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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총선 개혁파 압승] ‘제2의 無血혁명’ 거셀듯

    이란에 ‘제2의 혁명’이 시작됐다.이란 국민은 개방과 자유화를 내건 개혁파에 압도적 지지를 보냄으로써 ‘현실노선’의 혁명을 선택했다.피를 흘리지 않는,민주적 선거 혁명을 통해 이란 국민들은 자유롭고 열린 사회로 변화하려는 열망을 전세계에 보여줬다.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이끄는 개혁파의 의석 86% 확보는 개혁파가 국회 다수파가 됐다는 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979년 이란혁명에 대한 반성,회교원리주의에 입각한 21년간 철권통치를 더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민의(民意)의 표현이다.이란 성직사회의 보수성으로 정치와 사회가 극도로 경직되고 국민생활을 향상시키는데도 도움이 되지못한 현실에 유권자들은 매서운 심판을 내렸다. 이같은 심판에는 혁명후 태어났거나 학생시절을 지낸 젊은층이 큰 역할을했다.유권자의 3분의 1이 25세이하이고 83%에 이르는 높은 투표율도 젊은층의 참정(參政)욕구와 높아진 정치의식의 산물이다. 97년 5월 취임한 하타미 대통령은 새 세대의 변화욕구를 누구보다 잘 정치에 반영하고 있다.복장,언론의 규제완화로 상징되는 그의 개방정책은 국민들의 뜻과는 달리 강경보수파로부터는 이슬람 지배체제 파괴라는 이유로 거센저항을 받아왔다. 사법,입법부를 손에 쥐고 번번이 하타미 정권의 개혁정책을 견제해온 보수파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국회 소수파로 전락,권력기반 하나를 잃게 됐다.하타미는 국회를 손에 넣음으로써 개혁정책에 보다 탄력을 얻게 됐으며 민의를등에 업은 개방바람,풍요한 삶과 자유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군부와 사법부,기득권층에는 보수파의 영향력이 남아있어 개혁·보수 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하타미 정권의 개혁과 개혁파의 앞길은이같은 보수파의 도전과 견제를 어떻게 수용하고 무력화하는데 달려있다. 혁명지도자 아야툴라 호메이니 사후 11년을 맞은 지금 이란에서 시작된 ‘새로운 혁명’은 이슬람 체제를 유지하는 개혁이라는 점에서 서방의 시각에서 한계를 지닐 수 있으나 변화를 바라는 이란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였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는 듯 하다. 황성기기자 marry01@. *세계 각국 반응. [워싱턴·런던·베를린·파리·앙카라·유엔본부 AFP 연합] ■미국 개혁파의 압승에 환영을 표시하면서도 이란의 실제적 정책 변화는 두고보아야 한다는 유보적 입장.제임스 폴리 미 국무부대변인은 “이란 국민의 분명한 열망이 차기 의회 의원들을 통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국 이란 총선 결과를 환영하면서 영국과 이란간 대화정책이 계속 추진되기를 희망.로빈 쿡 외무장관은 개혁파의 압승은 “현대화에 대한 이란 국민의 관심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면서 “영국 정부의 대(對)이란 대화정책이 옳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환영.외무부는 또 쿡 장관이 지난 1월카말 하라지 이란 외무장관의 영국 방문에 대한 답례로 5월경 이란을 방문할것이라고 공식 발표. ■독일 개혁파의 압승은 “고무적 사건”이라고 환영.안드레아스 미켈리스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신호이자 고무적 사건”이라고 환영하고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의 테헤란 방문을 위한 “구체적 준비”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언론은 그의 방문이 3월 5∼6일경이 될것이라고 보도.정부는 또 슈뢰더 총리가 곧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을 독일에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개혁파의 승리는 이란 국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확인시켜 주었다면서 환영.외무부 대변인은 “유권자 대다수가 하타미 대통령의 지도력을 지지했으며,특히 투표율이 높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터키 환영과 함께 이란이 더이상 다른 나라의 강경 이슬람세력을 도와주지 말 것을 당부.뷜렌트 에제비트 총리는 “이란이 이슬람혁명을 수출하는 노력을 포기하길 바란다”며 이번 승리가 이란뿐 아니라 전세계 이슬람 사회와터키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 ■걸프지역 인접국들 대체로 총선 결과에 침묵,환영 일색인 서방진영과는 대조적인 모습.다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선거 결과가 중동의 역내 및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정치체제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객관적이고 진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 *총선 특징. 이란 총선후의 가장 큰특징은 여성 후보들의 약진과 개혁파 지도자들의 잇따른 석방이다.18일 치러진 총선에서 여성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고, 반혁명등의 혐의로 복역중이던 개혁파 지도자들이 잇따라 가석방되면서 개혁의 물결을 실감케 하고 있다. 총 입후보자 6,000여명 가운데 513명의 여성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진 이번 총선에서 30여명의 여성이 의회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성의 정치적 참여도가 높은 유럽 선진국들에 비하면 낮지만,이전의 15명에 비하면 무려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이슬람권에서는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이같은 여성 후보들의 약진은 강제 결혼 및 남녀 임금차별의 철폐,남녀 법적 평등권 보장 등을 공약을 내놓은 여성 후보들에게 몰표를 몰아준 여성들과 변화와 개혁을 지지하는 젊은층이 정치에 큰 관심을 보인 덕분이다. 반혁명 혐의 등으로 복역중이던 개혁파 지도자들이 잇따라 석방되는 점도개혁의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개혁파 지도자로 부통령과 내무장관을 지낸 압둘라 누리가 이미석방된데 이어,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측근인 모흐센 카디바르도 풀려났다.누리씨는 “총선 결과는 미래를 확실히 보장해줄 뿐 아니라,앞으로 정부정책도 국민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기자 khkim@. *개혁파 승리 원동력은. 열강들의 각축장이었던 20세기 지구촌에 이란은 외세를 배격한 정치혁명을일궈냈던 국가로 꼽힌다.그 정신은 테러 등으로 퇴색해왔으나 이를 가능케했던 비타협적 국민성은 오랜 잠복기를 뚫고 21년만에 선거혁명으로 회생한셈이다. 개혁파의 압승을 몰고온 18일 이란 선거혁명은 학생,여성,신문매체 등 3주체의 합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가운데 점화력에서 단연 폭발적인 것은 역시 학생들을 포함한 젊은층. 전인구의 3분의2가 30세이하인 이란에서 젊은층은 개혁의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97년 대선을 통해 하타미 정권을 창출,‘킹메이커’로 부상한이들은 개방·개혁정책이 수구파 제동으로 비틀거릴 때마다 시위를 통해 보수세력을 견제하며 개혁 정권을 지켰다.테헤란 대학은 특히 급진적 개혁파의사상적 아지트로 꼽히고있다. 여성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거 유권자에서 출마자로 탈바꿈했다.전체 후보자 가운데 7%인 513명이 여성이었다.이는 총선 사상 유례없는 비율로 꼽힌다.수도권에서 그 비율은 15%에 달했다.79년 이슬람혁명으로 사법부에서 여성이 축출되는 등 지위가 급추락했던 여성들은 임금,상속권,결혼 등 모든 면에서 양성평등을 주장하며 개혁파 지지,또는 직접출마를 통해 바람을 일으켰다. 신문매체의 활성화는 하타미정부의 대표적 승부수로 꼽힌다.신문발행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보수파가 쥐고있는 폐간,검열권을 무력화했다. 보수파가 신문을 하나 없애면 다음날 진보지 두개가 새로 솟아나는 양상이이어졌다.방송이 수구파의 엄격한 통제속에 맥을 못출수록 가판대 앞에는 개혁파의 주장을 담은 신문 한장을 구하려 인파가 꼬리를 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슬람혁명이 회교국가들에 회교혁명을 수출했듯 선거혁명 또한 아랍권에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칠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서방우호적인 하타미 정부가의회를 장악,과거 알제리,이집트 등지에서의 피바람나는 보복테러에 대한 지원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아프가니스탄,수단,알제리 등 각국 회교근본주의자들의 반미성향도 크게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이란 총선 개혁파 압승

