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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포커스] 투르 드 프랑스 7연패 일군 사이클 황제 암스트롱

    [스포츠 포커스] 투르 드 프랑스 7연패 일군 사이클 황제 암스트롱

    ‘25살인 내게 고환암이 찾아왔다. 전국에 1년에 7000건밖에 생기지 않는다는데…. 머리는 깨질 듯 아프고 기침하면 피가 나오며 목은 잔뜩 부었다. 눕기만 하면 곯아떨어진다. 암은 나의 삶과 내가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마저 빼앗아갈 것 같았다.’ ‘고환암이 전이돼 폐 속에 골프공만 한 종양이 10여개나 자리잡았고, 뇌까지 암세포가 퍼졌다. 폐와 뇌의 암조직을 떼어내고 오른쪽 고환을 제거하는 세번의 수술과 항암치료로 체중이 9㎏ 빠졌고, 머리와 눈썹이 사라졌다.’ 암을 극복하고 25일 ‘지옥의 레이스’ 2005투르 드 프랑스(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에서 불멸의 기록이나 다름없는 7연패의 위업을 일군 랜스 암스트롱(33·미국)의 자서전 ‘그대 향해 달려가리라’에 담긴 내용이다. 그는 지옥 같은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페달을 밟으면서 “세상 걱정 다 짊어진 듯 떠나지만 전속력으로 5시간 정도 달리고 나면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담담히 얘기한다. 암스트롱은 1971년 9월18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 채 태어난 암스트롱은 유달리 몸이 허약했다. 이 때문에 그는 철인 3종경기를 통해 건강한 몸으로 다져갔다. 미국사이클대표팀 합숙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사이클로 종목을 바꿨고 22살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96년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선 그는 같은 해 고환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암 통보를 받는다. 생존율은 40%. 병상에 누워 삶과 죽음의 문제를 생각하다 암의 영어단어인 ‘CANCER’의 철자풀이를 만들어냈다.C는 용기(Courage),A는 태도(Attitude),N은 포기하지 않음(Never give up),C는 치료 가능(Curability),E는 깨달음(Enlightment),R은 동료환자 기억하기(Remembrance of fellow patients). 그는 물러설 줄 모르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었다. 암스트롱은 이를 악물고 기적처럼 병마를 이겨낸 뒤,98년 미국우체국 프로사이클팀으로 복귀해 재기의 발판을 다졌다.99년 3년 만에 프랑스 땅으로 돌아온 암스트롱은 알렉스 쥘(스위스)을 7분37초 차로 여유있게 따돌리며 우승컵을 차지, 전세계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암스트롱은 7년 동안 늘 한결같은 질주로 투르 드 프랑스 통산 22차례의 구간 우승기록과 최다기록인 7차례 우승의 신기원을 남기고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의 기록이나 우승보다 이번 레이스 참가자 2189명 가운데 끝까지 살아남은 155명 안에 그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전세계 난치병 투병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암스트롱의 골인 모습을 지켜보던 영국인 니겔 클리프턴(53)은 “암스트롱의 질주는 내게 영감을 주었고 고환암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감격해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Doctor & Disease] 가톨릭의대 의정부 성모병원 김동욱 박사

