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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컬 인사이드] 독해지는 미세먼지… 여성이 더 위험하다

    [메디컬 인사이드] 독해지는 미세먼지… 여성이 더 위험하다

    여성이 오염원에 더 취약폐암환자 男은 줄고 女는 늘어미세먼지 농도 매년 악화 영향주부 이모(55)씨는 최근 건강검진을 받은 뒤 폐에 이상징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호흡기 내시경 검사 결과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종양이 발견됐습니다. 이씨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뒤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담배도 피우지 않는데 왜 폐암이 생겼을까.” 그런데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분석한 결과 2005~2014년 10년 동안 의료기관에 등록된 남성 폐암환자는 해마다 1.5%씩 감소했습니다. 반면 여성 폐암 환자는 1999~2011년 해마다 1.9%씩 증가했습니다. 폐암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흡연’입니다. 하지만 여성 폐암환자의 90%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다른 환경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최근에는 폐암의 중요 원인으로 ‘미세먼지’가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연구진이 질병관리본부 의뢰로 미세먼지와 폐암의 연관성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PM2.5(지름 2.5㎛ 이하의 먼지)가 1㎥당 10㎍이 늘어날 때마다 폐암 발병 위험은 9%씩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PM10(지름 10㎛ 이하의 먼지)은 발병 위험이 8% 높아져 먼지 크기가 작을수록 폐암 발병 위험은 훨씬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연평균 PM2.5 농도는 1990년 26㎍/㎥에서 2015년 29㎍/㎥로 해마다 나빠지고 있습니다. 사망자 17% 실내 조리가 원인구이요리 뚜껑 덮고 환기 시켜야윤유상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흉부외과 과장은 “여성은 같은 오염원에 노출됐을 때 남성보다 암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세먼지 예보등급이 ‘나쁨’일 때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면 가급적 달리기 대신 걷기를 택해야 합니다. 가족 중에 폐암 병력이 있다면 교통량이 많은 지역을 피하고 미세먼지 차단이 가능한 기능성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세먼지는 밀폐된 공간에서 조리할 때도 많이 발생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폐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17%가량이 실내에서 음식을 조리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합니다. 여성이 폐암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죠. 박병준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가정에서 조리할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고 환기해야 하고 생선이나 고기를 구울 때는 뚜껑을 덮어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물론 간접흡연이나 직접적인 흡연도 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여성의 폐가 암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흡연할 경우 폐암 발병 위험은 남성보다 1.5배 높아집니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가장 흔한 오해 가운데 하나가 순한 담배가 괜찮다는 것인데 오히려 이런 담배는 무의식적으로 깊게 담배연기를 들이켜게 해 악영향이 더 클 수 있다”며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양을 줄인다고 해서 폐암의 위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다행인 점은 여성 폐암 환자의 치료 효과가 남성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선암’은 폐의 말단에 암세포가 생기기 때문에 수술하기 수월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도 “5년 생존율을 비교했을 때 치료 성적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폐에는 감각신경이 없어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가슴에 심한 통증이 있거나 호흡곤란 증상이 있다면 이미 상당기간 폐암이 진행된 것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방만큼 중요한 것은 조기발견입니다. 최 교수는 “전체 폐암 환자의 20%만 수술 치료가 가능하다”면서도 “전이되지 않은 1기 폐암은 5년 생존율이 80%에 가깝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치료효과는 남성보다 높아폐의 말단에 암세포…수술 수월가슴 통증 등 증상 땐 진행된 상태이달부터 만 55세 이상이면서 30년간 하루 1갑 이상 담배를 피운 애연가는 방사선 피폭량을 크게 낮춘 저선량 ‘흉부CT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비흡연 여성도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거나 45세 이상 여성이라면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호흡기 관련 검사와 저선량 흉부CT 검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걱정부터 할 필요는 없습니다. 초기암 환자는 가슴의 최소 부위만 절개하는 ‘흉강경 수술’을 받을 수 있어 회복기간이 일주일 이내로 매우 빠릅니다. 만약 흡연 뒤 폐암 수술을 받았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비흡연 여성이 수술받았다면 당연히 남편이 금연해야겠지요. 폐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입증된 음식은 없기 때문에 수술 뒤 육류와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됩니다. 수술 뒤 6주까지는 과격한 스트레칭을 피해야 합니다. 최 교수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산책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시작했다가 치료를 마치고 2~3개월 뒤부터 평소 원하던 운동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확도 100%…개 후각으로 암 진단 시험 성공

    정확도 100%…개 후각으로 암 진단 시험 성공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인 개. 지금까지 이들이 반려견 외에도 맹인안내견, 경찰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해 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 견공에게는 앞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임무가 부여될 것 같다. 그 임무는 바로 냄새를 통해 인간에게 암이 있는지를 진단하는 것이다. 프랑스 연구진 케이도그는 24일(현지시간) 훈련받은 개가 유방암에 걸린 여성의 가슴에 접촉했던 붕대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진단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개는 뛰어난 후각을 지니고 있어 유방암 세포가 갖는 독특한 냄새를 판별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모집한 유방암 환자 31명에게서 암을 앓고 있는 가슴에 닿았던 붕대 표본을 수집하고 개 전문가의 협력 아래 독일 셰퍼드 두 마리에게 암환자의 가슴에 닿았던 붕대와 그렇지 않은 붕대를 판별하는 훈련을 진행했다. 이렇게 두 견공은 6개월간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두 견공은 마침내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시험을 통해 실제로 유방암 세포를 판별할 수 있는지 평가를 받았다. 평가 시험에서는 훈련에 사용한 것이 아닌 다른 유방암 환자들에게 수집한 붕대 31장을 사용했다. 두 견공은 각각 1회 실험마다 유방암 환자의 붕대 1장과 일반 여성의 붕대 3장의 냄새를 맡아 판별했다. 그 결과, 1월 진행된 1차 시험에서는 두 견공은 암환자의 붕대 31장 중 28장을 구별해냈다. 성공률은 90%에 육박했다. 그런데 2월 진행된 2차 시험에서는 그 성공률이 100%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개의 도움으로 진단하는 방식은 비교적 간단하고 여성의 몸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비용마저 저렴해 맘모그래피(유방 X선 촬영)를 이용하기 어려운 국가에서는 진단 기술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연구 자금이 마련되면 더 많은 환자와 다른 개들에 의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케이도그 / 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말기암 극복” 거짓말로 수억 챙긴 음식 블로거

