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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관암 수술 뒤 항암·방사선 치료로 생존율 향상 효과”

    ‘간외담관암’ 치료를 할 때 수술과 함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보조요법을 시행하면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익재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팀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간외담관암 수술을 받은 33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등의 효과를 분석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암연구와치료’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담관암은 간에서 분비한 담즙을 십이지장 입구로 운반하는 통로인 담관에 생기는 암으로 간 안쪽에 생기는 간내담관암과 바깥쪽에 생기는 간외담관암으로 나뉜다. 간외담관암은 다른 장기에 둘러싸인 위치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전이 등의 위험이 있어 수술을 받아도 5년 생존율이 50% 미만으로 예후가 좋지 않다. 연구 결과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만 시행한 환자보다 수술 이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한 환자의 종양 크기가 작아지거나 유지되는 무진행생존율이 높게 나타났다. 수술만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4.5%였지만, 수술 이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모두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55.3%로 증가했다. 수술 이후 보조요법 중 방사선치료만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8.4%, 항암치료만 받은 환자는 16.7%로 모두 수술만 받았을 때보다 높았다. 또 수술한 부위에 암세포가 남아있는 환자에게서도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했을 때 암이 재발하거나 전신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그동안 간외담관암에 대해서는 수술과 병행하는 보조요법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거의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의 생존율 증가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대여성암병원, 재발성 부인암센터 개소

    이대여성암병원, 재발성 부인암센터 개소

    국내 최초로 재발성 부인암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기관이 문을 열었다. 이대여성암병원은 19일 ‘재발성 부인암센터’를 개소하고 김윤환 교수를 센터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부인암은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으로 초기에 발견하는 경우를 제외면 재발률이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새로 문을 연 재발성 부인암센터는 이대여성암병원에서 치료받은 부인암 환자는 물론 타병원에서 수술 받거나 치료받은 부인암 환자가 재발한 경우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치료한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42~43도로 가열한 항암제를 복부에서 순환시키는 ‘복강내온열항암화학치료법’도 도입했다. 이밖에 재발 환자에게 사용하는 고주파온열암치료,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IMRT), 추후 집속 초음파 치료 등을 적용한다. 김센터장은 “이번 재발성 부인암센터 개소에 따라 오랫동안 완화적 치료가 필요한 재발성 부인암 환자에 대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임상 통과는 ‘죽음의 계곡’… 넘어야 신약 보인다

    임상 통과는 ‘죽음의 계곡’… 넘어야 신약 보인다

    8조 2623억원.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기술수출 계약 해지 공시를 낸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거래일 11일만에 허공으로 사라진 제약 관련 기업들의 시가총액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35조 4876억원이었던 헬스케어 업종 기업들의 시총은 17일 27조 2198억원으로 23.2% 하락했다. 시가총액의 4분의1가량이 사라질 정도로 한미약품 사태는 국내 제약 및 바이오 산업 전체에 큰 타격을 입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지난해부터 한국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올라선 제약 및 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꺾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한미약품 사태와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미약품 사태의 발단은 베링거인겔하임의 계약 해지다. 베링거인겔하임은 경쟁 환경, 부작용 등을 고려해 폐암 신약인 올무니팁의 임상 3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이로 인해 지난해 약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이 과장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이는 국내 제약산업 전반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뤄졌다. ●2단계 통과하면 신약 가치 인정 그러나 임상 중단 자체는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자주 나타나는 일이다. 국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베링거인겔하임이 임상 중단을 통보한 올무니팁은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말기 암환자들이 더이상 다른 대안이 없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라며 “효과가 일부라도 있다면 치료제로서 승인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무티닙 개발 중단은 경쟁 약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효과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측면이 크다. 3단계로 이뤄지는 임상에서 임상 2상은 ‘죽음의 계곡’이라 불릴 정도로 실패율이 높다. 1상이 해당 신약의 부작용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라면 2상은 신약의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신약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업계에서는 1상의 성공률을 60~70%, 2상의 성공률은 30% 정도로 본다. 2상을 통과하면 3상에서 시판 허가를 받는 성공률이 60%가량 되기 때문에 2상이 성공했을 경우 어느 정도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1상부터 시판 허가를 받기까지의 성공률은 9.6%에 불과하다. ●부작용 일으킨 항암제도 연구 계속 그럼에도 글로벌 제약사들은 10%가 되지 않는 확률을 위해 많게는 수십조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한다. 최근 3세대 항암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가 대표적이다. CAR-T는 인체에 인위적으로 면역세포를 주입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방식이라 기존 항암치료 방법이 아닌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제약업체인 주노 테라퓨틱스가 CAR-T의 임상 과정에서 세 명의 환자가 뇌부종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심사를 중단했다. 그럼에도 다른 제약사인 노바티스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여전히 CAR-T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임상 실패의 리스크를 안고 신약 개발을 이어 가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올 상반기 자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과 미국 제약사 토비라의 간염치료제인 ‘세니크리비록’(CVC)의 복합제 개발을 위한 기술수출을 체결했다. 그런데 최근 토비라에서 CVC의 임상 2상 결과 일부가 기준치에 부합하지 못하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복합제 개발 지속 여부에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토비라의 CVC 개발은 임상 3상 진행을 위해 FDA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미국 제약사 자프겐이 종근당으로부터 기술이전을 통해 개발 중이던 고도 비만 치료제 ‘벨로라닙’의 임상도 중단했다. 임상 시험 중 환자 2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미약품 사태는 뒤늦은 공시에 대한 고의성 여부, 즉 악재성 정보를 내부에서 사전에 유출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는지가 관건이고, 신약 개발에 대한 위험성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긋는다. 박영섭 녹십자 종합연구소 연구기획팀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우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를 결정했다가 성공 가능성, 사업성 등을 고려해 투자를 철회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세계에서 신약 허가 조건이 가장 까다로운 미 FDA도 이런 신약 개발의 어려움을 감안해 일부 혁신적 신약의 경우 환자들의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가 개발한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B형간염 항체치료제인 ‘GC1102’의 경우 2013년 FDA와 유럽의약국(EM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비용 세금 50% 면제, 임상 3상 없이 조건부 신약 시판 허가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조건부 허가제 등 재검토 목소리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신약 개발을 촉진하고 환자들의 치료 기회 확대 등을 위해 희귀의약품제도와 조건부 허가제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한미약품 사태로 인해 이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범진 아주대 교수(약학대학장)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 실패는 글로벌 제약사들에도 흔히 있는 일”이라면서 “특히 암 치료제 같은 경우 환자의 생명이 달려 있기 때문에 다른 치료제들과는 달리 리스크가 크더라도 이를 감안하고 신약 허가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홍합의 접착력… ‘피 안 나는 주사’ 개발

