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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총리 성당 재혼에… “내로남불” 가톨릭에 튄 불똥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 웨스트민스터대성당에서 약혼녀 캐리 시먼즈와 깜짝 결혼식을 올린 뒤 난데없는 형평성 논란으로 영국 사회가 떠들썩하다. 일반적으로 가톨릭 교회는 이혼을 인정하지 않는데, 과거 두 번이나 이혼한 존슨 총리가 성당에서 결혼하는 게 적절했느냐는 것이다. 가디언은 30일 “가톨릭 성직자와 신도들은 왜 존슨이 성당에서 결혼할 수 있었는지 묻고 있다”고 보도했다. 혼인을 성사(聖事)로 여기는 가톨릭 교회는 남녀의 결합이 죽을 때까지 깨질 수 없다고 보고, 이혼한 상대방이 살아 있는 경우 다른 사람과의 재혼을 인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존슨이 1993년 첫 번째 부인 알레그라 모스틴오언과 이혼하고, 2018년 두 번째 부인 마리나 휠러와도 이혼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성직자 등을 중심으로 가톨릭 교리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한 신부는 “나는 재혼을 원하는 신앙심 깊은 신도들에게 그게 불가능하다고 설명해야 한다”며 “왜 이턴스쿨 재학 시절 가톨릭 신앙을 버리고 성공회로 개종한 존슨이 웨스트민스터에서 결혼할 수 있는지 설명해 달라”고 했다. 또 다른 목사는 “언제나 부자들을 위한 하나의 법이 있고, 가난한 사람을 위한 법이 따로 있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교황 전기 작가의 말을 인용해 “존슨의 전 배우자들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전 이혼은 가톨릭 교리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결혼 무효 등 단순한 행정 절차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 같은 ‘내로남불’ 잣대를 놓고 가톨릭과 성당을 향한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16세기 잉글랜드 튜더 왕조의 헨리 8세와 비교하며 로마교황청이 당시 재혼을 허용했다면 영국 종교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헨리 8세는 6명의 왕비와 결혼과 이혼을 거듭했는데, 교황청이 이를 반대하자 가톨릭을 버리고 영국 국교회를 수립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존슨 총리 성당 재혼에… “내로남불 가톨릭” 불똥

    존슨 총리 성당 재혼에… “내로남불 가톨릭” 불똥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 웨스트민스터대성당에서 약혼녀 캐리 시먼즈와 깜짝 결혼식을 올린 뒤 난데없는 형평성 논란으로 영국 사회가 떠들썩하다. 일반적으로 가톨릭 교회는 이혼을 인정하지 않는데, 과거 두 번이나 이혼한 존슨 총리가 성당에서 결혼하는 게 적절했느냐는 것이다. 가디언은 30일 “가톨릭 성직자와 신도들은 왜 존슨이 성당에서 결혼할 수 있었는지 묻고 있다”고 보도했다. 혼인을 성사(聖事)로 여기는 가톨릭 교회는 남녀의 결합이 죽을 때까지 깨질 수 없다고 보고, 이혼한 상대방이 살아 있는 경우 다른 사람과의 재혼을 인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존슨이 1993년 첫 번째 부인 알레그라 모스틴오언과 이혼하고, 2018년 두 번째 부인 마리나 휠러와도 이혼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성직자 등을 중심으로 가톨릭 교리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한 신부는 “나는 재혼을 원하는 신앙심 깊은 신도들에게 그게 불가능하다고 설명해야 한다”며 “왜 이턴스쿨 재학 시절 가톨릭 신앙을 버리고 성공회로 개종한 존슨이 웨스트민스터에서 결혼할 수 있는지 설명해 달라”고 했다. 또 다른 목사는 “언제나 부자들을 위한 하나의 법이 있고, 가난한 사람을 위한 법이 따로 있다”며 비판했다.이에 대해 가디언은 교황 전기 작가의 말을 인용해 “존슨의 전 배우자들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전 이혼은 가톨릭 교리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결혼 무효 등 단순한 행정 절차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이 같은 ‘내로남불’ 잣대를 놓고 가톨릭과 성당을 향한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16세기 잉글랜드 튜더 왕조의 헨리 8세와 비교하며 로마교황청이 당시 재혼을 허용했다면 영국 종교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헨리 8세는 6명의 왕비와 결혼과 이혼을 거듭했는데, 교황청이 이를 반대하자 가톨릭을 버리고 영국 국교회를 수립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최은 개인전, 독특한 혼합기법을 더한 판화작품 선보여

    최은 개인전, 독특한 혼합기법을 더한 판화작품 선보여

    최은 작가의 개인전, ‘또 다른 차원 : Another Dimension’전이 오는 28일까지 서울신문사(프레스센터)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또 다른 차원 : Another Dimension’전에서는 판화 기법을 바탕으로 다양한 덧 작업을 거친 작가만의 독특한 혼합 기법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또 다른 차원’ 시리즈 작업과 ‘마음 기억’ 시리즈 작업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 다른 차원’ 시리즈에서는 마른 가지와 폐허 등의 암울한 배경 사이로 푸른 하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데, 이는 두꺼운 판화 종이를 부분적으로 벗겨내 덧칠하는 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암울한 현실 너머에 또 다른 희망의 차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코로나 사태로 힘든 사회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밝혔다.‘마음 기억’ 시리즈 작업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의 기억들을 꺼내 직시함으로 불완전한 마음 상태를 다독이고 오늘의 삶을 더 빛나게 하는 매개로 삼고자 하는 역설적인 표현을 풀어낸 작품이라고 한다. 최은 작가는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습작들, 여러 판종으로 찍어냈던 작품들, A.P판을 활용해 콜라주 하거나 부분적으로 색실, 색모래를 사용하는 등 독특한 재질감을 표현해 버려질 수도 있었던 작품들을 새롭게 해석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다.작품 속 꽃 한 송이는 작가 자신을 의미하는데, 새로운 공간 속에서 승화된 자기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작가는 조금 더 나은 나로 되어가는 과정을 겪는 것이라고 전했다. 내용적으로 두 시리즈는 모두 작가의 깊은 기독교적 신앙심을 반영한다. 작가는 홍익대와 뉴욕주립대 대학원 판화과를 졸업했고, 대한민국 미술대전, 동아미술대전 특선 등을 다수 수상했으며, 교원대에서 15년간 강사로 활동했다.최은 작가는 최근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작업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게 돼 신진작가의 마음으로 새로이 작업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는 국제전에 작품을 선보이며 프로필 방향을 바꿔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플랫폼으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야구 배트로 후배 폭행 치사 조폭 기소

