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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애국심에 호소하라

    “태극기, 동해, 독도, 독립국….” 3·1절이 있는 3월엔 애국심 호소형 광고가 눈에 띈다. 해마다 이 맘때면 항일 등의 애국 열기가 달아오르고, 업체는 앞다퉈 애국적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준비한다.KTF는 동해 바다 한 가운데 태극기를 휘날리며 우뚝 선 독도를 배경으로 “일본 휴대전화가 되는 곳은 일본 땅이고 한국 휴대전화가 되는 곳은 한국땅이다.”라는 제목의 신문 광고를 게재 중이다. 이어 “2002년 5월 국내 최초로 독도에서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통한 KTF가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아 우리 땅 독도와 함께 합니다.”고 적으며 애국심에 호소한다.SK는 한강에 유전을 세운 가상 그림을 배경으로 ‘에너지 독립국의 꿈’이란 신문 광고를 내놓았다. 아래에는 “대한민국을 에너지 독립국으로 만들기 위해 적도 뜨거운 바다에서도 아마존 깊은 정글에서도 SK주식회사는 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고 적고 있다. 외국계 맥주 카스와 경쟁을 벌이는 국내 유일한 토종 맥주 브랜드 하이트도 애국심 광고를 펼치고 있다. 태국기를 배경으로 ‘우리 나라 우리 맥주, 대한독립 만세 맥주독립 만세’란 제목 아래 “그날엔 우리의 주권을 되찾자는 함성이 드높았습니다. 오늘은 우리 경제의 주권을 확립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맥주 시장을 외국 자본으로부터 지키는 일-하이트가 함께 합니다.”라고 적었다. 국내 MP3플레이어 제조업체 레인콤은 지면 맨 위에 태극기를 내세우고 ‘아니 맨 몸으로 만세 부른다고 독립이 돼?’라는 제목을 달아 3·1절 신문 광고를 진행했다. 광고에는 “하드디스크 타입 MP3 시장은 미국 기업이 세계시장 대부분을 석권한다”면서 “MP3 종주국으로 이 상황을 지켜만 볼 수 없었다.”고 적었다. 하드디스크 타입 세계 1위 업체인 미국의 애플컴퓨터가 최근 제품 가격을 인하하자 애국광고로 대응한 것이다. 또 최근 전자사전 겸용 MP3플레이어를 내놓은 만큼 “우리 학생들이 공부하는 전자사전 만큼은 우리가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국산품 애용을 강조했다. 한편 KT의 캠페인 ‘건강한 인터넷으로 하나되는 나라’는 해외 유명 기관 홈페이지에 잘못 게재된 대한민국의 정보를 바로 잡는 활동을 하는 사이버 민간 외교사절단 반크를 모델로 삼아 제작됐다. 관계자는 “애국심 호소형 광고는 IMF 경제위기 당시 기업들에 ‘IMF시대의 비상구’로 불릴 만큼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면서 “국민들에게 태극기에 대한 사랑을 호소함으로써 국민 감성을 자극하고 한국민이란 자신감을 일깨워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기업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술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술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술이 너무 좋으니 마셔서 없애자.’는 등 술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 술에 대한 평가가 무엇이든 술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술 소비량은 슬로베니아에 이어 세계 2위다. 우리가 즐겨마시는 술은 소주와 맥주다. 경제난이 심각할수록 술 소비가 늘어난다는 통계를 보면 ‘화풀이’나 ‘사교용’ 등 각종 만남에서 술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불경기에 술 소비량이 늘어나지만 지갑이 가벼워서인지 소주 증가율이 맥주 증가율을 뛰어넘는다는 수치도 나와 있다. 지난해 국내 소주 소비량은 모두 108만 1833㎘(360㎖들이 30억 509만병)로 1년사이 3.8%, 맥주는 173만 4331㎘(34억 6866만병)로 1.2% 늘었다. 불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20세 이상 성인 3500만명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소주 86병, 맥주 99병을 마신 셈이다. 양으로만 따지면 맥주가 소주를 앞선다. 여러 동호회 가운데 소주면 소주, 맥주면 맥주만 찾아다니는 별난 마니아들도 있다. 이들의 별난 세계로 살짝 들어가 보자. “한국을 대표하는 술은 뭐니뭐니 해도 소주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술 동아리를 자부한다는 ‘소사모’(소주를 사랑하는 모임) 운영자 최경석(36·서울 송파구 송파동·인터넷마케팅)씨는 큰 부담 없이 진솔한 대화 속에 나눌 수 있는 술이 바로 소주라고 강조한다. ●“왜 술로 뭉쳤나” 지난 6일 오후 5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그와 동아리 회원들을 만났다. “술을 매개로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쳐 쫓기며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편안한 이웃으로 정(情)을 나누자는 게 동호회의 취지입니다.”. 비슷한 차원에서 볼링으로 심신의 피로를 푸는 ‘망치회’와 전국 각지로 여행을 떠나는 ‘소나무회’라는 소모임도 거느렸다. 최씨는 “지금까지 회원끼리 결혼한 커플만 해도 12쌍에 이른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술 동호회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지는 않는지…. 주변에서 ‘소사모’를 취재한다고 하니 음주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고 하던데요.”라고 되물었다. “천만에요. 그냥 술을 마구 마시기만 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예컨대 와인을 즐기는 모임이라면 문화적인 것처럼 여기는 인식이 잘못이지요. 그런 성격이라면 굳이 동호회까지 만들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어요.” 다시 물었다.“왜 하필 소주인지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 술은 나쁘게 비쳐지지는 게 사실이고, 더군다나 소주는 독주인데 마시다 보면 동료들 사이에 더러 실수도 따르잖아요.” 이번엔 옆에 있던 소사모 회원 명현숙(31·여·서울 강남구 압구정동·회사원)씨가 곧바로 맞받아쳤다. “명색이 같은 취향으로 뭉친 사람들이어서 주정한다거나 나쁜 모습을 보인 경우, 일부러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임에 나타나지 않게 돼요. 또 알코올 중독의 기미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혼자 즐기는 편이랍니다.” ●“가장 ‘술’스러운 소주” 소주 동아리는 1999년 6월 첫 발을 뗐다. 당시만 해도 그냥 술 동아리는 많은데 한국의 술 하면 내놓을 수 있는 고유의 소주에 대한 모임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출범한 지 한달 만에 회원 1000명을 돌파해 스스로도 놀랐단다. 현재 정식 회원은 전국적으로 1840여명이다. 나이를 따지면 26∼50세, 직종으로는 학교 선생님에서부터 자영업자까지 다양하다. 최씨는 “어떤 사이든 ‘쐬주 한잔 어때?’라는 말이 상대방을 친근하게 여기는 정감의 표시인 데다, 부담 없는 가격에 진솔한 얘기를 나누도록 만드는 게 바로 소주”라며 웃었다. 소주 서너잔이 돌았을까 말까 할 무렵 또 다른 회원 김한수(32·서울 마포구 아현동)씨도 거들었다. “누구든지 만취는 아니고 어느 정도 술 기운이 돌 때면 솔직해집니다. 위스키와 같이 너무 독하지도 않으면서 맥주에 비해서는 약간 도수가 높은 술이라 적당한 편에 속하잖아요.” 그는 “아직도 일반적으로 직장 등에서 갖는 술자리는 거의 반강요에 의한 게 많은 듯하다.”면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마시는 술은 반드시 탈을 부른다.”고 덧붙였다. 최씨도 “직장에서 불편한 자리에 갔다가 어색하게 술을 마신 뒤, 편안하게 한잔 하자며 새벽에 회원끼리 연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원래 맥주를 많이 마시다가 술자리에서 웬만큼 취하면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오버’하는 버릇이 있어 소주로 술버릇을 고치려다가 동호회에 가입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맥주로는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소주의 경우 주량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매너’도 배우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신바람나는 만남일 경우 소줏잔이 웬만큼 돌아도 걱정될 정도로 취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손꼽았다. ●20명이 236병 거뜬히 “새천년을 앞둔 1999년 10월의 마지막 밤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강원도 강릉에서 모였을 때입니다.” 소사모 회원 20명은 낯설지만 경치가 빼어난 바닷가에서 소주 236병을 비웠다고 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무려 16시간이나 술을 들이켰다는 얘기다. “아니, 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느냐.”고 묻자 이들은 “티끌 만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다른 술자리에서는 어정쩡하게 놀며 묵묵히 술만 마시는 사람이 꼭 뒤탈을 낸다. 말이 곧 안주인 셈”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편한 술자리일수록 많은 얘기를 나누기 때문에 술도 덜 취한다는 근거에 대해 거짓말같은 얘기도 나왔다. 체내 알코올은 10% 정도가 호흡기를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란다. 음주 뒤 노래를 부르거나 심호흡을 자주 하는 것도 숙취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 빨대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는 것도 다름 아니라 호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회원들은 한 사람의 주량이 평균 3병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안주를 잘 하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뜻이 뭉쳤다 하면 그런 곳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등 몇몇 곳에는 아예 회원들의 아지트도 생겼다고 한다. ●소주 감별에도 자신감 명씨는 “서울시내에 찍어둔 맛집만 30곳은 된다. 