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애국심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조지아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호수비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방망이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팬 행사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96
  • [안중근의사 순국 100주년] 中감옥서 치마 풀어 만든 태극기 간직

    [안중근의사 순국 100주년] 中감옥서 치마 풀어 만든 태극기 간직

    │하얼빈 박홍환특파원│“일본은 안씨 가문의 원수, 조선의 원수야!”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를 사흘 앞둔 23일 거사 장소인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서 만난 5촌 조카며느리 안노길(96) 할머니는 연신 태극기와 안 의사 관련 자료들을 어루만지며 어눌한 우리 말로 “일본, 원수, 안씨 가문….” 등을 혼잣말처럼 되뇌었다. ☞ [사진] 안중근 의사, 그 분은 가셨지만… 할머니는 17살에 안 의사의 사촌동생인 홍근씨의 3남 무생씨와 결혼했지만 일제에 의해 남편이 숨진 뒤 원래 차씨였던 성을 안씨로 바꾸고 ‘안 의사 알리기’에 매달린 채 여태 혼자 살아왔다. 특히 중국 건국 이후 대약진운동이 한창이던 1958년 종교(가톨릭) 문제로 중국 당국에 의해 반혁명죄로 체포돼 1998년 석방될 때까지 감옥과 교화소에서 외부와 단절된 40년의 세월을 보냈다. 얼마나 시달렸던지 2000년 처음으로 할머니를 만나 지금까지 현지에서 보살피고 있는 최선옥(72· 전 성모자애병원 원장) 수녀는 “차마 못볼 꼴이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세상과의 단절도 할머니의 고국사랑과 안씨 가문에 대한 열정은 식혀놓지 못했다. 감옥 안에서 치마 실오라기를 풀어 만든 태극기를 속옷 속에 수십년간 감춰 보관해올 정도로 할머니의 애국심은 오히려 커져만 갔다. 치매 때문에 정신이 가물거리긴 하지만 지금도 안 의사 관련 자료만큼은 손수 챙기고 있다. 안 의사 유해 문제를 꺼내자 할머니는 “일본놈들이 어떤 놈들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남편의 유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할머니는 안 의사 후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멀리 고국 땅에서 찾아온 방문객의 손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지난해 방문객들이 용돈으로 쓰라며 쥐여준 돈 5000위안을 최 수녀를 통해 하얼빈의 안 의사 기념사업 일꾼들에게 기탁하기도 했다. 최 수녀는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귀띔했다. ‘안중근’은 할머니의 100년 삶 그 자체인 셈이다. 글 사진 stinger@seoul.co.kr
  • “나도 한류 도우미”…윤상현, 日 진출 가시화

    “나도 한류 도우미”…윤상현, 日 진출 가시화

    일본 진출을 앞둔 배우 윤상현이 애국심에 불타올랐다. 연예 활동 뿐 아니라 ‘한국 알리미’로 맹활약 할 예정인 것. 윤상현은 오는 25일 도쿄의 고탄다의 유포토홀에서 NHK프로모션 등의 공동 주최로 열리는 NHK ‘한류!어락(語樂)나이트’ 행사에 참여하기로 정했다. 일본인들에게 직접 한국의 언어와 문화 등 알리기 위해서다. 이날 1,2부로 나눠 진행되는 행사에서 윤상현은 드라마 ‘내조의 여왕’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중심으로 한글을 소개한다. 2000여명의 일본 팬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K-POP’ 코너에선 ‘네버엔딩 스토리’을 비롯해 ‘사이고노아메’, ‘사랑합니다’ 등을 직접 열창한다. 윤상현의 ‘한국 알리기’ 미션(?)은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윤상현은 지난달 1일 도쿄 NHK 본사에서 진행된 새 프로그램 설명회에 참석해 4월부터 방영을 앞두고 있는 NHK의 ‘텔레비전으로 한글강좌’ 출연을 공식화했다. 윤상현의 일본 매니지먼트 크로스원 측은 “윤상현은 ‘겨울새’ ‘내조의 여왕’ 등 여러 한국 드라마를 통해 일본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며 “이같은 윤상현의 인기를 기반으로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일본 팬들에게 보다 친근감있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학강단서도 독도는 우리땅 외치죠”

    “대학강단서도 독도는 우리땅 외치죠”

    “그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무수히 많은 강연을 했지만 대학강단에 서서 젊은 학생들과 마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지요. ‘독도사랑’처럼 새삼 의욕이 생겨나고 마냥 즐겁습니다.” ●방송연예매니지먼트 가르쳐 대학민국 최고의 ‘독도가수’로 유명한 정광태(55)씨가 이번 새학기부터 교수로 변신해 대학강단에서 새로운 열정을 토해내고 있다. 경기도 평택 소재 국제대학에서 1, 2학년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12시간씩 방송연예매니지먼트를 가르치고 있는 것. 강의내용는 음반기획과 홍보마케팅으로 연예매니지먼트를 종합·총괄하는 것이다. 노래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평소의 이미지처럼 주로 단체나 기관 등지에서 두손 불끈 쥐고 ‘독도와 애국심’을 외쳐온 그였기에 강의방법도 나름대로 독특할 터. 15일 오후 그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더니 역시 ‘독도는 우리땅’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는 자신의 강의 분위기에 대해 “현장감을 곁들여서인지 학생들이 아주 재미있어 한다. 미래의 대한민국을 짊어질 아들 딸 같은 생각으로 열정을 갖고 강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주 월·수·금 하루 4시간씩 열강하다 보니 목도 쉬었다며 웃는다. ●“애국가 다음 중요한 ‘독도는 우리땅’” 학생들에게 가끔 ‘독도는 우리땅’ 노래도 가르치느냐고 하자 그는 “학생 부모들 중에 사인을 받아 오라는 경우도 더러 있다.”면서 “애국가 다음으로 중요한 노래가 바로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대학강단에서도 여전히 식지 않은 ‘독도사랑’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이 학교의 초빙교수가 된 것은 대학 측에서 그의 연예활동 이력과 관련 사업의 성공경험 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정 교수는 현재 독도명예군수직도 맡고 있다. 서울 출생인 그는 오래전부터 본적지를 아예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20번지’로 등록해 매년 5~6차례씩 독도를 방문하고 있다.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항상 ‘독도’라고 대답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올해 고향방문은 6월부터 예정돼 있다고 귀띔한다. 연예계 데뷔 26년째인 그는 히트곡 ‘독도는 우리땅’ 외에 ‘도요새의 비밀’ ‘김치주제가’ ‘의병대장 곽재우’ 등의 대표곡이 있다. 김문 부국장 km@seoul.co.kr
  • 밴쿠버 이변 주역… 당돌한 샛별들

