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애국심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참가자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체포 영상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초격차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 전기차
    2026-04-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96
  • 與 “北소행 부정하는 정치세력 있어” 野 “유가족 슬픔과 고통에 깊은 위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26일 천안함 사건 2주기를 맞아 일제히 논평을 내고 희생자들을 추모했지만, 사건을 대하는 여야의 입장은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북한 소행을 부정하는 이들이 총선을 통해 국회에 들어가면 무슨 사건을 일으킬지 두렵고 불안하기 그지없다.”며 야권에 공세를 폈다. 이상일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부 관계자와 외국 전문가들이 합동조사를 통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했고, 그에 대한 물증을 제시했는 데도 ‘눈으로 보지 않아 못 믿겠다’고 하는 이들이 정치권에 적잖게 있다.”며 “소위 ‘진영 논리’에 빠져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이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최근 논란을 일으킨 일명 ‘고대녀’ 김지윤씨의 ‘제주 해적기지’발언도 거론하며 “우리 해군을 해적에 비유하면서도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는 이들이 이성과 상식에 맞는 행동을 한다고 보는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통합진보당은 희생자 추모에만 초점을 맞춘 논평을 냈다. 민주당은 맞대응 대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천안함 사건 2년이 되었지만 가슴 속에 자식을 묻은 부모님들과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은 가실 줄을 모른다.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북한과 안보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한 언급으로 보수층을 자극해 보름 앞으로 다가온 4·11총선에 영향을 줄까 조심하는 분위기다. 한편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2주기 추모식’에는 여야 대표가 나란히 참석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천안함 용사 46명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심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강력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화해 협력,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안보에 통일 이슈를 결부시켰다. 장세훈·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브레인 리턴500] (하) 기초과학강국을 위한 발걸음

    [브레인 리턴500] (하) 기초과학강국을 위한 발걸음

    “세계 수준의 대학 사업(WCU)을 통해 해외 학자들을 어떻게 불러 오고,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는 충분히 쌓였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학자 대부분이 ‘한국에서 일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아봤기 때문에 인지도도 높습니다. 이제는 협업 수준이 아니라 한국이 기초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단계에 진입해야 합니다.”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은 1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브레인리턴 500 사업’과 관련, “한국 과학의 큰 물줄기를 바꿀 것”이라 자신했다. 과거 해외 과학자들 사이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존재감이 부족했다면, 지금은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미국 보스턴 등지에서 재외 한인 과학자와 학생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이 꼽는 IBS의 경쟁력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막대한 예산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최근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연구개발(R&D) 예산이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저명한 학자들조차 연구비를 따지 못해 연구에 지장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연구단에 매년 100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지급하겠다는 IBS의 정책은 한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연구 중심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한인 과학자가 많다는 점이다. 김 차관은 “하버드, 매사추세츠공대 등 세계 최고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연구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한 한인 과학자들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며 “‘고국을 위해 일해 달라’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이 연구를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는 점만 어필한다면 IBS의 성공은 보장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 기초과학의 잠재력을 꼽았다. 김 차관은 “미국과 유럽의 연구성과가 정체기를 보이고 있고, 아시아가 급부상하는 것이 현재의 흐름”이라며 “중국은 우주 등 거대과학 위주의 기초과학에 강점을 갖고 있어 한계가 있고, 일본은 개방성에 있어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물리, 화학, 생명공학 등 특정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가 골고루 성장해 온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벨트와 IBS가 ‘정치적인 고려’로 시작된 만큼,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만큼 더 확고히 갈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차관은 “과학기술이 정치적인 고려 대상이 되고, 정책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나라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점에 모두 공감한다는 뜻”이라며 “특별법까지 만들어 시작된 만큼, 과학자들은 최선의 연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고민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현재 공모가 진행되고 있는 기초과학연구단장과 관련, “선정위원회가 객관적으로 평가할 일이지만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과학계의 높은 기대치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고 평가했다. IBS 연구단장 공모에는 국내외 100명 이상의 석학들이 지원해 현재 1차 후보 11명을 추린 상태다. 11명 중에는 유룡, 현택환, 김빛내리, 신희섭 국가과학자들을 비롯해 한국 최고의 과학자들이 총망라돼 있다. 김 차관은 “장기적으로 50개의 연구단을 선정할 계획인 만큼, 초창기 단장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지원자들 모두 역량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브레인 리턴 500] (중) 두뇌 유출국은 어떻게 두뇌 유입국이 되나

    “고작 500명 데려온다고 뭐가 바뀌겠느냐. 차라리 그 돈으로 국내 이공계 실업대책이나 세워라.” 정부가 ‘브레인 리턴 500’ 계획을 밝히자 인터넷 게시판에는 비판글이 넘쳐났다. 각 대학이나 연구센터 구성원들도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은 확고하다.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우수한 인재는 반드시 영입하겠다는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관계자는 “1960~70년대 조국 부흥에 앞장서 달라며 애국심에 호소해서 모았던 과학자들이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면, 이번 사업을 통해 모을 과학자들은 겉모습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과학기술 강국이 되기 위한 도약의 디딤돌”이라고 강조했다. 성장에 초점을 맞춰 지나쳐버린 기초과학의 토대를 다시 쌓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이다. ●中, 4년만에 1500명 귀국 이끌어 과학계 오피니언 리더층에서는 브레인 리턴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다만 더 이상 애국심만으로 호소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을 한계로 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IBS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재외과학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는 ‘브레인 리턴’에서 의미하는 ‘리턴’이 ‘사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경택 IBS 사무처장은 “한국의 수많은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지만, 그로 인한 손실은 단순히 인적 자원의 유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기초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마음가짐, 연구과제를 정하고 운영하는 노하우는 물론 그들이 만들어 낸 결과물까지 모두 유출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인재유출국이었던 중국의 사례를 보면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 당위성은 분명해진다. 귀국유학생을 뜻하는 하이구이(海龜)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의 원동력이다. ●中 하이구이, 벤처창업서도 두각 1960년대 문화대혁명으로 교육이 외면받았던 중국은 1980년대 중반 외국 유학을 대대적으로 허용하면서 미래를 위해 투자했다. 유학생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른바 ‘연어 프로젝트’로 알려진 백인(百人) 계획이다. 매년 100명 이상의 유학파를 중국으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과학자에게는 막대한 지원금이 주어졌다. 중국 유학생들은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오랜 노하우를 습득한 채 금의환향했고, 일부는 중국이 다국적 기업을 인수하는 데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중국의 철강, 전자, 생명공학 산업의 대부분은 하이구이들의 노력으로 현재의 수준에 이르렀다. 백인 계획을 통해 성과를 거둔 중국정부는 2008년부터 공산당 주도 아래 좀 더 강력한 ‘천인(千人)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집과 정착금을 제공하고 본인이 연구할 곳을 대학과 연구소, 국영기업 등에서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게 했다. 불과 4년 만에 이미 1500명이 넘는 하이구이들이 돌아왔다. 이들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은 물론 벤처창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중국을 이끌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인재유출국이 인재유입국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한 셈이다. ●교과부 “기초과학 대접 선순환 기대”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브레인 리턴 계획이 500명으로 시작하지만,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기초과학이 대접받는다는 인식을 심어 주는 선순환을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귀국을 꺼리던 재외 한인과학자들이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면 한국과학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충효의 고장’ 동작구 태극기 달기 운동

