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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라’ 볼까

    국립 공연단체들이 처음으로 한 무대에 올라 앙상블을 이룬다. 그런가 하면 세계 정상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들이 같은 무대에서 기량을 겨룬다. 새해 벽두 녹록지 않은 갈라 무대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차례로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19∼20일 국립발레단·국립오페라단·국립합창단이 꾸미는 ‘스페셜 갈라’와,25∼26일 세계무용센터 주최의 ‘세계발레스타페스티벌’. 저평가되기 일쑤인 갈라 공연과는 차별화된 볼거리로 무장한 채 관객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무대들이다.●스페셜 갈라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등 3개 단체가 사상 처음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공연.1962년 창단 이래 찬조출연 형식으로 각 단체들이 모이기는 했지만 한 기획 아래 뭉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갈라 공연인 만큼 한 무대에서 오페라와 발레, 합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게 큰 장점.2부로 나뉘어 모두 7편 23곡의 작품을 에피소드식으로 풀어내는데 1부에서는 하나의 주제아래 다양한 작품을 연주하고,2부에서는 하나의 작품을 다양한 장르로 비교, 변주하는 게 특징이다. 이 가운데 1부에서는 젊은이들의 환희와 절망, 봄과 사랑을 담은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가 오페라와 발레, 합창의 형태로 새롭게 태어난다. 웅장한 서곡에 맞춘 발레 ‘스파르타쿠스’의 2인무와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의 ‘개선행진곡’을 색다른 분위기에서 감상할 수 있다.‘카르미나 부라나’중 가장 희극적이라는 ‘구워진 백조의 노래’와 함께 창작오페라 ‘천생연분’중 ‘초시 초시 줄초시’가 이어지며 베르디 최고의 순정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와 로맨틱 발레 ‘지젤’로 끝을 맺는다.2부에서 오페라와 발레로 맞붙는 ‘카르멘’도 눈여겨볼 대목. 정열적인 사랑 끝에 맞는 처절한 비극(비제의 오페라)과 쇤드린 편곡을 쓴 마츠 에크 안무의 발레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19일 오후7시30분,20일 오후4시.1588-7890.●세계발레스타 페스티벌 2000년부터 2년마다 열려와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국내 최대의 발레 갈라무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세계 스타들을 소개해 세계적인 무용수와 작품의 새 흐름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공연으로 평가받는다.이번 무대에선 ‘백조의 호수’‘해적’‘돈키호테’‘지젤’을 비롯한 클래식 레퍼토리에 더해 우크라이나의 민속무용 ‘고팍’같은 모던발레를 하이라이트 형식으로 보여준다.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이리나 드보로뱅코, 영국 로열발레단의 로베르타 마르케즈,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로흐 뮈레, 러시아 키로프발레단의 이고르 젤렌스키, 오스트리아 비엔나오페라발레단의 다닐 심킨이 눈에 띄며 키로프발레단의 유일한 한국인 출신 발레리나 유지연도 초청되었다.‘백조의 호수’ 2막중 백조 파드되와 ‘백조의 호수’ 3막 가운데 흑조 파드되, 그리고 코사크와 우크라이나인들이 폴란드의 압제자들에게 맞서는 내용을 담은 고팍이 관심 레퍼토리로 기대를 모은다.(02)751-9682.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서울 새청사에 콘서트홀을”

    “서울 새청사에 콘서트홀을”

    “새로 지을 서울시 청사에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을 만들어 달라.”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얼마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이렇게 요청했다. 저층부는 콘서트홀, 고층부는 사무공간으로 만든다면 서울시청이 시민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발돋움해 ‘문화 서울’의 이미지를 드높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였다. 서울시 안팎의 반응은 처음엔 “황당하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그럴 수도 있겠다.”는 분위기로 바뀌다가 최근엔 일부지만 “정말 참신한 생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2년 전이라면 이렇게 대담한 제안을 내놓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난해 6월 재단법인으로 새출발하고 정명훈 상임지휘자와 이팔성 대표이사를 영입한 이래 서울시향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실제 서울시향의 2006년은 본격적인 변화의 원년이다. 올해 음악계가 다사다난했다지만 서울시향의 ‘찾아가는 음악회’만큼 연초부터 문화판의 저변을 뒤흔든 사건도 없었다. 서울시향 기획팀은 당초 일선구청을 찾아가는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정명훈이 지휘자로 나선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정명훈이라는 ‘이름’이 아닌 ‘문화’를 원하는 곳을 우선적으로 찾아가겠다는 깊은 뜻이 있었다. 실제로 연주회를 원하는 구청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구청들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동안 적극적으로 나선 중랑구와 은평구, 구로구, 노원구가 우선적으로 선정됐다. 지난 1월10일 450석의 중랑구민회관에서 열린 첫번째 찾아가는 음악회에는 700명이 발디딜 틈 없이 입장한 것도 모자라 극장 밖에서 중계방송까지 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이에 각 구청의 문화관련 부서에는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향을 유치하지 못하면 내 목이 달아나게 생겼다.”고 하소연하는 구청 관계자도 여럿있었다고 한다. 이어 1월13일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열린 세번째 공연에선 무려 2만여명의 청중이 열광했다.12월23일 성동구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찾아가는 음악회에도 1만여명이 찾았다. 수요가 폭발하자 서울시향은 찾아가는 음악회를 올해 30회에서 내년에 60회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향을 ‘예산 잡아먹는 하마’쯤으로 인식하던 시의회의 인식도 달라졌다. 연주 횟수가 크게 늘어나자 연주력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 재단 출범 이전 연간 연주회는 30∼40회 정도. 이것이 올해 100회로 폭증했고, 내년에는 120회로 다시 늘어난다. 한때 이미지가 실추됐던 원인이 연주력의 저하 때문이었지만, 지난해 6월 단원의 40%를 교체한 대대적 오디션 이후 부단한 연습과 크게 늘어난 실전 연주로 앙상블에도 틀이 잡혔다. 악장과 금관악기의 수석과 부수석을 중심으로 11개 자리는 여전히 비워놓고 있다. 세계적인 교향악단에서도 같은 자리에 앉을 정도의 실력이 아니면 뽑지 않겠다는 방침 때문이다. 정명훈 예술감독은 “이런 추세로 서울시향의 연주력이 높아지면 내년 하반기에는 도쿄필하모닉의 실력을 추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의 하나인 도쿄필하모닉의 특별예술고문이기도 하다. 이렇듯 발전의 바람을 타고 있는 서울시향의 숙제가 바로 전용 콘서트홀이다. 최근 이팔성 대표와 오병권 기획팀장은 베를린필과 빈필, 체코필의 운영 시스템을 돌아봤다. 그 결과 전용 콘서트홀이 이들을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발돋움하게 만든 비결의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한다. 오 기획팀장은 “1년 단위 대관 시스템 아래서 2∼3년 단위의 기획은 불가능하다.”면서 “연습부터 자체 콘서트홀에서 하는 베를린필 등은 단원들이 음향에 익숙해지다 보니 최고의 연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전용 콘서트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공연+새앨범]

