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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프타임] 아르헨티나 3명 佛오픈 4강에

    다비드 날반디안(아르헨티나·8번시드)이 3일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에서 벌어진 프랑스오픈테니스(총상금 1580만달러)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네번째 우승을 벼른 ‘클레이코트의 황제’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28번시드)을 3-1로 제치고 준결승에 합류했다.지난 2002년 윔블던 준우승자인 날반디안은 이로써 처음으로 프랑스오픈 준결승에 올라 자국의 가스통 가우디오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결국 아르헨티나 선수 3명이 무더기로 4강에 진출한 이번 대회 남자단식 패권은 이들과 팀 헨먼(영국)-기예르모 코리아(아르헨티나)전 승자의 대결로 압축됐다.한편 여자부에서는 옐레나 데멘티예바(러시아·9번시드)와 아나스타샤 미스키나(러시아·6번시드)가 파올라 수아레스(아르헨티나·14번시드)와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7번시드)를 각각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 [뜨는 기업]벤텍퍼니처

    경기과열을 우려한 중국정부의 긴축이 국내 수출시장에 충격을 던지는 가운데 품질관리와 세계시장 진출을 꿈꾸면서도 중국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수도권 한 신기술 가구업체가 돋보인다. 경기도 광주의 고주파 곡면성형가구 제조업체 ㈜벤텍퍼니처(www.bentek.co.kr)의 한기만(51) 대표이사는 “가구업체들이 해외 수입선이 요구하는 단가를 맞추기 어렵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다투어 중국으로 진출하지만 공장이전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현지인들의 기술력과 원부자재의 품질이 떨어지고,현지에서 지불하는 근로자 연금과 각종 세금이 만만치 않은 데다 신기술이 유출될 우려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벤텍은 지난 1998년 광주 공장에 30억원을 투입,이탈리아에서 최첨단 고주파 곡면성형 설비를 도입해 설치했다. 두께 0.5~1.5㎜의 얇은 베니어판을 10∼30장씩 묶어 고주파성형기에서 순간고압(120∼1500㎏/㎠)으로 압축,다양한 곡면을 자유자재로 살린 식탁·장롱·침대와 소품가구 등 70여종을 생산하고 있다. 테이블의 경우 다리와 상판을 철제를 쓰지 않고 오직 목재로만 연결하는 등 목재가구를 제작해 가구의 선과 흐름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인체공학적 구조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원자재인 나무의 활용도가 일반목재가구의 경우 30∼40%인 데 반해 80%에 이르러 ‘친환경적’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형적인 중소기업인 벤텍의 월간 매출은 3억여원.내수가 50%이고 일본을 주로 한 수출비중이 50%다.곡면성형가구는 국내외 시장 규모가 급증하는 추세다. 한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선진국 시장에서도 가구 곡면 성형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앞으로 매출액이 획기적으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텍퍼니처는 제품개발을 위해 매출액의 10% 이상을 기술개발비로 투자한다.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던 지난해도 다양한 신기술과 제품 디자인 투자는 계속됐다. 그 결과 2000년 첫 진출한 일본시장의 매출이 3배 정도 늘었고 올 들어 소규모이지만 유럽·미국시장에도 진출했다. 25년째 가구업계에 몸담고 있는 한 대표는 “전자나 정보기술(IT)에 집중된 중소기업 지원책이 연간 시장 규모 10조원에 이르는 가구업계에도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하프타임] 윌리엄스 자매 프랑스오픈 8강에

    ‘흑진주 자매’ 세레나·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31일 파리 롤랑가로에서 벌어진 프랑스오픈테니스(총상금 1580만달러) 여자 단식 4회전에서 각각 아사고에 시노부(일본),파비올라 술루아가(콜롬비아)를 2-0으로 제압하고 나란히 8강에 안착했다.이로써 여자부 8강은 홈코트의 아멜리 모레스모(프랑스),파올라 수아레스(아르헨티나)와 마리아 샤라포바,예레나 디엔티에바,아나스타샤 미스키나와 제니퍼 캐프리아티,윌리엄스 자매 등 각 3명의 러시아·미국 선수들의 대결로 압축됐다.˝
  • 한국 축구 새 사령탑 메추의 꿈

    한국 축구 새 사령탑 메추의 꿈

    한국축구가 ‘월드컵 4강’ 재현을 위해 브뤼노 메추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30일 대한축구협회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확정한 메추 전 세네갈대표팀 감독은 “한국이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던 만큼 2006독일월드컵에서는 그 이상을 목표로 할 것”이라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선수 장악력 등 네 가지 조건 모두 충족 메추 감독이 낙점된 이유는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내건 네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메추 감독은 한국에서 성공한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장점을 이어받으면서 동시에 실패한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의 단점을 보완할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특히 메추 감독은 체력과 피지컬 트레이너의 필요성을 역설하고,컴퓨터 등을 이용한 과학적 관리를 주장해 호감을 샀다.또 “세네갈이 한·일월드컵 8강에서 주저앉은 것은 체력 때문이었다.”고 말해 히딩크 전 감독과 궤를 같이했다. 선수와 협회,코칭스태프 간의 대화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책임감을 강조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일조했다. 기술위원회는 지난 18일 감독 후보를 10명에서 4명으로 압축하면서 선수 장악능력,지도자 성적 및 경력,세계축구에 대한 정보력,영어 구사력 등을 기준으로 내세웠다. 메추 감독은 지난 2002년 말 코엘류와 함께 한국 감독직을 놓고 끝까지 경합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기술위원들도 내심 메추 감독에 마음이 쏠렸지만 대면한 적이 없는 데다 브라질 출신인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대표팀 감독 등 명장들이 즐비해 면접 때까지 판단을 유보했다. 기술위 검증단은 메추 감독을 만난 뒤 네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는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특히 허정무 기술위 부위원장은 “직접 만나보니 메추 감독이 최고였다.”며 “세계축구에 대한 정보력은 메추가 가장 훌륭했고,메추와 스콜라리는 일반적인 영어 구사에 문제가 없었다.”며 메추와 스콜라리에 힘을 실었다. 기술위가 결국 메추 감독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한국축구에 대한 열정과 당장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메추 감독은 다음달 2일 터키와의 친선경기를 관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계약을 하면 이젠 내 팀인데 왜 관전을 하느냐.당장 팀을 이끌겠다.”고 말했고,스콜라리 감독은 “수석코치를 보내 경기를 파악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대조를 이뤘다. 더구나 알 아인 클럽의 감독인 메추는 국가대표팀을 맡을 경우 소속팀을 떠날 수 있다는 계약에 의해 한국팀을 맡는 데 지장이 없지만,스콜라리 감독은 유로2004가 끝나는 7월에야 가능하다는 제약도 크게 작용했다. 허 기술위 부위원장은 “후보들과 직접 만나본 결과 메추에게 가장 큰 신뢰감을 느꼈다.”며 “이 정도 사람이면 한국축구를 맡겨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코엘류 사임 40일만에 ‘대안’ 확정 협회는 지난달 19일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이 사임한 뒤 꼭 40일만에 ‘대안은 메추’라는 결론을 내렸다. 코엘류가 사임하자 10명의 외국인 명장을 선정해 인물 탐색에 들어갔지만 ‘기술위 동반책임론’에 직면해 2명의 기술위원장이 거푸 물러나는 곡절을 겪은 끝에 이회택 기술위원장 체제로 새 출발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과 비축구인 출신 장원재 교수 등을 기술위원으로 선임한 뒤 감독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며 속도를 냈고,이어 지난 21일 유럽 등으로 날아가 1주일 동안 후보들을 면접하는 강행군을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 축구 새 사령탑 메추의 꿈

