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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아웅산 수치 NLD 압승 예상…국명도 ‘미얀마→버마’ 바뀌나?

    미얀마 아웅산 수치 NLD 압승 예상…국명도 ‘미얀마→버마’ 바뀌나? 미얀마 아웅산 수치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의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미얀마 대신 ‘버마’라는 국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얀마’는 군부 집권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세력은 ‘버마’를 더욱 선호해왔다. 이로써 국호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미얀마 총선 관련 논평을 하면서 버마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선거 과정은 고무적이며 ‘버마’의 민주 개혁과정에서 중요한 걸음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평화적 정권 이양을 촉구하면서 “버마의 군사적·정치적 지도자들이 (선거 결과에) 귀를 기울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얀마의 정식 명칭은 미얀마연방공화국(The 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이다. 이는 ‘8888학살’이 일어난 이듬해인 1989년 군부 정권이 집권하면서 채택된 것이다. 군부는 ‘버마’라는 국명이 영국 식민지 시대의 잔재이고 버마족만을 배려해 135개 소수민족의 미얀마를 대표하지 못한다면서 ‘미얀마’를 사용했다. 그러나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를 거부했다. 군부 세력이 과거의 잘못을 감추려고 국명을 변경했다고 보는 이유에서다. 또 이같은 국명 변경이 군사정권의 독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주요 국제 인권단체들도 버마라는 국명을 사용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국제사회에서도 미얀마 대신 버마를 사용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이 9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호 개정이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얀마의 봄’ 꽃피운 수치 “대통령보다 높은 지도자 되겠다”

    ‘미얀마의 봄’ 꽃피운 수치 “대통령보다 높은 지도자 되겠다”

    27년간 민주화 운동의 ‘가시밭길’을 걸어온 아웅산 수치(70)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장은 ‘대통령 위의 지도자’로 등극할 수 있을까. 미얀마 자유 총선에서 최대 야당인 NLD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수치 의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AFP 등 외신들은 9일 미얀마에서 25년 만에 치러진 자유 총선의 중간 개표 결과 못지않게 수치 의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기울였다. 수치 의장을 ‘어머니 수’, ‘더 레이디’ 등으로 부르는 국민은 그가 전면에 나서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이끌어 주길 바라고 있다. 이제 관심은 수치 의장이 미얀마 권력의 최정점에 올라설지 여부다. 현지 언론의 예상대로 NLD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1962년 이후 반 세기 넘게 이어온 군부 독재는 사실상 막을 내린다. 미얀마 건국의 아버지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의장은 총선 직전 인터뷰에서 “헌법에는 대통령 위의 지도자를 제한하는 조항은 없다”며 “대통령보다 높은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선 승리로 리더십을 재확인하더라도 국민의 바람대로 민주화의 상징을 넘어 국가를 이끄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군부가 2008년 개정한 신헌법 59조는 외국인을 배우자로 두거나 외국 국적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이나 부통령에 입후보할 수 없도록 했다. 수치 의장은 역사학자인 영국인 마이클 애리스와 결혼해 영국 국적의 아들 2명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수치 의장은 내년 2월 초로 예상되는 대선에 입후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방제를 표방하는 미얀마에선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선출되는 간선제를 택하고 있다. 수치 의장은 대신 측근을 내세워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뒤 새 정부를 이끄는 실질적 지도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개헌 시나리오’도 내놓고 있다. 수치 의장의 대통령 출마 제한을 풀고 군부에 상·하원 의석의 25%를 당연직으로 할당하는 조항을 개정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헌법 개정은 산 너머 산이다. 군부의 당연직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75%의 의원 전원이 찬성해야 하는 데다 국민투표, 군부 거부권 행사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로 인해 수치 의장이 이번 대선에는 출마하지 못하지만 추후 헌법을 고쳐 2020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수치 의장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아이콘이다. 연예인을 능가하는 열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유일하게 전국적으로 대중적 지지를 얻은 인물로 부각됐다. 수치 의장은 1988년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병간호를 위해 영국에서 잠시 귀국했다가 정치 운동에 발을 들였다. 그해 8월 8일 벌어진 ‘8888’ 민주화 운동과 이를 무참히 진압하는 군부를 목도하면서 심적 변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끈 민주화 운동은 군부 독재자 네윈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며 결실을 맺는 듯했다. 하지만 곧바로 소 마웅 장군의 쿠데타가 일어나 이에 저항하던 3000여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수치 의장도 1989년 가택연금에 처해졌다. 일부 시기를 제외하면 2010년까지 모두 15년간 바깥 출입을 통제당했다. 군사정부가 서방의 압력을 못 이겨 실시한 1990년 총선에선 수치 의장이 이끄는 NLD가 인기몰이를 하며 무려 82%의 지지를 얻어 압승했다. 하지만 군사 정부는 정권 이양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수치 의장은 가택연금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 왔다. 1991년 노벨 평화상을 받아 국제적으로도 큰 신망을 얻고 있다. 2012년 4월에 실시된 보궐선거에선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식으로 정계에 복귀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가택연금 탓에 직접 만나진 못했으나 막역한 관계로 알려졌다. 2007년 김 전 대통령은 직접 미얀마를 찾아 수치 의장을 만나려 했으나 입국이 거부됐다. 그해 자신의 노벨 평화상 수상 7주년 행사를 ‘미얀마 민주화의 밤’ 행사로 열어 수익금을 수치 의장을 비롯한 NLD 인사들에게 전달했다. 지금도 김대중도서관 1층에는 수치 의장이 보낸 자필 편지가 전시돼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던 수치 의장은 로힝야족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침묵해 인권과 민주주의 옹호자의 역할을 팽개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울러 불교 급진주의 세력이 득세하면서 정치적 갈등 못지않게 종교적, 민족적 갈등을 풀어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미얀마 아웅산 수치 NLD 압승 예상…미얀마 국호도 ‘버마’로 바뀌나?

