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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매매 의혹 주성영 “불출마”…새누리, 대구 절반이상 교체

    성매매 의혹 주성영 “불출마”…새누리, 대구 절반이상 교체

    ‘성매매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주성영(대구 동갑) 의원이 4·11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구 지역 현역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여부가 초미의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26일까지 새누리당의 최대 텃밭인 대구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주 의원을 포함해 모두 4명이다. 4선의 이해봉 의원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지역 불출마를 선언했고 6선의 홍사덕 의원은 공천권을 당에 일임한 상태다. 전체 12명 가운데 3분의1이 자연스럽게 물갈이되는 셈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이 내세운 ‘현역 의원 25% 컷오프’ 기준을 적용하면 앞으로 현역의원 2명은 강제 교체 쪽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대구는 최소한 50%의 현역의원 물갈이를 이루게 되는 셈이다. 남은 현역의원들로서는 그만큼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한편 주 의원은 지난 25일 “검찰로부터 형사사건의 피진정인으로 소환 통보를 받았고 총선 공천작업이 진행 중인 당에 부담을 주기 싫어 4·11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선으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와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던 주 의원은 지난 2009년 여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유흥업소 여성과 성매매를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현행범으로 적발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주 의원이 현직 국회의원임을 감안해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진행했고 주 의원은 함께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다며 항공권을 제시하는 등 성매매 여성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4월 뒤늦게 전해졌고, 지난 1월 민원인의 진정서가 접수돼 대구지검에서 주 의원에게 28일 검찰에 나올 것을 통보했다. 주 의원은 당시 사건을 두고 “오해가 말끔히 풀렸고 검찰에서도 혐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검찰이 본인의 불출마를 노린 것은 사법개혁에 대한 앙금으로 풀이된다.”며 검찰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프로야구 승부조작 ‘악’ 4호선 지하철 난투 ‘헉’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프로야구 승부조작 ‘악’ 4호선 지하철 난투 ‘헉’

    2월 셋째 주, 누리꾼들의 클릭을 가장 많이 유도한 건 프로야구 승부조작 소식이다. 13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프로축구 승부 조작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브로커 김모씨는 배구 외에 다른 스포츠의 승부조작에도 관여했다. 김씨는 검찰에서 프로배구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됐던 강모씨가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첫회 포볼’ 등을 두고 투수들과 모종의 거래를 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색어 2위는 한국배구연맹(KOBO)의 ‘승부조작선수 영구 제명’ 결정이 차지했다. 3위는 지난 15일 충남 서산시 수석동 농공단지 내 한 공장에서 발생한 ‘공기총 난사’ 사건이다. 조사 결과 이 공장에서 퇴직한 성모씨는 과거 자신을 괴롭힌 직원들에게 앙심을 품고 공기총을 난사했다. 그 때문에 공장에서 근무 중이던 근로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4위는 54년간 가수로 화려한 삶을 살아온 패티김의 은퇴 소식이 차지했다. 15일 패티김은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선언했다. 5위에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씨가 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상으로 7000억원대 상속권리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소식이 올랐다. 6위는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식용유 치즈 사용 뉴스가 차지했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청 광주지방청은 피자스쿨과 59피자, 피자마루 등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식용유 치즈를 사용하다 적발됐다고 밝혔다. 7위는 ‘방송인 김정민 동영상 유포자’가 차지했다. 김정민이 주인공이라는 루머를 퍼뜨리며 음란 동영상을 유포한 김모씨가 15일 검찰에 검거됐다. 8위엔 지하철 4호선에서 자신의 발을 찬 한 남성과 난투극을 벌인 4호선 막말녀, 9위는 장윤정의 얼굴에 한 여성의 나체사진을 합성한 ‘장윤정 합성사진’, 10위엔 KBS 2TV 1박 2일 시즌 2의 멤버 확정 소식이 올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軍 문책인사 앙심’ 지휘관 모친 살해

    강원 화천 산골마을 70대 노파 살인범이 사건 발생 5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지방경찰청은 16일 군 복무 당시 문책성 인사에 앙심을 품고 지휘관의 모친을 흉기로 살해한 조모(64·춘천 후평동)씨를 사건 발생 5년 만에 붙잡아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는 2007년 10월 24일 화천군 화천읍의 최모(당시 77·여)씨 집에 찾아가 말다툼 끝에 최씨를 여러 차례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부사관을 지낸 조씨는 군 복무 당시 문책성 인사에 앙심을 품고 자신의 소속 부대 지휘관을 지낸 최씨의 아들 박모(60)씨를 찾아갔다. 그런데 박씨가 없자 최씨와 말다툼 끝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단서가 없어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했던 이 사건은 최 노파가 피살된 지 10여일 뒤부터 지난해 1월 중순까지 최씨의 집으로 배달된 일곱 통의 협박성 편지가 단서가 됐다. 협박성 편지에는 최씨에 대한 명예훼손성 내용과 함께 군부대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많아 군부대 관계자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협박성 편지 발송 과정에서 우표를 붙이기 위해 사용된 침 등에서 DNA 2점을 검출한 경찰은 최씨의 아들 박씨와 군 복무 시절 원한 관계가 있었던 주변 인물을 탐문 조사한 끝에 조씨를 검거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종의 기원’ 20년간 묵혀둔 이유는

    “당신과 관계된 것은 모두 저와 관계된 것입니다.” 그는 이 편지를 줄곧 안전하게 보관해뒀다. 얼마쯤 뒤 그는 편지 가장자리에 이렇게 써두었다. “나 죽고 나면 알아주오. 몇번이고 내가 이 편지에 입 맞추고 눈물 흘린 것을…. C.D.” 서명 C.D.는 진화론을 처음 밝힌 ‘종의 기원’의 저자 찰스 다윈을 뜻한다. 다윈은 5년간의 비글호 여행에서 진화론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물론 그 속에 신의 자리는 없었다. 그 확신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내는 데 20여년의 세월을 보냈다. 당시는 “기원전 4004년 우주가 창조됐다.”고, 화석이 발견되면 “하느님이 언짢은 나머지 기존 종을 멸하고 새로이 창조를 시작”한 증거라 믿던 시기다. 그래서 20여년을 다윈의 망설임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알프레드 윌리스라는 젊은 학자가 비슷한 내용의 논문을 검토해달라고 다윈에게 요청하지 않았다면, ‘종의 기원’은 다윈이 죽은 뒤에나 발표됐을는지도 모른다. 다윈은 세상의 비난이 그토록 두려웠을까. ‘찰스와 엠마 - 다윈의 러브스토리’(데보라 하이리그먼 지음·이승민 옮김, 정은문고 펴냄)는 그게 혹시 부인에 대한 깊은 사랑 때문이 아니었을까라고 묻는다. 비글호 항해 뒤 영국으로 돌아온 다윈은 결혼을 망설인다. 그 엄청난 연구를 강행하려면, 가족을 지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여성들은 대부분 신앙심이 깊고 자기 남편도 그러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진화론에 대한 다윈의 확신을 이해했던 아버지조차 “결혼하고 싶은 여성을 만나거든 그 사람에게는 그런 말을 절대 하지 말거라!”고 조언할 정도였다. 그러나 다윈은 엠마 웨지우드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이른다. 엠마는 흠잡을 데 없다. 웨지우드라는 성이 일러주듯 도자기 제조로 유명한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랐고, 쇼팽에게 따로 피아노를 배울 정도로 솜씨도 넘쳤다. 문제는 엠마가 독실한 신자라는 점이다. 부인을 평생 속일 수는 없는 법. 다윈은 엠마에게 진화론에 대한 구상을 차츰 털어놓기 시작한다. 엠마는 두려워한다. 죽으면 엠마 자신은 천국으로, 찰스는 지옥으로 갈테니 영원히 갈라져 이별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다. 더구나 남편은 평생 지옥불에 불타오르게 될 것이다. 어릴 적 단짝 언니를 잃고, 가장 아끼는 딸 애니까지 잃었던 엠마는 남편과 만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괴로워했다. “인간이 모든 것을 알고, 다 증명할 수는 없다.”고 남편에게 호소한다. 다윈이 “일기와 공책 표지에 ‘비밀’이라고 쓰면서까지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자기 생각을 혼자 간직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이게 아니었을까. 다정다감하고 섬세했던 다윈의 내면과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 대한 묘사가 진화론 혁명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터키 겨울 식도락 여행…차가운 黑海 뜨거운 유혹 ‘함시’