    18일 실시된 이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개혁파가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보인다. 초반 공식 개표결과와 추계치에 따르면 모하메드 하타미 대통령을 지지하는개혁파는 19일(현지시간)까지 290석의 의석중 약 70%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국영 통신사인 IRNA는 19일 개혁파는 중부 이스파한시에서 5석중 전부를,시라즈에서는 4석중 3석을 낚아채는 등 전체의석 290석중 67%를 차지했고보수파는 25% 확보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개혁파의 선전은 젊은층과 여성 유권자의 참여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있다.젊은층과 여성은 총 3,870만명의 유권자의 65%를 차지하며 언론과 개인의 자유 신장과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타미 정부는 그동안 각종 개혁정책에서 시비를 걸며 개혁에 앞장서온 각료를 탄핵해온 의회를 장악함으로써 개혁과 개방을 더 강력하게 추진할 수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대외관계 개선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하타미는 1979년 혁명 이후 대외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순방하고 독일 방문도 추진하는 등대외관계 개선에 주력해왔다. 미국과의 점진적 관계개선도 예상된다.미국은 이란을 ‘테러 후원국’으로지목하고 있으나 기업들이 이란과의 관계개선과 제재조치 해제를 요구하고있는 시점에 개혁파의 총선승리는 대화의 물꼬를 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중동평화협상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게 확실하다.이란은 레바논내 무장게릴라인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등 반이스라엘 정책을 펴왔고 앞으로도 이 정책을 고수하겠지만 온건파가 정부와 의회를 장악함으로써 중동평화협상에 대한 ‘악영향’의 수준이 훨씬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강경 보수파의 보루인 아야툴라 하메네이가 여전히 권력의 핵심이라할 수 있는 군부와 사법부,외교권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개혁과 개방의 속도는 서방세계가 바라는 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준기자 pnb@
  • 부시 共和 대선후보 거머 쥘듯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19일(현지시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 압승은 오는 7월29일∼8월4일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에 앞서 대선후보를거머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번 예비선거는 박빙 승부 예상속에 무소속·민주당 유권자들이 대거 존매케인 후보를 지지할 경우 부시가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었다. 부시 후보의 승리는 지난 1일 뉴햄프셔 이후 일기 시작했던 매케인 ‘돌풍’을 단번에 꺾고,앞으로 예정된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매케인 후보에 일대타격을 준 값진 것이라는 분석이다.이번 승리는 그동안 전직 대통령의 아들로 후광을 받았거나 실제 냉혹한 정치세계에 유약하다던 일부 비판을 딛고서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 같다.부시 후보의 승인은 자금력과 조직력의 우월,그리고 전략면에서의 적중이었다.뉴햄프셔 패배이후 부시 후보 진영은 이곳에서 또 패배할 경우 후보자로서 당내 위상까지 흔들릴 우려가 있다는 위기감아래 TV광고에만 5,000만달러 이상을 쏟아붓고 모든 조직력을 동원했다. 참신한 개혁기수의 이미지로 떠오른 매케인 후보에 대항,부시 후보 진영은그의 정치자금을 둘러싼 이중성,바람직하지 못한 의정활동 등 부정적인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했다. 전략은 딱 맞아 떨어져 출구조사 결과 개혁성향을 가진 45세 이하 계층을포함해 빈부격차,남녀노소 할 것없이 모든 계층에서 그를 지지했다.매케인후보가 바랐던 민주당 유권자와 무소속 유권자들은 각각 9%와 31%만이 투표에 참가했으며,이 가운데 30% 이상은 부시 후보에 표를 던졌다.공화당 내분을 의식한 골수 공화당원들은 부시 후보에 몰표를 던져 사우스 캐롤라이나투표율을 4년전에 비해 2배로 끌어올렸다. 매케인 후보는 22일 치뤄지는 미시건주 예비선거와 같은 날의 홈그라운드애리조나주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패배는 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주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부시후보는 공화당내 분위기를 쇄신하고 판세가 완전히 판가름 날 3월7일의첫번째 ‘슈퍼 화요일’을 ‘희망’속에서 맞을 채비를 차리고 있다.
  • 부시, 매케인에 11%P차 대승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조지 부시 텍사스주 지사가 19일 실시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에서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의 돌풍을 잠재우고압승을 거뒀다. 부시 후보는 80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가 예비선거를 도입한 이래 최고의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선거에서 매케인 후보를 53%대 42%라는 예상보다 큰차이로 따돌렸다. 마지막 군소후보인 앨런 키스 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대사는 5%의 지지에그쳤다. 이날 투표자는 60여만명에 육박해 96년의 27만6,000명에 비해 두배를 훨씬넘어섰다. 부시 후보는 22일의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 예비선거,29일의 버지니아주 예비선거와 노스 다코다주 코커스(당원대회)는 물론 판세가 완전히 판가름날 3월7일의 이른바 ‘슈퍼 화요일’ 대회전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매케인 후보에 유리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부시후보가 대승을 거둔 것은 무소속 및 민주당원에 대한 매케인 후보의 득표공세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적 공화당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부시 후보는 이들 공화당원의 투표에서 매케인 후보에 3대 1의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hay@
  • [이란 오늘 총선] 개혁 드라이브냐 후퇴냐 기로에

