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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시대] 건국대학교 앞 ‘3대 냉면’

    [성공시대] 건국대학교 앞 ‘3대 냉면’

    “체면 차리는 것은 어리석다.” “작지만 강하게 승부한다.” 고등학교 동창생이자 동업자인 유종순(48)씨와 구자준(48)씨는 성공의 비결을 이 두마디로 압축했다. 이들은 서울 건국대학교 앞에 지난 3월 ‘삼대 냉면’ 집을 오픈, 개장 두 달 반만에 손님이 하루 500명, 많게는 1000명에 달해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는데 성공했다. ●고교 동창생 뜻모아 지난 3월 20여평 규모로 개업 20일 오전11시30분,20평 남짓한 ‘삼대 냉면’ 가게는 점심 시간이 되기도 전에 사람들로 꽉찼다.‘삼대’라는 이름처럼 중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냉면을 먹고 있었다. 9개밖에 안되는 테이블은 손님이 나가기가 바쁘게 ‘새 상’이 차려진다. 일부 사람들은 냉면을 포장해가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 작은 가게가 ‘삼대’의 입맛을 사로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학생 김윤성(16)군은 “일단 싸고, 물냉면과 비빔냉면 중 무엇을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 좋다.”고 말했다. 이 곳의 냉면은 한 그릇에 3000원, 곱배기는 4000원이다. 맛은 물·비빔냉면으로 구분하는 대신 매운 맛, 순한 맛으로 차별화했다. 양념과 육수가 적당히 섞여 나오며, 부어 먹을 수 있는 찬 육수와 양념이 마련돼 있어 물냉면의 맛을 원하면 육수를 추가하고, 비빔냉면의 맛을 원하면 양념을 더 넣으면 된다. 물냉면이면서 비빔냉면인 셈이다. ●물·비빔냉면 맛 원하는 대로 느낄 수 있어 평범한 듯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었던 것은 유씨와 구씨의 ‘경험’ 덕분이었다. 유씨는 할머니대부터 삼대째 냉면집을 이어온 경험이 있었고, 구씨는 10여년간 곰탕집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둘 다 200평이 넘는 대형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성공과 실패의 달고 쓴 맛을 모두 경험했다. “종순이나 저나 규모가 큰 음식점을 운영하다 보니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점점 힘들어졌죠.‘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위기감을 느낀 종순이와 저는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냈습니다.” 큰 가게를 모두 정리한 이들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건대 앞에 작은 가게를 마련했다. 기업형 외식업체들이 뛰어드는 대형 음식점 시장에서는 개인 사업자들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곰탕·냉면집 경력의 상승효과 육수는 곰탕집 육수 맛의 노하우를 가진 구씨가, 면발과 양념은 삼대째 내려온 손맛을 물려받은 유씨가 맡아 개발했다. 구씨는 “어려서 중국집에 가면 우동과 자장면을 동시에 맛보고 싶어서 우동을 시킨 다음 면발만 남겨서 춘장을 얹어 먹었다.”면서 “냉면도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동시에 맛보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 새로운 형태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20대를 타깃으로 삼았지만, 의외로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삼대 냉면집을 찾았다. 두 달 반 동안 번 수익으로 중화동과 노원역 인근에 2호점,3호점을 계약하는 성과를 올렸다. 중화동 지점은 이달 말 오픈할 예정이다. “장사가 이렇게 잘 되는데 프랜차이즈 형태로 가게를 키울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구씨는 “직영점 형태로 서 너개 더 낼 생각은 있지만, 체인점으로 더 확장시킬 생각은 없다.”면서 “욕심을 내다 보면 정직하게 승부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작고 강하게 키우자’는 ‘초심’을 지키고 싶다는 의미였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이란 대선후보 6명으로 압축

    이란의 최고권력기관인 혁명수호위원회가 다음달 17일 실시되는 대통령선거 후보등록을 마친 1014명 가운데 6명에 대해서만 출마자격을 인정했다. 개혁파 인사들은 이에 대해 ‘쿠데타와 마찬가지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혁명수호위원회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유력한 대선주자인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직 경찰총수인 모하마드 바크르 칼리바프(44),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지낸 모센 레자이(51), 마무드 아마디 네자드(49) 테헤란 시장,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측근인 알리 라리자니(48) 전 국영방송 사장 등 보수파 5명이 후보에 포함됐다. 개혁파 가운데에는 메디 카루비(68) 전 의회 의장만 출마자격이 인정됐다. 후보들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본격적인 유세를 펼치게 된다. 개혁파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무스타파 모인 전 고등교육부장관은 후보에서 제외됐으며, 후보등록을 한 89명의 여성도 전원 탈락했다. 모인 전 장관은 “이는 불법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심사에서 탈락한 개혁정당 이슬람이란참여전선(IIPF)의 무스타파 타자데는 “혁명수호위의 결정은 쿠데타나 마찬가지”라면서 “선거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가전제품 전력소모 줄여라

    가전제품 전력소모 줄여라

    에어컨 보급이 늘어나고 김치냉장고, 공기청정기 등으로 가전제품이 ‘분화’되면서 각 가정마다 전기요금이 만만찮다. 가전업체들은 소비전력을 낮추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2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전기먹는 하마’로 불렸던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 TV는 그동안 꾸준한 기술개발로 소비전력을 전기밥솥(4인용기준) 이하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46인치 LCD TV와 50인치 PDP TV를 하루 6시간씩 한 달간 시청할 경우 전기요금은 각각 9810원,1만원으로 차이가 190원에 불과했다. 요금은 월 전력사용량이 200㎾인 가정에서 추가로 이들 제품을 사용했을 때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50인치 PDP TV는 정격소비전력이 380w로 LCD 350w보다 높았지만 시간당 실제 소비전력은 280w로 LCD의 272w와 큰 차이가 없었다. 브라운관TV의 소비전력은 170w로 훨씬 낮다. PDP업계 관계자는 “PDP는 각 화소별로 필요한 부분만 빛을 내기 때문에 화면 밝기에 따라 전력소모가 변해 표시보다 실제 소비전력이 적다.”고 설명했다. 에어컨을 제외하고 소비전력이 가장 많은 가전제품은 전기밥솥이었다. 정격소비전력이 1050w인 전기밥솥은 실제 소비전력도 301w로 하루 6시간 사용기준으로 한달 전기요금이 1만 740원에 달했다.1년 전기요금이 제품 가격과 비슷한 셈이다. 냉장고(670ℓ 기준)는 의외로 전력소모(78w)가 적어 한달 전기요금(하루 6시간 기준)은 3280원에 불과했다. 물론 냉장고는 24시간 내내 켜 둬야 하기 때문에 실제 요금은 이보다 많다. PDP TV는 2001년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발광효율이 낮고 열을 식혀주는 팬을 돌려야 했기 때문에 전력소모량이 많았다. 삼성SDI는 이후 패널 내부의 가스 방전효과를 극대화한 ‘HERO’기술로 발광효율을 높였고 신개념 회로설계로 팬 없이도 외부로 열을 발산시킬 수 있게 했다. 부품 수도 20∼30% 정도 줄였다. LG전자도 발광효율을 30% 이상 끌어올리고 구동칩을 절반으로 줄여 화면을 구동하는 싱글 스캔(Single Scan) 기술을 통해 소비전력을 최대한 줄였다. 가전업계는 과도한 전기요금의 ‘주범’으로 불리는 에어컨의 소비전력을 줄이는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산업기술시험원이 15평형 에어컨의 소비전력을 비교한 결과 삼성,LG, 대우 등 가전 3사 제품의 월간 소비전력(운전율 60%, 하루 12시간 기준)은 225∼410㎾로 전기요금(에어컨만 사용한 것으로 계산)은 무려 2만 5430∼7만 5910원에 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40%와 60%의 용량을 가진 두개의 압축기(컴프레서)를 채용, 약한 냉방이 필요한 때는 40%용량의 압축기만 작동시키는 TPS(Twin Power System) 기술을 적용,65%까지 소비전력을 낮췄다.”고 밝혔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전기요금은 처음 100㎾까지는 ㎾당 요금이 54.6원인데 반해 100㎾를 초과해 사용한 100㎾는 ㎾당 112.8원이 부과될 정도로 누진폭이 크기 때문에 가전제품별 소비전력의 단순합산과 실제 요금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즉,100㎾를 사용한 가정의 전기요금은 5460원(기본요금 제외)이지만 200㎾를 사용했을 때 요금은 2만 100원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난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신도시 2007년부터 ‘고층 개발’

    오는 2007년 이후 개발되는 신도시의 경우 ‘압축도시’(Compact City) 개념이 도입돼 도심지의 고층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압축도시란 토지의 이용 효율성 제고와 무분별한 도시확산 방지를 위해 직장과 주거지 또는 학교와 주거지간 거리를 좁히되 녹지 및 자연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신개념 도시다. 이 경우 도시의 평균 용적률은 그대로지만 밀집지에 지어지는 건물의 층고 등은 높아져 도시가 입체화된다. 이같은 압축도시 개념 도입은 현행 신도시 개발방식이 중저밀도 위주여서 도시 곳곳에 산재해 있는 각종 건물들이 차지하는 바닥면적이 넓어져 환경훼손이 오히려 심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건교부는 이를 위해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수의계약을 통해 연구 용역(기간 1년)을 맺기로 했다. 그러나 압축도시 개념은 이미 개발계획 수립이 마무리됐거나 조만간 마무리 예정인 판교신도시나 이의신도시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건교부 관계자는 “단순히 산재해 있는 건물을 한 곳으로 모으는 방안과 층고를 높이는 방안, 용적률을 높여 고밀도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이 용역과정에서 다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송파구 거여·마천동