    밴쿠버 이변 주역… 당돌한 샛별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당돌한 신세대들이 연일 이변의 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다. 21살 동갑내기로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과 이상화(한국체대), 이정수(단국대)에 이어 아시아인 최초로 1만m 금메달을 따낸 이승훈(22·한국체대), 그리고 여자 피겨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78.50점)을 기록한 김연아(20·고려대)가 그 주인공.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로 태어난 이들 신세대의 가장 큰 장점은 두려움을 모르는 자신감과 표현력 넘치는 개성이다. 이승훈은 24일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서 금메달을 딴 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양손의 검지를 치켜올리는 ‘손가락 세리머니’를 펼쳤다. 모태범도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이 확정된 뒤 태극기를 온몸에 두르고 막춤을 추며 즐거워했다.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 익숙해진 기성세대들에게는 낯선 모습이었다. 이들은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하는 운동이 아닌 스스로 하는 운동을 통해 효율을 높였다. 과거 엄격한 선후배 관계 대신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자신의 성취감을 위해 운동하는 환경이 조성된 것. 이런 허물없는 분위기에서 이들은 선배들의 성과보다 값진 결과를 일궈냈다. 이들에게서 선배들이 품었던 애국심이나 헝그리 정신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자라나 안정적인 지원을 받으며 운동한 세대다. 이들은 신세대답게 실력뿐 아니라 외모도 갖췄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리스트인 이상화는 ‘빙판 위의 신세경’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모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다. 이승훈도 잘생기고 호감가는 외모로 여성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CF 섭외 1순위인 김연아의 외모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또 이들은 과거 선배들과 달리 개성을 중시하고 중성적인 특징을 보인다. 모태범은 왼쪽 귀에 ‘나이키’ 모양의 귀걸이를 하고 있다. 굵은 허벅지에 ‘꿀벅지’라는 별명이 붙은 이상화도 보이시한 중성적인 매력을 풍긴다. 이정수도 물건을 살 때 세심하게 비교한 끝에 구입하며 여성 못지않게 화장품이나 미용실에도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수준에 오른 어린 선수들은 결단력과 지구력, 근력 등 남성적 특성과 세심함, 안정적 경기운영 등 여성적 특성을 모두 갖춘 경우가 많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이들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철저한 승부근성을 보이지만 평소에는 또래 젊은이들과 다를 것 없는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초등학교 동창으로 ‘절친’인 이상화와 모태범은 미니홈피에 함께 다정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려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대작 ‘로드 넘버원’ 3인방, 현장에서 밝힌 각오는…

    대작 ‘로드 넘버원’ 3인방, 현장에서 밝힌 각오는…

    2010년 대한민국 드라마계를 강타할 휴먼대작 MBC ‘로드 넘버 원’ 주역 3인방이 촬영에 임한 소감을 밝혔다.‘로드 넘버 원’은 격동의 한국전쟁을 그린 드라마로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으며 배우 소지섭, 김하늘, 윤계상이 촬영장에서 직접 드라마 소개와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소지섭(장우 역) “이 작품은 다시 할 수 없다” ‘로드 넘버 원’에서 ‘장우’로 분한 배우 소지섭은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사랑과 전쟁을 온몸으로 견딘 남자다. 장우역은 전쟁과 전우의 우정 그리고 운명적 사랑 사이에 고뇌하는 휴머니즘적인 캐릭터를 말한다.배우 소지섭은 “대본이 워낙 재밌고 실력있는 감독님과 스탭진 밑에서 작업하게 돼 기쁘다.”며 “하지만 추운 겨울 산속에서 전쟁 장면을 촬영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특히 연기할 때 배우들이 입이 얼어서 발음이 안 될 지경이다.”(웃음)고 소감을 전했다.또한 “사전제작드라마로 스케줄 일정이 꽉 차있다. 몸은 힘들지만 늘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촬영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김하늘(수연 역) “첫 시대극, 설렌다.”“첫 대본을 봤을 때 가슴이 먹먹한 느낌을 받았다.” 배우 김하늘의 첫 마디는 이랬다. 이유인 즉은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들이 실제 겪은 일, 그들의 삶을 연기 한다는 게 큰 영광이자 감동이다.”고 전하며 “‘수연’이란 인물은 모든 사람의 어머니이자 연인 같은 캐릭터다. 늘 긴장 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촬영을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체력적으로도 힘들 작업 이지만 그보다는, ‘수연’의 큰 감정폭을 연기하는 게 매 장면마다 숨이 막히도록 힘들다.”고 말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음을 피력했다.끝으로 김하늘은 “전쟁 장면부터 멜로신까지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많이 기대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계상(태호 역) “배우로서 좋은 기회, 열심히 하겠다.”태호역으로 분한 윤계상은 “스케일이 큰 대작드라마에 출연하게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배우로서 너무 좋은 기회고 정말 열심히 할 생각이다. 또 촬영하면서 산행이나 추위를 견디는 것이 힘들지만 오히려 리얼리티를 전달하는 점이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더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이어 “‘태호’라는 인물은 독립군 출신 부모님을 둔 애국심이 투철한 인물이다. ‘국군사관학교 출신의 엘리트’지만 사랑에 모든 걸 바치는 인물이기도 하다.”고 극중 캐릭터를 밝혔다.또한 “기대작인 만큼 볼거리도 풍성하고 스토리 전개가 굉장히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알리며 많은 사랑을 부탁했다. 한편 13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거대한 스케일의 블록버스터급 전쟁 드라마 ‘로드 넘버 원’은 6.25 전쟁을 배경으로 꽃핀 우정과 전우애를 담고 있으며 사랑을 다룬 드라마다.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기획된 작품인 만큼 3년여의 제작 기간에 걸쳐 완성된 탄탄한 대본 그리고 이장수, 김진민 감독과 한지훈 작가로 구성된 최고의 제작진은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한 껏 모아지는 전쟁 휴먼대작이다. 소지섭, 김하늘, 윤계상, 손창민, 최민수 등 화려한 캐스팅과 더불어 한국전쟁을 스펙터클하게 안방 스크린으로 옮길 ‘로드 넘버 원’은 2010년 6월 방송 예정이다.사진=MBC ‘로드 넘버 원’ 스틸컷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리뷰] 공자-춘추전국시대

    [영화리뷰] 공자-춘추전국시대

    인류가 낳은 가장 위대한 사상가 가운데 한 사람인 중국 노나라 출신 공자(BC 551~BC 479). 점잖을 빼는 모습일 것이라는 상상은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에서 보기좋게 빗나간다. ‘논어’의 구절들이 대사로 인용되지만, 사상가라기 보다 지략가의 모습이 역력하다. 세 치 혀를 놀리는 것만으로도 노나라가 이웃 강대국 제나라에 빼앗겼던 땅을 되찾아 온다. 절대적인 수적 열세에 몰린 순간 100대의 우마차를 앞세워 500대의 전차를 물러나게 한다. 공자가 명궁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빼어난 활솜씨를 자랑하는 모습도 흥미롭다. 52세의 공자가 노나라 대사구(법무부장관)로 발탁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노나라 제후 노정공이 당시 세도가였던 계손씨·숙손씨·맹손씨 이른바 ‘삼환’(三桓)에게서 왕권을 회복하기 위해 공자를 발탁한 것. 공자는 탁월한 전술로 이웃나라의 침략 야욕도 물리치고 내부적으로는 논리정연한 언변과 카리스마로 개혁을 단행하지만, 노정공은 공자의 강경함에 불안함을 느낀다. 결국 공자는 삼환의 우두머리 격인 계손사의 계략으로 노나라를 떠나 방랑을 거듭하게 된다. 중국 역사를 다룬 블록버스터라고 해서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화살비가 쏟아져내리는 장면이나 수많은 병사들이 드넓은 대지를 가득 메운 장면도 나오지만 입맛을 다시게 하는 수준이다. 영화는 10여년 동안 펼쳐진 공자 말년의 ‘고난의 행군’에 초점을 맞춘다.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가 부각되는 부분이다. 제자들을 이끌고 집도 절도 없이 천하를 떠도는 모습은 그런데, 중국 사람이 아닌 다른 국적의 관객들이 보기에는 큰 울림이 없는 것 같다. 공자, 나아가 중국 자체를 홍보하고 중국인들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높이려는 인상이 드문드문 느껴지기 때문이다. 극적인 감동을 보태려고 그랬는지, 공자가 애제자 안회와 자로를 잃는 부분은 알려진 역사와는 다소 다르게 각색됐다. 액션 영화에서의 모습은 전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공자 역할을 맡은 저우룬파(周潤發 가운데)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지적인 모습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황후화’(2007)와는 달리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는 않다. 공자의 정적인 계손사 역할을 맡은 중국 본토 출신 천졘빈(陈建斌)의 연기도 볼만하다.  연출은 맡은 후메이(胡玫)는 여성 감독으로, 장예모(張藝謀), 천카이거(陳凱歌) 등과 더불어 중국 5세대 감독군으로 분류된다. ‘옹정황제’, ‘한무대제’ 등 청나라와 한나라 시대에 가장 중요한 황제인 옹정제와 한무제가 주인공인 대하드라마를 연출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중국 대하사극 전문인 셈이다. 108분. 12세 관람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우리에게는 향토가 있다/강형기 충북대 행정학 교수·향부숙 대표