    터키 겨울 식도락 여행…차가운 黑海 뜨거운 유혹 ‘함시’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흑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의 품에 갇힌 내해(內海)다. 그래도 남한 면적의 4.2배에 달하니 제법 큰 바다인 셈이다. 겨울철 흑해 연안의 항구에 가면 생선을 굽고 튀기는 냄새가 진동한다. 특히 흑해 연안의 도시 중 가장 번창한 트라브존 어디에서든 생선 좌판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불러들인다는 ‘가을 전어’의 터키 버전인 함시가 치명적 유혹의 주인공이다. ●튀기고… 굽고… 한국의 가을전어와 닮았다 지난해 12월 어느 아침. 트라브존 공항을 나선 순간 흑해의 바다 냄새가 먼저 코끝을 건드렸다. 비릿한 짠 내는 아니었다. 도나우강과 드네푸르강 등의 유입량이 많은 데다 강수량도 풍족해 염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른 건 여행 책자에서 미리 봤던 함시였다. 전 국토가 세계문화유산이나 다름없는 터키에서 음식 타령이 웬 말이냐 할지 모르겠다. 물론 동서양 문명이 교차하며 남긴 황홀한 유산을 보는 즐거움은 터키 여행의 최대 매력이다. 하지만 터키 요리가 중국, 프랑스, 태국과 더불어 세계 4대 요리로 꼽힌다는 점을 생각하면 식도락을 뺀 터키 여행은 동전의 앞만 보고 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더구나 겨울이라면. 함시는 멸치과 생선이라는데, 어시장에서 본 실물은 좀 달랐다. 굵기는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 정도, 길이는 그 두 배쯤 된다. 주산지인 트라브존 일대의 어시장에서 ㎏당 10리라(1리라=약 610원) 정도에 팔린다. 맛까지 저렴하다고 생각하면 함시에게 결례다. 고등어와 비슷한 풍미를 지닌 함시는 터키 서민들의 겨울 식탁을 지배하는 대표 어종인 동시에 케밥과 더불어 식당의 인기 메뉴다. 함시 타바(요리)와의 ‘운명적 조우’는 트라브존의 한 레스토랑에서 이뤄졌다. 서울 종로 일대의 생선 골목을 지날 때처럼 후각으로 먼저 다가왔다. 부챗살처럼 펼쳐 놓은 듯 노릇노릇 구워진 함시가 접시의 절반을 가득 메웠다. 눈대중으로 살피니 족히 20마리가 넘었다. 엄청난 양인데도 순식간에 흰 바닥을 드러냈다. 중독성이 강했다. 배와 머리는 포만감을 느끼는데 포크와 나이프는 계속 접시를 향했다. 1인분에 20~25리라선. 함시 타바와 환상의 짝패인 터키 대표 맥주 에페스까지 질펀하게 즐기더라도 부담 없는 가격이다. 다만 신앙심이 깊은 터키의 레스토랑 사장들은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를 아예 안 파는 경우도 있으니, 주문하기 전에 확인하는 게 좋다. 낯선 생선의 마법 같은 맛의 비결이 궁금했다. 우리나라 맛집이라면 꺼릴 법도 한데, 마음씨 좋은 터키인들은 주방을 선뜻 공개했다. 요리사들에게 물었더니 “함시 요리법은 한두 가지로 규정짓기 어렵다. 셰프마다 생선에 옷을 입히는 가루의 배합 비율부터 뼈를 제거할지, 튀길지, 구울지까지 제각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머리를 분리하고, 내장을 제거하는 1단계는 어느 곳이나 같았다. 그 다음이 관건이다. 트라브존의 레스토랑 셰프는 노란색 옥수수 가루에 소금으로 간을 한 뒤 함시를 앞뒤로 뒤집어 옷을 입혔다. 미리 달궈진 프라이팬에 함시를 먹음직스럽게 구워 냈다. 프라이팬을 썼지만 해바라기 기름을 충분히 둘러 튀김의 맛이 느껴지도록 했다. 뼈는 빼지 않았다. 주방장은 “뼈째 우적우적 씹어 먹어야 더 고소하고 맛있다.”고 설명했다. 이스탄불의 명소 갈라타 다리 식당가에서 만난 셰프는 아예 뼈까지 발라냈다. 손질한 두 마리의 함시를 하나로 포개더니 밀가루에 옥수수 가루를 7대3 비율로 섞은 튀김옷을 입혔다. 옥수수 가루만 쓸 때보다 더 부드럽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프라이팬을 쓰지 않았다. 대신 커다란 튀김 냄비에 5분 동안 튀겼다. 한식, 중식, 일식처럼 튀김옷을 두껍게 입히지 않기 때문에 함시 특유의 맛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고등어… 홍합… 케밥, 千의 얼굴을 가지다 한국 사람은 케밥 하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꼬챙이에 꿴 양념을 한 소고기나 닭고기, 양고기를 주방장이 거대한 칼로 쓱쓱 긁어 내민 요리를 떠올릴 터다. 웬만한 유럽 대도시의 터미널이나 도심,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이크아웃식 케밥 집의 모습이 뇌리에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빙글빙글 회전한다’라는 의미의 ‘도네르’는 수없이 많은 케밥의 한 종류일 뿐이다. 세운 채로 서서히 굽기 때문에 기름기가 빠져나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도네르 케밥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케밥이란 본래 불에 굽는다는 뜻이다. 한식의 고등어구이, 갈치구이, 조기구이가 터키로 건너가면 고등어 케밥, 갈치 케밥, 조기 케밥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케밥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대략 200~300가지에 이른다. 도네르 케밥 외에도 닭고기를 꼬치에 꿰어 구어 낸 닭고기 시쉬 케밥이나 부드럽게 다진 양고기(혹은 소고기) 반죽에 매운 고춧가루와 향신료를 뿌린 뒤 널따란 꼬치에 꿰어 석쇠에 구워낸 아다나 케밥, 움푹 파인 철판에 토마토 소스와 소고기(또는 양고기), 고추, 가지, 감자 등을 넣고 자작자작하게 끓여 내고서 치즈를 얹어 먹는 키레미트 케밥, 도네르 케밥에 얇게 썬 터키 빵과 토마토 소스를 얹어 그릴에 구운 이스켄데르 케밥, 홍합에 익힌 쌀을 넣고 양념을 한 뒤 구워 내는 홍합 케밥 등이 대표적이다. 도네르 케밥조차 곁들이는 빵과 밥에 따라 세분화된다. 터키식 밥인 필라브와 한 접시에 내는 포르시욘, 얇은 빵에 싸서 먹는 두룸(다국적 패스트푸드점의 OO랩, OO트위스터 메뉴를 떠올리면 된다), 두툼한 빵에 넣어 먹는 피데 등으로 나뉜다. 두룸에 도네르 케밥만 넣어 먹는 것도 아니다. 터키 사람들은 미트볼과 유사한 쾨프테나 꼬치 요리인 시쉬를 두룸에 싸서 먹기도 한다. 터키 땅에 발을 디뎠다면 기회가 있는 대로 케밥을 먹어 볼 일이다. 지갑 사정이 빡빡한 배낭족이라면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먹을 필요도 없다. 바자(재래시장)는 물론 거리 곳곳에 소규모 케밥 전문점이 깔렸다. 터키에서 물가가 비싼 편인 이스탄불에서도 음료까지 합쳐 10리라면 너끈하게 케밥을 즐길 수 있다. 재료의 품질 차이는 있겠지만, 웬만한 미식가가 아니라면 맛에서는 고급 레스토랑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트라브존·이스탄불(터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 이사장, 입막음 값으로 수십억 줬다”