    검찰이 야구 배트를 휘둘러 후배를 숨지게 한 ‘전주 모텔 폭행 사망 사건’의 공범들을 추가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전주지검은 폭력조직원 A(26)씨를 강도치사, 공동감금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4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B(27)씨 등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이 사건의 주범인 C(27)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전주 시내 한 모텔에서 후배 D(26)씨를 둔기와 주먹 등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6시께 모텔에 합류한 C씨는 알루미늄 배트로 D씨를 집중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을 견디지 못한 D씨는 오후 11시 40분 외상성 쇼크로 사망했다. 이들은 D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사람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D씨가 투자금 3500만원을 가로채자 앙심을 품고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사건 장소 주변의 폐쇄회로(CC)TV 영상, 계좌 및 통화내용 등을 다시 분석하는 보완 수사를 벌여 공범들을 기소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야구 배트로 후배 폭행 치사 조폭 기소

    검찰이 야구 배트를 휘둘러 후배를 숨지게 한 ‘전주 모텔 폭행 사망 사건’의 공범들을 추가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전주지검은 폭력조직원 A(26)씨를 강도치사, 공동감금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4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B(27)씨 등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이 사건의 주범인 C(27)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전주 시내 한 모텔에서 후배 D(26)씨를 둔기와 주먹 등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6시께 모텔에 합류한 C씨는 알루미늄 배트로 D씨를 집중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을 견디지 못한 D씨는 오후 11시 40분 외상성 쇼크로 사망했다. 이들은 D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사람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냈던 D씨가 투자금 3500만원을 가로채자 앙심을 품고 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사건 장소 주변의 폐쇄회로(CC)TV 영상, 계좌 및 통화내용 등을 다시 분석하는 보완 수사를 벌여 공범들을 기소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미군 떠난 아프간, 中 인민해방군이 차지할까

    중국이 미국의 공백을 틈타 중동·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군 철군이 확정된 아프가니스탄에서 혼란이 커지자 연일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밝혀서다. 평화유지군 형식으로 군대를 파견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중국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2003)에 격렬히 반대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침공(2001)은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동을 휩쓸던 테러단체들에 맞서 중국이 안정을 지키길 원했기에 미국이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눈감아 주고 대신 아프간 문제에서 협조를 얻었다. 이때부터 중국은 ‘아프간 반군이 앙심을 품고 중국 내 위구르족을 자극해 분리 독립운동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신장지역 평화를 위해서라도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 아프간에 평화유지군을 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미국은 아프간에서 2조 달러(약 2240조원)가량 전비를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미군 24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2만여명이 다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아프간 수렁’에서 빠져나오고자 아프간 미군 철수를 선언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도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확인한 상태다. 아프간에서 ‘힘의 공백’이 생겨 나자 내전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실제로 17일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는 “전날부터 남부 헬만드주 등 다수 지역에서 정부군과 탈레반 반군 간 군사 충돌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AFP통신도 “정부군이 수도 카불 인근 탈레반 장악 지역을 탈환하고자 기습 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1일 미국을 겨냥해 “외국 주둔 군대는 질서 있고 책임 있게 철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도 8일 카불 차량 폭탄 테러로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오자 “미국의 전격적인 철군 선언으로 아프간의 평화와 국민의 생명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른 나라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중국이 아프간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두고 ‘파병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추론이 제기된다. 다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대세다. 친미 성향의 아프간 정부가 이를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도 “미국이 아프간에 천문학적 비용과 군사력을 쏟아붓는 동안 중국은 국제사회 영향력을 확대하며 어부지리를 얻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아프간에서 ‘사서 고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히틀러는 악의 힘” 전단 날리다 21살에 참수된 독일 백장미 [김정화의 WWW]

    “히틀러는 악의 힘” 전단 날리다 21살에 참수된 독일 백장미 [김정화의 WWW]

