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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여성의 겨울화장

    북한 여성들에게 겨울은 ‘시련의 계절’이다.매섭고 날카로운 바람은 그렇지 않아도 나이와 함께 탄력을 잃는 피부를 더욱 망가뜨리는심술꾸러기이기 때문이다. 한 여성 탈북자 K양(19)은 “겨울만 되면 괴로웠다”고 했다.화장품에 딱히 여름·겨울 구분이 없어서다.종류도 많지 않고 제철에 맞는화장품을 손에 넣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래도 평양에 사는 여성들은 여건이 낫다.돈(달러)만 있으면 외화상점이나 암시장에서 구할 수 있어서다. K양의 언니는 평양의 한 연극영화대학에 다녔다. 집에서 돈을 대줘비교적 여유가 있었던 그녀는 외화상점에서 달러를 주고 피아스(파운데이션)나 물크림(로션) 같은 화장품을 사 썼다고 한다. 로션,영양크림,에센스 등 겨울에 쓰는 보습 전용 기초화장품을 일일이 가려쓰는 남쪽 여성들은 ‘호강’하는 편이다.K양은 “대부분의북쪽 여성들에게 4계절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로션 정도 바를 뿐여름·겨울용 구분은 ‘생각도 못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금강산 여성 안내원은 보통 주민보다 화장에 신경을 쓰는 편이지만우리의 60년대식 화장법과 닮았다.빨갛기만 한 입술,흰색 분만 바른피부표현,갈색이나 회색톤은 찾아볼 수 없는 검정 일색의 짙은 눈썹. 열이면 아홉이 비슷하다.유행인 셈이다.얼마전 금강산을 다녀온 한여성 관광객은 “입술이 튼 안내원들을 보니 다음에 또 간다면 기초화장품 정도는 사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2차례의 이산가족 교환방문 때 방북단이 많이 준비한 선물중 하나가화장품이었다. 얼굴을 가꾸려는 여성들 욕망은 남이나 북이나 다를바 없다. 황성기기자 marry01@
  • 韓銀 연구보고서 “북한 화폐가치 과소평가 됐다”

    북한의 화폐가치가 과대평가된 게 아니라 과소평가돼 있다는 주장이나왔다. 한국은행은 8일 ‘2개국 평가법에 의한 북한 ‘원’의 구매력 평가’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보고서는 북한 주민들이 국영상점을 이용할 때 돈과 함께 ‘구매권’을 내야하는 반면 암시장에서는 ‘구매권’을 쓰지 않기 때문에 구매권의 유무에 따라 구매력이크게 달라진다고 지적했다.즉,구매권이 없으면 훨씬 높은 가격에 상품을 사야 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구매권이 있는 북한 ‘원’은 남한의 2,110.2∼5,319.2원에 해당되며 북한의 농민시장 가격을 근거로 산출한 구매권 없는 ‘원’은 남한 돈 27.9원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어 구매권 있는 북한 ‘원’은 구매력을 근거로 보았을 때 1달러에 0. 36∼0.70 북한 ‘원’ 정도이기 때문에 북한의 무역환율(1달러당 2.2원)이나 공식환율(1달러당 1원)은 과소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또 구매권 없는 북한 ‘원’도 1달러에 50.1원이 적정한 것으로 나타나 나진·선봉지역 환율(달러당 200원)이나 암시장 환율(달러당 150∼230원)은 과소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
  • “러 해군 자존심도 침몰했다”

    쿠르스크 호 침몰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 ‘붉은 군대’의 자존심이었던 러시아 ‘대양 해군’의 쇠락한 모습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국방 전문가들과 영국 BBC등 서방 언론들은 쿠르스크 호 침몰과 이후 어설픈 구조활동 등은 러 해군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10년전 소련 붕괴이후 지속된 러시아의 총체적인 위기는 군대에도그대로 영향을 미쳤고 그 중 해군의 타격은 컸다.과거 미국에 맞서세계 바다를 순찰하던 대형 항모들은 대부분 부두에 정박해 있다.70%가 수리나 부품 교체가 안돼 고물창고로 향하기 일보직전.비교적 신형으로 알려진 쿠르스크호도 이번 사고에서 안전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제때 정비를 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나온 러시아 해군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폐기된 함정은 모두 1,000정.블라디미르 쿠로예데프 해군 제독은 “재정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2016년까지 항해가 가능한 함정은 60정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군 주력함인 핵탑재잠수함의경우도 3분2가 줄었다.탄도탄미사일장착잠수함의 경우 10년전 60정에서 18정으로 줄었다. 군사전문 주간지 제인 디펜스는 최근호에서 “제대로 순찰활동을 하고 있는 핵탑재 잠수함은 1정밖에 없고 일반 전함의 경우 대부분 전투태세를 갖추지 못했다”고 전했다.해군 소속 비행사들의 비행훈련시간은 연 40시간이 고작이다. 군인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기술력과 사기 저하,기강해이,사고로이어진다.러시아 해군 병사와 장교들이 핵잠수함내 방사능 원료나 배의 주요 케이블을 훔쳐 암시장에 내다파는 일은 일상화된지 오래다.95년엔 전기료 체납으로 한 해군기지가 정전되면서 핵잠함내 핵탄두의 노심(爐心)이 용해될 뻔한 아슬아슬한 사고가 나기도 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성북구, 재래시장 개발 본격화

    성북구(구청장 陳英浩)가 관내 재래시장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유통시장 개방 등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열악한 환경과 자본의 영세성 등으로 뒤처진 재래시장에 경쟁력을 확보해주기 위해서다. 성북구는 최근 관내 월곡1동 88의345 등 103개 필지에 위치한 미아시장을시장재건축 사업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미아시장 재건축조합측은 대지 1,055평에 용적률 899.18%를 적용해 지하 7층,지상 25층에 연면적 1만6,000여평 규모의 주상 복합건물을 신축,시장건물로 사용할 계획이다.이 건물은 지하 1∼지상 3층은 유통시설,4층이상은 아파트로 계획돼 있다.성북구는 서울시 심의 절차를 마치는 즉시 재건축사업에 착수하도록 해 2004년까지 예정된 사업계획이 차질없이 마무리되도록 할 방침이다. 성북구는 이와 함께 이미 시장 재건축 사업구역으로 지정된 월곡·돈암·보문시장 등 3개 재래시장의 재건축허가 신청도 받아들여 빠른 시일내에 재건축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보문시장은 지하 3층,지상 15층에 연면적 9,226평,월곡시장은 지하 5층,지상 20층에 연면적 1만1,374평,돈암시장은 지하 5층,지상 25층에 연면적 1만4,387평 규모로 재건축 계획이 수립돼 있다. 심재억기자
  • 독일경제硏, 동·서독 화폐통합 10년 평가

