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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피해 한달 / (下)잇단 수해 태백시 철암동

    전국 수해지역의 응급복구는 마무리됐지만 1만 9839가구의 이재민들은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중 상당수는 5.4평짜리 ‘컨테이너 하우스’와 마을회관,경로당 등에서 올 겨울을 나야 할 딱한 처지다.강원도 정선군 북면 봉정리 등 6개 마을과 강릉시 옥계면 산3리 주민들이 그렇고,경남 마산시 진동면 장기마을 등 도내 173가구도 최소 5개월간 컨테이너에서 살아야 한다.경북도내 879가구 2000여명도 다가오는 추위가 걱정이다. 물난리를 이태 연거푸 겪은 국내 최대의 탄광촌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은 벌써 겨울이다.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기 시작한 인구 2000여명,해발 600m의 회색빛 철암동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추위만큼이나 삭막하고 을씨년스러웠다.‘이제는 떠나고 싶다.철암동은 다 망했다.’는 등 곳곳에 나붙은 자극적인 문구의 플래카드는 유령의 도시를 방불케 했다.탄광경기의 활황으로 한때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할 만큼 흥청대던 철암이 석탄산업 침체와 연이은 수해로 더 이상 회생의 기력마저 잃어버린것이다.열흘마다 서는 장날이면 외지 상인들까지 찾아 사람사는 맛을 느끼게 했지만 이제는 썰렁하기 그지 없다. 흙탕물과 쓰레기더미로 범벅이던 시장은 어느 정도 옛 모습을 찾았지만 시장통로 양쪽으로 올망졸망 자리잡은 40여곳의 점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영업을 포기하고 아예 문을 닫았다. 수해 이후 문을 열지 않고 있는 점포들은 “지난해와 똑같은 물난리통에 모든 희망을 잃어버리고 가재도구 정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변 상인들의 한결같은 말이다.그나마 문을 연 상가들도 개점휴업이나 마찬가지다.손님이 없으니 상인들끼리 삼삼오오 연탄불가에 모여 당장 올 겨울 날 일이 걱정인 듯 한숨만 푹푹 내쉰다.시장통에서 13년째 순대국밥집(태성식당)을 운영중인 여효숙(52·여)씨는 “이제는 더 잃을 것도 없다.”며 “철암에 애정을 갖고 살았던 사람들도 수해를 겪고 난 뒤에는 희망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행정당국에 대한 불만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시장통에서 어렵사리 만난 인근 동점동 주민 박응래(70·전 광원)씨는“50년 이상 철암과 동점을 오가며 살아왔지만 이렇게 쑥대밭이 된 적은 없었다.”며 “희망의 불씨조차 잃어버린 도시를 위해 이제는 정부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기자가 취재왔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다는 김대근(72·전 시의원)씨는 “철암은 저녁이면 가로등만 껌벅일 뿐 사람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죽어가는 도시”라면서 “행정당국이 앞장서 철암시장을 새로운 부지로 옮겨주고,집잃은 주민들을 위해 영구임대아파트를 지어 생계를 잇도록 해야 도시기능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말만 앞세우는 행정당국을 더 이상 믿을 수는 없지만,없이 사는 사람들의 마지막 남은 희망은 그래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뿐”이라며 “철암이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리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시장 사람들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내내 귓가를 맴돈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 ■활기 되찾는 부산항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지 한 달이 지난 부산항은 거의 정상을 되찾고 있었다.부두로인 우암로에는 각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 차량으로 도로가 혼잡했다.터미널 부두마다 오가는 차량들로 활기가 넘쳐보였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전용부두 6개(51개 선석)중 가장 피해가 컸던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도 정상화를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신감만부두는 하역과 선적작업에 사용되는 갠트리 크레인 7기중 6기가 파손됐으며,자성대부두도 2기가 부서지고 3기는 궤도를 이탈했다.신감만부두는 수출입 컨테이너를 실은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는 등 적어도 겉으로는 태풍 전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10만여평의 드넓은 컨테이너 야드로 들어서자 트랜스퍼 크레인이 쉴새없이 컨테이너 박스를 야적장으로 옮기고 있어 태풍 피해가 실감나지 않을 정도였다.그러나 한발짝 더 앞으로 나가자 엿가락처럼 휘어져 쓰러져 있는 갠트리 크레인이 눈에 확 들어왔다.파손 크레인이 철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부두운영사인 동부부산 컨테이너터미널측이 정확한 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난달 23일 법원에 피해 현장증거보전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이 회사 관리팀 박병운 과장은 “지난 7일 법원으로부터 철거해도 좋다는 통보가 와 곧 철거에 들어간다.”며 “10월 말까지는 철거를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철거가 끝나는 대로 광양항에 투입하기 위해 한진중공업이 제작 중인 크레인 3기를 우선 납품받아 설치에 들어가 연말까지 모두 완료할 예정이다. 국내 컨테이너 물량 처리 2위인 자성대부두도 피해복구 정상화 작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은 태풍으로 전복된 부산항 크레인 2기에 대해 지난 3일부터 철거작업을 벌이고 있다.연말쯤이면 파손으로 철거된 2기 외에 1기를 더 추가,3기의 크레인을 설치할 계획이다. 궤도를 이탈한 3기의 크레인중 2기는 긴급보수가 끝나 정상 가동중이다. 부산해양수산청 송상근 항만물류과장은 “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 고베항은 부두 운영이 정상화되기까지 1년여의 시일이 걸렸으나 부산항의 경우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쥐꼬리' 정부 지원금? 정부는 지난달 30일 사유시설 복구비 2조 580억원을 확정했지만 복구에는턱없이 부족하다.주택의 경우 파손 정도에 따라 최고 3600만원까지 지급하지만 이 돈으론 어림도 없다는 게 피해 주민들의 주장이다.농작물 피해는 종묘대와 농약값 정도가 고작이어서 실질보상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항의도 잇따른다. ●피해규모 감안 실질보상을 가두리양식장 1㏊를 복구하려면 시설비만 1억∼1억 2000만원이 들지만 정부지원은 6000여만원 정도.치어 입식대도 마리당 500∼1000원에 불과해 현실과 크게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들에 대해서는 아예 지원조차 없다.금리인하 및 특례보증 등 간접 지원에 그치고 있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수천만원씩 피해를 입었지만 특별위로금 200만원이 전부.융자받아 복구하느라 모두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복구비 융자로 충당 빚더미 생계 경남도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한 ‘합동금융지원사무소’에는 하루 8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찾는다. 마산 어시장부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모(42·여)씨는 “2500만원을 빌려 점포를 단장해 문을 열었지만 장사가 안된다.”고하소연했다.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정전사태로 닷새 동안 암흑에서 생활한 거제시민 1만여명은 한전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마산 해운프라자 희생자 유족들도 해양수산청과 원목수입업자 등을 상대로 손배소를 내기로 하고 자료수집에 들어갔다.경남 창녕군 대대리 농민들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창녕군,창녕환경운동연합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일부시·군 재정 파탄지경 태풍 ‘매미’는 지방재정도 어렵게 만들었다.정부가 수해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복구비 지원을 대폭 늘렸지만 피해가 심한 지자체는 빚을 얻어도 지방비 부담액을 충당치 못할 형편이다.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피해 복구비는 6조 700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이중 사유시설 복구비 2조 580억원은 지난달 30일 확정됐지만 공공시설 복구비 4조 6420억원에 대해서는 현재 재해대책위원회가 심의중이다. 시·도별 복구비 중 90.8%는 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 9.2%가 자치단체의 몫이다.자치단체부담액을 광역과 기초단체가 거의 절반씩 나눠서 부담하지만 워낙 규모가 커 재원마련에 비상이 걸렸다.가장 심하게 피해를 입은 경남도의 잠정적인 복구비는 3조 1283억원.여기에 지방비 부담률을 적용하면 2867억원을 지자체가 내놔야 한다.이를 다시 46대 54로 나누면 도가 1322억원,시·군이 1545억원을 부담해야 된다는 계산이다. 도의 경우 예비비 및 확보된 수해복구비를 합한 가용예산은 225억원에 불과하다.지방채(307억원)를 발행해도 532억원밖에 확보되지 않아 790억원이 모자란다.지방채 발행액은 지방세와 세외수입,보통교부세 등을 합한 액수에 일반회계 예산액을 나눈 수치인 ‘자주도(自主度)’의 3% 범위내다.지방비 부담액이 많은 의령·창녕·남해군 등은 거의 파탄지경이다.특히 의령군의 경우 지방비 부담액이 134억원이나 되지만 지방채(20억원)를 발행해도 45억원밖에 확보할 수 없어 89억원이 부족하다. 세수가 미약해 더이상 빚을 얻을 수도 없다.앞으로 4∼5년간 주민편의사업 등은 생각도 못할 형편이다. 강원도는 지난해 2924억원의 지방비를 부담했는데 올해도 1070억원을 다시 부담하게 됐다.도와 시·군은 지방채를 발행해도 지방비 부담액을 채울 수 없어 고민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2년 연속 수해로 지방재정이 파탄에 이르렀다.”면서 “정부가 특별교부세와 증액교부금을 늘리고,지방채 발행에 따른 부담을 국가에서 연차적으로 상환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 北, 원貨 대폭 절하/1弗 900원…변동환율제 도입