    18일 실시되는 이란 총선은 가파르게 고조돼온 이나라 내부의 개혁 열망이본격적 분출구를 얻느냐,그대로 주저앉느냐의 분수령이 된다는 점에서 지구촌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97년 선거혁명을 일으키며 당선된 모하메드 하타미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는 권력 정점에 도사린 수구파들의 저항이란 벽에 부딛쳐 삐걱거려왔다.때문에 총선 결과에 따라 이란 개혁은 결정적 날개를 달 수도,어렵사리쌓아온 지분조차 잠식당하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는 형편이다. 정부에 대한 보수파 입김이 이토록 거센데는 이란의 독특한 권력구조에서요인을 찾아볼 수 있다.79년 2,500년 왕정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호메이니는종교가 현대적 통치원리에 앞서는 일종의 신권정치 시스템을 도입했다.이에따라 대통령이 아닌 이슬람교 지도자가 이란 최고지도자로 군부,사법부,입법부 등을 장악하게 돼 있다.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 단순히 경제·치안을 관장할 뿐이다. 하지만 반미,독자노선의 이슬람혁명 정신은 89년 호메이니 사후 갈수록 부패와 관성,권력 유지를 위한 무리수등으로 얼룩져갔다.호메이니를 계승한아야툴라 하메네이는 언론탄압,무자비한 정적 숙청,여성 등 소외계층에 대한차별정책 등으로 호메이니가 물려준 정당성을 갉아먹었다. 무엇보다 대서방폐쇄정책이 지속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 언저리를 헤매는 경제피폐상이 지속됐다. 97년 대선에서 하타미에게 쏟아진 70% 이상의 몰표는 독점적 세습권력에 물린 국민들의 변화 욕구가 어느 정도인지를 읽게 했다.하타미는 국민지지를등에 업고 과감한 개혁정책을 펴나갔다.이탈리아,프랑스 순방,미국과의 스포츠 외교 등으로 서방세계로의 빗장을 풀어헤쳤고 대내적으로는 언론자유,여권 및 시민권의 신장 등을 추진,봄바람을 몰아왔다. ‘문명간의 화해’,‘이슬람 시민공화국’으로 요약되는 하타미의 이같은개혁 지향은 최종적으로 기득권층 내부를 겨냥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었다. 결국 이는 종교권력 정점으로부터의 반발을 불렀다.지난 3년간 이란 정정은하메네이와 하타미의 대립구도 아래 개혁을 지지하는 학생 시위와 이를 상쇄하려는 관제시위의 맞불양상이 되풀이됐다. 의회에서 야당에 머물러온 개혁파에게 이번 총선은 따라서 결코 놓쳐서는안될 교두보인 셈이다.국민의 지지가 유일한 권력기반인 이들에게 총선은 그정당성에 대한 심판대나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개혁파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인구구성으로만 봐도6,000만 이란 인구의 절반 이상이 25세 미만 젊은층인데다 여성 및 지식인들까지 포함하면 지지기반이 97년 대선 당시의 70%를 넘어선다는 게 하타미 진영의 주장이다. 문제는 이것이 국회내 지분으로 그대로 연결되느냐는 점.전문가들은 하타미노선을 추종하는 정파들의 결집체인 ‘개혁파 참여전선’이 절대과반수를 얻어야만 개혁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추진력을 얻을 것이라고 분석한다.단순 제1당에 그쳐 중도파 등과 연립해야 할 상황이라면 오히려 정국 불안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하메네이 진영에서 의회 위에 버티고 선 초법적 ‘혁명수호위원회’ 등을 동원,내부분열을 획책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개혁·보수 양대세력 총력전. 18일의 이란 총선은 79년 이란공화국 수립 이래 여섯번째.293명의 마즐리스(의회) 의석을 놓고 6,000여명의 후보자가 난립했다.향후 개혁 정국의 강도와 향방을 좌우할 점화력을 의식,개혁·보수 양대세력은 일제히 진용을 재정비,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하타미 대통령을 주축으로 한 개혁파들은 ‘개혁파 참여전선’ 아래 집결했다.18개 정당 및 사회단체가 참여,절대 과반수를 향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지도자인 모하마드 레자 이슬람참여당 당수는 하타미의 친동생. 현재 의회내 다수파인 보수세력은 제1당인 무장성직자협회를 중심으로 ‘호메이니 추종자들’이라는 보수연합을 결성했다.개혁파의 약진에 위기를 느낀이들은 기득권을 총동원,치열한 수성 전략을 펴고 있다.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는 ‘혁명수호위원회’의 자격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이 기구는 사실상 하메네이의 ‘친위부대’격. 이번에도 보수파는 위원회를바람막이삼아 669여명의 개혁성향 후보들을 사전에 걸러냈다.또한 신문들을폐간하고 압둘라 누리 전 내무장관 등 친하타미 성향의 인기정치인을 구속하는 등 공권력을 휘두르고 있다.중도파인 라프산자니 전대통령을 차기 국회의장감으로 영입,개혁바람에 물타기를 시도하는 카드도 꺼내놓았다. 개혁파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긴 하지만 압승이냐 신승이냐 여부,무소속의점유비율,종교세력의 승복 여부에 따라 향후 정국은 다양한 합종연횡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손정숙기자
  • [미리보는 4·13총선](4) 자민련 ‘텃밭 수성가능한가