    ■ 부활 ‘11번째 사랑 록그룹 부활의 11번째 앨범발매 기념 콘서트. 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무대로, 새로운 신곡들과 히트곡 들로 구성했다. 총 6회의 공연동안 한 회당 170명씩 한정 인원만으로 함께한다.2007 년 1월3∼7일. 대학로 상상 나눔 씨어터(02)2057-2606. ■ 임재범 ‘2006년 마지막 비상(飛上)!’ ‘사랑보다 깊은 상처’,‘너를 위해’등의 노래로 사랑받고 있는 가수 임재범이 오는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데뷔 20주년 기념 전국투어 콘서트 ‘비상’의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비상’ 전국투어 콘서트는 임재범의 음악인생 20년을 정리하는 내용을 2부로 나누어 진행한 바 있다.1544-1555. ■ 심수봉 ‘2006 SINA 송년 페스티벌’ 트로트의 여왕 심수봉이 한해를 정리하는 콘서트를 벌인다.‘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사랑밖에 난 몰라’,‘미워요’ 등의 히트곡들로 최고의 무대를 꾸밀 예정. 오는 27일 서울 올림픽 공원 올림픽홀.(02)595-2535. ■ 인큐버스 Light Grenades 힙합과 일렉트로니카, 그리고 펑크와 하드 록에 이르기까지.6인조 록밴드 인큐버스의 치열한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6번째 새앨범. 빌보드 모던 록 차트 2위에 오른 ‘애나 몰리’ 등 총 13곡 수록.SonyBMG. 클래식 ■ 플루트 앙상블 피리 창단 콘서트-플루트 나르시시즘 22일 4시·8시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리더 김대원, 이윤영 이주희 김소연 박민상 이인.2만∼4만원.(02)888-2698. ■ 경기필하모닉과 금난새의 크리스마스 초대 24일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소프라노 박미자, 메조소프라노 양송이, 테너 류정필, 바리톤 우주호, 대학연합합창단. 크리스마스 캐롤과 베토벤 ‘환희의 송가’.1만∼5만원.(031)230-3200. ■ 예술의전당 성탄음악회-송영훈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23일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첼리스트 송영훈과 기타리스트 제이슨 뷔유 등 음악친구들이 꾸미는 보사노바와 탱고의 향연.2만∼5만원.(02)580-1300. 미술 ■ 나의 인생, 나의 사랑;윌리 로니스전 23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조선일보 미술관. 올해 96세인 프랑스 사진작가가 포착한 보통 사람들의 일상 풍경.(02)724-6322. ■ 섬웨어 인 타임 내년 4월1일까지 아트선재센터. 미술과 사회가 소통하는 접점을 국내외 작가 19명의 노래하고, 외치며, 속삭이는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선정 한국종합예술학교 미술이론과 교수가 오랜만에 기획한 전시회다.(02)733-8945. 연극 ■ 라이어 1월1일∼3월4일 화∼금 7시30분, 토요일 4시·7시, 일요일 3시·6시 서울 강남 동양아트홀. 대한민국 최장기 흥행 연극 라이어를 강남에서 만난다. 완벽한 희극성과 빈틈없는 구성이 주는 연극 보는 즐거움. 최성신 연출, 조정래 김태신 등 출연.2만∼2만5000원.(02)515-6510. ■ 강철 1월28일까지 화·목·금 7시30분, 수·토 4시·7시, 일요일 4시 아룽구지 소극장. 배우 윤소정이 창조하는 만고의 모정. 교도소라는 폐쇄 공간에서 벌어지는 박진감 넘치는 기억의 충돌. 한태숙 연출, 윤소정 서이숙 등 출연.3만∼4만원.(02)764-8760. 뮤지컬 ■ 크리스마스캐롤 25일까지 수∼금 3시·7시30분, 토∼월 3시·7시 서울열린극장 창동. 서울예술단이 혼혈아동, 체코 작곡가 및 의상디자이너와 함께 선사하는 감동의 가족뮤지컬. 시각장애인 윤선혜양의 천사 같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1만 5000∼3만 5000원.(02)523-0986 ■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2월4일까지 월∼금 8시, 토요일 4시·8시, 일요일 2시·6시 코엑스 오디토리움.35년 동안 공연된 록 뮤지컬의 고전. 로커 김종서가 유다 역으로 뮤지컬 신고식을 한다. 김재희 임태경 강필석 출연.3만~9만원. (02)501-7888
  • 도봉에선 화요일 12시마다 음악잔치

