 주월 한국군 사이공방송국이, 오늘 마지막 소원을 풀지 못한 채 고별방송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자유를 위해 피를 흘려야 했던 수많은 영혼들의 소망을 저버리고 저희는 이제 떠납니다. 하지만….” 아나운서 이정민씨의 목소리는 끝을 맺지 못하고 있었다.(계속)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사설] ‘선플 달기운동’ 확산을 기대한다

    ‘선플달기 국민운동본부’가 그제 출범했다. 선플은 착할 선(善)자와 리플이란 말을 합친 신조어로 악의적 댓글을 가리키는 악플의 반대 개념이다. 국민운동본부가 생길 만큼, 우리의 인터넷 문화는 양적인 성장과 비교해 질적인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댓글 문화의 저급함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월 악성댓글에 시달리던 가수 유니가 자살했을 때조차 악플이 여전히 올라 유족과 친지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애국지사인 윤봉길 의사에 대해서도 빈 라덴 같은 테러리스트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비롯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악플들이 달렸다. 근거도 없는 악랄하고 증오에 찬 댓글들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인터넷상에서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선플달기 운동은 악플에 대항하고 대체해 가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비난과 헐뜯기로 가득한 특정 뉴스에 선플이 달리면 댓글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지는 효과가 있다.‘전업주부 연봉은 2500만원’이란 기사에 달린 “집에서 놀기만 하는 여자들에게 무슨 연봉?”이라는 댓글에,“가사를 돌보는 일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나.”라는 선플을 이어 달자 건전한 토론으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사이버공간이라는 익명성 뒤에 숨어 악의적인 글을 올리는 네티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누구나 악플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오는 7월에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산하에 ‘사이버 명예훼손 분쟁조정부’도 출범한다. 선플달기 운동이 확산되어 악플을 인터넷상에서 몰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문화마당] 문화차별주의자 보십시오/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대한민국 사용후기’라는 책 표지에는 “고집스럽게 대한민국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절대로 이 책을 읽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다. 당신은 서문에서 “한국을 무지하게 사랑”했지만,“결국 이 나라가 미치도록 미워졌다.”고 밝혔다. 사랑이 왜 증오로 변했나? 당신의 표현대로 대한민국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필요에 맞게 소비해버린 것이다. 예를 들어, 홍대 앞에서 당신이 “놀지 않은 지 한 2년” 되었다. 이유는 “미국의 어느 빈민촌 흑인 양아치인 줄로 착각하는 강남의 중산층 남자애들”과 “걸레 같은 한국 여자애들” 등 “그 동네 거의 모든 것을 증오”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년 전에는 어땠나.1996부터 10년 동안 홍대 앞을 잘 사용했을 것이다. 잘 ‘놀’았을 것이다. 당신은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racist)가 아니라 문화차별주의자(culturalist)”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흰둥이’라며 비하하는 척한다. 한국인이 사용하지도 않는 ‘흰둥이’라는 표현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백인의 자신감과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의식을 드러낸다. 이 ‘흰둥이’ 전략은 문화차별에도 적용된다.‘개판’인 미국의 대통령을 흉본 뒤, 한국의 대통령을 부시의 “잘 훈련된 푸들”이라며 더 격하한다.“작은 미국이 되려고 용쓰는 한국”을 비판하면서 부지불식간 큰 미국을 암시한다. 백인과 미국인의 우월주의를 열등한 척 뒤집어 다른 나라의 문화를 더 차별하거나 더 열등하게 몰고 간다. 비주류를 가장한 주류의 관점이다. 당신은 애국주의와 민족주의의 뜻을 구별해주면서, 한국에는 ‘천박한 민족주의’가 난무한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꼭뒤를 비춘 일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라크에 군사를 파병해 달라.”는 요청을 한 조지 부시 대통령보다 그 요청을 받아들인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의 표적으로 삼은 당신은 애국주의자인가 민족주의자인가. 천박한 민족주의 때문에 한국인이 “오로지 상업적 이익을 위해 상품을 파는 데 독도를 사용한다.”고 했는데, 당신이야말로 독도를 포함한 대한민국 전체를 사용해서 상업적 이익을 얻고 있지 않은가. 얼핏 보면 당신의 독설은 새로운 문화적 시각을 제시하는 것 같지만, 그 본질은 “일본과 미국은 남한의 3대 교역국에 포함되며, 남한의 지속적인 번영과 복지에 반드시 필요한 나라”이니 “그냥 어울려 지내”라는 것이다. 당신이 주장하는 ‘세계화’의 단면이다. 당신은 “한국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할 사람들”로 천박한, 잘난 척, 술 취한, 차별하는, 멍청한 놈을 간추려 놓았다. 당신이 정의한 의미와는 다르지만 그 단어들이 당신에게도 전부 적용된다. 당신의 어휘는 똥꼬, 개판, 고자, 쓰레기, 걸레 등 의도적으로 천박하고,‘인정 많은 한국인’에 대한 메이어의 의견을 뭉개며 잘난 척하고, 술 취한 듯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고,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대신 함부로 문화를 차별하고, 미국과 백인을 모독하는 척하면서 그들과 닮았는지 안 닮았는지를 문화비평의 잣대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만큼 ‘멍청’하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한국에서 사라지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충분히 대한한국을 사용하고 나면, 홍대 앞을 떠나듯, 당신 스스로 한국을 떠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작가라는 직업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런데 작가라는 당신이 지나간 자리마다 왜 그다지도 ‘증오’와 ‘똥’과 ‘걸레’가 수북한가. 이는 작가의 눈으로 세상의 부조리와 고통을 흡수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문화의 향기를 재생산하는 대신, 소비자의 눈으로 먹고 배설하고 소비해버렸기 때문이다. 작가로서, 당신이 비주류의 관점을 가졌다면, 문화의 차별이 아닌 차이를 통해,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홍대 앞에서 오랫동안 살아 온 나도, 같은 작가로서, 당신이 쓸 다음 책을 기대했을 것이다. 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 강재섭,정치생명 건 승부수…朴에 최후통첩