    [우리동네 이야기] 송파구 거여·마천동

    서울시 송파구 거여(巨餘)·마천(馬川)동은 ‘강남 속의 강북’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 수준에 주거 환경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송파구가 이 지역에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는 등 발전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거여동의 면적은 2.36㎢, 인구는 지난 2001년 현재 5만 11명이다. 마천동에는 1.47㎢의 면적에 4만 6800여명이 살고 있다. 송파구의 가장 동쪽에 해당한다. 동쪽과 북쪽은 경기도 하남시, 서쪽은 오금동과 붙어 있다. 거여동은 예전에 거암(巨岩)이라는 사람이 살았다고 해서 거암리라고 불리었다. 이 명칭이 ‘김이’,‘겜리’로 바뀌었다가 거여리(巨餘里)로 자리잡았다. 마천동이라는 이름은 마을 동쪽에 있는 마산에서 비롯됐다. 조선시대 임경업 장군의 말이 이 지역에서 개울물을 마셨다는 연유로 마천동이라 불리었다는 설도 있다. 거여·마천동의 인구 밀도는 송파구 안에서도 높은 편. 송파구가 서울시에서 구 인구 1,2위를 다툰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밀도가 상당한 셈이다. 원래 이 지역은 서울시에 편입되기 전에는 남한산 서쪽 산기슭의 한적한 농촌지역이었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 60년대 말부터다. 서울 도심의 무허가 판잣집 철거민들이 대거 이주해 왔다. 경기도 성남시와 마찬가지로 농촌 인구의 대규모 서울 유입, 그리고 도시 빈민으로 전락한 이들이 시 외곽으로 다시 밀려나는 한국의 압축성장의 비극이 이곳에도 담겨 있다. 이 지역은 82년 가락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에 포함되면서 개발 붐을 타게 됐다. 이때 도로 개설 등의 재개발사업과 더불어 무허가 건물들이 대거 재건축됐다. 또 80년대 후반 부동산 경기 붐 이후 땅값이 방이동, 오금동 등 인근 지역 못지않게 오르면서 주민들의 소득 수준도 뛰어올랐다. 거여동 개미마을, 마천동 남천초교 인근 지역에도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 96년에는 지하철 5호선이 개통된 데 이어 최근 마천동 성내천 인근에서 방이동 구간 도로도 착공되는 등 교통 여건까지 좋아지고 있다. 오는 6월 선정될 3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여·마천 뉴타운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이 지역의 추가 개발 기대감도 상당히 높다. 송파구 관계자는 “거여·마천 뉴타운은 강남권의 집값 안정 및 대체 공급지가 될 뿐 아니라 송파구 안의 빈부격차까지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몰락하는 문명…탈출을 위한 ‘몸부림’

    몰락하는 문명…탈출을 위한 ‘몸부림’

    아시아를 대표하는 아방가르드 댄스의 향연 ‘국제현대무용제(Modafe 2005)’가 22일부터 새달 7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과 서강대 메리홀 등에서 열린다. 24회를 맞는 올해 무대의 주제는 ‘몰락하는 문명, 탈출하는 육체’. 예술 속에서의 ‘몸’을 새로운 시각으로 고찰하고, 무용에 대한 고정관념을 단박에 깰 수 있는 전위적 프로그램들로 가득하다. 행사에 나오는 작품은 모두 17편. 해외 초청작 6편, 국내 작품 7편, 해외 공동제작·초청작 2편, 모다페 제작 2편 등이다. 올해에는 특히 미술 영화 건축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전방위로 넘나드는 영역파괴 작품들이 많다. 대부분 최근 1∼2년 사이에 제작된 작품들이라 현대무용의 새로운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팬들의 기대를 부풀리는 대목. 맥 스튜어트, 빔 반데키부스, 제롬 벨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렐 무용가들이 줄줄이 끼어 있다. 그동안 예산문제로 미뤄져 오던 유럽의 대표적 개념예술가 제롬 벨도 이번에 프랑스 문화원의 지원을 받아 드디어 온다.‘쇼는 계속 되어야 한다’는 배우들이 귀에 익숙한 팝송 18곡을 부르며 가사 내용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내용. 어떤 노랫말에서는 바지춤을 내리고 성기를 꺼내 흔드는 등의 ‘파격적’ 컨셉트로 유명한 작품이다. 무대에 오르는 20명의 무용수들은 모두 전문댄서가 아닌, 연극배우들이란 점도 작품의 신선미를 배가시킨다. 국내 현대미술 작가 사사의 해외 초청작 ‘쑈쑈쑈:‘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를 재활용하다’도 함께 보면 좋다. 제롬 벨의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의 기본 아이디어를 활용해 색다른 감상의 묘미를 선사한다. 맥 스튜어트의 ‘망가뜨리기 연구’도 무용팬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서고 앉고 걷고 눕는 등 신체 움직임을 정지, 분리, 반복함으로써 인체동작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빔 반데키부스가 이끄는 울티마 베즈 무용단과 독일 출신의 알코 렌즈가 이끄는 코발트 웍스 등 세계적 안무가들의 작품도 챙겨볼 만하다. 올 여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울티마 베즈의 야심작 ‘순수’는 세계 최초로 국내 공연을 하게 되는 작품이어서 일찍부터 공연계의 화제였다. 퍼포먼스, 극예술, 설치미술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 실험무대를 보고 싶다면 일본의 종합예술그룹 덤 타입의 ‘여행’이 좋을 듯하다. 국내 작품으로는 안은미컴퍼니의 ‘렛츠 고’, 하선해의 ‘와유’, 박나훈과 최정화의 ‘처녀길’ 등이 선보인다. 주최측인 한국현대무용협회는 “혼합·혼성을 옹호하는 다문화주의 문화상품들이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육체를 성찰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올해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공연을 본 뒤 무용가들과 대화할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제롬 벨·사사, 덤 타입은 30일과 6월7일 각각 ‘모다페 토크’에서 만나볼 수 있다.2만∼5만원.(02)738-3931.www.modafe.org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서울광장] ‘선진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선진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육철수 논설위원

    요즘 북핵이다 경제다, 하도 뒤숭숭해서 이 정부의 국정목표는 뭐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며칠전 이런 걸 잘 설명해 줄 만한 정부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뜸 물어봤더니 “국민이 식상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아 출범 초기에는 일부러 국가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참여정부의 탄생 배경에는 사실 연극적 요소가 많고, 정권창출의 주요 지지층이 인터넷세대와 386세대이다 보니 과거 정부처럼 아날로그식 구호 같은 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2년쯤 지나서 보니 아날로그와 디지털세대의 접점 필요성을 느꼈고, 그래서 ‘선진한국’이란 국가비전을 올해 초부터 내놓았다는 얘기였다. 과거 정부의 경우 국가비전이 한낱 구호에만 그쳤다는 것은 다 알려진 일이다.3공화국부터 유신까지는 ‘조국 근대화’를 어느 정도 이뤘지만 압축성장에 따른 인권침해도 만만찮았다.5공화국은 아군에게 총질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 수천명을 살상한 뒤 등장했는데, 국정목표는 어울리지 않게도 ‘정의사회 구현’이었다. 이어 들어선 ‘위대한 보통사람의 시대’는 최고 지도자가 수천억원을 챙겨 대담한 보통사람의 면모를 보여주었다.‘신한국 건설’과 ‘제2건국’도 대통령의 아들들과 측근의 농단으로 국민의 시름만 더 깊게 만들었을 뿐이다. 윗물이 탁한데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가 쉬웠을 리 없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국가에 뭘 바라지 말고 국민이 국가를 위해 기여할 것을 요구했는데, 꿇리는 게 많은 우리의 역대 정권들은 국민에게 당당하게 무얼 요구할 수가 없었던 거다. ‘선진한국’은 과거 정부의 그것과는 달라야 하는데 조짐을 보면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대통령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원칙을 훼손시키고 여론의 비난을 감내하면서 경제인 사면복권 때 한 측근을 기껏 살려놨더니,“맹장수술하려다 아니니까 여드름만 짠 꼴”이라며 억울함을 강변하는 당사자의 태도는 해괴하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검찰과 법원이 없는 죄를 뒤집어씌웠다는 것인지. 그러잖아도 대통령은 사사건건 공격을 받아 어려운 처지인데, 개인적으로 속이 상해도 자숙해야지 대통령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게 측근의 도리는 진정 아닐 터이다. 무대 뒤에서 무대 위로 일단 올라섰다면 관객의 시야를 벗어날 수 없다. 무대에서는 주연이든 조연이든 각본에 없는 대사는 구설을 부를 수 있다. 대통령의 고충을 생각한다면 조용히 있거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주변을 떠나 있는 게 옳은 처신이다. 이 정부는 혁신 혁신하면서도 선거에 나갔다가 떨어지면 보답용으로 으레 자리 하나씩 나눠주고, 공기업을 전리품인 양 낙하산 인사를 해놓고도 국민의 이목은 안중에도 없다. 유한(有限) 정권의 국가 개조 한계를 무시하는 과욕에다, 아래 위가 분명해서 연공서열이 더 효율적일 수 있는 조직들을 뒤죽박죽으로 만드는 일도 다반사다. 국민은 어떤가. 위법과 탈법과 투기로 말썽피우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부동산 투기를 이쪽에서 단속하면 저쪽에서 툭 불거지고, 신생아의 콧구멍에 볼펜을 꽂아 장난을 치는 간호종사자가 없나, 도덕성이 무기라던 노조간부들의 잇따른 비리, 군대 안 가려고 국적을 포기하는 사회지도층 자녀들…. 빙산의 일각이겠지만 참으로 골치 아픈 사람들이다. 이게 선진국을 꿈꾸는 나라의 앞과 뒤에서 벌어지는 일상사다. 대열의 앞에 서 있는 지도자들은 방향감각이 없고, 뒷줄에서는 썩어가는 형국이다. 중간에서 오(伍)와 열(列)을 맞추려고 애쓰는 사람들만 죽을 지경이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앞에서 잘 이끌고 뒤에서 제대로 따라가도 넘을까 말까 한 문턱이다. 국민소득도 높아야 하지만 국민의식도 그에 걸맞게 뒷받침돼야 한다. 과거 정부의 실패가 성공적인 ‘선진한국’의 길을 분명히 가르쳐주고 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씨줄날줄] YS·DJ 재평가/이목희 논설위원

