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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3기 암환자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3기 암환자

    선거는 늘 그렇지만 지난 재보궐선거에서도 열기가 고조되면서 막말과 비하 발언이 빠지지 않았다. 직업이 의사이다 보니 역시 환자와 관련된 비하 발언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자신이 출마한 도시를 ‘3기 암환자 신세’에 비유하며 자신은 이를 살리는 ‘유능한 의사’라는 어떤 후보의 말을 들었을 때 암을 진료하는 의사에게는 몇 가지 의문이 떠올랐고, 선거가 끝난 지금도 계속 마음속에 남아 있다. 첫 번째 의문. “어떤 암 3기지…?” 물론 그 후보는 “요즘은 치료를 잘하면 3기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도시도 암환자처럼 회복시키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그런데 암의 병기만큼 중요한 건 암의 종류다. 대장암 3기의 생존율은 80%, 췌장암 3기의 생존율은 20%다. 어떤 종류의 암인지 알려면 조직검사(암 조직을 떼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가 먼저 필요하다. 암인지 아닌지, 암이면 어떤 종류의 암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그 도시가 과연 어떤 병에 걸렸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신공항이 없는 것이 병이었을까? 여러 번 경제성평가를 하고도 신공항을 그 도시에 건설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결론이 나왔던 것을, 선거 결과에 몸이 단 국회의원들이 여야가 일치단결해 뒤엎을 정도로 진단이 확실했는지 잘 모르겠다. 재조직검사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새로 시장이 되신 분의 진단도 다르지 않은 것 같으니 더욱 걱정이다. 암같이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은 진단이 불확실할 때 몇 번이고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종종 있는 일이다. 환자들은 진단 과정이 길어질수록 답답해하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여기서 어긋나면 이후의 모든 치료 과정이 어그러지고 결국 손해를 입는 것은 환자라는 것을 의사는 알고 있다. 유능한 의사는 신중한 의사다. 두 번째 의문. “그런데 3기면 나 혼자 살리는 건 아닌데…?” 암마다 다르지만 폐암, 위암과 같이 비교적 흔한 암의 3기는 수술 이외의 다른 치료 방법이 필요하다. 수술로 눈에 보이는 암은 제거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흩뿌려진 암세포가 재발을 일으킬 위험이 높은 단계가 3기다. 재발을 막기 위해 수술 전후로 항암제가 대개 추가되고, 종종 방사선치료도 해야 한다. 진단을 제대로 해 줄 영상의학과, 병리과 의사가 필요하고 암환자 간호에 능숙한 전문간호팀도 필수적이다. 이런 여러 영역의 치료 방법을 동원해 최적의 결과를 내기 위한 접근 방식을 ‘다학제적 진료’라고 한다. 이럴 때 의사들은 “이 환자를 내가 살렸다”고 하지 않는다. “우리 팀이 살렸다”고 한다. 의사 한 명이 유능해도 그 팀이 변변치 못하면 암 치료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아마 그가 낙선한 것은 그 자신보다는 그의 팀을 믿지 못한 시민들의 선택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세 번째 의문. “4기 환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종양내과 의사들은 대개 3기와 4기 암환자들을 진료한다. 3기는 치료 후유증으로 힘들어하지만, 4기는 암 자체로 힘들어한다. 고통의 차원이 다르다. 사실 요즘 효과적인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의 등장으로 4기 암환자들은 수년에서 십수년을 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4기 암환자가 겪는 신체적 불편 그리고 심리적인 위축과 슬픔은 어느 누구도 위로하거나 완화해 주기 어려운 종류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이 여전히 살아 있고 가치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아픔을 말하고 인정받으며 이것도 역시 삶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3기 암환자 신세’라는 말은 ‘그럼 4기는 과연 어떤 신세란 말이냐’는 의문을 떠올리게 한다. 죽음과 삶, 고통과 회복, 절망과 희망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틀 안에서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설 곳이 없다.
  • 암환자에게 ‘기침 테러’ 미국 53세 주부에 징역 29일 실형 선고

    암환자에게 ‘기침 테러’ 미국 53세 주부에 징역 29일 실형 선고

    뒤늦게 훌쩍거렸지만 미국 플로리다주 페르난디나 비치에 사는 주부 데브라 조 미셸 헌터(53)는 징역 29일의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헌터는 지난해 6월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있는 쇼핑몰 파이어(pier) 원에서 직원들과 말다툼을 벌이게 됐다. 몇달 전 뇌종양 수술을 받아 몸이 성치 않은 헤더 스프레그가 헌터와 직원들의 언쟁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고 있었는데 헌터는 동영상을 찍지 말라며 양손으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모욕을 준 뒤 그래도 스프래그의 카메라가 자신을 향하자 다가와 일부러 기침을 해댔다. 스프레그는 가족과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 사건은 두 달 뒤 조용히 넘어가는 듯했다. 검찰은 형량 거래를 통해 그녀에게 조건부 보호관찰로 사건을 일단락짓기로 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 듀발 카운티 법원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헌터에게 징역 29일과 함께 벌금 500달러, 보호관찰 6개월, 분노 조절과 관련해 정신 건강 치료를 명령했다고 일간 플로리다 타임스 유니언이 11일 전했다. 헌터는 이날 줌 화상회의로 진행된 변론에 참여해 “내 잘못 때문에 가족이 이미 보상을 치렀다”며 “자녀들도 친구들을 잃었고 지역사회에서 더는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스프레그는 “내가 만약 코로나19에 확진됐더라면 아이들을 어떻게 돌봐야할지 막막했을 것”이라며 헌터를 따끔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제임스 러스 판사는 40초 짜리 스프레그의 동영상을 본 뒤 “맙소사”라고 짧은 감탄사를 내뱉은 뒤 스프레그가 암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돼 면역체계가 채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증언을 들었다. 그는 자신에게 보낸 반성문과 증언을 봤을 때 “헌터가 피해자에게 가한 행동보다 자신의 가족들에게 이 사건이 미친 영향에 대해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피해자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반성하는 모습이 없었다”고 양형 거래에 실형을 더한 이유를 설명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300만명 국가 암데이터 구축… 신규환자 20% 낮춘다

