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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구 휴전이냐 공격 재개냐… 딜레마에 빠진 이스라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일시 휴전 기간이 연장되면서 이스라엘이 ‘영구적 휴전에 돌입할 것이냐, 하마스 침공을 재개할 것이냐’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추가 휴전 연장안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휴전에 들어간 이후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60명과 외국인 21명 등을 돌려보냈고 이스라엘은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180명을 석방했다.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군부대 두 곳에서 폭발이 일어났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휴전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히지는 않았다. 휴전 연장이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됐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부상 병력을 치료하고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을 번 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억류된 자국민을 더 많이 구하게 됐다. 휴전이 길어질수록 이스라엘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가자지구 공격을 완전히 중단하고 영구적 휴전에 돌입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과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라는 내부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는 탓이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의 수장 데이비드 바네아, 이집트 정보국 수장 압바스 카멜이 이날 카타르 총리 주재로 도하에서 만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번 만남에서 더 장기적인 휴전 합의에 관해 논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타르와 이집트는 영구적인 휴전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하면서 더 장기적인 교전 중지를 양쪽에 압박하고 있다. 카타르 외무부의 마지드 알 안사리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휴전, 그다음으론 영구적 휴전에 이르기 위한 카타르의 중재역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속 가능한 휴전에 이르기 위해 국제사회 전체가 이를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당국자들도 현재 진행 중인 여성과 어린이 석방이 끝나면 이스라엘 군인과 노인 남성 석방, 살해된 이스라엘인 시신 인계 등으로 협상의 초점이 옮겨 갈 것이라며 다음 단계를 언급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내각에서는 극우 성향의 장관을 중심으로 전쟁 재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전쟁 중단은 곧 정부 붕괴”라고 경고했다. 이와 별도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텔아비브에서 안보 내각을 소집해 향후 방향을 두고 논의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고위 관계자는 군용기 3대로 이집트 북시나이 지역에 인도적 지원 물품을 수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휴전 연장에 대한 압력인가’라고 질문하자 그는 “백악관을 비롯해 많은 고위 관리들이 현재의 휴전 협상이 가능한 한 오래 연장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 野, 청년·여성 우선 전략공천…‘올드보이 용퇴’는 주저

    野, 청년·여성 우선 전략공천…‘올드보이 용퇴’는 주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전략지역 우선 공천’ 등으로 청년과 여성의 공천 기회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중진 용퇴 등 ‘공천 혁신’을 압박받는 가운데 청년·여성들에게 파격적 혜택을 주면서 자연스러운 ‘물갈이 공천’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민주당 총선기획단 간사인 한병도 의원은 29일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에게 “현역 불출마 지역구를 포함한 전략지역에 청년·여성의 우선 공천하고 당헌에 따른 지역구 ‘여성 30% 공천의무’를 준수하도록 제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공천 심사 및 경선 시 청년·여성의 우대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 의원은 “청년·여성 후보자 출마 지역은 경선을 원칙으로 한다”면서 “청년·여성 후보자와 정치신인 경쟁 시 정치신인 가산점을 20%가 아닌 10%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청년들의 공직 출마를 가로막는 ‘진입장벽’으로 불렸던 기탁금도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한 의원은 “공천심사 등록비, 공천관리위원회 및 선거관리위원회 기탁금을 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선거 때까지 20대는 등록비와 기탁금을 전액 면제하고 30대는 50%만 면제했는데, 올해부터 전액면제 대상자를 20·30대 출마자 전체로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청년·여성 선거지원단을 만들어 ‘선거 컨설팅’ 등 청년·여성 후보의 체계적인 선거 준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미래어젠다 지원준비단을 구성해 2030 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공지능(AI), 저출생, 기본소득 등의 의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도록 했다. 공천 심사 때 젠더 감수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민주당은 중진 불출마 등 ‘올드보이(OB) 용퇴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의원은 “논의가 필요하고 쟁점이 되는 것들은 다 논의할 것”이라면서 “여러 주장이 있어서 기획단에서 논의하다가 의견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총선기획단 소속 의원은 서울신문에 “어디까지가 올드보이인지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총선기획단 차원에서 결론이 날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총선기획단이 이날 결정한 사안을 당 최고위에 넘기면 최고위·당무위·중앙위 의결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총선기획단은 노무현·문재인·이재명 등 유명 정치인 이름을 활용한 마케팅 금지, 현역 의원 하위평가자 감산 비율 상향 등을 내놓았고 최고위·당무위에서 이를 의결한 바 있다.
  • 소노 전성현·kt 문성곤, 돌아온 공·수 에이스…연승가도에 반격은 지금부터