    자신이 시한부 암환자였지만 건강한 생활방식으로 극복했다는 거짓말로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은 뒤 이를 발판으로 책를 내는 등 사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던 한 유명 블로거가 최근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호주 멜버른 연방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 블로거는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여러 언론에 주목을 받았던 25세 여성 벨 깁슨이다. 그녀는 17세의 나이였던 2009년 자신의 음식 블로그(The Whole Pantry)에 자신은 뇌종양 말기와 간암, 자궁암 등 네 가지 암을 진단받아 4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인도의 전통의학 ‘아유르베다’와 산소 테라피를 시도하고 글루텐과 설탕을 먹지 않는 등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식단으로 바꿔 암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글을 올리고 SNS에 공유했다. 이후 그녀는 자신의 사연이 SNS에서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고 유명해지자 자신의 블로그와 같은 이름으로 식단정보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역시 같은 블로그 이름으로 출판사 펭귄북스와 계약해 책까지 냈다. 이를 통해 그녀는 앱스토어 수익금으로 28만 호주달러(약 2억 3900만원), 출판 인세로 13만 2000호주달러(약 1억 1300만원)를 버는 등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깁슨의 사연이 거짓임이 밝혀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가 다섯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며 30만 호주달러를 모금한 뒤 실제로 전달하지 않은 사실이 한 시민단체의 조사로 드러났다. 이후 주변에서도 그녀가 암에 걸린 것을 본 적이 없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이후 한동안 잠적했던 깁슨은 지난 2015년 4월 호주 주간지 ‘위민스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암에 걸린 사실은 없다”고 자신의 거짓을 시인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6월, 호주 빅토리아주(州) 소비자 보호청은 깁슨과 그녀의 회사 ‘잉커만 로드 노미니스’(Inkerman Road Nominees)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깁슨은 자신의 거짓 행각에 대해 “왜 기부하지 않았느냐고 말해도 할 말은 없다. 말해야 한다면 적당한 답변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를 통해 지난 15일 멜버른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데브라 모티머 담당판사는 깁슨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거짓 행위를 했다며 유죄를 판결했다. 이날 깁슨은 항변을 포기하고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깁슨에게는 22만 호주달러(약 1억 8800만원), 그리고 현재 청산 절차 중인 회사에는 110만 호주달러(약 9억 4000만 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또한 이날 판사는 판결문에서 “적어도 일부 측면에서 깁슨은 건강 상태에 대해 일종의 망상으로 고통받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피고를 믿었던 복지 관계자들이나 아픈 아이들 등 취약층에게 거짓을 말한 것은 용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지 네티즌들은 “사회를 속여가며 돈을 챙긴 저런 여성은 실형을 살기에 충분하다”, “암에 걸렸다고 거짓말하지 마라. 정말 암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실례가 된다”, “시설에서 시한부 암환자를 실제로 돌보면 된다. 벌금보다도 그곳에서 자원봉사하면서 자신이 한 거짓말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를 알게 해야 한다”, “정말 이 여자를 믿고 치료를 그만뒀다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너무 지나친 일이었다”, “내가 4기 암으로 투병한 경험이 있지만, 암에 걸린다는 것은 자기 인생이 바뀐다는 것이다. 철없는 여자는 감옥에 보내야 한다” 등 깁슨에게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위암 환자 4명 중 3명 조기 발견

    음주·흡연 탓 남성이 여성의 2배 위 내시경 검진이 일반화되면서 위암 수술환자 4명 중 3명은 1기에 암을 발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은 갑상선암 다음으로 한국인에게 많이 발병하는 암이지만, 1기에 수술하면 5년 생존율이 96%에 이를 정도로 치료 경과가 좋은 편이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차 위암 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5년 1~12월 18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위암수술 2만 2042건을 분석한 결과 위암을 1기에 발견해 수술한 비율이 75.7%에 이르렀다. 이어 3기(11.5%), 2기(9.8%), 4기(3.0%) 순이었다. 심평원 관계자는 “내시경 진단 수준 향상과 건강검진의 확대로 조기 발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암 환자는 남성(68.7%)이 여성(31.3%)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비율이 여성보다 높기 때문이다. 환자는 주로 50~70대(78.8%)에서 발생했다. 남성은 60대(32.7%), 여성은 70대(28.1%) 환자가 가장 많았다. 위암 수술을 한 221개 병원 가운데 수술건수가 10건을 넘는 114개 기관을 분석한 결과 1등급을 평가를 받은 병원이 98개(86.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등급은 9개(7.9%), 3등급은 4개(3.5%), 4등급은 3개(2.6%)였고 최하등급인 5등급은 없었다. 1등급 의료기관은 서울 28개, 경기도 24개, 경상도 22개, 충청도 9개, 전라도 8개, 강원도 4개, 제주도 3개로 전국 각지에 골고루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치매 발병 나이 미리 알 수 있다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암보다 두려워하는 질환이 바로 ‘치매’다. 여러 가지 유형 중 50~8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의 발병 가능성과 발생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기법이 나왔다. 미국, 노르웨이, 덴마크, 영국의 18개 기관 34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이런 유전자 검사기법에 관한 연구 결과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및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슨’ 2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와 건강한 노인 7만명을 대상으로 유전 데이터를 비교했다. 여기에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4분의1가량이 가족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해 연령 데이터를 추가로 활용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와 정상인 사이에서 차이를 보이는 2000여개 유전자를 찾아낸 뒤 중요도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31개의 유전체(마커)를 찾아내 질병에 걸릴 위험성과 발생시기를 예측하는 ‘폴리제닉 해저드 스코어 검사법’을 만들었다. 이 검사법으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발병 예상 나이를 예측한 뒤 실제 발병시기를 확인한 결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31개 유전체의 상당수를 보유해 발병 위험도가 상위 10%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3배나 높았으며 평균 84세를 전후해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라톰 떠나는 英 원자력…길 잃은 플루토늄 126t