    애주가들의 쓰린 속을 달래 주는 홍합은 거센 파도에도 바위나 방파제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홍합의 강한 접착력은 실 모양의 족사(足絲) 덕분이다. 국내 연구진이 홍합의 접착력을 이용해 찔러도 피가 나지 않는 주삿바늘을 만들었다. 카이스트 화학과 이해신 교수와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 강선웅·김기석 박사팀, 바이오신소재 개발업체인 이노테라피 공동연구팀은 홍합이 가진 접착 기능을 활용해 찔러도 출혈이 없는 ‘지혈 주삿바늘’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 3일자에 실렸다. 건강한 사람들은 주사를 맞은 뒤 2~3분 정도 소독솜으로 누르고 있으면 피가 멈춘다. 그렇지만 당뇨 환자, 항암치료 환자, 혈우병 환자, 뇌경색 수술 환자는 물론 아스피린 장기 복용 환자는 단순한 압박만으로는 지혈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런 환자들에게는 주삿바늘에 지혈재료를 코팅해 사용해야 한다. 지혈재료들은 일단 바늘 표면에 단단히 붙어 있어야 하며 주사 후에는 혈관 내벽이나 피부에 붙어 피를 멈추게 된다. 그러나 기존에 사용된 지혈재료들은 주사 과정에서 피부와 바늘의 마찰력으로 떨어져 나가 지혈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한 가닥만으로도 12㎏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으며 물속에서도 접착력을 잃지 않는 홍합의 족사 단백질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홍합 족사에 존재하는 카테콜아민 성분을 키토산이라는 고분자와 결합시켜 생체재료를 만든 뒤 주삿바늘에 얇게 코팅했다. 이 ‘지혈 주삿바늘’을 활용하면 주삿바늘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는 순간 바늘에 얇게 코팅된 생체재료가 혈액과 결합, 순식간에 하이드로젤 형태로 바뀌면서 피부와 혈관 주위를 막아 출혈을 방지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전문대학원으로 전환

    국립암센터는 산하 국제암대학원대학교(총장 이강현)가 석사 및 박사학위 과정을 모두 설치할 수 있는 전문대학원으로 탈바꿈한다고 28일 밝혔다. 2014년 3월 개교한 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지난 23일 교육부에서 인가를 받아 특수대학원에서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24일부터 내년도 석사 및 박사학위 과정 신입생을 선발한다. 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암관리학과와 암의생명과학과 등 2개 학과의 전문·심화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암관리학과는 암 발생과 사망 감소, 암환자의 수명연장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가 암 예방·관리 사업과 정책 개발을 수행하는 전문인력을 육성한다. 암의생명과학과는 암 발생 및 암화과정의 분자생물학적 기전 연구, 암 진단 바이오마커 및 표적치료제 개발 등 암 연구개발 및 실용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최근 보건의료 패러다임에 부응해 다학제 기반의 맞춤형 교육과정을 암예방, 암진단, 암치료, 암관리, 암데이터 등 5개의 특화된 트랙으로 운영한다. 이강현 총장은 “암 정밀의료가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되고, 저개발국에서 먼저 전문대학원 신설을 요청하는 등 정부와 국제사회가 필요로 하는 암 전문인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다학제 기반의 우수한 커리큘럼과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 운영으로 세계적인 암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3세대 면역항암제 시대… 암정복 새길을 연다

    [메디컬 인사이드] 3세대 면역항암제 시대… 암정복 새길을 연다

    암을 치료하는 세 가지 대표적인 방법은 수술과 약물요법, 방사선치료입니다. 칼로 암세포를 도려내면 그만일 것 같지만, 암세포는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빠른 속도로 주변 세포를 침범해 들어가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주변 조직으로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에게는 주로 약물치료를 하게 됩니다. 1세대 ‘화학항암제’는 효과가 좋지만 주변 조직까지 손상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포독성항암제’라고 불렀습니다.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를 먹여 살리는 주변 혈관이나 암세포 분열 신호를 포착해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저격수 역할을 하는 표적항암제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투약할 수 있는 대상자가 일부이고, 오랜 기간 사용하면 화학항암제처럼 내성이 생기는 문제도 따릅니다. 이번에는 다른 방식이 나왔습니다. 몸의 면역기능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할 수 있다면 효과가 어떨까.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입니다. 면역치료라고 하면 ‘몸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 분이 많은데 면역항암제는 기능이 좀 다릅니다. 면역항암제는 회피기능을 가진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찾아내도록 돕습니다. 주변 조직 손상 위험이 거의 없고, 기억 능력이 있어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 장기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수두 예방 접종을 받으면 평생 수두에 걸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해 애를 태웠던 췌장암 환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악성도가 높은 병입니다. 수술 후 재발률이 높고 증상이 없어 늦게 병을 발견하기 때문에 환자의 75%는 이미 수술할 수 없는 상태로 병원에 오게 됩니다. 그런데 2014년 처음으로 국산 면역항암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판매허가를 받았습니다. 바이오기업 젬백스앤카엘에 따르면 ‘리아백스주’는 암세포에 붙어 있는 ‘텔로머레이스’를 면역세포가 인식하도록 돕는 기능을 합니다. 텔로머레이스는 염색체 끝에 달린 효소로, 세포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지요. 특히 암세포에서 과발현돼 괴물처럼 무한으로 증식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으로 일했던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바이오사업부 사장은 25일 인터뷰에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도록 뚜껑을 열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아무래도 기존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소화기암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진전된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말기 췌장암 환자 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응급임상시험에서 일부 환자의 종양 크기가 기존 7㎝에서 4.4㎝로 일부 줄어드는 효과가 관찰됐습니다. 일부 환자는 생존기간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기대여명이 3개월 미만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러나 이 약을 개발한 회사조차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췌장암을 100% 억제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겁니다. 적용 대상 환자도 현재는 소수입니다. 송 사장은 “‘이오탁신’ 농도가 기준치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이고, 환자의 기대여명을 일부 늘려주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지 모든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다만 기존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게 해 장점이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치료 효과가 완벽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는 젬시타빈이라는 화학항암제와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현재 전국 16개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 찾아내도록 도와 대형 다국적제약사들도 효과가 좋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흑색종과 폐암 치료에 사용하는 키트루다와 옵디보, 여보이 등 3개의 다국적제약사 신약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런 항암제는 면역세포인 T림프구가 암세포를 ‘친구’가 아닌 ‘적’으로 인식하도록 합니다. 면역항암제의 도움을 받은 T림프구는 암세포를 기억하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특정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됩니다. 키트루다 등의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화학항암제나 표적항암제에 비해 독성이 매우 적어 투약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게 가능하다”며 “여보이는 치료 시 20%의 환자가 10년 이상 생존한다는 고무적인 연구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T림프구가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물질 ‘PD-L1’ 양성 폐암 환자에서 사망률이 30%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타깃 명확하게 확인 안돼… 임상환자 대부분 물론 리아백스주처럼 한계도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1회 치료비가 500만~1000만원이나 될 정도로 고가여서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받는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모든 타깃이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어서 사용해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조차 이런 고가의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 면역항암제를 자비로 상용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전이성 폐암 환자의 20%에서만 치료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환자들의 기대가 크지만 아직 모든 경우의 수를 밝혀내진 못한 상황입니다. 조 교수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해 제약사와 정부, 학계의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만약 이런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계도 한계를 극복하려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약해 효과를 알아보는 시도가 가장 활발합니다. 표적이 다른 항암제를 섞어 사용할 경우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 교수는 “현재 연세암병원에서도 좀 더 많은 환자들에게 높은 반응이 나타나는지 연구하기 위해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승인받은 키트루다, 옵디보 등 다른 종류의 면역항암제를 병용투여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인터스텔라’ 자문 킵 손 노벨물리학상?