    [열린세상]우리에게는 향토가 있다/강형기 충북대 행정학 교수·향부숙 대표

    지역이라는 인간의 거리에 서면, 그 세계에서 주민이라는 이름으로 생을 영위하는 삶을 볼 수 있다. 그 삶이 자아내는 기억의 풍상에서 국가나 국민이라는 개념으로는 떠오르지 않는 역사의 릴레이를 느낄 수가 있다. 지역이라는 삶의 거리에 서서, 그 길목에서 주민이라는 이름으로 일상을 살아왔고 또 살아가는 삶(生)의 숨결에 마음을 적셔 보자. 지역의 흙과 물로 이루어진 향토에서 생명을 잉태하고, 생명을 키우며, 생명을 지켜 온 숨결을 느껴 보자. 출신지도, 세대도, 그리고 직장이 달라도, 지금 내가 존재하는 곳은 이곳 여기이다. 이 땅, 이 강기슭을 느껴 보자. 속 좁은 감정을 넘어 ‘마음의 고향’으로 다가오는 향토를 느껴 보자.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향토가 있다. 향토는 우리가 사랑하고 아끼는 만큼 가꾸어졌고, 그 속에서 사랑하고 배우며 향토와 함께했다. 연대하는 삶을 가르쳐 주었던 향토에는 이기심을 억제하게 하는 공유의 목적이 있었고 소망하는 것을 위해 손 모아 실천하는 풍토가 만들어졌다. 향토에서 연대하는 삶은 애국심을 배양했고, 향토가 있었기에 국토가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향토는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 토지로만 존재하는 아득한 향토에서 아름답고 정겹던 풍토는 이제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다.어떻게 해야만 향토와 풍토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마음 떠난 마을에서 ‘모두의 문제’는 ‘남의 문제’가 되었고 골목안의 문제는 행정의 일로 전가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소망하는 것이 있어도 손 놓고 기다릴 뿐. 남 탓만 하는 마을에서 형식적으로 일하는 지도자들. 그러나 그냥 이렇게 살아갈 수만은 없다. 사랑하는 향토가 있어야 지키고 싶은 국토가 있다. 사랑하고 싶은 향토, 사랑받는 향토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천 년을 이어온 마을 대부분이 사라지고 수많은 도시가 붕괴될 것 같다. 역사는 가르치고 있다. 한 민족의 역사가 그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을 때 이를 옹호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한 마을의 역사나 운명의 주인공은 그 마을 사람들이다. 마을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거나 자신의 역사에 대한 설득력을 잃게 되면 그 존재의 소멸은 불가피하게 된다. 그러나 좀 더 넓게 볼 필요가 있다. 사라져 가는 마을과 붕괴하는 도시의 운명은 지금 그곳에 사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경쟁력은 대도시의 경쟁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단지화·획일화된 주거공간과 생활패턴은 우리의 고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원지를 마르게 하고 있다. 지방마다의 고유 문화, 방방곡곡의 고유 가치를 키우고 활용해야 한다. 세계화 시대일수록 외국에서 모방하고 차용한 지식만으로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전통마을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의 고유한 가치와 발상 그리고 상상력의 근원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의 고유한 과거가 사라지면 우리의 고유한 미래도 사라진다. 지금도 너무 늦지는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지역 사람들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방문하는 사람들도 그곳의 풍토에 매력을 느끼는 고장을 만들어야 한다. 마음 속으로 가 보고 싶었던 그 무언가와 만날 수 있는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 발전을 한다면서 잃어버렸던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를 만나고 체감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청년에게도 노인에게도 살기 좋은 마을,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의 아이도 그리고 그 아이의 아이도 그렇게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하여, 그리고 당신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비록 작은 일일지라도, 당신을 기다리는 무수한 일들이 있다. 여기, 기회가 있다. 이제는 때가 되었다. ‘내가 살아갈 마을의 미래를 위해’라는 그저 단순한 생각이라도 좋다. 그저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마음 하나면 그것으로 준비는 다 되었다.
  • [오늘의 눈] 김장훈씨께/김상연 정치부 차장

    [오늘의 눈] 김장훈씨께/김상연 정치부 차장

    올해 3·1절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광고판에 동해 이름과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동영상 광고가 펼쳐진다고 한다. 거액의 제작비는 ‘기부천사’로 통하는 가수 김장훈씨가 댔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 교포가 로스앤젤레스의 고속도로 옆에 독도 홍보 광고판을 세웠다. 지난해엔 뉴욕 한인 관광회사의 관광버스 몸체에 독도 홍보 동영상이 등장하기도 했다. 일생을 멸공봉사(滅公奉私)하느라 허덕지덕하는 범부(凡夫)의 눈에 김장훈씨처럼 멸사봉공(滅私奉公)하는 애국자들은 안나푸르나만큼 높고 아득한 존재다. 이들의 가슴 벅찬 쾌척(快擲)에서 그 옛날 만주벌판을 달리던 독립투사의 단호한 숨결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취지와는 별개로 독도 광고가 과연 효과적 전략인지는 짚어봐야 할 것 같다. 뉴욕 한복판을 걷는 외국인 가운데 독도란 이름을 들어본 비율은 아마 1%도 안 될 것이다. 남의 일에 관심이 열렬할 리 없는 제3자가 독도 광고를 보면 퍼뜩 어떤 생각이 들까. ‘일본이라는 악의 축이 애꿎은 한국 땅을 빼앗으려는구나.’하고 분개할까. 그보다는 ‘두 나라가 어떤 섬을 놓고 다투고 있구나.’라고 사고하는 것이 뇌의 보편적 인지구조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본의 아니게 일본을 돕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일본 극우세력은 독도를 분쟁지역화해서 국제사법재판소까지 끌고 가는 시나리오를 최상의 전략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우리는 일본의 독도 야욕에 대한 사무치는 분노를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로 달랬다. 우리가 한국말로 된 이 가요를 부른 것은 외국인들 들으라기보다는 우리의 의지를 스스로 다지기 위한 자위(自衛)적 본능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외국에 가서 선전하는 것은 외국사람 눈에 이상하게 비쳐질 우려가 있다. 김장훈씨 등의 숭고한 애국심이 ‘전략적 마인드’라는 정치(精緻)한 조명을 받아 더욱 영롱한 빛을 발했으면 한다. carlos@seoul.co.kr
  • [테이크아웃 TV] 정선희의 ‘승차’ vs 이혁재의 ‘하차’

    [테이크아웃 TV] 정선희의 ‘승차’ vs 이혁재의 ‘하차’