    유라톰 떠나는 英 원자력…길 잃은 플루토늄 126t

    영국 북서부 해안 지역인 컴브리아주의 시스케일 마을과 인접한 지역에는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셀라 필드 원자력단지’로 이곳은 ‘정체 모를’ 민수용 플루토늄 126t가량이 저장돼 있다. 약 2만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영국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한 폐연료봉이나 핵 물질 등이 저장되거나 재처리된다. 그런데 이곳에 지난해 6월 날벼락이 떨어졌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이곳의 운명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 것.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위해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기 위한 일정을 구체적으로 잡고 있지만 민감한 원자력 협력은 갈 길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영국의 플루토늄 운영은 유럽원자력공동체인 유라톰의 감독을 받는다. 1957년 로마조약의 일환으로 생겨난 유라톰은 EU 창설 6개국 멤버가 출범시킨 조직이다. 영국은 1973년 가입했으며 20년 이상 중요 회원국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유라톰 소속 인원은 셀라 필드 원자력단지에 영구적으로 머물며 감시카메라와 봉인, 실험실 운영 등을 감독한다. 셀라 필드에 저장된 플루토늄의 소유권은 분명치 않다. 126t 중 5분의1 정도는 영국을 제외한 프랑스와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등에서 사용한 폐연료봉이나 관련 물질이다. 이들 물질이 영국의 자산인지 아니면 다른 국가의 부채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들을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만도 한 해에 8000만 파운드(약 1122억원)가 들어간다. 모든 EU 회원국 간 원전연료 소유권과 통제는 유라톰 서플라이 에이전시가 갖고 있다. 문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수십 년간 이뤄졌던 영국과 유라톰의 모든 협력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돼야 한다는 점이다. 즉 영국의 에너지 안보와 과학연구, 심지어 핵 의학 같은 중요한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영국의 유라톰 탈퇴는 그야말로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민감한 원자력 기술을 이전하거나 테러리스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감시와 통제가 필요한 상황이라 몇 가지 협정이 새롭게 필요한 상황이다. 법률회사인 프로스펙트로의 핵 전문가인 루퍼트 코언은 이달 초 의회 청문회에서 “영국은 몽유병에 걸린 채 재앙으로 걸어가고 있다”면서 “만일 원자력 기술 유지를 위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지 못해 권리를 얻지 못하면 모든 사업은 중단될 것”이라면서 “보호수단과 국제기준이 허용하는 다른 원칙을 따르지 못한다면 어떤 핵 관련 거래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영국이 유라톰과 새로운 원자력 협정을 맺지 않으면 원자력 발전소나 암 환자를 위한 연구소가 폐쇄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브렉시트는 유라톰에도 도전이다. 당장 유라톰은 외부기관이나 국가와 협력의 틀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으로서는 원자력 산업 보호를 위한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법안을 우선 통과시켜야 한다. 영국은 또 미국과 일본 같은 유라톰 외의 국가와 개별 원자력 관련 협정 20여개를 맺어야 한다. 데임 수 이온 영국 원자력 혁신 및 연구 자문위원회(NIRAB) 위원장은 “원자력 분야는 핵 물질뿐만 아니라 지적재산권과 서비스 등을 이동하기 전에 처리해야 할 원자력 관련 협정이 너무나도 많다”면서 “이런 것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마비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런 문제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감행할 것으로 보이는 2019년 이전까지 처리해야 한다. 그 기간 영국은 유라톰의 일부로 남아 있지만 유라톰이 EU 집행위원회의 감독을 받고 있어 집행위가 반대하면 실제로 유라톰의 일부로 남을지는 불분명하다. 청정에너지 정책을 확대하는 독일과 달리 영국은 원자력발전을 늘리려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180억 파운드(약 25조 2700억원)를 투입해 힌클리포인트 C 원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에서 30년 만에 재개되는 원전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일본 히타치 등의 기술이 포함됐다. 코언은 “유라톰에서 영국이 떨어져 나가게 되면 프랑스나 일본과 같은 외국 기업도 우려할 것”이라면서 “힌클리포인트 C 원전에 사용하는 연료나 부품 등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새로운 원자력 협정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에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영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연료와 부품은 주로 미국에서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즉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미국과 새로운 원자력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코언은 “국제협정이 체결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연료를 다 사용하게 됐을 때 원전이 정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의 핵 안전과 보안을 감독하는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브렉시트가 달갑지 않다. 당장 유라톰을 대신해 IAEA는 영국과 양자 협정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영국은 핵 활동과 관련한 모든 상황을 유라톰에 보고했고 IAEA가 유라톰의 보고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 유라톰 소속 사찰단 직원 160여 명이 영국의 원전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렇지만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따로 IAEA에 핵 관련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또 관련 직원들도 양성해야 한다. 그렇지만 영국이 2019년까지 브렉시트를 단행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고수한다면 협상 일정은 빠듯할 수밖에 없다. 즉 현재 상황을 2019년 이후에도 부드럽게 이어 가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유라톰은 1990년대 미국과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는 협상에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을 사용했다. 그나마도 미국 상원의 인준을 제때 받지 못해 모든 대서양의 핵 거래가 3개월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2019년까지 IAEA와 협정안을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프란시스 리벤 맨체스터대 달턴원자력연구소 소장은 “협상이 단순해 보이지만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복잡한 변수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FT에 “영국과 IAEA의 협상은 영국·유라톰 협상보다 늦게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영국과 유라톰의 협상이 속도를 낸다면 IAEA 역시 신속하게 협정을 체결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유라톰의 보호를 계속 받기 위해 영국이 일정 부분 사용료를 지불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그렇지만 유라톰이 EU 집행위원회의 감독에 따라 운영되고 있어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특히 유라톰의 감독권이 유럽사법재판소의 인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상황에서 영국이 유럽사법재판소에서 떠나려고 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U 관계자는 “우리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그것이 제일 잘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원자력 협정의 또 다른 문제는 영국과 유라톰이 모델로 삼아야 할 선례가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비슷하게 참고할 수 있는 것이 스위스가 유럽경제지역(EEA)에 가입한 것이다. 그렇지만 영국과 스위스의 경제 규모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그야말로 참고 사항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EU의 지도자 역시 영국과의 원자력 협정 체결이 늦어져 영국의 원자력 안전이나 질병 예방 등의 능력이 약화됐다는 비난을 뒤집어쓰길 원치 않는다. EU 관계자는 “우리의 목적은 영국의 원전산업이 혼란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영국이 브렉시트를 계기로 중국이나 한국과 원자력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편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국민 67% “암, 충분히 예방 가능”