    “심판의 날이 왔다. 독일 국민이 견뎌야 했던 제일 끔찍한 폭군에 대한 청년들의 심판이. 아돌프 히틀러는 가장 비열한 방법으로 우리를 속였다. 독일 청년의 이름으로 우리는 그가 빼앗아간 자유를 요구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2월, 독일 뮌헨대(LMU)에선 ‘무서운’ 전단이 날았다. 세계를 향해 맹위를 떨치던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를 정면으로 공격하는 내용이었다. 이 전단을 만들어 뿌린 건 나치 체제에 반대하는 ‘백장미단’(White Rose). 백장미단의 핵심에 조피 숄이 있었다.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치에 맞서다 목숨까지 잃은 조피 숄과 그의 오빠 한스의 이름은 독일에서 저항의 상징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숄이 태어난 지 꼭 100년째 되는 날을 맞아 독일 전역에선 그의 용기와 정신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나치당 가입했던 소녀는 어떻게 “히틀러는 폭군” 돌아섰나1921년 독일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숄이 처음부터 히틀러 독재에 저항한 건 아니다. 어린 시절 그와 오빠는 다른 또래들처럼 히틀러 유겐트(나치당의 청소년단)와 자매단체인 독일소녀동맹(BDM)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자유로운 사상과 높은 기독교 신앙심을 가진 부모가 그들을 변화로 이끌었다. 특히 아버지는 히틀러를 ‘신이 내린 재앙’이라고 부를 정도로 나치 정권에 대한 반발이 컸다. 결국 남매는 유대인에 대한 탄압과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 등에 환멸을 느끼고 반나치주의로 돌아섰다. 1939년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하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자 숄은 파병 간 그의 남자친구 프리츠 하트나겔에게 편지를 썼다. “왜 누군가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목숨을 위험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끔찍한 일이다. 조국을 위해서라고는 말하지 마.” 고등학교를 졸업한 숄은 생물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나치당의 일종의 국가총동원이었던 국가노동봉사단(RAD)에서 일해야 했다. 이때의 군대식 체제와 정신을 마비시키는 똑같은 일상의 반복에 대해 숄은 “영혼이 빈곤하다”고 썼고, 나치에 더욱 회의감을 갖게 됐다.적극적으로 저항에 나선 건 의대생이던 한스를 따라 뮌헨대에 입학하고 나서다. 1942년 한스가 그의 친구 알렉산더 슈모렐과 결성한 백장미단에 숄이 합류한 것이다. 여기에 크리스토프 프롭스트, 빌리 그라프와 그들의 교수였던 쿠르트 후버까지 가세해 6명이 뜻을 모았다. 백장미단의 주요 활동은 독일 국민이 나치즘에 저항하고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반체제 전단을 돌리는 거였다. 이들은 1942년 6월부터 1943년 2월 18일 붙잡힐 때까지 총 6개의 전단을 만들어 뿌렸는데, 처음에는 교수와 작가, 친구들에게 우편으로 전달하다 나중에는 전역에 배포했다. 종이와 우표, 봉투 등이 모두 귀한 전시였지만 곳곳에 퍼져있던 지지자들이 그들을 도왔다.하지만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제 들고 일어나 복수하고, 속죄하고, 가해자를 처단해 새 유럽을 만들자. 그러지 않으면 독일의 이름은 영원히 훼손될 것”이라고 쓴 백장미단의 마지막 전단을 만든 뒤 붙잡힌 것이다. 숄은 뮌헨대 본관 꼭대기층에 올라가 전단을 뿌리기 시작했는데, 이를 보던 대학 경비원이 그를 비밀경찰 게슈타포에 신고했다. 숄과 한스는 재판에 넘겨졌지만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 이들은 사형을 선고받았고, 고작 나흘 만에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당시 21살이던 숄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이랬다. “맑고 화창한 이 날 나는 가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를 통해 수천 명이 깨어나고 행동할 수 있다면 나 하나 죽는 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권총 있다면 히틀러 쏠 것…남자가 안하면 여자가 해야”전단은 당시 엄혹한 상황에도 체제에 반대했다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백장미단의 활동과 정신을 기록하는 화이트로즈재단은 “백장미단은 독일의 가장 잘 알려진 저항 단체 중 하나로 인본주의적 동기에 의해 움직였고, 자유와 정의를 향해 모든 개인의 책임에 호소했다”고 봤다. 첫 번째 전단에서 “무책임한 무리에 의해 저항 없이 ‘통치’되는 것, 문명사회 인간에게 그보다 더 수치스러운 일은 없다”고 히틀러 정권을 비판한 이들은 두 번째로 “이 나라에서 유대인은 잔인하게 살해당했다”고 부르짖는다. 전단은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가장 끔찍한 범죄를 본다. 인류 역사상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유대인 역시 인간이다”라고 강조한다. 독일 내에서 유대인 학살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몇 안 되는 문서다. 이들은 또 “우리의 현재 상태는 악의 독재다. 당신이 이미 반대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것을 안다면 왜 행동하지 않는가. 국가가 범죄자와 술주정뱅이의 명령 아래,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당신을 계속 강탈하는 것을 왜 용납하는가”라고 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있는 국립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의 프로젝트 매니저 탄자 스피처는 “백장미단은 나치 독일을 강하게 비난하고 국민들에게 올바른 행동을 촉구한다”며 “오늘날 전단을 읽으면 당시 이들의 통찰력이 얼마나 끔찍할 정도로 정확했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그 중에서도 숄은 백장미단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1942년 6월 “무감각한 삶보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낫다. 공허함보다 고통을 느끼고 싶고 그것에 반항하고 싶다”고 쓴 일기에서 그의 열정은 여실히 드러난다. 같은 해에 숄은 부모님에게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편지를 썼다. 그는 “내가 권총을 갖고 있었다면 히틀러를 쏠 것”이라며 “남자가 하지 않으면 여자가 해야 한다”고 했다. 훗날 나치 관리 중 한사람은 “숄은 인격의 힘과 드물게 깊은 믿음으로 태도를 유지하는 사람이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하지만 그의 저항 정신은 원래와 달리 현대에 와서 오용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각국이 봉쇄 조치를 내리자 독일 내 극우주의자들이 자신이 ‘코로나 독재’와 국가주의에 희생되고 있다며 숄의 이름을 들먹인 것이다. 이에 숄의 전기 작가인 베르너 밀스타인은 “숄은 극우주의자들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생물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과학적으로 접근했을 것이고, 아마 마스크도 썼을 것”이라며 “자유는 책임감을 뜻한다. 숄이 우리가 살 수 있는 또다른 독일을 위해 싸웠는데, 그 이름이 악용된다는 것은 씁쓸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숄은 ‘단단한 마음과 부드러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며 “잘못된 체제에 저항할 줄 아는 것과 한편으로는 깊은 공감을 발휘할 줄 아는 것, 이게 숄의 외침이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조피 숄은 누구·Sophie Magdalena Scholl1921 독일 출생1940 고등학교 졸업1941 나치 국가노동봉사단(RAD) 동원1942 뮌헨대 입학1942~1943 ‘백장미단’에서 반나치 전단 제작·배포1943 반역죄로 유죄 판결 후 처형
  • [나우뉴스] 독(毒) 뿌린 음식, 배달원 아들이 대신 먹고 사망…복수심이 낳은 참극

