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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2030도 대출에 허덕…“학자금·모기지 대출 때문에 저축은 불가능한 구조”

    미국 2030도 대출에 허덕…“학자금·모기지 대출 때문에 저축은 불가능한 구조”

    <윤 기자의 글로벌 줌> 美, 케이틀린 잘룸 뉴욕대 교수 인터뷰청년층 학자금 대출 끝나면 주담대주담대=교육 빚…“이는 사회적 투기”코로나 이후 ‘빚 탕감=국가적 이득’“대학, 재정지원 확대…등록금↓해야” 코로나19 탓에 국경을 넘는 일이 어려워졌지만,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세계가 연결돼 있습니다. <윤 기자의 글로벌 줌>은 글로벌 석학이나 유명 전문가들과의 화상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이 가진 통찰을 독자들께 전해 드리는 시리즈입니다.“미국의 20~30대도 학자금 대출을 갚고 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인생의 대부분을 빚 갚느라 보내는데, 금리 인상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날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경제인류학자인 케이틀린 잘룸(48) 뉴욕대 사회·문화분석학과 교수는 6일 서울신문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빚에 허덕이는 것은 미국의 20~30대도 한국의 20~30대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잘룸 교수는 대학 등록금에 대한 재정적 압박이 미국 중산층 가정의 삶과 안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 책 ‘빚을 진’(Indebted)의 저자로 유명하다. 국내에선 책 ‘네트워크 사회’(마누엘 카스텔 엮음) 집필에 참여한 교수로 알려져 있다. 잘룸 교수는 “미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빚을 진다”며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심각해지고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오면서 불안감은 극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금리 인상을 앞두고 대출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도 집을 구매할 때 학군이 좋은 지역을 선호한다. 학부모들은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 시애틀 그리고 이외에도 보스턴, 뉴욕시 등에 있는 공립학교에 자녀들을 보내려고 무리해서 빚을 진다. 잘룸 교수는 “이곳에는 학부모들이 사적 재단을 통해 학교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어서 공립학교이지만 사립학교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라며 “불확실성을 제일 많이 느끼는 중산층이 자녀들의 계층상승을 위해 빚내서 투자하는 ‘사회적 투기’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가계부채의 대부분은 주택 대출(모기지)과 학자금 대출을 비롯한 교육 관련 빚이다. 특히, 미국의 20~30대가 진 빚의 규모는 상당하다. 우리나라 20~30대 부채의 상당수가 ‘빚투’(빚내서 투자)인 반면 미국은 학자금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4500만명이 1조 7000억 달러(약 1966조원)의 학자금 대출을 지고 있다. 1인당 평균 3만 7000달러(약 43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잘룸 교수는 “평균적으로 22살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6개월이 지나면 무조건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한다”며 “가장 불안정한 시기에 빚에 대한 압박으로 결혼과 출산까지 미루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취업이 어려워지자 대출을 갚지 못해 허덕이는 상황이 심각해지고 했다. 학자금 대출로 생활이 녹록지 않은 건 우리나라 청년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장학재단의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 연체 현황을 확인해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학자금 대출을 받은 2만 3375명(대학·대학원생)의 연체 잔액은 1192억원 수준이다. 미 교육부는 이달 말 끝나는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기간을 내년 1월 31일까지 한 번 더 연장했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최근까지 100억 달러(약 11조 5670억원)에 가까운 학자금 대출을 탕감했다. 잘룸 교수는 “정치인과 정책 입안자들은 대학 교육이 주로 해당 학생과 그 가족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간호사, 의사, 교사, 교수 등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국가의 중요한 공공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20~30대의 학자금 대출 부담을 줄이는 게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이득이 된다는 의미다. 만약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학자금 대출 유예와 강제퇴거 중단 조치 등이 풀렸으면 향후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사람들이 다수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잘룸 교수는 “(한국은 물론) 미국의 연방정부는 고등교육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인 대학과 대학교에 대폭 줄였던 지원금액(재정지원)을 확대하고 젊은이들이 적은 등록금으로도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법안들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 입대 날 병무청 앞에 선 양심적 병역거부자

    입대 날 병무청 앞에 선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심사에서 탈락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나단(32)씨는 6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앞에서 전쟁없는세상, 군인권센터, 참여연대 주관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대체역 심사위원회에서 대체복무 신청이 기각된 것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나씨는 심사 과정에서 당한 반인권적 압박 면접 상황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신병훈련소 입소해야 하는 나씨는 이를 거부하고 병무청 앞에서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나씨는 지난해 10월 13일 양심적 병역거부자로서 대체역 편입을 신청했다.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지난 7월 16일 나씨의 신념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위원회는 병역 의무를 기피하려는 의도가 없고 사유가 있을 때 징집 또는 소집을 연기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29일 대체역심사위원회가 출범한 후 1667명이 대체역 심사를 통과했다. 그중 단 6명만 여호와의증인이 아닌 사람이었다.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는 “심사위원들은 심사과정에서 나씨가 한 이야기의 꼬투리를 잡았다”면서 “심사위원 개인의 견해를 밝히면서 그 견해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밝히는 식(의 행위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나씨가 병역 거부를 고민하며 망명을 고려했다고 하자 ‘진지하지 않은 양심’이라고 했고 비속어를 쓰며 공격적으로 질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심사와 조사 과정에서 있었던 차별과 인권침해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밝힌 나씨는 “대한민국의 역사는 대한민국을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랑하지 않는 존재를 목숨 바쳐 구할 의무가 제게는 없다”며 “내 양심이 대체역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인지, 군대에 갈 수 있으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인지 (심사위) 기각의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지옥과 천당 오간 홍정호… 극장골로 자책골 지웠다

    지옥과 천당 오간 홍정호… 극장골로 자책골 지웠다

    전북 현대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의 16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난타전을 벌이다 후반 추가시간 홍정호의 극장골이 터져 4-3으로 이겼다. 최근 1무1패로 주춤했던 전북은 3경기만에 승리를 따내며 14승8무5패(승점 50)를 기록, 1위 울산 현대(15승9무3패)와 간격을 4점으로 좁혔다. 전북은 2017년 7월부터 서울을 상대로 최근 5연승을 포함해 14경기 무패(12승2무)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3연패 포함 6경기 연속 무승(1무5패)에 그친 서울(6승7무14패)은 꼴찌(12위)에서 허덕였다. 전북은 쿠니모토의 선제골과 일류첸코의 페널티킥 추가골을 묶어 오스마르가 페널티킥으로 한골을 만회한 서울에 후반 초반까지 2-1로 앞섰다. 그러나 전북은 주전 줄부상에 22세 이하 6명을 선발 투입할 정도로 절박했던 서울의 거센 압박에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며 순식간에 역전당했다. 후반 22분 조영욱에 헤더골을 내준데 이어 1분 뒤 백패스 실수가 빌미가 되어 홍정호가 자책골을 기록했다. 그래도 전북은 전북이었다. 후반 27분 이승기의 벼락 같은 프리킥 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48분 서울의 박스 안 골라인까지 치고 올라간 문선민의 컷백을 받은 홍정호가 결자해지해 팀에 승리를 안겼다.
  • ‘114전 115기’ 김수지 첫 트로피