    1일로 10년을 맞는 동서독 화폐통합 정책이 당시 너무 성급하게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DIW)는 30일 동서독이 지난 90년 7월1일 화폐통합을 단행하면서 서독 마르크와 동독 마르크를 1대1 또는 2대1이 아닌 4대1의 교환비율로 통합했어야 통일비용도 줄이고 동독 산업기반의 붕괴도 막을 수 있었을것이라고 분석을 내놓았다. DIW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당시 서독 마르크의 구매력은 동독 마르크보다 10배 가량 높았다.하지만 당시 헬무트 콜 총리 정부는 동서독 통합과정을 가속화하고 동독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동독 주민들에게 매우 유리한 교환비율을 책정했다.동독인들의임금과 연금은 서독 마르크에 대해 1대1로,동독인들의 현금자산과 예금은 2대1로 교환해 줬던 것.또 자산액중 6,000마르크까지는 1대1의 교환비율을 적용했다. 당시 암시장에서 동서독 마르크가 4.4대1의 비율로 거래됐던 점을 감안할때 동독인들은 최소 2배에서 4배의 부를 얻었던 셈이다.이런 방법으로 93년까지 약 4,300억 동독 마르크가 서독 마르크로 교환됐다. 문제는 동독인들의 임금수준이 4배로 뛴 만큼 동독 기업 입장에서는 고용임금이 4배로 뛰었다는데 있다. 당시 생산력·기술력 등에서 뒤떨어진 동독 기업들은 임금비용이 4배나 오른 상태에서는 서독기업이나 해외기업과 경쟁할 수 없었다.때문에 동독기업들은 경쟁력을 잃고 하나둘씩 부도처리됐다. 동독기업의 부도는 곧 실업률로 이어져 10년뒤인 현재 동독지역의 실업률은서독지역의 2배인 20%에 육박하고 있다.소득수준과 생산성도 서독지역에 비해 각각 85%와 56% 수준에 그치고 있다. DIW는 철저한 분석없이 성급하게 진행된 10년 전 화폐통합의 부작용으로 향후 통일독일은 5,000억마르크의 통일비용을 더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물꼬 튼 남북경협/ 각종 지표 현황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 ‘국가부도설’까지 나돌았던 북한경제가 지난해를 고비로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경제성장률이 10년만에 플러스로 돌아서고 은행차입 단기외채가 줄고 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채권값도 국제사회에서 강세를 유지하고있다. ◆10년만의 플러스 성장=한국은행이 분석한 ‘북한 국내총생산(GDP) 추정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GDP는 지난 90년 마이너스 3.7%를 기록한 이래 악화일로를 거듭,97년 마이너스 6.8%까지 떨어졌다.그러나 98년 마이너스 1.1%로 회복한뒤 99년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총외채=98년말 121억달러로 추정된다.중국 러시아 체코 등 옛 사회주의 국가들에 대한 채무가 73억5,000만달러로 전체의 62%를 차지한다.나머지는 영국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일본 등 4개 채권단 111개 서방은행에 대한 23억3,000만달러,영국 쉘그룹 등 개별기업에 대한 채무,국제채권시장에서 북한채권을 매입한 투자가에 대한 채무 등이다.서방채권단은 87년 북한을 ‘채무불이행국’(디폴트)으로선언했다. ◆은행차입 단기외채 감소=국제금융센터가 최근 발표한 ‘국제기구집계 북한 대외채무현황’에 따르면 북한의 은행차입 단기외채는 줄어든 반면 무역신용은 증가했다.디폴트 선언된 기존 미상환 총외채 121억달러를 제외하고,지난해말 현재 총외채는 12억6,800만달러로 6월말보다 1억7,700만달러가 줄었다. 이중 북한이 올해 갚아야 할 단기외채는 지난해말 현재 3억3,200만달러.국제상업은행 등 은행을 통한 차입금이 1억2,200만달러,무역신용 차입금 2억1,000만달러다.6개월 전에 비해 은행차입금이 7,400만달러 줄고 무역금융이 8,700만달러 늘어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무역신용의 증가는 동결상태이던북한의 대외교역이 재개되고 있음을 말해준다.특히 대남교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회생관건은 국제원조=북한의 총외채는 전체 국민총소득의 96%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북한경제가 버틸수 있는 것은 정치적 안정과 국제사회의 원조 덕분.UN등 국제사회는 95∼99년 연평균 3억달러정도인 14억8,599만달러를 무상지원했다.이중 남한이약 3억6,000만달러를 지원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에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무상원조와 국제금융기관의 지원,외자유치 등으로 자금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북한채권값 상승=북한의 대외교역량(98년말 기준)은 14억4,000만달러로,국민소득의 11.4%에 불과하다.최근 북한은 외화벌이 사업을 강화하면서 선물환 옵션 스와프 등 파생상품거래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환차손 방지를 위한 것이지만 실제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북한원화의 1달러당 환율은 21원60전으로 고평가돼 있다.암시장에서는 10배 비싼 200원대에 거래된다.올 4월초 1달러당 6∼8센트에 불과하던북한채권값은 5월말 현재 9.7∼10센트로 63% 올랐다. 한은 김주현(金周顯) 북한경제팀장은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등 남북관계개선이 채권시장에 반영된 결과”라면서도 “최근 북한경제가 다소 호전되고는 있으나 아직 독자생존하기에는 무리”라고 진단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외언내언] 북한복덕방

