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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보잉·애크러배틱… 우린 ‘춤 연기’ 하는 배우”

    “비보잉·애크러배틱… 우린 ‘춤 연기’ 하는 배우”

    종지기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를 그리워하며 ‘성당의 종들’을 부르자 무대 천장에서 대형 종 3개가 내려왔다. 이어 앙상블 배우들이 다리의 힘에 의지해 종에 거꾸로 매달린 채 춤을 추는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다른 대형 뮤지컬과 달리 화려한 무대세트가 없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무대를 채우는 건 앙상블 배우들의 환상적인 춤이다. 이들은 주·조연들의 뜨거운 감정을 격렬한 몸동작으로 표현할 뿐 아니라 비보잉 댄스와 애크러배틱, 벽을 오르내리는 ‘묘기’까지 선보인다. 곡예에 가까운 춤으로 무대를 수놓는 앙상블 배우들은 사실 전원이 전문 무용수다. 1회 공연에 ‘댄서’ 12명과 ‘애크러배트’ 5명이 무대에 오른다. 대형 뮤지컬들이 갈수록 화려한 퍼포먼스를 강조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뮤지컬계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댄서’. 고난이도의 춤은 물론 연기와 노래까지 소화하며 뮤지컬의 숨은 조역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댄서로 활약하고 있는 이종혁(왼쪽·29)씨와 이유청(오른쪽·27)씨는 대학에서 각각 현대무용과 발레를 전공했다. 종혁씨는 ‘영웅’(2009), ‘피맛골 연가’(2011), ‘파리의 연인’(2012) 등을 거쳤으며 ‘라카지’(2012)에서는 여장을 한 채 춤을 추는 ‘라카지 걸’을 맡았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댄서 팀장 격인 ‘댄스 캡틴’을 맡고 있는 베테랑. 유청씨는 ‘노트르담 드 파리’(2009)로 데뷔해 ‘엘리자벳’(2012)에서는 ‘죽음의 천사’를, ‘영웅’(2012)에서는 독립군을 연기했다. 수려한 외모로 적잖은 여성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우리나라에서 공연된 뮤지컬 중 춤이 가장 화려하고 어려운 작품으로 꼽힌다. “춤의 예술성이 워낙 뛰어나 뮤지컬계에서 활동하는 댄서들에게는 한번쯤 해보고 싶은 작품입니다.”(유청) 하지만 이들이 춤만 추는 것은 아니다. 집시와 근위대 등의 역할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앙상블 배우나 댄서 모두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댄서들이 춤이라는 도구로 연기를 할 뿐이죠. 다른 작품들에서는 댄서들도 마찬가지로 노래와 대사를 다 합니다.”(종혁) 전문 무용수라 해도 고된 연습과 공연을 거뜬히 해내기는 힘든 일. 종혁씨는 목 근육을 다쳐 한동안 목이 돌아가지 않았고 유청씨는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돼 피멍이 들었다. 다른 공연도 마찬가지다. ‘엘리자벳’의 ‘죽음의 천사’를 맡았던 댄서들은 무거운 날개를 다는 한쪽 팔만 퉁퉁 부어올랐고, ‘라카지’는 10㎝가 넘는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느라 발목이 성한 날이 없었다. “몸이 아파도 다른 배우들에게는 비밀로 할 때가 많아요. 서로 피해를 주기 싫은 마음 때문이죠.”(종혁) 뮤지컬 무대에서 댄서들은 없어서는 안 될 버팀목이 되고 있다. 화려한 탭댄스가 주를 이루는 ‘브로드웨이 42번가’, ‘라카지’, 12월 막을 올리는 ‘카르멘’ 등은 오디션에서 무용 전공자를 우대하거나 춤 실력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일사불란한 군무가 돋보이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은 아예 댄서를 따로 선발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뮤지컬에서 활동하는 댄서는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지금은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가 30~40명 되는 것 같습니다.”(종혁) 하지만 요즘은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란다.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어요. 섭외 요청이 와도 다른 작품과 겹칠 때는 정말 죄송한 마음입니다.”(유청) 춤에 관한 한 최고의 기량으로 뮤지컬 무대의 한 축을 이루건만 이들은 오히려 함께 호흡 맞춰 춤을 추는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저희 댄서들에게도 어려운 안무를 배우들은 짧은 기간에 다 소화해내요. 연습할 때 그들은 눈빛부터 달라요.”(종혁) 그런 배우들과 함께 근사한 무대를 빚어낸다는 건 말할 수 없이 큰 자부심이다. “댄서와 배우, 스태프가 만나 노래와 춤, 연기로 하나가 된다는 건 환상적인 경험입니다. 서로 힘을 합하는 순간 에너지가 터져나와요. 마치 기름에 불이 붙듯 말예요.” 11월 17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3만원. (02)541-3184.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2030 젊은이들 모으고 가족관객 찾아서…공연장 뛰쳐나간 클래식

