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압축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화사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인수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캠프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이수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293
  • 차관급 인사 설 직후로

    청와대는 당초 설연휴 전에 단행할 예정이던 15개 안팎의 부처 차관 및 외청장 등 차관급에 대한 교체 인사를 설 연휴 직후로 미루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청와대측은 “현재 교체 대상 부처등의 후보군은 이미 2배수로 압축된 상태”라면서 “하지만 정밀 검증이 필요한 후보들이 있어 설 연휴 직후로 늦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측은 또 “재직 기간이 오래된 차관 및 차관급 등을 대상으로 삼다보니 인사 규모가 확대돼 검증 작업에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비서실의 조직개편 및 인사와 관련,25일이나 26일 인사추천위원회를 개최해 신설되는 통일·외교·안보정책실(안보실)의 실장과 차관급인 안보수석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사표를 제출한 이원덕 사회정책수석의 후임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실장에는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 안보수석에는 서주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사무처 전략기획실장, 사회정책수석에는 김용익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사위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저공해車 공용주차료 절반 할인

    앞으로 저공해 자동차의 공영주차장 주차료가 50% 할인된다. 또 국가유공자나 장애인은 화물차 구입시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다. 반면, 주택거래 신고지역에서는 매입임대 사업용으로 아파트를 사더라도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 서울시는 22일 이같은 내용의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와 ‘시세 감면 조례’ 개정안을 각각 입법예고했다. 이 개정안들에 따르면 저공해 자동차에 대해 시내 공영주차장 이용시 요금을 절반 감면해 주고, 지하철 환승주차장 주차시에는 원래 요금의 20%만 내도록 했다.저공해자동차는 대기환경 개선 특별법이 정한 연료전지·전기자동차(1종), 하이브리드·CNG(압축천연가스)자동차(2종), 배출가스허용기준을 충족시키는 휘발유·경유·LPG(액화석유가스) 자동차(3종) 등이다. 시는 승용화물차 분류기준이 화물적재함 기준 1㎡에서 2㎡로 확대돼 화물자동차에 주어지는 세금 감면 혜택을 못 받게 된 무쏘 픽업, 코란도 밴, 갤로퍼 밴, 레토나 밴 등의 경우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가 매입하면 취득·등록세 및 자동차세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같은 세금 감면 규정은 1월1일부터 소급해 적용된다. 시는 또 새로 건립될 새 시청 청사와 관련, 현재 500㎡당 1대로 돼 있는 ‘부설 주차장의 설치대상 시설물 종류 및 설치제한 기준’을 ‘4대문 안 지역내 지방자치단체 청사’에 대해서는 5000㎡ 당 1대로 바꾸기로 했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지방선거전 2題] 한나라 경기지사경선 ‘4파전’

    오는 5월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사 후보 경쟁을 벌여온 한나라당 김문수·남경필 의원이 22일 김 의원으로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의원은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 의원의 출마 포기와 함께 ‘후보 단일화’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두 의원은 후보단일화 선언문에서 “경선과정에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개혁적 추진력의 약화 및 분열 위험이 없지 않았다.”며 “개혁세력의 분열을 막고 당의 변화와 혁신, 정권 창출까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단일화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경선 승리에 대한 확신과 손에 잡힐 듯 다가온 경기지사로의 정치적 도약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해 지금 제가 가야 할 길은 경기지사 도전이 아니라 당의 집권을 위한 변화의 중심에 서서 개혁을 완성해가는 것”이라며 출마 포기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이 속한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와 남 의원이 활동하는 새정치수요모임은 초선의원 모임인 ‘초지일관’과 함께 당내 개혁세력의 연대를 위해 물밑에서 두 의원의 단일화 협상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경기지사 경선은 4선의 이규택,3선의 김문수·김영선, 재선의 전재희 의원간 4파전으로 압축됐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대우건설 인수 ‘불꽃경쟁’

    대우건설 인수 ‘불꽃경쟁’

    20일 실시된 대우건설 예비입찰 마감 결과 금호그룹-산업은행, 유진그룹-신한은행, 두산중공업-두산산업개발의 3파전으로 유력 후보가 압축된 가운데 한화그룹이 변수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비롯해 대우자동차판매. 프라임산업, 삼환기업, 대주그룹, 경남기업(한신공영 포함) 등 총 10개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냈다. 이달말 예비입찰 후보로 선정되면 4∼6주간 대우건설을 실사한 뒤 오는 3월말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리는 본입찰에 참여한다. ●예비입찰 탈락 업체 1∼2곳 불과할 듯 이번 예비입찰은 구속력이 없다. 경쟁자가 많아야 매각 가격도 높아지는 만큼 상징적으로 1∼2개 업체만 탈락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주채권단인 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제안서를 낸 10개 컨소시엄에는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를 합해 총 53개사가 참여했으며, 재무적 투자자는 여러 컨소시엄에 중복해 들어가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날 계열사가 부실하거나 도덕성 시비에 휘말렸던 회사들을 ‘인수 부적정 기업’으로 지목해 조만간 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채권단인 자산관리공사측은 “예비입찰엔 특별한 심사기준이 없는 만큼 컨소시엄 참여 기업의 윤리성 부문은 살피지 않는다.”면서 “향후 본입찰에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기준을 정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 예비입찰에서는 인수가격을 매각 예상가보다 낮게 써내거나 그 정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보이는 회사 정도만 걸러지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지분 50%+1주’의 조건으로 매각하는 만큼 주식 시가와 ‘+α’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 예상가격은 최소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인·교원공제회 ‘끝까지 재보자’ M&A시장의 최대 투자자로 꼽히고 있는 군인공제회와 교원공제회는 본입찰 전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방침이다. 이날 예비입찰을 신청한 업체들은 인수가격과 간략한 자금 조달 계획 정도만 써내면 되는 만큼 군인공제회와 같은 재무투자자들은 아직 파트너를 고를 시간이 남아 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가장 좋은 조건을 주는 후보를 고르겠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일반 투자자처럼 ‘돈 놓고 돈 먹는’ 단체가 아닌 만큼 공익성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과거 금호타이어의 M&A에 참여해 외국 자본으로부터 국내 기업을 보호했다는 명분을 얻었던 게 좋은 예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그룹측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현재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중인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인천공장 부지 72만평중 절반과 시흥시 정왕동 군자매립지 등을 매각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석면사용 2009년 전면금지