    60∼70년대 산업화의 물결을 타고 성업을 이뤘던 직업 가운데 하나가 복덕방(福德房)이었다.전국토 개발 바람을 타고 가옥이나 토지거래의 중개영업이번창했으며 복덕방의 무분별한 투기행위가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83년‘부동산중개업법’과 85년‘공인중개사자격시험’이 시행됨으로써투기의 산실로 한때를 풍미했던 복덕방 간판이 사라졌고 전문적인 부동산 중개업으로 바뀌었다.현재 9만6,000여명의 부동산 공인중개인들이 전국적으로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도 주택거래를 알선하는 복덕방이 생겨나 관심을 끌고있다.평양을 비롯해 지방도시에서 정식 간판없이 주택 암거래를 중개하는 복덕방 영업이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재미학자 K씨가 LA타임스에 기고한 내용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주민들 사이에주택매매 행위가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북한에서는 모든 주택이원칙적으로 국가 소유이기 때문에 개인에 의한 주택 건축이나 매매행위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난이 가중되던 90년대부터 주택거래가 조금씩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식량을 얻기 위해 헐값으로 집을 사고 파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한다.주민들은 식량만 얻을 수 있다면 살던 집을 서슴없이 내놓고 있으며 지방의 경우 보통 방 한칸에 부엌 달린 집이 감자 1.5t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주택매매가 보편화되면서 거래절차도 단순화되고 있어 집값이 정해지면 사고 파는 사람이 해당지역 인민위원회 주택배정과와 분주소(파출소)에서 문서상의 거주지를 옮겨 적는 것으로 끝난다.물론 여기에는 술·담배 등 뇌물이 뒷거래되며 최근에는 통제가 약해 굳이 그런 형식을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통제가 심한 평양시의 경우 공개적인 주택매매보다 단순한 교환수단으로 이용되며 아파트 한 채의 경우 보통 미화 50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북한에는 먹을 것을 구하려고 집을 비운 채 몇달씩 다른 지방으로 떠돌거나 일가족이 모두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지방 어디를 가도폐가나 빈집을 많이 볼 수 있다.아직은 주택매매가 공개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으나 통제가 약한 틈을 이용해 불법 주택매매 행위가 성행하고 복덕방이 늘어나는 추세는 북한의 경제활동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중앙집권적 사회주의 통제경제체제 하에서 자행되고 있는 개인간 주택거래는 지하에서 자생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리의 표출이라는 점에서북한 변화의 필연성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북한내 복덕방의 등장은 장마당(암시장) 확산과 더불어 현행 북한경제 구조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함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장청수 논설위원
  • [統獨과 한반도 통일](4)통일독일의 과제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통일 이후 서독지역을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데다 사고 싶은 물건들을 마음대로 살 수 있어 매우 즐겁습니다.하지만 통일이전 100마르크(약 6만원)하던 월 주택임대료가 지금은 500마르크로 뛰어오르는 등 기초생활비가 큰 폭으로 올라 생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통일 독일의 역동성을 대변하는 동베를린 중심부의 포츠담광장 인근 건설공사 현장에서 만난 동독 출신의 크레인 기사 크리스토퍼 라우(43)씨는 자신의경우 특정한 기술을 갖고 있어 실직을 당하지 않은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통일 10년째를 맞은 독일은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등 외적 팽창은 이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여러가지 내적 과제를 안고 있다.이중 가장 심각한 것은 실업 문제이다.서독지역의 실업률이 9. 4%인데 비해 동독지역의 경우 무려 18.2%나 된다.동독 시절에는 실업이라는개념이 아예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동독인들이 통일후 겪는 어려움은 매우크다.할레 경제연구소 뤼디거 폴 소장은 “92년 경우 동독지역 근로자의 28%가 실업상태나 고용 대기자였으나,지금은 18%로 떨어져 많이 호전됐다”며그러나 지금의 실업률도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동독인들은 앞으로 몇년동안매우 힘든 상황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동서독인들간의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일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동독인들은 새로운 체제에 적응해야 하는 정신적 고통과 서독인들과의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서독인들은 더 많은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내면서도 오히려 사회보장 혜택이 줄어드는 탓에 양쪽 주민들 모두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동독지역의 경제수준을 서독지역에 근접하도록 끌어올리는 방법밖에 별다른 묘책이 없어 독일 정부로서는 골칫거리다.볼프강 게어케 민사당(PDS) 외교정책 대변인은 “동서독인들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동서독인 모두가 정치·사회·문화·인성 등 정치·사회적 조건이 다른 상태에서 성장했다는 점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인생체험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그래야 비로소 마음의 장벽이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동독지역 재건을 위해 연금보험 등 공공재원을 집중 투자하는 바람에 중앙정부의 빚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독일 정부를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실업난해소와 경제재건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동독지역에 공공재정을 더많이 투자해야 되는데도 재원을 마련할 길이 쉽지 않은 것이다.통일 초에는 주로 공채를발행하여 재원으로 충당했지만 앞으로는 예산절감, 세금 및 각종 사회보험료인상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직접 관련되는 탓에 난감한 사안이 될 수 밖에 없다. 동독기업들의 자기자본 부족을 메워야 하는 점도 난제로 꼽히고 있다.동독기업들은 출발 당시부터 축적된 자본이 없었을 뿐 아니라,그후에도 수익성이낮아 자기자본을 축적할 여력이 없었다.금융비용 등 영업외 지출이 큰 탓에동독기업의 약 14%만이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나 기업의 자기자본 확충을위한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동독기업들의 제품 판매시장이 좁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동독기업들의 국내총생산(GDP)은 독일 전체의 10%선을웃돌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5% 정도에 불과하다.독일 전체 수출에서 동독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 수준이다. 동독지역의 경제구조가 건설업 및 건설관련 업종으로 편중돼 제조업 비중이작은 점도 성장의 걸림돌이다. 서독 주민 1인당 제조업의 총 부가가치 생산이 동독지역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점을 보더라도 동독지역의 제조업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대변해주는 대목이다.따라서 동독지역의 경제기반을 다양화하고 자생력을 키워야 하는 선결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khkim@ ** 40년만에 무너진 '사회주의의 희망' ◆東獨지역 국민車 '트라반트' [베를린 김규환특파원] 동독이 자체 개발한 국민차 트라반트는 40년 영고성쇠(榮枯盛衰)의 동독 역사를 대변해주는 상징물이었다.‘트라비’라는 애칭으로 널리 알려진 이 자동차는 통일 이전만 해도 사회주의체제의 우월성을나타내며 동독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지난 57년부터 통일후인 91년까지 330만대의 트라반트를 생산한 작센링자동차가 자리잡은 작센주 츠비카우는 분단 이전부터 독일 자동차 생산의 메카였다.1904년 설립된 호르히 자동차와 DKW,아우디 등이 합병한 아우토유니온이 들어서면서 독일 자동차공업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아우토유니온은 2차대전후 동독에 사회주의정권이 들어서면서 인민 소유경영체제의 작센링으로 바뀌어 노동자를 위한 승용차 개발에 들어갔다.동독 초창기 경제는 취약해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철판을 수입할 수 없자 작센링 자동차는 플라스틱 차체의 트라반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트라반트는 플라스틱 차체를 채택으로 가격을 내릴 수 있는 데다 무게가 가볍고 2기통·2행정기관을 사용해 연료 효율을 극대화했다.생산라인도 일부자동화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연간 10만대를 생산했다.서방세계에서도 자동차가 일부 부유층의 사치품이었을 때 트라반트는 동독인들에게 마이카시대를 여는 사회주의체제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계획경제의 경직성으로 생산라인 확충과 기술개발에 등한시함으로써트라반트는 73년 100만대 생산을 정점으로 하향곡선을그리며 만성적인 공급부족에 시달렸다.공급 부족에도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책정된 트라반트의 가격은 4,000마르크(약 240만원)였으나,주문에서 출고까지 최장 10년 이상 걸리자 중고차 값이 암시장에서 1만마르크 이상으로 치솟았다. 한때 동독 체제의 우월성을 나타내던 대표적 상품이 체제의 비효율성을 드러내는 ‘액물’로 전락한 셈.더욱이 89년 동독인들이 헝가리 국경을 넘어서방으로 대거 탈출하면서 버리고 간 트라반트는 몰락하던 공산당의 모습을연상케 했다.통일 후 독일 정부가 안전도에 문제가 있고 유해가스 배출량이많다며 트라반트의 생산중단 명령을 내림으로써 종적을 감췄다.
  • [외언내언] 평양 군고구마 장수