    2030 젊은이들 모으고 가족관객 찾아서…공연장 뛰쳐나간 클래식

    3일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옥타곤에 ‘뜻밖의 손님’들이 떴다.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들이 결성한 앙상블 더 필하모닉스였다. 클럽을 찾은 20~30대 관객들은 디제잉이 흘러나오면 춤을 추다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주역들이 빚어내는 클래식 선율에 빠져드는 ‘이중적인’ 음악 체험을 했다. 프로그램은 지난해 ‘옐로 라운지 서울’이란 제목으로 시작된 클럽 클래식 파티. 지난해 첫 무대에는 1200여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이 무대는 앞으로도 일정이 이어진다. 오는 31일에는 아코디언 연주자 마티나스가 국내 가요를 아코디언으로 들려준다. 11월 12일에는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 안드레아스 오텐자머가 클럽을 찾는다. 이처럼 전형적인 공연장을 뛰쳐나가 클럽, 쇼핑몰, 영화관, 공원 등에서 열리는 클래식 무대가 최근 줄을 잇고 있다. 3~4일 서울 월드컵공원에서는 가족 관객을 겨냥한 다채로운 클래식 체험의 장이 열렸다. 팝페라 가수 임형주, 첼리스트 양성원 등의 공연뿐 아니라 안동림 전 청주대 교수, 피아니스트 김주영 등 명사들의 클래식 강연, 악기 체험 등이 마련된 ‘피크닉 클래식’이다. 지난달 14~15일 서울 올림픽공원. 공원을 찾은 관객들은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잔디밭 위로 흐르는 조수미의 유려한 음색을 배경 음악으로 즐겼다. 하루 평균 8000여명씩, 이틀간 1만 6000여명이 다녀간 조수미의 파크콘서트다. 지난달 10일 젊은 성악가들로 이뤄진 보컬 앙상블 로티니는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처럼 쇼케이스를 가졌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을 찾은 고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전적이 있다. 멤버들이 판매원, 요리사, 고객 등으로 분장해 있다가 ‘플래시몹’으로 오페라 공연을 펼친 것이다. 앞서 지난 6월에도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는 클래식계에서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는 앙상블 디토의 게릴라 콘서트가 펼쳐졌다. 리처드 용재 오닐과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무용가 김보라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은 쇼핑몰과 영화관을 찾은 젊은 층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클래식의 ‘공연장 탈출’ 트렌드는 무엇보다 새로운 관객 발굴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2030으로 대표되는 청년층과 가족 단위의 관객을 흡수해 클래식 시장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업계의 마케팅 전략과 맞물려 있다. ‘옐로 라운지 서울’과 ‘피크닉 클래식’을 주최한 유니버설뮤직의 홍보담당 양미정 대리는 “클래식은 격식 있는 무대에서 즐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감상의 환경을 바꿔줌으로써 음악 장르 간 벽 허물기를 시도한 것”이라면서 “특히 요즘 K팝이 나라 안팎으로 워낙 강세라 클래식을 굳이 찾아 듣지 않는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의 관객을 잡기 위한 기획”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장일범 음악 평론가는 “최근 이뤄지고 있는 클래식 공연의 장소 파괴 현상은 다양한 클래식 무대를 실험하고 관객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흥미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슈&이슈] 전주세계소리축제 새달 2일 개막

    [이슈&이슈] 전주세계소리축제 새달 2일 개막

    한국음악과 월드뮤직의 향연 ‘2013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0월의 문을 연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이번 소리축제는 2일부터 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소리축제는 ‘아리 아리랑, 소리 소리랑’을 주제로 36개국 음악가들이 260여회에 걸쳐 장르와 경계를 허물고 다채로운 음악의 세계를 선보인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영국의 저명한 음악전문지 송라인즈(Songlines)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제페스티벌 베스트 25’로 선정해 세계적으로 그 가치와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은 축제다. 올해는 전통에 뿌리를 두고 새롭게 시도되는 국악 프로그램과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을 통해 감동과 환희의 순간을 빚어낼 예정이다. 개막공연은 아리랑의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기 위해 아리랑을 주제로 한 초대형 프로젝트로 제작됐다. 30인조의 오케스트라와 8개국 13명의 국내외 여성보컬리스트, 80인의 합창단이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무대를 통해 아리랑의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해외 아티스트들의 참여도 대폭 늘었고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소리축제의 브랜드화된 국악공연은 완성도를 높이고 깊이를 더해 국악에 대한 친밀감과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유수정, 조주선, 김미나, 모보경 등 짱짱하고 물오른 중견 명창들의 무대 ‘판소리 다섯바탕’, 김영재(해금, 거문고), 강정열(가야금), 황은숙(가야금), 이항(대금) 명인이 선사하는 ‘산조의 밤’ 공연은 전통의 멋을 가득 전한다. 신재효의 삶과 사랑을 그린 창작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던 ‘광대의 노래’가 소리축제표 음악극에서 웃음과 위트, 해학이 곁들여진 마당극 형태로 재탄생된다. 한국음악의 새롭고 실험적인 도전도 시도된다. 우리 가락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는 ‘소리 프런티어’, 국악전공 학생들의 ‘대학창극’, ‘청소년국악한마당’은 젊음과 열정, 재기 발랄함을 한껏 발산하는 무대다. 올 소리축제는 한국음악과 월드뮤직이 동시공연 형태로 진행되는 무대가 기대를 모은다. 2012 소리프런티어 우승팀 ‘바이날로그’와 헝가리 전통뮤직 앙상블 ‘뮤지카쉬’(Musikas), 아랍바이올린과 플라멩코 기타의 열정적인 리듬을 선보이는 ‘마사라’(MASARA), 월드음악 가수 파투마타 디아와라(Fatumata Diawara) 등이 음악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소리의 판’은 놓쳐서는 안 될 프로그램이다. 가족, 친구, 연인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신나는 공연을 찾는다면 ‘김형석 with Friends’, 인디밴드의 탄탄한 라이브 공연을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소리클럽’ 등을 추천한다. 전주시내 거리 곳곳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소리프린지’가 열려 분위기를 띄운다. 한옥마을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여명카메라박물관에서는 소리축제 역사가 담긴 사진 ‘소리감상실’, 부채문화관에서는 명창들의 부채를 구경할 수 있는 ‘바람따라, 소리따라’ 전이 열린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지휘해보세요” 뉴욕 거리 오케스트라 등장 화제

