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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나비, 날다(은미희 지음, 집사재 펴냄) ‘비둘기집 사람들’로 삼성문학상을 받은 은미희 작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일본군의 잔혹함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일본인을 전쟁 피해자로 묘사한 일본 소설 ‘요코 이야기’에 반박한다. 324쪽. 1만 5000원.네가 웃으니 세상도 웃고 지구도 웃겠다(나태주 지음, 시공사 펴냄) ‘풀꽃 시인’ 나태주 시인의 신작 시집. ‘마음의 향기’, ‘너의 발’ 등 117편의 시에는 청춘을 향한 시인의 애정과 응원, 축복의 메시지가 담겼다. 자신의 시를 ‘세상에 보내는 러브레터’로 표현한 시인의 50년 문학 인생에 대한 선물이기도 하다.사이사이 만나는 일러스트가 귀엽고 따뜻하다. 200쪽. 1만 4000원.달기머리 사람들 이야기(이영화 외 9인, 인생산책 펴냄) 경기 여주 점동면 삼합1리에 살고 있는 어르신 열 명이 직접 쓴 인생 그림책. 앞산의 형세가 닭의 머리를 닮아 ‘달기머리’로 불리는 이 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삶이 녹아 있다. 모두 모여 송편을 만드는 등 부모님 세대 ‘더불어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100쪽. 1만 3000원.인성의 힘(로버트 캐슬런 2세·마이클 매슈스 지음, 오수원 옮김, 리더스북 펴냄)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의 교장과 교수를 지낸 저자들이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지도력의 본질에 대해 고찰한다. 지도자로서 기량과 투지, 유연함, 카리스마의 원천은 ‘인성의 힘’에 있으며, 올바른 인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40쪽. 1만 8000원.컴피티션 시프트(램 차란·게리 윌리건 지음, 이은경 옮김, 비전코리아 펴냄) 경영 컨설턴트의 시각에서 디지털 혁명과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기업의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저자들은 선발 업체 우위와 승자독식이 이제는 통하지 않고 최고의 경쟁력은 소비자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니즈’까지 파악하는 능력에 달렸다고 소개한다. 264쪽. 1만 7500원.알고 싶지 않은 마음(레나타 살레츨 지음, 정영목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정신분석학자인 저자가 ‘탈진실 시대’로 불리는 이 시대 사람들이 어떤 새로운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는지 짚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각국 정상들의 무지한 행태와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선진국 시민 등 진실을 추구하면서도 그것을 무시하려는 인간의 모순을 이야기한다. 304쪽. 1만 7000원.
  • 슈퍼맨도 되구, 총잡이도 되구, 열돔 싹 날린 ‘대구’

    슈퍼맨도 되구, 총잡이도 되구, 열돔 싹 날린 ‘대구’

    열돔에 열대야까지, 대한민국의 여름이 시작됐다. 코로나19까지 겹쳐 한층 힘겨운 여름이 될 듯하다.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며 코로나와 집콕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건 어떨까. 대구에서 즐길 만한 레포츠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권총으로 무더위를 날려 버릴 수도 있고 시원한 물에서, 하늘에서 더위와 맞서는 프로그램도 있다.열돔 탕탕… 블랙위도우 총은 어때, 존 윅처럼 쏠까 이건 진짜다. 시시한 모형 권총도 아니고, 가스로 쏘는 권총도 아니다. 탄피에 장약이 잔뜩 담겼고, 방아쇠를 당기면 장약이 폭발하면서 9㎜짜리 탄두가 발사된다. 이름은 글록.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녀석이다. 크기가 작아 휴대성이 탁월하고 조작이 간편하다. 미국 경찰 등 현실 세계는 물론 수많은 영화에서 주요 소품으로 애용된다. 여성들도 곧잘 쓴다.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블랙 위도우’(스칼릿 조핸슨 분)가 주로 쓰는 권총이 글록이다. 어떤 자세로 쏠까. 단 한 번의 체험이라도 ‘폼생폼사’는 더없이 중요한 가치다. 대구국제사격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염두에 둔 이가 있다. 영화 ‘존 윅’의 주인공이다. 이전에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근접전의 최고수. 존 윅(키아누 리브스 분)은 마구잡이로 총알을 허비하지 않는다. 여러 발을 쏘더라도 꼭 필요한 곳에만 쏜다. 1편 77명, 2편 128명, 3편 94명 등 시리즈가 3편까지 이어지는 동안 모두 299명의 상대 배우와 엑스트라가 그의 총에 ‘희생’됐다. 권총을 다루는 기계적이고 정밀한 액션, 곁들여진 여러 미적 장치들, 존 윅의 사격은 그야말로 한 편의 정교한 춤사위다. 글록은 그가 보조용으로 사용했던 권총 중 하나다. 사격장 글록의 매거진(탄창)엔 모두 10발의 총알이 들어 있다. 그런데 아뿔싸. 총신에 쇠줄이 매달려 있다. 전후좌우 일정 각도로만 움직일 뿐 자신이 원하는 각도로는 쏠 수 없다. 안전 때문이다. 존 윅처럼 쏠 수는 없지만, 뭐 그래도 상관없다. 진짜 권총으로 실탄을 발사하는 것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샘솟는다. 격발 때 팔에 전해지는 진동, 총구에서 번지는 매캐한 화약 냄새는 만족감을 한층 상승시켜 준다. 베레타 기종도 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났다. 1985년에 미군의 제식 권총으로 채택되면서 한껏 주가를 끌어올렸다. 요즘 글록에 밀리는 추세이긴 해도 여전히 실전에서 쓰이는 풍운아 같은 권총이다. 7080세대라면 홍콩 배우 ‘주윤발(저우룬파) 형님’이 영화 ‘영웅본색’에서 썼던 총이라 하면 알기 쉽겠다. 당시엔 ‘주윤발 총’이라고도 불렸다. 매거진엔 역시 실탄이 10발 들어가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틀어박힌 이들이 요즘 모형권총 수집에 열을 올린다는데, 그중 인기 높은 모델이다. 권총 사격 체험료는 1만 6000원이다. 단언컨대 아마 1회 체험이 끝난 뒤 매거진을 바꿔 넣고 싶은 열망이 굴뚝처럼 솟을 것이다. 단체(10명 이상) 할인보다는 복수 매거진 할인 같은 프로그램이 더 실용적이지 않을까 싶은 이유다. 대구사격장의 박종수 소장은 “권총 사격 이용자의 50% 이상이 20~30대”라고 했다. 젊은층일수록 실탄으로 스트레스와 무더위를 날려 버리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인기가 높은 클레이 사격장은 아직 보수 중이다. 오는 10월쯤 재개장 예정이다. 대구국제사격장은 국제 규격을 갖춘 실제 경기장이다. 경기 화성, 전북 전주 등 전국의 체험사격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한다. 권총, 클레이 등 실제 사격 외에도 비비탄 사격, 스크린 사격, 전투체험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땡볕을 피해 실내에서 레포츠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더위 훨훨… 세상이 발아래, 오싹 스릴 패러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 체험도 흥미진진하다. 누구나 ‘언젠가 꼭 한번’ 도전해 보리라며 버킷리스트에 올렸을 레포츠다. 체험이 진행되는 곳은 대니산(戴尼山·408m)이다. 패러글라이딩에 관한 한 ‘이 구역의 명소’로 떠오르는 곳이다. 원래 한문 이름은 ‘代尼山’이었다. 조선 전기의 성리학자 김굉필이 이을 대(代)를 떠받들 대(戴)로 고치고 공자의 자인 니(尼) 자와 합쳐 대니산(戴尼山)으로 바꿨다. 체험은 텐덤(2인승)으로 진행된다. 전문가와 초보자가 한 팀으로 비행한다. 이륙하기까지는 발을 열심히 굴러야 한다. 백조가 물을 박차듯이 말이다. 잔뜩 긴장한 데다 헬멧을 착용하고, 위아래가 붙은 두툼한 조종사 복장을 덧입은 탓에 땀깨나 흘리지만, 이는 잠깐이다. 공자님의 품을 박차고 날아오른 순간, 시원한 바람이 땀을 날린다. 굽이굽이 흘러가는 낙동강, 마루금을 좁힌 비슬산 등이 드라마틱한 풍경을 선사한다. 입에선 환호성이 연신 터져나온다. 체면 따위는 이미 이륙하는 순간 발아래로 내동댕이쳤다. 패러슈트는 10분 정도 상공을 돌다가 낙동강변에 내린다. 경험자들은 다소 싱겁다고 할 수 있겠으나 초보자에겐 충분히 스릴 넘친다. 하늘에서 머무는 시간은 자신이 낸 돈의 액수와 정확하게 비례한다. 비쌀수록 오래 탄다는 뜻이다. 대니산 아래는 낙동강 레포츠밸리다. 캠핑과 수상 레저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수상레저센터에선 윈드서핑, 딩기요트,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카약, 패들보트,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등 거의 모든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초보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낭만 줍줍… 달서별빛캠핑장 해넘이·야경 최고 피서 ‘야외 취침’을 즐기는 이들에겐 달서별빛캠핑장이 제격이다. 대구 시내의 앞산 중턱에 조성된 캠핑장이다. 화려한 대구 야경을 굽어보며 캠핑을 즐기는 느낌이 아주 각별하다. 캠핑사이트는 물론 오토캠핑장, 캐러밴 등도 갖췄다. 주변에 볼거리도 많다. 앞산 정상은 이미 풍경 전망대로 소문난 곳이다. 발품 팔아 오를 수도, 케이블카로 오를 수도 있다. 앞산 전망대에서 맞는 풍경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빼어나다. 캠핑장 맞은편엔 해넘이 전망대가 있다. 앞산 전망대가 시원하고 장쾌하다면, 해넘이 전망대는 소박하고 서정적이다. 캠핑장에서 자박자박 걸어서 오갈 수 있다.걷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팁 하나. 무심사(無心寺) 강변 산책길은 꼭 걸어 보길 권한다. 강변을 따라 발길 닿는 대로 걸을 수 있다. 무심사는 이 길 끝에 있는 절집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모시고 있는 주불의 영험함 등을 자랑으로 내세우기 마련인데, 이 절집은 독특하게 ‘천하절경’을 내세웠다. ‘천하절경’까지는 아니지만 절집이 앉은 자리가 독특하긴 하다. 대구 달성과 창녕, 고령 등이 절묘하게 경계를 이룬 곳이다. 강변 바로 옆으로는 바위 절벽이 솟구쳤다. 이런 모양새의 길을 사투리로 ‘개비리길’이라고 부른다. 개비리길은 좁다. 사람과 자전거, 차가 함께 나눠 써야 한다.
  • [안도현의 꽃차례] 구리실과 바디힌잎나무/시인