    남재희 전 의원은 ‘언론·정치 풍속사’란 저서에서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이렇게 묘사했다.“YS는 한마디로 ‘앗싸리(화끈)’하다. 경상도이기에 타고난 다수파이고, 평생을 행운아로 살았기에 너그러운 보수다.” “DJ는 끈질긴 노력가다. 전라도이기에 타고난 소수파. 간고의 세월을 살아왔기에 개혁(진보)적이다.” YS·DJ의 곡절 많은 정치일생을 이처럼 간략하게 압축한 말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나아가 두 사람의 역사적 책무가 아직 남아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영호남의 틈새를 메우는 일이다. 실제 투표현장에서 지역감정이 심화된 데는 YS·DJ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DJ라는 걸출한 정치인은 호남표를 전례없이 결집시켰고, 그 반사이익을 영남권의 YS가 누려왔다. 또한 지금 한국 정치체제 역시 두사람간 암묵적 타협의 산물이다.1987년 대통령직선제와 5년 단임제 개헌이 이뤄졌다. 후보단일화 실패에 앞서 누가 먼저 하건 다른 사람은 5년 뒤에 하자는 생각에서 당시 여권과 이런 절충을 했다. 새시대는 개헌이나 제도개선만으로 오는 게 아니다. 구시대를 만든 주역들이 “우리 역할은 끝났고, 시행착오를 고쳐야 한다.”고 선언하는 게 필요하다.YS와 DJ가 손을 맞잡고 국민앞에 다시 서야 하는 이유다. YS·DJ회동이 성사되고, 의미를 가지려면 두가지 조건 충족이 전제된다. 첫째,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 직설적이고 태생적 보수인 YS와 논리적이고 태생적 진보인 DJ가 이제라도 상대의 장점을 평가해야 한다. 영호남뿐 아니라 보수·진보의 대립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둘째는 그들에 대한 재평가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DJ의 국민평가는 그런대로 괜찮지만,YS의 평가가 하위권을 맴도는 현상을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재임 첫해 YS는 국정지지도가 90%를 넘나들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들과 측근 비리,IMF 경제위기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박한 느낌이다. 마침 여야 의원 10여명이 이끄는 ‘민족대통합을 위한 연구모임’이 DJ·YS 재평가를 위한 순회토론회를 새달부터 서울, 영호남 지역에서 갖기로 했다고 한다. 토론회를 통해 DJ·YS에 대한 국민여론이 좋아지고, 두 사람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치발전에 도움을 주길 바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송두율칼럼] 느림의 미학

    [송두율칼럼] 느림의 미학

    최근 눈에 띄게 부쩍 는 중국 관광객들을 위해서 어느 여행사가 특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속도제한이 없는 독일고속도로 위를 독일제 최고급 승용차를 몰고 질주해 보는 일정도 들어 있다.‘현대화’의 구호 밑에서 계속 고도성장을 구가하는 중국의 신흥 갑부들이 드디어 속도가 주는 짜릿한 쾌감을 독일 땅에서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1989년 이래 줄곧 서독의 속도에 자신의 속도를 맞추어야만 살아 남을 수 있게 된 옛 동독사람들은 가끔 ‘동독에 대한 향수(Ostalgie)’에 젖어, 그동안 서독의 소비제품에 밀려 상점 진열대에서 사라졌던 상품을 다시 찾기도 한다. 이처럼 어떤 사회가 안고 있는 속도의 변화는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정도의 만족감이나 성취감도 주지만 불안감이나 불만감도 심어준다. 현대사회에서 속도가 지니고 있는 특성에 대한 고찰을 하나의 학문적 영역으로까지 발전시킨 프랑스의 폴 비릴리오(P Virilio)는 무엇보다도 전쟁이 속도의 의미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활-총-대포-미사일-레이저로 발전해온 무기체제가 바로 속도가 지니는 공격성과 파괴력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는 또 전자통신 혁명은 우리로 하여금 언제든지 또 어떤 곳에서든지 일어나는 일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들고 있으나 이로 인해 우리의 지각능력은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시간이 아니라 기계의 시간이 우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기동성을 높이는 자동차가 자주 교통체증의 원인 제공자가 되고 있다. 어떤 때는 걸어가는 편이 더 빠를 수도 있다. 목적지에 한시라도 빨리 도달하기 위해서 개발된 기술수단이 이제는 오히려 우리의 삶을 정체시키는 역설적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역설을 문학적으로 다룬 독일작가 스텐 나돌니(S Nadolny)의 ‘느림의 발견’이라는 소설이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영국의 실제인물 존 프랭클린(1786∼1847)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말과 동작이 극도로 느려 주위로부터 항상 놀림을 받았다. 그러나 바로 이점이 그로 하여금 다른 사람보다 더 사물을 치밀하게 관찰하게 만들었으며, 그 때문에 그는 유명한 북극 탐험가가 될 수 있었다. 느림이 곧 삶의 리듬에 의미를 부여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이 성장소설이며 해양모험 소설이 보여주고 있다.‘느림’이라는 소설 속에서 체코 출신의 작가 밀란 쿤델라(M Kundela)도 “어찌하여 느림의 즐거움은 사라져 버렸는가. 아, 어디에 있는가. 옛날의 그 한량들은? 민요들 속의 그 게으른 주인공들, 이 방앗간 저 방앗간을 어슬렁거리며 총총한 별 아래 잠자던 그 방랑객들은? 시골길, 초원, 숲 속의 빈터, 자연과 더불어 사라져 버렸는가.”라고 묻는다. 느림의 내면에 담겨 있는 인간성을 두 소설은 강조하고 있다. 사실 강박적인 속도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은 오늘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패스트푸드’ 대신에 ‘슬로푸드’를 위한 운동,‘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하는 모임’ 등도 있다. 심지어는 ‘바쁘면 천천히 가라’라는 제목의 책은 게으름의 필요성까지도 역설한다.‘빨리 빨리’ 움직여도 먹고 살기 힘든 판국인데 그렇게 ‘천천히’ 움직인다면 어떻게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이 당연히 생길 수 있다. 우리에게도 ‘바쁘면 돌아가라.’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지난 40년간의 압축성장은 300년 넘은 오랜 산업화의 역사를 가진 서구 산업사회에서보다 시간이 곧 사회관계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수단이며, 동시에 재원(財源)이라는 생각을 더 굳혀 왔다. 그러나 이제는 앞만 보고 ‘빨리 빨리’ 달려 왔던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도 ‘천천히’ 걸어야만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의 비밀은 우리 모두가 그 속에 살고 있지만 소수의 사람만이 그것의 의미에 관해서 나름대로 생각해 보는 데 있다고 미하엘 엔데(M Ende)의 소설 ‘모모’는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질주보다는 느림이 이제는 우리의 삶의 질을 위해서 절실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 느림의 미학을 강조해 본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동대문구 ‘환경자원센터’ 부지확정

    서울 동대문구는 구청사 건너편인 용두1동 34의1 일대 용두 근린공원 조성 예정지를 ‘동대문 환경자원센터’(폐기물 처리시설) 적정 부지로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구는 주민의 의사를 수용, 동대문구에 거주하지 않는 환경·폐기물·교통 등 각 분야 전문가 7명으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5개 부지 후보지에 대해 기술·경제적 타당성과 환경·교통 여건 등을 심사, 이같이 결정했다. 동대문구는 4년 전부터 이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26개 동 전체를 대상으로 부지를 골라왔으나 해당 지역 주민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다. 환경자원센터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자체 처리하고 생활 폐기물은 압축한다. 또 재활용 폐기물을 선별하고 대형 폐기물을 파쇄한다. 폐기물 하루 처리용량은 쓰레기 압축 400t, 대형폐기물 파쇄 50t, 재활용품 선별 30t, 음식물 자원화 98t 등이다. 대지 9734㎡(2950평), 연면적 1만 6286㎡(4935평)로 공원 아래에 지하 2층 규모로 조성된다. 오는 8월 착공에 들어가며 462억 38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한편 용두1동 주민들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시행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노란버스 타고 남산을 즐겨요