    동네이웃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음악회’를 열고 있다. 무대에 서는 연주자도, 박수를 치는 청중도 모두 이웃사촌들이다. 공연을 거듭할수록 이웃간 도타운 정이 더 하는 순수 아마추어들의 연주회다. 매주 화요일 정오 도봉구청에 가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정오음악회’가 올 한 해를 결산하는 연주회를 가졌다.128회째 연주였다. 19일 정오 도봉구청 지하 1층에 마련된 상설 공개홀에서 아름다운 플루트 선율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코디언의 경쾌한 리듬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청사 안에 울려 퍼졌다. 두명의 연주자가 ‘다뉴브강의 잔물결’과 ‘대지의 항구’를 합주했다. 이어 하모니카와 오카리나의 합주로 캐럴 ‘창 밖을 보라’ 등이 연주되자 구청을 찾은 민원인들은 어깨를 들썩이거나 박수를 치면서 즐거워 했다. 색소폰과 아쟁, 클래식기타 등 연주자들이 들고 나온 악기도 다양하다. 젊은 여성 듀엣이 대중가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를 부르자 청중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이날 연주회는 2006년 한 해 정오음악회를 결산하는 ‘드림 페스티벌’.1시간 동안의 연주가 끝나자 청중은 아쉬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청중 가운데 ‘단골 손님’도 눈에 띄었다. 온 몸이 점차 마비되는 병을 앓고 있다는 휠체어를 탄 중년남성. 시각장애인 남편의 팔짱을 낀 노부인도 단골이다. 멋모르는 유치원생들은 재잘거리며 객석을 떠날 줄 몰랐다. 매주 한번씩 열리는 정오음악회는 이날로 128회째를 맞았다.2004년 4월 도봉구청 직원들끼리 만든 클래식기타 동아리가 모태다. 동아리는 일주일에 한번씩 동료 직원들에게 실력을 뽐내기 위해 구청 지하에 덩그러니 비어 있던 공개홀을 이용하기로 했다. 공개홀 이름은 ‘아뜨리움’이라고 지었다. 월요병에 걸리는 월요일을 피해 화요일 정오에 연주를 하기로 했다. 연주가 단조로워지자 청중은 줄었고, 이때 동아리와 만난 사람이 장수길(45)씨. 동네에서 플루트 지도를 하면서 아마추어 연주단 여러 팀을 돌보는 장씨는 플루트를 즐기는 주부 6명으로 구성된 ‘위드앙상블’ 등 연주단을 무료로 지도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실력을 쌓은 연주자들에게 공개무대를 마련해 주고 싶었던 그에게 좋은 기회였다. 처음엔 관람석 청중이 10여명 뿐일 때도 있었다. 구청을 오가다 편한 마음으로 연주를 듣는 이들이 점차 늘면서 요즘엔 연주회가 열리면 주민 70∼80명이 좌석을 메운다. 도봉구가 무대 기획과 연출을 맡은 장씨와 연주자들에게 제공하는 지원은 2500원짜리 구내식당의 식권 1장뿐이다. 장씨는 이날 관람석에서 연주를 즐긴 최선길 구청장에게 ‘모니터 스피커’를 사달라고 처음으로 부탁했다. 모니터 스피커는 청중석으로 향한 스피커와 달리 연주자도 자신의 연주를 들을 수 있도록 무대 방향으로 설치하는 작은 스피커다. 장씨는 “무대에 선 연주자가 연주를 하다 잘못되면 ‘다시 할 게요.’라며 웃는데, 이때 청중이 힘차게 격려박수를 치면서 미소를 짓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 여기가 ‘행복한 참세상’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3) 서울맹학교·한빛맹학교 학생들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3) 서울맹학교·한빛맹학교 학생들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들이 있다. 눈이 아닌 귀와 손으로 세상을 듣고, 느끼지만 아이들에게 세상은 희망이다.15일 오후 시각장애 아동들의 배움의 요람인 서울맹학교와 한빛맹학교를 방문, 세계적인 음악가를 꿈꾸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시각장애 아이들을 만나봤다. ●“베토벤 같은 훌륭한 음악가가 될 거예요” “집도 보고, 자동차도 보고 싶어요. 그 중에서도 엄마 얼굴이 가장 궁금해요. 답답할 때마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려요.” 서울 종로구 신교동 서울맹학교 교실에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졌다. 이 학교 3학년생인 서인호(11)군이 빠르고 힘찬 손놀림으로 베토벤 소나타 15번 ‘전원’을 연주하고 있었다.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음악가가 된 베토벤을 존경해요. 엄마 아빠를 위해서라도 꼭 훌륭한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인호는 선천성 녹내장을 앓아 유치원 다닐 무렵부터 눈앞이 흐릿해졌다.8살 때 각막수술을 받았지만, 양쪽 시력을 잃고 말았다. 지금은 간신히 빛만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인호는 손으로 어머니 얼굴을 더듬어 만진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어머니 모습이 떠오를 거라 믿기 때문이다. 특히 인호는 빠듯한 살림에 늘 바쁘지만 인호의 등·하교만큼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챙기는 엄마·아빠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 실력도 예사롭지 않다. 올해 한 언론사가 주최한 ‘피아노 콩쿠르’에서 베토벤 소나타 15번을 연주해 당당히 3위에 입상했다. 같은 또래의 비장애 아이들과 겨뤄 거둔 성과이기에 더욱 뜻깊다. 인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오는 27일 열리는 학교 음악제에 나가 또 한번 실력을 뽐내볼 생각이다. 인호의 취미는 축구. 방과후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즐긴다. 축구공에 딸랑 거리는 방울이 들어 있다는 것을 빼고는 비장애 아이들과 다른 점이 없다. 승부욕에 넘치는 모습도 여느 아이들 못지않게 힘차다. 각막수술만 10여차례를 받았고, 모서리에 부딪혀 이마를 8바늘씩이나 꿰맨 적도 있지만 인호는 울지 않았다. 정작 인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이유없는 편견이다. 얼마 전엔 거리에서 “눈이 이상하게 생겼다.”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땐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이인희(51) 선생님은 “아이들의 순수하고 해맑은 모습에 교사인 내가 더 많이 배운다.”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장애아를 동정심과 거부감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장애아에 대한 편견은 분명 버려야 합니다.”라고 당부를 잊지 않았다. ●“소리로 세상을 보고 느껴요” “트럼펫은 저랑 성격이 비슷해요. 소리가 밝고 맑거든요.”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한빛맹학교 교실에는 안제영(11·5학년)군이 연주하는 은은한 트럼펫 소리로 가득했다. 제영이는 소안구증으로 선천적 시각장애 1급. 세상 풍경을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제영이가 연주하는 팝송 ‘마이웨이’ 선율은 그 어느 연주보다도 아름다웠다. 제영이는 ‘한빛브라스 앙상블’의 트럼펫 주자로 경력만 4년째인 베테랑이다. 한빛브라스는 2003년 만든 한빛예술단 소속 4개 단체 중 하나다. 성악과장 이기성(46) 선생님은 “제영이가 똑같이 배운 다른 아이들보다 실력이 좋다.”면서 “계속 전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영이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흔든다. “고생하시는 아빠가 뒷바라지하시는 게 부담스러워요.”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는 모습이 11살답지 않게 조숙하다. 제영이는 부산에서 태어나자마자 6개월 만에 창원에 있는 조부모에게 보내져 할머니 손에 자랐다. 같은 시각장애인인 아버지는 부산에서 안마사를 하다가 지금은 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행정사무일을 보며 생계를 꾸린다. 제영이는 ‘빛소리중창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조승우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감명 깊게 봤다는 제영이는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를 귀에 꽂고 지낼 만큼 노래를 좋아한다. 트럼펫 연습이 끝나면 중창단 연습실로 가 친구들과 손을 잡고 연습에 열중한다. 눈은 허공을 응시하고 있지만 얼굴빛은 진지하기만 하다. 서로의 눈빛을 볼 순 없지만, 잡은 손과 곁에서 느껴지는 숨결로 맞추는 화음은 그 어느 어린이 합창단보다도 아름답다. 중창단 지도교사 이명신(37) 선생님은 “아무래도 아이들이 귀가 예민하다 보니 음감이 대단하다.”면서 “제영이와 같이 음악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중앙박물관에 클래식이 흐른다

    중앙박물관에 클래식이 흐른다

    국보 제83호 삼산관반가사유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불교조각실에서도 별도의 전시공간에 모셔져 있다. 사라져가는 희망을 상징하는 캄캄한 통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면, 구원의 손길을 내밀듯 미소를 지으며 관람객을 맞는다. 앞에는 두 사람쯤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는데, 관람석이라기보다는 예배석이라고 해야 할 이 작은 의자의 존재로 전시실은 그대로 법당이 된다. 중앙박물관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용산에 새로 지은 박물관 건물이 아니라, 바로 이 전시공간이 아닐까를 곰곰이 생각하게 만들 만큼 인상적이다. 토요일인 지난 9일 저녁 중앙박물관은 어둠에 잠긴 산사(山寺)처럼 고요했다. 야간개장이 이루어진 이날 오후 6시 이후 박물관 관람객은 모두 149명에 그쳤다고 한다. 불교조각실이 ‘묵언수행’을 하고 있는 동안 박물관 입구의 으뜸홀에서는 목관오중주가 특유의 단아하면서도 빛나는 음색을 뽐내고 있었다. 코리아목관앙상블이 들려주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피치카토 폴카’와 스코트 조플린의 ‘디 엔터테이너’가 흥겨웠지만, 청중은 스물 다섯명을 넘지 않았다. 중앙박물관은 지난달 8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밤 9시까지 문을 열고 있다. 앞서 지난 3월부터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야간개장’을 했다. 목관오중주 연주회가 포함된 ‘음악이 흐르는 박물관’ 프로그램도 야간개장을 확대함에 따라 관람객을 늘려보겠다는 뜻에서 마련했을 것이다. 지난달 확대 이후 야간개장 관람객은 모두 2332명으로 전체의 0.9%에 머물렀다. 지난 6일 하루의 낮 관람객이 1만 5029명이니, 하루 평균 333명이라는 야간개장 실적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숫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박물관의 부담은 커졌지만, 관람객에게는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음악이 흐르는 박물관’은 16일과 30일에는 국악실내악단 스케치,23일에는 오아시스현악사중주단을 초청해 오후 6시와 7시30분 미니 콘서트를 갖는다.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의 박물관 입장료만 내면 콘서트도 즐길 수 있다. 더 큰 혜택은 낮이라면 불가능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산관반가사유상은 중앙박물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전시품이지만, 오후 8시를 넘어서면 10분 이상 ‘독대’할 수도 있다. 이번 주말 저녁에는 가족과 함께 야간개장이 ‘실패’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보자. 관람객이 차츰 늘어나 야간개장이 ‘성공’을 거두기 시작하면 관람객의 즐거움은 훨씬 줄어든다는 역설이 재미있는 중앙박물관이다. 글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올해의 예술상’ 34개 작품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와 올해의 예술상 운영위원회(위원장 홍승찬)는 12일 도종환의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 등 문학·미술·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다원예술 등 7개 분야의 34개 작품을 ‘2006 올해의 예술상’ 수장작으로 선정했다. 상금은 3000만원씩이며 시상식은 18일 오후 5시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분야별 수상자.▲문학 정찬(소설), 도종환, 김승희(시), 김남중(아동문학), 김치수(평론)▲미술 강홍구, 최슬기·최성민(디자인), 박이소, 최정화(설치·영상), 코리아나 미술관 스페이스C▲연극 극단 골목길, 극단 죽죽, 극단 놀땅(창작극), 연희단 거리패(번안극), 극단 사다리(아동극)▲음악 황성호(관현악-작곡), 양성원(관현악), 백병동(실내악-작곡), 콰르텟21, 한국페스티발앙상블(실내악)▲무용 김선희발레앙상블(발레), 국수호(한국무용), 황미숙·파사무용단,YJK Dance, 미나유(현대무용)▲전통예술 정회석, 김용우(국악), 민홍규(전통공예), 축제의 땅(전통무용)▲다원예술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접는 미술관,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서울공연예술가들의 모임, 한국실험예술정신.
  • 서울대 음대 장학기금 마련 음악회