    한국축구가 ‘월드컵 4강’ 재현을 위해 브뤼노 메추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30일 대한축구협회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확정한 메추 전 세네갈대표팀 감독은 “한국이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던 만큼 2006독일월드컵에서는 그 이상을 목표로 할 것”이라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선수 장악력 등 네 가지 조건 모두 충족 메추 감독이 낙점된 이유는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내건 네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메추 감독은 한국에서 성공한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장점을 이어받으면서 동시에 실패한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의 단점을 보완할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특히 메추 감독은 체력과 피지컬 트레이너의 필요성을 역설하고,컴퓨터 등을 이용한 과학적 관리를 주장해 호감을 샀다.또 “세네갈이 한·일월드컵 8강에서 주저앉은 것은 체력 때문이었다.”고 말해 히딩크 전 감독과 궤를 같이했다. 선수와 협회,코칭스태프 간의 대화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책임감을 강조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일조했다. 기술위원회는 지난 18일 감독 후보를 10명에서 4명으로 압축하면서 선수 장악능력,지도자 성적 및 경력,세계축구에 대한 정보력,영어 구사력 등을 기준으로 내세웠다. 메추 감독은 지난 2002년 말 코엘류와 함께 한국 감독직을 놓고 끝까지 경합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기술위원들도 내심 메추 감독에 마음이 쏠렸지만 대면한 적이 없는 데다 브라질 출신인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대표팀 감독 등 명장들이 즐비해 면접 때까지 판단을 유보했다. 기술위 검증단은 메추 감독을 만난 뒤 네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는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특히 허정무 기술위 부위원장은 “직접 만나보니 메추 감독이 최고였다.”며 “세계축구에 대한 정보력은 메추가 가장 훌륭했고,메추와 스콜라리는 일반적인 영어 구사에 문제가 없었다.”며 메추와 스콜라리에 힘을 실었다. 기술위가 결국 메추 감독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한국축구에 대한 열정과 당장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메추 감독은 다음달 2일 터키와의 친선경기를 관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계약을 하면 이젠 내 팀인데 왜 관전을 하느냐.당장 팀을 이끌겠다.”고 말했고,스콜라리 감독은 “수석코치를 보내 경기를 파악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대조를 이뤘다. 더구나 알 아인 클럽의 감독인 메추는 국가대표팀을 맡을 경우 소속팀을 떠날 수 있다는 계약에 의해 한국팀을 맡는 데 지장이 없지만,스콜라리 감독은 유로2004가 끝나는 7월에야 가능하다는 제약도 크게 작용했다. 허 기술위 부위원장은 “후보들과 직접 만나본 결과 메추에게 가장 큰 신뢰감을 느꼈다.”며 “이 정도 사람이면 한국축구를 맡겨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코엘류 사임 40일만에 ‘대안’ 확정 협회는 지난달 19일 움베르투 코엘류 전 감독이 사임한 뒤 꼭 40일만에 ‘대안은 메추’라는 결론을 내렸다. 코엘류가 사임하자 10명의 외국인 명장을 선정해 인물 탐색에 들어갔지만 ‘기술위 동반책임론’에 직면해 2명의 기술위원장이 거푸 물러나는 곡절을 겪은 끝에 이회택 기술위원장 체제로 새 출발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과 비축구인 출신 장원재 교수 등을 기술위원으로 선임한 뒤 감독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며 속도를 냈고,이어 지난 21일 유럽 등으로 날아가 1주일 동안 후보들을 면접하는 강행군을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3)흙사람이 보낸 편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4848-16,옛 김해평야의 낙동강 기슭 한 언저리에 소담재(小潭齋)라는 작은 전시실을 겸한 찻집.그 곁 창고같이 허름하고 귀신냄새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것 같은 어두컴컴한 안쪽에는 뜻밖에도 한국인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는 아프고 서러운 배고픔의 역사가 눈 뜨고 서 있다. ●‘소담재’에서 만난 ‘역사’ 배고픔만이 아니다.여자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차별받고 부대끼면서도 죽는날까지 참아야만 했던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두 모여 서 계신다.모두가 일하는 모습이다.흔히 노동이라고 표현하는,육체를 수고롭게 움직여 식구들과 이웃의 삶을 보살피고 있는 동작은,멈춘 상태로지만 금방이라도 다시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과 긴장감이 짙게 느껴진다.얼핏 1900년 무렵 개항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고,외세와의 갈등과 시련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고,한국인들의 생활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한국인을 인간의 길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껴안고,업고,다독여 오늘까지 데려오신 어머니 모습이다. 이같은 어머니 모습을 빚고 있는 허경혜씨도 여성이다.우연한 기회에 그의 작품전을 알리는 작은 신문기사를 읽고나서 그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런지 몇 해를 지나서 또 우연히 그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다.퍽 인상적이었다.그는 그의 작품을 토우(土偶)라 불렀는데,나는 토우라는 이름보다 ‘흙사람’이라는 말이 더 좋겠다고 했다.토우와 흙사람은 좀 다른 세계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한국인의 역사와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한 미술양식이다.따라서 토우,토용(土俑),명기(名器)라고도 부르는 것들과 다르게 보아야 할 것 같다.중국,한국 역사 속에서 자리매김되어온 토우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세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또한 희랍 로마에서 발달한 테라코타(Terra-cotta)나 일본 문화인 하니와(埴輪)와도 다른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토우’와는 다른 ‘흙사람’의 세계 이른바 토우는 사람 모습을 갖춘 것과 여러 가지 동물,생활용구 등 모든 표상물들로서 주술적인 우상,무덤에 껴묻기 위한 부장용(副葬用)으로 만든 것들이다.