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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첫 전이재발암 전문센터 오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이 메이저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치료받기 어려운 말기 암 환자만을 전문적으로 돌보겠다고 나섰다. 이 병원은 이를 위해 최근 국내 최초로 ‘가톨릭 전이재발암병원’을 개원했다. 이와 관련, 인천성모병원 가톨릭 전이재발암병원 최일봉 원장은 최근 “국내에는 암 치료 중 가장 어려운 전이·재발암 전문 의료기관이 전무하다.”며 “앞으로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기피하는 전이·재발·말기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보통 원발성 암이나 초기 암은 치료 성적이 좋고, 병원의 수익에도 보탬이 되기 때문에 각급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전이·재발암의 경우 의료진의 손이 많이 가는 데다 치료율조차 낮아 일선 병원에서는 환자를 잘 받아주지 않는 편이다. 최 원장은 “메이저병원과 달리 재발·전이암 환자가 내원하면 당일 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면서 “암 환자를 어느 정도만 치료하고 내보내는 게 아니라 이 환자가 병원에서 자연 수명을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돌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특히 말기암 환자 진료를 위해 국내 최대의 호스피스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다. 이곳 전이재발암병원은 방사선수술학과·혈액종양내과·스트레스클리닉·통합의학과·최소침습시술과·한의학과·전문진료팀 등의 협진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기존 치료와 달리 암 환자의 영양·심리적 측면까지 고려하는 맞춤 치료를 적용한다. 병원 측은 또 종양 부위를 태워 없애는 노발리스와 방사선 수술장비인 토모테라피,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가열해 파괴하는 온열치료기, 초음파 암치료기인 하이푸나이프 등의 첨단 장비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최 원장은 “전이·재발암의 경우 치료 가능성은 낮지만 치료 효과를 보는 경우가 틀림없이 있고, 전이·재발암 환자 역시 인간으로서 삶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다.”면서 “새로운 치료 개념을 추구해 기존의 표준화된 암 치료와는 다른 통합의학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52) 만병의 근원 ‘대사증후군’

    [Weekly Health Issue] (52) 만병의 근원 ‘대사증후군’

    국민 건강이 위험하다. 대사증후군 때문이다. 갈수록 비만 인구가 늘고 있으며, 당뇨 환자 증가율도 꺾일 줄 모른다. 대사증후군을 낳는 요인들이 도처에 넘친다. 4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 60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에게 대사증후군이 있다는 보고는 충격이다. 그럼에도 확실한 정책적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병·의원에서도 이미 질병화한 환자만 치료할 뿐 예방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뜻있는 의학자들이 ‘한국대사증후군포럼’을 출범시키고 국민운동을 주창하고 나섰다. 이 포럼을 이끌고 있는 허갑범(연세대 명예교수·허내과의원 원장) 회장을 통해 대사증후군의 실체를 살핀다. ●대사증후군이란 어떤 질환인가. 사람은 음식물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데, 섭취한 음식물을 체내에서 영양소와 에너지원으로 바꿔주는 과정을 ‘대사’라 한다. 대사증후군이란 이런 대사 과정에 이상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주 에너지원인 당분의 대사에 관여하는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를 ‘인슐린저항성’이라고 하는데, 이 인슐린저항성이 대사증후군의 뿌리에 해당된다. 인슐린저항성이 이상지혈증·2형 당뇨병·통풍·고혈압·지방간·죽상동맥경화·담석증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 2형 당뇨병 환자의 70%가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었다. ●대사증후군 유병률과 최근 특징적인 발생 추이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40세 이상)은 농촌 지역 29.3%, 도시 지역 22.3%였다. 또 남성보다 여성 유병률이 높아 60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었다. 2008년 국민영양조사 결과, 30세 이상 국민 중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한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8.5%였는데, 30대의 19.5%, 40대의 23.5%, 50대의 34.2%, 60대의 42.3%, 70대 이상의 36.9%가 허리둘레 기준을 넘었다. 원인은 열량 과잉 섭취와 운동 부족인데, 특히 서구인과 달리 우리나라는 밥 등 당질 위주의 식습관에다 육류를 섭취하면 비만해진다는 잘못된 속설 때문에 대사증후군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사증후군의 원인을 짚어달라. 대사증후군을 유발하는 인슐린저항성은 과음·과식과 운동 부족에 따른 복부 비만, 유전적 원인, 저체중 출산,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복부 비만 환자의 내장 지방 세포에서 생산되는 다량의 지방산은 근육의 포도당 대사를 줄이는 대신 간의 포도당 생산을 늘려 결정적으로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저체중 출산에 의한 인슐린저항성이다. 현재 국내 50∼60대의 경우 대부분 빈곤기에 태어나 단백질 등 영양 부족으로 췌장세포의 발육이 부진했다. 이런 사람들이 과다하게 열량을 섭취하거나 운동이 부족하면 훨씬 쉽게 인슐린저항성에 노출된다. ●특히 한국인이 경계해야 할 원인이라면. 한국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요인은 과음·과식과 운동 부족에 따른 복부 비만이다. 편리한 생활환경과 고열량식품 섭취 등 식생활의 변화, 운동 부족에 따른 내장 비만과 지방간은 개인 건강은 물론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하다. 2008년 국민영양조사 결과, 국내 성인의 비만 유병률이 31%나 됐다. 갖가지 질병을 낳는 비만은 대표적 생활습관병으로, 대사증후군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복부 비만은 대사증후군을 진단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대사증후군의 증상은. 특별한 자각증상은 없다. 그래서 심각성이 더하다. ●대사증후군은 어떻게 검사·진단하는가. 국내에서 적용하는 진단 기준은 중심성비만(복부 비만:허리둘레가 남성 90㎝·여성 80㎝ 이상)을 필수요건으로 하고, 여기에 ▲중성지방 150㎎/㎗ 이상, HDL콜레스테롤 40㎎/㎗ 이하(여성은 50㎎/㎗ 이하) ▲혈압 130/85㎜Hg 이상 ▲공복혈당 110㎎/㎗ 이상인 경우 중 2가지가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진단 기준은 허리둘레이다. 따라서 직장이나 가정에 줄자를 비치해 수시로 허리둘레를 측정·관리할 것을 권하며, 이는 병·의원도 마찬가지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 목표는 당뇨병과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크게 원인 치료와 대사증후군 구성요소 치료로 나뉜다. 우선 원인 치료는 복부 비만과 인슐린저항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며,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처방은 식습관 개선과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다. 이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므로 환자의 의지와 관리자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런 방법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중 감량을 위한 약물요법을 병행할 수 있다. 그러나 약제는 어느 것도 임상적 이익이 확실하다고 할 수 없는 만큼 대사증후군은 식사 조절과 운동을 통해 내장 비만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사증후군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리 정책의 문제를 짚어달라.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08년에 대사증후군 관련 질환으로 한번 이상 진료를 받은 국민이 400만명에 이르고, 진료비도 6283억원이나 됐다. 또 대사증후군 관련 사망자가 암 사망자보다 많다는 통계조사도 있다. 대사증후군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해악이 이 정도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대사증후군을 국가가 관리하고 있다. 4만 5000명에 이르는 간호사 출신 전문 인력을 양성, 환자를 1대1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건강과 의료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에 비해 국내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법령은 물론 환자를 교육할 교재조차 없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학자들이 모여 지난해 한국대사증후군포럼을 만들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중요한 점은 정부가 대사증후군의 실태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국가적 관리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시급한 현안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동대문구, 복지도 맞춤형