    미얀마 아웅산 수치 NLD 압승 예상…미얀마 국호도 ‘버마’로 바뀌나? 미얀마 아웅산 수치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의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예상되면서 미얀마 대신 ‘버마’라는 국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얀마’는 군부 집권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세력은 ‘버마’를 더욱 선호해왔다. 이로써 국호가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미얀마 총선 관련 논평을 하면서 버마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선거 과정은 고무적이며 ‘버마’의 민주 개혁과정에서 중요한 걸음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평화적 정권 이양을 촉구하면서 “버마의 군사적·정치적 지도자들이 (선거 결과에) 귀를 기울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얀마의 정식 명칭은 미얀마연방공화국(The 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이다. 이는 ‘8888학살’이 일어난 이듬해인 1989년 군부 정권이 집권하면서 채택된 것이다. 군부는 ‘버마’라는 국명이 영국 식민지 시대의 잔재이고 버마족만을 배려해 135개 소수민족의 미얀마를 대표하지 못한다면서 ‘미얀마’를 사용했다. 그러나 수치 여사 등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를 거부했다. 군부 세력이 과거의 잘못을 감추려고 국명을 변경했다고 보는 이유에서다. 또 이같은 국명 변경이 군사정권의 독단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주요 국제 인권단체들도 버마라는 국명을 사용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국제사회에서도 미얀마 대신 버마를 사용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이 9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호 개정이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치, 총선 압승 전망… 군부통치 끝나나

    수치, 총선 압승 전망… 군부통치 끝나나

    “아웅산 수치(70)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하더라도 군부가 패배를 인정할까요.”(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유권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8일 25년 만의 자유 총선을 위한 투표가 일제히 시작된 미얀마에선 시민들이 한결같이 민주화 운동의 기수인 수치에 대한 희망을 숨기지 않았다. 이틀 전 공식 선거 운동이 끝났지만 선거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국민은 수치를 ‘어머니 수’, ‘더 레이디’ 등으로 부르고 있었다. ●유권자들 “군부, 패배 인정 안 할 듯” 미얀마 전역에는 4만 5000여개의 투표소가 설치됐고 유권자들은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를 품고 조심스럽게 투표소로 향했다. 수치도 양곤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한 표를 행사했다. 양곤 밍글라 다웅 늉구의 한 투표소에선 1000명 이상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가 종료된 이날 오후 4시쯤 투표율이 80%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6300여명의 후보가 난립한 이번 선거는 수치가 이끄는 NLD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참여하는 총선이다. 현지 소식통들은 NLD의 압승을 예상했다. 1990년 총선에선 NLD가 492석 중 392석을 얻었으나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NLD는 2010년 다시 치러진 총선에 부정 선거를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선 상·하원 491명과 주 및 지역 의회 의원 644명, 민족대표 29명 등 1164명을 뽑는다. 자유·보통 선거를 표방했으나 곳곳에 암초가 자리하고 있다.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테인 세인(70)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선언했으나 유권자들 사이에선 군부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969그룹’ 등 불교 극단주의 세력의 부상과 로힝야족 등 이슬람교도의 선거권 제한은 또 다른 문제다. 현지 전문가들은 압도적 지지에도 NLD가 상·하원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부가 실권을 장악한 미얀마에선 2008년 제정된 신헌법에 따라 정부가 166명의 상·하원 의원을 임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NLD는 전체 657석 가운데 임명직을 제외한 491석 중 329석을 획득해야 한다. 반면 여당은 163석만 얻으면 손쉽게 과반을 확보한다. ●수치-세인 대통령 ‘동갑내기 맞대결’ 이번 총선은 1945년생 동갑내기인 수치와 세인 대통령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수치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라면 퇴역 장성 출신인 세인 대통령은 1962년 군정 출범 이후 50년 만의 첫 민간인 대통령으로 개방과 개혁의 기수로 꼽힌다. 15년간 가택연금에 시달린 수치와 달리 세인 대통령은 군정의 핵심인 국가평화발전위원회(SPDC) 서기와 총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1년 초대 연방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정치범 석방, 언론자유 확대, 반군과의 휴전 협상 등을 이끌며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다. 3500만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선거 결과는 9~10일쯤 1차 발표된다. 이달 중순쯤 공식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참관인단을 파견했으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손자인 제이슨 카터 전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할아버지를 대신해 참관인으로 참여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유럽 선거감시단, 터키 총선 ‘부정선거’ 규정... 후폭풍 예고

     지난 1일(현지시간)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압승으로 마무리된 터키 총선이 부정 선거 시비로 얼룩졌다. AFP와 가디언 등 외신들은 2일 터키 총선을 감시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참관단이 이번 선거가 불공정과 폭력으로 점철돼 국민들이 정당한 선택의 기회를 상실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OSCE 참관단의 이그나시오 산체스 아모르 단장은 보고서에서 “비판 언론이 탄압받고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유례없는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야당 관계자들을 겨냥한 물리적 공격과 안보 문제 등이 총선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아모르 단장은 이 같은 경향은 남동부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유럽평의회 참관단도 “이번 선거는 심각한 공포로 얼룩졌다”면서 터키 정부가 정치적 해법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이번 선거를 불과 닷새 앞두고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선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사와 방송사들이 잇따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또 선거 운동기간 쿠르드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으로 친쿠르드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은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앞서 지난달 10일에는 평화적인 집회를 이어가던 반정부 시위대를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는 테러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결론지었다. 결국 집권당인 AKP는 선거에서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획득해 압승했다. 지난 6월 총선에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AKP가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고, 연정 구성마저 좌절돼 조기 총선이 이어졌다.  한편 터키 정부는 선거 이튿날인 2일부터 비판 성향의 주간지 편집장들을 체포하는 등 언론 단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현지 도안통신 등은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단독정부 구성 가능… 대통령제 전환 탄력

    1일(현지시간) 터키 조기총선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승리하며 단독 정부 구성이 가능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강력 추진하는 대통령제 전환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인 셈” AKP가 49%의 지지율로 전체 의석 550석 중 316석(57.4%)을 차지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어 공화인민당(CHP) 134석, 인민민주당(MHP) 59석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총선에서 과반(276석)에 못 미치는 258석을 얻어 연정 구성에 실패했던 AKP는 5개월 만에 단독 정부를 출범할 수 있게 됐다. AKP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창당한 후 13년 동안 집권당 위치를 놓치지 않았다. AKP 대표인 아흐메트 다우토을루 총리는 “터키를 분쟁, 긴장, 대립이 없는 사회로 만들자”면서 “모든 국민이 평화 속에 인사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총선은 사실상 에르도안의 대통령제 전환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이 강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는 에르도안에 대한 국민투표”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앙카라 연쇄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정국이 불안해지고,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AKP가 집권하면 터키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유세했고, 유권자들은 이를 선택했다. 전직 국회의원이자 칼럼니스트인 수아트 키니클리오글루는 “유권자들이 인권이나 표현의 자유 대신 사회 안정과 경제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집권당, 다른 당과 연합… 개헌 추진할 듯 현행 총리 중심의 의원 내각제에서 대통령제로 개헌하는 데는 대통령이 발의할 경우 재적의원 3분의2(367석)가 동의해야 한다. 필요한 의석수에서 51석 부족하지만, AKP는 다른 당과 연합해 개헌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3연임을 통해 12년간 총리로 재직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의 푸틴’으로 불리며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헌을 위해 AKP가 회유 노선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르드 무장반군과 평화협상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與 10·28 재보선 압승, 광역의원 3석→7석 ‘역전’ 대체 왜?