그런데 하루는 후배가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나왔길래 웬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동원됐다고 하더라”면서 “특정 방송사의 맛집 지도는 어딘가 짜맞춘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서울신문의 송기원의 맛집 코너에 믿음이가 스크랩까지 한다고 거들었다. 안주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 최씨는 중요한 게 있다며 끼어들었다. “보통 소주 하면 ‘진 안주’, 다시말해 국물 있는 안주가 좋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소주라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씹을 것이 나아요. 위장에도 물 종류만 들어가는 건 나쁘다고 하니 소주의 경우에도 들어맞지요.” 이들은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각 지역마다 대표자들이 주선하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전국 모임도 갖는다. 전국 8개 지역에서 유통되는 소주를 회원들이 각자 갖고 참석하는 게 흥미로운 점이다. 소사모에는 특유의 퀴즈게임이 있다. 무작위로 술잔에 부어놓고 8개 지역별 소주의 생산지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맛이 공장별로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맛이 다르다는 점을 진짜로 알 수 있느냐.”고 하자 명씨는 기다렸다는 듯 “이 소주는 경기도 ××시에서 생산된 제품인 것 같은데….”라더니 병을 들어 확인까지 해줬다. ●“폭탄주, 소주가 아깝다” 이들의 소주 자랑은 계속됐다. 김씨는 “2002년 신혼여행을 호주로 갔는데 소주가 수출돼 값이 국내에 비해 훨씬 높더라.”고 했고 명씨는 “일본인들은 소주를 우리들이 양주를 마실 때처럼 술집이나 음식점에 ‘키핑’도 해놓는다.”고 알려줬다. 또 최근에 와서야 업체들에 의해 브랜드로 만들어졌지만 소주의 역사는 기록상 고려 성종 때인 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소주를 즐겨 마시는 게 애국심 때문’이라는 묘한 말도 꺼냈다. 외국이나 다른 주종의 경우 업체에서 홍보에 엄청난 힘을 쏟는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데도 소비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소사모 회원들이 말하는 ‘술 빨리 깨는 방법’이 아주 흥미롭다. ‘속이 좋지 않으면 반드시 토한다,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삼간다, 술 한잔에 안주 한 점, 한 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차수를 변경해도 절대 섞어 마시지 않는다, 술 마시기 전에 꼭 식사를 한다.’는 내용이다. 술로 생기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법도 한번쯤 짚어 볼 만하다. 두통과 속쓰림에는 식초 생강차를 권한다. 얇게 썬 생강을 식초에 4∼5일 정도 절여 뒀다가,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이 생강을 2∼3조각 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적당량의 벌꿀을 섞어 마시면 된다. 숙취가 남아 있어 몸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으면 매실차를 마신다. 매실을 구워 놓았다가 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잘 으깬 다음에 마시면 좋단다. 시금치로 만든 주스도 숙취해소에 ‘딱’이라는 점도 참고사항이다. 녹차도 잎에 있는 폴리페놀이라는 물질이 혈중 포도당을 증가시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맥주밖엔 난 몰라! ‘소사모’와 달리 우리나라 대표 맥주가 없어 안타까운 나머지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모임도 있다. 홈 브루어리(Home brewery·자가양조 맥주) 모임 ‘맥주 만들기 동호회’(맥만동)이 그것이다.2002 월드컵축구대회 무렵 발족해 현재 정회원이 전국에 400여명이다. 그러나 실제 모임에 참여하지 않을 따름이지 자가 양조를 즐기는 인구는 1만 4000여명이나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하우스 맥주’나 집에서 만든 맥주를 돌아가며 맛보기 위해 끼리끼리 모여든다. 지난 5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맥주집에서 맥만동 회원 6명을 만났다. 회원 최원규(36·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회사원)씨는 “독일로 출장 갔다가 마신 맥주 맛에 빠졌는데 국내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어 수소문 끝에 동호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맥주는 종류를 따지면 100가지도 넘는데 입맛에 맞는 맥주의 세계에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고, 시중에서는 가격이 비싸 거품을 빼자니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방법을 택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모임이 있을 때마다 달려온다는 사아랑(34)씨는 “원래 소주파였는데 친구와 우연히 다른 종류의 하우스 맥주를 마신 뒤 이런 맛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맥만동에 가입했다.”면서 “회원들은 맥주 만들기에 쓰는 발효통 3∼5개에 원액캔과 영업용 냉장고까지 갖추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우리들의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 미국식 라이트 맥주는 마케팅 전략으로 다양한 맥주의 맛을 빼앗아 버린 술이라는 게 회원들의 얘기다. 맥주 만들기는 기구소독→원액 녹이기→원액 끓이기→1·2차 발효 과정으로 이뤄진다. 최근에는 초보자들이 학습용으로 쓸 수 있는 ‘홈 브루어리’ 세트를 판매하는 업소도 늘고 있다. 맥만동 역시 맥주를 만드는 정보를 주고 받으며 건전한 음주문화 가꾸기에 힘쓰는 것은 소사모와 같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성강옥(44·여)씨는 “지난달 28일 집에서 남편 등 회원 17명이 모임을 가졌는데 맥주 20ℓ를 만들어 오후 7시부터 7시간이나 이어졌다.”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이웃처럼 많은 대화을 나누고, 즐기는 새로운 음주문화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술을 섞어 마시면 한꺼번에 두가지 물질을 분해하는 데 부담을 갖는 인체의 특성상 폭탄주는 금물”이라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만들어 마시다 보니 생강, 인삼, 계피, 심지어 고춧가루를 넣은 맥주 등 다양한 실험까지 가능해져 회원들과 나누어 마시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日 ‘군국의 꿈’ 가속페달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우경화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군대보유 금지, 엄격한 정교분리 등을 규정한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것은 물론, 주변국과의 영토분쟁도 뜨겁다. 패전 60주년인 올해 패전국의 멍에를 털고 ‘보통국가’로 들어갈 전기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집권 자민당과 자민당 소속 장관·고위인사들이 앞장서고 있다. 우선 자민당은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공식 허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헌법의 정ㆍ교분리 원칙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헌법 전문에는 군국주의화로 연결될 수 있는 ‘애국심’ 고취를 삽입하려 하고 있다. 자민당 신헌법기초위원회는 4월에 마련할 신헌법초안 시안에 ‘사회적 의례’와 ‘습속적 행사’에 대해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일정한 종교활동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을 방침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7일 보도했다. 또 특정종교에 치우치지 않는 ‘일반적인 종교교육’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은 2차세계대전 전 ‘국가 신도(神道)’에 대한 반성으로 제정된 것이어서 자민당의 이런 방침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야당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인근 국가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자민당이 허용하려는 종교활동으로는 진혼제, 참배료 지출, 순직 공무원의 장례에 대한 지출 등이다.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사회의례나 습속행사의 범주에 포함시킨다는 복안으로 “정교분리의 구분이 불투명해져 확대해석될 우려가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아울러 자민당 고위인사들의 문제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문부과학성 정무관인 시모무라 하쿠분 자민당 의원은 6일 도쿄 시내에서 열린 ‘일본회의 수도권지방의원 간담회’ 설립대회 강연에서 “근린제국 조항이 생기는 바람에 자학사관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사실을 간과할 수가 없어 ‘일본의 전도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의원모임’을 만들었다.”며 근린제국 조항을 자학사관이라고 비판했다. 근린제국 조항은 1982년 교과서 파동 때 마련된 교과서 검정기준의 하나로 근ㆍ현대사를 다룰 때 2차대전 때 피해국인 한국·중국 등 인근 아시아 국가를 배려토록 한 조항이다. 그의 발언은 문부성이 교과서 검정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검정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모무라 정무관은 또 “역사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나 강제연행 등의 표현이 줄어든 것은 잘된 일”이라는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상의 발언을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나카야마 문부상은 지난해 11월 강연을 통해 문제의 발언을 한 뒤 한국 등의 강한 반발로 파문이 일자 ‘부적절했다.’며 사과했었다. 따라서 시모무라 정무관의 언급은 이를 무색케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taein@seoul.co.kr
  • 두 거장감독 ‘스릴러 대결’