특히 한국과 중국 고대 사회에서의 토우는 인간이 죽은 뒤의 세계와 영혼의 미래를 상징하는 신앙 체계와 관련되어 있다.또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주종관계를 전제로 하여 지배자의 시체와 함께 노비나 하인을 산 채로 파묻던 고대 국가의 습속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이 때 토우에 나타난 인물상들은 여성의 성적 특징을 과장하여 표현함으로써 다산신앙과 풍요를 나타내거나 공예적으로 두드러진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그 시대의 우주관이나 사생관(死生觀)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그런 연유로 토우의 외형이 당시의 생활상·사회상을 짐작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하지만 이 토우가 주술적 우상성과 주종관계를 위한 제물로서 인간을 희생시키는 몰인간성 이념을 유지한 채 현대사회의 한 미술형식으로 재현,혹은 답습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무의미한 낭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이런 전통사회에서 있어 온 토우들과는 선명하게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흙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로움인데 그런 점에서 전통시대의 나한신앙(羅漢信仰)이 지닌 특징들과 일정한 소통관계를 지니고 있다.한국인들이 꿈꾼 자유로움이 나한신앙에 잘 나타나 있는데,이들 나한상은 다른 불상과 달리 엄격한 도상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자유롭게 바위 위에 앉거나 팔을 괴고 쉬는 자세,기분 좋게 서있는 자세 등으로 표현되는데 표정도 가지각색이다.눈을 내리뜨고 참선하는 얼굴,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거나 빙긋이 미소짓는 모습,찡그린 얼굴 등 다양한 인간의 표정을 보여준다.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화된 성격과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적절하게 융화시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그렇게 볼 때 흙사람은 유장한 한국인의 전통신앙체계를 근간으로 삼되 종교적으로 의존하거나 이미지를 억지로 끌어들이지 않으면서도 전통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한국인의 사랑과 믿음,갈등과 불안을 담백하게 형상화시키고 있는 점은 흙사람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소백산맥 이남의 흙 중에서 산화철 성분이 적고 흙 알갱이가 굵으면서 내화도가 높은 흙을 이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점도 좋아보인다. ●노예노동보다 고통스러웠던 보릿고개 그가 집중하고 있는 20세기 초 중반 무렵의 한국 농촌의 여성상은 수많은 회화와 조각들로 표현되어온 기존의 미술적 혹은 역사적 평가와도 조금은 궤적을 달리해야 할 것 같은 문화다.가난과 질곡으로 압축되는 20세기 초중엽 농촌 사회에서 가장 부자유스럽고 무거운 노동과 정신적 중압감을 받으며 자식을 낳고 기르는 일과 가족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도맡아해 낸 것은 어머니였다.양반 사대부 가정과 달리 민중의 삶은 여성들의 희생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사회구조였다.의료시설과 의약품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 여러 명의 자식을 생기는 대로 낳아 기르는 일은 죽음에 가까운 위험하고도 무모한 생존 그 자체였다. 식량부족은 곧 산모와 여성들에게 영양결핍을 고질적인 일상으로 만들었고 대가족의 빨래와 식단차리기 등은 견디기 힘든 노예노동에 견줄 만했다.그 어떤 어려움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보릿고개로 불려온,긴 긴 봄날의 굶주림이었다.토지 부족과 식량 부족이 일상화된 가운데서 해마다 반복되는 보릿고개는 특히 젖먹이를 키우거나 임신중인 어머니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한 천형과도 같았다. 그런 질곡의 세월은 적어도 보리농사가 시작된 18세기 무렵 이후부터 더욱 극심해진 한국 농촌의 비극이었다.한국 농민들이 하루 세 끼니의 식사를 하게 된 것이 1960년대 이후부터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보릿고개 시절에는 하루 한 끼니조차도 제대로 거치기가 쉽지 않았었다.굶주림과 고난중에도 어머니는 임신을 해야 하고 자식을 낳고 길러야만 집안과 사회가 이루어진다. 똑같이 굶으면서도 임신하고,젖 먹이고,어린 자식 품어 키워내야 하는 역할은 전적으로 어머니 몫이다.따라서 한국 어머니는 한국 역사의 절반이 아닌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온 몸으로 도맡아왔다.그런데도 여자라는 이유로 역사 바깥이나 다름없는 홀대와 차별의 불길 속에 서서 살아왔다.그러다가 현대사회라는 이 알 수 없는 혼란 속으로까지 와버렸다.전통적 가치와의 충돌로 생기는 늙으신 농촌 어머니의 고독,깊은 상실감,소외와 박탈감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고백록을 쓰듯이 어머니의 수난사를 흙으로 표현하게 된 것 같다. ●‘강철문명’과 맞서는 흙의 힘 콘크리트와 강철 등 인공적 조형과 냉혈한 금속성,생명의 단절과 괴리를 멈추지 못하는 도시문명 속에서 허경혜씨가 들고나온 것은 흙이다.흙의 부드러움과 온유함,자연성과 생명성을 상징하는 흙 한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한국여성사의 한 단면을 조형해내는 그의 작업은 분명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어머니 마음으로 읽혀진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아름다움임을 묵시적으로 보여주는 ‘흙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잠시 우리가 걸어왔고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3)흙사람이 보낸 편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4848-16,옛 김해평야의 낙동강 기슭 한 언저리에 소담재(小潭齋)라는 작은 전시실을 겸한 찻집.그 곁 창고같이 허름하고 귀신냄새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것 같은 어두컴컴한 안쪽에는 뜻밖에도 한국인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는 아프고 서러운 배고픔의 역사가 눈 뜨고 서 있다. ●‘소담재’에서 만난 ‘역사’ 배고픔만이 아니다.여자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차별받고 부대끼면서도 죽는날까지 참아야만 했던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두 모여 서 계신다.모두가 일하는 모습이다.흔히 노동이라고 표현하는,육체를 수고롭게 움직여 식구들과 이웃의 삶을 보살피고 있는 동작은,멈춘 상태로지만 금방이라도 다시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과 긴장감이 짙게 느껴진다.얼핏 1900년 무렵 개항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고,외세와의 갈등과 시련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고,한국인들의 생활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한국인을 인간의 길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껴안고,업고,다독여 오늘까지 데려오신 어머니 모습이다. 이같은 어머니 모습을 빚고 있는 허경혜씨도 여성이다.우연한 기회에 그의 작품전을 알리는 작은 신문기사를 읽고나서 그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런지 몇 해를 지나서 또 우연히 그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다.퍽 인상적이었다.