    2명 중 1명 “생활습관 개선 노력” 운동·금주 실천율은 여전히 낮아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암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암 예방을 위해 운동과 금주를 실천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국립암센터가 ‘암 예방의 날’을 맞아 발표한 ‘암 예방 인식 및 실천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암 예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07년 53.0%에서 지난해 66.8%로 크게 늘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전국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암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실천하기로 했거나 이미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암 예방 실천율’도 같은 기간 39.3%에서 49.9%로 증가했다. 2007년 정부가 제정한 ‘국민 암 예방 수칙’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2007년 45.6%에서 지난해 68.5%로 20% 포인트 이상 늘었다. 그러나 신체활동과 금주 등의 항목에서 실천율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를 실천하는 ‘신체활동 실천율’은 2007년 55.1%에서 지난해 54.0%로 하락해 실천율이 가장 낮았다.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는 ‘음주 예방수칙 실천율’도 69.1%에서 56.4%로 후퇴했다. 음주 예방수칙은 ‘하루 1~2잔 이내로 마시기’에서 지난해 ‘암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1~2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강화돼 실천율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채소나 과일을 충분하게 먹는 비율은 2008년 71.6%에서 지난해 63.9%, 탄 음식을 먹지 않는 비율은 같은 기간 92.4%에서 87.8%로 줄었다. 반면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는 응답은 54.8%에서 60.1%, 짜지 않게 먹는다는 응답은 74.1%에서 78.3%로 늘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암 환자 5년 생존율이 10년 전과 비교해 16.4% 포인트 증가한 70.3%에 이르렀다”며 “암은 이제 퇴치 가능하거나 오랫동안 관리하는 만성질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2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리는 제10회 암 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항암제 개발을 수행한 방영주 서울대 의대 교수에게 근정훈장을, 간암 치료법을 연구한 백승운 성균관대 의대 교수와 유방암 치료에 기여한 박흥규 가천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각각 근정포장을 수여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AI 의사’ 왓슨, 건양대병원에도 취업

    SKC&C, AI 플랫폼 개발 채팅 통해 예약·검진 등 가능 IBM의 인공지능(AI) ‘왓슨’이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의사로 활약한다. 가천대와 부산대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다. SK㈜ C&C와 대전 건양대는 16일 협약을 맺고 건양대병원에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하기로 했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IBM의 왓슨을 의료에 적용해 AI가 환자의 진료 기록과 의학 논문, 관련 치료 자료들을 빠르게 분석해 의사들에게 치료법을 제안하는 시스템이다. SK㈜ C&C는 왓슨을 기반으로 한국어 기반 AI 플랫폼 ‘에이브릴’을 개발하고 있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다음달부터 건양대병원에 도입된다. 의료진은 AI를 활용해 폐암과 대장암, 유방암 등 각종 암에 대한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하고 환자들도 의사와 함께 AI의 분석 내용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또 SK㈜ C&C의 ‘에이브릴’은 병원에서 도우미로 활약하게 된다. 환자들은 에이브릴과 채팅을 하며 병원 진료를 예약하고 검진을 위한 사전 주의사항 등을 안내받는다. 진료 후에도 병원 진료기록과 자신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운동과 식이요법 등을 추천받는다. 의료진은 에이브릴을 통해 전자의무기록(EMR) 등 환자 관련 내용을 호출해 볼 수 있고 에이브릴과 대화하며 환자의 치료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병원의 의료 관련 자료는 국내의 SK㈜ C&C 판교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서 보관, 처리된다. 이기열 SK㈜ C&C ITS사업장은 “AI 에이브릴이 언제 어디서나 환자, 의사, 간호사 등과 함께하는 의료 도우미 역할을 담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불길 뛰어들어 할머니 구한 스리랑카 니말 LG의인상

    불길 뛰어들어 할머니 구한 스리랑카 니말 LG의인상

    불길에 뛰어들어 이웃을 구한 스리랑카 출신의 니말(39)이 LG의인상을 받았다. 2015년 LG의인상이 제정된 뒤 첫 외국인 수상자다. LG복지재단은 지난달 10일 경북 군위군 주택 화재 현장에서 90대 할머니를 구한 니말에게 LG의인상과 치료비를 포함한 상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15일 밝혔다. 니말은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5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로, 농장에서 작업하던 중 인근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 집안에 갇혀 있던 할머니를 구했다. 이 과정에서 니말은 얼굴과 폐 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3주간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LG복지재단은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용문동 다가구주택 화재 현장에서 온몸으로 불길을 막아 일가족을 구조한 최길수(34) 소방관과 김성수(43) 소방관에게도 LG의인상을 전달하기로 했다. 두 소방관은 현장에 진입하는 순간 벌어진 천장 틈으로 불길이 치솟아 퇴로가 막히자 유일한 탈출구인 창문으로 가족이 대피할 수 있도록 온몸으로 불길을 막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소변으로 암을 진단하는 획기적인 액체생검법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소변으로 암을 진단하는 획기적인 액체생검법

    필자가 태어날 때만 해도 집안의 제일 웃어른이나 작명소에서 이름을 짓는 게 자연스러운 풍습이었다. 현재 출산을 앞둔 젊은 부모들은 미신이거나 비과학적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요즘도 작명소가 존재하는 걸 보면 이름을 짓는 데 신중을 기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이름이 중요한 것은 의학 연구도 마찬가지다. 연구로 크게 성공하려면 우선적으로 연구를 잘해야 하지만 이름도 잘 지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실제로 유명한 의과학자들 중에서 연구를 열심히 했지만 작명도 잘해서 더욱 유명해진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예전부터 있었던 개념인데 새로운 용어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 내가 모르는 새로운 개념이 언제 나왔던가 싶어 ‘공부를 게을리했나’라는 자책감이 들기도 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액체생검’은 실제로 구현됐을 때 매우 유용할 뿐더러 이름까지도 잘 지어진 개념인 것 같다. 액체생검은 혈액이나 소변 등 체액을 이용해 암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실제 진료를 하다 보면 피를 검사해 암을 진단하거나 재발 유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는 환자들이 있다. 그런 방법이 있으면 환자들에게 얼마나 좋을까. 나아가 소변을 통해 검사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소변으로 검사하면 바늘로 혈관을 찌르지 않아도 되고 아까울 것도 없어 더 좋을 것이다. 가끔 대중매체에서 어느 교수팀이 소변으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발표를 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이런 방법을 적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만약 소변에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그 연구자가 오래 살기만 하면 언젠가는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을 것이다. 액체생검의 개념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인체에 암세포가 발생해 증식하면 혈관에도 암세포가 존재하게 된다. 혈액 속 암세포에서 유래하는 ‘프리 DNA’를 검출해 암을 진단하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이런 새로운 암 진단법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분자생물학적 연구기법의 발전으로 유전체 분석기술이 눈부시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액체생검은 암의 전이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더욱 암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것은 해결해야만 하는 매우 중요한 숙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액체생검법이 현실화된다면 암의 조기진단이 가능해져서 암 환자의 생존율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액체생검이 매우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검사가 매우 간편하다는 것이다. 신체를 찌르는 침습적인 조직 검사법은 종양이 눈에 보이는 크기가 되기 전까지는 검사가 불가능하다. 반면 액체생검은 비침습적이다. 혈액을 채취하거나 소변, 복수, 타액 등 인체 내에 존재하는 액체를 소량만 채취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액체생검법은 매우 획기적이고 이상적인 암 검사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항암치료 시 치료 반응을 조기에 예측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필자 같은 의사에게도 매우 관심이 많은 분야다. 이런 새로운 분야는 우리나라가 의학이 발전한 미국이나 유럽과도 앞으로 경쟁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려면 국가 제도의 정비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일관된 정책으로 암 연구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액체생검이라는 이름이 다른 암 진단법에 비해 친숙한 만큼 앞으로 효과적인 암 진단법으로 자리잡기를 희망한다.
  • 체중 줄고 유독 더위 탄다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 의심을