    소노 전성현·kt 문성곤, 돌아온 공·수 에이스…연승가도에 반격은 지금부터

    창원 LG에 2점 차로 쫓기는 4쿼터 막판 위기 상황, 수원 kt 문성곤이 패리스 배스의 패스를 받아 코너 3점을 꽂았다. 경기 종료 24초를 남기고 승기를 가져오는 외곽포를 넣은 선수도 문성곤이었다. kt는 28일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프로농구 정규시즌 LG와의 홈 경기에서 93-88로 이겼다. 발목 부상에서 돌아와 5경기 만에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문성곤이 12득점 4가로채기로 공수 활약하면서 팀 3연승을 이끌었다. 문성곤의 진가는 1쿼터부터 나타났다. 이관희가 엔드 라인에서 아셈 마레이에게 건넨 공을 가로채 배스의 득점을 도왔다. 이어 올 코트 프레스를 펼쳐 사이드 아웃을 만든 뒤 다시 저스틴 구탕의 패스를 끊어냈다. 분위기가 살아난 kt는 공수 모두에서 LG를 압도하면서 전반을 12점 차까지 앞섰다. 하윤기가 발목을 다친 kt는 허훈과 문성곤이 복귀한 다음 치른 2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그러나 두 선수가 서서히 팀에 적응하면서 24일 안양 정관장전을 통해 연패를 끊었고 문성곤이 이적 후 처음 3점슛을 넣은 26일 서울 삼성전도 승리했다. 허훈은 LG전을 마치고 문성곤에 대해 “기가 막히다. 스틸과 압박 모두 훌륭하고 골밑에서 버텨주는 역할까지 맡는다”면서 “수비, 리바운드 등 궂은일은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고 칭찬했다.고양 소노도 이날 홈에서 정관장을 86-84로 꺾고 연승을 달렸다. 에이스 이정현이 경기 당 평균 21.93점(전체 5위), 6.71도움(전체 2위)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동료들의 지원이 부족해 3연패 했는데 전성현이 돌아와 흐름을 반전시켰다. 전성현은 허리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후반 시작과 함께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고, 3점 라인 밖에서 상대 수비 2명을 앞에 두고 슛을 넣었다. 이어 이정현의 패스를 받아 던진 슛이 다시 림을 가르면서 3쿼터에만 8득점했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4쿼터 막판) 전성현을 뛰게 하지 않고 이겨서 다행이다. 허리가 아파 수비 시에도 공격 시에도 움직임이 적다. 치료하면서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서울 SK전에서 3점슛 4개 포함 18득점을 기록한 전성현은 팀의 84-77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김 감독은 “몸 상태가 안 좋은 전성현이 뛰겠다고 했다. 슛이 들어가서 이길 수 있었다”며 “(전)성현이와 (이)정현이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고 나면 다른 팀에 비해 약한 3, 4번 포지션에 대해 고민하면서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스라엘 극우 장관 “전쟁 멈추면 정부 붕괴” 위협했지만…

    이스라엘 극우 장관 “전쟁 멈추면 정부 붕괴” 위협했지만…

    이스라엘 내각에 강경 시오니스트, 극우 인사들이 적지 않은데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은 그 중에 첫 손 꼽힐 만하다. 28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극우 정당인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의 힘)를 이끄는 벤그비르 장관은 성명을 발표, “전쟁 중단은 곧 정부 붕괴”라고 경고하며 전쟁 재개를 압박했다. 그는 반(反)팔레스타인·반아랍 선동을 주도해온 극우 정치인으로 오츠마르 예후디트 소속의 다른 두 각료와 함께 나흘의 휴전 합의 승인을 위한 각료회의 투표에서도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신문은 오츠마 예후디트가 이탈하더라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베니 간츠가 이끄는 국가통합당만 붙들어 앉히면 현 정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아직 인질들이 풀려나기 전인 지난 20일 이스라엘 의회 크세네트에서 열린 공청회 도중 인질 가족들 면전에서 자국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가족들과 충돌했다. 그가 추진한 법안은 의회 내에서 논의 중으로, 법안 제정까지는 여러 단계가 남아 있으며 철회도 가능하다. 인질로 붙잡힌 가족들의 사진을 들고 의회를 찾은 가족들은 답답한 현 상황부터 우선 타개하고 인질들을 귀환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당시까지 6주째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해 발을 구르던 가족들은 벤그비르 장관이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한편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텔아비브에서 안보 내각을 소집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지 아니면 전투를 재개할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안보 내각 회의에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군 지휘관들에게 이스라엘 남부 주민들의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군을 가자지구에 주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정착촌들이 복원될 때까지 가자지구에서 군이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면서 이 임무는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전에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TOI는 전했다.
  • [씨줄날줄] 수능 감독관의 고충/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수능 감독관의 고충/임창용 논설위원

    2024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부정행위로 적발된 한 수험생의 학부모가 감독관을 찾아가 항의하고 협박조의 막말을 해 논란이다. 자녀가 시험 종료벨이 울린 뒤 답안지에 마킹을 하려 해 부정행위로 처리한 데 대해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는 취지의 폭언을 했다고 한다. 논란이 되자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부모를 협박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뿐만 아니라 감독관에 대한 민원은 수능이 치러질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시험이 다가오면 수험생 못지않게 교사들도 큰 부담을 느낀다. 일단 감독 업무 자체가 고되다.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10시간가량 시험장에서 서서 학생들을 지켜봐야 한다. 시험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움직임이나 말소리 등도 극도로 조심해야 해 체력적으로 힘들고 정신적 압박감이 심하다. 2021년엔 감독관이 학생들 옆을 지나가다 실신하는 일까지 있었다. 그렇다고 감독관 수당이 많지도 않다. 이번 수능에선 지난해보다 1만원 인상된 17만원이었다. 수능 전날 예비소집 교육(3시간)까지 고려하면 최저 시급을 겨우 넘기는 수준. 따라서 교사들은 웬만하면 수능 감독관을 피하고 싶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자원자가 없어 학교별로 차출되기 때문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민원에 대한 부담감이다. 실제로 감독관 관련 민원 내용을 보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 거슬렸다”, “액세서리가 요란해 방해가 됐다”, “왔다 갔다 해 집중하지 못했다”, “나만 쳐다보는 통에 신경이 쓰였다” 등 다양하다. 기침이나 서류 부스럭거리는 소리로 항의를 받기도 한다. 2019~2021년 3년간 수능 관련 민원이 5448건 발생했는데, 상당수가 감독관에 관련된 것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감독관 유의 사항’을 통해 민원 소지가 있는 언행을 금지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민원은 줄지 않는다. 수능에 인생을 걸다시피 한 수험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선 시험장에서의 작은 거슬림도 크게 느껴질 수는 있겠다. 하지만 정말 억울하면 절차대로 이의 제기를 하면 된다. 감독하느라 지친 교사들을 협박과 악성 민원으로 시험 이후까지 괴롭혀서야 되겠나.
  • [사설] GP 복원하는 北 긴장 고조 술책, 단호히 대응해야