    [안도현의 꽃차례] 구리실과 바디힌잎나무/시인

    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라는 시에는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시인이 이 작고 연약한 이름들을 호명한 것은 이것들이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게 살아가는 운명을 타고난 존재들임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이를 본떠서 윤동주는 “비둘기, 토끼, 노새, 노루”를 데리고 와서 별처럼 아스라이 멀리 있는 그리운 이름들을 호출한다. 어떤 생명이나 사물에게 이름이 붙는 순간 그 존재는 하나의 주체로 다시 태어난다. 작명이나 명명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시인은 타성에 젖어 사는 사람들 앞에 사물의 새로운 이름을 지어 들이미는 자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골짜기를 어른들은 구리실이라고 불렀다. 고향에 돌아올 때까지 나는 구리실의 의미를 모르고 지냈다. 아무도 가르쳐 준 사람이 없었다. 마을 이름의 뜻까지 헤아릴 만큼 사는 게 여유롭지도 못했을 것이다. 내가 태어난 고향집 옆에는 봄에 하얀 꽃이 자욱하게 피는 한 그루 나무가 있었다. 봄에 그 나무가 늘어뜨린 가지에서 떨어진 꽃잎이 흰 눈처럼 마당 한쪽을 덮기도 했다. 사촌 누님께 사라진 그 나무의 이름을 물었다. 누님은 할머니가 구릉나무라고 했다고 또렷이 기억해 냈다. 나는 무릎을 쳤다. 귀룽나무가 아닐까 싶었는데 내 짐작이 맞아떨어진 것. 귀룽나무는 구름나무로 부르기도 한다. ‘실’은 골짜기(谷)나 마을을 뜻하므로 구리실은 ‘귀룽나무가 자라는 골짜기’라는 뜻이었다.고향집 마당가 아름드리 귀룽나무는 베어낸 지 오래지만 지금도 5월이면 건너편 앞산 비탈에 귀룽나무가 떼를 지어 꽃을 피운다. 눈부신 구름이 허공에 집을 짓는 모양새다. 구리실에 귀룽나무가 살아 남아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봄에 땅속에서 돋는 달래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잎이 워낙 가늘어서 막 돋기 시작하는 풀들과 구별이 쉽지 않다. 집 근처 논둑에 달래가 무더기로 자라는 걸 발견한 이후 사나흘에 한 번씩 괭이를 들고 그 부근을 어슬렁거렸다. 이제 마트에서 달래를 살 필요는 없다고 나는 아내에게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달래를 캐는데 동네 할머니 두 분이 다가오셨다. 여기는 몇 뿌리 없니더. 저 산비탈 쪽으로 가면 달래가 온통 밭을 이뤘는데, 아무도 캐 가지 않으니 거기 가서 캐라고 손짓으로 알려 주셨다. 그분들이 가리킨 곳으로 가 보았더니 정말 달래가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 나는 순식간에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된 기분이었다. 그분들이 산모퉁이에서 멈추더니 새순을 뜯기 시작했다. 힌잎나무라 했다.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어서 귀가 솔깃해졌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화살나무 새순이었다. 화살나무는 화살 깃을 닮은 줄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화살나무 연한 새순을 홑잎나물이라고 부르는 고장도 있다. ‘힌잎’은 ‘홑잎’의 변형일 것이다. 이 나무를 바디힌잎나무라고 하기도 하니더. 나무줄기가 삼베를 짜는 도구인 바디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바디힌잎나무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정말 기막힌 시 한 편을 만난 듯 전율이 일었다. 식물 이름은 국제적 명명 규칙에 따른다. 1753년 린네의 제안 이후 속명과 종의 이름, 그리고 식물명을 최초로 명명한 사람의 이름을 나란히 쓰는 게 원칙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표준식물목록을 만들어 식물명의 표준어라 할 수 있는 ‘국명’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화살나무를 바디힌잎나무로 부를 것이다. 도토리를 꿀밤이라고 부르고, 머루를 멀구라고 부르고, 개암을 깨금이라고 부르고, 거름을 걸금이라고 부르고, 강변을 갱빈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마을에서. 30분 정도 그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나는 그분들이 살아온 평생을 학비도 들이지 않고 배운 것 같았다. 닭이 알을 품고 있을 때는 다른 닭들이 얼씬거리지 않도록 막아 줘야 하니더. 물하고 모이는 따로 좀 넣어 주소. 이렇게 조언하시더니 한참 후 우연히 만난 내게 다시 물었다. 닭이 알을 깠니껴? 21일이면 부화가 된다는데 아무런 기미가 없다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글렀니더. 암탉이 고생하니까 이제 쫓아내삐리야 하니더. 불치하문(不恥下問). 지위나 학식과 상관없이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공자의 말씀을 더 새겨들어야 할 때다.
  • 한옥에서 찾은 ‘집다운 집’, 공기와 빛을 들이마시다

    한옥에서 찾은 ‘집다운 집’, 공기와 빛을 들이마시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다운 집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집은 이제 단순한 거주의 공간을 넘어 교실, 사무실, 여가를 해결해야 하는데 단조로운 구조의 아파트에서는 아무리 해도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기 때문이다. 1평(3.3㎡)에 1억원을 넘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지만 경제적 가치가 진정한 집의 가치를 가늠하는 척도는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과연 ‘좋은 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건축가 정재헌 경희대 건축과 교수는 “집다운 집은 아파트의 대척점에 있다”고 말한다. 아파트의 대척점에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지 정 교수가 디자인한 ‘새정이마을 주택’에서 찾아봤다.그린벨트를 지정하면서 흩어져 있던 가옥들이 이주해 만들어진 새정이마을은 행정구역상 서울 서초구에 속한다. 하지만 아파트 숲이 아니라 청계산 주변의 그린벨트에 인접하고 있어 진짜 숲을 지척에 두고 있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자연의 변화를 시시각각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앞산의 나뭇가지 끝에는 물이 올라 봄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마을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작품 이름도 그대로 부른다는 새정이마을 주택은 자연을 배경으로 해를 듬뿍 받으며 반듯하게 차려입은 선비처럼 정좌하고 있다. “좋은 집은 자연을 가장 가까이 품고 있어야 합니다. 바깥 공기, 빛과 같은 인공적이지 않은 것들을 집 안 깊숙이까지 품을 수 있어야 합니다.”정 교수는 아파트에서 가질 수 없는 가장 효과적으로 자연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전통 한옥에서 볼 수 있는 일자 형태의 ‘홑집’을 제안한다. 네모 형태에 방과 거실, 주방, 화장실로 구성된 아파트는 겹집이다. 우리나라 전통 가옥처럼 홑집을 하면 볕이 잘 들고 통풍이 좋다. 표면적을 늘려 자연과의 접촉면을 확대하는 것이다. 고온 다습한 여름에 환기가 잘되고, 겨울에는 볕을 많이 받는다. 정 교수는 “전통 한옥은 우리 환경에 최적화된 주거 형태”라면서 “시대와 환경이 아무리 변해도 주거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통 한옥의 개념을 현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재해석해 내면 그것이 우리에게 맞는 집이 된다”고 말한다.새정이마을 주택의 주인은 40대의 맞벌이 부부다. 남편은 전원생활을 원하고, 아내는 직업상 강남권을 떠날 수 없어 절충해서 땅을 찾았다. 언덕 아래에 놓인 대지는 70평 정도. 정남향에 자연 지형을 살려 지은 집은 크기가 다른 직사각형 상자 두 개를 쌓아놓은 것 같다. 보기엔 단순하지만 곳곳에 건축가의 섬세한 감각과 의도가 숨어 있다. 새정이마을 주택을 외부에서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담과 벽이 일체를 이룬 점이다. 넓지 않은 대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꽉 들어차게 설계한 결과다. 서울의 한옥마을에서 보는 개량형 한옥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진입 문은 정면에서 바라봐 왼쪽에 있는데 이 문은 서재로 쓰이는 별채로 연결된다. 정면의 3분의2는 차고인데 나무로 된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공간의 열림과 닫음을 자유롭게 했다. 별채와 차고가 횡으로 일자 형태인데 골이 진 강판 지붕을 비스듬하게 설치했다. 비 올 때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겨울엔 고드름도 만들어진다. 우리 전통 한옥에서 행랑채와 대문이 일직선상에 놓여 있으면서 담장으로 연결된 것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집 안으로 들어서니 딴 세상에 온 것 같다.새정이마을 주택은 홑집 두 채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있는 구조다. 채가 집이 되고, 경계가 되고, 어딘가에서는 담장이 된다. 채와 담으로 둘러싸여 있는 공간은 아늑하다. 일자형 서재는 행랑채 혹은 사랑채처럼 완전히 독립된 공간이어서 재택근무가 많은 요즘 훌륭하게 제 몫을 한다. 서재에서 연결되는 담에는 벽장을 만들어 정원용 도구를 넣어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정 교수는 좋은 집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아늑함’이라고 말했다. “이 시대에 집이란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폼 잡기 위해 집을 짓기도 하지만 집은 무엇보다도 아늑한 보금자리여야 하고 절대적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어야 하죠. 시각적이든, 심리적이든 사는 사람이 편안함을 느껴야 합니다. 집을 내향적으로 만들면 집이 고요해지고 심리적으로 편안해져요.”정 교수는 프랑스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서양식 주택을 머릿속에 담고 돌아와 처음 주택 설계 의뢰를 받아 설계했는데 우리나라 기후여건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전통 한옥들을 답사하며 우리 지형과 기후에 맞는 주택 유형을 찾았다. 강원도 강릉의 선교장은 공간의 구성과 관계성에서 많은 영감을 주는 공간이다. 전통 가옥에서 가장 보편적인 형태가 행랑채, 마당, 안채가 있는 구조인데 마당을 향해 열려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느껴진다. 채 자체가 담장이 되고 보호막이 되어 가족 전체의 삶을 담는 공간이 된다. 홑집으로 자연과의 관계성을 최대한 확장하고 다양한 풍경을 만들면서도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양평의 펼친집과 왕버들집 모두 전통 한옥에서 가져온 홑집으로 디자인했다.새정이마을 주택은 본채 건물의 1층 왼쪽에 꽤 넓은 데크가 설치돼 있다. 지붕이 덮여 있고 한쪽에는 직사각형의 연못이 길게 설치돼 있다. 물소리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작은 연못은 낮에는 하늘을 담고, 밤에는 달을 담는다. 심지어 더운물을 담으면 여기서 족욕도 할 수 있다. 연못 위로는 하늘이 보인다. 연못은 내부이자 외부인 공간이다. 바람이 순환하는 기능도 하고 하늘도 볼 수 있다. “규정하지 않은 공간이기 때문에 그만큼 여러 가지 의미를 담을 수 있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거실과 주방은 마당을 향해 통유리를 설치했다. 대청마루와 방 사이의 문을 열면 공간이 확장되듯이 이 집에서도 데크는 거실로, 식탁이 있는 주방의 연장이 된다. 거실도, 주방도 그다지 크지 않은데 데크 덕분에 꽤 넓어 보인다. ‘거실과 마당이 통합이 되고, 식당에서 보이는 장면은 공간적으로 통합이 되면 더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디자인했다고 한다.정 교수는 디자인할 때 큰 선을 사용한다. 심플하고 정갈한 디자인을 살려주는 것은 재료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 세월을 담아내는 것들이 건축 공간의 재료로 좋다고 정 교수는 강조한다. “작은 선들은 세월을 견뎌내지 못합니다. 풍경이 산만해지고 세월이 지나면 금방 싫증이 나지요. 건축을 할 때는 돌, 철, 나무 같은 가공되지 않은 일차적인 재료들을 사용합니다. 산업화된 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추해지는 반면 일차적인 재료들은 시간과 함께 우아하게 나이를 먹거든요.” 새정이마을 주택에서 사용된 재료는 나무, 돌, 철, 그리고 콘크리트다. 집의 내부도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콘크리트와 나무의 조합인데 깔끔하고 현대적인 이 집의 성격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 벽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모양, 다른 위치에 그림자가 그려진다. 아파트는 방과 거실, 주방으로 나눠 놓았지만 사실은 모두 똑같은 공간이라는 그는 ‘관계성’을 언급했다. “전통 한옥은 채 나눔과 홑집, 그리고 마당으로 공간을 다채롭게 구성합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마당이 있고, 사랑채가 있고, 다시 마당을 사이에 두고 안채로 연결되면서 공간의 전환이 이뤄집니다. 집에서 중요한 것은 자연공간과 외부공간의 관계성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입니다.”이 집에서는 보는 장소마다 다양한 풍경과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면서, 2층 거실과 테라스에서, 목욕실에서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다른 얼굴들이 보인다. 정 교수는 “집이란 기억의 저장소”라고 했다. “어릴 적 어머니에게 꾸중 들으면서 딴청 피우느라 바라보곤 했던 마루의 옹이가 아직 시골집에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무척 감동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미세한 추억들이 집 구석구석에 배어 있었던 거죠.” 그런 경험을 가진 그에게 획일화한 구조로 만든 아파트에서 유목민처럼 살면 공간에 기억과 추억을 저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채로 안과 밖을 나눠 보호막을 만들고, 홑집으로 자연을 집안 깊숙이 들이면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붓하게 가족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집이 좋은 집인 거죠.” 함혜리 칼럼니스트
  • [부동산 플러스] 대구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아파트 861가구·아파텔 228실