    체중 줄고 유독 더위 탄다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 의심을

    나비 모양의 작은 내분비기관인 갑상선은 호르몬을 만들어 우리 몸의 대사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갑상선 호르몬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나오게 되면 에너지를 과다하게 만들어 내 우리 몸의 대사 균형을 깨뜨린다. 13일 정혜수 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게 ‘갑상선 기능 항진증’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문의했다.Q.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증상은 무엇인가. A.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는 더위를 타고 심한 체중 감소를 경험한다. 식사를 잘하고 있는데도 체중이 계속 줄어 수개월 사이에 5~10㎏이 빠진다. 체중 감소 때문에 위장관 질환이나 암으로 오인할 때도 있다. 또 체력 소모가 심해져 쉽게 피로를 느끼고 팔다리 힘이 빠진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긴장을 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면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신경이 예민해지고 불안해져서 주위 사람들과 다투는 경우도 많다. 심장이 불규칙하고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을 일으켜 심장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많은 환자에서 갑상선이 커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갑상선은 목 앞에 있고 침이나 음식물을 삼킬 때 아래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쉽게 발견된다. 일부 환자는 안구가 갑자기 커져 튀어나오는 ‘안구돌출증’을 경험한다. Q.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A.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20~5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이 생긴다.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이다. 환자의 80~90%를 차지한다. 중독성 갑상선종, 전이된 기능성 갑상선암, 난소 갑상선종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심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원인일 때도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모두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나 친척 중에 갑상선 질환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경우가 있어 유전병을 의심할 수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Q. 발병을 의심할 수 있는 징후는. A.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증상이 비교적 특징적이기 때문에 약간만 주의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예년에 비해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리며 식사를 잘하는데도 계속해서 체중이 줄어드는 것이 그것이다. 또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동반되고 여성은 생리량이 줄거나 무월경이 되는 경우, 남자는 하체의 힘이 약해지거나 마비 증상이 있을 때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의심할 수 있다. 예전에 비해 화를 잘 내고 자주 흥분할 때도 있다. 이런 증상과 더불어 눈이 튀어나오고 갑상선이 커진다면 진단이 쉽다. Q. 치료가 가능한가. A.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불치병이나 난치병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생각이다. 비록 재발할 때가 많긴 하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는 병이어서 미리 걱정부터 할 필요는 없다. 자가면역 항체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갑상선 스캔, 초음파검사 등으로 환자의 상태를 체크한 뒤 연령과 임신 여부, 갑상선종의 크기를 고려해 치료법을 달리한다. 일반적으로 규칙적으로 ‘항갑상선제’를 복용하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만약 약을 먹어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거나 재발할 때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나 수술적 치료인 ‘갑상선 부분절제술’을 진행한다.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는 방사선으로 갑상선 여포세포를 제거해 항진된 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임산부나 수유 중인 환자는 제외한다. 갑상선 부분절제술은 갑상선종이 비교적 크거나 임신부일 때 고려할 수 있다. 흡연은 눈의 이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실패할수록 성공률 높아지는 금연의 마법

    [메디컬 인사이드] 실패할수록 성공률 높아지는 금연의 마법

    금단증상 1개월이면 사라져흡연 갈망 3년…3분만 참아라절주·운동·주변인 도움 효과적전문가 상담·약물 활용 유용 지난해 서울의 흡연자 가운데 금연을 시도한 비율이 47.1%나 됐다고 합니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거의 모든 흡연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연초가 되면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이 급증하게 됩니다. 하지만 금연이 쉽다면 누구나 다 끊었겠지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년간 금연에 성공하는 비율은 18.4%, 2년간 금연을 유지하는 비율은 13.4%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왜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금연이 어려울까요. 13일 전문가들에게 여러분이 해마다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를 물어봤습니다.김열 국립암센터 암관리사업부장은 “니코틴이라는 강력한 중독물질에 의한 신체적 중독과 반복적인 흡연행동으로 인한 심리적 중독,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기대심리가 복합돼 일반적으로 담배를 끊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조사한 결과 금연에 실패한 이유로 ‘스트레스’(55.3%)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기존에 피우던 습관 때문에’(30.4%), 금단증상이 심해서(9.0%) 등의 순이었습니다. ●“금연 실패 절반은 스트레스 때문” 술을 자주 마셔도 담배를 끊기 어렵습니다. 술을 마실 때 습관적으로 담배를 많이 피웠기 때문에 몸이 저절로 반응한다는 겁니다. 김 부장은 “술을 마시면 담배가 피우고 싶어지고, 금단증상이 나타나면서 흡연 욕구를 이기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최소 금연 기간은 3개월입니다. 그래서 3개월 이내에는 술자리를 가급적 줄여야 금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금단증상은 흡연자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대부분 흡연 기간이 길수록, 1회 흡연량이 많을수록 심해집니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을 시작하면 처음 3일이 가장 참기 힘들다”며 “금단증상이 최고조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집중이 안 되고 다리에 힘이 풀리며 우울감, 소화 장애, 어지럼증, 심하면 배고픔,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행히 금단증상은 짧게는 3일, 길게는 1개월이면 사라집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고 싶은 근본적인 욕구인 ‘갈망’은 3년까지 사라지지 않습니다.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거나 할 일이 없어 심심한 상황이 오면 갈망은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조 교수는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갈망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오해하는데, 실제로는 3분이면 회복된다”며 “그래서 이 시간을 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심호흡을 하고 냉수를 마시면 순간적인 갈망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주스를 마시거나 향이 강한 사탕을 사용하면 됩니다. 금연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 잔소리를 하며 닦달해 봤자 당장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금연 의지를 계속 북돋으면 어느 순간 금연에 성공하게 된다고 합니다. 특히 남편이나 아내, 부모가 애연가라면 계속 관심을 갖고 금연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중요합니다. 김 부장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담배를 끊도록 하는 것은 고구마를 삶는 과정과 같다”며 “처음 찜통에 넣고 익지 않았을 때는 젓가락을 찔러도 들어가지 않지만 계속 찌르면 어느 순간 쑥 들어간다”고 했습니다.●심호흡하고 냉수 마시면 흡연 욕구 줄어 하루에 두 갑씩 피우던 애연가가 갑자기 금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단번에 끊어야 할지, 아니면 흡연량을 줄여 가면서 천천히 끊어도 될지는 의료계에서도 논란이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담배를 끊으려고 결심했다면 당장 분명한 금연 시점을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달 1일부터 끊겠다”고 주변에 알리거나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방법입니다. 김 부장은 “명확하게 어느 날부터 끊겠다고 시점을 정하면 흡연량을 점차 줄여 나가는 것도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언젠가는 줄여서 끊겠다’고 애매하게 생각하면 절대로 금연에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교수도 “보통 금연클리닉에서는 2주 이내에 금연일을 정하도록 권유한다”며 “금연일 하루 전에 담배와 라이터, 재떨이 같은 물품을 모두 정리하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여성들은 금연 뒤 체중 증가를 가장 두려워합니다. 군것질을 많이 하면서 금방 2~3㎏이 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연 뒤 운동이 필수입니다. 김 부장은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고, 호흡량과 체력이 좋아지는 기쁨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금연을 하는 즉시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혼자 금연을 시도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더 금연 확률이 높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전문의를 만나거나 금연상담전화(1544-9030)를 이용하면 치료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습니다. 니코틴 패치, 껌 등의 대체재도 자주 사용하면 중독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김 부장은 “약을 먹듯이 처음에는 2시간, 나중에는 3시간 등으로 간격을 넓히며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6~8주를 사용하고 끊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처방약인 ‘부프로피온’은 우울감이 동반된 환자에게 효과적이지만, 경련 경험이 있는 환자는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그 외에는 ‘바레니클린’이라는 약물을 이용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약물을 이용하면 금연 가능성이 82%가량 상승한다고 합니다. 금연에 계속 실패하면 금연 성공률이 낮아질 것이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성공률이 점점 높아진다고 합니다. 김 부장은 “지금까지 실패했더라도 왜 실패했는지 돌아보면 과음 등의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실 속 삼국지는] 법조계에도 AI 도입땐 ‘거짓 입증’ 손쉬울까