    [사설] GP 복원하는 北 긴장 고조 술책, 단호히 대응해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DMZ) 내 GP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감시소를 설치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한 직후부터 관찰된 행동이다. 군은 북한의 GP 복원에 맞서 우리측 GP도 복구하기로 했다. 북한의 호전적인 군사 조치에 대한 군의 대응은 아주 적절하다. 북한군은 감시소 설치 외에도 무반동총으로 추정되는 중화기를 배치하는 한편 야간 경계근무도 재개했다고 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병사의 권총 휴대도 관찰됐다. 우리 군은 사전에 경고한 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조치로 최전방 감시, 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제1조 3항) 조항의 효력을 정지했다. 2018년 이후 3600차례의 합의를 어긴 북한이 합의를 파기한 것도 모자라 적반하장 격으로 GP를 복구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남북이 완충지대를 설정해 공고한 평화 체제를 만들자는 약속은 비핵화와 함께 처음부터 남한을 속이려는 기망책이었던 게 만천하에 거듭 드러난 것이다. 북한은 식량난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남북 긴장을 높일 공산이 크다. 서해에서 해안포 사격 같은 국지적 충돌은 물론 남한에 쏘겠다는 전술핵의 실험까지 다양한 도발이 예상된다. 정부는 어떠한 북한의 도발과 군사적 압박에 굴하지 말고 냉정하게 대처하기를 바란다. 과거 천안함이나 연평도 포격 사태에서 보여 준 미온적인 대응은 북의 오판과 야욕만 키울 뿐이다. 북한이 만드는 군사 긴장이 정부 탓인 것처럼 비난하는 야당도 대오각성해야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만 하다간 엄중한 심판을 받는다는 점,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예대금리차 좁혀져도… 가계 이자 부담 ‘최고’

    예대금리차 좁혀져도… 가계 이자 부담 ‘최고’

    은행이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예금과 가계대출 금리 간 격차가 0.83% 포인트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이 연말 예금 확보를 위해 수신금리를 높인 결과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는 여전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된 은행권 예대금리차 비교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은 전월(0.87% 포인트) 대비 0.04% 포인트 하락한 0.83% 포인트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데 지난 2월만 해도 평균은 1.436% 포인트를 기록했다. 기업 대출금리를 합한 전체 예대금리차와 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도 일제히 줄었다. 5대 은행의 9월 전체 예대금리차 평균은 전월(1.26% 포인트) 대비 0.092% 포인트 축소된 1.168% 포인트로 나타났다. 서민금융 제외 평균 예대금리차 역시 전월(0.836% 포인트) 대비 0.04% 포인트 감소한 0.796% 포인트로 지난해 12월(0.728% 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예대금리차가 줄어든다고 해서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여전히 대출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지난 10월 기준 평균 대출금리는 5.136%로 전월(5.058%) 대비 0.078% 포인트 오르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2월(5.252%) 이후 최고치다. 가계대출금리 역시 상승세다. 5대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4.798%로 전월(4.668%%) 대비 상승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코로나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1~3분기 가계의 월평균 이자 비용은 12만 8068원으로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9년 당시 월평균 이자 비용은 8만 2089원으로 4년 새 56% 증가했다. 최근 예대금리차가 좁혀진 건 예적금 등 수신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5대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평균 3.968%로 전월(3.798%) 대비 크게 상승해 4%대에 육박한다. 올 들어 통상 3%대 중반에 머물던 수신금리가 이처럼 오른 건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다. 당시 은행권이 고금리로 시중에서 끌어모았던 수신 상품의 만기가 지난달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이를 재유치하기 위한 은행권의 수신 경쟁이 일어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이자 장사에 대한 사회적 비난과 상생금융을 요구하는 정부 압박을 생각하면 예대마진차는 지금의 수준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 게이단렌 새달 ‘엔저’ 첫 논의… 일본은행 금융정책 수정되나

    게이단렌 새달 ‘엔저’ 첫 논의… 일본은행 금융정책 수정되나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이 다음달 4일 회장단 회의를 열고 엔화 가치 하락 문제를 논의한다. 엔화 약세에 호응했던 게이단렌도 현 상황을 심상치 않게 본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회의 결과가 일본 금융정책의 수정 압박으로까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28일 요미우리신문은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을 비롯해 부회장단이 전원 참석하는 비공개 회의를 소집했다면서 “역사적으로 엔화 약세를 지향해 온 게이단렌이 엔화 약세를 주제로 논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전자 업계에 엔저 상황은 수출에 훈풍으로 작용한다. 게이단렌이 엔저 상황을 관망하고 있던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역대 게이단렌 회장은 도시바, 도요타 자동차 등의 대표들이었고 도쿠라 회장 역시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수출기업인 스미토모화학 대표를 맡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봄부터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때 달러 대비 151엔까지 치솟는 등 급격한 가치 하락을 보이면서 일본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특히 에너지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소기업의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 일본 중소기업기반정비기구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00개 중 50.6%가 엔화 약세의 단점이 더 크다고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근로자의 70%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어 중소기업이 어렵다는 것은 곧 소비자 대부분이 어렵다는 것으로 소비 침체는 대기업에도 위기”라고 밝혔다. 실제 물가 상승이 임금 인상을 웃도는 속도로 진행되면서 일본 내 소비가 주춤한 상태로 결국 일본 경제 전체에 마이너스라는 우려도 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들어 상승세를 멈추고 전 분기보다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가 0.04% 감소한 게 문제였는데 고물가가 주요 원인이었다.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엔화 약세의 원인으로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손보지 않는 한 지금의 엔화 약세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게이단렌에서는 “일본은행의 대응이 너무 늦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 인요한 이틀째 칩거… 구설에 흠집 난 與혁신위