그는 그의 작품을 토우(土偶)라 불렀는데,나는 토우라는 이름보다 ‘흙사람’이라는 말이 더 좋겠다고 했다.토우와 흙사람은 좀 다른 세계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한국인의 역사와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한 미술양식이다.따라서 토우,토용(土俑),명기(名器)라고도 부르는 것들과 다르게 보아야 할 것 같다.중국,한국 역사 속에서 자리매김되어온 토우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세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또한 희랍 로마에서 발달한 테라코타(Terra-cotta)나 일본 문화인 하니와(埴輪)와도 다른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토우’와는 다른 ‘흙사람’의 세계 이른바 토우는 사람 모습을 갖춘 것과 여러 가지 동물,생활용구 등 모든 표상물들로서 주술적인 우상,무덤에 껴묻기 위한 부장용(副葬用)으로 만든 것들이다.특히 한국과 중국 고대 사회에서의 토우는 인간이 죽은 뒤의 세계와 영혼의 미래를 상징하는 신앙 체계와 관련되어 있다.또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주종관계를 전제로 하여 지배자의 시체와 함께 노비나 하인을 산 채로 파묻던 고대 국가의 습속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이 때 토우에 나타난 인물상들은 여성의 성적 특징을 과장하여 표현함으로써 다산신앙과 풍요를 나타내거나 공예적으로 두드러진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그 시대의 우주관이나 사생관(死生觀)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그런 연유로 토우의 외형이 당시의 생활상·사회상을 짐작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하지만 이 토우가 주술적 우상성과 주종관계를 위한 제물로서 인간을 희생시키는 몰인간성 이념을 유지한 채 현대사회의 한 미술형식으로 재현,혹은 답습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무의미한 낭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이런 전통사회에서 있어 온 토우들과는 선명하게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흙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로움인데 그런 점에서 전통시대의 나한신앙(羅漢信仰)이 지닌 특징들과 일정한 소통관계를 지니고 있다.한국인들이 꿈꾼 자유로움이 나한신앙에 잘 나타나 있는데,이들 나한상은 다른 불상과 달리 엄격한 도상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자유롭게 바위 위에 앉거나 팔을 괴고 쉬는 자세,기분 좋게 서있는 자세 등으로 표현되는데 표정도 가지각색이다.눈을 내리뜨고 참선하는 얼굴,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거나 빙긋이 미소짓는 모습,찡그린 얼굴 등 다양한 인간의 표정을 보여준다.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화된 성격과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적절하게 융화시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그렇게 볼 때 흙사람은 유장한 한국인의 전통신앙체계를 근간으로 삼되 종교적으로 의존하거나 이미지를 억지로 끌어들이지 않으면서도 전통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한국인의 사랑과 믿음,갈등과 불안을 담백하게 형상화시키고 있는 점은 흙사람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소백산맥 이남의 흙 중에서 산화철 성분이 적고 흙 알갱이가 굵으면서 내화도가 높은 흙을 이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점도 좋아보인다. ●노예노동보다 고통스러웠던 보릿고개 그가 집중하고 있는 20세기 초 중반 무렵의 한국 농촌의 여성상은 수많은 회화와 조각들로 표현되어온 기존의 미술적 혹은 역사적 평가와도 조금은 궤적을 달리해야 할 것 같은 문화다.가난과 질곡으로 압축되는 20세기 초중엽 농촌 사회에서 가장 부자유스럽고 무거운 노동과 정신적 중압감을 받으며 자식을 낳고 기르는 일과 가족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도맡아해 낸 것은 어머니였다.양반 사대부 가정과 달리 민중의 삶은 여성들의 희생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사회구조였다.의료시설과 의약품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 여러 명의 자식을 생기는 대로 낳아 기르는 일은 죽음에 가까운 위험하고도 무모한 생존 그 자체였다. 식량부족은 곧 산모와 여성들에게 영양결핍을 고질적인 일상으로 만들었고 대가족의 빨래와 식단차리기 등은 견디기 힘든 노예노동에 견줄 만했다.그 어떤 어려움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보릿고개로 불려온,긴 긴 봄날의 굶주림이었다.토지 부족과 식량 부족이 일상화된 가운데서 해마다 반복되는 보릿고개는 특히 젖먹이를 키우거나 임신중인 어머니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한 천형과도 같았다. 그런 질곡의 세월은 적어도 보리농사가 시작된 18세기 무렵 이후부터 더욱 극심해진 한국 농촌의 비극이었다.한국 농민들이 하루 세 끼니의 식사를 하게 된 것이 1960년대 이후부터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보릿고개 시절에는 하루 한 끼니조차도 제대로 거치기가 쉽지 않았었다.굶주림과 고난중에도 어머니는 임신을 해야 하고 자식을 낳고 길러야만 집안과 사회가 이루어진다. 똑같이 굶으면서도 임신하고,젖 먹이고,어린 자식 품어 키워내야 하는 역할은 전적으로 어머니 몫이다.따라서 한국 어머니는 한국 역사의 절반이 아닌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온 몸으로 도맡아왔다.그런데도 여자라는 이유로 역사 바깥이나 다름없는 홀대와 차별의 불길 속에 서서 살아왔다.그러다가 현대사회라는 이 알 수 없는 혼란 속으로까지 와버렸다.전통적 가치와의 충돌로 생기는 늙으신 농촌 어머니의 고독,깊은 상실감,소외와 박탈감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고백록을 쓰듯이 어머니의 수난사를 흙으로 표현하게 된 것 같다. ●‘강철문명’과 맞서는 흙의 힘 콘크리트와 강철 등 인공적 조형과 냉혈한 금속성,생명의 단절과 괴리를 멈추지 못하는 도시문명 속에서 허경혜씨가 들고나온 것은 흙이다.흙의 부드러움과 온유함,자연성과 생명성을 상징하는 흙 한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한국여성사의 한 단면을 조형해내는 그의 작업은 분명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어머니 마음으로 읽혀진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아름다움임을 묵시적으로 보여주는 ‘흙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잠시 우리가 걸어왔고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 메추냐 스콜라리냐