    *대전·충북·충남 충청권의 최대 변수는 ‘JP(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바람’이 다시 불게 될지 여부다.JP의 영향력이 강력했던 지난 15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이 충청권 28석 중 24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자민련은 이번에도 JP가 전면에 나서 ‘녹색바람’을 일으켜준다면 쉽게 ‘수성(守城)’에 성공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여론을 분석해보면 지난번 같은 자민련의 ‘독식’은 힘들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여론조사로만 보면 자민련과 민주당,한나라당이 거의 균등한 지지도를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의 내각제 강령제외→시민단체의 낙천자 명단 발표→‘음모론’제기로 이어지면서 자민련은 ‘충청표결집’이라는 부수이익을 챙기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결과를 속단하긴 어렵다. 충청권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김용환(金龍煥)의원의 ‘한국신당’도 자민련에게는 부담이다.공천심사에서 떨어진 자민련 후보들이 상당수 한국신당에입당,출마하게 되면 자민련 표를 일부라도 잠식할 게 뻔한 탓이다. ‘충청권=자민련 텃밭’이라는 등식이쉽게 깨지지는 않겠지만,민주당과 한나라당,한국신당이 얼마나 약진하느냐가 최종 판세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전과 충북지역은 한쪽의 ‘절대우위’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각당이 얼마만큼 역량있는 인물을 후보로 내느냐가 당락을 가를 전망이다. 자민련이 현역의원을 중심으로 대폭 물갈이에 돌입한 것도 이같은 기류를반영한다.대전은 현역의원 1∼2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물갈이를 한다는흉흉한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최근 입당한 최환(崔桓·대전 동갑)전 부산고검장,이창섭(李昌燮·대전 유성)전 SBS앵커가 현역의원에 도전장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충남에서는 TV앵커출신인 전용학(田溶鶴·천안갑)전 SBS국제부장이 정일영(鄭一永)의원과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충남보다 상대적으로 자민련세가 약한 충북지역에서 한나라당이 몇 석을 얻느냐도 관심거리다.한나라당은 지난 총선에서 8석중 2석을 얻어 여타 충청권과는 다른 정서를 보여줬던 충북지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충북은행 퇴출과 LG반도체 합병 등으로 악화된 지역정서로 ‘야당바람’을일으킬 여건은 충분하다는 자평이다.4선에 도전하는 청원의 신경식(辛卿植)의원을 ‘선봉장’으로 충북에서 만큼은 자민련의 아성을 반드시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다. 민주당도 과거와는 달리 충청권에서 지지율이 만만치 않다는 계산아래 지명도 높은 참신한 인물을 전면에 배치,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이원성(李源性·충주) 전 대검차장,안광구(청주 흥덕) 전 통산장관, 예비역 대장 이준(李俊·제천·단양)씨 등이 ‘대표주자’다.대전 대덕에서 자민련 이인구 (李麟求)의원과 맞붙는 기자출신 김창수 (金昌洙)씨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김성수기자 sskim@ *[집중조명] 대전 동구 갑·을로 나뉜 선거구가 합쳐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충청권 최대의 격전지로떠오르고 있다. 2명의 현역의원을 포함,중진급 전직 의원,지명도 높은 정치신인 등 출마의사를 밝힌 주요 인사만 12명에 달한다. 우선 관심을 끄는 것은 현역의원의 거취다. 동갑의 김칠환(金七煥)의원은 자민련을 탈당한 뒤 한나라당에 입당,여의도재입성을 노리고 있다.동을의 자민련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지난 총선에서동갑 출마도 검토했었던 만큼 ‘지역구 통합’이 오히려 유리하다고 주장한다.김의원의 탈당이후 동갑 지역구 조직 인수도 끝낸 만큼 ‘수성(守城)’에걸림돌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대변인에게도 변수는 있다.지역구가 통합되면 동갑에 공천신청을 낸 최환(崔桓)전 부산고검장이 인물이나 평판면에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두사람간공천 교통정리가 지역구 풍향의 최대 관건이다. 민주당도 공천경쟁이 치열하다.동갑에서는 대전일보 사주인 3선관록의 남재두(南在斗) 전 의원과 80년 충남대 학원자율화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선병렬(宣炳烈)씨가 출사표를 던졌다.여기에 동을에서는 15대때 이양희 대변인에게분루를 삼킨 송천영(宋千永) 전의원이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외치고 있다. 한나라당도 사정은 비슷하다.동갑의 오세철(吳世喆),이영(李永)씨와 동을의김현(金炫) 전 의원이 낙점만 기다리고 있다.강구철(姜求哲·동을)씨 등도‘무소속 돌풍’을 기대하며 도전장을 냈다. 김성수기자
  • 고어·부시 낙승

    [디모인(미 아이오와주) 최철호특파원] 2000년 미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첫 관문으로 24일(현지시간) 치러진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코커스)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의 조지 W.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예상대로 낙승했다. 이날 저녁 7시(한국시간 25일 오전 10시)부터 아이오와주 전역의 2,131개구역에서 실시된 코커스에서 고어 부통령은 빌 브래들리 전 뉴저지주 상원의원에게 2대 1의 표차로 압승을 거뒀다. 또 부시 주지사는 40% 이상의 지지를 얻어 나머지 후보 5명을 여유있는 표차로 따돌렸다. 고어 부통령은 63%의 지지율을 얻어 35%를 확보한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을압도했다. 공화당의 경우,부시 주지사가 41%를 획득해 30%를 얻은 출판업계 거부 스티브 포브스 회장을 비롯,앨런 키스 전 유엔대사,존 매케인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등 나머지 후보들을 누르고 승리했다.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승리한 양당 후보는 2000년 대통령선거의 중요한 전초전으로 오는 2월1일 실시되는 뉴 햄프셔 예비선거에서 기세를 올리면서 앞으로 대통령후보 지명전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ay@
  • 4·13총선 전략