    동작구가 93주년 3·1절을 앞두고 태극기 달기 운동에 나섰다. 장승배기와 사육신묘 등이 자리해 ‘충효의 고장’이라는 슬로건을 살리는 데 작으나마 실천에 옮기겠다는 뜻이다. 구는 국가관과 애국심 함양을 위해 현충원아파트 입구부터 지하철 4·9호선 동작역 육교 앞까지 1.2㎞ 구간에 태극기 90개를 게양하는 태극기 달기 운동 시범거리를 조성한다고 28일 밝혔다. 구는 주민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3·1절이 지난 뒤에도 태극기를 상시 게양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시범거리는 국립서울현충원 주변 도로를 끼고 있어 시민들이 즐겨찾는 태극기 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구는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노량진로와 장승배기로 등 관내 주요 간선도로에도 29일부터 태극기가 게양돼 주민들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덕분에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태극기 달기 운동도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노량진2동 주민센터에서는 통장들이 나서 구청 주변 상가, 주택가 등에 국기꽂이 1350개를 설치했다. 상도3동 주민센터도 동광교회부터 주민센터까지 200m 거리를 태극기 달기 시범거리로 정하고 국기게양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 주민센터는 통장과 직능단체 회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구는 각 주민센터 민원대 창구에 상설 국기 판매대를 설치하고 주민과 민원인을 대상으로 태극기 달기 운동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문충실 구청장은 “동작구 전체가 태극기 물결을 이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한층 드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들을 준비가 잘돼 있어야 좋은 연주자”

    “들을 준비가 잘돼 있어야 좋은 연주자”

    어머니는 피아노 선생님, 아버지는 제법 유명한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였다. 그 피가 어디 가겠는가. 세 살 꼬마는 텔레비전에서 들은 멜로디를 피아노로 정확하게 재현해 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 시골에서 아버지 손에 이끌려 피아노를 배우던 소년은 15세가 되고서야 모스크바의 중앙특별음악학교에서 전문적인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23세에 참가한 차이콥스키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면서 단박에 클래식 종사자와 애호가의 귀를 사로잡았다. ●27일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 190㎝의 껑충한 키와 당당한 체구, 아무리 복잡하고 난해한 대목도 편안하고 능숙하게 처리해내는 초절기교의 소유자인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38)의 얘기다.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LSO)와 협연하는 마추예프를 이메일로 만났다. 강한 카리스마, 압도적인 파워와 기교로 객석을 녹아웃시키는 ‘슈퍼맨형’ 연주자 마추예프는 유독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95년 첫 내한 공연을 시작으로 9차례 무대에 올랐다. 10번째 한국 공연에서 마추예프는 “생각만 해도 심장이 요동친다.”는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들려준다. 그는 “(이 곡 연주는) 청중과 연주자 모두에게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 “서울 공연에서 클래식의 새로운 면모를 그려보게 될 테니 믿고 오시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는 남다른 재즈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아이팟에는 재즈 피아니스트 오스카 피터슨(1925~2007)과 아트 테이텀(1909~1956)의 연주를 담아 놓고 듣는다고 한다. 그는 “클래식 음악이 내 아내라면, 재즈는 내 사랑”이라면서 “앙코르로 재즈곡을 연주하기 좋아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기대해보라.”고 말했다. 음악가 집안에 태어나 엘리트 코스를 거친 그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축구와 하키에 미쳤다. 피아니스트에게 치명적인 팔 골절도 세 차례 겪었다. “축구랑 하키는 웬만한 선수 실력은 됐다. 모스크바로 이사를 할 무렵 직접 하는 건 관뒀지만 경기를 보는 일은 여전히 날 흥분시킨다. 사실 클래식과 스포츠는 꽤나 비슷하다. 둘 다 수많은 경쟁 속에 있다.” 음악가지만 승부사 기질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클래식은 내 아내, 재즈는 내 사랑” 어린 음악도를 위한 조언을 부탁했더니 “어떻게 답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내가 알았다면 책을 쓰지 않았을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난 한 번도 연습을 많이 한다고 떠벌려 본 적이 없다. 물려받은 재능 덕이겠지만 피아노 앞에 두 시간 이상 앉아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겸손한 척하지 않는 게 외려 그답다. 또한 “훌륭한 연주자가 되는 비법은 없다. 다만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면 좋은 연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마추예프는 전 세계에서 인기 있는 연주자 중 하나일 뿐 아니라 고향 이르쿠츠크의 바이칼 호수 별 축제와 모스크바의 크레센도 축제의 예술감독도 맡고 있다. 그는 “소련이 붕괴했을 때 이민을 권유하는 유혹이 많았다. 하지만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페트로프(1943~2011)는 ‘내 심장은 조국에 있고, 조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날 아프게 만든다’며 날 붙잡았다. 복잡한 일을 처리해야 하는 예술감독을 맡은 이유는 오로지 애국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95년 첫 내한 공연… 10번째 무대 기대 한편 27일 공연에서 LSO는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28일에는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사라 장 협연)과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 등을 연주한다. 6만~35만원. (02)599-5743.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다이쇼 데모크라시 허상이 아니었다