    ‘인터스텔라’ 자문 킵 손 노벨물리학상?

    영화 ‘인터스텔라’의 총괄 과학자문을 했던 킵 손미국 칼텍 물리학과 명예교수가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 유력후보로 꼽혔다. 킵 손 교수와 로널드 드레버 칼텍 명예교수와 레이너 와이스 MIT 명예교수는 중력파 검출을 가능케 한 라이고(LIGO·레이저간섭계 중력파관측소)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면서 지난해 말 ‘금세기 최고의 발견’을 이끌어 냈다. 톰슨 로이터는 이들을 포함한 전 세계 과학자, 경제학자 등 24명을 노벨상 부문별 후보로 선정해 21일 발표했다. 톰슨 로이터는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등의 논문검색프로그램에서 확보한 인용건수를 바탕으로 노벨상 수상 후보를 추려 공개하고 있다. 다른 연구자들에게 많이 인용될수록 노벨상을 탈 확률이 높다고 예측하는 알고리즘이다.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39명이 실제로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물리학 분야에선 고체물리학 분야의 마빈 코언 UC버클리 교수, 카오스 시스템 제어 이론을 연구한 셀소 그레보기 영국 애버딘대 교수와 에드워드 오트, 제임스 요크 메릴랜드대 교수도 이름을 올렸다. 생리의학상 후보로는 면역반응 조절의 비밀을 규명한 제임스 앨리슨 텍사스대 교수, 제프리 블루스톤 UC샌프란시스코 의대교수, 크레이그 톰슨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사장을 포함해 9명이 명단에 올랐다. 화학 분야에선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캐스9’을 활용해 유전자 편집기술을 연구한 조지 처치 하버드대 교수와 장펑 MIT 의공학과 교수, 거대분자 형태의 약물을 개발해 암치료 분야에 진보를 이룬 마에다 히로시 일본 소조대 교수 등이 거론됐다. 한편 경제학 수상 후보자 3명은 경제변동 및 고용의 결정 요인을 정의하는 등 거시경제학 발전에 이바지한 올리비에 블랑샤르 MIT 교수와 인사경제학을 만들어 발전시킨 에드워드 레이지어 스탠퍼드대 교수, 국제무역학을 선도하는 마크 멜리츠 하버드대 교수다. 이번 후보 명단에는 일본인 3명, 중국인 2명이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노벨상은 다음달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까지 수상자를 발표한다. 문학상 발표 일정은 미정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류에 대한 MS의 공언 “암치료, 10년 안에 해결한다”

    인류에 대한 MS의 공언 “암치료, 10년 안에 해결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의 일종인 머신러닝 같은 획기적인 컴퓨터공학으로 “암 문제를 10년 안에 풀겠다”고 공언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세계 최고의 생물학자와 프로그래머, 엔지니어들을 모아 컴퓨터 시스템의 버그를 찾듯이 암과 씨름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DNA를 이용한 분자컴퓨터(molecular computer)가 의사처럼 암세포를 발견해 없애도록 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팀의 앤드루 필립스는 “암을 찾을 수 있는 스마트 분자 시스템이 기술적으로 5∼10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그룹은 이미 건강한 세포의 행동을 모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는 죽은 세포의 행동과 비교해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어떻게 풀어나갈지 등을 해결할 수 있게 한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실험실에서 일하는 재스민 피셔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암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 암은 만성질환처럼 되는 것이고 그러면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결 시기는) 일부 암은 5년, 확실히 10년 안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는 아마도 암이 없는 세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 스마트 기기로 건강을 지속해서 모니터하고 이를 인체의 정상적인 활동 방식과 비교해 문제를 빨리 알아챌 수 있다고 기대한다.  피셔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면 이메일을 확인하는 동시에 유전자 데이터와 맥박, 수면 패턴, 운동량 등이 컴퓨터로 전해져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감기나 심한 질병에 얼마나 걸리기 쉬운지를 알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나는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인체 안의 기본 과정을 모방하는 컴퓨터 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체를 재프로그래밍해 암세포를 발견하면 즉시 치료하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궁극적인 목표다.  마이크로소프트 외에 다른 거대 IT 기업들도 의학 연구에 나서고 있다.  CNN머니에 따르면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왓슨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비슷하게 암 연구자들이 환자의 의료 정보를 연구 자료와 비교 분석하게 하고 있다.  애플은 방대한 아이폰 이용자의 의료 정보를 수집해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도구인 리서치킷을 지난해 내놨다.  구글의 연구실인 구글 X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과 나노 기술을 이용한 의학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400억 달러(약 44조 6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금을 주당 39센트로 8% 올릴 계획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희의료원, 27일 후마니타스 암병원 착공식…2018년 완공

    경희의료원, 27일 후마니타스 암병원 착공식…2018년 완공

    경희의료원이 2018년 준공을 목표로 암병원을 건립한다. 경희의료원은 오는 27일 정보행정동 제1세미나실과 암병원 부지에서 후마니타스 암병원 착공식을 갖는다고 20일 밝혔다. 후마니타스 암병원은 지상 7층, 지하 2층의 건축면적 5940㎡(약 1800평) 규모로 건설하며 약 21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경희의료원 전면 좌측에 들어설 예정이다. 착공식에는 임영진 경희대 의무부총장 겸 경희의료원장과 조인원 경희대 총장, 공영일 경희학원 이사장, 김의신 암병원 자문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암환자를 위한 치유와 감성의 공간’이라는 암병원 콘셉트에 맞게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착공식으로 구성됐다. 독일 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의 명화가 디지털아트로 스크린을 채울 예정이다. 본다빈치의 재능기부로 진행되는 명화전시는 후마니타스 암병원이 추구하는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의료원은 설명했다. 또 경희대 음대와 함께하는 현악 4중주 기악과 합창 공연을 통해 암극복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현재 경희의료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암환자들도 초대돼 착공식 행사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후마니타스 암병원은 ‘정밀의학’을 토대로 환자 개인별 맞춤치료를 한다. 환자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당일 진료 및 검사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 의학?한의학·치의학·생명과학·의료 인문학을 아우르는 ‘다학제 협진 시스템’도 갖춘다. 환자와 가족들의 신체적, 정신적 치유를 위해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와의 협업으로 건물 디자인을 마련했다. 환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동선과 환자 심리안정을 위한 내부 디자인도 선보인다. 임영진 경희의료원장은 “암병원 착공식을 통해 후마니타스 암병원이 지향하는 바를 전하고자 한다”며 “환자가 중심인 진료, 치유의 결합 시스템과 정밀의료실천을 통해 국내 암치료의 새로운 진료 모델을 제시하는 암병원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호흡의 복잡성·C형 간염 연구자들 ‘래스커상’