    강재섭,정치생명 건 승부수…朴에 최후통첩

    1. 강재섭대표 사퇴 배수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1일 경선규칙 중재안과 관련해 정치인생 최대 승부수를 던졌다. 우유부단해 보인다는 당 일각의 평가를 일축하듯 정치생명을 건 배수진을 친 셈이다. 강 대표는 이날 나경원 대변인을 통해 “내주 상임전국위원회까지 내 중재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대선주자 간에 별다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표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으며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없다면 내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같은 결단을 내비쳤다. 나 대변인은 “의원직 사퇴는 정계은퇴를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강 대표는 “내가 무슨 옆집 똥개냐.”,“더 이상 구질구질하게 하지 않겠다.”는 등 그동안 양 캠프의 틈바구니에서 겪은 심경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고 한다. 한때 대권도전까지 염두에 뒀던 강 대표로선 이번 경선규칙 중재안과 관련해 대표직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걸었음을 말해 준다. 이처럼 강 대표가 초강수를 둔 것은 경선규칙 중재안의 향방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장래가 갈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중재안을 거부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측에 대한 최후 통첩이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 전 대표간 경선규칙 합의를 우회 촉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지난 97년 정치에 입문한 박 전 대표와의 ‘정치적 인연’이 이번 중재안 발표로 회복불능으로 빠져들게 됨으로써 겪게 된 인간적 고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강 대표는 박 전 대표가 지난 98년 대구 달성 보선에 출마하도록 설득했고,‘박 대표’ 당선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박 전 대표도 당 대표, 원내대표 경선 등 고비마다 강 대표를 지원했다. 그러나 강 대표의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양 주자 진영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당 내분사태는 더욱 혼미한 국면으로 치닫는 기류다. 박 전 대표 측이나 이 전 시장측 모두 각자의 주장을 조금도 굽히지 않은 채 상대측의 양보를 요구했다. 박 전 대표측 한선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당 혼란을 수습해야 할 대표의 발언으로는 적절치 못하다.”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중재안 수용 불가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이 전 시장측 주호영 비서실장은 “고심 끝에 내놓은 중재안이 저렇게 되니까 강 대표 본인이 견딜 수 없어 그런 결정을 내린 것 아닌가 싶다.”며 박 전 대표측에 중재안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2. 상임전국위 찬반팽팽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제시한 경선규칙 중재안이 박근혜 전 대표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과연 대선후보 경선규칙으로 확정될 수 있을까. 중재안이 경선규칙으로 확정되려면 오는 15일로 예정된 당 상임전국위원회를 거쳐 당헌·당규 의결기구인 전국위원회에 상정돼야 한다. 중재안에 대한 상임위원들의 기류는 찬성이 반대보다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중재안 처리여부는 여러모로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며 중재안을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나 박 전 대표측은 무조건 안건 상정을 저지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 대표는 중재안이 상임전국위에서 부결되면 대표직은 물론이고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중재안’을 ‘당 분열안’으로 규정한 김형오 원내대표도 “다음주쯤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게다가 상임전국위 안건 상정의 열쇠를 쥔 김학원 전국위원장은 주자간 합의 없는 중재안 상정은 거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파국’을 막기 위해 양 주자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전여옥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표의 원칙론에 일리가 있다.”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강 대표가 중재안을 즉각 철회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강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3. 전국위 열리면한나라당의 대선 경선규칙과 관련, 강재섭 대표가 제안한 중재안이 15일 상임전국위원회에 상정되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간 세 대결이 본격화된다. 21일 전국위원회는 실질적인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양측은 결사항전으로 표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양측 지지자들의 몸싸움이나 각목사태 등 폭력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 진영은 표대결 가능성에 대비,‘세’ 점검에 나섰다. 