    [나우뉴스] 독(毒) 뿌린 음식, 배달원 아들이 대신 먹고 사망…복수심이 낳은 참극

    한 여성의 복수심이 애꿎은 배달원 아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4일 인도네시아 트리뷴뉴스는 배달을 나갔다가 퇴짜 맞은 음식을 대신 집으로 가져간 배달원이 어린 아들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욕야카르타 반툴에서 8살 남자 어린이가 사망했다. 아버지가 가져온 음식을 먹다 거품을 물고 쓰러진 소년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나흘 후 나온 부검 결과는 뜻밖이었다. 소년 몸에서는 치사량의 사이안화칼륨이 검출됐다. 사이안화칼륨은 흔히 청산가리라 불리는 독극물이다.독극물은 죽기 직전 소년이 먹은 꼬치 요리에서도 검출됐다. 해당 요리는 배달원인 소년의 아버지가 배달을 나갔다가 퇴짜를 맞고 대신 집으로 가져온 음식이었다. 배달원은 “친구에게 가져다 달라는 어떤 여자의 부탁을 받고 음식 배달을 나갔다가 퇴짜를 맞았다. 여자가 알려준 이름과 연락처는 모두 가짜였고, 배달을 받은 집에서도 그런 사람은 모른다더라. 누가 보낸 음식인지도 모르는데 받을 수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어쩔 줄 모르는 배달원에게 배달받은 집 사람은 음식을 집으로 가져가서 먹든 알아서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배달원은 음식을 회수해 집으로 돌아갔고, 퇴짜 맞은 꼬치 요리는 대신 배달원의 아내와 아들 차지가 됐다. 하지만 음식에는 독극물이 들어있었고, 배달원의 아들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아내는 다행히 별문제 없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원 진술에 따라 용의자 추적에 나선 경찰은 사건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젊은 여성 한 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조사 결과 체포된 용의자는 전남친이 다른 여자와 결혼한 것에 앙심을 품고 독이 든 음식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추적을 피하고자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고 배달원에게 직접 부탁하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반툴지역경찰 총수사국장은 “전남친이 다른 여자와 결혼한 것에 앙심을 품고 독살을 계획한 복수극”이라고 밝혔다. 이어 “음식을 받은 전남친의 아내가 배달원을 돌려보낸 덕에 전남친은 목숨을 건졌지만, 애꿎은 배달원 아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배달원은 자신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배달원은 “내가 그 음식을 들고 집으로 오지만 않았어도 아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저 배달을 하려 한 것뿐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며 가슴을 쳤다. 용의 여성은 현재 재판에 넘겨져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유죄 판결시 최고 사형에 처할 전망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독(毒) 뿌린 음식, 배달원 아들이 대신 먹고 사망…복수심이 낳은 참극

    독(毒) 뿌린 음식, 배달원 아들이 대신 먹고 사망…복수심이 낳은 참극

    한 여성의 복수심이 애꿎은 배달원 아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4일 인도네시아 트리뷴뉴스는 배달을 나갔다가 퇴짜 맞은 음식을 대신 집으로 가져간 배달원이 어린 아들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욕야카르타 반툴에서 8살 남자 어린이가 사망했다. 아버지가 가져온 음식을 먹다 거품을 물고 쓰러진 소년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나흘 후 나온 부검 결과는 뜻밖이었다. 소년 몸에서는 치사량의 사이안화칼륨이 검출됐다. 사이안화칼륨은 흔히 청산가리라 불리는 독극물이다.독극물은 죽기 직전 소년이 먹은 꼬치 요리에서도 검출됐다. 해당 요리는 배달원인 소년의 아버지가 배달을 나갔다가 퇴짜를 맞고 대신 집으로 가져온 음식이었다. 배달원은 “친구에게 가져다 달라는 어떤 여자의 부탁을 받고 음식 배달을 나갔다가 퇴짜를 맞았다. 여자가 알려준 이름과 연락처는 모두 가짜였고, 배달을 받은 집에서도 그런 사람은 모른다더라. 누가 보낸 음식인지도 모르는데 받을 수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어쩔 줄 모르는 배달원에게 배달받은 집 사람은 음식을 집으로 가져가서 먹든 알아서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배달원은 음식을 회수해 집으로 돌아갔고, 퇴짜 맞은 꼬치 요리는 대신 배달원의 아내와 아들 차지가 됐다. 하지만 음식에는 독극물이 들어있었고, 배달원의 아들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아내는 다행히 별문제 없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배달원 진술에 따라 용의자 추적에 나선 경찰은 사건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젊은 여성 한 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조사 결과 체포된 용의자는 전남친이 다른 여자와 결혼한 것에 앙심을 품고 독이 든 음식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추적을 피하고자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고 배달원에게 직접 부탁하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반툴지역경찰 총수사국장은 “전남친이 다른 여자와 결혼한 것에 앙심을 품고 독살을 계획한 복수극”이라고 밝혔다. 이어 “음식을 받은 전남친의 아내가 배달원을 돌려보낸 덕에 전남친은 목숨을 건졌지만, 애꿎은 배달원 아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배달원은 자신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배달원은 “내가 그 음식을 들고 집으로 오지만 않았어도 아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저 배달을 하려 한 것뿐인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며 가슴을 쳤다. 용의 여성은 현재 재판에 넘겨져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유죄 판결시 최고 사형에 처할 전망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중국] 여행 중 성폭행 당한 여성에 “거액 내라” 요구한 몹쓸 병원

    [여기는 중국] 여행 중 성폭행 당한 여성에 “거액 내라” 요구한 몹쓸 병원

    여행 중이던 여성 관광객이 투숙 중인 농가에서 성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파출소와 병원 측이 성폭행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병원 진단 비용으로 폭탄 요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증폭됐다. 중국 구이저우성(贵州省) 즈진현(织金县)을 여행 중이던 상하이 출신의 20대 여성 관광객 황 모 씨가 복면을 쓴 괴한에게 강간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황 씨는 이 일대 개조된 농가 형태의 호텔에 투숙 중에 이 같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사건 직후 관할 파출소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나 현장에 출동한 즈진현 파출소 소속 유 모 씨와 병원 관계자 곽 모 소장은 피해자에게 13만5000위안(약 233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파출소 직원과 병원 관계자가 피해 여성의 성폭행 사실 확인을 위한 진단서를 미끼로 수 천 만원 상당의 돈을 요구한 것. 당시 현금이 없었던 피해자 황 씨는 곧장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문제가 공론화됐다. 실제로 이번 사건과 관련, 피해자 가족 류 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이 일어난 농가는 아무런 보안 장치나 경비원이 없는 주택이었다”면서 입을 열었다. 류 씨는 이어 “사실 상 나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주택 구조였다”면서 “사건 당일 피해자는 수면장애가 있어서 수면제 몇 알을 먹고 잤다. 누가 방 안으로 들어오는지 눈치 채지 못한 상태에서 이 같은 불상사가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황 씨는 지난 27일 오전 8시 자신의 성폭행 피해 사실을 최초로 인지하고 관할 파출소에 신고했다. 곧장 황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파출소 직원과 인근 병원을 찾았지만 곽 모 씨로 알려진 병원 관계자는 이날 오전 11시가 넘도록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 관계자는 피해자 황 씨에게 “13만5000위안의 진단금을 우선 납부하지 않으면 병원은 어떠한 진단이나 진료, 감정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관할 파출소 측은 “그런 일은 없었다”면서 선을 그었다. 해당 파출소 사건 담당 관계자 A씨는 “1만5000위안 상당의 비용을 우선 납부토록 요구했다는 일각의 소문은 진실이 아니다”면서 “대중은 무엇이든 말로 소문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발생한 적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 당일 오후 3시에 피해자 황 씨에 대한 병원 진료가 시작됐다”면서 “병원 진단 검사 비용은 단 300위안(약 5만2000원)만 지불했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건 내역이 공론화되자 피해자 가족들은 황 씨에게 불공정한 병원 진단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을 언론에 제보한 것에 대해 관할 파출소와 병원 측이 앙심을 품고 피해자에게 불리한 진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다. 피해자 가족 류 씨는 “성폭행 피해 사실 여부를 가리는 병원 진단서가 불공정하게 나오게 될 까 두렵다”면서 “더욱이 피해자는 이번 사건 이후 심각한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추가 언론 인터뷰나 사건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것이 매우 힘든 상태”라고 했다. 29일 해당 공안국은 이번 사건 피해자와 가해자를 소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왜 안 만나줘” 전 여친 찾아가 협박한 남자들…둘 다 집행유예