    호흡의 복잡성·C형 간염 연구자들 ‘래스커상’

    유전자 변형 통한 암치료법 연구 독성 없는 C형 간염 치료제 개발 DNA 복제 전문가 앨버트 공로상 인간 호흡의 복잡성과 C형 간염 예방법을 연구한 과학자들이 미국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래스커상’을 받았다. 또 DNA 복제를 연구하고 전 세계 과학교육 변화에 헌신한 노()과학자에게 특별상이 돌아갔다. 래스커상 수상자 선정위원회는 윌리엄 캐린 주니어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피터 래트클리프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그래그 세멘자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 랄프 바르텐슐라거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교수,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 마이클 소피아 캐나다 아부터스 바이오파마 박사, 브루스 앨버트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교수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래스커상은 자선사업가인 앨버트 래스커가 설립한 앨버트 앤드 메리 래스커 재단이 의학연구 장려를 위해 1946년 만들었다. 수상자 가운데 88명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해 예비 노벨상이라는 평가를 얻으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의학상으로 자리잡았다. 기초의학 분야는 삶의 기본적 기능인 호흡의 복잡성을 연구한 윌리엄 캐린 주니어, 피터 래트클리프, 그래그 세멘자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호흡의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HIF-1’이란 유전자가 저산소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변형시켜 빈혈과 산소공급 조절을 통해 암 치료법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임상의학 분야에서는 랄프 바르텐슐라거, 찰스 라이스 교수와 마이클 소피아 박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C형 간염바이러스(HCV)는 각종 간염과 간경변, 간암 등의 원인이다. 1989년 처음 발견된 C형 간염은 전파 경로도 불분명하고 백신이나 특효를 보이는 치료제도 아직 없다. 세 연구자는 각각 독립적으로 C형 간염을 연구해 인체가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고 독성이 없는 치료제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브루스 앨버트 UCSF 교수는 DNA 복제 분야 전문가로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원장과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편집위원을 역임하는 한편 전 세계 과학교육 분야 혁신에 앞장선 공로로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IBM ‘왓슨’ 도입… 국내 암치료 활용

    IBM ‘왓슨’ 도입… 국내 암치료 활용

    1500만 페이지 의료정보 분석 의사·환자 맞춤 치료옵션 제공 우리나라에도 인공지능(AI)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수 있게 됐다. IBM과 가천대길병원은 국내 최초로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도입해 암 치료에 적용한다고 8일 밝혔다. IBM이 2004년 개발을 시작한 ‘왓슨’은 2011년 미국의 유명 퀴즈쇼 ‘제퍼디’ 우승자들을 꺾고 우승하며 세계 과학계를 뒤흔들었다. IBM은 ‘왓슨’을 의료 분야에 적용한 플랫폼 ‘왓슨 포 온콜로지’를 개발해 지난해부터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활용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왓슨 포 온콜로지’는 방대한 분량의 정형 및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들에게 환자 개인에 맞춘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 정보를 학습하고 환자 수천 명의 사례에 적용해 치료 방법을 제시한다. 이언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기반정밀의료추진단장은 “왓슨 포 온콜로지는 방대한 양의 개별화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제 임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시해 우리 의료진이 세계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가천대길병원은 10월 중순부터 왓슨 포 온콜로지를 유방암과 폐암, 대장암, 직장암, 위암 등 국내에서 많이 발병하는 주요 암 치료에 본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제4의 암치료법으로 주목받는 항암면역요법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제4의 암치료법으로 주목받는 항암면역요법

    암 치료는 왜 어려울까. 그동안 암 정복을 위한 많은 이론과 임상결과가 발표됐다. 하지만 암이란 질병은 치료 방법을 찾는 우리와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온 느낌이다. 암 치료법은 사실 매우 간단하다. 암세포를 찾아 없애버리면 된다. 암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의 ‘무기’가 개발됐다. 하지만 암세포는 의·과학자가 만든 무기에 대응하는 기전을 갖고 방사선과 항암제의 공격에서 살아남아 몸 안 구석구석으로 전이되곤 한다. 이런 암세포를 찾아내 없애버린다면 암은 발생하지도 전이되지도 않을 것이다. 실제 우리 몸속에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며 암세포를 찾아내 없애는 일을 담당하는 다양한 종류의 면역세포가 있다.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려 열이 나면 감기가 심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신체 방어체계를 제어하는 당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면서 격렬하게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면역세포가 승리해 건강을 되찾는다. 하지만 암세포는 면역세포가 자신을 찾아내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위장해 숨어 있다. 이런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2011년 미국의 한 다국적 제약사는 ‘이필리무맙’이라는 면역항암제를 개발했다. 약의 작용 메커니즘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몸에는 암세포 제거 임무를 맡은 ‘T림프구’가 존재하는데, 암세포는 살아남기 위해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능력을 발달시킨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의 위장술에 의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던 T림프구가 위장막을 걷어내고 암세포를 찾아내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면역항암제를 사용해 암세포가 T림프구로부터 숨는 기능을 막는 것이다. 이 면역항암제는 기존 방법과는 다른 치료법이었기 때문에 종양 연구를 하는 대부분의 연구자나 의사의 주목을 끌었다. 항암면역요법이 항암치료에서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에 이어 제4의 치료법으로 자리잡는 출발점이 된 것이다. 앞으로는 암세포가 가진 면역회피 기전을 깨는 방법으로 암세포에 전달되는 특정 단백질의 신호를 막는 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몸에는 ‘대식세포’라는 또 다른 종류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잡아먹는데, 암세포는 대식세포가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CD47’이라는 신호단백질을 세포 표면에 부착한다. 면역항암제 이필리무맙이 암세포가 T림프구 면역세포로부터 위장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라면, 단백질 신호를 차단하는 것은 대식세포가 암세포를 쉽게 잡아먹을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다. 신호단백질 차단 항체가 개발돼 이필리무맙과 함께 사용하면 항암 효과는 더 향상될 것이다. 아울러 항암면역요법을 통해 암을 치료하려는 의학자는 자가면역질환을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체내 정상 세포가 면역세포로부터 공격을 받아 생기는 다양한 질환을 의미한다. 면역 치료는 원래 우리 몸의 일부였던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정상적인 세포까지도 공격받을 수 있다. 암 치료에서 근본적으로 성공하려면 우리 몸에서 면역반응이 제 기능을 다 해야만 한다. 기존의 다른 암 치료법과는 다르게 항암면역요법은 몸의 기능 자체를 증진시켜 부작용 없이 암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다. 면역 반응의 본질은 적과 나를 구별해 공격하는 것이다. 암 치료가 더 면역반응적이고 적과 나를 구별하는 면역반응이 충분히 억제돼 행복한 사회가 오길 바란다. 특히 제4의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항암면역요법으로 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완치의 희망이 커지길 바란다.
  • [메디컬 인사이드] 소화제로 버틴 난소암… 암세포 전이 땐 생존율 ‘뚝’