    [부동산 플러스] 대구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아파트 861가구·아파텔 228실

    현대건설이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최고 49층, 5개동, 아파트 전용면적 84∼150㎡ 861가구와 주거형 오피스텔 전용 84㎡ 228실로 구성된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대병원역과 현충로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남도초등학교와 대구고등학교가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영남대 의과대학, 계명대 대명캠퍼스, 대구 교대 등 대학교도 밀집해 있다. 또 인근에 연면적 1만 4953㎡,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대구도서관이 대구평화공원과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대구 최대 규모의 자연공원인 ‘앞산 공원’은 단지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있다. 단지 내 일부 가구에서는 탁 트인 앞산 조망도 할 수 있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한편 단지가 들어서는 대명동 일대로 다수의 정비사업도 추진되고 있어 주거환경 개선이 기대된다. 대구시 남구에 따르면 대명동 내 지정된 재개발·재건축 구역은 총 15곳이다.
  • 30개월 애지중지 기른 두발, 암환자 위해 기부한 해병대 여전사들

    30개월 애지중지 기른 두발, 암환자 위해 기부한 해병대 여전사들

    “2018년 처음 제공한 적 있는데 아픈 소아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2년반 동안 기른 머리털을 한번 더 기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중학생시절 소암아환자인 사촌동생이 치료할 때 병원에 함께 다녔는데, 성인이 돼 어린 암환자들에게 뭘 해줄까 생각하다 두발을 선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소아암 환자를 위해 애지중지 기른 두발을 기부한 경기 김포의 해병대 2사단 백호여단 조아진(27))·배효경(23) 중사는 16일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씩씩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병2사단에 따르면 대구가 고향으로 군수담당인 두 중사는 지난 11월 소아암 환자용 특수가발 제작·기증단체 ‘어머나(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본부’에 머리털을 전달했다. 어머나 운동본부는 소아암 환자용 특수가발을 제작해 기증하는 단체다.항암치료를 받는 소아암 환자들은 머리카락이 빠지는 스트레스 때문에 가발을 착용한다. 이때 가발은 항균 처리된 100% 사람털이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해 구입비가 만만찮다. 두 중사는 건강한 두발을 기증하기 위해 파머나 염색 같은 미용도 받지 않고 수년간 머리카락을 상하지 않도록 잘 관리했다. 염색·파머 없이 25㎝ 이상 길러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6월 임관한 조 중사는 2년 전 한국백혈병소아암학회에 기증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녀는 “부대 규정상 파머나 염색 등을 금지하기 때문에 머리카락을 기르는 데 좀만 신경써 관리하면 아픈 소아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30개월 기른 두발을 잘랐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대구집 앞산에서 예비군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멋있는 군인이 되고 싶어 해병대에 입대했다는 조 중사는 합기도 3단, 우슈 1단, 태권도1단 등 총합계 무술 5단을 보유한 유단자다.그녀는 ”배 중사와 함께 같은 부대에서 한마음으로 선행에 참여해 뿌듯하다“며 ”이번이 두 번째 기부인데 앞으로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부대내 여군들이 함께 두발 기부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2017년 12월 임관한 배 중사는 “친척동생이 중학교시절 소아암 환자였는데 함께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도와주곤 했다”며, “동생이 당시 친구들하고 한창 뛰어놀고 싶은 나이인데 치료받느라 모자쓰며 생활하고 다른 사람들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해 안타까웠다”고 떠올렸다. 그때 어린 암환자들이 생각나 기부하게 됐다고 전했다. 배 중사는 2018년 4월부터 2년 반 넘게 기른 머리털 47㎝를 잘라 쾌척했다. 해병대에 입대한 이유로 그녀는 “숙부님이 해병대 부사관이셨는데 전역 후에도 군인다운 모습과 해병대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어 군인이 됐다”면서 “소아암 환자들이 힘들고 괴롭겠지만 희망을 갖고 잘 치료받아 더 나은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④ 국민포장 수상자 김정구 회장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④ 국민포장 수상자 김정구 회장

    행정안전부는 ‘제15회 자원봉사자의 날’(12월 5일)을 맞아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자원봉사자의 날’은 자원봉사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1985년 국제연합(UN)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상 기념일로 지정됐다.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오랜 기간 헌신적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개인과 단체·기업·지방자치단체에 훈·포장과 표창 244점을 수여했다. 국민훈장은 이유근(76) 제주 아라요양병원 원장과 이상기(60) 나눔자리문화공동체 대표가 받았다. 국민포장에는 김덕애(75) 부산 원불교봉공회 고문과 김정구(65) 샘터뭉침회 회장이 선정됐다. 서울신문은 4회로 나눠 훈·포장자 4인을 차례로 소개한다. 이번 시간은 국민포장 수상자 김정구 샘터뭉침회 회장. ●김정구 샘터뭉침회 회장 주요 프로필 나이 : 65세 거주지역 : 대구광역시 직업 : 자원봉사원 소속 : 샘터뭉침회 봉사기간 : 40년 6월 이력 : 샘터뭉침회 회장 수상경력 : 행정안전부장관 표창(2011), 유집 박창원선생 추모사업회장 표창(1996), 보건사회부장관 표창(1991) ●김정구 샘터뭉침회 회장 공적 내용 서술 집에만 갇혀 지내던 장애인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한 사람이 있다. 샘터뭉침회 회장 김정구 씨다. 장애인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던 1980년, 2급 지체장애인이었던 그는 교양지 샘터에 회원 모집공고를 냈다. 그것은 그들의 권익을 스스로 찾자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길거리에서 일반인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편견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던 시절이었으니 사회활동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들의 인권은 논의대상이 되지 않았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가 장애인 인권운동에 나선 이유는 청소년 시절에 겪었던 좌절 때문이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텔레비전기술학원에서 기술을 배웠던 그에게 취업은 요원한 일이었다. 다시 가구공장에서 목공예기술을 배웠지만 생계는 막막하기만 했다. 운전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대통령에게 장애인운전면허발급을 청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잡지사에 글을 기고하며 자신들의 처지를 알렸다. 1981년 장애인의 날이 제정되고 그도 대구 동촌 유원지에서 샘터뭉침회를 창립해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노력 때문이었는지 1983년 1월 드디어 장애인운전면허증이 발급되었다. 그들에게 자립의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본격적으로 인권운동에 나섰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법관 임용에서 탈락한 박은수 씨를 위해 서명운동을 전개해 임용되도록 도왔다. 그들의 인권은 자립에서 얻는다고 생각한 그는 그들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다녔다. 그 노력으로 섬유가공사, 금은세공, 가구공장 등에 현재까지 150여명을 취업시킬 수 있었다. 1992년에는 대구장애인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목공예, 인장, 열쇠수리, 구두수선 등의 기술을 무료로 가르쳐 기능인 양성에 열정을 쏟았다. 그 결실로 장애인기능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는 자립보다는 기초생활비에 의지해 살려는 장애인들이 많아지는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 사회통합은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대구시민들의 휴식처인 앞산공원에 새집을 달고 환경정화 활동을 했으며 인천자유공원에 장미 묘목을 식수하는 등 76회에 걸쳐 시민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장애인이 도움만 받는 대상이 아니라 는 것을 보여준 일이지만 사회 봉사활동은 자신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기도 했다. 2008년부터는 어울림체육대회를 개최해 서로 단합하고 소통하는 장을 만들고 있다. 샘터뭉침회 배드민턴클럽과 보치아클럽을 창단해 체력증진과 재활운동은 물론 장애인 체육 선수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장애인 인권운동은 궁극적으로는 행복 추구를 위한 일일 것이다. 그는 장애인들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를 바란다. 그동안 상담과 친구 맺기를 통해 150여명이 짝을 찾았다. 그들이 잘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니 그는 장애인들의 진정한 아버지다. 그는 40년 전에 장애인단체를 창단해 오늘날 장애인복지의 초석을 놓았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장애인 복지와 인권향상을 위해 변함없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에게 찬탄의 박수를 보낸다. 그가 발행하는 회보 ‘어둠 속에 빛’ 12월호에 어떠한 사연과 활동이 담길지 궁금하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대구 앞산 화재, 2시간 만에 진화…“200여명 투입”

    대구 앞산 화재, 2시간 만에 진화…“200여명 투입”