    서울대 음대 동창회(회장 서계숙)는 18일 오후 6시30분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서울대 음대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송년음악회’를 연다. 소프라노 박미혜 교수, 테너 박현재 교수, 가야금 앙상블 ‘사계’ 등이 무대에 오르며 가수 조영남씨와 패티김씨가 우정출연한다.(02)876-1440.
  • 中 혁명음악의 대부 정율성 탄생지 광주서 기념음악회

    중국 혁명음악의 대부 정율성(1914∼1976)을 기리는 국제음악제가 그의 탄생지인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시 남구는 “‘기억과 행진’을 주제로 내달 12∼13일 광주 5·18 기념문화센터에서 이 음악제를 열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12일 열리는 전야제는 국악 실내악단 ‘도드리’와 크로스오버 앙상블, 소프라노 이수현과 테너 김백호 등이 ‘옌안송’과 ‘팔로군가’ 등 정율성의 대표곡을 부른다. 본행사는 KBS 관현악단의 연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정치용 교수의 지휘로 중국 출신 소프라노 오벽하, 테너 김영철을 비롯, 소프라노 민숙연과 전주시립합창단이 출연, 한·중합동 음악회로 꾸며진다. 또 국제학술세미나도 열려 근대 광주의 기독교 역사와 정율성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황일봉 남구청장은 “올해는 정율성 선생 타계 30주년으로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클래식과 국악이 만나는 색다른 무대로 시민이 함께하는 음악제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율성국제음악제는 정율성 선생을 기리기 위해 남구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개최해 4000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찾는 등 성황을 이뤘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공연리뷰] 서푼짜리 오페라

    [공연리뷰] 서푼짜리 오페라

    “어, 브레히트도 재밌네.” 올해 서거 50주기를 맞은 독일 극작가 베를톨트 브레히트는 현대 유럽연극의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다. 하지만 일반 관객에겐 줄곧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오해(?)를 받아왔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중인 음악극 ‘서푼짜리 오페라’는 서사극이나 소외효과 같은 거창한 이론에 주눅든 관객의 어깨를 단번에 펴게 하는 작품이다. 브레히트의 신랄한 사회풍자와 쿠르드 바일의 흥겨운 음악이 절묘하게 맞물려 풍성한 연극적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서푼짜리 오페라’는 영국 존 게이의 ‘거지 오페라’(1728년)를 토대로 19세기 영국 런던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걸인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악덕 사업가, 칼잡이 조폭 두목, 뇌물에 눈먼 경찰 등 과장되게 희화화시킨 인물들이 등장해 한바탕 소동극을 벌인다. 브레히트가 창단한 독일 베를린앙상블 출신의 연출가 홀거 테슈케는 원작의 시공간적 배경을 현대의 아시아 도시로 옮겨놓았다. 빈민가 다리 밑을 형상화한 세트에 서울 도심 고층건물과 고가도로를 배경영상으로 활용한 무대는 이질적인 듯하면서 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귀족들의 오페라에 반기를 들고 대중적인 오페라를 만들고자 했던 바일의 음악은 한정림의 편곡을 거치며 한층 흥겹고 유쾌한 리듬으로 변모해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뮤지컬에 가까울 정도로 음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연극배우들이 부르는 아마추어적인 노래가 오히려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에 더 잘 어울렸다. 오디션에서 선발된 16명의 배우들은 근래 보기 드물게 잘 짜인 앙상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정형화된 몸짓과 말투로 칼잡이 두목 매키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지현준과 시종일관 대단한 에너지를 발휘한 폴리역의 김태희가 돋보였다.12월3일까지.(02)580-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공연+새앨범]