    “지난해 둘째 아들을 하늘로 보내고 나서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는데…. 수급자로 올려 줘 너무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에요.” “며느리가 날 안 본다고 해서 친구 집에 얹혀살았는데, 다음 달부터는 월세방이긴 해도 이사해 보일러를 틀 수 있게 돼 기뻐요.” 1일 최금주(72·동대문구 휘경동)·탁태선(75·이문동) 두 할머니는 지난달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생계비를 받는다며 끝내 울먹였다. 동대문구가 펼치는 ‘3S’ 프로그램 덕분이다. 3S는 맞춤식 기초생활수급자 실태조사로 간편하고 신속하게 수급자를 선정·처리하자는 단순화(Simplification), 표준화(Standardization), 전문화(Specialization)를 가리킨다. 이를 통해 꼭 도움받아야 할 복지 수요자에게 돈이 돌아가도록 한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실태조사가 제대로 안 되는 통에 수급권 대상이 아닌데도 정부 지원금을 받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동대문구는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려면 소득관계 서류를 비롯해 전·월세 계약서, 4대 보험가입 여부, 금융재산조회서 등 갖가지 서류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구는 서류준비에 애먹는 신청인들을 위해 제출 서류를 단순화했다. 동 주민센터에 신청서류를 접수하는 단계에서 담당공무원이 공적장부로 확인 가능한 주민등록등본 같은 서류제출을 생략했다. 서류 간소화 덕분에 대상자 선정시일도 4~5일 정도 앞당겨졌다. 또 보건복지부 사회복지통합업무에서 규정한 신청서식으로 표준화하되 규정에서 빠진 수많은 ‘틈새 사례’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회의를 거쳐 수급자를 선정한다. 소인섭 주민생활지원과장은 “예를 들면 부모 부양능력이 있는 자녀라도 가족관계가 완전히 단절됐다고 판단할 경우 방문조사를 철저히 해 수급자에게 혜택을 주도록 했다.”며 “법으로는 결코 해당하지 않는 저소득층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구는 통합조사팀(8명)을 꾸려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기초노령연금, 희귀·난치성질환자 지원, 소아암환자 지원, 시설수급자 조사 등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에 전담자를 지정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신청인은 팀장이 맡아 이해하기 어려운 복지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상담자 역할을 맡겼다. 이 밖에도 구는 수급자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가구에 대한 복지서비스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실제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에 대해 전액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하는 ‘저소득 틈새계층 특별구호자’로 선정해 지원하는 것. 올 2월 현재 144가구 171명이 3286만원의 혜택을 받았다. 유덕열 구청장은 “현재 동대문구에는 복지대상자가 5500가구를 웃돌지만 선정대상에서 빠져 고통받는 이웃들이 많다.”며 “철저한 조사관리를 통해 복지 서비스가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37번 진단 끝에 암판정 받은 ‘억세게 운 없는 아버지’

     영국 길링햄주 켄트에 살던 피터 큐라는 2006년 31살의 젊은 나이에 부인 줄리아와 루이스, 아비게일 등 어린 두아이를 남겨두고 눈을 감았다. 그가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처음 느낀 것은 2002년. 계속되는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들은 여러 가지 검사를 한 후 “별다른 이상이 없으니 진통제를 먹어라.”라는 처방만을 내렸다. 한 의사는 신장 결석이 확실하다며 레이저 시술을 시도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몇 년간에 걸쳐 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10여회 가까이 이어졌지만 그의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다. 총 31명의 의사에게서 37번의 진료를 받은 후에야 큐라는 자신의 병명을 알 수 있었다. ‘신장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고작 몇 개월 후 큐라는 세상을 떠났다. 줄리아는 “의사들은 그가 암을 갖기에는 지나치게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능성을 배제해버렸다.”면서 “그는 갔지만, 난 더 이상 그가 병원을 헤매고 다니지 않아야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7일(현지시간) “큐라를 단순히 ‘지나치게 운 없는 사람’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영국에서 암에 걸린 사람 4명 중 1명은 정밀검사를 받고도 정확한 진단을 듣지 못하고 있다. 대장암, 간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광범위하게 발병하는 4대암이 아닐 경우 오진 확률은 50%를 넘어간다. 특히 신장암과 갑상선암, 방광암 등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암의 경우에도 초기진단 성공률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희귀암재단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희귀암 발병자 4분의 1은 이미 다른 장기에 전이가 된 말기 단계에서나 발견된다. 데일리메일은 “영국은 유럽내에서 가장 낮은 암 생존률의 오명을 쓰고 있다.”면서 “가장 큰 원인은 1차적으로 환자를 진단하는 주치의와 일반 의원 의사들이 자신의 환자가 암일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44세인 안젤라 스켈핑톤의 경우도 큐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복통으로 지역병원을 찾았고, 무려 10명의 의사가 그를 진단한 후에야 위암이라는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사이 3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암세포는 스켈핑톤의 간과 림프절에도 퍼진 상태였다. 그러나 병원측은 “암을 초기에 진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현재 정부는 연간 5000명 이상의 암환자를 더 살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시스템보다는 근본적으로 의사들의 마인드를 바꾸지 않으면 힘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美 “회사 책임” 佛 “흡연자 탓”