    300만명 국가 암데이터 구축… 신규환자 20% 낮춘다

    정부가 2025년까지 300만명 규모의 국가암데이터를 구축하고, 위·대장암 등의 신규 암환자 규모를 20% 이상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2021년 제1차 국가암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의 제4차 암관리종합계획(2021~2025년)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1996년부터 종합적인 암관리정책을 3차에 걸쳐 추진해 왔고, 이번이 4차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올해부터 5년간 약 300만명 규모의 국가암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전담하는 국가암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가암데이터센터는 국립암센터 또는 시설·인력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기관 중 한 곳을 지정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대학병원 등 여러 기관에서 보유한 다양한 암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역암센터 및 민간 대형병원 등이 보유한 암 임상데이터를 통합해 전체 암 환자의 70% 수준까지 데이터를 포괄하는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75세 미만에서 ‘예방 가능한 암’ 발생을 현재 약 5만 6000명에서 4만 5000명까지 줄이기로 했다. 예방 가능한 암은 위, 대장, 간, 자궁경부암 등이다. 위암은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헬리코박터균의 검사 및 제균치료에 요양급여 기준 확대를 검토하는 등 조기 치료를 강화한다. 대장암은 현재 국가암검진에서 분변 검사 후 확진이 돼야 진행하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1차 검진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외에 간암과 자궁경부암의 예방을 위해 각각 C형 감염 조기 발견 사업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암 환자에 대한 의료비 부담도 완화한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대상을 선정할 때 최소 본인부담액을 인하할 예정이다. 재난적 의료비는 질병, 부상 등으로 가구 부담을 넘는 의료비 중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본인부담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野 유세차에 청년들 오르고, 與 잦은 막말로 논란 불러 ‘상전벽해’

    野 유세차에 청년들 오르고, 與 잦은 막말로 논란 불러 ‘상전벽해’

    작년 총선 참패 원인 된 미래통합당 막말이번엔 여권발 ‘암환자’ ‘쓰레기’ 쏟아져이광재 “대통령 나왔어도 대구 경제 꼴찌” 사전투표 의혹 제기 국민의힘 “적극 참여”민주, 지지율 하락에 ‘친문 마케팅’ 잠잠4·7 재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여야의 선거유세 풍경이 지난해 4·15 총선과는 정반대로 바뀐 모습이다. 진보정당이 전면에 앞세우던 청년층이 최근 국민의힘 유세차에 연일 오르는 한편 사전투표 조작 의혹까지 제기하던 보수당이 이번에는 적극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상전벽해가 이뤄진 셈이다. ‘막말 논란’은 지난해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참패의 원인으로 꼽혔다. 당시 통합당 후보들의 세월호 막말, 3040 비하, 노인세대 비하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며 수도권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이번엔 여당에서 ‘암환자’(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쓰레기’(윤호중 의원) 등 말실수가 잦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31일 부산 유세에서 야권 전직 대통령을 언급하며 “(대구 출신) 대통령이 나왔음에도 대구 경제는 전국에서 꼴찌”라고 발언해 지역감정 조장 논란이 제기됐다.젊은층 공략도 달라진 포인트다. 과거 보수정당은 ‘적폐’, ‘꼰대’ 이미지가 강해 젊은층은 진보 정당의 주요 지지자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국민의힘이 일반 청년을 선거 전면에 내세우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발언으로 비롯된 책임은 모두 당에서 지겠다”며 청년 연설자를 공개모집해 유세 현장에서 마이크를 쥐여 주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 코엑스 현장 연설에 나선 노재승(37)씨는 ‘비니좌’라는 별명을 얻어 화제가 됐다. 이런 전략은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20대 지지율이 낮은 데 대해 “역사 경험치가 낮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것과 맞물려 더 불이 붙은 모양새다. 사전투표 참여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태도도 바뀌었다. 여당 지지세가 강력했던 지난해 총선 때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사전투표 독려가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개표 불신의 여파로 이번 선거에서도 사전투표를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 당 지도부가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너무 의심들 하지 마시고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하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여권의 ‘친문 마케팅’이 드러나지 않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선거에서는 후보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나 함께한 이력을 앞세우는 등 대통령의 인기에 묻어 가려는 시도가 많았다.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까지만 해도 박영선·우상호 당시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각각 ‘문재인 보유국’, ‘69세 생신축하’ 문구를 내놓는 등 유효했다. 그러나 이달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유세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관련 언급도 급격히 줄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1년 만에 상전벽해…정반대로 바뀐 여야 선거 풍경

    1년 만에 상전벽해…정반대로 바뀐 여야 선거 풍경

    4·7 재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여야의 선거유세 풍경이 지난해 4·15 총선과는 정반대로 바뀐 모습이다. 진보정당이 전면에 앞세우던 청년층이 최근 국민의힘 유세차에 연일 오르는 한편, 사전투표 조작 의혹까지 제기하던 보수당이 이번에는 적극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상전벽해가 이뤄진 셈이다. ‘막말 논란’은 지난해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참패의 원인으로 꼽혔다. 당시 통합당 후보들의 세월호 막말, 3040 비하, 노인세대 비하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며 수도권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이번엔 여권의 말실수가 잦다.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가 부산을 ‘암환자’에 빗대 논란이 된 데 이어 27일 윤호중 의원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쓰레기’로 표현해 비판받았다. 젊은층 공략도 달라진 포인트다. 과거 보수정당은 ‘적폐’, ‘꼰대’ 이미지가 강해 젊은층은 진보 정당의 주요 지지자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국민의힘이 일반 청년을 선거 전면에 내세우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발언으로 비롯된 책임은 모두 당에서 지겠다”며 청년 연설자를 공개모집해 유세 현장에서 마이크를 쥐여 주고 있다. 특히 지난 29일 코엑스 현장 연설에 나선 노재승(37)씨는 ‘비니좌’라는 별명을 얻어 화제가 됐다. 이런 전략은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20대 지지율이 낮은 데 대해 “역사 경험치가 낮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것과 맞물려 더욱 불이 붙은 모양새다. 사전투표 참여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태도도 바뀌었다. 여당 지지세가 강력했던 지난해 총선 때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사전투표 독려가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개표 불신의 여파로 이번 선거에서도 사전투표를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 당 지도부가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너무 의심들 하지 마시고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하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여권의 ‘친문 마케팅’이 드러나지 않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선거에서는 후보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나 함께한 이력을 앞세우는 등 대통령의 인기에 묻어 가려는 시도가 많았다.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까지만 해도 박영선·우상호 당시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각각 ‘문재인 보유국’, ‘69세 생신축하’ 문구를 내놓는 등 유효했다. 그러나 이달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유세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관련 언급도 급격히 줄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사설] 정책 대결 하랬더니 막말공방, 유권자 우습게 보나