    노란버스 타고 남산을 즐겨요

    지난 1일부터 남산공원 남측순환로에 택시와 승용차 진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노란색 남산순환버스가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운행되고 있다. 25인승 천연가스(CNG)버스 7대가 남산순환로를 포함해 9.8㎞노선을 5∼8분 간격으로 다니고 있다. 첫날 이용객은 2800여명으로 많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나면 볼거리, 즐길거리를 끼고 있어 ‘대박’이 터질 것으로 점쳐진다. 교통사각지대에 있었던 국립극장은 벌써부터 부푼 기대에 부풀어 있다.‘9곳 9색’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저마다의 특징을 갖고 있는 9개 정류소를 ▲연인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어르신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경우로 나누어 알아본다. ● 순환버스 정류소 ‘9곳 9색 명소’ 남산은 남산순환버스가 다니면서 접근권이 훨씬 좋아졌다. 젊은이들도 손쉽게 찾을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연인들의 데이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영화감상인 만큼 대한극장 정류소에서 데이트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정류소는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2번 출구와 연계돼 있다. 우선 극장에서 2∼3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표를 예매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남산순환버스를 타고 영화상영 전까지 정상에 올라갔다 내려오기 위해서다. ‘대한극장’ 앞에서 노란버스를 타면 퇴계로 5가∼동대입구역∼국립극장을 거쳐 남산서울타워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현재 남산서울타워는 전면 리모델링 중이어서 전망대 등 모든 시설물을 11월 말까지 이용할 수 없다. 비록 남산서울타워의 시설물들을 이용하지 못하지만 서울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남산 정상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곳에는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마련돼 있고 커피숍과 편의점 등이 있다. 영화보다 공연감상을 선호하는 커플이라면 국립극장에서 데이트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남산순환버스가 운행되면서 과거에 비해 국립극장에 쉽게 갈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공연시작 40분·20분 전 단 두 번만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고작이었으나 이제는 발이 많아진 것이다. 국립극장은 매일 공연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인터넷(www.ntok.go.kr)으로 공연 일정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남산도서관 정류소에는 도서관 외에도 남산식물원, 소(小)동물원, 안중근의사기념관, 탐구학습관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들러볼 만하다. 남산 소동물원은 이름 그대로 ‘초미니’동물원이다. 대형 동물원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은 실망하겠지만 지난 1971년 만들어진 이곳에서는 무료로 개코원숭이·일본원숭이·너구리·꽃사슴·산양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동물원 뒤편에는 남산식물원이 자리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관람료는 어른 300원·청소년 200원·어린이 100원이다. 식물원 앞 분수광장은 야외 결혼식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이곳에 있다. 안 의사의 친필 엽서와 유묵, 대형초상화, 하얼빈 의거에서부터 재판까지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서울시 남산공원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이 기념관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찾는다.”고 말했다. 기념관 옆에는 서울시과학전시관 남산분관 탐구학습관(www.ssp.re.kr)이 있다. 지하1층부터 지하4층까지 130여종 721점의 과학 기자재들이 전시돼 있다. 모두 학생들이 직접 작동해가며 과학 원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든 것들이다. 특히 4계절 별자리를 직접 보면서 설명해주는 천체투영실이 인기가 좋다. 천체투영실은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으며(1일 5회), 입장객 수도 1회당 100명으로 제한돼 있다. 탐구학습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무휴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평일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이 이용하기는 힘든 편이다. 탐구학습관을 다 돌려면 보통 2∼3시간이 걸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도 남산에 오면 실컷 볼 수 있다. 남산도서관을 지나면 서울애니메이션센터(www.ani.seoul.kr)가 나온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 전용상영관인 ‘서울애니시네마’가 있다.1년 내내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며, 특히 13일부터 22일까지는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안시·오타와·자그레브·히로시마) 수상작 58편을 상영하는 ‘최강애니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또 이곳 도서정보실에는 국내외 만화가 총 망라돼 있어 아이들이 각종 만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퇴계로 5가 정류소는 각종 강아지들을 분양하는 애견센터가 밀집해 있어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좋은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 # 어르신들 나들이 코스 남산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르신들도 남산순환버스를 이용하면 즐길 만한 곳이 여럿 있다. 퇴계로 3가 정류소 근처에는 남산한옥마을이 있다. 아담한 공원 같은 이곳은 한옥 건물들과 전시관, 벤치와 산책길, 기념비 등이 있다. 어르신들이 쉬엄쉬엄 ‘눈요기’와 ‘산책’을 하기에는 최적의 코스다. 부드러운 산책길 주변에는 인공으로 조성된 개울도 흐르고 야트막한 잔디밭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전통공예 전시관’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 보유자들의 작품과 관광상품을 항시 전시하고 있으며 도자기, 목칠(인형·탈·목조각), 피모(붓·갓 등), 악기(거문고·가야금) 공예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남산을 한 바퀴 돈 어르신들은 동대입구역 인근의 남산공원 장충지구(장충단공원)를 찾아도 된다. 최근 장충단공원에는 길이 157m의 개울이 만들어지는 등 주변 경관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유선형인 기존 수로 주변에는 통나무 계단을 놓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이곳에는 지하철 지하수를 끌어와 연중 흐르게 하고 있다. 걷기운동 겸 산책을 즐기고 싶은 어르신들은 북측산책로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남산공원 북측산책로 3.4㎞구간의 출발점으로 지난 1991년부터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된 곳이다. 노인과 장애인들이 산책로를 따라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전 구간에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다. ■ 남산 정상에선 맨 앞차로 바꿔 타세요 남산순환버스를 타고 남산을 오르다 보면 정상인 ‘남산서울타워’에 노란버스 2∼3대가 정차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운전기사들의 식사 문제와 버스 운행간격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 경우 하차할 곳이 ‘남산서울타워’가 아닌 이용객들은 타고 오던 버스에서 내려 맨 앞에 정차된 버스에 타면 된다. 물론 내리고 새로 탈 때는 반드시 버스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대야 한다.30분 이내 환승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추가 요금 부담은 없다. 단, 현금으로 승차한 이용객들은 다시 승차료를 내야 한다. 가끔 현금 승차한 이용객들은 추가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타고 오던 차에서 10여분을 기다렸다가 그 차로 다시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고 운전기사들은 전했다. 남산순환버스 승차료는 버스카드를 이용하면 500원, 현금은 550원이다. ■ 순환버스 이래서 좋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이곳 주차장에 차를 세울 곳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보다시피 지금은 자동차가 한 대도 없지 않습니까.” 남산 아래에서부터 정상까지 달려서 올라왔다는 조범기(59)씨는 며칠새 남산 공기가 훨씬 좋아진 것 같다며 승용차·택시 진입을 막은 서울시의 조치를 칭찬했다. 조씨는 “이왕이면 버스도 안 다니면 좋겠지만 압축천연가스(CNG)버스라니까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산에서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처럼 시의 이번 조치를 크게 환영했다. ‘남산족’들 외에도 노란색 남산순환버스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곳이 있다.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은 노란버스 최대 수혜자 가운데 하나다. 국립극장에는 그동안 이곳을 경유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전무했다. 국립극장을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내려 국립극장과 지하철을 연계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야 했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노란버스가 지하철 충무로역과 동대입구역 등을 거쳐오기 때문에 국립극장 이용객들이 더욱 편하게 방문할 수 있게 됐다.”며 반색했다. 남산순환버스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시민들도 있다. 동대입구역에서 노란버스를 타고 남산서울타워까지 올라간다는 이성민(24)씨는 “노란버스 안에 각 정류소마다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에 대한 안내물이 비치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산순환버스 정류소 9곳이 각각 특색이 있지만 처음 이용하는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관계자는 정류소가 순환방향의 끝에 위치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노란버스 이용객들은 충무로역이나 동대입구역 등 지하철에서 환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럴 경우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마지막 정류소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산순환버스 노선을 담당한 서울시 관계자는 “40분 정도면 한 바퀴를 돌기 때문에 순환방향의 끝이라고 해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또 노란버스가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면 정류소 9곳 가운데 몇 곳을 묶어 패키지 형태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직업정보 모든것 분당에 있습니다

    직업정보 모든것 분당에 있습니다

    직업체험 및 직업정보 제공의 전당이 될 종합직업체험관(Job World) 설립지가 성남시 분당구로 최종 결정됐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2일 “부지선정 평가위원회가 현장실사 등을 통해 선정한 성남시를 최종 부지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2010년 1만평 규모 건설 부지선정 평가위는 유치제안서를 제출한 36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성남·대전·천안시 등 3곳을 후보지로 압축하고 5차례의 평가회의와 현장실사 과정 등을 거쳐 성남시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종합직업체험관은 오는 2010년까지 총사업비 2127억원을 들여 부지 3만평에 연건평 1만평 규모로 설립된다. 노동부는 앞으로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 기본계획 수립 및 기본설계 실시 등 본격적인 설립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종합직업체험관은 직업탐색관, 직업체험관, 자기직업발견관, 직업의 역사·미래관, 직업정보관 등으로 다양하게 꾸며진다. 노동부는 이용자가 직업에 대해 생각하고, 배우고, 체험하고, 상담하는 참가형 시설로 운영하기로 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檢·警 ‘지휘권 조정’ 마지막 협상 결렬…노대통령 직접 개입 가능성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를 논의하는 마지막 자문위원회가 2일 밤늦게까지 열렸으나 형사소송법 195·196조 등 최대 쟁점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사실상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언급한 대로, 대통령이 수사권 조정에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경 자문위원들은 2일 오후 3시부터 자정을 넘겨 서울 소공동 프레지던트 호텔 회의장에서 10시간가량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초반에는 웃음소리가 나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로 시작됐으나 격론이 이어지면서 고함소리까지 새어나왔다. 오후 9시쯤 “경찰과 검찰이 한발씩 양보한 ‘제3의 조정안’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합의안이 도출되는가 했지만 검·경 양쪽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새 조정안은 5가지 안으로 압축됐다. 주요 안의 하나로는 “검사를 수사의 주재자로 인정하되 일반적인 지휘권만 인정하고 구체적으로는 경찰이 검찰의 지휘 없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는 안이 있었다. 이는 현행 형사소송법 196조에 규정된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그대로 인정하되, 사실상 경찰의 독립적인 수사개시권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안은 196조를 유지하되 단서조항으로 “경찰이 검사가 지휘하지 않는 사안에 한해서만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안이었다. 하지만 첫째 안에는 검찰이, 두번째 안에는 경찰이 만족스러워하지 않아 결국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자정을 넘어 논의가 맴돌자 일부 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형소법 개정에 대한 권고안을 내는 것이 적당한지부터 토론하자.”“아예 논의 자체를 무효화하자.”며 고함을 지르는 등 회의는 감정 싸움으로까지 치달았다. 일부 경찰 자문위원들은 “부차적인 합의 내용이 합의안으로 나갈 경우 마치 합의에 이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검찰은 이미 합의된 18개 부분을 우선 시행하고 형소법 195,196조 개정 문제는 별도의 기구를 통해 연구·검토하자는 입장이었던 반면 경찰측은 형소법 개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부분적인 합의 사항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회의는 기존의 입장만을 재확인한 셈이다. 결국 노 대통령이 개입해 실제 경찰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형소법을 개정하는 쪽으로 논의가 모아진다 하더라도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입법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수사권 독립 논의는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둘이 아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손안의 행복’ 누리세요

