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암컷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동물 학대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김치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298
  • 호랑이 발자국…영월야산서 40여개 발견

    강원도 영월군 야산에서 호랑이 발자국으로 보이는 족적이 발견됐다. 24일 김모씨(62·여)에 따르면 지난 20일 영월군 서면 쌍용6리 속칭 ‘삼막골’ 야산에서 호랑이 발자국과 유사한 지름 10∼12㎝,5∼7㎝의 족적 40여개를 발견했다. 현장조사를 벌인 ‘한국야생호랑이 보호·보전연구소’ 임순남소장(43)은“대형 동물의 석고 족적들을 현장 발자국과 대조해본 결과 맞는 것이 호랑이밖에 없었다”며 “몸무게가 150㎏ 정도 되는 암컷 호랑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임소장은 이어 “지난 3월 29일 경북 영주시 말앙리에 이어 이번에 다시 호랑이 발자국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호랑이가 소백산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월 조한종기자 bell21@
  • [여성 선언] 아버지안의 母性

    누구나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신선한 느낌을 주는 좋은 책이 최근에 선을 보였다.‘젖병을 든 아빠,아이와 함께 크는 이야기’.영남대 이강옥교수가 늦깎이 아빠로서 젖먹이를 키우며 쓴 육아 에세이이다. 늦은 결혼으로 40세에 낳은 아이를 미국 유학중인 아내를 대신해서 키운다니 우리 사회의 분위기로 볼 때는 그것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아이 기르는 일이 사람에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가를,그리고남성 안에도 모성본능이 있음을 체험자의 시각에서 진솔하게 표현함으로써충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하지만 이 책이 주는 진정한 감동은,그러한 과정 속에서 저자 자신이 자기반성과 사색을 통해 보여주는 따뜻한 시각과 마음에 있다.자식에 대해서,그리고 아내와 남편의 대등하고 온전한 사랑의 가능성에 대해서 저자는 사유와 반성을 멈추지 않는다. 유학중인 아내의 학비조달 뿐만 아니라 육아를 전담하면서,“나는 지금까지아내에 대한 이해심과 시혜, 자식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써 아내에게 정신적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고 반성한다.“그러고 보면 아내야말로 이 시절에 가장 고생하는 쪽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자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애가 끊어지고,남편의 일방적 시혜와 배려에 대한 반작용의 통로가 없어절망하는…” 아내의 마음을 헤아린다. 또한 아이 때문에 2주 동안을 불면에 시달리면서,작품 ‘임꺽정’에서 아이를 달래다가 급기야 패대기쳐 죽인 곽오주가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그의 기도하는 마음은 우리 주변에서 많은 여성들이 홧김에 아이에게 가하는 곽오주적 행태를 부끄럽게 만든다.어쩌면 이 책은 육아체험기라기 보다는 육아를통해 저자 자신이 성숙해 가는 체험기이다.저자는 그것을 ‘(자식)아이가 (어른)아이를 기른다’는 말로 표현한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가면서 성의 역할분담론이 점차 위세를 잃어가고 있다.그러나 아직도 육아만은 그 본성상 여성의 역할이라는 의식은 견고하다. 그런 면에서 볼 때,이 책은 그러한 의식이 또 하나의 이데올로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실제 아이를 기르는 아버지가 자신 안에서 강렬한 모성본능을느낀다고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공대의 이시노 교수는 포유류 암컷의 모성본능이 어머니 쪽이 아니라 아버지 쪽에서 유전된다는 연구결과를 밝혀냈다고 한다.물론 이러한 연구결과가 남성과 여성의 모성본능에 대한 갖가지 주장들을 판정하는 완벽한근거가 될 수는 없다.그러나 이러한 연구결과나 저자의 고백은,아이를 기르고 돌보며 사랑하는 모성본능이 여성의 본성이며 따라서 육아는 본성상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대 사례가 될 수 있다. 필자는 가끔 학생들에게 강의주제로 E 프롬의 ‘사랑의 본질’을 소개하면서 발표와 토론을 시켜본다.학생들 대부분은 모성애를 어머니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엄부자친의 이미지를 가장 바람직한 모델로 제시한다.그러나 토론을하다보면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그 때쯤 되면 토론은 모성애를 부모애로 바꾸어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되곤 했다. 그러나 강의실의 이러한 일회적 토론은 학생들이 앞으로 될 부모상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물론 앞으로 갈수록 점점 지금보다 더많은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이루어지겠지만 육아에 관한 사회적 제도나 통념은 쉽사리 변할 것같지 않으며,더욱이 우리 사회에는 그러한 변화를 주도해 줄 실천적 역할모델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볼 때,이강옥 교수의 실천은 우리 사회의 젊은 세대들에게 하나의 훌륭한 역할 모델을 제공해준다.그러한 스승의 실천을 직접 옆에서 보고배운 학생들은 보다 평등한 성의 실현이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현실임을 체득하고 따라 살게 될 것이다.그들은 좋은 스승을 만난 행복한 학생들이다. 김성옥 장안대교수 철학.
  • ‘주라기공원’ 현실화 되나

    [시드니 AP 연합] 헐리우드 영화에서 본 ‘주라기 공원’이 꼭 영화 속의이야기가 아니라 현실로 드러날 날도 멀지 않은 것같다. 호주 과학자들은 64년 전 멸종된 주머니늑대의 DNA 샘플을 채취,복제기술을통해 이 동물을 되살려내는 노력을 진행중이라고 4일 발표했다. 호주박물관관장인 마이클 아처 박사팀은 알코올병 속에 보존돼 온 주머니늑대 새끼(암컷)의 시체에서 지난달 심장과 간,근육 및 골수조직 표본을 채취한 결과 세포분열이 가능할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은 DNA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호주박물관 과학자들은 이에 따라 호주생명공학연구소와 합동으로 주머니늑대를 복제하는 연구에 착수했고 2∼3년 내에 주머니늑대의 모습을 새로 볼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1년전 박물관 창고에서 알코올로 처리돼 보존된 주머니늑대 새끼의시체가 발견되자 주머니늑대를 되살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DNA 샘플채취에 나섰다. 아처 박사는 “DNA가 충분히 확보돼 주머니늑대의 거의 모든 유전자 구조를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며 복제기술의 발달로 2∼3년 내 새로운개체를 복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대통령 내외, 4개월된 삽살개 한쌍 선물받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희호(李姬鎬)여사는 27일 삽살개 보존 연구가인경북대 유전공학과 하지홍(河智鴻)교수로 부터 4개월된 삽살개 한쌍을 선물받았다. ‘수호천사(守護天使)’라는 중국영화의 제목을 빌어 수컷은 ‘수호’,암컷은 ‘천사’로 이름 지은 이들 삽살개는 강아지를 좋아하는 이 여사를 위해하 교수가 특별히 선물한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살고 있는 호남의 명견 진돗개와 영남을 상징하는 삽살개가 함께 청와대 뜰에서 뛰놀게 돼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삽살개는 우리 고유의 토종견으로 천연기념물 제 368호로 지정돼 있으며 ‘액운을 누르는 개’라는 뜻에서 삽살개라는 이름이 유래됐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집중취재/ 산불피해 산림복원

