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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교육청 기영도과장 췌장암 투병

    4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누구보다 성실히 하고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던 청백리가 암으로 병상에 누워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기영도(57·지방부이사관) 서울시교육청 총무과장은 평소 강한 업무 추진력을 보여 건강에 별 문제가 없는 듯했다. 그러다 갑작스레 찾아온 심한 복통으로 정밀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최근 암세포가 간과 췌장에서 발견됐다. 기 과장은 지난 66년 9급 행정직 공무원으로 공직에 들어온 뒤 38년 동안 성실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일한다는 평가를 받아 2002년 1월 3급인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총무과장에 오른 그는 “비리의 소지를 없애겠다.”며 과장실 한쪽 벽면 전체를 통유리로 바꾸고 완전개방했다.또 교육청에 처음으로 다면평가제를 도입한 데다 개혁적인 인사운영 쇄신방안을 만들어 중앙인사위원회의 표창을 받았다. 특히 모든 일을 손수 챙겨 ‘부이사관급 주사’라는 별칭까지 얻었다.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이틀에 한번 꼴로 교육청 주변에서 집회와 시위가 잦아지면서 과로로 쓰려져 입원했었는데,담당의사 몰래 빠져나와 다시 출근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더욱이 95년부터는 중국요리를 배워 ‘음성꽃동네’와 ‘소쩍새 마을’,그리고 소년원·재활원 등의 시설을 찾아다니며 직접 만든 요리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온 사실도 투병후 알려졌다. 같은 봉사회 소속인 한 공무원은 “공무로 바쁜 와중에도 봉사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더욱 열심히 사신 분”이라면서 쾌유를 기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메디컬 라운지]

    ●의학한림원 창립총회 대한의학회는 오는 30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창립총회를 갖는다.신설되는 의학한림원은 의학 분야 335명 등 350명을 정회원으로 하며,대상은 의학 및 관련분야 학술연구 경력 20년 이상인 자로 해당 분야의 학술발전에 기여한 사람이다.대한의학회는 산하 130여개 학회로부터 후보자를 추천받아 자격 여부를 심사,적임자를 정회원으로 추대할 계획이다. ● ‘호두알’ 지압볼 무료배부 대한비뇨기과 개원의협의회(회장 전광수)는 26일부터 5일 동안 협의회에 소속된 전국 137개 비뇨기과를 찾는 환자들에게 건강한 전립선을 뜻하는 ‘호두알’ 지압볼과 건강자료를 무료로 나눠주는 캠페인을 벌인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137개 비뇨기과 병원은 협의회가 운영하는 콜센터(1588-2585)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의약분업 개선 토론회 인제대와 서울 백병원이 주최하는 제4차 자유의료포럼 ‘의약분업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27일 오후 1시 프렌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포럼에서는 일산백병원 이원로 원장을 비롯,의사협회 신창록 상근이사,약사회 신광식 보험이사,병원협회 우영남 이사 등이 나서 의약분업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토론을 벌이게 된다.(02)2270-0977∼9. ●경희대·존스홉킨스대 교류협정 경희대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최근 경희대 청운관에서 한의학 분야 연구인력 교환 및 공동연구를 위한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 체결로 양 대학은 침구 등 한의학 전 분야 기초 및 임상연구의 공동 진행은 물론 존스홉킨스대에 한의학 교육담당 기구 설치와 미국내 한의학 치료와 임상,의사 교육프로그램을 공동운영하며,존스홉킨스대에 경희한방클리닉도 개설하기로 했다.(02)958-8985,961-0303. ●폐암치료제 이레사 국내 출시 아스트라제네카의 말기 비소세포성 폐암치료제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니브)가 국내에서 출시된다.한국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우리나라에서 지난 2001년말부터 시판 전 특정 환자에게 투여를 허락하는 동정적 사용승인을 받은 이레사에 대해 식약청이 시판을 승인,일반인도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레사는 암세포를 키우는 표피성장인자 수용체에 작용해 세포의 성장을 막는 타깃 치료제로,보험이 적용될 경우 종전 240만원이던 한달 약값을 39만원 정도로 낮출 수 있다.(02)2188-0918.˝
  • ‘신춘문예 희곡 무대 오른다’ 21~25일 대학로 ‘알과핵소극장’

    한국연극연출가협회(회장 심재찬)는 21∼25일 서울 대학로 알과핵소극장에서 올해 서울신문을 비롯한 일간지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들을 무대화한 ‘2004 신춘문예 당선작’ 공연을 연다. 지난 91년부터 협회가 매년 주최해온 이 행사는,그간 젊은 연출가들이 주로 연출을 맡았으나 이번엔 역량있는 중견 연출가들이 대거 참여해 작품에 무게를 더한 점이 돋보인다.서울신문 당선작인 ‘행복한 우리집에 놀러오세요’(성금호 작)는 독특한 연출 스타일로 유명한 채윤일 연출가가 맡았다.이밖에 ‘두 아이’(최명숙 작·기국서 연출) ‘그녀가 본 세상’(김성민 작·김철리 연출)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이윤설 작·주요철 연출) ‘너는 내 혈관 속의 귀여운 암세포’(이승혜 작·김태수 연출) 등 5편이 무대에 오른다. 협회는 또 27일부터 새달 2일까지 표현주의 거장인 스웨덴 극작가 스트린드베르그의 ‘유령소나타’를 최용훈,서충식,박근형 등 세 연출가가 차례로 무대에 올리는 ‘연출가 워크숍’도 마련한다.(02)766-1482. 이순녀기자 coral@˝
  • 간이식 수술차 귀국한 서희부대 이상용 상병

    “어머니로부터 받은 몸을 어머니께 돌려드리는 것 뿐인데 주위에서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라크에 파병된 서희부대 장병이 간암 말기 환자인 어머니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기 위해 급히 귀국했다. 주인공은 서희부대 야공대대 지원중대소속 굴착기 운전병 이상용(23)상병.지난해 8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라크 복구사업을 위해 서희부대 2진에 자원했고,현재는 이라크 나시리야에서 재건활동에 참여해 왔다. 이 상병은 특유의 성실함과 적극적인 자세로 파병생활을 하던 중 어머니 김숙자(52)씨가 최근 혈액검사에서 간암세포가 발견돼 입원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그는 간암 말기인 어머니가 간 이식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소식에 선뜻 자신의 간을 떼어드리기로 결정했다. 입대 전에도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자,대학을 중퇴한 뒤 휴대전화 회사에 입사해 살림을 도울 만큼 효심이 지극하다. 지난주 귀국해 곧바로 서울대병원에 들러 이식수술을 위한 기초검사를 받았으며,오는 12일쯤 어머니와 함께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한편 서희부대원들은 수술비에 보태라며 380만원를 모아 전달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간암 자가진단 이렇게-오른쪽 배 딱딱하면 이상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간암도 조기발견이 중요하다.한 박사는 “정기검진 등에서 조기에 찾아낸 경우와 이미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은 경우를 비교하면 전자가 수술을 포함한 치료 가능성이 높고,치료 성과도 좋다.”고 말했다. 간암의 일반적 증상인 우측 배의 통증과 그곳에서 만져지는 덩어리,이유없는 체중 감소,황달이나 복수 등의 증상이 나타난 사람이라면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도 그만큼 어렵다는 것.그는 “연구 결과 6개월 이내의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받은 환자의 경우,발견 당시 종양 크기가 3㎝ 이하일 확률이 67%로 그렇지 않은 환자의 15%보다 4배 이상 높았다.”고 설명했다. 각종 검사법이 발달해 맘만 먹으면 조기발견이 어렵지도 않다.그는 “초음파검사,CT(컴퓨터 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와 PET(양전자단층촬영)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1㎝ 이하의 작은 암세포도 찾아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피검사도 예전에는 AFP(당단백호르몬)검사만 했으나,지금은 훨씬 다양하고 정확한 검사법이 개발돼 있다. 통상 CT나 MRI 등 영상진단과 혈액검사에서 확인이 되면 간암으로 판정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간조직 검사를 시행하는 게 수순이다.조직검사가 필요한 이유는 간혹 암과 비슷한 종양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 환자들이 조직검사를 기피하거나,무조건 비싼 검사가 좋을 것이라고 믿고 그걸 받게 해달라고 조르기도 하나 적어도 병에 관해서는 의사의 판단이 가장 정확하다.”며 “불필요한 과잉검사도 경계해야 하지만,필요한 검사를 기피하는 것 역시 확실한 진단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억기자˝
  • [Doctor & Disease]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 한광협 박사

    “간암이란 간이 혹사를 못 견뎌 반란을 일으킨 겁니다.감기만 걸려도 병원이다,약국이다 야단인 사람들이 정작 생명 유지에 너무나 중요한 간 생각은 거의 안 하고 살잖아요.”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 한광협(49) 박사.내과 전문의로 이 병원 간암전문클리닉의 ‘젊은 조율사’ 격인 그는 간암에 관한 한 세계적인 권위자로 통한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암 가운데 발병률과 사망률에서 여전히 2∼3위권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병이다.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막힘없이 시원시원했다. ●사망원인 2위 간암… 재발률 높아 우리의 간암 발병 추이와 실태는 어떤가. -발생률에서는 위암에 이어 폐암과 비슷하고,사망 원인에서는 2위에 오를 정도로 맹위다.우리 병원의 경우 입원 빈도가 가장 높은 게 간암이다.다른 암에 비해 재발률이 높고 치료 횟수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다행히 90년대 들어 국가적으로 신생아 간염백신주사 사업을 편 덕분에 초등학생들의 간염 감염률이 2%대로 낮다.아마 20,30년쯤 가면 간암 발병률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다. 간암 사태의 원인은 무엇인가. -간은 ‘침묵의 장기’다.자각증세가 없어 병증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선지 증세를 느껴 병원을 찾은 사람 대부분이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다.이런 점이 사망률에 직접 관련돼 있다. ●술만 끊어도 위험 많이 줄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간암도 조기 발견이 무척 중요하다.한 박사는 “최근들어 정부가 개입해 국민들이 정기검진을 받게 한 게 그나마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피검사나 초음파검사가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정확도를 보이지 못하는 점을 안타까워 했다.“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우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간암 예측모형을 개발,국제특허 출원을 했다.그게 보급되면 간암 발병률을 낮추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높은 간암 발병률이 음주문화와 무관하지 않을텐데,발병 원인을 짚어 달라. -간을 혹사시키는 음주는 확실히 문제다.B·C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간염이 간경변으로 진행됐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런 사람 중에서도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간암 발병 확률이 무려 300배나 높다.원인별로 보면 간암의 60% 이상은 B형 간염,15∼20%는 C형 간염이 원인이다.결국 간염을 잘 치료하고,술만 끊어도 간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간염은 치료가 가능한가. -물론이다.40∼50대에 많은 B형은 이미 백신과 치료제가 일반화돼 있고,노인층에 많은 C형은 아직 백신은 없지만 최근 수입된 ‘페가시스’ 같은 치료제를 사용할 경우 50%까지 치료가 가능하다.문제는 C형인데,감염 경로가 문신,피어싱이나 마약주사,문란한 성생활인 경우가 많아 절제된 생활로 이를 피해가는 게 상책이다. ●치료 가능한데도 지나치게 비관 그는 의대에 갓들어와 ‘한니발’이란 별명을 얻었다.가운을 입은 모습이 이발사 같아 동료들이 붙여준 건데,이 별명에 빗대 그가 설파하는 한니발론은 우리 의술의 경쟁력 제고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카르타고의 한니발이 로마를 공포에 떨게 만든 비결은 철저하게 의표를 찌른 데 있다.로마인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긴 알프스를 넘는 등 그들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의학기술도 그렇다.사실,서구 의학자들에게 간암은 핵심 관심사가 아니다.발병률이 낮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우리의 간암 연구는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고,또 그럴 만큼 두드러진 성과를 축적해 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단계에서 간암을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봐도 되나. -그렇다.문제는 치료가 가능한데도 지나치게 비관하거나,심각한 상태인데도 낙관해 버리는 환자들의 심리다.전자의 경우 치료를 포기하기 쉽고,후자는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다.임상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간암이 곧 죽음’인 시대는 아니다. ●항암제 국내 임상 제도화해야 치료법을 설명해 달라. -질환의 진행 상태와 환자의 신체 조건,암세포의 특성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적용한다.예를 들어 젊은 사람은 가장 확실하게 병소를 제거할 수 있는 수술적 요법을 적용하지만,고령자라면 주로 알코올이나 홀뮴-166 키토산 복합체를 간동맥에 주입하는 홀뮴 및 고주파 치료법 등 비수술적 요법을 적용한다.또 암세포가 산재한 경우에는 간동맥색전술을 이용하며,암세포를 급속냉동시켜 괴사시키는 방법도 있다. 지금의 간암사태에 대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예전과 달리 최근 개발된 항암제는 효과가 좋으나,관련 기관에서는 외국에서의 임상 근거가 없다며 우리에게 임상시험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외국에 임상근거가 없는 것은 환자가 많지 않기 때문인데,이를 환자가 많은 우리에게 적용하는 것은 문제 아닌가.간질환은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의 질환’이기도 하다.우수하다고 믿어지는 항암제에 대한 국내 임상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홀뮴치료는 전문의 숙련도가 관건 인터뷰 중 그는 누차 ‘팀’을 강조하며,“우리가 기뻐할 성과가 있다면 그것은 팀(간암전문클리닉)의 성과”라고 말했다.“홀뮴치료의 경우 전문의의 숙련도가 성패의 관건”이라며 “중재방사선과와 방사선 종양학과,외과 소속 팀원들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광협 박사는 △연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 △미국 베이러의대 연구원 △연대의대 교수 △대한간학회 총무 △대한 간암연구회 감사 △암조기진단사업단 자문위원 △국내외 학회지에 90여편의 연구논문 발표 △대한간학회의 그락소웰컴 학술논문상 등 수상˝
  • 수술 어려운 암세포 ‘족집게 방사선’ 치료