    ‘손안의 행복’ 누리세요

    “위성DMB, 어떻게 볼까.” 우리의 생활 패턴을 바꿀 것으로 점쳐지는 위성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이 다음달 1일 첫 전파를 내보낸다. 위성DMB란 TV방송을 휴대전화나 차량용 기기로 보는 서비스. 휴대전화로 볼 수 있어 ‘손안의 TV’로도 불린다. 방송을 접하는 이용자들로선 생경한 서비스여서 궁금한 게 많다.30∼40인치 TV화면을 작은 휴대전화에서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선명하게 화면이 나올까, 어떤 서비스가 나와 있는지 등등…. KBS 등 지상파 방송사와의 프로그램 재전송건이 늦게 해결돼 ‘반쪽 방송’이란 말도 있지만 준비를 알차게 한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사업자인 TU미디어도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시험방송이 큰 무리없이 진행돼 무난한 안착을 자신하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 비디오 7개, 오디오 20개 채널을 운용한다. 앞으로 비디오 14개, 오디오 24개, 데이터방송 등 40여개 채널로 확대할 계획이다. TU미디어는 다양한 콘텐츠와 채널로 초기 DMB시장을 공략,6월부터 본방송에 나서는 지상파DMB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방송 슬로건은 ‘Take out TV’로 잡았다. 기존 방송의 주시청 시간대가 저녁 8시 이후라면, 위성DMB는 기존 방송의 사각시간대인 오전 8∼9시(출근시간),12시30분∼1시30분(점심시간), 오후 6∼8시(퇴근시간)로 주시청 시간대가 기존 방송과 다르다. 비디오방송은 ‘채널블루(ch.BLUE)’, 음악(m.net), 뉴스(YTN), 영화(홈CGV), 스포츠(MBC-ESPN,SBS DMB스포츠), 드라마(MBC드라마넷,SBS DMB드라마), 게임(온게임넷) 등 7개 채널이다. 오디오방송은 논스톱 음악채널 12개(EM미디어의 뮤직 시사회, 최신 가요, 최신 팝, 올드 가요, 재즈&월드, 클래식&뉴에이지 등),DJ음악채널 4개(스타DJ, 데뷔클럽, 매니아클럽, 클럽3040), 코미디, 영어·중국어회화, 스타&스포츠, 오디오북 등 총 20개의 채널을 운용한다. 모바일 전용채널인 ‘채널 블루(ch.BLUE)’는 20대 위주로 차별 운영된다. 세계 최초의 이동휴대방송에 맞는 모바일 전용 프로그램이다. 여기엔 ‘1 Minute’ ‘무빙 카툰’ ‘다짜고짜 테스트쇼’ ‘코미디 카운트다운’ 등이 있다. 1분짜리 주제있는 프로그램인 ‘1 Minute’는 트렌드 영상, 핫이슈, 기획정보 등 짧은 시간에 압축한 영상을 구현했다.‘1 Minute’는 30분에 한번씩 보낸다. 또 ‘무빙 카툰’은 저녁 6시10분부터 10분안팎의 종이 만화를 보여주고, 박철이 진행하는 1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다짜고짜 테스트쇼’는 평일 오후 6시부터 10분간 심리테스트, 황당퀴즈 등의 내용으로 꾸며진다.‘코미디 카운트다운’도 화·금요일 낮 12시25분부터 30분간 운영된다. 이병진, 김늘메, 문세윤, 김숙, 심현섭 등 스타급 개그맨 10여명이 출연한다. 오디오방송은 코미디, 외국어회화, 책 읽어주는 오디오북, 아마추어DJ 채널,30∼40대를 위한 음악중심 채널 등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특히 가요, 팝, 클래식, 재즈, 뉴에이지 등을 진행자 없이 24시간 제공하는 채널 12개를 운용한다.1970∼80년대 라디오 전성시대에 못지않은 새로운 위성라디오 전성시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데이터방송은 오디오 및 비디오 방송과 연계된 연동형 데이터방송 서비스에 주력하기로 했다. 교통, 날씨, 증권과 같은 독립형 데이터방송도 기존 방송과는 차별화된 위성DMB만의 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내년 1·4분기 중에 내놓는다. ●서비스·단말기 이용 방법은 기존 단말기 구매자들도 위성DMB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이동전화 겸용은 전국 이동전화 대리점에서, 차량용은 별도의 설치가 가능한 전국 10여개 AV대리점과 300여개 판매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가입비는 2만원, 월 이용료 1만 3000원을 내야 한다. 본방송 송출을 기념해 5월 한달간 가입비와 이용료를 면제해 준다. 위성DMB용 단말기는 삼성전자(SCH-B100)와 SK텔레텍(IMB-1000)의 이동전화겸용 단말기, 이노에이스의 차량용 단말기(IB-1000) 등 3종이 출시돼 있다.70만∼80만원대다. 상반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서 이동전화 겸용 단말기, 현대디지털테크에서 차량용 단말기, 액세스텔레콤에서 전용 단말기 등을 추가로 출시한다. KTF,LG텔레콤용인 PCS 단말기도 6월쯤 내놓을 계획이다. 또 위성신호가 미약한 지역이나 방송이 끊기는 음영지역에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중계기(Gap Filler)도 4800여개를 구축해 놓았다. 올해는 전국 84개 시까지 중계기 설치를 끝낼 계획이다. 회사측은 위성DMB 특성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2562억원,PP(프로그램 공급업체)의 원활한 프로그램 제작 및 조달을 위한 수신료 분배금으로 4420억원, 시청자 미디어센터 설립지원 등 방송 영상산업 지원에 70억원 등 향후 5년간 705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재난 방송도 한다. 기상청과 재해방송 관련 협정을 체결했다. 재난 발생시 긴급 자막고지, 그룹 메일 등을 활용해 즉시 재난상황에 대처토록 돕는다.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수신이 가능하도록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의 채널 및 재난방송 편성채널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역사물 스크린 점령할까

    새달 4일 동서양 역사물이 나란히 간판을 건다.100여년 전 조선시대가 배경인 국산 액션사극 ‘혈의 누’와,12세기 십자군 원정길로 카메라를 옮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서사액션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미스터리 스릴러의 현대적 감각을 버무린 국산 퓨전사극, 장중한 사실액션이 화면을 압도하는 스콧 감독의 신작 사이에서 관객은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 ●혈의 누 사극과 스릴러.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어감의 조합이다. 영화 ‘혈의 누’(감독 김대승, 제작 좋은영화)의 파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근대와 현대, 이성과 광기, 과학과 무속, 양반과 상민 등 격변의 시대를 배경삼아 다층적인 충돌구조가 일으키는 스파크가 기존 어느 영화보다 강렬하다. 여기에 작정하고 덤벼든 잔혹한 연쇄 살인장면 묘사는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다. 조선 후기인 1808년,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 동화도. 조정에 바칠 제지를 실은 수송선이 원인 모를 화재로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하자 뭍에서 수사관 원규(차승원) 일행이 파견된다. 그런데 이들이 섬에 도착한 첫 날부터 참혹한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범상치 않은 살인 행각을 목도한 마을 주민들은 7년 전 ‘천주쟁이’로 몰려 온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객주(천호진)의 원혼이 저주를 내린 것이라며 술렁거린다. 냉철한 이성과 과학수사를 표방하는 원규와 사사건건 대립하며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인물은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박용우).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대립구도일뿐 극이 진행되면서 섬에 얽힌 비밀이 하나씩 베일을 벗을수록 원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적을 직감하고, 무력감에 시달린다. 그건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하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남의 목숨까지 거침없이 해하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처절한 확인이다. 영화가 내포하는 상징이나 감독이 의도한 다층적인 의미구조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에게 ‘혈의 누’는 논리적으로 쉽게 이해되거나 감성적으로 충분히 설득당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중반 이후 극적 긴장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건 스릴러 장르로서의 이 영화가 지닌 치명적인 결함. 촘촘하게 덫을 놓아 관객의 두뇌게임을 부추기던 영화는 갑자기 클라이맥스에서 원규의 입을 빌려 범인을 드러내는 게으른 방법을 택했다. 중요한 건 누가 범인이냐가 아니라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낸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라는 감독의 설명은 이 지점에서 구차한 변명처럼 들린다. 비주얼한 화면과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는 청각적인 효과는 기존에 보아온 여느 사극과 비교해 월등히 낫다. 흥행 코미디배우로 각인된 차승원은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기대 이상의 밀도있는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햄릿형 인간’ 원규를 100% 표현하기에는 아직 힘이 달려 보인다. 캐릭터를 충분히 체현하지 못하기는 두호역의 지성도 마찬가지. 다만 인권역의 박용우는 모처럼 제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18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킹덤 오브 헤븐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 5개 부문상을 휩쓸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역사에 스케일의 외피를 입히는 주특기를 또 한번 화면에 구현했다. ‘킹덤 오브 헤븐’의 시간적 배경은 십자군 원정대가 활약했던 12세기 초. 스펙터클 서사액션을 다시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은 성지 예루살렘을 놓고 기독교와 이슬람이 세력다툼하는 중세전쟁의 소용돌이 깊숙한 곳으로 앵글을 돌렸다. 결론부터 귀띔하자면,‘글래디에이터’‘트로이’류의 장중한 서사액션을 챙겨보는 관객에겐 기본적 흥미요건을 무리없이 갖춘 영화로 다가갈 듯하다. 예루살렘을 차지한 기독교도들이 급속히 세력을 키운 이슬람 군대에 압박당하자 영주 출신의 십자군 노장 기사 고프리(리암 니슨)가 젊은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을 찾아온다.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발리안 앞에 갑자기 나타난 고프리는 자신이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밝히고, 함께 성지를 수호하러 떠나자고 제안한다. 이야기 아귀를 맞추려 느닷없이 돌출된 가족사의 비밀에 실소가 터진다. 하지만 이후 착실히 서사액션의 강도를 높여가는 영화의 공력에 그쯤은 눈감아 줄만하다. 고프리 영주에게서 기사 작위를 받은 발리안이 예루살렘 사수에 나서고, 일관되게 그 영웅담을 쫓아가는 것이 줄거리 얼개. 서사액션물에서 빠질 수 없는 멜로 요소도 물론 끼어있다. 예루살렘의 국왕 볼드윈 4세에게 충성을 맹세한 발리안은, 교회 기사단의 우두머리 루지앵과 정략결혼한 국왕의 여동생 시빌라(에바 그린) 공주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이 영화의 특기는 속도감이다. 시대물(상영시간 2시간17분)은 장황한 서사 때문에 빠른 진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부순다. 사실적인 대규모 전투를 잇달아 펼쳐 놓으면서도 영화의 몸놀림은 대단히 재빠르다.‘글래디에이터’‘반지의 제왕’‘트로이’ 등 서사액션 블록버스터들의 스펙터클을 압축해 놓은 듯한 전투장면들은 그 자체가 톡톡한 감상포인트다. 할리우드의 많은 감독들이 엄두를 못 내고 밀쳐온 시나리오를 선뜻 스크린에 옮긴 감독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전투의 엄청난 규모 말고 ‘리들리 스콧의 것’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 서구 기독교적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한 편향된 시각으로 십자군 전쟁을 묘사한 것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 예컨대 당시 이슬람의 대영웅이었던 살라딘(살라흐 앗딘)의 존재는, 주인공 발리안을 영웅으로 띄워올리는 부속장치로 볼품없이 주저앉아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요정 레골라스로 나와 여성팬들을 사로잡은 빅스타 올랜도 블룸의 또 다른 가능성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은 영화의 소득이다. 강인함과 비애를 함께 지닌 그의 캐릭터는 ‘트로이’의 브래드 피트와 견줄 만하다. 나병으로 죽어가는 가면 속의 볼드윈 국왕은 에드워드 노턴이 연기했다.15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말 잘하는 아이, 공부도 잘한다