    *자연치유→속도·인공조림→경제성 우위. 불이 난 산에 나무를 심어 조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아니면 자연 복원되도록 방치하는 것이 좋은가.인공 조림은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수종(樹種)을심음으로써 경제성이 있으나 복원 속도가 느리고,자연 복원은 회복 속도는빠르지만 목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활엽수로 뒤덮히는 단점이 있다. 강원대 정연숙 교수(생명과학부)는 자연적으로 복원되도록 사람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96년 산불이 난 뒤 자연 복원에 관한연구를 위해 조림하지 않은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와 조림을 한 곳을 조사한 결과,자연복원지가 조림지에 비해 우수한 회복능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 교수에 따르면 자연복원지에서는 13년이 지나면 높이 8m 이상의 교목층이 형성되지만,조림지에서는 13년이 지날 때까지 교목층이 발견되지 않는다. 교목은 줄기가 곧고 높이 자라 위쪽에서 가지가 퍼지는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을 지칭한다.또 기저면적(나무의 밑둥으로부터 10㎝ 높이에서 측정한 줄기의 단면적) 2.5㎝ 이상 나무의 양(임목축적률)도 자연복원지가 조림지보다 6년 뒤 1.9배,13년 뒤 2.5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강릉·삼척처럼 과거 소나무가 숲을 이루었던 곳에는 맹아(萌芽)형성능력(불 탄 그루터기에서 새 순을 내는 능력)이 큰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속(屬)이 소나무 다음으로 많이 분포한다.따라서 불이 났던 자리는 소나무 대신 참나무속들로 대체된다.정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4년 뒤 신갈나무 54%,졸참나무 21%,굴참나무11%,떡갈나무 8% 등 전체 산림의 94% 이상을 참나무속 나무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2∼4년 된 묘목으로 조림을 하고 비료를 주면 몇 년 동안은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지만,기계장비와 인력을 투입한 식목은 결국에는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유출시키고 토양 생태계를 교란시킨다”고 말했다.또 “외국에서는 목재를 생산하기 위한 사유림에는 조림을 하지만,자연림에는 조림하지 않고 자연 복원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도 불이 난 곳에 반드시 조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그러나마을 및 도로 변 등 경관이 훼손된 곳,계곡 등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에는나무를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과거 송이버섯 채취로 생계를 꾸려 온 주민들에게 다시 소득을 올릴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도 조림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산림청 김용하 산림자원과장은 “산불 지역 또는 벌채한 곳은 회복 속도에따라 3년 이내에 조림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소나무·참나무 순이 나오는 곳은 굳이 조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나무를 심으면 노임을 지급함으로써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경제적으로 돕는 효과를 거둘 수있다”면서 “단순히 생태적 관점에서 보지 말고 경제·사회적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과거엔 어떻게 했나. 산림청은 과거 불이 났던 곳은 대부분 조림을 했다.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어성전리(72년),평창군 봉평면 흥정리(78년),고성군 거진읍 송강리(86년),삼척시 원덕읍 임원리 및 고성군 토성면 백촌리 (93년)등이 그 곳이다.96년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구성리만 자연복원에 관한 연구를 위해 나무를 심지 않았다. 조림한 곳에는 현재 잣나무·일본잎갈나무·곰솔·자작나무 등 경제성이 있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하지만 백촌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조림지는 조림 직후부더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 자연 복원지나 다름없다.조림 수종(樹種)이 아닌 그루터기에서 스스로 싹을 틔웠거나,주변 지역에서 종자가 날아 와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조림지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조림할 때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고 새로 나무를 심는 과정에서 화재 뒤에 막 생겨난 식생이 교란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산불이 났거나 벌채한 곳은 3년 이내에 조림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불이 난 곳에는 예외없이 소나무 등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침엽수를 심었다.그러나 이번에 산불이 난 곳에는 불에 강한 활엽수도 심을 예정이다.활엽수로 산불 방화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또 소나무나상수리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속(屬)나무들의 싹이 나온 곳은 굳이 조림하지 않고 자연복원되도록 방치하기로 했다. 문호영기자. *생태계 복원 과정 산불이 난 곳은 지상부 식물이 제거되기 때문에 불이 나지 않은 곳과 비교해 초본(풀)류가 잘 자란다.불이 난 곳은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불에 탄 나무들은 새로 싹을 틔운 식물에게 그늘을 제공하고,서서히 분해되는 과정에서 무기염류를 제공한다.산불이 난 곳을 자연복원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방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새 생명은 불이 난 그루터기에서 움튼다.96년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를 보면 불이 난 그 해 소나무를 비롯해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산벚나무·팥배나무·개옻나무·참개암·붉나무·진달래·철쭉 등의 싹이 빠른 속도로 자랐다.하지만 소나무는 다른 나무들에게 밀려4년이 지난 지금 찾아보기 어렵다.소나무는 산불 직후 종자가 싹을 틔우지만 활엽수에 압도돼 살아남지 못했다.산불 지역은 비화재지역과 비교할 때 몇 년 동안 초본과 관목류가 크게 발달한다.그러나 13년쯤 지나면 교목·아교목·관목·초본이 골고루 자라는 우리 숲의 전형적 층(層)구조를 형성한다.층구조가 형성되는 기간은 자연복원지가 조림지보다 짧다. 교목은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 4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이들 참나무속(屬) 활엽수는 불이 나기 전에는 소나무보다 개체 수가 적었으나,불이 난 뒤 복원되는 과정에서는 소나무를 완전히 밀어내고 우점종으로 자리잡는다. 문호영기자. *강원 삼척 화재현장 르포.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조지전 마을.심심산골의 아침은 고즈넉했다.싸한 공기를 가르는 이름 모를 산새의 노래가 귓가에 메아리친다. 그러나 마을 뒷 편으로 눈을 돌리자 ‘검은 산’의 흉물스런 모습이 눈에들어왔다.산자락에 검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모습이다.완전히 타지 않은 곳도 잎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었다. 마을 뒷산에 들어서자 탄내가 코를 찌른다.둘레가 5∼6m는 됨직한 굵은 나무들이 검은 숯으로 변해 여기저기 뒹군다.밑둥에서 가지 끝까지 다 타버린30∼40년생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바람에 검은 재만 떨구었다.산이 아니라 거대한 숯가마였다.죽음의 땅마냥 생명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스팔트를 깐 것처럼 검게 변한 산자락에는 두더지 굴이 무수히 드러나 있었다.강원도산림개발연구원 박광돈(朴光墩·43)연구원은 “두더지가 불길을피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굴을 파며 도망친 것 같다”면서 “두더지는 행동이 느려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고목 밑둥에서 검게 타버린 노랑턱멧새의 보금자리가 나왔다.알을 낳으려고 마련한 것인 듯했다.다람쥐가 겨울을 나기 위해 저장해 놓은 알밤들도 검게 그을려 재 위에 뒹군다.산불의 열기로 바위들도 검게 타 쩍쩍 갈라졌다.해발 640m 정상에는 마을을 굽어보던 100년 짜리 거대한 소나무가 누렇게 말라죽고 있었다. 산 정상 부근에서 무당개구리가 발견됐다.환경부 생태계조사단 정흥락(鄭興洛·39) 박사는 “계곡에 있어야 할 무당개구리가 산 윗부분에 있다는 것은생태계가 교란당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미로면 사둔리 뒷산 숲도 잿더미로 변했다.아름드리 소나무들을 만지자 풀썩 재로 으스러진다.화마가 할퀴고 간 무덤 위에 후손들이 얹어 놓은 푸른솔가지도 눈에 띄었다.막 싹을 틔웠다가 재로 변한 졸참나무 열매도 안쓰러웠다. 어디선가 “짹짹”하는 박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박 연구원은 “짝짓기를위해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는 ‘사랑의 세레나데’”라며 “산불은 났지만이제 곧 새 생명이 탄생할 것”이라고 숯검댕 묻은 얼굴로 미소짓는다.“찍찍,찍찍”.쇠딱다구리도 살아 있었다.멀리서 다람쥐도 겁먹은 눈으로 우리일행을 보고 있다. 앞서 가던 강원도산림개발연구원 조중현(曺仲鉉·47) 연구원이 2∼3일 밖에 지나지 않은 너구리와 고라니,토끼의 배설물을 발견했다.타버린 자기 집터를 찾아왔던 듯하다.마을 밀밭에선 고라니 한쌍의 발자국도 발견됐다. 잿더미에서 올라온 알록달록한 억새순을 만지작거리며 “자연이 이미 복원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하는 정 박사 앞으로 회색 멧토끼 한마리가 후다닥 뛰어갔다. 전영우기자 ywchun@. *외국의 경우. 대형 산불이후 외국은 어떻게 조림할까.나라마다 지형적,기후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자연복원에 맡기거나 자연복원과 조림을 병행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임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98년 대흥안령산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피해면적만도 130만여㏊에 달해 한국의 이번 동해안일대 피해 2만㏊에 비해 엄청난 산림 손실을 겪었다..임주훈(林柱勳) 박사는 “대형 산불에 대한국제적인 조사나 자료는 거의 없는 형편”이라며 “중국은 한국의 지난 96년 고성 산불사례와 마찬가지로 일부는 자연복원에 맡기고 일부는 조림하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경우는 자연복원에 맡기고 있다.지난 80년대 후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에서 큰 산불이 나자 복원방법을 놓고 열띤 논란이 빚어졌다.관광협회가 “경관이 좋지 않다”며 인공조림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관심 속의 무관심이 생태계 복원에는 지름길”이라며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 일본의 경우는 산불보다는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많아 국가가 이를 재해로규정,조림비를 일부 지원해주고 있다.한국은 대형산불이 처음이어서 이번처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정부가 조림비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박선화기자 psh@
  • 복제돼지 탄생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의 로슬린 연구소의 제휴회사인 PPL세러퓨틱스사가세계 최초로 다섯마리의 복제 암컷 돼지를 만들어냈다고 BBC방송이 이회사의 발표를 인용,14일 보도했다. PPL세러퓨틱 대변인은 “복제돼지 탄생으로 기관과 세포 등이 성공적으로인체에 이식될 수 있는 개량돼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었다”고설명했다. 회사는 동물기관의 인체 이식을 위한 의학적인 시도는 앞으로 4년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는 다섯마리의 복제돼지는 지난 5일 태어났으며 돌리 복제때와 유사한 방법인 핵이식을 통한 체세포 복제방식으로 탄생됐다고 전했다. 한편 PPL사의 미국 연구소에서 태어난 5마리 복제돼지의 이름은 각각 밀레니엄에서딴 ‘밀리’,지난 67년 인간의 심장이식 수술을 처음으로 실시한 크리스찬버나드에서 따온 ‘크리스타’,이식수술을 개척한 노벨상 수상자 알렉시스캐럴에서 비롯된 ‘알렉시스’와 ‘캐럴’,인터넷 사용 증가를 반영한 ‘닷컴’ 등으로 명명됐다. 런던 연합
  • 제주경주마 금지약물 검출

