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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보고 ‘다큐멘터리’로 재구성

    지식보고 ‘다큐멘터리’로 재구성

    EBS ‘다큐프라임’은 17~19일 밤 9시 50분 ‘다큐의 재구성’을 방송한다. 제작진은 ‘다큐프라임’을 통해 방송됐던 100여편의 다큐멘터리 가운데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작품들을 골라 새로운 메시지와 시각을 더하는 방법으로 재구성했다.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상 스튜디오를 도입하고 주제와 관련한 인터뷰도 보강했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고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와 오은영 박사, 소설가 김탁환, KAIST 정재승 교수, 가수 이상은 등이 출연한다. 1부 ‘산다는 것은’은 사랑의 결실인 결혼을 통해 만남과 부부, 사춘기 자녀 등 누구나 고민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일과 직업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살펴보고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어른들의 진중한 시선을 보여준다. 2부 ‘지금은 스토리 시대’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외에 정치와 기업, 광고 등 사회문화 곳곳에 숨은 스토리의 비밀을 밝혀본다. 한국의 대표적인 이야기꾼인 정재승 교수와 김탁환 작가가 우리 시대 스토리의 의미와 창의적인 스토리를 만드는 방법을 들려준다. 3부 ‘다큐로 세계여행’은 여행자의 시선으로 세계 각국 예술가들의 고뇌와 열정의 흔적을 더듬고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를 들여다본다. 죽기 7시간 전까지도 연필을 놓지 않았던 베트남 화가 부이수언파이를 비롯해 피카소,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에 이르기까지 예술가의 고뇌와 열정을 만난다. 문명화된 서구화를 버리고 전통으로 회귀한 바누아투 사람들, 우리나라 과거와 너무 닮은 히말라야 말레 사람들을 통해 이 시대 진정한 행복의 의미도 돌아본다. 제작진은 “다큐멘터리에는 한권의 책으로 엮을 수 있을 만큼의 지식과 철학이 담겨 있다.”면서 “이런 지식의 보고를 압축 재구성하여 다큐를 보는 또 하나의 방법과 시각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그의 토속 소재 서양화엔 은근한 웃음이…

    그의 토속 소재 서양화엔 은근한 웃음이…

    해와 달, 가족, 나무, 새, 소 같은 토속적 소재를 서양적 화법으로 소화해낸 화가. 큰 규모의 그림을 그리기보다 자그마한 화폭에다 밀도 높은 그림을 남기길 원한 화가. 오직 화폭 앞에서 진실해지기 위해 서울대 교수직도 내다버린 채 술을 벗삼아 좁디좁은 화실에 스스로를 가둔 화가. 갤러리현대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은 서양 유화에 한국적 요소를 섞어 넣은 고(故) 장욱진(1917~1990) 화백의 20주기를 맞아 14일부터 유화작품 등 모두 70여점을 전시하는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 초기작인 ‘마을’(1947년작)에서부터 숨지던 해 죽음을 예감하듯 예전과 달리 하얗게 텅빈 집을 그려둔 ‘밤과 노인’(1990년작)에 이르기까지, 미묘하게 변화했던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는 토속적인 색채에서 출발해 순수추상적 경향을 실험하다 수묵화나 민화 등 전통 회화적인 요소를 끌어오기도 했다. 작품세계를 웅변하는 작품은 역시 1951년작 ‘자화상’. 전쟁통이라 제대로 된 캔버스도 구하지 못해 조그만 갱지 위에 그린 이 그림에서 화백은 자신을 멋드러진 연미복 차림에다 우산까지 갖춰 든 신사로 표현했지만, 이 인물을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길에다 배치했다. 서양화를 배운 이가 한국적으로 작업해 나간다는 것이 어쩌면 이처럼 어색한 일일 수 있겠으나 그래도 강아지와 새가 나를 알아보고 뒤따르니 그 아니 즐겁겠는가, 라는 선언이자 스스로에 대한 독려다. 멀리 번화한 거리를 배경으로 나무 그늘 아래 편안히 팔베개를 하고 누운 1957년작 ‘수하’(樹下) 역시 ‘남들이 뭐라건 나에게는 나무 그늘 하나면 족하다.’고 말하는 작품이다. 이런 담담한 여유를 품고 있었던 장 화백이었기에 그의 작품에서는 은근한 웃음이 묻어나온다. ‘가족도’(1973년작)를 보면 해와 산과 새와 나무가 있고 집이 있는데, 오른쪽 초가집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4명의 가족 모습이 익살맞다. 마치 대처에 바람 쐬러 나온 듯한 일가족의 어설픈 기념사진 같다. 그 아래 드리워진 빨간 그림자는 그 집의 온기를 드러내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형태를 단순화하고, 집이나 다른 사물을 그릴 때 옆모습으로 그리되 위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내용을 채워 나가는 모습들이 이채롭다. 몇몇 작품에서는 상형문자 수준으로 대상을 압축하는 것도 눈에 띈다. ‘소’(1953년작), ‘반월’(1988년작), ‘나무’(1988년작) 등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있다. 성은진 갤러리현대 팀장은 “장 화백은 유화 작가 가운데 작품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하는데 이는 골똘한 명상 끝에 밑그림 없이 좁은 화폭에다 붓 한획 한획에 의미를 담아 그리는 작업 스타일 때문”이라면서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겠지만 느긋하게 그림을 보면서 철학적인 맛을 느끼며 여유와 멋스러움을 유추해 보면 그림의 참맛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장 화백은 비교적 작품이 잘 관리된 작가로 꼽힌다. 가난한 화가 대신 생계를 책임져야 했음에도 “나는 남편의 지팡이요, 그이는 나의 눈”이라며 남편의 작품에다 번호를 매기고 사진까지 찍어뒀던 부인 이순경(91)씨 덕택이다. 덕분에 이번 전시를 계기로 영문판 화집 ‘장욱진’(마로니에북스 펴냄)까지 나왔다. 화백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도 있고, 말년 작업실이었던 경기 용인의 화실도 복원했다. 오는 21일 오후 2시에는 맏딸이자 장욱진미술문화재단 이사인 장경수씨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도 갖는다. 다음달 27일까지. (02)2287-3500. 관람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 3파전 압축