    말 잘하는 아이, 공부도 잘한다

    말을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한국인들은 표현력이 매우 부족하다. 학교에서 말하기 교육을 체계적으로 하기 시작한 것도 10여년밖에 안 된다. 학교 수업에서 발표와 토론의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대학 입시에서도 면접과 구술고사는 중요한 전형방법이다.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말을 잘해야 한다. 거꾸로 말하기 훈련을 제대로 하는 것은 학습 능력을 높이는 비결이기도 하다. 말이란 조각조각 머릿속에 들어있는 정보와 지식을 재구성해 표현하는 고도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말 잘하는 아이가 왜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는지,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수 있는지 알아본다. 대학 입시와 취업에서 면접의 비중이 커지면서 말하기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흔히 ‘말을 잘한다.’는 것을 말을 많이 하거나 재미있게 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 ‘말을 잘한다.’는 것은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해 다른 사람들이 잘 알아듣도록 전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보조합 능력과 논리력, 표현력은 필수다. 이 때문에 말을 잘 하면 공부도 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말을 잘하면 왜 공부를 잘하나 기본적으로 공부는 책 등을 통해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자기 생각으로 정리해 활용하는 것. 여기에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이해력, 인과 관계와 숨은 뜻까지 파악해 내는 분석력, 내용을 취합하는 종합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표현력 등이 포함된다. 1989년 초등학교 국어 교과를 ‘말하기·듣기’‘읽기’‘쓰기’로 개편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고려대 국어교육과 노명완 교수는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한마디로 ‘정보를 잘 다루는 능력’인데, 이는 곧 말을 잘하기 위한 요인과도 일치한다.”고 말하기와 학습 능력의 상관성을 설명했다. 말의 내용을 잘 만들어 낸다는 것은 지식과 정보를 머릿속에서 찾아 조직해 청자의 수준에 맞춰 정확하게 표현한다는 것. 노 교수는 “말하기 훈련은 학업과 관련된 전반적 능력을 향상시켜 곧 공부를 잘하도록 하는 훈련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지식·정보 자기생각으로 정리 활용 아나운서 출신으로 최근 ‘말 잘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나무생각)’는 책을 낸 이정숙씨는 “지식과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자기 생각으로 정리하지 못하면 활용할 수 없어 쓸모없게 된다.”면서 “말은 공부한 것들을 머릿속에 정리해 오래 기억되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어지럽게 자료가 널려있는 책상에 서류 정리를 하듯, 말을 함으로써 정리가 된다는 것. 그는 또 “똑같은 정보를 갖고 있어도 말하기 능력이 뛰어나면 그 결과물은 더 돋보인다.”면서 “교사에게 스스럼없이 질문하고, 친구들과 모여 함께 공부하는 습관을 갖게 되는 것도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말하기의 기능”이라고 덧붙였다. ●말 잘하려면 체계적 연습 중요 말하기 교육을 할 때는 우선 ‘말은 저절로 배우는 것’이라는 편견을 깨야 한다. 노명완 교수는 “말을 ‘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달리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연습을 해야 하듯 말하기도 체계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어 배우기에는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한국말은 저절로 익히면 된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빠른 효과를 노려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거나 암기를 강요하는 것은 금물. 전직 아나운서로 ‘어린이 말하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윤채현 원장은 “남의 글을 외워 말하거나 굳어진 문장으로 책읽듯 하는 딱딱한 말하기는 진정한 말하기기 아니다.”면서 “생활 속 모든 대화에서 긍정적인 표현으로 구체적이고 자연스럽게 생각을 이야기하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말하기에서도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말하기의 기본이 되는 정보·어휘·문장이 모두 책 속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글을 깨치기 시작하면 간단한 내용의 책을 읽히고 그 내용을 역으로 묻는 방법이 좋다.“주인공 이름이 뭐야?”“그 호랑이는 어떻게 생겼니?” 등의 질문을 하면 아이는 읽은 내용을 되새겨 답하면서 종합적인 언어 능력이 향상된다. 학년이 올라가면서는 책의 내용이 훌륭한 토론 주제와 주장의 근거를 주기도 한다. 노명완 교수는 “온갖 지식을 뭉쳐서 재구성해 내놓는 것이 곧 말하기의 과정”이라면서 “생각을 바른 언어로 표현하는 연습은 논리력과 사고력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창의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어린이 말하기교육 다섯가지 원칙 (1) 아이의 대변인 노릇을 하지 마라. 대신 대답해줘 버릇 하면 아이는 결국 아무 말도 못하게 된다. (2) 토막토막 하는 말은 못알아 듣는 척하라. 완벽한 문장으로 말할 때까지 유도하라. (3) 국어사전을 항상 옆에 두고 함께 찾는다. 정확한 단어 사용은 언어 능력의 기본. (4) 질문을 많이 하라. 표현력과 상상력을 길러주는 지름길. (5) 말 자르지 말고 끝까지 들어라. 재촉하면 말하기에 부담만 커져 입을 닫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 집에서 할수있는 말하기 교육 말하기 훈련은 처음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생활 속에서 꾸준히 계속돼야 한다. 때문에 자녀의 말하기 교육에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를 키우며 말하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아예 ‘말하기 교육 전문가’로 나선 시그니어 미디어그룹 이정숙대표로 부터 가정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말하기 교육법을 들어봤다. 영아기에는 말을 많이 들려주는 것으로 지속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좋은 문장으로 된 책을 틈날 때마다 읽어주는 것. 흔히 아기가 못 알아 들으려니 하지만 어릴 때 듣는 말의 양과 질은 기본적 언어 능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아기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유대인의 오랜 교육 방법이기도 하다.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면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말하기를 유도하면 된다. 특히 “예.”“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는 단순한 질문보다는 6하 원칙을 기본으로 아이가 한 가지씩 설명할 수 있도록 묻는 것.“오늘 유미랑 소꿉장난 했니?”라고 묻기보다는 “오늘은 누구랑 무슨 놀이 했니?”라고 묻는 식이다. 이때 가장 주의할 것은 아이의 말을 가로채거나 재촉하지 않는 것이다. 누가 “너 몇 살이니?” 하고 물었을 때 옆에서 “네 살이에요.”하고 답해 주거나 “얼른 대답해야지.”라고 다그치지 말라는 것. 유치원 수준으로 말이 늘면 수수께끼를 내거나 스무고개를 하는 것도 놀이와 교육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하루에 한 가지씩 밖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하도록 유도한다. 소재에 제한을 두지 말고 현상을 최대한 자세하고 정확하게 완성된 문장으로 말하는 훈련을 시킨다. 혀 짧은 소리나 토막말은 바른 표현으로 되풀이해 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고쳐준다. 고학년이 되면 찬반이 필요한 토론성 대화를 시작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 게임을 하루에 몇시간 할 것인가를 두고 부모와 생각을 주고받는 식이다. 이때 절대 화를 내거나 윽박질러서는 안되며, 아이도 사실을 증명해 설득을 하도록 하고 화를 내거나 떼를 쓰는 것은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토론의 기본은 잘 듣는 것임을 주지시켜 준다. 중학교에서는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을 연습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숫기가 없는 아이는 친척들이 모인 자리나 교회 모임 등에서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일진회 문제나 독도 분쟁 등 흥미를 주면서도 정보와 논리력을 요하는 주제를 두고 생각을 자유롭게 펼치도록 도와준다. 이씨는 “말하기는 선천적 능력보다는 후천적인 훈련이 중요하므로 바른 말하기 습관을 들여주는 것이 필수”라면서 “국어사전을 활용해 정확한 어휘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美등 선진국에선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말을 잘할까. 우리가 TV 등을 통해 미국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유심히 들어보면 표현력과 논리력, 비유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미국에 어릴 때 입양된 한국인이라도 마찬가지다. 이는 결국 미국식 교육이 우리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전 교육과정에서 발표와 토론이 수업의 기본을 이룬다. 유치원에서는 그날 그날의 일과를 친구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식으로 말하기의 두려움을 없앤다. 초등학교부터는 3∼4명씩 그룹을 짜 주제를 주고 토론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하도록 한다. 그룹 토론 과정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자료를 찾기도 하고 협상력도 길러진다. 발표자는 큰 소리로 또박또박 말하는 전달력까지 평가받는다. 발표뿐 아니라 수업 중 질문이나 대답에 적극 참가해야 높은 점수를 받는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수학이나 과학도 말로 풀어야 한다. 이정숙씨는 “수학은 설명 대신 공식으로 표현하는 ‘압축된 언어’를 바탕으로 한다.”면서 “혼자서는 잘 풀어도 다른 사람에게 그 풀이 방법을 설명할 수 없다면 문제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선진국 교육의 관점”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교육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토론 수업도 중요하다. 일상의 주제에서부터 상상력과 철학적·문학적 배경까지 요하는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며 논리적 말하기 습관을 들인다.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많은 지식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본인만의 논리를 만들어 가기도 한다. 고려대 노명완 교수는 “우리나라도 발표와 토론 수업, 구술고사 등의 비중이 많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선진국 수준의 말하기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새달 내한공연 ‘포에버 탱고’ ‘백조의 호수’