    “김 이사장, 입막음 값으로 수십억 줬다”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진) 여직원들이 구속된 김학인(48) 이사장의 교비 횡령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김 이사장에게서 현금 등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챘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한예진 재무 담당 여직원 최모(37)씨가 앞서 16억원 상당의 한식당을 받아 낸 혐의로 구속된 것과는 별개다. 김 이사장이 수십억원을 들여 이들의 폭로를 입막음하려 한 것은 그의 로비가 최시중(74) 방송통신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린 정용욱(50·해외체류) 전 정책보좌관을 넘어선 ‘윗선’까지 확대됐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여직원 2명에게서 로비 대상자에 관한 진술을 받아 내는 게 성패의 관건이라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이사장의 변호인은 “한예진 전·현직 경리 담당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학교 계좌를 관리하며 학비 횡령에 관여하고 김 이사장을 협박해 수십억원의 돈을 뜯어냈다.”면서 “다음 주쯤 고발장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 이사장의 학자금 횡령 및 비자금 조성 업무를 담당한 두 명의 여직원은 한예진 재무 담당 최씨와 학사와 교무를 담당한 전 직원 박모씨로 알려졌다. 검찰의 최초 수사망에도 올랐던 것으로 알려진 박씨는 김 이사장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한예진의 매 학기 입시 홍보 업무를 포함해 김 이사장과 함께 학교 운영 전반을 직접 관리한 인물이다. 한예진 안에서도 실세 직원으로 불렸던 박씨는 7년간 재무 업무를 총괄한 최씨와 함께 매년 100억원 상당의 등록금을 관리하는 학교 계좌를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학교 업무를 좌지우지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돈을 쓰거나 업무상 비위를 저지른 사실이 발각돼 지난 2009년 11월 자진해서 학교를 그만뒀다. 이 과정에서 앙심을 품은 박씨가 학사업무와 관련된 비위사실을 담은 장부를 작성해 최씨에게 전달했고, 최씨는 이를 근거로 김 이사장을 협박해 16억원대의 한식당 겸 별장인 ‘명가원’의 소유권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진의 횡령 의혹을 조사하던 검찰도 박씨가 작성한 비밀장부를 통해 김 이사장의 300억원대 횡령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속된 최씨를 통해 김 이사장의 비자금 용처를 계속 추궁하는 한편 박씨도 불러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학자금 횡령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김 이사장 비자금의 용처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씨줄날줄] 권력자의 여동생/최광숙 논설위원

    영화 ‘대부’에서 이탈리아 출신 미국 마피아 돈 콜레오네 일가가 붕괴 위기를 맞게된 계기는 다름 아닌 가족간의 갈등에서 비롯된다. 콜레오네의 큰아들 소니가, 여동생 코니가 남편한테 매를 맞자, 그를 패주면서 집안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처남한테 혼이 나자 앙심을 품은 코니의 남편은 결국 처남을 죽이고 콜레오네 일가를 배신했기 때문이다. 소니처럼 대부분의 오빠는 시집 간 여동생일지라도 험한 꼴을 당하는 것을 결코 눈감지 못하는 존재다. 가족관계를 보면 남자 형제들 간에는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과 견제, 알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누나든 여동생이든 남매들은 좀 다른 것 같다. 사랑과 헌신이 오고 가는, 협력이 가능한 관계가 남매지간이다. 특히 오빠 입장에서 여동생은 각별한 사랑의 대상이다. 여동생 입장에서는 동요 ‘오빠 생각’의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의 가사처럼 오빠는 아버지를 대신할 수 있는 의지처다. 심리학적으로 여동생은 오빠에게 일종의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딸이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듯이 아버지를 잃은 여동생의 경우 아버지를 향한 끝없는 사랑이 오빠로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철학자 니체의 여동생 엘리자베스도 부친이 죽자 오빠인 니체에게 집착했다고 한다. 정상에 선 ‘최고의 오빠’들 역시 비슷한 것 같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고(故)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 리셉션에서 울먹였다. 바로 여동생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랬다. 한부모 밑에 자란 오누이간의 애틋한 정이 없더라면 연출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쿠데타로 쫓겨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던 탁신 전 태국 총리는 지난 8월 여동생 잉락을 태국의 첫 여성 총리로 등극시켰다. 9남매 중 막내 여동생인 잉락을 내세운 것은 평소 ‘나의 클론’이라며 아낀 것도 있겠지만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오빠의 의도도 있을 것이다.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빈소에 김정은의 여동생으로 보이는 김여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 형제들인 김정남과 김정철이 보이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 위원장이 생전에 여동생 김경희에게 중책을 맡긴 것을 떠오르게 한다. 평소 김경희는 술에 취하면 오빠 김정일에게 뽀뽀할 정도로 허물 없었다고 한다. 아버지와도 나눌 수 없다는 권력을 가진 최고의 권력자들은 결코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 같은 여동생에게는 관대한 것 같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프로농구] 욱! 오리온스 김동욱, 98- 90 승리 견인