    ‘다이쇼 데모크라시’(마쓰오 다카요시 지음, 오석철 옮김, 소명출판 펴냄)라는 제목은 1905년부터 1925년까지 20여년간 지속된 일본의 민주주의 시기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군국주의로만 치달아 가던 당시 일본에도 한때 민주주의가 도래한 시기가 있었다는 뜻에서 쓰는 표현이다. 그러나 한국인 입장에서는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그래 봤자 어차피 실패했고 결국엔 군국주의로 넘어가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극소수 도시 지식인들이 서양을 흉내낸 소산에 지나지 않고 국민 생활과는 무관하다.”는 평이 나온다. 저자는 실패했을지는 몰라도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결과는 실패였을지 모르나 “도시뿐 아니라 농촌, 피차별 부락에까지 광범위한 노동 대중의 자각에 뿌리내린 운동”이었다는 것이다. 다이쇼 데모크라시의 한계이자 문제점으로 늘 지적되는 것은 ‘안으로는 입헌주의, 밖으로는 제국주의’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원칙이 나중에 가서는 ‘안으로는 국민주권주의, 밖으로는 비제국주의’ 노선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한다. 비록 이 발전된 노선이 일반 대중으로부터 광범위하게 호응을 얻지는 못했으나 전후 헌법에서 군비를 포기하고 민주적 산업국가로 살아가려는 구상이 반영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단순히 “선거나 정당정치라는 정치의 형식적인 측면의 정비만을 지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정당정치보다도 인권 확립이라는 원칙이 저류에 있었다.”는 평가다. 이런 발전상에서 눈에 띄는 것은 조선에 대한 입장이다. 다이쇼 데모크라시의 핵심 인물로 요시노 사쿠조 도쿄대 교수의 입장을 주목할 만하다. 당시 민주주의에 관심 있었던 사람들도 조선에 대한 일본의 무단 통치를 비판했다. 그러나 요시노 교수의 비판에는 차별점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너무 그렇게 몰아세우지만 말고 선정(善政)을 베풀라는 수준에 그친 반면, 요시노 교수는 “선정만 하면 일본 통치에 만족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독립 민족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까지 했다. 저자는 요시노의 입에서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는 까닭으로 조선인 유학생과의 꾸준한 접촉을 들었다. 이들과의 접촉을 통해 조선의 사정과 독립을 향한 조선인의 열망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 한들 지금 당장 조선이 독립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오히려 “다른 조선 포기론은 경제적 득실이라는 관점에서 논한 것인데 요시노는 조선의 민족 독립에 대한 열망을 존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일본 관헌의 입장에서는 귀에 익지 않은 조선 포기론보다 조선인의 애국심을 시인하라는 통치 개혁론이 더 귀에 거슬렸다.”고 지적한다. 다이쇼 데모크라시는 신기루가 아니었다. 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鐵의 신화’ 지다

    ‘鐵의 신화’ 지다

    한국, 나아가 세계 최고의 ‘철강왕’으로 불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13일 오후 5시 20분쯤 지병인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박 명예회장은 한국 철강산업의 신화이자 현대정치경제사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다. 박 명예회장의 주치의인 장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이날 “급성폐손상으로 인한 호흡곤란이 발생해 운명했다.”고 발표했다. 장 교수는 “지난달 수술 때 보니 폐 부위에 석면과 규폐(珪肺)가 발견됐다.”면서 “이런 물질 때문에 발생한 염증으로 폐의 석회화가 일어났고 흉막유착이 심해졌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9일 호흡곤란으로 입원해 이틀 뒤인 11일 한쪽 폐와 흉막을 모두 절제하는 흉막-전폐절제 수술을 받았고 이후 급성폐손상이 발생, 치료를 받던 중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박 명예회장은 10년 전 흉막 섬유종으로 미국 코넬대병원에서 종양수술을 받은 후유증을 앓아 왔다. 박 명예회장은 입원 중 병실에서 부인 장옥자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포스코가 국가산업 동력 성장에 기여하게 돼 굉장히 만족스럽다.”면서 “포스코가 더 크게 성장해 세계 포스코가 되길 바란다.”고 유언했다. 또 “포스코 창업 1세대가 어렵게 사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면서 “임직원들이 애국심을 갖고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씨에게는 “고생시켜 미안하다.”면서 “화목하게 잘 살아라.”라고 말했다. 4녀 1남 가운데 미국에 있는 차녀 유아씨를 제외한 모든 가족과 사위들이 임종을 지켰다. 박 명예회장은 개인 명의로 된 재산이 한 푼도 없는 데다 포스코 주식 1주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 재계에서는 박 명예회장의 별세와 관련해 “철강산업의 선구자인 위대한 인물이 떠나셨다.”면서 “무역 1조 달러 달성의 원동력이었다.”며 애도했다. 국가보훈처는 박 명예회장을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훈처는 박 명예회장이 무궁훈장, 국민1등 훈장을 받은 경력 등 국립현충원 안장자격 기준을 갖춘 만큼 안장심의위원회 긴급심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신진호·김소라기자 sayho@seoul.co.kr
  • 청주 “유공자 예우 이 정도는 돼야지”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시민들은 확실하게 예우하겠습니다.” 충북 청주시가 전국 최초로 병역명문가 예우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독립유공자 등의 지원책 마련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시에 따르면 ‘청주시 독립유공자 지원조례’가 최근 제정됨에 따라 내년부터 청주지역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은 매달 3만원의 보훈명예수당을 받는다. 지급 대상자는 순국선열이나 애국지사 또는 유족들로 지급일 현재 청주에 주소를 두고 있으면 된다. 현재 5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 지원과는 별도로 충북의 지자체가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에게 보훈명예수당을 주는 곳은 충주에 이어 청주가 두 번째다. 청주시는 또 월 5만원씩 지급되고 있는 참전명예수당의 거주제한(청주시에 1년 이상 거주)을 내년부터 폐지키로 했다. 지급일 기준으로 청주시에 거주만 하면 참전명예수당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상자도 100여명 늘어나 청주지역에서 참전명예수당을 받는 인원은 총 2600여명이 된다. 전국에서 참전명예수당을 주는 지자체는 150여곳에 달하지만 거주제한이 없는 곳은 많지 않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최근 ‘청주시 공공시설 내 매점 및 자동판매기 설치에 관한 조례’도 개정, 우선 자격기준에 독립유공자와 국가유공자, 유가족을 포함시켰다. 시 주민복지과 이정희 주무관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유공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하고, 나아가 후세들의 애국심 함양을 위해 이 같은 조례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발효후 석달내 美에 ISD 재협상 요구”