    가톨릭중앙의료원 강남성모병원은 민간병원으로는 국내 최초로 첨단 암치료기인 ‘사이버나이프(Cyber-Knife)’를 도입,치료에 본격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최근 밝혔다. 사이버나이프는 로봇팔을 이용,어느 방향에서든지 방사선을 투사할 수 있어 기존 감마나이프 시스템이나 외과적 수술이 어려운 부위의 종양을 비롯,전신 어느 곳에 발생한 암세포도 단시간에 치료할 수 있는 최첨단 의료장비로,도입 가격만 대당 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방사선 치료장비인 감마나이프시스템은 뇌 부위의 종양 치료에만 사용할 수 있었던데 반해 사이버나이프는 두개강과 척추·신경계 종양뿐 아니라 전립선 폐 췌장 골반 흉강 등에 발생한 암 치료에도 부작용을 최소화해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국내에는 원자력의학원에만 설치돼 있었다. 의료원측은 사이버나이프와 함께 질병의 유무와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최신 진단장비 PET-CT(양전자단층촬영기)도 도입함으로써 암의 진단과 치료를 원스톱으로 끝낼 수 있는 일관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의료원측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사이버나이프로 치료할 경우 한번에 1000만원가량의 치료비가 들었으나 이달부터 보험이 적용돼 150만원 정도면 이 기기를 이용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열풍’ 태반주사·석류요법 허와 실

    최근의 ‘웰빙 붐’에 편승해 태반주사와 석류요법이 뜨고 있다.일부에서는 태반 추출물을 체내에 주입하는 태반주사를 ‘만병통치약’ 쯤으로 인식하고 있으며,여성호르몬 성분을 함유한 석류 역시 여성의 노화를 막아준다고 믿고 있다.이 때문에 일선 병·의원에는 이런 요법들의 효능을 묻거나 치료를 원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태반주사와 석류요법의 허실을 짚어 본다. ■ 태반주사 ●실태 한방에서 ‘인포’,‘자하거’ 등으로 불리는 태반은 히포크라테스도 치료에 이용했을 만큼 약용화의 역사가 깊다. 지난 1959년 일본에서 태반주사약 ‘라에넥’이 간기능 개선제로 등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멜스몬’이 갱년기장애 개선과 유즙분비부전 치료제로 승인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입 당시의 치료 효과를 넘어선 다양한 치료효과가 부각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일선 병·의원에서는 태반주사가 간기능 수치 개선,갱년기 증상 완화,피부 미백·보습효과,아토피나 알레르기 완화,전신피로감 개선,월경전 증후군·불면·만성통증 완화 등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일부 한의원에서는 태반추출물을 넣어 한약을 처방하거나 약침을 이용해 시침하기도 한다. ●성분과 효능 태반추출물은 필수아미노산과 활성펩타이드,당질과 뮤코다당체,비타민,미네랄,핵산,효소와 함께 간세포·신경세포·상피세포·섬유아세포·인슐린성장인자 등 성장촉진인자와 콜로니 형성자극인자,인터류킨 등 많은 필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태반의 효능은 크게 세포 성장인자의 작용과 활성산소 제거작용.세포 성장인자는 인체 특정조직의 재생을 촉진하거나 면역 조절기능을 하며,노화와 질병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는 기능도 중요한 효능이다. ●작용 원리 및 치료 이 성분들은 체내에서 내분비 조절작용에 관여,호르몬 생성을 높일 뿐 아니라 면역을 강화하고,활성산소 억제작용을 통해 갱년기 증상을 완화한다.피부의 멜라닌색소 형성을 억제하거나 배출을 촉진하며,피부 미백효과도 보인다. 또 태반의 간세포증식인자는 간기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태반주사는 보통 주 2회 정도 맞는다.주사 방법은 태반주사를 수액주사(링거)에 섞어 맞거나 피하주사로 맞기도 한다.치료목적에 따라서 기간은 달라지는데 대개 3∼4개월간 매주 2회,그 이후에는 증상에 따라서 1∼2주에 1회씩 맞는 식이다.그러나 보험이 안돼 1회 10만원 안팎의 비용은 전액 본인 부담이다. ●문제는 없나 문제는 간기능 개선제와 갱년기장애 개선제로 수입됐을 뿐 다른 임상적 치료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태반주사를 포괄적인 치료제로 처방하고 있다는 점.화장품,발모제,영양제 등 유사제품의 범람도 문제다. 이에 대해 의학계에서는 “섣부른 태반주사의 남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서동혜 원장은 “태반주사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 없지만 의사의 숙련도와 주사 방법,용량 등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다양한 임상경험과 연구를 통해 안정적 치료술을 확보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닥터포유클리닉 원석규 원장은 “태반의 혈액과 호르몬은 제조 과정에서 모두 제거돼 부작용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태반주사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돼 유사품은 유통되지 않으며,고양이 등 동물 태반을 이용한 식품이나 화장품과는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류요법 ●석류의 약리성 여성호르몬 대체물질로 떠오르고 있는 석류는 씨앗에 다량 함유된 에스트로겐이 여성호르몬의 주요 성분이라는 점에 착안해 음료 등의 상품화가 이뤄졌다.실제로 석류 씨앗 1㎏에는 10∼18㎎의 에스트로겐이 함유돼 있어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에 적합하다는 견해가 학계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또 발암물질의 대사를 억제하는 항암 효소의 분비를 촉진하는 엘라긴산은 간암·자궁경부암·대장암·유방암의 암세포에 독성효과를 나타내며,구충 및 피부 진균억제 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사례 국내에는 특별한 임상보고가 없었으나 일본에서는 ‘석류에 난포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함유돼 있으며,토끼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에스트로겐이 자궁의 중량을 증가시켰다.’는 보고가 있었다.또 석류의 엘라긴산이 항산화작용을 해 식도·위·폐·피부암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할 수 있으며,석류 추출물인 에칠에테르층에서는 인체 암세포주에 대한 세포독성이 발현돼 암의 예방과 진행을 억제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한방에서는 석류를 이질,유정,몽정,조루 및 여성의 대하 치료에 사용했으며 구내염,편도선염,인후염,인후카타르 등과 여성의 통경유도에도 처방했다. ●효능과 문제 건강식품업계에서는 석류가 고혈압과 동맥경화,냉·대하같은 부인병에 효과가 있으며 세포 연결조직인 콜라겐의 양을 증가시켜 피부노화를 막아준다고 주장한다.또 골다공증 치료를 용이하게 하며,요실금,구내염,퇴행성 관절염,안면홍조와 피로회복에도 좋다고 말한다. 한의학자인 권창호 경희대 명예교수는 최근 열린 석류요법 세미나에서 “여성갱년기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만큼 석류 추출물을 섭취할 경우 일정 부분 여성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아직 의학계에 석류제품의 임상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부인과 조정훈 교수는 “석류의 천연 에스트로겐이 체내에서 소화,대사과정을 거치면서도 그 역할을 계속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한의학에서도 석류는 중요한 약재이지만 부인과 질환에 대한 관련성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 도움말 원석규 닥터포유클리닉 원장·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성형외과 공동원장·조정훈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부인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 [국제플러스] 초강력 초음파로 암세포 파괴

    |시애틀 연합|체내 깊숙한 곳에 위치한 암을 수술에 의하지 않고 초강력 초음파를 정확히 집중시켜 파괴하는 고강도집적초음파술이 실험단계를 지나 실용화 단계에 들어서 미래의 수술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이 신기술은 재래식 진단초음파로 찾아낸 간이나 기타 장기 깊숙한 곳에 생긴 종양에 초강력 초음파를 집중발사해 암조직을 태워죽이는 방식이다.
  • 중증 임파부종도 수술로 완치

    자궁암이나 유방암 수술을 받은 뒤 임파계 이상으로 피하조직에 임파액이 과다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임파부종의 수술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김동익 교수팀은 지난 97년부터 지난해까지 3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모두 36건의 임파부종 조직절제술을 시행한 뒤 2년6개월 이상 추적 조사한 결과,한건의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최근 밝혔다.환자(남성 4명,여성은 28명)의 평균 연령은 46.7세였으며,사례중 5건은 3기,31건은 4기의 중증 상태였다. 임파부종 조직절제술은 부종이 있는 피하조직을 절제,부종을 감소시키거나 임파관-정맥문합술을 이용,임파액의 흐름을 우회시켜주는 방법으로,김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파부종 조직절제술을 시행한 의사로 꼽히고 있다. 임파부종이란 임파관에 이상이 생겨 사지로부터 심혈관계로 배출되어야 하는 임파액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팔,다리가 붓는 난치성 질환이다.선천성 임파부종은 림프계 조직이 부족한 상태로 출생하는 경우로,출생시에 진단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20∼30대에 서서히 부종이 진행된다.이와는 달리 후천성 임파부종은 자궁경부암 등 부인과 수술이나 유방암 수술시 암세포의 전이를 막기 위해 임파절을 제거하거나 수술후 방사선 치료의 영향으로 임파관이 파괴되어 발생한다.국내에서는 해마다 수천명에 이르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나 특별한 치료법이 제시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 왔다. 김 교수는 “아직 임파부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엉뚱한 치료만 받다가 상태가 악화된 환자가 많다.”며 “재활치료가 불가능한 중증 환자도 수술과 지속적인 재활치료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살모사 독에 항암성분/연세대팀 ‘디스인테그린 유전자’ 효과 확인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살모사의 독샘에서 분리한 ‘디스인테그린 유전자’의 항암 효과가 확인됐다.연세의대 심혈관연구소 정광회·연세대 보건과학대학 임상병리학과 박용석 교수팀은 살모사의 독샘에서 추출한 ‘디스인테그린 유전자’를 암에 걸린 쥐에 투여한 결과 빼어난 항암효과를 보였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는 뱀 독에서 분리한 단백질을 쥐에 주사해 각종 암의 전이와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얻었던 기존 연구에서 진일보한 것으로,이들 단백질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생체에 주입,항암효과를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기존 단백질 주사방법의 경우 살모사의 독에서 추출한 ‘살모신’단백질을 3주 동안 매일 쥐에게 주사해야 함암효과가 나타났으나,디스인테그린 유전자는 4∼5일에 한번만 투여해도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디스인테그린 유전자를 흑색 종양세포가 있는 쥐에 4일마다 1차례씩 3주간 투여한 결과 암세포의 전이와 성장이 각각 92%,75% 정도 억제됐으며,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20주 후까지도 이렇다할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 결과는 암 연구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 ‘캔서리서치’ 최근호에도 게재됐다. 정 교수는 “디스인테그린 유전자 치료는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학술적 의미 뿐 아니라 임상적용 가능성도 매우 높아 미국과 유럽,일본 등 8개국에 국제특허를 출원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타원형 감옥의 외부-백민석 소설 목화밭 엽기전과 그 맥락