지지세를 동원해서라도 각자의 입장을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양 캠프 소속 의원들은 또 방송출연이나 인터뷰 등을 통해 각자의 주장을 홍보하는 등 대국민 여론전도 병행하면서 ‘대격돌’을 준비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애국심 있는 당원과 국민들에게 원칙을 깬 중재안의 부당성을 호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시장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박 전 대표측에서 일언지하에 무시하는 태도는 정당정치를 무시하는 반민주적 발상”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상임전국위 소집 전에 양 주자간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는 당내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막판 대타협의 여지도 남아 있다. 양 진영 모두 표결까지 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다음주 초쯤 막판 타협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강 대표의 박재완 비서실장은 “전국위 소집 요구를 통해 절차를 계속 진행시키면서 후보들에게 중재안을 수용하든지, 아예 다른 합의를 하든지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4. 표대결 한다면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이 오는 21일 전국위원회에 상정돼 표대결이 이뤄지면 경선준비위원회에서 결정된 8월 경선도 물 건너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재안이 통과되면 표 대결에서 패한 대선 주자측에서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중재안이 부결되면 당 지도부 총사퇴가 이어지면서 경선 룰 논의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측은 강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에서 전국위원회 중재안 통과를 강행하고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면 ‘경선 불출마’를 적극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져 8월 경선 자체가 의미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 캠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1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헌법 같은 당헌을 부당하게 바꿔서 경선을 하면 결과는 뻔하다.”며 “부당한 승부엔 참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와 김형오 원내대표의 향후 거취도 8월 경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재안이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수용되지 않을 경우 대표직 사퇴를 시사한 강 대표에 이어 김 원내대표도 이날 “내주쯤 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해 지도부 총사퇴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KCRP대표단, 평양칠골교회 방문

    |평양공동취재단|지난 5일 순안공항을 통해 평양에 도착한 KCRP(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단 42명은 다음날인 6일 조선종교인협의회(KCR)의 양해 아래 각 종교별로 나뉘어 칠골교회와 장충성당, 광법사를 둘러보았다. 광법사를 찾은 일행은 신도로 보이는 두사람만 사찰을 지키고 있어 경내를 둘러보는 데 그쳤다. 장충성당에선 성체집전의 문제 탓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총장인 배영호 신부의 인솔로 미사를 드리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칠골교회의 주일예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참관할 수 있었다. 평양시 칠골동에 위치한 칠골교회의 교인은 60여명.150여명을 수용 할 수 있는 칠골교회에서 열린 이날 예배는 북한 신도 50여명과 독일 관광객 32명, 미국 시애틀의 형제교회에서 온 동포 30여명이 참석해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붐볐다. KCR와 독일 교회는 신자 교환방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방문 행사는 11번째라고 한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예배는 사도신경과 찬송, 설교, 찬송, 헌금, 축사 등으로 1시간40여분간 진행됐다. 영어에 능통한 황민우 담임목사가 “민족분열과 핵전쟁의 역사적 위기에서 우리 민족이 한데 뭉치라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이다.”라는 내용의 설교를 하는 중간 신자석에서 ‘아멘’‘아멘’소리가 이어졌다. 성가대원 10여명이 성가복을 입고 예배당 왼쪽에서 성가를 불렀는데 찬송가는 ‘십자가 군병들아’ ‘바다를 잔잔케 하심’ ‘진실하신 친구’ 등 남측의 찬송가와 거의 비슷했다. 성가대가 찬송을 부르자 찬송가 내용을 알고 있는 독일인들이 손을 들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열심히 찬송을 따라했다. 황 목사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독일인들은 함께 찬양하는가 하면 손을 높이 들고 찬송가를 합창했다. 북한의 한 여성 집사는 기도를 통해 “산 넘고 바다 건너 대륙과 대양을 건너 기쁘고도 흐뭇한 주님의 날에 이렇게 자리를 같이 하고 목소리를 내 주님께 할렐루야 영광을 올리는 것에 너무도 감사하다.”며 “우리 민족의 기치를 높이 들고 7000만이 통일 애국의 길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시애틀의 형제교회 교인들도 나와서 찬송을 했고, 북한 장애인단체 초청으로 방북한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이 연단에 올라 인사말을 해 북측 신도들의 환영을 받았다. 부인과 함께 예배에 참석한 너울랄 파사리브(60) 주 북한 인도네시아 대사는 “우리 부부는 매주 칠골교회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데 예배에 아주 만족한다.”며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그 영적인 무언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귀띔했다.