    총선을 향한 한나라당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7일 오전 총선기획단(단장 尹汝雋여의도연구소장)회의를 열고 4 ·13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기 위한 총선전략을 점검했다.이회창(李會昌)총재 가 처음 주재한 회의에는 당3역·비서실장·대변인,총선기획단 단·부단장, 기획·조직·홍보·여성·청년·정책·여론조사·사이버홍보팀장이 참석했다. 이총재는 이날 “우리당이 그동안 정국의 분위기에 안주하고 있지 않았는가 반성한다”면서 “야당으로서 자금도 상당히 부족하고 집권당의 횡포가 심 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심하지 말고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총선을 앞두고 자금과 조직의 열세를 걱정하고 있다.신(新 )야당들이 하나 둘씩 생겨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이에 따라 ‘홍보전’으로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다.조직과 자금력이 탄탄한 여당에 대해서는 공명선거 및 준법선거 캠페인으로 ‘맞불’을 놓을 작정이 다.특히 최대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이같은 전략이 먹힐 것으로 보고 이를 쟁점화화기 위한 선거이벤트를 구상중이다. 또 금권·관권선거를 막기 위해 불법선거감시에 총선거전력의 3분의 1을 투 자한다는 방침이다.이와 함께 이웃 선거구의 후보자간 연대를 통해 공동선거 를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여(與)다야(野)체제에 대해서도 같은 전략이다.이부영(李富榮)총무는 “DJ 정권 창출의 숨은 공로자들이 이제는 동면(冬眠)에서 깨어나 야권 분열의 선 봉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들의 실체와 음모를 국민 앞에 알리는 순간 와 르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과테말라 大選 결선투표…야당 포르티요 후보 승리

    [과테말라시티 AFP 연합] 26일 실시된 과테말라 대선 결선투표에서 제 1야당인 과테말라혁명전선(GRF)의 알폰소 포르티요 후보가 승리했다고 알바로 아르수 대통령이 이날 공식 발표했다. 과테말라 최고선거법원(TSE)은 이에 앞서 73%가 개표된 현 시점에서 포르티요 후보가 68%를 지지를 얻어 32%에 그친 집권 국민진보당(PAN)후보 오스카르 베르헤르 후보를 큰 표차로 눌렀다고 밝혔다. TSE의 공식 개표 결과는 27일 오후 나올 예정이다. 투표율은 42%로 집계돼 50%를 웃돈 1차 대선 투표 때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나타났다. 베르헤르 후보는 PAN 당사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선거패배를 공식 인정하고포르티요 후보의 승리를 축하했다. 갤럽이 이번 결선 투표 직전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포르티요 후보와 베르헤르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각각 69%와 31%로 나타나 포르티요 후보의 압승은 이미 예견됐었다. 인권 단체들은 그동안 포르티요 후보가 과테말라의 전(前) 독재자 리오스몬트장군의 후계자란 점을 들어 그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으나 일자리창출,범죄추방,농촌 개발 등에 관한 그의 공약이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 낸 것으로 분석됐다.
  • [포커스 투데이] 남편 안와르 지역구서 당선 아지자女史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의 부인 아지자 이스마일여사(47)가 남편의 지역구에 출마,압승을 거두고 당선됐다. 여섯명의 자녀를 둔 아지자 여사는 자녀들을 위해 안과의사를 그만두고 가정으로 돌아갔을 정도로 평범한 가정주부 출신.‘남편 덕분’에 정치인으로변신한 탓에 정치경험은 전무하지만,의회내 야당의 목소리를 주도하며 18년동안 통치해온 마하티르 모하메드 총리 진영을 압박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지자 여사는 평소 남편의 뒷자리에서 조용히 내조를 하고 스카프를 쓰지않고는 바깥에 나가지 않는 이슬람 여성의 전형이다.대학 시절 이슬람 학생지도자이던 남편을 만나 78년 결혼했다.안와르 전 부총리가 마하티르에 반기를 들고 20여개의 죄목을 뒤집어쓰고 투옥되자 ‘분연히’ 대중 앞에 나서서 남편을 옹호하는 민주 투사로 변신했다. 아지자 여사는 남편이 투옥된 이후부터 변화를 요구하는 야당진영의 상징적 인물로 부각되면서 총선에 출마했다.그러나 야당진영이 처음으로 연합전선을 구축했지만 마하티르 총리의집권여당에 참패해 제 목소리를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기자 khkim@
  • 말聯 집권연정 총선 압승

    마하티르 모하메드(73) 총리가 이끄는 말레이시아 집권연정이 29일 실시된조기총선에서 개헌선을 무난히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에따라 아시아 최장기 집권자로 18년째 총리직을 고수해온 마하티르 총리는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을 다시한번 보장받게 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30일 오전 4시30분(현지시간) 현재 개표결과,집권연정인국민전선(NF)이 전체 하원의석 193석 가운데 148석을 확보해 개헌선인 3분의 2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반면 야당 연합체인 대체전선(AF)은 42석을 확보했으며 AF와 제휴한 군소정당들도 3석을 얻는데 그쳐 당초 목표인 여권의개헌선 확보저지에 실패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2,200만명의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자유와 민주주의,정부의 투명성보다는 안정과 평화를 선택했다고 진단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연립정당 당사에서 수천명의 당원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승리축하 연설을 통해 “지난 95년 총선에 비해 큰 선전”이라며 “국민은 우리를 선택했다”고 선언했다. 남편인 안와르 전 부총리 대신 출마해 관심을 모았던 아지자 이스마일 여사는 북부 페낭주에서 여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마하티르 총리에게 큰 패배를 안겼다. 당초 예정보다 5개월 앞당겨 실시된 이번 총선은 마하티르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신임투표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장기집권에 따른 국민들의 염증과 계속된 경기침체,정적인 안와르전 부총리의 전격구속에 따른 반감확산 등에도 불구하고 마하티르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승리,다시한번 건재함을 과시했다. 4개 야당의 연합체인 AF도 애초 이번 선거로 마하티르 총리를 권좌에서 몰아내기에는 역부족임을 시인했다.야권은 비록 개헌선 저지 목표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이스마일 여사의 당선과 함께 석유자원이 풍부한 테렝가누와 켈란탄 주의회선거에서의 승리로 집권 여당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혔다. 특히 여권이 회교중심지인 테렝가누주 의회선거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정당인 말레이시아 이슬람당(PAS)에 패배한 것은 충격이 되고 있다. 이때문에 분석가들은 집권여당의 이번 승리를 ‘미완의 승리’로 보고 있다.남편 대신 등장한 이스마일 여사와 안와르 전부총리의 처리문제는 계속 국정운영에 큰 부담으로 남게됐다. 이경옥기자 ok@
  • [대한광장] 名將은 싸우지 않고 이긴다