    “지휘해보세요” 뉴욕 거리 오케스트라 등장 화제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거리에 누구나 지휘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가 등장해 뉴요커들은 물론 인터넷상에서도 화제가 됐다. 뉴욕을 기반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장난이나 깜짝쇼를 기획하고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룹인 ‘임프로브 에브리웨어’가 한 번쯤 오케스트라를 지휘해보고 싶은 사람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최신 임무를 수행했다. 이날 그릴리 광장에는 카네기홀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앙상블 ACJW’의 단원들이 자리 잡았다. 이어 그들의 앞에는 지휘자가 서는 포디움에 ‘우리를 지휘해 주세요’라는 글자가 걸려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벤트가 시작되고 그 어느 누구도 선듯 나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어린 동양인 소녀가 앞으로 나서 지휘를 한 뒤에서야 사람들이 나서 지휘를 시작했다고 전해졌다. 지난 24일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돼 100만명에 달하는 네티즌이 감상한 이 영상에는 젊은 청년부터 중년 남성, 여성은 물론 경찰관도 지휘대에 서 저마다 방식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곡목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으로 단원들은 어설픈 시민 지휘자의 박자에도 그에 맞춰 멋진 연주를 선보였다. 특히 많은 참가자들은 지휘 시작에 앞서 악보대를 지휘봉으로 두드리는 특유의 동작을 했고, 지휘에 심취한 한 여성은 한 바이올리니스트를 일으켜 연주하게 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퍼포먼스의 뒷이야기는 ‘임프로브 에브리웨어’ 홈페이지에 걸린 또다른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http://youtu.be/5_cbnBak8RI)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장애아동 오케스트라 1주년 공연

    장애아동 오케스트라 1주년 공연

    효성그룹은 자사가 후원한 발달장애아동 오케스트라 밀알첼로앙상블 ‘날개’가 13일 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세라믹팔레스홀에서 1주년 기념공연을 열었다고 15일 밝혔다. 밀알첼로앙상블은 효성이 약 1억원을 후원해 지난해 10월 총 28명의 발달장애아동을 선발해 구성한 오케스트라다. ‘날개’ 단원들은 공연에서 총 90분간 헨델의 오라토리오 중 하나인 유다스 마카베우스 등 모두 10곡을 연주했다. 조현상 효성 전략본부 부사장은 “효성은 장애아동들이 음악 교육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고 사회재활 기능을 강화하며 악기 연주를 통해 성취감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밀알첼로앙상블을 후원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효성은 장애아동 및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예술교육 및 지원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소외 계층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의 미래를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납득이의 원맨쇼는 잊어요…송강호와 앙상블이 빛나죠

    납득이의 원맨쇼는 잊어요…송강호와 앙상블이 빛나죠

    조정석(33)은 누구보다 순발력이 뛰어난 배우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는 그만의 끼와 순발력이 없었다면 탄생하기 어려웠을 캐릭터다. 11일 개봉한 영화 ‘관상’에서도 그는 조선 최고의 관상가인 내경(송강호)과 함께 극을 이끌어 가며 이 같은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그가 맡은 극중 팽헌은 코미디와 정극 사이에서 요령 있게 줄타기를 하는 윤활유 같은 인물이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팽헌은 초반부는 재밌고 유쾌한 모습이 많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짊어진 역할이 많은 인물이죠. 매형 내경과 조카 진형(이종석) 등 세 식구가 역사적인 사건(계유정난)에 휘말리게 되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니까요. 양면적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서 매력 있다고 생각했어요.” 초반부에 매형과 함께 관상을 봐 주고 돈을 벌러 한양으로 온 그가 기생 연홍(김혜수)의 계략으로 기생집에서 공짜 술을 마시며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온다. 송강호와의 찰떡 호흡이 빛나는 부분이다. “그냥 흥에 겨운 몸짓 정도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기생과 어울려 흥에 겨워하는 장면에서 참신한 춤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한쪽 구석에서 흥이 나서 어쩔 줄 모르는 콘셉트로 맹렬히 춤 연습을 해 봤는데, 그걸 본 송강호 선배님이 그거 좋다며 화면으로 그대로 옮기자고 하더라구요.” 관상을 보려고 문전성시를 이룬 사람들에게 “산삼을 가진 사람은 앞으로, 곶감을 가진 사람은 뒤로”라며 능청스러운 대사를 한 것도 100% 그의 애드리브다. 10년차 뮤지컬 배우 출신인 그는 무대에서 갈고 닦은 경험이 순발력의 기반이 됐다고 말한다. “제게 순발력은 본능적인 것 같아요. ‘펌프보이즈’ 같은 뮤지컬은 대본이 30%고 70%가 애드리브였는데 즉흥적인 상황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테일과 순발력이 길러진 듯합니다.” 개그맨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게 아니냐고 농을 걸었더니 “이야기나 상황을 재미있게 재연하는 능력은 (내게) 좀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관상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영화를 선택한 그는 관상을 믿을까. 영화에는 내경이 팽헌의 관상을 보고 욱하는 즉흥적인 성격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대목이 나온다. “인간 조정석은 감성적인 면은 있지만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는 성격입니다(웃음). 개인적으로는 관상이나 점을 믿지 않아요. 운명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기 나름 아닐까요?” 팽헌과 납득이가 연장선상에 있다는 의견에도 “납득이는 내가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꼬리표”라고 운을 뗐다. “납득이가 원맨쇼 같은 느낌이었다면 팽헌은 내경과의 앙상블이어서 빛나는 캐릭터입니다. 같은 코믹 드라마지만 분명히 다른 연기를 했기 때문에 소모적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클래식 기타리스트를 꿈꿨던 삼수생 시절 다니던 교회 전도사의 권유로 우연히 배우의 길로 들어선 그다. 그런 그의 행보는 종횡무진이다. 뮤지컬 스타를 거쳐 최근 종영한 KBS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는 데뷔 이후 처음 남자 주인공을 꿰차기도 했다. “첫 드라마 주연작이었는데, 이래저래 아쉬운 점도 있었죠. 하지만 긴 호흡의 드라마를 찍으면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익혀 큰 자산이 됐어요.” 다음 도전은 새 영화 ‘역린’에서 조선시대 킬러 역할이다. 다시 한번 변신이 기대된다. 그의 연기 신조는 식상하지 않은 연기를 꾸준히 보여 주는 것. “공포물만 빼고 스릴러물, 애틋한 멜로도 해 보고 싶어요. 작품마다 캐릭터의 호흡을 찾아내는 작업이 재미있어요. 장르와 매체를 가리지 않고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배우이고 싶습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화보] 조수미와 함께 무대 서게 될 ‘실력파 아이돌’ 양요섭