    담배 소송은 1953년 미국에서 기치를 올린 이래 유럽·일본 등 해외 각국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한 경우가 많지만, 배상 여부는 흡연 책임을 어느 쪽에 두느냐에 따라 갈렸다. 미국에서는 회사 측에, 유럽 등지에서는 주로 흡연자 책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흡연자 승소 판결은 2009년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이 대표 사례. 미 연방대법은 40년간 3갑씩 흡연하다 암으로 숨진 한 흡연가의 유족들이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필립모리스는 흡연이 폐암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부인하고 흡연자가 쉽게 담배를 끊지 못하게 했다.”며 약 80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프랑스 등에서도 담배 소송은 잇따르고 있지만 이렇다 할 승소 기록은 없다. 일본에서는 2006년 2월 폐암 환자 6명이 담배 회사 제이티와 국가를 상대로 6000만엔 규모의 손배소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담배 회사의 책임이 없다고 확정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흡연이 폐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고 유해하다는 건 상식이며, 흡연자 본인 노력으로 충분히 금연할 수 있어 회사 측 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최고법원도 2003년 11월 수십년간 담배를 피우다 폐암에 걸려 죽은 흡연가 유족이 담배 회사 알타디스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바 있다. 과테말라 등 중남미 국가들도 미국 담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 계류 중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흡연·폐암 인과관계”… 담배소송 길 넓어졌다?

    “흡연·폐암 인과관계”… 담배소송 길 넓어졌다?

    흡연과 폐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첫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법원은 비슷한 ‘담배 소송’이 쇄도할 것으로 보고, 담배 제조 및 판매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를 소송 당사자가 입증해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금연정책에 영향을 주면서도 소송 남발은 막겠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성기문)는 15일 폐암 환자와 가족 등이 “흡연 때문에 폐암에 걸렸다.”며 국가와 KT&G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담배에도 제조물 제조 책임의 법리가 적용되면 폐암과 흡연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해 원고들의 입증 책임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담배와 폐암 사이에는 역학적 인과관계뿐 아니라 개별적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KT&G의 담배에 결함이 존재하거나 KT&G가 고의로 정보를 감추고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등 위법행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첨가제 투여나 니코틴 함량 조작을 통한 의존증 유지 등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배상책임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번 소송에서는 원고들이 KT&G의 불법행위에 대해 입증하지 못해 청구를 기각하지만 향후 별개의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한변호사협회 장진영 변호사는 “회사 측 잘못에 대한 입증 책임을 원고에게 두는 한 사실상 소송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면서 “현실적으로 담배소송을 유지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KT&G 측은 “단지 역학적 인과관계만으로 개별 흡연자의 폐암과 흡연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반박했다. 폐암 환자 김모씨 등 6명과 후두암 환자 이모씨와 가족 등 36명은 1999년 9월과 12월 “30년 넘게 담배를 피워 폐암이 생겼는데 KT&G가 담배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는 등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3억 700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2007년 1심은 “흡연과 폐암의 역학적 관련성은 인정되지만, KT&G의 담배 제조·설계·표시에 결함이 있거나 암이 그 담배 때문에 생겼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KT&G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이 길어진 탓에 환자 7명 가운데 6명이 사망하면서 원고 수도 30명으로 줄었다. 김승훈·이민영기자 hunnam@seoul.co.kr
  • 3대암 사망률·입원비 등 공개… 병원들 초긴장

    이르면 오는 12월 위암과 간암·대장암 등 3대 암 수술과 관련해 병원별 수술 후 환자 사망률과 평균 입원비, 입원기간 등이 공개된다. 또한 공개될 질환을 연차적으로 늘리게 된다. 수술 사망률과 입원비는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여서 세부 내역이 공개되면 각급 병원들 사이에 환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등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환자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입소문’에 따른 병원 선택 대신 보다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1년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계획’을 공개했다. 평가계획에 따르면 심평원은 올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의료기관의 위암·간암·대장암 진료자료를 수집·분석한 뒤 12월 중 수술 후 30일 내 사망률과 평균 입원진료비 및 입원기간을 산출, 공개할 방침이다. 또 내년에는 별도로 유방암 수술에 대한 평가를 추가로 진행한다. 현재는 각급 병원별로 해당 암 수술에 대한 진료 통계만 공개하고 있다. 심평원은 이와 관련, 12월 중앙평가위원회를 열어 일반에 공개할 세부 지표와 병원별 평가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할지, 언론을 통해 공개할지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병원 평가자료는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이를 통해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선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병원에는 부적절한 진료과정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병원별 암 수술 평가를 진행하게 된 것은 지난 해 대장암 수술에 대한 예비평가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이 대장암 수술에 대한 예비 평가를 실시한 결과 병원별 수술 후 사망률은 0.49~6.16%로 비교적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식약청 ‘실리콘 유방’ 희귀암 주의보

    식약청 ‘실리콘 유방’ 희귀암 주의보

    국내에서 유방 성형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실리콘을 사용한 유방성형 보형물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실리콘 막에 식염수를 채우거나 겔 형태의 실리콘을 사용한 모든 제품이 경고 대상이다. 식약청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권고에 따라 실리콘 막 및 실리콘 겔 형태의 인공유방 시술 후 몸속 인공유방과 맞붙은 흉터 막에서 드물지만 ‘역형성대세포림프종’(ALCL)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의료기관에 배포했다고 7일 밝혔다. ALCL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암으로, 몸속 면역기관인 림프절과 피부 등 다양한 부위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예후도 불량한 암종이다. FDA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발표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공유방을 삽입한 여성 중 60명이 이 병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성형 전문의 등 의료인들에게 안전성 서한을 배포, 인공유방 시술을 받으려는 여성들에게는 미리 이 같은 위해성을 알려 주도록 권고했다. 또 인공유방 이식 후 시술 부위에 장액종(수술 부위에 물이 고이는 현상)이 생기면 즉시 ALCL 발병 여부를 확인하도록 요청했다. 인공유방 제품 수입 및 제조업체에도 사용상 주의사항에 ‘보형물에 인접한 흉터 막에 경미하지만 유의미한 ALCL 발생 위험이 있음’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도록 했다. 실제 발병 사례가 있으면 식약청에 보고해 줄 것도 당부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인공유방 시술 후 ALCL 발병이 보고된 사례는 없다. 하지만 해마다 인공유방용 실리콘 제품을 2만~3만개나 수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이와 관련, 식약청은 “미국에서 인공유방과 무관하게 매년 여성 50만명 중 1명이 ALCL 확진을 받을 만큼 희귀한 질환이기 때문에 인공유방 시술을 받은 여성들이 정기 및 추적검사를 변경할 필요는 없다.”면서 “그러나 인공유방을 삽입한 사람은 지속적으로 시술 부위를 관찰해야 하며, 이상 변화가 감지되면 지체 없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실리콘 유방성형이 희귀암 유발한다