    4·7 재보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우려했던 대로 거대 양당 간 막말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유세에서 “제가 (2019년 광화문 집회에서) 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고 한다.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중증 치매 환자에 거듭 비유했다. 그러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에서 “내곡동 땅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거짓말하는 후보, 쓰레기다.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해야 한다”며 오 후보를 쓰레기에 비유했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우리 부산은 3기 암환자와 같은 신세”라고 빗대자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암과 투병하는 환우들도 모독하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소셜미디어에 국밥을 먹고 있는 오 후보 사진을 올리고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하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식탁 앞에 앉아서 담배 피우면 노무현 아바타냐”라고 맞받아치는 유치한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아파트를 두고 ‘대마도 뷰’라고 하자 국민의힘이 박영선 후보의 도쿄 아파트를 놓고 ‘야스쿠니 뷰’라고 맞공격한 것도 저급하긴 마찬가지다. 선거라지만 막말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 23일 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간 단일화로 선거 구도가 확정되면서 여론은 건전한 정책경쟁을 기대했다. 자치단체장의 업무는 시민의 살림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대 양당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막말을 주고받으며 선거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뭘 보고 배울지, 외국인들이 한국을 어떻게 볼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특히 치매, 암 등을 언급하는 것은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만큼 금기시돼야 한다는 점에서 개탄스럽다.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으로 선진국 대접을 받는 한국이 정치 분야에서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거대 양당이 이처럼 대놓고 막말을 주고받는 것은 각자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속셈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얄팍한 계산은 유권자의 수준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막말로 정치 혐오증이 높아진 국민은 결국 대안을 찾으려 할 것이다. 당장은 양당 구도가 영원할 것 같지만 막말들이 쌓이면 정치판 물갈이에 대한 욕구도 커질 것이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여야는 유권자의 수준을 존중하는 품위 있는 선거운동을 펼치기 바란다.
  • “한국병원은 환자보다 병원중심”

    “한국병원은 환자보다 병원중심”

    “한국의 병원은 환자보다 의료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보다 편의성을 좀 더 강조합니다.” 호텔 로비처럼 으리으리한 대학병원, 잘 꾸민 카페 같은 동네병원. 외형으로만 보면 세계 어느 나라 못잖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병원을 다녀온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일까. 최근 ‘한국인의 종합병원’(생각의힘)을 낸 신재규(사진)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UCSF) 임상약학과 교수는 서울신문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병원들의 문제에 대해 의료 공급자 중심의 의료체계를 핵심으로 지적했다. 책은 4년 전 갑작스레 췌장암 진단을 받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치료와 돌봄을 위해 저자가 한국으로 와 대학병원, 대형약국, 동네의원, 동네약국 등 여러 의료기관을 두루 찾았던 경험을 토대로 썼다. 1차 의료기관인 동네의원이 위염으로 오인해 한 달 동안 투약 처방을 받았지만, 병세가 나아지지 않자 가족들은 대학병원으로 향한다. 동네병원이 위염으로 진단을 내렸던 터라 대학병원도 위염 전문 의사를 배정했다가 의사를 바꾼 뒤에야 췌장암 판정이 나왔다. 대학병원 의사들은 의무 기록을 미리 읽지도 않고,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묻지도 않은 채 환자를 맞기도 했다. 초조한 환자와 가족 대신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대학병원 의사는 “항암치료 하면 한 3개월쯤 살겠다”며, 그야말로 ‘남의 일’처럼 대한다. 책에는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직접 진료 3차 의료기관에 진료 예약을 하는 시스템, 환자에 대한 정보 공유 부족, 소견서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이를 받아 처리한 대학병원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결국 환자와 환자의 가족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다. 어머니가 황달이 심해 시술을 받아야 하는데, 대학병원은 환자를 금요일에 입원시키고 당일 저녁 11시 MRI 검사 일정을 잡는다. 빠른 처리에 감탄한 것도 잠시, 검사 일정이 이내 토요일 새벽 2시로 바뀐다. 저자는 복도에 쓰여 있는 ‘외래’ 두 글자를 보고 이내 병원의 속내를 깨닫는다. 돈을 벌기 위해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시간 내내 비싼 MRI를 쉬지 않고 돌렸고, 어머니의 검사 일정이 뒤로 밀려난 것이다. 영리 추구에 여념이 없는 대학병원 탓에 저자의 어머니는 새벽에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MRI 검사를 받아야 했다. 월요일 시술을 앞두고 감염 우려가 있는 암환자를 입원시켜 주말을 보내게 해놓고, 의사는 정작 주말 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은 채 레지전트나 인턴이 분주하게 움직인다.간호사에게서 “환자가 욕창에 걸리지 않게 가족이 환자의 자세를 바꿔줘야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살펴보니, 1명의 간호사가 무려 12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었다. 1명의 간호사가 많아야 5명을 돌보는 미국과 달리 환자 가족까지 의료에 동원되는 이유다. “병원이 입원환자들의 돌봄을 모두 담당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환자의 치료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면, 병원은 간호사 수를 적절하게 늘리고 간병인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미국과 한국의 의료체계와 비교하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의사와 간호사 수를 늘린다 해도 의료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특히 1차 의료기간과 의료체계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은 1차 의료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현재로선 2차 의료 그리고 대학병원의 3차 의료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여러 의료제공자 간의 협력과 조정을 주도하고 이끌어낸 역할의 1차 의료제공자 제도를 조속히 확립해야 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고통스러운 항암치료 탓에 온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마지막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항암치료가 시작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의사가 잘 알려주지 않았다. 저자는 이를 두고 “아무리 의학지식이 뛰어나도,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글과 말로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으면 의료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부터 의사소통 능력을 선발기준의 중요한 요소로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그의 어머니는 대학 병원을 나와 호스피스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다. 췌장암 진단 이후 동네병원과 대학병원에서는 고통스러웠지만, 그나마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로서 대우를 받으며 편안함을 느꼈다 한다. 그러나 호스피스 병원을 찾는 일 역시 쉽지는 않았다.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한국의 의료체계 전반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제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 제도와 환경에 익숙해져 있어서 문제가 있는지조차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도 밖에 있는 사람이 제도 안에 있는 사람들보다 문제를 더 잘 볼 수도 있습니다. 우선은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해야 제도 개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모두에게 익숙한 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 제가 그 역할을 조금이나마 했다고 생각합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재갑 교수 “기대 수명이 한달 이상이면 코로나 백신 맞아야”