    ■ 보니 엠 ‘The Magic Of Boney M’ 80년대 디스코 열풍의 주역 보니 엠의 베스트 앨범.30년전 영국 차트 1위였던 ‘대디 쿨’을 비롯,‘해피 송’,‘리버 오브 바빌론’ 등 80년대 ‘디스코 테크’와 롤러장 등에서 숱하게 들어왔던 명곡들이 수록되어 있다.7080세대들에게 디스코의 추억을 음미할 수 있는 선물이 될 듯하다.SonyBMG. ■ 로비 윌리엄스 ‘Rude Box’ UK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앨범을 팔아치우고 있는 사나이, 로비 윌리엄스의 7번째 앨범. 발표하는 앨범마다 변화를 거듭하는 그가 이번 앨범에서 선택한 주제는 댄스와 힙합 일렉트로닉이다. 총 16곡 수록.EMI. ■ 이루마 ‘h.i.s monologue’ 투명한 피아니즘과 실험적 사운드의 조화로 한국 연주음악의 새 장을 연 아티스트 이루마의 다섯번째 앨범. 높은 인기를 누리며 활동하다 돌연 군 입대를 결정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서는 그의 음악적 본령인 피아노 솔로가 주를 이루고 있다.STOMP MUSIC. ■ 가오리 고바야시 ‘Fine’ 금년 2월 발매돼 일본 재즈차트 정상을 차지한 여성 색소폰 연주자 가오리 고바야시의 두번째 앨범. 자작곡 5곡과 샤카 칸, 마빈 게이 등의 팝송을 재해석한 커버곡 4곡 등 총 9곡이 수록되어 있다. 라이브 실황 등을 담은 DVD와 패키지로 발매됐다. 인더가든. 미술 ■ 검은 숲 12월3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 몇가닥 안 되는 머리카락을 가진 동그란 얼굴의 캐릭터 ‘동구리’로 알려진 권기수의 개인전. 자연을 벗삼아 유유자적하는 옛 선인들처럼 동구리가 현대적 환경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02)733-8500. ■ Psychic Scope-이토 존+아오키 료코 12월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스페이스C. 최근 일본과 유럽, 미국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일본의 두 젊은 작가 이토 존과 아오키 료코 2인전. 섬세한 드로잉과 초현실주의적인 기법, 몽환적 시선으로 주변을 왜곡시켜 담아낸 자수 평면화와 페이퍼 드로잉, 영상 애니메이션 등 100여점을 선보인다.(02)547-9177. 클래식 ■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연주회 14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세종문화회관이 기획하는 모차르트 시리즈로 마술피리 서곡, 피아노 협주곡 제8번 C장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콘체르토 D장조 등을 들려준다. 피아노 김혁 김명선 바이올린 김선희 김정미 등.3만∼5만원.(02)399-1114. ■ 알렉상드르 타로 피아노 리사이틀 16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지난 5월 파리 샹젤리제 극장의 연주 이후 평단의 주목을 받은 신예인 타로의 독주회. 라모의 쳄발로를 위한 모음곡집, 라벨의 ‘거울’, 쇼팽의 왈츠곡 등.2만∼4만원.(02)751-9607. 연극 ■ 태 10∼19일 화∼금 7시30분·토 4시·7시30분, 일 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어린 조카를 내몰고 왕위에 오른 세조의 끝없는 권력욕과 비극적 역사에서도 핏줄을 이어가는 한국인의 생명의지를 전통미학으로 표현. 오태석 작·연출, 장민호 백성희 김재건 등 출연.2만∼3만원.(02)2280-4115. ■ 한국사람들 10∼19일 화∼금 8시, 토 5시, 일 3시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프랑스 작가 미셸 비나베르의 희곡을 무대화한 한불 합작극. 마리온 스코바르트·변정주 공동연출, 고기혁 서민성 등 출연.1만 5000∼2만원.(02)762-0810. 무용 ■ 아시아퍼시픽 발레페스티벌 9일 오후8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서울발레시어터, 상하이발레단, 홍콩발레단, 도쿄시티발레단 등 한중일 3국의 합동무대.2만∼7만원.(02)588-6411. ■ 현대무용단 탐 정기공연 13·14일 7시30분 서강대메리홀. 창단 25주년을 맞은 무용단의 정기공연. 정지영, 조은미, 김예림 안무작.2만원.(02)3277-2584. 뮤지컬 ■ 이 10일∼12월3일 화∼목 8시, 금∼일 3시·7시30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에 노래와 춤을 입힌 토종 뮤지컬. 영화를 빛나게 했던 광대들의 줄타기 대신 부채와 지팡이로 만들어내는 무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김태웅 작·연출, 최성원 금승훈 김법래 등 출연.3만∼6만원.(02)523-0986. ■ 아이두 아이두 14일부터 무기한 화∼금 8시, 토 4시·7시30분, 일 3시·6시30분 KT&G상상홀.20대 신혼기부터 70대 황혼기까지 50년에 걸친 부부의 희로애락 결혼 이야기. 뮤지컬배우 박해미가 제작 겸 주연을 맡았다. 설청일 연출, 양꽃님 김선영 등 출연.4만∼7만원.(02)334-5211.
  • [서울광장] 물러난 대통령, 물러날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물러난 대통령, 물러날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열린우리당이 정치공황적 정계개편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8년 만에 정치고향 목포를 찾아 ‘목포의 눈물’을 합창했다. 전남도청에선 ‘무호남 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는 충무공의 말을 방명록에 남겼다.“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말은 ‘난 정치를 하지만 여러분은 정치행위로 보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다.“여당의 비극은 분당에서 비롯됐다.”고도 했다. 비극은 끝내야 하고, 따라서 국민 뜻을 어기고 나간 사람들은 민주당으로 돌아가라는 논리가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럴 뜻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천정배 의원에게 “전당대회에서 누가 옳은지 겨뤄보자.”고 선을 그었다. 왼팔이라는 안희정씨는 지방을 돌며 노사모 재건을 외친다. 지난 8월엔 노 대통령이 노사모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노사모의 대선 승리는 역사에 남을 일”이라며 ‘어게인 2002’를 다짐했다고 한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이중주는 분명 4년 전 참여정부의 문을 열 때의 앙상블이 아니다. 사실 노 대통령에게 ‘DJ와 호남’은 극복의 대상이었다.1995년 DJ의 정계복귀 때 그는 ‘3김정치 청산’을 외치며 1년여간 저항했다. 자신이 몸 담은 ‘국민통합추진회의’가 와해되면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것은 그에게 ‘3김정치’에 대한 굴복이었을지 모른다. 영남 출신인 그는 그럼에도 ‘호남당’을 택했다. 지역구도와는 끝내 타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열린우리당이 퇴임 대통령의 흡인력에 의해 도로 호남당으로 회귀하는 상황은 좌시하지 못할 일 같기도 하다. 따라서 두 사람의 갈등은 얼핏 지역정치 극복을 둘러싼 신·구세력의 대립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연 이것뿐일까. 여권, 특히 친노(親盧)진영에선 얼마 전부터 몇가지 대선 시나리오가 나돌았다. 그 하나가 ‘열린우리당 분당-민주당과의 재통합’이다. 열린우리당내 비노·반노 진영이 가세한 민주당과 친노진영의 열린우리당이 일정 시점까지 각개약진하다 대선 직전 ‘민주·호남+개혁’의 재통합을 단행,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국민참여경선제가 가미되면 2002년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단일화 못지않은 드라마가 연출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각본대로라면 지금 노 대통령과 DJ의 대치는 이를 위한 전주곡일 뿐이다.‘DJP연합’,‘노-정 후보단일화’ 등 반 한나라당 연대의 위력은 지난 두차례 대선에서 입증됐다. 민심이 등 돌린 상황에서 여권이 승리를 기대할 거의 유일한 카드가 이 시나리오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공학일 뿐이다. 가객 한대수가 최근 낸 앨범에 ‘대통령’이라는 곡이 있다.‘┽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난 지극히 사랑할거야. 국민들은 양호하게 잘 살고, 여자들은 기뻐서 웃을거야’ 암울한 군사정권 시절 ‘행복의 나라’로 가자고 선동(?)하며 민중의 목마름을 호소하던 그는 정작 민주화된 지금을 ‘슬픈 시대’라고 했다. 극과 극의 파워게임 세상이라는 것이다. 진짜 갈등이든, 고도의 전략이든 전·현직 대통령의 충돌은 국민을 더 피곤하게 할 뿐이다. 지금 정권이 그렇듯 다음 정권도 국민과 다음 정치세력의 몫이다. 물러난 대통령과 물러날 대통령은 권력 승계의 정치생태적 욕망을 버려야 한다. 국민들은 더이상 ‘정치 9단’들을 원치 않는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폐허의 땅에 싹트는 강렬한 생명 의지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세계무용축제의 동시 개막으로 10월 내내 봇물을 이뤘던 해외 공연들이 축제 폐막과 더불어 썰물처럼 빠져나간 무대에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연극 2편이 나란히 선보인다. 국립극단이 제작하는 오태석 작·연출의 ‘태(胎)´(11월10∼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와 성남아트센터·극단 우투리의 ‘한국 사람들´(11월10∼19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은 세계화 시대에 우리 고유의 정서와 전통의 의미를 새삼 되짚게 하는 작품이다. 20년 넘게 극단 목화를 이끌다 올초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된 오태석 연출가는 한국적인 전통미학을 가장 잘 살리는 연극인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세조의 왕위찬탈과 모성본능, 끈질긴 생명력 등을 제의적인 형식으로 다룬 ‘태’는 한국 현대연극사의 빛나는 수작으로 손꼽힌다. 1974년 초연 이후 끊임없이 재공연되며 호평을 얻었던 ‘태’가 국립극장이 올해 처음 선정한 ‘국가 브랜드’공연의 자격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국가 브랜드’는 향후 3년간 장기 지원을 통해 세계 무대로의 진출을 모색하게 된다. ‘태’는 권력 쟁취를 향한 피비린내나는 살육전과 그 한가운데서 새 생명의 탄생으로 산고를 치르는 아낙네를 교차편집시키며 권력의 잔인한 속성과 핏줄에 대한 강렬한 본능을 두루 일깨운다. 같은 작품이라도 공연마다 다른 무대를 선보여온 오태석 연출가는 이번 공연에서도 여러 변화를 꾀했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비중을 키우고, 단종을 세조와 당당히 맞서는 인물로 설정한 것 등이 그렇다. 한지를 활용한 종이옷과 국악기의 선율이 전달하는 시청각적인 즐거움도 남다르다. 장민호, 백성희 등 원로배우를 비롯해 국립극단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내년 1월 인도국제연극제에 초청돼 뉴델리와 캘커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02)2280-4115. ‘한국사람들’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세계적인 프랑스 작가 미셸 베르나르의 희곡을 극단 우투리가 프랑스 여성 연출가와 함께 만드는 한·불 합작극이다. 길을 잃은 프랑스 유엔군 병사의 시선으로 전쟁이 광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폐허의 땅에서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하는 마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 우투리’ ‘이리와 무뚜’ 등을 통해 한국 전통연희양식의 현대화를 추구해온 극단 우투리는 이를 한판 씻김굿으로 풀어낸다.‘우리 집에 왜 왔니’‘가위 바위보’ 등 전통놀이와 배우들의 몸짓, 옷을 이용해 보여 주는 전쟁의 이미지들은 격정적인 동시에 냉철한 비판의 칼날을 세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현재 서울에 머물고 있는 연출가 마리온 스코바르트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의 변정주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11월7일 아르코미술관실에서 극작가 미셸 비나베르와의 심포지엄이 열린다.(02)762-081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옻칠은 예술이다…외길 55년