    8일 오후 6시 25분께 대구 달서구 앞산 정상 부근에서 불이나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임야 165㎡가량이 소실된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직후 소방차 등 장비 20여 대와 소방관 40여 명 등을 투입해 오후 8시 52분쯤 큰불을 잡았다. 현재 투입 소방관을 비롯해 달서구청 소속 직원 200명 등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비밀의 숲 너머 낭만을 거닐다

    비밀의 숲 너머 낭만을 거닐다

    보통 습지 하면 키 낮은 풀과 질퍽한 땅을 연상하기 마련이다. 대구 달성습지는 다르다. 낙동강에 바짝 붙어 있긴 해도 질퍽하지는 않다. 육지화됐기 때문이다. 이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경관이다. 달성습지 안으로 들어가면 예상과 다른 풍경에 놀란다. 습지라기보다 숲에 가까워서다. 겉보기와 달리 숲 그늘도 제법 깊다. 달성습지를 에두르고 있는 달성습지 10리길을 돌아봤다.대구의 수변공간 중 자연적인 모습을 가장 잘 유지하는 곳 중 하나가 달성습지다. 낙동강과 금호강, 대명천 등이 합류하는 곳에 형성된 습지는 총면적만 약 2㎢에 이른다. 대표 동물인 맹꽁이(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와 희귀식물인 모감주나무 등 약 230종의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달성습지 십리길의 들머리는 ‘달성습지 생태학습관’이다. 시청각실과 365오픈스튜디오 등을 갖춘 체험 학습 공간이다. 외관은 흑두루미가 날개를 편 형상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달성습지는 흑두루미 수천 마리가 겨울을 나던 곳이었다. 수많은 철새들이 하늘길을 오가다 들르던 휴게소이기도 했다. 생태학습관 외형은 그러니까 당시와 견줄 만한 생태 환경을 복원하겠다는 바람과 각오를 표현한 것일 터다. 생태학습관 옥상 전망대에서 달성습지 전경을 일별한 뒤 트레킹에 나선다. 생태학습관 오른쪽은 대명유수지다. 낙동강 범람을 막기 위해 강둑과 성서산단 사이에 조성한 공간이다.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소개되면서 요즘 대구의 새로운 ‘핫플’로 훌쩍 뛰어올랐다. 너른 억새밭 사이에서 ‘인생샷’을 남길 수 있어 평일에도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잦은 편이다. 강둑길을 따라 걷는 맛이 각별하다. 동요에서처럼 ‘나귀 타고 장에 가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지는 둑방길이다. 발에 와닿는 흙의 감촉도 새롭다. 둑방길 끝자락에서 아래로 내려서면 숲이 시작된다. 은행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숲 등이 순서대로 나온다. 숲의 나무들은 간격이 지나치게 조밀하다. 그런데도 간벌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숲을 가꾼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어딘가 보통의 숲과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전영순 숲해설가는 “오래전 보상을 노리고 조림을 한 몇몇 사람들 때문에 나무들이 밀식됐다”며 “습지에 인위적으로 간섭할 수 없어서 현재의 모습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간격이 조밀한 탓인지, 나무들은 둥치는 굵어지지 못한 채 위로만 높게 솟구친 모양새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숲이 제법 깊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건 그 때문이다. 여러 종류의 숲을 지나고 나면 전형적인 습지가 나온다. 강물이 휘돌아 가고 물억새와 왕버들나무, 느릅나무 등이 습지 여기저기에 자유롭게 자라고 있다. 습지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달성습지 너머는 강정고령보 공원이다. 대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디 아크’가 이곳에 있다. 디 아크는 이집트 출신의 건축가 하니 라시드가 설계했다. 물수제비, 수면 위로 솟구치는 물고기, 한국의 전통 도자기인 막사발이 건축 콘셉트라고 한다. 탐방로는 생태학습관 왼쪽의 사문진나루터까지 이어진다. 낙동강 위로 난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나루터다. 사문진나루터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피아노가 들어온 곳이다. 역사공원, 전통 주막거리 등이 조성돼 있다. 주막집에서 뜨끈한 국물에 후루룩 말아 먹는 국밥 맛이 별미다. 고령의 특산물인 대파를 뭉텅 썰어 넣어 맛도 순하다.내친김에 도동서원과 고령 쪽의 은행나무숲까지는 돌아보는 게 좋겠다. 고령 좌학리 은행나무숲은 달성습지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드라마 ‘프로듀사’, ‘킹덤’ 등이 촬영된 곳. 고령 지역에선 결혼 사진 촬영명소로 알려졌다. 수백 그루의 은행나무들이 낙동강을 따라 늘어서 있다. 바닥에 뒹구는 노란 잎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남다른 경험일 듯하다. 은행나무 숲의 공식 명칭은 낙동강22공구은행나무캠핑장이다. 낙동강을 따라 좀더 내려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대구 달성 도동서원이다. 좌우대칭이 엄격히 적용된 건물의 앉음새가 일품이다. 서원 앞 늙은 은행나무가 주는 풍경의 깊이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다. 은행나무는 서원이 시작될 때부터 400여 성상을 한자리에서 살아왔다고 한다. 글 사진 대구·고령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향촌동 판코리아 위 골목에 연탄갈비와 옛날 국수를 내는 집들이 많다. 값은 무척 싸다. 잔치국수가 2000원, 연탄갈비는 2인분 1만원, 반인분 3000원이다. 소고기 뭉티기도 한 접시에 1만 80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소주 반 병에 연탄갈비를 묶어 3500원 세트로 팔기도 한다. 값은 싸도 맛은 저렴하지 않다. 특히 멸치 향이 강한 국수 국물은 한겨울 추위를 녹이기에 제격이다. 잔치국수에 기름기 뺀 연탄갈비를 얹어 먹는 것도 별미다. ‘너구리’ 등이 알려졌다. -상인동 일대에 대구의 독특한 먹거리인 소고기 뭉티기를 내는 집들이 몰려 있다. 유명 뭉티기 맛집들에 비해 값이 한결 싸다. 앞산 해넘이 전망대에서 멀지 않다. -요즘 유행하는 개화기 복장은 대여료가 2만원 선이다. 대화의 장 옆 향촌부띠끄에서 빌릴 수 있다. 향촌부띠끄 안에 마련된 개화기풍의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다. -대화의 장은 오전 10시 30분 이전엔 출입 불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조치다.
  • 향촌동 르네상스 … 바흐가 흐른다

    향촌동 르네상스 … 바흐가 흐른다

    지금은 흔적 없이 사라졌지만, 대구 역시 오래전엔 읍성이 있었던 도시였다. 대구읍성의 북쪽 성벽 아래, 그러니까 향촌동 일대가 지금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쇠락한 도심에서 문화와 예술의 성지로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새삼 이 공간에 주목하는 건 옛 명성 때문만은 아니다. 향촌동에 담겨 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독특한 정서 때문이다. 그 시절의 이야기만 따라가도 한나절이 후딱 지나간다. 대구가 코로나19 초반의 악몽에서 회복됐다고는 해도 여전히 거리두기는 이어지고 있다. 외지인, 특히 수도권 지역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편이니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다니는 게 좋겠다. 먼저 향촌동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피자. 그래야 왜 대구 사람들이 ‘향촌동 르네상스’를 꿈꾸는지 알 수 있다. 향촌동은 옛 대구읍성의 북쪽 성곽(현 북성로) 일대를 일컫는 지명이다. 현 대구역 맞은편에 있다. 조선 선조 때 일본 침략에 대비해 쌓은 대구읍성이 사라진 건 1906년이다. 당시 ‘야마모토 군수’라고 불렸던 친일파 박중양 대구군수가 이런저런 핑계를 들어 대구읍성을 불법 철거했다. 향촌동의 최전성기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였다. 헌병대 등 권부가 몰린 옛 경북도청 앞이 낮의 중심지였다면, 밤을 지배하는 곳은 향촌동이었다. 당시 대구 유흥의 중심이었던 향촌동 골목에는 사미센(일본 악기)과 일본인들의 게다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광복 이후 일제가 떠나며 쇠퇴하던 향촌동은 1950년대 한국전쟁 피란 예술인들로 다시 전성기를 맞는다. 전쟁 중이었지만 골목에는 바흐와 베토벤 음악이 흘렀고, 문학이 꽃을 피웠다. 당시 한 외신기자가 ‘폐허에서 바흐를 듣는다’고 썼던 기적의 공간이 바로 향촌동이었다. 오늘날의 향촌동이 꿈꾸는 모습 역시 바로 이 시기의 살롱 문화다. 피란 시절 북적댔던 향촌동은 예술인들이 떠나면서 다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0~1980년대 김치에 막걸리를 마시던 젊은이들마저 대구 신도심으로 눈을 돌리면서 향촌동은 60대, 70대들의 공간이 됐다. 그 골목에 이제 막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보태지기 시작한 것이다.이 동네의 모양새가 참 독특하다. 좁은 골목길을 경계로 한쪽은 젊은이들의 양지, 또 한쪽은 어르신들의 성지다.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향촌동 르네상스의 중심지는 복합문화공간인 ‘대화의 장’이다. 이 안에 카페 겸 펍인 대화살롱, 대화주방, 대화강당, 대화공방, 대화스튜디오 등이 밀집돼 있다. 이름에서 보듯 음식이나 장식 등이 젊은이 취향이다. 옛 한옥을 리모델링한 대화강당에서 토론 모임을 갖거나 젊은 작가들이 입주한 공방에서 여러 소품들을 살 수도 있다. ‘개화기 복장’을 갖춰 입고 인증샷을 찍으러 오는 ‘인싸’ 커플도 흔하다.대화의 장에서 50m쯤 떨어진 ‘꽃자리 다방’도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다. 화가 이중섭이 그려 준 표지화로 유명한 구상 시인의 시집 ‘초토의 시’ 발간기념회가 열렸던 공간이다. 건물도, 이름도 예전 그대로다. 한옥을 개조한 카페 ‘퍼센트 14-3’도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다. 1955년 대구 군예대에서 근무하던 명배우 허장강이 이 집 안채를 세내 잠시 살았다고 한다. 아마 당시 군예대 동료였던 영화배우 박노식 등도 문턱이 닳도록 이 집을 들락거렸지 싶다. 이 카페는 수제화 골목 지나서 있다.어르신들의 중심 공간은 ‘판코리아 성인텍’이다. 이곳은 농반진반 ‘60금’ 건물이다. 60세 이하 ‘아이들’은 출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영숙 문화해설사에 따르면 겉으로는 작아 보여도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수백 명의 어르신들로 북적댄다고 한다. 어르신 놀이터는 해거름이면 파장이다. 오후 6시 무렵이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집으로 가거나, 주변 공간으로 삼삼오오 사라진다. 화려한 복장의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무렵이다. 향촌동 골목은 좁고 구불구불하다. 그 좁은 골목을 따라 하꼬방(단칸 가건물) 같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적산가옥도 많다. 보통 적산가옥 하면 목조 주택을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향촌동 일대 옛 살롱들의 대부분은 시멘트로 지은 건물이다. 숱한 기억들을 갈무리하고 있는 옛 건물들을 엿보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시인 구상이 즐겨 묵었다는 화월여관(현 판코리아 성인텍), 지독히 가난했던 화가 이중섭이 생애 마지막 예술혼을 불살랐던 백록다방(현 갤러리모텔), 음악감상실 르네상스(현 판코리아 식당) 등이다. 이 건물들에 얽힌 이야기가 재밌다.피란 시절 향촌동을 넉넉하게 만든 이는 구상 시인이다. 주머니가 솜털처럼 가벼웠던 예술인들은 무시로 외상술을 마셔댔고, ‘향촌동 귀공자’ 구상 시인은 이들의 밀린 외상값을 지갑을 털어 내줬다. 이중섭이 1955년 담뱃갑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다던 백록다방은 경북여고 동기인 두 인텔리 여성이 마담이었다. 둘의 빼어난 미모와 지성미는 숱한 예술인들을 불러모았다고 한다. ‘음악은 르네상스에서, 차와 대화는 백록에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나. 이중섭이 캔버스 삼아 그렸던 은박지는 미국산 ‘럭키 스트라이크’ 담배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 이중섭을 흠모하던 시인 김광림이 구해 줬다고 한다. 물론 이중섭은 이때 번 그림값을 술값으로 탕진해 버렸다. 그가 전시회를 열었다는 미 공보원 건물은 아쉽게 사라졌다. 르네상스는 클래식 음악감상실이었다. 박용찬이란 호남의 갑부 아들이 1951년 1·4 후퇴 때 레코드 한 트럭분을 싣고 내려와 문을 열었다고 한다. 화가 김환기, 건축가 김중업, 배우 최은희와 감독 신상옥 등이 즐겨 찾았다. ‘북성로 허브’가 세 든 건물은 해방 공간의 세도가 이기붕의 신혼집이 있었던 건물이다. 고딕풍으로 멋을 낸 외관이 인상적이다. 아울러 이중섭과 소설가 최태응이 묵었던 경복여관(현 의류 가게), 이육사의 시 ‘청포도’에서 이름을 딴 청포도 다방(현 갤러리모텔 주차장), 음악다방 백조(현 아파트 공사장) 등도 안내판으로만 남은 공간들이다.대구에 가 볼 만한 일몰 전망대가 생겼다. 앞산 중턱에 있는 ‘해넘이 전망대’다. 앞산 일대의 소박한 집들과 도심의 거대한 마천루들이 붉게 물드는 장면이 제법 곱다. 입장료를 내고 올라야 하는 앞산 전망대의 해넘이가 압도적일 만큼 화려하다면 ‘해넘이 전망대’의 일몰 풍경은 어딘가 나른하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준다. 해넘이 전망대 아래는 빨래터 공원이다. 이 일대 주민들의 옛 빨래터를 공원으로 꾸몄다. 빨래터 앞엔 두 그루의 수양벚나무가 있다. 지금은 잎이 졌지만 수양벚꽃이 흐드러지던 봄엔 아마 전국에서 가장 화사하고 요염한 빨래터였을 게 틀림없다. 세상 어느 남정네가 벚꽃 아래에서 빨랫방망이를 내리치는 여인네를 보며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지 않았으랴. 빨래터에서 두어 블록쯤 아래에 봉준호 영화감독의 어린 시절 집이 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봉준호 생가 복원’ 운운하는 선거 구호가 등장해 여론의 질타를 받는 해프닝이 일었던 곳이다. 해넘이 전망대에서 굽어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그저 봄날의 꿈에 불과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글 사진 대구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수성센트럴 화성파크드림’ 견본주택 공개