  • 탄생 100주년 문인 기념문학제…좌파~친일작가 ‘1세기 문학’ 다시보기

    조선 왕조가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던 1907년, 이 땅에서는 일제 침략을 막기 위해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국채보상운동이 전개되고, 오산학교 등 신식학교들이 잇따라 설립되는 등 애국적 정서와 계몽주의적 열정이 분출하고 있었다. 문학은 비로소 ‘근대’라는 이름으로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던 무렵이다. 그것이 바로 한 세기 전 이 땅의 모습이었다. 그런 환경을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체감했던 문인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정희성)가 공동 주최하는 제7회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오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리는 이번 문학제는 ‘분화의 심화, 어둠 속의 풍경들’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학술 심포지엄과 ‘문학의 밤’ 등 다양한 기념행사들로 꾸며진다. 대상 작가는 ‘메밀꽃 필 무렵’의 이효석, 목가적 서정시인 신석정, 불교사상을 서정시로 승화한 김달진을 비롯, 평론가 김문집·김재철·신남철, 시인 김소운·박세영, 아동문학가 송완순·신고송·윤복진, 소설가 함대훈 등 12명. 심포지엄 주제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삶의 출발점이 어둠 그 자체였다. 태어나면서부터 망국의 위기를 직감했던 작가들은 성장기를 보내면서 다양한 분화를 거쳐 문학적 완성을 꿈꿨다. 사상적으로는 좌파와 우파, 본질적으로는 친일과 항일 등으로 나뉜 이들의 문학 역정은 이데올로기의 시대 이래 지금까지 ‘한쪽 편들기’로만 평가돼 왔다. 김문집, 박세영 등 이름조차 생경한 작가들의 존재는 애써 외면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을 포함한 좌파와 친일작가까지 아우른 이번 문학제는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는 심포지엄 총론 ‘가면으로서의 자연, 그리고 난파의 흔적들’에서 “1907년생 문인들의 인생역정 자체는 삶의 출발점 자체가 시대의 격랑을 피할 수 없었다는 운명의 예고처럼 보인다.”면서 “격랑의 시대에 그들이 자기의 문학세계를 찾아가는 도정은 당연히 서로 똑같은 것일 수 없었다.”고 분화의 배경을 설명한다. 실제 박세영 송완순 등의 현실 투쟁적 문학, 이효석 김달진 신석정 등의 향토적이며 자연친화적 문학, 그리고 김문집의 친일문학 등은 우리 문학이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역동적으로 분화해 가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염 교수는 김달진과 신석정의 자연친화적 작품에 대해 “당대 현실의 절박한 문제로부터 멀리 떨어져 선적(禪的) 공간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지만 실은 긴장을 감추는 오래된 가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국가의 작사자로 알려진 월북 시인 박세영에 대해서는 “솔직히 진실한 감동을 주고, 문학적 생기를 느끼게 하는 단 한 편의 시도 만나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일부 작품들에서는 식민지 현실의 중압을 돌파하려는 건강한 의지와 진실한 자기반성 및 거기에 상응하는 정돈된 언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이어 같은 날 오후 7시부터는 서울 혜화동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유가족과 제자들이 참가하는 ‘문학의 밤’ 행사도 진행된다. 시사랑문화인협의회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김달진 심포지엄(6월5일, 고려대 백주년기념관 국제회의실)과 전북 전주 석정문학회와 함께 추진하는 신석정 문학심포지엄(9월1일, 전주 리베라호텔) 등의 행사도 이번 기념문학제와 연계해 추진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지갑 속의 백범/이목희 논설위원

    백범 김구 선생은 소싯적에 자살을 생각했다. 관상학을 공부하면서 거울을 보니 영락없는 거지상으로 비쳤다. 중인 출신이어서 과거까지 포기했는데, 거지가 될 팔자라니. 자살을 결행하려는 순간 관상학책 마지막 구절이 뇌리를 쳤다.“관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심상(心相)을 따라갈 수 없다.” 그때부터 백범의 운명 극복기가 시작되었다. 백범은 위대한 민족지도자가 되었지만 항상 ‘나라의 거지’라는 마음을 잃지 않았다. 어렵게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을 때 자리다툼이 심각했다. 백범은 임시정부의 문지기를 자청, 경무국장직을 맡았다.1920,30년대 일제의 탄압이 극심했던 시절, 백범은 ‘거지 중의 상거지’로 지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나라를 되찾으려는 맹렬한 독립활동에서 백범을 따라갈 이가 없었다. 백범은 자연스레 주석직까지 오르게 되었다. 해방공간에서도 백범의 애국심과 청렴성은 돋보였다.“우리가 독립국이 된다면 나는 가장 미천한 자가 되어도 좋다.” 