    옻칠은 예술이다…외길 55년

    글 · 사진 김부기시인 통영옻칠미술관 무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던 8월 중순 어느 날 오전, 칠예가 김성수 선생님을 뵈러 <통영옻칠미술관>을 찾았다. 시내를 조금 벗어난 화삼리 언덕에 자리잡은 미술관은 정갈하고 평화로와 보인다. 미술관을 들어서니 선생님은 기다리신 듯 반갑게 맞아 주신다. 칠순을 벌써 넘기신 분 같지 않게 건강하고 활기 넘쳐 보인다. 온화한 얼굴에 좀 수줍게 웃는 모습이 다정하고 마음씨가 고울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휴게실로 안내하여 바다가 바라보이는 쪽으로 자리를 권하시더니 앞 바다 풍광을 자랑하신다. 전혁림 원로 화백께서 풍경화를 그릴 때, 맨 먼저 이 바다를 그렸다며 구도가 아주 완벽하지 않느냐고 하신다. 특히 달밤에 보는 이 앞 바다의 은파와 섬 그림자는 가히 환상적이라며 당신의 정원이라도 되는 양 으쓱해 하신다. 그래 그런지 선생님이 풍기는 인상과 체취가 앞 바다의 정취와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선생님의 안내로 전시실을 돌며 작품들을 보기로 한다. 회화성과 장식성이 돋보이는 제1전시실은 주제가 ‘칠예’로, 여기에는 선생님의 작품만이 아니라 제자들과 다른 칠공예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작품의 제작기법과 과정 등 설명을 들으면서 천천히 둘러본다. 탈태기법으로 조형된 작품 앞에 섰다. 부드러운 곡선과 매끈한 피부가 머금은 농염한 광택, 그것은 은근히 내비치는 절제된 관능이었다. 작품이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서울올림픽을 주제로 제작하신 두 폭 가리개 양식의 <비상>에 이르러서는 한쌍의 봉황이 연출하는 역동감과 자개와 옻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찬란한 색채미의 앙상블에 나는 압도되고 만다. 이 방에는 선생님이 처음으로 국전(제12회, 1963)에 출품하여 공예부 최고상인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문갑>도 전시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이 작품으로 연 3회 특상을 수상했다 한다. 음양을 좌우대칭으로 대비시킨,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을 이 옻칠 목가구도 40년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는 듯, 요즘 작품들과 견주어 보면 좀 고졸한 느낌도 든다. 제2전시실은 ‘장신구와 테이블 웨어’를 주제로 하고 있다. 주로 여성들을 위한 액세서리와 수수한 탁상용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 서민들도 옻칠 제품에 손쉽게 다가갈 수 있게 통로 구실을 하는 것 같다. 특히 여기에는 숙명여대 출신 제자들의 재기발랄한 깜찍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옻칠화(Ott Painting)’의 제3전시실은 나전칠기의 전통기법을 현대미술에 접목시킨 ’옻칠로 표현한 회화’로 회화성과 장식성이 돋보이는 새로운 영역이다. 옻칠은 옻칠만이 갖고 있는 3가지 독특한 미학적인 특징이 있다. 그것은 광채와 장식성과 조각미로 다른 도료와는 스스로 차별성을 갖는다. <칠예의 문> 앞에서 격자문 저 안쪽의 옻칠화 <달을 향하여>를 이윽히 바라보다가 오늘 관람한 작품들의 느낌을 나름대로 간추려 본다. 화려해도 사치스럽지 않고(칠예), 투박한 듯 세련되며(장신구), 밝고 흥겹다(옻칠화). 새로 개척하는 장르인지라 낯설어야 할텐데 늘 보아온 듯 친숙하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칠예가 김성수 선생님은 1935년 통영에서 태어났다.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한 친척 아저씨의 권유’로 1951년 통영에 설립된 ’도립 경상남도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 제1기생으로 들어갔다. 6·25 전쟁 중이라 피란 온 이 방면의 고명한 분들로 강사진이 짜였다. 줄음질은 김봉룡, 끊음질은 심부길, 칠예지도에 안용호, 데생은 장윤성, 디자인 설계제도는 유강렬 선생에게서 배웠다. 이밖에 피란 와 통영에 머물던 칠예의 거장 강창원, 화가 이중섭 씨의 특강에 통영출신 화가 김용주 전혁림 김상옥 김종식 제씨도 자주 들러 지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봉룡 선생의 부름을 받아 1953년 2년 과정을 수료하고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부산으로 가서 고등학교에 편입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익힌 기능을 중도에서 손 놓아서는 안 되겠다 싶어 야간부로 옮기고 통영칠기사에 입사하여 낮에는 나전칠기 기술을 익히며 장인정신을 키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통영의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의 부소장(소장은 도지사였다)을 맡고 계시던 김봉룡 선생의 부름을 받았다. 다시 통영으로 와서(1956) 모교인 양성소의 강사로서 나전기법·옻칠기법·디자인(도안) 제도·정밀묘사·공예사 등 거의 전 과목을 후배들에게 가르치는 한편 스스로 이론 정립과 실기 연마에 여념이 없었다. 이러기를 6년, 통영은 바닥이 좁아 스스로 한계를 느꼈다.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고 연구해야겠다는 열정과 포부를 지니고 1962년 3월에 상경하여 본격적인 창작활동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1963년 제12회 국전에 <문갑>을 출품하여 최고상인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하고, 내처 연 4회 특선하여 국전추천작가가 되었다. 1969년에는 홍익대학교 공예학부 전임교수가 되어 후학교육과 작품활동을 병행하였다. 그 사이 두 차례에 걸쳐(1973~1975) 정부파견으로 아프리카 북단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튀니지에 가서 칠공예를 지도하기도 했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유럽 여러 나라의 작가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파리에 가서는 그곳 작가들과 함께 창작활동도 하였다. 옻칠화에 전념… LA에서 전시회 이러는 과정에서 우리 전통예술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전통나전칠기와 채화칠기에 바탕을 둔 새 장르의 형상화 작업을 시도하였으니 이것이 칠예조형물과 한국옻칠화이다. 그러나 바쁜 일정에 매여 정작 자신이 개척한 새로운 미술 장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창작과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가 없었다. 이런 형편과 선생님의 속내를 알아차린 미국에 사는 큰 따님의 배려로 미국에 건너가 1998년 7월부터 그곳에 머물면서 한국옻칠화 연구에 전념하게 된다. 2002년 미주 중앙일보 창간 28주년과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여 미주 중앙일보가 초청하고 LA와 뉴욕 한국문화원이 후원하여 LA한국문화원에서 〈한국현대옻칠화전〉을 개최했다. 이때 새로운 이 미술 장르에 〈한국옻칠화(Ott Painting)〉라는 이름을 지어 붙이고 이를 전 세계에 선포하였다. 그 이듬해인 2003년 뉴욕 한국문화원 갤러리 코리아에서 다시 개최하여 뉴욕 화단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호평을 받았다. 이어 2004년 5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옻칠로 표현한 회화’라는 주제의 개인전을 가지면서 세계미술계에 새로운 장을 연 옻칠미술가로 우뚝 서게 된다. 고희의 나이로 고국에 돌아와 전통문화의 현대화라는 어려운 작업의 큰 마디를 넘기고, 많은 제자와 친지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선생님의 감회는 어떠하였을까? 맨 먼저 무슨 생각이 났을까? 고향과 어머니, 옛 은사들과 제자들, 나전칠기와 옻칠미술, 예향과 옻칠 르네상스를 위한 마지막 봉사…. 이런 것 아니었을까? 그럴 때 진의장 통영시장의 은근한 귀향 권유가 때를 맞춘 것 아닐까? 사재를 몽땅 털어 고향 언덕에 결국 선생님은 2004년 8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귀국하여 고향으로 돌아오셨다. 용남면 화삼리 고향 ‘미늘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산언덕에 1천 2백여 평의 땅을 사서 150평의 아담한 집을 짓고 2006년 6월 15일 ’통영옻칠미술관’을 개관하였다. 이는 국가가 인정하는 유일한 옻칠미술관으로 현대옻칠 중견작가들의 작품 8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옻칠이라는 화두 하나를 붙들고 55년 외길을 걸어오신 선생님에게 이 정감어린 미술관은 꿈의 완성일까, 새로운 꿈의 시작일까? 400년 나전칠기의 고장 통영을 21세기 세계옻칠문화의 요람으로 새롭게 꽃 피우려면 옻칠전문기능공의 양성이 선결문제라며 이에 대한 복안과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지만, 힘든 일 싫어하는 세태인지라 걱정부터 앞선다. 이 미술관에 선생님의 사재를 몽땅 쏟아 붓고도 모자라 연금까지 일시불로 받아 보태었다는데, 미술관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데 지극히 인색한 풍토에서 운영이 어려울 것은 뻔한 일이다. 세계미술시장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한국옻칠미술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이 절실하다. 고향에 돌아와서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으시는 선생님의 얼굴을 오래오래 보고싶다.         월간 <삶과꿈> 2006.10 구독문의:02-319-3791
  • 국내외 연주가들의 ‘가을 앙상블’