    인요한 이틀째 칩거… 구설에 흠집 난 與혁신위

    “준석이는 도덕이 없는데,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부모 비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틀째 공개 일정을 삼갔다. 혁신위가 동력을 잃어 가는 가운데 그간 혁신위의 중진 험지 출마 압박에 불쾌해했던 김기현 대표 역시 침묵을 이어 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28일 인 위원장의 일정을 ‘통상 업무’로 갈음해 공개했다. 전날 한국노총 방문 일정을 취소한 데 이어 이틀째 숙고에 들어간 셈이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비판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전날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몸을 낮췄지만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그간의 적지 않은 설화를 고려할 때 터질 문제가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인 위원장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언급하며 당무 개입 논란을 빚었고, 이전 발언을 “농담이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기도 했다. 이번 구설로 30일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요구를 담은 혁신안을 의결하고 최고위원회의로 보내려던 혁신위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후통첩 성격의 혁신안을 내놓는 데는 혁신위의 공신력이 중요한데 이에 흠집이 났다는 것이다. 반면 혁신위발(發) 용퇴 압박의 정점에 있던 김 대표는 숨통을 틔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대표는 지난 주말 울산을 방문해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내 고향도 울산”이라며 용퇴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더 나아가 혁신위가 조기 해산하고 김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 선거대책위원회 등 총선기구를 조기 출범시킨 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을 등판시켜 새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다만 중진 용퇴의 바로미터가 된 김 대표는 관련 언급을 삼갔다. 김 대표는 자신의 울산시장 재선 실패 원인이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해 29일 법원의 1심 선고가 나오면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지만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결과보다 거취 표명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어서다. 김 대표는 이날 여러 행사에서도 거취 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 명분파 vs 실리파… 민주, 선거제 개편안 당내 합의 ‘진퇴양난’

    명분파 vs 실리파… 민주, 선거제 개편안 당내 합의 ‘진퇴양난’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다당제를 유도하는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 방지법’으로 보완하자는 소위 ‘명분파’와 병립형으로 회귀하자는 지도부 중심의 ‘실리파’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법정 시한을 7개월이나 넘긴 선거제 개편이 더욱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원내 지도부와 당 지도부가 어제(27일) 고위전략회의에서 머리를 맞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내일(29일) 의원총회에서도 논의하겠지만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구 의석수와 시도별 의원정수만 나오면 선거구를 획정할 수 있어 우선 그것부터 의총에서 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말까지 선거제 개편안을 확정하고 다음달 12일 총선 예비후보 등록 전까지 선거제 개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해도 이른바 말 바꾸기로 비칠 수 있어 당내 합의라는 ‘첫 단추’조차 꿰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위성정당 논란으로 얼룩졌던 지난 21대 총선에서 차기 선거 때는 반드시 여야 합의로 선거제 개편안을 처리하고 위성정당의 재출현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설립한다면 여당은 20~30석을 더 얻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당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를 위주로 ‘병립형 회귀’가 민주당에도 나쁠 게 없다는 ‘현실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연동형과 병립형을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다.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로) 저렇게 완강하게 나가니 민주당도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립형 회귀의 경우 명분을 잃는다. 이에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자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김상희 의원(대표발의)을 비롯한 소속 의원 75명은 위성정당 방지법(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최소 75명의 의원이 병립형 회귀에 반대하는 것으로 읽힌다. 앞서 같은 취지의 법안을 냈던 이탄희 의원도 이날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용인정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위성정당 방지법을 회피할 방법이 남아 있고 해당 법안의 여야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될 경우 ‘선거연합정당’을 만드는 식의 우회책도 언급된다. 또 지도부가 29일 의원총회에서 병립형 회귀 대신 ‘권역별 비례제’,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방안으로 의원들을 설득할 가능성도 있다.
  • ‘마지막 한 표라도 더’ 분초 다퉈 각국 비밀리 접촉…첩보 작전 방불케 한 막판 총력전

    ‘마지막 한 표라도 더’ 분초 다퉈 각국 비밀리 접촉…첩보 작전 방불케 한 막판 총력전

    ‘마지막 한 표까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직전까지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및 재계 인사들은 분초를 다투며 막판 표심 얻기에 정성을 기울였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부산이 박빙의 승부로 격차를 좁혔다고 판단하고 끝까지 한 표라도 더 모으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회원국 관계자들을 만났다. 지난 24~26일 직접 유치 활동을 챙긴 윤석열 대통령의 바통을 이어받아 26일 저녁 파리에 도착한 한 총리는 잇따라 BIE 회원국 대표들을 초청해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역사, 그리고 부산엑스포의 주제 및 비전’을 주제로 오찬 세미나를 열어 글로벌 공동 과제를 해결하는 데 부산엑스포가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를 설명했다. 방문규 산업통상부 장관과 오영주 외교부 2차관도 파리 곳곳에서 BIE 회원국 대표들과 만났고 박진 외교부 장관도 서울에서 투표 직전까지 상대 국가들의 시차를 맞춰 통화하며 부산 지지를 호소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의장 겸 SK그룹 회장을 포함한 주요 기업 인사들도 상대국과의 경제협력 수요를 바탕으로 부산엑스포를 통해 확대될 한국과의 비즈니스 기회를 제안하며 지지세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민관 ‘원팀’의 막판 유치 활동은 그야말로 첩보전을 방불케 했다. 정부는 현지에서 접촉한 국가들의 이름은 물론 몇 개국과 소통했는지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한국을 지지하는 나라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해당 국가에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박성근 총리비서실장은 “물론 경쟁국들과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워낙 강하게 교섭전을 하고 있어 정보가 새 우리 표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사례도 확인됐다”며 “단 한 표라도 더 모으기 위해 가능한 모든 국가와 마주 앉을 것”이라며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반대로 우리가 사우디아라비아 지지표를 가져온 사례도 있는 등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초박빙 상황이 계속됐다. 한 총리도 ”정부와 민간, 국회가 모두 열심히 해서 BIE 회원 182개국을 거의 접촉했고, 어느 정도 따라왔다고 느껴진다“면서도 투표 결과 전망에 대해선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우리 국민의 기대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조금이라도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부도 전했다. 우리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도 마지막까지 프리젠테이션 내용을 극비에 부치고 보안을 유지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투표를 앞둔 마지막 관문인 경쟁 프리젠테이션에서 한국은 첫 순서로 나가 부산엑스포가 인류의 당면한 공동 과제를 함께 해결하는 연대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분위기를 주도한다. 정부는 세 도시 가운데 1차 투표에서 3분의 2(120표) 이상 얻는 도시가 나오기 쉽지 않다고 보고 ‘오일머니’ 사우디아라비아를 결선투표에서 역전승하는 걸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최대 표밭인 아프리카를 비롯해 1차 투표에서 이탈리아를 지지할 것으로 보이는 유럽과 중남미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유치 활동을 벌였다.
  • 명분파vs실리파…선거제 두고 두쪽 난 민주