    영화사에 결코 지워지지 않을 큰 발자국을 남긴 거장 감독의 스릴러물이 오는 11일 나란히 개봉한다.‘양들의 침묵’조너선 드미 감독은 ‘맨츄리안 켄디데이트’에서 정치 스릴러의 진수를 선사한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은 ‘스파이더’에서 정신분열자의 1인칭 시점을 좇는 심리 스릴러를 펼쳐 보인다. 독특한 문법의 이 스릴러들은 지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관객들에겐 최고의 선물이 될 듯하다. ●정치음모 좇는 스릴러 걸프전증후군, 기억조작, 정치음모 등 영화 ‘맨츄리안 켄디데이트’(The Manchurian Candidate)가 아우르는 소재는 광범위하다. 하지만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한 개인의 추적이라는 스릴러 형식을 기둥줄기 삼아, 다양한 소재로 가지를 쳐 나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만만찮은 소재를 산만하지 않게 요리해 내는 영화는 애국주의로 포장된 정치적 야욕에 대한 비판이자, 과학으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다고 믿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학생들을 강당에 모아 놓고 애국심에 대해 연설하는 걸프전 참전용사 벤 마르코 소령(덴젤 워싱턴). 겉모습과 달리 그는 전쟁이 끝난 지 12년이 지나도록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치 전쟁의 추악한 이면을 들추는 반전영화처럼 운을 떼는 영화는, 이내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정치판으로 무대를 옮긴다. 벤은 걸프전 당시 공을 세운 부하 레이먼드 쇼(리브 슈라이버)를 추천해 훈장을 받게 했고, 레이먼드는 이를 발판삼아 정치계에 입문한다. 레이먼드의 어머니이자 상원의원인 엘리노어(메릴 스트리프)는 “국민은 전쟁영웅을 원한다.”는 논리로 아들을 부통령 후보에 올린다. 권력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판의 모습은 ‘왝 더 독’‘프라이머리 컬러스’류의 정치풍자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영화는 기억조작이라는 소재를 불러들이며 과학과 주체의 문제로까지 나아간다. 음모를 파헤치려는 자와 음모의 제공자가 모두 기억이 조작된 것이라면 누가 어떻게 이 사건을 파헤칠 수 있을까. 이성의 힘을 지닌 주인공이 난관을 헤쳐 나가는 보통의 스릴러와 달리, 지금까지 영화를 지탱해온 주체를 지우는 영화는 대신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전쟁, 정치, 과학이라는 다양한 문제를 돌아 인간으로 회귀하는 영화의 시선에는 비판의 칼날과 동시에 결코 세뇌될 수 없는 인간의 그 무엇에 대한 희망이 담겼다. 원작은 리처드 콘돈의 베스트셀러 소설.15세 관람가. ●머릿속 미로찾는 스릴러 허름한 차림의 한 남자가 기차에서 내린다. 무언가를 찾으며 중얼중얼 걸어가는 품새가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도대체 이 남자는 누구고 그가 찾아간 곳은 어딜까. 영화 ‘스파이더’(Spider)는 정신분열증에 걸린 남자의 시선을 따라가기에, 초반부에는 무수한 의문부호만 남긴다. 남자의 정신세계는 안개처럼 뿌옇게 가리워져 있고, 관객은 그 안개를 하나 둘 걷으며 미로 속을 헤매게 된다. 하지만 그 여정에 동참하는 순간, 여러 갈래의 미로는 나름의 찬란한 빛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주인공 남자인 스파이더(랄프 파인즈)가 오랜 세월을 정신병원에서 보내다가 지역사회로 돌아가기 위한 절차로 윌킨슨 부인이 운영하는 사회복귀시설에 들어온 것이라는 윤곽을 알게 될 즈음, 결코 한가지로 해석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사건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거리를 거닐다가 30년전 자신이 살던 집 앞에서 과거와 맞닥뜨리는 스파이더. 스파이더의 머릿속 여행이기에 과거의 일들은 현실이 되어 그와 공존한다. 배관공인 아버지(가브리엘 번)와 조용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어린 스파이더는, 아버지가 자주 가는 술집에서 매춘부 윌킨슨과 마주친다. 가정적인 어머니에게 싫증을 느끼던 아버지는 매춘부와 바람이 나고 어머니를 죽인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상상의 산물이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스파이더의 눈에는 복지시설의 윌킨슨 부인조차 매춘부의 얼굴로 보인다. 어쩌면 매춘부와 어머니도 동일 인물일지 모른다. 영화에서 무심코 흘려보낸 단서들이 하나둘 뇌리를 스치면서 다양한 해석의 갈래를 뻗게 한다. 어린 시절 각인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심리 보고서이자, 부모의 섹슈얼리티 앞에서 양가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는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한 탐색이기도 하다.‘잉글리시 페이션트’의 매력적인 배우 랄프 파인즈의 변신과, 정숙한 부인과 천박한 매춘부의 1인 2역을 연기한 미란다 리처드슨의 연기가 눈에 띈다.18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톡 톡 한마디] “3·1절 홈피에 태극기 달자”

    한나라당 김희정 디지털정당위원장은 28일 당 상임운영위 회의에 참석해 “3·1절을 맞이해 당 홈페이지와 소속 의원의 미니홈피, 블로그, 카페 등에서 ‘태극기 휘날리며’ 운동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3·1절에 집집마다 태극기를 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젊은층에 호응이 높은 미니홈피와 블로그, 카페 등에도 태극기를 달아 애국심을 고취시키면 좋겠다.”면서 “주한 일본대사의 독도 망언을 규탄하는 의미도 있어서 많은 네티즌이 동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니홈피 방문자수 250만명에 이른 박근혜 대표에게 적극 동참, 홍보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코리아닷컴이나 다음, 싸이월드 같은 기존 포털사이트에서는 태극기 아이템을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지만, 우리 당 홈페이지를 통하면 원하는 이는 누구나 무료로 태극기를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특별기고] 3·1정신과 국민통합/박유철 국가보훈처장