    “왜 안 만나줘” 전 여친 찾아가 협박한 남자들…둘 다 집행유예

    ‘집 앞 난동’ 30대男, 징역 10월에 집유 2년‘협박 메시지’ 20대男, 징역 6월에 집유 2년 헤어진 여자친구를 상대로 협박하고 집까지 찾아가 난동을 부린 30대 남성과 20대 남성이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박상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및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4일 전 여자친구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집으로 찾아갔고, 전 여자친구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러자 A씨는 전 여자친구로 인해 자신이 수사를 받았다고 생각해 앙심을 품고 피해자에게 총 13차례에 걸쳐 “기대해라”, “끝까지 가보자” 등 협박성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같은달 25일 전 여자친구의 자택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 집 앞에서 문을 걷어차고 소란을 피우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A씨는 이전에도 전 여자친구의 차를 돌로 손괴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피해자를 상대로 위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는 범행으로 인해 매우 큰 심리적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는 협박·주거침입·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B(28)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B씨는 2019년 10월 연인관계였다가 헤어진 전 여자친구에게 다른 남자친구가 생겼는지 의심하며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메시지에는 “그새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벌써 둘 중 하나는 없어졌을 것”, “나는 잃을 게 없지만 너는 잃을 게 많다”, “나를 알게 된 것 자체를 후회하게 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B씨는 또 지난해 3월 다른 사람과 교제하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무작정 피해자의 집을 찾아갔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려하자 B씨는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피해자의 손을 강하게 내리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과거 연인이었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내용이나 정도를 봤을 때 죄질이 좋지 않다.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B씨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시끄러워!” 개 소음에 앙심…섬뜩한 ‘독극물 뼈다귀’ 테러

    “시끄러워!” 개 소음에 앙심…섬뜩한 ‘독극물 뼈다귀’ 테러

    호주에서 섬뜩한 ‘독극물 뼈다귀’ 테러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시드니 북부에서 이웃 간 개 소음 갈등으로 인한 독살 미수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19일 아침 6시쯤, 레인코브 지역에 사는 체리 블레어(66)가 반려견 ‘졸리’를 데리고 황급히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반려견은 누군가 뒷마당에 던져놓은 ‘독극물 뼈다귀’를 뜯어먹은 참이었다. 블레어는 “평소 같았으면 아침이 되자마자 나에게로 왔을 졸리가 그날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당으로 나가보니 웬 뼈다귀를 뜯고 있더라”고 밝혔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뼈다귀를 던져버렸지만, 그 옆에 놓인 편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고도 덧붙였다.편지에는 “당신의 개는 독살될 것이다. 너무 짖어댄다. 미안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당신 탓”이라는 협박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반려견은 이미 뼈다귀를 뜯어 먹고 난 뒤였다. 생후 7개월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가 끔찍한 테러로 자칫 죽을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이었다. 곧장 병원으로 옮겨진 반려견은 위세척 치료로 고비는 넘겼지만, 경련 증세를 보여 입원 후 추적관찰을 받았다.블레어는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토요일, 졸리와 다른 반려견들이 짖어댔던 게 화근이 아니었나 추측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토요일 반려견 한 마리를 다른 이에게 넘겼다. 얼마 후 사라진 친구를 찾는 듯 20분 넘게 반려견들이 짖어댔는데 그때 ‘입 다물라’고 소리치는 어떤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협박 편지와 독극물 뼈다귀를 수거해 DNA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사건 현장 바로 옆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탐문 수사도 벌이고 있다. 블레어는 “강아지 독살이라니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어서 가해자가 잡히길 바란다. 적어도 언론 보도를 보며 겁이라도 먹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사생활 폭로하겠다” 유명 야구선수 협박해 돈 뜯은 전 여자친구

    “사생활 폭로하겠다” 유명 야구선수 협박해 돈 뜯은 전 여자친구

    법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사생활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1500만원을 갈취하고 허위사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유명 프로야구 선수의 전 여자친구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이별 후 재결합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남신향 판사는 공갈,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7)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직 프로야구 선수 B씨와 2011년부터 3년간 교제한 A씨는 B씨와 헤어진 뒤에도 다시 만날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A씨는 이에 앙심을 품고 SNS에 B씨 비방 글을 올려 괴롭히면서 돈을 갈취하기로 마음 먹었다. A씨는 2017년 7월 B씨에게 전화해 200만원을 송금하지 않으면 과거 사생활을 공개하고 SNS에 안 좋은 내용을 올리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B씨로부터 3개월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총 1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2019년 1월 A씨는 SNS에 “5년 동안 뒷바라지했는데 B씨가 바람을 피웠다. 바람난 여자와 결혼도 했다”는 등의 허위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남 판사는 “A씨가 B씨를 뒷바라지하거나 B씨와 그의 부인이 바람을 피운 사실이 없었다”며 “B씨를 협박해 돈을 갈취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날 왜 퇴원시켜” 정신과의사 살해한 60대 항소심도 징역 30년