    명분파vs실리파…선거제 두고 두쪽 난 민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다당제를 유도하는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 방지법’으로 보완하자는 소위 ‘명분파’와 병립형으로 회귀하자는 지도부 중심의 ‘실리파’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법정 시한을 7개월이나 넘긴 선거제 개편이 더욱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원내 지도부와 당 지도부가 어제(27일) 고위전략회의에서 머리를 맞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내일(29일) 의원총회에서도 논의하겠지만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구 의석수와 시도별 의원정수만 나오면 선거구 획정을 할 수 있어서 우선 그것부터 의총에서 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22일까지 양당에 지역구 의원 정수를 밝히라고 했지만 양당은 답하지 않았고, 오는 30일까지로 답변 시한을 연장한 바 있다. 당초 민주당은 이달 말까지 선거제 개편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12일 총선 예비후보 등록 전까지 선거제 개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어떤 선택을 해도 이른바 말 바꾸기로 비칠 수 있어 당내 합의라는 ‘첫 단추’조차 꿰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위성정당 논란으로 얼룩졌던 지난 21대 총선에서 차기 선거 땐 반드시 여야 합의로 선거제 개편안을 처리하고, 위성정당의 재출현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설립한다면 여당은 20~30석을 더 얻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당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를 위주로 ‘병립형 회귀’가 민주당에도 나쁠 게 없다는 ‘현실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연동형과 병립형을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다.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로) 저렇게 완강하게 나가니 민주당도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립형 회귀의 경우 명분을 잃는다. 이에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자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김상희 의원(대표발의)을 비롯한 소속 의원 75명은 위성정당 방지법(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최소 75명의 의원이 병립형 회귀에 반대하는 것으로 읽힌다. 앞서 같은 취지의 법안을 냈던 이탄희 의원도 이날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용인정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위성정당 방지법을 회피할 방법이 남아 있고, 해당 법안의 여야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될 경우 ‘선거연합정당’을 만드는 식의 우회책도 언급된다. 또 지도부가 29일 의원총회에서 병립형 회귀 대신에 ‘권역별 비례제’,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방안으로 의원들을 설득할 가능성도 있다.
  • 노란봉투법·방송법 결론 못 내는 용산…민주당 “거부권 오남용 말라”

    노란봉투법·방송법 결론 못 내는 용산…민주당 “거부권 오남용 말라”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일단 보류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거부권을 오남용하지 말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거부권을 오남용하지 않길 바란다”며 “노조법과 방송법은 민생 관련 법안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오만과 독선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상생하는 선택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날 두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날 국무회의 안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취소됐다. 특히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경제단체들은 “불법 파업을 조장하고 확산시킬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법안을 조속히 공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윤 대통령에게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홍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파업을 조장하는 법안이라든지 폄훼하는 것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노동 현장을 왜곡하는 각종 법률적 제한으로 실질적 교섭이 이뤄지지 않아서 훨씬 더 파업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장기화했다”고 말했다. 방송3법과 관련해서 그는 “언론의 공정성·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취임 이후에 일부 보도채널을 민영화하는 것을 속전속결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주를 원청업체 등까지 확대해 하청업체의 간접고용 노동자도 원청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또 법원이 조합원 모두에게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하지 못하도록 배상 의무자별로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한다. 방송3법은 KBS, MBC, EBS의 지배 구조를 바꾸는 법안이다.
  • 인요한, 이틀째 일정 중단…혁신위 동력 상실에 ‘김기현 체제’ 유지되나

    인요한, 이틀째 일정 중단…혁신위 동력 상실에 ‘김기현 체제’ 유지되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하면서 “준석이는 도덕이 없는데,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는 부모 비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전날에 이어 이틀째 공개 일정을 삼갔다. 혁신위가 동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그간 혁신위의 중진 험지출마 압박에 불쾌해했던 김기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28일 인 위원장의 일정을 ‘통상 업무’로 갈음해 공개했다. 전날 한국노총 방문 일정을 취소한 데 이어 이틀째 숙고에 들어간 셈이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비판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전날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몸을 낮췄지만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일각에선 그간의 적지 않은 설화를 고려할 때 터질 문제가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인 위원장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언급하며 당무 개입 논란을 빚었고, 자신의 발언을 “농담이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기도 했다. 특히 인 위원장이 그간 사석에서 이 전 대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는 전언이 적지 않았다. 이번 구설로 30일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요구를 담은 혁신안을 의결하고 최고위원회의로 보내려던 혁신위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후통첩 성격의 혁신안을 내놓는 데는 혁신위의 공신력이 중요한데, 이에 흠집이 났다는 것이다. 혁신위의 조기 해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혁신위발(發) 용퇴 압박의 정점에 있던 김 대표는 숨통을 틔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대표는 지난 주말 울산을 방문해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내 고향도 울산”이라며 혁신위의 용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더 나아가 김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나 선거대책위원회 같은 공식 총선기구를 조기 출범시킨 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의 등판으로 새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형식적으로 김기현 당 대표 체제가 유지되고, 당은 공관위나 선대위 (체제로) 급속하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 ‘중재자’ 튀르키예, 뒤로는 러시아와 짬짜미…“전쟁물자 수입 중계”

