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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완 대선도 ‘경제’ 택했다

    타이완 대선도 ‘경제’ 택했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타이완 유권자들은 지난 1월 총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역시 ‘경제’를 선택했다. 정치 논리가 퇴색했고 경제 건설론이 선택을 받았을 뿐 아니라, 승리한 마잉주(馬英九) 당선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747프로젝트’와 비슷한 ‘633플랜’을 내놓는 등 두 나라의 선거과정은 유사한 점이 많았다. ●타이완 양안관계 개선할 듯 한국에서 10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진 것처럼 타이완 총통선거에서도 8년 만에 정권이 바뀌었다. 이번에 승리한 국민당이 50여년간 통치해오다 지난 8년간만 야당을 했다는 점도 한국 상황과 흡사하다. 한국이 과거 박빙의 승부와 달리 지난 대선에서는 표 차이가 컸던 것처럼, 타이완에서도 200만표 이상 차이가 났다.4년 전 타이완 선거 표차는 3만여표였다. 마 당선인이 천명한 ‘활로(活路)외교’도 이명박 정부의 실용외교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정치·외교적 부담감을 떨어내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두 나라 모두 ‘경제 논리’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어도, 그 결과로 남북한은 관계 경색이 우려되는 반면, 중국은 양안관계 해빙이 예상되는 것은 아이로니컬한 일이다. 타이완이 지난 1월 총선에서 압승을 이룬 뒤 대선까지 거머쥐면서 향후 확고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된 반면, 대선 후 총선을 치르는 한국은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점도 다르다. 또한 마 당선인이 이 대통령에게서 상당히 벤치마킹했지만, 두 사람의 지나온 과정은 상반된다. 이 대통령이 어렵게 학업을 마치고 산업계에 뛰어든 반면, 마 당선인은 정통 엘리트 출신으로 관료였으며 대학교수를 지냈다. 마 당선인은 타이베이 시장 당시 서울시를 방문해 청계천 복원, 버스전용차로를 타이베이에 적용하는 등 이 대통령과는 상당한 인연을 가졌다.“아시아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선 한국의 경제성과와 경험을 참고해 타이완을 이끌겠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한국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대기업 브랜드 정책과 문화산업 육성 등을 한국에서 배울 점으로 꼽았다. ●中 “양측 관계발전 계기” 그러나 마잉주의 당선으로 예상되는 양안 관계의 개선은 한국 경제에는 적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일단 양안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인 양안 직항이 실현되면 타이완 기업의 물류비용이 최고 30%까지 절감되면서 양안간 산업 분화의 무역 활성화, 기업이윤 증대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은 “현재 타이완과 중국을 오가려면 한국, 홍콩, 마카오 등 제3지역을 경유해야 했지만 양안 직항이 이뤄지면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광 및 소비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 당선인은 “가장 절박한 양안직항, 타이완 금융기관의 대륙 투자 확대, 대륙 관광객의 타이완 방문 개방 등부터 당장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리웨이이(李維一)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동포들의 공통적인 희망인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기대한다.”고 말해 마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신화통신도 집권 민진당의 유엔 가입 국민투표안이 부결된 것은 타이완 독립에 대한 민심을 얻지 못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향후 양안관계 전망의 잣대로 여겨지던 유엔 가입 국민투표안은 투표율이 35.8%에 그쳐 과반 미달로 자동 부결됐다. jj@seoul.co.kr
  • [총선 D-18] 한나라 총선판도 이상기류