    [화보] 조수미와 함께 무대 서게 될 ‘실력파 아이돌’ 양요섭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수미 파크콘서트 ‘라 판타지아(La Fantasia)’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남성그룹 비스트 멤버인 양요섭, 성악가 조수미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Richard Yongjae O’Neill), 성악가들로 이루어진 보컬 앙상블 로티니(박지민, 허종훈, 임경택), 지휘자 아드리엘 김(Adriel Kim)이 참석해 진행되었다. 조수미 파크콘서트는 오는 14,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 조수미 ‘비스트 양요섭과의 듀엣 원했다’

    [포토] 조수미 ‘비스트 양요섭과의 듀엣 원했다’

    비스트 양요섭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수미 파크콘서트 ‘라 판타지아(La Fantasia)’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남성그룹 비스트 멤버인 양요섭, 성악가 조수미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Richard Yongjae O’Neill), 성악가들로 이루어진 보컬 앙상블 로티니(박지민, 허종훈, 임경택), 지휘자 아드리엘 김(Adriel Kim)이 참석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 노래 잘하는 ‘실력파’ 아이돌 양요섭 이번엔 조수미와…

    [포토] 노래 잘하는 ‘실력파’ 아이돌 양요섭 이번엔 조수미와…

    비스트 양요섭 조수미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수미 파크콘서트 ‘라 판타지아(La Fantasia)’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남성그룹 비스트 멤버인 양요섭, 성악가 조수미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Richard Yongjae O’Neill), 성악가들로 이루어진 보컬 앙상블 로티니(박지민, 허종훈, 임경택), 지휘자 아드리엘 김(Adriel Kim)이 참석해 진행되었다. 조수미 파크콘서트는 오는 14,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포토] 양요섭 조수미 두 사람의 하모니 기대돼

    [포토] 양요섭 조수미 두 사람의 하모니 기대돼

    비스트 양요섭 조수미 비스트 양요섭·성악가 조수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수미 파크콘서트 ‘라 판타지아(La Fantasia)’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남성그룹 비스트 멤버인 양요섭, 성악가 조수미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Richard Yongjae O’Neill), 성악가들로 이루어진 보컬 앙상블 로티니(박지민, 허종훈, 임경택), 지휘자 아드리엘 김(Adriel Kim)이 참석했다. 장고봉PD goboy@seoul.co.kr
  • [문화단신] 새달 ‘북촌뮤직페스티벌’ 전통음악, 현대와 어울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에서 다양한 빛깔의 우리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북촌뮤직페스티벌 2013’이 열린다. 수림문화재단 주최로 다음 달 7~8일 서울 북촌 일대(W스테이지, 갤러리 아트링크, 게스트하우스 소리울, 북촌전통공방 등)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전통음악 관련 단체 25개가 참가해 모두 31개 프로그램(전시 포함)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음악가 양방언이 건반으로 마음속 한국의 정경을 그리고, 대금 명인 원장현은 일상 공간에서 산조 등 즉흥성 넘치는 연주를 들려준다. 국악계의 절친한 친구 사이로 소문난 판소리 명창 채수정과 민요 명창 송은주의 합동 무대도 마련된다. 이 밖에도 한국음악앙상블 바람곶의 박재록이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 ‘앰비언트 월드’, 피리 연주자 안은경이 이끄는 ‘안은경 퓨리티’, 아방가르드 밴드 ‘잠비나이’ 등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색다른 시도를 하는 단체들의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또 소리꾼부터 무용 연출가, 사운드 디자이너, 동양 철학가, 조각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가가 모인 ‘창작공동체 한남동 729’ 등은 우리 음악을 활용한 장르 융합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모든 공연의 관람료는 무료. (02)2075-7911.
  • 바로크 음악 속으로