    도시서민들에게는 겨울철 군고구마가 무척이나 가깝게 느껴진다.추운 겨울밤 가족들과 오순도순 나눠먹던 군고구마는 다정한 인정이 어울려 그 맛을더해주고 있다.가난할때는 요기가 됐으며 여유가 생긴 지금도 그 맛을 잊지못해 퇴근길에 군고구마 장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구마 하나를 더주는군고구마 장수의 따뜻한 인정은 예나 다름이 없다.그래서 겨울밤 군고구마장수는 도시서민들에게 친근한 이웃이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그런데 올 겨울들어 평양시내에 30여년만에 군고구마 장수가 등장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정권수립 이후 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평양을 비롯한 여러도시에서 볼 수 있었던 군고구마 장수가 일제히 자취를 감추었다.군고구마 뿐만아니라개인사업이 허용되지 않고 있던 북한에서 당국의 단속으로 군고구마 장수를볼 수 없었다.지난 26일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 방송은 평양시내 네거리마다 야외 군고구마 판매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이 야외 판매대설치는 김정일(金正日)총비서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며 평양시안에 구수한 군고구마 냄새가 한껏 풍기고 있다고 전했다.인민군 부대에서 맛이 좋은 강령고구마 수백t을 공급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평양시내에 고구마 장수가 다시 등장한 것은 북한 사회변화의 실상을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또한 지난 5년간 북한 지하경제의 대표적 기능으로 작용했던 암시장의 확산으로 이해되며 특히 지난해 헌법개정에 따른 개인사업의 허용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바 크다.북한이 감자를 제2의 주식으로한 농업정책에 따른 고구마 생산의 증산도 군고구마 판매대를 허용한 배경으로 볼 수 있다.아무튼 평양시내에 군고구마 장수가 다시 등장했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이어온 서민생활의 정서가 되살아 났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변화로 인식된다. 필자가 92년 제8차 남북총리회담 지원단으로 평양을 방문했을때 만난 안내원이 군고구마 장수를 모른다고 했던 점을 감안하면 북한변화의 격세지감을확인할 수 있다.우리 서민생활의 정서가 담긴 사회변화가 더욱 확대됐으면하는 바람이다.획일적인 북한사회에서 다양한 생활환경의 변화는 시대흐름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겨울밤의 정막을 깨며 외쳐대는‘메밀묵과 찹쌀떡’장수의 애잔한 목소리를 들을 날도 머지 않을 것같다.아무튼 동토(凍土)의 평양시내에 민족의 생활정서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며 남북관계 개선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다. 張淸洙논설위원 csj@
  • 北농업 회복 실태

    북한 농업이 EM이라는 복합 미생물에 힘입어 최근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은 일본 류우쿠우(琉球)대 히가 데루오(比嘉照夫) 교수 일행이 98년여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만경대시범농장,사동(寺洞),강남(江南),청계리(淸溪里),숙천(肅川) 등 평양 근교의 농업 실태에 관한비디오테이프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잘 자란 곡물과 채소,그리고 북한 농업 관계자들의 밝은 얼굴이 담겨 있다. 비디오테이프를 보면 3년째 EM을 투입한 평양 서쪽 사동지구의 논에서는 98년 1㏊에서 8t이 넘는 벼가 수확됐다.EM을 투입하기 전에는 1㏊당 4t밖에 수확할 수 없었다.수확량이 2배로 증가한 것이다.벼 한 줄기에 달린 낟알이 12∼19개 늘었다.벼뿐 아니라 배추 등 채소의 수확량도 늘었다. 평양 북쪽 강남지구에서는 최고 10㎏이나 나가는 배추가 수확됐다.벼도 96년 6월 논에 EM을 처음 뿌린 뒤 12∼14%가 증산됐다.북한 농업 관계자는 “화학비료만 갖고 농사를 지을 때보다 안전하게 남새(채소)와 알곡(곡식)을생산할 수 있으며,1년에 EM을 7∼8번주면 14%까지 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히가 교수에 따르면 98년 강남지구 1만㏊의 밭에서 1,100t의 채소가 생산됐다. 평양 근처 만경대시범농장에서도 98년 벼 수확량이 25% 가량 늘었다.히가교수는 만경대시범농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 쌀과 구별이 안될 정도로벼 농사가 잘 됐으며,채소도 색깔이 짙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평양에서 남쪽으로 7㎞쯤 떨어진 청계리에서는 EM을 뿌린 지 3년이 지난 98년 1㏊의 논에서 평균 8.8t의 벼가 수확됐다.EM을 투입하기 전보다 1㏊당 수확량이 500㎏ 증가했다.벼 한 줄기에 달린 낟알은 평균 195개로 조사됐으며,병충해 발생빈도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평양 북쪽 숙천에서는 EM을 뿌리기 전에는 벼 수확이 전혀 없었으나,97년부터 1㏊당 4∼5t을 수확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농사가 가능한 199만㏊ 가운데 개마고원 등 한계농지를 제외한110만㏊에서 EM을 사용하고 있다.북한은 EM 농법을 전수해 준 공을 기려 지난 4월 히가 교수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鮮于榮俊 환경부 국장”불가능했던 二毛作도 실시중” “북한의 식량 사정은 99년 말 현재 종전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좋아졌으며,내년에는 식량난을 겪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북한의 농업이 EM이라는 복합 미생물을 이용해 완전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충격적 사실을 발표한 환경부 선우영준(鮮于榮俊) 국장은 북한이 올해자급자족을 이미 달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선우 국장은 “현재 북한은 총 199만㏊의 농지 가운데 110만㏊에 EM을 사용해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높은 수확을 거두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30만㏊에서는 지금까지 북한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던 벼와 보리의 이모작(二毛作)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매년 몇 차례씩 북한을 방문하는 히가 데루오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올해 1㏊의 논에서 평균 6t의 벼를 수확했으며,내년에는 평균 8t을 수확할수 있을 것”이라며 “EM은 뿌린 지 3년 뒤부터 본격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 동안 북한의 농업 생산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말했다.선우 국장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이미 쌀·보리 등 곡물은 500만∼550만t이상,감자류 등은 100만t 이상을 수확했다.이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98년 추산한 북한의 연간 최저 수준의 식량 460만t을 초과하는 것이다. 선우 국장은 “북한 주민이 굶주린 것은 사실이지만 98년부터는 식량 사정이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 근거로 북한 암시장의 쌀 값이97년 1㎏에 100원에서 98년 30원으로 낮아졌다는 한 보고를 들었다. 선우 국장은 “북한은 EM의 효과에 고무돼 내년 9월 평양에서 EM을 주제로한 최초의 국제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김정일(金正日)의 승인을 받은 상태”라고 소개했다. 문호영기자 * EM이란-80가지 넘는 미생물 혼합… 일본의 류우쿠우(琉球)대의 히가 데루오(比嘉照夫)교수가 개발한 ‘EM’은80종 이상을 합친 복합 미생물을 말한다.이 EM을 뿌리게 되면 땅의 온도가높아지면서 흙의 입자가 단단해지는 효과를 가져 온다.이렇게 되면 농작물이 웬만한 수해나 가뭄에도 견딜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력(地力)이 좋아져 수확량을 높여준다.북한은 지난 95년부터 이 EM을 도입,해마다 농산물의 증산을가져 왔으며 올해는 약 600만t 이상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최근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 伊 주간지 北실상 보도