    |도쿄 황성기특파원|북한은 올 여름부터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를 암시장 시세에 맞춰 큰 폭으로 평가절하하는 한편 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4일 보도했다. 북한은 또 외화벌이 기업에 대한 독립채산제를 확대,각 기업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외화 이익의 폭을 20%에서 40%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정통한 소식통은 “달러당 원화 환율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실제 시세인 900원 전후에서 환전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평양시내 각 구역에는 ‘협동거래소’라는 외화환전소가 새로 설치됐으며 조선중앙은행 직원이 환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물가와 임금을 대폭 올리는 경제개혁을 실시하면서 달러당 2.1원이던 공정 환율을 암시장 시세인 달러당 150원으로 크게 올리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큰 폭의 원화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암시장 환율은 계속 올라,일반인이 갖고 있는 달러화가 암시장에서만 거래되고 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으로 모이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자 북한 당국이 원화를 재차 평가절하하면서 변동환율제도 도입했다는 것이다. marry01@
  • [씨줄날줄] 미군 PX

    “PX에서 온갖 방법으로 유출된 미제물품과 염색한 군복…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지금의 백화점 못지않은 고급상가 구실을 하고 있었다.” 6·25전쟁 기간 미군PX에서 일했던 소설가 박완서씨의 회고다.박씨는 당시 같은 곳에서 초상화를 그리던 박수근 화백과의 만남을 소재로 데뷔작 ‘나목’을 썼다.훗날 최고의 근대화가와 소설가로 우뚝 선 두사람의 이력은 궁핍한 시대 미군PX가 우리 사회의 한 생명줄이었음을 상기시켜 준다. ‘군부대내 매점’을 뜻하는 PX는 ‘POST EXCHANGE'의 약자.1945년 미군과 함께 이 땅에 들어온 PX는 우리의 생활과 의식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약탈당한 식민경제에 전쟁까지 겹쳐 이렇다 할 국산품이 없던 때 여러 경로로 쏟아져 나온 PX물품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PX물품이 판을 친 1950년대 전국 120여 PX의 취급품 가운데 60% 정도가 불법 유출됐다고 한다. PX물품의 인기는 1978년 수입자유화조치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오히려 맥주나 양주에서 골프채나 대형TV 등에 이르기까지 불법 반출품목이 다양화,고급화됐다.일부 부유층들은 ‘진짜 미제 코카콜라’를 마신다고 과시하려 암시장에서 PX콜라를 산다는 망신스러운 기사가 외신에 실리기도 했다.PX물건은 결과적으로 우리의 입맛을 미국상품에 길들이는 효과를 거뒀다.가령 PX에서 흘러나온 인스턴트커피는 일제시대 국내에서 유행했던 원두커피를 제치고 커피시장을 장악했다. 최근 땅굴을 파고 미군PX에 들어가 맥주와 포도주 6만 2000박스(20억원상당)를 빼돌린 밀수조직이 적발됐다고 한다.기상천외한 수법에다,빼돌린 양도 2.5t 트럭 250대분이나 된다니 혀를 찰 노릇이다.한해 1400억달러어치의 상품을 정식 수입하고,1500억달러 어치를 수출하는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PX물품 밀반출이라는 후진적 범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다.이래서야 어찌 미국과의 호혜평등을 주장하며 나라의 체통을 지킬 수 있겠는가. 김인철 논설위원
  • 다국적제약사 한국릴리 조사 / 발기부전환자 70% 민간요법 의존

    발기부전 환자 10명 중 7명은 아직도 병원보다 민간요법이나 스태미나식 등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증상 개선을 시도하고 있으며,4명 중 1명 꼴로 암시장 등에서 치료제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또 이들은 아내나 의사보다 주로 친구와 발기부전에 대한 고민을 상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최신형 발기부전 치료제인 ‘시알리스’를 개발,국내 시판을 준비중인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릴리가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 등 전국 5대 도시에 거주하는 40∼59세의 발기부전 환자 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발기부전 환자의 라이프스타일’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상담원과의 대면조사 방식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발기부전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기 전 가장 먼저 취한 방법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67%가 ‘스태미나 음식과 민간요법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려 했다.’고 답했으며 이어 ‘생활습관 변화 노력’(15%),‘성 보조기구 이용’(5%),‘운동’(4%) 등의 방법을 사용해 봤다고 대답했다. 그런가 하면 응답자의 25%는 의사의 처방없이 암시장 등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아직도 출처와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응답자의 80%가 발기부전과 관련된 고민을 ‘친구’와 상담한 반면 아내나 의사와 상담한다는 사람은 각각 10%와 5%에 그쳤으며,전체의 57%는 자신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배우자에게 숨기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발기부전 환자의 54%가 자신의 발기부전 사실을 안 뒤 병원을 찾기까지 2∼3년이 걸렸다고 답했다. 심재억기자
  • 끝없는 내전 아프리카 / 阿 ‘피의 다이아몬드’