    오는 25일 치러지는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가 3파전으로 압축됐다. 9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제23대 임원선거 후보등록이 시작되면서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들의 등록과 출정식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등록 첫날인 지난 6일 김주영 전력노조 위원장(위원장)-양병민 금융노조 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가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양 후보조는 출정식에서 “노조법 개정 과정에서 한국노총이 이 땅의 노동대중을 대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공약으로는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무조건 파기 ▲노조법 전면 재개정 ▲근로기준법 및 비정규직관련법 개악 저지 ▲노동운동의 원칙과 이념 재정립 ▲사회연대의 틀 복원 ▲한국노총 위상 제고 등을 제시했다. 문진국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배정근 공공연맹 위원장 예비후보조도 이날 선거사무소 개소식 겸 발대식을 개최했다. 문-배 예비후보조는 “위기와 분열의 한국노총에 진정한 통합과 화합을 이뤄내고 한국노총의 위상 정립과 노동계의 총체적인 위기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출마하게 됐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 임원 임기 중 정계 불출마 선언 ▲정책연대 무조건 파기 ▲노조법 전면 재개정 투쟁 ▲노총 상임 집행부 임기 중 중간평가 실시 ▲현장 직통의 열린 노총 건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밖에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한광호 화학노련 위원장 예비후보조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10일 등록한 뒤 11일 출정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한 예비후보조는 출정식에서 정책연대 파기와 노조법 전면 재개정 등을 담은 공약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나경원 “與·野 동시 국민참여 경선하자”

    나경원 “與·野 동시 국민참여 경선하자”

    “국민이 원하고, 국민이 참여하고, 국민을 위하는 공천을 하자.” 한나라당은 9일 이 같은 취지의 19대 총선 공천 밑그림을 공개했다. 당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은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개혁의 핵심 원칙으로 ▲국민지향 공천 ▲객관적인 평가지수 개발을 통한 공천 ▲공심위 폐지와 공천관리위원회 신설 ▲여야 동시 경선 실시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기득권층’인 현역 의원들의 반감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어서 공천 개혁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 최고위원은 “정당이 국민이 아닌 ‘그들만의’ 정당이 된 데는 사실상 이익집단화된 계파에 의해 움직이는 것에 핵심이 있고, 그 출발점은 바로 공천에 있다.”면서 “이제는 공천권을 계파의 보스에서 국민에게 돌려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위는 우선 취약·전략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의 경선 실시를 원칙으로 내걸었다. 먼저 자격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3명 이내로 압축한 뒤 현재 대통령후보 선거인단 선출규정(책임당원 20%, 일반당원 30%, 국민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을 준용한 선거인단을 구성해 경선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선거인단 규모 확대와 인터넷 및 모바일 투표 등 새로운 투표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자격심사 단계에선 현역의원도 지역활동 평가(교체지수, 경쟁력, 적합도)와 의정활동 평가(법안발의 횟수, 의총 및 당 주요 행사 출석률, 출입기자 평가 등)를 통해 기준치에 미달하면 과감히 탈락시킨다는 구상이다. 신인 정치인 및 비례대표 후보자에 대해선 경쟁력·인지도·당기여도 등의 항목으로 평가하되 객관화된 심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지수개발팀’을 만들 계획이다. 특위는 ‘계파 대리인 협의체’식으로 운영되어 온 공심위는 폐지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신 경선 관리에 비중을 둔 공천관리위원회 신설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또 민주당 등 야권에 ‘여야 동시 경선’ 실시를 제안했다. 국민 참여도를 높이는 동시에 경선 여론조사 과정 등에서 상대당을 방해하기 위한 ‘역선택’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공천관리위원회 선거일 6개월 전 구성 ▲선거일 3개월 전 공천 완료 ▲여성·장애인 후보자 가산점 부여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달 안에 개혁안을 최고위원회에 상정한 뒤 의원총회 결의 등을 거쳐 2월 안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중진 의원은 “대선 직전에 치러지는 19대 총선의 특성상 지역 기반을 다져온 현역의원들을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내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면서 “특위안에 공감은 하지만 당장 적용하기에는 무리”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내 논의 과정에서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부피 큰 겨울옷 보관해 드려요”

    춥고 눈이 자주 내려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겨울은 장마철만큼이나 세탁으로 주부들이 속을 끓이는 때다. 이불은 막대기로 탁탁 쳐서 일광 소독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주부라면 창문조차 열기 어려운 겨울이 답답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자주 마른 기침을 하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이불 세탁이라도 자주 해야겠지만 가정용 세탁기로 부피 큰 이불을 빨면 찢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부피가 큰 겨울옷은 세탁뿐 아니라 보관도 어렵다. 사계절이 있다 보니 옷장에는 당장 입지 않는 옷과 침구류들이 넘쳐난다. 옷장 문을 닫기조차 어렵다면 의류 보관 서비스를 이용해 보면 어떨까.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코트, 점퍼 등의 겨울옷과 소재가 얇아 보관이 쉽지 않은 여름옷, 두꺼운 이불, 커튼 등을 맡아 세탁해서 장기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해 준다. 세탁 전문 기업 크린토피아의 대형 의류 보관센터는 의류 보관 최적의 환경인 25도의 온도와 습도 40~60%를 유지하고 햇빛 차단장치가 옷의 변색을 막아준다. 의류 보관은 세탁 접수를 할 때 세탁 요금의 50%를 추가하면 기본 6개월 동안 이용 가능하며 한 달 단위로 추가 비용을 내고 연장할 수 있다. 겨울 침구류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면 진드기와 미세먼지, 유해세균까지 제거해 준다. 추가비용을 내면 이불을 5분의1 크기로 줄여주는 진공압축 포장 서비스도 제공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1월효과 맹신하단 쪽박