    [프로농구] 욱! 오리온스 김동욱, 98- 90 승리 견인

    LG와 오리온스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LG는 김승현을 영입하기로 오리온스와 구두계약을 마쳤지만 삼성에 빼앗겼다. 김승현도 잃었고, 팀 분위기도 엉망이 됐다. 앙심은 여전하다. LG는 지난주 ▲구단이미지 실추에 따른 피해보상금 100억원 ▲김승현 트레이드 상대였던 김현중의 KCC전 결장에 따른 손해보상금 463만원(연봉 2억 5000만원을 54경기로 나눈 금액) ▲차기 드래프트 지명권 ▲공식사과 등 4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이의신청서를 KBL에 접수했다. 그리고 23일 첫 대결. LG관계자는 ‘100억 매치’라고 불렀다. 이겨서 100억원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라도 분한 감정을 풀고 싶었기 때문. 하지만 경기는 지독히 안 풀렸다. LG는 애론 헤인즈의 득점으로 경기종료 4분 35초 전 2점차(78-80)까지 추격했지만, 김동욱이 바로 외곽포로 달아났다. 경기종료 1분20초 전에는 오용준의 3점포로 4점 차(83-87)까지 따라붙었지만 이어진 공격에서 김영수가 똑같이 응수했다. 계속 그런 식이었다. 잡힐 듯 잡힐 듯하다 끝났다. 오리온스가 LG를 98-90으로 꺾었다. 지독했던 4연패에서 탈출하며 삼성과 함께 공동 9위(6승23패)가 됐다. 크리스 윌리엄스(30점 6리바운드)·김동욱(21점·3점슛 3개)·최진수(20점 9리바운드)의 움직임이 유기적이었다. 반면, 4연승을 달리던 LG의 분노는 더 커졌다. 울산에서는 KGC인삼공사가 모비스를 62-56으로 꺾고 7연승을 달렸다. 로드니 화이트(27점 14리바운드)와 오세근(19점 6리바운드) 트윈타워가 골밑을 접수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마녀 저주 테러’ 당할 뻔한 루마니아 국회의원

    루마니아에서 ‘마녀 저주 테러’가 벌어질 뻔했다. 집시족 여자주술인들이 국회의원을 저주하겠다며 루마니아 의회당을 향해 행진하다 경찰의 저지를 받았다고 미디어팩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D데이는 12일(현지시간)이었다. 테러(?)를 결의한 주술인 15명이 카드, 로즈메리, 저주를 불러온다는 물 등으로 중무장(?)하고 의회당을 향해 출발했다. 하지만 의회당을 지키는 경찰들이 길을 막아서면서 저주테러는 무산됐다. 한 주술인은 갖고 있는 물을 들어보이며 “이 물을 뿌리면 평생 성기능을 잃게 된다.”며 위협(?)했지만 경찰은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 주술인들이 앙심을 품고 저주테러를 하려 한 목표는 집시족 출신 루마니아 국회의원 니콜레 파운. 주술행위를 금지하자는 법안을 발의한 의원이다. 그는 “주술행위로 정신적, 경제적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며 “영리를 목적으로 한 주술행위를 금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집시족 출신인 그는 “집시족이 루마니아에서 차별을 받는 데는 주술도 한 몫을 하고 있다.”며 법안을 냈다. 마녀저주테러를 당할 뻔한 그는 “마녀들의 축복으로 루마니아가 위기에서 빠져나온다면 법안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영화프리뷰] 8일 개봉 ‘블리츠’

    [영화프리뷰] 8일 개봉 ‘블리츠’

    법보다 주먹이 앞서는 열혈형사 브랜트. 그는 타블로이드 언론의 표적이지만, 개의치 않는다. 어느 날, 순찰을 하던 여경관이 총에 맞아 숨진다. 또 다른 경찰은 순찰차에서 총을 맞는다. 연쇄살인범은 브랜트와 앙숙인 기자에게 전화를 건다. 자신을 ‘블리츠’(기습공격)라고 소개한 뒤, 경찰 8명을 죽이겠다고 공언한다. 세 번째 희생자는 브랜트의 절친한 선배 로버츠. 브랜트와 동료들은 용의자 배리 와이즈를 검거한다. 그런데 증거 불충분으로 48시간 만에 풀려난다. 오히려 그는 비뚤어진 추종자들을 양산하면서 유명해 진다. 올해만 벌써 네 편째다. 이쯤 되면 ‘다작 종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액션영화 아이콘으로 불리는 제이슨 스타뎀(가운데·44) 얘기다. 하지만 8일 개봉하는 ‘블리츠’는 스타뎀의 기존 영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현란한 맨몸 액션은 거의 없다. 육중한 근육에서 나오는 특유의 아크로바틱한 액션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 개봉한 그의 영화 중 완성도는 가장 낫다. 스타뎀이 액션뿐 아니라 표정과 심리묘사도 가능한 배우란 걸 새삼 깨닫게 한다. 스타뎀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연쇄살인범 와이즈 역을 맡은 에이단 질렌이다. ‘영드’(영국 드라마) 마니아라면 낯익은 얼굴이다. 화제작 ‘퀴어 애즈 포크’의 주인공 스튜어트를 맡아 영국의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던 배우다. 초점이 흔들리는 눈동자로 살인범의 광기를 드러낸다. 조지 R R 마틴의 판타지 대작 ‘왕좌의 게임’을 드라마로 만든 미국 HBO의 화제작에 출연하는 등 대서양을 오가면서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킬링타임(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영화다. 기본 얼개는 많이 본 듯한 얘기들이다. 경찰에 앙심을 품은 연쇄살인범은 말할 것도 없고, 살인을 저지르고 경찰을 농락한 범죄자가 증거가 없어 풀려난다거나 범죄자가 비뚤어진 대중들의 우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 역시 충분히 우려먹은 얘기다. 하지만 뻔한 얘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진부하지 않다. 특히 결말은 꽤나 신선하다. 수많은 범죄영화에서 악한들은 경찰에게 ‘너는 나를 결코 쏠 수 없어. 나를 체포해봤자 나는 더 유명해질거야.’라며 이죽댄다. 이에 대한 브랜트의 대답은 극장에서 확인하는 편이 낫겠다. 영화는 많은 부분을 원작에 빚지고 있다. 하드보일드 범죄스릴러의 거장 켄 브루엔의 ‘톰 브랜트’ 시리즈 중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또 다른 인기작인 ‘잭 테일러’ 시리즈 중 ‘런던 불러바드’ 역시 인기각본가 윌리엄 모나한의 감독 데뷔작으로 낙점됐다. 제시카 심슨과 힐러리 더프의 뮤직비디오로 알려진 엘리어트 레스터 감독은 광고·뮤직비디오 감독들이 빠지기 쉬운 ‘서사의 빈곤’ 함정을 비교적 영리하게 피해갔다. 차기작을 기대해 볼 만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벌(罰)/주병철 논설위원