    강 경 석 1.기율과 충동의 사이 백민석의 소설들은 낯설다.그래서 그는 활동 초기부터 비상한 주목을 받아왔다.그러나 그런 만큼 오해와 풍문속에 내버려져 있기도 했다.그에 관한 논의들 대다수가 “긍정과 부정의 양 극단에 서”(하상일)있다는 지적은 여기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작가 백민석은 과장된 지지와 일방적 폄하 사이에서도 소설적 기율에 대한 자의식과 하위문화적 충동 간의 길항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어 문제적이다.이는 그의 소설을 전위주의(avant garde)나 키치적 신세대론으로 소급하게 만든 흔한 실마리이기도 했다.그러나 이 길항이 가지는 가시적 면모들은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그보다는 하위문화소들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 작가가 무엇을 배치해 놓았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그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90년대적 공통감각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 혹은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261면)진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작가이다.그의 소설들이 가시적이고 합리적인 범주로의 손쉬운 편입을 수락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들은버려지고 배제된 것들(abjection) 말하자면 “병원 수술실에서 나온 적출물더미”(74면)의 잡종교배를 통해 태어났다.하위문화적 기시감으로 얼룩진 “적출물더미”들이 작중현실을 대신하면서 이들을 단순한 상징이나 알레고리로 보이게끔 만들지만,백민석의 서사전략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는 비유적 세계의 너머에 있다. 우리가 길어 올리고자 하는 주제들은 모두 그의 네 번째 장편 ‘목화밭 엽기전’(이하 엽기전)을 경유한다.‘헤이,우리 소풍 간다’(이하 헤이)로부터 본격화된 백민석의 소설 작업은 자못 활력적이었다.그리고 그 도정의 옥매듭을 이루는 작품이 바로 ‘엽기전’이다.이후 출간된 소설집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이하 장원)이나 장편 ‘러셔’도 이 텍스트의 장력 바깥은 아니다.‘엽기전’은 백민석의 성공과 실패를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창이다. 2-1.기생(寄生)과 평질변이의 공간들 벤야민은 카프카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그것을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초점이 있는 타원과 같다.”라고 썼다.이처럼 ‘엽기전’ 또한 두 개의 초점을지닌 타원 구조를 띠고 있다.그러나 카프카의 작품이 현대사회의 알레고리적 재현이라면 ‘엽기전’은 그 ‘재현’의 재현이다.은폐된 두 개의 초점을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적절한 축척의 개략도 한 장을 준비하기로 한다. 주인공 한창림은 대학 강사이다.그에게는 수학과외 교사를 하는 아내 박태자가 있다.과천에 살고 있는 이들은 비교적 분명한 사회적 신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괴한 작업에 몰두한다.그것은 미소년들을 자신들의 집 지하실로 납치해 스너프필름을 찍는 일이다.이는 시종 “흰 연기”(281면)에 비유되는 공포스러운 존재 “펫숍삼촌”의 사주에 의한 것이다.‘펫숍의 영어표기 pet에’는 ‘성애의 개념도 포함되어’ 있으며 거기에서는 “도착적인 냄새”(128면)가 난다고 설명되듯 그가 한창림 부부에게 돈을 지불한 뒤 얻는 것은 관음증적 쾌락이다.이야기는 박태자의 제자이기도 했던 소년 윤수영이 이들 부부에게 납치·살해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생면부지의 한 회계사를 양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폭행하게 되고,그 때문에 오장근 형사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일이 “질서에서 어긋나”(188면)자 펫숍삼촌은 박태자를 살해한다.한창림은 오장근과 펫숍삼촌에 대해 복수를 꿈꾸지만 결국 실패하고 체포된다.이 파국의 막바지를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그는 “모자이크 처리가”(280면)된 “목화밭”을 발견한다. 물론 이상과 같은 개략도만으로 우리의 목적지가 금세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도착적 수사들을 일단 괄호치고 나면 텍스트는 의외로 쉽다.그것은 실존공간에 틈입한 우발적 폭력이 파국의 빌미로 된다는,매우 익숙한 플롯을 배면서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같은 맥락에서 “햇빛 때문에” 한 아랍인을 살해했다는 뫼르쏘(‘이방인’)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한창림과 뫼르쏘가 행사한 폭력은 부조리한 ‘충동’에서 비롯된 것이다.“양담배”나 “햇빛”은 사후에 조작된 것일뿐 폭력의 본질적인 동기는 아니기 때문이다.요컨대 ‘엽기전’은 지식인 주인공의 지리멸렬한 일상이 폭력적 충동 앞에 느닷없이 노출된 상황과 이질적이고 도착적인 수사들의 짜깁기로 구성되어 있다.이 발견을 열쇠로 삼아 텍스트에 좀더 가까이 가 보자. 우선 제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전(傳)이라는 이름의 작품 형식표지 때문이다.이것은 한 인물의 인생유전을 시간의 흐름에 입각해 서술하는,동아시아 고전문학의 대표적 형식 중 하나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적 굴절을 거듭해왔다.인물의 궤적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그것은 ‘박씨부인전’‘홍길동전’ 혹은 ‘라울전’(최인훈)‘유자약전’(이제하)과 같이 인물 지시와 이어지게 마련이었다.필경 전 형식을 새롭게 전유하면서 그 스타일이 고안되었을 ‘한씨연대기’(황석영)도 사례에 포함시킬 만할 것이다.그러나 엽기(獵奇)는 인물이 아니라 어떤 사태를 지시하는 말이다.그로테스크(grotesque)의 일본식 번역어일 가능성이 높은 이것은,최근 폭발적인 유행과 함께 하나의 문화적 화두가 되기도 했다.그러므로 ‘엽기전’은 엽기라는 문화적 표상들의 탄생과 성쇠를 기록한 형식이다.그러나 텍스트에 파종된 엽기들은 발생·성장·소멸이라는 시간적 체험과는 무관하게비선형(非線型)적으로 뒤엉켜있다.이런 측면은 자연스레 공간적 상상력을 유도한다.텍스트의 문면에 돋을새김 된 모티프들이 “동물원”“펫숍 건물”“지하작업실”“서울랜드”“목화밭”“과천” 등의 공간 표상들임은 시사적이다.지하분묘(grotta)의 벽에 표현된 반인반수의 기괴한 신체들로부터 파생,매스미디어적 운반을 거치면서 그로테스크는 엽기로 굴절되었거니와 엽기는 먼 기원에서부터 이미 공간 자질(지하분묘/일그러진 신체)을 보유했던 것이다.그런 면에서 ‘엽기전’의 전(傳)은 교란부호 내지 착란이다.그것은 엽기가 전(傳)이라는 선형(線型)적 시간에 뿌리내리면서 빚어진 형질변이의 결과여서,결국 의식의 ‘적출물더미 하치장’을 표상하는 공간 기호로 작동한다.이것의 대표적 작중 용례는 일상의 표면에 묻힌 한창림 부부의 “지하작업실”일 것이다.이곳에서는 마치 무의식 속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 설정 자체는 나체의 주술사가,흰 피부의 사내애와 벌이는,섹스의 향연이다.신께 제를 올리는 것이다.제물은 섹스이고,체액이고,신체이다.(212면) 재갈과 가죽 끈으로 포박당한 희생자는 끊임없는 린치의 반복앞에 저항할 힘조차 잃고 있다.한창림 부부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상황을 연출하면서 마치 마계의 제사장처럼 행동한다.악마숭배의 제의적 모티프는 하위문화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헤비메탈 밴드의 라이브 공연장은 가장 적절한 참조 대상이다.이들은 “무시무시한 대형 두개골 모형이 놓여 있고,사방에 스티로폼으로 만든 시체 조각 뼛조각들”(‘장원’146면)이 널린 무대에서 연주하곤 했다.그들은 관중을 향해 “날엉덩이”까지 흔들어대는 퍼포먼스를 서슴지 않는다.작가가 여기에 깊은 공감을 보이는 이유는 “모든 가식을 뚫고 자신과 현실을 직시하는 추잡한 날엉덩이의 미학”(‘장원’ 147면)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은 한창림의 지하작업실과 유사한 공간 자질을 갖는다.성스러운 신의 전당들이 지상으로부터 영원을 향한 상승 이미지라면,엽기전적 공간은 지하로 숨어든 하강 이미지이며,그것은 서구 고딕(Gothic)소설들이 공간적 배경으로 흔히 채용했던 폐쇄공간들(외딴 성,숲속의 저택 등)과도 통한다.한창림의 지하작업실이 “서울랜드와 동물원이 지어질 때 고립”(18면)되었다고 진술되면서부터 이들과 일정한 상호텍스트성을 획득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오트란토 성’(H 월폴) 같은 작품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지하실이나 비밀통로,폭력적인 남성형상 등의 모티프들이 두루 겹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엽기전’이 일반적인 공포물이나 고딕소설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그것은 소재주의에 함몰된 비약이다.상호텍스트성이 아무런 매개도 없이 동질성으로 전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를 과장하다보면 최인훈의 ‘웃음소리’나 박인홍의 ‘벽 앞의 어둠’,또는 이승우의 몇몇 근작조차 고딕소설의 일종으로 배분해야 지 모른다. ‘오트란토 성’이 봉건 이념의 종식을 징후적으로 포착한 경우라면,‘엽기전’은 근대 자본주의의 세포단위인 부르주아 핵가족의 내파(內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내력부터 다르다.이 앞뒤 사이에 가로놓인 역사의 심연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인데,그렇다고 텍스트에 드러난 고딕적 요소를 일방적으로 부정할 수만은 없다.그것은 ‘신체 상해’의 문학적 상관물들이 동시대의 한국문학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이것이 도시 체험의 축적에서 유래하는 일탈의 감각과 깊이 연루된 것이고 보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나타나는 포스트모던 징후의 하나로 간주해도 좋을 것이다.그런데 테리 이글턴 같은 경우는 여기서 더 나아가 포스트모던 자체를 오히려 “고딕의 뒤늦은 부흥”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그에 따르면 고딕이란,“편파적 시선에 의해 내던져진 괴기스러움의 그림자이며,허구 속에 안전하게 봉인된 팬터지이자 분노이기도 한,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다.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포스트모더니티를 과장하는 일도,서구적 맥락에서 고딕을 규정하는 일도 아니다.고딕환상물들이나 하위문화 양식들이 다양한 방향의 역사적 분절과 매체 전이를 경험하면서도 “중간계급의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기원적 동질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앞에서 말한 ‘재현(가상)의 재현’이란 무엇이 될 수밖에 없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더 중요하다.‘무의식”이라는 표현에서 예상되는 것처럼 하위문화적 충동의 1차적 재현이란 이미 “안전하게 봉인된” 저항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백민석이 수행하고 있는 ‘재현의 재현’ 전략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버려지고 배제된 “적출물더미” 혹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들”(166면)은 “지하작업실”이나 “펫숍건물”에서 벌어지는 린치행위들(악마적 희생제의)과 함께 표면적으로는 위반의 정치학을 구사하면서도,내면적으로는 “사회체계”의 안전망 안에서 자기보존의 영속적 지위를 획득한 것들이다.그것은 또,하위문화 기제들의 비교(秘敎)적 무대공간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데,‘엽기전’은 이 점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다.그리하여 텍스트는 반항의 에네르기를 통제하는 봉인,“과천의 위생 처리된 맨홀 뚜껑”을 해체하는 일대 모험을 감행한다.이때부터 텍스트 전개의 중심축은 지하작업실의 은폐된 사실들이 표층으로흘러넘치면서 발생하는,파국을 향해 이주한다.한창림이 지하작업실을 불태우는 장면(234면)은 그 전환점이다.이 상상적 봉인해체 작업을 통해 백민석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이 얼마나 안일한 기초 위에 축조된 것인가를 묻는다.한창림은 이를 “몰락”(232면)이라고 말한다.이것은 그의 목소리를 빌려 미리 암시된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얼마나 세상의 위협적인 눈들로부터 폭넓게 노출되어 있는지 깨닫곤 놀랐다.사람들은 다만 망상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자기가 안전하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 같았다.(68면) 첫 장편 ‘헤이’의 “퐁텐블로”나 ‘엽기전’의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낸 과천”은 중간계급의 이상(理想)을 외화시킨 인공낙원이다.그리고 이 공간들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작업은,그 전제에서부터 “사회체계”의 기초를 탐색하는 작업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그것은 ‘엽기전’의 전략을 논리적 비약에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럴 듯하다.이러한 종류의 탐색 작업은 늘 집 또는 가족의 문제와 관계 맺는다.근대문학의 전통이 끊임없이 물어왔고 또 동시대의 문학적 상상력들이 여전히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백민석 또한 가족이라는 공간에 대해 묻는다.그곳은 “우리의 지옥”(‘헤이’,244면)이다. 2-2.집의 포자(布子)들과 두 갈래의 초월 근대적 가족 이미지의 거처(topos)로 기능해온 ‘집’은 백민석에게 와서 다시 씌어진다.그는 가족 이념의 내파를 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오버랩시키는 실존주의 모티프를 통해 보여준다.임신 중인 박태자가 “가족 없이도(…)그럭저럭 결혼까지 하며 제법 꾸려져왔”(142면)던 자신의 삶을 강변하며 아버지의 방문을 거절하는 장면,그리고 화장실에서 사산(死産)하는 장면.이 두 장면의 연속배치는 결정적이다.자신의 기원을 부정하면서 재생산의 고리마저 끊어낸 ‘집’(또는 가족)이란 그 자체로 전복적인 하위문화 공간이자 “지옥”이다.이것은 매우 급진적인 강렬도에 의해 지탱되고 있어서 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아무도 이타카(Ithaca)의 회복을 욕망하지 않는다.이런 점에서 백민석의 인물들은 기억의 서사를 추구하는 윤대녕의 주인공들과 대조적이다.그곳에는 어떤 기억이나 회상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부조리한 충동은 거의 언제나 우발적인,비가역적 동시성의 소산이기 때문이다.기억의 돌출은 기껏해야 한창림이 자기 어머니를 떠올릴 때처럼 파편적 이미지로 던져지거나(154면),박태자의 경우처럼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암페타민의 환각”(99면)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행위가 작가의 궁극적 주제를 직접 매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이는 작가가 한창림과 박태자의 교차진술을 통해 작중 상황을 반복 객관화시키면서 더욱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주인공의 욕망이 작가론의 직접적 상관물로 환원될 수 없다는,일견 단순한 사실이 지금껏 무시되면서 ‘엽기전’은 냉소나 허무주의적 저항담론의 일방통행로에 갇혀 버렸다.물론 ‘헤이’와 같은 초기작의 경우,하위-충동의 허무주의를 준거점으로 삼으면서 결국 세대론적 인정투쟁에 희생된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충동의 무정부적 방출을 일삼는 주인공이란 하나의 설정일 뿐이지 궁극은 아니다.이들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은 마치 스크린 속에서 만난 괴기사건을 독자들에게 전달,‘재현의 재현’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는 듯 담담하다.작중인물들에 대한 연민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근본적으로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우호적이지 않다.그러므로 허무주의적 세계관 또한 출발점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헤이’ 이후 작가에게는 단 두 가지 길밖에 없었다.출발점의 진화를 위해 망설임없이 밀고나가는 길,그리고 부조리한 충동들의 존재근거를 되짚는 길이 그것이다.앞의 것은 “목화밭”으로 가는 길이고 뒤의 것은 ‘내가 사랑한 캔디’,‘불쌍한 꼬마 한스’,‘이 친구를 보라’로 이어지는 자전적 소설의 길이다.그것은 단지 선택의 문제이다.“목화밭”으로 가는 길 끝에서 한창림 부부가 몰락한다는 것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자칫 이 끔찍한 존재들의 실패담이 무책임한 냉소로 비칠 수 있겠지만,하위문화의 봉인된 저항이 늘 그런 것처럼 그들은 자신들의 태생적 한계에 의해 몰락하는 것뿐이다.그것은 기원 혹은 자신의 존재근거(집)를 스스로 거절하면서부터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백민석은 이것을 “괴물들”의 숙명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숙명’이라는 말에 이미 전제된 것처럼,한창림 부부의 몰락은 단지 기성질서나 사회체계의 견고함을 인정하고 확인하는 충격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아니 좀더 일반론적으로 말해서,주인공의 몰락은 늘 체제에 대한 굴복을 뜻하고 마는가.우리는 그 반대의 사례들을 분명히 알고 있다.쥘리앙 쏘렐((적과 흑))의 몰락이 단지 타락한 욕망의 몰락일 뿐이며 이동혁((객지))의 실패가 영웅주의의 실패에 불과한 것처럼,한창림의 파멸은 가상의 식민지 위로 흘러넘친 그 무정부적 충동의 패배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다.(엽기전)에서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결정적 토대는,기억의 환원작용을 철저히 단속하면서 “훗날,그의 기억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끔”(234면) 집이라는 상징을 소각시켜 버린 데에 있다.그것은 다만 지하작업실의 끔찍한 린치와 패악들을 포장하는 초월적 가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위-충동의 공간으로 전락한 집(獵奇傳)은 단순한 상징이기를 멈추고 마치 암세포나 포자식물들이 그렇듯 확산 증식한다.지하작업실에서 “섹스”와 “신체”가 “제물”(212면)이 된다는 진술은 그래서 설명 가능해진다.근대적 주체 재생산의 전제가 되는 남녀간의 성적 교환을 악마적 제의로 탕진하면서,출산과 배설의 이미지를 등치시켰기 때문이다.이 공간이 지닌 능력은 통상적 상상을 넘는 것이어서,거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에 필적한다.이 “지하작업실의 깜깜한 자궁”(91면)에서 길러져 나온 포자들이란 비정상적 과정을 통해 탄생한 비정상적 존재들이며 체계의 관리망 안에서 “도착적”으로 왜곡된 인공 “수컷성”의 담지자들이기도 하다.“학교 안의 새끼 수컷들”(69면)이나 “동물원의 독방에 갇힌 만드릴 육식원숭이”(175면),“정신병원의 조울증 환자들”(138면) 등은 바로 그 증식의 사례들이다.지하작업실의 포자들은 훈육시설 즉 사회체계의 관리 시스템에서 기생한다. 이것은 빅토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어두컴컴한 실험실이 괴물을 탄생시키는 하나의 자궁으로 기능한다는 지적(G 스피박)을 연상시킨다.그러나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818년)이 여행(모험)의 구조를 통해 비정상적 존재(괴물)의 정신적 성숙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면,‘엽기전’에는 성숙 혹은 교양(Bildung)의 과정이 삭제되어 있다.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조화로운 가족서사에 대한 강렬한 향수(괴물은 빅토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요구하지만 거부당한다)를 지닌 반면 후자는 가족서사 자체를 히스테리에 부쳐버린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전(傳)이라는 시간적 형식이 왜 엽기라는 그로테스크의 변종과 만나면서 공간화 되는지를 부연한다.가족은 주체의 인큐베이터이며 성숙이란 그 시간적 진화 과정이다.텍스트는 전통적인 소설의 중심축이라 할 성숙의 문제를 수락하지 않음으로써 시간성의 장력으로부터 이탈하려 한다.이 텍스트가 읽기의 습속에 저항하는 것은,한편으로 비선형적이고 공간적인 그래서 공시적 사유방식에 의해 지탱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서사의 절연과 접합된 공시적 사유방식은 의미심장하다.근대적가족 이미지가 학교나 군대와 같은 훈육시설들의 이미지와 함께 자본주의에 의해 수행되는 상징조작의 일환(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이었다는 성찰과 맞닿으면서,90년대에 등장한 이른바 신세대 작가들은 가족의 문제를 자신들의 중심 과제로 삼았던 것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집단적 주제로부터 ‘엽기전’은 그러나 조금 더 전진해있거나 약간 비켜 서 있다. 약간의 비약이 허락된다면,분단 이후의 한국소설사는 가족의 균열을 중요한 축으로 설정해왔다고도 할 수 있다.이것은 주로 결손의 문제와 연루되어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이데올로기 갈등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이는 아비부재에 집중되어 있었다.이것은 김소진에 이르기까지 승계되었다.이 전통은 근원적 실향의식과 친족관계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발산해왔다.그러나 90년대의 풍속 주체들은 그것을 냉소와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린다.이들의 공과를 떠나서라도,가장 급진적인 작가로는 배수아가 적임일 것이다.그는 동요하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이미 파산선고를 내린 듯이,“어머니”를 새로운 해체대상으로 설정한다.그러므로 결손의 모티프를 구사하는 경우에도 그것은 아비부재가 아니라 어미부재로 나타난다.