    2008년 6월, 케이블 채널 MBC에브리원의 ‘이경규의 복불복 쇼’ 촬영 현장. MC 이경규의 진행 아래 게스트로 출연한 이혁재와 정선희는 서로 ‘물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개그맨 선후배 사이로 친한 관계인 이 둘은 당시 시청자들에게 우애있는 모습과 익살스런 이미지를 심어주며 돈독한 ‘개그맨 오누이’의 관계임을 보여줬다. 그로부터 1년반 남짓한 2009년 1월, 이혁재와 정선희의 ‘오누이 관계’는 변함없지만 현재 둘은 서로 다른 길을 내딛고 있다. 이혁재보다 한 살 더 많고 데뷔 역시 7년이나 빠른 ‘누이’ 정선희가 케이블 방송 SBS E!TV를 통해 브라운관 복귀를 서두르는 반면, ‘동생’ 이혁재는 최근 ‘룸살롱 폭행사건’에 연루돼 잘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이어 TV 프로그램의 경우 자신이 출연한 분량이 삭제되는 수모를 겪으며 ‘하차’ 과정 중에 있다. 이혁재와 정선희. 개그 스타일만 놓고 볼 때, 둘은 철저히 ‘입심’에 의존하는 개그맨들이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애드리브로 예능 프로그램을 능수능란하게 진행하는 게 두 사람이 가진 최대의 장점. 거기에 시원시원한 웃음소리와 좌중을 주도하는 진행 솜씨도 두 사람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혁재는 ‘스펀지’나 ‘위기탈출 넘버 원’에서 지적이면서도 맛깔스런 진행을 선보였고, 정선희 역시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이나 TV ‘불만제로’ 등에서 ‘말빨’ 하나로 수년 간 MC 자리를 꿰찼다. 물론 ‘몸’보다는 ‘말’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다 보니 둘은 똑같이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었다. 먼저 정선희는 지난 2008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와 관련한 발언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정선희는 MBC FM4U ‘정오의 희망곡’에서 촛불집회를 하는 지역에서 맨홀 뚜껑 등을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한다는 내용을 소개하며 “아무리 광우병 뭐다 해서 애국심을 불태우면서 이렇게 맨홀 뚜껑 퍼가고, 이게 사실 굉장히 큰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되는 범죄거든요. 그러니까 큰일 있으면 흥분하고 같이 막 하는 분들 중에 이런 분이 없으리라고 누가 압니까?”라고 발언했다가 큰 홍역을 치렀다. 당시의 여파로 한 홈쇼핑 채널로부터는 본인이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의 하루 방송 분량을 보류당하기도 했다. 이혁재 역시 같은해인 2008년, 방송중 선배 박명수를 향해 “유재석이 없는 박명수는 쓰레기”라는 인신공격형 개그를 펼쳤다 여론의 화살을 맞았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9월에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초대손님이었던 신인그룹 ‘비스트’에게 “너네 그러다 ‘배틀’된다. 걔네 요즘 활동 안하지 않냐?”는 막말을 던져 물의를 일으켰고, 급기야 공개사과까지 해야 했다. 다시 시계의 추를 현재로 되돌려보자. 정선희는 이제 1년 반 동안 품어왔던 마음의 ’상처’를 뒤로 하고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신발끈을 새로 묶고 있다. 반면 이혁재는 순간의 실수에 대한 팬들의 비난을 겸허히 수용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개그 오누이’ 정선희와 이혁재. 현재 이 둘 중 한 사람은 배우자를 떠나보냈고, 또 한 사람은 평생의 반려자에게 줘서는 안될 마음의 빚을 준 상태다. 하지만 인생지사 새옹지마가 아닌가. ‘누나’ 정선희가 어둡고 깊은 터널을 벗어나 밝은 세상으로 이제 막 나온 것처럼 ‘동생’ 이혁재도 인고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본 후, 스스로도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게 연예계 복귀를 시도했으면 한다. 사진=SBS E!TV, MBC, MBC에브리원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일 100년 대기획]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국가보훈처는 매년 12명의 독립운동가를 월별로 지정해 발표하고 있다. 이들의 공훈을 선양하기 위해 추모행사와 전시회 등 기념사업을 벌인다. 독립운동가들의 생애와 사상, 공적 등을 집중 홍보함으로써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다. 이달의 독립운동가 포스터는 지하철 역 또는 각 관공서, 초·중·고교 등지에서 접할 수 있다. ●선정위, 관련단체 추천받아 결정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매년 보훈관서·광복회·독립기념관 등 관련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뒤 ‘선정위원회’에 상정해 활동내용과 훈격, 운동계열 등을 심사해 결정한다. 여성 독립운동가도 매년 1명 이상 선정하고 있다. 1992년 1월부터 2010년 1월 현재까지 모두 217명의 독립운동가들이 선정됐다. ●여성 독립운동가 매년 1명 뽑아 국가보훈처는 이미 지난해 말 2010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모두 선정했다. 언론·교육투쟁에 앞장선 방한민 선생(1월)과 도쿄 2·8 독립선언에 참여한 김상덕 선생(2월), 화성 3·1 만세운동의 선봉에 선 차희식 선생(3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중견 간부로 군사활동 지원에 헌신한 염온동 선생(4월), 한국 광복군 제3지대 간부로 광복군 모집 활동과 여성의 참여를 독려한 오광심 여사(5월) 등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한국전쟁 60주년’ 안방극장·스크린, 전쟁이 점령한다

    ‘한국전쟁 60주년’ 안방극장·스크린, 전쟁이 점령한다

    2010년 한국 대중문화계의 시곗바늘은 1950년 6월에 맞춰져 있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안방극장과 스크린에 전쟁 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방송사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대작 드라마에 사활을 걸고 있고, 충무로 역시 블록버스터급 전쟁 영화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실탄(화려한 캐스팅)·군자금(거액 제작비) 든든 우선 KBS와 MBC의 ‘6월 결투’가 눈에 띈다. 한쪽은 1970년대 심금을 울렸던 ‘전우’ 시즌2로, 또 한쪽은 제작비 100억원의 스케일로 승부수를 띄운다. KBS의 20부작 ‘전우’는 1975~1977년 주간 연속극으로 방영돼 큰 반향을 일으켰던 동명의 드라마(작은 사진)를 25년 만에 부활시킨 작품이다. 둘 다 6월 방영 예정이다. 2010년판 ‘전우’는 한국전쟁 당시 전선에서 벌어졌던 일화를 중심으로 극한 상황에서 피어난 전우애와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린다. 주인공 소대장 역에 최수종이 낙점돼 3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다. 회당 3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다. 김형일 KBS 책임프로듀서(CP)는 “단순한 반공드라마를 넘어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의 시청자들에게 참혹한 전쟁의 실상을 전하고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이야기하려 한다.”면서 “‘전설의 고향’처럼 KBS를 대표하는 브랜드 드라마로 키워 시즌제로 정착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MBC의 ‘로드 넘버원’은 제작비 120억원이 투입된 기대작이다. ‘로드 넘버원’(Road NO.1)이란 한국전쟁 당시 서울과 평양을 잇는 대표적 통로인 1번 국도를 의미한다. 머슴 출신의 거친 하사관과 반듯한 육군 사관생도의 우정과 사랑이 드라마의 핵심 축이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의 각본을 맡았던 한지훈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소지섭, 윤계상, 김하늘 주연진에 손창민, 최민수 등 탄탄한 중견 연기자들이 가세해 기대감을 높인다. 거액의 제작비를 책정한 만큼 볼거리도 풍부하고 리얼리티가 뛰어날 것이라는 게 연출을 맡은 이장수 PD의 얘기다. ●‘보수 이데올로기 확대 재생산’ 비판적 시각도 영화계도 5~6월 개봉을 목표로 ‘전쟁 중’이다. 학도병부터 연평해전까지 소재가 다양하고, 제작비도 100억원을 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다. 6월 개봉 예정인 ‘포화 속으로’(큰 사진)는 한국전쟁 중 낙동강 전투 막바지에 71명의 학도병과 인민군이 벌인 12시간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권상우와 ‘빅뱅’의 탑(최승현)이 학도병으로 호흡을 맞춘다. 차승원·김승우 등이 가세해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총제작비 150억원이 투입되는 대작이다. 2002년 벌어진 제2차 연평해전은 ‘아름다운 우리’(가제)와 ‘연평해전’ 두 편의 영화로 부활한다. ‘친구’(2001)의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아름다운 우리’는 총 200억원가량을 투입해 실사(實寫) 3차원(3D) 입체영상으로 제작된다. 이에 맞서는 것이 ‘튜브’(2003) 백운학 감독의 ‘연평해전’이다. 120억원을 들여 5월 개봉할 예정이다. 드라마평론가 정덕현씨는 “탄탄한 스토리와 질높은 영상미만 담보된다면,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의 전쟁드라마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콘텐츠”라고 지적했다. 섣불리 애국심에만 호소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영화평론가 김봉석씨는 “전쟁영화는 일반적으로 이분법적인 논리에 빠지기 쉽고, 다룰 수 있는 구성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6·25(전쟁)라는 잘 알려진 소재를 차별화하고, 스펙터클과 휴머니즘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심도깊은 성찰과 고민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 60주년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보수 이데올로기를 확대 재생산하려는 의도가 이면에 깔려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환경플러스] 북한산 순례길 3.4km 11일부터 개방