    [총선 D-18] 한나라 총선판도 이상기류

    한나라당이 대선 승리의 기세를 몰아 다음달 총선에서도 낙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본격 선거국면에 돌입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충청권에서 자유선진당이 세력을 넓혀가고 수도권 일부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약진 현상이 나타난 데 이어 21일에는 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파괴력이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한나라당은 어느 한 지역도 석권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로 몰리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과반 의석 확보의 꿈이 물 건너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당 내에서 나온다. 친박(親朴·친 박근혜) 진영의 좌장 김무성(부산 남구을) 의원이 한나라당 정태윤 후보를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2배 이상 앞선 것은 당 지도부가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다. 또 경북 고령·성주·칠곡의 이인기, 경남 통영·고성의 김명주 등 영남 5,6곳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선두를 기록, 영남발 ‘무소속 바람’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연대’의 홍사덕 전 의원이 이날 대구 서구의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에게 도전장을 던져, 한나라당은 심장부에서 난타전을 치러야 하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했던 충청권에서도 이회창·심대평 후보는 물론 류근찬·이명수 후보 등 자유선진당 후보들이 상당수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앞지르는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은평을) 의원이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를 맞아 고전 중인 데다, 민주당 추미애·김근태·문희상·천정배 의원 등 ‘거물’들이 인물론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공천 탈락한 친박계 한선교(용인 수지) 의원이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 수도권에서도 친박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김상연 구동회기자 carlos@seoul.co.kr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8) F. 루스벨트 전 美 대통령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8) F. 루스벨트 전 美 대통령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올해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발표, 시행한 지 75주년이 된다. 미국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는 가운데 미국인들은 경제적 수렁에서 자신들을 구해줄 ‘21세기의 루스벨트’를 고대하고 있다. 루스벨트가 제32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던 1933년 3월 미국의 경제상황은 최악이었다.1929년 10월24·29일 뉴욕증시의 폭락은 대공황의 신호탄이었다.1929∼1933년사이 실업률은 4%에서 25%로 급등했다. 산업생산은 35% 줄었다. 농산물가격도 60%나 급락, 농업의 근간이 흔들렸다.200만명이 집을 잃고 길거리로 나앉았다.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로 문을 닫는 은행들이 속출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두려움 그 자체”라며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1차 뉴딜(1933∼1934) 미국 역사가들은 뉴딜정책의 핵심을 ‘구호(relief), 회생(recovery), 개혁(reform)’으로 정리한다.‘100일 계획’은 1단계 구호에 초점이 맞춰졌다. 루스벨트는 취임 닷새째인 3월9일 ‘100일 계획’을 발표했다.6월16일까지 100일 동안 15개의 긴급구제·경제개혁 법안을 마련했다. 학자들로 구성된 ‘전문위원회(Brain Trust)’는 실업률을 낮추고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자유방임주의 대신 연방정부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그는 첫 조치로 부실은행을 정리했다. 취임 다음날인 5일 전국 은행들에 ‘휴업(bank holiday)’명령을 내렸다.9일 은행들을 재무부의 감독 아래 두고, 필요할 경우 연방은행에서 자금을 지원토록 한 긴급은행법이 통과됐다.12일 일요일 루스벨트는 유명한 ‘노변정담(fireside chats)’을 시작했다. 라디오 앞에 앉아 국민들에게 ‘은행권 위기’에 대해 설명하며 은행에 돈을 맡기라고 당부했다.3일 뒤 75%의 은행들이 다시 문을 열자 미국인들은 은행으로 몰려들었고 은행들은 빠르게 안정됐다. 연방예금보호공사(FDIC)를 설립,1인당 5000달러까지 보호해 주었다. 실업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연방긴급구호청을 신설했다. 민간자원보호단(CCC)을 만들어 청년실업자 25만명을 고용, 전국 국립공원에 나무를 심고, 다리를 놓았다. 농가 소득을 끌어올리기 위해 농업조정국(AAA)을 만들었다. 균형예산을 편성하기 위한 경제법이 1933년 3월14일 제정됐다. 균형예산을 달성하기 위해 참전군인 연금을 40% 삭감하고, 연방공무원 월급도 줄였다. 국방비도 대폭 삭감했다. 경제회생을 위해 공공사업청(PWA)을 신설,33억달러의 예산으로 다리·도로 등 공공시설에 투자했다. 테네시계곡개발공사(TVA)도 그 일환이다. 댐을 건설해 홍수를 방지하고 전기를 공급하며 가장 가난하고 낙후한 테네시강 유역 일대와 남부를 현대화했다. 개혁은 경제공황이 재연되지 않도록 경제시스템을 바꾸는 장기적인 작업이다.1933년 전국산업부흥법(NIRA)의 제정으로 시동을 걸었다. 기업들에 제품가격 인상을 허용하는 대신 최저임금(시간당 20∼45센트)과 노동시간제한(주당 35∼45시간), 아동노동 금지 등을 다룬 협약을 체결토록 했다. 이 법은 노조를 활성화했다. 1933년 은행구조개혁 관련 법들이 통과됐고,1934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가를 감독하게 됐다. ●2차 뉴딜(1935∼1936) 루스벨트는 1934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상·하원 양원을 장악하자 본격적인 사회·경제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은 중요한 법안들이 이때 통과됐다. 역사학자들은 2차 뉴딜정책이 1차보다 훨씬 급진적이고, 친노동·반기업적이라고 평가한다. 공공사업진흥국(WPA)을 만들어 200만명에게 다리와 도로, 공항, 공원 건설 등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뉴딜정책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인 사회보장법도 이때 통과됐다. 연금제도와 실업보험을 도입하고 노인과 극빈자, 장애인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틀을 갖췄다. 노동관계법(이른바 와그너법)을 제정, 노조결정·단체협상·파업권을 인정했다. 뉴딜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공황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1933년 25%였던 실업률은 1937년 10%대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고,2차 대전이 발발한 뒤에야 한 자릿수로 내려갔다.1937년 경기침체에 다시 빠지자 루스벨트는 50억달러를 투입, 경기부양에 나섰다. 연방정부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929년 3%에서 1937년 9%로 늘었다. 국가부채비율도 20%에서 40%로 높아졌다. ●엇갈리는 평가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후한 점수를 주는 반면 경제학자들은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뉴딜정책으로 경제공황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연방정부의 개입과 각종 규제정책의 도입으로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 다른 경제학자들은 뉴딜정책 때문에 경제회복이 오히려 더뎌졌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루스벨트가 사회보장제도의 기초를 확립했고, 부의 공평한 분배에 노력했으며, 정치·경제에서 연방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kmkim@seoul.co.kr ■리치 美상원 역사전문위원이 말하는 루스벨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도널드 리치 미국 상원 역사 전문위원은 제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것은 “확실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뛰어난 대의회 설득력과 강력한 정책 추진력, 탁월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신뢰구축으로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루스벨트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과정과 뉴딜정책에 관한 책 ‘FDR 대통령’을 펴낸 루스벨트 대통령 전문가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열린 루스벨트 대통령 토론회에서 루스벨트가 성공한 이유와 지도력 등에 대해 들어봤다. ▶루스벨트가 가장 성공한 경제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 역사상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암울한 시기인 대공황 때에 취임했다. 루스벨트는 고통받는 이들을 구제해 주었고, 무엇보다도 대공황을 불러온 경제·사회적시스템을 개혁했다. 또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했고, 최저임금을 보장함으로써 보통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뉴딜정책과 같은 방대한 정책을 성공적으로 시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루스벨트 개인의 능력도 출중했지만 주위에 강력한 지지자들과 뛰어난 학자들이 포진해 있었다. 루스벨트는 서로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일하도록 만드는 데 달인이었다. 서로 입장이 다른 사람들을 한 방에 몰아넣고 결론을 도출해 내라고 다그쳤고, 결국 이들은 타협을 통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았다. 루스벨트는 상당히 인간적인 면이 강했던 대통령이다. 특히 의사소통 능력이 탁월했다. 매주 일요일 대국민라디오 담화, 이른바 ‘노변정담’이 대표적이다. 국민들은 경제건 전쟁이건 루스벨트만 믿고 따르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현재 경제상황이 매우 나쁘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사람들은 루스벨트 같은 지도자를 열망하는데. -그는 보통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이들의 기본적인 삶의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 애썼다. 부자들로부터 떼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줬다. 루스벨트는 매우 창조적인 인물이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에 해결책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방안을 강구했다. 그는 뭔가를 계속 시도해야 한다고 믿었다. ▶일반적으로 지도자가 정책을 추진하다 실패하면 비판에 직면하는데 루스벨트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유럽인들은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을 ‘루스벨트식 실험’이라며 매우 관심있게 지켜봤다. 당시 유럽은 극좌·극우의 이념적 틀에 얽매어 있었다. 하지만 루스벨트는 이념적 차이를 뛰어넘어 절충을 모색했다. 변화를 시도하다 실패하면 이를 솔직하게 알리고 대안을 찾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이런 모습은 국민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안겨줬다. kmkim@seoul.co.kr
  • 히잡벗는 이란