    ‘114전 115기’ 김수지 첫 트로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5년차 김수지(25)가 115번째 출전 대회에서 와이어-투-와이어로 첫 승을 달성했다. 김수지는 5일 경기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722야드)에서 열린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해 시즌 3승을 노리던 이소미(22)를 2타차로 제치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 상금 1억 2600만원을 챙긴 김수지는 시즌 상금 순위를 26위에서 11위로 끌어올렸다. 올해 나온 네 번째 생애 첫 우승이자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다. 또 10회째인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은 4회 연속(통산 5회) 생애 첫 우승자를 배출하는 진기록을 썼다. 2017년 데뷔한 김수지는 지난해까지 상금 랭킹 20위 내에 진입한 경험이 없을 정도로 무명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84위로 떨어져 시드전을 치른 끝에 투어에 복귀할 수 있었다. 최고 성적은 지난 6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공동 2위. 톱5도 8회에 불과해 시원하게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1라운드에서 버디만 9개를 몰아치며 18개홀 개인 최소타 기록을 세운 기세를 사흘 내내 이어갔다. 이날 1번홀(파4) 보기로 출발이 좋지 않았으나 전반에 버디 3개를 솎아내며 선두를 유지했다. 이소미가 13번홀(파4)에서 15번홀(파4)까지 3연속 버디를 잡으며 1타차로 압박하자 김수지는 16번홀(파3)에서 2.9m짜리 버디로 반격해 승리를 지켜냈다. 김수지는 “시드전에 다녀오면서 제가 갖고 있던 골프에 대한 생각과 고집을 버리고 변화를 준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2위 이내에 입상했다면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박민지(23)는 최종 10언더파 206타 공동 6위에 오르며 기록 달성을 또 미뤘다.
  • 중국판 우버 ‘디디’ 국유화되나… “中국유기업들, 지분 인수 검토”

    지난 6월 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강행했다가 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 압박을 받고 있는 디디추싱(디디)의 위기는 언제 마무리될까. 이번에는 중국의 국유기업들이 의결권을 얻고자 지분 확보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징시 당국은 국유기업들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중국판 우버’인 디디에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컨소시엄은 디디 이사회에서 의석 한 자리를 얻어 내 경영 활동 전반을 감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이터통신 등은 “보유 주식 수가 적어도 주요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황금주’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지만, 중국 증권 당국이 차등의결권을 인정하지 않는 만큼 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디디의 이사회는 창업자인 청웨이(38)를 포함해 모두 8명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동영상 서비스 더우인(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의 계열사 ‘베이징바이트댄스테크’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의 자회사 ‘베이징웨이멍테크놀로지’ 지분을 1%씩 인수하고 임원 자리를 확보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 경영에 합법적으로 관여하고자 통로를 만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디디 입장에서 볼 때 국유기업의 지분 인수 시도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가 ‘디디를 죽일 생각이 없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다. 실제로 이 소식이 전해지자 3일 뉴욕증시에서 디디의 주가는 1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다만 청 CEO 등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정부에 보고할 관선 임원의 등장이 부담스럽다. 정부의 눈치를 살피다가 기업의 혁신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디디의 남은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읽힐 여지가 있어 창업자들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디디는 웨이보를 통해 “베이징 기업들이 지분을 인수한다는 외국 매체의 전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현재 서구 매체들은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향후 디디 거취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청 CEO가 중국 당국과 화해하고자 뉴욕증시 상장을 자발적으로 폐지하고 경영진을 대거 교체하기로 했다거나, 중국 당국이 우리 돈 1조원 넘는 벌금을 준비하고 디디 측에 비공식적으로 통보했다는 것 등이다. 디디 측은 이들 뉴스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미중 신냉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은 디디추싱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생산한 데이터가 미국의 손에 넘어가면 국가 안보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 “딸 죽음에도 안 바뀌는 군대… 대통령 ‘약속’ 안 지켜져 참담”

    “딸 죽음에도 안 바뀌는 군대… 대통령 ‘약속’ 안 지켜져 참담”