    ‘수성센트럴 화성파크드림’ 견본주택 공개

    화성산업은 수성구 중동 옛 대동은행 자리에 주상복합 아파트인 수성센트럴 화성파크드림을 23일 견본주택을 공개하고 청약에 들어간다. 청약일정은 아파트는 10월 2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8일 1순위(해당지역), 29일 1순위(기타지역), 30일 2순위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서 접수받을 예정이고 당첨자발표는 11월 5일이며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정당당첨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오피스텔은 10월 23일부터 24일까지 견본주택에서 청약을 접수받고 25일 추첨 및 당첨자 발표후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분양계약을 체결한다. 견본주택 관람은 코로나19의 확산방지 및 안전과 편의를 위해 오는 11월 5일까지 분양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접수 받아 제한적으로 관람을 진행한다. 수성센트럴 화성파크드림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중동에 지하 4층 지상 29층 2개동에 총230세대 규모로 건립되며 아파트는 전용면적 84㎡에 156세대, 주거형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84㎡ 74실이다. 도심교통의 요지로 손꼽히는 중동네거리에 위치한 수성센트럴 화성파크드림은 청수로를 통해 시내·외로의 이동이 편리하고 달구벌대로와 동대구로 접근도 뛰어나며 신천대로와 신천동로, 앞산순환도로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3호선 황금역과 10여개의 버스노선 등 대중교통 접근성도 높다. 홈플러스 대구수성점, 롯데슈퍼, 들안길먹거리 타운 등 생활편의시설이 인접해 있고 효성병원, 대구한의대병원 등 의료시설도 가까이 누릴 수 있으며 교통에서 생활, 문화와 수성구의 생활가치까지 모두 누릴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황금초교와 황금중교, 삼육초(사립), 대구과학고 등 명문 수성학군이 있으며 신천이 도보거리에 위치하고 수성못 유원지 등 도심공원을 일상처럼 누릴 수 있다. 사업지 남측의 신천과 수성못, 앞산의 푸른 조망과 동측으로 황금네거리의 탁 트인 도심뷰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수성센트럴 화성파크드림은 한 단계 더 높은 고품격 주거공간을 선보인다. 조명, 난방, 환기 등의 원격제어, 방범설정 등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비롯해 스마트폰 소지시 공동현관문 자동열림, 엘리베이터 호출 등이 가능한 스마트 원패스 시스템, 지하주차장 주차유도 시스템, 지하주차장 스마트 조명 시스템 등 다양하고 편리한 스마트시스템으로 더 편리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스마트 클린에어시스템이 적용되어 더욱 쾌적한 실내공기질을 유지해준다. 선호도 높은 4Bay 혁신설계(아파트 84㎡A, 오피스텔 84㎡)와 햇살과 바람이 잘 통하는 남향중심으로 설계되었으며 세대당 1.3대 주차공간 확보와 피트니스센터, 시니어라운지, 키즈라운지, 북 라운지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입주민들의 편리함을 더해 준다. 주거형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84㎡ 74실로 합리적인 분양가로 소형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주택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청약할 수 있으며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전실 4Bay 및 맞통풍이 가능한 판상형 혁신평면으로 설계되어 수성구의 탁 트인 도심 스카이뷰를 조망할 수 있고 자주식 주차공간 확보로 주차의 편의성도 한층 높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성구는 대구에서 주거선호도 1위로 집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달 22일부터 시행된 대구전역 전매제한 정책으로 똘똘한 한 채 갖기를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대거 청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브랜드가치와 혁신설계로 향후 단지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동네거리 랜드마크 ‘수성센트럴 화성파크드림’ 10월 중 분양예정

    중동네거리 랜드마크 ‘수성센트럴 화성파크드림’ 10월 중 분양예정

    대구시 수성구 중동네거리에 위치한 DFC빌딩(옛 대동은행 본점)이 지난해 건물철거를 시작으로 주상복합아파트로 변신을 시작한다.한편, DFC빌딩과 바로 접한 중동지구는 수성구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택지난이 심해진 수성구에 마지막 대규모 주거타운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실수요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8월로 예고된 지방 광역시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가 9월로 일정이 조정되면서 다시 한번 수성구 분양 아파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투기과열지구인 수성구는 이미 전매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구 타 구·군들과 별반 차이가 없게 된다. 또한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투자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이는 확실한 입지와 상품성을 고루 갖춘 똘똘한 한 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수성구 신주거타운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동네거리 DFC빌딩 자리에는 ‘수성센트럴 화성파크드림’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중동 179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9층 2개동으로 전용 84㎡ 타입 총 230세대(아파트 156세대, 오피스텔 74실) 규모로 건립된다. ‘수성센트럴 화성파크드림’이 위치한 중동네거리는 도심교통의 요지로 손꼽힌다. 단지와 바로 접한 청수로를 통해 시내·외 이동이 탁월하며 달구벌대로와 동대구로 접근도 좋다. 그뿐만 아니라 신천대로와 신천동로, 앞산순환도로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어 대구 전역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도시철도 3호선 황금역과 10여 개의 버스노선 등 대중교통도 편리하다. 홈플러스 대구수성점, 롯데슈퍼, 들안길먹거리 타운 등 생활편의시설이 인접해 있고 효성병원, 대구한의대병원 등 의료시설도 가까이 누릴 수 있다. 또한 교통에서 생활, 문화와 가치까지 수성구 퍼스트라인인 황금네거리 고품격 주상복합 주거타운과 이어지는 황금 주거벨트의 프리미엄도 기대를 모은다. 수성구의 변함없는 가치를 견인해 주는 명문 수성학군도 자랑거리다. 황금초교와 황금중교, 삼육초, 대구과학고를 비롯한 명문 수성학군에 사교육 시설도 가깝고 풍부해 부모의 자녀교육 걱정을 덜어준다. 또한 신천이 도보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수성못 등 도심공원을 일상처럼 누릴 수 있다. 사업지 남측과 동측으로 신천과 수성못, 앞산을 탁 트인 조망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분양관계자는 “수성구뿐만 아니라 대구 전역에서 실수요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수성구 중동에 상징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만큼 작지만 알찬, 실속과 품격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랜드마크적인 주거단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견본주택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두산동에 개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운무(雲霧)/오일만 논설위원

    한바탕 비가 내리고 나면 앞산은 운무를 품은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 분위기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최장의 장맛비가 이어지는 요즘 그나마 비 갠 직후 운무에 휩싸인 산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운무를 제대로 보려면 운도 따라야 한다. 간헐적 폭우가 반복되는 이즈음 비가 그쳤다고 선뜻 산행에 나섰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폭우가 가랑비로 잦아졌다가 이슬비로 변하는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야 하지만 그나마 확률은 반반이다. 며칠 전이 그랬다. 다소 약해진 빗줄기를 뚫고 북한산 향로봉을 향해 가다가 운무의 바다와 조우했다. 산봉우리 사이로 운무가 펼쳐지며 보일 듯 말 듯 환상적인 ‘선경’(仙境)이다. 문득 꽤 오래전 중국에서 봤던 장가계(張家界)의 비경이 떠올랐다. 산봉우리들은 거대한 죽순처럼 푸른 하늘을 찌르고 맑은 계류는 천고만협의 사이를 누비며 흐른다. 때로는 유유하고 장엄한 자태가 볼만했다. ‘인생부도장가계 백세기능칭노옹’(人生不到張家界, 百歲豈能稱老翁), 인생에서 장가계를 가 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돼도 늙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런 비경을 집 근처 북한산에서 체험하다니, 참 운이 좋은 날이다. oilman@seoul.co.kr
  • “농가주택 규제 땐 누가 도시집 팔고 귀촌하겠나”