    제주경마공원 경주마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한국마사회 제주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제6경주에 나서 3등으로 들어온 ‘영웅산성’(암컷·3세)에서 금지약물인 ‘다이피론’이 검출됐다. 영웅산성의 경우 경주 하루전에 실시한 사전 약물검사에서는 음성반응을 보였으나 경주후 서울 마필보건소에 보낸 혈액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났다.제주경찰서는 마사회측의 수사의뢰에 따라 영웅산성의 조교사·관리사·기수 등을 차례로 소환,금지약물 투입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수컷 송아지도 국내 첫 복제 성공

    국내 최초의 복제 수컷 송아지가 태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수의학과대학 황우석(47)교수는 5일 “지난달 18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복제기술에 의한 쌍둥이 수컷 송아지가 태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과 3월 황교수가 탄생시킨 복제 젖소 송아지 ‘영롱이’와 복제한우 송아지 ‘진이’ 등 지금까지 국내에서 암컷 동물들의 복제는 많이 이뤄졌으나 수컷 동물의 복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컷 동물의 복제는 암컷에 비해 쉽지 않으며 그 이유에 대해 학계에서는 Y염색체가 X염색체에 비해 약하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 태어난 쌍둥이 수컷 송아지는 젖소와 한우 각 1마리씩으로 젖소는 태어날 당시 43.5㎏,한우는 26㎏이었으며 현재 경기도 화성군 지역의한 목장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 복제 수컷 송아지는 젖소와 한우의 귀에서 각각 떼어낸 체세포를 복제,수정해 대리모인 3살짜리 어미 젖소의 자궁에 이식시킨 뒤 275일만에 태어났다. 황교수는“기술적으로 수컷 송아지 복제는 어려움이 많은데 이번에 이를 극복해 기쁘다”며“이제는 복제 수컷 송아지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이땅의 텃새 수리부엉이의 일생

    자연 다큐멘터리 ‘시베리아,잃어버린 한국의 야생동물을 찾아서’ ‘물총새부부의 겨울나기’ 등으로 유명한 EBS의 ‘보물’ 박수용PD가 이번에는 ‘수리부엉이’(17일 저녁8시)로 시청자를 만난다. 수리부엉이는 이 땅에서 태어나 이 땅에서 생을 마치는 텃새로 천연기념물 324호다.앉은 키 80㎝인 수리부엉이의 날개는 쫙 펴면 160㎝가 넘는다.이번프로에서는 수리부엉이 형제의 탄생과 부모로부터 독립,그 뒤 형제가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경남 김해의 부엉이골.이 곳에 사는 암컷과 수컷 부엉이 두 마리는 새끼 세마리를 낳는다.새끼들은 암컷과 수컷의 분주한 사냥으로 무럭무럭 크던 중둘째가 죽는다.둘째의 시체를 먹이로 물고 온 암컷.셋째는 둘째를 먹는다.맹금류(猛禽類)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다. 새끼들이 어느 정도 자라자 암컷은 정떼기에 나섰다.독립한 첫째와 셋째는불안한 공동생활을 한다.그들에겐 분명 서열이 있다.전깃줄에 앉아도 첫째가 위에 앉는다.셋째가 사냥을 하면 첫째가 늘 훼방을 놓는다.함께 살고 있는곳은 첫째의 미래 영역이기 때문이다.‘마주보며 가까이 있지만 커갈수록 형제간에 거리가’ 생기는 것이다.셋째는 설움 속에서도 꿋꿋이 커 어른 수리부엉이로 자란다. 촬영기간은 10개월이었지만 관찰기간은 6년이다.박PD는 6년 동안 일년에 최소한 2주일 정도를 경남 김해에 머무르거나 그 근처를 지날 때면 반드시 들러 부엉이의 생태를 관찰했다.그래서 둥지를 어디다 틀고 사냥은 몇 ㎞를 이동,어디서 하는지를 알게 됐다.그 결과 부엉이의 이동 경로에 카메라를 미리 설치해 둬 그들의 일상을 담을 수 있었다. 박PD에게 제일 어려웠던 것은 조명.부엉이의 주 활동시간이 밤이라 촬영을 위해서는 자연광에 가까운 빛이필요했다.전체 제작비 5,000만원 중 조명비에 들어간 돈만 1,900만원이다. “찍으면 찍을수록 시청자들에게 사람의 울타리 안에서 보여지는 간접체험밖에 보여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박PD.그래도 우리는 그의 노력 덕분에 새롭고 훨씬 넓은 자연의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18일 같은 시간에는 호랑이를 연구해 온 박PD가 그 동안의 조사결과를 시청자에게 보고하는 ‘한국 야생 호랑이의 흔적을 찾아서’를 방송한다. 전경하기자 lark3@
  • EBS 자연다큐 ‘도시의 곤충’

    사람도 견뎌내기 힘들다는 서울생활을 해내느라 곤충들은 지친다.그러나 사람 못지않은 적응력을 짜낸다.도시에 사는 나방은 지리산에 사는 동종보다눈에 띄게 몸집이 작다. 식성이 까다로운 곤충은 도시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벌이 도시에서 번성하는것은 꽃 대신 음료수 깡통을 핥아 먹기 때문이다. EBS가 27일 밤 8시부터 방영하는 특집 자연다큐 ‘도시의 곤충’(김병민 PD)은 이처럼 흥미진진한 생존기를 담아낸다.환경 생태계 보호협회에 소속된 김PD는 전문가들의 빈틈없는 자문을 받아 제작했다는 점을 방송국 자체제작 다큐와 차별화되는 장점으로 꼽는다. 도시에서 살아남는 종들은 개미와 벌,매미,바퀴벌레 등 사회성을 가진 집단과 학습이 가능한 고등곤충들.상대적으로 좁은 공간과 먹이 때문에 곤충들의 몸집은 작아지고 있으며 까다로운 식성을 가진 놈들은 살아남지 못한다. 나비 중에서 식성이 까다로운 호랑나비와 제비나비는 곤충도감에서나 만날수 있는 존재로 인식된 지 오래.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표범나비와 노랑나비,배추흰나비는 모두 평이한식성 덕분에 살아남은 종들. 징그럽게만 여겨져온 바퀴벌레가 하얀 알을 폭포수처럼 낳는 장면과 한번의흡혈로 평생동안 산란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할 수밖에 없는 모기의 흡혈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섬^^한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제작진은 장담한다. 박멸이 어려워 여러 제약회사에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자랑하는 왕성한 번식력의 바퀴벌레가 쇠꼬챙이 같은 생식기로 암컷을 꿰어차는 장면도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김PD는 서울 전지역을 샅샅이 훑은 결과 호랑나비가 식초식물(곤충이 먹이로 삼고 알을 낳아 부화시키는 식물)로 삼고 있는 산초나무와 탱자나무가 있는화곡동의 한 야산에서 호랑나비를 발견했다. 경우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왕잠자리나방이 발견된 곳이 올림픽공원 주변인점도 흥미롭다.왕잠자리나방이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진 갈대가 이곳에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28일 같은 시간에는 이 협회 김민호 PD가 제작한 ‘한국의 식충식물’이 방송된다. 임병선기자 bsnim@
  • 원숭이 복제 성공