    “날 왜 퇴원시켜” 정신과의사 살해한 60대 항소심도 징역 30년

    정신과의원 의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60대 환자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 오현규)는 1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5일 부산 북구 화명동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원장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뒤 인화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리고 창문에 매달리는 등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A씨는 규율 위반을 이유로 원장 B씨가 자신을 퇴원시키려 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하루 전부터 흉기와 휘발유, 라이터를 샀고, 몸에 흉기를 숨겨 사무실에 들어가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며 상고했다. 검찰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징역 30년이 선고되자 항소했다. 당시 검찰은 A씨가 가벼운 조증과 불면증 외에는 정신질환이 없었고, 계획범죄라는 점을 들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 대통령 “세모녀 피살 사건에 절실함 느껴…스토킹 대책 보완”

    문 대통령 “세모녀 피살 사건에 절실함 느껴…스토킹 대책 보완”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에서 스토킹 범죄 처벌법 공포안이 의결된 것과 관련해 실효성 있는 스토킹 범죄 대책을 점검·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세 모녀 피살 사건을 생각하면 절실함을 느낀다. 스토킹 범죄가 철저히 예방·근절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스토킹 범죄 대책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며 “오늘 공포된 법률이 충분한 스토킹 대책을 담고 있는지 추가로 점검해 달라. 미흡하다면 시행령을 통해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마련하고, 계속 제도적으로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서울 노원구에서 발생한 ‘세 모녀 피살 사건’에서는 피의자 김태현(25)이 피해자를 스토킹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는 큰딸에게 일방적으로 교제를 요구했지만 거부 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고 지난 1월부터 3개월 간 스토킹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토킹법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공포됐다. 6개월 뒤인 10월 9일부터 시행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소방관, 자살이라는 이름의 순직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소방관, 자살이라는 이름의 순직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다. 2015년에서 2019년까지 재난과 구조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21명에 이른다. 그런데 같은 기간 자살로 사망한 소방관은 56명으로 2.7배에 달한다. 그래서 순직보다 자살이 많다는 표현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한다. 소방관 자살은 10만명당 31.2명 수준으로 일반인이나 경찰보다 높다. 그러나 소방관 사망에서 순직과 자살은 완전히 다른 것인가? 국민의 생명을 최전선에서 지키는 소방관들은 처참한 사고 현장에서 죽음을 목격하고 시신을 수습한다. 아이의 시신을 목격했던 경험은 평생 잊기 힘들다고 한다. 구조를 하다가 다치기도 하고, 함께했던 동료가 죽는 걸 지켜봐야 하는 경험은 끔찍하기만 하다. 나만 혼자 살아 나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곤 한다. 다른 것은 참아도 주취자를 비롯한 악성 민원인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는 상황은 참기 힘들다. 소방관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수면장애가 일반인보다 약 20배나 많다. 불안장애는 15배, 심혈관질환은 10배 정도 높다. 잦은 야간 근무와 업무 스트레스는 불면증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전체 소방관 중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6.3%, 우울증은 10.7%에 이른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그들은 왜 치료를 받거나 도움을 청하지 못했을까? 절반 이상은 아프면서도 그게 정신건강의 문제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41%는 불이익을 걱정하거나 동료들에게 나약한 사람으로 비칠까 염려했다. 중앙심리부검센터에서 5년간 발생한 소방관 자살을 대상으로 심리부검을 실시해 보니 96%에서 직무 스트레스가 있었고 정신건강 문제는 81%였다. 소방관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다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 극심한 상태에서 자살로 사망했다면 이것이 순직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실제 최근 법원에서 이들의 순직을 인정하는 판례가 이어지고 있다.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다. 그렇다면 소방관의 건강은 누가 지켜 줘야 하나? 다행히 소방관은 2020년부터 국가직으로 인정됐다. 소방관을 위한 보고 듣고 말하기 생명지킴이 교육이 2020년 개발돼 보급되고 있으며 찾아가는 상담실도 운영 중이다. 전문적 치유를 위한 국립소방병원도 2024년 건립될 예정이다. 정신건강센터 등 체계적인 건강관리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한다. 묵묵히 참고 견디는 데만 익숙한 조직문화를 개선하려면 책임 있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이 위급할 때 119를 찾듯 소방관들 역시 몸과 마음이 아플 때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1년에 한 번은 제대로 된 정신건강 검진을 실시하고 최고 수준으로 치료를 해 줘야 한다. 적어도 수많은 생명을 살린 사람이 그 과정에서 얻은 정신건강 문제로 순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 ‘미완의 입법’ 스토킹법이 제2,제3의 김태현 막으려면