    [환경플러스] 북한산 순례길 3.4km 11일부터 개방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북한산국립공원 자락을 따라 걸으면서 자연과 문화,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둘레길 일부 구간의 조성공사를 완료하고 11일부터 개방한다고 밝혔다. 북한산둘레길 가운데 개방되는 구간은 성재 이시형 선생 등 16기의 독립유공자 묘역이 있는 곳과 우이동 솔밭공원을 연결한 3.4㎞로 애국심을 고취하자는 취지에서 ‘순례길’이란 이름을 붙였다. 순례길은 물길·숲길·흙길 산책로 등의 테마로 구성했다. 물길 산책로는 자연친화형 섶다리, 목교량, 전망데크 등을 정비해 수유계곡 내 주변경관과 수서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숲길 산책로에는 자연친화형 흙포장, 운동시설을 갖췄고, 흙길 산책로는 맨발 흙길 등 각종 체험시설을 구비했다. 공단은 북한산 둘레길 시범사업 구간 개방으로 수직적인 탐방로가 저지대 수평적 탐방형태로 변화돼, 생태경관 훼손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장애인이나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편의 제공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 1894년 서울, 애국심 있지만 뇌물 횡행… 지금은 어떨까

    거울을 본다. 거짓말 못 하는 거울은 도무지 생경한 모습의 인물 하나를 비춰 낸다. 제 눈으로 보기엔 낯설고 인정하기 싫을지 몰라도, 거울에 비친 인물 또한 엄연한 자기 자신이다. 남들이 바라보는 스스로의 모습, 그게 바로 거울 속의 인물이다. 외국인들이 보는 우리나라는 우리가 보았던 것과 얼마나 다를까. 우리 스스로의 모습은 또 어떻게 비춰졌을까. 1880년대 말 한국과 한국 사회를 바라본 외국인들의 시선을 담은 책이 나왔다. ‘서양인 교사 윌리엄 길모어, 서울을 걷다 1894’(윌리엄 길모어 지음, 이복기 옮김, 살림 펴냄)다. ‘그들이 본 우리’ 시리즈의 12번째 책.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지은이는 1886∼1889년 한국 최초의 근대식 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에서 교사를 지낼 당시 한국에서 보고 들은 것을 행정·관습·언어·놀이 등의 14가지 주제로 나눠 정리했다. 꼼꼼하고 정확한 내용 덕에 이 책은 당시 한국을 찾은 서양인들에게 최단시간에 한국을 파악할 수 있는 안내서 역할을 했다. ‘예상했던 대로’ 책은 오늘날 우리도 쉽게 상상하지 못할 만큼 색다른 당시 한국을 담아낸다. “한국인의 지위는 담뱃대의 길이로 대강 분별이 가능하다는 한 여행객의 말은 옳다. 관리는 담뱃대 통에 손이 닿지 않아서 성냥으로 불을 붙이지 못한다. 그래서 지위가 높은 사람은 하인을 시켜 담뱃대를 채우고 불을 붙인다.”거나 “이 시기 서울에서는 가까운 두 친구가 말을 타고 거리를 지나면서 마주쳐도 말을 걸지 않고 서로를 아는 체하지 않았다.”는 등 우리도 미처 몰랐던 당시 실생활의 세밀한 부분까지 묘사하고 있다. 때론 ‘불편한 진실’과도 조우한다. “사람들은 멍청해 보이고, 재미가 없으며, 입을 헤벌린 채로 낯선 광경을 바라보고, 때때로 타고난 생각마저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한국인을 혹평하기도 하고 “정부 운영에 참여할 학자를 선발하는 시험이 시행되지만, 이런 학자들은 대개 관리의 자녀들 중에서 나온다. 뇌물을 받은 시험관들은 뇌물 공여자의 답안지를 쉽게 찾아서 자랑스럽게 왕에게 보임으로써 높은 점수를 받게 만든다.”며 투명하지 못한 사회를 질타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정확하고 균형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 사람들은 서양인을 보면 길을 양보하며 자신의 나라에 온 손님에게 예의를 표하고, 낮에는 경찰을 보지 못할 정도로 질서정연한 성품을 갖췄다고 서양인 교사는 전한다. 아울러 “한국인은 스위스에 뒤지지 않는 애국심을 가진 민족”이라며 칭찬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또 “한국인은 게으르고 생기가 떨어진다.”고 전제한 뒤 “한국인들의 게으름은 본성 때문이 아니다. 자신들의 노고의 열매를 생존에 필수적인 최소치만을 빼놓고는 만족을 모르는 부패한 관리들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고, 자신들은 그들에게 대항하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원인을 정확히 보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1만 2000원. 시리즈 13번째 ‘미국인 교육가 엘라수 와그너가 본 한국의 어제와 오늘 1904∼1930’도 함께 나왔다. 1904년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와 30년 가까이 살았던 와그너가 30년간 지켜본 한국의 모습을 담았다. 1만 4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외교·통일·국방 업무보고

    ■ 외교 - MB, 외교관 구태 질책… 외교부 “國格 제고” 외교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외교통상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외교관들의 구태를 통렬히 질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에 대한 이 대통령의 비판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작심하고 질책을 가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4일부터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 중 수위가 가장 높다. 이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에 ‘헌신’과 ‘봉사’, ‘희생’을 강조했다. 이를 뒤집으면 외교관들이 애국심이 부족하고 이기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아프리카 등 오지로 파견돼도 보다 낫고 편한 곳으로 이동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이라는 대목은 외교부 입장에선 아주 뼈아픈 지적이다. 외교관들이 자신들의 직업을 나라를 위해 멸사봉공하는 자리가 아니라 개인의 영달을 위한 자리로 여기는 폐단을 지적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가깝게는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 과정에서 외교부의 안이한 행태를 접하고 실망한 끝에 질책을 가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멀게는 이 대통령이 기업인 시절 해외시장을 누빌 때 외교관들의 무사안일한 구태를 현장에서 목도한 기억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외교부는 새해 외교 목표를 ‘국격(國格) 높이기’에 두겠다고 업무보고에서 밝혔다. 국력이 아니라 국격이라는 표현을 쓴 데 유념해야 한다. 과거 한국의 지상과제가 힘을 키우는 데 있었다면, 이제는 커진 힘을 제대로 써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는 데 노력하겠다는 취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통일 - 북핵 해결 우선… 인도적물자 중심 北 지원 통일부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0년 업무 계획의 큰 줄기는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기존의 정책 목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선 대북 민간단체 지원에 있어 지원 대상의 전략적 선택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제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단체보다 순수 인도적 물자 지원에 주력하는 민간단체 위주로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질병예방·긴급구호 물자 위주의 지원단체, 영유아·임산부·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대북 지원 사업과 해당 민간단체의 규모, 역할 등을 고려해 역량을 갖춘 단체 위주로 지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는 2009년에 이어 2010년에도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최소한의 순수 인도적 대북 지원만을 허용한다는 정부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유성진씨 억류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통일부는 올해 북측과 협의하에 개성·금강산 출입체류합의서를 완벽 보완할 계획이다. 현재 개성·금강산 출입체류 합의서에는 우리 측 인원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조사 받을 경우 접견권과 변호인 조력권 보장이 명시돼 있지 않다. 통일부는 2010년을 북핵 문제 해결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판단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북핵해결방안으로 제안한 ‘그랜드 바겐’을 6자회담 및 남북회담에서 의제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국방 - 부대 경계·관리 용역… 1병사 1자격증 추진 국방부는 군 교육훈련 집중을 위해 부대 경계와 관리를 외부용역에 맡기기로 했다. 군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전투력 약화에 대비해 교육 훈련을 강화하는 대신 훈련요건을 보장하기 위해 부대 경계 등에 대한 부담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또 군 입대로 대학을 휴학한 장병들을 위해 여가시간 중 학점 취득제를 도입하고, 고교 중퇴자의 검정고시를 지원하기로 했다. 군 복무기간 중 자격증 1개 이상 취득도 의무화할 방침이다. 합동참모대학은 군의 핵심 실무그룹인 중령급 전원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정으로 전환한다. 국민 편익과 효율적 군사시설 관리를 위해 전국에 분산된 1800여개소의 군사시설을 작전임무 단위별로 600여개소로 통합 배치할 계획이다. 민원이 많이 생기는 군 비행장 주변 고도제한과 관련, 군 비행장 주변 비행안전영향 평가 제도를 도입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고도제한 기준을 설정, 군·민 갈등을 해결하기로 했다. 현재 1군사령부와 3군사령부, 제2작전사령부의 부대 구조와 편제 장비도 재편하기로 했다. 국방운영 선진화를 목표로 경영 효율화를 통한 예산절감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 군 경리단을 국군중앙경리단으로 통합해 군수·시설 계약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경쟁계약을 늘리기 위해 민간업체의 참여가 제한됐던 군수품 전용규격의 45%를 상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독도방문객 모두에게 명예주민증