    ‘중재자’ 튀르키예, 뒤로는 러시아와 짬짜미…“전쟁물자 수입 중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튀르키예가 뒤로는 러시아와 손잡고 경제적 이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가 직접 미국과 서방, G7 국가에서 물품을 수입해 다시 러시아에 전매하는 ‘중계무역’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올해 초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 순방 때 ‘제재 엄수’를 약속했지만, 실제 무역 통계 자료에서는 정반대의 친러 행보가 두드러진다. 넬슨 차관이 26일 5박 6일 일정으로 올해 두 번째 튀르키예 순방길에 오른 것도 미국이 튀르키예의 이런 러시아 제재 회피 지원을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미 재무부는 넬슨 차관이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도움되는 무역 및 금융 활동을 방지하고 조사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 밝혔다.튀르키예는 정치·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미국의 압박을 받아왔다. 나토 회원국이면서도 전쟁 이후 오히려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면서 러시아산 원유·가스를 할인된 가격에 대거 사들이는 등 경제적 이득을 톡톡히 누려왔다. 튀르키예 기업들의 대러 수출액이 전쟁 이후 부쩍 늘기도 했다. 이러한 기업 중 상당수는 제재 부과로 빠져나간 서방 기업들의 빈자리를 꿰찬 경우였다. 이와 관련해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무역 통계 자료를 분석, 튀르키예의 올해 대러 수출 활동이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튀르키예의 ‘제재 우회로’ 역할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의 우려도 증폭됐다고 보도했다. FT가 인용한 스위스 무역정보회사 ‘트레이드 데이터 모니터’ 세관 자료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지난 9월까지 올해 3분기 동안 미국 등 서방이 대러 수출통제 목록에 올린 45개 민감품목 1억 5800만 달러(약 2042억원) 어치를 5개 구소련 국가에 수출했다. 여기에는 현대전 수행에 필수적인 반도체와 통신장비, 망원경 등 상업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활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품목’이 대거 포함됐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같은 기간 대비 3배 많은 규모다. 2015년~2021년 같은 기간 수출 규모도 2800만 달러(약 362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 구소련 국가 통계에는 튀르키예 수출 통계에 상응하는 수입 증가가 기록되지 않았다. 이런 통계상 불일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튀르키예가 유럽에서 수입해 구소련 국가로 수출한 민감품목이 실제로는 러시아로 직접 들어갔음을 암시한다고 짚었다. 앞으로는 흑해 곡물수출협상 등을 조율하며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튀르키예가, 뒤로는 서방 제재를 피해 다단계 수입 경로를 활용하려는 러시아에 사실상 ‘중계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튀르키예 통계에는 올 3분기까지 카자흐스탄에 6600만 달러(약 853억원) 규모의 민감품목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같은 기간 카자흐스탄은 튀르키예에서 610만 달러(약 79억원) 규모를 수입한 것으로 기록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이자 키이우경제대학 외교정책 부총장인 엘리나 리바코바는 “이러한 물품들이 러시아로 가는 것은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로 흘러들어간 민감품목은 순항 미사일과 드론, 군용헬기 등 군사용으로 전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인 제임스 오브라이언 차관은 27일 기자들에게 “튀르키예로 인해 특정 품목, 특히 미국산 제품의 운송이 더 어려워졌다”고 확인했다. 오브라이언 차관은 지난 2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드론 공습을 퍼부은 것을 언급하며 “러시아는 수입 규모를 계속 늘리려 하고 있다. 대러 무역 통로를 계속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번과 같은 대규모 공습을 더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러시아가 대규모 공습에 필요한 물품을 서방이나 G7 국가에서 몇몇 주요 중계국을 통해 수입하는 것을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빨리 중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차관은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미국, EU, 영국 및 G7 파트너들은 우리의 어떤 핵심 파트너도 제재 우회로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사랑했다는 뜻/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사랑했다는 뜻/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오래전, 나는 상처를 입었다. 나는 살았다 복수하려고 아버지에게, 그 시절의 아버지 때문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 때문에: 오랜 옛날부터, 어린 시절 나는, 고통이란 내가 사랑받지 못했다는 뜻이라 생각했다. 그건 내가 사랑했다는 뜻이었다. ―루이즈 글릭 ‘최초의 기억’ 루이즈 글릭의 다섯 번째 시집 ‘아라라트산’의 마지막 시다. 202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글릭은 10월 13일 세상을 떠났는데, 생애 마지막 나날 동안 ‘아라라트산’의 한국어판 표지 그림을 놓고 고민했다. 나는 막연히 투병 중인 시인이 더 오래 잘 버티실 것으로 생각했다. 워낙 참을성 많은 인고의 삶을 사신 분이니. 시인이 돌아가신 날 새벽 나는 이 시를 읽고 있었다. 제목을 ‘첫 기억’으로 할지 ‘최초의 기억’으로 할지 끝까지 고민하던 중이었다. 첫 사랑, 첫 기억, ‘첫’이 주는 달큰하고 깔끔한 느낌이 있지만, ‘최초의 기억’으로 한 것은 시 속의 “from the beginning of time”이라는 구절 때문. 여기선 지면 배치의 문제로 ‘오랜 옛날부터’라고 했지만 ‘까마득한 옛날부터’라고 옮긴 구절, 어린 날 어떤 기억의 문제를 존재의 시원(始原)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 무게감을 어떻게든 번역에서 가지고 가고 싶었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죽은 언니를 잊지 못하는 부모님 때문에 시인은 어린 날 존재의 무게로 힘들어했다. 두 몫의 삶을 살아야 하는 압박감. 자아 정체성이 제대로 만들어지기도 전 아주 어린 날부터 그런 무게감이 지워진다면 누구나 힘들 것이다. 시인은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어머니의 사랑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맏이였으나 맏이를 향한 경쟁에 시달리는 둘째의 마음으로 살았던 것이다.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또 사랑하고 싶은데, 그게 마음에 다 차지 않아 아팠던 일. 왜 나를 사랑해 주지 않나요? 그런 속울음, 어떤 절규, 그래서 관계는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마음에 흠집을 기어이 내고 급기야 병이 된다. 그런데 그 대상이 떠나고 생각하니 그런 상처와 고통이 사랑의 부재가 아니라 내 사랑의 증명이라는 거다. 내가 사랑했기 때문에 아팠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고통이란 내가 사랑받지 못했다는 뜻이라 생각했다. / 그건 내가 사랑했다는 뜻이었다.” 마지막 두 행 사이에 아버지의 죽음이 있다. 떠난 다음에 알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혹은 ‘하지만 이제 깨달았다’는 말을 넣지 않고, 시인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눈을 뜬 어떤 깨달음을 군더더기 없이 간명하게 전한다. 이 시를 얼마 전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북토크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읽어 주었다. 우리는 고통을 쉬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아프다는 건 곧 사랑의 징표라고, 그 마음을 알면 된다고, 상처를 바라보고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사랑의 힘을 믿자고 말하니 학생들은 고갤 끄덕이며 듬직한 시선으로 받아 주었다. 겨울 저녁이 환해졌다.
  • [마감 후] 이복현과 ‘금배지’/강신 경제부 차장