    이재갑 교수 “기대 수명이 한달 이상이면 코로나 백신 맞아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가 10일 서울대 간호과학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코로나19 전망과 백신’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기대 수명이 한달도 남지 않은 환자를 제외하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백신 접종 이후 15명의 사망 사례가 보고됐고, 영국은 지난달 18일 기준 940만명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가운데 이후 사망이 212명 발생했다. 840만명이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40명 사망자가 생겼지만 모두 백신과의 인과관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에서도 지난 1월 18일 기준 196명이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사망했지만 전년도 같은 기간에 요양원에서 사망한 숫자보다 많지 않다. 이 교수는 “백신 접종으로 기저질환이 악화하면 백신과 사망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지난해 독감 백신 접종 사례를 설명했다. 지난해 독감 백신으로 110명이 사망했고 이가운데 50여명을 부검했지만 뇌졸중, 심근경색, 대동맥이 찢어진 경우 등 기저질환이 악화해서 사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즉 독감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더라도 어떤 이유에서든 사망했을 분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2020년 무료 독감백신 접종률은 전년도 73.1%에 비해 낮은 64%에 그쳤다. 이 교수는 이날 열리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접종을 허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위원회의 위원은 아니다. 이 교수는 “백신을 맞으면 열이 나고 힘들수 있다”며 “열이 나는 이상 반응에도 돌아가신다면 백신을 맞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말기 암환자는 백신 접종 할때 신중해야 하며, 기대 여명이 한달도 안되는 분에게 백신접종은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사망률이 20%가 넘고,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률은 그보다 낮기 때문에 코로나 사망률을 백신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로 장기 온라인 수업이 지속되면서 교육 격차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교사의 백신 접종 문제도 이 교수는 언급했다. 그는 “교육부에서 교사들이 백신 접종을 맞을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유초중고 교사 숫자가 40만명에 육박하나 도입된 백신 물량이 그에 미치지 못해 접종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는, 완전종식은 어렵고 올해 백신을 2회 접종했다면 내년에는 1회만 접종하는 등 독감처럼 계속 백신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염색도 끊었어요” 김해시 공무원, 어린 암환자 위해 2년 기른 긴 생머리 기부

    “염색도 끊었어요” 김해시 공무원, 어린 암환자 위해 2년 기른 긴 생머리 기부

    김미진 주무관 “2년 전 결심, 세심히 길렀어요” 권오현 주무관도 기부차 기른 ‘꽁지머리’에“남자 공무원이 단정치 못하다” 오해경남 김해시청 공무원들이 암 환자들을 위해 머리카락을 기부하는 조용한 선행이 알려지면서 겨우내 얼었던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허리까지 기른 긴 머리카락 ‘싹둑’ 김미진 “착한가발 기부 동참해줬으면” 김해시청 공보관실에 근무하는 김미진(33) 주무관은 2년간 고이 기른 긴 생머리를 잘라 최근 ‘어머나운동본부’에 기부했다. 기부를 위해 자주했던 염색도 2년간 끊고 세심하게 길렀다. 어머나운동본부의 ‘어머나’는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의 줄임말이다. 이 단체는 머리카락을 기증받아 소아암 어린이에게 착한 가발을 무료로 기부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지난 18일 허리까지 길렀던 생머리를 잘랐고 이튿날 갑자기 짧아진 단발머리로 출근하면서 동료들이 그의 선행을 알게 돼 전해졌다. 김 주무관은 “대학생 때 착한가발 기부운동을 알게 됐지만 당시는 파마나 염색한 머리카락은 기증을 받지 않을 때였다”면서 “염색을 심하게 했던 터라 마음만 갖고 있다가 2년 전부터 기부를 결심하고 염색을 하지 않고 머리카락을 세심하게 관리하며 길러오다 이번에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리카락 기부 방법을 묻는 문의도 많고 더 많은 분들이 이웃의 아픔을 더는 일에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어머나 운동 참여 후기 영상을 만들어 우리시 공식 유튜브 채널인 ‘가야왕도 김해TV’에 업로드했다”면서 “많은 분들이 선행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권오현 “25㎝ 이상 길러 6월 기부” 이에 앞서 김해시청 도로과에 근무하는 권오현(44) 주무관도 소아암 환자를 위해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권 주무관은 지난해 휴직 이후 올해 초 근무지에 복귀했는데 뒷머리를 묶고 꽁지머리를 한 채 돌아와 “남자 공무원이 단정하지 못하다”는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최근 권 주무관이 꽁지머리를 기르는 사연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한 시민은 최근 그에게 머리카락 관리에 쓰라며 샴푸세트를 선물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발 제작에 사용하려면 통상 머리카락 길이가 25㎝ 이상이 돼야 해 권 주무관은 6월쯤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할 계획이다. 한편 ‘어머나 운동본부’는 국제두피모발협회와 한국가발협회가 2007년부터 이·미용업계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해온 소아암 어린이 착한가발 기부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확대하기 위해 2014년 1월 설립된 시민단체이다. 착한가발 기부운동은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카락이 빠진 어린 암환자들이 놀림을 받거나 심적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이를 돕기 위해 시작된 후원사업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면역기능 약한 사람에게서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쉽게 일어난다