    공군 내 성폭력과 구성원들의 2차 가해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모 중사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지 100일이 넘게 지났지만, 가족들은 아직도 딸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약속한 군 당국은 부실 초동 수사 관련자들을 줄줄이 무혐의 처분했고, 재판에 넘겨진 이들도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며 형량을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선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을 민간에서 수사·재판하도록 하는 법안을 가까스로 통과시켰지만, 공군에 이어 해군과 육군에서도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며 군대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지난달 31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 중사의 부친 이모씨는 수척한 모습으로 딸의 생전 모습들이 담긴 액자를 바라봤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세상을 떠난 뒤 이씨는 집이 아닌 이곳 빈소에서 벌써 3개월 넘게 생활하고 있다. “제대로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통령과 장관이 방문해 철저하게 수사하고 처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씨는 허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중사, 같은 부대 배속받으려 혼인신고 이 중사는 올해 3월 2일 가해자이자 선배인 장모 중사로부터 늦은 밤 차량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그는 직속 상관과 가족들에게 곧장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군은 확실한 조사와 처벌을 약속하며 이 중사로 하여금 부대에 남아 있길 권고했다. 그사이 이 중사는 장 중사는 물론 부대 내 상관들로부터 사건을 덮고 넘어가라는 회유와 압박에 노출됐고, 전속된 다른 부서에도 피해 사실이 알려지며 고통을 받아야 했다. 이씨는 “그때 딸을 데리고 나왔어야 했는데 딸을 보호하고 확실하게 수사하겠다는 상관들의 말을 믿었다”고 말했다. 2차 가해가 서슴없이 자행되는 동안에도 공군은 가해자에 대한 기초조사조차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 후인 같은 달 17일에야 진행했다. 당시 공군참모총장은 가해자가 기소 의견으로 군 검찰에 넘겨지고 일주일이 지난 4월 14일이 돼서야 사건을 처음으로 보고받았으나, 조사나 대책 마련 지시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발생한 지 80여일이 지난 5월 21일, 이 중사는 오랜 시간 교제한 남자친구인 김모 중사와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두 사람이 같은 부대에 배속되기 위함이었다. 이 중사의 부모님이 기꺼이 증인이 돼 줬다. 관사로 돌아온 이 중사는 남편이 근무를 위해 집을 비웠을 때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 모습을 오롯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남겼다. “그날 딸을 본가에 데리고 오고 싶었는데 남편과 둘이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러지 못했어요. 집에 돌아와서도 전화를 하려다 몇 번이나 수화기를 놨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게 가장 후회가 되죠. 그날은 천국과 지옥을 한꺼번에 오간 듯한 날이었어요.” 이씨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중사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군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침묵한 채 사망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변사자’로 보고했고, 국방부가 추가 보고를 촉구했음에도 일주일 동안 후속보고를 하지 않았다. 이 중사 사망 후 가족들이 사건의 전말과 추가 의혹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재했고 40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하며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리 사회는 군대 내에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것도 모자라 제대로 된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국방부와 공군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듯했다. 군의 부실대응으로 딸이 세상을 떠났지만 유족은 일말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씨는 “국방부 장관에 이어 대통령도 직접 장례식장을 찾아 우리를 위로하며 빈틈없는 수사를 약속했다”면서 “윗사람들이 나서 엄중 수사를 지시한 만큼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 달가량이 지난 현재, 이씨는 그 믿음이 흔들리는 걸 여실히 느끼고 있다고 했다. “위에서 아무리 경고를 해 봤자 군대 구석구석까지 그 힘이 뻗어 나갈 수가 없었던 거예요. 군이 얼마나 뿌리 깊게 썩어 있는지 이제서야 알게 됐습니다.”●수사심의위, 군사경찰 간부들 불기소 권고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7월 9일 이 중사 사망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관련자 22명을 입건하고 10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누락한 이모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과 늑장 보고한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 등 16명은 과실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형사 처분과 별개로 징계위에 회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군 검찰은 유족이 성폭력 사건 대응 매뉴얼에 따르지 않고 이 중사가 부대 내에서 2차 가해에 노출되는 상황을 방관했다며 고소한 김모 중령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유족은 이 중사가 소속 대대의 대대장인 김 중령에게 2차 가해에 대한 처벌과 징계를 요구했음에도 징계권자인 김 중령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군 검찰은 피해자가 2차 가해와 관련한 처벌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사건 초기 부실수사 의혹을 받는 군사경찰 간부들에 대해서도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를 권고하며 유족들을 절망케 했다. 이씨는 이튿날 국방부를 방문해 “명백한 피해 사실이 진술서에 적시돼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불구속 의견을 제시했다”며 관련 자료 공개를 요청하고 나섰다. 검찰단이 당초 공군의 부실 초동수사를 통해 만들어진 자료만 심의위에 제출해 제대로 된 판단이 나올 수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이틀 뒤 국방부는 특임검사(고민숙 해군대령)를 통해 군사경찰 건을 다시 조사하기로 했다. 부실 초동수사의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에 대한 기소 여부 또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수사심의위는 지난달 18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전 실장과 공군 법무실 소속 고등검찰부장 등 2명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6일 마지막 회의를 열어 기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법무실장·부장 등 오늘 기소 여부 결정 가해자인 장 중사와 이 중사의 상관이었던 노모 준위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장 중사는 강제추행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정했으나 보복·협박죄에 대해선 부인했다. 장 중사는 성추행 이후 이 중사에게 ‘죽어 버리겠다’는 협박성 문자를 보낸 바 있다. 지난달 13일 장 중사의 첫 재판에 참석한 이씨는 재판이 끝날 무렵 판사석을 향해 “저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해 주십시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라고 소리치며 억울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씨는 “장 중사 같은 사람들 때문에 군인 가정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진급 때문에 군인 남편이 아무 말도 못하고, 피해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는 그런 후진적인 조직문화가 왜 아직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노 준위의 경우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열린 2차 기일에서는 “고소장에 적시된 내용이 사실이 아닌데도 군검찰이 기소 유지를 위해 증거를 짜깁기해서 공소장을 작성한 게 아니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노 준위는 이 중사를 보복 협박하고 면담을 강요한 혐의에 더해 지난해 7월 이 중사의 어깨를 감싸 안는 방식으로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 중사의 동료 부사관은 “(노 준위 등의) 사건 무마 시도는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이씨는 참담한 심경이라고 했다. 이대로 가다간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두 사람 외에 나머지 관련자들은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제대로 된 죗값을 치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다. 이씨는 “가족들은 딸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을 기록한 영상을 여태껏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사가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온 세상에 딸의 모습을 공개하고 싶은 심경”이라고 말했다.
  • “대선후보로서 결단 요청”...與, ‘고발사주 의혹’ 윤석열 비판

    “대선후보로서 결단 요청”...與, ‘고발사주 의혹’ 윤석열 비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측이 “책임 있는 대선후보로서의 결단을 요청한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5일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들께 정직한 태도로 사안의 진실을 밝히고 해명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 전 총장을 향해 “관련자들이 휴가를 갔거나 잠적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적 의혹은 점점 커진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이준석 대표가) 당무감사에 대한 입장을 이틀 만에 바꿔 당원이 밖에서 한 행동에는 당이 책임질 의무가 없고 오히려 검찰에서 먼저 결론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검증의 책임을 검찰로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권주자들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찰권을 사적으로 남용하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알고도 방치했다면 민주주의 질서 자체를 위협하는 국정농단 그 자체이고 본인이 청산돼야 할 적폐 세력 자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 전 총장이 ‘증거를 대보라’고 한 것에 대해 “통상 ‘증거를 대보라’는 것은 범죄 혐의자의 언사이지 일국의 검찰총장까지 지낸 분의 언사로는 대단히 부적절해 보인다”며 “아마도 검찰총장 사퇴 전에 검찰 안팎에 깔린 여러 구린 구석들에 대해 ‘대청소’가 잘 됐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윤 전 총장 캠프가 ‘추미애 사단의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총장이 대놓고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하는 판에 검찰 조직과 아무런 인연도 없던 제가 어떤 검찰과 부하 관계로 지금까지 멤버 유지(yuji)가 가능하겠냐”며 표절 의혹을 받는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의 논문 제목을 인용해 비꼬았다.
  • 쿼드 이어 파이브아이즈까지…동맹 위상 높아질수록 부담 커지는 한국