    與 10·28 재보선 압승, 광역의원 3석→7석 ‘역전’ 대체 왜?

    與 10·28 재보선 압승, 광역의원 3석→7석 ‘역전’ 대체 왜? 與 10·28 재보선 압승 10·28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사실상 승리했다. 이번 재보선은 전국 24개 지역에서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을 선출했다. 유일한 기초단체장 선거였던 경남 고성군수 재선거에서는 최평호 새누리당 후보가 백두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자리는 당초 새누리당 소속인 하학열 전 군수가 당선무효형을 받으며 공석이 되었고, 다시 새누리당이 지키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권 후보가 난립함에 따라 여당 강세 지역에서 이변을 기대했으나 무산됐다. 9개 지역의 광역의원 재보선은 당초 새누리당 3석, 새정치민주연합 6석이었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새누리다 7석, 새정치민주연합 2석으로 바뀌었다. 인천 부평제5선거구, 경기 의정부제2선거구·의정부제3선거구·광명제1선거구까지 수도권에서만 4곳을 새누리당이 새롭게 차지했다.14개 지역의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1석, 새정치민주연합이 2석을 각각 잃었다. 여야가 놓친 3개 지역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다만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 재보선이 포함되지 않아 관심을 끌지 못했고, 실제 투표율도 20.1%로 지난 2000년 이후 재보선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만큼 과도하게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캐나다의 오늘’ 만든 아버지… ‘내일’ 만드는 아들

    캐나다에서 9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일어났다. 43세의 정치 신인 쥐스탱 트뤼도가 이끄는 자유당이 19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스티븐 하퍼 현 총리의 보수당을 꺾고 과반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캐나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자유당은 하원 338석 중 184석을 얻어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집권 보수당은 99석을 얻는 데 그쳤다. 트뤼도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캐나다 국민은 이 나라가 변화할 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트뤼도의 압승 배경에는 보수당 장기 집권에 대한 유권자의 피로감이 크게 작용했다. 2006년 등장한 하퍼 정권은 흑자 재정을 고수하고 캐나다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최근 원유 등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캐나다 경제가 휘청대면서 긴축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트뤼도의 새 정권은 하퍼 정권과 달리 재정 적자를 감수하면서 인프라에 적극 투자해 경기를 부양할 계획이다. 트뤼도는 향후 10년간 200억 캐나다달러(약 17조원)를 주택, 보육시설, 복지시설 건설 등 사회복지 인프라에 투자하고 교통 예산을 지금보다 4배 더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부자 증세’를 통한 중산층 세금 감면을 내세워 민심을 사로잡았다. 1968~1984년 두 차례 총리를 지낸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의 후광도 작용했다. 트뤼도 전 총리는 재임 시 신헌법 제정, 중국·소련과의 관계 개선 등을 완수하며 오늘날의 캐나다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폭적 지지 세력인 ‘트뤼도 마니아’를 거느릴 정도로 인기와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인물이다. 부친의 뒤를 잇게 된 트뤼도는 “세계에서 캐나다의 지도력을 회복하겠다”며 적극적 외교 행보도 예고했다. 하퍼 총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냉담한 관계를 유지하며 중동 개입을 최소화하고 다자간 협력보다는 양자외교에 주력했다. 트뤼도는 시리아 난민 2만 5000명을 수용하고 기후변화와 테러리즘에 대응하는 데 국제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선거구 획정도 못하며 國事 논할 자격 있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어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정해진 법정 시한을 준수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했다.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을 겸하고 있는 김대년 획정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할 법정 기한인 10월 13일까지 그 소임을 다하지 못해 국민께 송구스럽다. 정치개혁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해야 할 역할을 못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 4·13 총선까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선거의 룰조차 결정하지 못한 선거구획정위 활동이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사상 처음으로 획정위를 독립기구로 둔 의미가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선거구획정위는 말만 독립적 기구이지 위원장을 제외하고 8명의 위원이 4대4로 갈려서 여야의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여야의 합의 없이는 선거구획정위가 한발도 나아갈 수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여론의 질타와 국민의 비판을 피하려는 꼼수로 정치권이 선거구획정위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획정위가 지난 3개월 동안 여야의 대리전을 치르면서 결정한 것은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대로 300명으로 하고 지역구 역시 현재의 246곳을 유지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이러다 20대 총선이 유권자에게 ‘묻지마 투표’를 강제하는 최악의 선거로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정치권이 선거의 기초인 선거구 획정도 못 하면서 국사(國事)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실제로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시 인구 편차를 3대1로 맞추라는 헌재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불과 총선을 한 달여 정도 앞둔 시기에 선거구 획정이 이루어진 적도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2004년 상황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헌재 결정에 따라 지역구 인구 편차를 2대1로 맞출 경우 7~8석의 농어촌 지역구가 축소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여야는 물론 같은 당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일점을 찾기가 어려운 지경이다. 심지어 선거구 통폐합 또는 분구를 막기 위해 특정 구·시·군의 일부를 떼어내 다른 구·시·군에 붙이는 방안마저 논의되고 있다. 이는 선거법에 어긋날 뿐 아니라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구 현행 유지를,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례대표 축소 불가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농어촌의 대표성을 인정해 지역구 대신 비례대표를 줄여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여당의 논리는 갈등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 지역감정 해소와 사표 방지를 위해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해 온 야당도 비례대표 감축을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당과 의원들의 유불리만을 따져 선거구를 획정할 수 없는 노릇이다. 후진적 정치를 극복하는 정치개혁의 차원과 현실적 해법을 동시에 만족하게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정치가 어느 일방의 압승으로 귀결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정치개혁이라는 열망과 인구 편차 조정이라는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야의 정치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다.
  • ‘유럽의 독재자’ 벨라루스 대통령 21년… 5년 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1) 벨라루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임기를 5년 더 연장했다. 5선 연임으로 199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까지 무려 26년간 통치하는 기록을 세웠다. 선거 부정, 야권 및 언론 탄압, 인권 침해 등을 일삼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는 혹평을 받는다. 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83.49%의 득표율로, 민주화 운동가로 야권 대선 후보인 타티야나 코로트케비치(4.42%)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투표율은 86.75%에 달했다. 1993년 벨라루스 의회의 반부패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현직 의회 의장, 총리 등 70여명의 고위 공무원을 부패 혐의로 기소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부패 척결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이듬해 벨라루스가 소련에서 독립한 후 처음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6년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고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했고 2004년에 다시 헌법을 고쳐 초대 대통령의 연임 제한을 철폐하면서 장기 집권의 길을 닦았다. 권위주의적인 통치에도 루카셴코 대통령이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이유는 ‘성공적인 경제 관리’에 있다는 분석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다른 동유럽 국가는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급격하게 체제 전환을 꾀하면서 마이너스성장과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반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국영기업을 존속하는 등 소련 연방 시절의 정책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경제를 관리했다. 벨라루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루카셴코 대통령 임기 2년째인 1995년 332달러에서 2014년 8041달러로 약 24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2.8%에서 0.5%로 떨어졌다. 최근 루카셴코 대통령은 복역 중인 정치범을 석방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 협상을 주최하면서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혼외 자식이자 막내아들인 니콜라이 루카셴코(11)를 정상외교 무대에 데리고 다니는 등 후계자로 준비시키며 북한식의 권력 세습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수상 소감을 통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유럽의 독재자’ 벨라루스 대통령 21년… 5년 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1) 벨라루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임기를 5년 더 연장했다. 5선 연임으로 199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까지 무려 26년간 통치하는 기록을 세웠다. 선거 부정, 야권 및 언론 탄압, 인권 침해 등을 일삼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는 혹평을 받는다.  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83.49%의 득표율로, 민주화 운동가로 야권 대선 후보인 타티야나 코로트케비치(4.42%)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투표율은 86.75%에 달했다.  1993년 벨라루스 의회의 반부패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루카셴코 대통령은 현직 의회 의장, 총리 등 70여명의 고위 공무원을 부패 혐의로 기소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부패 척결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이듬해 벨라루스가 소련에서 독립한 후 처음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6년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고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했고 2004년에 다시 헌법을 고쳐 초대 대통령의 연임 제한을 철폐하면서 장기 집권의 길을 닦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선거 부정, 정적 및 언론인 탄압을 비난하며 2011년 벨라루스에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권위주의적인 통치에도 루카셴코 대통령이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이유는 ‘성공적인 경제 관리’에 있다는 분석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다른 동유럽 국가는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급격하게 체제 전환을 꾀하면서 마이너스성장과 높은 실업률을 보였다. 반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국영기업을 존속하는 등 소련 연방 시절의 정책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경제를 관리했다. 벨라루스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루카셴코 대통령 임기 2년째인 1995년 332달러에서 2014년 8041달러로 약 24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2.8%에서 0.5%로 떨어졌다.  최근 루카셴코 대통령은 복역 중인 정치범을 석방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 협상을 주최하면서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혼외 자식이자 막내아들인 니콜라이 루카셴코(11)를 정상외교 무대에 데리고 다니는 등 후계자로 준비시키며 북한식의 권력 세습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수상 소감을 통해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아베의 입각 제안 두 번 거부한 日 ‘정계 아이돌’