    [사이언스 브런치] 면역기능 약한 사람에게서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쉽게 일어난다

    한 사람의 몸 속에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 발견된 것은 처음 지난해 말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난 이후 8일 기준으로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총 51명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하고 개발된 백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노약자나 만성환자 몸 속에서 바이러스 변이가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영국 런던대(UCL), 케임브리지대 의대, 옥스포드대 의대, 켄트대 약학대, 애든브룩스 병원 임상생화학·면역학교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감염·면역학연구소, 멕시코 국립자치대,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보건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면역기능이 약화된 사람이나 노약자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체내에서 바이러스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8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해 여름 병원에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으로 화학요법 치료를 받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70대 면역결핍 남성 환자에 대해 23차례 이상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다. 이 환자는 101일 동안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 완치자 혈장 등 다양한 코로나19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완치자 혈장을 두 번 투여한 66일과 82일 사이에 체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검출된 변이 바이러스들은 모두 다른 종류였으며 지난 연말에 발견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와 똑같은 바이러스도 검출됐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하기 쉽게 만드는 스파이크단백질이 모두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면역 기능이 약화된 노약자나 항암 치료 등으로 면역기능이 약화된 환자들의 몸 속은 바이러스 변이가 쉽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라빈드라 굽타 케임브리지대 의대 교수(감염병학)는 “이번 연구는 다른 질병이나 노화로 인해 면역조절 능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할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가 쉽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라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많아질수록 백신 접종을 무력화시켜 집단면역을 늦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월가 혼쭐낸 게임스톱 ‘학생 개미’, 주식 차익으로 기부 선행

    월가 혼쭐낸 게임스톱 ‘학생 개미’, 주식 차익으로 기부 선행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태 이후, 차익을 실현한 미국 개미투자자들의 기부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은 개미들의 반란에 동참한 대학생이 게임스톱 주식 일부를 사회에 환원했다고 전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출신으로 코넬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헌터 칸(20)은 지난 달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맞선 개미투자자들의 게임스톱 주식 매수 전쟁에 동참했다. 칸은 “월가 큰손들이 잘못됐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반란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콜옵션(특정 자산을 만기일에 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 매도로 3만 달러(약 3347만 원)를 현금화한 칸은 지난 주말 미네소타주의 한 어린이병원을 찾았다. 힘든 시기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었다는 그는 2000달러(약 223만 원) 규모의 게임기를 병원에 기증했다.미네소타 어린이재단 이사장은 “특히 요즘처럼 어려운 때 후한 기부에 감사한다”면서 “우리 사회 젊은이들이 수익을 나눌 줄 아는 것을 보게 되다니 고무적 현상”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칸은 “최근 월가 사태의 수혜자로서 나와 내 이웃의 행복을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월가의 부패가 드러났다. 우리가 응집력의 대가로 얻은 이익을 움켜쥐고 월가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한다면 개미들의 반란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나눔이야말로 ‘양복쟁이’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게임스톱 주식 50주를 보유하고 있는 그는 나머지 차익으로 대학 등록금을 충당할 계획이다.앞서 텍사스주의 다른 개인투자자도 게임스톱 주식 차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했다. 익명의 투자자는 지역 어린이병원에 고가의 게임기를 구입해 전달했다. 뉴질랜드 사업가 모리스 라주틴 역시 게임스톱 주식 차익으로 게임기를 구입해 어린이병원 암환자들에게 기증했다. 게임스톱 주가 폭등 사태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게시판 ‘월스트리트베츠’를 중심으로 한 개미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주식거래앱(로빈후드) 이름을 딴 ‘로빈후드 개미’라 불리는 이들은 대형 헤지펀드 공매도에 맞서 오프라인 게임 판매업체 게임스톱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게임스톱 가치는 12월 이후 1625% 급등했고, 백기를 든 대형 헤지펀드가 손실 만회를 위해 다른 주식을 대거 팔면서 미국 증시가 요동쳤다. 월가를 뒤흔든 개미의 반란은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경남 김해시청 40대 남성 공무원 꽁지머리 한 이유...소아암 가발 후원

    경남 김해시청 40대 남성 공무원 꽁지머리 한 이유...소아암 가발 후원

    ‘남자 공무원이 왜 머리카락을 길러 꽁지머리를 하고 있을까’ 일년간 휴직을 했다가 이달 복직한 경남 김해시청 도로과 권오현(44) 주무관은 머리카락을 길게 길러 묶은 꽁지머리를 한 모습으로 출근한다.주변에서는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남성 공무원 꽁지머리는 보기가 좀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꽁지머리를 한 이유를 듣고는 응원을 보낸다. 권씨가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가발을 후원하는 ‘어머나’(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주위 시선에 예민한 어린 아이들은 머리 카락이 없는 자신의 모습에 위축 될 수 있어 가발이 큰 도움이 되지만 가발 가격이 수백만원에 이르다 보니 선뜻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어머나 운동은 어려운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가발을 무료로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머리카락을 길러 기부하거나 자연스럽게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아 어머나 운동 단체에 보내도 된다. “지난해 초 간암으로 양산부산대병원에 입원한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 드리기 위해 휴직 하고 병원을 오가며 아버지를 간호하다 소아암병동에서 어머나 운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권씨 아버지는 다행히 치료가 잘 돼 간 이식까지는 하지 않게 됐다. 권씨는 지난해 4월 이발을 한 이후 지금까지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 가발을 만드는데 쓰는 머리카락은 길이가 25㎝가 넘어야 한다. 김해시청에 공무원으로 함께 근무하는 권씨 아내는 처음에는 머리카락 기르는 것을 말렸다. “아내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 불편할 수 있으니 금전으로 후원을 하고 머리카락은 기르지 않는게 어떻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는 “아내에게 ‘돈으로 하는 후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렇게 머리카락을 길러서 기부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했더니 아내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머리카락이 길러보니 한달에 평균 1㎝쯤 자라는 것 같습니다. 현재 20㎝쯤 자랐는데 오는 6월쯤 25㎝ 넘게 자랄 것으로 예상돼 그때 머리카락을 짧게 남기고 잘라서 기부 할 예정입니다” 부산이 고향인 권씨는 김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2004년 김해시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죽음’ 배우고 대화하면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죽음’ 배우고 대화하면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