    쿼드 이어 파이브아이즈까지…동맹 위상 높아질수록 부담 커지는 한국

    美 정보동맹에 한국 참여 검토한 이유는? 미 의회 하원에서 미국을 포함한 5개국 정보동맹인 ‘파이브아이즈’에 한국을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우리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안보협의체인 ‘쿼드’에 이어 미국의 이같은 초청은 한국의 전략적 위치가 그만큼 높아진 것을 의미하지만, 이에 요구되는 한국의 역할이 결국 중국과 각을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파이브아이즈는 1946년 미국과 영국이 옛 소련 등 공산권 국가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교류 협정을 맺으면서 시작해 1948년 캐나다, 1956년 호주와 뉴질랜드가 합류해 파이브아이즈가 됐다. 미 의회 군사위는 여기에 한국과 일본, 독일, 인도 등 4개국을 추가하는 방안을 지난 2일 의결한 ‘국방수권법안’에 담았다. 미국이 군사안보와 관련한 고급 정보를 공유하는 핵심 정보동맹에 한국 등을 끌어들이고자 하는 건 중국 견제를 위해서다. 군사위는 이 법안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제1 위협’으로 꼽으며 “강대국 간 패권경쟁에 직면한 시점에 5개국이 더 긴밀히 협력하며 같은 생각을 하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로 신뢰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주한미군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논의됐던 감축 제한 조항을 아예 삭제하고, 오히려 2만 8500명의 주한미군 주둔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관여의 중요한 지원 플랫폼”이라며 필요성을 재확인했는데, 이는 대중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우리 정부는 그동안 중국을 의식해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의 비공식 안보회의체인 쿼드 참여에 대해서도 입장을 유보하다가 지난 5월에서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력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아이즈의 참여는 중국으로부터 쿼드와는 차원이 다른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은 2016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한한령’을 내리며 경제 보복 조치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미 의회에서 검토된 단계일 뿐 정부 차원의 움직임은 없는데다 가입을 위해서는 기존의 다른 회원국들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논의가 진척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쿼드는 코로나19 팬데믹이나 첨단기술 등 우리 스스로가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참여할 필요가 있고 중국 역시 안보 위협이 아니기 때문에 대응할 명분이 없지만, 파이브아이즈는 군사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면서 “당장 우리 입장을 정하기 보다 국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홍준표 “尹, 곧 드러날 일…대국민 사과하라”

    홍준표 “尹, 곧 드러날 일…대국민 사과하라”

    “진실게임 들어가버려 일 커져”“솔직하게 대응했다면…” 압박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5일 당내 대권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곧 드러날 일을 공작정치 운운으로 대응하는 것은 기존 정치인들이 통상 하는 무조건 부인하고 보자는 ‘배 째라 식’ 후안무치 대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시절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야당에 사주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권언 정치공작”이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해 “정치를 처음 시작하는 신인답게 깔끔하게 대응해야 했다”며 “메시지 내용을 탄핵하다가 이제는 메신저를 탄핵하는 등 갈팡질팡 대응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총장 시절 하도 총장 찍어 내기가 심해 그렇게라도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솔직하게 대응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제 진실게임에 들어가 버려 일이 커질 대로 커졌다. 지금이라도 진실을 고백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시라”라며 “세상에는 비밀이 없고 한국 정치판도 참 맑아졌다. 정직하고 거짓말하지 않는 대통령을 국민은 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 ‘尹 고발 사주 의혹‘ 일파만파…여 “공수처 수사”vs야 “문재인표 공작”

    ‘尹 고발 사주 의혹‘ 일파만파…여 “공수처 수사”vs야 “문재인표 공작”

    지난해 총선 정국에서 ‘윤석열 검찰’이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여권 정치인들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게이트’로 명명하고 공수처 수사까지 거론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압박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기문란, 정치공작 ‘윤석열 게이트’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우리나라 검찰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같은 당 강병원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이) 야당의 선거 승리를 돕기 위해 검찰 수사권을 악의적으로 남용한 모습에서 자유당 시절 정치 깡패의 모습이 보인다”며 “윤 전 총장은 즉각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라. 대선 후보란 방패를 벗어던지고 공정하게 수사에 임하라”고 압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법사위 소집에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며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사자들을 출석시켜 현안 질의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힐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표 공작의 전형”이라며 반발했지만, 당 지도부는 추후 보도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의혹이 확산하자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국민에게는 너무도 익숙해져 버린 문재인 정권표 공작정치의 전형”이라며 “제2의 김대업 사건, 제2의 김경수 드루킹 사건으로 또다시 민심을 도둑질해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연장하려는 시도는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김웅 의원이 본인이 이첩받았는지 등에 대해 불확실하게 답변하고 있는데 당무감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리 당 후보의 개입이 있었다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했다. 또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는 단언은 어려운 상태지만 이를 규명하는 것에 당이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다만 우리가 규명하는 것이 신뢰성 측면에서 오롯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김오수 검찰에서 조속히 진상을 파악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14일 파업 예고 서울교통공사노조 “정부·서울시는 구조조정 말고 재정지원 나서라”

    14일 파업 예고 서울교통공사노조 “정부·서울시는 구조조정 말고 재정지원 나서라”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정부와 서울시가 재정지원에 나서지 않고 구조조정을 강행하면 예정대로 오는 14일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3일 밝혔다. 김대훈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파업뿐”이라며 정부와 서울시에 재정 지원을 재차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서울시는 재정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한목소리로 구조조정 압박만 일삼고 있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책임있는 자세로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정부와 서울시가 공공성에 대한 책임을 미룬 채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며 “서울 지하철이 파업에 돌입할 경우 24만명의 공공운수노조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6대 도시 지하철노조는 지난 1일 대표자 회의를 열고 서울교통공사가 14일 파업에 돌입할 경우 나머지 노조(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가 상경 투쟁을 벌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사측이 재정난을 이유로 전체 인력의 10% 감축안을 내놓자 14일 파업 돌입을 예고해왔다. 지난달 31일 재개된 노사 간 교섭도 별다른 진전 없이 종료됐다. 사측은 이달 예정된 공사채 발행에 차질이 생기면 차입금 상환 불능(부도)은 물론 급여 미지급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재정난 해결책으로 무임승차 등 공익서비스 비용을 정부가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내년 정부 예산안에 해당 비용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탈레반에 다시 넘어간 혼돈의 아프간… 정상국가로 인정받을까