    1월효과 맹신하단 쪽박

    연초부터 코스피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다. 6일 코스피지수는 2077.61로 전일보다 4.94포인트(0.25%) 내렸지만 지난해 말(2051)과 비교하면 25포인트 이상 높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월 효과의 실체에 대해 논란 중이다. 1월 효과가 널리 쓰이기는 하지만 투자를 위한 근거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1월 효과는 세계 주요 증시가 연초에 다른 달보다 지수가 더 많이 오른다는 의미다. 연말 산타랠리를 미국의 크리스마스 연휴가 이끈다면, 최근에는 중국 경제가 부상하면서 중국의 춘제(春節) 소비 증가가 1월 효과를 견인하고 있다. 1월 효과는 정부의 정책기조와 기업의 사업·투자계획 발표 등이 밝은 전망을 많이 담고, 이에 주식시장에 적극적인 매수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수가 상승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특히 한해 전망이 좋을 때는 연초 자금 집행이 대거 이뤄지면서 주가 상승률도 함께 높아진다.”면서 “이 때문에 1월을 ‘한해 증시의 압축판’이라고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00~2010년 11년간 국내 증시의 1월 효과는 미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의 월별 평균 상승률 중 1월은 0.52%로 전체 12개월 가운데 5번째로 낮았고 평균치(0.82%)에도 미치지 못했다. 11월(3.75%)이 가장 높았고 4월(2.46%), 12월(2.15%) 순이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전년도 연말 상승 추세를 다음해 1월에 그대로 이어간 것은 2002년 한번뿐으로 대부분 1월 초반에만 지수가 강세를 보이다가 약세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1월 효과가 전년 말의 상승 추세를 뒷받침하기보다는 단기 조정의 빌미가 된 경우가 더 많았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1월 효과’가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동전던지기’로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1월 첫 주 등락률을 보면 두드러지는 강세가 없어 1월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버릴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이익, 유동성, 저금리 등 펀더멘털을 통한 상승 추세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최근의 증시 상승세는 지난해 유동성 효과와 더불어 최근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의 소비, 고용 등 경기 회복세로 인한 투자심리 회복이 이끌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1월 증시에는 악재도 남아 있다. 이미 고점 부담 때문에 이달 5~6일 증시가 조정을 받은 데다 통상 1월에 대거 쏟아지는 프로그램 매도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이 분석한 지난 10년간(2001~2010년) 월별 프로그램 매매 동향을 보면 매년 1월 평균 7300억원가량이 순매도됐다. 또 10차례 가운데 7차례가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선물·옵션만기일 이후 프로그램 순차익잔고는 1조 3000억원가량 증가, 지난해 11월 11일과 같은 ‘옵션쇼크’까지는 아니어도 충격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이경주·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물가가 걱정이다] (중) 상승 원인

    [물가가 걱정이다] (중) 상승 원인

    최근 물가급등은 사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국은 경기회복을 위해 돈을 많이 풀었고 이 돈은 자본시장의 유동성 과잉으로 이어졌다. 투자처를 못 찾은 돈이 몰린 곳은 다름 아닌 원자재 시장. 이 같은 단기투기성자금은 현재 원자재 가격의 인상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금융위기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선택한 탈출법이 물가상승을 부추긴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고환율 정책을 유지한 덕에 지난해 6%대 성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기록했다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국내·외 자본이 만든 유동성이 인플레 압력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 인플레 압력을 부추길 위험요인들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고 그나마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는 변동성이 커 (언제쯤이면 안정이 될지) 속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임희정 현대경제 연구소 연구위원은 “차이나 플레이션과 원자재·원유가 상승, 이상 기온에 따른 곡물가 인상 등으로 압축되는 올 물가의 불안요인은 안타깝지만 언제 불안이 사그러들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장 위험한 요소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강세를 띄고 있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다. 유가는 각종 대외변수 중 물가에 가장 빨리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유가격이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가 오른다. 국내물가에 반영되는 시간은 불과 2주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일일 원유 소비량은 232만 7000배럴. 전세계 소비량의 2.7%에 해당해 한국은 세계에서 9번째로 석유를 많이 쓰는 나라다. 원자재는 원유보다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시간도 다소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전망이 좋지 않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1년은 구리와 주석 등 일부 금속에서 공급부진이 나타날 전망이 높은 가운데 중국이 자국의 수요 충족을 이유로 희토류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리스크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만성화 되는 기상이변으로 밀 등 곡물 가격 역시 상승압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최근 러시아는 가뭄을 이유로 밀 수출 금지 조치를 올 6월까지 연장했다. 현재 여름인 호주 곡창지대에서는 홍수가 발생해 작황이 부진할 전망이다. 이미 세계적인 기상 이변도 물가불안을 거드는 중이다. 유럽은 물론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의 기록적인 한파는 난방유 등 석유 수요를 늘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010년 석유수요를 하루 147만 배럴로 전월 전망치보다 15만 배럴, 올해 수요는 118만 배럴로 1만 배럴 늘려 잡았다. 유럽에 불어 닥친 한파 등으로 겨울 난방유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인플레를 수출하는 차이나플레이션도 걱정이다. 사실 우리 경제에 있어 값싼 중국산 제품은 인플레를 막는 비상수단 역할을 했다. 국내 가격이 오를 때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의 수입을 늘리거나 관세를 깎아 전체 물가는 내리는 효과를 누렸는데 더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의 제1교역국이다. 중국의 물가가 오르면 국내 소비자 물가는 물론 생산자 물가까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 지난해부터 한국의 수입물가 변동률은 중국의 생산자 물가와 연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임금 인상이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일 신년인사회에서 “영향력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는 차이나플레이션이 전이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올해 물가잡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물가여건이 어렵지만 널뛰게 놓아둘 수는 없는 상황인 만큼 전 부처가 협력해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초는 물가이고, 물가가 안정돼야 안정적 성장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정서린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 과학자들 ‘탄소나노튜브’ 신기원 열다