    이란 수도 테헤란의 커피숍 ‘나디리’ 벽에는 이런 안내문이 붙어 있다.“우리의 양식 있는 손님들께 히잡(무슬림 여성이 쓰는 머리 스카프)을 잘 착용하라고 권고 드립니다.” 하지만 손님인 샤레이 베이크(27)는 아랑곳하지 않고 짧은 커트 머리가 잘 보이도록 히잡을 연신 뒤로 밀어낸다. 스카프는 자꾸만 어깨로 떨어진다. 이슬람근본주의 국가 이란에서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커피숍으로 상징되는 이란의 일상 영역에서 보수주의는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 전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정치영역의 근본주의도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 지난 14일 치러진 총선에서 향배가 결정된 190석(총 290석) 중 개혁파는 30석, 반아마디네자드파는 46석을 확보했다. 친아마디네자드 계열은 67석을 얻는 데 그쳤다.BBC는 보수파가 압승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개혁세력이 의외로 선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젊은이들이 먼저 보수적 근본주의 그늘을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자기표현’을 보장받기 위한 투쟁에 나서고 있다.테헤란에서 ‘불편한’ 히잡을 뒤로 넘겨 머리카락을 드러내고 진한 화장을 하거나 몸에 딱 붙는 옷을 입는 여성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생들은 기숙사 방안에서 히잡을 벗어던지고 노래와 춤, 보드카를 즐기면서 예술을 논한다. 바깥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끼리끼리 쉬쉬하는 분위기가 굳어졌다. 대학생 메네르노스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성직자들 모두 어리석다.”고 비난하면서 “사제들은 자신들을 위해 통치하고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한 삶을 산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란인들이 공적 영역에선 규범을 강요받지만 사적인 영역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이란 여성은 “이란의 공공장소는 사면이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대신 우리는 벽 바깥(사적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한다.”고 말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이란총선 집권 보수파 ‘그들만의 잔치’

    이란총선 집권 보수파 ‘그들만의 잔치’

    핵 프로그램 강행으로 국제적 고립과 경제 위기에 처한 이란의 민심은 어디로 향할까. 보수·개혁파간의 줄다리기속에 이란 총선이 14일 실시됐다.4년 임기의 의원 290명을 뽑는 이번 선거는 강경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핵 등 외교정책과 경제 실정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특히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당선 이후 수세에 몰려 온 개혁, 온건파들의 반격 여부가 관심거리다. 결과는 이르면 15일쯤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사실상 보수파의 승리가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수 성향의 이란 내무부와 헌법수호위원회가 후보 등록을 받으면서 개인 비리와 신앙심 부족 등을 이유로 개혁파 소속 후보 1700명을 무더기 탈락시켰기 때문이다. 개혁파 인사들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4500명중 개혁파는 200명에 불과하며, 이들 대부분은 인지도가 낮다.”면서 불공정 선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04년 총선에서도 친서방 실용파 후보 2000명이 무더기 탈락해 보수파가 압승한 전례가 있다. 이번 총선에선 전직 대통령들인 온건보수파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와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가 연대를 결성해 강경보수파 정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개혁파 하타미 전 대통령 8년 재임동안 변화를 느꼈던 이란 젊은이들과 상당수의 여성들은 아마디네자드의 보수·폐쇄로의 회귀가 이란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고 반발해 왔다. 이변이 없는 한 보수파의 우세가 점쳐지는 만큼 이번 선거는 결과보다 투표율이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혁파 후보가 대거 탈락하면서 개혁파 지지자들은 선거 보이콧을 주장하는 세력과 선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세력으로 양분된 상태다. 정당 조직이 없는 이란은 후보의 성향에 따라 이슬람 원리를 중시하는 보수파와 서구적 개방을 주장하는 개혁파로 나뉘어 느슨한 형태의 연대를 구성, 선거 일주일전부터 선거운동을 벌여왔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29세의 컴퓨터기술자 하디 레자에이는 AP통신 인터뷰에서 “투표를 통해 민주적 변화를 이뤄낼 수 없게 됐다.”면서 선거 불참을 선언했다. 반면 친개혁 성향의 신문에 칼럼을 쓰는 아마드 모시켈라티는 “불공정 선거지만 투표는 해야 한다.”면서 “선거 보이콧은 강경보수파에게 힘을 실어줄 뿐”이라고 말했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투표가 시작되자마자 투표소에 나와 방송을 통해 “오늘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날”이라며 유권자의 참여를 촉구했다. 국영방송도 “미국은 이란 국민이 참정권을 포기하길 원한다.”면서 “투표를 하는 것 자체가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2004년 총선 당시 투표율은 51%였다.2005년 대선에서 승리한 아마디네자드는 핵 프로그램 개발로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으며, 이로 인한 유엔의 경제 제재 강화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에 달하는 등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최태환칼럼] 공천혁명 완성 국민 몫이다