    “어쩌다 우리 국운이 이토록 비색하여 그 같은 왜놈들한테 나라를 빼앗겼는고. 강토를 빼앗더니, 농사지은 식량도 다 빼앗고, 학병으로 조선의 자식도 다 빼앗고, 이제는 설까지 일본 설을 쇠라하니 정신의 골수를 뽑겠다는 수작 아닌가.” 소설 ‘혼불’의 일부다. 일본은 우리 민족이 국권을 잃고 암흑 속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 민족의 정신을 말살시키고, 정기를 끊기 위해 온갖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 그 질곡의 세월을 헤치고 광복을 맞은 지 올해로 60년이 된다.30년을 한 세대로 친다면,2세대가 지나 제3세대를 맞는 시점이다. 이러한 역사의 길고 긴 여정 속에서 3월이 오면, 연록의 봄바람은 시공을 넘고 불어와 우리들 가슴 속에 선열들이 외쳤던 독립만세 함성의 애국혼을 불어넣어 준다. 3월 1일은 3·1운동이 일어난 지 86주년이 되는 날이다.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세계 만방에 천명한 선열들의 불굴의 자주독립 정신은 우리 민족의 민족혼으로 영원히 살아 숨쉬고 있다. 죽음보다 참기 어려운 민족적 굴욕감과 생명보다 소중한 자유에의 열망으로,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떨쳐 일어난 3·1운동의 자주, 자유, 평화정신은 불변의 가치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소중한 정신적 가치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과거의 유산은 미래의 수확을 가져오는 씨앗”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난 역사는 오늘을 사는 거울이 되며, 용기와 힘의 원천이 된다 하겠다. 우리는 3·1정신을 통해 당면한 과제를 극복하고 선진 한국으로 가는 새로운 힘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인류 역사 이래 자유와 평화를 거저 얻은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올해는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해다. 8·15광복을 맞았던 을유년으로부터 60년이 되는 해이자, 을사늑약 100년이 되는 해이며, 한·일 국교정상화로부터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6·25전쟁이 일어난 지 55년이 되는 해로, 선열들이 고군분투한 근현대사의 역사는 교훈이 되어 우리가 오늘날 세계적인 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자산이 되고 있다. 선열들이 신명을 바쳐 찾은 조국, 우리는 광복 이후 지난 60여년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 근대화를 이루고 민주화의 노력을 통해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을 이룩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밖으로는 냉엄한 국제질서 속에서 남북 화해와 북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지역, 계층, 세대간의 혼돈을 넘어 분열에서 화해로, 갈등에서 통합을 이루어 동북아시대 세계 무대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이룩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애국심’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원초적인 힘이고, 조국 번영에 가장 중요한 초석이 되기에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국민 통합의 원동력으로 삼아 나아가야 하겠다. 정부에서는 광복 60주년이 되는 올해 독립유공자 발굴 포상을 위해 사료발굴단을 운영하여 대대적인 포상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다. 특히 이번 3·1절을 기해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을 포상하게 됨으로써 민족 화합의 장을 열게 되었다 하겠다. 또한 올해를 보훈선양 활성화 원년으로 삼아 국가를 위해 헌신하거나 공헌하신 분들에 대해 사회적 예우풍토 조성과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을 확산하여 국가 발전의 정신적 토대를 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86주년 3·1절을 맞아 올해야말로 3·1정신을 교훈으로 삼아 새로운 각오로 온 국민이 화합 단결하여 국운융성과 함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의 초석을 다질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으고 사명 의식을 다져 보는 3월이 되었으면 한다. 박유철 국가보훈처장
  • 백화점 문화센터 봄철강좌 뭐가 있지?

    백화점 문화센터 봄철강좌 뭐가 있지?

    ‘인생을 보다 즐겁고 여유롭게, 그리고 알차게.’ 롯데·신세계 등 백화점 문화센터들이 봄 강좌 개강을 앞두고 체험을 중시하는 현장중심의 강좌와 웰빙 강좌 등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면서 내걸고 있는 테마 문구이다. 봄 강좌는 오는 3월1일부터 개강,5월 말까지 3개월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백화점들이 기획한 현장중심의 강좌는 ‘딸기농장과 허브 체험’,‘민속놀이학교 체험’,‘3.1절 독립운동과 근대 현대사 체험’,‘작업실 탐방 클럽’과 ‘재즈 콘서트 클럽’,‘와인 클럽’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오정근 문화센터팀장은 “지금까지는 유명 강사들을 불러 특강 위주로 강좌를 이끌어오는 바람에 유명 강사에 대한 저변은 확대됐으나 재미는 조금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 강좌를 보다 재미있게 꾸미기 위해 현장중심 강좌를 많이 늘리게 됐다.”고 밝혔다. ●3월부터 3개월 과정으로 구성 롯데백화점(www.lotteshopping.com) 일산점이 개설하는 ‘딸기농장과 허브체험 강좌’는 충북 청원과 충남 논산 일대의 유기농 딸기농장에 들러 딸기의 생육 과정을 둘러보고 딸기를 마음껏 따먹는 시간도 갖는 한편, 허브랜드도 방문해 허브 향 등을 몸소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수강료는 4만원이다. 관악점이 개설한 ‘민속놀이학교 체험 강좌’는 충북 제천의 월악 민속학교에서 황토 흙물들이기와 굴렁쇠 굴리기 등 우리 전통놀이를 통해 창의력과 자율성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이다. 수강료는 3만 5000원,6세 미만의 경우 2만원이다. ‘3.1절 독립운동과 근·현대사 체험’ 강좌는 영등포점이 개설한 것으로, 서울 시내 덕수궁·서대문 형무소·옛 러시아공사관 등을 방문해 아관파천 등 역사적인 사건과 함께 선열들의 독립운동을 조명, 애국심을 높이는 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 2년 이상, 수강료는 4만원이다. ●허브농장·미술작업실 찾는 체험 위주 ‘작업실 탐방클럽’은 현대백화점(http://culture.e-hyundai.com)이 마련한 것으로 미술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해 작업과정, 작가와의 이야기 시간 등을 통해 생생한 미술작품의 제작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3회, 수강료는 15만원이다.‘재즈콘서트 클럽’은 이정식 김광민 데니정 말로 등 재즈뮤지션들의 공연을 직접 관람하면서 재즈비평가의 인터뷰, 토크쇼 등의 강의를 통해 재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3회, 수강료 5만원이다.‘현대 와인클럽’은 국립 현대미술관과 가나아트센터, 레스토랑 등에서 전시 구경과 식사를 함께 하며 와인을 시음한다. 8회, 수강료 80만원. 웰빙 강좌는 ‘필라테스 요가’와 ‘성인들을 위한 발레’,‘가족건강 요가’,‘임신부 건강체조’,‘스트레칭 체조와 워킹’,‘나이트댄스 강좌’ 등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요가·발레·경락마사지 등 웰빙프로그램도 신세계백화점(http://culture.shinsegae.com) 강남점이 커플들을 위해 진행하는 ‘필라테스 요가’는 카메론 디아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몸매관리법으로 유명하다. 동양의 요가와 서양의 스트레칭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것으로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작은 근육이나 관절까지 운동시켜 복부, 허리를 강화시키고 몸매를 바로잡아준다. 매주 일요일, 수강료는 커플당 24만원이다. ‘성인들을 위한 발레 강좌’와 ‘가족건강 요가 강좌’는 갤러리아백화점(www.galleria.co.kr)수원점이 개설한다. 몸매 교정에 좋아 인기를 끌고 있는 발레 강좌는 매주 금요일, 수강료는 9만원이다.‘가족건강 요가’는 매주 일요일, 수강료는 2인 기준 15만원이다.‘스트레칭 체조와 워킹’ 강좌와 ‘미용 경락마사지’ 강좌는 애경백화점(www.aktown.co.kr)이 실시한다.‘스트레칭 체조와 워킹’ 강좌는 스트레칭과 덤벨, 걷기의 복합 체조로 유연성과 탄력, 아름다운 자세를 만들어준다. 매주 목요일, 수강료 8만원.‘미용 경락마사지’ 강좌는 경락 마사지를 통해 아름다운 가슴라인 등 효과적인 몸매관리를 해준다.4회,3만원. ‘목요 요가’와 ‘임산부 건강체조’는 그랜드 백화점(www.granddept.co.kr)이 연다.‘목요 요가’는 몸과 마음과 생활이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체험적인 수련법이다. 매주 목요일, 수강료 7만원.‘임산부 건강 체조’는 임신중 체조를 통해 관절을 유연하게 하고 신체적·정신적 불편감을 없애 건강한 임신기간을 갖도록 도와준다. 매주 목요일, 수강료는 7만원이다. ‘나이트 인기댄스’ 강좌는 삼성테스코 홈플러스(www.homeplus.co.kr)가 진행한다. 신나는 최신 음악을 들으면서 춤을 배워 스트레스 해소 뿐 아니라, 몸치 탈출과 다이어트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주 1회, 수강료는 6만원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재테크는 영원한 테마 문화센터의 최고 인기는 역시 재테크 관련 강의이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재테크에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일산점은 ‘저금리 시대의 효과적인 재테크’ 등의 무료 강좌를 실시한다. 빠른 시간내 종잣돈 만드는 방법과 효율적 투자법 등 재테크 전문 강사의 재미있는 강의로 진행된다.28일 오후 4시, 선착순 접수(031-909-26211∼2). 신세계백화점은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와 지식’ 등의 강좌를 마련한다. 매매 시기의 판단과 아파트 분양과 선택, 재건축과 재개발 등 부동산 경기를 전문적으로 분석한다. 매주 화요일, 수강료는 10만원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알기 쉬운 부동산 고수익 재테크’ 강좌를 연다. 분양권·입주권·재건축·모기지론·법원경매, 토지 투자요령 등을 실례 위주로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매주 토요일,13만원이다. 삼성플라자(www.culture-academy.co.kr)는 ‘신도시 투자로 5억 만들기’와 ‘부동산 세테크’ 등의 강좌를 개설한다.‘신도시 투자로 5억 만들기’는 판교 신도시의 매력과 바뀐 법에 따른 판교시민 되기 등이 주요 내용이다. 매주 수요일, 수강료 3만원.‘부동산 세테크’는 부동산 취득과 보유단계에서 절세전략, 부동산 양도와 양도소득세, 분양권 양도와 절세 방법 등을 중점 강의한다. 매주 화요일, 수강료는 4만원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좋은도시 만들기] (13)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