    정부·여당의 핵심인사들에게 손자병법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십중팔구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知彼知己者,百戰不殆)’라는 명구(名句)를 꼽을 것 같다.현 정부가 들어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정치권은 끊임없이 싸워왔다.‘북풍’‘세풍’‘옷로비 의혹사건’‘언론장악 보고서 공방’ 등등.싸움의 이유야 나름대로 있겠지만 많은 국민들은 싸움구경에 지칠 대로 지쳐있다.텔레비전에 정치인이 등장하면 채널을 돌려버릴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깊은 정치불신과 정치 냉소주의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 국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임을 생각할 때,최근 시중에 퍼지고 있는 정치 염증은 민주정치체제의 건강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병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이런 상황에서 다음 선거가 사상초유의 지역할거주의가 판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말이 시중에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이 말을 모른다고 하면 귀가 먼 사람이거나 세상사에 초연한 사람,둘 중에하나다.‘알고 있으나 그래도 압승할 비책이 있다’고 말한다면 이 사람은나라의 평화와 국민의 화합보다 자기 한몸이나 자기 집단의 작은 승리를 더중히 여기는 위험한 사람이다. 金武坤 동국대교수·신문방송학 물론 여권 인사들은 항변할지도 모른다.싸움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야당쪽이며,나쁜 것은 그들이라고.야당이 원내 다수파라는 ‘수의 논리’와 장기간에 걸쳐 권력을 장악해온 경험과 인맥에서 오는 정보력을 무기로 국가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의 발목을 사사건건 잡아왔다고.물론 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정책대안의 제시라는 야당 본연의 사명을 뒤로 한 채 ‘상대방이 잘못되어야 내가 잘된다’ 식의 정치공세에 치중해온 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좋든 나쁘든 야당이 선택한 길이고,정부·여당은 국가대표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 있고 가야할 길이 있다.혹자는 말할 것이다.현 정권은 그 ‘태생적 한계’로 인해 사방에서 개혁의 발목을 잡으려는 기득권 세력에 포위돼있다고.그러므로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그런 ‘반개혁세력’과의 투쟁에서 결연히 싸워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야당의원,언론사,전직대통령 등 각 정치 행위자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쟁투하는 인상을 줌으로써 대한민국 정부를 ‘여러 정치 행위자들 중의 하나’의 이미지로 끌어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반대의견을 강압적인 수단으로 억누름으로써 군림하던 유신정권도,많은 사람들이 ‘물’로 보았던 ‘6공’도 적어도 국민의 눈에 ‘일개 정파(政派)’처럼 비쳐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그런데 지금 우리 눈에 비친 정부·여당의 모습은 마치 위기에 몰린 소수정파의 이미지다. 우선,정부·여당은 사안이 터질 때마다 나서서 발끈하거나 과민하게 대응함으로써 국가적으로 더 중요한 일에 써야 할 역량을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특히 청와대는 모든 사안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대통령의 이미지는 국가적 자원이다.사소한 일로 여러 집단들과 싸우는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그것은 정치적으로도 손해일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손실이라는 점을자각해야 한다. 대우사태로 인해 국가 신인도의 재추락이라는 위기상태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11월에 열리기로 되어있는 북·미회담의 추이도 커다란 관심거리다.방송법 문제도 한시 바삐 넘어야 할 언덕이다.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 여야 모두 하릴없는 싸움에 날을 새울 여유가 없다.정치권은 통일문제,정보화,구조조정과 같은 국가의 핵심적 과제를 국민적 의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끈질기게 설득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여당이 먼저 싸움을 걸지 말 것이며,걸어오는 싸움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싶다.크게 한번 물러서는것도 방법의 하나다.인내와 관용으로 상징되는 햇볕정책을 국내정치에도 준용하는 것이 어떨까. 세간에는 ‘손자병법’이 무력으로 싸워 이기기 위한 갖가지 기술을 집대성한 책으로 오해되고 있는 듯하다.그러나 손자(孫子)의 가르침의 핵심은 싸워서 이기는 데에 있지 않다.가장 좋은 장수는 싸우지 않고 이긴다(善用兵者,屈人之兵而非戰:孫子 謀攻編). 김무곤 동국대교수 신문방송학
  • 남미대륙에 ‘신좌파 바람’