    새해부터 독도를 방문하는 내외국인 모두 ‘독도 명예 주민증’을 발급받게 된다 독도를 관할하는 울릉군은 28일 “일본의 독도 영유권 명기 발표와 관련해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수호 의지에 대한 국민적 역량을 결집시키기 위한 사업의 하나로 내년부터 ‘독도 명예 주민증’ 발급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군은 현재 관련 조례 개정 작업과 명예 주민증 발급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일반인들의 독도 입도가 재개되는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군은 독도 방문객이 독도관리사무소에 직접 가거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입도 여부를 확인한 뒤 명예 주민증을 발급해 줄 계획이다. 일반인은 울릉도~독도 여객선 승선권, 학술연구 및 취재진 등은 사전 입도 신청서로 가능하다. 명예 주민증은 주민등록증 형태로 발급되며 사진, 성명, 국적, 주소(독도리 20·독도 서도 어업인 숙소) 등이 새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숙희 독도관리사무소장은 “독도 명예 주민증 발급으로 국민들의 애국심 고취는 물론 독도 사랑을 국내외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 모든 독도 방문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한글 덕에 우리말 의미상실 없이 기록”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와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 간 문화예술교류와 협력에 관한 의향서 체결식” 인도네시아의 한글섬 ‘바우바우’의 찌아찌아족 학생 삐드리아나(16)양이 또박또박 행사장 뒤편에 걸린 현수막을 읽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22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서울시와 찌아찌아족 방한단의 협약체결식은 ‘한글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한글 교육받은 사람 75% 유창하게 사용 주미아니 바우바우시 카르야바루 초등학교 교장은 “삐드리아나양은 고작 하루 2시간씩 8번 한글을 배웠을 뿐인데 이미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면서 “지난 8월 공식교육이 시작된 지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교육 받은 사람 중 75%가 한글을 유창하게 읽고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아미룰 타밈 바우바우 시장은 “아랍어나 라틴계열 문자로 우리말을 기록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말하는 대로 그대로 표현할 수 없어 의미가 잘못 전달되는 일이 많았다.”면서 “한글을 사용하면서 의미 상실 없이 기록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행사장에 동석한 찌아찌아족 학생 삼시르(16)군은 한글을 배우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받침을 밑에 써야 하는지 뒤에 써야 하는지 구별하기 힘들다는 점이 가장 어렵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타밈 바우바우 시장이 ‘문화예술 교류와 협력에 관한 의향서(LOI)’에 사인한 후 오 시장과 찌아찌아족 학생들의 한글쓰기, 선물교환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남녀 학생이 각각 ‘찌아찌아족’ ‘삼시르’라고 쓴 종이는 동판으로 제작돼 광화문 세종대왕 기념관 내에 신설되는 ‘찌아찌아족 한글이야기’ 코너에 전시된다. 서울시는 이들을 하이서울 페스티벌 문화공연단으로 초청하고 시 주관의 해외 공무원 연수 프로그램 등에 동참하도록 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같은 문자를 공유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인연”이라며 “문자 공유가 문화공유로, 이어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우바우시에 서울문화센터 건립 특히 서울시와 바우바우시는 바우바우시 중심가에 서울문화센터를 만드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타밈 시장은 “부지 선정이 완료됐고 빠른 시일 내에 완공해 양국 문화교류의 상징으로 삼을 것”이라며 “찌아찌아족 학생들이 한국의 놀라운 발전상과 애국심, 조상들의 헌신 등에 대해 한글을 배우면서 깨우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글로벌 시대] 해외동포 단상/조환복 주 멕시코 대사

    [글로벌 시대] 해외동포 단상/조환복 주 멕시코 대사

    내 나라가 아닌 남의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자신 혼자만의 삶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해외로 이주한다는 것은 보통 힘든 결정이 아니다. 그래서 해외에 있는 우리 동포 어느 누구 하나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다. 외국에서 많은 분들이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있지만 한국에 있었더라면 당하지 않아도 될 많은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특히 경제적인 여유를 갖고 투자 이민을 온 사람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힘든 정착 과정을 거친다. 이민 가정이 경험하는 문제점들은 지리적 풍토나 기후상의 문제보다는 상이한 언어와 문화에 대한 적응상의 어려움이 더 크다. 그래서 요즈음 세계화시대에 해외이민은 물리적으로 다른 국가로 이주한다는 의미와 함께 상이한 사회제도 및 생활양식으로 이전한다는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 성공적인 이민 생활이 되려면 경제적 측면 못지 않게 새로운 문화권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이민 1세대는 의사소통상의 어려움과 문화이식 과정에 대한 소극적인 참여로 인해 모국과 이민국 사이에서 경계민족이 되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한국에서 가졌던 생활양식과 가치관에 별다른 변화가 없어 일단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모국 지향성이 매우 강하다. 1세대 이민자 중에는 일부 선진국 거주 동포들을 제외하고는 언젠가는 고향에 돌아가겠다는 귀소의식이 강하다. 특히 1990년대 들어 한국의 높은 경제발전은 모국으로의 역이민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가져왔다. 이민 1세대는 미지의 세계에서 씨를 뿌리고 2세대는 그 씨를 알뜰히 가꾸고 3세대는 본격적으로 거두어들인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타민족에 비해 짧은 이민 역사를 가졌다. 전체적으로 보아 우리 동포사회는 현재 터전을 일구는 단계이다. 그러나 한 세대 정도만 지나면 한인 후손 세대의 총체적 역량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2008년 현재 이민자들이 주축이 된 재외동포 규모는 전 세계 169개국에 7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중국, 인도, 이스라엘, 네덜란드,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은 규모라고 한다. 이는 한반도 인구의 약 10%이며, 전 세계에 우리 동포가 없는 나라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북한 인구는 8000만명이 안 되는 가운데 인구 성장이 정체되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반면 재외동포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동포사회는 유대인 못지않게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언어와 문화, 풍습을 지켜 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강하다. 또한 한인 특유의 성실성과 교육열에 더해 모국에 대한 애국심이 강하다. 과거 재외동포에 대해 우리는 선망의 대상이자 조국을 떠난 사람들이라는 이중적인 인식을 가진 바 있다. 세계화 시대인 지금 우리 모두는 어디에 살고 있든지 한인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재외동포는 민족의 커다란 자산이다. 지난날 우리의 경제 발전 초기과정에서 재외동포, 특히 재일동포 경제인이 기여한 공헌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넣기 위해 한반도 밖에 있는 700만 해외 동포의 역량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이제 우리 민족의 공간적 경계도 한반도에 국한했던 시각에서 벗어나 전 세계 한민족 공동체로 더 넓게 바라보아야 한다. 21세기 들어 탈(脫) 국민국가 현상이 강화되면서 민족에 대한 국가적 경계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 앞으로 한 나라의 국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해외 동포의 규모와 그들의 모국에 대한 기여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재외동포가 국가 발전의 중요한 요소이며 민족의 자산이라는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재외동포와 같은 해외 인적자원의 유무형 자산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조환복 주 멕시코 대사
  • [도시와 산] (34) 구미 금오산