    한국 과학자들 ‘탄소나노튜브’ 신기원 열다

    한국 과학자들이 미래의 신소재로 꼽히는 탄소나노튜브를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높은 가능성만을 인정 받아온 탄소나노튜브를 상용화로 이끌 수 있는 획기적 발견으로 평가된다. 미국 브라운대 김경석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광렬 박사팀은 지난 4일 영국 ‘왕립학술원회보’에 게재한 논문에서 단일벽 탄소나노튜브가 물속에서 초음파에 의해 절단되는 과정을 정확히 규명했다고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원자가 6각형 벌집 모양으로 결합, 속이 빈 빨대 같은 형태로 이뤄져 있다. 굵기가 머리카락의 5만분의 1정도에 불과하지만 강철의 100배 이상의 강도와 15%의 변형에도 견딜 수 있는 탄성을 가져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그러나 워낙 가늘어 정밀한 가공이 힘들고, 대량생산도 쉽지 않아 가능성만 인정 받아왔다. 학계에서는 탄소나노튜브가 상용화될 경우 노벨상을 배출할 가장 유력한 분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탄소나노튜브를 물 속에 넣은 뒤 초음파를 쏘면 끊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떤 원리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량생산과 산업화의 기본인 정밀도를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연구에서 공동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실험을 통해 초음파를 가하면 초미세 거품이 형성되고, 이 거품이 붕괴하면서 탄소나노튜브에 힘을 가하면 튜브의 가운데 부분이 휘다가 끊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박사는 “거품 붕괴 압력이 탄소나노튜브에 가해지면 빨대를 양끝에서 가운데로 미는 것처럼 가운데가 직각으로 꺾이고 힘이 집중되는 부분의 탄소 원자가 마치 지퍼가 풀리는 것처럼 끊어지는 것”이라면서 “압축 과정에서 탄소나노튜브 곳곳에 비틀린 흔적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형된 흔적은 탄소나노튜브의 상용화 과정에서 전기나 재료적 특성을 만드는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멸종 ‘매머드’ 부활하나…코끼리로 배양

    멸종 ‘매머드’ 부활하나…코끼리로 배양

    일본의 과학자들이 올해부터 1만년전 멸종한 매머드를 복제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현지 긴키대의 이리타니 아키라 교수 연구팀은 냉동세포에서 정상적인 DNA를 추출하는 기술로 올 여름 양질의 매머드 조직을 러시아의 과학연구소에 제공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핵을 뺀 코끼리 난자에 매머드의 세포핵을 결합시켜 매머드의 유전자를 가진 복제 배아를 생성한 뒤 대리모 코끼리의 자궁에 옮겨 새끼 매머드를 탄생시킬 계획이다. 지난 1997년부터 시작된 이번 연구는 시베리아의 얼어붙은 땅에서 3회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매머드의 피부와 근육 조직을 얻었다. 하지만 당시 세포핵의 대부분이 얼음결정으로 굳어져 사용할 수 없어 이 계획은 연기됐었다. 그러나 2008년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 발생·재생 과학종합 연구센터(고베시)의 와카야마 데루히코 박사가 16년간 죽은 상태로 냉동된 생쥐의 세포에서 복제생쥐를 탄생시키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리타니 교수 연구팀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압축조직에 2~3% 포함된 양질의 세포핵을 손상없이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매머드의 복제 배아 생성에 성공하면, 동물 체외수정은 미야시타 교수와 미국 연구팀이 맡아 대리모인 아프리카 코끼리로 이식하게 된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5~6년 뒤 매머드 새끼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리타니 교수는 “복제 배아가 된다면 자궁이식 전에 사육 및 공개 방식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탄생 후 생태와 유전자를 자세히 조사하고, 멸종 이유 등의 연구를 진행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가디언)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키키·포포 귀엽죠?

    키키·포포 귀엽죠?

    특허청은 5일 캐릭터 ‘키키·포포’ 선포식을 가졌다. 특허청 캐릭터 ‘키키·포포’는 특허청 CI와 영문명칭 ‘KIPO’의 연관성을 살려 이미지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국민과의 친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 개발에 착수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에서 후보를 압축, 직원 선호도 조사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 특허청은 CI와 함께 청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각종 행사나 기념품, 홈페이지 및 표지판, 간행물 등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CNG버스 255대 방글라 수출

    ㈜대우인터내셔널은 4일 방글라데시 도로교통공사에 한국산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255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방글라데시 버스 공급 입찰에 참여, 지난해 말 약 3000만 달러 규모의 수주를 확정했다. 방글라데시는 2007년부터 한국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CNG 버스 도입을 추진해 지난해 7월 양국 정부 간에 차관 계약이 체결됐다. 이번에 공급되는 CNG 버스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시내·외 노선에서 운영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진·영상으로 보는 ‘강남 개발 40년’

    사진·영상으로 보는 ‘강남 개발 40년’

    최근 막 내린 드라마 ‘자이언트’는 서울 강남 개발을 둘러싼 부와 권력의 욕망을 정면으로 다뤄 큰 호응을 얻었다. 영등포의 동쪽에 있다 해서 영동이라고 불렸던 평범한 농촌이 40년 만에 대한민국 핵심 번화가로 변모한 강남 개발사는 압축 고도성장의 빛과 그늘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강홍빈)이 2월 27일까지 여는 ‘강남 40년: 영동에서 강남으로’는 1970년 이후 급성장한 강남 형성사를 사진과 영상, 그래픽 등 각종 자료를 통해 조명하고 있다. 개발 이전 한적한 농촌이던 영동의 모습과 더불어 강남 개발의 신호탄인 영동지구 토지구획 정리사업과 공무원 아파트 건설, 공공기관 및 학교 이전, 고속버스터미널 건설, 지하철 2호선 건설 등과 관련한 자료를 볼 수 있다. 또 ‘말죽거리 신화’라고 하는 강남지역 땅값 폭등과 부동산 투기로 일확천금을 노린 복덕방과 복부인, 강남 지역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밤문화, 8학군의 등장과 아파트 가격상승 및 사교육 열풍 등의 현장이 소개된다. 지도와 항공사진을 통해 강남의 도로, 건물, 주거지, 공원 등의 형성과정과 주택가 및 상업지구 등의 변화 양상도 살펴볼 수 있다. 강남의 긍·부정적 이미지를 가감 없이 담는다는 취지에 따라 대치동 학원가, 청담동 명품거리와 함께 강남 판자촌 구룡마을 모습도 전시됐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황소’ 잡고 싶은 개미들이여 적립식·주식형펀드 주목하라