    석면제품의 사용이 오는 2009년부터 전면 금지된다. 노동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2009년까지 석면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확정한 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을 개정, 시행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노동부는 특히 석면 슬레이트와 석면천장재, 석면칸막이, 압출성형시멘트판, 자동차용 브레이크 라이닝 등은 오는 7월부터 조기 금지할 방침이다. 또 특수차량용 브레이크 라이닝, 석면포 등도 단계적으로 사용을 금지해 2009년에는 모든 석면제품의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석면 함유 건축물을 허가 없이 해체ㆍ제거하다 적발되면 행정지도 없이 곧바로 사법처리(5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5년 이하 징역)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석면은 자동차 브레이크 라이닝과 패드, 건축용 단열재, 패널, 압축패킹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장기간 노출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위험성 때문에 정부는 2000년부터 인체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 청석·갈색 석면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차관급 설 전에 낙점” 술렁술렁

    “차관급 설 전에 낙점” 술렁술렁

    차관급 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차관급은 보통 내부 승진이 많고, 후속 국·실장 인사 등 연쇄인사로 이어지기 마련이어서 공직사회는 지금 어느 때보다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정부 안팎에서는 차관급 인사가 24일에서 27일 사이에 단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차관급 인사는 청와대 비서실 개편과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청와대 조직개편안이 24일 국무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선 결과 각 부처 차관급과 청와대 비서실의 교류가 없다면 20일쯤 차관급 인사가 먼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본다. 일단 1년6개월이 넘은 차관은 교체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2004년 7월 이전에 취임한 차관들이 대상인 셈이다. 김영식 교육부 차관 등 10명이 해당된다. 장관을 대행하고 있는 통일부와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번 인사대상에서 제외됐다. 2003년 8월과 2004년 6월 각각 취임한 박명재 중앙공무원교육원장과 권욱 소방방재청장 등 재임 기간이 긴 차관급 기관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는 업무 평가를 통해 장관급으로 영전하는 등 다른 임무가 주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행자부에선 권오룡 1차관의 교체가능성이 거론된다. 후임으로는 1차관의 일이 옛 총무처 업무가 많은 점을 고려해 최양식 정부혁신본부장, 이상호 정책홍보관리본부장, 김영호 정부혁신위원회 기획실장 등이 거론된다. 이성열 소청심사위원장의 이동 가능성도 있다. 권욱 소방방재청장이 교체된다면 문원경 행자부 2차관의 이동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권혁인 지방행정본부장이 자연스럽게 후임 2차관 물망에 오른다. 문화관광부는 배종신 차관의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후임은 임병수 차관보와 유진룡 정책홍보관리실장으로 압축된다. 부내에서는 조직안정을 위해 선배인 임 차관보의 승진을 바라고 있으나,‘개혁인사’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청와대가 유 실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 않으냐는 분석도 있다. 교육부에선 김영식 차관의 교체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후임으로 이종서 교원소청심사위원장과 서남수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여성가족부 신현택 차관도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직 기간이 긴 만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후임은 안개속이다. 지금까지 여성부 차관은 거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들어온 탓이다. 해양수산부는 재임 1년3개월에 접어든 강무현 차관의 유임설이 나도는 가운데 강 차관이 물러날 경우 후임에는 선임인 이용우 정책홍보관리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김희옥 차관과 정보통신부 노준형 차관, 건설교통부 김용덕 차관 등은 유임 가능성이 높다. 외교통상부도 마찬가지다. 환경부는 박선숙 차관의 교체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다음달로 취임 만 2년을 맞는 장수 차관으로 “바뀔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분위기다. 후임엔 이규용 정책홍보관리실장의 승진이 유력시된다. 과천 관가에선 산업자원부 이외에는 차관급 하마평이 많지 않다. 사의를 표명한 조환익 차관 후임에는 이현재 청와대 산업비서관과 김종갑 특허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황우석 사태로 수장이 바뀌는 과학기술부는 차관 유임설이 더 강하다. 기획예산처에서 잔뼈가 굵은 임상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김성진 중소기업청장과 함께 국무조정실장 후보로 오르내리는 정도다.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7월 차관 인사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본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영주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경우 변동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바뀐다면 재경부에서 1급 가운데 승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농림부는 차관보다 장관의 거취에 더 주목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에서는 산자부 외청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산자부 출신인 김종갑 특허청장의 산자부 차관 기용설이 수차례 제기돼 왔지만 이희범 장관과 동향이라는 점이 제동이 걸렸다. 이런 가운데 호남출신인 정세균 의원이 입각하면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위기다. 특허청장과 중기청장이 바뀌면 후임으로 내부승진을 기대한다. 부처종합
  • ‘40인 무계파’ 선택에 달렸다

    오는 24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팽팽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일 김한길 의원에 이어 16일 배기선 의원이 출마를 선언해 이번 경선은 맞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한 고위당직자는 “누가 이기든 표 차이는 근소할 것”이라면서 “우열을 점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후보간 당락을 결정지을 변수로 대략 3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소속 의원 144명 가운데 70%를 웃도는 초선의 표심에 눈길이 쏠린다. 두 후보 모두 3선으로, 만만치 않은 ‘내공’을 지니고 있지만, 초선 개개인과는 정치적 스킨십을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어떤 후보의 정치 이력과 공약이 초선들에게 더 먹히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릴 수 있다.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가 ‘싸움닭’으로 통하는 이재오 의원이라는 점도 경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후보 가운데 선거기획과 전략 부분에서 탁월한 감각을 보여온 김 후보가 ‘무게감’이 돋보이는 배 후보에 비해 ‘싸움닭’ 이미지가 강하다. 원내 전략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의원들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이번 경선이 내달 전당대회의 라이벌인 김근태(GT) 의원과 정동영(DY) 상임고문의 대리전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GT·DY계는 경선 결과의 부담감, 원내대표와 당 의장의 싹쓸이 구도에 따른 당내 반발을 감안, 특정 후보 편들기를 자제해 왔다. 하지만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GT·DY계가 당내 2인자를 뽑는 선거에서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DY계는 김 후보,GT계는 배 후보를 지지하면서,40명 안팎인 무계파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되살아난 ‘유전무죄 무전유죄’