    [단독]실리콘 유방성형이 희귀암 유발한다

    국내에서 유방성형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실리콘을 사용한 유방성형 보형물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실리콘막에 식염수를 채우거나 겔 형태의 실리콘을 사용한 모든 제품이 경고 대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즉각 국내 관련 의료기관에 주의를 당부하는 서한을 배포했다.    7일 식약청에 따르면 FDA는 실리콘막 및 실리콘겔 형태의 인공유방 시술 후 몸속 인공유방과 맞붙은 흉터막에서 드물지만 ‘역형성대세포림프종’(ALCL)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발표했다. ALCL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암으로, 몸속 면역기관인 림프절과 피부 등 다양한 부위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예후도 불량한 암종이다. FDA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발표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공유방을 삽입한 여성 중 60명이 이 병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성형 전문의 등 의료인들에게 안전성 서한을 배포, 인공유방 시술을 받으려는 여성들에게는 미리 이 같은 위해성을 알려 주도록 권고했다. 또 인공유방 이식 후 시술 부위에 장액종(수술 부위에 물이 고이는 현상)이 생기면 즉시 ALCL 발병 여부를 확인하도록 요청했다. 인공유방 제품 수입 및 제조업체에도 사용상 주의사항에 ‘보형물에 인접한 흉터막에 경미하지만 유의미한 ALCL 발생 위험이 있음’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도록 했다. 실제 발병 사례가 있으면 식약청에 보고해 줄 것도 당부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인공유방 시술 후 ALCL 발병이 보고된 사례는 없다. 하지만 해마다 인공유방용 실리콘 제품을 2만~3만개나 수입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환자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이와 관련, 식약청은 “미국에서 인공유방과 무관하게 매년 여성 50만명 중 1명이 ALCL 확진을 받을 만큼 희귀한 질환이기 때문에 인공유방 시술을 받은 여성들이 정기 및 추적검사를 변경할 필요는 없다.”면서 “그러나 인공유방을 삽입한 사람은 지속적으로 시술 부위를 관찰해야 하며, 이상 변화가 감지되면 지체 없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특단의 대책 절실한 ‘치매대국’ 대한민국

    2026년이 되면 노인인구가 전체의 20.8%를 차지해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으로선 축복이지만 국가로선 ‘재앙’에 가까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고령화로 위축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 속도를 보이는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노인병인 치매 발병률 또한 최고 수준을 나타내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그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치매환자는 2002년 4만 7747명에서 2009년 21만 5459명으로 최근 7년 새 4.5배나 급증했다. 경제적 부담도 크게 늘어 진료비가 7년 전보다 무려 11배 늘었다.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특단의 치매 대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치매는 원인이 50가지가 넘는 만큼 초기 진단과 치료 여하에 따라 완치는 물론 진행을 막을 수도 있다고 한다. 특히 치매의 30%를 차지하는 뇌혈관성 치매는 관리만 잘 하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이들이 치매를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세월병’으로 여긴다. 어떤 병보다 사회적 파급효가 큰 치명적인 질병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다행히 2008년부터 매년 9월 21일을 치매 극복의 날로 정해 치매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차제에 건강검진에 치매 항목을 포함시키자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치매는 환자 수가 말해주듯 이미 암과 함께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등장했다. 그럼에도 치매 예방을 위한 공공보건시스템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정부는 2008년부터 치매환자 등을 대상으로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관련시설과 전문인력은 태부족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노인요양보험의 재원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다.
  • 울산시 ‘지역 거점 암센터’ 유치 총력전

    울산이 정부의 ‘기능형 지역 암센터’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6일 울산시와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31일쯤 ‘기능형 지역 암센터’ 유치를 신청한 울산과 경기, 인천의 5개 병원 가운데 1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신청 병원은 울산대학병원(울산)과 가천길병원·인하대병원(인천), 아주대병원·성빈센트병원(경기) 등이다. 복지부는 신청 병원을 대상으로 지난 11일 서면평가와 18일 현장평가를 실시한 데 이어 27일 종합평가를 거쳐 이달 말쯤 선정할 계획이다. 기능형 지역 암센터는 암의 발생과 예방, 진단, 진료 등을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각 지역의 대학병원에 예산을 지원하는 ‘거점 암센터’다. 정부는 지방 환자의 수도권 쏠림현상을 막고 지방 국립대병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9개 시·도의 국립대병원을 지역 암센터로 우선 지정했다. 지역 암센터로 지정되면 매년 1억 6000만원씩의 지원금(정부 50%·자치단체 50%)을 받게 된다. 울산대병원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등록된 울산지역의 암환자 1만 2372명 중 44.6%인 5524명이 서울과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 치료를 받았고, 이 기간 지역 자체 암 진료실적도 6848건(55.4%)으로 전국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지역에 암 검진과 치료, 교육 등을 전담할 국·공립병원과 상급 종합병원이 없는 탓에 시민 불편과 의료비가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대병원은 지역 암센터 지정을 위해 1050억원의 건립비를 투입, 1만 4686㎡, 150병상 규모의 암센터를 2012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신기생뎐’ 이매리, 희귀병에 암치료제 ‘연기 투혼’

    ‘신기생뎐’ 이매리, 희귀병에 암치료제 ‘연기 투혼’