그러나 “어머니,나는 이제 죽을 때까지 어머니의 아이가 아니겠어요”(‘부주의한 사랑’)라고 외치는 배수아의 “아이들”마저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강렬한 향수야말로 이 도저한 거부의 진정한 추동력인 셈이다.‘엽기전’을 동시대의 유사한 징후들 속에서도 분별하게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텍스트는 가족서사의 부정적 연혁을 작성하면서도 기원에 대한 향수를 음각(陰刻)하고 마는 평균적 해체작업에 만족하지 못한다.그 거부의 의지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혹독한 양상을 띤다.텍스트는 가족서사에 대해 “너무나 흔해서 얘깃거리조차 안”(48면) 된다고 말하기를 서슴지 않는다.이미 논의한 바와 같이 주인공들의 이러한 진술 자체가 텍스트의 궁극적 주제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이것은 잠정적으로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라 부를 만한,근대적 가족제도의 구체적 질곡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작가는 이것을 요약하기 위해 “수컷성”이라는 특유의 조어를 반복 사용하고 있다. 그 외피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오이디푸스적 환원이란 심층에서 남성적 지배질서를 지속시키려는 “사회체계”의 작동 방식을 함축한다.‘아버지와 아들의 경쟁’으로 상징되는 오이디푸스적 세계 안에서 성숙이란 결국 남성적 성숙에 다름 아니며,이는 근대적 가족 제도를 경쟁 이데올로기의 기초로 삼는 자본의 요구이자 동력이기도 하다.텍스트의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수컷성”이란 “영역싸움”“패권주의”“위계질서” 등으로 예시되는데 이것들은 경쟁 구조의 자기보존 양식을 말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이 질서에 붙들린 존재들은 어떠한 준거로도 윤리적 판단대상이 될 수 없다.이 세계에서는 선악의 이분 구도 따위가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는다.충동적 가상들(수컷성)만이 거주하는 끔찍한 세계이기 때문이다.이는 전작(前作) ‘불쌍한 꼬마 한스’에서 오이디푸스적 성숙의 발생학을 탐사했던,백민석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꼬마한스는 프로이트의 주력 개념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전형적 사례이다.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아버지에 대한 공포를 낳고,그것이 다시 말(言)에 대한 공포로 전이되어 꼬마 한스의 신경증을 구성한 것이다.백민석의 주인공들도 공포의 기척 앞에서 실어증을 경험하곤 한다. 한창림은 공포에 전율할 때마다 “누군가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박아넣은 것”같다고 느낀다.이 공포감은 “사회체계”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다.이는 백민석의 끈질긴 문제의식 중 하나인데,표현의 추상성을 넘어 은연중 역사적 환기력을 구체적으로 회복한 경우는 그에게 ‘엽기전’이 처음일 것이다.그는 ‘엽기전’의 후기에서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이 소설을 구상한 건 이곳 안양 평촌으로 이사오고 나서,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그게 94년이니까 벌써,칠 년 전의 일이다.(…) ‘뭔가 된’ 것은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97년의 일이다.그저 엮어 놓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컸던 것이다. 97년은 국내 경제를 준 공황시대로 내몰았던 IMF 외환위기 사태 혹은 신자유주의의전경화가 본궤도에 오른 시점이다.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엽기전’은 자본주의 사회체계의 가공할 위력에 대한 충격적 확인을 내면화한,우리들의 보고서다.한창림 부부와 그 혈육들이 하나같이 실업자이거나 비정규직이라는 것과 “뷰티풀 피플”의 남편이 파산한 사업가로 등장하는 것은 흥미로운 예증이 된다.“퐁텐블로”나 “과천”이 보여주는 위장된 혹은 상상적 안온함은 생산자본이 투기자본에 압도된 ‘거품경제’ 만큼이나 “텅 빈”,그리고 아슬아슬한 것이다.그가 작중현실로 설정하고 있는 하위문화적 충동의 세계가 그러한 것처럼 그것은 파국의 예감을 이기지 못한다.작품 구상 단계의 모호함이 명료한 의지를 얻게 된 것도,무정부적 충동의 발산에 기울어 있던 작품세계가 일정한 전환점을 획득한 것도 모두 동시대 감각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엽기전’은 우리 시대의 집단신경증(부조리한 충동)이 자본주의의 세계적 관철 혹은 “수컷성”의 일방통행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이는 백민석이 의도적으로 성숙의 문제를 삭제한 결과이다. 그런데 성숙의 문제를 괄호치는 것은 근본적으로 가능한 일인가.하위문화적 충동의 무잡한 전경화 뒤에는 이런 의문들이 도사리고 있다.성숙은 블랙홀의 심처와 같이 끊임없는 소환의 인력을 발산한다.성숙의 저 끝 간 곳은 초월의 영역일 것이며 이것은 텍스트 내부에서 두 갈래의 길을 연다.하나는 수컷성의 최상층을 차지하는 “펫숍삼촌”을 제거함으로써 빅 브라더(‘1984’)에 필적하는 질서의 지배자 혹은 신적인 관람자(펫숍은 모든 것을 알고,또 본다)가 되는 길이며,다른 하나는 무정부적 충동을 끝까지 밀고나가 죽음에 이르는 길이다.편의상 앞의 것을 상승초월,뒤의 것을 하강초월이라고 이름 붙여 본다면,텍스트는 이 두 개의 극점을 지닌 일종의 타원 구조를 갖고 있다.텍스트의 등장인물들은 모두,두 개의 극점이 발산하는 인력 사이에서 진동하는 존재들이다.이는 일반적인 성숙의 서사와 그 음각인 ‘프랑켄슈타인’류의 ‘하위-충동’ 서사를 양 극점으로 삼는 구조이기도 하다.앞에서 벤야민의 카프카론을 예시했던것도 이 때문이다. 하위문화적 충동의 포자들은 소설적 기율(또는 성숙의 플롯)에 기생하면서 ‘엽기전’이라는 변종을 만들어낸다.이 변종의 변종성은 텍스트 내부의 공간 배치,확산에 의해 이루어지며 두 갈래로 나뉘어 각각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의 공간으로 작동한다.이들의 공동 거처는 “제2정부종합청사”“서울랜드”,“동물원”이 있는 공간 과천으로 설정되어 있다.이곳은 “수도권에서 가장 살기 좋은 시로 뽑힌”(165면) 곳이며 그 이유는 “좋은 냄새가 나쁜 냄새들을 죄다 몰아”냈기 때문이다.이곳은 그러므로 엄연한 실재이기를 그치고 ‘헤이’의 “퐁텐블로”처럼 중간계급적 이상의 재현물로 전도된다.“냄새”나는 “적출물더미”들을 은폐하면서 보편적 행복을 가장하기 때문이다.여기서 “나쁜 냄새”란 “수컷성”의 기화작용 혹은 확산을 말하는 것이다.이데올로기의 상징 조작이 최고의 효율성을 발휘할 때 “살기 좋은” 계획도시 과천의 지하에서는 배제의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었던 것이다. 이 배제의 희생물이 되지 않으려면 초월적 수컷이 되는 수밖에 없다.실제로 “펫숍삼촌”의 수컷성은 배제 프로그램(사회체계)을 넘어서 있다.“세상의 눈은 그걸 볼 수가 없”(125면)는 상승초월의 영역에 놓이는 것이다.“어디에도 없으면서 어디에나 있는”(117면) “펫숍 공간”은 삼촌이라는 이름의 친숙성과 결탁하면서,체계로부터 자유로워진다.그에 반해 한창림의 엽기전 공간은 “뷰티풀 피플(사업실패로 와해된 가족 형상)”과 함께 프로그램의 희생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다.그들의 충동은 태생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들은 그저 “쫓겨난 나쁜 냄새들의 익스트랙트”(166면)들이다.영역 싸움과 경쟁에서 밀려난 패배한 수컷들인 셈이다.‘엽기전’은 “흰 연기”(281면)로 표상되는 “펫숍삼촌”의 신적인 수컷성(상승초월)과 결국은 거름이 되고 말,야수의 수컷성(하강초월) 사이에서 전율하고 있는 텍스트다. 2-3.타원형 감옥에서 목화밭으로 ‘야수적 하강’과 ‘비교(秘敎)적 초월’의 두 갈래 길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갖고 뻗어나가는 듯 보이지만 결국 동일한 장소-표면에서다시 만나기도 한다.그것은 타원 구조의 양 극점이 자신의 몸을 뒤틀어 다시 만나는 뫼비우스의 띠이다.그 장소란 린치의 장소-표면이다.거기에서는 감시와 처벌,혹은 임의적인 폭력이 끊임없이 미끄러진다.등장인물들의 모든 탈출 기도가 수포로 돌아가는 이유는 텍스트의 세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벗어날 수 없는 순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마치 버튼만 누르면 언제라도 반복재생되는 스크린처럼,그들을 둘러싼 세계는 거대한 하나의 감옥이자 부서지지 않는 벽들이다. 작중 공간에서 가장 높은 위치인 펫숍공간은 가까이 다가가 “정체를 머릿속으로 짜맞춰보다가는,금세 덩치나 안전문이 떠올라 스스로 사고를 정지해버리”(123면)도록 만들면서 영역침범을 가로막는다.이것은 감시의 내면화라고 부를 만한 것이다.“태어나기 전의 공간”(122면)인 펫숍에 구체적 형상을 부여하는 것은 오로지 벽,“시멘트벽”이다.텍스트 내에서 하강의 경험적 한계인 한창림의 지하작업실 또한 피범벅의 벽들이다.거기서는 린치의 흔적이 끊임없이 번지고 미끄러지지만,벽면들에 안전하게 둘러싸인 채이다.그러므로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은 주인공들의 폭력적 도주를 이끄는 강한 유혹이자 인력의 중심이면서,동시에 막혀 있는 어떤 것이다.“사회체계”의 어두운 핵심으로 직핍하는 길은 아무 데도 없다.저항도 발악도 체계의 허가 범위 안에서 이루어질 뿐이다.이 출구 없음은 그들이 중심 혹은 주체가 아니라 ‘만들어진 존재’ 즉 “사회체계”로부터 호출받은 타자들이기 때문이다.그들은 한갓 게임속의 평면 캐릭터에 불과한 자신의 실존을 증언한다. 그도 아내도 이 사회에서,날 때부터 운명지어진 존재들이었다.(…)괴물스러운 위력이 얼마나 막강하든,바깥에 존재(타자성-필자)하는 한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가 없다…… 그래서 괴물은 장난감 수준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잠들어 있던 괴물을 억지로 깨워 불러들여 놓곤,재미로 쫓아다니며 괴롭히고,종국엔 괴물이 왔던 곳,사회 체계의 바깥으로 다시 쫓아보내는 악취미의 희생물로 전락하는 것이다.(261면) 그들이 줄곧 “내면 없는” 존재로 진술되는 이유가 그것이다.그들은 오직 표면만을 가질 뿐이며 마치 “뷰티풀 피플” 공간에 진열된 “웃는 플라스틱”(인형)들처럼 속이 텅 빈 존재들이다.신체상해 혹은 “린치”는 텍스트의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수도 없이 자행된다.“텅 빈 목소리” 혹은 “사색하지 않는”과 같은 수사들이 끈덕지게 달라붙는 린치 장면들.‘엽기전’의 등장인물들에게 있어 내면이란 기껏해야 히스테리나 조울증·분노 등으로 표면화된다.신체는 하나의 표면이고 그 내부는 또 다른 해부학적 표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참혹한 인식이 텍스트를 무심히 곁눈질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이 피비린내 나는 일상 어디에도 사색이란 물건은 없다.”(134면) 이것은 상승초월과 하강초월이 막힘 혹은 “육중한 안전문”,“지표면”과 같은 일종의 벽면(표면)으로 제시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이것들은 끊임없는 표면들의 연속체로 구성되어 있다.“펫숍의 공간 구조는 자연스레,네 번째 공간,다섯 번째 공간,여섯 번째(…)갈수록 안전문은 육중해지고 접근 불가능해”(123면)지는 것이며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바닥없는 심연으로 사라지는” 것이다.그것은 그들이 스크린의 격자에 갇힌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견고한 감옥의 구조 안에서,한창림은 윤수영을 린치하고,펫숍삼촌은 한창림을 공포로 길들인다.여기서 초월의 전망은 ‘성숙한 깨달음’을 통해 생성되는 것도 아니고,절망적 추락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그것은 차라리 두 극단의 장력이 이루어내는 벡터 운동의 산물이다.실제의 공간 과천을 주무대로 배치하면서 실제의 실제성을 마음껏 왜곡하고 있는 ‘엽기전’은 표층 차원의 비현실성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현실주의의 산물이 된다.여기서의 현실은 고정된 무엇이 아니라,벡터운동이라고 했듯 생성과정 중인 어떤 것이다.그것은 근대적 가족이념의 이데올로기적 침윤 혹은 수컷성의 영역 분쟁으로 요약할 만한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의 작동방식을 기괴하게 드러낸다.“현실을 직시하는 날엉덩이의 미학”은 여기서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텍스트는 현실을 괄호안에 묶는 팬터지도 아니고 은연중에 독단적 현실을 들이대고 마는 낡은사실주의도 아니다.텍스트는 생성과정 중인 현실 자체이며 끊임없이 포자 증식하는 전경화된 공간 표면들의 연쇄이다.이것이야말로 비가역적 동시성의 산물이다.이 찢어지지 않을 것 같은 혹은 “육중한 안전문” 같은 표면들은 박태자가 늘상 바라보는 “텔레비전 화면”이기도 하다.이 표면들의 연쇄는 단지 화소조합에 불과했던 한창림이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들면서 파국을 맞이한다.이때 자신의 근원적 종속성을 지각한,이 불길한 주연배우의 두 눈 앞에 “목화밭”이 출현한다.“목화밭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3부 제목) 한창림은 파국의 절정을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마치 우연인 듯,이 거대한 감옥의 바깥을 본다.그것은 초월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표면들의 완고함 앞에서,마치 자유의 계시인 것처럼 나타난다.그것은 언어적 해석의 대상이 아니다.너무나 낯설어서 오히려 공포감을 일으키는 어떤 것이다.텍스트는 그것을 “목화밭”이라고 부르지만,이미 통상적 기호로는 지시할 수 없는 대상이다.마치 최초의 인간이 자신의 세계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떼듯,“목화밭”이라고 우연히 발음된 것뿐이다.그것은 숭고(崇高)한 대상이다.체계에 붙들린 어떤 의미도 허락하지 않은 채 그저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거기 목화밭이 있었다.(…) 그는 알 수 없었다.어째서 여기가 목화밭인가? 씨는 아직 뿌리지도 않았는데,언제부터 목화밭인가? 그는 볼 수도 없었다.둔덕 전체에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었다.(…) 그는 목화밭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그는 삽을 놓고,두 손을 들어 눈을 가린 다음 울기 시작했다.누군가 그의 입 속에 비닐 빵봉지를 쑤셔넣은 것 같았다.커다란 쇠뭉치를 그의 입에 처넣은 것 같았다.(280면) 파멸의 순간에 우발적으로 그리고 모호하게 던져진 ‘그것’은 그러나 ‘엽기전’을 허무주의로부터 구원하면서 동시에 미래로 운반해간다.이것은 획기적이다.백민석은 언어적으로 지시하지 않는다.다만 하나의 자족적인 사물을 생성시키고자 한다.그는 텍스트 위에 어쩌면 자기 자신과도 전혀 무관한 자유를 창조하려한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어느 누구의 승리도 견인하지 않는다.우리는 모두 참패한 것이다.작가도 독자도 또 그 사이의 주인공들도 이 무시무시한 자유의 숭고한 출현을 그저 흔적의 형태로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그것은 “모자이크” 너머의 현실,진정한 현실이다.“목화밭”이라는 우발적이고도 가난한 기호가 ‘진짜 현실’의 숭고한 출현을 계시하고 있다.존재의 근본적 종속성을 깨닫는 순간 “아주 작은 한 구멍”으로 그것도 “모자이크”에 가려진 채로 그것은 나타났다.부서진 몸을 이끌고 나타난 벤야민의 “역사의 천사”처럼 자신의 가난함을 최대치로 드러내면서,이 타원형 감옥의 외부로부터 자유의 기억이 도래하는 것이다.그것은 “자유라는 이름의 형벌”(사르트르)일지도 모르지만,그 형벌은 해방의 약속과 함께 하는 형벌이다. 3.어쩌면 위험하기도 한 미래 이 스크린을 바라보는 우리들과 스크린 속의 괴물들은 서로를 되비추는 거울에 불과하다.‘엽기전’은 결국 한창림의 실패담이 우리 자신의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어쩌면 우리들 관객조차도 스크린의 표면에 붙들린 디지털 화소조합에 불과할지도 모른다.“인간은 누구도 예외없이,아직 자기 자신이 되지 못했다”는 아도르노의 말처럼,우리는 하나이면서도 여럿인,전지구적 자본주의·수컷성의 경쟁 이념·패악의 은폐전략인 가족로망스·안전처리된 저항의 초월적 가상들에 중독된 채로,우리 자신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망각한 것인지 모른다.이 중독성은 그 바깥을 사유하지 못한다.‘엽기전’은 바로 이 가상의 세계에서 가상을 껴안으며,동시에 가상의 근본적 존재구속성을 뛰어넘으려는,우리들 모험의 기록이다.동시대의 소비적 재현들이 보여주는 무분별한 질주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청신하게 환기시키는 것,이 거대한 감옥에 길들지 않은 ‘고통스러운 자유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것은 ‘엽기전’이 ‘재현의 재현’을 전략적 준거로 삼으면서 얻어진 결론이며,어떠한 질서에도 구속되지 않으려는 간고한 투쟁의 결실이다. 그러나 ‘목화밭 엽기전’이 도달한 자유의 가능성은 매우 아슬아슬한 역학 장(場) 속에 놓여 있다.그는 알레고리적 재현 전략이 갖고 있는 근본적 허무감과 형이상학적 환원주의를 힘들게 벗어나면서,90년대의 평균서사를 딛고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 중 하나를 열었다.그러나 또 다른의 수준의 위험 앞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해체와 전도의 전략은 얼마든지 동어반복에 떨어질 수 있다.이제는 자신의 전제들조차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그가 출발한 전제들에 동의하지 않은 채로는 텍스트를 거의 읽을 수 없을 만큼 부자유스럽다.특히 그의 유난한 반인간주의가 그렇다.그가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은 모두 알 수 없는 장력에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들이다.이것은 주체를 구조의 효과로 소급시키는,전형적인 구조주의식 사유법이다.반인간주의야말로 진정한 인간주의의 전제조건일 테지만,그것은 주장되고 선언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그것은 반인간주의가 지니는 미학주의적 성격 때문이다.계몽이성을 독단으로 몰아붙이면서,그 자리에 광기와 착란을 대신 들어앉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물론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숨쉬고 있는 n개의 가능성들을 하나하나 살려내는 가운데,그것은 소멸해갈 것이다.미래를준비할 시간은 아직 필요하지 않은가. 지면 관계상 당선자의 양해 아래 원고 일부를 줄였습니다. ■당선 소감 먼저 심사를 맡아주신 두 분 선생님께 감사드린다.그 분들은 내게 조그마한 오솔길 하나를 터 주셨다.다만 성실한 보행객이 되지 못할까 염려스러울 뿐이다.당선 소식을 접했을 때 당황했다.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세상을 보는 눈과 귀는 여태 어둡고 그것과 반드시 겹쳐져 있을 문학도,몸과 마음에서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그러나 이왕 엎질러진 물이니 헐거운 공부와 삶을 조금씩이라도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그것이 이 무책임을 모면하는 유일한 길이겠다. 이런 자리에서 문학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일은 내 깜냥도 깜냥이려니와 풋내기로서 주제넘은 짓이다.그러나 한 시대와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역동적 협업으로서의 ‘문학’이라는,큰 그림 하나는 잊지 않으려고 한다.이 협동작업의 작은 일원으로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돌이켜 보면 내게는 스승 아닌 분이 없다.은사님들은 물론이고 선후배 친구들,가족들까지도 모두 스승이었다.나는 그저 한 장의 백지가 된 것처럼 그들의 말없는 가르침에 어두운 귀를 기울였던 것뿐이다.그들의 빛나는 존재감이 나를 이리로 오게 했다.그래서 오늘의 이 고마운 자리는 영광이 아니라 갚지 못할 부채다.이 또한 잊지 않으려고 한다. 우선 고생하시는 부모님과 하나뿐인 내 여동생 경희에게 공을 돌린다.모자란 글줄이나마 더듬더듬 쓰는 법을 가르쳐준 인하대 국문과의 선생님들,선후배 동료 분들께는 소주라도 한 잔 올려야 할 것이다.학부 시절을 내내 함께 했던 청하 동인들에게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아득하다.그리고 어려울 때마다 마음 뉠 곳을 마련해준 나의 든든한 후원자 금희에게는 사랑과 고마움을 함께 전해야 하리라. 약력 1975년 대구 출생. 인하대 국문과 대학원 재학 ■심사평 강정구씨의 ‘세상을 떠도는 목어들’은 차창룡의 시 세계를 풍자의 범주 안에 넣고 차창룡만의 특별한 풍자의 양식을 찾아내려고 애를 쓴 글이다.텍스트의 고유한 경험을 최대한 되살리는 방식으로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평론의 길이라면 강정구씨는 평론의 ABC를 안다고 할 수 있다.다만 문학의 고유한 경험은 무엇보다도 언어의 경험이지 주제의 그것이 아니다.주제를 가지고 경험의 세계를 휘젓다 보니 글이 겅중거리고 성길 수밖에 없다.김용하씨의 ‘비윤리적 세계의 재현과 윤리적 풍경의 기원’은 시적 직관을 통해 순간적으로 구현되는 창조적 공간으로서 시를 이해하고 그 창조적 공간에서만 가능한 인간 삶의 근원적인 조화의 경험을 읽겠다는 의욕이 두드러진 글이다.그러나 하나의 형식에 끈덕지게 매달렸다는 것이 개성의 표지가 될 수도 있지만,글을 도식적으로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이원동씨의 ‘떠도는 가족,주변부 삶을 보듬는 결곡한 서사’는 공선옥의 소설을 길동무처럼 따라 읽으면서 공선옥 소설의 존재의의를 설득력있게 부각시킨 글이다.그럼으로써 이 글은 독자에게는 개안을,작가에게는 위안을,그리고 글쓴 이 자신에게는 텍스트와 더불어 살아보는 경험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텍스트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큰 미덕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글이다. 강경석씨의 ‘타원형 감옥의 외부’는 백민석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와 미학적 경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폭넓게 조망한 글이다.생의 적출물의 의미,폭력적 충동의 존재 형식,고딕의 정치적 무의식,가족 이념의 내파,세계의 남성적 지배와 타원형 감옥 구조,디지털 화소조합으로서의 삶의 경험 등등 현대성의 핵심적인 주제들을 망라하는 한편 문학의 글쓰기가 그 주제들과 동일체를 이루면서 또한 해체·변형을 행하는 가운데 도출되는 미학적 경험의 굴곡을 잘 보여주고 있다.당선을 축하하며 정진을 바란다. 김인환 정과리
  • 마늘로 쥐 위암 완치