    아베의 입각 제안 두 번 거부한 日 ‘정계 아이돌’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차남 신지로(34)가 지난 7일 단행된 개각을 앞두고 아베 신조 총리의 입각 제안을 거절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중의원 3선인 고이즈미 신지로는 재임 시절 높은 지지율을 누렸던 아버지의 후광 속에 ‘차세대 총리감’ 소리를 들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일본 정가의 ‘아이돌’이다. 아베 총리는 정권의 요인 9명을 유임시키는 등 안정을 지향한 이번 개각의 ‘흥행성’을 높일 ‘깜짝 카드’로 신지로를 낙점했던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신지로에게 “가능하면 내각에 들어오면 좋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이후 정부 고위 관리를 통해 총리 보좌관 자리로 ‘수정 제안’을 했지만 신지로는 “아직 총리 관저에 들어가기는 이르다”고 재차 거절했다. 아베 총리의 제안을 거절한 뒤 신지로는 지난달 말 강연에서 입각에 대해 “그런 일은 없다”며 “아직은 걸레질을 할 기간(자신을 더 가다듬어야 할 시간)”이라며 공개적으로 입각 가능성을 부정했다. 신지로는 이미 2013년 9월 아베 총리에 의해 내각부 정무관 겸 부흥담당 정무관(차관급 정무직)으로 발탁돼 정부에 몸을 담아왔다. 그런 그가 굳이 입각을 거절한 것은 자신이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용 ‘치어리더’ 정도로 소모되는 상황을 우려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아베 정권은 각종 선거에서 압승하며 연전연승하고 있지만 최근 집단 자위권법 강행 처리 과정에서 여론의 심각한 반대를 힘으로 돌파하면서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 그런 만큼 신지로로선 지금 정권의 핵심부에 들어가는 것보다 ‘주변부’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2015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4-1 압승… 오늘 ‘첫 출격’ 배상문 반격 나설까

    [2015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4-1 압승… 오늘 ‘첫 출격’ 배상문 반격 나설까