    탈레반에 다시 넘어간 혼돈의 아프간… 정상국가로 인정받을까

    탈레반, 韓美 등 100국과 주민 이주 약속허가 대로 외국 이동 보장할지는 미지수 예산 80% 원조 의존, 외환 94억弗 동결돼물가·에너지값 급등, 국민 33% 끼니 걱정 中도 테러단체와의 단절·포용정치 주문IS-K 제압·합법정부 국제승인 쉽지 않아 파키스탄 “난민 수용 못한다” 국경 폐쇄EU는 이웃 국가에 6억 유로 지원책 강구9·11테러 20주년에 맞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완료하고 ‘국익 없는 전쟁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려던 미국의 계획은 실패했다. 미군이 철수하고 아프간군이 3~6개월, 아니 최악의 경우 한 달은 버틸 것이라는 미 정보 당국의 분석은 크게 빗나갔다. 탈레반은 주요 도시들에 대한 공세에 나선 지 보름 만인 지난달 15일 수도 카불을 장악했고 결사항전을 천명했던 아프간 대통령이 이튿날 외국으로 도망가면서 아프간은 20년 만에 다시 탈레반 치하로 돌아갔다. 미국이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지난달 30일 완전 철수할 때까지 국제사회는 카불을 떠나려는 사람들과 이를 막으려는 사람들로 극도의 혼돈에 빠진 아프간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하늘길은 막혔고, 국경 경비도 강화됐다. 탈레반 통치가 시작된 아프간 사회가 어디로 향할지 국제사회는 주시하고 있다. ●국제사회, 여성 인권 개선 등 살피며 입장 신중 탈레반은 3일(현지시간)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이끄는 아프간 새 정부 구성을 발표할 것이라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아프간 톨로 뉴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을 비롯해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탈레반이 테러 세력과의 단절 및 여성 등 인권 개선 약속 등을 이행하는지 봐 가며 일원으로 받아들일지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탈레반의 최우선 과제는 사회 안정을 회복하고 악화할 대로 악화한 경제를 어떻게든 되살리는 것이다. 또 탈레반을 적 내지 미국의 꼭두각시로 여기며 지난달 말 카불 공항에 대한 폭탄 공격을 감행했던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을 제압해 명실상부한 아프간의 합법정부로 인정받는 일이다. 그 어느 것도 녹록지 않다. 특히 미국의 지원 없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이 미국이 빠진 자리를 차지하려고 눈독 들이고 있지만, 이들 국가 역시 테러단체와의 단절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아프간의 새 정부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치체제, 온건한 대외정책, 테러 세력과의 단절 등을 주문했다. 탈레반과 서방과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카타르는 탈레반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면 불안정만 증폭된다며 국제사회와 탈레반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신 탈레반은 테러리즘과의 전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100여개국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자국민과 이들 나라로부터 이동허가를 받은 아프간 주민이 아프간 밖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탈레반이 보장했고, 이를 이행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탈레반에 대피 보장 약속의 이행을 계속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탈레반이 외국인은 몰라도 아프간 주민들까지 아프간 밖으로 나가는 것을 약속처럼 허용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美 ‘20년 적’과 바로 관계 개선·지원 어려워 탈레반이 필요한 국제사회의 경제적·외교적 지원을 위해 미국의 역할이 중요한데, 20년간 적으로 싸워 온 데다 최대의 외교적 실패를 안겨 준 상대를 미국이 하루아침에 파트너로 인정하고 지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미국 내 여론과 의회의 반대도 거세다. 미국이 베트남과 국교를 정상화하기까지 사이공에서 철수 후 20년이 걸렸다. 그사이 비공식적인 교류는 이어져 왔다. 아프간을 베트남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미국이 자국민의 안전과 안보, 아프간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탈레반과 협력할 수 있지만 새 정부로 인정하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프간은 미국이 20년 동안 지원했지만 최빈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은 정부 관료들의 부정부패로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아프간은 전체 국가 예산에서 해외 원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했다. 해외 원조가 끊기거나 줄면 타격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면서 미국은 현재 아프간 정부의 외환 94억 달러(약 10조 8000억원)를 동결했다. 탈레반 통치에 불안해하는 아프간 사람들이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려고 하지만 잔고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美 “국제적 의무 준수 조건 인도적 지원 계속” 아프간은 또 대부분의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프간의 외환 보유 규모는 18개월 동안 수입을 감당할 수 있는 액수이다. 하지만 이 돈이 묶여 있고, 동결이 장기화한다면 통화 위기와 식량 및 연료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아프간에서는 탈레반의 장악 이후 물가와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프간에 인도적 재앙이 닥칠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촉구했다. 아프간 인구의 절반인 1800만명에게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3명 중 1명이 끼니 걱정을 하고 있다고 심각성을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적 지원은 계속 하겠지만, 탈레반의 국제적 의무 준수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다. 지원하더라도 탈레반이 아닌 비정부기구나 국제기구를 통할 것임을 강조했다. 탈레반의 집권으로 아프간에서 탈출하려는 난민 문제가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다. 파키스탄은 더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경을 완전 폐쇄했다. 유럽 국가들은 시리아 등 중동에서 100만명의 난민이 쏟아져 들어왔던 2015년 난민 위기를 떠올리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아프간 난민을 직접 수용하기보다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이웃국가들이 수용하도록 하고 대신 6억 유로(약 8212억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지원금은 10억 유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EU는 1차 난민 위기 직후인 2016년 터키가 시리아 난민을 수용한 사례를 들고 있다. EU는 당시 터키와 난민협정을 맺고 터키가 유럽으로 가려는 시리아 난민을 자국 내 수용하는 대신 60억 유로(약 8조원)를 지원했다. 파키스탄 등이 EU의 제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아프간 현지에서 전하는 외신들에 따르면 탈레반 통치가 시작되고 인권, 특히 여성의 인권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여성 언론인 상당수가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구타나 정치적 보복행위도 목격되고 있다고 한다. 탈레반 지도부의 방침이 일선의 탈레반 대원들 사이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외신은 전하고 있다. ●“언론이 외면한 전쟁, 지속적 관심·보도 중요” 아프간 상황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월 31일까지 미군을 완전 철수한다고 발표할 때까지 미국 언론에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탈레반의 진격 속도가 빨라진 8월 이후 늘어나기 시작해 최근 2주간 폭증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전쟁 패배와 미 언론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논의가 한창이라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벤저민 홉킨스 미 조지워싱턴대 남아시아 역사 교수는 “아프간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래 미 언론에서 가장 덜 다뤄진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은 대부분 아프간 전쟁 패배와 혼란스러웠던 탈출 과정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하지만 역사학자와 언론학자들은 누구의 책임보다 왜, 무엇이 잘못됐고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얻은 교훈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프간 전쟁은 20년 동안 지속되면서 국제적 관심사에서 점점 멀어졌다. 특히 주둔 미군 규모와 희생자가 줄어들면서 미국 일반 시민이나 정치인들조차 선거 때만 잠깐 관심을 보일 뿐이었다. 유럽이나 한국 등 아시아 언론도 사정은 비슷했다. 아프간 기사는 언론 입장에서는 팔리지 않는 아이템이었다. 앞으로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당분간은 아프간의 인권 상황과 탈레반과 테러단체들과의 관계 등이 외신을 통해 외부 사회에 전달되겠지만, 언론과 국제사회 관심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있다. 홍콩과 미얀마 기사가 급감한 것처럼. 국제사회와 언론의 공적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 언론중재법 공방, 靑으로 옮겨붙나