    “발효후 석달내 美에 ISD 재협상 요구”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 (비준)발효 후 3개월 안에 미국과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재협상을 추진하겠다며 민주당 측에 조속한 비준안 처리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통령의 제의를 수용할지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거부 기류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MB “초당적 애국심 발휘 해달라” 이와 관련,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미 FTA에서 최소한 ISD 조항은 폐기돼야 한다.”고 말하고 “(다만) 이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이 있었으니 이를 당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고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한·미 FTA 발효 이후 3개월 내에 재협상을 하든, 발효 즉시 하든 민주당의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발효돼 시행되고 있는 협정을 고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재협상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를 방문, 박희태 국회의장과 한나라당의 홍준표 대표·황우여 원내대표,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김진표 원내대표 등과 회동을 갖고 “국회가 먼저 한·미 FTA를 비준하고 정식으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면 그 같은 건의에 따라 (발효후)3개월 안에 미국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응하지 않으면 책임지고 재협상에 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최금락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제안은 기존 한·미 FTA에 있던 내용을 재확인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최 수석은 “그동안 우리 정부가 얘기했던 것과 다른 내용은 아니며 대통령이 직접 국회 지도부에 공식적으로 언명한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사전에 의견을 나눴는지에 대해 손학규 대표가 묻자 “내가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서 재협상을 하자고 했다, 안 했다는 등 정상들 간에 논의된 내용들은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요구가 사전에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약속을 받으라는 것 아니냐. 나도 자존심이 있는 사람”이라면서 “(협정문 22조에)우리가 요구하면 응하게 돼 있는 조항이 있는데, 우리가 요구하려고 하니 미국이 허락해달라고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이 대통령은 이어 “정부가 그렇게 하려고 하면 (오히려) 국회가 말려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구할 테니 제발 들어줘라 하는 게 얼마나 우스운 일이냐.”면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 대통령 제의 거부 기류 우세 앞서 이 대통령은 한·미 FTA 비준과 관련, “무엇이 문제가 있는지, 문제가 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그 의지를 양당 대표에게 보여주려고 왔다.”면서 “오늘은 정말 초당적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애국심을 발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모은 뒤 비준안 처리를 위한 절차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비준안 처리 시기와 관련해서는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과 함께 처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이현정기자 sskim@seoul.co.kr
  • [고시 Q&A] 한국사시험 2급 통과해야 내년 ‘5급공채’ 응시 가능

    Q:내년부터 5급 공채시험에 응시하려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데, 인정되는 급수와 기한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A:내년부터는 5급 공채 및 5등급 외무공무원 공채시험 응시생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고급수준인 1~2급을 획득해야 합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자격인증 기한은 4년 미만으로 최종시험 시행예정일부터 3년 전 1월 1일 이후 실시한 시험의 등급만 인정됩니다. 또 공직적격성평가(PSAT)의 각 영역 지문에 공무원에게 필요한 역사의식과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한국역사, 한국사상 관련 내용을 활용하는 등 최근 정부는 공직후보자들의 한국사 소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한국사와 마찬가지로 2005년까지 행정직·외무직 5급 공채시험에서 시험과목으로 포함돼 있었지만 2006년부터는 한국사가, 2007년부터는 헌법이 시험과목에서 빠졌습니다. PSAT가 도입되면서 암기위주 지식보다 종합사고력을 평가하자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으로서 역사 및 헌법에 대한 소양을 검정하기에는 시험제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헌법 소양 검정은 지난해 수습사무관 교육과정에 도입한 ‘헌법교육 패스제’를 통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습 사무관들은 헌법교육 패스제를 반드시 통과해야만 수습과정을 마칠 수 있습니다. ●공무원 임용 시험이나 국가기관이 시행하는 각종 자격시험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이메일(ky0295@seoul.co.kr)로 보내 주시면 매주 목요일 자 ‘고시&취업’ 면에 답변을 게재하겠습니다.
  • [머니테크] 오락가락 변동성 시장 수익·안정성 상품 인기

    변동성이 큰 시장에 대처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시장 변화속도에 맞춰 포트폴리오 구성을 빠르게 변화시키거나, 멀리 보고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방법이 있다. 위험을 즐기는 성향이라면 급변하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맞설 것을,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라면 지금을 장기적으로 재테크 계획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는 게 좋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20일 조언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금융권에서는 3개월마다 수시로 펀드 구성을 바꾸는 상품이나 퇴직이나 사망 이후 안정적인 지급을 추구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기예금 이자를 미리 지급하는 아이디어 상품도 출시됐고, 환경보호나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도 출현했다. 한 상품 기획자는 “금융위기 국면에서도 투자를 계속 유도하려고 포인트 혜택이나 각종 우대금리가 높아진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홍희경·오달란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맥주 한 잔/이도운 논설위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미군 최고 무공훈장을 받게 된 다코타 마이어 예비역 병장과 와이셔츠 차림으로 백악관 집무실 밖 테라스에서 맥주 한 잔씩을 앞에 놓고 마주한 사진이 전세계로 타전됐다. 이 한 장의 사진 속에 오바마 대통령의 소탈함과 소통 능력, 마이어 병장의 애국심, 미 해병대의 용맹함, 미국식 민주주의의 우월함 같은 메시지들이 담겨 지구촌 가족들에게 전파됐을 것으로 백악관 홍보 담당자들은 기대할 것이다. 관심이 가는 것은 두 사람 간의 대화 내용. 마이어 병장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홀로 적진을 뚫고 동료 해병대원들과 민간인들을 구출해 훈장을 받았기 때문에 전쟁에 대한 얘기가 우선적으로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어 병장은 “나는 참전을 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의 총사령관이므로 둘 다 전쟁을 안다고 할 수 있다.”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마이어 병장은 두 사람 간의 대화가 과거(전장)보다는 미래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스물 세 살인 마이어 병장은 “당신이 만약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무엇을 하겠느냐.”고 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두를 것 없다. 먼저 공부를 해라. 나도 서른 살이 되기 전까지는 인생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현재 고향 켄터키에서 해병대 예비군으로 복무 중인 마이어 병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조언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과 예비역 군인의 입장을 떠나 인생의 선배와 후배로서 나눈 대화가 가슴에 와 닿는다. 두 사람 앞에 놓인 맥주잔은 한국에서 흔히 마시는 500㏄ 생맥주 잔보다 작은 300㏄ 정도 돼 보이는 잔이었다. 만일 두 사람 앞에 위스키나 와인 잔이 놓였다면 어땠을까. 아마 맥주 잔보다는 진지하고 소탈한 대화의 느낌이 덜하지 않았을까. 위스키가 몸을 덥히는 데, 와인이 분위기를 잡는 데 유용하다면, 맥주는 대화의 액세서리로 적당한 술이다. 오바마와 마이어가 맥주 대화를 나누던 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각국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을 발표했다. 1인당 독주(毒酒) 섭취량 1위 국가는 한국이었다. 맥주보다는 소주나 위스키 혹은 폭탄주를 좋아하고, 세상에서 가장 마시기 어려운 술이 ‘딱 한 잔’이라는 말을 하는 한국인들이기 때문에 놀랄 일도 아니다. 이런 한국형 음주 문화 속에서는 오바마와 마이어가 나눴던 맥주 한 잔의 대화가 쉽게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맥주 한 잔의 사진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 가운데 하나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5·18민주묘역은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