    거침없는 영화적 상상력이 통 크게 빛을 내는 작품이 19일 개봉하는 ‘홀리데이’(제작 현진씨네마, 감독 양윤호)이다. 영화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남겼던 탈주범 지강헌 사건(1988년)을 모티브로 한 액션 누아르.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들떠 있던 무렵, 온나라를 경악케 했던 희대의 인질극이 호기롭게 스크린으로 옮겨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지강헌을 연기한 이성재의 배우적 성가에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하겠다. 불필요한 근육은 단 1인치도 남김없이 몸을 ‘깎은’ 그의 폭발적 에너지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을 누아르가 됐다. 강제철거 직전인 달동네 판잣집의 지강혁(이성재)을 첫 화면에 노출시킨 영화의 정조는 드러내놓고 비감하다. 지강헌의 가슴 아픈 복역 동기를 자세히 설명해주며 영화는 비정(非情) 누아르의 전형을 다듬어간다. 판자촌 강제철거 대치전에서 억울하게 동생을 잃은 지강혁이 징역 7년, 보호감호 10년형을 받고 들어간 교도소. 비열한 경찰 김안석(최민수)이 교도소 부소장으로까지 부임해 숨통을 조여오자 지강혁과 감방동료 일행은 이송 도중 무장탈주를 감행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던 탈옥 소재가 정공법으로 국내 스크린에 구현됐다는 점만으로도 이 영화의 성취는 적잖다. 김안석의 총구에 동생을 잃은 지강혁의 복수심이 드라마를 끌어가는 근원적 에너지. 거기에 형량보다도 긴 보호감호제도 등 왜곡된 사회장치들을 고발하며 관객에게 동의를 호소한다. 몇십만원을 훔쳤다가 억울하게 10년 넘게 복역하는 죄수들의 사연을 일일이 나열하는 것도 그런 계산에서이다.560억원을 횡령하고도 7년형을 받는 대통령의 동생 이야기가 나올 즈음 지강혁 일행의 박탈감은 극에 달하고 자연스럽게 관객도 그들과 공분을 나누게 된다. 실화를 기본소재로 삼았으되 캐릭터간의 충돌에서 묘미를 찾는 액션물의 기본공식도 챙겼다. 지강혁과 그를 끈질기게 노리는 냉혈경찰 김안석의 대립각 덕분에 영화는 긴장과 탄력을 유지해간다.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지강혁 일행의 인질 드라마가 예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사람을 해치지 않았던 지강혁 인질극의 ‘미덕’을 부각시킨 영화는 그래서 자칫 신파로 치우치는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사회적 패자들의 상처를 에둘러 위로하며 비리에 찬 제도권력에 정서적 응징을 가하는, 고전적인 감동코드를 벗어나진 못했다. 한국형 누아르의 소재 영역을 과감히 확장시켰다는 점 등 전반적으로 박수를 받을 대목이 많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압축의 묘미가 아쉽다. 보여주고 싶은 장면,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좀더 응축시켰다면 한결 더 탄력있는 휴먼액션이 될 수 있었을 법하다. 금니 반짝이는 비열한을 연기한 최민수의 투혼이 인상적이긴 하다. 그런데 ‘오버’의 이물감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스크린의 정서는 암울한 80년대를 흐르는데, 그 혼자 방금 할리우드에서 뛰쳐나온 것처럼 겉돈다.18세 이상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續 사랑과 야망’ 19년만에 재회

    ‘續 사랑과 야망’ 19년만에 재회

    요새는 시청률 50%를 넘어서는 드라마를 찾기 힘들다. 시청률 조사기관이 없던 1970∼80년 대에는 시청률 70%를 우습게 여기는 작품이 많았다. 채널 수가 적었던 까닭도 있다. 이 때 시청률은 비공식 집계다. 그럼 어떻게 시청률을 가늠했을까. 곽영범 PD는 “세운상가를 오가며 수많은 전파사들이 켜놓은 TV 채널을 일일이 확인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1987년 1월부터 약 11개월 동안 방영되며 최고 74% ‘시청률’을 자랑했던 드라마 ‘사랑과 야망’이 2006년 버전으로 다시 부활한다. #‘사랑과 야망’은 어떤 드라마? 87년 힘을 합쳤던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 작가와 곽 PD가 19년 만에 ‘사랑과 야망’을 새로 쓰고, 다시 찍고 있다. 새달 4일부터 50부 예정으로 SBS를 통해 시청자들과 재회한다. 30대 초반 시청자라 해도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 있다.‘사랑과 야망’은 격변하는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집안의 가족사을 다루고 있다. 남편을 잃고 시골 마을 방앗간을 운영하며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한 여인과 삼남매의 삶과 사랑이 집중조명된다. 특히 냉철하지만 이기적인 박태준, 거칠지만 마음은 따뜻했던 박태수 등 두 형제가 펼친 사랑과 일에 대한 판이한 인생역정은 당시 시청자들 사이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고 남성훈과 이덕화가 각각 태준과 태수를 연기했고, 특히 태준의 첫사랑이자 끊임없이 애증 관계를 유지했던 김미자 역의 차화연은 단숨에 톱스타 반열에 올랐으나, 곧바로 연예계에서 은퇴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2006년, 이 점이 새롭다 당연히 연기자들이 달라졌다. 그런데 연령대가 젊어졌다. 옛날에는 고 남성훈이 40대 초반, 이덕화와 차화연이 30대 중반에 각각 태준, 태수, 미자를 연기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조민기, 이훈, 한고은 등은 그보다 최고 8살까지 어리다. 캐스팅이 젊어진 것이다. 97회였던 드라마가 50부로 압축된다. 그만큼 빠른 템포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현재 10부까지 나온 대본에는 87년의 20회 분량이 담겨 있다. 시대와 장소도 달라진다. 장소는 ‘강원도 춘천-서울’에서 ‘전라남도 순천-서울’로 바뀐다. 이를 위해 순천 1만 2000평에 50억원을 들여 대규모 세트를 지었다. 또 예전에는 58년에서 출발,80년대 중반까지 다뤘지만 이번에는 60년에서 시작해 90년대 중반까지를 그린다. 무엇보다 결말이 달라지는 점이 주목된다.87년 버전에는 태준과 미자의 애증 관계 등을 보여 주며 막을 내렸으나,2006년 버전은 그 이후를 비춘다. 곽 PD는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중반 이후 흐름이 예전과 바뀌게 될 것”이라면서 “20년 전과 시대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조민기는 “애증에서 화해로 이어지는 부분이 추가된다.”면서 “87년에는 없었던 주인공들의 노년 시절이 보태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준·태수의 동생 선희와, 미자를 영화 배우로 키우는 혜주 역의 비중이 커지는 한편, 파주댁 등과 함께 행상에 이어 식당을 꾸리는 명자(김나운)라는 새로운 감초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순천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유아·아동| ●북쪽나라 여우이야기(데지마 게이자부로 글·그림, 정숙경 옮김, 보림 펴냄) 흑백의 강렬한 목판화 그림이 눈길을 붙든다. 여우 한마리의 모험을 통해 인생의 흐름, 어른이 되는 과정을 압축미 있게 은유했다. 몇 자 안되는 짧은 글이지만 메시지가 강렬하다.5세 이상.8500원. ●가시내(김장성 글, 이수진 그림, 사계절 펴냄) 어른들의 편견을 무릅쓰고 갓을 쓴 남자로 변장한 여자아이가 적군을 물리쳤다는 옛이야기.‘가시내’의 어원이 ‘갓 쓴 애’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성 역할에 편견을 두는 건 옳지 않다고 귀띔한다.5세 이상.9000원. |초등·청소년| ●곰돌이 워셔블의 여행(미하일 엔데 글, 베른하르트 오버딕 그림, 유혜자 옮김, 노마드북스 펴냄) 초등학교 6학년 국어교과서에 선정된 미하일 엔데의 동화. 곰돌이 워셔블은 주변의 동물들에게 자신이 왜 사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물어본다. 단순하되 철학적인 주제가 사색의 골을 깊이 파놓는다. 초등생.9000원. ●에디 디킨스와 황당가족의 모험(전3권)(필립 아다 지음, 궁리 펴냄) 독특한 책읽기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 딱 좋을 청소년 번역소설.11세 소년 에디 디킨스의 모험에 주목하는 소설에는 온갖 그로테스크한 인물유형들이 등장해 영화를 보는 듯한 팬터지를 던진다. 초등 고학년 이상. 각권 7500원. |실용| ●호살암의 기회경영(어우양이페이 지음, 김준봉·이지현 옮김, 지상사 펴냄) 무일푼으로 시작해 무기, 생사(生絲), 약국, 전당포 사업을 하면서 천하를 누빈 홍정상인(洪頂商人) 호설암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상인으로 꼽히는 인물. 호설암의 세 가지 경영철학인 인재중심경영, 신용제일경영, 위기이용경영을 소개한다.“사람을 기용하는 데 돈을 아끼지 말라.”는 호설암의 말은 “나는 아직도 천재에 배고프다.”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말과 일맥 상통해 눈길을 끈다.1만원. ●다우이론(로버트 레아 지음, 박정태 옮김, 굿모닝북스) 투자이론의 고전인 다우이론에 대한 해설서. 다우이론은 주가의 흐름은 일단 방향을 정하면 주식시장 그 자체가 모멘텀을 잃고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 꾸준히 그 방향으로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월스트리트저널 창업자인 찰스 H 다우가 1884년 다우존스 평균주가를 고안해 발표한 데서 비롯됐다. 월스트리트 최고의 ‘다우이스트’로 이름을 날린 저자가 다우이론의 용어와 개념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9800원. ●거친산에 오를 땐 독재자가 된다(김경준 지음, 에디터 펴냄) 엄홍길 대장이 히말라야 고봉 14좌 완등이라는 위업을 이루는 과정에서 보여준 열정과 도전정신을 살폈다. 치밀한 전략가와 앞서 나가는 혁신가의 면모를 리더십의 관점에서 조명.1만원.
  • [책꽂이]