    “농가주택 규제 땐 누가 도시집 팔고 귀촌하겠나”

    ‘녹우정’(綠友亭)을 14년 만에 다시 찾았다. 2006년 차관급 산림청장에서 물러난 인사가 이웃도 없는 충남 금산군 초야로 들어가는 모습이 당시엔 좀 무모해 보였다. 이제 보니 기우였다. 조연환(72) 전 산림청장은 14년차 귀촌인의 삶을 남부럽지 않게 즐기고 있었다. 지난 6일 장마 속에서 만난 그는 녹우정에서 ‘머슴살이’하는 게 즐겁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밝은 얼굴빛에 밭일로 그을린 피부는 활력이 넘쳐 보였다. 2000년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조 전 청장은 은퇴자나 은퇴를 앞둔 이들에게 ‘인생 2막’으로 귀촌을 적극 권했다. 매일 할 일이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단다. “몸을 열심히 움직이면 약간의 소득도 창출할 수 있고 무엇보다 ‘텃밭 가꾸기’는 정년도 없다”며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은퇴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신세계’에도 푹 빠져 있다. 소통을 넘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억의 공간’이라며 나이가 들수록 친해질 것을 권한다. 유유자적한 삶을 예찬하는 속에서도 오랜 공직 경험 때문인지 정부 정책의 허점을 예리하게 짚어내는 내공은 여전했다. 그는 귀농·귀촌이야말로 국토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하며 1가구 2주택 규제에 농촌주택을 포함시킨 건 득보다 실이 크다고 꼬집었다.-귀촌을 결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공직자 남편을 39년간 묵묵히 내조해 준 아내를 위한 준비였다. 아내가 대전에서 주말농장을 했는데 방치된 텃밭까지 챙길 정도로 농사일에 거부감이 없었다. 퇴직에 대비해 2000년에 금산에 텃밭을 마련했다. 아내가 반대하면 당장 포기할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반겼다. 남들은 아내가 반대해서 못 한다는데 아내 덕에 귀촌을 하게 됐다. 집 앞으로 봉황천이 흐르는데 앞산은 이름이 없었다. 풍수지리를 하는 지인이 봉황이 집으로 날아오는 ‘봉황 귀소형’이라고 해서 우리는 봉황산으로 부른다. 작은 땅을 샀을 뿐인데 산도 얻게 됐고 강과 하천, 하늘 등 자연이 주는 공짜 혜택이 너무 많다.” -고향인 충북 보은이 아닌 충남 금산을 선택한 이유는. “귀촌 지역도 인연이 있는 것 같다. 2006년 당시에는 고려하지 못했다. 금산(錦山)의 지명이 비단산, 비단을 두른 듯 아름답고 청정한 지역이다. 평생을 산림 공무원으로 그것도 산림청장까지 역임한 사람이 금산에 산다고 하니 다들 ‘천생연분’이라고 한다. 귀향도 생각했지만 부담 없이 유유자적하고 싶어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 -슬기로운 귀촌생활의 노하우가 있다면. “비우고 내려놓고 만족하는 것이다. 귀촌의 전제는 무조건 배우자와 함께해야 한다. 반대한다고 혼자 내려와서는 절대 오래 있지 못한다. 움직이고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 적성이 맞지 않으면 포기하는 것이 낫다. 넓은 땅, 큰 집은 힘에 부친다. 욕심을 버리고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적당한 규모로 시작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마을 주민과의 관계도 신경을 써야 한다. 상대적으로 귀농은 어렵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도시에서 직장생활하는 자세와 정신만 유지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다양하다. 나만 부지런하면 훨씬 수월하게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골 생활이 무료하지 않은지. “지난해 한국산림아카데미 이사장을 마지막으로 공적 활동을 끝냈다. 시인 활동이나 2015년 취득한 숲해설가 참여 외에 오롯이 자유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지역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인문학·시낭송회·독서토론회·붓글씨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문화생활의 ‘갈증’을 말하는데 오페라 등 대형 공연은 없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일 운영돼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매일 오전에는 밭에서 풀을 뽑고 약을 치고, 늦은 오후에는 잔디를 깎고 나무 전지작업을 한다. 하루가 짧고 몸을 많이 움직이니 일찍 잠이 든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특별히 시간을 내서 하는 운동은 없다. 등산도 안 하고 헬스클럽도 안 다닌다. 텃밭 가꾸기로 땀을 흘린 뒤 마시는 막걸리 한 사발이 보약이다. 몸무게가 약간 늘었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도 없다. 1967년 9급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해 고시(기술고시 16회)를 거쳐 산림청장을 끝으로 마무리한 공직생활이 화려해 보이지만 돌아보면 무거운 짐이었다. 농촌생활이 불편하고 번거롭지만 정신을 맑게 하는 해방구가 됐다. 직업병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텃밭에서 일을 하다 가뭄이 심하거나 비가 많이 오면 산불이 나지 않을지, 산사태 피해는 없나 걱정이 든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는데 괜한 오지랖이다.” -퇴직 후 활발한 저술 활동도 눈에 띈다. 요즘은 어떤 작품을 준비하고 있나. “2000년 등단해 시집 ‘그리고 한 그루 나무이고 싶어라’를 출간했다. 퇴직한 뒤에는 ‘숫돌의 눈물’, ‘너, 이팝나무 같은 사람아’ 등 시집과 동시집 ‘쇠똥구리는 똥을 더럽다고 안 하지’, 산문집 ‘산이 있었기에’, ‘산림청장의 귀촌일기’ 등을 냈다. 2011년부터 페이스북 등에 일기 형식의 글을 올리고 있다. 폐북 친구가 약 5000명이다. 매번 300~500명에게서 ‘좋아요’를 받고 50~100명이 댓글을 달아준다. 얼마 전 전남 화순에서는 우연히 폐북 친구를 만났는데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느껴졌다. 금산에 비가 오면 폐북 친구들이 가족보다 먼저 괜찮은지 묻는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나 지인을 만나기 어려워지고 행동 반경이 좁아진다. 그 빈자리를 SNS가 메워 주고 있다. 폐북에 올린 글을 모아 ‘산림청장의 폐북일기’ 출간을 생각하고 있다.” -안분지족이 느껴지는데 향후 계획은. “귀촌 후 성경 시편 구절 ‘내 잔이 넘치나이다’를 되새긴다. 돈 욕심을 낸다고 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남이 모르니 행동이 편하다. 다 마음먹기 나름이다. 시골은 자기 일이 바빠 귀촌자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사회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나만 행복한 것 같아 빚을 진 기분이다. 지역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게 심부름을 요청했지만 시키질 않는다. 솔선수범하는 마음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이장’ 도전 목표를 세웠다. 아내는 웃기만 할 뿐 결제를 안 해 준다.” -최근 정부의 ‘1가구 2주택’ 규제가 귀농·귀촌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했다. “정부가 ‘1가구 2주택’ 규제에 농촌주택을 포함시킨 대목에 걱정이 앞선다. 지방자치단체는 공동화·폐쇄되고 있는 농촌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정부가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역행하는 것 같다. 정책의 총론 자체는 공감한다. 하지만 농가주택까지 포함시킨 건 취지와 맞지 않는다. 도시는 과밀화되면서 사회문제가 심각해지는 반면 농산촌은 인구가 줄어 소멸 지역이 증가하는 등 폐허가 되고 있다. 귀촌자가 늘고 인재풀이 확대되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사람이 있어야 자연이 보전되고 경관도 유지할 수 있다. 균형발전의 근간이자 인구집중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다. 관건은 유인책이다. 귀촌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농가주택을 규제하면 누가 도시집을 팔면서까지 귀촌하겠는가? 귀촌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 선택의 여지를 줘야 한다. 정착이 아닌 잠시 들러 가는 곳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귀촌에서 주택 문제가 왜 중요한가. “누울 곳이 편안하지 않으면 오래 머물기 어렵고 정을 붙이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그곳에 살아야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생기는 것이다. 살아보면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데 세금 부담이 뒤따르면 귀촌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할 수 있다. 투기를 위한 농가주택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귀촌자에 대해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건 지나치다. 정확한 실태조사를 거쳐 보완책이 필요하다.” 글 사진 금산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대구·경북에도 물폭탄, 도로 침수 등 피해 잇따라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대구·경북에 내린 집중 호우로 도로 침수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8일 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김천, 구미, 칠곡 등에서는 주택·도로 침수, 나무 쓰러짐 등 피해가 89건 접수됐다. 영주와 김천에서는 계속된 비에 낡은 주택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청송 부동면과 안동 예안면, 성주 월항면 등에서는 도로 침수로 펜션 등에 고립됐다는 신고가 4건 접수돼 소방당국이 구조활동을 펼쳤다. 현재 김천, 구미, 경산지역 도로 6곳의 통행이 금지됐다. 지난 2일부터 최근까지 경북에서는 도로 경사지 토사 유출, 하천 제방 유실 등 공공시설 피해도 7건 발생했다. 성주와 김천, 구미 3개 시·군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대구에서도 전날부터 배수 불량, 도로·주택·공장 지하 침수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달성군 다사읍에서는 비닐하우스 4동 침수 등 피해가 발생했다. 달성군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수성구 지산동 한 공사현장에서는 담벼락이 무너지는 사고도 있었다. 현재 신천좌안 가창교∼법왕사 2.3㎞, 두산교∼상동교 0.8㎞ 구간과 신천동로 무태교∼동신교 4.8㎞ 구간은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신천, 금호강, 낙동강 등 인근 주차장 15곳과 팔공산·앞산 등산로에 대한 접근도 통제하고 있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배수불량 등으로 소방당국이 출동한 건수는 114건으로 집계됐다. 대구·경북대구기상청에 따르면 7일 0시부터 8일 오후 2시 30분까지 지역별 강수량은 대구 214.9㎜, 김천 206㎜, 고령 239㎜, 성주 212㎜ 등이다. 비는 오는 9일 밤까지 50∼150㎜, 많은 곳은 250㎜가량 더 내리겠다. 현재 대구와 포항에는 호우경보가, 문경·청도·경주·상주·김천·칠곡·성주·고령·군위·경산·영천·구미·영주·예천·봉화 15개 시·군과 경북 북동산지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똑똑 우리말] 한참과 한창/오명숙 어문부장