    [워싱턴 외신종합] 미국 과학자들이 붉은털 원숭이를 복제,최초로 영장류복제에 성공했다고 과학전문지 ‘사이언스’가 전했다. 오리건주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제럴드 셰튼 교수팀은 14일 발간된 잡지 최신호에서 ‘배아분리’라는 기법으로 ‘테트라(Tetra)’라는 암컷 원숭이를복제해냈다고 밝혔다. 배아분리기법이란 수정란이 8개의 세포로 분열될때 이를 세포 2개씩 4개의배아로 쪼개 그 각각을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배양하는 방법이다. 지난 96년 태어난 복제양 돌리가 부모중 한쪽만의 체세포로 복제된데 비해,테트라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한 수정란에서 배태돼 부모 모두의 형질을 물려받은 셈이다.영장류가 부모 양쪽으로부터 유전자를 받아 복제될 수 있다는점이 입증돼 인간복제 논란이 또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II)

    ◆이슬털기-편혜영고양이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니.그는 짧은 대답을 마치고 운동화의 끈을 여덟 개 구멍에 천천히 넣어 X 자 모양으로 만든 후에 이제 모든 준비가 다 끝났다는 듯이 현관에서 발을 몇 번 굴렀다.오랫동안 물청소를 하지 않은현관에서 뿌옇게 잔먼지가 일었다.남편이 먼지를 없애기 위해 손사래를 치면서 현관을 나섰다. 남편이 아파트 단지까지 산책을 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실은 한 번도 본 적이없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의 츄리닝 바지춤에서 부석거리는 잔모래가 떨어지거나,바지 끝에 풀섶 이슬이 묻어 있거나,저 아파트 앞으로는 8차선 도로공사를 하고 있어,라거나,아파트 외벽이 이만큼이나 높아졌어,팔을 벌리며설명하는 것을 듣고는 짐작했을 뿐이었다. 산책을 나가지 않고 집에 있을 때도 남편은 곧잘 베란다 창을 통해 새로 시공 중인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았다.남편은 지은 지 20년이 다 되어 간다는,좁은 마당에 쥐가 들끓어 고양이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 아파트 단지를끔찍하게 여겼다. 베란다 창문을 뚫고 들여오는쥐며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남편은 쥐새끼는 소리라도 안 내는데 저 놈의 도둑 고양이 새끼가 질러대는 소리는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다고 투덜거렸다. 고양이들은 아파트 마당을 소리없이서성여 대다가, 발정기가 되면 길고 끊이지 않는 소리로 암컷을 불러 대곤했다.그 소리는 부쩍 떨어진 기온으로 잔뜩 냉랭해진 아스팔트 위로 길게 솟구쳐 올랐다.야생에 사는 쥐는 스스로 독초를 먹는다는 거야,부엉이나 올빼미가 얼씬하지 못하도록 내성을 기르는 거지.아파트 마당에다가 먹고 죽지 않을 정도로 쥐약을 뿌려야겠어,결국 쥐약을 먹은 쥐를 잡아먹다가 고양이가 죽게 될꺼야,그러면 저 지겨운 소리를 안 들어도 될테지,남편은 시선을 이제 반 너머 지어지고 있는 길 건너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남편이 시선을 거둘 줄 모르는 아파트는 최신 설계에 따라 시공 중이며 아파트 내부는 입주자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높은 층에 살꺼야,베란다를 아주 넓게 하고,창은 아무 소리도 새어들지 않게 5mm 유리를 두장 쯤달겠어.남편은 밤이면 철근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보여 괴괴하기 짝이 없는 아파트 단지를 보며 꿈에 부푼 아이처럼 유리에 입김을 불어 조감도를 그리기도 했다.저 아파트 말이야,35평 분양가가 1억 4천이라는 거야,어디 급전쓸 데 없을까? 그는 꼭 내게라고 할 것 없이 베란다 유리창에 바짝 붙어 서서 시선을 여전히 주공 아파트 단지에 고정한 채 말했다.나는 그 말에는 대꾸하지 않고 몸 속에 켜켜이 쌓이는 독약을 어쩌지 못하고 자꾸 쓴 침만 삼켜대는 쥐를,그 쥐를 먹고 고통스러워 할 고양이를 상상하며 몸서리쳤다. 그러나 아파트 공사는 중단된 지 두 달이나 되었다.남편은 그것을 모르는 걸까.산책을 나갔다 오면 어김없이 저 아파트 말이야,마치 그쪽으로 산책을 나갔다 온 사람처럼 얘기를 했다.오늘은 저기 뒷동의 외벽이 유난히 높아 보이는 거야,어쩐지 퇴근 무렵에 인부들이 유난히 몰려 있더라고.현장 사람들이그러는 데 석달 정도면 외관 공사는 마무리 될 것 같다는군,석달이면 말이야. 나는 이미 8층에 사는 반장 여자를 통해,저 아파트 공사장에서 인부가 하나떨어져 죽었는데,회사측에서 보상액을 턱없이 낮게 책정하는 바람에 임금 노동자들이 반발하고,노동쟁의까지 일으키는 바람에 일손을 놓고 있다고,게다가 회사 간부가 계약자들한테 받은 착수금을 갖고 해외로 도망쳐서 회사측에서는 더할 수 없이 자금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었다.그런데도,나는 남편의 말에 간혹 대거리까지 해가며 짐짓 그 사실을 모른 척 했다. 수정이 나를 부르러 왔다.마당에 상청이 다 마련되었다고 했다.울었는지 수정의 눈이 잔뜩 충혈되어 있었다. 병풍을 친 마당에는 조상상과 망자를 위한 상이 따로 놓여 있었다.무녀는 도사중의 영력으로 임신하여 ┌欲屛? 제석님네 맏딸아기가 아들을 낳아 남편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소리를 하고 있었다.맏딸아기가 찾아가자 곧 제석이 중노릇을 파하고 큰 법당은 헐어내어 몸채 팔간을 짓고 큰 장삼은 뜯어내어 홑이불이 제격이며 목탁은 쪼개내어 장종지로 쓰고 장죽장은 분질러서 부지깽이로 쓰시어어,하는 긴 소리의 사설이 이어졌다.소리가 끝나자 무녀가 관중과고인을 상대로 재담을하기 시작했다.주발 뚜껑을 땡땡 치면서 염불도 하고,업도 불러들이고,바라춤을 추기도 했다.마당에 둥굴게 모여 구경을 하던 마을 사람들도 무녀와 하나가 되어 신나게 춤을 추었다.고인들도 아까의 오열을 잊고 일어나 어느 샌지 흐흐 웃음을 흘리며 덩더쿵,사람들과 함께 춤을추었다.수정도 박수로 박자를 돕고 있었다.나도 어색하게 두리번거리다가 수정을 따라 박수를 쳤다.춤은 사람들의 웃음 속에 한참이나 계속되었다. 춤을 추고 난 후에 무녀가 천막을 친 기둥에 무명 한 끝으로 쌀 담은 주발을 묶어 맨 후 나머지 헝겁에 일곱 개의 매듭을 만들었다.무녀는 신칼을 들고 서서 고풀이 무가를 잠시 불렀다.불쌍하신 최씨망제,최씨망제가 새앵전에 매애치인하안으을 고오로로 푸우러러 가시오오,축원한 후 고를 들고 춤을 추며 너울지게 흔들어서 하나씩 매듭을 풀어갔다.왠일인지 고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이승에서 풀지 못하고 저승까지 가져간 한을 뜻한다는 고를 풀기 위해 애쓰는 무녀를 보자,아직 예 남아 있는 그의 영혼이 저 고를 놓지 않는가 보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은이도 왔구나. 누군가 어깨를 툭,치며 알은 체를 했다.강호 선배였다.나는 반가운 마음보다 강호 선배가 왔으면 은미도 오지 않았을까 싶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가까이에 은미는 보이지 않았다. 예정일이 언제니,배가 많이 나왔다,은미도 임신해서 못왔어. 강호 선배는 내가 왜 두리번거렸는지를 알아채고 말했다.은미와 강호선배는 작년에 결혼을 했다. 강호 선배 어디 있었어요?수정이 다가왔다.아까 수정이 그의 방 문앞에서 만난 사람이 강호 선배였던듯,수정과 강호 선배는 오랜만일텐데도 안부 인사가 없었다.아직도 무녀가 쩔쩔매며 풀리지 않는 매듭을 잡고 있자,그의 큰 누이가 나가 고를 푸는 것을 도왔다.드디어 첫 번째 고가 풀렸다.사람들이 와아,길게 환호성을 질렀다. 첫번째가 풀리니 나머지는 쉬웠다.무녀가 모두 풀어진 고를 든 채 염불로 망자의 극락왕생을 빌고 식구들을 축원해 주었다. 드디어 고가 풀렸다고,정말로 그가 생전에 한이라도 남기고 갔으면,다 풀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덩달아 박수를 쳐대다가 나는 다시 배를 잡고 허리를 구부렸다.뭔가가 뭉클,아랫도리로 쏟아지는 느낌이 났다. 나는 다시 그의 방으로 왔다.수정은 강호선배를 내보내고,마당에서 아까 나를 부축했던 아주머니를 찾아 데리고 왔다.아주머니는 내게 밑에 뭐시 묻었소? 라고 물었다. 나는 축축한 팬티를 벗어 보았다.피가 섞인 끈적끈적하고 맑은 점액 덩어리가 묻어 있었다. 이슬이라요,이것이.아가 나오기 전에 자궁이 벗개지면서 쪼께 피가 나는 것이요,배 많이 아프요? 곧 아가 나올 수도 있겠어라요.나는 몸을 활처럼 휘고 잠깐 누워 있었다.마당에서 다소 느린 흘림 장단이 들려왔다.나는 이미 사라져버린 진통을 털고 문을 열었다.수정이 바람도 찬데,나오지 말라고 두꺼운 이불을 꺼내어 덮어 주려고 하였으나,나는 마당으로 나갔다.영혼으로라도 그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가 갑작스럽게 며칠 전,그는 잔뜩 신이 나서 임신 4개월 밖에 안 된 주제에 아기의 배냇저고리를 사겠다고 남대문 시장을 돌아 다녔다.나는 아기를 가졌다는 말 이후로 몰라보게 달라진 그가 환멸스러워서 모든 것이시큰둥해 있었다.그게 그거인 좁은 시장통을 몇 바퀴 도는 동안 너무 지쳐 버려서 세 시간쯤이 되자 아무 옷이나 사 버렸다.커다란 테디 베어가 조악하게 프린트된 옷이었다.순면도 아니어서,갓난아기에게는 도무지 입힐 수가 없는 것이었다.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나는 아기의 배냇 저고리가 담긴 비닐 봉투를 그의 손에 쥐어주고,아기 지울꺼야,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마침 도착한 좌석 버스를 탔다.그가 버스를 타려는 나를 잡았으나 있는 힘껏 그의 팔을 뿌리치고 재빨리 뒷좌석에 몸을 파묻고 눈을 감았다.버스는 바로 출발했다.눈을 떴을 때 그가 지하보도로 느릿느릿 걸어들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점점 어두운 구멍 속으로 빠져 드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너 때문에 충분히 불행하다 ,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나쁜 공기처럼 늘 우리 곁을 떠돌게 마련인 죽음의 신에게 음울하고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곧 병원으로 가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정말 그가 죽어 버렸다.