    31년의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 국제음악제’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4∼28일)과 영산아트홀(23일)에서 열린다. 1975년 ‘광복 30주년 기념음악회’로 출발한 국제음악제는 격년으로 열려오다 올해부터 매년 개최로 바뀌었다. 그동안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피아니스트 라자 베르만, 첼리스트 요요마, 볼쇼이합창단 등 외국의 유명 아티스트들과 국내 연주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피아니스트 백건우, 소프라노 조수미 등이 참가한 바 있다. 이번 음악제에는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로랑 프티지라르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지휘를 맡고 바이올린의 레지스 파스퀴에 피호영, 피아노의 게랄드 파우트 임종필, 첼로의 에마뉴엘 슈미트 양성원 등 국내외 연주자가 출연한다. 첫날인 23일에는 일본, 유럽,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활발한 협연활동을 하고 있는 파스퀴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임종필이 호흡을 맞춰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3번 등을 연주한다. 24일에는 성신여대 음대교수인 피호영, 독일 출신 피아니스트 파우트, 첼리스트 슈미트가 프티지라르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등을 협연한다. 25일은 일본의 히비키 스트링스와 첼리스트 양성원의 협연무대로 일본 전통피리인 샤쿠하치도 선보이며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C장조 등을 들려준다. 26일에는 영국 출신의 첼리스트인 콜린 카가 대전시립교향악단과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을,27일에는 독일의 귀틀스 콘트라바스와 한국의 콘트라바스협회가 울프강 귀틀러의 지휘로 스트라우스, 텔레만 등의 콘드라바스 명곡을 연주한다. 마지막날인 28일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델레 비녜가 제주시립교향악단과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협연한다.1만∼5만원.(02)3436-1311.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공연+새 앨범]

    미술 ■ 길에서 여행을 만나다-여행기자 2006 사진전 21일부터 29일까지 서울 한국관광공사 앞 T2마당. 서울신문 한준규 기자 등 국내 일간지 여행담당 기자 10명이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며 아름다움을 포착한 사진작품 26점을 선보인다. 토·일요일엔 전시 작품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그 자리에서 5×7인치 사진으로 뽑아주는 이벤트도 마련했다.(02)729-9483. ■ 올해의 작가 2006 정현 전 12월17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제1전시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정현 개인전. 전통 조각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철로용 침목, 아스콘, 막돌, 석탄 등 재료의 물질성을 부각시킴으로써 인간의 존재감을 강화시킨 목조각 및 평면작업 등을 선보인다.(02)2188-6231. 클래식 ■ 미술이 있는 가족음악회 21일 오후 5시 경기도 남양주 금남리 서호미술관. 실내악단 화음(畵音)이 미술전시회와 함께 하는 정기연주회. 김성기의 ‘행복한 날’, 이건용의 ‘한오백년’, 춘향가 중 ‘사랑가’ 등 연주.1만 5000원.(02)544-9092. ■ 데이비드 러셀 기타 리사이틀 23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지난해 그래미가 선정한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세계 3대 기타 콩쿠르를 석권한 러셀의 방한 연주회. 마우로 줄리아니의 ‘독주 기타를 위한 대 서곡’, 존 다울랜드의 ‘눈물의 파반’ 등.3만∼7만원.(02)541-6324. 연극 ■ 4.48싸이코시스 21∼23일 4시30분·8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요절한 천재 작가 사라 케인의 국내 초연작.4.48은 자살 충동이 가장 강렬하게 일어나는 시각인 새벽 4시48분을 가리킨다. 박정희 연출, 김호정 정영두 등 출연.1만 5000∼2만원.(02)744-0300. ■ 서울노트 11월1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30분, 일 4시 정보소극장. 어느 봄날 갤러리 로비에서 마주친 현대인들의 삶의 풍경. 일본에서 ‘조용한 연극’붐을 일으킨 히라타 오리자의 원작을 번안했다. 박광정 연출, 최용민 김장호 등 출연.1만 5000원.(02)743-7710. 무용 ■ 유니버설발레단 컨템포러리발레의 밤 21일 7시30분,22일 3시·6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오하드 나하린의 ‘마이너스7’, 나초 두아트의 ‘두엔데’, 김판선의 ‘컨퓨전’등 국내외 안무가 3인의 현대발레 모음.3만∼7만원.(02)3216-1185. ■ 카르멘 24∼28일 화∼금 8시, 토 5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비제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마츠 에크의 ‘카르멘’과 조지 발란신의 ‘심포니 인 C’를 국립발레단이 공연.5만∼10만원.(02)587-6181. 뮤지컬 ■ 개똥이 2006 24일∼11월19일 화∼목 7시30분, 금·토 4시·7시30분, 일 4시30분 학전블루 소극장. 곤충의 시각으로 현대 산업문명의 폐해를 고발하는 생태 환경 노래극. 김민기 작·연출, 김소연 권형준 등 출연.1만 5000∼2만 5000원.(02)763-8233. ■ 클로저 댄 에버 20일부터 무기한. 화∼금 8시, 토 3시·7시, 일 3시 씨어터일. 뉴욕의 싱글 남녀 6명의 사랑 이야기를 우리 정서에 맞게 번안했다. 재즈, 팝, 발라드, 라틴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완성도 높은 음악이 감상 포인트. 황재헌 연출, 류정한 고영빈 등 출연.3만 5000∼4만 5000원.(02)3448-4340. 공연 ■ 국립무용단과 살타첼로의 특별한 만남 살타첼로는 재즈와 클래식, 한국 전통음악과 여러 민속음악을 접목시킨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는 독일의 5인조 재즈 앙상블.10월27∼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한국춤을 대표하는 국립무용단과 공동공연을 펼친다.(02)2280-4288. ■ 사라 브라이트만 DIVA베스트 팝페라의 시작과 완성을 이뤘다는 소프라노 사라 브라이트만의 베스트 앨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수록곡인 ‘팬텀 오브 오페라’, 안드레아 보첼리와 함께 부른 ‘타임 투 세이 굿바이’ 등 뮤지컬과 팝페라의 모든 주요 히트곡들을 담았다.14곡 수록 EMI. ■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Romantic Classics 2억 5000만장이라는 음반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새 앨범. 그룹 포리너의 ‘I want to know what love is’ , 리처드 막스의 ‘Right here waiting’ 등 최고의 사랑노래들을 자신만의 로맨틱한 목소리로 재해석했다.SonyBMG. ■ 토니 베넷 DUETS 80세를 맞은 노장 토니 베넷이 자신의 대표곡들을 U2의 보노, 엘튼 존, 스팅, 셀린 디옹, 빌리 조엘 등 기라성같은 스타들과 함께 피처링한 앨범.‘최고의 것은 이제부터’라는 자신의 히트곡 제목처럼, 유통기한을 모르는 그의 벨칸토 창법이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듯하다.SonyBMG
  • 김수연양 하노버 국제바이올린 콩쿠르 1위