    ‘미완의 입법’ 스토킹법이 제2,제3의 김태현 막으려면

    경찰이 ‘김태현 세 모녀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5)에게 스토킹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경찰이 ‘김태현 사건’을 단순 살인 사건으로 좁혀 보지 않고 ‘스토킹 살인 범죄’로 파악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성단체들은 6개월 뒤 시행되는 스토킹법이 제2, 제3의 김태현을 막으려면 경찰의 행정력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하라고 역설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스토킹의 주된 피해자는 여성이며, 가해자는 애인이나 전 애인이 69%, 배우자나 전 배우자가 8%, 직장 관계자가 7%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김태현과 큰딸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으로 만난 사이로 오프라인 소모임에서 불과 세 번 만난 관계였다. 그는 큰딸에게 일방적으로 교제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고 지난 1월부터 3개월 간 스토킹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11일 “스토커는 피해자를 사람으로 존중하기 보다는 물건처럼 소유하려 한다”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김태현의 습성은 스토커의 전형적 특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날 무시한다고 해서 스토킹이 가능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스토킹 타깃이 주로 여성인 이유는 ‘물리적 약자인 여성에게 함부로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했다. 김태현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다. 그의 범행은 우발적이지 않았고, 철저히 계획됐고, 악의적이었다. 그는 큰딸이 보낸 사진 속 택배 상자에서 집 주소를 알아냈다. 수차례 아파트 1층에서 검은 패딩을 입은 채 서성이며 고인을 공포심에 떨게 했다. 범행 당일 그는 피해자 아파트 주변 마트에서 흉기를 구해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문을 두드렸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던 작은딸은 ‘문 앞에 물건을 놓고 가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침입해 작은딸과 어머니, 그리고 큰딸 순으로 죽였다. 그는 큰딸 시신 옆에 누운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김태현이 카메라 앞에서 ‘일단 죄송합니다’라고 한 것은 ‘죄송합니다’가 아닌 ‘일단’에 진심이 내포돼 있다”고 평가하며 “‘일단 죄송하다고 얘기하지만, 사실은 눈꼽만큼도 죄송하지 않다. 날 무시했기 때문에, 알고보면 내가 피해자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락 두절을 수상히 여긴 친구들의 신고로 이틀 만인 지난달 25일 세 모녀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큰딸 친구들은 사건 초기 속사정을 잘 모르는 이웃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남자친구에 의한 범행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스토킹을 일종의 구애행위로 파악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통념도 범행을 막지 못한 데 한몫했다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킹을 수반한 데이트폭력 살인과 살인 미수는 31건이고, 성폭력으로 이어진 건 51건이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감금·협박을 수반한 데이트폭력은 매년 1000건이 넘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898건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스토킹법은 오는 1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돼 공포되면 6개월 뒤인 10월 9일 시행된다. 1999년 15대 국회에서 최초 발의된 이 법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수많은 ‘스토킹 살인’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 법이 세모녀의 죽음을 막았을지는 미지수다. 스토킹법상 세모녀는 법 보호 대상이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할 엄두를 못냈다. 큰딸은 스토킹이 이어지던 지난 1월 27일 친구에게 카카오톡을 보내 “진짜 집갈 때마다 돌아서 간다고..하 아파트 1층에서 스으윽 다가오는 검은 패딩....”라는 카톡을 보냈다. 이후에도 스토킹이 이어지자 ‘스토커가 붙어서 전화번호를 바꿨다’, ‘자꾸 다른 번호로 연락을 한다’ 등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송 대표는 “많은 스토킹 피해자들이 경찰 신고를 망설인다”고 했다. 경찰의 확실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신고 이후에도 나아지는 점이 없는 상태인데 오히려 자신에게 돌아올 보복이 두려워서다. 김태현은 휴대폰으로 자신의 신음소리를 녹음한 뒤 이를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한 혐의로 지난달 10일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김태현은 반성하지 않았고 13일 뒤 세모녀를 살해했다. 지난해 5월 스토커에게 살해된 창원 식당 주인은 100여차례의 통화를 받는 등 스토킹을 당했다. 그는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신고를 하지 않았다. 2019년 4월 경남 진주에서 벌어진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에서 안인득은 살해한 여고생 최모양을 반년에 걸쳐 스토킹했다. 고인의 가족은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고, 경찰에도 수차례 신고했지만 안인득의 스토킹은 이어졌다. 결국 고인이 죽고나서야 스토킹 행각이 세상에 조명됐다. 경찰이 스토킹 범죄에 소극적으로 개입해온 건 실질적 위협 발생 전까지 개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2013년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괴롭힘 조항이 신설되면서 스토킹죄를 포섭했고, 이를 위반하면 벌금 최대 10만원으로 규율해왔다.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스토킹을 장난전화 정도의 가벼운 범죄로 치부해온 셈이다. 새 법에서 스토커를 형사처벌할 근거는 만들었지만 여전히 현장 경찰관이 즉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온·오프라인 접근금지 조치에 그친다. 스토커가 경찰의 행정조치를 상습적으로 위반한 경우에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과태료만 물면 끝이다. 이 법과 구조가 같은 가정폭력처벌법에는 경찰의 임시조치를 상습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등 형사 처벌을 받는 조항이 있다. 또 피해자와 완전히 분리하는 ‘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 등의 잠정조치는 구속영장 발부와 비슷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송 대표는 “국회 법 논의 과정은 경찰력을 견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피해자가 ‘국가가 나를 보호해준다’고 느낄 수 있는 경찰의 행정조치가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더니 확실하게 처리해줬다는 모범 사례가 많이 나와야 스토킹 피해자가 경찰을 신뢰할 수 있다”며 “유치장 입감까진 아니라도 일선 경찰이 현행범 체포된 스토커를 경찰서로 데려오는 등의 분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경찰청장이 책임지고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스토킹법엔 피해자보호법이 없다. 여성가족부의 법안 제출이 늦었기 때문이다. 최명숙 여성가족부 권익보호과장은 이날 “스토킹 피해자 보호 법안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이 8월에 완료되자마자 국회에 보호법을 제출하겠다”고 했다.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에 반드시 포함되는 조항’에 관해 묻자 “보호시설 입소 부분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처벌법에도 응급조치에 경찰이 피해자의 보호시설 입소를 인도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며 “오는 10월 처벌법 시행 때 피해자보호조치에 대한 공백이 없도록 여성가족부 내부 사업운영지침을 개정해서 기존에 운영중인 성폭력·가정폭력 보호시설에 스토킹 피해자가 입소할 수 있게끔 대응하겠다”고 했다. 다른 성범죄와 달리 스토킹을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한 점도 문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합의를 종용하며 2차 가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단체는 경찰이 수사를 빨리 끝내려고 피해자의 고소 취하를 유도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가정폭력처벌법이 반의사불벌죄라 벌어지는 폐해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또 ‘스토킹행위’는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주는 행위’로 5가지만 열거 돼 있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한 신종 스토킹 행위를 포괄할 규정이 없다. 스토킹 행위를 범죄로 보려면 지속성이나 반복성을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현장 경찰의 수사 역량에 따라 지속성과 반복성의 입증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킹법 정부 입법 실무를 담당한 이응철 법무부 형사법제과장은 “죄형법정주의를 거슬러 법률을 너무 추상적으로 만들면 모든 행위를 문제삼을 수 있다. 해외 입법례에서도 포괄규정이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미 다른 법에 처벌 규정이 있어 빠진 조항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성 또는 반복성 입증 조건이 까다롭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기존 판례 등을 보면 한 번의 행위도 수분동안 지속되면 지속성이 인정됐다. 반복성은 1년에 단 몇차례라 해도 피해자가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꼈다면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스토킹을 범죄로 보고 처벌을 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해주셨으면 한다”면서 “그래야 피해자들이 국가를 믿고 신고할 수 있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곽두팔로 택배 주문하고 SNS 비공개 전환했어요”[이슈픽]

    “곽두팔로 택배 주문하고 SNS 비공개 전환했어요”[이슈픽]