    |레호보트(이스라엘) 연합|마늘 속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쥐의 악성종양을 파괴하는 실험이 성공을 거두었다고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가 29일 밝혔다. 이 연구소 생화학부 연구팀은 ‘분자 암치료기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마늘 특유의 맛과 냄새를 나게 하는 성분인 알리신을 구성하는 효소 알리나제(allinase)와 불활성 물질 알리인(alliin) 중 우선 알리나제를 위암세포 수용체와 결합하도록 “프로그램”된 항체에 첨가하고 이를 쥐에 주사했다. 연구팀은 알리나제와 항체의 혼합체가 위암 종양에 정착하는 것을 기다려 이번에는 알리인을 투여해 알리나제와 알리인이 종양 속에서 혼합해 독성물질인 알리신을 만들도록 했다.그 결과 쥐의 위암이 완치되었다.알리신은 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 “소설 삽화로 제2인생 도전”암투병 만화가 고우영 화백

    담백하고 꾸밈이 없다.얼핏 ‘무(無)기교’처럼 보이지만,실은 ‘극(極)기교’다.처음부터 그러한듯 자연스런 원전 재해석은 이미 ‘재창조’일 터이다.‘맛깔스러운 버무림’ 정도로 만화가 고우영(사진·64) 화백의 작품들을 표현하는 것은 차라리 폄하처럼 느껴진다. 고 화백은 1972년 ‘임꺽정’부터 시작해 수호지,삼국지,열국지,초한지,서유기,십팔사략 등 주로 고전들을 현대적으로 재각색하는 작업에 치중해왔다.“만화는 당의정”이라고 자주 말해온 고 화백에게 만화는,좋은 내용을 대중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도구인 셈이다.몸에 좋은 쓴 약을 먹기좋게 감싸는 설탕옷 정도.어찌보면 ‘사도’(邪道)다. 때문에 고 화백의 만화관은 종종 엄숙한 정통주의자들의 비판을 산다.“‘매체가 곧 메시지’(마셜 맥루한)일터인데 감히 만화를 ‘껍질’ 취급하다니…”.잠시 심각함을 제쳐두고 그의 작품을 들춰보자.곳곳에 번뜩이는 날카로운 해학과 풍자,특유의 끈적이는 성적 환상과 은근한 익살,톡특한 인물해석….최소한 그가 만화라는 매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달인들 중 한 사람이라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도구적 만화관 탓일까.고 화백은 최근 암 투병과 복간 작업으로 바쁜 나날 속에서도 새 작품보다는 ‘남의 소설에 삽화를 그려주는 일’에 끼어들었다.고 화백은 최근 김왕석 작가의 인기 사냥소설 ‘맹수와 사냥꾼’의 삽화 작업을 계약하고 1권 분량을 완료했다.만화인생 40여년만의 ‘외도’다. “사실 미완 작품 마무리와 복간 외에 새 일을 벌일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사냥 이야기라는 말에 덮어놓고 달려들었지요.원래 사냥이 취미거든요.” 평소 만화가에게는 풍부한 현장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온 그다.그동안 건강이 나빠져 오랫동안 사냥 현장에서 떠나있었던 것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조만간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이라도 가서,잊고 살었던 현장의 긴박한 분위기를 살려내고 싶어요.” 고 화백은 지난해 8월 첫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지난 달에는 간으로 전이된 암세포의 절제 수술을 받는 등 투병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조심스럽게 투병 경과를 물었더니 특유의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답한다.“병도 암쯤 되니까 싸울 맛이 나네요.지금은 대충 5라운드쯤 됩니다.10라운드에서 KO시킬 작정입니다.” 고화백은 1938년 만주 심양 근처 본계호 출신으로 해방이 된 뒤 국내에 들어와 계성국교,동성 중·고교를 마쳤다.6·25전쟁 당시 사망한 둘째형 고일영의 만화인 ‘짱구박사’ 연재를 이어받아 만화가 생활을 시작했다.10여년을 무명으로 고생하다가 1972년 스포츠신문에 연재한 ‘임꺽정’이 성공하면서 주로 고전의 만화화에 전념해 만화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채수범기자
  • [열린세상] 카드 위기의 근본 대책은