    지난해 연말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이 나와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올해는 더 많은 나라에서 백신 접종을 하겠지만 코로나19가 갑자기 박멸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전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한국도 지난 연말부터 코로나 3차 대유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6일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약 8611만명, 누적 사망자는 약 187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한 미국에서는 누적 사망자 수가 36만 5600여명으로 2차 세계대전 군인 사망자 숫자인 29만 1557명보다 많습니다. 그야말로 코로나19 시대에서는 생로병사 중 병(病)과 사(死)가 일상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 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죽음(death), 죽어감(dying)을 애써 외면하고 회피하려고 합니다. 출판사들 홍보수단인지는 모르겠지만 ‘죽음’이 ‘정의’, ‘행복’과 함께 미국 아이비리그의 3대 명강의에 꼽힌다고 할 정도로 최근 들어서는 죽음에 대해 배우고 진지하게 생각하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실제로 호주 플린더스대 완화치료 및 죽음·죽어감 연구센터, 센트럴 퀸스대 의대, 시드니 공과대학 공동연구팀은 죽음이라는 삶의 한 과정에 대해서 생각하고 말하고 배우는 것이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 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월 7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를 대상으로 플린더스 대학에서 개발한 죽음학 과정인 ‘다잉투런’(Dying2Learn) 수업을 6주 동안 수강하도록 했습니다. 6주 과정이 끝나고서 연구자들은 수강자들이 수업 전후에 노화와 죽음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다루는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바뀌었는지 조사했습니다. 죽음학에 대해 배우기 이전에는 노화와 죽음에 대해 어둡고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을 드러내는 단어들을 많이 사용했으나 수강 이후에는 노화와 죽음을 좀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한편 죽음의 과정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태도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말기 암환자나 노년층, 그리고 그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죽음학 수강 여부를 떠나 평소 회피하던 내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면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많은 철학자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의 삶에 좀더 충실하게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신은 괜찮을 것 같고 영원히 살 것처럼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올바른 자세는 아닐 것입니다. 신축년 올해는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한 해가 됐으면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암환자 200만명 넘었다 “절반 이상 5년 넘게 생존”

    암유병자가 20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우리나라 국민 25명 가운데 1명꼴이다. 종류별로는 남녀 통틀어 위암이 가장 많았고, 갑상선암, 폐암, 대장암 등의 순이었다. 암유병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5년 넘게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29일 발표한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1999년 이후 암을 진단받고 2018년 기준으로 치료를 받거나 완치된 ‘암유병자’는 약 201만명으로, 2017년(약 187만명)보다 증가했다. 이는 2018년 국민 25명당 1명(전체 인구 대비 3.9%)이 암유병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은 인구 29명당 1명(3.4%), 여성은 23명당 1명(4.4%)이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8명당 1명이 암유병자였다. 2018년 한 해 동안 새로 암진단을 받은 환자는 24만 3837명으로 전년 대비 8290명(3.5%) 증가했다. 남성이 12만 8757명, 여성은 11만 5080명이다. 신규 암 환자는 2015년 21만 8000명대에서 2016년 23만 2000명, 2017년 23만 6000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인구 10만명당 암발생률은 290.1명으로 전년 대비 3.2명 증가했다. 여성이 5.8명 늘어 남성(0.2명)보다 많았다. 기대수명인 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4%이며 남성은 5명 중 2명(39.8%), 여성은 3명 중 1명(34.2%)에게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령별로 보면 10만명당 14세 이하는 14.6명, 15~34세는 71.7명, 35~64세는 485.4명, 65세 이상은 1563.4명으로 집계됐다. 복지부는 “남녀 전체에서 갑상선암은 4번째에서 2번째로 순위가 올랐고, 대장암은 2번째에서 4번째로 내려갔다”면서 “위암과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최근 10여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방암과 전립선암, 췌장암은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상재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은 이와 관련해 “대장암은 1990년 후반부터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검진사업을 통해 용종을 많이 제거했기 때문에 암으로 진행하는 환자가 줄어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반인과 비교해 암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의미하는 5년 상대생존율은 70.3%였다. 여성(77.1%)이 남성(63.5%)보다 높았다.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단독] 日유람선처럼… “갇혀서 죽어가는 요양환자 구출해 주세요”

    [단독] 日유람선처럼… “갇혀서 죽어가는 요양환자 구출해 주세요”

    구로요양병원 의료진 등 158명 감염확진 환자들 병상 배정 못 받고 방치 음성 환자도 적절한 치료 못받아 사망의협 “전담병원·병상 확보에 총력을”박상현(41)씨는 가족 없이 홀로 사투 중인 아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 서울 구로구 미소들요양병원에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된 아버지 박남기(71)씨를 위해 딸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박씨가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모습을 본 건 이달 초 구로 고대병원에서 폐암 진단을 받았을 때다. 그 후 아버지는 “집도 가깝고 다니던 데가 편하다”며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2주 뒤 이 병원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발하면서 지금은 면회조차 불가능해졌다.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다. 특히 병원 내 의료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중증 암환자인 박씨는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병원 전체가 섬처럼 외부와 격리되면서 다른 요양병원으로 옮기는 것도 불가능하다. 박씨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버지를 받아 주겠다는 병원이 있는데 정부에선 손을 놓고 있다”며 “아버지가 빨리 코로나 환자들과 분리됐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보였다. 미소들요양병원에서 지난 15일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뒤 전날까지 158명이 감염됐다. 이 가운데 의료진과 행정 인력이 78명으로 절반에 가깝고 환자는 80명이 감염됐다. 총 6명이 사망했다.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는 4명이고 외부로 이송된 환자 중 2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 음성 환자 중에도 사망자 9명이 나왔다. 의료 인력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탓이다. 다행히 박씨는 6차례에 걸친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박씨는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균이 생길 우려가 있어 격리 병실에서 생활한 아버지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면서도 “상태가 호전되면 다시 6인실로 가야 하는데 그러면 코로나19에 노출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바다 위에 격리돼 수많은 사람이 숨져 간 일본 유람선 사례가 대한민국 요양병원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현재 코호트 격리를 이뤄지고 있는 요양병원은 총 17곳. 누적 확진자 163명을 기록한 경기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을 포함해 요양병원 감염자는 전날 기준 1451명에 이른다. 가장 큰 문제는 코호트 격리된 요양병원은 사실상 치료 기능이 상실됐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음성 환자들조차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다. 2주째 격리돼 요양병원 환자를 돌보고 있는 최희찬 전문의는 “코로나19에 걸린 전국 요양병원 환자들은 말 그대로 방치돼 있다”면서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의료법상 감염병을 치료하는 곳이 아닌 요양병원엔 음압병상이 없고 병실이 좁아 집단감염 우려가 높다”며 “또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암 등 중증 환자가 많다 보니 사망자도 속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효플러스요양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호트 격리는 결국 병상 부족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정부는 환자들을 신속히 이송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전용 병원과 병상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국내연구진, 폐암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 찾았다!