    ‘메추냐,스콜라리냐.’ 한달 넘게 끌어온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지난 21일 출국한 대한축구협회 이회택 기술위원장 등 현지 조사단은 4명의 우선협상 후보에 대한 정밀면담을 마치고 28일 귀국한다. 기술위원들은 이 기간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포르투갈 영국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했다.이들의 귀국 보따리에는 새 사령탑의 윤곽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축구협회 관계자도 “현지 일정이 큰 무리없이 진행됐다는 전갈을 받았다.”면서 선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임을 간접 시인했다.이제 ‘선택’만 남은 셈이다. 축구협회는 이르면 현지 조사단 귀국 직후 기술위원회를 열어 선임 작업에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낙점이 끝나면 축구협회는 대상자와 연봉,계약기간 등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간다.현재까지 브뤼노 메추 UAE 알 아인 감독,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대표팀 감독 등 2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두 감독 모두 2002월드컵 스타 감독 출신으로 한국으로서는 욕심이 나는 인물이지만 역시 문제는 돈이다.한일월드컵 이후 승승장구하는 두 감독은 현재 고액을 조건으로 여러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을 정도로 상한가다. 새 감독 후보 1순위로 지목된 메추 감독은 최근 한 프로팀으로부터 170만달러(약 20억원)의 연봉을 제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한국행의 조건으로 이와 비슷한 액수를 요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일월드컵 우승감독 스콜라리도 천정부지로 몸값이 치솟았다.현재 포르투갈에서 연봉 180만달러(21억원)를 받는데,300만달러(36억원)까지 올랐다는 관측도 나왔다.100만달러(12억원)를 한계선으로 정한 축구협회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따라서 거스 히딩크 전 감독 때처럼 메리트 시스템을 적용,성적이 좋으면 돈을 더 주는 형식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생각이다. 박준석기자 pjs@˝
  • [조영증의 킥오프] 대표팀 감독의 조건

    현재 한국 축구계의 최대 화두는 차기 국가대표 사령탑에 누가 선임되느냐이다. 그동안 10명의 후보가 물색됐고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브뤼노 메추,세놀 귀네슈,마이클 매카시 등 4명으로 압축돼 조만간 최종 1명이 낙점될 예정이다.이를 위해 이회택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허정무·장원재 기술위원이 유럽 각지를 돌며 후보자와 면담을 하고 있다. 이들 4명 가운데 스콜라리 감독은 단연 세계 최고의 명장이다.2002년 한·일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 몰렸던 브라질을 본선에서 우승으로 이끌었고 현재 포르투갈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유럽선수권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메추 감독도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세네갈을 8강까지 올려놓은 탁월한 지도력을 지녔고 최근에는 아랍에미레이트연합의 알 아인 클럽에 3년 연속 우승을 안겼다.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컵마저 움켜쥐어 팀 성적 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감독이다.특히 선수들을 다루기 힘든 곳으로 유명한 아프리카·중동 지역의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소기의 성과를 이룩한 점이 높이 평가된다.게다가 4명 중 유일하게 아시아 축구를 1년 이상 경험한 점이 대다수 국내 축구인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반면 매카시 감독은 영국·아일랜드에서 지도자 활동을 해 체력을 앞세우는 축구를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이 때문에 체격 조건이 불리한 한국 선수들로서는 다소 염려가 되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한·일월드컵에서 터키를 3위에 올려놓은 귀네슈 감독은 터키 이외의 외국 지도자 경험이 없고 외국인 지도자들의 대화 수단인 영어를 구사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제 필자의 오랜 기술위원 경험을 토대로 대표팀 감독으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나열해 볼까 한다. 첫째,세계 축구의 흐름을 읽는 능력과 해박한 전문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둘째,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많은 감독 경험이 필요하다. 셋째,선수들을 잘 이끌고 장악할 수 있는 능력과 넷째,한국의 축구문화와 정서에 거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지에서 빠른 적응력을 갖춰야 한다.모든 문제를 바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또 많은 조건들이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사항들이 가장 핵심적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러한 쟁점들과의 접합점을 찾기 위해 지금 유럽에서 기술위원장과 기술위원들이 후보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입수하는 등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정말 우리가 원하고 바라마지 않는 최고의 감독이 선임될지 자못 기대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레이디 킬러’ 새달 4일 개봉

    ‘천재감독’이란 단어가 자연스러운 수식어가 된 조엘·에단 코엔 형제와,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두번이나 거머쥔 스타배우 톰 행크스의 조우. 새달 4일 개봉하는 ‘레이디 킬러’(The Ladykillers)는 덮어놓고 그 대목에서부터 눈길이 가는 영화다.2001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이후 형제 감독은 고전 코미디로 눈을 돌렸다.이 작품은 1955년 영국 감독 알렉산더 매켄드릭이 연출한 동명영화의 리메이크작. 행크스의 상반신만 단조롭게 노출된 포스터는 영화의 컨셉트를 압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그의 극중 역할은 기발한 수법으로 카지노를 터는 고상한 범죄자.다양한 조연 캐릭터들이,그가 이끄는대로 무게중심을 이리저리 옮기는 범죄코미디다. 자칭 전직 교수인 도르 박사(행크스)는 4명의 범죄전문가들을 모아 뉴올리언즈의 카지노 금고털이 작업에 들어간다.혼자 사는 독실한 크리스천 먼순 할머니(일마 P.홀)에게 성가대 연습을 하겠다고 속여 지하실을 빌린 것도 그 때문.이들이 그곳에서 밤낮없이 매달리는 일은 벽을 뚫어 카지노 금고보관소까지 터널을 파는 비밀공사다. 지하실에서 음모를 꾸미는 도르 일당과,매사에 고지식하고 깐깐한 노파의 신경전이 드라마의 기둥.나비넥타이 정장에 콧수염을 단 행크스의 사기꾼 캐릭터가 대목대목에서 코미디의 결에 윤기를 살려냄은 물론이다.영국 귀족풍의 악센트를 써가며 기막힌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넘기는 개인기가 시종 빛을 발한다. 각본을 함께 쓴 형제감독은 원작을 상당부분 비틀었다.주택 지하실이 주요공간인 상황극인데도 지루함을 잊게 되는 건 연출의 묘안같다.‘얼빵한’ 전문털이범 캐릭터들이 자칫 초라해질뻔한 영화에 입체감을 불어넣었다.‘무서운 영화’시리즈의 간판으로 각인된 흑인배우 말론 웨이언스,‘러시 아워’를 비롯한 할리우드 화제작들로 얼굴을 알려온 동양계 배우 마 츠이 등이 엇박자 코믹연기를 펼치는 주인공. 속도감있는 카메라 워킹,액자속에서 덜어낸 듯 미술적 감식안이 묻어나는 화면 등도 영화를 단순한 범죄코미디 이상으로 띄워올리는 센스있는 장치들이다.노파가 범죄자들의 정체를 끝까지 알지 못하고,전혀 예측할 수 없는 막판전개로 관객의 허를 찌르는 결론부는 스릴러물의 느낌마저 안긴다. 하지만 ‘역시,코엔 형제!’라는 감탄사를 이끌어낼 만한 위트나 기발함은 기대치에 못미쳐 아쉬움을 남긴다.그러고 보면 유난히 형제감독을 아껴온 칸영화제도 올해는 연출력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에 주목했다.지난 23일 막내린 제57회 칸국제영화제는 먼순 역의 일마 P 홀에게 심사위원상을 돌렸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천총통 취임사는 기만”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과 타이완간 양안에 급격한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취임사를 한 지 나흘 만인 24일 “그의 발언은 외양상 어떤 포장을 했건간에 사실은 기만”이라는 논평을 공식 발표했다. 중국은 특히 타이완 전투기가 영공 침범시 분쇄하거나 강제 착륙시킬 것임을 경고했다고 홍콩의 친중국계 일간 문회보(文匯報)가 24일 보도했다.