    재독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18)이 하노버 국제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다. 독일 니더작센 재단 주최로 지난달 30일 시작돼 2주 동안 펼쳐진 이번 콩쿠르에서 김양은 예선을 거쳐 13일 열린 최종 결선에서 영예의 1위에 올랐다. 18∼26세의 젊은 연주자들이 참가한 이 콩쿠르에서 김양은 최연소 참가자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김양은 우승 트로피와 상금 3만유로를 받았으며 CD 및 DVD 음반 취입을 지원받고 오케스트라 및 앙상블과 협연하게 된다. 이번 대회 2위는 한국 연주자 신현수씨가 수상했고 3위는 일본 연주자 스기무라 가나가 차지했다. 1987년 신학 공부를 위해 독일 뮌스터로 유학온 부친 김동욱씨와 지경순씨 사이에 태어난 김양은 1993년 뮌스터 시립 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김양은 이듬해 청소년 음악콩쿠르에서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된 것을 시작으로 1996년부터 각종 음악 콩쿠르를 휩쓸며 독일 언론으로부터 ‘음악 신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베스트팔렌 청소년 교향악단, 크레타 청소년 교향악단, 바덴바덴 필하모닉, 보쿰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한 김양은 1997년 9세의 나이로 뮌스터 음대에 합격해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다. 김양은 독일 WDR 방송의 ‘문화 인물’ 프로그램에 소개됐으며 1999년 문화사업지원협회가 주최한 대학생 대상 장학생 선발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1등을 차지했다.2000년 코펜하겐 콩쿠르,2004년 레오폴트 모차르트 콩쿠르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다채로운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베를린 연합뉴스
  • [metro] 서대문구 주민을 위한 산사음악회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11일 오후 6시30분 홍은동에 있는 불교 태고종 백련사(주지 이설산 스님)에서 지역 주민을 위한 산사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는 개그맨 김의환과 불교방송 ANN 장수연의 사회로 진행되며, 감로합창단이 구민과 함께 지역발전을 기원하는 영산재를 드린다. 불교음악 전문남녀혼성중창단 바라솔리스트앙상블과 주현미, 강태선, 임석범, 김종환, 이수나, 리미티드, 설운도 등 대중가수가 출연해 찬불가와 대중가요를 선보인다.302-0288,306-0288.
  • [metro] 주민을 위한 산사음악회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11일 오후 6시30분 홍은동에 있는 불교 태고종 백련사(주지 이설산 스님)에서 지역 주민을 위한 산사음악회를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는 개그맨 김의환과 불교방송 ANN 장수연의 사회로 진행되며, 감로합창단이 구민과 함께 지역발전을 기원하는 영산재를 드린다. 불교음악 전문남녀혼성중창단 바라솔리스트앙상블과 주현미, 강태선, 임석범, 김종환, 이수나, 리미티드, 설운도 등 대중가수가 출연해 찬불가와 대중가요를 선보인다.302-0288,306-0288.
  • 일본 거리축제 대학로서 본다

    일본 거리축제 대학로서 본다

    ‘한·일 우정의 해’를 기념해 지난해 열렸던 ‘한·일 축제 한마당’이 올해에는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23,24일 서울 대학로에 풀어놓는다. 올해 축제에는 일본 도호쿠 지방의 거리 축제인 ‘아키타 간토’를 비롯해 일본에선 17개 단체 500명, 한국에선 김덕수 사물놀이 등 31개 단체 1100명이 참가한다. 축제는 대학로 차도에서의 무대공연(23일 오후 1∼4시), 대학로 차도 600m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23일 하오 4시40분∼9시), 마로니에 공원 TTL스테이지에서 열리는 마당공연(23일 오전 11시∼오후 3시30분), 마로니에 공원 내에서 열리는 관광부스 전시(23,24일 오전 11시∼오후 5시) 등으로 이뤄진다. 무대공연에서는 아오모리 현의 ‘쓰가루 샤미센’을 시작으로 오키나와 현의 궁중무용과 민속춤을 선보이는 ‘류큐부요’와 평택시의 ‘평택농악보존회’, 지누시의 ‘교방굿거리춤보존회’ 등 양국이 지방 전통 문화를 겨룬다. 마당공연에서는 성균관대학교 힙합 동아리 ‘꾼’, 가야금 앙상블 ‘현’, 연세대 아카펠라 동아리 ‘야안’ 등 한국 11개, 일본 5개 단체가 갈고닦은 기량을 뽐낸다. 피날레인 퍼레이드에서는 두 나라의 32개 공연단체가 4시간 남짓 대학로 도로를 행진한다. 이 가운데 46개의 연등을 매단 12m 안팎의 대나무 장대를 어깨와 이마 손바닥에 올려놓고 다양한 기교를 부리는 ‘아키타 간토’, 지난 8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리츠메이칸 대학의 바톤팀의 연기가 최고의 볼거리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꼭짓점 댄스 전문팀 ‘김슈로와 아이들’과 김덕수씨의 지도를 받은 한·일 500여명의 사물놀이팀도 퍼레이드에 참가한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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