    국내연구진, 폐암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 찾았다!

    폐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를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바이오마커’는 몸 속 세포, 혈관, 단백질, DNA, RNA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내는 생화학적 지표다. 영남대 의생명공학과 진준오(41) 교수가 울산대 의과대학 이창환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폐암 진단 및 5년 생존률 예측이 가능한 바이오마커 단백질을 발견했다. 폐암의 경우 초기에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는데다 조기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가 드물어 조기진단률이 20%에 불과하다. 현재 폐암 진단을 위해 바이오마커로 제시된 물질들이 존재하지만, 특이성과 민감성이 충분하지 못해 조기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폐암은 조기 발견 시 생존률이 80%로 높기 때문에 이번 연구 성과가 학계와 의료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폐암환자 104명의 폐암조직과 정상조직에서 유의미한 농도차이가 나타나는 단백질 발굴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트림28(TRIM28)’이라는 단백질이 폐암조직에서 확연히 농도가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 실제 트림28 단백질이 인위적으로 많이 만들어지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세포모델과 생쥐모델에서 폐암의 증식이나 이동이 심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트림28의 결합 단백질을 확인한 결과, 트림28에 의해 분해되는 표적단백질 RLIM을 알아냈다. RLIM은 대표적인 종양억제 단백질인 p53을 분해하는 MDM2를 분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트림28이 RLIM을 조절하고, RLIM이 MDM2를 조절해 최종적으로 p53을 조절하는 연쇄 분해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을 세포와 동물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폐암환자 101명의 조직샘플을 이용해 트림28 및 RLIM 단백질과 5년 생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TRIM28 발현양이 높고, RLIM의 발현양이 낮은 환자들의 5년 생존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폐암 조기진단을 위한 생화학적 지표이자 5년 생존률 예측을 위한 인자로 트림28과 RLIM을 이용하기 위해 향후 임상적 적용을 진행할 예정이며, 트림28과 RLIM을 조절할 수 있는 후보물질 발굴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기초연구실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세포 사멸 및 분화(Cell Death and Differentiation)’ 최신호(12월 17일자)에 게재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20분 만에 100%”…전립선암, 소변검사만으로 진단한다

    “20분 만에 100%”…전립선암, 소변검사만으로 진단한다

    전립선암은 남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이다. 혈액검사를 통해 전립선암 위험군이라고 분류되면 조직검사를 받은 뒤 암 발병 여부를 판단하는데 조직검사는 번거롭고 통증과 출혈 때문에 불편하다.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과 초정밀 바이오센서 기술을 이용해 소변검사만으로 전립선암 여부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공동연구팀은 초고감도 전기신호 기반 바이오센서와 인공지능 분석법을 활용해 소변에서 전립선암을 20분 만에 100% 가까운 정확도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에 실렸다. 소변을 활용한 진단검사는 환자 편의성 뿐만 아니라 의료자원을 줄일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변에서 암 관련 생물학적 지표인 암인자의 농도가 낮아 정밀진단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한 종류의 암 인자가 아닌 서로 다른 종류의 암 인자를 동시에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소변에서 극미량의 4종류 암인자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초고감도 반도체 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초고감도 반도체 센서를 통해 얻은 네 종류의 암 인자와 전립선암 사이의 상관관계를 인공지능에 기계학습 시키고, 얻어진 검출신호들의 복잡한 패턴에 따라 암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이 같은 인공지능 암 분석법을 활용해 정상인과 전립선암환자의 소변으로 암 여부를 진단한 결과 전립선암 환자를 95.5%로 진단하는데 성공했다. 이관희 KIST 박사는 “소변만으로 100% 가깝게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은 소변을 활용한 다른 암의 정밀 진단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정인갑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소변만으로 정확하게 선별함으로써 불필요한 조직검사와 치료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월드피플+] 스페인 어린이 병원 외벽 타고 스파이더맨 반전 정체