    ●한국 식물명의 유래(이우철 지음, 일조각 펴냄) 개망초, 개아마, 개솔새, 개벚나무…. 여기서 접두어 ‘개’는 개불알꽃(꽃 모양이 여름에 축 처진 개의 불알과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의 그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유사하다, 흡사하다는 뜻으로 동물 개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 예컨대 개망초란 이름은 그것이 망초와 비슷하다는 뜻에서 온 말이다. 식물학자인 지은이(강원대 명예교수)가 북한과 옌볜지역에서 통용되는 이름까지 조사해 식물 이름의 유래를 소개한다.3만 5000원.●검은 천사, 하얀 악마(김융희 지음, 시공사 펴냄) 무채색인 검정과 하양은 신의 색이 되기도 하고 악마의 색이 되기도 한다. 또 시대에 따라 우울한 색이 되기도 하고 순수한 색이 되기도 한다. 서양 미술에서 사용된 흰색과 검정색의 의미를 살폈다. 폴 세잔이 그리고 싶어했던 새하얀 식탁보, 파르테논 신전에서 영감을 얻은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하얀색 건물에서 백설공주의 ‘백설 같았던’ 피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나왔던 오드리 헵번의 검은색 지방시 드레스까지 다룬다.1만 2000원.●교황 베네딕토 16세 평전(존 알렌 지음, 왕수민 옮김, 한언 펴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바티칸 광장에서 열린 한 행사에 빨간 구두를 신고 나타났다. 이는 교황이 추기경 시절 ‘신의 충복’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보수적이었던 이미지와는 달리 교황에 재임하면서 훨씬 부드럽고 소탈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전세계 10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고 있는 교황을 다방면에 걸쳐 분석했다. 저자는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의 바티칸 통신원.1만 9000원.●와일드 하모니(윌리엄 프루이트 지음, 이한음 옮김, 이다미디어 펴냄) 미국의 세계적인 동물학자인 저자가 북극과 알래스카의 광대한 자연을 직접 탐사하고 쓴 책. 아한대 침엽수림인 타이가에서 나무가 자라지 않는 땅인 툰드라 지대에 걸쳐 살아가는 순록과 늑대, 말코손바닥사슴, 회색곰과 흑곰, 스라소니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간이 사냥을 위해 뿌린 독약에 순록이 죽고, 그 순록을 먹은 늑대와 늑대를 먹은 갈까마귀가 차례로 죽는 죽음의 연쇄고리가 섬뜩하게 묘사된다.9800원.●북한정권 탄생의 진실(시모토마이 노부오 지음, 이혁재 옮김, 기파랑 펴냄) 구 소련 공산당 정치국 사료(대통령궁 문서관 소장) 등을 토대로 아시아 냉전의 역사를 살폈다. 저자(호세이대 교수)는 ‘김일성이 1930년대 이후 항일 혁명투쟁을 이끌어온 결과 형성된 주체의 나라’라는 1998년도 개정 북한 헌법 전문은 정치 신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한반도에 진주한 구 소련 적군(赤軍, 제25군)의 지도 아래 만들어진 국가가 바로 북한이라는 것이다.9000원.●경복궁 근정전(신응수 지음, 현암사 펴냄) 흥선대원군이 중건한 이후 133년 만인 2003년 해체ㆍ보수 공사를 마친 경복궁 근정전에 대한 중수기(重修記).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인 저자는 도편수(목수의 우두머리) 최원식, 조원재, 이광규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관영 건축 기문(技門)의 계승자. 근정전은 하층 190평, 상층 146평으로 이뤄진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건축물로 임금이 집무를 보고 국가의식을 거행하던 조선왕조의 상징적인 궁궐 건물이다.5만원.●조영래 평전(안경환 지음, 강 펴냄) 1990년 마흔셋의 나이에 세상을 뜬 조영래 변호사에게 늘 따라다니는 형용어구가 있다. 인권변호사, 그리고 ‘전태일 평전’의 숨은 저자라는 것이다. 그를 우리 시대의 공동 기억으로 만든 이 두 가지 말 속에 그의 삶이 압축돼 있다. 인간 조영래의 다양한 면모(낙서벽, 술을 못하면서도 끝까지 술자리를 지킴, 헤비 스모커 등)도 들려준다.1만 5000원.●조선영화-소리의 도입에서 친일 영화까지(이화진 지음, 책세상 펴냄) 조선에 최초로 발성영화가 도입된 1935년부터 해방을 맞은 1945년까지의 영화사를 돌아보며 오늘날 한국 영화에 남아 있는 식민지의 흔적을 살펴본다.4900원.
  • [2006 정계 정기인사 인터뷰] 기업들 조직안정·실적·사기진작 중시했다