    [최태환칼럼] 공천혁명 완성 국민 몫이다

    지난 정권 초반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곧잘 “구시대 정치의 막내가 되겠다.”고 했다. 완곡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3김(金) 유산의 청산 다짐이었다. 그는 지역주의 정당구도를 깨려 했다. 고비용·저효율의 정치 구조를 타파하려는 노력도 남달랐다. 대통령 중임제 도입, 연립정부 제안도 다름아니었다. 정치개혁 구상의 연장이었다. 그는 DJ 정치가문의 서자였다. 비주류였다. 동교동계 적자그룹의 위세에 눌렸다. 때론 범동교동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끝자리에서 눈치를 살피는 처지였다.2002년 가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까지도 그랬다. 하지만 돌풍을 일으켰다. 노사모 바람을 타고 대통령에 올랐다. 그는 미래 가치, 새 정치의 패러다임을 만들고 싶어했다.3김의 그림자를 걷어내길 원했다. 노대통령은 좌고우면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다. 자신을 권좌에 앉힌 민주당을 내쳤다. 새로운 정치, 전국정당 추구가 명분이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17대 총선 이후 선거 때마다 참패했다. 시련의 연속이었다.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했다. 협량의 국정운영, 경제 실정은 정치개혁의 덫이었다. 지난 대선은 그를 더욱 초라하게 했다.DJ가 부활했다. 다시 범여권의 대부로 나섰다. 후보단일화와 반한나당 연합을 끊임없이 주문했다. 오로지 대선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명분 없는 통합·단일화를 반대한 노 대통령이었다. 굴욕이었다. 그의 말대로 우리 정당정치의 후퇴였다. 다시 정치권이 요동이다.10년만의 정권교체가 준 충격파는 예상보다 컸다.4월 총선을 향한 폭발음이 정가를 흔들고 있다. 정권을 내준 뒤 지리멸렬 위기를 맞았던 구 여권이다. 다시 하나가 됐지만 앞날은 험하기만 하다. 환골탈태의 기회이기도 하다. 박재승발 민주당 공천쿠데타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나왔다. 호남의 수술이 관전 포인트다. 구시대 인물들은 이미 벼랑으로 내몰렸다. 의도했든 안 했든, 동교동계는 고사 직전이다.DJ의 침묵이 위기의 정도를 대변한다. 그는 호남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공천개혁의 바람이 그를 호남과 떼어 놓으려 하고 있다.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을 연상시킨다. 김윤환, 이기택, 신상우 등 거물들을 내쫓았다. 이회창 총재의 칼바람이었다.YS그림자 지우기의 완결편이었다. 한나라당이라고 지금 속이 편할 리 없다. 공천 광풍이 당사 주변을 휘감고 있다. 총선에서 압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옛 얘기가 됐다. 불과 몇 주 사이다. 완승·독주는 달콤했던 꿈이었다. 이제 야당에 가위 눌리는 악몽으로 변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텃밭 물갈이가 포인트다. 경상도 개혁이 당의 미래를 좌우한다. 이명박 정권의 승패와 관련이 있다. 집권연장 가능성도 점칠 수 있는 단초다. 국민들의 선택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정치지형은 어떤 모습일까. 지역주의 정당구도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까. 민주당, 자유선진당, 진보정당의 입지 역시 관심이다. 누구도 점치기 어렵다. 공천탈락 정치인들의 재기 여부도 향후 정국의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어쨌든 10년만의 정권교체가 노도와 같은 물갈이 요구의 동인이 됐다. 그것만으로도 희망이다. 이제 다시 유권자 차례다. 정당의 진보, 정치의 진화, 새 정치 패러다임의 진척은 유권자의 손에 달렸다.3김의 그림자를 완전히 걷어내도록 한 민심이다. 국민 뜻이 모아진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있을까.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손학규-종로 정동영-동작을 출마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와 동작을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서울 종로에 박진 의원을, 중구에 나경원 대변인을 공천자로 내정했다. 이로써 서울 종로에서는 한나라당 박의원과 민주당 손 대표, 동작을에서는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과 정 전 장관이 정면 대결하게 됐다. 한나라당 나 대변인이 출마하게 될 중구에서는 민주당 공천자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투 톱’격인 손 대표와 정 전 장관을 내세워 서울의 남북에서 바람몰이에 나서고, 한나라당도 박 의원과 나 대변인을 대항카드로 던지면서 공천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총선국면이 더욱 달궈질 전망이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산동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종로 출마를 통해 당의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이명박 1% 특권층 정부의 독선과 횡포를 막아내는 수도권 대오의 최선봉에 서서 싸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 1번지’ 종로가 중앙정치의 풍향에 민감해 수도권 바람몰이에 적절한 지역으로 판단,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장관도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동작을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정 전 장관은 “국민은 잘못된 정책 방향을 바로잡고 새롭게 실천하는 강력한 야당을 원하고 있다.”며 ”저는 당이 권유한 서울 남부벨트 지역에 출마해 이 지역에서 의미있는 의석을 만들어내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 직전 정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서울 북부벨트를 맡을 테니 남부벨트를 담당해 달라.”고 요청했다. 손 대표와 정 전 후보의 서울 지역구 출마 선언으로 박상천 대표, 강금실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효석 원내대표·정세균·장영달 의원 등 호남 중진들에 대한 수도권 출마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종로구 현역 재선인 박 의원은 “무능세력, 나라 망친 세력을 등에 업고 나온 손 대표를 반드시 응징해 종로에서 총선 압승의 강력한 태풍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반드시 정치 1번지를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민주 경선 ‘色깔론’ 범벅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11일(현지시간) 실시된 미시시피 예비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 압승을 거뒀다. 각종 출구조사에서 ‘인종 대결’ 양상이 더 뚜렷해져 남은 민주당 경선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개표 결과 오바마는 61%의 지지를 얻어 37% 득표에 그친 힐러리를 큰 표차로 따돌렸다. 리얼폴리틱스닷컴 조사에서 오바마는 대의원 1606명을 확보,1484명의 힐러리를 크게 앞섰으며,AP통신 집계에서도 1596명으로 1484명의 힐러리를 제쳤다. 이번 미시시피 예비선거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흑·백 유권자 간의 지지가 확연하게 갈렸다. 출구조사 결과 흑인 유권자 가운데 91%가 오바마를 지지했고, 힐러리는 단 9%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백인 유권자 중 72%가 힐러리를,21%가 오바마에게 투표했다. 백인 여성 유권자는 압도적으로 힐러리를 지지했고, 백인 남성 유권자들은 엇비슷했다. 민주당 유권자 가운데 40%가량이 인종이 후보 선택의 주요 기준이라고 답해 인종이 민주당 경선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주요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시시피주는 전체 인구의 36%(2000년 인구센서스 기준)가 흑인이고, 민주당 프라이머리 투표 등록자 가운데 70% 가까이가 흑인이었다. 그러나 다음달 22일 실시되는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전체 인구의 85.4%가 백인이다. 때마침 힐러리의 선거자금 모금책인 제랄딘 페라로가 최근 한 지역일간지에 “오바마가 백인 남성이었다면 현재의 위치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984년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였던 페라로는 “오바마는 운이 좋아 지금의 위치에 있을 뿐”이라며 미국인들이 오바마에 열광하는 것은 단지 그가 ‘흑인 남성’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측은 즉각 페라로의 사퇴를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힐러리는 “페라로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한편 힐러리는 지난 4일 ‘미니 슈퍼화요일’이후 와이오밍주와 미시시피주 경선은 사실상 포기하고 펜실베이니아주 경선에 ‘올인’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 결과 펜실베이니아주에선 힐러리가 우세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인터넷매체인 라스무센에 따르면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에선 힐러리가 52%대 37%로 오바마를 앞섰고, 아메리칸 리서치그룹도 52%대 34%로 힐러리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 경선까지 앞으로 6주. 짧지 않은 시간이다. 오바마가 최근 2연승의 여세를 몰아 승리, 본선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mkim@seoul.co.kr
  • 파키스탄 또 정부겨냥 테러