    언론중재법 공방, 靑으로 옮겨붙나

    언론중재법 공방이 2라운드에 돌입한 가운데 3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회 의장단·상임위원장단 초청 간담회에 눈길이 쏠린다. 21대 국회 원구성이 뒤늦게 정상화된 직후 열리는 상견례 성격이지만, 야당 몫으로 선출된 정진석 부의장 등 국민의힘 중진 8명이 참석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미뤄져 왔던 상견례를 하는 것이므로 특정 의제를 두고 진행할 것은 아니다”라면서 “어떤 의제가 거론될 것인가 예상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여야가 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둥이고 국민의 알권리와 함께 특별히 보호받아야 하며 관련 법률이나 제도는 남용의 우려가 없도록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야당 의원들 앞에서 육성으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악의적 허위 보도 및 가짜뉴스에 의한 피해자 보호 ▲신속한 오보 정정 및 정신적·물질적·사회적 피해로부터 완전한 회복 ▲언론의 각별한 자정 노력도 언급했지만, 방점은 ‘관련 법률은 남용 우려가 없도록 해야 한다’에 찍혀 있었다.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발언 수위를 고심 중이다. 8인 협의체 구성이 진행 중인 만큼, 강한 비판을 하는 것이 추후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국제사회와 언론계, 시민사회단체의 우려를 전하며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 기류를 청와대가 제어해야 한다는 우회적 압박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언론중재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회에서 절차를 무시하고 진행됐던 부분을 두루 지적하고 협치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달걀·석유류·집세까지 다 올랐다… 지원금 풀리는 9월 물가 비상

    달걀·석유류·집세까지 다 올랐다… 지원금 풀리는 9월 물가 비상

    전기·수도·가스·개인서비스까지 상승세시금치 36%·삼겹살 수입가격 34% 껑충장마·명절도 겹쳐 이달 물가 상승 압박“물가 억제 위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충격이 해소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지난 6월 2일 물가관계차관회의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올 상반기 물가 상승 폭이 가파르게 나타나자 정부는 하반기에 들어서면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작 하반기에 들어선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물가 상승률이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이달 지급되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효과를 고려하면 물가 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1월(0.6%)부터 시작해 5월(2.6%)까지 매월 상승 폭이 커지다가 6월(2.4%)에 잠깐 기세가 꺾였지만 다시 7월(2.6%)부터 두 달 연속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2017년 1~5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예상보다 상승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기가 회복되며 수요 측면의 상승 압력이 확대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국제유가 등 공급 쪽에서도 상승 요인이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품목별로 보면 공공서비스(-0.7%)를 제외한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수도·가스, 집세, 개인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큰 상승 폭을 보이며 전체 물가를 견인해 온 농축수산물은 전년 대비 7.8% 올랐다. 정부가 특별 관리하는 달걀(54.6%)을 비롯해 시금치(35.5%), 고춧가루(26.1%), 쌀(13.7%) 등에서 상승 폭이 컸다. 추석 명절에 많이 찾는 고기·생선류의 수입 가격도 크게 올랐다. 관세청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주요 농축수산물 66개 품목의 수입 가격을 조사한 결과 39개 품목이 지난해보다 올랐다. 특히 한국인이 즐겨 찾는 냉동 삼겹살 수입 가격은 전년보다 34.2%, 기타 냉동 돼지고기는 28.1% 올랐다. 국제유가 영향이 이어지면서 석유류는 21.6% 상승했다. 집세도 2017년 8월(1.6%) 이후 가장 높은 1.6%의 상승 폭을 보였다. 이 가운데 월세는 0.9% 올라 2014년 7월(0.9%)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고, 전세도 2.2% 뛰어올랐다. 9월 물가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소득 하위 약 88%에게 1인당 25만원씩 주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과 소비를 늘리는 추석 연휴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어 심의관은 “이달은 가을장마라는 날씨 요인과 추석이라는 명절 요인이 겹쳐 있어 물가 하강 요인보다 상승 요인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초저금리 상황이 오랜 기간 이어져 와서 최근 한 차례 금리 인상만으로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확장재정 기조하에서 물가를 안정화하려면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를 비롯한 품목별 대책뿐 아니라 추가 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 택배노조 “일부 조합원이 모멸감 줘”… 연합회 “노조가 대리점 포기 강요”

    택배노조 “일부 조합원이 모멸감 줘”… 연합회 “노조가 대리점 포기 강요”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지난달 30일 노조원의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경기 김포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 점주 이모(40)씨 사건과 관련해 일부 조합원의 부적절한 행위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노조는 그러나 고인에게 대리점 포기를 강요한 적은 없고, 원청인 CJ대한통운이 점주의 사망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일부가 고인에게 인간적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의 글들을 단체 대화방에 게재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폭언이나 욕설은 없었고 소장(점주)에 대한 항의의 글과 비아냥, 조롱이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사회적 비난을 달게 받을 것이며 경찰 조사와 무관하게 해당 조합원을 노조 징계위에 넘겨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을 자체 조사한 택배노조는 점주 이씨가 사망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을 원청 업체가 제공했다며 CJ대한통운에 책임을 돌렸다. 이 업체 김포지사장이 고인을 쫓아내려고 대리점 포기를 종용했고, 집을 처분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이씨를 몰아세웠다는 것이다. 반면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는 노조가 해당 구역에 조합원 몫의 대리점을 만들려다가 점주와 갈등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노조는 어떤 경로로도 고인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며 “고인이 대리점 포기 각서를 쓴 건 원청의 요구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씨의 유족들은 입장문을 내고 “노조의 기자회견은 고인의 죽음을 모욕하는 패륜적 행위”라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헛된 말을 쏟아 내는 데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택배 대리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노조원들이 파업이나 태업 등 쟁의권을 무기로 점주들을 압박해 사업을 포기하게 만들거나, 길들이려는 시도가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택배대리점연합회는 이날 택배노조 간부가 대리점주를 협박하는 내용의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연합회 측은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A씨가 택배 대리점 공개모집 과정에서 본인들이 원하는 사람이 떨어지자, 낙찰된 점주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압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배노조 측은 “A씨는 노조 간부가 맞다.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 이낙연 직격… “이재명, 무료변론 아무 설명 없다”