    [2006 정계 정기인사 인터뷰] 기업들 조직안정·실적·사기진작 중시했다

    재계의 정기 인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인사 내용을 되짚어보면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고경영자(CEO) 인사는 철저히 실적 위주로 이뤄졌고, 외부 수혈로 조직 분위기를 바꿔 보려는 기업도 나왔다.2·3세들이 주요 임원으로 승진하거나 CEO로서 전면에 나서는 등 경영 참여가 본격화된 것도 특징이다. 홍보맨들의 약진도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 오너 2·3세 전진배치 재벌가(家) 2·3세들의 과감한 승진도 줄을 이었다. 만연한 반기업정서 탓에 어느 정도 ‘눈치’를 살필 것으로 예상됐지만 꿋꿋하게 밀어붙이는 ‘배짱형’ 재벌가가 적지 않았다. 다만 금산법 등 ‘여진’이 여전한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전무 승진을 막판에 접었다. 경영수업과 후계 승계 등의 일정에 맞춰 과감하게 2·3세들을 승진시킨 곳은 대한항공과 현대백화점, 한국타이어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기내판매팀장을 차장에서 상무보로 두 단계나 승진시킨 데 이어 미국 유학중인 장남 조원태 경영기획팀 차장을 부장으로 승진시켰다. 현대백화점도 정몽근 회장의 차남 정교선 이사를 1년 만에 상무로 승진 발령냈다.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차남인 마케팅본부 조현범 상무도 전략기획본부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2004년 상무 승진 이후 2년 만이다. 최고경영자(CEO)로서 경영 전면에 등장한 후계자도 많았다. 기초소재 제조기업인 일진그룹은 허진규 회장의 장남 허정석 일진전기 전무와 차남 허재명 상무를 각각 일진중공업과 일진소재산업 대표이사로 임명해 경영승계 작업을 본격화했다. 애경그룹은 장영신 회장의 막내 아들인 채승석 애경개발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장 회장의 세 아들 모두가 CEO 대열에 합류해 2세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주방가구업체 에넥스도 창업주 박유재 회장의 차남 진호씨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으며, 한국도자기도 김동수 회장의 차남 영목씨를 리빙한국 대표이사로 발령냈다. 신세계는 이명희 회장의 사위 문성욱씨를 시스템통합(SI)업체인 신세계I&C 상무로 발령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삼성은 따가운 외부 시선을 의식해 상무 4년차인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상무를 전무 승진에서 뺐다. 이 상무는 근무 연차나 인사 고과를 따져도 충분히 승진할 수 있었지만 삼성과 삼성가를 둘러싼 여러 악재 탓에 유탄을 맞은 셈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그룹별 특징 ‘안정, 충격, 깜짝, 사기 진작….’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를 시작으로 이어진 그룹별 정기인사의 특징이다. 또 실적속에 승진이 있다는 점과 채찍 꺼내들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삼성의 정기인사 뼈대는 ‘안정과 유지’로 압축된다. 불안한 경영 환경을 앞에 두고 ‘장수’를 바꿔 조직의 안정을 해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계열사 사장단 가운데 정우택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을 빼고는 모두 유임됐다. 또 3명의 신규 사장을 포함해 455명의 임원들이 승진했다. 이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다. LG는 부진한 실적에 대해 충격요법을 썼다.LG화학은 전문경영인 3인방인 노기호 사장과 유철호, 여종기 사장 등을 모두 고문으로 위촉해 2선으로 후퇴시켰다. 환율과 고유가 파고에 시달린 LG전자도 임원 승진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 실적 없이는 승진도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 반면 가전분야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성공한 이영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발령내는 등 ‘신상필벌’을 분명히 했다. 현대·기아차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김익환 기아차 사장을 11개월 만에 퇴진시켰으며, 이에 앞서 1세대 가신으로 분류됐던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을 일선에서 퇴출시켜 세대교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동부그룹은 외부수혈에 의한 깜짝 발탁인사로 눈길을 끌었다.㈜동부 사장에 삼성 비서 출신인 조영철 전 CJ홈쇼핑 사장을 영입했다. 금호아시아나와 신세계는 ‘사기진작’형 인사가 특징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조종사 파업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신훈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사장을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냈다. 신세계도 최근 수년내 가장 많은 27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현대의 정기인사는 ‘현상유지’가 눈에 띈다. 현대는 현정은 회장 취임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만큼 현 사장단에 대한 신뢰가 깊다는 점이 이번 인사에서도 적용됐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홍보맨 ‘대약진’ 반기업 정서와 오너가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고 기업 이미지 개선에 온몸을 던진 홍보맨들도 승진으로 보상받았다. 지난해에는 기업과 기업 오너가를 향한 비판거리가 유독 많았던 터라 홍보맨들 역시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일선에서 마음 고생이 심했고, 때로는 구질구질한 일까지 도맡아 말끔하게 처리한 노고를 인정받아 대거 승진 대열에 올랐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홍보팀은 임대기 전무, 김준식 상무, 이종진 상무보, 한광섭 상무보가 함께 승진의 영광을 안았다. 삼성 오너가에 대한 뉴스를 지혜롭고 순발력 있게 대처한 실력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 김광태 전무와 노승만 상무보도 한 단계 승진했다. 김 전무는 20년간 홍보만 전담했으며, 삼성 공채 출신 첫 전무 승진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형제간 싸움 기사로 모든 신문을 도배질했던 두산그룹은 이계하 부장을 두산중공업 상무로 승진시키면서 기업문화팀장을 맡겼다. 현대INI스틸 김종헌 이사는 상무 승진과 함께 홍보·인사·총무 업무를 아우르는 경영지원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에서는 김문현 이사대우가 ‘대우’꼬리를 뗐다.STX 빈일건(㈜STX 경영관리본부장) 부상무는 상무로 승진하면서 STX조선 기획관리본부장을 맡았다.㈜LG 유원 상무도 임원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CJ의 대표적인 홍보맨 신동휘 상무와 조원용 아시아나항공 이사, 서강윤 대한항공 상무보도 올해 첫 임원이 됐다. 건설업체 홍보맨들도 약진했다. 현대건설은 손광영 상무와 정근영 부장이 각각 전무, 상무보로 승진했다. 대우건설 남기혁 상무보는 ‘보’를 떼는 동시에 건설업체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국내 영업본부 공공공사 영업 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보담당 임원 자리는 남 상무 옆에 있던 홍기표 부장에게 상무보로 승진시키면서 넘겨줬다. 반면 홍보 임원에서 물러난 경우도 있다. 한진그룹 최준집 홍보 담당 전무는 옷을 벗은 경우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발언대] 농업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김재수 주미 대사관 농무관