    파키스탄에서 또 정부조직을 겨냥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총선이 야당의 압승으로 끝나고 야당이 거국내각 구성을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치안 부재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11일에도 동부 펀자브주(州) 주도인 라호르에서 경찰청사 등을 겨냥한 연쇄 차량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24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지난 4일 라호르의 해군사관학교에서 발생한 차량폭탄테러로 25명이 죽거나 다친 뒤 9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25일에도 라왈핀디에서 자폭테러가 발생해 군 장성 등 8명이 목숨을 잃었었다. AP통신,AFP통신,BBC방송에 따르면 11일 라호르 중심가에 위치한 연방조사국(FIA) 건물에 폭탄을 가득 실은 차량이 충돌했다.이로 인해 8층짜리 연방조사국 건물 일부가 붕괴됐으며 빌딩 안에 있던 300명 가운데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이어 고급 주택가인 모델타운에 있는 광고회사에도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해 어린이 2명을 포함해 4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정국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파키스탄에서 올들어 테러나 총격 등에 의한 사망자 수는 600명을 돌파했다. 한편 파키스탄 의회는 오는 17일 총선 이후 처음으로 소집된다. 라시드 쿠레시 대통령실 대변인은 AFP통신에 “모하메드 미안 숨로 과도정부 총리가 제출한 의회 소집안에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서명함에 따라 의회는 17일 소집된다.”고 밝혔다.의회는 총리 인선과 차기 내각 구성 등을 처리하게 된다. 차기 총리는 마크둠 아민 파힘 파키스탄인민당(PPP) 부의장이 유력하다.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알 카에다와 탈레반 등 이슬람 세력들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정국 불안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위기에 몰린 무샤라프가 비상사태 선포 등을 하기 위해 정국 불안을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크렘린 反美·反서방 기조 유지”

    “크렘린 反美·反서방 기조 유지”

    “메드베데프 체제에서도 해빙 무드는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러시아와 서방 관계가 쉬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5월 퇴임을 앞두고 젊고, 자유분방한 새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는 서방 지도자들의 기대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근교 별장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메드베데프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유연하지만 긍정적인 의미에서 나 못지않은 러시아 민족주의자”라며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지키는 데 나만큼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최근 악화일로를 달려온 러시아와 서방 관계는 악재가 산적해 있다. 이란 핵프로그램, 동유럽미사일방어(MD)체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확대, 코소보 독립선언 등 양보하기 어려운 사안들로 충돌 가능성이 곳곳에 널려 있다. 이런 배경에는 재임중 급상승한 경제성장을 무기삼아 외교무대에서 ‘강한 러시아’의 모습을 보여온 푸틴의 존재감이 크다. 때문에 일각에선 푸틴이 대통령에서 물러나면 상황이 다소 바뀌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메드베데프의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힘들 것임을 보여준다. 푸틴은 이날도 “나토가 유엔을 대신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코소보 독립은 옛 소련을 포함한 세계 각 지역의 분리주의 운동을 부추기는 행위”라는 등 서방 국가를 향한 공격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사실 지난 2일 대선에서 압승한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이 푸틴의 강경외교 정책을 그대로 계승할 것이라는 예측은 일찌감치 나왔다. 메드베데프가 당선 확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은 “푸틴 대통령의 정책 노선을 충실히 따르겠다.”는 ‘충성 맹세’였다. 메드베데프는 8일 대선 이후 서방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메르켈 총리와 만났다. 메르켈 총리가 앞서 회동한 푸틴의 발언을 전하며 “서로 힘든 관계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자 그는 “푸틴 대통령과 당신이 맺은 협력 관계를 계승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전화통화를 갖고 다음달 열릴 러시아-나토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 회담은 푸틴이 대통령 신분으로 부시 대통령과 만나는 마지막 만남이 될 것으로 보여 회담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대의원 오바마 1578명 힐러리 1468명