횡단보도에서 유아들을 태운 12인승 미니 버스에 치이던 날 같이 있던 성우선배는 이상하다고,건너 편에 선 나를 보고 길을 건너던 기환이가,갑자기 판화처럼 멈추어 서더라고,그리고는 가깝게 다가오는 노란색 버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고,신호등도 없는 횡단보도여서 사람들은 기환의 곁을 빠르게 걸어 지나갔다고,그런데도 기환은 조금도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고 그의 학생증 사진을 확대해서 만든 영정 사진 앞에서 울먹이며 말했다. 그가 죽자 없던 입덧이 생겨났다.입덧이라니.터무니없었다.이미 내 자궁은 내게 음식 냄새를 거부할 만한 어떤 것도 담고 있지 않았다. 수술은 봄날의 낮잠처럼 짧고도 평온한 것이었다.얇은 가운만을 걸친 채 벌린 다리가 수술대의 차가운 난간에 가끔씩 부딪쳤다.그럴 때마다 나는 언젠가 과학잡지에서 보았던,혈관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의 얇은 살갗을 가진 16주된 태아가 씨앗같은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을 떠올리며 몽롱하게 마취되어 갔다.4개월 된 태아의 죽음에는 암울한 흑백 사진도,값싸고 아린 만수향내도 나지 않았다.눈물도 아까울 만큼 수술은 금방 끝났다. 나는 우욱,먹은 것을 토해내고 질질 침을 흘렸다.대학 병원 전체가 장례식장인 듯 어딜가나 전을 지지는 기름내와 비릿한 육계장 냄새,만수향내가 났다. 포르말린 냄새가 지독해서 물도 마시지 못하다가 그의 하관식 날,나는 정신을 잃었다. 굿을 시작하면서 안방의 병풍에 걸려 있던 그의 한 벌뿐인 양복을 내려 마치 산 사람이 입은 것과 꼭 같이 만들어서 가마니 위에 펼쳐 놓고 이를 말아 일곱 매듭을 묶어 세웠다.그 위에 술을 만드는 누룩을 놓고 다시 사람 모양으로 오린 넋을 놋쇠 주발 속에 넣어 뚜껑을 덮은 다음 그 위에 바가지를 덮었다. 무녀가 신칼로 솥뚜껑을 두드렸다.저승문을 두들겨 여는 것이라고 했다. 선배가 가려나 보다. 나직하게 한숨짓는 목소리로 수정이 말했다. 나는 그가 가는 길은 어딘가,혹 그가 죽은 후,마음 속으로 그의 무덤 곁에묻었던 우리의 4개월 된 아이와 함께 가는 것은 아닌가,아득하게 눈을 돌려 영혼이 올라간다는 바닷길이 있는 쪽을 보았다가,먼 하늘에 돛대도 없는 쪽배인 듯 조금 차 오른 상현달을 보았다.무녀가 그의 옷을 넣어 만든 영돈을 쑥물,향물,청계수 순서로 빗자루에 묻히어 머리로부터 아래로 씻겨가기 시작했다.진양조의 긴 소리가 이어졌다.나야아 시러어어어 에에 헤이이이히로오 넋이로오오고나아아아 넋이이로오고나아.장구와 징만으로 된 진양조의 가닥이 슬프게 들리는지 그의 작은 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그의 어머니가 손을 맞대고 빌면서,부디 이승에서 맺힌 원한풀고 맑은 물로 깨끗이 씻겨 극락왕생하소서 기구하는 짧은 소리를 했다.망자는 마르고 깨끗해야 환생할 수 있는데 망자의 원한이 이슬이 되어 젖어 있기 때문에 이를 씻겨 주어야만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해서 이슬털기라고 한다는,씻김이 지나가고 있었다. 사람들 꿈에 선배가 나타난대,그의 어머니도 여러 번 꿈을 꾼 모양이야,아무래도 선배가 떠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굿할 날을 받았다는 거야,실은 우리가 떠나보내지 못한 걸텐데 말이야.수정이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나도 선배의 꿈을 꾼 적이 있어,꿈에 선배가 얼마나 인상을 쓰고 있던지 무서워서 잠이 깼어,그 눈이 얼마나 무서운지,아직도 가끔 생각이 난다.나도 딱한 번,꿈 속에서 그를 만났다.꿈 속의 그는 나를 등지고 서서 어디론가 걸어 가고 있었다.뒷모습에 불과한 남자의 영상을 그라고 생각한 것은,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사내가 멈칫 걸음을 멈추고,이내 서서히 돌아섰기 때문이었다.나는 돌아서는 남자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잠이 깨었다.지은아,가자,난선배 넋도 풀고,빚진 것 같은 내 마음도 풀고 와야겠다.너한테 수술하라고 다그친 게 내가 아니니.아무래도,선배가 그것 때문에 넋을 놓고 죽어 버린것 같아서 말이야.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수정의 목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었다. 무녀가 솥뚜껑을 연 후에 신칼로 바가지를 쳐서 독에 담긴 물 위로 떨어지게 하였다. 넋이 담긴 주발을 다시 한 번 쑥물 향물 비누 맑은 물로 씻기고 바가지 위에 얹어 놓았다.바가지는 배가 되고 독안의 물은 저승으로 가는 강이 된 것이다.망자는 쪽박 배를 타고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것이다.천천히 무녀가 신칼로 바가지를 돌리자 무녀를 돕던 다른 무녀가 아,배삯을 내야 저승으로 가지,하고 소리를 질렀다.그의 누이와구경꾼 몇이 바가지 속에 돈을 놓으니 쪽배는 금방 속력을 내어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저승으로 가버렸다.그는잠깐이라도 들렀던가,다시 빠른 속도로 떠나 버렸다. 진통은 언제라도 내게 닥칠 수 있다는 기미를 팬티에 흘려 놓고 사라져 버렸다.사방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처럼 때없이 닥치는 진통으로 나는 미처 내게닥친 진통이 몇 분 간격인가를 헤아리지 못하다가,진통은 20분이 채 못되는시간꼴로 한 번씩 오는 것을 깨달았다.만약 여기서 아기를 낳는다면…나는갑자기 두려워져서 가만히 방으로 들어가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이미 새벽세 시가 가까워오고 있었고,긴 산책 후 돌아와서는 깊은 잠에 골아 떨어지는 남편은 전화도 받지 않았다.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주지 않는 남편을 잠깐원망하며 나는 어두운 방에 오도카니 앉아 치마 아래로 이슬이 비친 팬티를 벗어 버리고 몽골한 새 팬티로 갈아 입었다.그 때,진동으로 해두었던 핸드폰이 울렸다.남편이었다.자다 깬 듯 졸려운 목소리였다. 이왕 간 거니 어쩔 수 없쟎아,조심해서 있다 오라구. 굿이 끝나는 대로 출발할 생각이예요. 재촉하려는 뜻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도 나는 지레 그렇게 대답했다.아니야,한숨도 못자고 운전하는 당신 친구도 생각하라구.다만 몇 시간이라도 좀 자 둬. 나 때문에 깬 거예요?미안해 할 필요 없어,산책을 안갔다 와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어.당신,산책을 안 나갔어요?좀 의심스럽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래,고양이 죽이는 일도 지겨워,사방에 쥐약 뿌리는 짓을 몇 번 했더니 어제는 드디어 죽은 고양이를 네 마리나 보았어,당신 생각대로 신축 아파트 공사장 따위는 가지도 않았다구.애기가 저 고양이 소리를 안 듣게 되서 기분이 좋아.난 좀 자야겠어,당신도 좀 자두지 그래.남편이 선하품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나는 밤이슬 젖은 풀섶을 뒤적이며 쥐는 죽지 않을 만큼,종내는 고양이가 죽을 만큼의 쥐약을 흩뿌리고 있었을 남편을 떠올려 보았다.어이없고 황당한 마음 한켠으로 고양이 소리 따위에 마음 속에서 확확 불길이 치솟는 그의 마음을 몰랐던 것 같아 안쓰러워지기도했다. 무녀가 대바구니 속에 쌀이며 망자의 옷,넋을 담고 지전으로 장식한 넋상자를 다리 위에 올려 놓고 쌀을 천 위로 뿌리면서 신칼을 들고 소리를 했다.안방에서는 그의 작은 누이가 무명천으로 만든 질베의 한 끝을 잡고 마당에서는 동네 아주머니가 한 끝을 잡고 있었다.무녀가 신칼과 넋상자를 다리 위로 조금씩 움직여 닦으면서 염불을 했다. 가족에게 하직 인사를 하고 저승 고개를 넘어가는 것이라고 했다.넋상자를 질베 밑으로 넣어 한 바퀴 돌린 후 망자가 편히 저승에 갈 수 있도록 길을 닦은 후 마당 쪽에서부터 베를 걷어 안방에서 들고 가족들 축원을 잠깐 했다.이제 망자는 극락으로 천도했고,자손들 발복하게 축원도 했으니 한 번 놀고 가자면서 무녀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동네 사람들도 덩달아 장단을 맞추며 춤을 추었다. 춤은 오랫동안 계속 되었다.수정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선배며 후배들을 만나고 있는 모양이었다.사람들이 하도 많아서이기도 했지만,사람들마다 춤사위가 워낙 커서 나는 점점 뒤로 밀리고 있었다.옆에 서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 발을 구르고 크게 팔을 내두르는 손짓에 슬쩍배가 맞았다.팽팽한 고무줄처럼 바짝 조여 있던 배가 약하게 떨려 왔다.무녀가 굿상의 음식을 조금씩떼어 바가지에 담고 있었다.왼손에 바가지 오른손에는 빗자루에 손대를 들고 마당에 서서 굿에 따라든 잡귀에게 풀러 먹인 후 대문을 활짝 열고 바깥에다 버렸다.나는 가늘게 밑에서부터 거슬러 올라오는 통증에 잠깐 휘청였다. 마당 가운데 그의 옷 넋을 태우기 위한 불꽃이 길게 퍼져 올랐다.벌써 저편으로 연하게 동이 터 오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불꽃 속에 그의 옷가지며 책들을 던져 넣었다.그의 누이가 누런색 곰인형을 들고 나오더니 거리낌없이 불길 속에 던져 버렸다.인형은 솟아오르는 불기둥 근처에 떨어져 타박타박,날라오는 불씨에 조금씩 타고 있었다.나는 허적이며 인형을 향해 손을 뻗쳤다.인형은 태우지 마세요,말은 입속에서만 크게 울렸다.사람들 몇이 춤을 추다 말고 나를 쳐다보았다.그 때,몸이 찢겨지는 듯한 통증이 다시 아래로부터 솟아올랐다.진통은 아까보다 더 지독한 것이었다.나는 휘청거리는 것으로는 막지 못하고 바닥에 스러져버렸다.초겨울 바람에 잔뜩 얼어 있던 땅이 임부복을 입고 있는 내 몸에 닿자,나는 진통 때문인지 추위 때문인지 다시 한번 몸을 웅크렸다.아슴하게 사람들이 서서히 내게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진통은 멈추지 않았다.누런 곰인형은 여전히 날아드는 불씨에 조금씩 타 올라 이제는 불꽃을 내뿜는 전설 속의 용처럼 온통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아랫도리로 뭔가가 뭉텅,빠져나오는 느낌이 들면서 원피스가 따뜻하게 젖어갔다.왠일인지 흙바닥이 더이상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다.다리 사이에서는 뜨거운 액체가 연신 흘러나오고 있었다.나는 따뜻하게 젖어가는 땅 위에서 혼몽하게 정신을 놓칠 것만 같아서,이를 꽉 물고 내게로 다급하게 모여드는 사람들을 쳐다 보았다.누군가,어째야 쓰까나,양수가 터져 버렸네,크게 소리를질렀다.자꾸만 감기는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안아 일으키려는 얼굴을 바라보려고 미간을 찌푸렸다. 누군지,그 사람의 얼굴 뒤로 보이는 달은 아까보다 조금 더 차오른,상현이다.
  • 박호빈의 기획무용 2題 눈길