    2015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의 닉 프라이스 단장이 마침내 한국 국적으로 유일하게 대회에 출전한 배상문(29)에게 출격을 명했다. 프라이스 단장은 8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대회 첫날 포섬 경기를 마친 뒤 9일 열릴 포볼 조 편성을 발표하면서 배상문을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5)와 두 번째 조에 묶었다. 배상문-대니 리 조와 맞설 미국팀 선수는 세계 랭킹 5위 리키 파울러와 17위 지미 워커다. 포볼은 같은 조에 속한 두 선수가 각자의 공으로 플레이를 하고, 더 좋은 성적을 팀의 성적으로 채택하는 방식의 경기다. 이로써 배상문은 최경주(45), 양용은(43), 김경태(31·신한금융그룹)에 이어 한국 국적의 선수로는 네 번째로 프레지던츠컵 그린을 밟게 됐다. 배상문은 첫날 포섬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연습라운드에서 찰 슈워젤(남아공)과 호흡을 맞췄지만 슈워젤이 몸 상태를 호소하자 포섬에서 함께 제외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함께 뛰는 배상문과 대니 리는 이웃으로 지내면서 친분을 다져 놓은 사이다. 첫날 포섬에서 4-1의 대승으로 재미를 본 제이 하스 미국팀 단장은 에이스 조인 조던 스피스-더스틴 존슨을 쉬게 하고 필 미컬슨-잭 존슨을 비롯한 4개조를 그대로 이틀 연속 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반면 첫날 승수 쌓기에 실패하고 참패를 인정한 프라이스 단장은 포섬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루이 우스트히즌-브랜든 그레이스(이상 남아공) 조를 제외한 4개조에 대한 대폭적인 개각(?)을 단행했다. 배상문을 대니 리와 묶은 그는 애덤 스콧-제이슨 데이(이상 호주)를 세 번째 필승조로 꾸렸고, 첫날 데이와 호흡을 맞췄던 스티븐 보디치를 마크 리슈먼(이상 호주)과 뛰게 했다. 또 컨디션이 회복된 슈워젤을 새로 투입, 첫날 부진했던 통차이 자이디(태국)와 호흡을 맞추게 해 역시 처음 나서는 제이 하스-크리스 커크를 상대하게 했다. 한편 인터내셔널팀은 앞서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7380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포섬 5경기에서 우스트히즌-그레이스 조를 제외하고 나머지 4경기를 미국팀에 모두 잃었다. 달랑 승점 ‘1’에 그친 인터내셔널팀은 9일 포볼(한 팀 두 명이 각자의 공을 쳐 좋은 타수를 홀별 성적으로 삼는 매치플레이 방식) 5경기에서 적지 않은 승점을 만회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두 번째 조로 나선 우스트히즌-그레이스 조는 미국팀 맷 쿠처-패트릭 리즈 조에 2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이겼지만 프레지던츠컵에 처음 출전한 아니르반 라히리(인도)-자이디 조는 파울러-워커 조에 4홀을 남기고 5홀을 뒤져 14번홀에서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첫 승의 기대를 걸었던 스콧-마쓰야마 히데키(일본)도 버바 왓슨-J B 홈스 조에 2홀을 남기고 3홀을 뒤져 무릎을 꿇었고, 대니 리-리슈먼 조는 조던 스피스-더스틴 존슨에 맞섰지만 3홀을 남기고 4홀 차로 져 기량 부족을 인정해야 했다. 세계 랭킹 2위의 데이-보디치도 베테랑 미컬슨-잭 존슨의 관록을 넘지 못하고 2홀 차로 패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7일 걸리던 개표 두 시간에 뚝딱… ‘선거한류의 힘’

    7일 걸리던 개표 두 시간에 뚝딱… ‘선거한류의 힘’

    지난 4일 오전 9시 50분쯤(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시(市) 레닌구(區)에 있는 ‘9번학교’. 평소 일요일 같으면 적막에 싸여 있을 법한 이 초·중·고 통합학교의 교정이 소란스러웠다. 이곳에 설치된 총선(국회의원 선거) ‘1005번’ 투표소에 유권자들이 몰려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투표소 건물 입구에서 투표의 엄숙함에 어울리지 않게 록음악처럼 흥겨운 러시아어 대중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입구에 선 관리자에게 물었더니 “투표에 행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음악을 틀어놓는 투표소가 많다”고 답했다. 10년 전 거센 민주화혁명이 일어났던 곳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이날 투표 분위기는 차분했다. ‘튤립혁명’으로 불린 당시 혁명은 2005년 봄 총선에서 14년 장기독재의 여당이 매표·대리투표·다중투표·개표조작 등 온갖 선거 부정을 통해 압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이었고, 그 결과 대통령인 아스카르 아카예프는 러시아로 도피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5년 뒤인 2010년 봄에도 키르기스스탄은 제2의 튤립혁명으로 대통령 쿠르만베크 바키예프가 쫓겨나는 등 5년 주기로 불안한 정정을 보였다. 이날 총선은 제2의 튤립혁명 이후 5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 데다 특히 키르기스스탄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정성을 위해 한국의 선거 자동화 시스템을 파격 도입해 치르는 첫 총선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미국, 러시아, 이라크 등 69개국에서 온 613명의 선거 참관단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선거 자동화 시스템을 생생히 목도했다. 한국 입장에서도 선거 자동화 시스템을 전국 단위 선거에 ‘수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권자 “편리하고 믿음이 간다” 키르기스스탄의 한국 선거 시스템 도입은 2013년 인천에서 열린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창립총회에서 한국의 첨단 선거 정보통신기술(ICT)을 접한 투이구날리 압드라이모프 중앙선관위원장이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 대통령에게 도입을 건의하면서 발화됐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국 정상회담 결과 한국 중앙선관위는 광학 판독 개표기(광선을 이용해 전자식으로 투표용지를 판독하는 기계) 등 투표 등록에서부터 개표에 이르는 선거 자동화 시스템 전반을 키르기스스탄에 보급하기로 했다. 이번 총선의 자동화 시스템 사업비 1276만 달러 중 절반가량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무상 지원했다. 수익은 대당 180만원짜리 광학 판독 개표기(3816대)를 만드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에 돌아갔다. 과거 키르기스스탄은 총선 개표에 1주일이나 걸렸지만 이번 총선의 개표 결과(잠정)는 4일 저녁 투표 마감 후 2시간여 만에 발표됐다. 각 지역 개표 결과가 전국의 2374개 투표소마다 설치된 투표함 자동화 기기에서 순식간에 자동 집계되고 이것들이 바로 중앙선관위로 무선 전송돼 합산됨으로써 개표 부정이 원천 차단됐다. 비슈케크 시내 ‘1001번’ 투표소에서는 이날 저녁 8시 투표 종료와 함께 투표함에서 개표 결과가 순식간에 인쇄돼 나오자 선관위 직원과 참관인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일부 시골 오지에 무선 전송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됐다면 전국 개표 결과는 2시간이 아닌 몇 분 안에 종료됐을 것이다. 이날 유권자들은 ‘신분증 제시→지문인식으로 본인 여부 확인→유성펜으로 기표→자동 개표 기능 투표함에 투표용지 투입’의 절차로 투표를 했다. 1005번 투표소에서 목격한 유권자들 중 다수는 기계에 손가락을 대자마자 컴퓨터 화면에 본인의 얼굴이 뜨고, 곧이어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이 찍힌 투표증이 기계에서 출력되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나라 선거 고질병인 중복 투표, 대리 투표가 단번에 딴 나라 얘기가 되는 순간이었다. 다만 지문 등록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선거인 등록을 꺼린 유권자도 없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미·러 등 69개국 613명 참관단도 감동 투표를 마치고 나온 발타바예프 탈라이베크(53·사업)는 새 투표 시스템에 대해 “아주 완벽하다”고 단언한 뒤 “컴퓨터로 이뤄지니 부정이 적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예전에는 투표하는 데 줄서서 기다리느라 20분 넘게 걸렸는데 오늘은 2분 만에 끝났다”고도 했다. ‘한국에서 도입한 시스템인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라디오에서 들어 알고 있다”고 답했다. 딸(35), 손녀(5) 등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전직 유치원 교사 류드밀라 이바노프나(63)는 “지금까지 살면서 수없이 투표를 해 왔지만 오늘이 가장 편리했다”면서 “기계로 하니까 믿음이 간다”고 했다.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투표했다는 대학생 아자트 무라탈리예프(23)는 “투명한 시스템 같다”면서 “우리 세대도 이번 투표 시스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참관인 자격으로 온 디나라 아바코는 “자동화 시스템이 인상적”이라면서 “우리나라도 도입하면 좋겠다”고 호평했다. ●카자흐스탄 참관인 “우리나라도 도입했으면” 굴나르 주라바예바 키르기스스탄 선관위 부위원장은 “이번에 한국 선거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선관위원을 매수하는 부정이 사라졌다”면서 “앞으로 선관위원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을까 봐 걱정이다. 월급을 올려 줘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한국의 지원으로 이번에 우리도 민주선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게 진정한 의미”라고 덧붙였다. A-WEB도 투표 다음날인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키르기스스탄이 한국의 첨단 선거관리 기술을 과감히 도입해 투·개표 불신을 잠재우고 민주국가 대열에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고 성공으로 공식 평가했다. 한국 선관위의 원준희 키르기스스탄 선거지원단장은 “이번 첫 자동화 시스템 수출을 계기로 다른 신생 민주국가로도 우리 선거 시스템을 전파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정치 분야의 창조경제라고 할 만한 성과”라고 했다. 선관위는 벌써 케냐, 에콰도르 등으로 ‘수출’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쯤 되면 ‘선거 한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8년 미군정이 이식한 선거 시스템으로 첫 선거를 치렀던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후발국들에 한국식 선거 시스템을 수출하는 날이 올 줄 67년 전에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중앙아시아의 벌판에서 목도한 역사의 반전이 소름 끼친다. 글· 사진 비슈케크(키르기스스탄)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오늘의 눈] 새로운 1000일 맞는 아베/이석우 도쿄 특파원