    지난해부터 금년 초까지 우리 농업 부문은 참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다. 생활이 어려워 자살하는 농민이 생기고, 쌀 협상 비준을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올해는 그러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농업문제 해결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농업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농업구조 조정이 안돼 어렵다고 한다. 참으로 순진하고 단순한 상황 인식이다. 우리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4∼5배 빠르게 압축성장하는 바람에 한국 농업은 구조조정이 너무 빠르게 일어났다.50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거의 60%를 차지하는데 구조조정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구조조정은 과거의 실패 사례로 충분하며 구조조정만으로 농업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둘째 선진국 농업은 문제가 없는데 우리나라만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잘못된 인식이다. 세계 최대의 농업국가인 미국도 농업문제로 어려움이 많다. 농업보조금을 대폭 감축하고 수출보조도 제한하라는 압력을 국제적으로 받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농민단체나 의회가 반대한다. 특히 농업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농업정책을 개혁하라는 요구가 국내적으로 제기된다. 엄청난 규모의 농업 지원에도 불구하고 농촌 생활이나 교육 및 복지수준은 나아지지 않아 농민 불만은 증대된다. 다국적 기업이나 대규모 농가만 살찌우고 미국 농촌과 농업의 뿌리가 되는 가족농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몇가지 대책이나 단기 처방으로는 현재의 농업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미국 스스로도 평가한다. 셋째 개방화의 세계적인 추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민의 주체적인 인식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 틈새를 찾으면 희망과 비전이 보인다. 한국산 파프리카에 2억불에 이르는 미국의 파프리카 시장이 지난해 열렸다. 지난 주 미국 최대의 농민단체인 미국 농업연합(AFBF)의 밥 스톨먼 회장은 “수십년간 미국 농업을 지켜주던 튼튼한 다리가 내려 앉기 시작했다.”고 하면서 이제는 과거의 정책에 안주하지 말고 변화하자고 주장하였다. 농민단체의 주체적인 인식 변화가 매우 인상적이다. 넷째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1862년 농무부를 창설하면서 부처의 이름을 농무부라 하지 않고 ‘국민의 부처(people’s department)’라고 하였다. 농민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부처이며 국민 모두의 부처라는 생각과 사상이 담겨 있다. 우리도 농림부를 전체 국민의 부처로 인식해야 한다. 농업을 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며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김재수 주미 대사관 농무관
  • 시중銀 中企대출 ‘각축전’

    시중銀 中企대출 ‘각축전’

    ‘중소기업인 천하지대본(中小企業人 天下之大本)’ 국책은행이나 시중은행 가릴 것 없이 은행장들은 요즘 입만 뗐다 하면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외치고 있다. 은행의 중소기업 담당자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전략회의를 하며 행장들의 ‘약속’을 구체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2006년 은행간 영업경쟁의 서막이 중소기업대출 쪽에서 올려지고 있는 셈이다. 과거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강화 전략은 대부분 ‘구두선’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모든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돕겠다고 외쳤지만 대출이 오히려 줄어든 은행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에는 다를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이 한계에 이르러 중소기업대출을 늘리지 않고서는 은행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말부터 은행의 공익성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터라 중소기업 대출은 공익성 홍보 차원에서도 매력적인 사업이다. ●기업·국민·우리은행 자존심 건 한판 승부 올해 중소기업 대출 경쟁은 기업·국민·우리은행간 ‘3파전’으로 압축된다.2004년 말부터 중기대출 잔액에서 국민은행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기업은행은 지난해 46조 6900억원에 이르는 대출을 일으켜 전년 대비 6조 5500억원 이상을 늘렸다. 이는 은행권 전체 순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액수다. 기업은행은 올해 대출 순증액을 8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강권석 행장은 9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전국을 돌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 지원 사업설명회’를 갖는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31조 9600억원의 대출 실적을 기록, 시중은행에서는 가장 많은 2조 6400억원의 증가액을 보였다. 특히 국민은행과의 대출잔액 격차를 5352억원으로 좁혀 2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중기대출이 부실화하더라도 담당자의 책임을 면제하는 특별대출 상품을 도입키로 하는 등 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킬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2002년 합병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 정책에 따라 2003년까지 중소기업 대출을 9조 2000억원 가까이 늘렸다가 대규모 부실로 비싼 ‘수업료’를 치러야 했다.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실 여신 정리에 주력한 결과, 대출 잔액이 6조원 이상 줄었다. 국민은행은 부실 정리가 끝났다고 보고 명예회복을 위해 올해 중소기업 대출을 2조원 가량 늘릴 계획이다. ●“담보 위주 대출 탈피할 것”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통합 과정에서 두 은행에 모두 대출을 받은 중복고객의 이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통합 시너지를 활용해 신규 대출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중소기업 밀집지역에 11개의 영업망을 확충하고, 설비투자를 위한 시설자금 대출에 초점을 맞춘 대출상품을 개발해 주요 공단지역에서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담보 위주의 중기대출을 해온 은행들의 관행으로 볼 때 올해도 ‘용두사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실제로 중소기업협동조합이 462개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한 업체 중 신용대출을 받은 곳은 11.7%에 불과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담보가 있는 업체들을 서로 빼앗는 경쟁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큰 성장세를 기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기업금융부 허진 팀장은 “올해 영업 목표는 단순한 대출금 확장이 아닌 신규고객 확보에 있다.”면서 “예금이나 환전으로 첫 거래를 튼 소호(SOHO·영세자영업자)기업이나 중소기업 고객까지 잠재적 대출 고객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단시일 내에 실제 대출고객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2000억원 청산비용 분담도 문제