그런 백범이 새로 발행할 예정인 10만원권 화폐 초상인물 영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선호도에서 압도적이다. 폭넓은 존경을 받는 백범이 진작에 화폐에 등장해야 마땅했다. 정치적 이유로 조선시대 인물만을 화폐 초상으로 써온 과거가 비겁하기 그지없다. 백범이 고액권 초상인물로 자리잡는다면 많은 교훈을 줄 것이다. 애국, 민족정기, 자주독립, 통일, 문화국가…. 일신의 부귀영화를 멀리한 백범이었기에 더욱 고액권에 어울린다. 고액권 화폐 발행에 우려가 있다. 뇌물 등 부정부패가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돈가치에 착시를 일으켜 물가가 상승하지 않을까. 백범 정신은 이런 부작용을 날려버릴 좌표가 될 수 있다. 백범이 생전에 즐겨 암송했던 서산대사의 시구(詩句)를 조금 바꿔본다.“돈을 주고 받거나, 쓸 때 어지럽게 하지 말기를, 오늘 내가 지나간 발자국이 뒷 사람들의 이정표가 되리니….” 지갑속의 백범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10만원권을 함부로 쓰지 못할 것이다. 우리 경제와 거래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이제 김구 선생을 믿고 고액권 발행을 둘러싼 걱정을 떨치는 게 어떨까.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국기에 대한 맹세’ 강제할 일인가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하순 입법 예고한 국기법 시행령안에 ‘국기에 대한 맹세’를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는 대통령령인 ‘대한민국 국기 규정’을 법률로 격상하면서 국기에 대한 맹세 조항을 삽입할지를 놓고 찬반논란이 일자 법에는 넣지 않았다. 국기에 대한 맹세가 현실에 맞지 않기 때문에 법률에 굳이 넣을 필요가 없다는 데 입법부가 공감을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국기법은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했고 지난 1월 정부가 제정·공포했다. 행자부는 논란이 있는 조항에 대해 조사나 의견수렴을 하지 않고 시행령안에 담았다. 시행령이라고 해서 법률 격상 때 있었던 논란이 없어지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로 시작되는 맹세는 1972년 정부가 각급 학교에서 시행하고 80년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때 병행토록 했다. 군사독재 시절 충성 서약처럼 도입한 맹세는 민주화된 지금은 어울리지 않는다. 국기에 대한 경의는 필요하지만 법으로 강제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애국심은 자발적으로 우러날 때 가치가 있다. 일본이 1999년 국기·국가법을 제정했을 때 일본 내부는 물론이고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이 경계를 했다. 군국주의로 돌아가려는 우경화 움직임이라는 우려에서였다. 맹세가 국민의 도리라는 의견도 있지만 말 몇마디로 충성을 맹세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 맹세로 국가와 민족에 대한 충성심이 생겨나지도 않는다. 국기법 시행일인 오는 7월까지 법제처의 심사 등이 남았다. 시행령으로 규정하기보다는 국민의 판단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통일염원 담은 아리랑 열창

    통일염원 담은 아리랑 열창

    ‘근로자의 날인 1일 경남 창원시에서 남북이 하나되는 통일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민주노총·한국노총·북측 조선직업총동맹 등 남북 3개 노동단체가 참가하는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 3일째인 이날 경남 창원종합운동장에서는 이번 대회의 본행사인 노동자 단합대회·통일축구경기·축하공연 등이 개최됐다. 단합 대회는 창원시민과 전국에서 모인 근로자 등 3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후 3시30분쯤부터 3개 단체 공동 사회로 시작됐다. 주최측은 행사장을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72명으로 구성된 풍물단을 선두로 한반도기 기수단, 남북 노동자 대표단 등이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을 연호하면서 운동장으로 입장하고 공동 사회자들이 동시에 개회를 선언하면서 대회장 분위기가 고조됐다.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한반도기가 게양되고 6·15 공동위 남북 대표 축사, 남북 3개 노동단체 위원장 대회사 등이 이어졌다. 이어 남북 3개 노동단체 대표는 5개 항의 ‘남북(북남) 노동자 선언문’을 한문단씩 낭독하며 창원 5·1절 행사가 겨레의 가슴 속에 통일애국의 불길을 지펴 올린 뜻깊은 통일축전이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남북 노동단체는 선언문에서 조국통일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6·15 공동선언을 철저히 실천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통일운동에 민족을 중시하는 입장을 견지하며 평화 수호에 앞장서고 남북노동자들의 연대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 단합대회에 이어 오후 4시쯤부터 남북 선수들이 섞인 연대팀과 단합팀의 통일축구 경기가 축포를 신호로 전·후반 각 45분씩 열렸다. 