    빈곤과 에이즈,내전으로 신음하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앙골라와 시에라리온 등에서 수십년간 계속돼온 내전이 최근 끝났지만 라이베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 등 서아프리카는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이권쟁탈이 불씨가 된 내전과 군사 쿠데타로 여전히 혼란에 빠져있다. 이런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부터 13일까지 취임후 처음으로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다.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의 일환으로 테러조직의 불법 자금원인 ‘피의 다이아몬드’ 밀거래 차단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세네갈·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보츠와나·우간다 등 5개국을 순방, ▲아프리카 경제개발 협력방안 ▲기아퇴치 대책 ▲대 테러전쟁 공조 대책 ▲아프리카지역 에이즈 퇴치문제 ▲아프리카 개도국 지원방안 ▲라이베리아내전 등 현안을 폭넓게 협의한다.미국은 휴전에 합의한 라이베리아에 미군 500∼2000명을 파병할 계획이다.1993년 소말리아 내전에 개입했다 18명의 미군 사망자만 내고 철수한 뒤로 아프리카 내전에 개입을 꺼려왔던 미국은 이번파병 결정으로 대아프리카 정책에 변화를 예고한다. 오는 8월부터 ‘피의 다이아몬드’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제를 앞두고 아프리카 분쟁의 원인이자 ‘피의 다이아몬드’ 실태를 알아본다. ●아프리카 내전의 뇌관,‘피의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는 시에라리온,콩고민주공화국,앙골라,중앙아프리카공화국,라이베리아 등 국가들의 반군조직에 자금줄 역할을 해오고 있다.수도없이 반군과 정부군이 뒤바뀌는 상황에서 양측은 다이아몬드 광산을 장악하기 위해 엄청난 피를 흘리고 있다. 미국 하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시에라리온,앙골라,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다이아몬드 광산을 차지하기 위한 내전으로 650만명이 고향에서 내몰렸고,370만명이 사망했다. 시에라리온은 금,보크사이트,동 등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1991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 계속된 내전은 한마디로 ‘다이아몬드 광산을 둘러싼 쟁탈전’이었다.내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군과 반군인 혁명연합전선(RUF)간의 싸움으로 수천명이숨지고 수백만명이 피난민으로 전락했다.서구 언론들에 따르면 반군들은 채굴에 협조하지 않는 주민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거나 7∼16세의 소년들을 납치,다이아몬드 채굴을 위한 강제노동에 동원했다.이들은 하루 10시간씩 하루도 쉬지 못하고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일해왔다.시에라리온은 지난해 내전이 종식되기 전까지만 해도 라이베리아와 기니의 정글을 통해 벨기에로 다이아몬드를 밀수출하고 이 돈으로 불가리아 등에서 무기를 밀수입해왔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1960년 독립 이후 9차례의 쿠데타가 발생했고,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은 계속되고 있다.인접국인 차드와 콩고반군은 물론,리비아와 프랑스 등이 개입하는 등 복잡한 양상을 띠는 것도 다 다이아몬드 때문이다.다이아몬드는 이 나라 수출의 54%를 차지하며 독립 이후 분쟁과 부패의 원인이 되고 있다. 라이베리아는 미국 등으로부터 하야 압력을 받고 있는 찰스 테일러 대통령이 1997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인접국인 시에라리온의 반군 단체를 지원하고 대신 다이아몬드 광산 이들을 독점하면서다른 반군 세력들의 불만을 사면서 내전에 휩싸여왔다. 콩고민주공화국은 1998년부터 4년간 계속됐던 내전에서 겨우 벗어났다가 종족간 분쟁으로 다시 혼란을 겪고 있다.정부와 반군조직들이 통합군대를 구성키로 합의한 데 이어 권력분점형 과도정부가 일단 출범,콩고 내전이 종식되는 토대가 마련됐지만 지속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앙골라도 40년간 계속됐던 내전 역시 석유와 다이아몬드가 원인이었다.이처럼 아프리카 각국에는 풍부한 광물자원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만 불러왔다.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들의 자금줄 다이아몬드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89억달러 정도가 거래된다.암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을 합하면 10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가 내전의 불법 자금원 역할을 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제제가 시작되면서 ‘피의 다이아몬드’는 철저히 현금과 무기 등 현물로만 거래되고 있다. 다이아몬드 업계에서는 내전 지역에서 채굴되는 다이아몬드가 연간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 유통 물량(3억달러)의 4%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집계하고 있으나 일부 비정부기구(NGO)들은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프리카 내전국들뿐 아니라 다른 테러조직들도 피의 다이아몬드를 테러자금을 확보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미 정보 당국은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의 반군 세력으로 부터 피의 다이아몬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NGO인 글로벌 위트니스는 알카에다가 테러자금 2000만달러를 다이아몬드를 통해 돈세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 레바논의 무장회교단체인 헤즈볼라도 다이아몬드 거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글로벌 위트니스의 관계자가 밝혔다. ●인증서로만 밀거래 차단 어려워 국제 인증서만으로 내전에 휩싸여 있는 이들 아프리카 국가들의 다이아몬드 밀거래를 완전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내전국 정부들이 반군 세력들이 장악한 다이아몬드 광산에 대해 통제권을 행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또 관리들의 부패와 내전의 상처로 먹고 사는 것처럼 힘든 사람들에게 불법인줄은 알지만 시냇가 바닥에서 손쉽게 채굴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김균미 기자 kmkim@ 국제거래 인증제 도입 국제사회가 아프리카의 불법 다이아몬드 유통을 막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은 1990년대다.첫 시작은 영국의 민간감시단체인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로 불법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회사 상품의 보이콧 운동을 주도했다.여기에 다이아몬드 가공업체인 드비어스사가 힘을 합치면서 다이아몬드 인증제 논의가 벌어졌다. ●7월까지 가입안하면 수출길 막혀 그 결과 2002년 11월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다이아몬드 거래와 관련있는 35개국이 참여,다이아몬드 인증제인 ‘킴벌리 프로세스(Kimberley Process)’를 2003년 1월1일부터 가동하기로 합의했다.킴벌리는 19세기 다이아몬드 붐을 일으켰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도시명이다. 이 규약은 다이아몬드 수출입국에 다이아몬드 원석의 원산지,무게,달러로 환산된 가격,수출입업자의 신원,선적 일자 등을 기록한 공인 증명서를 발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또 거래가 이뤄진 뒤에도 관련정보를 3년간 보관해야 한다. ●한국등 56국 참가… 阿도 서명할듯 지난 3월말 현재 한국을 비롯,56개국이 참가하고 있다. 유엔은 지난 1월 이 규약의 실행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현재 내전을 치르고 있는 주요 아프리카 국가들도 이 협약에 서명할 전망이다.서명기한은 7월말까지다.서명하지 않으면 국제시장에 다이아몬드를 수출할 수 없고 벨기에 등 주요 가공국들과의 교역도 금지된다. 그러나 이 규약은 기본적으로 자율규제에 근거,능력없는 서명국들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내전에 시달리는 국가들은 반군 세력들이 장악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광산을 직접 장악할 힘이 없다.또 규제대상을 원석으로 국한,부분적 가공과정만 거칠 경우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
  • [시론] 남북경협 민간 주도로

    개성공단이 착공됨으로써 남북한의 자본과 기술·인력이 통합돼 통일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최근 경의선 연결에 이어 핵 문제로 인해 성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개성공단의 착공식이 이루어짐으로써 그동안 침체국면에 빠져있던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밝은 전망도 나오고 있다.이번 개성공단 착공은 지난 5월에 열린 제5차 남북경협 추진위원회 합의사항의 이행이라는 측면에서 핵문제 발생 이후 손상된 남북의 신뢰성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북한은 경제개혁과 개방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북한은 그동안 7·1조치에 대해 개혁적 의미를 부여하기를 꺼려했는데,최근에는 공식적으로 경제개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암시장인 농민시장을 종합 유통시장으로 개편,공산물의 거래까지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양빈 체포 이후 지지부진하던 신의주 특구 개발도 새롭게 시작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북한의 개혁과 개방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는 핵 문제 등 최근 내외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것 같다.한편 북한 경제난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북한의 개혁의지는 일면 당연한 일로 생각된다.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며 30% 미만의 낮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산업 현황과 7·1개혁 조치에도 불구하고 식량증산이 이루어지지 못해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허덕이는 북한의 경제 상황으로 볼 때,개혁과 개방 조치는 경제난을 타개할 수 있는 북한의 유일한 생존 방안이기 때문이다.따라서 개혁과 개방의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은 그 경제적 이점이 크기 때문에 사업의 성사 가능성이 높다.지리적 근접성과 낮은 임금수준,그리고 언어적 동질성에 따른 경제적 이점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투자 환경이 나쁘지가 않다.따라서 현재 높은 임금 때문에 국내에서 기업활동에 제약이 많은 일부 섬유,신발업체들은 개성공단 진출에 관심이 높다.또한 현재 임가공 형태로 사업을 하고 있는 대북 사업자들의 경우 투자 환경이 좋은 개성공단으로 이전,본격적인 생산활동을 할 것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의 분양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적극적인 자세와 경제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남북경협 전망은 밝지가 않다.핵 문제로 인해 우리의 대응이 간단하지가 않기 때문이다.최근 열린 한·미정상 회담에서 우리는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킬 경우 대북 추가 조치를 취한다는 데 합의했다.일본도 북한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고 있으며,그 일환으로 최근 북한 선박의 입항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한 바 있다.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대규모 남북경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에는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자칫 잘못하면 한·미·일 공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국민들의 대북 정서도 좋지가 않다.최근 특검 결과에 따라 북한에 대한 송금 사실이 판명된 후 남북경협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개성공단 사업의 주체가 대북 송금의 의혹을 받은 현대라는 사실도 문제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남북경협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남북경협 추진 전략을 보다 신축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다.남북경협의 추진과 관련,정경연계냐 정경분리냐 하는 식의 논의는 불필요하다.남북경협의 추진은 사안별로 환경변화에 맞추어 신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좋다.그리고 기본적으로 남북경협은 민간주도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정부는 보완적인 역할만을 해야 한다.정부가 남북경협에 지나치게 간여를 하는 경우에는 정치 군사문제와의 연계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따라서 정경분리보다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분담을 통해서 남북경협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이 상 만 중앙대 교수 경제학
  • 국제 플러스 / 헤리포터5탄 100만 파운드어치 도난

    |런던 연합|이번 주말 공식 발매를 앞둔 해리포터 시리즈 5탄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100만 파운드어치가 수송 도중 도난당했다고 영국경찰이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절도범들은 이날 새벽 해리포터 시리즈 신간 수천권을 실은 채 잉글랜드 북서부 머지사이드주(州)의 한 상가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던 트럭을 통째로 몰고 달아났다.트럭은 같은 날 인근의 그레이터맨체스터주(州)서 속이 텅 빈 채 발견됐다. 해리포터 5탄은 사전 주문량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발매 이전부터 열풍을 일으키고 있어 암시장에 유통시킬 경우 순식간에 현금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구멍 뚫린 총기 관리 / 인터넷 공공연히 총기 거래설