    [Doctor & Disease] 가톨릭의대 의정부 성모병원 김동욱 박사

    “다음달부터 글리벡 용량의 유효성을 측정하는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이 시작되는데, 우리나라도 할당된 100명의 자리를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들로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이렇게 말하는 배경을 알면 코끝이 시려진다.“아시다시피 글리벡은 좋은 약이지만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면 한달에 약값만 300만원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백혈병은 가난한 환자들이 많아요. 이런 환자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해 2년간 글리벡 400㎎이나 800㎎을 무상으로 투여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입니까.”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가톨릭의대 조혈모세포 이식센터, 이곳에는 젊은 의사 김동욱(45·가톨릭의대 의정부 성모병원 혈액내과) 박사가 있다. 의학발전, 특히 백혈병 치료에 끼친 그의 공적을 한두마디로 압축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적합항원(HLA)이 일치하지 않는 조혈모세포 이식, 국내 최초의 제대혈 조혈모세포 이식 성공, 한 환자의 간경화 및 백혈병 치료를 위한 간 및 조혈모세포 동시이식,‘기적의 항암제’라는 글리벡의 급성백혈병 치료지침을 세계 최초로 제시하는 등 국제의학계가 주목할 큰 족적을 남겼고, 이런 까닭에 그의 명성이 오히려 해외에서 국내로 역류하는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의료계에서는 그를 ‘환자의 영혼까지 보듬을 줄 아는 의사’라고 평한다. 그를 만나 만성골수성 백혈병을 두고 얘기를 나눴다. ●국제의학계가 주목하는 큰 족적 남겨 혈액세포에 암이 생기는 혈액암은 백혈병의 다른 이름이다. 혈액 중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서 암세포를 대량 증식시켜 나타나는 병이다.“확인된 발병 원인은 유전자 이상입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9번과 22번 유전자의 위치가 바뀌면서 BCR-ABL암유전자가 생겨 순식간에 암세포를 대량 증식하는데, 이 경우 환자의 백혈구가 정상인보다 20∼30배나 늘어나 문제가 되지요.” “흔히 뭉뚱그려 백혈병이라고 하지만 세분하면 20여종으로 나뉩니다. 크게 보면 병증의 진행 정도와 어느 세포에 침범했느냐에 따라 급성 골수성과 급성 림프구성, 만성 골수성과 만성 림프구성으로 나누지요.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급성 림프구성과 골수성, 만성 골수성 등이 문젭니다.” 김 박사는 설명을 계속했다.“급성 림프구성은 소아암의 70%나 차지할 정도로 어린이에게 많으며, 완치율도 높지만 이 암이 성인에게 나타나면 완치율이 20%대로 크게 낮아 조혈모세포 이식치료를 받아야 합니다.20∼30대에 많은 급성 골수성 역시 완치율이 20%대에 불과해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하지요. 만성 골수성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40∼50대에 많으며 글리벡 개발 이후 치료효과가 크게 개선됐습니다.” ●백혈병은 세분하면 20여종으로 나뉘어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0.5명, 전국적으로 환자 수는 1000∼1200명에 불과할 만큼 흔치 않은 백혈병이지만 문학이나 영화 등에서 자주 다뤄 우리에게 익숙한 질병이다.“그런 요소는 다분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혈병은 불치병의 대명사였고, 비교적 젊은 연령에 많이 발생하며,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하는 등 극적인 요소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다릅니다.” “1세대 치료제인 인터페론이 나와 4명 중 1명은 10∼12년까지 살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골수이식술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좀 개선됐습니다만 유전자형이 맞는 골수 공여자를 찾을 확률이 30%선에 그치는 데다 이 방법으로 완치되는 환자도 15%에 그쳐 나머지 85% 정도는 대책이 없었지요. 