    “5·18민주묘역은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

    “한국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애국심, 민족에 대한 사랑, 정의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알게 되면서 사랑과 존경을 느꼈습니다.” 데이비슨 헵번(79) 유네스코 의장은 5일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5·18 민주묘지는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민주항쟁 정신 세계로 계속 퍼질 것”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인증서를 전달하기 위해 광주를 찾은 헵번 의장은 5·18 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평화와 정의를 위해 싸웠던 분들의 희생을 보면서 한편으론 슬펐고 다른 한편으론 기뻤다.”면서 “평화와 인권, 정의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헵번 의장은 “많은 나라에서 민주화 운동과 항쟁으로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고 고통스럽다.”며 “30여년 전 한국에서 발생한 5·18 항쟁의 정신이 세계로 계속 퍼져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5·18의 진상규명과 관련해 “국제기구가 발포 명령자를 가리는 등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언론 등이 진상규명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헵번 의장은 광주시가 유엔 인권도시 지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인권의 개념은 사람마다 다른 만큼 모두가 동의하는 합의점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그러나 광주시와 파트너십을 통해 인권을 홍보하고 교육하는 데에는 소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국은 교육 부문에서 (유네스코에) 많은 공헌을 해 왔다.”며 “한국은 강력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개발도상국 등을 지원하고, 유네스코와 공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교육부문서 유네스코에 큰 공헌” 헵번 의장은 5·18묘지 참배 후 옛 전남도청~금남공원 사거리(518m) 구간에 대한 ‘유네스코 민주인권로’ 지정식에도 참석했다. 오후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정의화 국회 부의장, 강운태 광주시장,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5·18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인증서를 전달했다. 한편 광주시는 ▲개헌 때 헌법 전문에 5·18 정신 명시 ▲5·18아카이브 구축 ▲5·18기록물의 국가문화재 지정 ▲5·18의 교과서 수록 확대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인권평화상 제정 ▲사적지 정비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男400m] “조국을 대표해 달린게 金보다 값져”

    [男400m] “조국을 대표해 달린게 金보다 값져”

    열아홉살 청년을 달리게 한 것은 애국심이었다. 우승후보를 가장 예측하기 어려웠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에서 극적인 막판 역전 레이스로 금메달을 딴 키라니 제임스(그레나다) 얘기다. 2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조국을 대표해 달릴 수 있었다는 게 내겐 어떤 세계기록이나 금메달보다 값지다.”고 했다. ●육상시작 1년만에 세계新 달성 결승전이 열렸던 지난달 30일로 돌아가 보자. 관중들의 눈은 5번 레인의 제임스보다 바로 옆에 있던 2009년 대회 우승자 라숀 메릿(25·미국)에게 쏠려 있었다. 약물 파동으로 인한 21개월의 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할지 모두가 궁금해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메릿이 경기를 주도했다. 결승선 직전까지 그랬다. 40초를 넘어갈 즈음 제임스가 치고 올라왔다. 무서운 막판 스퍼트였다. 44초 60으로 제임스가 가장 먼저 들어왔다. 메릿과 불과 0.03초 차이였다. 그렇게 메릿을 이기고 싶었느냐고 물어봤다. 예상과는 다른 답이 돌아왔다. “메릿을 비롯해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지만 그들을 의식하진 않았다. 조국을 대표해 이곳에 왔으니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렇게 조국에 사상 첫 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안겨 주고 나서 제임스는 고향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인구 9만명의 섬나라, 그 안에서도 서쪽의 작은 어촌인 구야브가 그의 고향이다. 아들에게 “네가 자랑스럽다.”고 말해 주고 나서 어머니는 집 바깥에 커다란 국기를 내걸었다. 총리와 체육부 장관을 비롯해 집을 찾아온 손님들과 일일이 포옹을 했다. 그날만큼은 제임스의 날, 아니 그레나다의 날이라고 해도 좋았다. 베네수엘라에서 160㎞ 떨어진 그레나다는 강화도보다 크고 진도보다는 작은 나라다. 프랑스와 영국의 식민지배를 거쳐 1974년 독립했지만 1983년 친미 노선을 걷지 않은 인민혁명정부 때문에 미국의 침공을 받기도 한 힘 없는 나라이기도 하다. 제임스는 “이번 금메달로 한국인들에게 그레나다를 알릴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고 했다. 지난달 6일 런던 다이아몬드리그 대회에서 44초 61로 우승하며 성인무대 신고식을 치른 제임스는 사실 육상 천재다. 좀 늦은 나이인 13살 동네 육상 클럽에 가입하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제임스는 불과 1년 뒤 14세 기록으로는 세계 최고(47초 86)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9년 세계유스챔피언십대회 금메달, 지난해 세계 주니어챔피언대회 금메달 등 각종 기록을 휩쓸었다. 2년 전부터는 미국 앨라배마대학에 체육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서 살며 훈련을 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아닌 기록 단축” 다음 목표는 무조건 내년 런던올림픽일 거라고 생각하고 각오를 물어봤더니 또다시 예상 밖의 대답이 돌아온다. “나의 마음은 런던에 있는 게 아니라 앨라배마에 있다.”는 거다. “내 목표는 금메달을 따는 게 아니라 내가 뛰는 레이스마다 조금씩 기록을 단축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이벌이 누구냐고 물으니 “400m를 뛰는 선수들은 모두 훌륭하다. 심지어 5살짜리 어린애라도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진지하게 덧붙인다. 소년티도 채 벗지 못한 얼굴로 제임스는 그렇게 말했다. 그와 조국에 메이저대회 첫 금메달을 안겨준 대구가 특별하지 않을 수 없다. 제임스는 “대구 사람들이 육상을 이렇게 좋아하는지 몰랐다.”면서 “이곳에서의 환대와 금메달의 추억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우리도 제임스라는 영웅의 탄생을 지켜본 만큼, 그를 잊지 못할 것 같다. 대구 김민희·윤샘이나기자 haru@seoul.co.kr
  • 뮤지컬 ‘영웅’ 세계 공연계 심장부 두드렸다