    [메디컬 인사이드] 소화제로 버틴 난소암… 암세포 전이 땐 생존율 ‘뚝’

    환자 빠르게 증가… 4년 새 28% 늘어 악화될 때까지 증상 없는 ‘침묵의 질병’ 유방암, 자궁경부암과 더불어 3대 여성암인 ‘난소암’은 흔히 ‘소리 없는 살인자’, ‘침묵의 질병’으로 불립니다. 환자의 상당수가 위중한 상태로 병원을 찾기 때문에 사망률이 비교적 높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5년 생존율은 61.9%로 유방암(91.3%), 자궁경부암(80.3%)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중앙암등록본부 조사에선 2013년 기준으로 난소암 신규 환자 수는 2236명으로 전체 여성암 환자의 2%, 순위로는 10위였습니다. 환자 수가 많지 않다고 여길 수 있지만 실제로는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심평원 조사 결과 지난해 난소암 환자 수는 1만 6172명으로 2011년(1만 2669명)에 견줘 27.6% 늘었습니다. 28일 산부인과 교수들을 만나 난소암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었습니다.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첫째 이유는 발생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가장 많이 알려진 가설은 ‘반복적인 배란’입니다. 배효숙 강남차병원 교수는 “배란 시기에 상피세포의 손상과 회복이 반복되는 과정에 세포 변이가 일어나 난소암이 생긴다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초경 연령이 어릴수록, 폐경 연령이 늦을수록, 임신 횟수가 적을수록 난소암 위험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난소암, 자궁내막암, 유방암 가족력이나 여성암 발병 경험, 고지방 식사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난소암은 다양한 치료법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성암에 비해 생존율이 낮습니다. 증상도 없이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특이한 증상이 없어서 병이 악화될 때까지 방치하게 되고 늦게 발견해 사망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암세포 전이가 잘 되는 특성 때문에 복수(腹水)가 차 배가 불러오거나 흉수(胸水)가 차 숨이 가쁜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야 처음으로 증상을 자각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속이 더부룩해 소화제만 먹고 견디다 암세포가 전이된 뒤에 발견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기경도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 환자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70%를 웃도는 환자가 완치하기 힘든 3기 이상의 단계에서 암을 발견해 치료하기 때문”이라며 “암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전까지는 소화불량, 빈뇨, 하복부 불쾌감 등의 특별한 자각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배 교수도 “난소암에서 소화가 안 된다거나 배가 부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은 다른 소화기계 이상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며 “또 난소는 뱃속에 있는 장기여서 위내시경이나 자궁경부암 검사처럼 장기를 들여다보고 바로 조직을 채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조기검진법이 아직 없다”고 말했습니다. ●1·2기에 발견 시 5년 생존율 90%까지 올라 결국 현재로서는 ‘골반초음파’와 혈액검사 형식으로 하는 ‘종양표지자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진단법입니다. 기 교수는 “가족력이나 유방암 발병 경험이 있는 고위험군, 폐경 후 여성은 매년 난소암에 대한 정기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50~60대가 전체 환자의 50%를 차지해 중·노년 여성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난소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이유는 초음파 검사나 종양표지자 검사조차 암을 100% 발견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기 검진 확률을 높이려면 정기적인 검사로 몸 상태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암을 발견하는 시기에 따라 5년 생존율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초기인 1·2기는 70~90%, 3·4기는 17~39%입니다. 배 교수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초기에 발견할수록 암 발병 부위 전체를 절제할 수 있게 돼 재발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 교수는 “난소암엔 림프절 전이가 많이 일어나는데 복부대동맥 주위와 골반 내 림프절이 붓고 점차 가슴과 목 림프절로 퍼지게 된다”며 “전이가 일어나지 않은 난소암은 수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전이된 상태에서는 수술만으로는 모든 암을 제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난소암은 모든 병기에서 우선 수술 치료를 먼저 권하게 됩니다. 3기 이상의 환자는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하기도 합니다. 기 교수는 “3기 이상의 환자는 일반적으로 3~4회의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한 뒤 수술한다”며 “선행화학요법이 최근 생존율을 높이는 데 좋은 효과를 보여 표준 치료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으로 화학항암제는 혈액 속 백혈구 및 혈소판 감소, 빈혈, 구토, 식욕저하, 탈모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 큰 고통이기 때문에 여러 상황에 맞는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도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배 교수는 “암이라는 단어가 주는 정신적인 충격이 크다는 사실을 치료하는 의사가 가장 잘 안다”며 “하지만 걱정과 고민으로 너무 시간을 오래 허비하지 않고 굳게 마음을 먹고 가급적 빨리 치료하는 것과 차근차근 순서를 밟아 치료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이끈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전히 낮은 보장성… 평균 외래진료비 44만원 수술을 받은 뒤에는 6~8주간 회복기를 가져야 합니다. 따라서 성관계나 수영, 샤워가 아닌 탕 목욕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배 교수는 “그 이후에는 피곤할 정도의 무리한 일이 아니라면 성생활을 포함한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며 “적당히 운동하고 고르게 영양 섭취를 하되 암 치료에 좋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영양제나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습니다. 난소암 환자에게 권장하는 음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평상시 체력을 기르기 위해 충분히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만 권장할 뿐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용식품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배 교수는 “일부 식품은 간과 신장에 부담을 줘 항암제 투약 시기를 늦추게 되고, 결국 병이 더욱 악화할 수 있는 위험성을 높인다”고 경고했습니다. 수술로 난소를 제거하면 호르몬 치료를 하게 됩니다. 전문가와 상의해 폐경기 검사인 유방·골밀도·혈액검사를 함께 하는 게 좋습니다. 난소암 환자의 경우 치료비 부담이 커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각종 신약의 개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보장성 탓에 환자들의 부담이 높습니다. 2014년 기준으로 입원과 외래를 포함한 난소암 환자 1인당 평균 외래진료비는 44만 7000원으로 자궁경부암(41만 2000원), 유방암(15만 5000원)보다 많았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원하는 임종장소는 집인데 대부분 병원서 죽음 맞아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은 자신의 집에서 임종을 맞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사망자 10명 중 7명꼴로 병원에서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호스피스-연명의료법 시행에 따른 보험자의 역할’ 자료를 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연간 전체 사망자수는 26만8천88명이며, 이 가운데 71.5%인 19만1천682명이 의료기관에서 숨졌다. 자택에서 숨진 경우는 17.7%인 4만7천451명이었고, 각종 시설 1만187명(3.8%), 기타 1만8천768명(7.0%) 등이었다. 실제 사망장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의 생을 마무리하기를 원하는 임종 희망장소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14년 8월 19~30일 제주도를 뺀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1천500명(남자 762명, 여자 738명)을 대상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국민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본인이 죽기 원하는 장소로 57.2%가 가정(자택)을 골랐다. 이어 호스피스 완화의료 기관(19.5%), 병원(16.3%), 요양원(5.2%), 자연/산/바다(0.5%), 조용한 곳/편안한 곳(0.3%), 아무도 없는 곳(0.2%), 교회/성당(0.1%), 모르겠음(0.8%) 등이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과정에서 임종 직전까지 심폐소생술과 고가항암제 등의 연명치료를 받으면서 막대한 치료비용으로 남은 가족들은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9~2013년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44곳을 이용한 건강보험 암질환 사망자를 조사해 보니, 숨지기 전에 대형병원에 한 달간 입원해 검사·약물·수술 등 각종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다가 사망한 말기 암 환자는 1인당 평균 약 1천400만원의 건강보험 진료비를 쓴 것으로 추산됐다. 보건복지부는 임종기에 접어든 말기 환자가 통증이나 고통 없이 평안하고 존엄하게 ‘웰다잉(well-dying)’을 할 수 있게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힘쓰고 있다. 2015년 7월부터 완치할 수 없는 말기암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해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이에 따라 말기암 환자가 병원급 호스피스 병동에서 5인실을 이용하면 하루 평균 총 진료비 22만1천원 중 1만5천원(간병 급여화 경우 30만1천원 중 1만9천원)만 내면 된다. 복지부는 나아가 말기암 환자가 자신의 집에서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지난 3월부터 가정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말기 암환자는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17개 의료기관을 통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해 관리해주는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비용은 1회 방문당 5천원(간호사 단독 방문)~1만3천원(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모두 방문)이다. 복지부는 1년간 시범사업을 하고서 제도를 보완해 내년 8월부터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거의 모든 국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서비스다. 서울대 의과대학이 여론조사기관(월드리서치, 마켓링크)과 함께 전국의 20~69세 국민 500명 대상으로 ‘호스피스 및 연명의료에 대한 국민의 태도’ 주제로 패널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5.5%가 호스피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 [新전원일기] 암이 선물한 특용작물 세계 실패 속에서 삶을 재배한다