    지난 17일 부산 영선동에서 발생한 러시아인 총격사망 사건에 이어 21일 서울 우면산에서 30대 남자가 권총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한국도 더 이상 총기범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수십개에 달하는 인터넷 총기 마니아 카페나 몇몇 실탄사격장 게시판에는 “실총 구함.가격 후하게 쳐줌”,“38구경 1정,실탄 70발 구매자 급구.가격 절충 가능”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부산 러시아 텍사스에서 미화 500달러를 주고 체코제 권총을 구입했다.”는 글도 있다. 경찰은 공식적으로는 총기 암시장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몇년 전 인터넷 사이트에서 총기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제보를 받고 내사를 벌였으나 네티즌들이 장난삼아 올린 것으로 판명됐다.”면서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일제단속에서도 권총 등 개인총기가 적발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총기마니아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양모(31)씨는 “과거 암시장은 규모도 작고 거래되는 총도 소규모 기계공장에서 만들어진 사제총이 대부분이었지만 러시아나 동남아 등 치안상태가 부실한 나라들과 무역이 확대되면서 종류도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지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사격선수 생활을 하다 서울의 실탄사격장에 근무하는 김모(37)씨는 “군부대나 실탄사격장 등의 총기관리를 아무리 철저히 한다고 해도 선박이나 우편물 등을 통해 들어오는 총기를 막을 수는 없다.”면서 “청계천만 가도 38구경 권총은 어렵잖게 구할 수 있다는 게 마니아 세계의 정설”이라고 털어놓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민간인의 총기사용 범죄는 지난 98년 14건에서 99년 21건,2000년 24건,2001년 36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공기총 사고가 대부분이었으나,갈수록 권총과 소총을 이용한 범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이라크 고대유물 약탈 해외 범죄조직 개입설

    |파리 연합|이라크 유물 약탈범들은 소장품 보관창고 열쇠를 갖고 있었을 만큼 잘 조직된 전문가들로 해외에서 원정왔을 가능성이 높으며 약탈된 보물들이 이미 프랑스와 이란 등지의 암시장에 나왔을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이라크 국립 박물관과 국립 도서관이 지난 수일간 약탈범들과 방화범들에 의해 껍데기만 남은 가운데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미술품 전문가들과 역사가들은 파리에서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이 자리에서 시카고 대학 교수이자 바그다드에 있는 미국연구협회 회장인 매과이어 깁슨은 “일부 약탈 행위는 매우 정교하게 계획된 것이었다.이는 정말로 전문적인 솜씨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동지역의 가장 귀중한 고고학 유물 보관시설인 바그다드 국립 박물관 등 여러 유물들이 미군의 방치 속에 약탈된 데 항의해 미국의 문화재 전문위원 3명이 사임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도 정확한 약탈 품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20여명의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을 이라크에 파견,도난된유물 회수작업에 들어갔으며 유물 전문가들과 학예관,사직당국이 유물 추적 및 추가 약탈 방지에 나섰다.
  • 경제 플러스 / KTF ‘최면천국’ 서비스

    KTF는 31일 무선인터넷으로 최면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동영상·음향 등의 암시장치로 다이어트,집중력 향상,금연,스트레스 해소 등의 효과를 얻는 ‘최면천국’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최면서비스는 이용횟수가 월 평균 1만건을 웃돌 정도로 인기가 높다.
  • 外信에 비친 경제개혁 8개월째/北 살인적 인플레에 ‘휘청’

    경제개혁 조치 실시 8개월째를 맞고 있는 북한은 현재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풍기문란’ 등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4일 ‘인플레이션,북한의 또 다른 재앙’이라는 기사에서 북한은 연간 물가가 600% 이상 폭등하고 수백만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다고 경제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핵위기에 대처하는 북한 정부의 무모함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관련 통계를 극비에 부치고 있지만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적어도 600%에 이르며,수많은 공장들이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산케이(産經)신문은 5일 북한이 최근 유입되고 있는 서방의 문화와 풍속으로 인해 풍기문란과 사회질서 붕괴 현상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단독 입수했다는 60쪽 분량의 ‘자본주의 사상 문화적 침투를 짓부시기 위한 투쟁을 강도높이 전개하는데 대하여’라는 북한 노동당 내부자료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이 자료는 당 간부들이 강연할 때 쓰도록제작된 학습요강이다. 자료에 따르면 외국 출장을 갔다온 사람들이 미국 영화나 포르노 테이프,사진첩,소설,성경 등을 몰래 갖고 들어와 친척과 친지들에게 유포시키고,심지어 이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자료는 이와 함께 서양 자본주의 침투의 예로 ▲청소년들이 머리를 기르고 다니는 것을 멋으로 여기는 행위 ▲여성이 화장을 짙게 하고 미니스커트를 입는 행위 ▲이혼 급증과 점보기 등을 지적했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도 지난달 26일 중국 옌지(延吉)발 기사에서 북한 주민과 기업인·구호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전역의 암시장에서 지난 3개월간 쌀값은 50%,다른 생필품들 가격은 무려 3배나 폭등했다고 전했다. 또 원자재를 조달하지 못한 일부 기업들은 지난해 인상된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고,제품 교환이 가능한 쿠폰을 임금 대신 주는 기업도 있다고 보도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노무현 당선과 美의 北核정책/부시 한반도정책 컨설턴트 에버스타트 인터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해결할 최대의 현안이라 할 수 있다.‘햇볕정책’에 대한 한·미간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핵 문제는 남북 당사자뿐 아니라 북·미,북·일 관계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대선이 끝난 다음날인 20일 미기업연구소(AEI)의 한반도 전문가 니컬러스 에버스타트를 만나 북한의 현주소와 미국의 대북정책을 진단했다.지난해 ‘북한 경제:위기와 재앙,그리고 미래’를 펴낸 그는 하버드대 인구발전센터에서 20여년간 한반도 문제등을 연구했으며 현재 미 의회와 국무부 등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관련 정책수립에 중요한 컨설턴트로서 활동하고 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시인한 배경에 대해 논란이 많다.북한 특유의 ‘벼랑끝전술’로 봐야 하는가. 북한의 핵 개발이 교섭을 위한 ‘수단’이냐 아니면 전략적 차원의 ‘목적’이냐 하는 시각에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그런 측면에서 농축 우라늄 개발이 1999년부터 2000년 사이에 시작됐다는 미 당국의 정보는 아주흥미롭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기간이며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시점이기도 하다.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려던 2000년 말은 남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가장 좋을 때이다.평양이 이같은 때에 핵 개발을 극비리에 진행했다는 점은 김 대통령이 추구한 ‘햇볕정책’과 반대되는 결과를 낳았다.따라서 북한의 핵 개발은 교섭을 위한 ‘전술적 차원’이라기보다 한반도 주변의 역학관계를 고려한 ‘전략적 의도’가 깔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북한에 강경책을 구사하는 부시 행정부의 방향이 옳은가. 북한이 핵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대북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하려는 논의는 1차적으로 당연시된다.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대북 중유공급을 중단하고 다른 형태의 추가적인 정치·경제적 지원의 중단 등을 검토하는 것은 북한 정권에 압력을 가하는 첫 단계로서 필요하다.그러나 솔직히 이같은 조치로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 개발을 포기할 것이라는데 낙관하지 않는다.오히려 북한이 핵 개발을 가속시키는 논리를 제공할 수 있다.보다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어떤 방안이 예상되나. 대표적으로 중국과의 협력에서 확실히 찾을 수 있다.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을 끔찍하게 생각한다.한반도가 핵으로 무장되고 일본이 핵 개발에 나서는것은 중국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중국은 현재 북한을 지원하는 유일한 나라다.러시아는 1991년부터 대북 지원 규모를 줄이기 시작해 지금은 북한에 대해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반면 중국은 1992년에 이미 북한에대한 최대 지원국이 됐다.중국은 그러나 북한의 핵 개발로 1993년에 한반도위기 상황이 닥치자 이듬해인 1994년부터 식량 등 대북지원을 급격히 줄였다.이같은 사실은 철저히 통제됐으며 공식적으로도 발표되지 않았다.북한이 1994년 북·미 핵 합의에 합의한 배경에는 중국의 이같은 압력이 포함됐다.북한은 경수로 2기 건설과 미국의 중유 지원이라는 결과를 얻어냈지만 중국으로부터의 ‘공급 차단’이 결정적 변수였다.이번에도같은 양상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미 정부는 이미 중국 당국에 식량지원 삭감을 요구했으며 중국도 이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미국이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감안,이같은 의사를 은밀히 전달했으며 중국도 이를 공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에는 실질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라크와의 전쟁을 끝낸 뒤 미국이 핵 합의를 공식 파기하고 북한으로 화살을 돌릴 가능성은 없는가. 1994년에 맺어진 북·미간 핵 합의는 사실상 폐기된 것과 다름없다.그러나부시 행정부가 국제 안보상의 이익 때문에 정치적으로 합의문이 죽었다고 선언할 것 같지는 않다.미국이 외교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실용적인 판단에서다.북한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이행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근거’가 될 수 있으며 북한의 태도에 따라 미국이 언제든지 핵 합의에복귀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겨뒀다.실질적으로는 합의가 파기됐으나 외교적·전략적 차원에서 완전히 파기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의회가 내년 1월에 북·미 핵합의를 파기하고 대북 강경책을 미행정부에 권유하는 법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문에 불과하다.북·미 핵 합의는 의회의 승인을 요구하지도 않으며 법으로 이를 제약할 근거도 없다.한마디로 핵 합의와 의회는 무관하다.의회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은 대북 중유공급에 대한 예산 지원만 거절할 수 있다.경수로 2기 건설 지원은 KEDO를 통해서 이뤄지며 예산은 한국과 일본이 대부분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부시 행정부가 KEDO에 압력을 가할 수는 있지만 의회가 직접 할 일은 없다.북한의 핵을 포함한 외교정책 수립에서 의회의 역할은 2차적이다.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부시 행정부의 생각이다. ◆부시 행정부가 ‘햇볕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측면에서 강경책이예상되지 않는가.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분단된 남북한을 화해로 이끌기 위한 하나의이론이자 남북 당사자간의 협상책이다.한국에는 안보를 담보하고 북한에는외부세계에 대한 개방과 안전을 보장한다.민주주의와 전제주의를 지향하는남북한 사회에서 이같은 정책은 전례가 없는 역사적 사건이다.비록 북한이‘햇볕정책’에 상응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으나 김 대통령은 임기를마치고도 같은 정책이 계속되고 결실을 맺기를 바랄 것이다.‘햇볕정책’은상당한 의미가 있지만 결과는 아직까지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지역 안보나 북한에 대한 신뢰가 개선되지 않았으며 평양은 핵 개발로 외부 세계에 대응했다.특히 김정일 정권은 한·미간의 군사동맹 관계를 계속 갈라놓으려 한다.특히 ‘힘’을 바탕으로 남한을 통일하려는 의도를 포기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보이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햇볕정책’의 계승자다.대북 해법을 둘러싼 한·미간 갈등이 재현될 것으로 보는가. 미국이나 한국 정부 모두 신중한 자세로 나올 수 밖에 없다.부시 행정부는이번 대선의 결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알고 있다.오래 전부터 이같은상황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안다.한국 정부도 한·미 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기본적으로 북한의 핵 개발이 중단돼야 한다는 시각에는 양측 모두 이견이 없다.다만 수단을 놓고 외교적으로 상당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찰이나 갈등으로 보기에는어렵다. ◆미국은 북한이 어떻게 나오기를 바라는가. 북한은 현재 미국의 협상 파트너로서 신뢰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기존의 핵 합의를 어겼을 뿐 아니라 이후에도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게 부시 행정부의 평가다.미국은 정말 ‘말’보다 ‘행동’을 기다리고 있다.이에 대한 각종 보상책도 이미 테이블 위에 마련했다.북한은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든 외부 세계에 핵 프로그램의 포기를 선언한 뒤 핵 정보를 공개하고 사찰을 받아들여야 한다.이같은 신뢰구축의 노력이 없다면 대북 중유공급중단 뿐 아니라 경제제재에 이어 생계유지 차원의 군사무기 수출도 강력히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실제 예멘으로 향하는 미사일 선박은 그같은 조치의 일환이었다.그러나 북한이 이라크와 같은 처우를 받는 데 대해 인내심을 발휘할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이 최근 경제개혁을 단행하는 등 외부세계에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않았는가.북한 경제에 대한 전망은. 북한의 경제개혁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는 게 사실이다.특히 시장 중심의가격 기능과 통화정책의 도입으로 많은 사람들은 북한 경제가 안정되고 활력을 찾을 것으로 평가한다.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들이 느낀 것에 비해 다소비관적이다.비록 김정일이 이같은 변화를 직접 지시했다고 하지만 지난 7월도입된 새로운 통화정책은 북한의 전체 경제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측면에서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다.특히 소비재 산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큰의미가 없다. 북한이 신의주 특구의 초대 행정장관에 양빈을 임명했던 것은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자 기존의 모든 경제정책이 실패했음을 반영한다.더욱이 지난 7월 이후 북한 암시장에서 북한 원화의 달러당 가치는 150원에서 지금은 500원까지 오르고 있다.초(超)인플레이션은 아니지만 이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북한 경제의 전망은 밝지 않으며 개혁조치도 잘 진행될 것 같지 않다.이번 겨울을 지내면서 북한 경제는 더 악화될 것으로 본다.북한주민의탈북현상이 더욱 늘 것으로 본다. ◆탈북자들을 돕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탈북자를 도와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미국은 현재 중국이 남한으로 가고 싶어 하는 탈북자들의 ‘통과지역’이 될 수 있도록 중국 당국과 아주 조용히 상의하고 있다.미 의회도 탈북자 가운데 일부를 미국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법안을 마련 중이다.미국 역시 그들을 환영할 것이며 의회의 이같은 노력에 공감을 표시했다.그러나 그들은 베트남 난민처럼 ‘보트 피플’이 아니며 법적으로 한국 시민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미국이 이들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는 없다. ◆통일 한국에 대한 주변국의 시각은 다른 것 같다. 한국이 통일되면 중국과 러시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냉전체제가 끝났기 때문에 민주주의와 특히 자본주의 체제의 확산에 통일 한국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이념의 완충지역으로 한반도를 보던 시대는 지나갔다. 통일 한국의 긍정적인 기능에 낙관한다.국제사회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일본에서 강력한 한국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을수 있으나 한국과 일본이어차피 풀어야 할 과제다.북·일 관계개선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mip@
  • 北미사일운반선 나포/북동阿 테러전 화약고되나