    배우 이매리가 희귀병으로 투병 중인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재 SBS 새 주말드라마 ‘신기생뎐’ (극본 임성한, 연출 손문권)에 기생집 부용각의 상무 이도화 역으로 출연 중인 이매리는 캐스팅 확정 후 한국무용 레슨을 받는 등 철저히 준비해왔다. 그러던 중 과도한 연습으로 인해 몸에 무리가 와 ‘부신피질호르몬저하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것. 부신피질호르몬저하증은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의 분비에 이상이 생겨 근육약화, 구토, 빈혈, 부종 등의 증상이 유발하는 병이다. 현재 이매리는 스테로이드제와 암 투병 환자들의 치료에 쓰이는 진통제를 복용하며 촬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매리는 지난 23일 방송된 ‘신기생뎐’ 1,2회 방송에서 얼굴이 부은 모습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한편 히트메이커 임성한 작가의 새 작품인 ‘신기생뎐’은 ‘시크릿 가든’ 후속으로 지난주 첫 방송 이후 벌써부터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무려 ‘108세’ 세계 최고령 죄수의 사연

    무려 ‘108세’ 세계 최고령 죄수의 사연

    세계 최고령 죄수의 나이는 얼마나 될까? 최근 인도 교도소에 수감 중인 108세 남성이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도 지역지 데칸헤럴드 등 외신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 주 고라크푸르 지역 교도소에 살인죄로 수감 중인 브리지 비하리는 올해 108세로 세계 최고령 죄수로 알려져 있다. 비하리는 1987년 당시 84세의 나이로, 4명이 사망한 바리야푸르 샤히 마을의 살해사건에 연루돼 공범 18명과 함께 종신형을 선고 받았었다. 그는 지난 2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감 생활을 해왔고 그 사이 공범들 중 3명은 교도소에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하리는 이번 인도 국경일인 ‘공화국의 날’을 맞아 특별 사면 대상자 목록에 포함돼 살아 생전 다시 한 번 바깥 공기를 마실 기회를 얻게 됐다. 한편 인도에서는 시각장애인이나 암 환자 혹은 12년 이상 복역해 60세를 넘긴 죄수는 규정에 따라 특별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는데 비하리가 장기 수감 생활로 그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방사선 치료에 대한 오해·전망

    적지 않은 암 환자들은 처음 의료진으로부터 방사선 치료를 권유받으면 낙담부터 한다. 자신의 암이 “이미 수술할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되었다.”고 오해하는 것. 그러나 방사선치료는 말기암에만 적용하는 치료법이 결코 아니다. 초기부터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게 훨씬 예후가 좋다. 그런가 하면 상당수 환자들은 막무가내로 “최신 장비로 치료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물론 고가의 최신장비가 성능도 낫겠지만 도끼와 면도칼의 쓰임이 다르듯 의료장비도 각각의 쓰임이 다르고, 효과도 제각각이므로 의료진이 제시한 치료법을 따르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치료에 앞서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정말로 머리카락이 빠지느냐.”고 묻는다. 유방암 수술 후 유방에만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머리카락은 물론 복통이나 설사도 생기지 않는다. 금기창 교수는 “방사선치료는 국소치료로, 치료 부위 이외의 장기에서 생기는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반인은 물론 의료인들도 방사선 치료의 미래에 대해 궁금해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방사선 치료의 역할과 기능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암 치료 패턴이 다중복합치료를 지향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금 교수는 “종양의 종류와 치료 목적, 병기와 전신 상태 등을 고려해 기존의 외과적 수술 외에 방사선치료, 약물치료를 상호보완적으로 조합하여 치료하는 것이 최근의 흐름인데, 이런 점을 감안하면 방사선 치료의 역할과 기능 확대를 예견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월등히 향상된 우리나라의 암 완치율은 수술기법 및 장비의 발전, 신약 개발에다 방사선치료 기술의 향상이 맞물린 결과”라고 덧붙였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47) ‘의학의 미래’ 방사선 치료