    30대 초반인 현대무용가 박호빈은 21세기 한국 무용계를 이끌 대표주자 가운데 한 사람.그의 무용단 댄스컴퍼니 조박이 세번째 기획공연 ‘히포크라테스의 침묵’을 무대에 올린다.11일 오후7시,12일 오후 4시·7시.문예회관 대극장(02)2272-2153. 이 공연은 1부 ‘녹색전갈의 비밀’과 2부 ‘히포크라테스의 침묵’으로 구성된다.‘녹색전갈…’은 박호빈의 대표작,‘히포크라테스…’는 신작이다. ‘히포크라테스’는 뇌사 판정을 둘러싼 의학계와 종교계의 치열한 공방을소재로 했다.한 의사가 텅빈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하며 지난 세월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학생 시절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낭독하는 모습에서 최근 벌어진 장기 불법매매 소동까지. 마지막 장면.뇌사자의 영혼이 침대에서 나와 살풀이를 하고 사라진 뒤 홀로남은 의사는 “내 영혼은 누가 거두어줄 것인가”를 되뇌인다.안무자는 생명연장의 수단으로써 이용되는 뇌사판정,장기매매의 범람 속에서 인간 존엄성상실을 우려의 눈으로 응시한다. ‘녹색전갈’은,교미를 막 끝낸 전갈 암컷이수컷을 잡아먹는 모티브에서 ‘창조를 위한 파괴’‘파멸로 향한 창조’를 춤춘다.지난해 제5회 민족춤제전에서 초연한 뒤 지난 5월 제1회 대전 현대무용페스티벌에서 앙코르공연을 했다.지난달에는 미국의 워싱턴DC 등 네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벌여 그때마다격찬을 받았다. 예컨대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11월17일자에서 “춤은 너무나 아름다웠다…춤으로 된 시에 가까웠다”고 했고,필라델피아 인콰이어는 “이질적인 신비로움과 놀라움을 갖춘 작품”(11월16일자)이라고 평했다.박호빈은 내년 5월 프랑스로 유학갈 예정이어서 이번 공연은 그의 ‘활동 1기’를 마무리하는 성격이 짙다. 이용원기자 **
  • WTO서 유전자식품 수출 의제 채택 파문