경기내내 관중들은 크고 작은 단일기를 흔들며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통일”을 외치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시민 김경식(56)씨는 “보기 드문 뜻있는 행사인데 홍보부족으로 많은 시민들이 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축구시합에 이어 오후 6시쯤부터는 본부석 맞은편 특설무대에서 축포가 터지면서 흥겨운 축하공연이 열려 남북 노동자 대표단과 관중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에 동참, 남북화합과 통일에 대한 마음을 되새겼다. 노동자 노래패·영산마루 타악공연·안치환 공연·민족춤패 공연·노래극단 희망새 공연·창원시립교향악단의 아리랑 연주에 이어 불꽃놀이를 끝으로 남북노동자대회 본행사는 막을 내렸다. 남북노동자대표단은 앞서 이날 오전 양산 솥발산에 있는 노동자 묘역을 참배했다. 남측에서 처음으로 열린 창원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 60명은 2일 오전 10시 김해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간다. ●서울 도심곳곳 노동절 행사 근로자의 날인 1일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기념행사가 서울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예년과 같은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1만명(경찰추산 6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17회 5·1 노동절 기념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행사 이후 종로2가를 거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잠실 종합운동장에서는 한국노총 주최로 마라톤대회가 열려 이주노동자 400여명 등 2만여명이 참가했다. 이상수 노동부장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동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수 장관은 근로자들과 함께 5㎞ 구간을 완주했다. 서울 이동구·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와 ‘아름다운 나라’/박홍기 도쿄 특파원

    일본은 4월 들어 두차례의 선거를 치렀다. 광역단체장 선거와 2곳의 참의원 보궐선거가 낀 기초단체장 선거다. 선거 때마다 눈에 띄는 문구가 있다면 다름아닌 ‘아름다운 나라, 일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9월 취임하면서 내놓은 야심찬 정치적 구호다. 이른바 ‘강한 일본’을 추구하는 아베 총리의 정치적 신념이자 철학이기도 하다. 아베 총리는 지난 22일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를 위한 아이디어 공모에 나섰다.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의견을 모으는 이벤트이다. 내각에는 이미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 기획 회의체’까지 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정책마다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아름다운 나라’의 합창 소리가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아베 총리가 표방하는 ‘아름다운 일본’, 표현상으로는 정말 그럴싸하다. 그러나 막상 속내를 들여다보면 ‘섬뜩함’을 지울 수 없다.2차 대전 패전국이자 가해자로 낙인찍힌 오명의 역사를 스스로 덮고 ‘새로운 일본’을 일궈나가자는 게 목표이다. 간단히 말해 ‘전후 체제’의 청산이다. 아름다운 나라로의 화려한 비상을 위해 들고 나온 핵심 수단이 바로 헌법개정과 교육개혁이다. 아베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 펴낸 자신의 책 제목을 ‘아름다운 나라로’라고 붙일 정도로 일본의 새로운 자화상 그리기를 꿈꿔왔던 터다. 관방장관 때에는 “우리들 자신의 손으로 헌법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의원 시절, 역사교과서를 겨냥,‘자학(自虐)사관’은 일본의 치부만 드러낼 뿐 국가 발전이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전후 세대의 첫 총리가 되자 “드디어 전후 세대가 사회의 중심이 됐다. 부모들이 남긴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아름다운 나라’라는 기치 아래 본격적인 ‘꿈’의 실현에 나섰다. 5월3일 헌법 60주년 기념일에 즈음해 헌법 개정의 정당성과 함께 의지도 분명하게 피력했다.“현행 헌법을 기초한 것은 헌법을 잘 모르는 연합군사령부 사람들이었다. 성립과정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자위권 금지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게 아베 총리의 헌법 개정의 논거다. 현행 평화헌법에서 금지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포부’이다. 