    연초부터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데다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에게는 전문가가 투자를 도맡아주고 소액, 분산 투자로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펀드 투자가 제격이다. 증권사마다 올해 증시가 유동성, 실적 장세에 주가 재평가 국면을 맞아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은 가운데 수혜를 입을 유망 펀드를 꼽아봤다. 올해 개장일부터 역대 최대치에 오른 코스피 지수 수준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적립식 펀드가 답이다. 코스피가 역대 장 중 최고치(2085.45)를 기록한 2007년 11월 1일 거치식 국내 주식형 펀드와 적립식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지난 3일 기준으로 각각 2.39%, 34.04%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목돈을 한꺼번에 넣는 거치식 펀드가 겨우 원금을 회복하는 수준에 그치는 동안, 여러 기간에 걸쳐 소액을 넣는 적립식은 주가 수준에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둔 것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적립식 펀드는 주식을 싼값에 살 수 있는 비용 평준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투자자들이 투자 시점을 잡느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지난해에는 변동성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한 분할매수 펀드나 상승 랠리 때 고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소수 종목에 압축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포트폴리오 펀드 등이 인기를 얻었으나 강세장이 예고된 올해는 대형주, 그룹주 펀드를 중심으로 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시대가 찾아올 전망이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코스피시장 상장 기업의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고 연기금이 올해 국내 주식의 목표 시가 총액을 늘리고, 퇴직 연금 의무가입이 본격 시행되는 등 수급 여건이 탄탄해지기 때문에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에너지, 농산물, 금속, 비금속 등 원자재 펀드 역시 지난해만큼의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이승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 달러 약세로 우호적이면서도 경기 불안감이 공존했으며,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이 동반 강세를 보였는데 올해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미국이 계속 달러를 풀고 선진국들의 출구 전략이 지연돼 자금은 위험자산으로 계속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럭셔리, 농산물 펀드 등 섹터 펀드들은 전체 업종 시장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어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력 펀드로 가져가기보다 자산의 5~10% 정도 제한적으로 담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해 개미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러시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던 중국 본토 펀드, 중국 본토 상장지수 펀드(ETF)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 상승과 정부의 농촌 지역 투자 활성화로 중국의 내수 시장 성장이 예고돼 있고,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 때문에 급격한 긴축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통화 가치 상승, 강한 경기 회복 등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동남아 펀드와 자원 부국으로 상품 가격의 상승, 내수 시장 확대 등의 수혜를 얻을 브라질 펀드, 러시아 펀드 등도 올해 수익 기대가 높다. 올해는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채권형·채권 혼합형 펀드에 주로 의지하는 보수적 투자자라면 채권에 펀드 자산의 90% 이하를 편입하면서 나머지를 공모주에 투자하는 공모주 펀드에 관심을 돌려볼 만하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규모가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원에 이른 데 이어 올해도 미래에셋생명, 인천공항공사를 비롯, 삼성SDS, 삼성석유화학, 포스코건설, GS리테일 등의 대기업 계열사들의 IPO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심사평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심사평

    희곡 부문 당선작은 실직의 일상화와 동시대 아버지들의 비애감을 위트있게 다룬 오세혁씨의 ‘아빠들의 소꿉놀이’다. 단아한 언어 구사와 안정된 극작술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이미 일상화하고 내면화한 서민들의 삶의 피로를 적절히 반영하는 양식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희극성과 비극성을 동시에 배가시키는 언어와 구조상의 리듬감이다. 암울한 현실을 가공, 희극적 놀이로 변형시킴으로써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작가의 솜씨는 꽉찬 균형감을 보여준다. 심사 과정에서는 이런 안정된 글쓰기가 오히려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새로운 극작술로 나아가기보다는 기성작가의 작풍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엿보인 까닭이다. 