    이탈리아의 유력 주간지 ‘파노라마’는 11일자 최신호에서 북한의 기아와체제붕괴 양상 등을 6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이탈리아 언론이 북한 실상을 상세히 보도하기는 처음이다.‘북한-기근으로 죽어가는 북한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지오반니 파르치오 기자가 난핑과 양지 등 중국·북한 국경지대의 탈북주민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됐다.다음은기사 요지. 난핑의 외진 곳 컴컴한 방 한칸에 숨어사는 탈북주민 한광씨는 가족과 집을 버리고 단 한푼이라도 벌기 위해 몰래 국경을 넘어온 10여만 북한주민 가운데 한사람이다.중개인을 통해 경찰의 눈을 따돌리고 어렵사리 만난 59살의이 남자는 자신이 여든살은 돼보일 것이라면서,굶어죽지 않으면 이렇게 빨리 노화하는게 북한의 현실이라고 말했다.사실 그의 양 볼은 움푹 패어 있었고 손가락은 뼈만 앙상했다.넝마바지에 신발은 뒷굽과 밑창이 거의 닳아지고없었다. “지난 6월 마지막으로 식량배급을 받았다.여섯식구에 8㎏이었다.양어장에다니던 나를 비롯,처와 자식 셋 모두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실직했다.90년대 초부터 시작된 기근의 첫 희생자들은 환자들과 신생아,노인들.입을 덜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들도 많았다.산속에 올라가 감자를 키우거나 나물을 캐다 암시장에서 곡식으로 바꾸곤 했는데 최근엔 자유시장도 패쇄됐다.더이상 바꿀 물건들이 없기 때문이다” 한씨는 그러나 당과 군부 고위층들은 여전히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분개했다.벤츠나 리무진 고급승용차를 몰고 다니면서 고급상점에서 외제물건을 사고,군관리를 매수해 자식들을 군에도 보내지 않는 등 부정부패로 완전히 썩었다는 것이다. 국경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양지.북한 왕래가 그래도 잦은 이 지역의 골목길은 북한의 버려진 고아들로 가득하다.이 가운데는 북한이 아예 구걸을 시키기 위해 보낸 아이들도 있다.이곳에서 유일하게 성업중인 사업은 북한의어린 소녀들을 인신매매하는 일이다.소녀들은 중국 농촌에 신부로 팔려가 농삿일을 하거나 만주 등으로 팔려가 마사지 걸이나 가라오케의 접대부로 일한다.스물아홉살의 진해라는 처녀도 함흥에서 중개꾼에게서 돈을 받고 중국으로 시집왔다고 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대한포럼] 전문밀렵꾼 뿌리뽑아야

    사냥은 현대인에게 다이내믹한 레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이 때문에 환경부는 순환수렵제를 도입해 해마다 겨울철이면 한 도(道)씩 돌아가며 사냥을허가하고 있다.올해는 충북이 순환수렵지구로 지정돼 11월1일부터 내년 2월까지 서식밀도가 높은 꿩과 멧돼지·고라니·멧토끼·청설모 등에 한해 수렵이 허용된다.순환수렵제는 국민의 건전한 사냥욕구를 충족시키고 여타 희귀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이나 이 기간을 틈타 밀렵이 극성을 부리고 희귀동물과 천연기념물인 반달가슴곰까지 희생되고 있어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 겨울 사냥철을 앞두고 최근 환경부가 동물구조 관리협회에 의뢰해 조사한보고서는 반달가슴곰·사향노루·산양 등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만을 전문적으로 노리는 표적밀렵자가 전국적으로 100여명인 것으로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후대까지 물려주어야 할 민족의 자산인 희귀동물만을 표적밀렵해 연간 거래액이 2,000억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밀렵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간단하다.수요가 있고 고가로 팔 수 있다는점이다.문화재와 마찬가지로 희귀동물이 일확천금의 대상이 되고 100여명의전문 밀렵꾼이 설쳐 댄다면 이들이 곧 멸종될 것은 뻔한 일이다.한번 멸종한 종(種)은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버리기 때문에 희귀동물 밀렵행위는 우리후손과 인류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범법행위라 하겠다. 그런데 한탕을 위해 희귀한 동물일수록 매력적인 밀렵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테면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야생동물의 가격대는 반달가슴곰이 1억∼3억원,사향노루 3,000만원,저어새 1,000만원,물개·산양·독수리·두루미100만원,부엉이·매 50만원 이상이라는 것이다. 멸종위기에 몰린 동물들은 당연히 포획이 금지돼 있으며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 32호로 지정돼 있다.반달가슴곰이 마지막 모습을 드러낸 것은 83년 5월.설악산에서 총에 맞은 채 발견됐지만 곧 숨을 거두었다.이를 계기로 산림청이 실태를 조사,지리산 일대에 34마리,설악산에 11마리 등 모두 57마리가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는 곰의 발자국·배설물을 추적해 산출한 것이지 개체를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다. 표적 밀렵꾼 말고도 우리나라에는 2만여명의 일반 밀렵꾼이 해마다 수십만마리의 야생동물을 불법으로 잡고 있다고 대한수렵회가 보고서에 밝히고 있다.사냥 수법도 갈수록 잔인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산속 길목마다 올무와덫이 널려 있으며 동면하는 동물을 서치라이트로 찾아 쏘아 죽이고 있다. 사냥에는 엽도(獵道)가 있다.유럽의 사냥꾼들에게는 나름대로 규칙이 있어잠자는 동물이나 새끼 밴 동물,먹이를 먹는 동물에게는 총구를 겨누지 않는다.사냥으로 생계를 꾸려왔던 우리의 옛 사냥꾼도 마을로 내려온 동물이나부상한 동물은 마구 잡지 않았다고 한다.그런데 밀렵꾼들은 사냥 대상을 가리지 않는 데다 덫 등을 이용,동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동물애호단체들은 지적한다.심지어 덫에 걸린 고라니가 한달 후에 기진맥진한 채로발견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구상에는 생물이 1,000여만종이 있으며 이중 인간이 확인한 것은 140만종이라고 한다.이들은 자기 나름대고 역할을 하며 생태계가 원만히 돌아가도록돕고 있다.이 생물들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2조9,280억 달러나 된다.아무리 미미한 생명체라고 해도 지구 생태계의 한 가족이며 귀중한 자산이다.희귀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인류의 자산을 지키는 길이다. 야생동물들의 희생이 이어지는 것은 유난히 몸보신을 좋아하는 일부 계층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토종 희귀동물들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청둥오리 등겨울철새 등도 검증되지 않은 보양식으로 알려지면서 밀렵행위가 이뤄지고있다니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마침 환경부가 야생조수보호와 단속에 나섰다니 이 기회에 우리 국토에서 밀렵행위가 없어지도록 철저한 시행을 바란다. 이기백 논설위원kbl@
  • 연극‘AD2031‘‘철안붓다’나란히 무대에

    지난 1일 막을 올린 서울연극제에서는 ‘공연양식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대로 연극적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다양한 모색이 두드러진다.이중 극단연우무대의 ‘AD2031 제3의 날들’(장성희 작,정한룡 연출)과 극단 유의 ‘철안붓다’(조광화 작·연출)는 SF 소설·영화 등으로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첨단과학을 연극언어로 형상화하는 낯선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제3의 날들’의 무대는 유전자지도가 완성된 서기 2031년.생명공학의 발달로 각종 유전질환과 난치병의 치유가 가능해지면서 인간복제가 첨예한 사안으로 대두되자 세계생명과학연맹은 악영향을 우려해 인간복제 실험을 금지한다.그러나 암시장에서는 이미 인간복제가 성행한다는 소문이 나돌고,일련의 생명과학자 살해사건마저 일어나 세계를 긴장시킨다. 세계생명과학연맹 총장 사사프라스와,그가 젊은 시절 만들었지만 태어나자마자 늙어버린 복제인간 키이쉐이,키이쉐이를 이용해 복제인간을 양산하려는은퇴한 과학자 웸마.이 세 사람이 벌이는 갈등과 대결구도는 현재 생명복제를둘러싸고 벌어지는 갖가지 논쟁들을 미래의 시점에서 투영하는 거울 역할을 한다. 가상현실을 다루지만 극의 분위기는 극히 사실적이다.연출자 정한룡씨는 “인간복제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하는 정체성을 묻는 작품이기 때문에 굳이 미래사회를 나타내는 연극적 장치를 고려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17∼30일 문예회관 소극장(02)744-7090. ‘철안 붓다’는 ‘…제3의 날들’보다 훨씬 먼 미래인 25세기 중반 폐허가된 서울을 무대로 암울하고 황량하기 그지없는 미래사회를 불교적인 공생관으로 풀어낸다. 자원고갈로 문명의 퇴행현상이 일어난 쇠락한 도시에 ‘자연인간’은 두세명 남아있을 뿐 복제인간들로 넘쳐난다.인간의 부활을 꿈꾸는 ‘닥터’와 복제인간 철안족은 나이든 이의 영혼을 건강한 육체로 전생시키는 전생나무를 연구한다.닥터의 아들 시원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다른 생명을 희생시키는 것에 회의를 느껴 복제인간 안희와 영혼을 맞바꾸고,안희는 수행을 통해철안족의 붓다라 불리게 된다. 자연과 문명,인공생명과죽음에의 철학적 접근이란 작품 주제에 따라 잡초속에 철제빔이 흉물스럽게 놓인 성수대교 북단 공사현장을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모험을 강행한다.실리콘 류의 얇은 보호막을 기본개념으로 한 독특한의상과 소리의 공간성을 효과적으로 살리는 음악 등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권성덕 유인촌 방은진 홍경인 등 출연.10월 8∼24일(02)3444-0651. 이순녀기자 coral@
  • 러시아경제, 마이너스 성장속 짙은 먹구름