    바로크 음악 속으로

    주요 클래식 공연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가을의 문턱, 고음악 고수들이 이끄는 ‘바로크로의 음악 여행’이 잇따라 펼쳐진다. 바로크 음악은 17세기 초부터 18세기 중반 사이의 유럽 음악 양식으로 바흐, 헨델, 비발디가 대표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영감을 주며 바로크 음악의 중흥기를 이끈 작곡가는 ‘단순하다’ ‘뻔하다’고 저평가됐던 아르칸젤로 코렐리(1653~1713)였다. 국내에서 듣기 힘든 바로크 레퍼토리를 꾸준히 소개해 온 무지카글로리피카가 올해 주목한 주인공이다. 무지카글로리피카는 코렐리와 그를 사랑한 후대 작곡가들의 곡을 통해 관객을 17세기 말 로마로 이끈다. 다음 달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코렐리 서거 300주년 기념 음악회 ‘코렐리 찬가’에서다. ‘영광을 돌리는 음악’이라는 뜻의 무지카글로리피카는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진이 2002년 창단한 국내 최초 고음악 연주 단체다.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윤경과 하프시코드(쳄발로) 연주자 벵자맹 알라르, 테오르보 연주자 헤지나 아우바네즈가 앙상블을 이룬다. 3만~5만원. (02)392-0088. ‘바흐의 메신저’ 헬무트 릴링은 4년 만에 내한 무대를 갖는다. 다음 달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일 충남 천안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한화 클래식’ 콘서트다. 올해 여든인 릴링은 평생을 바흐 연구에 헌신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1981년 국제바흐아카데미를 설립한 이후 1985년 바흐의 칸타타 전곡을 최초로 녹음하고 2000년 바흐의 교회음악 전곡을 녹음했다. 1965년 그가 창단한 바로크음악 연주 단체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도 함께 내한해 깊이가 더해진 연주를 들려준다. 소프라노 미렐라 하겐,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조성환, 바리톤 정록기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5만~10만원. (02)729-5369.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뮤지컬 ‘엘리자벳’에 띄우는 관객의 ‘연서’

    뮤지컬 ‘엘리자벳’에 띄우는 관객의 ‘연서’

    공연계가 제아무리 불황이라도 뮤지컬 ‘엘리자벳’만은 예외다. ‘토드’(죽음) 역의 김준수가 출연하는 회차는 예매 5분 만에 전석 매진됐고, 기획사는 시야 제한석까지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또 캐스팅 과정에서 다소 ‘의외’로 여겨졌던 또 다른 토드 역의 박효신도 호연을 펼치면서 김준수 못지않은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초연 이후 멈출 줄 모르는 흥행 역사를 써가는 ‘엘리자벳’의 매력은 단연 무대와 의상, 음악과 스토리 전반에 깔린 ‘화려함’에 있다. 19세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황후의 자리에 올랐지만 끊임없이 자유로운 삶을 갈망했던 엘리자벳의 이야기는 관객 누구나 뮤지컬에서 기대할 만한 드라마틱한 소재다. 여기에 엘리자벳의 화려한 드레스, 리프트와 줄을 타고 아찔하게 등장하는 토드, 오스트리아 왕실을 재현한 듯 오페라홀 무대를 가득 채우는 세트 등은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다. 옥주현의 ‘옥엘리’는 물론, 올해 공연에서 새로 투입된 김소현이 연기하는 엘리자벳은 나무랄 데가 없다. 어린 소녀에서 중년 여성까지 그에 맞는 목소리와 표정 연기로 한 여인의 일대기를 폭넓게 묘사했다. 그러나 화려한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헐거움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1막은 비교적 박진감 넘치게 전개되지만 2막에 가서는 장면별로 이야기를 뭉텅뭉텅 썰어놓은 느낌이다. 2막 중반 이후부터는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중년 엘리자벳의 심리 변화가 나열식으로 전개된다. 이야기의 조각들을 끊임없이 맞춰 가면서 보지 않으면 이해하고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죽음마저 사랑에 빠지게 한 황후’가 부제이지만 스토리상에서 더 부각되는 건 토드와 엘리자벳의 치명적 사랑이 아닌 고부간의 갈등이라는 점도 아이러니다. 대사가 거의 없이 노래로 내용을 전달하는 뮤지컬인 만큼 가사 전달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했다. 박효신은 뮤지컬 무대에 어울리는 중저음 보컬 실력을 뽐냈으나, 명확한 가사 전달이 아쉽다. 고전 무용과 현대적인 스트리트 댄스가 혼합된 앙상블의 춤은 눈이 즐겁지만, 지나친 대목에서는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오는 9월 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1만 5000~14만원. (02)6391-6333.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일본 망언 속상하죠? 애국 체험 함께해요