    뮤지컬 ‘영웅’ 세계 공연계 심장부 두드렸다

    ‘영웅’이 세계 공연계의 심장부를 강타했다.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 ‘영웅’(Hero)은 23일(현지시간) 전원 기립박수를 끌어내며 미국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 데이비드코크 극장 1~3층을 꽉 채운 약 1500명의 관객은 막이 내린 뒤에도 한참을 환호하며 열광적인 박수를 쏟아냈다. 그 속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숙 신임 주유엔대사도 있었다. ●‘명성황후’ 이어 두번째 브로드웨이 진출 다음 달 3일까지 총 14회 공연되는 ‘영웅’은 1997년 ‘명성황후’에 이어 한국 뮤지컬의 두 번째 브로드웨이 진출작이다. 관람료는 브로드웨이 작품 수준인 70~180달러로 책정됐다. 데이비드코크 극장은 ‘명성황후’가 공연됐던 바로 그 극장이다. 원래는 2550석 규모이지만 이날은 1500석만 개방했다. 탕! 탕! 탕! 공연은 일곱 발의 총성과 함께 시작됐다. 안 의사가 1909년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 쐈던 총탄 수다. 독립군과 일본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추격전과 짜임새 있는 군무는 관객으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특히 안 의사 역의 배우 정성화가 거사를 결심한 뒤 절제된, 그러나 애절한 목소리로 ‘그날을 기약하며’를 부를 때는 외국인 관객들조차 숨을 멈췄다. 28억원이 투입된 대작답게 만주벌판을 달리는 3.5m 높이의 실물 기차와 3차원(3D) 영상 등 볼거리도 풍성했다. 안 의사가 어머니가 지어 보낸 수의를 입고 사형대에 오르는 장면에선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특히 감옥에 갇힌 안중근과 죽은 이토 히로부미의 환영이 “서로 다른 운명을 가졌을 뿐,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한 건 같다.”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긴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적막도 잠시, 내려왔던 커튼이 다시 올라가자 3층 객석까지 모두 일어나 갈채를 보냈다. 한국에서도 2009년 초연돼 지난해 앙코르 공연까지 가졌다. 주미 콜롬비아 대사의 부인인 파울라 나폴리는 “한국 역사를 다룬 작품이라 정확한 사실 관계를 모르는데도 공연 내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감탄을 쏟아냈다. 맨해튼에서 왔다는 영화제작자 피에르 데펜 디니는 “소재는 한국적인데 노래는 굉장히 일반적이어서 좋았다.”면서 “브로드웨이의 웬만한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한국 뮤지컬 수준이 이 정도로 높은지 몰랐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 환영행사에 참석한 반 총장은 “여러분 모두가 영웅”이라며 가난과 질병에 대항하는 ‘21세기 영웅’이 돼줄 것을 주문했다. 김 대사는 “보는 내내 울컥해서 혼났다.”며 말을 아꼈다. ●애국심 강조 장면 많아 다소 불편 ‘영웅’ 공연팀의 현지 총괄 매니저 스티븐 래비는 “‘영웅’은 스토리 라인(이야기 구조)이나 음악 측면에서 매우 탄탄한 작품”이라면서 “영어 버전으로 바꾸면 미국은 물론 영국(의 대표적인 공연 중심지인) 웨스트엔드에서도 성공할 만한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뉴욕 공연은 한국어로 하는 대신 영어 자막을 썼다. 하지만 애국심을 강요하는 대목과 매끄럽지 못한 무대장치 연결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유학생 최지은씨는 “지나치게 애국심을 강조하는 장면이 많아 불편했다. 외국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면서 “음악도 오케스트라가 아닌 엠알(MR·녹음곡)을 쓴 게 아쉽다.”고 말했다. 뉴욕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시론] 독도, 애국심 그리고 외교/이준규 외교안보연구원장

    [시론] 독도, 애국심 그리고 외교/이준규 외교안보연구원장

    일부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시도로 촉발된 독도 문제가 일본 방위백서의 독도 관련 기술로 악화되어 한·일관계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최대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동해 표기 문제까지 겹쳐져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영토 문제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매우 예민한 문제이며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한 조각의 영토라도 소홀히 취급할 수는 없다. 또한 영토 문제는 국민들의 애국적 감성을 가장 예리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국민들을 쉽게 단결시킬 수 있는 반면 쉽게 흥분시킬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일본에 나라 전체를 통째로 빼앗겨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영토 문제에 있어서는 그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절실하고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독도 문제가 표면화되자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여러 분야의 국민들이 일본에 분노를 표출했다. 독도를 수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실행하기도 하였다. 이 모두 본인들 나름대로 생각하는 애국심의 발로일 것이지만, 실제로 독도 수호와 우리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영토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 올 때마다 정부의 외교력이 질타를 당하곤 한다. 도대체 이렇게 명명백백한 일을 두고 정부는 왜 ‘조용한 외교’ 운운하면서 문제 해결은커녕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것인가? 과거 ‘힘의 외교’ 시대에는 영토 문제는 대개 무력에 의해 결판났었지만, 지금은 어떠한 강대국도 무력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칼로 무 베듯 해결되지 않는다. 영토 문제는 어느 나라건 애국심과 직결되어 있어 아무리 근거가 박약한 영토에 관한 주장도 이를 섣불리 포기할 수 있는 정부는 없다. 그러므로 현대의 영토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고, 정부들로서는 장기전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는 우리의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지만, 감정 표출은 어느 정도의 자제력이 필요하다. 즉, 감정 표출의 대상을 너무 확대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일본에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양심적인 학자들이 있고 일반 국민들도 독도에 대해 잘 모르거나 무관심한데, 우리가 흡사 모든 일본인들을 적대시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에 ‘한국의 친구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독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자세를 견지해 나갈 필요가 있지만, 어떠한 행동을 하게 될 때에는 그것이 정말 독도 수호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인지를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하고, 외양적으로는 지나치게 거칠거나 도발적인 모양을 띠지 않는 게 좋다. 정부로서는 독도 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 노력해 나가는 한편, 이 문제가 한·일관계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갈 책무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독도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절절한 애국심에 정부가 속시원하게 부응하기 어려운 이유라 할 수 있다. 북핵 문제를 비롯하여 통일 과정에서의 협조 확보 등 일본을 우리의 우방으로 묶어 둘 필요성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울릉도 방문 시도를 했던 자민당 국회의원 일행은 같은 날 같은 항공사의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돌아갔다. 그들은 그러한 해프닝을 통해 소기의 정치적 성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되었지만, 우리는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의 ‘분쟁지역화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에 대해 공감하는 국민들이 많아진 것은 다행이다. 우리는 독도가 분쟁지역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독도 문제의 궁극적 해결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 나아가서 이번 사건이 우리가 독도를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국익을 총체적으로 극대화하기 위한 외교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공생의 해법] ‘대기업 사회적 책임 강화’ 국회 공청회 지상중계