    옐친 대통령이 프리마코프를 총리직에서 해고하는 이유로 적시한 ‘병든’러시아경제는 실제 인공호흡기로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중환자와 흡사하다. 이 빈사의 러시아 경제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한마디로 요약해준다.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5% 성장했다.러시아 경제가 그만큼 위축된 것이다.성장률이 올해 나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전문가들은 올해 작년보다 심한 마이너스 6%의 ‘성장’을 점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내수와 수출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외자유치에 꼭 필요한 개혁이 되지 않고 있고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내수부진은 러시아 국민들의 현금부족,빈약한 구매력이 큰 원인이다.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현금 대신 석유 등 현물을 지급하고 있고 지방정부와 기업체 역시 상품권으로 임금을 대신하고 있다.돈이 없으니 수요가 없고 이에 따라 생산과 성장이 제대로 될 리 없다.수요공급 원칙의 시장경제라는 적자대신 원시적인 물물교환이라는 사생아가 자라나고 있다. 그나마 주력 수출품인 유가상승이 한가닥 희망.러시아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달러 오를 경우 월 7억달러의 추가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도 부정부패 때문에 모두 재정수입으로 잡히지는 않는다. 작년 8월17일 루블화 평가절하와 400억달러에 달하는 대외 국공채에 대한지불유예(GKO) 선언이후 국민들이 달러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러시아 경제를 가로막는 주된 요인이다.루블화는 현재 달러당 25루블 선으로 작년 8월에 비하면 75%나 하락했다.그간 인플레가 81%나 돼 루블화는 가지고 있어봐야손해라는 생각이 러시아 국민들의 뇌리에 뿌리박혀 있다.정부는 2주마다 환율고시를 하지만 이름 뿐이고 따로 시장환율이 있다.달러에 집착하는 게 당연하다.약 350억달러가 장농속에 있거나 암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추정된다.러시아 금융기관에 달러가 없는 원인이자 러시아 경제가 비실비실돌아가는 이유다. 정부도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지난해 8월이후 IMF와 세계은행 등은 금융개혁,통화증대,달러화 유통금지,가격통제 등을 권고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어느 것 하나실천한 게 없다. 특히 국제투자자들의 신인도 회복을 통해 외자유치를 할 수 있는 지름길인금융개혁은 더디기만하다.현재 월 20억달러의 자본이 이탈 중이다. 또 사회주의 경제를 완전히 버리지 말고 소련식 정부개입을 요구하자고 공산주의자들은주장한다.러시아 정부가 한 것이라고는 차관을 끌어오기 위해 IMF과 한협상이 전부라는 극언마저 나올 정도다.IMF는 지난 4월 46억달러의 신규차관 공여를 결정했고 세계은행도 30억달러를 새로 주기로 했으나 실제 입금은유보된 상태.이도 구조개혁보다는 러시아가 올해 갚아야할 173억달러의 외채상환용이다. 박희준기자 pnb@
  • 통일부, 실태-가격동향 분석

    베일에 가려있던 북한 농민시장 전모의 일부가 드러났다.통일부가 4일 공개한 ‘최근 북한의 농민시장 실태와 가격동향분석’보고서를 통해서다. 북측의 농민시장은 배급경제의 붕괴로 파생된 암시장이다.시장메커니즘에따라 움직이는 이 자유시장을 북한당국도 묵인해 왔다. 하지만 북한측은 대외적으로는 이를 쉬쉬해 왔다.때문에 통계적 분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에 따르면 농민시장은 현재 북한의 350개 지역에서 성업중인 것으로 나타났다.식량난이 가중된 90년대 중반 이후 급증했다는 것이다. 쌀의 경우 국정가격은 1㎏당 0.08원이나 농민시장가격은 1,000배에 이르는80원(북한 화폐단위)으로 집계됐다.밀가루도 국정가격이 1㎏당 0.6원인데 반해 평균 60원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지난해 하반기 탈북주민과 방북자 500여명을 면접조사,이 결과를도출했다.생필품 등 150개 품목이 대상이었다.이들 품목의 암거래 가격이 북한 보통노동자 월평균임금 70∼80원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았다.텔레비전 한대 가격이 내륙지역에선 무려 1만∼1만2,000원이었다. 농민시장은 군단위별로 1∼2개,시단위별로 3∼5개가 거의 매일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이다.채소류·생필품 위주로 운영되던 거래 물품에 주류와 공산품등도 추가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농민시장은 북한주민들을 시장경제에 젖어들게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북한사회 내부의 질적 변화와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이다.洪性國 통일부 경제담당관은 “농민시장은 주민들에 대해 자연발생적으로 시장경제를 학습시키면서북한 사회의 계층분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具本永 kby7@
  • 신춘 논단-20세기 남은 한해의 과제