    [오늘의 눈] 새로운 1000일 맞는 아베/이석우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재집권 1001일을 맞았다. 2012년 12월 2차 내각 출범부터 집권 1001일째 되는 날이었다. 어제는 자신의 예순한 번째 생일, 환갑날이기도 했다. 휴가지 야마나시현 나루사와에서 그는 전날 기자들에게 “매일 최선을 다했기에 순식간에 1000일을 맞았다”며 “하루하루 있는 힘 다해 강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 19일 안보 법제를 국회에서 강행 통과시켰던 그는 야마나시현 나루사와 별장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치며 휴가를 보냈다. 이어 이날 아베 총리는 시즈오카현 오야마초에 있는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묘를 찾아 안보 법제 통과 사실을 보고했다. 첫 목표를 이룬 아베의 다음 과녁은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의 압승이다. ‘최종 목표’인 헌법 개정을 위한 개헌선 확보를 위해서다. 연립 여당 공명당과 합해 참의원 의석 수 절반을 약간 넘긴 상황에서 이를 개헌선인 3분의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중의원에서는 개헌선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앞서 지난 8일 자민당 총재 재선으로 아베는 2018년 9월 말까지 1000여일 더 집권이 가능하게 됐다. 그는 필생 목표라는 헌법 개정을 그 기간 내에 이뤄내겠다는 집념에 불타고 있다. 헌법을 뜯어 고쳐 “‘전후 체제’라는 굴레에서 벗어난 ‘보통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헌법이 미 군정 아래 패전국이란 불평등한 입장과 압박 속에 만들어졌다”, “제약받은 주권을 회복하고 전범 국가라는 낙인을 지우자”는 움직임은 그 1000일 동안 더 확산됐다. 이들은 일본 전범들을 단죄한 극동국제군사재판의 정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하면서 “잘못 쓰인 역사를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후 70년이 지났는데 언제까지 사과냐” “영국, 프랑스도 식민지배를 했는데 왜 우리만 문제냐”는 목소리는 아베의 이런 생각을 반영한다. 지난달 14일 밝힌 ‘전후 70년 담화’에 들어가지 않았던 침략과 사과 표현, “젊은 세대에게 사과의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문구도 이런 입장의 연장선에 있다. 같은 날 외무성 홈페이지에서 무라야마·고이즈미 담화의 역사인식을 토대로 한 “식민 지배와 침략 내용”을 쏙 빼버린 것도 그래서였다. 아베는 집권 1001일 동안 ‘교육 재생’을 강조하며 과거사를 미화하려 했다. 그런 방향으로 교과서 개정 등 교육 틀과 내용도 바꾸려 했다. 이 같은 시도가 일본을 더 매력 있고 신뢰받는 나라로 만들고 있다고 보는 걸까. 국회의 안보 법안 심의가 진행되던 와중에 큰 비가 내렸다. 우비와 우산을 쓰고 국회의사당을 빙 둘러싸고 평화 시위를 벌였던 고등학생, 대학생들. “전쟁 하는 나라는 손자에게 물려줄 수 없다”며 나온 칠순, 팔순의 노인들. 아기를 안고, 업고 시위에 참여한 젊은 엄마들. 퇴근 후 시위 현장으로 달려나온 직장인들. 아베의 집권 1001일은 국수적 분위기의 확산 속에서도 이들의 모습을 더욱 우뚝하게 대비시켰다. “다시 1000일”이란 장기집권의 신호음 속에서도 아베에게 실망해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들의 모습과 목소리는 너무도 소중하다. 이들을 향해 ‘간바레’(힘내라)란 말을 전하고 싶다. jun88@seoul.co.kr
  • ‘급진 좌파’의 귀환… 英노동당 색깔 바뀐다