이런 가운데 99년에 글리벡이 나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지요.” 당시 글리벡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세계 언론은 ‘암치료의 혁명’이라고 흥분했다.“그럴 만했지요. 당시 골수이식이 안되고 인터페론에도 반응하지 않은 환자 61명에게 글리벡을 투여한 결과 무려 98%의 혈액이 정상화됐으니까요. 그로부터 6년여가 지난 재작년부터 의학계에서 ‘과연 글리벡의 약효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하는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이 약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늘어났고요.” ●99년엔 글리벡 개발돼 큰 반향 지금 국제의학계는 김 박사의 임상시험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글리벡의 2세대 격인 ‘슈퍼 글리벡’과 ‘BMS-354825’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곧 결과를 드러내기 때문.“문제는 글리벡 내성이 확인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슈퍼글리벡과 BMS-354825의 효능인데, 여기에다가 현재 3종 정도의 새로운 치료제가 동물시험을 마친 단계여서 이런 치료법을 적절하게 병용할 경우 백혈병 치료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가 ‘좋은 치료법’이라고 인정한 미니이식도 병용요법의 한 사례이다.“환자에게 항암제를 대량으로 투여하면 암세포와 함께 정상조직도 큰 손상을 입어 오히려 생명을 단축하는 부작용을 초래하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암제를 절반으로 줄여 장기 손상을 줄이는 대신 건강한 공여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남은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항암제 합병증 감소나 회복 속도 등에서 상당한 효과가 인정되는 치료법입니다.” 백혈병을 단번에 제압할 수 있는 단일 치료법은 아직 없다. 그러나 글리벡 치료 효과를 1로 봤을 때 슈퍼 글리벡은 최소 30배,BMS-354825는 무려 100배나 뛰어난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이 두 약제를 병용할 경우 훨씬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김 박사는 말했다. “환자의 상태를 보고 치료 목표를 ‘완치’에 두느냐,‘생명 연장’에 두느냐를 선택해야 할 때가 가장 두렵고 힘들다.”는 그는 “골수이식의 경우 의료보험이 50세 이전에만 적용될 뿐더러 그나마 정부의 요건심사를 통과해야 해 보험이 적용되면 2000만∼5000만원, 비보험일 경우 얼른 1억원을 넘어서는 치료비 부담이 또다른 치료의 장애”라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전 세계 의료선진국 5개국과 함께 유전자 분석치료를 연구 중인 김 박사는 “백혈병은 이제 더 이상 절망의 병이 아니며, 이들에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치료법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가 곧 나와 모든 환자들에게 희망”이라며 밝게 웃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김동욱 박사는 ▲가톨릭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병원 객원연구원▲미국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소 및 워싱턴주립대 병원 객원교수▲국가지정 백혈병 연구소재은행 주관연구책임자▲보건복지부 암정복연구과제 주관연구책임자▲노바티스 백혈병 유전자분석 국제중앙연구실 지정▲식약청 중앙약사심의위원▲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학술이사▲국제비혈연간이식협회 학술위원회 아시아 대표위원▲국제 만성골수성 백혈병 연구자문위 집행위원▲국내 최초로 조직적합항원 일치 조혈모세포 이식 성공(95)▲국내 최초로 비혈연간 이식 성공(〃)▲세계 최초로 조혈모세포 및 간 동시이식 성공(2002)▲현, 가톨릭대의대 혈액내과 교수
  • ‘속도’를 높이면 미래가 열린다