    ‘한두 방울 떨어지던 빗낱이 퇴근 무렵 굵어졌다. ‘한참’ 막히는 시간대에 비까지 쏟아지니 도로는 그야말로 주차장이 따로 없었다. 귀가 시간이 평소보다 ‘한참’ 늦어졌다.’ 비슷한 발음으로 인해 ‘한창’을 써야 할 자리에 ‘한참’을 쓰는 경우가 있다. 위 글에서도 잘못 쓰인 곳이 있다. 한참은 ‘시간이 상당히 지나는 동안’을 뜻하는 명사다. ‘한참 동안 기다리다’, ‘그들은 폐허가 된 집터를 한참이나 둘러보았다’ 등의 문장에서 쓰인다. 부사로 쓰일 땐 ‘어떤 일이 상당히 오래 일어나는 모양’. ‘수효나 분량, 정도 따위가 일정한 기준보다 훨씬 넘게’란 뜻이 있다. ‘한참 난투극이 벌어졌다’, ‘노을빛이 아직 한참 남아 있다’처럼 쓰인다. 이에 비해 ‘한창’은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때’를 이르는 명사다.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 ‘앞산에 진달래가 한창이다’와 같이 쓰인다. 부사로서는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모양. 또는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모양’을 뜻한다. ‘벼가 한창 무성하게 자란다’, ‘한창 붐빌 시간’ 등이 이에 속한다. 즉 ‘한창’과 ‘한참’ 모두 시간과 관련된 단어다. ‘한창’이 어떤 일이 일어나는 현재진행형의 시간이라면 ‘한참’은 시간의 경과를 뜻하는 양적 시간의 개념이다. 그러므로 ‘한참 막히는 시간’에서의 ‘한참’은 ‘한창’으로 바꿔 써야 옳다. oms30@seoul.co.kr
  • [안도현의 꽃차례] 새들의 안부를 묻는다

    [안도현의 꽃차례] 새들의 안부를 묻는다

    새소리가 아침저녁으로 귀에 들어온다. 수다스럽고 부지런한 참새들 덕분에 눈을 뜰 때도 있다. 시골에 살면서 누리는 특권이다. 새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카메라를 하나 새로 장만했으나 아직 새들을 모니터에 담아 보지 못했다. 귀에 새소리를 담는 일만 해도 설레고 벅찬 일이다. 요즘은 소쩍새 소리가 단연 압권이다. 소쩍소쩍, 하고 한 마리가 단아하게 우는 소리도 좋지만 소쩍소쩍 소쩍쩍쩍, 하고 두어 마리가 울림소리를 만들 때가 더 좋다. 그놈들 아마 서로 화답하며 연애 중일 거라고 혼자 생각한다.마당에 돌을 쌓아 놓았더니 꽁지깃이 날렵한 박새가 자주 놀러 온다. 박새는 머리 둘레가 까맣고 가슴이 하얀 새다. 굵은 돌 틈에 둥지를 지으려는지 자주 구멍 속을 들여다본다. 이 돌로 돌담을 쌓아야 하니 거기 집 지을 생각은 하지 말거라. 그러면 내 말을 알아듣고는 통통 튀어 살구나무 가지 위로 포르르 날아간다. 참나무 우거진 앞산에는 매일 어치 두어 마리가 방문한다. 어치는 머리가 붉고 날개깃이 푸르며 꽁지는 까만 멋쟁이다. 1970년대 대중가요 ‘산까치야’에 등장하는 산까치가 바로 어치다. 한번은 먹이를 찾고 있던 어치가 갑자기 날아오르기에 숲을 바라보았더니 고라니 한 마리가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다. 고라니의 산책을 빨리 알아채고 어치가 다른 새들에게 경계령을 발동한 것이었다. 뒷산에서 뻐꾸기가 청명한 소리를 낼 때면 대체로 날이 맑다. 뻐꾸기는 바람이 불거나 흐린 날에는 잘 울지 않는 것 같다. 뻐꾸기 소리를 들을 때면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알을 의탁해서 부화하는 그들의 뻔뻔한 습성도 눈감아 주고 싶어진다. 해가 질 무렵이면 검은등뻐꾸기 소리가 초여름의 초록 사이로 들려온다. 공중을 날아다니며 울음소리를 땅에 흩뿌리는 모습도 본 적 있다. 검은등뻐꾸기가 만들어 내는 4음절의 규칙적인 울음소리를 두고 짓궂은 이들이 ‘홀딱벗고’로 흉내를 낸 까닭이 궁금해진다. 그 흉내가 민망해서 어떤 이들은 ‘쪽빡깨고’로 다르게 흉내를 내었을 것이다. 마당을 가로질러 꿩이 날아가는 일이나 연못에서 목욕하던 참새들이 가시에 찔리지도 않고 찔레덩굴 속으로 스며드는 일, 그리고 까치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러 오는 일은 이제 늘 겪는 일상이 됐다. 연못에 풀어놓은 잉어를 수색하기 위해 강변에 살던 검은 오리 두 마리가 새벽에 찾아오는 일도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됐다. 창고를 짓고 대충 짐을 정리한 뒤에 한동안 문을 달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창고에 세워 둔 책꽂이 안쪽이 매우 안전한 곳인 줄 알고 딱새가 둥지를 짓고 거기에 알 네 개를 낳아 놓은 것이었다. 어설프게 창고 문을 달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나는 딱새 둥지를 발견했다. 알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알을 품으러 오던 딱새 어미들이 굳게 닫힌 문 주변에서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을까. 얘들아, 내가 큰 죄를 졌다. 나는 알이 든 둥지를 창고 바깥 울타리 위로 옮겼다. 늦었지만 이것들의 어미가 와서 멀리서 바라보기라도 하라고. 또 있다. 며칠 전 이른 아침에 베란다 유리에 무언가 강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새였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날아왔는지 유리창에 새털이 몇 붙어 있었고, 새는 눈을 감고 축 늘어져 있었다. 몸집이 손바닥보다 큰 새였는데 조류도감에서 본 개똥지빠귀가 아닌가 싶었다. 봄에는 굴뚝새가 유리창에 부딪쳐 까무러쳤다가 겨우 날아간 적도 있었다. 유리창이 허공인 줄 알고 날아가다가 그만 참변을 당한 새 앞에서 나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새가 다니는 길목에 집이라는 공간을 세운 내 잘못 때문이었다. 나는 뒷산에 새를 묻으며 또 자책했다. 이름을 붙이고 살면서도 죽은 새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지 못하는 나는 몽매한 인간이었으므로. 내가 사는 골짜기의 제일 높은 허공에는 솔개로 추정되는 맹금류가 있다. 공중에 떠 있을 때는 얼마나 위엄이 당당한지 나는 한 마리 병아리가 돼 그를 올려다본다. 그의 이름이 솔개인지 말똥가리인지 매인지 조롱이인지도 모르면서. 이제부터라도 새소리를 듣는 행복을 누리는 만큼 새들의 이름과 거처와 안부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코로나19의 전 지구적 감염을 극복할 근본 해법은 아직 없다. 물리적 거리두기로 전염 속도를 줄이는 것이 유일하다. 300년 전 더 참혹한 역병 속에서 한 지식인은 반생의 노력으로 안전하고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만들었다. ●치사율 30% 넘는 역병에 정중기가 택한 방역법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동은 무릉도원으로 불릴 정도로 이상적인 영일 정씨들의 씨족마을이었다. 1719년 이 지상 낙원을 전염병 두창이 휩쓸었다. 두창은 천연두의 옛 이름으로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이 30%를 넘으며, 회복되더라도 피부가 얽어 곰보가 되는 무서운 역병이었다. 원인도 치료법도 모르니 두창 여신을 ‘별성마마’라고 극존칭으로 대접하는 수밖에 없었다. 신라의 선덕왕도 앓았으니 역사가 오래됐고, 청나라 황제 강희제도 앓았다니 국제적인 역병이었다. 조선의 숙종도 감염돼 한때 혼수상태로 위중했다니 귀천도 가리지 않았다. 선원마을의 유지, 35세의 선비 정중기(1685~1757)는 이때의 두창으로 부친을 잃었고, 그 전해에 모친도 잃었다. 부모 봉양을 위해 과거시험도 거부했던 정중기는 절망에 빠졌다. 이제 선원동은 부모를 앗아간 상실의 땅이며, 언제 역병에 걸릴지 모르는 위험 지역이었다. 그래서 찾아낸 ‘피두지’가 지금의 삼매리, 매곡이었다. 이곳에 간소(艮巢)라는 서재를 짓고 틈틈이 머물며 공부했다. ‘간’이란 주역 팔괘 중 하나이며, ‘소’란 나무에 얼기설기 지은 둥지를 뜻한다. 소박한 초가였지만 철학적 의미를 지닌 만만찮은 집이었다. 43세에 과거에 응시해 장원급제, 수석으로 합격했다. 곧바로 등용돼 고향을 떠나 벼슬길에 올랐다. 그러나 세속은 꽃길이 아니었다. 그는 워낙 출세와 성공 따위에 초연한 성품이었다. 기뻐해야 할 출발 길부터 “원래 얻고 잃음은 모두가 운명이기에/ 어느덧 마음속에 생각이 아득해지네” 하며 마땅찮아 했다. 당시 정계는 노론의 세상이었고, 그가 속한 영남 남인들은 소외된 재야 세력이었다. 나이 많고 꼿꼿한 신참 비주류 선비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계에서 버티려니 험한 자갈길에 아득할 수밖에 없었다. 46세에 관직을 사양하고 잠시 낙향했다. 이듬해 선원동을 비롯한 경상도 일대에 천연두가 더 심각하게 창궐해 정중기의 사촌과 친아우들이 목숨을 잃었다. 실의 속에서 다시 벼슬길로 떠났다가 결성현감을 끝으로 은퇴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56세 때 고향인 선원동을 아우 중보에게 넘겨주고 아예 매곡으로 이주하게 된다. 장자로서 말년에 고향을 떠나 오지로 가는 파격적인 모험을 감행했다. 친척은커녕 인적조차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첩첩산골에 그만의 세계를 꾸준히 만들어 나갔다. 64세에 오록서당을 건립해 후학을 길러내고, 68세에 멋진 산수정을 지었다. 간소 자리에 살림집을 새로 짓다가 세상을 떴고, 아들 일찬이 완공한 집이 바로 지금의 매산고택이다. 참혹한 전염병과 지저분한 세속을 피하기 위한 정중기식 거리두기는 멀리 떠나서 새로운 낙원을 만드는 일이었다.●정중기와 후손이 120년 4대에 걸쳐 이룩한 매화골 매곡, 매화의 골짜기는 선원동으로 이어지는 선원천의 상류에 자리한다. 도가나 선가에서 상류란 미지의 근원을 뜻한다. 마치 시냇물에 흘러 내려온 복숭아 잎을 보고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신선들의 도원을 발견했듯이. 영천의 주산인 보현산이 흘러 기룡산에 이르고 그 지맥이 매곡에 이른다. 정중기는 이곳을 겹겹이 싸인 산과 돌아 흐르는 시냇물 사이에 우묵하게 들어간 곳이라 했다. 풍수가들은 ‘매화낙지형’이라 하여 뒷산이 매화나무이며 그 가지가 늘어진 곳이 마을 자리라 한다. 둥글한 앞산 봉우리들은 매화를 향해 날아드는 나비 형상이다. 매화가지 끝에 간소를 짓고, 나중에 매산고택을 증축해 꽃을 피웠다. 앞산에 정중기는 산수정을, 후손들은 산천정을 지어 한 쌍의 나비를 완성했다. 후대에 다른 매화가지에 향양정을 지어 매화골을 완성하게 된다. 120년 4대에 걸친 노력의 결과였다. 정중기는 자신의 호를 매산으로 지을 정도로 매화를 사랑했다. 매화는 사군자 중 으뜸으로 강인한 기품과 고결한 향기를 상징한다. “매화는 은둔하고 낙향하는 선비를 위한 나무다. 도시보다는 시골의 나무이며, 젊은이보다는 명상의 맛을 아는 중년에 어울린다.” 마치 정중기에 맞춘 것 같은 이 비평은 그보다 350년 전 정도전이 쓴 글이다. 매곡이야말로 매화 마니아를 위해 준비해 둔 땅이었다. 그리고 그와 후손들은 매화 동산을 훌륭하게 가꾸었다. (실물 매화는 드물고 풍수적 상징이다.) 정중기가 태어나고 자란 선원마을에 조카 일룡이 건립한 연정고택이 있다. 연정고택은 4동의 독립건물이 모여 마당을 감싸는 ‘튼ㅁ자집’이다. 별당인 연정도 본채와 떨어져 있다. 또한 건물들은 나지막하게 땅에 붙어 있다. 전체적으로 수평적이고 개방적이다.반면 매산고택은 건물이 모두 하나로 이어진 ‘막힌ㅁ자집’이다. 높은 축대 위에 누마루 사랑채와 2층 안채를 세웠다. 전체적으로 수직적이며 폐쇄적이다. 사촌 간인 두 집은 8㎞ 남짓 거리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매산고택의 폐쇄성은 격리와 보호를 위함이고, 수직성은 펼쳐진 자연을 음미하기 위함이다. 정중기의 건축관과 자연관이 강하게 반영된 집이다. 균형 잡힌 형태와 날렵한 누각형 사랑채 등, 가장 아름다운 살림집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맞은편 절벽에 지은 산수정의 의미는 더욱 명확하다. “우뚝 솟은 청산은 천년의 빛이요/ 길게 달리는 벽간은 만리를 흐르는 소리다/ 자연의 물상을 관찰해 인과 지의 묘한 이치를 깨닫는다.” 산과 물이란 인(仁)과 지(智)의 상징이다. 논어에 “인자한 이는 산을 즐기고, 지혜로운 이는 물을 즐긴다”고 했다. 3칸 정자는 절벽에 반쯤 걸려 뒷면에서 출입한다. 1층 집인 줄 알고 들어오면 툭 터진 산수의 경관이 펼쳐진다. 대청 양옆의 방 이름은 인수재와 지급재다. 산수정이란 인과 지의 집으로, 자연과 인문학이 하나가 된 철학적 정자다.●그때도 지금도 거리두기와 희망만이 치료제 1347~1350년 유럽에 페스트가 창궐해 인구의 3분의1 정도가 죽었다. 페스트의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었다. 단지 온몸이 시커멓게 굳으며 죽는다고 흑사병이라는 이름만 붙였다. 믿었던 교회가 알려준 치료법이란 비둘기 피 바르기, 담배 피우기, 피 뽑기 등으로 흑사병마를 몰아내는 정도였다. 인문주의자 보카치오가 발견한 최상의 방법은 격리와 피신, 그리고 이상향의 희망이었다. 그의 소설 데카메론은 피렌체 교외 피에솔레의 고립된 별장에 남녀 10명이 피신해 10일 동안 풀어놓은 100개의 이야기다. 데카메론 에피소드 중에 이상적인 정원들이 종종 등장한다. 둘째 날 이야기 무대인 빌라 팔미에리의 레몬 정원을 지상 천국으로 묘사했다. 사방이 담으로 막히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 그리고 향초와 약초가 있는 치유의 장소다. 생지옥 같은 도시를 탈출한 피난자들이 갈구하는 이상적인 빌라와 정원이었다. 조선시대 사람들도 천연두의 원인과 치료법을 몰랐다. 기껏 치료법이란 제사와 성생활을 금지해 별성마마를 공손히 모시는 수준이었다. 1721년 전국적인 천연두 감염 앞에서 국왕 영조는 “전염은 거센 불길 같아 치료할 방법이 없다. 예전의 처방이 전혀 없고 의원조차 어떤 증상인지 모른다”고 한탄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맑은 정신을 가진 정중기는 안전한 골짜기로 떠나는 것만이 근본적인 대책임을 알았다. 일시적 피난이 아니라, 아예 마을을 새로 만들고 정착해 후손들까지 보호하려 했다. 집안의 아우 정윤문 역시 역병을 피해 남쪽으로 잠시 대피하려 하자 이렇게 조언했다. “임시로 피하는 것보다 인근 길지를 찾아 한 마을을 만들고 굳건히 대대로 사는 것이 낫다.” 뚜렷한 봉우리가 없는 매곡 같은 지형은 재복이 머물지 않고 흘러나간다고 한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겹겹이 싸여 외부로부터 보호받는 천혜의 격리지이다. 임진왜란 때 여기에 성곽을 쌓고 영천고을의 피란처로 운영한 적도 있었다. 정중기는 이러한 지리적 장점 때문에 매곡을 택했다. 풍수적 단점이란 다분히 심리적인 것이어서, 지속적인 건축과 조경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적극적인 건축과 철학적 의미 부여를 통해 매화가지로 나비가 날아드는 치유의 낙원을 만들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었던 암울한 시대에 가능한 유일한 선택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격리와 거리두기, 그리고 새로운 희망만이 백신이자 치료제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코로나19 여파로 신난 동물들…놀이터 뱅뱅이 차지한 양떼