우리는 신춘문예가 새로운 형식의 희곡이 탄생하는 장이 되기를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안정된 글쓰기를 지지할 것인가, 아니면 거칠더라도 차세대 연극으로 발전할 맹아를 지닌 작품을 발굴할 것인가가 끝까지 논의되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대상작을 찾기 힘들었고 결국 일정 수준의 연극적 글쓰기를 보여준 ‘아빠의 소꿉놀이’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총 133편이 응모한 올해 작품들에는 사회악과 폭력에 대한 접근이 많았는데 영화 등 대중매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가정 내부의 폭력과 가해 관계, 성적인 폭력 등도 주 소재였으나 자신의 독창적인 글쓰기로 발전한 경우는 드물었다. 실직과 구직의 문제는 여전히 응모작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특기할 만한 것은 경색된 남북관계의 상황을 반영하는 작품이 많아진 점이다. 최종 논의에 함께 올랐던 작품은 이재상씨의 ‘노르웨이의 도스또예프스끼’와 김정래씨의 ‘회’ 등이다. ‘노르웨이의 도스또예프스끼’는 면접이라는 소재로 자본주의 시스템 속의 개인이라는 문제를 다루었는데 참신한 언어유희가 깊은 사유로 연결되지 못했다. ‘회’는 동서양을 아울러 이루어져온 여성에 대한 착취와 폭력의 역사를 압축한 시도는 신선했으나 구조상의 난삽함과 정련되지 않은 언어가 아쉬웠다. 희곡 부문 심사위원 장성희·노이정
  • [열린세상] 무와 실의 나라 일본이 주는 교훈/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무와 실의 나라 일본이 주는 교훈/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한해를 관통했던 사회현상을 되돌아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 ‘올해의 한자’ 선정도 그중 하나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일본도 각계각층이 각자의 기준에서 선택한 ‘올해의 한자’를 발표했다. 교수, 최고경영자(CEO) 등 일본 사회지도층이 선택한 ‘2010년 한자’는 ‘실’(失)과 ‘무’(無)다. 이 두 단어는 무기력증에 빠진 일본경제와 일본 사회의 부조리를 압축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일본은 참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 1월 ‘일본의 날개’ JAL이 파산했다. 어느 나라나, 어느 시대나 불황은 있다. 하지만 20년이나 지속된 불황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거기다가 JAL은 국책항공사다. 일본의 자존심이다. 도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도 일본인에겐 큰 충격이었다. ‘품질과 기술의 신화’로 불리던 도요타가 지난 한해 리콜한 자동차는 무려 1000만대. 리콜의 직접적인 원인은 가속페달의 결함이었다. 도요타는 처음에 그 결함조차 시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도요타가 쌓아온 신화는 물론 신뢰마저 무너졌다. 더욱 충격적인 사건은 경제 2위 대국의 자리를 중국에 내준 것이다. 일본 내각부와 중국인민은행이 지난해 8월 16일 “중국 경제규모가 일본을 제쳤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1968년 세계경제 2위로 부상한 후 42년 만에 중국에 G2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하게 된 것이다. 세계 경제에서의 ‘재팬의 위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경제적 위상과 함께 외교적 위신도 적지 않게 깎였다. 주일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가 대표적 사례다. 반세기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민주당 정권은 미국과 아시아의 균형 외교를 선언했다. 미국에 치중된 외교 노선의 수정을 의미한다. 오키나와현 지역 내에서 이전키로 미국과 합의한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현 밖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도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의 압력을 견디지 못했다. 일본 민주당 정권은 이전을 요구하는 오키나와현 주민에게 이전 불가 입장을 전했다. 북한의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도발로 조성된 한반도 초긴장 상황은 자연스럽게 미국이 중심이 된 남방 삼각대(미국·일본·한국)를 편성하게 된다. 이유가 무엇이든, ‘아시아 중시 외교’는 명목만 살아 있는 셈이다. 중국과의 영토 전쟁으로 불렸던 센카쿠 열도 분쟁에서도 중국 페이스에 말렸다. 지난해 11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 열도를 깜짝 방문함으로써 러시아에도 허를 찔렸다. 일본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의 신뢰 관계는 금이 간 상태다. 이런 것들이 ‘실’, 즉 상실감을 선정한 배경이 된 셈이다. 이와 같이 ‘실’의 의미가 ‘재팬 파워’의 상실감이라면, ‘무’는 거기서 유발된 사회 병리 현상이다. 상실감에 빠진 사회를 상징하는 단어는 ‘무연사회’다. 무연사회란 단독 세대가 증가하면서 사람과 사람과의 유대관계가 줄어드는 세태를 말한다. 이런 세태와 일본의 왜곡된 개인주의가 만나면서 최장수 국가의 이면에 감춰진 서글픈 자화상이 드러난다. 홀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1년에 3만건이 넘게 발생하고 있다. 무연사회라는 용어는 국제사회 속에서 일본의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을 때 인용되기도 한다. 그 동안 경제력을 바탕으로 지탱해 왔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할 때 사용한다. 일본의 추락은 제조업 의존 및 수출 주도형 전략을 추구해온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산업구조는 일본과 유사하다. 한국은 일본처럼 고령사회 구조로 진입했다. 우리는 북한변수를 안고 있다. 일본보다 사정이 나을 게 없다.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산업구조 조정을 게을리하면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 잠재성장력을 높이지 못하고 정치적 리더십이 없을 때 국가의 활력과 생기가 떨어진다는 것을 일본에서 봤다. 대한민국에 활기가 돌고 국민 얼굴에 윤기와 정기가 넘치는 2011년 신묘년을 만들려면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혜의 상징동물인 토끼의 ‘지혜’가 더욱 간절한 이유이다.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9) 中 인문지리서 ‘산해경’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9) 中 인문지리서 ‘산해경’