    미 해군에 나포된 북한 화물선의 당초 행선지가 예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북동 아프리카 지역의 긴장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이곳은 지도상의 모양 때문에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로 불리는 곳으로 최근 알 카에다의 은신처 또는 근거지로 의심받고 있어 미국은 이지역 국가들에 병력을 계속 증강시키고 있다. ◆세계의 화약고로 부상 북동 아프리카 지역은 이미 미국에 의해 알 카에다의 은신처나 근거지로 의심받아 왔다.여기에다 지난달 28일 이스라엘 대상 동시 테러가 케냐 뭄바사에서 발생했으며,스커드 미사일을 실은 북한 선적이 10일 예멘 인근 해역에서 나포되면서 미국의 대 테러전 확전 명분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알 카에다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이 지역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케냐·수단·소말리아·지부티·예멘·에리트레아·에티오피아 등에서 조직을 재정비,훈련기지를 설치하고 지역 이슬람 단체들과 손잡고 테러동맹을 형성하는등 세를 불려왔다. 알 카에다가 이 지역을 선택한 이유는 오랜 내전과 종족·국경 분쟁,경제난 등으로 각국 중앙 정부의 통제가 허술해 세포조직끼리의 장비와 병력 이동이 쉽고,만약 소재가 발각되더라도 이웃 국가로의 피신이 용이하기 때문.엄청난 규모의 무기 암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도 알 카에다의 구미를 당겼다. 소말리아에만 알 카에다 지휘부 100여명이 은신중이며,올 들어 5000여명의알 카에다 대원이 케냐·수단 등에서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예멘도요주의 국가.지난달 미군은 이 지역에서 알 카에다 간부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오사마 빈 라덴의 최측근을 포함해 6명이 숨졌다. ◆알 카에다·이라크 동시 사냥 미국은 북동 아프리카를 알 카에다 잔당 추적 및 대 이라크 공격을 위한 새로운 거점으로 판단,이 지역에 대 테러전을 수행할 군사기지를 설치하는 한편 병력을 대규모로 이동시키고 있다. 미국은 특히 지부티에 공을 들이고 있다.지난 9월부터 지부티에 지상군 및특수부대원 1200여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군사기지를 건설해 왔다. 지부티 국제공항 부근의 사막지역에는 이미 활주로와 군용막사가 들어섰으며 인근 해상에는 해군 함정도 정박해 있다.추가 병력 파견도 검토중이다. 지부티에 군사기지가 건설되면 미군은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에 이어 앞으로 마련될 걸프 지역을 포함해 모두 3곳에 대 테러전 수행을 위해 고유 임무를 띤 지역 군기지를 보유하게 된다. 북동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미군 주둔 확대를 위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나섰다.럼즈펠드 장관은 9일부터 지부티·에리트레아·에티오피아 등을 순방하고 있으며 대 테러전 수행을 위한 이들 정부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의 순방에 맞춰 지부티의 홍해 연안에는 해군함정 마운트 휘트니호도 도착했다.해상을 떠다니면서 ‘아프리카의 뿔’ 지역 전담 합동사령부 역할을 하게 될 이 함정은 이 지역의 알 카에다 세력들을 감시,추적하고 찾아내 공격하도록 특별히 편성된 육·해·공군으로 구성돼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오피니언 중계석/성균관대 무역硏 학술회의 - 북한경제 개혁·개방 꾸준히 진행