    [新전원일기] 암이 선물한 특용작물 세계 실패 속에서 삶을 재배한다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없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이자 의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377년)는 인간의 몸을 하나의 천체로 보았다고 한다. 인간의 몸이 우주라는 말이다. 또한 우주는 스스로 자정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나 역시 우주의 섭리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별들의 생성과 소멸을 해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말이 섭리이지 않을까. 그리고 막연한 믿음이지만 우주가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회복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몸도 상처를 입으면 스스로 회복하려 하지 않을까. 그 회복을 도와주는 게 음식이라는 게 히포크라테스의 생각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그게 진실이 아니라 해도 음식을 잘 골라 먹는 일만으로도 질병을 막고 치유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않을까. 동양의 사고도 비슷하다. 의식동원(醫食同源). 중국 고대 사람들도 음식을 먹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은 그 근원이 같다고 생각했다. 약식동원(藥食同源).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하나라는 말이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한마디로 잘 먹으면 병은 멀리 있다는 말일 것이다. #다믈이라니… ‘다믈’은 ‘옛 땅을 다시 돌이킴’이라는 의미가 담긴 우리나라 고유어다. 쉽게 쓰는 이름이 아닌데 이 이름을 자식 이름으로 가져다 쓴 사람이 있다. 최창학(57)·이윤경(51·여) 다믈농장 대표가 바로 그들이다. 이 부부의 아들 이름이 ‘다믈’인데 그 이름을 가져와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의 이름으로 삼았다. 최 대표는 경기도 평택에서 한때 유명한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었다. 경기도 수능 모의고사 문제 등을 출제했고 언어 영역의 논술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어느 날 학교 선생님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청주사대를 졸업한 아내 이씨를 만나 한눈에 반해 결혼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상견례 다 하고 결혼 자금이라고 통장을 줬는데, 통장 안에 든 돈으로는 무허가 건물 같은 살림집밖에 구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 집에선 무척 반대를 했었어요.” 이씨의 설명이다. 아무렴 딸 가진 부모가 고생길로 들어가는 줄 뻔히 아는데 그 길로 가라고 등 떠밀 사람 없지 않겠는가. 부부는 결혼한 후 아끼고 아껴 2년 만에 집 장만을 한 지독한 자린고비들이었다. 10년이 지나도 집 장만 같은 건 꿈도 꾸기 힘든 요즘에 2년 만이라니 실로 존경할 만한 일이었다. “집 생기고 나서 앞으론 잘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죠. 딸과 아들 낳고 넷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죠. 그런데 2005년, 그러니까 딸애가 열여섯 살이 되고 아들이 열두 살이 되던 해에 유방암 3기라는 판정을 받은 거예요. 이제야 좀 살만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암이 의지가 되어 이씨는 유전력과 가족력도 없었다고 말했다. 너무 열심히 살아온 탓이었을까. 더군다나 검진을 받으러 다니며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다. “여섯 차례인가 병원을 다녔죠. 병원에서 하나같이 지방이 뭉쳐 있는 거라 괜찮다는 거예요. 그래도 계속 덩어리가 만져지고 느낌이 이상해서 마지막으로 대학병원에 한 번 더 가서 검사를 받아 보자 해서 갔는데 암이었던 거죠.” 그녀는 선고를 받은 후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했다. 자신의 짐도 하나둘 정리하기 시작했고 남편과 아이들을 불러 유언도 남겼다고 한다. 요즘은 의술이 더 좋아져서 치료 후 생존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암은 여전히 죽음과 삶의 경계를 긋는 슬픈 병이다. “아이들에 대한 염려, 남편에 대한 걱정. 도저히 이대로는 갈 수 없었어요. 죄라면 너무 열심히 산 거밖에 없었거든요. 너무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담당 의사를 붙들고 살려 달라고 하염없이 울었다고 했다. “그때 남편이 선생님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돈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보니 남편이 제 병간호를 해야 했거든요.” 부부가 특용작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항암치료가 끝난 후부터였다. 항암치료가 끝난 후 꾸준히 먹어야 하는 약을 처방받았는데, 당시 그 약의 부작용이 자궁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 약을 어떻게 먹겠는가. 최씨는 아내의 병구완을 위해 암에 좋다는 특용작물이나 몸에 좋은 음식이 있다면 그 작물의 재배지나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9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그 덕에 아이들에게 소홀했고 생활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과외도 하고 학원도 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몸을 이롭게 하는 식품들 찾아다니며 성분은 무엇인지, 어떻게 재배를 하는지, 어떻게 복용하면 좋은지 등 노하우도 생겼다.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씨가 완치 판정을 받은 2013년에 본격적으로 귀농을 결심하고 현재의 자리에 농장을 올렸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작물들이 있어요. 그냥 종자만 가져와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래 가지고는 재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농업기술지원센터의 전문가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죠. 그분들에게 배우고 와서 하나둘 종자를 심거나 묘목을 심었죠.” 부부가 몸에 좋은 특용작물을 찾아다닌 9년 가까운 시간이 곧 귀농을 위한 준비였던 셈이다. “처음엔 심어 놓고 실패도 많이 했어요. 그리고 그땐 그냥 우리 식구들 먹는 정도였고요. 집 옥상에서 쉬쉬하며 양봉도 해보고 각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원에서 하는 귀농 수업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20년간 교사 생활만 해 온 우리가 귀농하고 싶다고 해서 당장 뭔가 이루어질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죠.” 부부 두 사람만의 노동력으로 꾸려 나가기에는 좀 벅찬 규모의 농장이지만 그렇다고 사람 손이 크게 필요하지 않는 시기가 많은데 직원을 쓸 수도 없었다. 그건 우리나라 농장들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지금은 대부분의 농장들이 그렇듯 필요한 작물을 재배할 때 일당제로 사람들을 불러다 쓰곤 한다. 지금은 1만 4850㎡(약 4500평) 규모의 크기에 매출액이 8000만원 정도 된다. 이 돈은 다시 인건비나 종자 비용, 시설비 등 재투자로 들어가는데, 남은 돈은 네 가족 살아가는 데 별 불편함 없는 정도의 벌이라고 한다. 농장 수입의 3분의2가 꿀벌에서 나온다. 꿀벌부터 시작해서 스테비아, 마카, 작두콩 등 수십종의 특용작물과 블루베리, 구스베리 등 베리류 과일이 사시사철 농장을 풍성하게 만든다. #농작물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특용작물은 유행을 타요. 지금은 스테비아에 열광하지만 언제 열기가 식을지 모르죠. 그래서 특용작물 하나에만 올인하면 유행 탈 땐 괜찮지만 어느 순간에 폭삭 주저앉을 수도 있죠. 그래서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사람들은 여러 수입원을 두어야 해요. 그래서 우린 벌꿀을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어요.” 여러 수입원을 두는 대신 1년 내내 바쁘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수입원의 다변화를 위한 노력의 하나다. 부부는 체험이 현장에서 끝나지 않도록 모종 심는 방법을 알려 주고 이를 집으로 가져가 가꾸도록 권유한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은 물론 기업에서도 봉사 활동이나 예비 은퇴자를 위한 체험으로 이곳을 찾는다. 입소문을 타면서 방과후 수업을 개발하는 업체의 제안으로 초등학교에 스테비아 모종을 납품하고 함께 교재도 개발했다. 최씨는 앞으로 체계적인 농장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현재 경기농업대학 농업강사과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인근 중학교와 연계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농장 체험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는 분들을 위해서 ‘농장 카페’를 만들어 볼 생각도 하고 있고요. 아이들부터 은퇴자들까지 농장에서 해 볼 수 있는 게 많아요. 우리 부부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걱정이죠.” 그러나 특용작물은 쌀이나 보리같이 일반 작물에 비해 수요가 극히 적기 때문에 이를 유통하는 판로가 딱히 없는 것이 현실. 부부는 농작물을 평택의 로컬푸드 매장이나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100% 직거래로만 판매하고 있다. 간혹 암 환자 분들이 찾아와 이씨를 만나 위로를 얻어가는 농장이기도 하다. 그처럼 건강을 위해 특용작물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직접 농장을 찾아와 농장의 생산품들을 구입해 가는 덕에 농장이 유명해졌다. 부부는 농장에 가공시설을 갖춰 놓고 특용작물을 말리거나 가루나 즙으로 만들어 포장하는 작업까지 하고 있다. 요즘 부부가 주력하는 상품은 스테비아다. 당도는 설탕의 200~300배에 달하지만 칼로리가 거의 없고 혈당 수치까지 낮춰 준다. 아닌 게 아니라 맛을 보니 너무 달아서 쓸 정도였다. 부부는 전 세계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에서 스테비아가 슈퍼푸드로 각광받으리라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고 스테비아에 올인하는 건 아니다. “농사를 오래 지은 건 아니지만 농사에는 대박이 없는 거 같아요. 땀 흘린 만큼만 되돌려 받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1년 동안 태풍, 질병, 경기 등 변수가 너무 많아서 수익을 예측할 수 없어요. 특용작물로 귀농하시려는 분들은 기존의 농업인들이 해보지 않은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경험이 적은 만큼 여러 가지 작물을 재배해 보면서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해요. 고정 수익을 두고 다른 한편으론 수확기가 다른 여러 작물을 재배하면 1년 내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직장인들이 하루 8시간씩 일하듯 농사꾼들도 1년 내내 열심히 일하면 농사가 돈 안 된다는 말은 나올 수 없을 겁니다.” 부부가 이곳에 처음 정착했을 땐 주변 농가에서 “저 부부는 만날 공부만 한다”, “이상한 것만 가져다 키운다”며 의심 어린 눈길을 보냈다고 한다. “평생 한 가지 작물만 재배해 본 이웃 농민들이 하나둘 특용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같은 작물을 키우다 보면 정보도 교류할 수 있고 판로도 더 넓어질 거예요. 마을 전체가 특용작물의 ‘특화 농촌’이 되는 거죠. 농사 지어 우리만 부자 될 생각은 없어요. 우리 이웃들, 다믈농장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도록 농사를 짓는 거죠.” 다믈은 절망에 빠져 있던 이씨를 다시 삶의 최전선으로 나올 수 있게 만든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이름이었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 혈관으로 들어가 암세포 죽이는 마이크로 ‘킬러로봇’