    음악이 춤을 부르고, 춤이 이야기를 리드한다. 춤과 음악의 조화에 스토리를 덧씌운 댄스뮤지컬은 90년대 중반 이후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공연 장르.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가 인정한 대표적인 댄스뮤지컬 두편이 잇따라 앙코르 내한공연을 갖는다. 정통 아르헨티나 탱고의 열정이 빚어낸 ‘포에버 탱고(Forever Tango)’와 남성백조로 상징되는 파격의 무대 ‘백조의 호수(Swan Lake)’. 두 작품 모두 이미 국내에서 한차례 이상 공연돼 전회 매진을 기록한 흥행작이다. 5월3∼15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선보이는 ‘포에버 탱고’는 1999년 첫 내한이후 이번이 네번째 한국 방문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음악가에서 탱고 제작자로 변신한 루이스 브라보의 작품으로 일곱쌍의 남녀 무용수와 1명의 가수, 피아노·콘트라베이스 등 12명의 악단으로 구성돼있다.1997년 브로드웨이에 입성, 장기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뒤 세계 각국을 순회중이다. ‘포에버 탱고’는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탱고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아프리카의 원시적인 리듬부터 유럽의 클래식한 음악에 이르기까지 탱고가 거쳐온 발자취를 반도네온과 피아노, 현악의 강렬한 선율에 실어나른다. 맞잡은 손과 손, 대칭을 이루는 어깨선, 상대방을 갈구하는 시선 등 숨막힐 듯한 긴장감과 솔직한 에로티시즘이 한시도 눈을 돌릴 수 없게 만든다.6만6000∼7만7000원.(02)3444-9969. 영국 안무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5월10∼29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고전발레의 대표작을 영국 왕실 배경의 현대물로 비튼 ‘백조의 호수’는 근육질 남성백조의 등장과 동성애 논란으로 1995년 초연 당시 엄청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2003년 서울 공연에서도 16회 전회 매진의 기록을 세우는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기존의 발레와 무용공연의 틀을 깬 댄스뮤지컬의 개척자인 매튜 본은 ‘호두까기인형’‘무언극’등을 발표하며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데 이어 현재 연내 초연을 목표로 팀 버튼의 영화 ‘가위손’을 무대 작품으로 만드는 작업에 매진중이다. 탄생 10주년을 맞는 이번 공연에선 매튜 본이 특별히 선발한 스페인 뭉용수 호세 티라도와 영국인 무용수 제이슨 파이터가 백조로 출연한다. 지난 연말 런던 공연때 영국 언론들로부터 ‘새로운 스타 탄생’‘원조 백조인 아담 쿠퍼보다 더 터프하고 강한 매력을 지닌 무용수’라는 극찬을 이끌어낸 이들이다.4만∼10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8)목포항 100년의 진실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8)목포항 100년의 진실

    압록강의 신의주, 대동강의 진남포, 한강의 인천, 금강의 군산, 그리고 영산강에 목포가 건설되었다. 개항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에 집중되었으니 이는 바다를 통해 들어온 해양제국들이 젖줄인 강을 따라서 식민 내륙까지 뻗어나려는 의도를 잘 보여준다.1897년 7월4일, 조선정부는 각국 사신 앞으로 동년 10월1일을 기해 목포와 진남포 두 항구를 외국통상을 위하여 개항하고 외국인 거주를 허가하는 칙령을 통보한다. ●1897년 10월 자주적으로 개항 청일전쟁 승리의 여세를 몰아서 이노우에(井上馨)영사는 1895년 1월6일 기선을 타고 인천을 떠나 약 한달반 동안 서남해안을 시찰하고 현재의 목포가 가장 합당한 지역임을 건의한다. 그러나 일본의 외압과 무관하게 개항 초기는 아직은 대한제국기로서 제한적이나마 자주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일본의 압력에 의해 개항이 서둘러지기는 했으나 상업을 확장하여 민국의 이익을 발달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칙령에 의해 자주적으로 개항한 셈이다. 목포의 출발은 매우 활기찼다. 자주적이었던 만큼 초기 건설도 일본 뜻대로 되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대한제국의 힘이 미쳤기 때문. 조계지 이외의 도시건설은 전적으로 조선인 손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러일전쟁을 거치면서 사정은 달라진다. 헌병대목포분견소가 들어서서 위압적으로 나선다. 마침내 1906년에 목포주재 일본 이사청 이사관인 와카야마(若松兎三郞)는 각국 거류지에 관한 권한을 빼앗아 간다. 이로써 목포개항장은 일본인의 수중으로 떨어지고 만다. 한일합병이 되자 일제는 가장 먼저 시가지를 33정 51구획의 일본식으로 바꾼다. 마치(町)는 일본인 거리, 한국인거리에는 동(洞)을 붙여 이름에서부터 차별한다. 즉 목포는 도시계획상의 이중성을 갖고 태어났다. 서울 북촌의 양반, 남촌의 일본인처럼 일본마을(각국공동거류지역)과 조선마을(옛 목포부)로 나뉜다.‘제국주의신도시’ 목포출신의 동반작가 박화성은 데뷔작 ‘추석전야’에서 ‘남편으로는 늘비한 일인의 긔와집이오 중앙으로는 초가와 넷 긔와집이 섯겨있고, 동북으로는 수림 중에 서양인의 집과 남녀학교와 예배당이 솟아있는 외에 몇 긔와집을 내놓고는 땅에 붙은 초가뿐이다. 다시 건너편 유달산을 보자, 집은 돌틈에 구멍만 빤히 뚫러진 도야지막같은 초막들이 산을 덮어 완전히 빈민굴이다.’고 하였다. 일본과 한국으로 분명하게 갈려진 목포시의 이중적 성격을 주목한 고석규(목포대·‘근대도시 목포의 역사 공간 문화’의 저자) 교수는 ‘일제 강점기 서울을 비롯한 식민지 근대도시는 왜곡된 근대 도시화가 만들어놓은 공간의 이중성과 식민지라는 억압구도가 낳은 대중문화의 이율배반성, 신파성을 동시에 갖는 기이한 도시’라고 압축정리한 바 있다. ●바다는 강을 잃고 강은 바다를 잃어… 목포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산강을 빼놓고는 설명이 불가하다. 그래서 영산포 북관정에서 목포하구언까지 내려가는 뱃길을 택하였다. 마침 영산강살리기운동이 한창 벌어지면서 도지사 이하 여러 기관장들이 탄 배에 동승하였다. 배는 영산강을 내려가다 영암 몽탄나루에서 잠시 쉬고 다시 유장하게 흘러가다 하구언에서 막혔다. 그쯤에서 전남도청 이전부지인 ‘남악신도시’가 강가에 보인다. 다시 말하여, 목포는 영산강이 바다와 만나는 길목에 자리잡은 요충지인데 바다는 강을 잃고, 강은 바다를 잃어 엉망이 돼버렸다. 바닷배가 오르락거리면서 바다와 직접적으로 통하는 도시였던 광주시도 바다는커녕 강물조차도 끊긴 단절의 도읍이 되고 말았다. 일찍이 이중환도 택지리에서 ‘영산강은 서쪽으로 흘러 무안 목포에 이르는데…강 건너는 큰 평야를 이뤄…풍기가 화창하고 땅은 넓고 물자도 넉넉하여 서남쪽 강과 바다는 운수의 이익을 통제하여 광주와 함께 명읍이라 일컫는다.’고 하였다. 따라서 광주를 오로지 내륙도시로만 간주함은 대단히 그릇된 시각이며, 하구언만 터진다면 충분히 해양연계도시로 되돌아갈 수 있으리라. ●일본인·조선인 마을 차별 심각 목포는 발전을 거듭했다. 전남의 현관이요 물산집합의 중심지로 조선에서는 제3위를 점할 만한 중요항이자 상업의 요지로 자리잡았다.1930년대에 인구 6만을 돌파하였다. 전남에서는 최초 최대로 근대문명의 세례를 받으며 전국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앞서 있었다. 그러나 그 세례는 사람이나 구역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내려졌던 것은 아니다. 차별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특히 일본과 조선인마을에 대한 차별은 일제강점기 목포도시화의 주요특성이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살기 편하도록 도시를 꾸몄다. 정거장, 관청, 은행, 학교, 시장 그밖에 근대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주요기관을 자신들과 가깝고 편리한 곳에 세웠다. 상하수도, 도로포장, 교통통신, 전기, 가스, 보건, 위생 등도 예외없이 일본인 중심으로 설치되었다. 그네들 거리는 짜임새 있고 깨끗하고 편리하였다. 반면에 조선인거리는 무참하기 그지없었다. 농촌에서 패잔한 무리와 봇짐행상들이 방황하는 곳이 상업도시 목포항의 이면이었다. 청년은 생선장수·지게벌이, 여자는 덕장수·고구마장사, 소년은 겐마이빵·덴뿌라·수건양말장사, 소녀는 콩기름·나물장사 등으로 길거리에 나섰다. 이들은 교통정리를 한답시고 내쫓는 바람에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가련한 신세였다. 생활고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걸인도 무리지어 나다녔다. 엄청난 숫자의 유곽거리가 존재하여 창녀들이 득실대고 성병이 만연하였다.‘항구의 낭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비참하였다. ●목포시내는 ‘거리 박물관’ 영산강하구언에서부터 찻길을 내달리며 고 교수는 다음과 같이 재미있는 목포시 구분법을 제시하였다.“영산강변의 전남도청부지가 21세기형이라면,1980년대 매립지에 1990년대 세워진 하당신도시는 합리주의식이지요. 신식모텔들이 아파트와 공존하는 90년대식 합리주의의 거리를 벗어나면 국립해양유물전시관 같은 공공시설이 몰려있는 문화의 거리가 나오지요. 세계은행(IBRD)차관으로 만들어진 1970년대식 거리가 나오는데 보행자중심 거리를 만든다고 어정쩡하게 T자형도로를 만들어 어데서고 직진이 불가합니다. 저기에 삼학도가 보이고 유달산이 있지요. 거기가 조선인과 일본인거리가 판이하게 갈렸던 목포시내지요.” 이쯤되면 ‘거리박물관’이다. 일본식과 한국식,70년대식,80년대식,90년대식,21세기식이 병존하면서 차곡차곡 쌓여져서 항구도시를 만들어 왔다. 지난 백년사를 웅변해주는 목포답사 1번지는 오늘날 목포문화원으로 쓰이는 일본영사관이 아닐까.1900년(고종37년) 러시아건축가의 손으로 지어졌는 바, 최고급 대리석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는 등 백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견고한 모습 그대로다. 이곳에서는 동척을 비롯하여 일본인 조차지역이 한눈에 굽어보인다. 권위적인 위치에 도도하게 자리매김하였다. 목포이사청, 목포부청사 등으로 쓰이다가 광복 후에는 시청, 시립도서관 등으로 이용되었다. 문화원에서 조금 내려오니 동양척식회사 석조건물이 나온다.1920년대 영산포에서 엄청 몹쓸 짓하다가 이리로 옮겨 왔다고 전해지는 바, 남도의 고혈을 빨아먹고 성장한 기관이다. 동척 목포지점은 전국 최대의 소작료를 거두어들였으며 부동산 담보 대부, 고리대 등으로 식민지 수탈의 상징이었다.1930년대 유행한 이난영의 노래 ‘목포의 눈물’은 이같은 슬픈 사연을 안고 흐르는 것이리라. 해군 소유였다가 철폐될 위기에 몰린 것을 시민들이 되살려서 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추고 있으니 동척 부산지점과 더불어 전국에 유일하게 남았다. 백미는 역시 이훈동정원이다.1999평이라는데 우치다니 만빼이란 사람이 1930년대에 세웠다. 광복 이후에 해양경비대가 주둔하였고, 국회의원 박기배 소유를 거쳐서 1947년에 조선내화를 설립한 이훈동(1917년 해남출신)에게 넘어갔다. 목포의 진산인 유달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았으며 입구정원, 알뜰정원, 임천정원, 후원 등으로 이루어진다. 남도에서 가장 큰 정원으로 나무 종류만 113종에 이르러 난대지방식물의 보고다. 일본식 석등은 물론이고 일본식다원정, 연못, 석탑 등이 배치되어 있다. 정원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노적봉이 보인다. 이순신 장군이 적을 시험할 요량으로 위장볏가리를 두르게 하여 싸움 한번 없이 물리쳤다는 전설의 주인공이 왜식정원을 굽어보고 있다. 실로 아이로니컬한 대목이다. ●충무공 진지가 목화수탈 현장으로 노적봉에 오르니 코 앞에 고하도가 보인다. 이순신이 명량대첩 후에 1597년 10월29일 고하도로 진을 옮겨 군량미를 비축하고 전력을 재정비하였다가 이듬해 2월17일 고금도로 진을 옮길 때까지 108일 동안의 진영터다.1722년, 통제사 오중주와 충무공의 5대손 이봉상이 유허지에 이충무공 고하도유적비를 세워 오늘에 이른다. 고하도선착장에는 또 하나의 비석이 있으니 조선육지면발상지비다.1899년 일본영사가 미국산 육지면을 시험재배하기 시작하였고, 재배에 성공하면서 전국으로 육지면이 퍼졌다. 수확기에는 목포항이 온통 흰 목화로 뒤덮였으니 쌀과 더불어 남도수탈의 상징이었다. 1936년 조선총독부가 일본영사의 공적비까지 세웠으니 충무공의 진지가 목화수탈의 현장으로 뒤바뀐 또 하나의 아이러니다. 목포 100년은 이렇게 슬프게 흘러갔다. 누가 식민지근대를 이야기하는가. 그 누가 계량적 통계수치만으로 식민지축적론과 식민지개발론을 논하는가. 식민지시대의 인간군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항구의 삶은 식민지의 자본축적이 오로지 일본인만을 위한 것이었고 그 열매는 조선인과는 무관함을 웅변한다. 목포항에 산처럼 쌓였던 쌀과 솜은 남도 백성 수탈의 상징이었다. 그러한즉,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서 강조되고 있는 식민지근대론의 허구와 결과론적으로 맞아떨어지는 국내 일부의 탁상이론가들에게 목포항 방문을 강권하고 싶다. 목포항을 1시간만 걷는다면 근대적 개발이 오로지 민족차별 및 착취를 바탕으로 한 날조였음을 금세 느낄 수 있으리라.
  • [4·30재보선 표밭 민심] 중간판세 분석