    [공생의 해법] ‘대기업 사회적 책임 강화’ 국회 공청회 지상중계

    →“모시기가 왜 이리 어렵습니까. 의회 민주주의를 신봉하십니까.” -“예.” →“국회는 국민을 대표합니다. 왜 국회를 무시하고 능멸하는 태도로 일관합니까.” -“저는….” →“전경련 문건에 ‘반기업 성향의 민주당 당사에서 침묵시위를 해보자. 양극화 5적을 말해 보자’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도 무시하지 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밉니까.” -“하여튼 그런 일이 신문에 나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드립니다.” 1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주최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대한 공청회에서 민주당 강창일 의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 사이에 오간 문답이다. 지경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공청회를 단단히 별러 왔다. 지난 6월 29일에 열렸던 1차 공청회에 허 회장을 비롯한 경제단체장들은 물론 주무 장관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불참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공청회 하루 전에 미국으로 출장을 떠났다가 여론이 들끓자 17일 급히 되돌아와 정오쯤 공청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생발전’이라는 화두를 꺼내 들었고,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사회적 분위기도 이날 공청회를 뜨거운 관심 속으로 이끌었다. 허 회장과 대기업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예상보다 매섭지는 않았다. 개인에 대한 공격보다는 어떻게 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을지를 놓고 벌이는 토론이 주류를 이뤘다.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은 사전에 “너무 심하게 대기업을 몰아세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며 정책 질의에 집중하자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과 경제단체장, 장관, 전문가 등 공청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상생’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났다. 의원들은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를 요구했고, 재계는 자율적인 조정을 원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어느 한쪽이 잘된다고 잘되는 것이 아니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원하는 데 대기업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대·중소기업 간 다양한 형태의 협력관계가 있는데 일률적으로 규제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입장은 달랐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은 불합리한 제도 개선, 가이드라인 설정, 불공정 거래 개선을 원하는데, 중소기업의 힘만으로 안 되니 정부나 국회가 조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여론과 대기업의 온도 차도 드러났다. 자유선진당 김낙성 의원과 허창수 회장의 문답이다. →“대기업은 고환율과 감세 정책으로 성장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은 늘어만 갑니다. 국민의 반기업 정서가 확산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생발전’을 외칠 때까지 왜 자율적으로 시정하지 못했습니까.” -“(대기업들도) 대단히 많이 노력했습니다. 일부 잘못된 사람들 때문에 (그런 정서가) 확대재생산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K리그 축구선수들의 승부 조작을 예로 들며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하는 대기업에 징벌적 과세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허 회장은 일부 수긍했다. →“승부 조작에 개입한 K리그 선수들이 영구 제명된 것 아시죠.” -“압니다. 저도 구단주입니다.”(허 회장은 FC서울 구단주다.) →“대기업에 대해서도 징벌적 손배제도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보는데 동의합니까.” -“모든 기업이 그런 게 아니라 일부 회사 때문에 욕을 먹고 있습니다. 법으로 페널티를 충분히 줘야죠.” 허 회장은 법인세 감세 철회 문제에 대해서도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과 민주당 김진표 의원 등이 “전경련이 나서서 (정부에) 감세 철회를 요구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질의하자 “법인세 감세로 (기업의) 투자가 많아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의원들이 “기업 투자가 늘었다면 일자리 역시 늘었어야 한다.”고 반문하자 허 회장은 “제가 갖고 있는 자료로는 지난해 30대 그룹 고용이 106만명으로 2009년에 비해 9만명 이상 증가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다만 정 의원이 “정부는 앞으로도 법인세 2%를 감세하겠다고 한다. 추가 감세에 대해 재계에서 ‘절박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자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허 회장이 지난 6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 정책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한 것을 질책했다. 이에 허 회장은 “우리 회사(GS그룹) 임직원 자녀의 등록금은 회사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 임직원들까지 지원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을 썼다. →“회장으로 계신 GS그룹은 금성이 모태죠.” -“네.” →“금성이 만든 제품을 사랑했지만, 고장도 자주 났습니다.” -“허허허.(웃음)” →“일제를 써도 되는데 금성을 쓴 것은 애국심 때문이었습니다. 이젠 재벌들이 국민을 위해 보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이창구·이재연기자 window2@seoul.co.kr
  • [기고] 병역이 자랑스러운 세상 만들기/김용숙 전국지역신문협회 중앙회장

    [기고] 병역이 자랑스러운 세상 만들기/김용숙 전국지역신문협회 중앙회장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핵심가치는 ‘공정한 사회’이다. 공정한 사회란 부패가 없고, 국민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며, 약자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정의로운 사회를 의미한다. 이러한 공정 사회 실천을 위한 8대 중점과제 중에 최우선 순위가 ‘공정한 병역의무’이다. 지역 언론인이자 서울지방병무청 정책자문위원장으로서 그 누구보다도 병무행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필자는 병역 이행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병무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최근 연예인, 체육인 등 사회관심층에 있는 병역의무자들이 고의 발치(拔齒), 어깨 탈구, 정신질환 등의 수법으로 신체를 손상하면서까지 병역을 회피하려는 데 반해, 병역이 면제되었음에도 질병을 치유해 지원 입대하거나 해외 영주권자로서 혜택을 포기하고 자진 입대하는 인원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다행히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있었음에도 해병대 지원자가 늘어난 것은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올바른 국가관과 숭고한 병역문화가 우리 사회에 정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병무청에서는 지난해부터 병역의무에 대한 국민의 긍정적인 인식을 불러일으키고자 ‘병역이 자랑스러운 세상 만들기’ 캠페인을 추진하면서 대한변호사협회, 의사협회, 스포츠 및 대중문화단체 등 오피니언 리더층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와 공정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공동실천 협약식을 체결, 사회적 붐 조성을 다짐했다. 특히 초·중등교,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및 직업교육을 통해 군 복무에 대한 이해와 도움이 되도록 지원했다. 이러한 노력이 공정 병역의무 정착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더욱이 병무청은 3대가 현역복무를 마친 ‘병역명문가’를 표창해 널리 알리고 궁·능원 관람료 및 주차료 면제, 병원 진료비 할인 및 취업 우대 등 그들에 대한 각종 혜택을 주고 있어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더욱 존경받고 우대받을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몇 가지 당부한다면 첫째, ‘공정한 병역의무’ 추진은 일회성 등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국민의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는 정책수립이 중요하다. 병역이행자의 군 가산점 부여, 대학학비 보조, 취업우대 등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안을 수립·추진하여 그들이 당당하고 자랑스럽고 우대받는 사회풍토를 조성시켜 주기를 바란다. 둘째, 예외 없는 병역의무 이행 풍토를 조성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다 예외 없이 병역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며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이 존중받는 ‘병역이 자랑스러운 세상’을 위해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회관심자원 특별관리법’을 제정하여 줄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공정한 사회, 공정한 병역 이행은 곧 국가의 힘이며 선진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초석이다. 또한 국가를 지키는 힘은 자주국방에 있으며, 이는 젊은이들의 당당한 병역 이행에 달렸다고 하겠다. 미래의 자손들이 자긍심과 애국심을 갖도록 당당한 병역 이행을 통한 공정한 사회 구현이 반드시 필요하다.
  • 천년왕국 ‘신라의 꿈’ 첨단기술로 만난다