    최근 인공지능(AI)이 포커 게임에서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 4인을 모두 이겼다. 이전에도 AI는 체스, 퀴즈쇼, 바둑 등의 분야에서 인간계의 최고수들을 차례로 꺾었다. 그런데 포커에서 AI의 승리는 다른 분야와는 달리 큰 충격을 던져 줬다. 왜냐하면 AI가 블러핑(Bluffing) 등 상대방을 속이는 전략이 난무하고 불완전한 정보에 의존하는 게임에서도 사람을 이겼기 때문이다. 즉 인간계의 최고수들이 구사한 블러핑을 읽어 내고 해석해 그에 대해 적절한 대처를 했다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IBM이 개발한 AI 의사인 왓슨의 암 진단 정확도가 90%에 가깝다고 한다. 반면 사람 의사의 정확도는 50~60%에 불과하다. 이런 결과 때문인지 환자들은 인간 의사와 AI 의사가 서로 다른 처방을 제시했을 때 AI 의사의 처방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법조계에도 AI가 도입된다면 고소인, 피의자, 참고인 등이 진술하는 전 과정을 카메라로 모니터링해 수사와 재판의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당사자들이 한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등도 판단 자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그때가 되면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인 인간의 존엄성도 기계인 AI에게 맡겨야 할까?
  • 견과류, 폐경기 유방암 예방에 큰 효과 (연구)

    견과류, 폐경기 유방암 예방에 큰 효과 (연구)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는 여성은 특정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40%나 감소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지중해식 식단이란 지중해 연안 지역의 식단을 일컫는 것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저지방 유제품과 생선 등으로 구성돼 있다. 버터 같은 동물성 지방 대신 올리브유와 견과류 등 식물성 지방을 주로 이용한다. 네덜란드 남동부 마스트리흐트대학 연구진은 국제암연구재단의 지원으로 1986년부터 20년간, 폐경기에 접어든 55~69세 여성 6만 257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자들이 얼마나 지중해식 식단에 가까운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붉은 고기와 당류, 흰쌀 및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얼마나 많이 먹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견과류와 생선, 올리브유가 다량 포함된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유방암(ER-negative breast cancer)에 걸릴 위험이 40% 낮은 것을 확인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25%를 차지하는 공격적인 형태의 유방암으로, 암세포가 증식할 때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을 필요로 하지 않아 호르몬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분석 결과 지중해식 식단 중 견과류가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유방암의 위험을 낮추는데 가장 큰 효과가 있었으며, 과일과 생선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연구는 폐경기 이후 주로 발생하며 아직까지 효과적인 약물치료가 어려운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유방암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연구결과로 평가받았다. 연구진은 “우리는 지중해식 식단과 유방암 사이의 중요한 연결고리를 밝혀냈다. 다만 이러한 식단은 에스트로겐 수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서는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 암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 3월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하루 종일 피곤하고 건망증… 일단 뛰세요