문회보는 중국과 타이완이 최근 서로 상대방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밍칭(張銘淸)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천 총통이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밝힌 ‘하나의 중국’ 원칙과 양안 관계에 대한 발언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식언으로 신의가 없다(自食其言 豪無信義).”라는 8자로 압축,논평했다. 장 대변인은 천 총통이 오는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 기간에 타이완 독립을 추진할 경우 중국이 취할 조치를 묻는 질문에 “중국에 국가 주권 수호와 국가 통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전제,타이완 독립을 분쇄하기 위해 어떤 대가도 치르겠다는 5·17 성명내용을 되풀이했다.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정부가 생각하는 대가에 ▲올림픽 개최 취소 ▲ 경제발전 후퇴 ▲전면적인 양안 관계단절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장 대변인은 또 일체의 국토 분열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법률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중국은 이와 관련,타이완은 물론 홍콩·마카오와의 완전 통일을 겨냥한 국가통일법을 만들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통과를 추진중이다.이는 만일의 경우 통일을 위한 무력사용에 법적인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장 대변인은 중국은 지난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타이완에 대해 “타이완은 낭떠러지에서 말 고삐를 당기거나,불장난을 하다가 타 죽는 두 가지 길밖에 없다(懸崖靭馬,玩火自焚).”며 두 가지 가운데 선택을 강요했다고 밝히고 타이완은 말보다 행동으로 선택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타이완 업계 인사들의 대륙 내 자유로운 투자 활동을 보장하겠지만 대륙에서 돈을 벌어 타이완 독립을 지원하는 것은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oilman@seoul.co.kr˝
  • 이시영 아홉번째 시집 ‘바다호수’

    “시가 무슨 보복처럼 한꺼번에 몰려왔다.나는 그것을 밤새워 성실하게 받아 적었다.” 중견 시인 이시영(55)의 아홉번째 시집 ‘바다 호수’(문학동네 펴냄)는 이제 시인에게 시가 삶 혹은 신체의 일부처럼 자연스레 흘러나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은빛 호각’을 낸 지 1년이 채 안돼 세상에 내놓은 시집에서 시인은 샘물처럼 솟아난 다양한 시상을 ‘바다’ 혹은 ‘바다의 호수’에 그윽하게 담고 있다.형식 면에서도 이전의 이야기시와 압축된 형태 모두를 자유자재로 구사,달관의 경지를 보여준다. 깊고 넓은 ‘기억의 바다’에서 시인은 지난 날의 추억이라는 배에 몸을 실은 채,그동안 만났던 다양한 사람과 사연을 길어올린다.밤새 단편을 쓰다 새벽녘에 머리식히려 나와 호랑이 발자국을 봤다는 입심 강한 황석영,휘파람을 잘 분 송영,‘부용산’을 잘 불렀던 방영웅,면전에서 아무리 험한 소리를 해대도 “소줏잔을 들고 빙그레 웃기만 하던” 평론가 고(故)김현,언제나 진지하기만 한 소설을 쓰던 박태순과 송기원의 해프닝 등 많은 문인들의 이야기가 읽는 이에게 넉넉한 웃음을 안긴다. 그래서 시집의 주된 정조는 난로 곁에 앉아 나누는 이야기처럼 훈훈하고 아늑하다.낮에 조태일 시인과 만나 “술 취한 해가 비틀거리며 서산 허리를 꼴깍 넘어서야 끝나던”(‘낮술’) 장면,연말 정종 한 병으로 새 날을 다짐하던 송년 풍경 등 가난했지만 마음은 풍요로웠던 시절의 삽화들이 새록새록 살아난다. 이 모든 사람과 풍경을 노래하는 이유를 “(…)이제는 모두 지나간 옛일/아무도 그 시절을 기억하지 않는다.”(‘청진동에서’)고 아쉬움을 담아 토로한다. 그렇지만 그 음조는 회한이나 탄식에만 젖어 있지 않다.대신 시인이 온몸으로 헤쳐온 높고 가파른 ‘시대의 격랑’이 고스란히 들어있다.안기부나 문공부의 검열을 받아 생살같던 책이 사라지거나 반독재·민주투쟁의 선봉에 섰던 시인들이 투옥되는 풍경이 아련하게 되살아온다. 김지하의 시집 ‘타는 목마름’의 지형과 시집 1만권이 분쇄되고 말못할 수모를 당하는 장면(‘타는 목마름으로’),‘자유실천문인협의회 1백1인 선언’결의문을 읽다 잡혀가는 장면이 그 대목.시인은 이를 해학적으로 노래하는 여유마저 보인다. 또 시집 곳곳에선 선비처럼 꼿꼿하게 살아온 삶이 스며있다.“이제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민주주의의 적이 아니라 바로 저 상업의 노예들인지도 모른다.”(‘베스트 시인을 위하여’)고 경계할 때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매섭고,현재형으로 들린다. 그런 시인의 이미지는 변함없이 세상을 비추는 ‘호남평야의 전봇대’에 겹쳐진다.“날 저물면 호남평야의 전봇대들은 큰 키를 수그리고 달려가 우묵한 마을부터 제일 먼저 불을 켜고 나옵니다.(…)”(‘변함없는 일’)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트로이 장르/예매율 서사액션/78.2%(15세) 감독/배우는 볼프강 페터슨/브래드 피트·에릭 바나·올란도 블룸·다이안 크루거 어떤 줄거리 신화 속 트로이 전쟁을 멜로와 액션으로 포장. 이래서 좋아 ‘마초영웅’이 된 근육질의 브래드 피트. 이래서 별로 신화에 충실한데,스토리 압축미는 떨어지네. 홈피 반응은 “…” ●하류인생 장르/예매율 액션드라마/8.6%(15세) 감독/배우는 임권택/조승우·김민선 어떤 줄거리 50년대 후반∼70년대초 한 건달의 삶을 통해 격동의 현대사 조명. 이래서 좋아 빠른 장면전환 속 액션을 보노라면 야성미가…. 이래서 별로 에피소드만 이어붙여 밋밋한 전개엔 어쩐지…. 홈피 반응은 “장면마다 군더더기 없이 엑기스만…” ●효자동 이발사 장르/예매율 휴먼드라마/7.1%(15세) 감독/배우는 임찬상/송강호·문소리·이재응 어떤 줄거리 대통령 이발사가 된 한 소시민의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 이래서 좋아 밀도있는 송강호의 부성애 연기. 이래서 별로 굴절된 현대사가 픽션에 애매하게 가려졌네∼ 홈피 반응은 “온국민이 봐야 할 영화같네요.” ●아라한 장풍대작전 장르/예매율 무협액션/2.6%(15세) 감독/배우는 류승완/류승범·윤소이·안성기·정두홍 어떤 줄거리 평범한 순경이 도(道)를 깨달아 도시를 구하는 이야기. 이래서 좋아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사실액션. 이래서 별로 도대체 왜 득도(得道)해야 되지? 홈피 반응은 “윤소이 언니,포스터가 너무 멋져요.” ●클레멘타인 장르/예매율 액션드라마/1.2%(15세) 감독/배우는 김두영/이동준·김혜리·스티븐 시걸 어떤 줄거리 이종격투기 선수의 삶의 곡절과 가족이야기.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이 ‘잠깐’ 나온다나? 이래서 별로 액션,멜로,신파의 짬뽕. 홈피 반응은 “…” ●범죄의 재구성 장르/예매율 범죄스릴러/0.9%(18세) 감독/배우는 최동훈/박신양·백윤식·염정아 어떤 줄거리 5명의 사기꾼들,한국은행을 털다. 이래서 좋아 치밀한 이야기 구성,흠잡을 데 없는 연기. 이래서 별로 화끈한 범죄스릴러가 되기엔 약한 반전. 홈피 반응은 “스피디한 전개,매혹적인 시나리오” ●킬 빌 2 장르/예매율 액션/0.8%(18세) 감독/배우는 쿠엔틴 타란티노/우마 서먼·데이비드 캐러딘·마이클 매드슨 어떤 줄거리 보스에게 버림받은 여성 킬러의 복수극. 이래서 좋아 마카로니 웨스턴과 홍콩 무협이 손잡은 액션. 이래서 별로 타란티노의 ‘발칙한 상상’은 대체 어디로 갔지? 홈피 반응은 “무엇보다 영화음악이 짱!”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장르/예매율 로맨틱 드라마/0.3%(18세) 감독/배우는 홍상수/김태우·유지태·성현아 어떤 줄거리 대학 선후배가 사랑한 한 여자의 과거와 현재. 이래서 좋아 일상적 대화에서 재미를 끄집어내는 유머와 재치. 이래서 별로 말을 다하지 못하고 끝내 버린 듯한 아쉬움. 홈피 반응은 “무리없이 즐길 수 있는 홍 감독의 작품”˝
  • 이회택 기술위원장“말주변 없어서 브리핑 힘드네”