    20세기 남은 한해의 첫날이 밝았다.한국역사상 유례없는 파란곡절의 20세기가 올해로 막을 내리고 새 천년 21세기 여명을 맞게 된다. 세기말과 새 천년의 어간에 선 1999년은 청산과 새 설계의 한해가 돼야 한다.무엇을 청산하고 무엇을 설계할 것인가. 먼저 식민지배와 분단과 독재와 지역갈등과 IMF로 상징되는 민족모순과 그잔재를 청산해야 한다. 우리는 20세기 초입에서 식민지로 전락하고 중간시점에서 동족상잔을 치르고 세기 말에 IMF환란을 겪게 되었다.분단과 독재와 실업사태 등 모든 갈등구조는 여기서 연유한다. 무능한 지도자는 범죄다.대한제국 지도층은 국제정세에는 장님과 같았고 국내문제에는 색맹이었다.밀물처럼 밀려드는 외세의 침략에는 눈뜬 장님처럼허둥대고 개혁과 통합이 요구되는 국내문제는 개화·쇄국으로 나뉘어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사시적이었다.결과는 참담한 식민지 전락이었다. 지도층의‘장님과 색맹현상251은 해방후에도 나타났다.해방정국에서 찬탁과 반탁,단독정부와 통일정부수립을 둘러싸고 또 다시 국제정세에는 눈뜬 장님이었고 국내 권력투쟁에는 이념의 색맹이 되었다.결과는 분단과 동족상쟁으로 나타났다. 장님과 색맹의 정치는 자유당 12년 독재와 30년이 넘는 군사정권 그리고 여기에 뿌리를 둔 사이비 문민정부로 승계되는 반세기 정치권력의 모순으로 이어졌다.이 기간 물량위주의 성장이‘한강의 기적251을 이루었지만 사회정의와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성장은 IMF허상으로 나타났다.색맹권력이 만든 비극이다. 정경유착,지역갈등,도덕타락,강력범죄,가정해체,공직부패 등 반사회 반국가적 현상은 이같은 모순구조가 빚은 산물이다.이런 것들을 청산하지 않고 21세기를 항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분단과 남북적대의 해소없이는 민족모순의 해결은 공염불이다.‘유일한 분단국251이 지구촌의 치욕이지만,남한 150만 실업자 북한 300만 기아자,세계최고의 군사밀도와 북한의 핵개발과 생화학무기개발 등은 자칫 민족 전체의파멸을 불러올 재앙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양측에서 존재하는 극우 극좌세력의 준동은 민족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조선조 때의 극심한 예송논쟁이나 한말 쇄국·개화파 대결이 국난과 망국을 불러왔듯이 지금 남북간의 적대적 이념대치는 한민족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밝은 구석도 보인다.무역수지와 경상수지의 흑자에 이어 외환,환율,물가안정,주식시장의 활성화,국제신용도 향상,재벌의 빅딜과 구조조정 그리고 정경유착의 단절로 우리 경제의‘안개251가 걷히고 있다.실업과 내수부진 등 부정적 요인이 없지않지만,정치·사회불안 등 비경제논리가 경제회생을 억누르지만 않는다면 전망은 밝다.올해는 국가의 모든 역량을 국제경쟁력 향상에기울여야 한다.북한은 부분적이지만 시장경제적 요소확대,암시장 허용,금강산개방,금창리 지하시설 현장 접근 가능성등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남북간에 인적 물적 교류도 활발하고 대북투자 물량도 확대되고 있다. 남북간의 엷은 햇살은 김대중대통령의 햇볕정책의 영향이 크다.정부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일관되게 정경분리 정책을 견지하면서 대북 화해정책을 추진한 결과 아직은 엷지만 화해와 협력의 햇살이 50년 언땅을 녹이게되었다. 차제에 미국의대북경제제재 완화,미·일의 대북수교 등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불러올 서방의 가시적 조처가 나타난다면 한반도의 냉전기류는 크게 바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총성없는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과거처럼 폭력혁명이 아닌변화와 개혁의 혁명이다.5대 재벌이 빅딜과 구조조정을 통해 사실상 재벌해체의 과정에 있으며 정부의 4대 개혁과 공직부패 척결이 진행되고 있다.문제는 정치권이다.낡은 행태와 구습을 반복하면서 고비용 저효율의 틀을 벗지못한 정치권이 지역단위 정당체제, 소영웅주의적 의정활동,총독부형 지방행정구조를 고치지 못하면 국난극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분열적 선거제도와 국회·정당구조를 국민통합형으로 바꾸고무능력자와 부패정치인을 퇴출시켜야 한다.21세기 한국을 20세기적 정치틀에서 19세기형 정치인들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치권이 개혁을 단행하여 정치발전과 경제회생에 앞장서야 한다.정치개혁이 없는 국정개혁은 미봉책일 뿐이다.인류역사상 가장 극심한 변화가 예상되는 21세기를 한해 앞두고올해를 민족사적인 낡은 질서의 청산과 새 세기를향한 새 설계의 준비기간으로 활용해야한다.정치개혁이 선결과제다. [김삼웅 본사주필]
  • 남북관계 기상도-포용정책 약효 얼마나

    金大中대통령 취임이후 정부는 한햇 동안 일관된 대북 정책을 펴왔다.‘햇 볕정책’으로 불리는 대북 포용정책이 그것이다. 그러나 햇볕정책이 안팎으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우리 사회 보수층의 반발 뿐만이 아니다.북한당국조차도 햇볕정책을 강력히 비난 하기도 했다.잠수정이나 간첩선 침투로 우리의 선의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북한내 강경파들이 남북간 교류 확대시 체제 동요를 우려하고 있다는 반증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국민의 정부’는 새해에도 대북 포용정책을 지속할 방침이 다.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그 바탕에서 통일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인 셈 이다. 포용정책의 일차적 전술 목표는 북한의 변화 유도에 있다.남북간 각종 교류 협력의 활성화로 북한을 게임의 룰이 통하는 개혁·개방사회로 이끌어내겠다 는 것이다. 햇볕정책의 옥동자격인 금강산 사업이 시작된 지난해 11월18일부터 연말까 지 금강산을 다녀온 관광객수는 모두 1만여명.지난 89년 일반인의 북한방문 이 허용된 이후 지난해 11월18일까지 방북자수가 4,388명에 불과한 점을 비 춰볼 때 남북간 접촉면이 엄청나게 넓어진 것이다. 정부측은 포용정책이 경직적 북한사회를 긍정적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성공 적 시동을 걸었다고 본다.금강산관광 이후 북한이 남북경협에 더욱 적극적으 로 나오고 있는 사실이 그 반증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올 상반기중 중국식 개혁·개방을 선언할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그러지 않고선 북한이 식량난 등 갈데까지 간 경제위기를 견디다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다.마찬가지 맥락에서 금강산 이외 에 백두산·칠보산 등도 외화벌이 차원에서 남한관광객들에게 열어줄 것이라 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어쩔수 없이 문호를 열되 중국식과 는 다른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본다.개방은 곧 체제와해라는 등식을 두려워하 는 金正日체제가 ‘제3의 개방 유형’을 추구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북한이 이른바 베트남식 개방을 답습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 이다.위에서는 사상무장을 강조하면서도 하부에선 암시장 양성화 등 시장경제적 요소를 확대하는 등 이중적·제한적 개방이다.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98년 9월 개방을 지향하는 헌법개정을 단행했다.개 인소유 대상 확대 등 시장경제주의적 요소를 도입하거나 거주·여행의 자유 를 보다 양성화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민족통일연구원측도 최근 “개정 헌법이 암시하는 북한의 개방정책은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정치적 통제 및 강경책과 함께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 다.‘북한헌법 개정에 따른 경제부문 변화전망’이라는 정세분석 자료를 통 해서였다. 통일부도 북측이 선별적인 대외 경제개방 조치를 확대 실시할 것 으로 보고 있다.이 과정에서 기존의 나진·선봉 이외에 남포·원산·금강산 ·신의주 등으로 경제특구를 확대지정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큰 틀에서는 ‘일면 대결,일면 교류·협력’의 이중구조 가 지속될 전망이다.국지 도발로 대남 긴장을 조성하는 한편 금강산사업 등 으로 실리도 추구하는 이중적 자세를 취할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具本永 kby7@ [具本永 kby@]
  • 북한의 참상 ‘꽃제비’/張淸洙 논설위원(대한포럼)