    러시아 제국의 황제 니콜라이1세는 국가를 거대한 병영으로 만든 인물이다. 그는 병사들의 복장과 군사훈련 등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징모한 병사를 훈련하기 위해 물이 가득 찬 컵을 모자 위에 얹고 무릎을 굽히지 않고 걷는 독일 육군 관병식의 걸음걸이로 걷게 했다. 병사들은 컵의 물을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한 방울에 1년씩 병역의 의무가 더해졌다. 벌(罰)을 무기로 삼은 군사훈련이었다. 원래 罰은 사전적 의미로 ?(꾸짖을 리)에 刀(칼 도)를 덧붙인 한자(漢字)인데, 칼을 들어 위엄을 보이며 꾸짖어 벌을 준다는 뜻이다. ? 역시 그물(四)살처럼 찌푸리고 꾸짖음(言)을 나타내고 있다. R W 에머슨은 수필집에서 벌을 이렇게 정의했다. “죄와 벌은 같은 줄기에서 자라난다. 벌이란 향락의 꽃이 그 속에 숨기고 있었던 것을 모르는 사이에 익어 버린 과일이다.” 에머슨의 이야기는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죄와 벌’과 다르지 않다. 가난 때문에 대학을 중퇴한 라스콜리니코프는 인정 없는 전당포의 늙은 노인 알료나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인다. 하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몸을 파는 소냐를 만나면서 그의 양심은 혼란스러워진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수를 시도하지만 실패하게 되고 결국 소냐의 간절한 소원으로 자수를 한 뒤 시베리아로 유배된다. 새로운 사상과 질서가 꿈틀대던 당시 러시아 사회에서 인간이 겪는 갈등과 가치관의 혼란을 ‘살인 사건’이라는 소재를 통해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다. 한국판 ‘죄와 벌’의 정수는 1988년 10월 지강헌을 비롯한 미결수 12명이 집단 탈주한 뒤 9일 동안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인질을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죽기 전 내뱉은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다. 이 말은 그 무렵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세태를 꼬집는 유행어였다. 물론 벌이라는 게 죗값을 달게 받는 측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죄가 되거나 잘못돼 감내하는 억울한 벌도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그제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그동안 부족한 게 많아 벌 받은 것이다. 엄청나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벌이라는 게 주는 사람이 없어도 받을 만하면 스스로 청해 받기도 하는 모양이다. 노자(子)는 “천벌은 늦게라도 반드시 찾아온다.”고 했다. 박 전 대표가 노자의 생각을 읽어서 그렇게 말했다고 여겨지진 않지만 그래도 자성한다고 하니 지켜봐야겠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주말 묻지마 흉기 난동

    이유 없이 흉기를 휘두르는 이른바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 경기도 파주경찰서는 30일 길 가던 여자 어린이를 흉기로 찌른 주모(45)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주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파주시 금촌동의 한 아파트 단지 밖에서 어머니와 교회에 가던 A(8)양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주씨는 “계속되는 환청에 시달려 아무나 찌른 뒤 사형을 받아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주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 경찰서는 도서관에서 흉기로 직원을 찌르고 난동을 부린 혐의로 서모(4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씨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서초구 반포동 국립디지털도서관 지하 로비에서 도서관 직원이 자신을 무시했다며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리고 출동한 경찰의 왼팔을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서씨는 이전에도 도서관에서 여러 차례 소란을 피워 지난 28일부터 도서관 출입이 제한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마땅한 직업 없이 도서관에서 시간을 때우던 서씨가 출입이 제한되자 이에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페이스북에 악플을?” 친구 살해한 잔인한 10대

    “페이스북에 악플을?” 친구 살해한 잔인한 10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인터넷 악플이 살인사건을 불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독된 10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악플을 단 친구를 칼로 찔러 살해했다고 현지 언론이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살된 여자가 올린 글의 내용은 그러나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에 푹 빠져 살고 있는 18살 소녀 베티가 그의 친구를 만나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건 지난 19일 밤 빌랴 두아르테라는 곳에서다. 밤 10시쯤 한 주점으로 자신보다 2살 많은 친구 크리스티나를 찾아간 베티는 “담벼락에 왜 악의적 글을 올렸냐.”며 화를 냈다. 크리스티나가 지지않고 성을 내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베티가 기다렸다는 듯 숨겨 간 칼을 빼들었다. 베티는 무자비하게 친구를 향해 칼을 휘둘었다. 칼에 찔린 여자가 쓰러지면서 손님들이 소리치며 도망가는 등 주점에선 큰 소동이 났다. 혼란을 틈타 베티는 칼을 버리고 도망갔다. 크리스티나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응급치료를 받다 끝내 사망했다. 병원은 “쇄골과 복부에 칼을 맞고 심한 출혈을 일으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함께 있던 친구들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사망한 여자가 가해자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린 글이 사건의 원인이었다.”며 가해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가해자가 앙심을 품고 살인를 계획했던 것 같다.”면서 “쇄골과 복부 외에도 시신엔 잔인하게 칼에 찔린 곳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진=엘문도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보복 무섭고 신고해도 안오고… 눈 감는 목격자들

    보복 무섭고 신고해도 안오고… 눈 감는 목격자들

    신고가 두렵다. 경찰의 보호조치가 허술해 증인이나 신고자가 앙심을 품은 가해자의 보복 범죄에 노출되거나 실제 피해를 당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09년엔 피해자가 경찰서에서 살해당하기도 했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늦거나 아예 출동하지 않은 탓에 피해를 키운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범죄 피해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도 2차 피해를 우려, 신고를 꺼리는 게 현실이다. 서울신문 설문에서도 ‘피해자 중심 수사관행 확립’과 ‘인권침해’ 등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 강연에서 “인권보호 강화에 노력해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피해자의 인권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지난 7월 11일 새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술집 여자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20대 남성 A(21)씨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얼굴을 맞았다. 때마침 화장실에 들어온 다른 손님의 신고로 A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부터다. 강남경찰서로 연행된 A씨가 경찰 조사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자 경찰은 A씨를 풀어 줬다. 피해자는 사건 처리 과정을 묻기 위해 경찰서에 전화를 걸고서야 이 같은 사실을 알았다. A씨의 정신질환은 거짓이었다. 피해자는 “풀어 준 사이에 찾아와서 해코지라도 했으면 어쩔 뻔했냐.”고 항의했다. 경찰은 “미리 고지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하지만 검찰의 지휘를 받아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또 경찰이 사건 해결에만 신경 쓰는 사이 피해자 보호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2009년 5월 피의자 김모(50)씨는 경북 경산경찰서의 한 치안센터에서 참고인 김모(당시 52세·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경찰이 종업원에게 흉기를 휘두른 김씨를 수색하거나 수갑을 채우는 등 기본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이 감시를 소홀히 한 틈을 타 김씨는 가방에서 흉기를 꺼냈다. 경찰들은 이 사건으로 감봉 1개월의 징계만 받았다. ‘신고가 두려운 사회’의 단면은 서울신문과 여의도리서치가 지난 19일 성인 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신고 포기 여부 및 사유’에 대해 87.5%가 ‘범죄를 목격했거나 나중에 목격하더라도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늘 신고했고, 앞으로도 신고할 것’이라는 답변은 12.5%에 불과했다. 신고를 포기하는 이유로는 40.8%가 ‘신상 노출이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 경찰의 보호를 믿을 수 없다는 얘기다. 19.9%는 ‘불려 다니기 귀찮아서’, 12.4%는 ‘남의 일에 휘말리기 싫어서’, 9.9%는 ‘경찰 수사력을 믿지 못해서’라고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보복 범죄는 2006년 78건, 2007년 101건, 2008년 107건, 2009·2010년 132건씩으로 4년간 69%가량 증가했다. 올해에는 7월 현재 모두 78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급증하는 보복 범죄를 막기 위한 경찰의 노력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거나 묵살하는 경찰의 태도도 신고 의욕을 떨어뜨린다. 지난해 10월 경기 파주시의 한 공장 기숙사에서 동료에게 폭행당한 백모(32·여)씨는 112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오지 않았다. 경찰은 “이 신고자의 경우 다시 전화가 없어 (출동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보호 소홀 등을 계속 방치할 경우 범죄를 보고도 회피하는 풍토가 형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별취재팀 = 백민경 이영준 윤샘이나 김진아기자
  • [9·11 테러, 그 후 10년] “10년 전 사진속 도움 청하는 사람들 모두 내 아들 같아 아직도 가슴 아파”