    세 모녀 살인 사건 이후 여성들 우려 커져개인정보 유출 막는 방법들 SNS서 공유“아세톤으로 운송장 지워” “파쇄기 구입”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 이후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방법이 여성들에게 큰 관심사가 됐다.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25)이 피해자가 무심코 노출한 집 주소를 이용해 찾아간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들은 택배 송장 처리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택배 송장에 적힌 내용을 지우는 방법을 공유하는 글 등이 다수 올라와 있다. 네티즌들은 “택배 운송장에 물파스, 아세톤, 알코올이나 향수를 뿌리면 글씨가 사라진다”고 올렸다. 이외에도 “가위로 잘라야 한다”, “송장 위에 덧칠해 내용을 지우는 롤러 스탬프를 사용하는 게 더 확실하다” 등의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택배 송장, 영수증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문서를 없애려고 문구점 등에서 소형 문서 파쇄기를 구매했다는 인증글도 올라왔다. 2030 여성들이 1인 가구 또는 여성끼리만 사는 가구를 대상으로 발생하는 범죄를 우려해 이런 방법들을 공유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은 피해자 중 큰딸이 만나주지 않는데 앙심을 품었으며, 처음부터 다른 가족들도 살인할 수 있다고 마음먹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런 김태현의 행동을 ‘스토킹 범죄’로 규정했다. 이런 가운데 범죄 표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택배를 주문할 때 남자 이름처럼 보이는 가명을 사용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서울 중구에 사는 노모(26)씨는 “최근에 택배를 받을 때 ‘곽두팔’ 같은 가명을 사용하고 직접 수령하는 대신 무인택배함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는 “세 보이는 이름을 추천해 달라”는 내용의 글도 다수 올라왔다.‘스토킹 범죄’ 불안…“정책이 뒷받침돼야” 아울러 온라인상에 공개된 개인정보를 지우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직장인 김모(28)씨는 “해코지하려고 마음먹고 내 정보를 캐면 너무 쉽게 알아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혼자 사는 강모(26)씨는 “메신저 프로필 사진 같은 작은 정보라도 낯선 사람에게 사생활이 공개되는 게 무서워졌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김태현 사건이 전형적인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을 보여주면서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이를 해소할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올해 9월 시행될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 조항을 보완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여성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취중생]학교 생활부터 반려견까지…사생활 터는 사이 스토킹 흐려진 ‘세 모녀 사건’

    [취중생]학교 생활부터 반려견까지…사생활 터는 사이 스토킹 흐려진 ‘세 모녀 사건’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과 그 가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게임을 하며 알게 된 피해 여성이 연락을 차단하며 찾아오지도 말라고 하자 앙심을 품고 저지른 전형적인 스토킹 범죄입니다. 피의자는 범행을 저지르기 약 일주일 전부터 이를 계획하고, 피해 여성을 살해하려는 과정에서 그 가족까지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분노한 국민들은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노원 세 모녀’ 사건의 피의자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25만 명이 넘게 동의했습니다. 국민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지난 5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피의자 김태현(25)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우리는 피의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김태현이란 그의 이름을 알게 됐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피의자가 누군지 알게 되자, 언론과 여론은 그의 사생활에 집중했습니다. 김태현과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다는 동창, 군대 동기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하고 언론은 김태현이란 사람이 과거 어떤 사람이었는지 행적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김태현을 알고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로 그가 얼마나 폭력적인 성향을 갖고 있던 ‘특이한’ 사람이었는지 증언이 쏟아져 나왔고, 김태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알려져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향해 애정어린 게시글을 올렸던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태현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3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피의자 조주빈(26)이 세상에 공개됐을 때도 비슷한 흐름이 일어났습니다. 조주빈의 대학 생활과 동아리 생활, 그가 과거에 썼던 글을 중심으로 조주빈이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졌습니다.사람들은 과도한 ‘사생활 털이’에 피로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해자 서사 만들기를 중단하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직장인 이모(28)씨는 “가해자의 사생활은 궁금하지도 않다. 가해자가 얼마나 사이코패스적인지 알게 된다고 해서 다음 범죄가 막아지지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분노했습니다. ‘잔혹한 범죄자’ 김태현의 이중적 면모와 엽기 행각, 내성적이지만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듯한 과거 행동에 대한 증언 등은 자칫 사건의 본질인 스토킹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흐리고, 가해자 개인의 ‘사이코패스’ 성향에만 집중될 가능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토킹은 매우 사회적인 문제다. 가해자 개인이 유난히 특이한 폭력적 성향을 가진 사이코패스인가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스토킹 피해자가 죽음을 당하는 일은 늘 있어 왔다. 이제야 관련 법이 통과됐는데, 그동안 가해자 개인의 사생활과 심리적 특성에서 원인을 찾았기 때문에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피의자의 신상공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때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신상이 공개된 피의자는 그 범행에 상응하는 비난을 받아야 합니다. 피의자가 대가를 치를 동안 우리 사회는 공개된 신상으로 더 나은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태현은 9일 검찰로 구속 송치됐습니다. 이제는 ‘가해자 이야기’를 찾기보다는 스토킹 범죄를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할 때입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상사에게 성폭행 피해” 40대 여성이 구속된 이유

    “상사에게 성폭행 피해” 40대 여성이 구속된 이유

    직장 상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40대 여성이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 여성은 교제 중이었던 상사와 합의 하에 관계를 가졌음에도 앙심을 품고 무고를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정문식 부장판사는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월 직장 간부에게 보고서를 내고 “2014년 4월부터 B씨에 의해 지속해서 스킨십을 당하고,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아왔다. 2015년 10월에는 B씨로부터 ‘업무상 협의할 것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저녁 식사를 한 뒤 자신의 차량에서 강제추행과 성폭력을 당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A씨는 당시 B씨와 교제하고 있었고, 숙박업소에서 합의하고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가 퇴사한 뒤 동료들에게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으며, 그로 인해 B씨가 퇴사했다고 이야기했다. A씨는 자신에 대해 ‘남자관계가 복잡하고,남자관계를 이용해 일을 처리한다’는 소문이 돌자 B씨가 소문을 냈다고 지레짐작해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1년 동안 진행된 재판에서 A씨 측은 “겪은 일을 전달하려고 했을 뿐 보고서 제출이 무고죄의 신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명예훼손 혐의에도 “대화하다가 자연스럽게 성폭행 이야기가 나왔을 뿐”이라는 주장을 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판사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피해자를 상대로 또다시 고통과 상처를 줬다. 재범을 억제할 정도의 진지한 반성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비록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그 책임이 무거워 엄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봄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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