    [Weekly Health Issue](47) ‘의학의 미래’ 방사선 치료

    방사선이 생명을 지키는 시대가 됐다. 흔히 대량살상이 가능한 거대 무기로 떠올리게 되는 방사능과는 밀접하면서도 뚜렷하게 구별되는 방사선은 의료 분야에서 ‘미래의 대안’으로 불릴 만큼 적용 범위가 확대, 세분화되고 있다. 암을 예로 들자면 오늘날 거의 모든 암치료 분야에서 방사선의 효용에 기대지 않는 경우가 드물 정도이다. 그러나 방사선의 의료적 효용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이런 방사선에 대해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금기창 교수로부터 듣는다. ●방사선이란 무엇인가. 방사선이란 방사선 원소가 붕괴하면서 방출하는 선형으로, 흔히 알파·베타·감마선 등으로 구분한다. 이런 방사선은 물질에 대한 투과력이 높고, 속도가 매우 빨라 이런 특성을 의학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방사선의 치료 원리와 의학적으로 활용된 경과를 설명해 달라. 1895년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한 이래 100여년 전부터 방사선을 암 치료에 적용해 왔다. 암세포는 증식 속도는 빠르지만 회복 능력이 정상세포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고(高)에너지의 방사선을 조사하면 아예 파괴되거나 더 이상 증식하지 못하게 된다. 1900년대 초 레거드는 동물 불임실험을 통해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불임을 위해 숫양의 고환에 많은 양의 방사선을 한꺼번에 조사했을 때 나타나는 피부궤양이 같은 선량을 수일에 거쳐 분할 조사했더니 나타나지 않았고, 불임 효과에도 차이가 없었던 것. 이를 통해 처음으로 방사선 분할 조사의 이점이 밝혀졌다. 이후 정상 조직의 손상 없이 암세포에만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하는 치료법이 개발됐고, 그 활용 범위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치료를 위한 방사선의 종류는 어떻게 구분하나. 방사선 치료는 방법에 따라 외부 방사선치료와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내부 방사선치료로 나눈다. 외부 방사선치료란 선형가속기로 만든 고에너지의 X-선이나 전자선을 환자의 체내 종양에 도달시켜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으로, 3차원 입체조형 치료나 토모테라피, 래피드아크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내부 방사선치료(근접치료)란 방사선을 발생시키는 동위원소를 인체 조직에 직접 삽입하는 치료법으로, 주로 자궁경부암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방사선의 유효성과 방사선 치료가 가능한 질환을 소개해 달라. 암 치료에 있어 방사선이 갖는 이점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삶의 질 측면에서 그렇다. 이전까지만 해도 유방암·두경부암·방광암·하부직장암 등의 경우 외과적으로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수술치료가 많았다. 이런 치료는 유효성에도 불구하고 수술로 인한 신체기능과 미용상의 상실을 감수해야 했고, 이 때문에 우울증을 겪는 사례도 없지 않았다. 예컨대 유방암의 경우 과거에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유방 전체를 들어냈지만 최근에는 미용적 측면을 고려, 종양만 도려낸 뒤 방사선 치료를 가해 유방을 보존하는 방식이 보편화됐고, 하부직장암도 직장을 전부 제거한 뒤 복부에 인공 항문을 만들었던 예전의 방법 대신 최근에는 수술 전에 방사선 및 약물치료를 통해 종양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인공항문을 사용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했다. 이처럼 방사선 치료술이 발달함에 따라 지금은 거의 모든 암에서, 그리고 암의 초기부터 진행기까지 다양한 병기에서 방사선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특정 암의 치료와 관련, 현재 방사선 치료가 기존 치료법의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가. 비인강암과 초기 후두암·입술암은 방사선치료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다. 비인강암 1∼2기는 방사선치료만으로 90%의 완치율을 얻을 수 있고, 조기 후두암 역시 방사선 단독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목소리까지 보존할 수 있다. 이 밖에 자궁경부암·전립선암 등도 초기부터 방사선치료가 완치 목적의 치료로써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방사선 치료의 한계를 짚어 달라. 방사선 치료는 조사된 부위의 암세포만 파괴하는 국소치료이기 때문에 원격전이의 경우 치료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약물치료와 같은 전신 부작용이 없고,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방사선이 들어간 국소부위에만 국한된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발성이나 원격 전이가 생길 확률이 높은 암이나 병기라면 적절하게 약물치료를 병합함으로써 방사선 치료의 한계를 얼마든지 보완·상쇄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로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도 짚어 달라. 방사선 치료는 총 선량, 1회 선량, 조사 범위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 결정된다. 따라서 뇌종양을 치료할 때는 수개월 동안 머리가 빠지기도 하고, 안구 종양 치료 때는 백내장이, 두경부 및 식도암 치료 때는 구강건조증과 식도염이, 복부 암 치료 때는 설사 및 복통이, 폐암의 경우에는 방사선 폐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들은 방사선치료 설계과정에서 대부분 예측 가능하며, 우수한 장비와 치료 경험, 정밀한 치료설계 등을 통해 최소화할 수 있는 것들이다. ●현재 의료분야에서 치료목적으로 활용되는 방사선 기기는 어떤 것들인가.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고, 종양에 고(高)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하기 위한 목적의 최신 장비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IMRT)는 여러 방향에서 80∼150개의 방사선 조각을 암 조직의 모양에 맞춰 3차원 방식으로 조사해 치료하는 기기이고, 여기에 치료 때마다 영상을 찍어 암 부위를 확인한 뒤 치료하는 토모테라피, 레피드아크 등도 활용되고 있다. 방사선 수술의 일종인 감마나이프와 사이버나이프는 고선량을 한꺼번에 조사하기 때문에 적응 범위는 좁지만 치료기간이 짧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 양성자치료는 체내 일정한 깊이에 있는 종양에 최대의 에너지를 조사할 수 있어 소아 고형암이나 뇌종양 등에서 뛰어난 치료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강대희 서울의대 예방의학 교수

    [열린세상]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강대희 서울의대 예방의학 교수

    100세 장수 시대가 다가온다는데 실감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체질적으로 건강한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들린다는 것이다. 하기야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도 100세까지 산 사람들이 있었으니 건강은 타고난 것이라는 게 아주 틀린 말이 아니다. 오래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의 기대수명인 건강수명은 현재 70세 수준이다. 건강수명이 길수록 노인 의료비 지출은 감소되어 국가 재정 부담이 덜어진다. 건강수명의 연장은 고령사회에 대한 근본 대 책이 될 수 있다. 인간이 장수하는 데 선천적 체질이 더 중요할까, 환경에 잘 적응하며 건강을 관리하는 요인이 더 중요할까. 그 해답을 보여준 연구가 있었다. 암 발생에 유전적 요인이 더 큰지, 환경적인 요인이 더 큰지를 보는 연구였다. 특이한 것은 연구 대상이 모두 쌍둥이라는 점이다. 쌍둥이는 부모로부터 동일한 유전적 형질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쌍둥이 형제 남매는 선천적인 체질이 같다고 본 것이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에서 1886년 이후에 태어난 4만 4488쌍의 쌍둥이 등록 자료를 이용하여 1996년까지의 암 발생 위험도를 계산하였다. 쌍둥이 형제나 자매 중 특정 암에 걸린 사람과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의 숫자를 통계학적인 모델링 방법을 이용하여 유전요인과 환경요인 간의 상대 기여도를 예측하였다. 결론은 암 발생의 영향은 환경적 요인이 더 컸다는 것이다. 암의 종류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환경적인 요인이 약 70%, 유전적인 요인이 약 30%였다. 즉,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건강한 체질도 중요하지만 어려서부터 건강한 습관과 행동이 무병장수에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신의 노력에 따라 체질적 요인을 훨씬 뛰어넘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한 가지 방법이 3단계 질병 예방법이다. 질병의 1차 예방은 흡연, 음주 등의 나쁜 습관을 없애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만 잘해도 암 발생의 70%는 예방할 수 있지만 따라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음식을 피하고 얼마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까. 국가에서 권장하는 암 예방 수칙에는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이 수칙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수행된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고 우리나라 고유의 역학 연구결과에 기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인종에 따라 환경적인 위험요인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각 나라에서는 그 나라에서 수행된 역학 연구를 가지고 질병예방수칙을 제정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위암의 경우만 해도 짜게 먹는 식이 습관과 위암 발생의 관련성에 대한 역학 연구 결과가 일관적이지 않다. 매년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새롭게 암에 걸린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수행된 한국형 질병 예방 가이드라인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다. 2차 예방은 질병의 조기발견이다. 우리나라는 태어난 후 만 40세, 66세에 시행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부터 영유아건강검진, 일반건강검진, 암검진 등 질병의 조기발견을 위한 국가 단위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한 나라이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최고 선진국이라 자부할 수 있겠다. 국가주도 검진과 더불어 민간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종합검진은 의료의 질과 경비 면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본인과 가족에 흔한 질병을 고려한 맞춤 예방 모델도 도입될 예정이다. 질병 예방의 마지막 단계는 조기 치료와 재발 예방단계이다. 최근 미국암연구소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생활습관 중재 연구인 ‘여성식이 중재 연구’에서 유방암 수술 후 저칼로리 식이 및 운동이 재발을 감소시키고 질병의 예후를 증가시킨다고 보고하였는데, 우리나라 암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위와 같은 3단계 질병 예방법을 실천하여 건강한국의 미래를 설계하자.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임을 다시 한번 깊이 인식하자.
  • 노인질환 막고 건강하게 늙는 법