    [도시와 산] (34) 구미 금오산

    우리나라 최대 내륙산업도시 경북 구미시에는 제법 산다운 산이 많다. 1970년 6월 국내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오산(烏山·976m), 선산과 인동지역의 주산인 비봉산과 천생산, 신라 불교 최초의 전래지 도리사를 품은 냉산이 있다. 이 가운데 으뜸은 금오산이다. 영남8경 또는 경북8경이라 불리며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기암괴석과 잘 발달한 계곡이 산세와 조화를 이뤄 가히 일품이다. 이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연간 250만명이 찾고 있다. 금오산은 수려한 경관만큼이나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삼족오(三足烏)와 숭산(嵩山), 임금을 예언한 산이라는 범상치 않은 지명 유래 등이 깃들어 있다. 고려 말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충신이자 영남 사림의 원류 야은 길재(1353~1419) 선생이 학문에 정진하며 후학을 길러낸 곳이기도 하다. 남동쪽 기슭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어 유명세를 더한다. 금오산은 태백과 소백준령을 거침없이 내달린 백두대간이 구미 땅에서 기백이 충연한 곳이다. 서쪽으로는 김천의 남면과 동남으로는 칠곡의 북삼에 걸쳐 있다. ‘금오’란 이름은 신라에 불교를 가장 먼저 전한 고구려의 승려 아도화상이 어느 날 이곳을 지나던 중 저녁노을 속으로 황금빛 까마귀가 나는 모습을 보고 지었다고 전해진다. 금까마귀는 예로부터 태양 속에 사는 세 발 달린 상상의 새, 바로 삼족오를 뜻한다. 그래서 구미 시민들은 금오산을 태양의 정기를 받은 명산으로 여기며 소중히 여긴다. ●고려 말 충신 길재의 고향이자 수도처 금오산은 남숭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고려 때 산의 아름다움과 수백개의 절이 들어선 고귀함으로 중국의 오악(五嶽) 중 으뜸인 숭산에 버금간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 금오산 자락에는 중국 명나라의 건국 시조 주원장이 태어난 전설도 있다. 땡땡이 떠돌이 중 출신인 주원장의 출생지를 확인할 길 없지만 아무튼 금오산의 ‘유명세’가 낳은 전설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조선 초 풍수지리의 대가인 무학대사는 금오산의 형국을 보고 ‘임금이 날 산’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금오산 남동쪽 기슭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라는 시조로 고려 왕조 망국의 한을 노래했던 야은은 조선 왕조를 오롯이 거부하고 고향 금오산 기슭에서 은거하며 여생을 보냈다. 중국 은나라 말 ‘백이·숙제’가 새로 건국된 주나라 무왕을 섬기지 않고 수양산에 은거해 고사리를 캐 먹으며 은나라에 대한 충절을 지킨 것에 비견된다. 야은은 금오산의 도선굴과 대혈사 등지에서 오로지 학문에 매진했으며, 훗날 김숙자, 김종직, 정여창, 김굉필, 조광조로 이어지는 영남학파 사림을 배출했다. 금오산에는 그의 학문과 충절을 기리기 위한 정자가 세워져 있다. 바로 산 입구에 있는 국가지정문화재 제52호인 채미정(採薇亭)이다. 이 정자는 야은이 그토록 거부했던 조선왕조 영조 44년(1768년)에 선산 일대의 선비들에 의해 세워졌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50년쯤 뒤였으며, 명칭은 중국의 ‘백이·숙제’가 고사리를 캐던 이야기에서 따 왔다. 금오산 아래 오태동에는 야은의 묘소와 추모비가 있다. 금오산관리사무소 조풍연(57)씨는 “채미정은 건립 이후 20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풍우에 퇴락한 것을 1970년대 중반 중수해 길손들로 하여금 야은의 정신을 더듬어 볼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산행의 묘미, 전설의 현장 만끽 금오산은 접근이 쉽다. 경부고속도로와 근접해 전국 어디서나 당일 코스로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바위산이라 등산로의 높낮이 차가 심해 등산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겐 고생스러운 거친 산이다. 그런 만큼 남성적인 힘과 기백이 서려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산 정상 등산로는 네 갈래로 나뉜다. 산불조심 기간(11월~5월15일)엔 공원관리사무소~케이블카~금오산성~대혜폭포~정상~약사암~법성사를 되돌아오는 1개 코스만 개방된다. 주 등산로인 이 코스는 왕복 6.7㎞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옛 매표소에서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금오산성 외성을 만난다.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성으로, 조선시대에 4차례에 걸쳐 새로 쌓은 성이다. 영조 때에는 총 병력이 3500여명에 이르렀다고 전해질 만큼 국방의 요충지로 이름 높았다. 산성을 지나면 신라 고승이자 우리나라 풍수지리설의 창시자인 도선선사가 득도했다는 천연동굴인 도선굴이 나온다. 금오산의 빼어난 산세를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굴을 돌아 나오면 해발 400m 지점에 높이 28m의 거대한 대혜폭포가 장관을 이룬다. 그 아래로는 대혜골의 경치에 반한 선녀들이 목욕을 즐겼다는 선녀탕이 눈에 들어온다. 금오산 등산은 대혜폭포부터 시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만하던 지형이 갑자기 급경사로 바뀌기 때문. 등산로 가운데 가장 힘들고 숨이 차다는 악명높은 ‘할딱고개’를 넘어야 비로소 정상에 선다. 고진감래라 했던가. 구미 시가지와 낙동강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면서 가슴까지 탁 트이는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금오산 100배 즐기기 자연보호운동의 발상지 특산식물 770종 등 희귀 동식물 보고 경북 구미 금오산은 우리나라 자연보호운동의 발상지다. 1977년 9월5일 구미 금오산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 국민운동으로 승화됐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우리의 강산을 더 아름답고 쓸모 있게 가꾸어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자연을 내 몸 같이 아끼고 보호하는 정신이 바로 국토를 지키고 나라를 사랑하는 정신이며 곧 애국심”이라고 역설했다. 구미 시민들은 박 대통령이 금오산을 다녀간 일주일 후 전국 최초로 금오산에서 ‘애산(愛山), 자연보호 범시민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를 계기로 자연보호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됐다. 1978년 10월5일에는 자연보호헌장이 선포됐다. 금오산 입구 대혜교 아래쪽에는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혜택 속에서 살고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을 담은 자연보호헌장비가 건립됐고, 대혜교 위쪽에는 자연보호운동발상지 표석(높이 2.5m, 폭 4.5m)이 설치됐다. 구미 시민들은 이후 200여개의 크고 작은 자연보호회를 결성, 지금까지 매 주말이면 금오산에서 자연보호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금오산은 희귀 동식물의 보고가 됐다. 산비장이·죽대 등 한국 특산 식물 770종을 비롯해 포유류 25종, 곤충류 360종, 조류 67종, 양서·파충류 및 담조류 각 100여종 등 모두 수천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한다. 금오산 자락에는 1983년 설립된 경북도 자연환경연수원이 환경 파수꾼들을 양성해 내고 있다. 지금까지 교사와 공무원, 주민 등 40여만명의 자연보호 지도위원과 자연관찰 지도사를 배출했다. 이 중 3700여명으로 1996년 구성된 자연사랑연합회는 중앙 및 21개 지방 조직을 두고 왕성한 자연사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내년 한·헝가리 진혼곡 발표할 것”