    [9·11 테러, 그 후 10년] “10년 전 사진속 도움 청하는 사람들 모두 내 아들 같아 아직도 가슴 아파”

    10년 전 9월 11일 오전 강성순(현재 72세)씨는 뉴욕의 한인회 사무실에 앉아 있던 중 세계무역센터(WTC)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정신없이 WTC 쪽으로 달려갔다. 희뿌연 분진 가루를 뒤집어쓴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왔다. 강씨는 경찰의 제지로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다. 그는 끝내 WTC 104층 ‘캔터 피츠 제럴드’사에서 증권시스템 분석가로 일하던 아들 준구(당시 34세)씨의 유해를 찾지 못했다. 지난 26일 뉴욕주 서니사이드에 있는 강씨의 아파트에 기자가 도착했을 때 강씨는 부인 강필순(68)씨와 함께 아들의 사진과 당시 신문기사 스크랩을 보고 있었다. 4남매 중 외아들로 강씨 부부에게는 ‘전부’였던 준구씨에 대해 강씨는 “똑똑하고 성실하고 신앙심 깊은, 흠잡을 데 없는 아들이었다.”고 했다. 강씨 부부에게 10년이란 숫자는 무의미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음의 고통은 똑같고 눈물도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강씨는 화염에 휩싸인 WTC 사진을 가리키면서 “살려 달라고 흰 옷을 흔드는 사람이 마치 내 아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매일 괴롭지만 9월이 되면 더 못견딘다.”면서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른다.”고 했다. 준구씨 사망 이후 그의 부인과 두딸(4살, 2살)은 다른 주로 이사갔다. 9·11로 희생된 한인은 21명이다. 유족들 대부분은 충격으로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강씨 부부는 잃어버린 사랑을 새로운 사랑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선교 사업을 꿈꿨던 아들의 뜻을 기려 6만 달러를 기부, 도미니카의 빈민촌에 준구씨의 이름을 딴 학교를 2009년 세운 것이다. 강씨는 기자가 아들과 비슷한 나이인 것을 알고는 자녀는 있느냐, 가족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글 사진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수상록’의 미셸 드 몽테뉴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수상록’의 미셸 드 몽테뉴