    임대주택은 다양한 주택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한주택공사(주공)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재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된다. 권도엽 건설교통부 차관보와 하성규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장, 남상오 사단법인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 등 전문가들이 임대주택 건설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진단했다. 1. 주공·지자체의 역할 ●하성규 원장 주공이 공공 임대주택 건설 주체로서 핵심적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주공이 공익과 공공성에 충실했는지는 의문이다. 주공이 공급한 주택의 60% 이상은 분양주택이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분양 수익금을 임대주택 건설에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가. 당장 주공이 분양주택 건설을 중단하는 데는 무리가 따르는 만큼 점차 분양주택 물량을 줄이고, 임대주택 물량을 늘려야 한다. 또 달동네 등 불량주택 재개발사업과 공공 임대주택에 대한 관리 등으로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 주공의 역할에 대한 재정립과 이를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도엽 차관보 주공은 196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140만호 이상을 건설했다. 현재 주공이 연간 공급하는 10만호 가운데 80% 이상을 국민 임대주택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조 1000억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으며, 올해는 4조 3000억여원에 이를 전망이다. 임대주택 관리는 주공산하의 주택관리공단에서 담당한다. 모두 26만호 정도다. 한 기업에서 이렇게 많은 주택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하고 있다. 경쟁체제 도입도 필요하다고 본다. 주공이 앞으로 80만호의 임대주택을 지으면 관리대상이 100만호를 넘기 때문이다. ●남상오 총장 ‘집없는 사람에게 애국심을 기대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집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주공이 수십년간 임대주택 건설과 관리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지자체에 일정부분 넘겨줘야 한다. 임대주택 건설은 기본적으로 수요에 부응한 접근이 중요하다. 주거수요와 지역시장 등 정보에 밝은 지자체와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주공과 지자체의 기능적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지자체에도 임대주택 전담팀이 구성돼 있지만 개발 위주로 짜여져 있으며, 주거복지분야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권 차관보 외국의 경우 주거복지분야는 지자체의 몫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정부가 재정 지원을 약속해도 오히려 지자체가 반대한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지자체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지난해 지자체 주거복지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지자체로 하여금 10년간의 장기계획을 세우도록 의무화했다. 주거복지 현황과 비전 등을 고민하다 보면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2. 다가구주택 매입 임대 ●하 원장 영국의 경우 초창기에는 대규모 임대주택단지 위주로 공급했다. 그 결과 임대주택단지는 이른바 ‘포버티 아일랜드’(빈곤의 섬)라는 사회적 편견이 생겼다. 이후 민간주택을 구입해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등의 대안이 나왔다. 중앙 정부가 최근 다가구주택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매입 임대주택’사업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다만 저조한 입주율과 허술한 주택 관리시스템 등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남 총장 수혜자 다변화 차원에서 매입 임대주택은 기초생활수급자뿐만 아니라, 가정폭력과 파산 등으로 내몰린 계층에게도 입주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특히 매입 임대주택과 일자리 제공을 연계, 입주자 선정 방식을 고용창출 계획에 따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청소사업단, 예식사업 공동체, 한가족 빨래방 등 ‘우리 동네가 하나의 기업’이라는 식으로 사회기업화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노숙자들이 중심이 된 ‘칸나’라는 전문 출장뷔페가 매출규모 2위를 자랑하고 있다. ●권 차관보 매입 임대주택을 지난해 500호에서 2008년 1만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매입 임대주택은 현재 가족형과 그룹홈 등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민간의 전문인력과 비영리단체 등을 활용해 입주자들의 자활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하 원장 재정 지원의 한계를 감안하면 조합을 결성한 사람들에게 정부가 건축자재, 땅, 세금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협동조합주택제’의 도입을 검토해 볼 만하다. 이 경우 주택은 개인이 아닌 조합 소유로 전매와 전대 등을 금지할 수 있다. 3. 임대주택 문제점 ●하 원장 우리나라 주택수급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공급의 지역별, 소득계층별 편차가 심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권 차관보 임대주택이 필요한 이유다.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었지만 자기 집에 살고 있는 비율은 54%에 불과하다.46%가 세를 살고 있다. 주거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세보다 임대가 효과적이다. 1인당 주거면적도 미국의 30%, 일본의 60%에 그친다.2000년 기준 330만 가구가 최소 주거기준에 미달하고,110만가구는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 임대주택이 활성화돼야 열악한 환경의 저소득층들도 주거복지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최근 단독가구와 1인가구가 전체의 30%를 넘는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여서 임대주택의 필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남 총장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을 소유에서 거주 개념으로 전환하고, 주거수요가 높은 저소득층을 위해 임대주택의 확충이 절실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임대주택이 정부 주택정책의 한 축으로 등장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수요자에 대한 고려없이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 공급방식이 다변화돼야 한다. 입주자 선정기준과 절차 등 배분방식도 합리적이지 못하다. 배분에 대한 효율성만 지나치게 강조해 가족 상황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 임대주택 관리도 현재는 시설관리 수준에 그치고 있다. ●권 차관보 주택소유율이 높은 게 나쁜 것은 아니다. 자기 주택을 갖고 있으면 사회적 안정감이 높아지고, 관리가 더 잘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재산증식을 목적으로 한 투기적인 주택수요는 바람직하지 않다. 민간부문은 임대주택을 공급할 때 수익성을 따진다. 전세의 경우 매매가의 30∼40%에서 70∼80%까지 오르는 등 탄력성이 있지만, 임대주택은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으면 사업성이 없다. 민간이 임대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본질적인 이유다. 게다가 최근에는 분양가 상승으로 민간 임대주택의 건설과 분양이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주택 분양 시장은 위축될 전망이어서 분양수요가 임대수요로 전환될 것이다. ●하 원장 민간업체를 끌어들여 임대주택을 활성화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일례로 일부 민간 임대주택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고 입주율이 저조하자 임대보증금으로 분양가를 받는 편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부가 공공 임대주택 건설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나 향후 10년간 공공 임대주택 100만호 건설에 56조원이 들기 때문에 재원 확충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칫 ‘페이퍼 플랜’(Paper Plan)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또 공공 임대주택은 직장과 주택이 근접한 원칙이 지켜져야 효과가 크다. 직주(職住)간의 거리는 서울의 경우 도심으로부터 20㎞, 지방은 10㎞ 내외이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60% 이상을 20㎞보다 먼 곳에 지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도심에서 멀수록 입주율은 떨어지고, 이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권 차관보 지난해 민간 임대주택도 정부가 택지나 기금 가운데 하나만 지원하면 임대조건을 통제 가능토록 조치했다. 특히 점차 집을 짓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이는 주택공급을 어렵게 하고, 생활근거지와 주거지를 멀게 하고, 저소득층을 밀려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었지만, 주택 수를 향후 20년간 70% 더 확충해야 하는 만큼 어디에 공급하느냐도 중요하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보다 신도시의 용적률이 높아 교통량 증가를 초래한다. 최소한의 쾌적성은 유지해야겠지만,‘콤팩트 시티’(조밀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남 총장 임대주택 건설과 경기 활성화를 연계시키는 것은 문제다. 업체 부도로 매물로 나온 임대주택이 117동 1만 5000가구에 달한다. 특히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춰 택지, 기금, 세제 등을 지원할 경우 무리가 따를 수 있다. 공공 임대주택과 민간 임대임대의 상호보완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민간 임대주택을 양성화해야 한다. 정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특별취재팀 ●이상일 논설위원(특별취재팀장), 이동구 기자, 장세훈 기자
  • [씨줄날줄] 독도와 자이툰/이목희 논설위원