    시애틀에서 열리고 있는 WTO각료회담에서 1일 EU와 미국이 유전자변형식품(GMO)수출문제를 의제로 채택,실무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함으로써 국가간 GMO의 대량유통길이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그러나 GMO의 가공할 위험성을 경고하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파리 AFP 연합] 해충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잎에서 독성물질이 나오도록유전자 조작된 옥수수가 토양에도 독성물질을 잔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대학과 베네수엘라 과학조사연구소가 2일자 네이처지에 기고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유전자 조작 옥수수품종인 ‘Bt 옥수수’가 성장기간 중 25일정도의 기간에 뿌리에서도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출된 독성물질은 주변 흙과 결합되면서 생물분해 과정에서도 제외돼 배출이후 최소한 234일간에 걸쳐 독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논문은 유전조작된 옥수수가 제주왕나비의 생존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한다는 연구결과에 이어 나온 것으로,유전자조작식품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환경운동가들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들은 그러나 Bt 옥수수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이 토양에 어떤 영향을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고 밝혀 이번 논문의 일방적 해석을 경계했다. 연구팀은 Bt 옥수수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이 오히려 해충구제에 도움이 되거나 유전자조작식품 재배를 용이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잔류 독성물질에 의해 구제대상이 아닌 곤충이 피해를 입거나 고영양상태의 유기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라면서 이런 문제는 추가연구를 통해 규명해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 “변형된 물고기 1마리가 자연산 모두 도태시켜” [파리 AFP 연합] 유전자 변형 물고기 1마리가 자연상태의 물고기 전체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인디애나주 소재 퍼듀 대학의 윌리엄 뮈러,리처드 하워드 연구팀은 1일 발간된 뉴 사이언티스트지에 인간성장 호르몬을 투여한 관상어의 성장 및생식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본 관상어의 일종인 메다카 배(胚)에 인간성장 호르몬(hGH)를 주입한 결과 유전자 변형된 물고기는 보통 물고기보다 성장 속도와생식 시기가 훨씬 빨랐다. 암컷 물고기가 통상 큰 물고기와 교미하려는 경향을 가졌음을 감안할 때 이는 유전자 변형된 큰 물고기가 생식 단계에서 자연상태의 물고기들을 도태시키고 조작된 유전 형질을 후손에 물려줄 것이라는 가설을 가능케 한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로 실험한 결과 보통 물고기 60만마리 속에 유전자 변형된물고기 60마리를 풀어놓았을 때 40세대만에 기존 물고기들이 모두 소멸했다고 보고했다. 또 유전자 변형된 물고기 1마리로만 실험을 했을 때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보통 물고기들이 소멸하는 결과는 동일했다. 유전자 변형된 생물에 의해 기존 생물이 도태될 것이라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환경보호론자들에 의해 제기됐다.
  • 美·中 외교재개 상징, 판다곰 ‘씽씽’ 안락사

    지난 72년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기념,마오쩌둥(毛澤東)주석이 미국에 선물한 판다곰‘씽씽’이 28일 워싱턴 국립동물원에서 숨을거뒀다. ‘향년'28세.세계 최장수 판다로 천수를 누린 셈이다.씽씽은 암컷인 링링과함께 지난 72년 4월 미국에 도착한 뒤 ‘판다외교'란 단어를 탄생시키며 미·중 외교 재개의 상징이돼왔다.29일 뉴욕타임스등 미언론들은 씽씽의 특집을게재하는 등 조문분위기에 한창이다. 지난 92년 짝인 링링이 심장질환으로 급사한 뒤 외롭게 살아온 씽씽은 그동안 고령에 따른 신장질환과 류머티즘 등으로 고생했으며 2년전에는 암에서회복되기도 했다.국립동물원측은 지난 주 씽씽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괴로워하자 안락사시키기로 결정,약물을 주사했다고 밝혔다. “씽씽이 사망한 것을 알려드리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게시문이 붙은 씽씽의 텅빈 우리 앞에는 조화와 카드가 가득히 쌓이고 있다.주미 중국 대사관은 “판다의 소생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국립동물원측에 사의를 표명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링링과 씽씽은 과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후사를 잇지 못했다.83년과 89년사이 새끼 5마리를 낳았으나 생후 5일안에 모두 잃고 말았다.국립동물원측은 현재 보관중인 링링과함께 씽씽의 가죽과 뼈를 박제로 만들어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유전공학 이용 자식성별 선택

    [베를린 연합] 유전 공학을 이용해 자식의 성별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방법이 개발됐다고 독일 일간 디 벨트가 20일 보도했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면역생물학 연구소는 쥐 실험에서 유전자 조합을 변화시켜 정자의 운동성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수컷을 암컷보다 두배나 많이 낳을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성별을 결정하는 X,Y 염색체는 자연상태에서는 암컷과 수컷이 동일한 비율로 태어나도록 분배된다.이때 성별을 결정하는 것은 쥐의 경우 17번 염색체. 이 염색체는 정자의 운동성을 결정한다.따라서 17번 염색체가 정자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도록 할 경우 수컷이 되도록 하는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난자에 도달해 수컷쥐의 생산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베른하르트 헤르만 연구팀장은 정자의 운동성을 강화하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앞으로 100% 성별 선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다른 포유류 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후손의 성별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X 염색체와 Y 염색체의 무게차를 이용하는 것.남성 염색체인 Y 염색체는 여성 염색체인 X 염색체에 비해 무게가 2.8∼7.5% 정도가벼운 점을 이용,정자를 원심분리기에 넣고 돌려서 남성이 되도록 하는 정자와 여성이 되도록 하는 정자를 분리 인공수정하면 가능하다.
  • [발언대] 잠재적 재앙물질 환경호르몬 철저 대응을