    [美 대선 후보경선] 대의원 오바마 1578명 힐러리 1468명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니 슈퍼화요일’ 패배 이후 주춤했던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와이오밍 당원대회(코커스)에서 압승하며 ‘재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오바마는 이날 61% 대 38%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누르면서 대의원 7명을 챙겼다. 힐러리는 5명의 대의원을 추가로 확보했다.AP통신 집계에 따르면 두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수는 오바마 1578명, 힐러리 1468명이다. 와이오밍에서 오바마의 승리는 예견돼 있었지만 다소 침체됐던 오바마 진영은 이로 인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오는 11일 미시시피 경선까지 이 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미시시피는 흑인 유권자들의 비중이 높아 일찌감치 오바마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오바마 진영은 2연승을 이어갈 경우 다음달 22일 펜실베이니아 경선도 한번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열쇠를 쥔 슈퍼 대의원들은 6월 경선이 끝날 때까지 지지후보 결정을 미루겠다는 입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9일 워싱턴포스트는 직접 접촉한,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슈퍼 대의원 80여명 가운데 상당수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며 6월 경선결과를 본 뒤 마음을 정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오바마와 힐러리 진영간 가시돋친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힐러리를 ‘괴물’이라고 비난했던 오바마 측근이 7일 공식 사과하고 사퇴했다. kmkim@seoul.co.kr
  • 파키스탄 야권, 연립정부 협상 타결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한 파키스탄 야당들이 3주간 끌어온 연립정부 구성 협상을 타결했다. 9일 AP,AFP통신에 따르면 총선에서 제1당이 된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공동당의장과 제2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이날 연립정부 구성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샤리프 전 총리는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연정 파트너인 PPP와 PML-N은 지난달 총선에서 국민이 부여한 의무인 민주적 파키스탄 건설을 이행하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이어 “지도부는 연립정부 구성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무샤라프는 의회를 즉각 소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인 자르다리 당의장은 “연정 구성이 부토의 꿈이었는데 그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회동의 이슈는 두가지였다.PML-N이 주장한 사법부 복권 문제 및 PPP가 제안한 샤리프 전 총리측의 내각 참여 문제다. 무샤라프 대통령에 의해 축출됐던 샤리프 전 총리는 무샤라프의 대통령직 인정을 거부하며 연정 참여를 계속 거부해왔다.그러나 과거 부패사건 연루로 사법부 복권에 미온적이었던 PPP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자 입장을 선회했다. 이번 합의로 무샤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 하에 축출된 대법원 및 고등법원 판사 60여명은 차기 정부 출범 이후 한 달 이내에 복권될 예정이다. 총리는 PPP측에서 지목하기로 했다. 마크둠 아민 파힘 PPP 부의장이 차기 총리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출범할 파키스탄 정부는 PPP,PML-N, 파슈툰계 민족정당인 아와미 국민당(ANP) 등 야권이 모두 참여하는 거국 내각으로 꾸려지게 됐다.또 무소속으로 당선된 11명의 의원이 연정에 합류해 대통령 탄핵이나 개헌이 가능한 의회 내 3분의2의석이 확보됐다.BBC는 이번 연정 합의로 무샤라프 정권이 타격을 받게 되리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달 치러진 총선에서는 연방 하원의석 342석 가운데 PPP가 120석,PML-N이 90석,ANP가 13석을 차지했다. 반면 무샤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인 PML-Q는 51석,PML-Q에 동조하는 카라치 지역당인 ‘무타히다-카우미 운동’(MQM)은 2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공천혁명, 이제 한나라당 차례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공천 갈등이 태풍권에 접어들었다. 그제 통합민주당이 비리·부정으로 금고형 이상의 전과를 가진 인사를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계파간 나눠먹기의 덫에 걸려 도덕성이란 공천 잣대가 무뎌졌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는 이번 ‘민주당발(發) 충격파’가 여야 공히 공천혁명을 완수하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민주당은 이번에 비리 전력자들을 예외없이 공천서 탈락시키기로 했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일 의원 등 호남 지역구 희망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나름대로 제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무릅쓴 셈이다.“박재승의 난”이라며 이를 결행한 공천심사위원장을 원망하는 당내 일각의 목소리와 달리 국민 여론이 긍정적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어떤가. 친이-친박이 경합중인 지역구에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한없이 질질 끌고 있다. 수도권이 그렇고,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영남권은 더하다. 계파 지분에 따른 적당한 안배라는 구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천심사 과정에서 도덕성 기준도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당윤리위가 도덕성 문제를 제기한 공천자에 대한 인준여부를 놓고 최고위원회와 공천심사위가 며칠째 핑퐁 게임중이다. 오죽하면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사람이 아닌 (철)새를 공천하면 어떡하느냐.”고 원칙없는 공천에 분통을 터뜨렸겠는가. 여당인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에서의 압승에 도취된 나머지 안이하고 오만한 자세로 이번 총선에 임한다면 국민은 등을 돌릴 것이다. 작금의 ‘무(無)감동 공천’으로 안정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는 것은 큰 착각이다. 한나라당은 개혁 공천으로 국민을 감동시키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계파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도덕성을 최우선 공천 잣대로 삼기 바란다.
  • 한나라 ‘만만디 공천’ 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안강민)가 영남 지역 공천 확정을 미루는 등 더디게 움직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나라당 공심위는 5일 대구·경북 지역 공천 심사를 보류할 뿐 아니라 부산·경남 지역도 내주 초에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전체 254개 선거구 중 106개 지역만 공천을 확정했다. 한나라당의 ‘만만디 공천’은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계의 공천 갈등에 따른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공천을 최대한 늦춰 박 전 대표측이 탈락하더라도 반발한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으려는 계산이다. 공천 확정이 늦어지는 데 박 전 대표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계파 안배와 개혁 공천이라는 과제 때문에 영남 지역 공천 확정이 늦어진다고는 하지만, 친박계로서는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다. 경북 지역의 한 친박 의원은 “늦어지는 공천 발표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공심위도 계파간 갈등이 집단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고, 이런 저런 고민 때문에 공천이 다시 늦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 전략 차원에서도 ‘공천 속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색깔과 지지층이 겹치는 자유선진당을 견제하려고 공천 속도가 느려졌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선진당보다 한발 앞서 공천을 확정해 ‘인력 유출’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안강민 공심위원장은 “공천 면접 과정에서 ‘공천을 못받을 경우 무소속이나 선진당 후보로라도 출마하겠다.’고 말한 지원자가 있었다.”고 밝히며 고민의 일단을 드러낸 바 있다. 대전·충청 지역에서 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대표를 내세워 바람몰이를 예고하고 있는 선진당이 영남과 수도권에서 ‘이삭줍기’에 성공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 지지층이 한나라당 후보에게 모아지지 않고, 탈락자를 따라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만만디 공천’이 통합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견제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압승을 기대했던 상황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한나라당 공천 결과에 맞춰 각을 세울 수 있는 후보를 낸다면, 서울과 경기 등 부동층이 많은 지역을 놓칠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무소속 출마 불사” 탈당 도미노 예고