    ‘급진 좌파’의 귀환… 英노동당 색깔 바뀐다

    “재앙적 선택” vs “변화의 단초”. 12일(현지시간) 영국 노동당 당수로 ‘급진 좌파’ 제러미 코빈(66)이 선출되자 현지 언론은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신뢰할 수 없는 정책으로 노동당의 집권 가능성은 물론 영국 정치의 안정성마저 악화시킬 것이라는 비판부터 정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심화된 사회 불평등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코빈은 노동당 당수 선출을 위한 1차 투표에서 59.5%를 득표하며 과반을 확보해 신임 당수로 선출됐다. 2위인 앤디 버넘 후보와의 표차는 약 40% 포인트였다. 코빈은 입후보 당시만 하더라도 후보 신청을 위한 지지 의원 35명을 마감 직전에 가까스로 모으는 등 별 주목을 받지 못하는 후보였다. 1983년 처음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진출한 코빈은 당내 주류인 ‘신노동당’ 노선에 반대하며 당 주변을 맴돌던 아웃사이더였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주창한 ‘신노동당’은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전통적 좌파 공약을 버리고 우파 가치를 포용해야 한다는 노선이다. 코빈의 압승은 ‘신노동당의 죽음’을 의미한다. 보수당이 2010년 집권한 뒤 복지 혜택 축소 등 긴축재정을 밀어붙이면서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자 청년과 노동조합, 좌파 세력의 불만이 커졌다. 코빈의 전임인 에드 밀리밴드 전 당수는 긴축재정에 무기력하게 동의하고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 5월 총선에서는 보수당이 최저임금 인상을 전면에 내세우며 전통 좌파의 어젠다인 복지마저 선점당하면서 노동당은 크게 패배했다. 이에 철도 재국유화, 긴축재정 반대, 부자 증세, 이라크 전쟁 반대 등 급진 좌파적 정책을 내세운 코빈이 당수 선거전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수가 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 좌파로서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 점이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코빈은 기존의 정치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유권자에게 접근해 호감을 얻었다. 인디펜던트는 “타협적이고 자신의 발언이 미치는 영향을 항상 계산하는 기존 엘리트 정치인과 달리 코빈은 단순 명료하게 자신의 신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급진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코빈을 당수로 선출한) 노동당원들이 국민의 뜻을 압도적으로 무시했다”면서 “국민은 노동당을 중도로 이끈 블레어를 세 번 총리로 선출했으며 지난 5월에는 좌파 쪽으로 이동하려는 에드 밀리밴드에게 철퇴를 내렸다”고 분석했다. 비주류에서 제1야당의 지도자로 화려하게 변신한 코빈의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중도파인 당내 주류를 달래야 한다. 이미 예비 내각에 참여하고 있었던 당내 중진들은 코빈 밑에서는 일할 수 없다며 속속 사퇴할 뜻을 밝혔다. 보수당의 공세 또한 헤쳐 나가야 한다. 보수당의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은 “코빈의 노동당은 국방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일자리와 소득에 대해 세금을 올리고 공공부채를 늘리며 돈을 마구 찍어 내 물가를 끌어올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오늘 싱가포르 총선… 야당 선전 가능성은

    11일 싱가포르에서 실시되는 조기 총선에서 야당의 선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건국 후 50년간 집권한 인민행동당이 이번 선거에서도 압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민행동당을 이끄는 리셴룽 총리는 지난달 25일 임기 1년이 남은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거 실시를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리 총리가 지난 3월 사망한 ‘국부’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리콴유 전 총리에 대한 애도 분위기와 지난 8월 건국 50주년을 맞아 형성된 애국주의 바람에 편승해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고자 조기 총선을 결정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잖다. 야당은 사상 처음으로 29개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냈다. 싱가포르에서는 의원 4~6명을 뽑는 중대선거구 16곳, 1명을 선택하는 소선거구 13곳 등에서 의원 89명을 선출한다. 인민행동당은 직전 2011년 선거에서 60%의 득표율로 전체 87석 중 81석을 차지했다. 인민행동당의 득표율은 2001년 75%, 2006년 67%, 2011년 60%로 하락세를 보였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2011년 선거에서 약진, 6석을 얻었다. 야당은 정부가 빈부격차 등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견제 세력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지니계수는 0.412로 같은 선진국인 영국(0.351), 독일(0.290)에 비해 경제적 불평등이 심하다. 그러나 정부에 대한 만족도는 70~80%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BMI리서치의 아시아 담당 애널리스트인 앤드루 우드는 “집권 인민행동당의 득표율은 60% 정도로 예상된다”며 직전 선거와 비슷한 결과를 예측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2] 함흥냉면과 모리오카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2] 함흥냉면과 모리오카

    햇살이 쨍한 날 시원한 평양냉면을 먹는다면 우중충한 날엔 매콤한 함흥냉면을 찾기 마련이다. 함흥냉면은 흰 감자녹말 국수를 식초, 양파, 마늘, 겨자 등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참가자미 회무침을 고명으로 얹은 냉면이다. 질긴 면발과 계란 반쪽도 빼놓을 수 없는 비빔냉면이자 회 냉면이다.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도 좋다. 평양냉면에는 계란, 식초, 겨자를 넣지 않는 게 본래의 맛이다. 함흥냉면의 원조는 일제강점기 때 함경도 사람들이 즐기던 농마국수이다. 농마는 녹말의 북한 사투리다. 일제는 개마고원 근처에 군사용 목적으로 대규모 감자 농장을 조성했고, 이 감자를 흥남이나 함흥, 원산 등을 통해 일본으로 가져갔다. 북방 식재료인 감자는 그곳 생육 환경에 적합해 크기가 상당히 크고, 품질도 좋았다고 한다. 또 주민들도 값싸게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감자로 만든 국수에다 동해에 흔했던 가자미 회무침을 더했고, 또 주변의 항만 덕분에 남방 식재료인 고추를 구할 수 있었다. 6·25전쟁 이후 함경도 고향을 떠난 실향민들이 남한에서 함흥냉면을 만들었다. 고향의 중독성 강한 매운맛과 새콤한 회무침의 맛을 잊기 어려워 고향 사람들끼리 즐기던 맛이었다. 냉면 등 북한 음식의 전파 경로를 따지면 실향민들의 피란길이 보인다. 함경도 사람들은 1·4후퇴 때 흥남 부두를 떠나 부산에 도착했다. 전쟁이 끝나갈 무렵 고향으로 어서 돌아갈 생각에 속초에 모여들었다. 그러나 고향 길은 막혔고, 생계를 위해 속초에서 흔하던 명태 등 해산물이나 건어물을 서울에서 팔려고 중부시장 근처의 오장동에 모였다. 중부시장은 우리나라 최대의 건어물 시장으로, 억척스런 함경도 상인들이 탄탄한 상권을 형성한 곳이다. 이에 따라 부산 광복로의 ‘W점’은 처음 도착한 부산에서 터를 잡은 함흥냉면 집일 것이다. 고향에서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농마국수를 떠올리다 생계를 위해 남에게 팔기도 했을 것이다. 이제 함흥냉면은 본래 남방 식재료인 고구마 전분으로 국수를 만들고, 귀한 가자미보다 지역 사정에 맞는 홍어, 가오리, 명태 등을 사용한다. 매운맛 때문에 시원한 맛의 오이도 넣는다. W점도 고구마 전분과 가오리를 쓴다. 속초 청초호반로의 ‘H점’은 고명으로 명태를 쓰는 게 특징이다. 명태 회무침은 가자미나 가오리보다 더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어서 초보 식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요즘은 속초항 등에서 명태가 전혀 잡히지 않는 탓에 부득이 러시아산을 쓸 수밖에 없다. 서울 중부시장 근처 마른내로의 ‘H점’은 오장동 함흥냉면 골목의 원조다. H점도 가오리를 고명으로 쓰는데, 오독오독 찝는 맛이 좋다. 함경도 실향민과 함흥냉면의 전파가 부산, 속초, 서울 오장동으로 이어졌다면 평양도 실향민과 평양냉면은 의정부, 춘천, 서울 을지로·장충동 등으로 확산된다. 평양에서 보면 남쪽을 향한 직선 루트다. 아울러 황해도 실향민과 개성의 깔끔한 음식은 경기 파주를 거쳐 서울 은평·광화문 등지에서 인기를 끌게 된다. 몇 년 전 일본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국수 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결승전 후보는 일본의 자랑인 쫄깃쫄깃한 면발의 사누키 우동과 재일교포가 만든 모리오카 냉면이었다. 전문가들은 압도적인 표차로 모리오카 냉면의 손을 들어줬다. 이 모리오카 냉면에도 가고 싶은 고향의 맛이 담겼다. 일본 동북방의 작은 마을인 모리오카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징용된 함경도 사람들이 근처의 철광석 탄광에서 일했다. 힘겨운 생활에도 역시 고향의 맛을 잊지 못했던 그들은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농마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아쉬운 대로 양배추로 담근 김치와 절인 오이, 돼지 편육 또는 쇠고기 수육, 수박 한 조각, 가다랑어포, 일본간장 등이 들어간다. 육수의 양이 함흥냉면보다 많고 평양냉면보다는 적은 듯하다. 맛에 생소한 우리 식객들은 “쫄면에 달짝지근한 육수를 부은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지만, 지금 일본인들은 그 맛에 열광하고 있다.   <감자> 고려 정치인 정몽주  백옥의 살갗 섬세하여 처음엔 씹기에 좋고  신령한 액은 짙게 끓여 역시 먹을 만하구나  점점 들어가다 아름다운 경치 멀다 알았어도  세상맛을 가져다가 저것에 비교해 보지 말라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헬로 코리아” 샤킬 오닐 방한