    남성의 정자수를 감퇴시키고 수컷 잉어를 암컷으로 변형시키는 비스페놀A라는 환경호르몬이 낙동강 하류에서 검출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또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1등급 발암물질로 남성의 생식능력약화,여성 출산율 감소,유산,기형아 출산,피부질환,호르몬 면역체계 및 신경체계 파괴 등 갖가지 질병을 일으키는 맹독성물질로 알려진 다이옥신을 미국이 휴전선 부근에 다량 살포했다는 보도에 충격을 받았다. 미국은 지금까지 월남전 이외에는 어느 곳에도 다이옥신을 살포하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던가.21세기 공포의 재앙인 환경호르몬의 후유증에 대한 철저한대비책이 필요하다. 얼마전 컵라면 용기 및 젖병,치아발육기,유아용 장난감,플라스틱 집기류에서 환경호르몬의 검출과 벨기에 등 유럽산 육류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다이옥신이 검출돼 우리를 놀라게 했다.환경호르몬이 이젠 환경전문가 차원을 넘어 일반인들의 화두가 됐다. 이번에 낙동강 하류에서 발견된 비스페놀A라는 환경호르몬은 1조분의 1 이하의 극미량이라도 인체에 해를 주고,발암성이 강해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며 음료수캔의 내부코팅제,식기제조에 쓰이는 폴리카보네니트수지 등에 포함돼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호르몬 증상은 당장 눈에 띄지 않고 또 곧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수십년 후 나타나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월남전 참전용사와 그 2세들의 다이옥신 피해사례 등이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지 않은가? 이의 예방을 위해선 이번 기회에 여러 부처 등에 분산돼 있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강력한 규제 관리기능을 일원화하여 환경호르몬 전반에 대한 오염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어떤 지역과 어느 물질에 비스페놀A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이 얼마나 들어있나 철저히 점검하고 대응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할 것이다.또 이번에 제기된 낙동강하류 환경호르몬과 휴전선에 살포된 다이옥신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과 대책강구가 있어야 하겠고 국민 각자는 환경호르몬 검출이 예상되는 물질이나 식품,합성수지제품 사용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하여야 함은 물론 예방에 힘쓰고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김동균[부산시 남구 용호1동]
  • 2000학년도 수능 분석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언어영역이 다소 어려웠지만 수리탐구I·II등이 지난해 보다 쉬웠다. 중상위권대(320∼360점)에 득점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보여 특차모집 경쟁률과 중상위권 대학의 정시모집 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또 지난해 어려웠던 수리탐구I이 쉽게 출제돼 수학과 과학에 약했던 여학생들의 강세가 예상된다.인문계 고득점 수험생들의 자연계 인기학과로의 교차지원도 크게 늘어 중상위권의 진학지도에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입시학원들은 특히 상위권과 중상위권 학생간의 변별력이 떨어져 논술과 면접이 정시모집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입시 학원들은 수리탐구I에서 상위권은 2∼3점,중위권은 2∼3점,하위권은 0∼2점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수리탐구II는 5∼6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언어영역은 약간 까다로워 상위권이 2∼4점,중위권 3∼6점,하위권 4∼8점 정도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지난해 쉽게 출제됐던 외국어 영역은 올해도 대체로 쉬웠다. 17일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언어영역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쉬워 성적이 약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모의고사 성적이 380점대였던 하세호군(18·휘문고3년)은 “언어영역은 듣기평가가 어려웠고 낯선 지문들이 많이 출제돼 당혹스러웠지만 다른 영역은쉬웠다”고 말했다.재수생 김현진양(19·풍문고졸)도 “수리탐구 II의 경우대부분이 교과서 안에서 출제됐고 사회탐구에서 1∼2문제 정도만 까다로웠을뿐 평이했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榮德)평가실장은 “수능을 잘보지 못했더라도 모집방법과 전형요소별 반영 비율을 꼼꼼히 살피면 모자라는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면서 “특차모집은 적성에 맞는 학과에 소신지원을 하고 4번의 복수지원기회가 주어지는 정시모집은 논술과 면접이 당락을 좌우하는 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 전영우 김재천기자 hyun68@ * 수능 특이한 문제들 “돈 봐라,돈 봐,잘난 사람은 더 잘난 돈…”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1교시 언어영역 듣기시험을 치던 학생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판소리 흥부가 가운데 흥부가 아내와 박을 타면서 부르는 ‘돈타령’을 듣기시험 5번의 지문으로 들려준 뒤 ‘이 대목에 포함된 창·북장단·아니리·발림 등의 구성요소를 골라내라’고 했기때문. 환경오염으로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의 수컷이 암컷으로 바뀌는 ‘성변이’현상이 발견됐다는 방송뉴스를 들려준 뒤 기자의 보도태도를 묻는 문제(6번)도 이채로웠다.오상렬군(18·구정고 3년)은 “성우들의 연출된 목소리가아닌 기자의 멘트는 처음 접하는 것이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홀수형 8번 한반도 지도의 동·서와 남·북을 거꾸로 뒤집어 놓고 ‘대륙지향적 사고와 해양지향적 사고’에 대해 묻는 문제도 특이했다. 수리탐구 Ⅰ영역에서는 인문·자연계 홀수형 7번 ‘함수의 반감기’를 계산하라는 문제가 학생들을 괴롭혔다.이 개념은 이번에 문제를 출제하면서 새롭게 만든 개념이었다. 홀수형 8번에 출제된 고대 인도의 수학자 바스카라가 만든 등식도 어렵지는않았지만 수험생들이 처음 접하는 문제였다. 홀수형 24번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의 처리속도 한계인 4,000㎒ 기술이 개발될 해를 계산하라는 응용문제도 실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3교시 수리탐구Ⅱ 영역에서는 지진에 관한 문제가 2개나 나와 최근 터키,타이완 등에서 일어난 대형 지진사태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서울 구로고 오광익(吳光翼·41·국어과)교사는 “실생활과 밀접히 연관된문제가 해마다 느는 경향”이라면서 “암기 위주의 공부보다는 폭넓은 독서와 아울러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말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외언내언] 환경호르몬

    미국의 테오 콜본은 저서 ‘빼앗긴 미래’를 통해 “환경호르몬은 체내에서 여성호르몬처럼 작용하여 수컷을 점차 암컷화(化)함으로써 종(種)의 파멸을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5대호 주변지역 등 생태계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생물생식기 이상은 거의 화학물질 오염에 의한 것이며 농약과 폴리염화비페놀(PCB),다이옥신,플라스틱 원료 등 70종의 물질이 주범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산업폐기물 속에섞인 PCB는 플랑크톤에 흡수됐다가 갑각류의 먹이가 되고 다시 새들이 갑각류를 잡아먹으면 체내에 PCB가 축적되어 동성끼리 둥지를 트는 기현상을 빚는다는 것이다. 일본 규슈대학에서는 “환경호르몬이 내분비교란 물질인지아닌지를 평가하는 작업은 아직 확립돼 있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오존층의파괴와 미나마타 공해병의 원인이 프레온가스와 메틸수은임을 인정하는 데는오랜 세월이 걸렸고 그때는 상황이 악화된 뒤였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낙동강 하류에서 발암성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검출됐으며 그로 인해낙동강에 사는 수컷 잉어들의 암컷화 현상이 진행중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호르몬이 생식기능·면역기능을 파괴하는 21세기 인류 재앙이라는것은 학계의 정설이다. 현재 세계야생보호기금(WWF)이 지정한 환경호르몬 유발물질은 살충제 제초제 등 농약류와 다이옥신·페놀 등 67종. 우리도 80년대 선박 밑바닥에 칠한 페인트 섞인 화학물질 때문에 남해안의 굴 등의 생산량이 절반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지난 95년에는 대형 유조선의 기름유출사고로전남 여수 앞바다의 어패류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환경호르몬 공포는 전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미국은 지난 96년 환경호르몬에 대비하기 위해 특별대책위를 구성했으며 일본 환경청도 지난해부터 국가차원의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우리는 2008년까지 환경호르몬 물질 목록작성,권고기준치 마련,총량규제안을 확정한다는 3단계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한강에 이어 낙동강에서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마당이어서 너무 느긋하지나 않나 걱정스럽기만 하다. 환경호르몬 문제는 더이상 강건너 불구경하듯 넘어갈 사안이아니다. 외국에서 확인된 환경호르몬 의심물질들이 국내에서는 어떤 상품,어떤 물질에 쓰이고 있는지도 밝혀주고 국민계몽 등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외국에서 상식화된 환경호르몬 문제를 은폐·축소하기엔 이미 절박한 단계에 와 있으며 우(愚)가 쌓이면 화(禍)를 면키 어렵다는 사실을 국민이나정부 모두가 투철하게 인식해야 할 때다. 李世基 논설위원 sgr@
  • 낙동강 하류 회동등 발암성 환경호르몬 첫 검출

    낙동강 하류 일대 등 부산지역 취수원에서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로 규정된 비스페놀A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이 발암성 물질의 영향으로 수컷 잉어의 암컷화 현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경성대 류병호(柳炳昊·56·식품공학)교수의 ‘낙동강 수질오염중 비스페놀A 오염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의 연구조사 중간결과에서 15일 밝혀졌다. 류교수는 “회동수원지와 명장정수장 등 5곳에서 원수를 채취,고체상 미량추출법(SPME)으로 수질을 분석한 결과 비스페놀A가 5개 지점에서 모두 검출됐다”고 말했다. 명장정수장의 경우 비스페놀A가 0.171ppb로 가장 높은 농도로 검출됐으며회동수원지(0.170ppb),하구둑(0.159ppb),매리취수장(0.083ppb),덕산정수장(0.056ppb)순으로 나타났다. 또 낙동강 하류에서 암·수컷 잉어 61마리를 잡아 20여마리의 혈액조사를실시한 결과 수컷 7마리에서 암컷화 현상을 일으키는 여성 호르몬계인 ‘비테로게닌’이 각 0.88∼1.76㎍/㎖ 검출됐다. 류교수는 “비테로게닌이 수컷에서 검출됐다는 사실은 낙동강 유역의 수컷물고기가 암컷으로 변하는 현상이 상당히 진행중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말했다. 류교수는 올 연말까지 연구조사를 마무리짓고 내년 2월쯤 일본에서 개최될일본 환경과학회에 최종 연구결과를 제출할 계획이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