    일본 망언 속상하죠? 애국 체험 함께해요

    제68주년 광복절을 맞아 서울시 자치구들이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특히 일본 정치인들이 잇단 망언에 이어 광복절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대거 참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애국을 체험할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구는 14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구협의회와 남산 팔각정에서 ‘68주년 광복절 기념 제22회 통일기원 남산봉화식’을 개최한다. 올해는 ‘참여·화합의 희망 애(愛)너지로 평화통일의 횃불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구민들이 직접 행사에 참여한다. 15개 동별로 3명씩 모두 45명의 구민들이 별장, 감고, 봉군 등 봉수군으로 동참한다. 오후 7시 40분 시작하는 기념식에 앞서 7시부터 서울경찰홍보단의 오프닝 무대와 성악앙상블, 트럼펫 연주 등 식전 행사가 분위기를 한껏 달군다. 평화통일 사진전과 나라사랑 태극기 액자 만들기 체험행사도 있다. 봉수대 아래 나무 쉼터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남산 봉화 500년과 정보통신의 역사 등을 알려주는 청소년 느티나무 역사교실이 운영된다. 선조들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거리 행사도 다양하다. 종로구는 광복절 당일 오전 10시~오후 2시 보신각과 종로대로 주변에서 ‘나라 찾은 날 광복절 재현 거리축제 봉사활동’을 펼친다. 청소년 430여명으로 구성된 자원 봉사자들은 종로구청~보신각 태극기 물결행진, 시민들에게 소형태극기 나눠주기, 보신각 타종 행사에 참가한다. 성동구는 김구 선생에 대한 특강을 마련했다. 13일 오후 4시 구청 대강당에서 ‘백범(白凡)과 월인천강(月印千江)?’을 주제로 백범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도진순 창원대 교수가 강연에 나선다. 백범 김구는 1949년 성동구 금호동에다 백범학원을 설립, 지역에서 어렵게 살던 주민들을 구호하는 활동에 활발하게 펼치기도 했다. 성동구는 도 교수의 특강을 계기로 기념비 건립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펑크록 몰라도 어느새 ‘헤드뱅잉’

    펑크록 몰라도 어느새 ‘헤드뱅잉’

    ‘아메리칸 이디엇’, ‘홀리데이’, ‘노 유어 에너미’ 등 미국의 펑크밴드 그린데이의 히트곡들이 귀를 울렸다. 무대에서는 허름한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배우들이 목청 높여 노래를 부르며 헤드뱅잉에 가까운 춤을 췄다. 객석 반응이 점잖기로(?) 유명한 일본 관객들마저 고개를 따라 끄덕였고, 공연이 끝나자 몇몇은 자리에서 일어나 요란하게 환호했다. 지난 8일 일본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린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 무대에서였다. 한 뮤지션의 히트곡들을 모아 구성한 주크박스 뮤지컬은 꾸준히 제작돼 왔다. 그런 가운데 다음 달 내한하는 ‘아메리칸 이디엇’은 한 앨범을 바탕으로 만든 최초의 시도다. 전 세계적으로 14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미국의 펑크 밴드 그린데이의 2004년 동명 앨범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연출가 마이클 메이어의 제안으로 그린데이의 리드 싱어 빌리 조 암스트롱이 각본 집필에 참여했다. 2010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후 그해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 후보에 올랐다. 앨범 표지에 새겨진 피묻은 수류탄 모양의 심장에서 엿볼 수 있듯 ‘반전’(反戰)이 앨범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그린데이는 수록곡 전반을 통해 이라크 전쟁을 유발한 당시 조지 부시 미 행정부를 직설적으로 비판한다. 뮤지컬 역시 이 앨범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았다. 주인공인 조니와 터니, 윌은 9·11 테러 후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의미 없는 삶을 사는 청년이다. 조니와 터니는 새로운 삶을 찾아 도시로 떠나지만, 조니는 이름 모를 여인과 만나 약물중독에 빠지고, 터니는 군에 입대해 참전한 중동 전쟁에서 왼쪽 다리를 잃는다. 고향에 남은 윌은 약물과 술에 중독되고 여자친구마저 떠나버린다. 무대장치를 통해서도 작품의 메시지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펑크록 클럽 내지는 창고를 연상시키는 무대 세트에는 수십 개의 TV들이 벽면을 가득 채운다. TV에서는 전쟁과 테러로 도배된 뉴스 화면, 상업 광고 등이 쏟아지며 미디어에 지배된 사회상을 보여 준다. 그러면서도 결국 작품이 조명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가슴 찡한 성장기다. 현실에 좌절한 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익숙한 것들과 작별을 고하고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재회한다. 기존의 주크박스 뮤지컬은 가사와 장면에 괴리감이 있거나 가사에 이야기를 끼워 맞춘 듯한 한계를 종종 보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가사와 장면이 비교적 잘 들어맞고, 작품의 이야기와 넘버가 동일한 정서 속에 잘 버무려졌다. 이는 그린데이의 앨범 자체가 가진 서사성 덕분이다. ‘아메리칸 이디엇’ 앨범 외에도 빌리 조 암스트롱이 작품을 위해 새로운 곡들을 선사한 것도 주효했다. 전체 공연 시간은 100분으로 다소 짧은 편이다. 그러나 속전속결로 전개되는 이야기 덕에 꽉 찬 느낌이다. 단 한 번의 암전도 없이 빠르게 무대가 전환되고, 대사가 거의 없는 ‘송-스루 뮤지컬’로 한 곡이 끝난 듯하면 어느새 다음 곡이 시작된다. 군더더기 없이 촘촘한 전개는 관객들을 스토리에 몰입시켜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한다. 섹스, 마약, 전쟁 등 미국적인 이야기 요소에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이에 마이클 메이어는 “젊은이들이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과 이들을 가로막은 도전에 대처하는 모습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린데이의 팬이나 펑크록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배우들과 10여 명의 앙상블이 펼치는 신나는 헤드뱅잉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특히 삶과 사랑, 고향 등 모든 것을 잃은 조니와 터니, 윌이 제각각 다른 공간에서 함께 노래(‘웨이크 미 업 웬 셉템버 엔즈’)하는 대목에서는 귀에 익은 멜로디에 금세 가슴이 찡해진다. 9월 5~22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5만원. (02)552-2035. 도쿄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무더위 들썩!