자칫 ‘군국주의의 회귀’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 개혁에 대한 아베 총리의 결의 또한 대단하다. 최근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의 기본은 교육이다.”라며 교육 개혁을 독려하고 있다.60년만에 처음으로 교육기본법도 손질, 완성 단계로 치닫고 있다. 개혁의 지향점은 국가주의 함양이다. 교육에 대한 국가의 관여 강화와 함께 애국심 고취에 역점을 두고 있는 까닭에서다. 아베 총리의 말마따나 뜻있는 국민을 길러 품격있는 국가를 만드는 ‘대업’인 것이다. 아베 총리의 아름다운 나라는 분명 추상적인 데다 정치적 색깔이 강하다. 마치 황국이니 신민이니 하던 과거 군국주의, 쇼와(昭和)시대의 초기를 연상케 하고 있다. 게다가 수순이 바뀌었다. 틀렸다. 과거 역사와의 단절이 아닌 정리에서부터 시작했어야 옳았다. 군국주의 시대의 과오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바탕에 깔아야 한다는 얘기다. 자학사관을 탓할 게 아니라 올바른 역사 인식 아래 새로운 일본을 그리는 것이 마땅하다. 아베 총리는 ‘아름다운 나라, 일본’을 편협한 민족주의로 귀착시켜서는 안 된다.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일본 안팎에서 제기되는 “자기 중심적, 자기 도취적이 아닌 ‘평화로운 나라 만들기’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고도 충분히 새겨들어야 한다. 단지 색깔만 덧칠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러지 않으면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동맹국들과도 냉전의 틀에 갇힐 수밖에 없다. 분명컨대 ‘반복해서는 안 되는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hkpark@seoul.co.kr
  • [서울광장] 지성인과 정치인 사이/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성인과 정치인 사이/이목희 논설위원

    아들라이 스티븐슨은 진가를 몰라주는 유권자들이 야속했을 터이다. 프린스턴대를 나와 신문기자·변호사 활동, 이어 유엔 창설에 앞장서는 등 쟁쟁한 외교관 경력. 일리노이 주지사로서 행정 능력도 인정받았다. 세련된 언변과 건설적 대안, 지식층 지지…. 스티븐슨은 역대 미국 대통령후보 가운데 가장 지성적 면모를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인사였다.1952년 대선에서 스티븐슨과 맞붙은 후보는 전쟁영웅 아이젠하워. 소련의 핵개발, 한국전쟁으로 매카시즘이 불고 있었다. 애국심의 광풍 앞에 스티븐슨의 지성은 맥을 못추었다. 열세를 만회하려 스티븐슨은 재향군인 모임에 섰다.“애국심이란 어떤 것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정치학도라면 한번쯤 읽어야 할 명연설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호소는 어려웠다. 아이젠하워의 듬직하고, 자상한 미소 한방이 지성파의 난해한 연설을 묻어 버렸다.1차 집권기의 아이젠하워는 한심하게 비쳤다. 골프를 즐기고, 목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스티븐슨은 재도전했으나 더 큰 표차로 패하고 말았다. 아이젠하워는 닉슨 부통령, 덜레스 국무장관, 애덤스 비서실장 등 부하를 통해 게으름을 커버했다. 지성은 떨어져도 진정한 정치인의 자질은 아이젠하워쪽에 있었다. 올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에서 ‘지성인 궐기’가 거론된다. 두번의 상고 출신 대통령,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언행이 불러온 반작용일 것이다.‘지성인의 덫’에 빠져 곤경에 처한 첫 주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교수 출신인 그는 흠없는 경력과 성품을 가졌다. 지지율 5%와 한나라당내 명분없는 줄서기를 선뜻 수용키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정치학자 손학규씨에게 묻는다. 탈당해서 문화·예술계 인사와 만나는 외곽정치를 제자들에게 가르친 적이 있는가. 낮은 지지율이 스스로의 문제라고 자책한 적은 없는가. 아이젠하워에 비해 메시지가 약한 스티븐슨을 돌아본 적이 있는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역시 지성인 이미지로 대권을 겨냥하는 이다. 정 전 총장은 며칠전 “지성인은 남의 문전을 기웃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자세력 추구의 뜻을 깔고 있다. 지금 정치권이 통째로 욕을 먹는다. 학계와 시민단체를 우선 엮은 뒤 괜찮은 정치인을 합류시켜 새 모습을 보이려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정당정치를 깨야 하는 당위성에 공감할 수 없다. 경제학 교수가 신당을 만들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얘기인가. 반사이익을 통해 붉은 카펫을 깔고 등장하려는, 정계개편 주도권 욕심이 어른거릴 뿐이다. 