    “헬로 코리아” 샤킬 오닐 방한

    ‘공룡’이 ‘귀요미’로 돌변했다. 1990년대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적인 센터 샤킬 오닐(43)이 2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모습을 드러냈다. 키 216㎝, 몸무게 147㎏의 거구인 그는 1993년부터 스포츠 브랜드 리복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데 브랜드 홍보를 위해 지난 19일 방한해 이날 국내 팬들과 만났다. 199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그는 우리말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고 일반인의 3배 정도나 되는 큰 손을 카메라 렌즈에 들이대는 등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장난끼 많고 친근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그는 국내 취재진과 간단한 인터뷰를 하고 자신을 보스턴의 전설인 빌 러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뛰어난 센터라고 생각한다며 당시 코트 위에서 가장 어려움을 안긴 선수가 누구였냐는 질문에 단호한 낯빛으로 “아무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전성기의 마이클 조던과 전성기의 르브론 제임스가 붙으면 조던이 압승할 것”이라고 잘라 말해 눈길을 끌었다. 오전에 종편 채널 jtbc의 예능 프로그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촬영한 그는 21일 낮 12시 부산 광복스토어 개점 행사에 참석한다. DJ 퍼레이드 퍼포먼스와 디제잉도 하고 국내 공룡 센터 서장훈과 미니 토크쇼, 프로볼러 신수지와 피트니스 챌린지도 함께 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순환출자 고리 끊으려면 현실적 필요” “재벌의 다단계 지배방식 더욱 고착화”

    “순환출자 고리 끊으려면 현실적 필요” “재벌의 다단계 지배방식 더욱 고착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롯데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데 금융 계열사 처리 문제는 큰 숙제로 남아 있다.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지주회사(산업자본)는 금융사를 계열사로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면 중간금융지주사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금산분리 원칙을 깨고 재벌에 금융사 소유를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어서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재벌그룹의 다단계 지배 방식을 더 고착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18일 재계와 공정 당국 등에 따르면 롯데가 중간금융지주사를 둘 경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금융 계열사를 지금처럼 계속 소유할 수 있다. 예컨대 앞으로 상장 예정인 호텔롯데가 롯데그룹의 큰 지주사가 되고 그 밑에 롯데카드를 중간금융지주사로 두는 것이다. 그러면 롯데카드 밑에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를 둘 수 있어 굳이 금융사(총 9곳)를 팔지 않아도 된다. 당장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중간금융지주사를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했지만 재계 반발과 ‘재벌 특혜’라는 시민단체 반대 등이 맞물려 18대 국회에서는 폐기됐다. 19대 국회에 들어 2012년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해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다. 공정위는 일반 대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때 금융 계열사가 3개 이상이거나 금융·보험사를 합해 자산규모가 20조원 이상이면 중간금융지주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대 진영은 중간금융지주사가 순환출자만 끊을 뿐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옥상옥’(屋上屋)이라는 것이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정부는 순환출자를 없애고 투명성 제고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적은 지분으로 기업 전체를 지배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오너 체제(다단계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중간지주를 허용하는 것보다 내부 거래 규제 등을 더 강력히 옥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기획팀장은 “외국의 경우 대부분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100% 갖는 데 비해 국내 금융지주사는 30%(상장 자회사) 내지 50%(비상장 자회사)에 불과해 무늬만 지주”라고 지적했다.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론도 많다. 수십년 키워 온 금융 계열사를 하루아침에 정리하라고 하면 재벌들이 지주사로 전환하려 하겠느냐는 논리다. 중간금융지주사 도입을 국내에서 처음 공론화한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예전처럼 금산 결합 폐해가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비은행권에 대해서는 일반 지주회사라도 금융 자회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하고 중간금융지주사로 묶어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감독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계열 분리 명령제’ 같은 강력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정거래법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간금융지주사가 도입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거시건전성 감독 차원에서 금융감독 당국이 (중간금융지주사 도입을) 주도해야 하며 미국의 ‘도드프랭크법’처럼 그룹에 문제가 발생하면 계열사를 강제로 떼어내는 계열 분리 명령제도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용어 클릭] ■중간금융지주사 비(非)금융 회사나 일반 지주회사(비금융 지주회사) 아래 금융 계열사만을 지배하기 위해 두는 지주회사. 금융 계열사는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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