    1560년, 수년간 ‘진짜’ 마르탱 게르 행세를 한 ‘가짜’ 마르탱 게르에 대한 재판이 파리 고등법원에서 진행되었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이라는 책과 영화로도 잘 알려진 이 희대의 사건은, 재판 말미에 진짜 마르탱 게르가 출현하는 대반전을 거쳐 가짜 마르탱 게르가 처형당하는 것으로 종결되었다. 당시 보르도 고등법원에서 근무하면서 이 사건을 전해들은 몽테뉴는, 이 사건의 진실을 법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가짜 마르탱 게르는 최선을 다해 진짜 마르탱 게르로 살았고, 진짜의 죽마고우도 아내도 모두 가짜 마르탱 게르를 진짜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진실은 대체 어디에 존재하는가. 법이 진실을 판단할 권리와 능력이 있는가. 몽테뉴가 보기에 마르탱 게르 사건은 법이나 지성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인간의 모순성과 삶의 불가해함, 사실을 넘어선 진실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가톨릭이냐 프로테스탄트냐, 루터파냐 칼뱅파냐를 기준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가짜 마르탱 게르’처럼 온전히 자신의 행위와 말과 정신으로 자립(自立)하기를 갈망했던 자. 삶의 진실을 신에게 묻지 않고 자신의 걸음 속에 담고자 했던 자. 스스로 미친 자가 되어 길을 떠난 돈키호테보다 조금 앞서, 여기, 자신을 탐색함으로써 광기의 시대를 온전히 살아낸 자, 몽테뉴가 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다 “전도자가 말한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네가 어떤 일을 하든지, 네 힘을 다해서 하여라. 네가 장차 들어갈 무덤 속에는, 일도 없고 계획도 없고 지식도 없고 지혜도 없다.” 몽테뉴는 ‘전도서’의 구절을 12개나 발췌하여 서재 천장에 명문으로 새겨 놓았다고 한다. 몽테뉴가 인용한 유일한 성서 구절이다. 살벌한 ‘종교의 시대’에 몽테뉴는 대담하게도,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자신의 무기로 삼았다. 그는 고전 속에서 자기 시대와 인간을 읽었으며, 고전을 통해 전란의 늪에서 재생(Re-naissance)할 수 있었다. 흔히 르네상스를 찬란한 빛과 색의 시대로 상상하지만, 정작 16세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전쟁과 죽음이다. 1598년에 낭트칙령이 공포됨으로써 기나긴 종교전쟁이 막을 내리기 전까지, 가톨릭과 이에 ‘항의’하는 프로테스탄트, 종교를 내세운 왕과 귀족들의 대규모 살육경쟁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거기에 기근과 페스트까지, 16세기는 흡사 태피스트리처럼, 화려한 문예부흥의 뒷면에 상상할 수도 없는 상처와 모순을 깔고 있었다. 휴머니즘? 그런 건 헛되고 헛된 이상에 불과했고, ‘그리스도의 이름’은 살육에 필요한 명분일 뿐이었다. “기독교의 적개심만큼 격렬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의 신앙심은 우리의 증오심, 잔혹함, 야심, 탐혹, 중상모략, 반역의 성향을 조장할 때는 참으로 놀랄 만한 힘을 발휘한다. 우리의 종교는 악덕을 근절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오히려 악덕을 감추고 키우고 부추기고 있다.” 전란의 한복판에서 몽테뉴는 그리스, 로마인들의 절제된 태도를 견지한 채 광신의 결과를 묵묵히 응시했다. 에라스무스의 자유주의 교육을 신봉하고, 칼 대신 펜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간파한 부친은 몽테뉴에게 두 살 때부터 라틴어를 교육시킨다. 우리로 치면, 모두가 한글을 쓰는 시대에 한문으로만 말하고 쓰게 하는, 기이한 조기교육을 실행한 셈이다. 몽테뉴가 어떤 종교나 정파와도 거리를 두며 보신(保身)할 수 있었던 데는 부친의 이런 ‘반시대적’ 조기교육이 공헌한 바가 크다. 청년기에 파리 왕립교수단에서 그리스 철학을 공부한 몽테뉴는 유학을 마치고 고향 보르도로 돌아온 1557년부터 고등법원에서 조세심의관으로 근무하게 된다. 어떤 절차로 법관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법관이 그의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법률이 신뢰를 얻는 것은 공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법률이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법률이 가진 권위의 불가사의한 근거이고, 그 밖에는 아무 근거도 없다. 어쨌든 늘 공허하고 판단이 불안정한 인간이 법률을 만든다.” 몽테뉴의 ‘몽테뉴다움’이 여기 있다. 그는 한번도 자신이 서 있는 지반을 확신한 적이 없다. 법관으로 근무할 때는 법의 판단력을, 파리 궁정에서 왕의 시종무관으로 근무할 때는 국가와 군주권력의 토대를 의심했다. 가톨릭이었지만 프로테스탄트에 적대적이지 않았고, 또 한편으로는 ‘새것’을 만들려는 일체의 개혁주의에 진저리를 쳤다. 확신으로 움직이는 제도와 권력에 대한 주의 깊은 거리감 때문인지, 후대는 그를 비겁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몽테뉴는, 모든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는 ‘유토피아’를 상상한 대가로 처형된 토머스 모어보다는, “우리 인간은 얻어맞거나 걷어차이면서도 왜 이처럼 참을성 있게 폭군의 굴레와 족쇄를 감수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던 에티엔 드 라 보에시에 주목한다. 나는, 인간은 왜 이토록 무력한가. 인간이란 모순으로 가득 찬 존재고, “자신에 대해 절대적으로, 단순하게, 결정적으로, 혼란이나 혼동 없이, 단 한마디로 말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자신을 끔찍하게 미워했던 어머니와, 동생과 바람난 아내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음경을 도려내는 듯한 통증을 동반한 신장결석증을 앓으면서도 병원 한번 찾지 않고 고통을 감내한 것도, 어떤 것도(그것이 심지어 병이나 죽음일지라도) 함부로 판단하거나 내쳐서는 안 된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일생의 화두는 이런 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13년간의 법관 생활을 마치고 마흔 살이 된 몽테뉴는 고향으로 내려가 이 문제에 대한 탐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에세’, 전장에서의 산책 “무언가를 찾는 사람은 누구나 ‘찾아냈다’, ‘찾을 수 없다’, ‘아직 찾고 있다’ 가운데 어느 하나로 귀착한다.” 몽테뉴가 주목한 것은 ‘아직 찾고 있는 중’이었던 회의론자들이다. “확실한 것은 하나도 입증될 수 없다. 판단의 주체도, 판단의 대상도 끊임없는 변화와 동요 속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성을 필요로 하는 건, 결정하고 선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전제를 의심하기 위해서다. “회의론자는 온갖 의견들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반대되는 판단은 나를 분개시키지도 흥분시키지도 않고, 오히려 나를 눈뜨게 하고 단련할 뿐이다.” 이것이 몽테뉴 식의 회의였고, 때문에 그의 회의는 가볍고 명랑하다. 1572년부터 거의 죽기 직전까지 수정과 첨삭을 거듭하며 집필한 ‘에세’는 그의 명랑하고도 예리한 질문들로 가득하다. 흔히 ‘수상록’으로 번역되는 ‘에세’(Les Essais)는 몽테뉴 자신의 말을 빌리면 “정신의 잡동사니”이자 사유 시험(essai)이라고 할 수 있다. 몽테뉴는 “평화가 그 온전한 모습을 보여준 일이 전혀 없던” 전쟁의 한복판에서 자신의 즉흥적 사유를 기록하는 일에 몰두한다. “여기에 쓰고 있는 것은 오로지 내 타고난 능력의 시험(essai)일 뿐, 후천적으로 얻은 능력의 시험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남들이 내 무지를 공격해도 별로 곤란할 건 없다. 무지의 자각이야말로 판단력을 갖추고 있다는 가장 아름답고 확실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무리 흐트러진 걸음걸이라도 평소의 자연스러운 내 걸음걸이를 보여주고 싶다.” 문체에서 느껴지는 극도의 침착함과 단순함, 종종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명랑한 어조 때문에 ‘에세’를 읽으며 화약냄새와 총포 소리를 연상하기란 쉽지 않다. 몽테뉴는 평가하고 판단하기보다는, 판단을 중지한 채 의심하고 회의한다. 그는 신 앞에서 맹세의 언어를 남발하는 권력자보다는 시장의 언어로 삶의 지혜를 기록하는 은자(隱者)가 되길 꿈꿨다. 무도한 세상이 종종 그의 판단과 능력을 필요로 하기도 했지만, 그때도 그는 중심을 잃지 않고 나아갔다가 침착한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펜으로 걸었다”. “인생은 그 자체로는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다. 그대가 인생에 마련해 주는 자리의 좋고 나쁨에 따른다.” 자신으로부터 출발해서 인간과 자연과 이성을 사유한 몽테뉴가 터득한 지혜다. ●니체·푸코가 회의주의 본받아 세상을 편히 사는 법을 알아내라는 과제가 주어진다면 몽테뉴와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던 니체는, 손을 떨게 하거나 눈물을 글썽거리게 하지 않는, 겸허하면서도 용기 있는 그의 사상을 예찬했다. 우리는 인간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만 말할 수 있을 뿐, 인간의 본질이라든가 의무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푸코 역시 몽테뉴의 회의주의를 한편에 늘 품고 있었다. 우리 자신의 최고 걸작품은 “떳떳하게 살아가는 일”이라며, 과(過)도 부족도 없이 “분수에 맞는 평이하고 건강한 지혜”를 최고의 지혜로 삼았던 몽테뉴. 이 죽음과 불안의 시대에, 나 역시 그의 가르침을 본받고 싶다. “나는 그날그날을 살고 있다. 그리고 실례인 줄 알면서도, 단지 나만을 위해 살고 있다. 내 목적은 그것뿐이다.” 채운 남산강학원
  • [단독]투서… 송사… 만신창이 된 癌 석학

    [단독]투서… 송사… 만신창이 된 癌 석학

    암 학계의 권위자인 배석철(53) 충북대 의대 교수가 연구비 유용 혐의에 휘말렸다. 투서로 곤욕도 치르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배 교수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초로 폐암 발병 원인을 규명했고 유방암과 위암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발견, 암 학계의 석학으로 평가받았다. 보령암학술상, 올해의 과학자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03년부터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암억제 유전자 기능연구단’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10여년간 함께 일해 온 A(여) 초빙교수의 잇단 투서와 고발에 배 교수 연구실이 뒤집어졌다. A교수는 배 교수가 자신을 성폭행했으며 논문에 다른 연구자의 이름을 끼워넣는 저작권법 위반, 연구비 유용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배 교수는 순식간에 파렴치범으로 전락했다. 배 교수는 대학과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성폭행 의혹은 A교수와 주고받았던 10년간의 이메일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무혐의 처리됐다. 저작권법 위반 여부도 대학연구윤리위원회로부터 ‘문제 없다’는 판단과 함께 재판에서 무죄를 판결받았다. 전·현직 동료 교수와 제자들은 A교수가 자신의 문제를 처리한 배 교수에게 앙심을 품고 투서와 고발을 했다며 배 교수를 적극 변호했다. 배 교수는 두 가지 의혹에서는 풀려났지만 연구비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해 8월 배 교수의 연구실 및 거래처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1년 가까이 계속된 수사 끝에 최근 배 교수를 연구비를 유용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연구실 시약 외상값을 갚거나 계획에 없던 기자재를 구입하는 데 재료비를 전용해 사용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연구단을 이끌면서 8년간 받은 60억원 가운데 4억원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연구비 지급 및 감사를 맡고 있는 한국연구재단과 교과부는 경찰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연구재단 측은 “경찰에서 일부 절차상의 문제는 있지만 관행적으로 용인되거나, 경미한 감사 처분으로 해결될 사안이라는 의견을 냈다.”면서 “연구 현장의 생리를 경찰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대형과제를 수행하면서 시약을 외상으로 사거나 필요한 기자재를 재료비로 구입하는 것은 이공계 연구실의 생존 수단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이를 문제 삼는다면 국가과제를 맡은 모든 연구자가 범법자라는 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교수는 “제자들이 받을 돈이 줄어들까 봐 책임자 연구수당조차 책정하지 않을 만큼 애썼는데 지금의 결과가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교과부 측은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 때문에 유능한 연구자가 과제 선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식당에 앙심 품은 女종업원, 음식에 독가루 뿌려