    코로나19 여파로 신난 동물들…놀이터 뱅뱅이 차지한 양떼

    코로나19 여파로 ‘스테이 홈’(Stay Home),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영국에서 놀이터를 차지한 양떼가 포착됐다. 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어린이들의 발길이 뜸해진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 지역의 놀이터에 양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 데비 엘리스(52)는 2일 집 밖 들판에 펼쳐진 놀이터에 양떼가 서성이는 것을 목격했다. 텅 빈 놀이터를 어슬렁거리던 양떼는 곧 회전기구, 일명 ‘뱅뱅이’에 올라타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엘리스는 “우리 집 옆에 자투리땅이 좀 있는데, 취미로 양을 기르는 사람에게 그 땅을 쓸 수 있게 내주었다. 평소에는 우리 밖을 잘 나서지 않던 양떼가 인적이 끊기자 놀이터로 나왔다. 재미있는 광경이었다”라고 설명했다. 10여 마리의 양떼는 마치 앞다퉈 놀이기구를 타려는 듯한데 모여 있었고, 그중 두 마리는 연신 뱅뱅이를 돌리며 여유를 즐겼다.영국에서는 지난달에도 인적이 끊긴 마을에 야생 염소떼가 나타나 소동이 일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영국 북웨일즈 유명 휴양지 란두드노에는 인근 산에서 내려온 야생 염소떼가 거리를 활보해 눈길을 끌었다. 매년 이맘때면 풀을 뜯으려는 야생 염소가 마을 앞산까지 내려오곤 하지만, 이번에는 주택가까지 퍼져 한적한 마을을 배회했다. 며칠간 마을 광장을 점령한 염소떼는 성당 내 묘지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한편 미국 존스홉킨스 집계에 따르면 6일 현재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8440명으로 5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사망자 역시 4943명으로 파악됐다. 확진자 규모가 세계 8번째로 불어나면서 공포가 확산되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5일 대국민 특별 연설을 통해 국민을 위로했다. 현재 남편 필립공과 함께 윈저성에 머무는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연설에서 정부의 외출금지령에 잘 따르고 있는 국민을 칭찬하고, 코로나 대응 인력에 고마움을 표했다. 여왕은 “우리는 함께 전염병에 대응할 것이며, 우리가 확고하게 단결한다면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아직 더 견뎌야 할 시간이 남아 있을 수 있지만 더 좋은 날들이 돌아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다시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 1순위 청약마감… 최고경쟁율 84A형 57:1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 1순위 청약마감… 최고경쟁율 84A형 57:1

    화성산업에서 지난 20일 사이버 견본주택을 통해 분양한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이 24일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전세대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청약접수 결과를 살펴보면 일반분양분 총 403세대로서 전용면적 59㎡ 21:1, 74㎡ 12.7:1, 84㎡A 57:1, 84㎡B형 12.4:1 로 나타났으며 평균청약 경쟁률은 29:1이다.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은 실물 견본주택을 건립하고 일반인들에게 관람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이버 견본주택을 통해 분양했다. 대구시에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3월 28까지 보건당국은 방역역량을 집중하고 시민들은 이동을 최소화해 대구에서 발생하는 환자를 한 자리수 이하로 만들자는 운동에 기업들도 적극 참여하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활동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일반분양을 했다. 당첨자에 대한 실물견본주택 관람은 추후 코로나19의 확산과 정부방침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이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된 것은 수성생활권이라는 도심 생활인프라를 그대로 누리면서 천혜의 자연인 앞산과 신천을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입지적 여건 뿐만 아니라 신천대로, 신천동로, 앞산순환도로, 4차순환도로를 통한 시내외로 빠르게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교통망, 재건축, 재개발 붐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봉덕동의 지속적인 개발이 향후 자산적인 미래주거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현관중문, 광파오븐, 하이브리드쿡탑, 거실아트월, 주방상판과 벽체 엔지니어드스톤(칸스톤) 등이 기본으로 시공되고 공간활용이 우수한 수납공간, 격조높은 인테리어 마감 디자인 등도 소비자의만족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대 모두 전용면적 84㎡이하의 실속형 타입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타입별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맞춤형으로 혁신 설계했다. 남향 중심의 단지배치와 주차공간을 지하로 배치하고 지상에는 차가없는 쾌적한 공원 아파트로 설계했다. 유럽식 중정인 파티오를 비롯해 물빛정원, 바닥분수, 석가산 등 단지 곳곳에 다양한 테마공원이 있으며 초고속정보통신 특등급(예비인증), LG 유플러스와 연계한 IoT@home, 내부순환 공기청정형 환기까지 가능한 헤파필터 전열교환식으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99%까지 필터링하는 클린에어시스템 등 안전과 경제적 효율성을 높인 첨단 디지털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당첨자발표는 3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정당 당첨자 분양계약체결은 오는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침산동 화성파크드림 갤러리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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