그 와중에 충청권 결집 등 정치 구태를 흉내 내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청와대 수석, 국회의원을 지낸 박세일 서울대 교수도 대권도전의 뜻이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보수세력을 대변하지 못하니, 지성인으로 세결집에 나서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지식인을 ‘생산력이라고는 글쓰고 가르치는 일밖에 없으면서 이념·주장만 내놓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식인의 관념적, 서술적인 메시지는 일반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정치현장에서 생산력을 입증치 않으면 과거 조순·이홍구씨 수준도 못 따라간다. 유권자를 흡인할 메시지 없이 정당정치를 흔들며 요행을 기다리지 말기 바란다. 대권 꿈이 있다면 빨리 이념에 맞는 정파와 손잡고 정치 메시지 학습에 열중하는 편이 낫다. 지성인이 민주정치를 피곤케 해서야 되겠는가.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85살 YWCA 재도약 나선다

    일제시대 여성 선각자들에 의해 창립된 여성계 대표단체인 한국 YWCA가 창립 85주년을 맞아 재도약에 나선다. 한국 YWCA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85주년 기념식을 열고 단체의 새로운 CI(이미지)를 발표하고, 향후 사업계획을 소개했다. 행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무심비 칸요르 세계 YWCA사무총장,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등 국내외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YWCA는 일제 치하인 1922년 4월 김활란, 유각경 등이 기독교 정신에 바탕해 창립한 단체로 창립 초기 애국계몽운동을 시작으로 여성권익보호, 여성 정치 참여를 비롯해 소비자운동, 환경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장상 전 총리 서리,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등의 여성 지도자를 배출하며 여성 리더십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YWCA는 긴 역사에 걸맞게 전국 56개 회원 단체에 9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국내 최대 여성 조직을 자랑하고 있다. 박은경 YWCA 연합회장은 “국제 결혼이 보편화되고,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등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이제는 새로운 운동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이주여성 및 보육문제 등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또 지난해부터 시작한 연변 YWCA 지원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통일 후 과거 북한에 존재했던 5개 YWCA를 재건하는 발판으로 삼을 방침이다. 한편 박은경 회장은 7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세계 YWCA 총회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회장직에도 도전한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바티칸 다시 냉기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국교 회복 등을 노리며 ‘물밑 화해’를 모색하고 있던 바티칸과 중국 사이에 냉기류가 다시 흐르고 있다. 중국 당국이 공식 인정하는 중국천주교애국회 주석 푸톄산(76·미카엘) 주교가 사망하면서다. 중국 언론들은 그가 지난 20일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타계했다고 중국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푸톄산 주교의 사망 이후 류바이녠(劉柏年) 애국회 부주석은 “그동안의 관행대로 푸 주교의 후임자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독자적인 주교 임명을 시사했다. 바티칸을 대변하는 홍콩의 조지프 쩐 추기경은 푸 주교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교황청은 지난해 베네딕토 16세 취임 후 중국과 국교 수립을 노력하고 있으나 중국이 독자적으로 주교를 선임해 서품하는 ‘자선자성(自選自聖)’ 원칙 등을 고수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교황청 관계는 중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51년 단절됐고, 그 이후 중국은 당국의 승인을 받은 교회만 허용하고 있다. 천주교애국회측은 현재 천주교 신도가 500만명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지하교회’ 신도는 1200만명으로 추산된다. 푸 주교는 중국천주교교단 대표주석, 천주교 베이징교구 주교로 재직했다. 푸 주교는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중국국제교류협회 부회장 직함도 갖고 있었다. 푸 주교는 1979년에 로마 교황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중국 당국에 의해 베이징교구 주교로 임명됐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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