    혈관으로 들어가 암세포 죽이는 마이크로 ‘킬러로봇’

    ‘면역세포+항암제’ 암 추적·치료 20㎛ 크기… 거부 반응 없어 국내 연구진이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을 추적하고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전남대 기계공학부 박석호 교수팀은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에 항암제를 탑재한 20㎛(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1m) 크기의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기초 및 응용과학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항암치료제에 쓰이는 약물전달체는 크기가 너무 크면 백혈구나 면역세포에 잡아먹히고 너무 작으면 암 조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몸 밖으로 쉽게 빠져나와 버린다. 주로 주사 형태로 주입돼 혈관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암 조직 핵심에 효과적으로 다다르지 못하고 도리어 정상조직만 파괴할 우려도 크다. 외부에서 자기장을 이용해 암 중심부까지 이동시킨 뒤 암 중심부에서 항암제가 1차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한다. 암세포의 나머지 부분을 대식세포가 잡아먹어 제거하는 원리다. 암세포 덩어리를 이용한 실험에 성공한 연구진은 추가로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과하게 되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혈관을 통한 이동이 쉽고, 자기장 영향을 잘 받는 위치인 간암 치료에 특히 유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세포를 이용한 마이크로 로봇은 몸속에 들어가서도 거부반응이 없고 외부에서 자기장을 이용해 움직이기 때문에 적절한 항암치료법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MASCC 젊은 의학자상’ 김희준