    남미대륙에 신좌파 바람이 불고 있다.이른바 ‘제3의 길’.70년대와 80년대초까지 피비린내 나는 좌·우익 대립을 거친 끝에 80년대 중반 미국이 지원하는 우익세력에 정권을 넘겨 줬던 남미에 최근 좌파 집권 도미노가 일고 있다. 24일 치러진 대선에서 사회민주계 라디칼당과 좌파연합체 프레파소당의 야당연합 후보인 페르난도 델 라 루아(62)가 50.3%지지율로 압승한 아르헨티나를비롯, 이달 31일 우루과이,그리고 오는 12월10일의 칠레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지도자들이 잇따라 집권할 기세다. 지난 73년 온건 사회주의자 살바도르 아옌데의 피살과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군부 쿠데타,그리고 뒤이어 학정으로 오명을 날린 칠레에서는 좌파 투사리카르도 라고스가 대권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사회주의당 출신인 그는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의 정통 후계자.소련대사로 부임 중 피노체트 쿠데타가 발생,그대로 망명투쟁을 벌인 대표적 투사로 기독민주당의 10년 집권을무너뜨릴 것이 확실시된다. 우루과이 범좌파전선 대선 후보로 나선 타바레 바스케스 전 몬테비데오 시장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지지도 1위를 고수하고 있다.지지도가 40%를 훨씬상회,11월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대권을 잡지는 않았지만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에서도 좌파세력이 연립정권에 적극적으로 참여,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엘살바도르 등에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좌파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남미대륙에서 좌파세력 부상의 첫번째 원인은 만성적인 경제침체와 20%에육박하는 실업률,만연하는 집권층의 부정 부패,심각한 빈부격차에 국민들이등을 돌린데 있다.더 큰 핵심은 냉전종식 이후 치열한 이념대결 구도가 사라진 배경속에 남미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체 게바라나 카스트로식의 교조주의적 혁명투쟁이념에서 탈피해 다원주의를 수용,정치적 대안으로 내세운 결과다. 유럽 사회주의자들이 선택한 ‘제3의 길’과 일맥상통한 이들의 전략은 우익정권 지원을 포기한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와 맞물려 유권자들을 파고 들고 있다.라고스 후보도 “투자 저축 경제성장에 영향을 주지않으면서빈부격차를 줄이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현실수용적인 사회운동론을 주창하고있다. 마약 밀매 등이 관련된 콜롬비아나 페루 멕시코 등은 상황이 다르지만 이같은 일련의 좌경화는 남미대륙이 하나의 경제권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잇따라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올림픽축구, 평가전서 사우디 가볍게 제쳐

    ‘중동축구 감 잡았다’-.17일 밤 11시45분 ‘중동의 복병’ 바레인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B조 2차전을 갖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이 가득찬 자신감으로 화끈한 승리를 예고하고 있다. 자신감의 근거는 결전을 앞두고 1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진 사우디 올림픽팀과의 평가전에서 3-1로 가볍게 이겼다는 점.리야드 킹파드스타디움에서벌어진 이날 평가전에서 한국은 간판 스트라이커 이동국을 빼고도 전반 이관우 신병호의 연속골로 여유있게 이겼다.비록 평가전이지만 중동축구의 간판사우디를 제압했다는 점에서 바레인전 낙승을 전망케 한다.무엇보다 한국은최근 대표팀에 재발탁된 김은중(대전)이 2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보인데다 수비 대체선수로 뽑힌 하용우(경희대) 등 보강 멤버들이 제기량을 발휘,중국과의 1차전때 보다 전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물론 1차전에서 중국에 역전패하고 홈에서 한국과 맞붙는 바레인의 각오도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중국전 패배 이후 감독을 교체하는 고육책을쓴 바레인은 중국전에 결장한 자말을 투입하고 살만과 알리 하산 등 개인기와 공간 돌파가 뛰어난 공격수들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칠 전망.특히 이번경기에서 지면 사실상 올림픽 티켓이 무산되기 때문에 홈 관중의 일방적인응원을 등에 업고 한국을 이길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허정무감독은 “우리는 김은중 이동국 신병호의 골결정력은 물론,부상에서 복귀한 왼쪽 윙백 이영표의 오버래핑,게임메이커 이관우의 강약 조절 등이 모두 믿을 만한 반면 바레인은 여전히 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하고 “중국전에서 드러난 바레인의 측면 허점을 파고들면서 과감한 중앙돌파를 시도,압승을 노리겠다”고 밝혔다.물론 한국이 바레인과의 역대 대표팀간 전적에서 8승2무로 한번도 패한 적이 없다는 점도 허감독의 자신감을 부추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시인·기자 출신… 부패스캔들 없어 국민신망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73)는 40여년간의정계활동 기간중 한번도 부패스캔들에 연루되지 않아 인도인들의 신망이 두터운 인물.96년 총리에 지명됐으나 연정구성에 실패하는 바람에 13일만에 중도하차한 그는 98년 BJP가 다시 제1당으로 부상,총리직에 올랐다. 26년 인도 중부 브왈리오르에서 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42년 반영(反英)투쟁을 벌이다 옥고를 치렀으며,공산주의 학생운동에 몸담기도 했다.힌두교 부흥운동에 매료돼 정치에 입문한 그는 51년 BJP의 전신인 인도인민사회당(BJS)을 공동창당한 뒤 57년 총선에 당선돼 본격적인 정계활동에 들어갔다. 75년 인디라 간디 전 총리의 비상조치 하에서 옥고를 치렀으며 77년 데사이 총리가 주도한 연정에서 외무장관으로 기용돼 탁월한 외교력을 발휘했다.시인이며 기자출신으로 유창한 언변과 재치를 겸비하고 있다. 미혼. 김규환기자 khkim@
  • 인도 집권연정 총선서 압승

    [뉴델리 AFP AP 연합] 지난 5일부터 4차례 실시된 인도 총선에서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의 집권연정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29일 출구조사에서 예측됐다. 스타 TV가 200개 선거구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 12만명을 대상으로 출구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바지파이 총리의 국민민주동맹이 전체의석 543석 가운데 지금까지 투표를 끝낸 418개 의석 중 249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25석의 주인을 가리기 위한 5차투표는 내달 3일 실시된다. 반면 소니아 간디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 국민회의당은 134석에 그칠 것으로조사됐다. 공산당을 포함한 나머지 군소정당은 3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집권연정은 우타르 프라데시주(州) 등 북부 일부지역에서만 고전했을 뿐 나머지 지역에서는 압도적 우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 슈뢰더 州의회선거 또 참패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이 19일 작센 주의회 선거에서도 패배,올들어 5번째선거참패를 기록했다. 게하르트 슈뢰더 총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160억 달러 규모의 정부긴축안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의 결과로 풀이된다. 투표 결과 대중적 인기가 높은 쿠르트 비덴코프 작센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은 57%의 지지를 얻어 10%를 획득하는데 그친 사민당에 압승을 거뒀다.사민당은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민주사회당(23%) 보다도 훨씬 낮은 지지를얻어 3위 정당으로 전락했다.녹색당은 2%의 지지를 얻어 저지선(5%)을 넘지못했다. 작센주 사민당 주총리 후보인 칼 하인츠 쿤켈은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긴축정책에 대한 반발로 유권자들이 사민당에 등을 돌린 것을 패인으로 지적했다.작센주는 동독주 중 유일하게 지난 94년 선거에서 기민당이 승리한 곳으로사민당 정부의 인기하락에 따른 기민당의 압승이 예상돼 왔다. 이로써 사민당은 올해 실시된 5번의 주 의회 선거에서 모두 패하는 기록을남겼다.또 다음달 10일 실시될 베를린시 선거에서도 사민당 패배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사민당은 브란덴부르크,자를란트(5일),튀링겐(12일)주 의회 선거에 이어 작센주 선거에서도 패배함에 따라 상원인 분데스라트에서 다수당의 자리를 빼앗겨 정부의 긴축 예산안 처리는 물론 연금제도 개혁안통과에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민당 내부에서 슈뢰더 총리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경제정책 노선에 대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박희준기자 pnb@
  • 日與·野 이번주 총재선거…자민‘재선’,민주‘교체’유력