    외교부의 경찰청장 독도방문 만류와 통일부장관의 자이툰부대 방문은 무엇이 국익인지를 다시 생각케 한다. 경찰청장이 설연휴에 독도에서 고생하는 부하들을 격려하는 일이 논란거리가 되지 말아야 온당하다. 이국만리 험지에 주둔 중인 자이툰부대원을 정부 관계자가 격려하는 것도 나무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그리 단순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애국심만 내세우다가 도리어 손해보는 일이 다반사다. 허준영 경찰청장 경우를 보자. 그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도 방문 얘기를 불쑥 꺼냈다. 기자들이 “외교부와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고, 경찰청 실무자는 “외교부에서 난색을 표하더라.”고 밝혔다. 허 청장의 독도 방문을 외교부가 만류한 사실은 이렇게 공개되어 버렸다. 네티즌들은 “대일 저자세 외교”라고 외교부를 맹비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는 의견을 냈을 뿐이고, 허 청장이 가고 싶으면 조용히 갔다 오면 되지, 왜 언론플레이를 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허 청장이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려깊지 못했다. 그 정도 고위직이면 국제감각을 갖춰야 한다. 독도에 대해 한국 정부는 ‘실효적 지배’기간이 몇십년 더 지속되는 것으로 영유권 논란을 끝낸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일본은 ‘분쟁지역’ 부각으로 맞서고 있다. 외교부의 회피전법이 소극적이란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일본과의 마찰을 감수하고라도 독도를 개발하고, 관광자원화하고, 배타적 어업해역의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방법론 토론은 내부에서 은밀히 이뤄져야 한다. 허 청장은 외교부를 설득해서 독도에 가든지, 아니면 밖에선 모르게 접는 게 옳았다. 이제 ‘한국 외교부가 경찰청장이 독도를 가려는 것을 막았다.’는 기록은 남았다.‘실효적 지배’에 흠집이 갈 근거 중 하나가 된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자이툰 방문도 모양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이라크점령은 명분이 약하다. 한국군 파병은 한·미동맹을 감안한 고육책일 뿐이다. 떠들썩한 행차는 현지 과격파들의 반감 수위만 높인다. 정 장관의 방문은 특히 ‘대권행보’라는 오해를 일으킨다. 앞으로도 장관들이 연이어 방문한다는데, 아주 조용히 다녀왔으면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백범은 7~8개 종교 넘나든 汎종교인”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은 죄를 지으면 자신의 이름을 써 붙인 북을 성균관 안에서 치고 다니며 널리 알리던 ‘명고축출(鳴鼓逐出)’이라는 벌을 받았다. 유생들에게 벌로 주던 이 명고축출이 일제시대 승려에게 내려져 큰 충격을 준 일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강대련 명고축출 사건이다.1922년 3월26일, 종로에서는 한 스님이 ‘불교계 대악마 강대련 명고축출’이라는 깃발을 들고 거리를 왕복하는 희한한 장면이 연출됐다. 장본인은 일제시대 불교계 실력자였던 수원 용주사 주지 강대련. 불교유신회 회원들이 불교개혁에 반대하고 친일매불 행위를 한 강대련에게 명고축출의 벌을 내린 것이다. 당시 한국 불교의 친일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주필을 지낸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이 펴낸 ‘사건으로 본 한국의 종교사-종교, 근대의 길을 묻다’(인물과사상사)는 이같은 한국 종교계의 부끄러운 이면사를 일제 강점기에 초점을 맞춰 들춰낸다. 수치스러운 역사는 기독교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일제시대 천주교를 포함한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은 그리스도 대신 일본의 신사에 참배하고 이를 권유하면서 일제의 민족말살정책과 침략전쟁을 찬양하고 앞장섰다. 저자는 안중근 의거를 둘러싼 천주교의 두 얼굴을 비판한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1909년 ‘10·26의거’ 뒤 한국 가톨릭 교단은 안 의사를 살인범이라는 이유로 신자 자격을 박탈했다. 한국 천주교는 84년 만인 1993년에서야 안 의사를 천주교 신자로 복권시켰다. 책은 7∼8개의 종교를 넘나들며 파란만장한 인생만큼이나 다양한 종교인의 모습을 보인 백범 김구의 종교편력도 상세히 다뤄 눈길을 끈다. 저자는 백범의 애국심의 바탕에는 종교와 신앙심이 깔려 있다고 강조한다. 백범은 무속, 유교, 풍수, 관상학, 동학, 불교, 기독교 등 거의 모든 종교를 ‘섭렵’하고 사후에는 가톨릭의 성세(聖洗)를 받아 베드로라는 세례명도 얻었다.“백범의 정신사는 곧 당 시대 우리 종교사의 변천과정”이라는 게 저자의 말이다.9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자학 교과서 매우 많다” 日문부과학상 또 망언

    |도쿄 이춘규특파원|지난해 일본 역사교과서의 기술이 극히 자학적이라는 ‘망언’으로 물의를 빚고 사과했던 일본 나카야마 나리아키(61) 문부과학상이 다시 “(일본의 역사교과서 중에는)자학적인 교과서가 매우 많다.”고 말해 파문이 예상된다. 나카야마 문부과학상은 29일 미야기현 미야코노조에서 열린 자신의 장관 취임 축하회에서 인사말 도중 역사교과서 문제에 언급하면서 “일본이 나쁜 짓만 했다고 하는 교과서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아울러 그는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반대로 ‘애국심’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교육기본법 개정안의 이번 정기국회 제출이 무산된 사실을 거론하며 “나로서는 ‘애국심’이라는 표현으로 정리, 개정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실언은 하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실언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매스컴이 있어요? 자, 그다지 (실언)하지 않게.”라고도 말해 자학적 사관에 대해 비판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비쳐졌다. taein@seoul.co.kr
  • [사설] 훈련병에 인분먹인 대한민국 군대

    논산 육군훈련소 훈련병들에게 변기물을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대장이 인분을 먹으라고 강요했다는 것은 가혹행위를 넘어 엽기적이다. 금지옥엽 같은 자식을 연병장에 떼어놓고 무거운 발길을 돌릴 때 부모들은 걱정 말라는 훈련소장의 다짐 한 마디에 큰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많을 것이다. 그런 훈련소에서 이런 비인간적인 행위가 자행되고, 그것도 언론보도가 되자 사건 발생 열흘만에야 뒤늦게 진상파악이 시작됐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문제의 중대장이 구속되고 국방장관이 사과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사불란한 군기를 유지하자면 고강도 훈련은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있다. 옛날에는 이보다 심한 ‘군기잡기’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훈련과 가혹행위는 구별돼야 한다.‘옛날에도 했는데 뭘‘하는 생각은 더욱 안 된다. 수긍할 수 없는 비인간적 행위로 어떻게 군인들에게 높은 사기와 애국심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젊은이들 사이에 병역기피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게 무엇 때문이겠는가. 이번 일은 구타, 성폭행 사건에 이어 또 한번 군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켰다. 군 당국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해 해당 장교뿐만 아니라 최고 지휘책임자까지 문책해야 한다. 정부는 36개 신병훈련소에 대한 특감에 착수했다고 한다. 조사 대상을 전 군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부모가 안심하고 자식을 군대에 보낼 수 있도록 군대 내 가혹행위 감시체계를 만들라. 국방부가 약속한 훈련장면 인터넷 공개도 서둘러야 한다. 장교선발시 인성검사 등 자격요건도 강화해야 한다.
  • 샌드위치 月·金 쉬면 설연휴 9일