    ‘산해경’은 전국시대 중기에서 한나라에 이르는 동안 만들어진, 중국의 오래된 지리·의학·역술·신화 등의 보고이다. ‘산경(山經)’ ‘해경(海經)’ ‘대황경(大荒經)’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각의 성격도 다르다. ‘산경’은 대륙의 산맥과 수원 및 동물, 식물, 광물 등의 분포를 그리고 있어 지리지의 성격이 강하다. ‘해경’과 ‘대황경’은 고대 중국 ‘해내외’ 이웃 민족들의 모습과 삶의 양상을 그리고 있는 인문지리서이자, 고대 중국의 원시 부족들이 갖고 있는 천지창조와 일월성신의 운행 등에 대한 원시 사유를 담고 있는 신화서이다. 세상에 이런 지도가 있을까, 아니 이렇게 기괴한 동물이 있을 수 있을까, 이렇게 이상한 세상이 있을까. 존재의 특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도 그 신기한 세계상이 ‘그리고’와 ‘다시’로 무한하게 이어지면서 계속 생산되는 세계. ‘산해경’은 상상을 통해서 생길 수 있는 모든 신기하고 다양한 존재를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세계의 다른 이름이다. 남서북동 그리고 중앙 순으로 시작되는 ‘산경’의 기술(記述) 패턴은 아래와 동일하다. 남산경의 첫머리는 작산(鵲山)이다./…/이 산에는 계수나무가 많고 금과 옥이 많이 난다. 이 산에 나는 어떤 풀은 모양이 부추 같은데 푸른 꽃이 핀다. 축여(祝餘)라고 하는 이것을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다./…/이 산의 어떤 짐승은 긴꼬리원숭이처럼 생겼는데, 귀가 희고 기어 다니다가 사람같이 서서 두 발로 달리기도 한다. 이름은 성성(猩猩)이며 이 짐승의 고기를 먹으면 달리기를 잘 할 수 있다./…/서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데 그 속에는 육패(育沛)가 많고 이것을 몸에 차면 기생충병에 걸리지 않는다(‘남산경’). ●中의 오래된 지리·의학·신화의 보고 이처럼 산 이름, 그곳의 광물과 식물, 나아가 기이한 동물의 모습이 하나씩 나열된다. 그러다 여기서 ‘다시 300리를 간다.’ 거기에 있는 산의 이름을 또 밝히고 다시 그곳에 매장되어 있는 광물과 동식물을 그려낸다. 그러다 ‘다시 동쪽으로’, 또 ‘다시 동쪽’으로 간다. 기술이 끝나고 ‘산해경’의 세계가 끝나고, 그 뒤를 ‘다시’ 우리의 상상력으로 채워도 세계는 이어진다. 흡사 두루마리가 펼쳐지듯이. ‘산해경’ 속 다양한 동물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보르헤스가 중국의 한 백과사전을 인용하면서 말한 동물 분류처럼, ‘산해경’ 세계 속 존재들이 나열되어 있는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상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다. 지금의 눈으로 보자면 ‘산해경’의 세계는 어떠한 합리적인 존재의 이유와 필연성을 갖지 않는다. ●새 머리·거북이 몸통·뱀 꼬리 가진 동물 ‘산해경’ 속 신비한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청웅황이 많이 난다는 어느 산에는 호랑이 무늬를 한 말(馬)이 있다. 머리는 희고 꼬리가 붉다. 말인가 했더니 이름이 녹촉(蜀)이란다. 말의 몸통을 가진 사슴! 그러나 당시 원시 인류가 알고 있던 사슴과는 달랐을까? 그 생김새가 이채롭다. 한편 하늘에는 꿩같이 생긴 새가 날아다닌다. 그런데 가만 보니 턱 밑의 수염으로 하늘을 난다! 그 밖에도 물에선 ‘뱀 꼬리에 날개를 갖고 있고 가슴지느러미를 달고 있는 소처럼 생긴 물고기(鯥魚)’, ‘새의 머리를 하고 살무사 꼬리를 한 거북이(선구·旋龜)’가 헤엄치고 있다. 기괴한 모습의 저 선구의 털가죽을 허리에 차고 있으면 귀가 멀지 않고 발이 부르튼 것을 고칠 수 있단다.  이처럼 ‘산해경’의 세계는 포유류, 조류, 어류, 파충류 등의 분류를 완전히 무시한 이질적인 것들이 날 것 그대로 ‘이어 붙어져’ 있다. 새의 머리에 거북이의 몸통, 여기에다 살무사의 꼬리를 하고 있는 선구. 서로 생뚱맞아 보이는 동물a와 동물b가 어떠한 위화감도 없이 하나가 되어 존재한다. 신기하게도 그것에 대해서 원시 인류는 어떠한 의문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을 다루는 방식도 동식물을 보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지역마다 다른 사람들의 특이한 지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부각시키는 방식을 중국의 해내, 해외에서 사는 부족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가령 삼신국(三身國), 일비국(一臂國), 관흉국(貫胸國), 기굉국(奇肱國) 등등. 삼신국은 머리는 하나인데 몸이 셋인 사람들이 사는 나라이고, 관흉국은 가슴에 구멍이 뚫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나라이며, 일비국은 팔, 눈, 코가 하나밖에 없는 사람들의 나라다.  ‘산해경’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옛 사람들은 계속 의문을 키워갔다. 그와 더불어 상상력도 커져갔을 것이다. 가슴에 뻥 뚫린 구멍은 왜 생겨났을까? ‘관흉’이라고 하였으니 구멍에 무언가를 꿴다는 말인데, 막대기를 꽂아 사람들을 들어 실어 나르는 것일까? 그럼 일비국은? 팔, 눈, 콧구멍이 하나밖에 없는 일비국 사람들의 모습은 사람을 반 토막으로 나누었을 때의 한쪽 모습인데, 그렇다면 이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걸을까? 두 몸이 하나가 되어야 산다는, 혼자가 아닌 삶을 사는 자들이 곧 인간이라는 사고가 여기서 표현된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먼 나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의 눈으로 그린 건가? 이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고, 시대와 환경에 따라서도 다를 것이다. 그러니 지금 우리의 상상력으로 답을 내린다면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산해경의 세계=상식·개념 너머 세계  ‘산해경’의 세계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열린 텍스트다. 이 기괴한 책은 우리에게 ‘이게 뭐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들고, 자신이 갖고 있는 기존 상식과 개념 너머의 세계로 문득 빠져들게 한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피어나는 생각, 나도 내가 갖고 있는 것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겠구나!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레고처럼 한 조각 한 조각 쌓고 붙여 얼마든지 새로운 것을 조합해낼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에 의해 나의 상상력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있는 것들을 조합하여 나의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일이 가능하다. 내가 갖고 있는 얼마 되지 않는 앎으로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고, 늘 보는 세상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는 시각. 그것이 ‘산해경’의 기이한 세계와 만나고 나서 내가 얻은 선물이다.  최정옥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서울신문 신년특집] 새해 경제 기상도- 경제성장률·증시 등 전망