    일본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 민주당의 총재 선거가 이번 주 잇달아 치러진다.양당 모두 3파전인 선거는 결과가 너무 뻔해 관전자들로선 다소 맥빠진상태다. 21일 선거를 치르는 자민당은 소속 의원의 3분의 2 가량을 확보한 현 총재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의 압승이 예상된다.지난해 파벌 회장으로독립한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 정조회장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힘이 달린다. 차차기 고지 선점을 노리는 가토와 야마사키의 2위 싸움과 선거 이후 단행될 당내 인사 및 개각 때 오부치가 이들 파벌의 지분을 얼마나 챙겨줄 지가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의 경우 정치명문가 출신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사장대리의 당선이 유력시된다.간 나오토(菅直人) 현 대표와 요코미치 다카히로(橫路孝弘) 총무회장이 표밭을 갈고 있지만 과반수를 확보한 하토야마에게는역부족이다. 최근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하고 헌법에 전력 보유를 명시해야 한다’는요지의 글을 발표한 하토야마는 젊은 층과 보수층에게서 두루지지를 받고있다.민주당내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그가 당권을 잡을 경우 여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개헌론이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국민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한 간 대표는 1년여만에 대표 자리를 내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황성기기자 marry01@
  • 日자민당 총재선거전 돌입

    ?도쿄 연합?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전이 막을 올렸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총재)와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 정조회장 등 3명이 9일 후보등록을 마침으로써 오는 21일 투표를 향한 열전 12일에 들어갔다. 3명의 후보들은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민,자유,공명 등 이른바 ‘자·자·공(自自公) 연립’과 경제회복 문제 등 당면 정책에 대한 소견 등을 밝혔다. 의원표의 약 3분의 2를 확보,압승이 예상되는 오부치 총리는 중의원 해산및 총선거 시기와 관련,가을의 임시국회는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와 중소기업대책에 전념해야 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가토 전 간사장과 야마사키 전 정조회장은 “총선거에서의 자민당 승패라인을 최소한 단독 과반수의 확보로 잡아 자·자·공 3당으로 과반수가 된다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며 오부치총리를 견제했다. 투표는 양원 의원과 당원으로 나눠 실시되며 결과는 22일 열리는 임시당대회에서 정식 공표된다.
  • SBS ‘퀸’ 안방극장 인기몰이

    최근 SBS 드라마스페셜 ‘퀸’호의 인기순항이 방송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퀸은 개성이 각각인 오피스레이디 넷을 복수주인공으로 세우는 파격적인 설정때문에 출범 당시 방송사 내부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반씩 교차하는 분위기였다.그러나 줄곧 30%대를 오르내리는 고른 시청률을 확보하더니 MBC가 스타들을 총동원,전략적으로 맞붙인 ‘안녕,내 사랑’에 압승을 거둠으로써 그저력을 만방에 과시한 셈이 됐다. ‘안녕…’과의 시청률 추이를 보면 이는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지난 1일‘안녕…’첫회에 24대 23.9로 바짝 추격당했던 ‘퀸’은 2일 30.7대 21.8,8일 30.9대 18.4로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격차를 벌려갔다(이상 미디어서비스 코리아 자료).경쟁드라마의 극적 구조가 아직 본격 궤도에 오르지 않은점도 있겠으나 안재욱 김희선을 보려고 MBC로 몰렸던 시청자들이 별것 없다는 게 확인되자 거품이 확 빠져 되돌아간 양상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부메랑현상’을 가능케 한 ‘퀸’의 인기요인 몇가지를 꼽아본다. ?인물들이 살아 있다 네 여성이 각자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릴 때 자칫 잘못하면 병렬식 각개약진으로 통합성을 완전히 흐릴 수 있다.하지만 이 드라마는 어찌보면 만화적이기까지 한 네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제각각 잘 집어내 이런 위험을 비껴갔다.푼수 노처녀 춘복,여성전사 승리,내숭과 애교덩어리 장미,대책없는 천사표 순정 등은 개성은 강하지만 한군데가 비어 있는 듯한 불완전한 인간상이다.이 점도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 ?원작을 잘 녹였다 일본작가 시누다 세츠코의 소설 ‘여자들의 지하드’를각색하면서 늘어지지 않도록 밀도 있게 편집했다.호균을 둘러싼 삼각관계에서 순정의 승리,둘의 결혼,이혼,재결합,이와 병렬되는 장미의 다른 애인 찾기 등 보통 몇십회를 가야할 내용들이 16회에 극도로 집약돼 있다.워낙 드라마가 강렬하다 보니 싫어하는 이도 없지 않지만 한번 팬이 되면 중독된다. ?오버하지 않는 경쾌함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살아 뛰는 위트와 유머를 집어내는 연출력에 뛰어난 조연군단이 감칠맛나게 조응하고 있다. ?여성문화가 변하고 있다 5년전만 해도 이같은 OL드라마가 성공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직장여성의 애환을 리얼리티 곁들여 그려내면 성공한다는,새로운 드라마 공식의 성립이 분명해진듯 하다. 손정숙기자 jss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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