    [메디컬 인사이드] 하루 종일 피곤하고 건망증… 일단 뛰세요

    불규칙한 식습관·우울증도 원인젊은 여성 갑상선·빈혈 체크를조급증 금물…가벼운 운동부터직장인 김세영(45)씨는 일주일 중에서 월요일이 가장 괴롭다고 합니다. 주말에 늘어지게 잠만 잤는데도 출근만 하면 또다시 극심한 피로가 몰려온다고 했습니다. 분명히 피로를 풀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목이 아플 정도로 고개를 숙이고 졸고 있는 모습이 창피하기도 하고 건강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밀려옵니다. “봄철 춘곤증까지 겹치면 주변의 시선이 의식돼 괴롭기까지 하다”고 했습니다. 김씨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강도 높은 운동을 하거나 육체노동을 한 경우에 생기는 피로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기 때문에 병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극심한 피로감이 1개월 이상 지속되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고 여기게 됩니다. 이것이 6개월을 넘어가면 ‘만성피로’라고 부릅니다. 여러분이 한번쯤 들어 보셨을 법한 ‘만성피로증후군’(CFS)은 만성피로를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여러 가지 징후를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27일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만성피로증후군은 의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질병입니다. 장기간 이어지는 원인 불명의 피로감을 의학적으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자들의 고통이 큽니다. 1988년 미국에서 처음 언급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별도의 질병 분류 없이 신경쇠약증 보험코드인 ‘F48.0’을 씁니다. 2003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만성피로증후군을 치료한 병원의 진료비 청구를 삭감했다가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고, 결국 공단이 패소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년 이상에서 만성피로증후군 환자가 많습니다.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료환자 1만 588명으로 조사한 결과 50대가 21.5%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40대(18.9%), 30대(17.3%) 등의 순이었습니다.●피로감·통증 6개월 이상 지속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심평원 등에 따르면 만성피로증후군은 ▲기억력과 집중력 감소 ▲목이나 겨드랑이 임파선 비대 및 통증 ▲인두통, 근육통, 관절통 ▲평소와 다른 두통 ▲수면 뒤 피로감 ▲운동 뒤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피로감 등이 6개월 이상 지속·반복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복적으로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일부는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받습니다. 전문가들은 만성피로를 이길 수 있는 생활습관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먼저 거론했습니다. 이덕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처음에는 가벼운 운동을 하다가 점차 운동의 강도를 높이는 ‘점진적 운동강화법’을 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영상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운동 초기에는 피로감이 좀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운동의 시간과 강도를 점차 늘려 가고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주의할 사항도 있습니다. 이 교수는 “너무 무리한 계획을 세워 헬스클럽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해 힘든 몸을 혹사시키면 증세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적절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성피로는 원인이 매우 다양합니다. 그래서 만성피로는 내 몸의 질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김 교수는 “만성피로의 3분의2 정도는 내과 질환이나 정신과적 문제로 발생한다”며 “흔한 원인으로 지속적인 수면부족, 불균형한 식사, 알코올, 카페인 등이 있고 빈혈이나 우울증, 갑상선 기능 이상, 당뇨병, 심장병 같은 질병도 만성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생활습관에 큰 문제가 없는 젊은 여성에게 만성피로가 생긴다면 빈혈이나 갑상선질환, 우울증 같은 질병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김 교수는 “만일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지고 만성적인 피로가 있다면 악성 종양과 같은 좀더 심각한 질환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실제로 지속적인 체중 감소와 통증, 만성피로가 동반된 환자들을 검사해 암을 찾아낸 경우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습니다.●영양 불균형·우울감 등도 영향 우울, 불안 등의 증세가 계속되면 체내에서는 큰 스트레스 반응으로 여겨 에너지를 고갈시키게 됩니다. 이것이 식습관 변화와 영양 불균형을 유발해 고갈된 에너지를 채워 줄 수 없게 되면 피로감은 더욱 심해지게 됩니다. 김 교수는 “꼭 우울하다는 느낌이 아니더라도 즐거운 것이 없고, 음식의 맛도 잘 모르겠고, 막연히 만성적으로 피로하다면 병원을 방문해 안내에 따라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식단을 바꿔 내게 부족한 영양이 무엇인지, 내 대사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극심한 스트레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위장 상태에 악영향을 미쳐 만성피로를 부르기도 합니다. 김 교수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염증을 일으키고 만성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유산균 복용을 권장하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극심한 피로감으로 1시간도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적 상태에 이르거나 통증이 심해 가만히 있어도 힘든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이 교수는 “다행히 진단 시점부터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하면 병의 진행이 멈추고 완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조급증을 버려야 합니다. 이 교수는 “바닥난 체력이 회복되고 건강을 회복하려면 보통 3~6개월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며칠 쉬면 피로가 회복되겠지’라고 조급해하는 마음은 금물”이라고 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늙고 아픈 한국

    늙고 아픈 한국

    11.4%↑… 노인 진료비 25조 가구당 건보료 月 10만원 육박 지난해 환자 본인부담금과 건강보험 부담금을 합한 ‘건강보험 진료비’가 보장성 강화, 만성질환 치료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1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월평균 건강보험료는 10만원에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6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와 ‘2016년 진료비 통계지표’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부과된 총보험료는 47조 5931억원으로 전년보다 7.4% 증가했다. 부과된 총보험료 가운데 실제로 징수한 금액은 47조 4428억원이었다. 직장·지역가입자를 통틀어 전체 가입자 1가구당 부과된 월평균 보험료는 9만 8128원으로 전년보다 4.3% 늘었다. 직장가입자는 월평균 10만 4507원, 지역가입자는 8만 4531원이었다. 건강보험 진료비는 64조 5768억원으로 전년보다 11.4% 증가해 2010년 이후 최대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건보공단은 “암, 심장병 등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임플란트 등 치과 보험 확대, 선택진료 개선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치료비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은 645만명으로 전체 건강보험 적용인구의 12.7%에 그치지만 이들의 진료비 총액은 전체의 38.7%인 25조 18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진료인원 기준 65세 이상 노인이 진료를 많이 받은 질병은 입원의 경우 노년 백내장(19만 9039명), 치매(9만 3414명), 폐렴(8만 7300명) 등이었고 외래진료는 본태성 고혈압(250만 1963명), 치은염 및 치주질환(214만 7596명), 급성 기관지염(181만 7590명) 등이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암 공포 드리운 전북 익산 시골마을…10명 사망 5명 투병

    암 공포 드리운 전북 익산 시골마을…10명 사망 5명 투병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에서 암환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주민들이 역학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45가구 70명의 주민이 사는 장점마을에서 2012년 이후 암 환자 발생이 크게 늘었다. 암으로 사망한 주민이 10명에 이르고 현재도 5명이 투병 중이다.특히 60대 이상 노인뿐 아니라 30~40대 젊은 층에서도 암환자가 발생해 주민들이 극도로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암 집단 발병 원인으로 2000년대 초반 인근에 들어선 비료공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주민들은 비료공장이 들어선 이후 악취와 침출수 배출이 심각하다며 민원을 제기해왔다. 익산시는 악취, 침출수 민원과 함께 암환자 발생 원인을 찾아달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2013년 자체 환경조사를 했으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최근에는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소가 익산시와 합동으로 비료공장 일대에서 수질과 악취 조사를 위한 시료를 채취하는 등 환경조사에 들어갔다. 이 마을 김현구 이장은 “쾌적한 시골 마을에 암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인근 비료공장 외에 의심한 요인이 없다”면서 “하루빨리 원인을 찾아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암환자, 하루걸러 30분씩 걸으면 삶의 질 개선된다