    [서울신문 신년특집] 새해 경제 기상도- 경제성장률·증시 등 전망

    신년 벽두에 올해 경제사정이 썩 좋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전문가들의 관측을 그대로 옮기는 수준이라고 해도 그렇다. ‘여태까지도 경제 성장률과는 별개로 개인들의 체감경기는 안 좋았는데 앞으로 더 그렇다고?’ 2011년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지난해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얘기는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대부분 경제 연구기관들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 가며 경기 확장세가 둔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주요기관 경제전망 대표적인 거시지표인 경제 성장률(국내총생산 증가율)이 2010년(한국은행 추정 6.1%)에 비해 최소 1% 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게 예측기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정부는 연간 성장률을 5%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기관들보다 꽤 높은 것이다. 하지만 정부 전망치에는 정책 의지가 담겨 있어 순수한 관측치는 이보다 낮다고 봐야 한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3.8%, 하반기 5.0% 등 올해 연간 4.5%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연구기관들은 대개 4%대 초반이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4.2%로 전년보다 2% 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 3.8%, LG경제연구원 4.1%, 현대경제연구원 4.3%, 한국경제연구원 4.1% 등이다. 해외의 시각도 비슷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당초의 4.7%에서 최근 4.3%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기존 5%에서 4.5%로 내렸다. 우리 경제가 지난해 6%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워낙 힘든 2009년을 보낸 데 따른 반작용의 측면이 강하다. 낙폭이 컸기 때문에 약간의 호전만으로도 대단한 실적을 낸 것처럼 보여지고 느껴졌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런 기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부진 지속, 중국의 인플레이션 현실화, 남유럽 재정불안의 악화 등 불확실성을 높이는 대외 악재들이 모두 상당한 가능성을 안고 있는 상태다. 가계부채 위험 증대, 부동산시장 부진 지속 등 국내의 불안 요인도 적잖다. 하지만 성장률이나 무역수지 등 거시지표들은 개인들에게 확 체감되지는 않는다. 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외형지표 자체보다 실제 내가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 풍족하게 돈을 벌어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느냐다. 이를테면 경제 성장률이 4%여도 국제교역, 고용사정, 산업구조 변화 등에 따라 개인 실질소득은 6%가 늘어날 수도 있고 2%가 늘어날 수도 있다. 또 연간소득이 4000만원에서 4200만원으로 5% 뛰어도 물가가 4% 오른다면 실제 느끼는 소득 증가율은 1%에 그칠 수밖에 없다. 사실 체감경기는 지난해에도 좋지 않았다. 소득, 고용, 물가 등 지표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6%대 성장률이 무색할 정도였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전기 대비 경제 성장률은 0.7%였지만,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0.2% 증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서민경제를 중심으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가 따로 노는 현상이 올해 한층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확대되고 있는 교역조건(수입단가와 수출단가의 교환비율) 악화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혁신과 국제경쟁 등으로 반도체 같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제품의 단가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반면 원유 등 주요 수입품 가격은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역조건 악화는 경제성장의 열매가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주범이다. 올해 실업률은 3%대 중반(한국은행 3.5%, KDI 3.6%, 삼성연 3.5%, LG연 3.7%)으로 예측돼 지난해(한은 3.8% 추정)보다는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난망이다. 올해에도 나랏돈을 통해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많다는 사실은 고용난 해소가 어려울 것임을 역설적으로 방증한다. 물가 상승도 서민경제를 위축시킬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대부분 연구기관들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부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치(3.0%)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각 부문 지표 전망 증시 “코스피 2500 돌파 무난” 환율 “최악 세 자릿수 대비를” 부동산 “바닥 찍고 소폭 상승” 올해에는 지난해 천문학적으로 풀린 유동성에 따른 스필오버(spillover)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남유럽 신용불안 등 기존 악재가 걷히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경제가 회복의 본격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시 재평가시대 돌입 금융위기 이전 고점을 회복한 올해 증시를 압축하는 키워드는 ‘리레이팅’(재평가)이다. 이익 수준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가치와 절대이익 규모의 증가, 부동산시장 안정과 같은 변동성 축소, 주식형 펀드로의 신규 자금 유입 등이 국내 주식시장을 저평가 국면에서 해방시킬 주요 단서로 꼽힌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 기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되더라도 현재 9배 후반대 수준인 주가수익비율(PER)이 11~12배로만 올라도 코스피지수가 2400~2500선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율 하락세 계속 이어질 듯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변수는 자본 유·출입 규제 강도와 프랑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의 환율전쟁 봉합 여부, 인플레이션 추이 등이다. 대우증권은 지난해보다 15% 절상돼 연말 원·달러 환율이 950원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3~4분기쯤 미국이 조기에 유동성을 흡수할 경우 환율이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부동산 “상승폭 제한적” 최근 회복 신호를 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올해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오는 3월 8·29정책이 종료되면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 주택을 사려는 사람이 늘기 때문에 기조 자체가 크게 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황규완 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보금자리주택으로 인한 대기수요가 있고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 재계약자가 많아 곧바로 시장에 뛰어들 수요는 많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올해 주택가격 상승폭은 3~4%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채권 금리는 ‘상고하저’ 채권 금리는 1분기까지 오르다 하반기 하락세의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양적완화가 내년 상반기 말까지 진행되면서 이 효과가 실물경제까지 전이,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국내 채권 금리도 따라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증시 상승세로 시중 자금의 위험자산으로의 이동 가능성이 커졌고 공공요금 인상, 수입물가 인상 반영, 임금 인상 등이 1분기까지 진행되면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다시 진입하면서 금리 상승 압박이 높아진다. 하지만 하반기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적극 올리기 어려워 채권금리는 떨어질 수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길섶에서] 토끼와 거북이/김성호 논설위원

    어릴 적 동화 속 거북이는 늘상 우대 받는 승자였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말이다. 은근·끈기의 대명사 거북이. 재주·꾀의 상징인 토끼는 미움 받는 존재였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존중과 배척의 대상이 바뀌었다. 요령부득의 고지식한 거북이요, 능력 있는 재간꾼 토끼의 반전이다. 흥부·놀부 인간상의 전복처럼. 경인년 말일. 책상에 쌓인 연하장들이 손길을 부른다. 뭐가 바빠 개봉도 못한 것인지. 짧은 안부도 반갑고, 구구절절 한해 심경의 토로도 새삼스럽다. 장문의 편지 한장. 올해 실직한 친구의 하소연이다. 압축한 내용인즉 이젠 토끼처럼 살고 싶다는데. 거북이의 시간들이 아깝단다. 그럼 나는. 토끼일까, 거북이일까. 뜻밖의 친구 화두가 혼란스럽다. 토끼인 것도 같고, 거북이인 것도 같고. 아니 어중간한 토끼거북이일까. 한참의 고민에도 명쾌한 내가 없다. 편지를 내려놓는 손끝이 간지럽다. 애써 자위한 결론. 토끼건 거북이건 뭔 상관인가, 목표가 중요하지. 내년 이맘땐 쓸데없는 고민은 하지 말아야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강릉시립화장장 청솔공원에 70억 투입해 2012년 완공

    강원 강릉시립화장장 시설 건립 부지가 사천면 석교2리 청솔공원 안으로 최종 결정됐다. 강릉시는 30일 이번에 선정된 시립화장장은 사천면 석교2리 현 공원묘지인 청솔공원 안에 부지 5000㎡ 이상, 건축 연면적 2000㎡ 이상으로 지상 1층, 지상 2층 규모에 화장로 4기가 건립된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70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화장장에는 유택동산과 주차장, 조경 및 편의시설을 갖춘 최첨단 화장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말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 재정 투·융자 심의 및 예산확보, 도시계획 시설 변경 등을 거쳐 2012년 12월 말 완공할 예정이다. 시는 화장장의 최종 선정을 위해 전문 분야 교수와 시민단체 대표 등 12명의 심의위원회를 구성, 사천면 석교1, 2리와 연곡면 등 총 9개 신청 마을 중 우수 후보지 5개를 압축해 용역조사(50점), 시민의견 설문조사(30점), 위원 현장 확인평가 및 주민 동의 변동사항, 마을 지원사업비 및 기금사용계획, 반대 민원 해소대책 등의 평가 점수(20점) 등을 반영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고대 총장 김병철 교수

    고려대학교 제18대 총장에 김병철 식품공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고려대 학교법인인 고려중앙학원(이사장 김정배)은 29일 오후 교내 인촌기념관에서 이사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앞서 고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전체 교수 예비심사 투표를 통과한 9명의 후보자 가운데 김 교수와 염재호 행정학과 교수, 장하성 경영대 교수 등 평가 점수 상위 3명을 최종 후보자로 압축해 지난 21일 법인에 추천했다. 그러나 장 교수는 총장 선임 절차에 불만을 표시하며 지난 23일 후보사퇴서를 제출했다.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총장 선거에 출마한 김 교수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교무부총장을 지냈다. 이전에는 관리처장, 생명과학대학장 등을 역임하며 행정 경험을 쌓았다. 서울 출신인 김 교수는 개교 이래 자연계 출신의 첫 총장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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