    양천구는 9일 오후 7시 30분 목동 문화회관에서 ‘월드 퍼커션 페스티벌’을 연다. 한국, 스위스, 미국을 대표하는 타악기 그룹이 나라의 자존심을 걸고 신나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한국을 대표하는 팀으로는 다양하고 신선한 레퍼토리를 뽐내는 ‘아카데미 타악기 앙상블’, 스위스 팀은 숨막힐 듯한 기교로 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는 ‘쿠어드럼’, 미국 팀은 재즈와 현대음악의 조화와 독특한 마림바 선율이 돋보이는 공연으로 호평을 받는 ‘갤럭시 앙상블’이 출연해 시원한 무대를 선보인다. 입장료는 1만원이다. 문화회관 홈페이지(yangcheonart.go.kr)에서 1인 4장까지 예매할 수 있다. 당일 현장예매도 가능하다. 이흥옥 문화체육과장은 “열대야에 지친 주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주민들이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을 멀리 가지 않고도 즐길 수 있도록 예술무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서동철의 시시콜콜] 성공이 몰고 온 사물놀이의 위기

    [서동철의 시시콜콜] 성공이 몰고 온 사물놀이의 위기

    사물놀이를 처음 만난 것은 1979년 서울 원서동의 ‘공간사랑’이었다. 그 전 해, 같은 곳에서 출범한 사물놀이는 이미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날 밤 가슴이 몹시 두근거렸던 기억이 난다. 소리뿐만 아니라 울림까지, 귀는 물론 온몸으로 전해지는 공연이란 뜻밖의 경험이었다. 서양음악에서도 관악기가 4개씩 동원되는 말러나 브루크너의 교향곡 연주회에서는 금관악기군(群)에서 내뿜는 진동이 희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150석 남짓한 소극장에서 꽹과리, 북, 장고, 징이 상승효과를 일으키는 전투적 울림은 차원이 달랐다. 육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분명한데도, 네 사람이 끊임없이 두드려대는 퍼포먼스의 시각적 효과도 적지 않았다. 여기에 정교하게 짜여진 가락이 더해지며 절정으로 몰고 갔으니 음악의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 같았다. 이후 사물놀이가 전례 없는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비슷한 엑스터시를 공유한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사물놀이는 1983년 드디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진출했다. 4000석 남짓한 초대형 극장이었던 만큼 공간사랑에서와 같은 물리적 울림은 없었다. 대신 소극장에서는 불가능했던 상모돌리기 같은 판굿이 등장한 것은 새로운 볼거리였다. 객석 한복판에서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땋은 색동저고리 금발 소녀가 끝없이 기립박수를 치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사물놀이가 세계적 보편성마저 갖고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고, 실제 그렇게 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남사당 출신의 김덕수, 이광수, 최종실, 김용배가 만든 타악 앙상블 사물놀이는 어느 사이 보통명사가 됐다. 그렇다고 사물놀이가 찬사만 받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민속학계는 무대와 관객을 분리시킨 사물놀이가 두레패와 구경꾼이 한데 어울리는 풍물굿의 생명력을 쇠퇴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공동체의 신명을 풀어내던 풍물굿의 전통은 사라지고 무대에서 관객을 내려다보는 사물놀이만 남지 않겠느냐는 걱정이다. 공간사랑의 사물놀이는 풍물과 무속의 음악적 요소를 타악사중주단의 무대 공연 레퍼토리로 정밀 가공한 것이었다. 본질을 더욱 가다듬고 변두리 활동에 눈을 돌리지 않은 채 풍물굿과는 분명히 다른 독자적 영역을 유지했다면 비판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체성이 모호해지면서 수도 없이 많은 사물놀이 단체가 생겨났음에도 본질에 충실한 공연은 이제 눈을 씻고도 찾기 어렵다. 무지한 사물놀이는 자기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민속학계의 걱정처럼 전통문화에 해악을 끼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사물놀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위기다. 실상을 점검하고 궤도를 수정하는 데 원조 사물놀이 멤버들이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 dcsuh@seoul.co.kr
  • [종교 플러스]

    26일 만해학회 학술세미나 만해학회는 26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불교평론’ 사무실에서 ‘만해사상의 현대적 지평’이란 주제로 제13회 만해학회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서는 김광식 동국대 교수(만해사상과 현대 사조), 이승훈 한양대 명예교수(하이데거와 만해), 이도흠 한양대 교수(탈식민주의로서 만해 한용운 사상 읽기)와 김종주 라캉 분석치료연구소장(라캉의 정신분석으로 본 만해), 전형철 서울여대 초빙교수(들뢰즈와 만해의 ‘님의 침묵’), 백원기 동방대학원대 교수(서구 초현실주의 시와 만해의 시), 김종인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간디와 만해)가 발표한다. (02)739-5781. 25일 영통교회서 ‘힐링연주회’ 하나님의교회는 25일 오후 8시 수원 영통교회에서 ‘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힐링 연주회’를 연다.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를 시작으로 강동구, 경기 평택·시흥시에서 상처받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잇따라 열어온 무료 순회 연주. 연주회는 실내악 앙상블과 브라스 앙상블, 남녀 혼성중창단 협연으로 진행되며 애니메이션·영화 주제음악과 새 노래 성가곡 등을 들려준다. 한편 하나님의 교회는 다음 달 11일 서울 영등포구와 춘천을 시작으로 수도권을 순회하는 무료 ‘힐링 연주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031)738-5805. 천주교주교회의 DMZ 순례 천주교주교회의는 26일∼8월 1일 ‘2013 DMZ 평화의 길’ 순례를 실시한다. 이번 순례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연천군,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군을 거쳐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DMZ 전 구간을 횡단한다. 참가자들은 초등학생과 청년, 60대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됐으며 이주민 6명, 새터민 12명도 포함됐다. 참가자들은 26일 고양시에 모여 친교의 시간을 갖고 27일 오전 파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평화기원 미사를 한 뒤 임진각 평화의 종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행진을 시작한다. (02)460-7681.
  • 별 헤는 여름밤, 윤동주 시인과 함께 하실래요?