    엘지 카드가 2조원의 긴급 자금지원으로 부도를 면했다.그러나 이는 임기 응변일 뿐 정상화는 불투명하다.엘지 카드의 경우 총부채가 22조원에 이른다.이 중 내년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것이 3조 5000억원이나 된다.이런 상황에서 소비 심리의 냉각과 카드에 대한 신뢰 붕괴로 정상적 영업이 어렵다.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누적 적자가 이미 1조원이 넘는 상태이다.여기에 카드채 발행이 어려워 신규 자금 조달은 거의 불가능하다.결국 빠져 나올 길이 없다는 뜻이다. 엘지 카드가 부도날 경우 금융권 전체를 부실화시켜 금융 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엘지카드는 회원수 1400만 명의 국내 최대 카드회사이다.엘지카드가 무너질 경우 신용불량자의 양산과 자금시장의 경색으로 다른 카드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된다.실로 문제는 은행·증권·투신·보험 등 카드채를 보유하지 않은 금융기관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이미 국민은행 등 주요은행들은 영업 이익의 3분의 1 이상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러 순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현재 카드사들이 발행한 카드채는 80조원에 이른다.이 중 40% 이상이 내년 상반기에 한꺼번에 만기가 도래한다.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실로 금융기관들은 총체적인 위기에 빠질 수 있다.더욱이 카드 돌려막기의 실패로 추가 발생할 수 있는 신용불량자가 100만명이나 된다.이에 따라 총신용불량자가 460만명에 이르면 사회적 혼란은 극도에 달한다.IMF 때에 버금가는 제2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면 카드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주요 원인은 정부정책에 편승한 카드사들의 무모한 사업 팽창이다.카드사들은 정부가 소비촉진 정책을 내놓자 마구잡이식으로 카드를 발급하여 서민들로 하여금 빚잔치를 벌이게 했다.카드사들은 영업의 건전화를 통한 부실의 방지에 나서야 함은 당연한 일이었다.그러나 카드사들은 돈을 못갚는 소비자들에게 고리의 현금서비스를 제공하여 부도덕한 돈벌이에 박차를 가했다.이 후 서민들은 카드 돌려막기의 덫에 걸려 대거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자금 회수가 어려운 카드사들은 부도위기를 자초하기에 이르렀다.결국 카드사들이 돈벌이에 눈이 멀어 서민들을 빚수렁에 빠뜨리고 자신들도 부도의 무덤을 판 셈이다. 여기에 공범자 역할을 한 것이 정부이다.IMF 위기 이후 정부는 160조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며 구조개혁에 나섰다.그러나 경제의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이 지연되고 경기가 침체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그러자 정부는 카드의 무제한 발급 허용 등 무모한 소비촉진책을 내 놓았다.빚 소비판이라도 벌여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정치적 논리이다.이후 경제에는 소비와 투기의 거품이 일었다.여기에서 카드사들은 부실을 확대 재생산하는 팽창경영에 몰두하여 스스로 위기의 수렁에 빠졌다.결국 정부와 카드사들의 합작으로 금융 불안이 야기되고 카드 회사들은 밑빠진 독으로 변했다. 그렇다면 카드 위기에 대한 근본 대책은 무엇인가.우선 카드 회사들은 부실채권의 처분을 서둘러야 한다.동시에 채권단 지원자금을 출자전환하여 재무 건정성을 높여야 한다.다음,기존 주식의 감자 또는 소각을 추진하고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겨야 한다.이렇게 하여 카드사의 경영을 정상화시킨 후 매각 또는통폐합을 추진하여 카드 산업의 판을 다시 짜야 한다.이러한 방법으로 구조개혁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부실 카드사들의 퇴출도 불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 부실의 암세포가 경제 전체로 확산되어 모든 것을 망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여기서 자구노력이란 명분으로 종업원들만 해고시키는 책임 전가식 대책은 지양해야 한다.이는 집에 빚이 많다고 먹는 것을 줄이기 위해 식구를 내쫓는 것과 마찬가지가 될 수 있다.IMF 위기는 부실기업을 계속 지원하다가 기업과 금융기관이 동반 붕괴한 위기였다.이제 부실 카드사를 계속 지원하면서 소비자와 금융기관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고통과 혼란이 따르더라도 위기의 뿌리를 제거한다는 차원에서 근본적인 카드 산업의 수술이 필요하다. 이 필 상 고려대 교수 경제학
  • 암세포 전이 촉진물질 밝혀내 美 국립보건원 차희재 박사팀