    “내년 한·헝가리 진혼곡 발표할 것”

    “안익태 선생은 한국과 헝가리를 연결하는 든든한 고리가 될 것입니다.” 세고 안드레아(64) 헝가리 부다페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18일 양국의 우호에 대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헝가리·한국 친선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9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시에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1906~1965) 선생의 흉상 건립을 추진한 인물이다. “안 선생은 여러 나라의 음악을 열린 마음으로 포용하면서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애국심을 표현한 세계적인 음악가입니다. 민간 기구로서 흉상 건립 기금을 모금하기 쉽지 않았지만, 좋은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반드시 돈은 따라올 것이라고 믿었죠.”라고 세고 교수는 말했다. 안 선생은 1938년부터 1941년까지 헝가리 외트뵈시대학교 리스트음대에서 헝가리 정부의 장학금으로 유학생활을 했으며, 헝가리 음악의 대가인 졸탄 코다이로를 스승으로 모셨다. 헝·한 협회는 지난 2006년 안 선생의 헝가리 유학시절 학적기록표가 발견된 이후 주도적으로 안익태 기념사업을 펼쳐 왔다. “한국과 헝가리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아요. 우선 강대국의 끊임없는 침략속에서 역사와 문화를 이어온 강인한 민족이고, 역사속에 녹아있는 ‘한’(恨)의 감성과 매사에 열정적인 기질도 비슷하죠. 어순이나 연도, 주소 표기법 등 생각하는 방식도 상당히 닮았어요.” 김치찌개와 비빔밥 등 한국 음식을 즐겨 먹는다는 세고 교수는 한·헝 수교 20주년을 맞아 추진했던 안익태 선생 흉상 건립을 시작으로 두 나라의 우호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한국 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한-헝가리 진혼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고 교수는 “1950년 한국은 6·25 전쟁으로, 헝가리는 1956년 반소련 혁명으로 죄없는 시민들이 피를 흘려야 했죠. 이 곡은 역사속에서 스러져야 했던 영혼들을 위로하기 위한 곡입니다. 헝가리에서 ‘대장금’을 필두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인기가 많아요. 추후에 한국과 헝가리가 공동 제작하는 작품을 꼭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정부예산 대해부] ‘先장교증원 後감축’ 인건비 6.5%↑… 더뎌진 軍첨단화

    [정부예산 대해부] ‘先장교증원 後감축’ 인건비 6.5%↑… 더뎌진 軍첨단화

    ‘국방 예산’은 나라를 지키기 위한 돈이다. 병력유지, 무기구입 등 ‘국방의 의무’를 위한 예산이니 가장 애국심이 강한 예산이라 표현해도 문제가 없다. 그런데 국회예산정책처는 2010년도 예산안 분석에서 “국방부의 국방 예산 요구는 전혀 애국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한파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년 국가 재정능력을 초과하는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방부, 연례적인 과다 예산 요구 2010년도 정부예산안에서 국방분야 재정은 29조 6039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28조 5326억원에 비해 1조 713억원(3.8%) 늘어났다. 국가전체 총지출 대비 10.1%로 보건·복지(27.8%), 일반공공행정(17.0%), 교육(13.0%) 분야 다음으로 네 번째다. 하지만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당초 기획재정부에 요구한 부처요구안은 30조 7817억원이었다. 이 같은 국방부의 ‘통 큰’ 지출계획은 올해만이 아니다. 국방부는 매년 재정 능력을 초과하는 지출계획을 세워왔고, 예산은 2004년 이후 매년 평균 6000억원씩 삭감돼 확정됐다. 극도로 악화된 국가의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연례행사처럼 돼 버린 국방부의 ‘과도한’ 예산 요구는 높은 무기 가격과 거대한 군대조직이라는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종열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군 자체가 고비용이고 또 워낙 식구가 많다 보니 국가재정 능력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예산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국방비 요구는 국방 전 분야에 걸쳐 비정상적인 예산운영을 초래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2010년도 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국방부는 내년 인건비, 피복, 급식 등 병력운영에 12조 6497억원을 사용할 계획을 세웠지만, 정부는 이보다 5685억원이 삭감된 12조 812억원을 편성했다. 전력유지비와 방위력개선비도 각각 2415억원, 3678억원씩 하향 편성됐다. 군이 계획했던 것보다 적은 돈으로 한해 살림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군 월급은 빌려서라도 준다” 이처럼 군이 예상보다 적은 돈을 손에 쥐게 되면 병력운영과 전력유지 전반의 운영경비가 부족해진다. 과다하게 계획된 국방 사업들은 모자란 예산 때문에 규모가 매년 축소되고 있다. 자금이 부족하면 타 사업 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등 비정상적인 국방예산 운영도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문 예산분석관은 “2010년에도 국방체계 전반의 운영경비 부족으로 국방사업 예산 집행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면서 “내년 사업비 절감요구와 지불연기 현상은 여느해보다 더 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례적인 인건비 부족 문제는 지난 수년간 국방 예산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군 인건비가 예산액보다 더 지출돼 적자가 나는 것이다.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인건비는 평균 1669억원씩 초과했다. 인건비는 의무적으로 지출되고 줄일 수 없는 고정적 경비라는 특성 때문에 예산이 부족해도 어쩔 수 없이 지출돼야만 했다. ●장교증원이 재정압박 핵심 요인 인건비를 과다 지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분야 사업 예산을 이·전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전력유지비와 방위력개선비의 예산이 줄게 된 것. 그 결과 ▲군 시설 노후화 ▲장병 의료지원 체계 미비 ▲PC 정보화 기기 노후화로 업무효율성 저하 ▲위장망, 텐트 등 군 기본물자 부족 심화 ▲부대 운영비 부족으로 초급간부 개인부담 증가 등과 같은 부작용이 자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국회는 2008년 국방예산에서 인건비를 증액했다. 2007년 7조 9423억원이던 인건비는 2008년에 8조 4550억원으로 5127억원(6.5%) 껑충 뛰었다. 그러고 나서야 2008년도 인건비에서 977억원을 남길 수 있었다. 이 같은 인건비 증가는 군이 ‘선(先) 장교증원 후(後) 감축’ 기조를 유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추진에 따라 첨단 무기체계 운용, 전작권 전환 등에 따른 상부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2012년까지 1420명의 장교를 증원할 계획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장교 1인의 연간 인건비는 4597만원이었다. 그해 장교 총 인원이 7만 1344명이었으니 예산은 3조 2800억원인셈. 총 인건비의 39%다. 10만 7147명이나 되는 부사관의 인건비까지 합하면 78%에 달한다. 병사들은 직업군인이 아니어서 장교, 부사관과 인건비의 규모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병사 49만 8760명의 총 인건비가 5210억원(6%)인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예산 효율성을 위해서는 장교 증원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국방부도 장교 증원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고 군 인력 효율화를 위해 군인 정원 조정안을 마련하는 등 운영체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