    북한의 식량난은 그곳 사회에 심각한 문제점을 파생시키고 있다. 노동력이 없는 노인들의 자살이 급증하고 청소년들의 가출이 늘어나는 등 가족관계가 파괴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집을 뛰쳐나온 가출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걸인이나 부랑자로 전락하고 있다. 나이는 대개 12∼15세이고 부랑아·소매치기로 전전하는 아이들을 통틀어 북한 당국은‘꽃제비’라고 부른다. 현재 약 20만명으로 추산되며 북한 어디서든지 쉽게 목격할 수 있을 만큼 급증하고 있다. 이들 ‘꽃제비’들은 역 앞이나 장마당(암시장)을 배회하면서 음식물을 절취하고 집단패싸움도 예사롭게 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20여만명 걸인·부랑자로 배회 KBS TV가 지난 일요일 밤 방영한 북한 ‘꽃제비’실상은 북한 식량난이 빚은 참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굶주림에 지친 어린 아이들이 장마당 진흙구덩이에서 음식찌거기를 주워먹는 장면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처절함 그대로 였다. 바로 북녘 동토에서 벌어지고 있는 목불인견의 참담한 모습을 보면서 충격과 경악을 감출 수 없다.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철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겪는 참혹한 현실을 보면서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북한 어린이의 3분의 1이 영양실조에 걸렸으며 이들을 구호하지 않으면 살아가기 어렵다는 국제 구호관계자의 증언을 확인시켜 주는 장면들이다. 한마디로 북한정권의 비정상적·비이성적 그리고 후안무치한 부도덕의 극치를 드러내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분노마저 느끼게 한다. 지난 반세기동안 “쌀밥에 고깃국을 먹는 지상낙원을 건설한다”는 정치구호의 허구성이 입증됐다는 점에서 북한당국의 겸허한 반성이 요구된다. 국가가 국민에 대해 삶의 조건을 보장해 주는 것은 기본적 책무이며 국민이 국가로부터 행복권을 부여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이러한 국가적 의무가 포기된다면 국가의 존재가치는 소멸될 수 밖에 없다. 북한이 주민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초보적 삶의 조건인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북한 정권의 존재가치는 이미 상실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엄밀하게 보면 북한 당국이 민생을 위한 최소한의 국정을 운영했어도 오늘과 같은 불행한 결과는 초래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경제가 지난 8년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파탄위기에 빠졌고 극심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주민들의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보다는 정권유지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현재의 연간 군사비 65억달러 가운데 10%만 줄이고 연 10억달러의 정치선전비만 줄여도 북한의 식량난은 해결할 수 있다. ○경제교류 통해 식량난 해결을 북한의 식량난은 이같은 구조적 모순에서 오는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 외부의 지원에만 의존하는 미봉책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북한은 무엇보다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협력에서 총체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한다.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교류 및 협력의 활성화를 통해 식량난 뿐만 아니라 경제전반에 걸쳐 회복할 수 있는 여력도 축적될 수 있다. 아무튼 북한의 죄없는 어린이들이겪는 눈물겨운 참상은 사상과 체제를 떠나 동포애적 측면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식량문제에 대한 적극적 지원대책과 함께 올 겨울을 살아남기 어려운 북녘 “꽃제비”들에게 따뜻한 옷 한벌이라도 보내 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하겠다.
  • KBS1‘일요스페셜­1998년 지금 북한,무슨 일이 일어나고‘

    ◎저들이 北 아이들인가…/진흙바닥 국수가락 줍고 시궁창서 찌꺼기 찾고/못먹고 못신어 부은 맨발 처절한 화면에 눈시울 북한의 굶주림이야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충격이었다. 20일 저녁 8시에 방송된 KBS ‘일요스페셜’의 ‘1998년 지금 북한,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는 지난해 6월22일 방송된 ‘지금 북한,무슨∼’의 2부에 해당되는 셈. 1부가 북한의 접경지역과 중국에서 본 기아현실이라면 이번은 탈북 주민이 직접 북한에 잠입,생생한 북한현실을 북한의 간섭없이 담은 것이 특징. 6㎜ 소형카메라로 찍은 화면은 흔들리고 흐릿했지만 그럴수록 그 아픔의 현실은 더욱 생생했다. 촬영한 사람은 일본 오사카의 북한민주화지원단체이자 식량난민구호단체인 RENK(Rescue Emergency for North Korea)의 요청에 의해 목숨을 걸고 자신이 탈출한 북한에 다시 잠입했다. 북한의 암시장인 장마당에 리어카가 등장했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는가 하면 장마당에서 얻어먹고 사는 부모없는 꽃제비(부랑아)들의 처절함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아예 비틀거리며 말도 하지 못하는 소년의 모습과 하수도에서 밥풀이라도 기다리는듯 컵과 비닐봉지를 든 소녀,또 쓰레기더미와 진흙바닥에 떨어져 있는 국수와 옥수수 알이라도 얼른 주워서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굶주림의 극한상황을 보여줬다. “국경 취재때보다 굶주림이 더 심화된 것이 확실하다”는 신동환PD는 10월 중순에 반바지와 반팔 소매의 옷을 입은 아이들이 올 겨울에 어떻게 살아남겠느냐고 되물었다. ‘일요스페셜’의 결론은 없다. 다만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더이상 방관할 수 없는 ‘민족의 한 세대가 파탄에 이른 현실’을 고발,여운을 진하게 남긴다.
  • 北,베트남식 개방 추구/사상단속 강화·암시장 허용 ‘2중 행보’

    ◎‘지도층 솔선’ 중국식 대신 ‘아래로부터 개방’ 선택 북한이 중국식 개방보다는 사상 단속을 강화하면서 암시장 허용 등 밑에서부터 시장경제적 요소를 확대해 나가는 베트남식 개방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21일 제기됐다. 이는 중국의 ‘등소평식 과감한 개방’을 선택할때 북한체제의 동요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식 개방은 국가지도부가 전면에 나서 정책적인 대외 문호개방을 추구하는 방식인데 비해 지난 80년대에 실행했던 베트남식 개방은 주민들에 대한 사회주의 사상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암시장을 양성화하고 외화벌이 사업을 조장하는 등 이중적이면서도 보다 조심스러운 개방 방식이다. 최근 북한을 자주 드나드는 중국측 고위 북한전문가를 만나고 온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북한은 근래들어 강성대국,선군(先軍)정치 등의 구호와 함께 공식이데올르기를 강조하면서도 암시장을 묵인하고,중국과 남한으로부터 대규모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등 시장경제적 요소를 음성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에따르면 이 방식은 지난 80년대에 베트남정부가 통일전 자본주의 체제에 살았던 월남민들에 대한 사회주의 사상교육을 강화하면서도 암시장을 양성화해준 것과 유사하다. 이 소식통은 또 “북한당국이 올해 금강산 이외에도 사상 처음 외국 단체관광객을 위해 칠보산을 개방,중국 도문과 북한 경성을 잇는 교통로를 이용해 대규모 중국관광객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사유재산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체제의 북한이 작업의욕을 높이기 위해 올들어 과거 연령별·성별 분조관리제를 가족단위로 대폭 바꿨다”고 귀띔했다. 북측의 이 변화는 식량난과 배급체제의 붕괴에다 나진·선봉 경제특구의 외자유치 실패에 따른 고육지책으로,80년대 베트남식 제한적 개방노선을 따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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