    “경기보다 브리핑이 힘들어.” 대한축구협회 이회택 신임 기술위원장이 결국 ‘마이크’를 허정무 부위원장에게 넘겼다.기술위 수장인 위원장이 대언론 브리핑을 전담해왔던 지금까지의 관례를 깨고 이 위원장은 미련없이 마이크를 내 던졌다.그는 지난 18일 국가대표팀 감독을 4명으로 압축시키는 기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공식적으로 “앞으로 언론과의 모든 경로는 허 부위원장을 통해 일원화하겠다.”고 밝혔다.이 위원장으로서는 가장 큰 짐을 벗은 셈이다. 기술위 수장이 된 뒤 가장 크게 걱정한 부분이 바로 브리핑이었다.세련되지 않은 말투로 정평이 나 있는 그로서는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위원장이 된 뒤 가진 지난 17일 언론과의 첫 대면에서 “위원장이 된 뒤 가장 큰 어려운 점은 바로 브리핑”이라면서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날도 브리핑 과정에서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들을 싸잡아 ‘그놈들’이라고 부르는 등 여과없이 말을 쏟아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이 위원장은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허 부위원장에게 부탁을 했다.”면서 “지금과 같이 민감한 상황에서 조그마한 말실수도 자칫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
  • [임영숙 칼럼] 탄핵, 그리고 5·18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 이후 첫외부행사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광주와 탄핵을 이렇게 연결했다.“지난 3월 촛불시위를 TV로 보면서 선진 민주국가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평화적인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그것은 불의를 용납하지 않되 민주적인 행동도 포기하지 않았던 5·18 광주의 전통이 국민 가슴속에 살아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다.‘5월’ 또는 ‘광주’로 그냥 표현되기도 하는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 민주주의 대장정의 획기적인 전환점이다.80년대 운동권을 지배하는 화두였던 ‘광주’는 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고 다시 지난해와 올해의 시청앞·광화문 촛불시위에 보통 사람들을 참여시킨 숨은 동력이었다.문학평론가 김명인씨는 이를 “너 지금 그 자리에 있는가”란 물음으로 압축한다.민주화 투쟁이전에,인간의 존엄을 위한 투쟁의 자리에 지금 참여하고 있느냐는 준엄한 질문이다. 2004년 3월12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 역시 1980년 5월 광주처럼 일어나서는 안 될 국가적 불행이었지만 한국 민주주의 성숙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국회의 탄핵안 가결에서 헌재의 탄핵기각 결정에 이르기까지 63일간은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어둡고 긴 터널이었으나 전화위복의 결과를 안겨 주었다.무리한 대통령 탄핵은 우선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되돌아보게 했다.평화적인 촛불시위와 별다른 혼란없이 국회 판갈이를 이뤄낸 총선은 시민사회의 성숙과 함께 민주주의 주체는 국민이란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무엇보다 헌법적 질서와 체계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법치주의를 되새기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고 법의 결정에 승복하는 훈련을 온 국민이 제대로 받으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단계 성숙한 셈이다. 헌재의 탄핵기각 결정문은 특히 헌법의 존재와 헌재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주었다.교과서에 실린 추상적 개념으로만 기억돼 온 헌법과 삼권분립의 정신이 일상속의 구체적 사실로 가슴에 와닿게 했다.권위주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은연중 무시되기도 했던 헌법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게 만들었다.대법원과 비교돼 한때 헌재 무용론이 제기된 적도 있지만 탄핵기각 결정문은 딱딱하고 난해한 판결문에 익숙한 이들에게 “아름답다”는 말을 들을 만큼 명문장이었다.결정문을 낭독한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의 얼굴처럼 편안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인 대통령이 헌법을 경시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권한과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임을 서릿발 같이 지적했다. 그러나 쉽게 망각하는 우리 국민이 탄핵을 통해 얻은 법치주의의 교훈을 얼마동안이나 기억할까.5·18기념식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비표없이 검색대를 통과하려다가 제지 당하자 거칠게 항의했다는 것은 사소하고 경미한 일이지만 그 교훈이 아직 행동을 바꿀 만큼 체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광주’와 탄핵은 민주화와 법치주의의 길을 열었다.민주화의 대장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듯이 법치주의 또한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이제 우리가 할 일은 탄핵의 교훈을 쉽게 잊지 말고 법치의 내용을 채워나가는 것이다.대통령을 비롯해 고위공직자와 정치인,일반국민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부터 헌법을 다시 읽고 법치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면서 습관적인 위법행위들을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법정기일내에 처리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예산안이나 지구당 폐지 문제 등만 해도 국회의원들의 법의식수준을 보여준다.소수의견 공개 여부로 논란이 된 헌재법 36조 3항을 비롯,탄핵심판 과정에서 드러난 법률적 미비점 등을 정비하는 기술적 보완도 시급한 일이다. 주필ysi@˝
  • 축구 사령탑 후보 4명 압축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군이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브뤼노 메추 전 세네갈 감독,셰놀 귀네슈 전 터키 감독,마이클 매카시 전 아일랜드 감독 등 4명으로 압축됐다. 새로 구성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위원장 이회택)는 1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첫 모임을 갖고 2시간20분 동안 격론을 벌인 끝에 차기 감독 후보군을 10명에서 4명으로 좁혔다. 이날 기술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현재 한국 축구가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선수단 장악력과 주요 대회 성적등 기존 선정 기준에다 위기관리 능력을 추가했다.”면서 “스콜라리 감독 등은 위기에 빠진 팀을 맡아 각종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렸던 명장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술위는 협회 국제국을 통해 후보자에 대한 스케줄 등 기초 정보를 수집한 뒤 이 위원장을 포함,3∼4명의 기술위원들을 연고지로 급파해 직접 후보자들을 만나 현지 평가·성격·문화 차이 극복 가능성 등을 타진하고 이후 귀국하는 대로 기술위를 다시 열어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술위가 현지에서 직접 후보자들을 인터뷰하기로 결정한 것은 차기 감독 선정이 시급한 문제지만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해야 두 번 실패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허 부위원장은 “만약 거스 히딩크나 에메 자케 감독 등이 먼저 한국에 오겠다는 의사를 타진해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홍지민기자˝
  • 우리·한나라 부산시장 ‘리턴매치’