    이낙연 직격… “이재명, 무료변론 아무 설명 없다”

    직접 나서 李지사 변호사비 문제 거론李지사, 윤영찬 의원 거론도 우회 비판이재명 캠프 “실체 없는데 거칠게 공격”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무료 변론’ 의혹을 두고 진행되던 이재명·이낙연 캠프 간 공방이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당사자 간 ‘명낙 대전’으로 확전되고 있다. 이 지사가 지난달 31일 “허위사실 음해는 3대 중대선거범죄”라며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을 비판한 가운데 이 전 대표가 2일 “이 지사는 무료 변론 여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안 하고 있다. 미진 정도가 아니라”라며 직접 해명을 압박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마치 아무것도 없는데 당내에서 공격해서 문제가 된 것처럼 바꿔치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어차피 문제가 될 것이고 법적인 문제도 될 수 있다면 빨리 설명하고 정리를 하는 것이 본인들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캠프 중심으로 무료 변론 의혹을 제기하던 것과 달리 이 전 대표가 직접 나서 이 지사의 변호사비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대선 후보가 평의원을 직접 겨냥해서 그렇게 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 지사의 윤 의원 비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전날 토론회에서 이 지사가 의혹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고 거론하며 “정세균 후보께서 이재명 후보의 태도에 대해 나무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 캠프도 이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하며 네거티브 중단을 요구했다. 캠프 대변인인 전용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료 변론) 실체도 없는 것을 사실인 것처럼 꺼내 국민을 오도했고, 이낙연 후보는 이를 더 부풀려 거칠게 휘둘렀다”며 “후보가 자신의 캠프를 단속하고 허위사실 유포를 중단시켜야 하는데 직접 나서서 이를 선동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윤 의원을 정조준하며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법적으로도 지나쳤다”면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진지한 성찰과 공식사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열린캠프는 같은 날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공명선거 위반행위 재발방지 촉구서’를 제출했다.
  • 달걀·석유류·집세 다 올랐다… 추석 코앞인데 물가 또 ‘연중 최고’

    달걀·석유류·집세 다 올랐다… 추석 코앞인데 물가 또 ‘연중 최고’

    5개월째 2%대… 정부 “하반기 안정” 빈말전기·수도·가스·개인서비스까지 상승세시금치 36%·삼겹살 수입가격 34% 껑충장마·명절에 지원금 겹쳐 이달 물가 압박 “물가 억제 위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충격이 해소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지난 6월 2일 물가관계차관회의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올 상반기 물가 상승 폭이 가파르게 나타나자 정부는 하반기에 들어서면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작 하반기에 들어선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이달 지급되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효과를 고려하면 물가 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9(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특히 지난 4월(2.3%)부터 5월(2.6%), 6월(2.4%) 7월(2.6%), 8월(2.6%)까지 5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2017년 1~5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품목별로 보면 공공서비스(-0.7%)를 제외한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수도·가스, 집세, 개인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큰 상승 폭을 보이며 전체 물가를 견인해 온 농축수산물은 전년 대비 7.8% 올랐다. 정부가 특별 관리하는 달걀(54.6%)을 비롯해 시금치(35.5%), 고춧가루(26.1%), 쌀(13.7%) 등에서 상승 폭이 컸다. 관세청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주요 농축수산물 66개 품목의 수입 가격을 조사한 결과 39개 품목이 지난해보다 올랐다. 특히 한국인이 즐겨 찾는 냉동 삼겹살 수입 가격은 전년보다 34.2% 올랐다. 국제유가 영향이 이어지면서 석유류는 21.6% 상승했다. 집세도 2017년 8월(1.6%) 이후 가장 높은 1.6%의 상승 폭을 보였다. 이 가운데 월세는 0.9% 올라 2014년 7월(0.9%)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고, 전세도 2.2% 뛰어올랐다. 9월 물가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소득 하위 약 88%에게 1인당 25만원씩 주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과 소비를 늘리는 추석 연휴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달은 가을장마라는 날씨 요인과 추석이라는 명절 요인이 겹쳐 있어 물가 하강 요인보다 상승 요인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한 차례 금리 인상만으로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확장재정 기조하에서 물가를 안정화하려면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를 비롯한 품목별 대책뿐 아니라 추가 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 美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스’에 한국 포함 추진

    美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스’에 한국 포함 추진

    미국 하원에서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로 불리는 기밀정보 공유 대상국에 한국을 추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엔 이들 5개국이 정보 공유를 넘어 안보·군사 협력으로서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여서, 한국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2일 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정보특수작전소위가 공개한 35쪽 분량의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국방부 장관과 조율해 내년 5월 20일까지 한국, 일본, 인도, 독일 등 4개국이 파이브 아이스에 가입할 때 발생할 이점과 위험성을 의회에 보고토록 했다. 개정안은 “파이브 아이스 출범 뒤 위협의 지형이 광범위하게 변해, 가장 큰 위협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런 거대한 권력 다툼의 현장에서 더 긴밀하게 협력하고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들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명시했다. 현재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영국 등 영어권 5개국으로 구성된 정보 동맹을 중국 견제의 핵심축인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확대하려는 의도를 시사한 것이다. 만일 개정안대로 파이브 아이스가 확대된다면, 중국 견제를 위한 협의체인 ‘쿼드’(미국·인도·호주·일본)가 파이브 아이스에 모두 포함되는 구도가 형성된다. 파이브 아이스는 1946년 미국과 영국이 소련 등과의 냉전에 대응하려 만들었고 이후 3개국이 추가됐다. 가입한다면 한국 입장에서 정보전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을 가르는 기준이라는 평가도 나오는 파이브 아이스에 참여하는 것이기에 위상 제고 효과도 예상된다. 하지만 파이브 아이스가 지난해 중국 화웨이의 퇴출을 논의하는 등 중국 압박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이는 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한국의 파이브 아이스 가입 여부가 미중 간 선택 압박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해당 개정안은 논의의 첫걸음을 뗀 상태다. 최종적으로 NDAA에 담기려면 군사위 논의, 하원 표결, 상·하원 합동위원회 조율, 상·하원 전체 회의 표결 등을 거쳐야 한다. 또 최종 결정권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있다.
  • [단독] “총파업할테니 자신있으면 오라” 대리점주 협박한 택배노조 간부