    ‘7·1경제관리개선조치’ 등 역동적으로 진행되던 북한 경제의 개혁·개방이 한풀 꺾인 듯하다.하지만 바깥에 소문나지 않고 있을 뿐 변화는 끊임없으며 이런 북한경제 변화에 대한 평가,역사적·제도적 배경과 앞으로 발전방향 등을 놓고 남측 학계의 연구 역시 줄기차게 계속되고 있다.지난 4일 성균관대 무역연구소가 주최한 ‘북한경제의 개혁과 개방’이라는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현재 북한을 둘러싼 대외환경이나 정책 변화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龍昇) 북한연구팀장과 성균관대 경제학부박광작(朴廣作) 교수의 발제문을 요약했다. ◆경제 개혁·개방의 양상-동용승 팀장 현재 북한을 둘러싼 대외환경이나 정책변화는 10년 전과 비슷하다. 북한은 90년대 초 사회주의권 붕괴라는 대외 환경변화 속에서 남북고위급회담 개최 및 남북기본합의서 체결,북ㆍ일 수교협상,헌법 개정,임금ㆍ물가 인상,화폐교환,나진-선봉경제무역지대 지정,모든 기업의 대외무역 허용 등을본격화했다.그리고 2000년대 들어 다시 남북정상회담 및남북경협 본격화,북ㆍ일정상회담,7·1경제관리개선 조치,신의주ㆍ금강산ㆍ개성 특구 지정 등을추진하고 있다.10년 전과 흡사한 상황이다.특히 북한이 국제무대 진입을 위한 출입구를 남한으로 택했다는 점은 더욱 일맥상통한다.대신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90년대 초반의 실패를 교훈삼아 본격적인 재개방을 시도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북한은 ▲비개방지역에서 경제관리개선 조치를 통해 계획경제 정상화,안정적인 경제운영 도모 ▲신의주ㆍ개성ㆍ금강산 등 4개 개방지역에서는 개방을통한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고 있다.개발주체를 외국자본에 일임해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은 핵문제를 포함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고 그 일원으로 편입됨으로써 개혁·개방에 힘을 얻을지,아니면 90년대 초반의 상황이 재연되며 다시 어려운 국면으로 돌아갈지를 선택해야 할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 ◆경제 내부 개혁의 배경 및 평가-박광작 교수 북한의 개혁조치는 90년대 초반 사회주의시장 붕괴 이후 외화·원료·에너지 부족과 이에 따른 산업생산의 붕괴와수년간의 마이너스 성장,식량·소비재 물자공급 악화 등 내부적 동인에 의해 비롯됐다.이는 공식 경제계획 수행에 엄청난 차질을 빚었고 물자가 부족해지며 암시장이 발흥했다. 경제관리개선 조치는 북한 경제의 모든 부문·단위들에 경영활동을 경제타산에 입각해 수행함으로써 실리를 낳도록 기존의 관리체제를 사회주의 원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혁신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일련의 시책이다.이렇게 볼때 북한의 개혁은 특구 문제를 논외로 하고,시장경제체제의 도입 또는 시장경제적 개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경제관리개선 조치의 특징은 첫째,중앙집권적 의사결정으로부터 의사결정의 부분적 다각화 시도다.‘실리’를 성과에 대한 새로운 평가기준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의사결정을 부분적으로 다각화시켰다.또 기업에 대한 중앙의 통제는 ‘화폐지표적’ 수단을 통해 유지·강화되며,국가계획 목표를 최종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수량 계획부문에 대한 중앙 행정적 통제도 병행 실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관리개선 조치의 효과는 ▲현물계획지표와 화폐지표의 상충 ▲국가제정 가격체제의 제한적 기능에 따라 자원배분의 왜곡 ▲공급의 부족 ▲기관본위와 국가의 목표 충돌 가능성 등의 이유로 한계적이고 제한적이 될것으로 평가된다.북한의 새로운 경제관리체제의 이러한 기능장애요인을 극복할 수 있는,이론적·정책적으로 검증된 사회주의 계획경제관리 모형은 존재하지 않는다.북한체제는 시행착오 등을 계속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리 박록삼기자 youngtan@
  • 구로·돈암·마천·창신·쌍문등 재래시장 9곳 현대화

    서울 구로구 구로시장 등 7곳의 재래시장에 대한 재개발·재건축 등 현대화 사업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11일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재래시장의 재개발·재건축을 촉진하기 위해 시내 7개 시장을 대상으로 한 연구용역 결과가 내년 1월 나오는 대로 활성화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 시장은 구로구 구로시장과 성북구 돈암시장,성동구 뚝도시장,종로구 창신시장,강북구 쌍문시장,은평구 수일시장,송파구 마천시장 등이다. 시는 용역 결과를 이들 시장에 통보,재개발이나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중소기업 육성기금에서 1곳당 사업비의 75% 이내 또는 100억원 이내에서 연리 5%로 지원해줄 계획이다. 시는 또 재래시장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사업을 내년에는 15개 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시는 재래시장 재건축때 용적률을 상향 조정해 주기 위해 도시계획 조례도 내년 상반기중 개정하기로 했다. 박현갑기자
  • [CEO 탐구] 美 경량철골 1위 ‘패코스틸’ 백영중 회장

    ‘영어도 못하던 무일푼 한국 시골청년이 미국 철강왕이 됐다.’ 어언 40여년이 흘렀다. 유색인종에게 진입 장벽이 높기로 소문난 미국 철강산업에 뛰어들어 회사를 업계 1위의 반석위에 올려놓은 패코스틸 백영중(白永重·72) 회장. 그는 어떻게 미국을 점령했을까.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한 그를 만나 성공비결을 들어봤다. “노 머니,노 잉글리쉬의 고통을 아십니까.돈도 없고 영어도 못하던 청년이 미국 사회에서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정직과 성실함 뿐이었습니다.” 정직과 성실은 백회장의 생활신조다.자신이 창업한 패코스틸을 미국 경량철골업계 1위 업체로 키운 비결이다.6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평남 성천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월남했다.부산에서 군밤장사를 하다가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에 들어갔다.1956년에는 교수 추천을 받아 흥사단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흥사단미주위원장이던 한시대씨를 찾아갔다.미국에서 처음 만난 한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그에게 “노잣돈을 아끼기 위해 정부에서 빌린 달러를 암시장에 내다팔아 4배로 불렸습니다.비행기표를 마련하고도 남았습니다.”하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한위원장의 호통 뿐이었다. “젊은 학생이 사회와 정부를 속이면 나라가 어디로 가겠느냐며 노발대발하시더군요.그러면서 성인은 10계명을 지켜야 하지만 사람은 3계명만 지키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는 3계명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거짓말하지 말고 신용을 쌓아라.’ ‘책임감을 갖고 부지런히 일하라.’‘봉사와 양보로 사람을 사랑하라.’ 그는 이를 미국 생활속에 고스란히 녹였다.지난 59년 인디애나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교수 추천으로 오하이오주정부에 토목기사로 취직하면서 사회 첫발을 디뎠다.베트남 전쟁으로 철제구조물 수요가 크게 늘면서 그의 능력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철제구조물을 운반하기 쉽게 철골의 티자 연결을 용접에서 볼트방식으로 바꿨다.그의 이름을 따 ‘팩스 니(Paik’s Knee)’로 불린이 기술은 미 국방부에서 채택했다.유능한 엔지니어로 인정받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세일즈 경험을 쌓은 뒤 74년 패코스틸을 창립했다.자신의 방을 사무실로 만들어 책상과 전화기 2대를 들여 놓았다. “당시 동양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특히 한국 사람에 대한 불신은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거래방식을 바꿨다.한달동안 거래를 하고 만족하면 대금을 받되,그렇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겠다는 식이었다.재고가 없으면 다른 곳에서 물건을 사서라도 거래처와 약속을 철저히 지켰다.이러한 그의 경영방식은 거래처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었다. 이어 코카콜라를 보고 개발한 ‘주름잡이 빔’을 선보여 세계적 상품으로 인정받았다.창립 25년만에 패코스틸은 연평균 1억 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미국 경량철골 판매 1위 업체의 자리를 꿰찼다. 성실과 정직으로 쌓아올린 신용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빛나는 그는 인종차별을 극복하며 99년에는 미국 최우수 기업인상을 받기도 했다. 패코스틸은 현재 LA에 본사를 두고 아칸소에 4만평 규모의 생산공장,미국전역에 8곳의 물류기지를 두고 있다. 기업인으로서 30여년의 세월을 보낸 그가 후배 기업인들에게 던지는 충고는 간단하고 명쾌하다. “장사는 신용입니다.이번만 잘 넘기면 앞으로 거래가 편해지고 쉬워질 것이라는 생각은 실패를 부릅니다.정직과 성실만이 세계 경제를 장악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최여경기자 kid@ ■백회장 이력 ▲1930년 평안남도 성천 출생 ▲52년 연희전문학교 입학 ▲56년 흥사단 장학생으로 미 유학 ▲59년 인디애나 공대 토목과 졸업 ▲59∼70년 오하이오주 밴위트카운티 토목기사.슐레스틸사 엔지니어 ▲72∼73년 마크 크레스트 기술 부 사장 ▲74년 패코스틸 창립 ▲80년 ‘주름잡이 빔’ 개발,미국 등 해외특허 ▲90년 미 경량철골 매출 1위 기업 달성 ▲94년 아시안 커뮤니티대표로 미 대통령과 백악관 면담 ▲95년 미 경제대표단으로 북 방문 ▲99년 미 최우수기업인상 제조부문 수상. 자서전 ‘나는 정직과 성실로 미국을 정복했다’ 발간 ▲현 패코스틸 회장,흥사단 미주위원장, 서울대 등 초청강연
  • ‘특구’ 신의주는 지금/ 주민들 ‘전출방침’ 알아