    노인질환 막고 건강하게 늙는 법

    누구나 노년(年)은 온다. 또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한다. 모두가 꿈꾸는 무병장수(無病長壽)의 길, 방법은 없을까.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병 없이 사는 ‘건강 수명 늘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늘어난 평균 수명만큼 치매, 암, 뇌졸중 같은 각종 노화 관련 질병의 고통을 겪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인성 질환을 겪는 환자수는 최근 5년간 무려 2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최첨단의 현대 의학으로도 자연의 순리, 노화를 막을 길은 없다. 하지만 본인의 몸 상태를 알고, 적절한 관리를 할 경우 노인성질환의 속도를 늦추거나 합병증으로 인한 큰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노화의 원인을 밝히고, 알맞은 건강요법을 찾아 외적인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무엇보다 일찍부터, 꾸준히 건강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EBS ‘명의’는 21일 건강한 노년을 위한 길을 안내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덕철 교수를 통해 노인성 질환을 막고 건강하게 늙는 방법, 즉 노화방지의학에 대해 알아본다. 밤 9시 50분. 노화에 따른 변화는 살아온 흔적이자 세월의 무늬이다. 각자 살아온 방식이나 생활습관이 다르듯 노화로 인한 질병 역시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환자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의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로 단번에 해결되는 질병이 아니다. 변하는 몸 상태에 따라 그때 그때 처방과 관리를 달리한다. 노화방지의학 의사들을 ‘평생주치의’라고 말하는 이유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덕철 교수는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환자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듣는데 열중하는 편이다. 가끔은 점심까지 거를 정도다. 그의 노력은 환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치료로 이어진다. 환자들의 평생 주치의를 자처하는 이 교수는 “젊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젊음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즉, 자신의 신체나이에 입각해 건강한 삶을 더욱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젊어지는 비결이라는 것. 이 교수는 ‘명의’에서 이에 대한 올바른 방법을 제시하며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건강한 노년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씨줄날줄] 잡스의 몸값/김종면 논설위원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연전에 미국 스탠퍼드대 축사에서 “꿈을 이루기에 시간은 너무 부족하다.”며 “항상 갈망하며 우직하게,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처럼 살아가라.”고 했다. 졸업생을 향한 당부의 말이 지금 그의 지난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한편의 인생담화로 다가온다. 그는 늘 뭔가에 굶주린 채 편집증 환자처럼 외곬의 삶을 살아왔다. 지금도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췌장암 수술에 이은 간이식, 이번엔 또 암이 재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엊그제 질병 치료를 위해 병가(病暇)를 내고 떠났다. 2004년 이후 세 번째다. 잡스는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정신적 방황을 거듭하며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누구보다 굴곡진 삶을 살았다. 그래서인지 독선의 이미지가 강하다. ‘안테나 게이트’가 단적인 예다. 아이폰 단말기 결함을 수정할 생각이 없느냐는 지적에 “그렇게 잡지 말라.”고 쏘아붙여 IT업계의 악동임을 과시한 그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 당신의 목소리를 사라지게 하지 마라.”는 자신의 말을 행동에 옮긴 것일까. 미국의 투자전문지 ‘배런’은 스티브 잡스가 갑자기 사임한다면 애플의 시가총액은 250억 달러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적이 있다. 그의 몸값이 최소한 그 정도 된다는 얘기다. 그런 그가 1997년 애플에 복귀한 이래 지금까지 1달러의 연봉만 받고 있다. 이에 비해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팀 쿡은 지난해 연봉 80만 달러에 현금·주식보너스 등을 합해 모두 5900만 달러 이상을 챙겼다고 한다. 연봉만 80만배의 차이다. 월가는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고도 1인당 수억원씩 보너스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도, 미국도 기업 최고경영자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기업 살인마’라는 험한 소리까지 듣는다. 우리에게도 잡스처럼 불굴의 열정으로 조직을 이끄는 최고경영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부(富)를 초월한 1달러 연봉의 사나이는 없다. 우리나라 최고경영자의 진짜 몸값은 얼마나 될까. ‘1달러 리더십’이야말로 진정한 기업가 정신의 상징이다. ‘검증된 2인자’라는 평가를 받는 쿡이 1달러 연봉의 괴짜 천재를 어떻게 대신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편에선 잡스의 ‘부재’에 따른 손익계산으로 분주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겨냥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잡스 이후’를 따지기에 앞서, 병마와 싸우는 그가 예의 그 헝그리 정신으로 우리 곁에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빌어보자.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유방암 진료비 ‘최고’

    유방암 진료비 ‘최고’

    암 질환 가운데 유방암의 진료비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도 부담이 컸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암 진단부터 사망까지 의료비 추계 및 진료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05년 8대 암 진단을 받은 환자 30만 4681명 가운데 2007년 말까지 사망한 12만 84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방암 사망환자의 총 진료비가 2079만원으로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장암 1504만원, 자궁경부암 1406만원, 폐암 1237만원, 위암 1097만원 등의 순이었다. 생존자를 포함해도 유방암의 총진료비가 평균 159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기간에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가 2007년 말까지 생존한 비율은 91.4%였고, 이어 자궁경부암 84.2%, 대장암 69.5% 등이었다. 이에 비해 간암 환자의 생존율은 26.5%, 폐암 환자는 19.5%, 췌장암은 9% 등으로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암 진단 후 초기비용이 가장 많이 든 암은 폐암(778만원)이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46) 여성성 위협하는 유방질환