    2000억원 청산비용 분담도 문제

    8일 잔류 인력의 철수로 신포 경수로의 미래는 완전히 접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핵위기가 해소돼 신포 경수로가 부활되는 상황이 오리란 일말의 기대도 찾아보기 힘들다. 남은 것은 청산을 둘러싼 ‘돈’ 문제다. ●인력 완전 철수, 새로운 협상의 시작 지난 10년간 경수로기획단을 이끌어온 장선섭 단장은 이날 미·일의 KEDO 사무국 직원들과 함께 신포로 가 잔류인력을 데리고 왔다. 그는 “북한측이 손을 흔들며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이같은 반응은 북한측이 이번 인력철수 문제를 과거처럼 ‘위협’ 카드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향후 새로운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으로 미측과의 핵협상과정에서 경수로건설 요구와 함께 손해배상문제를 꾸준히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2월19일자 ‘상보’에서 “경제적으로 직간접적으로 수백억 달러의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며 미국의 보상을 강조한 바 있다. 북측의 반출불가 조치로 억류된 기자재는 455억원어치. 굴착기 지게차 크레인 공기압축기 유조차 수조차 화물트럭 앰뷸런스에다 각종 통신 의료 전산 설비, 생활비품 건설자재 등의 장비가 북한 소유라는 계산이다. ●청산비용 2000억원은 누구 부담 지난해 11월 KEDO집행이사국인 한·미·일·유럽연합(EU)의 회의에서 최종 종료 선언에 합의하지 못한 것은 청산 비용 분담액, 즉 공사참여업체에 대한 위약금, 각종 피해보상을 둘러싼 참가국간 이견 때문이다. 경수로 건설비용은 1998년 11월 국가간 재원분담 결의에 따라 한국이 70%, 일본이 22%를 분담키로 했지만 청산비용 문제는 포함돼 있지 않다. 우리 정부는 11억 3700만 달러를 이미 투입했고,KEDO 행정비용도 300억원을 들인 마당에 청산비용을 과도하게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로선 경수로 종료 대신 독자적 대북 송전 공급을 제안해 놓은 상황에서 청산비용을 많이 부담하게 되면 여론의 비난이 뻔하기 때문이다.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대상은 대부분 우리 업체들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열린세상] 압축성장의 그늘을 넘어서/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역사란 어떤 의미에서 매우 정직하다. 지난 역사를 만들었던 정치적 결정과 인식체계는 반드시 특정한 현상이나 사건으로 현대사의 현장에 나타난다. 숨기고 싶어도 숨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황우석 교수의 시대적 희극, 혹은 비극에 묻어 있는 역사의 흔적은 무엇인가? 왜 황 교수는 그처럼 무모하게 논문을 조작하려 했으며, 한때 황우석 신드롬에 빠져 국민들이 보여줬던 열광적 환호의 인식적 정체는 무엇인가? 왜 황 교수는 대한민국의 원천기술 운운하며 끝까지 국민들을 자신의 논문조작에 공범으로 만들려 했던가? 새해 벽두의 허탈, 분노, 좌절감 이전에 이 사태의 현재적 성찰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황 교수 파문은 한국 근대화의 그늘이다. 압축성장의 신화에 매몰되었던 일그러진 우리의 자화상과 다름없다. 우리들은 성과 제일주의의 인식에 젖어 있었음을 자백하지 않을 수 없다. 윤리나 도덕, 정의의 문제는 한가로운 사치쯤으로 생각해 왔던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급속한 근대화는 물질적 풍요로움의 욕망을 키워왔다. 이른바 ‘대박의 꿈’으로부터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일확천금의 투기는 재테크의 신기(神技)로 변장하고, 모두들 “부자되세요.”라고 외치며 서로에게 대박의 최면을 걸고 있지 않은가. 황 교수의 연구에 국민들 대부분이 열광했던 것도 생명공학 관련 새로운 산업분야가 잭팟(jackpot)을 터트릴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가졌기 때문이다. 또한, 황 교수 사태에서 국익 우선주의가 지나치게 우리들 인식세계를 지배하고 있음을 본다. 세계화시대가 도래한다고 외쳐대면서 국가경쟁력과 관련된 것은 거의 무비판의 영역이 되어 왔다. 황 교수가 국민들을 후원군으로 삼고 비판의 칼날을 무디게 만들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도 그같은 국민정서가 존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맹목적 애국주의, 민족주의의 한 단면이다. 동시에 우리는 서구 선진사회에 대한 동경과 맹종이 여전히 우리의 의식세계를 포박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외국학술저널에 대한 맹신으로부터 황 교수 사태가 발단되지 않았다고 감히 누가 자신할 수 있으랴? 오늘날 한국의 대학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외국 학술저널에 목을 매고 있다. 외국 학술저널 게재 유무가 대학의 연구력 성과를 가늠하는 거의 유일한 기준이 되어버린 사회다. 황 교수 사태는 ‘자가발전’의 전형이다. 막무가내식의 자가발전을 비평없이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세상을 살아 왔다. 아름다웠던 전통인 겸양지덕은 어느 틈엔가 실종된 것 같다. 혼자 잘났다고 떠벌리면서 언론매체를 통해 사람들의 눈과 귀를 선점하려 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자가발전이 통한다고 믿고 한층 조바심을 내면서 자신도 같은 패턴을 답습해나가는 보통 사람들의 인식구조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경쟁심리에 몰두해 있는가를 여실히 방증하는 사건이 황 교수 파문이다.“아무도 2등은 기억해주지 않는다.”라는 문구를 주문(呪文)처럼 되뇌면서 한국인들은 오로지 앞으로만 달려가기를 요구받아 왔다. 경쟁이 불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문제는 경쟁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는 참담한 의식에 우리가 너무 압도되어 있다는 말이다. 다투어야 한다는 의식, 남을 제치고 올라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우리 의식세계를 장악하면서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공동체 의식을 희박하게 만들지 않았는지 이제 심각하게 자문해 봐야 한다. 황 교수 사태는 압축성장의 그늘을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면서 자성과 성찰의 계기로 삼지 않으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는 요원한 프로젝트로 남을 뿐이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 [정치플러스] 한나라 원내대표 이재오 출사표

    3선의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6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오는 12일 치를 원내대표 경선 주자는 3선의 김무성 전 사무총장과 안택수 의원, 재선의 고흥길 의원 등 4명으로 압축됐다. 당 역학관계로 볼 때 경선은 김 의원과 이 의원의 ‘2강 구도’가 될 전망이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합된 힘으로 대여 투쟁을 올바르게 해서 나라와 당을 안정시켜 달라는 대부분 의원들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 [주말화제] 이야기의 힘 ‘왕의 남자’ 한국형 새블록버스터로