    [단둥(丹東) 이석우특파원] 신의주는 특구 발표 후 조용한 가운데 도처에서 변화의 꿈틀거림이 목격되고 있다는 게 선양(瀋陽)·단둥 등지에서 최근 신의주를 다녀온 중국무역상 및 친지 방문자들의 전언이다. 북한은 신의주특구 발족에 따라 도정부와 시정부를 비롯,도경찰청,시경찰국 등 주요 공공기관들을 특구 예정지인 북신의주에서 남신의주로 이전하고 있다.평안북도 도청소재지도 내년중 북신의주에서 정주로 옮길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신의주 주민 대부분은 ‘소개 방침’을 알고 있으며 3년 계획으로 단계적인 주민 소개 및 이주가 진행될 전망이라는 전언이다.현재 신의주는 전통적인 경공업 도시고 평북의 핵심 도시지만 중국의 70년대 작은 상공업도시 수준이다. 또 지난 7월 경제개혁을 통해 화폐가치 절하 및 환율 현실화를 시도했지만 달러와 중국화폐인 ‘런민비’를 교환하는 암시장이 성행중이라고 밝혔다.단둥의 한 무역상은 “북한화폐와 중국 런민비의 공식 비율은 15대 1에서 17대 1로 조정됐으나 실질 교환비율인 40대 1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쌀 등 일부 식품값은 7월 경제개혁 이후 30배 정도 올랐으나 월급은 20배정도만 인상됐다.신의주 주민들의 월급수준은 북한돈 2000∼3000원으로 실질 가치론 한국돈 8000∼1만 4000원 정도다. 신의주지역이 예전과 같은 극심한 식량난에선 벗어났다고 한다.북한에 친척을 두고 있는 단둥의 조선족 박모(49)씨는 “식량난이 어느 정도 풀리면서 북한지역의 가족들이 의류,신발류,전자제품,자전거 등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이 조선족은 둥강(東港)의 해상무역 등 단둥∼신의주 무역이 증가추세지만 북한서 유입된 가짜 달러와 가짜 중국화폐가 중국 무역업자들에게 심각한 골칫거리라고 덧붙였다. 신의주거리에서 흰 천과 나무 등으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좌판대 위에 집에서 만든 음식류와 중국산 생필품 및 식료품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눈에 띄었으나 음식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현재 선양 단둥 등 랴오닝성 일부 지역에선 중국인 대상의 1∼2일 신의주여행이 이뤄지고 있으나 김일성(金日成)동상 광장 등 제한된장소에 대한 단체행동만 가능하다.최근 여행을 다녀온 선양시의 양모(53·시탑)씨는 “이동전화,노트북 등 컴퓨터,고성능 카메라 등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으며 발견되면 압수된다는 경고를 들었다.”면서 “거리 곳곳엔 김정일과 김일성을 찬양하는 구호들이 걸려있었으나 신의주 시민들은 예전에 없이 밝은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swlee@
  • “이라크 6개월내 핵무기 제조능력”

    미국의 대(對)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의 핵무기 제조 능력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9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이어 10일 리처드 버틀러 전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ABC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라크가 고농축 우라늄 같은 핵분열 물질을 입수하면 6개월 내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이같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양쪽 다 “이라크가 핵분열 물질을 입수한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어있다.아직 이라크뿐 아니라 어느 단체나 국가도 국제무기암시장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손에 넣었다는 정보는 없다. IISS는 외부 도움없이 이라크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제조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 이라크가 보유한 현수준의 생화학무기와 미사일공격만으로도 수백∼수천명의 사상자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농축우라늄 입수 여부가 관건- 이라크가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느냐는 러시아 암시장에서 고농축 우라늄 등 핵심물질을 손에 넣을 수 있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핵심물질을제외하고는 이라크는 이미 핵폭탄을 제조하는 방법을 보유하고 있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서도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IISS가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게리 세모어 IISS 선임연구원은 아직 이라크가 암시장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입수했다는 정보는 없지만 입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버틀러 전 유엔무기사찰단장은 이라크는 고농축 우라늄 등 핵심 물질만 러시아 암시장에서 입수할 수 있다면 6개월만에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생·화학무기, 미사일- 이라크는 현재 탄저균과 보툴리누스균,리신,발암성독성 물질인 아플라톡신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IISS는 밝혔다.출혈열 바이러스 등도 보유한 것으로 보이나,천연두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사실은 부인하고 있다.최근에는 구제역균에 대해서도 연구중이다. 이라크는 수천 ℓ의 생물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량생산 체제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문제는 생물무기를 퍼뜨리는 기술력인데 포탄이나 미사일에 탑재할 경우 파괴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자살폭탄의 경우처럼 사람이 생물무기를 운반하고 목표물에 돌진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도 있다고 IISS는 경고했다. 화학무기의 경우 치사율이 높은 신경가스(VX)와 사린을 수백t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를 탑재할 수 있는 폭탄과 단거리 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피해는 제한적이다. 미사일의 경우 현재 사거리가 650㎞인 알 후세인 미사일을 최대 12기 정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이스라엘,이란,터키가 사정거리 안에 들어있다.사거리가 2000㎞인 2단계 미사일을 개발중이다. ◇보고서 신빙성 의문- 이라크는 9일 핵무기 개발 의혹시설로 지목받고 있는 알 트웨이다 연구단지를 언론에 공개하는 등 핵무기 제조 의혹에 적극 반박하고 있다.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은 지난 8일 후세인 정권이 핵원료를 입수하려고 노력중이며 핵시설을 건설중이라는 주장은 “거짓말 작전”의 일환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의 BBC방송도 IISS의 보고서에 대해 기존에 나온 보고서들보다 진전된 내용이 별로 없다고평가했다. 이라크의 핵무기 제조 능력에 대해서는 영국과 미 국방부가 각각 1998년과 2001년에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BBC는 그럼에도 IISS 보고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발표 시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평양 경제변혁’ 전문가 시각/“北 중국식 점진개방 착수”