    별 헤는 여름밤, 윤동주 시인과 함께 하실래요?

    서울 종로구는 오는 26일 오후 6시 부암동 윤동주문학관과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윤동주문학관 개관 1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가 ‘조카가 본 큰아버지’라는 제목으로 제1전시실 시인채에서 특별 강연을 갖는다. 7시부터는 시인의 언덕에서 ‘별 헤는 밤 돗자리 음악회’를 마련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공연전시지원센터는 색소폰 6중주 ‘크누아 색소폰 앙상블’, 퓨전 국악 ‘조이 앙상블’, 시 낭송, 성악 중창 ‘크누아 세레나데’ 등의 공연을 선보인다. 윤동주문학관은 또 오는 26일부터 10월 말까지 금요일마다 2시간 연장해 오전 10시부터 8시까지 개방한다. 앞서 종로구는 지난해 7월 25일 시인의 시비가 있는 청운공원에 90㎡의 쓰지 않은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활용해 시인의 작품세계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문학관을 개관했다. 구에 따르면 개관 후 1년간(6월 말 기준) 6만 5198명, 하루 평균 230명의 방문객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또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국무총리상, 건축 전문가 100인이 선정한 한국의 현대건축 베스트20 가운데 18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삭막한 도시생활에 지친 시민들이 문학관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약해진 물살에 힘을 더해주는 가압장처럼 영혼의 가압장 역할을 해내는 문학관에서 힘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중기청과 함께하는 우수기업 열전] 문화 경영으로 직원 잠재력 키우는 평생교육기업 에듀윌

    [중기청과 함께하는 우수기업 열전] 문화 경영으로 직원 잠재력 키우는 평생교육기업 에듀윌

    ‘직원의 행복이 기업 성공의 열쇠다.’ 이런 슬로건 아래 직원을 위해 매월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하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평생교육기업 에듀윌이다. 중소기업청 지원까지 받으며 더욱 빛을 뿜는다. 2006년 1월 첫발을 뗀 ‘책만일’(책을 많이 읽자) 캠페인은 직원 자기계발과 지식축적을 한껏 거든다. 직원 자체적으로 매월 추천하는 도서를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읽고 의견을 나눈다. 이중호 혁신지원팀 주임은 14일 “대학 다닐 때보다 에듀윌에 입사해 더 많은 책을 읽는다”면서 “짬내기 쉽지 않은 직장생활 속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일 뿐 아니라 직원들끼리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고 관계도 돈독해진다”고 귀띔했다. 2010년 7월부터는 매월 2회 전 직원을 대상으로 ‘두드림 교육’을 실시한다. 잠들어 있는 정신을 깨운다는 의미다. 유명인사를 초빙해 직접 강의를 듣는다. 스타 강사인 김미경 아트스피치 대표와 용혜원 시인 등으로부터 삶과 미래설계, 철학 등을 깨우치도록 돕는다. ‘월삼토’ 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전 직원이 모여 산행이나 봉사활동, 수험생 응원 등 독특한 이벤트를 갖는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서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해 다문화가정 주부들과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를 펼쳤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해 마술공연도 지원했다. 2011년 12월에는 월삼토 행사로 서울 금천 지역 노인 300여명에게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펼쳤다. 아울러 클래식 타악기 연주단체 ‘아카데미 타악앙상블’이 급식소에서 공연하도록 후원했다. 윤이슬 광고홍보팀 주임은 “월삼토 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무료급식소에서 급식봉사를 했을 때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맛있게 식사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청은 큰 행사 때마다 공연문화를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 2011년 워크숍과 송년회 땐 브라스밴드 ‘브라스통’과 타악 퍼포먼스 그룹인 ‘잼스틱’을, 지난해엔 아카펠라그룹 ‘원더풀’과 ‘스티컬쿵쾅’이 직원들에게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최근에는 직원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행사에도 힘을 쏟는다. 일에 집중한다고 해서 가족에게 소홀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가족과 함께하는 에듀윌 무비 데이(Movie Day)’를 서울 구로구 신도림CGV에서 열었다. 지난달에는 서울 마포구 염리생활체육관에서 임직원 및 가족 초청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기도 했다. 신두원 영상개발팀장은 “워크숍이나 송년회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면 쌓였던 스트레스를 훌훌 날려보내는 느낌”이라면서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덕분에 가장으로서 체면치레를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에듀윌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2005년부터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과 대안학교 학생, 탈북 청소년, 소년원생, 미혼모 등 소외계층에게 동영상 검정고시 강의와 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다. 2010년 2월 경기도와 무상교육지원 협약을 통해 5억원 상당의 수강증을 기부했고 서울 구로구와도 저소득층을 위한 검정고시 무상교육 지원 협약으로 4000여만원 상당의 검정고시 온라인 수강증과 교재를 기부했다. 보호관찰 청소년 등에게 고입과 대입 검정고시 무료 수강권 및 학습교재를 지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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