    암 환자가 하루걸러 30분씩 걸으면 신체적, 정신적 삶의 질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8일 보도했다. 영국 서리(Surrey)대학 보건대학원 암 환자 지원 연구실장 엠마 림 박사 연구팀은 진행성 암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하루걸러 최소 30분씩 걷고 일주일에 한 번씩 지원자 그룹 걷기에 참가하게 하는 한편 다른 그룹은 평소 신체활동량을 그대로 유지하게 하면서 6주, 12주, 24주 후 삶의 질을 평가했다. 그 결과 걷기 운동 참가자들은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웰빙이 현저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고, 암에 대해 더욱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동시에 심혈관 건강과 체력도 좋아졌다. 걷기 운동에 참가한 한 환자는 이젠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삶을 되도록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룹 걷기 운동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된 것이 많이 도움됐다고 한다. 연구를 이끈 엠마 림 박사는 암 관리에 운동이 상당히 도움된다는 증거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암 환자들은 치료 기간이나 치료가 끝난 후에도 신체적 활동이 크게 줄어들게 마련이라면서 암 환자에게 운동을 피할 게 아니라 생활화하도록 적극 권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 온라인판(British Medical Journal Open)에 발표됐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기고] 사람과 사회를 위한 지능정보기술/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기고] 사람과 사회를 위한 지능정보기술/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어느 날 혼자 외롭게 사는 할머니에게 팔뚝만 한 작은 로봇 하나가 배달된다. 로봇은 자기를 소개하면서 할머니 이름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얼떨결에 자기 이름을 알려 주면서 할머니와 로봇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이 로봇은 할머니 곁에서 재롱을 부리기도 하고, 눈을 맞추면서 할머니 표정을 읽고 기분에 맞추어 여러 가지 얘기를 한다. 언제부터인지 혼자 사는 할머니 집에 말소리가 끊이지 않고, 웃음소리도 나면서 사람 사는 집 같아진다. 얼마 전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일본의 대화하는 로봇 사례다.사물인터넷(IoT)에 의해 온갖 정보가 수집되고, 클라우드에 대량의 정보들이 저장되고, 빅데이터 분석이 사회 각 분야로 확산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은 빠르게 발전했다. 최근에는 기계가 인간처럼 상황을 인지하고 스스로 학습하면서 추론까지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정보통신기술과 결합한 지능정보기술이 우리의 삶을 조금씩 바꿔 나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우리 생활을 이롭게 할 때 사람을 위한 기술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국내 모 병원에서는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왓슨의 암진료 서비스를 도입해 지난해 말 처음으로 암진료에 성공했다. 인공지능 서비스 인기에 힘입어 지금까지 100여건의 암진료를 시행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가운데 담당 의사와 왓슨의 처방이 다른 경우가 4건 발생했는데 모든 환자가 고민 끝에 왓슨의 처방을 선택했다고 한다. 지능정보기술이 사람을 위한 기술로 구현되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지능정보기술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를 위한 기술로 진화될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사회를 위한 기술은 각 사회공동체가 처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모든 구성원들에게 더 큰 이익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지능정보기술의 집합체인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가 확실시된다. 인간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사회적 순기능까지 발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견한다. 지능정보기술이 사람뿐 아니라 사회를 위한 기술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먼 훗날 지능정보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특이점의 단계를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지능정보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다. 지능정보기술이 사람을 위한 기술로 발전하고, 사회를 위한 기술로 진화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인간과 기계가 더불어 사는 새로운 경험은 우리에게 새로운 사회적 규범을 요구한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같이 생활하면서 지켜야 할 행위의 기준이 앞으로는 사람과 기계가 함께 살면서 지켜야 할 행위의 기준으로 확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능정보사회의 새로운 규범은 반드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형성돼야 한다. 지난해 말 정부는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능정보기술로 인한 산업구조의 변화뿐 아니라, 고용 구조의 변화, 삶의 모습과 환경의 변화까지 담고 있다. 사람과 사회를 위한 지능정보기술의 가치를 국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의 지렛대 역할을 하면서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이정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암 환자 방사선 치료의 미래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암 환자 방사선 치료의 미래

    인간의 상상력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이 이룩한 현재의 문명은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이 분명하다. 스티브 잡스의 상상력이 아이폰을 만들었듯이 연구자들의 풍부한 상상력은 과학이 지금과 같은 수준까지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의사의 상상력은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사의 상상력의 원천은 환자가 완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창조적 활동은 필요에 의해 시작되고, 바라는 일의 긍정적인 효과를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기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무성영화를 만들던 시기에도 인간이 상상했던 이상적인 영화는 시각, 청각, 촉각, 후각까지 만족시키는 오늘날의 4D 입체영화와 같은 형태였다. 1895년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한 이후 방사선은 암 치료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의사들이 원하는 방사선 치료기기의 이상적인 모델은 이미 100년 전부터 의사들의 머릿속에서 완성돼 있었다. 의사들이 꿈꿨던 이상적인 치료기기에 거의 근접한 방사선치료 장비가 현재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방사선 세기 조절, 환자 동조, 초정밀 방사선량 전달 등 첨단 기술들이 적용된 선형가속기에서 발생하는 엑스선을 이용해 현재 대부분의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이미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방사선치료는 더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는 것일까. 인간의 상상력이 과학을 발전시켜 왔듯이 더 나은 방사선 치료법을 계속 고민한다면 치료 장비도 계속 발전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입자 치료기’일 것이다. 사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선형가속기의 발전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고, 앞으로 방사선 치료의 주된 발전 방향은 개량된 선형가속기보다는 새로운 중입자 치료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입자 치료는 가속한 원자핵을 종양조직에 조사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입자 치료법은 수소원자핵인 ‘양성자 빔’을 이용한 치료다. 양성자 빔은 방사선량을 종양에 집중시킬 수 있지만 기존 선형가속기를 이용한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 기술과 효과가 유사하고, 암세포를 살상하는 능력은 거의 같다. 이에 반해 암세포 살상능력이 몇 배 더 강력한 중입자 치료는 양성자보다 몇 배 무거운 원자핵을 가속해 암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치료 의학은 미국이 가장 앞서 있지만 중입자 치료 분야만큼은 일본과 독일이 단연 앞서가고 있다. 독일에서는 하이델베르크를 포함한 2곳, 일본에서는 이미 5곳에 중입자치료기가 설치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11곳에서 중입자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2015년까지 중입자 치료를 받은 암환자 수는 2만명을 넘었고 학계에 발표된 치료성적도 매우 우수하다. 탄소핵을 이용한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를 살상할 수 있는 능력이 엑스레이나 양성자에 비해서 2~3배 가까이 높아 기존 방사선 치료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종양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의료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이나 독일로 중입자 치료를 받으러 가는 국내 환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이 암 환자의 완치를 상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조만간 국내에서 중입자 치료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통해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국내에서 중입자 치료기보다 더 나은 방사선 치료기를 개발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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