    ‘6·5 지방 재·보선’이 1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후보공천을 속속 마무리하고 본격 선거전에 돌입할 채비를 갖췄다.이번 선거는 지난 4·15총선에서 정국이 ‘여대야소’ 구도로 재편된 이후 첫 ‘리턴매치’인 데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기각결정에 따른 여진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부산시장 부산시장 보선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양강 구도로 압축된다.열린우리당은 지난 17일 벡스코(BEXCO)에서 가진 부산시장 후보 선출대회에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후보로 추대했다.한나라당도 허남식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과 최재범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 등 2명을 놓고 18일 경선을 실시해 허 전 부시장을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초반 판세는 일단 인지도에서 앞서는 열린우리당의 오 후보가 한나라당의 허 후보보다 우세하다는 분석이다.그러나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은 여론조사의 지지율 우위를 지키지 못하고 단 1석을 얻는 데 그쳤다.다만 총선과 달리 광역단체장 선거라는 점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획기적인 지역개발’ 공약을 내걸 경우,선거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다.한나라당은 고 안상영 전 시장의 자살과 안 시장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오 전 부시장의 열린우리당 입당을 집중 부각시킬 방침이다. ●경남지사 우리당과 한나라당간 대결구도에 민주노동당·무소속 후보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우리당은 18일 단독 후보로 등록한 장인태 전 경남지사 권한대행을 추대했다.한나라당은 지난 17일 경선을 통해 ‘40대 기수론’을 내건 김태호 전 거창군수를 후보로 선출했다.장 후보는 3선 경력의 김혁규 전 경남지사와 호흡을 맞춘 행정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울 계획인 반면 40대 초반인 김 군수는 패기와 ‘김혁규 배신론’으로 표심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여기에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대표인 임수태 후보가 민노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고,한나라당을 탈당한 김용균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임 후보는 열린우리당에,김 의원은 한나라당에 적잖은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전남지사 전남지사 보선은 4·15총선에서 호남표를 독식하다시피 한 열린우리당과 실지(失地) 회복을 노리는 민주당의 혈전이 예상된다.우리당은 17일 경선에서 민화식 해남군수를 후보로 선출했다.민주당은 박준영 전 청와대 공보수석을 내세웠다.초반 판세는 지난 총선 때처럼 일방적으로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것 같지 않다.박 후보의 지명도가 비교적 괜찮은 데다 총선 참패에 대한 동정여론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민지모(민주당 지킴이 모임)’ 등 인터넷 지지모임이 자발적으로 결성되고 있는 것도 민주당엔 희망을,열린우리당엔 부담을 주고 있다.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7일 광주로 달려가 이틀간 지지세 확산을 시도했다.우리당도 지역개발사업을 공약으로 내걸고 여당의 이점을 최대한 살릴 방침이다. ●제주지사 제주지사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대결구도이다.우리당은 후보경선을 통해 진철훈 전 서울시 주택국장을,한나라당은 김태환 전 제주시장을 각각 출전시켰다.초반 판세는 지난 총선 때와는 달리 한나라당의 일방적 열세는 아닌 분위기다.최근 정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개최지를 경호상의 이유 등을 들어 제주에서 부산으로 바꾼 데 대한 반발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
  • 트럭·버스 최고 800만원 오른다

    오는 7월부터 배기가스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트럭·버스 등 상용차 가격이 최고 800만원 가량 오를 전망이다. 업계는 7월1일부터 대기환경보전법상 배기가스 규제가 현 유로Ⅱ 수준에서 유로Ⅲ 수준 이상으로 강화되면서 신개발 엔진 및 관련 장치 장착으로 10∼20% 가량 차량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17일 밝혔다. 배기가스규제는 일산화탄소(CO) 한도의 경우 현행 3.0에서 2.1으로,탄화수소(HC)는 1.0→0.66으로,질소산화물(NOx)은 6.0→5.0으로,입자상물질(PM)은 0.15→0.1으로 각각 기준이 엄격해진다.유로Ⅲ에서는 규제대상이 아닌 브로바이 가스(혼합가스 압축시 실린더를 통해 크랭크축으로 새는 가스)도 규제대상에 포함된다.현대차의 경우 2.5t급(1600만∼2000만원),5t급(2700만∼3100만원) 트럭과 25인승 카운티 중형버스(3400만∼3800만원)는 200만∼500만원 가량,8t급 이상 대형 트럭 및 버스는 600만∼800만원 가량 오를 예정이다.판매단가가 높은 수입 상용차의 인상폭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최광숙기자˝
  • [이공연 놓치면 후회] 전통 창극 ‘심청전’ 공연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안숙선)이 16일부터 3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전통 창극 ‘심청전’을 공연한다.98년부터 지난해까지 판소리 5대가를 중심으로 한 완판 장막 창극을 선보였던 국립창극단이 보통 4∼6시간에 달하는 완판 창극을 절반으로 압축해 선보이는 정통 창극 시리즈의 첫번째 무대. 국립창극단 원로단원으로 영입된 오정숙 명창과 김일구 명창 등 내로라하는 큰 소리꾼들이 대거 등장해 극에 무게감을 실어준다.‘춘향전’의 월매역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오정숙 명창은 장정승 부인역을,마당극 ‘뺑파’를 연출했던 김일구 명창은 심봉사역을 맡는다.김일구외에 최영길과 왕기철이 번갈아 심봉사로 분하고,심청으로는 김지숙,김유경,오민아 등 신세대 소리꾼이 열연한다. 판소리계 큰 스승인 서우향 명창이 작창을 맡았고,창극 연출의 베테랑인 김효경 서울예대 교수가 영상을 활용한 독특한 무대를 선보인다.(02)2280-4114. 이순녀기자 coral@˝
  • [길섶에서] 공개적으로 말하기/신연숙 논설위원

    한 여성 한의사가 자신의 신간을 보내왔다.‘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이란 대담한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여자가 즐거워지는 행복 건강법’이란 부제가 붙은 책은 여성의 몸의 오묘함을 여성이 너무 모른다며 잘 알려지지 않았던,혹은 잘못 알려졌던 여성의 몸에 대해 소상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지난달에 봤던 축구 선수 안정환의 아내 사진이 떠올랐다.안정환이 만삭으로 부푼 아내의 배를 다정하게 감싸안고 있는 사진은,임신부의 맨몸 노출이라는 파격성에도 불구하고 무척 ‘아름다워’보였다.임신한 여성의 배는 감추고 못 본 척해야 할 대상이라는 전통적 생각이 있었다면 사진은 공개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여성의 몸에 대한 이중적,차별적 시선이 많다.‘월경 페스티벌’이나 ‘안티미스코리아축제’ 등은 이런 현실의 방증이다.‘공개적으로 말하기’는 서구 여성운동가들이 여성의 몸에 대한 이중적 규범 철폐를 위해 사용했던 전략.이제 우리도 공개적인 여성 몸담론의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일까.그러나 그 시차가 100년이 넘으니 담론의 ‘압축 성장’을 기대해 봐야겠다. 신연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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