    천년왕국 ‘신라의 꿈’ 첨단기술로 만난다

    ‘천년의 이야기-사랑, 빛 그리고 자연’을 주제로 한 ‘2011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오는 12일 개막, 10월 10일까지 60일간의 문화 대장정에 들어간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관용 경북지사, 최양식 경주시장 등 2000여명은 11일 오후 5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백결공원에서 개막제를 갖고 2011년 경주엑스포의 문을 마침내 열어젖힌다. 6회째인 올해 행사는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공식 행사와 공연, 영상, 전시 등 크게 4개 부문에서 20여개 핵심 콘텐츠와 100여개 단위 행사로 펼쳐질 예정이다. ●공연-화랑도 무술 총체극 백미 주제 및 기획 공연으로 나뉜다. 주제 공연인 ‘플라잉’(Flying)은 신라의 기와 예를 상징하는 화랑도를 최초로 스토리텔링한 ‘무언어 퓨전무술 총체극’으로 ‘난타’와 ‘점프’를 연출한 최철기가 총감독을 맡았다. 기획공연 ‘미소Ⅱ-신국의 땅, 신라’는 신라 건국 신화와 선덕여왕의 사랑, 천년의 역사를 소재로 오천년을 이어온 전통 무용과 기악, 타악이 버무려진 오리지널 한국 뮤지컬이다. ●영상-선덕여왕의 사랑 3D로 주제 영상 ‘벽루천’(碧淚釧)은 ‘푸른 눈물의 팔찌’를 예스럽게 축약시킨 것으로 경주 엑스포 다섯 번째 고화질 3D 입체영화 시리즈다. 선덕여왕과 천한 신분의 청년 지귀의 지고지순한 러브스토리와 애국심이 어드벤처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부활한다. ‘경주타워 멀티미디어 쇼’는 황룡사 9층 목탑을 음각으로 재현한 경주 엑스포의 상징 건축물 ‘경주타워’(높이 82m)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볼거리다. 인류의 태동과 신라의 탄생, 찬란한 문화와 문명의 흥망성쇠, 전쟁과 파괴, 그리고 다시 비춰지는 새로운 빛과 희망을 영상, 조명, 레이저, 불꽃, 사운드 퍼포먼스에 함축적으로 담았다. ●전시-세계 민속인형 400점 눈길 주제 전시 ‘천년의 이야기’는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들을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신비롭고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 첨단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흥미진진한 것이 특징이다. ‘세계 민속 인형전’은 나라마다 특색 있는 민속 의상을 입은 인형 400여점을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대륙별로 전시한 판타지 공간이다. 인형들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 지구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교육에 오락적 효과가 더해진 에듀테인먼트 전시다. 정강정 경주엑스포 조직위 사무총장은 “올해 행사는 첨단 문화관광 콘텐츠로 무장, 관람객들에게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신선한 문화 충격을 안기게 될 것”이라며 “특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 27일~9월 4일)와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10월 8~14일) 등 대규모 국제행사와 연계돼 국내외 관광객 유치와 국가 이미지 제고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과학비즈니스벨트 논란 현실화…길잃은 ‘기초과학’

    과학비즈니스벨트 논란 현실화…길잃은 ‘기초과학’

    역대 최대의 과학사업으로 일컬어지는 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을 둘러싼 논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문제의 초점은 정부 당국과 과학계의 괴리된 인식이다. 오는 2017년까지 과학벨트에 들어가는 투자액은 ▲기초연구지원 3조 5000억원 ▲중이온가속기 상세설계 및 구축 4600억원 ▲연구기반 조성 8700억원 ▲과학벨트 기능지구 지원 3000억원을 포함, 모두 5조 2000억원이다. 그러나 막상 과학벨트의 출발과 같은 50개 기초과학연구단의 구성부터 흔들리고 있다. 연구단 1곳씩에 연간 130억원의 지원 조건을 내세웠지만 과학자들이 좀처럼 움직이 않는 것이다.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정권이 끝나기 전에 모습을 갖춰야 한다.’며 적극적인 추진을 주장하는 쪽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인 속도전을 펴는 쪽으로 양분돼 있다. ●정부 vs 과학계 인식차… 연구비가 핵심 아니다? 과학계에서는 법안 도입 과정에 정치논리가 끼어들면서 ‘태생적인 한계’에 직면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130억원으로 책정된 연구비의 근거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20~30명의 학생을 이끄는 5명의 국가과학자의 경우에도 연구비는 6년간 15억원씩 90억원 수준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내는 창의연구단 역시 해마다 6억~8억원씩을 9년간 받을 뿐이다. 창의연구단의 한 단장은 “연구비가 많으면 좋기는 하지만 솔직히 100억원을 운용할 수 있는 과학자는 국내에서 한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 “특히 수학이나 이론물리학과 같은 분야는 약속한 금액의 10분의1도 필요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장으로 오르내리는 교수들은 향후 몇 년간의 연구비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데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지역 안배를 감안해 연구단을 분산 배치하기로 결정한 정책도 골칫거리다. 과학벨트 거점지구 선정에서 탈락한 경북과 전남에 일부 연구단을 몰아주면서 비롯됐다. 현재 국내 핵심 과학자들은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등 일부 대학과 연구소에 집중돼 있다. 정부 측에서 보면 정책 목표를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이들을 활용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지금까지 쌓은 실적과 결과물, 앞으로의 계획이 모두 여기에 있다.”며 불참 입장을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재외 과학자들에게 예전처럼 ‘애국심’만 호소할 상황도 아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적극 추진 vs 신중… 진행 속도 놓고도 이견 사업 진행 속도를 놓고도 시끄럽다. 일각에서는 관련 법제화가 늦어지는 사이 경쟁국들에 과학자를 뺏기고 있다며 빠른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물리학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중이온가속기 개념설계에 참여했고, 한국행이 유력했던 독일 다름스타트 중이온가속기(GSI) 설계자 발터 헤닝 박사가 최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부소장으로 영입됐다.”면서 “싱가포르나 홍콩까지 해외과학자 유치에 뛰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생물학계의 유명 교수는 “일부 학자들이 정부 방침에 영합해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면서 “기초과학의 토대를 닦는 일인데 방향을 잘못 잡으면 돌리기도 쉽지 않다.”며 신중론을 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