    “무소속 출마 불사” 탈당 도미노 예고

    통합민주당이 5일 금고 이상의 형 확정자 전원을 4·9 총선에서 공천 배제대상으로 결정한 데 대해, 탈락 대상자들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거세게 반발했다. 탈락 대상자들은 상황을 좀더 예의주시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대상자들은 탈당은 물론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극심한 ‘공천 후폭풍’의 파고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희 국회부의장은 이날 지역구인 충북 옥천군 당원 단합대회에서 “당적도 없는 사람들이 공천권을 마음대로 휘두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 뒤 “국회 부의장을 부정하는 건 국회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흥분했다. 이 부의장은 이어 “이름도 헷갈리는 (통합민주)당 대신 오늘부터 옥천·보은·영동군민의 후보로 나서겠다.”며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홍업의원 “일단 재심 청구하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김 전 대통령과는 물론 측근들과도 대책을 상의하며 분주히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은 “보궐선거에서 압승해 이미 유권자들에 의해 명예회복이 됐는데 (공심위 결정은)아주 서운하다.”면서 “일단 재심을 청구할 것이며 (탈당 문제는)지지자들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계륜 사무총장은 “공심위가 당규와 최고위원회의 결정에 정면 모순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잘못”이라면서 “현재 당규 해석권과 제정권은 최고위원회에 있는 만큼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저녁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승리를 위해 일부 억울한 사람이 있더라도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공심위측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희생과 낙인 찍히는 건 다르다.(내 경우만 놓고 보면)노무현 대통령 때 찍혔던 것이 아직도 발목을 잡는가 싶다.”며 비통해했다. ●설훈 “공심위는 한나라 시각” 반발 설훈 전 의원은 공심위 결정이 알려지자마자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6대 대선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20만 달러 수수의혹을 제기한 것이 부정비리 행위로 매도돼야 하느냐.”면서 “설훈의 정치행위를 한나라당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공심위에 모욕감을 느낀다.”며 명예회복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수 전 노동부장관은 “너무 가혹하다. 금고 이상이면 무조건 안 된다는 추상적 잣대로 배제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측은 “좀더 상황을 두고 보자. 지금은 할 말이 없다.”며 실망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호웅 전 의원은 “공심위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당을 대신해 누명을 쓰고 책임진 나에게 명예회복할 기회마저 박탈한 데 대해 참담하고 원망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신건 전 국정원장은 “공심위 결정은 마땅치 않지만 현재로선 탈당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구혜영 나길회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힐러리 ‘미니 슈퍼화요일’ 텍사스등 3개州 승리 ‘기사회생’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힐러리가 살아 돌아왔다.” 미국 민주당 ‘미니 슈퍼화요일’ 예비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11연패 끝에 4일(현지시간) 오하이오와 텍사스, 로드 아일랜드에서 천금 같은 3승을 거둠으로써 꺼져가던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불씨를 되살렸다.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예비선거가 치러진 텍사스와 오하이오, 로드 아일랜드, 버몬트 등 4개주에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에 압승, 공화당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힐러리는 이날 전략지역으로 꼽히는 오하이오(대의원 141명)에서 오바마를 54%대 44%(개표율 99% 현재)의 큰 표차로 승리했다. 텍사스주(대의원 193명)에서도 박빙의 접전 끝에 승리, 오바마의 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며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힐러리는 이탈했던 백인 및 노동자계층의 표심을 되돌린 데다 국정운영 능력 등 경륜과 경험을 강조한 전략이 맞아떨어져 회생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드 아일랜드(대의원 21명)에서는 힐러리가, 버몬트(대의원 15명)에서는 오바마가 각각 승리했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승리로 최소한 190명 이상의 대의원을 보태게 됐다.AP통신은 현재까지 오바마 의원이 슈퍼 대의원을 포함해 대의원 수에서 여전히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힐러리는 이날 오하이오주에서 승리한 뒤 열광하는 지지자들 앞에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모습으로 나타나 감사를 표시한 뒤 “오하이오에서 승리하면 대선에서 이긴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오바마 의원은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오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대의원 수에서 앞서고 있고, 대선 후보지명에서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이날 결과가 경선구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매케인 의원은 텍사스와 오하이오, 로드 아일랜드, 버몬트 등 4개주 모두에서 50%가 넘는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매직 넘버’ 대의원 1191명을 훌쩍 넘어서 1226명을 기록했다. 매케인은 승리가 확정된 뒤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연설을 통해 “경쟁은 지금부터”라며 상대가 누구든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kmkim@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오바마 대세 굳히기냐 힐러리 기사회생이냐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예비선거가 텍사스와 오하이오,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등 4개주에서 4일(현지시간) 실시됐다.‘미니 슈퍼화요일’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번 경선에서 모두 370명의 대의원이 배분된다. 경선 결과에 따라 대의원 수에서 앞서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세를 굳히거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오바마의 12연승을 저지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의원이 텍사스와 오하이오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미 대선정국은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과의 본선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오바마와 힐러리 의원이 한 곳씩 나눠 가질 경우 경선은 다음달 22일, 또는 8월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선거 전문가들은 이미 대세는 오바마 의원 쪽으로 기울어져 힐러리 의원이 압승하지 않는 한 판세를 역전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선거일을 하루 앞둔 3일까지 나타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텍사스와 버몬트주에서, 힐러리 의원은 오하이오와 로드아일랜드에서 각각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mkim@seoul.co.kr
  • 러 푸틴 섭정시대

    |파리 이종수특파원 최종찬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심복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가 2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예상대로 러시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타르타스,BBC 등 외신들은 일제히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인용,“3일 현재 전체 9만 6301개 투표소 가운데 99.45%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메드베데프가 70.2%의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앞서 푸틴은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이 되면 나는 총리를 맡겠다.”며 수렴청정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실세 총리 푸틴-실무형 대통령 메드베데프’시대가 열리게 됐다. 사실상 푸틴의 집권 2기가 개막되는 셈이다.이에 따라 러시아의 대외정책도 푸틴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코소보 독립과 미사일방어(MD)계획, 체첸사태, 한반도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국 등 서방과의 갈등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권 3수(修)’에 도전한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와 자유민주당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는 각각 17.9%와 9.0% 득표에 그쳤다. 올해 42세로 러시아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되는 메드베데프의 취임식은 오는 5월7일 열린다. 러시아전문가들은 “메드베데프가 푸틴이 반대하는 정책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푸틴이 보리스 옐친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데 5∼7년이 걸렸던 점을 비춰볼 때 메드베데프의 홀로서기에도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점쳤다.siinjc@seoul.co.kr
  • 러 대선 메드베데프 당선 확실