    단백질의 일종인 사이모신(thymosin) β4가 암세포의 전이를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져 암의 체내 확산 차단 연구가 탄력을 받게 됐다. 1일 조선대 치과대학 정문진(35·구강조직학) 교수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 치의학 두개안면연구소 차희재(35) 박사팀에 참여,연구 끝에 최근 사이모신 β4가 암 세포의 전이와 암조직 성장에 필요한 혈관 형성을 도와 암의 체내 확산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차 박사팀의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 암연구소 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 최근호에 실렸다.
  • 메디컬 라운지/바이오게르마늄 항암효과 탁월

    식물에서 추출,배양한 바이오게르마늄이 항암작용은 물론 급·만성 관절염의 병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충북대 수의대 강종구 박사팀이 바이오벤처기업인 게란티제약㈜의 의뢰로 관절염을 앓고 있는 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바이오게르마늄을 투여한 실험군의 관절염 항염증 효과가 일반 실험군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또 쥐와 비글견을 이용한 실험에서는 바이오게르마늄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NK세포 등 면역세포의 활성도가 뚜렷하게 증가,암세포와 체내 이물질을 파괴하는 면역력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 [나의 건강보감]당뇨병학회 회장 강성구 교수

    ●합병증으로 이 여덟개 남고 다 빠져 이런 일화가 있다.그가 성모병원에서 신참 레지던트로 근무하던 때의 일이다.유행성출혈열 환자 한명이 들어왔다.파주에 사는 늙수그레한 그 환자는 몰골도 몰골이었지만 상태도 썩 좋지 않았다.그가 정성껏 치료해 겨우 숨을 돌릴 만 하자 그 환자가 퇴원하겠다고 우겼다.사연이 기구했다.“내가 살겠다고 여기서 버티면 치료비 때문에 내 가족들이 골병든다.”는 것이었다.그는 퇴원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치료를 마친 뒤 몰래 쪽문을 열고 그를 도망시켰다.그러나 병원측이 수소문에 나서 그 환자의 거주지가 확인됐고,그가 사주한 사실이 들통나 그때부터 치료비 명목으로 월급이 압류되기 시작했다.명색 의사가 집에 돈 한푼 들여놓지 못해 아내에게 미안했던 그는 견디다 못해 11개월째 들어 병원측에 이렇게 항의했다.“도대체 이 병원의 정신은 무엇이냐?”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4년의 레지던트 생활중 이렇게 월급을 받지 못한 게 36개월이나 됐다. 가톨릭의대 강성구(59) 교수.그는 당뇨병 환자다.현재 대한당뇨병학회 회장과 한국당뇨협회장,세계당뇨연맹(IDF) 아시아태평양지역 총재까지 맡는 등 ‘당뇨의 대가’다운 화려한 이력을 가졌지만 병마의 심술을 피하지 못했다.“2000년인가요.그때도 국내·외 곳곳에서 학술행사가 많아 무척 바빴어요.외국 학술행사에 참석했다가 새벽에 도착해 종일 강의하고,진료하고 그런 식이었지요.그때 데미지가 컸었던가 봐요.갑자기 이가 쑥쑥 빠지는 거예요.그래서 확인해 보니 당뇨 합병증이더라고요.”이가 몇개나 빠졌느냐고 묻자 “남은 걸 세는 게 훨씬 빠를 것”이라며 “여덟개 남고 다 빠졌다.”고 했다. ●돈없는 환자에 “돈 꿔줄테니 치료 받아라” 사실,그는 별로 의사답지 않다.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소탈한 품성에 낙천적인 기질까지 더해져,항상 경계하듯 환자를 대하고 방어적 습관에 젖어 언제나 최악을 말하는 세간의 그렇고 그런 의사와는 분명 달라보였다.“지금도 후학들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환자를 머리로 보지 말고 가슴으로 보라고요.의료업은 결코 취재(取財)의 수단이어서는 안됩니다.국숫집을 해도의사보다 많이 벌 수 있잖아요?”그가 젊은 의사였던 시절,다른 의료진이 포기한 환자 한 명을 떠맡았다.폐에 물이 차 기관지를 절개하자 꿀럭꿀럭 물이 넘쳐나는 환자였다.그 환자를 곁에 두고 그는 중환자실에서 무려 27일간이나 숙식을 같이 했다.“살 확률이 3%,9% 이렇게 높아질 때 느끼는 보람과 희열이야 말로 의사라는 천직의 알파요,오메가 아니겠습니까?” ●술 줄이고 녹차 입에 달고 살아 당뇨가 문제였지만 그보다 먼저 간경화증이 나타났다.“아마 80년 무렵일 겁니다.술 때문에 간경화가 왔어요.의학 교과서에 따르면 내 병증은 살 확률이 2%에 불과했어요.천행으로 그 2%에 들어 살아남았는데,그때 다짐한 게 있어요.‘만약 내가 이승밥을 더 먹을 수 있다면,나의 모든 것을 병든 이를 위해 바치겠다.’고.”그때부터 ‘의술을 취재의 수단으로 삼지 않고,오로지 환자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는 다짐은 그의 생활지침이 됐다.돈없어 치료 못받겠다는 환자에게 “돈 꿔줄테니 치료부터 받으라.”며 설득한 일도 그의 ‘참의사’다운 면모를 설명하는 일화로 남아 있다. 그런 그에게 당뇨합병증이 겹치면서 송두리째 삶이 바뀌었다.바닥 모르고 마셔댄 술부터 줄였다.둘이서 소주 한 상자를 해치우고,서넛이서 양주 대여섯병은 거뜬히 비우는 그의 주량은 웬만한 의료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 무렵 그는 녹차에 맛을 들이기 시작해 지금은 잠자는 시간 빼고는 녹차를 숫제 입에 달고 산다. ●등산·달리기도 빼놓을 수 없는 건강법 운동도 빼놓을 수 없는 건강법.타고난 운동 체질로 고등학교때 태권도가 공인 3단이었는가 하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도 뛰었다.산악등산도 전문가 못지 않아 지금도 짬만 나면 산행에 나선다.“집이 효자동이라 가까운 북한산을 자주 가는데,북한산은 손금보듯 하죠.더러는 도봉산이나 수락산도 타고요.”그는 50년대부터 북한산을 올랐다.지금이야 산이 망가져 등산로가 제한되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규제가 없던 시절이라 그가 만든 등산로만 100개 코스가 넘는다.그런 그가 “의사 되고나서 건강 많이 망가졌다.”고 푸념했다. 당뇨 전문의이면서 환자인 그의 당뇨 얘기는 교과서의 범주를 시원하게 벗어나 있다.“누구나 나이 먹으면 호르몬 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을 앓기 쉬운데,그 합병증이라는 것도 양태가 너무 다양해 일률적으로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틀림없는 것은 당뇨병이 무섭다는 것인데,예컨대 당뇨환자가 암에 걸릴 확률은 정상인보다 4∼6배나 높고,심근경색의 40% 이상이 당뇨성이거든요.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당뇨병이 무섭지만 관리만 잘하면 최소한 병증의 심화를 저지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섭생 원칙도 의외로 간단하다.“포식을 하지 않습니다.의사이다 보니 대충 열량을 계산해 절대 과하게는 먹지 않죠.기름진 음식 대신 담백한 먹거리,육류보다는 생선을,그것도 튀기거나 볶은 것보다 찐 것을 선호합니다.”재미있는 것은 그의 ‘고추 건강론’이다.“다들 매운 고추가 위장에 해롭다고 믿는데,임상시험을 해보니 그게 안그래요.전 매운 청양고추를 즐겨먹는데,섬유소도 많고 매운 캡사이신 성분이 몸을 덥혀주는가 하면 위도 튼튼하게 해줘요.한국 여자들 피부 고운 것,상당부분 고추 덕분이기도 하고요.” ●청양고추 즐기고 기름진 음식 멀리해 “제게 중요한 것은 열심히 사는 건데,제가 당뇨병을 앓고 있지만 건강 강박증같은 건 없어요.물 흐르듯 사는 삶이 아름답지 않습니까?”라는 그에게 건강하게 사는 법을 묻자 “의사처럼 살면 안되지만 의사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며 파안했다.그의 얼굴에선가,어디에선가 더운 물에 녹차의 초록이 풀리듯 ‘참 의사’의 향기가 소리없이 배어나,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을 해거름이었다. 심재억 기자 jeshim@ ■강성구박사의 녹차 건강론 “녹차,좋죠.양질의 섬유소가 많아 공복감을 없애 식사량도 줄여주며,배변도 도와줍니다.또 열량이 거의 없어 먹는데 부담도 없고요.아침에 일어나 한 컵을 마시는 것으로 시작해 하루에 2ℓ 정도 마실 텐데,덕분에 85㎏까지 나갔던 체중이 75㎏으로 줄고 피도 아주 맑아졌어요.”그 뿐 아니다.녹차는 복부비만을 해소해 체형에 신경쓰는 여자들이 가까이해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의 녹차론은 당뇨병 환자에게는 일종의 경험방(經驗方)이다.“녹차를 비롯한 모든 잎사귀차(엽차)에는 사포닌,탄닌,비타민A·C와 항산화물질이 가득해 많이 마셔 나쁠 게 없습니다.특히 녹차는 적당하게 더운 물에 우리는데,그 온도에는 카페인이 잘 녹지않아 좋죠.”해마다 봄이면 그와 친교가 있는 구례 화엄사의 스님 한분이 “옛다,이거 먹고 좋은 일 많이 해라.”며 몇통씩 건네줘 즐겨 먹지만 흔한 티백차도 가리지 않는다. 당뇨합병증을 앓고 있지만 병은 그의 가슴에 있을 뿐 일상 생활은 크게 다를 게 없다.“특별히 까다롭게 따지진 않아요.기름진 음식,특히 튀긴 음식 정도 가리는 편이고…,밀가루보다는 쌀음식을,중국 음식도 기름이 많은 자장면 대신 먹어야 한다면 우동이나 짬뽕을 먹죠.술도 딱 잘라 먹네,안먹네 하지않고 필요하면 먹어요.”대신 그는 녹차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이런 섭생의 문제를 극복해 간다.“1주일에 4일 정도는 북악스카이웨이를 매번 4∼8㎞씩 뛰죠.운동 체질이라 그런 일상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복이라면 복이겠죠.외국에 나갔을 때 운동할 형편이 안되면 목욕탕에서라도 1만번씩 뛰니까요.” 경희대 한방병원 신현대 교수는 “녹차는 카데킨 등 유효 성분이 다량 함유돼 콜레스테롤을 낮춰 비만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항산화물질이 항암작용과 함께 암세포의 전이도 억제하는 매우 뛰어난 차류”라며 “일반인의 경우 물 대신 1일 3∼4잔 이상을 지속적으로 마실 경우 인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채소·과일은 ‘癌백신’