    ‘MASCC 젊은 의학자상’ 김희준

    중앙대병원은 김희준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2016 세계 암 보존치료학회(MASCC)에서 ‘항암치료 중인 유방암 환자의 치료를 도와주는 모바일 게임’이라는 논문으로 젊은 의학자상을 수상했다고 18일 밝혔다. 김 교수는 환자가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부작용에 대처하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했다.
  • [단독] 1000억 암치료센터 놀리는 원자력의학원

    ‘꿈의 암 치료기’라고 알려진 ‘중입자가속기’에 대한 국책사업이 정부의 계획성 없는 추진으로 1000억원 넘는 투자비만 날릴 위기에 처하게 됐다. 중입자가속기는 피부 안쪽 깊숙이 자리잡은 암세포에 중입자를 발사해 주변 암세포를 파괴, 치료한다. 전립선암은 100%, 간암 90%, 폐암 80%, 재발된 암도 약 42%의 완치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09년 중입자가속기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운영하고자 국책사업으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부산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일반산업단지에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1950억원을 들여 원천기술을 도입해 치료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미래창조과학부가 700억원, 미래부 산하 한국원자력의학원이 750억원, 지자체가 500억원을 각각 부담하기로 했다. 문제는 의학원이 적자에 허덕이느라 애초 사업비를 부담할 형편이 안 됐다는 점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실이 한국원자력의학원의 2015 회계연도 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의학원은 2010년 10억원, 2011년 10억원, 2013년 130억원, 2014년 200억원, 2015년 200억원씩 모두 75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치료센터는 지난 6월 준공됐지만 중입자가속기 제작이 지연된 탓에 당초 올해 임상치료를 시작해 내년부터 환자 치료에 나서려던 계획이 2020년으로 연기됐다. 계획 변경에 따라 의학원은 민간투자를 조달해 2016년 350억원, 2017년 400억원을 분담하고 중입자가속기 암 치료 1회에 1000만원을 책정해 치료비 수입으로 상환하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문 의원은 “연세의료원이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중입자가속기 도입에 나서는 등 민간에서 잇달아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의학원 관계자는 “그동안 재정 악화와 함께 사업 방식 변경 등으로 분담금 지급이 어려웠는데 어떻게든 민간투자자를 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1000억 암치료센터 놀리는 원자력의학원

    ‘꿈의 암 치료기’라고 알려진 ‘중입자가속기’에 대한 국책사업이 정부의 계획성 없는 추진으로 1000억원 넘는 투자비만 날릴 위기에 처하게 됐다. 중입자가속기는 피부 안쪽 깊숙이 자리잡은 암세포에 중입자를 발사해 주변 암세포를 파괴, 치료한다. 전립선암은 100%, 간암 90%, 폐암 80%, 재발된 암도 약 42%의 완치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09년 중입자가속기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운영하고자 국책사업으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부산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일반산업단지에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1950억원을 들여 원천기술을 도입해 치료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미래창조과학부가 700억원, 미래부 산하 한국원자력의학원이 750억원, 지자체가 500억원을 각각 부담하기로 했다. 문제는 의학원이 적자에 허덕이느라 애초 사업비를 부담할 형편이 안 됐다는 점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실이 한국원자력의학원의 2015 회계연도 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의학원은 2010년 10억원, 2011년 10억원, 2013년 130억원, 2014년 200억원, 2015년 200억원씩 모두 75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치료센터는 지난 6월 준공됐지만 중입자가속기 제작이 지연된 탓에 당초 올해 임상치료를 시작해 내년부터 환자 치료에 나서려던 계획이 2020년으로 연기됐다. 계획 변경에 따라 의학원은 민간투자를 조달해 2016년 350억원, 2017년 400억원을 분담하고 중입자가속기 암 치료 1회에 1000만원을 책정해 치료비 수입으로 상환하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문 의원은 “연세의료원이 2020년 가동을 목표로 중입자가속기 도입에 나서는 등 민간에서 잇달아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의학원 관계자는 “그동안 재정 악화와 함께 사업 방식 변경 등으로 분담금 지급이 어려웠는데 어떻게든 민간투자자를 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고용복지 플러스센터’ 어디서든 이용 가능

    ‘고용복지 플러스센터’ 어디서든 이용 가능

    취업·금융 등 일괄지원 서비스 인근 주민들도 활용 가능해져 이달부터 거주지 근처에 고용복지+(플러스) 센터가 없어도 인근 동네 센터를 찾아 고용과 복지서비스를 한번에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장애연금의 급여심사 요건도 완화돼 더 많은 사람이 새로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응급 상황에서 농어촌 응급실 의사와 대도시 권역응급센터 전문의가 협진해 환자를 진료하는 ‘응급의료 취약지 원격협진 네트워크’ 시범사업이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는 1일부터 고용·복지·보건 분야의 제도를 이렇게 일부 개선한다고 30일 밝혔다. 고용복지 플러스 센터는 고용·복지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하는 센터로, 이곳만 방문해도 각종 취업지원 프로그램, 취업 알선, 복지서비스 상담, 금융지원과 채무조정 상담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거주지 행정구역에 센터가 없다면 인근 지역 센터를 이용할 수 있지만, 지금의 사회보장정보시스템으로는 업무 담당자가 관할 시·군·구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의 업무만 처리할 수 있어 상담만 가능하고 실제 서비스 신청이 어려웠다. 앞으로는 고용복지 플러스 센터가 있는 시·군·구는 물론 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근처의 다른 시·군·구 주민까지 복지서비스 신청·접수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현재 전국에 40곳뿐인 고용·복지 플러스 센터를 내년에 10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장애급여 혜택도 강화된다.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장애등급 판정 기준이 개선돼 장애를 입은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4300여명이 장애연금을 새로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이암·재발암의 장애등급을 1등급씩 올리고 전이암·재발암 투병 중이라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장애 3급으로 인정하는 등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장애연금은 장애 1~4등급까지 받을 수 있는데 1~3등급은 연금 형태로, 4등급은 일시금으로 받는다. 이와 함께 장애 정도를 결정하는 시점을 ‘완치일’에서 ‘장애 발생 시점’으로 당겨 장애연금을 빨리 수급할 수 있게 했다. 이를테면 팔·다리에 장애를 입은 경우 1개월 후에 완치일을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장애를 입은 날’을 완치일로 인정함으로써 장애연금 수급 시기를 1개월 앞당긴다. 대도시 거점병원의 전문의가 영상기록을 보면서 농어촌 취약지원 의료진을 도와 응급 환자를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원격협동진료도 전국 11개 응급 권역, 74개 농어촌 응급실로 확대 시행한다. 기존에는 7개 응급 권역, 32개 농어촌 응급실에서 제한적으로 시행해왔다. 농어촌 응급실에 응급환자가 도착하면 의사는 대도시 거점병원 전문의를 원격으로 호출하고 컴퓨터단층촬영(CT)영상, 진료기록을 실시간 공유하며 환자를 진료한다. 원격협진을 하면 거점병원 전문의와 환자의 상태를 잘 아는 취약지 의사가 협력해 환자를 대도시까지 이송하지 않고도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협진이 가능해 이동 중 진료도 가능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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