    2일 치러진 러시아 대선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메드베데프시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월 퇴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후임자를 뽑는 이번 선거에는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인 메드베데프를 비롯해 공산당 겐나디 주가노프 등 총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날 오전 8시(이하 현지시간)부터 9만6000여곳의 투표소에서 진행된 선거의 잠정 개표결과는 3일 오전 10시쯤 드러나고 선관위의 공식 선거 결과는 7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70%의 지지율을 획득한 메드베데프가 압승을 거둘 것이 확실하다. 러시아는 지난 1991년 구(舊) 소련 해체로 독립한 ‘자원의 보고’ 중앙아시아에 대해 그동안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미국의 중앙아 거점 확보 시도를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담 등을 통해 무산시켜왔다.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인 메드베데프도 푸틴의 정책을 이어받아 중앙아와의 경협 강화를 지속하면서 미국의 중앙아 진출 저지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카스피해 연안 가스관 설치사업 박차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즈프롬의 경영을 책임진 바 있는 메드베데프는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중앙아와 경협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즈프롬을 통해 중앙아 가스를 싸게 사들여 유럽에 비싸게 파는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일환으로 메드베데프는 카스피해 연안 가스관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관이 2015년에 완성되면 러시아는 중앙아의 에너지 운송권을 확보하게 되며 투르크멘과 우주베키스탄, 카자흐스탄 가스의 상당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앙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타지키스탄의 경제회생도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메드베데프는 경협 강화를 통해 핵심지역인 중앙아 지배권의 완전 장악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엄구호 한양대 지역학대학원교수는 “메드베데프는 채권이나 국가기간산업 자산 매입을 통해 중앙아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이른바 ‘자유적 제국주의’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키르기스 미군기지 철수압력 지속 미국은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이후 중앙아에 군사기지들을 상당수 확보했다. 우즈베크 주둔 미군은 미국이 2005년 5월 우즈베크의 반정부 시위대 ‘유혈진압’을 비판하다 미움을 사 철군시켜야 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의 중앙아 군사 진출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미국의 중앙아 기지는 현재 키르기스스탄 공군기지가 유일하다. 러시아는 미국에 맞서 키르기스에 러시아군 기지를 2003년부터 주둔시키는 한편 키르기스에 미군기지를 철수시키라는 압력을 계속 가하고 있다. 하지만 키르기스는 미 공군기지 주둔에 대해 러시아와는 입장이 다르다. 미군으로부터 엄청난 액수의 기지사용료를 매년 받는 데다 일자리가 크게 늘어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젠가는 철수를 요구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키르기스 미군기지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의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이상득 공천갈등’ 봉합됐지만…

    ‘이상득 공천갈등’ 봉합됐지만…

    이명박 정부의 장관 인선 파동의 후폭풍으로 파워게임 양상을 보이던 한나라당의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됐다. 이재오 최고위원측의 ‘제동’으로 파문이 일기 시작한 이상득 부의장 공천문제는 29일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이 부의장 공천을 확정지음으로써 하루 만에 일단락됐다. 이로써 친이 내부의 원로그룹, 소장그룹,‘이재오계’의 3각 갈등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번 파문을 계기로 여권 내 권력구도가 재편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 부의장의 공천 문제로 불거진 권력 투쟁은 친이 내부의 복잡미묘한 권력 구도를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앞으로 여권 내 실세그룹간의 견제 혹은 갈등이 언제든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를 수 있는 잠복성을 입증한 셈이다. 이 부의장을 중심으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김덕룡 의원, 최시중 고문, 유종하 전 장관 등 원로그룹과 이재오 전 최고위원, 진수희·안경률·이군현 의원 등 ‘이재오 그룹’, 그리고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주호영, 박형준, 임태희 의원 등 소장그룹이 권력의 함수 관계에 따라 대립과 연대를 보였다. 이 부의장의 공천 배제를 주장했던 측에서는 원로그룹이 주도한 각료 인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왔다. 이 부의장측은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자신의 ‘용퇴론’을 주장하는 진원지로 소장그룹을 지목하는 분위기다. 소장그룹의 대표격인 정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정부 인선이나 공천은 총선에서 압승한다는 전제 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장관 인선과 검증작업의 실무를 책임진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비서관은 이 부의장을 11년간 보좌한 ‘이상득 사람’이다. 이에 화답하듯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28일 김경한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재산이 많은 사람들은 공직 제의가 오면 스스로 사양해야 한다.”며 소장그룹을 지원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측은 29일 ‘이상득 공천배제’에 대해 “이 부의장 공천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 입장을 공심위원들에게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친이 진영 내부의 갈등은 지난 경선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선 과정에서 원로그룹과 소장그룹 두 축이 중심을 이뤄 왔으나 대선 승리 후 원로그룹이 중심이 돼 인사 문제를 장악하자 소장그룹의 불만이 누적돼 왔다. 이재오계 역시 경선 때부터 원로·소장그룹으로부터 소외된 채 재기의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친박 진영은 친이측 권력 핵심들의 갈등을 관망하면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친박 진영이 경계하는 것은 이번 사태로 지난달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 합의한 ‘공정 공천’이 깨지는 것이다. 또 거중조정 역할을 해온 이 부의장이 물러난다면 이재오계를 견제할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도 친박 진영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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