    근로자 임금과 물가의 대폭 인상,화폐제도 개선,심지어 사회주의 계획경제 운영의 근간인 쌀배급제 폐지설까지 북한 경제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소식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징후의 배경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즉 경제의 사적 부분을 공적 부분으로 흡수,약화된 계획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과 시장메커니즘을 도입,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받아들이는 신호탄이라는 두가지 가설이 엇갈린다. 북한 경제체제의 대지각변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인가.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 사실 관계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변화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다수의 북한연구 전문가들 역시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북한이 변하고 있고,북한 체제 전환의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대부분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이에 따라 우리의 대북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어떤 변화가진행되고 있나. = 북한의 구체적인 변화는 ▲배급제 폐지 ▲‘태환지폐(외화와 바꾼 돈표)’폐지,인민지폐로 단일화 ▲환율 조정 ▲임금, 물가 인상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는 북한당국이 모두 1000여개에 이르는 농민시장(합법)과 장마당(불법) 등 시장의 현실적 존재를 인정하는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다만 북한 당국이 이를 방치하거나 강력하게 단속하는 대신 배급제를 장기적으로는 폐지하는 방안과 장마당의 기능을 국영시장으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 등 두 갈래로 분석한다. 배급제 폐지여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 세종연구소 이종석(李鍾奭)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배급제는 사회주의 경제의 근간은 아니고 단지 공급과 수요가 불일치한 현실에서 나타나는 것인 만큼 (북한이)배급제 자체에 집착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전문가는 “그동안 근로자들은 장마당 등에서 높은 가격으로 생필품을 조달해야 했고 이는 북한의 계획 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장마당 기능을 국영시장 기능으로 흡수하려는 적극적 조치”라고 해석했다.그는 “배급제 폐지는 지역,계층별로 부분 시험실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정책 변화는 어떤 배경에서 나왔나. = 최근 4년 동안 북한 경제는 계속 플러스 성장을 해왔다.이는 지난 96년의 잉여농산물 처분 허용 조치,98년 개헌을 통한 가격·수익성 등 채산성 규정 명시 등 일련의 개혁 조치 때문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물가 체계와 국영시장,환율,사실상 기능정지된 배급제 등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고려대 북한학과에 출강하는 박현선(朴炫宣) 박사는 “북한은 공공부문 경제 기능 강화를 통해 오히려 경제 체제를 확실하게 장악하려는 것”이라면서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하며 부분적 개방을 택해 북한 정권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 조치”라고 해석했다.박 박사는 “북한은 중국식 점진적 개방을 꾀하는 것 같다.”면서 “북한 체제의 붕괴를 논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 정치·사회 체제 변화까지 불러올까. = 북한 당국의 의도와 관계없이 자본주의적 요소가 도입되는 과정이 장기화되면 정치시스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董龍昇) 북한팀장은 “변화가 북한 당국의 의지속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면 경제 체제의 일부만 변하는 것으로 그칠 수 있지만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 사회적 필요에 의한 변화라면 정치·경제의 변화가 약간의 시차 속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낮은 생산성과 함께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자연스럽게 자본주의 도입 국면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현선 박사는 남쪽의 대북정책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북한이 점진적 개방의 길을 선택한 만큼 북한의 자생을 돕는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화해·협력 기조의 대북정책이 바뀐다면 큰 갈등과 마찰,막대한 통일비용의 소모가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 화해·협력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안방돈 끌어내려 네차례 화폐개혁 최근의 북한 경제 개혁은 국영상점 가격과 농민시장 가격과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북한의 모든 물가는 정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그동안 물가상승률은 아주 미미했다.하지만 농민시장 등에서 매매되는 가격은 국영시장보다 5∼10배 ,심지어 몇백배까지 매우 높게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북한의 화폐는 사실상 폐지된 태환지폐 8종을 제외하고 지폐 5종(1원,5원,1 0원,50원,100원)과 주화 5종이 있다. 북한의 화폐 개혁은 47년 12월 처음으로 이뤄진 뒤 59년 2월,79년 4월에 이어 지난 92년 7월 등 네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최근 화폐 개혁설이 나오는 것도 최근 몇 년새 공식적으로 물가와 임금 인상이 이뤄진데 따른 것이다.북한의 화폐 개혁은 주로 주민들이 집에 쌓아놓은 화폐를 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왔다. 이와 함께 최근 북을 다녀온 소식통들에 따르면 1 달러당 2원∼2원20전이던 공식 환율도 암달러시장의 1달러당 190∼200원 수준에 가깝게 맞춰졌다. 박록삼기자 ◇주변국이 본 北경제변혁은 ■日, 태환지폐 폐지 주민 반길듯(도쿄 황성기특파원)“평양에서 엔화를 인민 원으로 바꿔서는 개성에서 쓰지 못할 정도입니다.” 지난달 중순 평양을 다녀 온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의 외화 사정을 이렇게 설명했다.그는 “평양의 호텔에서 엔을 바꿔 개성에 갔더니 개성 호텔에서 ‘이 돈을 어디서 바꿨느냐.’고 물어봐 평양에서 바꿨다고 했더니 ‘이곳에서 다시 엔을 교환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내화(인민 원)로는 일반 주민들이 상점에서 물건을 살래야 살 수 없기 때문에 외화 구하기에 필사적”이라면서 “평양에 외화가 몰리기 때문에 지방에서는 외화를 구하기 위해 외국인이나 재일 동포들에게 새로 외화를 바꾸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가는 곳마다 현지에서 외화를 다시 바꾸지 않으면 인민 원을 쓰기가 힘들 정도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 외화 구하기가 치열해짐에 따라 평양의 호텔 주변에는 외화를 구하려는 ‘암달러상’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소식통은 “평양에서 당국이 지정한 호텔 등의 외환거래소에서 돈을 바꾸면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공정 환율과 암시장 거래 환율과는 큰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지난 6월 이 소식통이 평양의 호텔에서 1만엔에 바꾼 인민원은 158원.그러나 암달러상은 1만 엔에 250∼300원 가량을 준다고 했다고 그는 말했다.그나마 최근에는 엔보다 달러의 인기가 높아져 엔화를 거래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이어 “근로자의 월급이 올랐다는 얘기는 듣긴 했으나 물가(국영상점)가 대폭 인상됐다는 말은 직접 듣지 못했다.”면서 “사실상 배급제가 없어져 가고 있어 근로자의 월급을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급제 폐지설과 관련,“북한 주민에게 ‘배급이 제대로 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하지 않고 웃었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 정부가 외화와 교환가능한 태환지폐를 폐지키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그것이 사실이라면 북한 주민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라면서 “‘아리랑’ 축전을 계기로 원화의 가치를 높이자는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는 북한 관계자로부터 들은 바 있다.”고 전했다.그는 “태환지폐의 폐지는 북한의 통화가 원화로 단일화된다는 뜻”이라며 “원화로는 생필품을 구하기 힘든 현재 상태에서 외화가 없어도 누구나 공평하게 물건을 구할 수 있게 되는 조건이 일단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marry01@ ■美, 시장경제 도입 아닐것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은 북한의 움직임이 시장체제로의 개혁은 아니라고 본다. 식량과 전력 부족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일 뿐 북한 스스로 배급제를 철폐했다고 보지 않는다.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23일 미국을 방문중인 이태식 외교통상부 차관을 만나 북한이 시장개혁을 시작했다는 외신보도를 거론했다.그러나 미국은 관심만 보였을 뿐 체제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보도에 회의적이라고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 5월 평양을 다녀온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한 관계자는 “도시 근로자들이 공장 폐쇄로 일자리를 잃으면서 배급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미 평화연구소의 연구원인 헤이젤 스미스 영국 워익대 교수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북한 주민과 외국인을 상대로 두가지 화폐를 발행하던 이중통화체제는 사실상 무너졌다.”며 “대부분의 거래에서 달러화 가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암시장의 존재를 주장했다. 지난달 북한을 다녀온 한 교포는 “평양에서 배급권을 받지 못한 게 한달 반은 넘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한 소식통은 1997년 식량난 이후 지방에서 배급제는 거의 중단됐고 이듬해 나진·선봉지구에서 1달러당 200원의 환율이 시범 실시되면서 이중통화제도 붕괴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mip@ ■中, 경제난 타개 일시조치 (베이징 김규환특파원)중국은 배급제 폐지 등 최근 북한의 경제적인 변화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현 상황으로서는 중국식 시장경제 체제 도입을 위한 선행조치라고 확언할 수 없지만,계획경제 틀 안에서도 자유로운 물품거래를 허용하는 등 중국식 현실주의 노선의 도입을 위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북·중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의 경제적 변화가 중국의 개혁·개 방정책을 전적으로 수용했다고는 볼 수 없으나,북한이 체제변화를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같은 변화는 장마당이나 암시장에서 유통되는 돈을 공식 경제영역으로 흡수할 수 있는 데다 주민들의 심리적 안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변화 조치가 긍정적인 사실임은 분명하나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개혁 의지라기보다 경제난을 타개하려는 고육책일 가능성도 있어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우세하다. 세계식량계획(WFP) 베이징 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북한의 변화상이 사실이라면 북한 체제수준으로서는 획기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며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를 유보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경제난을 타개하려는 일시적인 조치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khkim@
  • 평양 ‘1달러숍’ 인기

    (도쿄 황성기특파원) 평양에 일본의 ‘100엔 상점’과 비슷한 ‘1달러 상점’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평양 사정에 밝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모든 상품을 1달러에파는 상점이 생겼으며 판매상품은 일본의 100엔 상점에서 대량 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1달러 상점은 재일 조선인 기업가가 지난 4월 시작된 ‘아리랑’ 축전에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평양에 올 것을 기대하고 개점했다.상품은 일본에서 구입,북한과 일본을 오가는 ‘만경봉호’로 수송했다. 이 상점은 당초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했으나 북한 주민들도 외화를 갖고 오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이번 아리랑 축전을 위해 방북한 외국인들이 예상 밖으로 적었던 탓인지 실제 상점 이용객의 대부분은 평양 시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또 다른 소식통에 의하면 재일 조선인들은 최근 북한 방문 때 100엔 상점에서 상품을 대량구입해 북한에 갖고 들어가 친척들에게 건네주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이런 상품들이 암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면 북한에서는 10∼20배의 가격으로 팔리게 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marry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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