    [주말화제] 이야기의 힘 ‘왕의 남자’ 한국형 새블록버스터로

    연산군 시대의 궁중광대 이야기를 그린 ‘왕의 남자’(제작 이글픽쳐스·씨네월드·감독 이준익)가 영화 보길 꺼리는 40∼50대마저 극장으로 끌어당기고 있다.TV드라마 수준의 저예산, 영화계에서 약점으로 꼽히는 사극물, 톱스타 부재라는 결정적 장벽을 뚫고 개봉 9일째 200만명 관람의 기록을 세웠다. 새해 벽두를 강타하고 있는 영화 ‘왕의 남자’의 돌풍에는 관람층의 이런 폭넓은 지지가 자리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흥행돌풍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는 첫날에만 전국에서 20만명이 본 뒤, 주식시장과 동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킹콩’‘태풍’‘나니아 연대기’ 같은 흥행이 예견됐던 쟁쟁한 블록버스터(초대작)들을 따돌리고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선전이다. 개봉 전만 해도 이름만으로 관객을 몰아올 주인공이 없고, 순제작비가 44억원에 불과한 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장르가 약점들로 지적됐다. 흥행에는 실패할 것이라던 ‘왕의 남자’가 왜 예상을 보기 좋게 깬 것일까. ●뛰어난 연기·화려한 볼거리 한몫 흥행 포인트는 여러가지로 꼽힌다. 작품의 높은 완성도와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 등 배우들의 압축미 넘치는 연기가 첫째. 여러 핸디캡을 가볍게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강점으로는 무엇보다 ‘이야기의 힘’을 들 수 있다. 평론가 전찬일씨는 “영화의 규모를 떠나 한국관객들이 작품에서 가장 중시하는 요소가 이야기의 짜임새인데, 무의미하거나 허튼 장면이 없는 촘촘한 화법이 압권”이라면서 “왕권(王權)과 신권(臣權)의 대립을 통해 자연스럽게 계급의식을 건드린 주제접근도 대중에 먹혔다.”고 짚었다. 연극 ‘이(爾)’에 바탕을 둔 한 탄탄한 원작, 적은 제작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빚어낸 화려한 볼거리도 한몫했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한국 최대 블록버스터 ‘태풍’과 비교해도 ‘왕의 남자’의 약진은 놀랍다. ‘태풍’은 23일 만인 지난 5일에야 전국관객 400만명을 넘어섰다. ‘왕의 남자’의 개봉 첫날 스크린 수는 평균치에 못 미치는 전국 225개. 탄력을 받자 7,8일의 예상 스크린 수가 340개로 늘어났고 인터넷 사이트에서의 예매율도 개봉 첫 주말과 비교해 갑절로 껑충 뛰어오르는 등 연일 이색기록을 생산 중이다. 그러나 ‘왕의 남자’의 선전은 단순한 산술적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다.801만명의 관객을 불렀던 ‘웰컴 투 동막골’에 이어 ‘NKB(새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모델을 제시해 영화인들의 제작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MK픽쳐스 심재명 대표는 “대규모 예산, 스타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고도 영화를 흥행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또 하나의 작품”이라며 “스타파워나 컨셉트에 기대지 않는, 완성도로 승부하는 작품들이 향후 한국영화의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대로라면 ‘왕의 남자’는 10일쯤 3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40∼50대 중장년층이 움직이고 있어 “500만명도 무난히 넘길 듯하다.”는 것이 제작사측의 예상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발명,신화를 만나다/유다정 지음

    부모들이 아이들 서가에 한두권쯤은 꽂아주고 싶은 책의 주제를 꼽으라면,‘발명’과 ‘신화’가 포함되지 않을까. 창비에서 펴낸 ‘발명, 신화를 만나다’(유다정 글, 오승민 그림)는 그 둘을 한데 아울러 실속을 챙겨주는 듬직한 읽을거리다.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신화에서 발명이 시작되었다.”고 단언한 지은이는 모두 9개 소재로 나눠 요리조리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비행기 나침반 문자 비단 불 농사 피리 반지 북 등. 소재 하나하나가 모두 인류문명사의 주요 동력이 된 굵직한 것들이어서 더욱 흥미롭다. 자, 그렇다면 비행기의 발명 역사는 어떻게 신화와 손잡을까.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의 다이달로스에게서 가지를 뻗는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이달로스는 만들기를 아주 잘했어.”라고 운을 뗀 책은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은 소원을 이루려 그가 아들 이카루스에게 밀랍 날개를 달아주기까지의 신화 속 이야기를 먼저 들려준다. 그 다음 장에 이어지는 ‘본론’. 비행기를 만들고 싶어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열기구와 수소기구의 등장 등을 거쳐 라이트 형제의 동력비행기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압축된다. 시원시원한 삽화 덕분에 책읽기가 지루하지 않아서 더 좋다. 초등생.1만 3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책꽂이]

    |실용| ●전략가의 리더십(엄광용 지음, 나무의꿈 펴냄) 중국 춘추시대 책사들의 지략을 현실에 접목시킨 리더십 지도서. 천하경영의 기본은 인간경영임을 강조한다.1만원. ●14가지 원리만 알면 너무나 간단한 회계공부(이시이 가즈히토 등 지음, 양영철 옮김, 거름 펴냄) 소설의 형식을 빌려 회계의 핵심 원리 14가지를 설명. 수익비용대응의 회계원칙, 감가상각, 비용배분, 충당금, 원가 계산, 자본의 원천별 분류 등의 개념을 풀이한다.1만원. ●경영의 심리학(에리크 알베르 등 지음, 이세진 옮김, 아라크네 펴냄) 심리학적 도구를 활용해 조직문화를 향상시키고 성과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설명. 기업의 효율성 극대화주의를 비판하며 직원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보람을 느끼는 풍요로운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1만 2000원. ●시사 IT용어 따라잡기(김학진 지음, 아이뉴스24 펴냄)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모바일주소(WINC), 문자서비스(SMS) 등 IT용어 200여개를 골라 풀이했다. 부록으로 게임용어와 인터넷에서 널리 쓰이는 은어 등도 소개한다.1만 5000원.|초등·청소년|●철학자는 왜 거꾸로 생각할까?(요술피리 글, 노현정 그림, 올벼 펴냄)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헤겔, 사르트르 등 인류사를 빛낸 철학자 11명의 사유세계를 귀띔한다. 주인공들의 철학세계를 짧게 압축했지만, 이야기체로 묘사해 이해하기가 한결 더 수월하다. 초등생.1만 9000원.●호기심, 달나라에 착륙하다(고래발자국 지음, 이루다 그림, 디딤돌 펴냄) 고요의 바다(달)에는 물이 있을까, 달의 모양은 왜 변할까, 모두가 잠든 밤사이 달은 어떻게 움직일까…. 과학시간에 초등생들이 머리를 긁적일 만한 달에 관한 모든 궁금증들을 이야기체의 설명, 그림, 사진 등을 곁들여 풀어준다. 초등생. 각권 7000원.●내 마음의 수호천사(신현수 글, 김영장 그림, 푸른나무 펴냄) 평범하지만 화목했던 가정에서 자라난 초등 6학년 은별이. 위암 말기 진단을 받은 엄마를 갑자기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과 마지막 사연들, 아픔을 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이야기가 눈물샘을 건드린다. 가족의 참의미가 책장을 덮을 즈음 차분히 지면위로 도드라진다. 초등생.7800원.|유아·아동|●지구는 돕니다(안느 브루이야르 글·그림, 곽노경 옮김, 미래M&B 펴냄) 찬바람에 끽끽 우는 나무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철따라 바뀌는 풍경…. 지구의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웅변하는 철학적 감성이 돋보이는 그림책.5세 이상.9000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