    [단독] “총파업할테니 자신있으면 오라” 대리점주 협박한 택배노조 간부

    경기 김포에서 택배대리점 점주가 노조원들의 집단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전국택배노동조합 간부가 대리점주를 협박하는 내용의 통화 녹음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예상된다. 이 노조 간부는 “새 사업소장으로 온다면 파업할 테니 자신 있으면 오고 아니면 접으라”면서 이에 항의하는 점주에게 “너는 총파업이야”라고 큰소리로 윽박지르며 전화를 끊었다. 전국택배대리점연합회는 2일 이런 내용의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연합회 측은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A씨가 택배 대리점 공개모집 과정에서 본인들이 원하는 사람이 입찰되지 않자, 개설 예정자에게 총파업을 빌미로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압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녹음 내용에 따르면 자신을 한진택배 총파업을 주도한 노조 간부라고 소개한 A씨는 경기 광주시곤지암에 대리점 신규 신청을 한 점주 B씨에게 “조합원들은 새로운 소장(점주)을 원치 않는다고 본사에 분명히 얘기했다”라며 “OO 소장이 악덕 소장이라 퇴출하고 있는데, 전혀 모르는 분이 온다면 쟁의권을 사용해서 합법적으로 계속 파업하겠다”고 통보했다. B씨는 “일면식도 없는 분이 이렇게 말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자 A씨는 언성을 높이며 “너는 총파업이야. 끊어!”라고 말한 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연합회 관계자는 “CJ대한통운 김포장기 대리점 점주 사망의 원인인 노조의 횡포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전했다. 택배 대리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택배노조원들이 파업이나 태업 등 쟁의권을 무기로 점주들을 압박해 사업을 포기하게 만들거나 길들이려는 시도가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택배노조 측은 A씨가 노조 간부라는 것을 인정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김포 사업장 외에도 일부 노조원들이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하거나 비방하는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이런 일이 없도록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택배노조는 지난달 30일 김포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택배 대리점주 이모(40)씨의 사망과 관련한 자체조사 결과를 이날 오후 발표했다. 노조는 “고인이 유서에 남긴 대로 일부 조합원이 고인을 괴롭힌 행위가 확인됐다”며 “노조는 사회적 비난을 달게 받을 것이며 당사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숨진 이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이씨의 분할대리점 영업권을 회수한 CJ대한통운 본사 측에도 사망에 일조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숨진 이씨는 노조원들의 택배배송 거부 등으로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았다”는 내용의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 [문화마당] ‘지금’이 가리키는 시의성/최나욱 건축가·작가

    [문화마당] ‘지금’이 가리키는 시의성/최나욱 건축가·작가

    최근 문화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패드’(fad)라는 용어가 빈번히 쓰인다. ‘for a day’(하루 동안)라는 말의 축약어로 급속도로 바뀌는 유행을 가리킨다. 순식간에 생겼다가 사라지는 문화를 가리키기에 기존의 트렌드나 패션이라는 단어는 불충분한 모양이다. 말마따나 “여긴 지금 꼭 가야 해!”였던 곳이 순식간에 생겨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기다란 줄을 서 방문하던 식당, 웃돈을 얹어 구매한 상품, 반드시 지금 알아야 할 것만 같던 뉴스 등. 당장은 놓치면 안 될 것 같던 분위기가 금세 무색해진다. 한때는 유행이라고 부르던 것을 신조어까지 빌려 말하는 까닭은 그것들의 소멸을 상기하게 됐기 때문일 테다. 여전히 새로운 문화상품들이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지만, 그 또한 사라질 것이라는 피로와 권태가 점차 커져 간다. 이를테면 발빠른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오픈 첫날에 이어 ‘가오픈’이라는 형식까지 고안했으나, 다음 단계는 ‘가가오픈’이기보다 발 빨라야 했던 시간에 관해서다. 시의성이라는 명목으로 ‘지금 해야 하는 일’이 수두룩하게 제시되지만 더이상 마냥 따라가기에는 걸림돌이 있다. 핸드폰 타임라인이 넘어가는 속도가 어느 때보다 급박해지고, 그것들이 주변을 온통 점유하기에 이른 오늘날 퍼져 가는 공감대다. 영국 음악가 브라이언 이노는 런던에서 ‘지금’이 뜻하는 길이와 출장차 간 뉴욕에서의 길이가 다르다는 사실을 논했다. 우리가 이토록 급변하는 타임라인을 의식하고, 발 빠르게 무언가를 좇게 하는 ‘지금’이라는 개념이 일종의 환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기획한 전시 ‘긴 지금’은 어느 때보다 ‘지금 여기’의 압박이 커진 오늘날에 이 관점을 적용한다. 미술도 마찬가지로 지금 유행하는 담론과 조형언어에 맞춘 기획과 작품이 만들어지니, 앞선 신조어의 개념에 얽매여 있긴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전시에 참여하는 정재경, 전혜주, 이현종, 허수연 등 네 작가가 해석하는 시의성이 모두 다르다. 우리는 ‘지금 여기’서 일어나는 일들을 손쉽게 알게 되면서 그것이 전부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개인의 타임라인에 국한해 있을 따름이다. 한쪽에서 당연하게 열광하고 따라가기를 재촉받는 ‘지금 여기’가 다른 쪽에서는 하릴없는 얘기이기 일쑤다. 그렇다면 지금 같은 일시적 유행의 시대에서 각자가 좇는 타임라인을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시의적 주제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공유한다면 “여긴 지금 꼭 가야 한다”는 말도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범람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문화를 접하면서 이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막연히 당장의 인기에 영합하기에는 결과가 뻔히 보이는 한편, 그것을 애써 무시하는 것도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로 여겨진다. 눈앞에서 소비하는 문화도 모자라 개인 자체가 일시적인 마음가짐을 품어야 하는 것도 지금 시대의 문화인 걸까? ‘긴 지금’이라는 전시에 앞서 ‘클럽 아레나’라는 책을 썼던 과정은 이 생각의 경로를 드러낸다. 말초적이고 순간적인 문화를 극단적으로 내보이던 클럽을 소재 삼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책에서 클럽 공간을 두고 “인스타그램의 물리적 형상화”라고 묘사했던 표현은 오늘날 SNS 타임라인을 좇아 바뀌는 풍경 전반에 적용된다. 순간적인 것을 더이상 마다하지 않는 지금, 그렇기 때문에 그것들을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생겨난다. 보들레르가 말했듯 아름다움은 일시적인 것을 포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과 영원한 것을 연결 지을 때 비로소 구성되기 때문이다. ‘긴 지금’은 이를 추구하는 양가적인 도구이며, 그렇기에 이는 때 지난 노스탤지어가 아니라 어느 때보다 시의적절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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