    샌드위치 月·金 쉬면 설연휴 9일

    올 설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번 설의 법정 공휴일은 8∼10일까지 3일. 그러나 월요일인 7일과 금요일인 11일까지도 쉬게 되면 최장 9일의 장기휴가가 가능하다. 오랜 경기침체도 고민인데 긴 휴가로 인한 생산·수출 차질에, 해외로 떠날 ‘소비’까지 겹치자 정부가 21일 대책마련 회의까지 열었다. 징검다리식으로 낀 연휴 전후의 근무일을 모두 쉴 경우 2월의 조업일수는 17일 안팎에 그치게 된다. 지난해는 설이 1월에 있어 지난해 2월의 조업일수는 22.8일이었다. 따라서 올 2월 산업생산지수나 수출증가율 등 경제 관련 통계지표들은 ‘전년 동월대비 큰폭 하락’이 예정돼 있는 셈이다. 지표급락에 따른 심리적 위축감도 걱정이다. 특히 정부는 해외소비로 국내 소비가 줄어들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로 설 연휴기간에 주요 국제선의 예약률은 이미 100%에 달하고 있다. 정부는 애국심에 호소해 보기로 했다. 다음주부터 2주간 주요 일간지에 ‘내나라 먼저보기 캠페인’ 광고를 낸다.“귀향객들이 고향에 간 김에 주변 명소도 둘러보도록”(이헌재 경제부총리)하기 위해 ‘이달의 가볼 만한 곳’,‘국내 관광지 소개’ 등의 기사도 게재할 계획이다. 정부는 생산·수출 분야에서는 순환·교대근무와 조기 선적 등을 독려하기로 했다. 연휴기간 수출에 차질이 없도록 전국 30개 세관에 150명을 동원,‘24시간 통관 특별지원반’을 가동한다. 산업단지공단은 5개 지역본부 20개 주요단지에 ‘24시간 특별상황실’을 운영한다. 기업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은 대부분 5일 미만 휴무키로 했다. 특히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의 공장은 연휴에도 24시간 정상가동한다. 자동차나 전자업계는 연휴 전에 생산·수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삼성물산,LG상사 등 종합상사는 선적일을 설 연휴 전후로 조정하거나 조기선적을 다잡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목청 커진 한나라 중도세력

    국가보안법 등 3대 입법을 다룰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중도파 의원들이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동안 집단행동을 자제해온 이들의 가세는 박근혜 대표 2기 체제의 노선 경쟁에 불을 붙이는 형국이다. 소장파들의 ‘새정치 수요모임’, 재야파들의 ‘국가발전연구회’로 포진된 ‘개혁적 보수’와 자유포럼의 ‘원조보수’로 양분돼 온 당내 역학관계가 ‘정립(鼎立)’ 구도로 확대됐다.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국민생각’ 대표인 맹형규 의원은 18일 제주 워크숍에서 “지난해 말 ‘4대 입법’ 협상과정에서 지도부가 보여준 모습은 융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집덩어리였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우리 당은 다시 한번 뼈를 깎는 자기 반성을 통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더 이상 집권할 수 없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맹 의원은 “한나라당의 외연 확대를 위해서는 당내 강경 보수세력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자제해줘야 한다.”면서 “그 분들의 애국심은 인정하지만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주장과 행동은 당의 미래를 가로막는 걸림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임태희 의원도 “한나라당은 우리 사회의 중도·중간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지 않고는 국민적 지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당의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중도세력인 ‘국민생각’이 목소리를 높일 땐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생각’은 의원 39명을 회원으로 둔 당내 최대 계파로 분류된다. 지금까지는 정치적 쟁점이나 당 운영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3대 입법에 대한 유연한 대처를 주문하는 등 당 주도세력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10대 뉴스로 본 2004 중국

    중화부흥(中華復興)을 외치며 세계 무대의 주연급으로 올라선 중국은 올 한해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최근 관영 신화사와 중앙방송(CCTV),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43개 주요 언론사가 공동 선정한 10대 뉴스는 2004년 중국 사회에 몰아친 격랑이 한눈에 들여다 보이는 창(窓)이다.1위는 9억 농민의 소득 향상을 목표로 발표된 ‘중앙 1호 문건’이 선정됐다.5년 내 농업세 전면 폐지 등 몰락하는 농촌경제를 살리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비장한 각오가 느껴진다. 최대 아킬레스건인 삼농(三農·농업, 농촌, 농민) 문제를 해결, 사회불안의 원천인 빈부격차와 도농 갈등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 당국의 핵심 정책일 수밖에 없다. 이어 공산당 감독 조례, 기율조례 제정 등 당내 법규 강화와 공산당 집정능력 강화 조치가 각각 2위와 7위를 차지했다. 최근 중국은 금전만능주의의 확산에 따라 공산당의 도덕성 해이가 광범위한 부정부패를 초래했고 민심(民心)이 등을 돌리는 형국을 맞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의 4세대 지도부가 외치는 공산당의 도덕성 회복은 궁극적으로 집정능력 강화와 맥이 닿는다. 사유재산제 도입과 인권 보호를 골자로 한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수정이 3위에 올랐다. 급성장한 사영 기업인들의 생산력을 인정하고 이들의 법적 지위를 보장, 고도성장의 엔진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표현된 것이다. 인권 보호는 4세대 지도부의 이민위본(以民爲本·인민을 근본으로 함)이라는 통치철학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대학생·청소년들의 사상·도덕 교육 강화’가 4위에 올랐다. 개혁·개방과 더불어 중국에 몰아치고 있는 사회주의 이념 퇴조의 공백을 사상 교육으로 메우려는 취지가 강하다. 중화(中華)사상의 애국심 고취도 13억 인구의 단결을 겨냥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분위기이다.5위는 심계총국(감사국)의 은행회계 부정 폭로가 선정됐다. 지난 6월 전인대 상임위원회를 통해 중국 공산은행의 74억위안(약 1조원) 회계조작 등을 공개, 정부 부처와 국영기업의 부정부패 실태가 세상에 알려졌다. 이외에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아테네 올림픽(6위)과 타이완 독립 저지를 위한 반분열국가법 제정 착수(8위), 중국의 거시조절정책 강화(9위), 탄광 붕괴 등 대형 안전사고 빈발(10위) 등도 주요 뉴스로 선정됐다. oilman@seoul.co.kr
  • [사설] 쌀산업 생존 지금부터가 문제

    쌀협상이 완전 개방(관세화) 대신 낮은 관세로 들여오는 의무수입물량을 기준연도(1988∼90년) 평균 쌀소비량의 4%에서 8%로 높이고 최고 수입쌀의 30%를 시판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전면 개방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피하면서 쌀산업과 농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시간벌기(관세화 유예)라는 두 저울추의 중간지점에서 협상당사국들과 타결점을 모색한 것으로 이해된다. 최종안이 확정되기까지 여러 국내외 절차가 남아 있지만 국익과 농촌 보호라는 상충된 가치를 살리기 위해 협상단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을 것으로 믿는다. 이러한 협상결과에 대해 농민단체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농촌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일각에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이해못할 바가 아니다. 정부는 쌀 목표가격의 차이만큼 소득으로 보전하는 등 앞으로 10년간 총 119조원을 투입해 농촌의 경쟁력을 살리겠다고 하지만 의무수입량 확대와 수입쌀 시판 허용이 몰고올 충격파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무역질서 속에서 생존하려면 무작정 빗장만 걸고 있을 수는 없다. 일본이나 대만의 경우처럼 정부와 농민, 소비자들이 지혜를 모은다면 우리의 농촌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 1990년대 이후 농업구조개선투융자 42조원, 농업·농촌투융자 45조원, 농특세 15조원 등 모두 102조원을 쏟아붓고도 농촌 경쟁력 향상에 실패했던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특화에 성공한 일부 농산품에서 보듯 수요자의 기호에 맞춘 작물을 재배하고 유통과 출하를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등 시대 변화에 맞는 생산방식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무작정 반대와 ‘애국심’에만 매달리기에는 눈앞에 닥친 개방의 파고가 너무 높다.
  • [사설] 주목되는 삼성 - 소니 특허 공유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와 소니가 특허를 공유하기로 한 것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지난 1990년 이래 미국에 출원한 특허 2만 4000여건을 공유함으로써 전자제품의 생명인 표준화에서 우위를 점하게 됨은 물론, 기술 개발과 특허 분쟁에 따른 소모전에서 벗어나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본 전자업계의 자존심으로 꼽혔던 소니가 삼성전자와 선뜻 손을 잡은 것은 90년대 중반 이후 맹렬한 기세로 뻗어나는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제품 개발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특허 공유 협약은 현재 특허분쟁이 진행 중인 LG전자와 마쓰시타, 하이닉스반도체와 도시바 등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지역간, 국가간 경제블록체제가 확산되면서 세계적인 기업들간의 ‘합종연횡(合從連衡)’도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생존과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라면 적에게도 안방을 내줄 수 있는 것이 기업들의 생존전략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부가 독려하는 투자와 잠재성장력 확충, 일자리 창출도 새로운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금처럼 애국심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목소리를 높여봐야 기업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업들이 국경의 벽을 넘어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할 수 있게 규제의 장막을 걷어주는 한편 연관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접근법을 달리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 산업구조의 당면과제인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단절된 연결고리도 이을 수 있다. 글로벌시대에 3등은 생존할 수 없다.
  • 국내선 ‘찔끔’ 해외선 ‘펑펑’