    [월드피플+] 스페인 어린이 병원 외벽 타고 스파이더맨 반전 정체

    "바이러스는 어른과 어린이, 슈퍼히어로를 가리지 않는단다. 그러니까 마스크 끼는 것, 잊으면 안돼." 건물 밖에서 나타나 이렇게 말하는 스파이더맨을 보고 어린이들은 아픈 것도 잠시 잊고 환호했다. 스페인 말라가의 한 어린이병원 외벽을 타고 등장한 스파이더맨이 화제다. 물론 진짜 스파이더맨은 아니고 '짝퉁'이었지만 몸도 아픈데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쳐 우울한 성탄시즌을 보내고 있는 어린이 환자들에겐 엄청난 선물이었다. 스파이더맨이 나타난 곳은 암환자 어린이들이 입원해 있는 말라가의 어린이병원이다. 스파이더맨은 병원건물 꼭대기 8층에서부터 줄을 타고 내려오면서 층마다 입원해 있는 환자 어린이들을 만났다. 난데없이 창문 밖에 스파이더맨이 나타나자 암환자 어린이들은 손을 흔들며 창가로 달려갔다. 스파이더맨은 아이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며 병을 이겨내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스파이더맨은 마스크 착용을 신신당부했다. 그는 "(나도) 마스크를 하지 않은 것 같지만 실은 지금도 안으로 마스크를 하고 있단다"라며 코로나19를 각별히 주의하자고 했다. 목숨을 걸고 외벽을 탄 스파이더맨은 누구일까. 그는 해마다 이맘때면 병원을 찾아 암환자 어린이들을 위로하던 현직 경찰 에두아르도 발보아였다. 이벤트를 기획한 건 암환자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한 재단이었다. 발보아는 올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암환자 어린이들을 만날 방법을 두고 고민이 컸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예년처럼 산타 복장을 하고 층마다 방문하는 대면 위로가 곤란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가뜩이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환자어린이들을 대면한다는 것 자체가 어린이들에게 위험한 일이 되고 말았다"며 한동안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기막힌 아이디어를 던진 건 암환자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안드레스 재단이었다.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하고 건물 외벽을 타면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 코로나19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고 무릎을 친 발보아는 즉시 준비에 나섰다. 건물 8층에서부터 안전하게 줄을 타고 내려오면서 층층을 들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하강연습을 해야 했다. 발보아는 소방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건물 외벽을 타는 연습을 했다. 발보아는 "어려운 시기에 투병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에게 잠시나마 기쁨을 줄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아이들이 꼭 병을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라방과르디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암 사망률 1위 폐암 피검사로 조기진단하고 5년 생존률까지 예측한다

    암 사망률 1위 폐암 피검사로 조기진단하고 5년 생존률까지 예측한다

    폐암은 매년 한국인 암사망률 1위로 꼽히고 있다. 조기발견시 생존률이 80%로 높지만 초기에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고 엑스레이, 컴퓨터단충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영상진단에 의존하다보니 조기진단률은 2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혈액 검사 같은 방법으로 조기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연구진이 폐암을 조기진단할 뿐만 아니라 5년 생존률까지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대 의대 폐암연구센터,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폐암환자와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비교해 폐암을 진단하고 생존률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활용 가능한 단백질을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세포 사멸 및 분화’ 17일자에 실렸다. 바이오마커는 몸 속 세포, 혈관, 단백질, DNA, RNA 등을 이용해 체내 변화를 알아내는 생화학적 지표를 말한다. 현재 폐암 조기진단을 위해 제시된 물질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폐암만을 진단할 수 있는 특이성과 민감성이 떨어져 실제 임상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폐암환자 104명의 폐암조직과 정상조직에서 차이를 보이는 단백질을 찾아나섰다. 그 결과 트림28(TRIM28)이라는 단백질이 폐암조직에서는 정상조직보다 79.8%나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트림28은 림(RLIM) 단백질을 분해하고 종양억제단백질까지 분해시킨다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101명의 폐암환자의 폐암 조직과 정상조직에서 트림28과 림단백질과 5년 생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트림28 발현량이 높고 림단백질이 농도가 낮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5년 생존률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트림28이 많이 만들어지도록 조작한 세포모델과 생쥐모델을 관찰한 결과 폐암의 증식과 전이가 심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창환 울산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암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찾아냄으로써 폐암 조기진단에만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폐암의 발병과 진행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진단시약 및 신약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30개월 애지중지 기른 두발, 암환자 위해 기부한 해병대 여전사들

    30개월 애지중지 기른 두발, 암환자 위해 기부한 해병대 여전사들

    “2018년 처음 제공한 적 있는데 아픈 소아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2년반 동안 기른 머리털을 한번 더 기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중학생시절 소암아환자인 사촌동생이 치료할 때 병원에 함께 다녔는데, 성인이 돼 어린 암환자들에게 뭘 해줄까 생각하다 두발을 선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소아암 환자를 위해 애지중지 기른 두발을 기부한 경기 김포의 해병대 2사단 백호여단 조아진(27))·배효경(23) 중사는 16일 서울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씩씩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병2사단에 따르면 대구가 고향으로 군수담당인 두 중사는 지난 11월 소아암 환자용 특수가발 제작·기증단체 ‘어머나(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본부’에 머리털을 전달했다. 어머나 운동본부는 소아암 환자용 특수가발을 제작해 기증하는 단체다.항암치료를 받는 소아암 환자들은 머리카락이 빠지는 스트레스 때문에 가발을 착용한다. 이때 가발은 항균 처리된 100% 사람털이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해 구입비가 만만찮다. 두 중사는 건강한 두발을 기증하기 위해 파머나 염색 같은 미용도 받지 않고 수년간 머리카락을 상하지 않도록 잘 관리했다. 염색·파머 없이 25㎝ 이상 길러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6월 임관한 조 중사는 2년 전 한국백혈병소아암학회에 기증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녀는 “부대 규정상 파머나 염색 등을 금지하기 때문에 머리카락을 기르는 데 좀만 신경써 관리하면 아픈 소아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30개월 기른 두발을 잘랐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대구집 앞산에서 예비군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멋있는 군인이 되고 싶어 해병대에 입대했다는 조 중사는 합기도 3단, 우슈 1단, 태권도1단 등 총합계 무술 5단을 보유한 유단자다.그녀는 ”배 중사와 함께 같은 부대에서 한마음으로 선행에 참여해 뿌듯하다“며 ”이번이 두 번째 기부인데 앞으로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부대내 여군들이 함께 두발 기부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2017년 12월 임관한 배 중사는 “친척동생이 중학교시절 소아암 환자였는데 함께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도와주곤 했다”며, “동생이 당시 친구들하고 한창 뛰어놀고 싶은 나이인데 치료받느라 모자쓰며 생활하고 다른 사람들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해 안타까웠다”고 떠올렸다. 그때 어린 암환자들이 생각나 기부하게 됐다고 전했다. 배 중사는 2018년 4월부터 2년 반 넘게 기른 머리털 47㎝를 잘라 쾌척했다. 해병대에 입대한 이유로 그녀는 “숙부님이 해병대 부사관이셨는데 전역 후에도 군인다운 모습과 해병대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어 군인이 됐다”면서 “소아암 환자들이 힘들고 괴롭겠지만 희망을 갖고 잘 치료받아 더 나은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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