    [Weekly Health Issue] (46) 여성성 위협하는 유방질환

    최근 들어 암 등 유방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호르몬 노출과 유전성 외에 육류 및 가공식품 위주의 서구형 식생활과 출산 및 수유 기피 등이 주요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방은 여성의 성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부위다. 어떤 이유에서든 이런 유방이 훼손된다면 성적 정체성 역시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런 유방을 노리는 질환(암)에 대해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암센터 박찬흔 센터장으로부터 듣는다. ●유방질환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을 말하는가 대표적인 유방 질환은 섬유선종과 섬유낭성 질환 그리고 유방암이 있다. 섬유선종은 20대 여성에게 잘 생기는 흔한 질환으로, 유방의 기질과 상피조직이 증식하는 양성종양을 말한다. 주위 조직과 분리되어 잘 움직이고, 둥글고 단단하며, 통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음파나 침생검(바늘 조직검사)으로 쉽게 확인되며, 수술도 어렵지 않다. 섬유낭성 질환은 유방에 생긴 멍울이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로, 여성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정상 유방에서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질환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생리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유선 조직이 가장 발달한 30∼40대에 흔하다가 이후 점차 줄어 폐경 후에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유방암과 함께 흔한 유방질환으로는 유방염증과 농양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암이 문제일 텐데, 종류는 어떻게 구분하나 암이 생긴 세포에 따라 유관암과 소엽암으로 구분하며, 암의 침윤 정도에 따라 침윤성과 비침윤성(상피내암)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유방암이 해당되는 침윤성은 암세포가 기저막을 통과한 경우로, 주변의 혈관과 임파관을 침범, 겨드랑이 임파선 등 전신으로 퍼지기 쉬운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암세포가 뼈·폐·간·뇌 등 다른 장기로 퍼진 원격전이라도 화학요법 및 표적치료 등으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상피내암인 비침윤성은 암이 유관의 기저막을 통과하지 못한 0기 단계로, 국내 유방암의 12% 정도를 차지하며 수술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상피내암의 다른 형태로, 암세포가 유관을 따라 유두에 습진성 병변을 일으킨 경우를 파제트병이라고 하는데, 유두에 생기는 피부습진과 혼동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방암의 원인은 무엇인가 환경 및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의학적 판단이다. 특히 유방암 발생에 연관성이 크다고 여겨지는 것이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다. 에스트로겐이 직접 유방암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유관세포를 자극해 증식·분화시키기 때문에 에스트로겐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12세 이전의 이른 초경이나 55세 이후의 늦은 폐경, 30세 이후의 첫 임신, 오랜 기간 피임약이나 여성호르몬을 투여한 경우라면 위험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유방암은 유전적 소인이 강해 전체 환자의 5∼10%가 가족성 유방암에 해당된다. 실제로 어머니나 자매가 유방암인 경우 약 2∼3배, 어머니와 자매 모두 유방암일 경우 발병률은 8∼12배나 높아진다. 특히 가족력을 가진 여성에서 암유전자인 ‘BRCA1’,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다면 이 여성이 평생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60∼80%로 높아진다. ●병기별 증상을 설명해 달라 유방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무통성 혹이다. 그 밖에 통증을 느끼거나 한쪽 유두에서 혈성 분비물이 보이는 경우, 유두 함몰이나 겨드랑이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 등이 있다. 특히, 유방 부위가 붓거나 궤양·함몰이 나타나는 경우, 또는 피부가 귤껍질처럼 보이는 것은 암이 상당히 진행됐음을 나타내는 증상들이다. 유방암 병기는 암 크기와 겨드랑이 임파선 전이, 그리고 전이 여부에 따라 1∼4기로 구분한다. 1기는 종양 크기가 2㎝ 이하이면서 임파선 전이가 없는 경우로, 유방에서 통증 없는 종괴가 만져지는 정도이며, 완치율이 매우 높다. 2기는 종양이 2∼5㎝이며 임파선 전이가 심하지 않은 경우로, 비교적 커다란 종양이 만져진다. 3기는 종양이 5㎝ 이상이거나 그보다 작더라도 겨드랑이 임파절 전이가 있는 경우로, 유방과 겨드랑이에서 종괴가 만져지며, 더 진행되면 피부부종·피부궤양·피부색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4기는 뼈·폐·간 등 전신전이가 있는 경우로, 가장 예후가 불량하다. ●어떻게 검사, 진단하는가 기본적으로 자가검진, 전문의 진찰, 유방촬영술이 기본이며, 필요하면 초음파검사와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유방암의 가장 기본적 선별검사인 유방 촬영은 40세 이상 여성은 연 1회 시행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은 치밀유방이 많고, 서구에 비해 젊은 환자가 많아 초음파가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이 검사에서 의심 소견이 나오면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기본적인 치료법은 수술과 보조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등이다. 수술적 치료로는 암덩어리가 커서 유방과 겨드랑이 임파선을 넓게 제거하는 전절제술과 유방 모양을 최대한 유지하는 보존술, 겨드랑이 임파선 전이를 확인하는 보존적인 감시임파절 생검술 등이 주로 사용된다. 또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보조 항암요법이나 항호르몬치료, 방사선치료 및 최근에 개발된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수술 후 보조치료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치료제는 환자의 나이·병기·악성도·호르몬수용체 유무·HER2 암유전자 발현 유무에 따라 결정하는데, 일반적으로는 국제 및 한국유방암학회의 치료권고안을 따른다. ●각 치료법의 유효성과 부작용, 합병증 등을 짚어 달라 전절제술은 광범위한 절제술로, 수술 후 통증이 보존술에 비해 심하며, 팔의 부종, 팔운동 장애 및 감각이상이 동반될 수 있다. 수술 후 신체 균형이 맞지 않아 비특이적인 통증과 자세변화 등이 수반되기도 한다. 보존술은 방사선치료를 더할 경우 치료효과는 전절제술과 비슷하나 치료 기간이 길고, 비용도 더 들며, 방사선치료로 인한 피부염·식욕감퇴·빈혈·폐렴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감시임파절 생검술은 신경 손상이나 팔의 임파부종등의 합병증은 방지할 수 있으나 임파부종을 완전하게 막기는 어렵다. 또 수술 후 보조치료의 경우 항암치료에 따른 탈모나 구토·설사·위염 등이 수반될 수 있으며, 골수 억제로 빈혈·백혁구 감소 및 패혈증을 겪기도 한다. 대표적 항호르몬제인 타목시펜의 경우, 자궁내막암과 정맥혈전증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강북삼성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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