    [4·30재보선 표밭 민심] 중간판세 분석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4·30재보선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는 주말 지원유세에 총력전을 폈다. 특히 선거전이 과열양상마저 보이는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무풍지대의 ‘안방’이라고 믿었던 충남 아산과 경북 영천에서 ‘이변’의 조짐이 엿보이자 초비상이 걸렸다. 문희상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22일 ‘한나라당 텃밭’인 경북 영천에 이어 23일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 지원 유세를 편 데 이어 24일엔 경기 성남 중원에서 표심을 공략했다. 박근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도 전날까지 이틀간 경북 영천에서 지원전을 편 데 이어 이날은 충남 아산과 경기 성남 중원을 누비며 ‘박풍(朴風)’확산에 주력했다. ●경북 영천 ‘텃밭’싸움 열린우리당은 “정동윤 후보의 지지도가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보다 상당히 높게 나왔다.”고 주장하며 한껏 고무됐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초반 지지율이 뒤졌으나 박 대표의 22∼23일 지원유세로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변했다.”면서 ‘막판 뒤집기’를 낙관했다. ●충남아산 ‘후보’싸움 열린우리당이 이명수 후보에서 임좌순 후보로 선수교체되면서 한나라당 이진구 후보가 ‘어부지리’를 기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선거에 늦게 뛰어든 임 후보의 인지도가 낮았지만 주말을 기점으로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올라섰다.”고 말한다. 한나라당 이 후보측은 “이명수 후보라면 우리가 열세였겠지만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지지도 면에서 열린우리당보다 앞섰고, 주말 이후 최소 2∼3%포인트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남김해 ‘자존심’싸움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에서 누가 이길까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여야 모두 자존심을 걸고 있다. 열린우리당 문 의장은 전날 지원유세에서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자존심을 걸고 확실하게 당선시키겠다.”고 ‘총력사수’의 의지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김정권 후보의 단연 우세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이정욱 후보측은 “오차범위 내로 지지도가 좁혀졌다.”고 반박했다. ●경기 성남중원 ‘당’싸움 유일하게 3파전,4파전의 양상을 띠면서 열린우리당·한나라당·민주노동당·민주당이 치열하게 대결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조성준 후보는 “당선만 되면 건교위원장이 돼서 성남을 개발하겠다.”면서 “최근 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이 사표방지심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 신상진 후보측은 반면 “초반 3파전 분위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탈락해 민노당과 양당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고 말했다.“당 지지도가 높게 나오고 있다.”고 말하는 민주노동당 정형주 후보를 위해서는 천영세 의원대표단, 권영길 의원 등 지도부가 ‘올인’하고 있다. 민주당 김강자 후보측은 ‘미아리 텍사스 단속한 서장’이라며 인물의 우위를 내세우고 있다. ●경기 포천연천, 충남 공주연기 포천 연천은 한나라당 고조흥 후보가, 공주 연기는 열린우리당 이병령 후보가 우세하다는 분석에는 양당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장명재 (포천 연천)후보는 “열세 속에 상승 추세를 형성했다.”고 언급했다. 공주 연기의 무소속 정진석 후보는 “열린우리당 후보를 오차범위 이상으로 앞섰다.”고 주장했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生生인터뷰] 예술의전당 공모 뽑힌 신진연출가 서재형 씨

    [生生인터뷰] 예술의전당 공모 뽑힌 신진연출가 서재형 씨

    올 들어 가장 주목받는 신진 연출가를 꼽으라면 단연 서재형(34)이다. 독특한 형식의 연극 ‘죽도록 달린다’(이하 ‘죽다’)가 지난 1월 문예진흥원 기획공연을 통해 연극계의 거목 오태석 연출가의 작품과 나란히 올라갔고, 이 작품으로 동아연극상에서 신개념 연극상을 수상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문예진흥원 지원 신진예술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퓨전사극, 왕세자 실종사건’ 10월 공연 최근엔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자유 젊은연극 시리즈’에 ‘퓨전사극, 왕세자 실종사건’이 뽑혀 ‘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있다. 더구나 예당측이 지금까지 연출가를 지명해 오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공모 형식으로 전환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그의 작품을 선정했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소감을 묻자 “얻어 걸렸다.”라는 표현을 썼다.‘죽다’의 공연 시기와 겹쳐 연습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작품이 선정돼 송구스럽다는 것.“대단히 감사한 일인데도 한쪽 구석에는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딱 3초 좋았습니다. 일단 올 한 해 백수로 안 지내도 되니까.(웃음)” 하지만 뽑아준 심사위원들과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생각하니 부담감이 만만찮다. ‘퓨전사극-왕세자 실종사건’은 조선 아무 왕조 때를 배경으로 왕세자가 없어졌을 때 기뻐할 사람들이 누구냐는 가정에서 출발한 작품. 단짝인 한아름 작가가 썼다.‘죽다’에 이어 한 작가가 염두에 두고 있는 왕비 이야기 3부작 가운데 그 두 번째에 해당한단다. 극의 얼개를 20분으로 압축한 맛보기 공연은 강렬한 인상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연출가에게는 생각과 실전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퓨전사극’이라는 말은 지워야 될 거 같아요. 무대에 올려놓고 보니 상상력에 제한이 될 거 같더라고요. 가능한 한 극의 형태를 열어놓고 준비하고 싶습니다.” 오는 10월 11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려질 그의 작품은 가장 ‘모던한 사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요즘 사고를 하는 왕을 그려보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천성적으로 무거운 템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역동적인 음악과 움직임을 시도할 계획이다.“내관의 움직임을 생각하다 집에서 두 번 걷다가 한 번 쉬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힙합춤이 되더라고요.” 힙합춤 경연대회, 디제이들의 공연에도 가는 등 최신 트렌드 습득에 열심이다.“지금 연극 보는 사람들이 무엇에 열광하는지 알고 싶어요. 그래서 ‘젊은 연극’이란 타이틀에 맞는 작품을 올리고 싶고요.” ●29살 늦깎이로 연극계 진출 그는 29살 늦은 나이에 서울예대를 졸업해 중견 연출가 한태숙이 이끄는 극단 물리에서 실력을 쌓아왔다. 척박한 연극 환경에서 배고픔은 당연한 통과의례. 단돈 1만원이 없던 시절에도 ‘죽다’를 번듯한 극장에 올리고 싶은 마음만은 간절했다.“비싼 대관료에도 불구하고 아롱구지에 올렸어요. 한번은 관객이 67명이었는데 그 중 66명이 초대 손님이었던 적도 있었죠.” 엄청난 출혈이 있었지만 스스로 활동 이미지극이라 명명한 이 작품을 대중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다.‘이것이 연극적 희망인가’ 등 평론가들의 찬사는 “우리가 이상한 걸 하고 있구나. 하지만 계속 이렇게 해도 되겠구나.” 하는 용기를 갖게 했다. ●무대올리는 작품마다 새로운 시도 “연습실이든 공연장이든 항상 어두운 곳에만 있어 실정을 잘 모른다.”고 빼던 그는 지금 연극계 침체에 대해 “현재 대중의 코드를 읽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자기 것을 하는데 항상 같은 방식으로만 하지 않았나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조연출 시절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40여편의 작품을 했다. 어떤 작품이든 다시 무대에 올릴 때 한번도 이전의 것을 답습한 적이 없다.“‘죽다’도 한 5년쯤 뒤에는 안 띌 수도 있겠죠. 취향이 계속 바뀌니까. 앞으로 10∼15년간은 제 화법을 찾는 시간이 될 거 같아요.”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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