    현대인에게 가장 무서운 질병 가운데 하나가 암이다.발병률이 점차 높아지는 탓도 있지만 조기에 발견된 암이 아니고서는 좀체 치료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암이 생기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식생활 때문이다.암 전문가들은 “인체의 면역력을 키워 암세포가 자랄 수 없게 만드는 식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배미용 대한영양사협회 부장은 “암 환자나 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은 고지방의 식사나 붉은 살코기와 같은 육류의 과잉 섭취를 피할 것”을 주문했다.지나치게 맵거나 짠 음식,불에 탔거나 식이섬유가 부족한 음식,훈제식품,인공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도 피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또한 암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류를 적극적으로 먹어야 한다.암을 예방하는 영양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론 비타민A·C·E를 들 수 있다.비타민A·C·E는 대체로 채소·과일류에 많이 들어있어 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식물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속에 비타민A가 부족할 경우 비타민A로 변신해 활동을 한다.비타민A의 1일 필요량은 2000IU(IU는 비타민 효력의 국제단위)인데 당근은 4분의 1개(50g),녹색 채소류는 120g 정도면 충분하다.먹기에 부담스러운 양이 아니므로 하루 3끼를 나눠 먹으면 된다.식사를 통해 먹으면 과잉 섭취로 인한 폐해는 없다. 인체에 비타민A가 충분할 경우 베타카로틴은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와 결합,배출된다.즉 활성산소가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만드는 요인을 미리 제거하는 셈이다.베타카로틴이 많은 채소는 당근·쑥갓·소송채·시금치·부추·호박 등과 같이 색이 짙은 야채다.동물성으론 소의 간이나 장어에 비타민A가 풍부하다. 비타민C는 베타카로틴이 산화돼 사라지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한다.녹황색 채소에는 비타민C도 많기 때문에 암 예방을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다.식품 100g을 기준으로 볼때 브로콜리가 160㎎,유채나 여주가 120㎎,피망 80㎎이 들어있다.물에 녹아 손실되더라도 하루 권장량 50㎎을 비교적 잘 충족할 수 있다.감자나 고구마·토란 등에 들어있는 비타민C는 가열해도 손실이 적다. 샐러드용 야채의 비타민C 함유량은 토마토 200㎎,양배추 44㎎,오이 13㎎,상추 6㎎으로 녹황색 채소에 비해 양이 많은 편은 아니다.하지만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물에 녹아 빠져 나가는 손실분을 막을 수 있다.기름을 이용한 드레싱을 뿌려 먹으면 카로틴의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감귤 같은 과일에도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다. 비타민E(토코페롤)도 암 예방에 아주 중요하다.비타민E는 초기 피부암 부위에 발라 치료할 수 있고,동물 실험에서 암세포의 성장도 막는 것으로 나왔다.하루 권장 섭취량은 8㎎.비타민E는 호박·현미·맥아(싹눈) 이외에 호두·아몬드·땅콩 등의 껍데기가 딱딱한 견과류에 풍부한 편이다. 비타민A·C·E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식이섬유다.탄수화물의 일종이지만 사람이 소화시키지 못하는 식이섬유는 장 속에서 수분을 흡수,배변을 원활하게 하면서 발암물질을 배설하는 작용을 한다.습관성 변비 등으로 발암물질의 장내 잔류기간이 길어지면 대장암 등에 걸리기 쉽다.식이섬유의 하루 필요량은 20∼30g정도.해조류·우엉·토란·버섯 등이 식이 섬유가 많은 음식이다.식이섬유가 풍부한 이것들을 너무 많이 먹으면 몸 속의 유용한 성분까지 함께 배출되므로 지나친 섭취는 피해야 한다. 양파와 마늘도 암예방 음식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양파와 마늘의 매운 맛과 냄새의 원인인 황화아릴이 체내 활성산소를 잡는 강력한 항산화제의 역할을 해 암세포 발생을 억제한다. ■ 도움말 윤방부 연세대의대 교수 이기철기자 chuli@
  • 갯내음 물씬 ‘바다야채’ 해조류 / 겨울철 종합영양제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사계절 해조류가 많이 난다.이런 해조류에는 인체가 건강을 지키는데 꼭 필요한 성분들이 풍부해 요즘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해조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해초의 꿈’과 같은 전문 음식점이 성업하고 있다.건강에도 좋지만 갯내음이 나면서도 특유의 신선한 맛이 인기를 끄는 비결이다. ‘바다의 야채’로 불리는 해조류가 건강에 좋은 이유는 비타민과 미네랄,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이 성분들은 콜레스테롤·혈당·혈압 등 중·장년층이 걱정하는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피부도 좋아져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의 눈길도 붙잡는다.김상호 규림한의원 원장은 “한방에서 해조류는 찬 성질이 있어 체내의 나쁜 열 때문에 생기는 피부 질환에 도움이 된다.”며 “부종에 좋고 특히 신장을 보하는 성질이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미네랄·식이섬유 풍부 해조류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미역.산모(産母)들이 가장 먼저 먹는 것이 미역국이다.향긋한 바다 냄새가 나는 미역은칼슘 함량이 뛰어나 자궁 수축과 지혈에 좋아 산모를 위한 음식이랄 수 있다.또 골다공증이나 골연화증 개선에도 효과적이다.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을 만드는데 필요한 요드가 많아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산후 비만까지 예방한다.젊은이들에게 티록신이 부족하면 발육 장애가 온다.미역은 콩과 궁합이 잘 맞는다.콩의 사포닌 성분은 미역의 요드 성분을 배출시켜 체내에 너무 많이 흡수되는 것을 막아 준다.요드가 지나치게 많으면 갑상선 기능이 저하된다.미역은 또 파와 함께 먹는 것을 피하는게 좋다.미역국에 파를 넣으면 칼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다시마에 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알라닌이란 성분은 혈압을 낮춰주는 작용을 한다.비타민B군은 당질이나 지질의 대사를 도와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린다.미역이나 다시마가 미끈거리는 것은 수용성 섬유질인 알긴산과 푸코이단 때문이다.끈적이는 이 점성은 당질이나 지질 등을 감싸 장에서의 흡수를 늦추거나 그대로 배설시키는 작용을 한다.그 결과 식후 혈당치 급상승을 억제한다. 알긴산은 또 혈압을 낮추는 데도 역할을 한다.알긴산을 섭취하면 장에서 염분, 즉 나트륨을 흡착해 체외로 배설하기 때문에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푸코이단은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동맥경화·뇌경색 등을 예방하는데 좋고,암세포가 자멸하도록 유도하는 작용도 한다.미역이나 다시마를 많이 먹으면 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생식요리 전문가 엄성희씨는 “과거 푸른 채소가 귀한 겨울에 해조류가 비타민의 주요 공급원이었다.”며 “해조류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육류와 스트레스로 점점 산성화된 현대인들의 몸을 중화하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검은 종이’로 불리는 김(해태)은 독특한 향기와 혀끝에 닿는 감촉으로 인기가 아주 높다.또한 주식인 쌀밥의 영양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즉 단백질은 쇠고기 만큼 많고,비타민A는 뱀장어의 10배 이상이다.비타민B1(티아민)·B2(리보플라빈)의 량이 높고,섬유질이 많아 변비 예방에 좋다. ●김은 섬유질 많아 변비예방에 효과 김을 시금치와 비교해 보면 비타민A는 8배,비타민B1은 9배,비타민B2는 15배,비타민C는 1.5배가 많이 들어있다. 해조류로서 특유의 신선한 맛을 지닌 파래 또한 빼놓을 수 없다.파래는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3대 영양소 가운데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며,대장의 연동운동을 돕는 식이 섬유가 많다.육류와 같은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파래 등 해조류를 함께 먹으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청각은 구성 성분이 파래와 비슷하지만 외형상으로 전혀 다르다.청각은 파래와 같이 녹색을 띠는 녹조류로서 엽록체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파래는 육류 먹을때 함께 먹어야 톳은 칼슘이 풍부하고 모자반은 식이섬유가 풍부하다.미역·다시마와 같은 갈조류에 속하는 톳과 모자반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성분인 라미닌 등이 많다.해조류에 공통적으로 많은 것은 미네랄 성분이다.말린 해조류의 경우 무게의 7∼38%가 미네랄으로서 ‘미네랄의 보고’로 불릴 만하다.대표적인 미네랄을 보면 칼슘·칼륨·마그네슘·요드·철분·아연 등 젊어지는 데 필요한 성분들이다. 요리연구가 이순자씨는 “미역이나 다시마를 조리할 땐 너무 오래 끊이면 맛이 떨어지며 영양분이 파괴된다.”고 말했다.해조류를 요리할 땐 소금을 너무 많이 뿌리는 것은 좋지 않다.싱거운 듯하게 먹는 것이 좋다.조금씩이라도 매일 먹는 것이 중요하다.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배탈이 나므로 주의해야 한다.해조류의 알긴산과 리그닌은 배 속에서 부풀기 때문에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으면 과식으로 인한 비만을 방지할 수 있다.식사량이 무심코 많은 사람은 식사를 하기 전에 해조류를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괜찮다. ■ 도움말 이두석 국립수산진흥원 식품위생과 연구관,배대열 퍼시픽 씨푸드㈜ 대표이사 이기철기자 chu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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