    국내선 ‘찔끔’ 해외선 ‘펑펑’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씀씀이가 너무 헤프다.3·4분기 신용카드 해외사용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용자수도 그렇다. 극심한 소비부진으로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이 줄곧 감소하는 것과 너무 대비된다. 이 때문에 해외의 신용카드 이용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해외 소비를 탓할 게 아니라 국내 소비를 진작할 수 있는 교육·의료·여행·레저 등 서비스산업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벌어 해외에서 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3·4분기 중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지난 7∼9월 내국인들이 국외에서 신용카드로 지출한 금액은 7억 3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4% 늘었다.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은 지난해 4·4분기 중 5.7% 증가한 이래 올해 1·4분기 1.0%,2·4분기 30.3%가 늘어나는 등 네 분기 연속 증가세다. 신용카드를 해외에서 사용한 사람 수도 3·4분기 중 133만 8000명에 달해 지난해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분기별 실적으로 해외 사용액이 7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며, 사용인원도 역대 최고치다.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지난 여름 휴가철 해외 여행자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내국인 출국자수는 251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0% 증가했다. 이에 따라 1인당 신용카드 해외 사용액은 549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3.0% 감소했다. 해외에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계속 증가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난 3·4분기 국내와 해외 사용액을 합친 신용카드 총 사용액은 하루평균 94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3%나 감소했다. 여기서 해외사용액을 제외하면 국내 사용액의 감소폭은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지출이 극도로 위축돼 있는 반면 일부 여유있는 계층을 중심으로 해외소비는 갈수록 커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비자카드 관계자는 “제휴 카드사들의 자료를 취합·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내역 자료는 갖고 있지 않지만, 관광객뿐 아니라 유학생, 비즈니스맨 등이 사용하는 액수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유학생이 1만명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쓰는 돈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로 유도할 방안 시급하다 금융계 관계자는 “굳이 소비가 아니더라도 국내의 교육여건 등이 외국보다 열악하다 보니 자녀교육 등을 이유로 밖으로 자주 나가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돈을 많이 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해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분석 결과는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여유있는 계층이 해외에서 돈을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해외에 나가 돈을 쓴다고 비난할 게 아니라 이들을 국내로 유인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상무는 “원화가 절상돼 해외 카드 사용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애국심에 호소하기보다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핵심은 교육·관광·레저 등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돈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단기간에 끌어들일 수는 없으니 관광자원 등을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며 “특히 국내에도 외국병원과 대학 등이 들어오고 하면 굳이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소비할 수 있다. 결국 서비스산업의 개방과 육성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병철 김미경기자 bcjoo@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들이 國寶다/오풍연 공공정책 부장

    무애(无涯) 양주동(1903∼1977) 선생은 자신이 ‘국보(國寶)’라고 했다. 평생 “인간국보 1호” “걸어다니는 국보”라고 자칭했다. 일화도 많다. 영업용 택시를 탄 뒤 “국보가 탑승했으니 각별히 운전을 조심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노상방뇨를 단속하는 경찰관에게는 “국보를 몰라보느냐.”라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재기와 천재성, 박람강기(博覽强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인다운 행동이다. 사실 무애는 대단한 일을 했다. 신라 향가 연구의 권위자로 ‘조선고가연구(朝鮮古歌硏究)’와 ‘여요전주(麗謠箋注)’같은 역저를 남겼다. 오늘날 향가들을 음미할 수 있는 것도 선생의 덕이 크다. 선생이 향찰(鄕札)과 이두(吏讀)의 뜻을 풀어내지 못했더라면 향가는 서고에서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국문학사에 획을 그었으니 ‘국보’임을 자처할 만도 하다. 이건희(62), 황우석(51), 배용준(31). 세 사람 다 국내외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국내 언론은 물론 외국 언론의 표지에도 자주 등장한다. 이들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칭찬 일변도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같은 평가를 받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분명 애국자다.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최선봉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경계의 대상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의 폴 오텔리니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경계론’을 폈다. 그는 비즈니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5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는 우리 레이더에 없었다.”면서 “1위 뒤에는 항상 2위가 있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다른 2위인 삼성전자가 있다.”고 말했다. 공격적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두려움을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이 회장을 ‘존경받는 세계의 재계리더’ 21위에 선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배아줄기 세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서울대 황우석 석좌교수. 장래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학자로 꼽힌다. 그런 만큼 전 세계에서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제시하는 액수단위가 조까지 나오는 등 상상을 초월한다. 흔들릴 법도 한데 그는 단호하다.“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런 황 교수가 자랑스럽다. 정부가 황 교수 지원에 발벗고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데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과학자의 ‘기’를 꺾는 것은 애국심과 거리가 멀다.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배용준도 ‘작은 거인’이다. 일본의 상술이 신드롬을 일으켰다는 주장도 있지만 오히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듯싶다. 실제로 그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1134억원의 천문학적인 경제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조사됐다.‘욘사마’는 올해 일본을 강타한 최고 유행어로 떠올랐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최다안타 기록을 경신한 이치로는 물론 고이즈미 총리도 제쳤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월 스트리트 저널이 ‘욘사마 열풍’을 상세히 소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배용준은 어제 일본을 방문, 또한번 열도를 흔들었다. 이제 ‘인간 국보’는 국내외의 평가를 두루 감안해야 할 것 같다. 밖으로도 눈을 돌려야 한다. 세계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앞으론 국가적 차원에서 인간 국보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가 그들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풍연 공공정책 부장 poongynn@seoul.co.kr
  • 24일 학술회의 여는 유영옥 보훈학회장

    24일 학술회의 여는 유영옥 보훈학회장

    “국가 유공자들에게는 물질적인 보상도 필요하지만, 정신적 보상이 더 필요합니다. 명예도 함께 먹고 살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오는 24일 ‘국가 보훈의 상징성과 이념적 가치’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유영옥(55·경기대 국제학부 교수) 한국보훈학회 회장은 19일 “국가 유공자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지나치게 물질적인 보상 위주로 짜여져 있다.”며 “정신적인 보상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로부터 받은 훈장을 달고 다니는 유공자가 거의 없는 우리 현실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유 교수는 국가가 유공자들에게 ‘증서’를 수여하고, 유공자 집에 명패를 달아주거나 마을이나 학교 단위로 공원에 국가 유공자 명단을 현판으로 만들어 간직하는 등 ‘상징물’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실제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런 방안이 시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경우 유공자나 가족에게는 자부심을, 주변 사람들에게는 애국심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수차례의 북한 방문을 통해 살펴 본 결과 보훈정책에 관한 한 우리 사회가 북한보다 뒤떨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에서는 국가 유공자(혁명 유공자)가 사회에서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인 반면 우리의 경우 동정과 부담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난마처럼 얽혀 있는 보훈관련 법률과 집행기관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합니다.” 유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적인 목적에서 벌여놓은 보훈관련 법령과 집행 관청도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보훈관련 분야이면서도 국립묘지는 국방부가, 백범기념관은 국가보훈처가, 독립기념관은 문화관광부가 제각각 관리하는 것이나 보훈관련 법령이 무려 35개나 되는 게 이를 방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가보훈처가 추진 중인 좌파계열 독립운동가의 서훈 움직임에 대해서는 “보훈 대상의 선발은 엄격한 심사 과정이 전제돼야 하며 정치적인 고려나 보훈 대상자의 남발은 곤란하다.”고 말해 좌파계열 독립운동가 서훈 추진 방침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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