    식당에 앙심 품은 女종업원, 음식에 독가루 뿌려

    스페인의 한 레스토랑에서 음식에 독가루를 뿌린 여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여자는 근로조건이 열악하다는 등 식당에 앙심을 품고 손님들을 독살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스페인의 도시 지로나의 한 레스토랑에서 발생했다. 식당 주방에서 일하던 32세 여자가 손님들이 주문한 음식에 녹색 가루를 뿌렸다. 마치 푸른 채소를 잘게 썰은 것처럼 보였지만 앞치마 주머니에서 가루를 꺼내는 걸 우연히 본 레스토랑 매니저가 의문을 품으면서 독살행각이 드러났다. 매니저가 “음식에 뭘 뿌리느냐?”고 하자 여자는 천연덕스럽게 “백리향을 썬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의구심이 걷히지 않은 매니저는 “손님들에게 음식을 내가지 말라.”고 지시하고 물질을 보자고 했다. 매니저는 여자가 뿌린 게 음식에 사용되지 않는 물질인 걸 확인하곤 “여자를 잡으라.”고 하고 황급히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앞치마 주머니에서 발견된 녹색 물질이 독성인 것을 확인하고 여자를 긴급 연행했다. 여자는 20일 일단 석방됐지만 법원은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앞으로 식당 주방에서 일을 하면 안 된다.”는 취업제한조치를 내렸다. 사진=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나토군 공중지원… 6만5000 카다피군 반군에 ‘백기’

    나토군 공중지원… 6만5000 카다피군 반군에 ‘백기’

    ‘현존 최장기 독재자’ 무아마르 알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쌓은 난공불락의 요새조차 자유에 목마른 반군의 기세 앞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공중 지원’을 받은 반군은 21일(현지시간) 내전 개시 6개월여 만에 처음 수도 트리폴리에 입성, 시설 대부분을 장악했다. CNN은 “반군이 카다피의 대문 앞 계단까지 접근했다.”며 42년간 이어진 카다피 철권통치의 종말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전했다.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의 아랍에미리트연합 주재 대사인 아레프 알리 나야드는 “오늘이 (카다피가 없는) 첫날”이라며 사실상의 승리를 자축했다. ‘인어의 새벽’이라는 작전명으로 수도 함락전을 개시한 반군은 이날 서부 나푸사 산을 통해 트리폴리까지 순식간에 밀고 들어갔다. 트리폴리의 27㎞ 외곽에 있는 최정예부대 ‘카미스 여단’이 가로막았지만 어렵지 않게 격퇴했고 수도 중심부로 치고 나갔다. 카미스 여단은 카다피의 7남 카미스가 이끄는 수도방위군이다. AP통신은 카미스 여단 간부 중 한명이 몇년 전 카다피가 자신의 형을 숙청하자 앙심을 품고 반군에 투항하면서 정예부대가 허무하게 함락됐다고 전했다. 또 카다피군이 동부전선 방어에만 신경쓰는 틈을 타 반군이 서부 산악지역에서 진격해 온 것도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트리폴리에는 6만 5000여명의 친카다피 병력이 있었지만 큰 저항은 없었다고 CNN이 전했다. 반군 측은 자신들이 22일 오전까지 카다피 관저인 ‘밥 알아지지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을 장악했다며 트리폴리 함락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카다피 지지자들의 집결지였던 녹색광장과 미티가 국제공항도 접수했다. 반군은 카다피가 집권 이후 이름 붙인 녹색광장을 ‘순교자의 광장’으로 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군 측 관계자는 “트리폴리의 핵심시설인 병원과 군 막사, 외국 취재진이 머무는 릭소스호텔 등은 여전히 카다피 측이 장악 중”이라고 밝혔다. 반군이 등장하자 트리폴리는 일순간 ‘해방구’로 변했다. 반정부군이 100여대의 군 트럭에 나눠 타고 대열을 이루며 진격하자 시민들은 길가에 늘어서 환호하며 반겼다. 카다피는 반군이 숨통을 죄어 오는 상황에서도 “트리폴리를 포기하지 않고 결사항전해 승리를 쟁취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카다피를 지켜 줄 ‘우군’은 많지 않아 보인다. 심지어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이 생포됐고 3남인 알사디도 붙잡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독재자는 벼랑 끝에 섰다. 반군에 투항한 것으로 알려진 장남 모하메드는 이날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 정권이) 현명하지 못해 리비아의 위기와 혁명이 발생했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목격자들은 사면초가에 몰린 카다피의 트리폴리 관저와 녹색광장 주변에서 22일 오후 늦게까지 치열한 교전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또 군대를 이끌고 트리폴리로 진격한 카다피의 아들 중 한명이 중심부에서 반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아랍권 위성 TV인 알아라비야가 보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대부분의 인간들은 지구를 파괴하며 살아간다. 본인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매 시간, 매 초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이렇게 쓰레기를 만들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과연 지구와 인류가 모두 함께 살아 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태양계의 3번째 푸른 행성 지구를 지키기 위한 지구인의 두 번째 비결을 함께한다. ●스파이 명월(KBS2 밤 9시 55분) 강우는 콘서트장에서 자신의 조작된 이력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명월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로 인해 강우와 명월은 연예계 활동을 접게 된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보통의 연인들처럼 편안하게 데이트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이런 강우와 명월이 아니꼬운 인아는 호시탐탐 방해할 계획을 세우는데….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김 원장이 영어 실수를 하자 놀려대는 우진. 이에 앙심을 품은 김 원장이 우진의 블로그에 악플을 달자 우진이 피해를 입게 된다. 한편 영옥은 샛별과 태풍에 대한 계획을 본격적으로 세운다. 하지만 샛별은 영옥에게 자신과 태풍이랑 엮이는 게 싫다며 앞으로 절대 그러지 말라고 부탁한다. ●EBS 국제다큐영화제-달팽이의 별(EBS 오전 12시 25분) 감독 이승준. 가장 귀중한 것을 보기 위해 잠시 동안 눈을 감고 있는 주인공. 그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듣기 위해 잠시 동안 귀를 닫고, 가장 진실된 말을 하기 위해 침묵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가 손가락 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자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한다. ●EBS 국제다큐영화제-강의 포옹(EBS 오후 2시) 감독 니콜라스 린콘 질. 콜롬비아 막달레나 강 깊은 곳에 산다는 모안은 여자를 유혹하는 전설 속의 존재다. 하지만 모안은 이제 더 이상 수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의 존재를 잊고 오히려 산 자들을 두려워할 뿐이다. 불법 무장 단체들에 의한 피해는 커져가고 막달레나 강 속에는 시체들뿐이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일산 경찰서에 신고가 들어 왔다. 한 전자제품 가게에서 중고 카메라를 매입했는데 뭔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형사들은 카메라의 정품 번호 등록 조사를 통해 피해자가 얼마 전 차 안에서 도난당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리고 현장에 남긴 신분증과 전화번호를 통해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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