    [마감 후] 이복현과 ‘금배지’/강신 경제부 차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원장이 금감원장에 취임하고 얼마 안 돼서부터 그의 출마를 둘러싼 말이 정치권과 금융권에 떠돌았다. 말들은 돌고 돌아 결국 ‘출마한다’, 또는 ‘출마 안 한다’는 두 결론 중 하나로 수렴했다. 다 그러다 휘발되고 말들,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을 말들이었다. 이 원장의 말은 다르다. 장(長)으로서 그는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가 금감원 임원 회의 때 “감독원에 거머리처럼 딱 달라붙어 열심히 일하겠다”고 한 것을, 국정감사 때 정치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나는 기억한다. 나는 또 지난 9월에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를 기억한다. 쟁점은 금감원이 뿌린 보도자료였다. 금감원이 지난 8월 24일 배포한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추가 검사 보도자료에는 운용사들이 대규모 환매 중단 직전 ‘다선 국회의원’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 줬다고 쓰여 있었다. 이 다선 국회의원은 야당 중진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정치공작이라며 반발했다. 정무위 회의장에서 한 야당 의원은 이 원장에게 “앞으로 이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 이 원장은 “일관되게 꾸준히 이렇게 하겠다. 나는 앞으로 정치할 생각 없다. 자본시장 질서를 훼손한 사람에게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이 책임져야 할 것은 말뿐이 아니다. 이 원장은 ‘상생금융’에도 책임이 있다. 더불어 잘산다는 상생, 참 아름다운 말이다. 그러나 그 결과까지 아름다울지는 지켜봐야 한다. 상생금융은 은행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해 가계빚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은행 횡재세 논란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공매도 금지의 책임도 일정 부분 져야 한다. 이 원장은 지난 6일 “단순히 깨진 유리가 많은 도로 골목 수준이 아니라 유리가 다 깨져 있을 정도로 불법이 보편화돼 있다”며 공매도 금지가 불가피했다고 했다. 100여개 종목이 불법 공매도 대상이 된 사실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그는 자신이 말한 불법 공매도의 실체를 밝혀내야 한다. 내년 4월 총선은 이 원장이 금배지를 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만약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은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원장이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만약 그에게 금배지 꿈이 있다면 눈 한번 질끈 감고 그간의 말과 행동은 모르는 척 총선에 출마할 법도 하다. 나는 문득 영화 ‘짝패’에서 이범수 배우가 남긴 대사를 떠올렸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고 오래가는 놈이 강한 거더라.” 이게 정치 바닥에서는 “정의로운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고 오래가는 놈이 정의로운 것”으로 변주되는 것일까. 나는 또 영화 ‘베테랑’의 황정민 배우의 대사를 떠올렸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가오는 폼 잡는 것을 뜻하는 속어다. 하지만 여기의 가오는 ‘개폼’이나 ‘똥폼’은 아닐 것이다. 이게 “내가 금배지가 없지, 가오가 없냐”가 될 수 있을까. 이미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 안 지는 지도자를 너무 많이 봤다. 멋없다. 이제 좀 폼 나는 리더를 보고 싶다. 이 원장에게만 하는 말은 아니다.
  • “부족해도 괜찮아”… 디지털 인간의 도피처를 찾다

    “부족해도 괜찮아”… 디지털 인간의 도피처를 찾다

    미술 전시서 현대인의 피로 해부작가 13명은 시와 소설로 풀어내“미디어가 ‘부족한 나’ 거부하게 해피로사회 탈출 압박도 스트레스” 디지털 이전의 인간은 세태에 찌들었다고 느낄 때 숲으로 찾아들었다. 녹색의 자연에서 속세를 잊고 동물과 교감하며 위안을 얻었다. 지금은 어떤가. 스마트폰만 열면 쏟아지는 콘텐츠의 홍수. 현대인은 과연 영(0)과 일(1)로 된 이진법의 디지털 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전자적 숲; 소진된 인간’이 던지는 질문이다.이 전시와 연계한 특별한 책이 출간됐다.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낸 앤솔러지(문집) ‘전자적 숲; 더 멀리 도망치기’다. 책과 전시의 제목으로 쓰인 ‘전자적 숲’은 디지털 세계를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현대인들을 위한 쉼의 공간이다. 적자생존의 논리를 강요하는 동시에 한쪽에서는 정신건강이 중요하다며 잠시 쉬었다가 가라고 한다. ‘병 주고 약 주는’ 콘텐츠의 세계에서 현대인은 어느 장단에 맞춰 춤춰야 할까. 문집에 참여한 작가 13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저마다 시와 소설을 써냈다. 책은 티베트의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남긴 저술의 제목이자 ‘새로운 마음의 눈을 여는 말씀’을 뜻하는 티베트어 ‘로사르믹제’(1부)부터 ‘소진된 인간’(2부), ‘어두운 곳에서 홀로’(3부)로 이어진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MMCA 다원공간에서 지난 25일 열린 북토크 현장은 현대인이 처한 상황을 놓고 작가와 독자가 교감하는 자리였다. 문집에 참여한 김연수·서이제(소설)·이제니·김리윤(시) 작가가 나서서 경쟁의 광란에 빠진 현대인이 느끼는 피로를 해부하고 과연 대안은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공상과학(SF) 단편소설 ‘신의 마음 아래에서’를 쓴 소설가 김연수는 현시대를 “인간의 주의력을 빼앗아 가는 게 돈이 되는 사회”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하는 경제활동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겠지만 주의력을 빼앗긴 개인들은 결국 불행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 ‘맑은 물은 맑은 물을 만진다’를 쓴 시인 이제니도 “미디어는 우리가 ‘부족한 그대로 온전하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며 “인간은 계속 교정돼야 한다고 주입하고, 갈수록 개인은 우울해지고 고립되고 있다”고 했다. 소설가 서이제는 “우울사회와 피로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압박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다”며 “인간들이 무의미하게 유튜브 등에서 ‘쇼츠’를 감상하는 모습이 감옥에서 탈출할 수 없어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는 동물들의 ‘정형행동’과 닮았다”고 말했다. 시인 김리윤은 “삶과 생활에서 부대낌을 느낄 때 오는 절망감은 우울이 아니라 ‘피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인간은 소진되는 동시에 다음 소진을 끝없이 예감해야 하는 존재인데, 거기서 출발하는 시를 썼다”고 전했다. 성용희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출간의 말에서 “다원예술의 일부로 기획된 이 책은 전통적인 미술 전시를 넘어 다양한 매체의 넘나듦을 시도하고 새로운 시각을 고민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술관과 출판사의 협업이 익숙한 예술에서 벗어나 다른 감각으로 사회를 바라볼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 커지는 휴전 연장 목소리… 이스라엘 반발 변수

    커지는 휴전 연장 목소리… 이스라엘 반발 변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4일 동안의 휴전과 인질·포로 맞교환 절차가 사흘째를 맞은 26일(현지시간) 휴전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국제사회는 남은 인질을 최대한 석방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양측을 압박하지만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휴전이 전쟁 주도권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하는 분위기다. 이날 풀려난 인질은 태국인 3명, 러시아인 1명, 키부츠에서 납치된 미국·이스라엘 이중 국적 소녀 애비게일 이단 등 17명이다. 몇 시간 뒤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39명도 석방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낸 매사추세츠주 낸터킷에서 애비게일을 언급하면서 “그녀가 집에 있어서 다행”이라며 “그녀를 안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애비게일의 부모인 로이와 스마다르는 지난달 7일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하마스의 총격으로 숨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단 한 번 남은 인질의 맞교환에는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맞교환이 종료되거나 무산되면 전투 재개 태세를 갖추고 있던 양측이 곧바로 전쟁을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자지구 내 구호물품 공급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집트 정부는 전날 12만 9000ℓ의 디젤 연료를 실은 트럭 7대와 식량 의약품 등을 실은 구호 트럭 200대가 가자지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두 번째 인질 교환도 11시간 동안 지연되면서 휴전 협상이 중단되고 전쟁이 재개될 수 있어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휴전이 4일 이상 지속되면 하마스가 재정비할 시간이 더 늘어나 향후 이스라엘군의 지상군 작전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강경한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휴전 이후 이스라엘이 곧바로 침공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긴급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인질 추가 석방을 위해 임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며 “이번 휴전을 내일 이후까지 이어 가 더 많은 인질이 풀려나고 인도주의적 도움이 가자지구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내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끝까지, 승리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인질들을 데려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결국에는 모두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휴전 기간의 추가 연장 여부를 두고 막판 협상을 벌였다. 하마스는 이날 “인질 10명을 석방할 때마다 하루씩 휴전 기간을 늘리겠다는 안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하마스 측에 포로 50명을 추가로 석방하는 대가로 휴전을 연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통보했다”며 “팔레스타인 포로들의 또 다른 명단을 받았으며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클라크 킹스칼리지런던 국방학 객원교수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 기고문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군사적으로 압도했지만 파괴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고 오히려 전쟁에서 질 위험에 빠져 있다”면서 “휴전 기간이 길어질수록 휴전을 연장하고 인질 석방을 지속하라는 압박이 커지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주도권을 잃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 금융당국 상생 요구에 속끓이는 증권가 [경제 블로그]

    금융당국 상생 요구에 속끓이는 증권가 [경제 블로그]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에 증권사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국내외 부동산 시장 위축과 잇따른 돌발 하한가 사태로 실적이 곤두박질친 가운데 상생금융으로 꺼내 들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설명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는 내달 중순쯤 상생금융 관련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을 상대로 요구 중인 상생안 마련의 일환이다. 앞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로 상생금융 운을 뗀 뒤 이날 국내 17개 은행장 간담회를 열어 상생안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연말까지 제2금융권과도 접촉면을 넓혀 상생안 마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그간 증권사들은 취약계층 지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61개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낸 기부금은 총 416억원으로 영업이익(18조 6004억원)의 0.2%에 그쳤다. 증권사들이 업황이 나빠지거나 유동성이 마르면 정부에 손을 벌려 자금을 끌어 쓰다가도 실적이 좋아지면 임직원 대상 대규모 보너스 잔치를 벌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올해 들어 증권사들은 예상치 못한 하한가 사태와 국내외 부동산 시장 침체를 맞아 맥을 못 추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위 20대 증권사 가운데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증권사만 8곳(메리츠·신한투자·미래에셋·교보·현대차·부국·하이투자·이베스트증권)에 달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지점 통폐합과 인력 감축도 서두르는 모양새다. 증권사 다른 관계자는 “수백억 원 규모 상생 기금을 공동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되긴 하지만 은행권의 조 단위 상생안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상생보다는 생존이 급선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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