    ‘속도’를 높이면 미래가 열린다

    ‘속도를 높이면 미래가 열린다.’ 원자를 구성하는 물질 가운데 양성자와 전자를 이용, 초미세 세계를 관찰하고 거대한 에너지를 얻고 물질의 특성까지 변화시키는 기술이 바로 가속기의 세계다. 특히 양성자와 전자의 속도를 높이면 정보기술(IT)·생명기술(BT)·나노기술(NT)·항공우주기술(ST) 등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첨단기술 개발에 가까워질 수 있다. ●‘빛 공장’, 방사광 가속기 물체의 형태와 구조, 색채를 식별하기 위해서는 빛이 필요하다. 특히 원자나 분자가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는 원자간 또는 분자간의 거리보다 짧은 파장의 빛이 있어야 한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빠른 속도로 만들어 다양한 파장 및 밝기의 빛, 즉 방사광을 생산하는 장치다. 이 빛은 태양빛보다 수백만배 밝고, 퍼지지 않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방사광 가속기에서는 전자총이 1초에 2000억개의 전자를 내보낸다. 이 전자들은 빛의 속도(초속 30만㎞)의 10분의1에 불과하지만, 가속관을 지나면서 빛 속도에 근접하게 된다. 이어 가속된 전자는 전자석이 설치된 구간을 통과하며 전자기파를 발생시킨다. 이 전자기파가 바로 방사광이다. 우리나라가 지난 1994년부터 운영하는 포항 방사광 가속기는 전세계적으로 12기밖에 없는 제3세대 방사광 가속기 중 하나이며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타이완에 이어 5번째로 제작된 것이다. 성과로는 지난 2000년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1m) 단위로 모기의 내부를 동영상 촬영했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뇌혈관이나 심장동맥혈관 등을 관찰할 수 있어 난치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998년에는 두께 130㎛, 지름 200㎛의 톱니바퀴 제작에도 성공했다. 이는 톱니바퀴 40개가 참깨 한 알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방사광을 초미세 기계 가공에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를 발전시키면 세균보다 작은 구멍을 뚫어 세균을 걸러내는 세균 필터, 혈관 속으로 들어가는 초소형 의학 로봇 등의 제작이 가능하다. ●수소 경제를 앞당긴다 원자의 구성물질을 살피기 위해서는 우선 원자 크기인 0.1나노미터(1㎚=10억분의1m)보다 작은 파장의 빛이 필요하다. 제3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경우 이같은 파장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문제는 빛의 밝기와 시간길이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사진을 찍을 때 어두운 곳에서는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플래시를 터뜨리고,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선명하게 찍기 위해 셔터의 속도를 빨리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이 때문에 제3세대보다 더 밝고 시간길이가 짧은 빛을 만들 수 있는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포스텍(포항공대) 고인수 가속기연구소장은 “제4세대는 제3세대보다 빛의 밝기가 최대 100억배 이상 밝다.”면서 “또 빛의 시간길이는 3세대의 수십 피코초(1ps=1조분의1초)에서 수십 펨토초(1fs=1000조분의 1초)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4세대가 실용화되면 물 분자를 구성하는 수소와 산소가 펨토초 단위로 붙었다 떨어지는 화학반응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즉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수소 경제’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세포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단백질의 분자구조도 밝힐 수 있어 신약개발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암세포가 분화하면서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는 과정을 확인한 뒤 이를 막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고 소장은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 건설을 위한 기술력은 대부분 확보됐으며, 현재 설계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오는 2009년까지 건설을 끝낸 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성자 가속기 높은 전압 차이를 이용해 양성자를 고속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장치가 양성자 가속기이다. 양성자는 양전하(+)를 가진 입자여서 전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게 되며 전압 차이가 클수록 그 속도가 빨라진다. 전압이 1억eV(전자볼트)일 경우 양성자가 초속 13만㎞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는 납처럼 무거운 원소의 핵에 부딪쳐서 그 핵을 깨고 양성자와 중성자를 밖으로 튀어나오게 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갖는다.10억eV(1기가 전자볼트)의 전압이면 양성자가 빛의 속도에 가깝게 되며, 이 경우 원자핵보다 작은 중간자나 중성미자 등의 미립자도 깨뜨릴 수 있다. 이처럼 가속된 양성자를 다른 물질에 충돌시키면 물질의 근본구조가 달라지게 되며 이러한 특성을 과학기술 및 산업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전센터 부지선정과 함께 1억eV급 양성자 가속기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 소장은 “양성자 가속기는 특정 물질의 성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당장 산업적 파급효과도 크다.”면서 “성능이 향상될 경우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를 수십만∼수백만년에서 수십∼수백년으로 앞당길 수 있어 방사성폐기물 처리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양성자빔을 타이어에 쏘이면 더욱 질겨져 내구성이 증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양성자 가속기가 가동되면 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국립암센터에서는 암치료용 양성자 가속기를 내년부터 활용할 예정이다. 이는 세포속 DNA를 파괴하는 양성자의 성질을 이용, 암을 외과적인 수술없이도 제거할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단백질로 암 치료

    단백질을 활용해 질병으로 인한 장기 손상을 막고 암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는 `세포내 단백질 치료법´이 재미 한인과학자에 의해 개발됐다. 미국 벤더빌트대에서 연수중인 조대웅(36) 박사는 체내에 유용한 단백질을 환자의 세포에 투여해 세포가 죽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사망률도 낮출 수 있는 질병치료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의과학 권위지 `네이처 메디슨´ 인터넷판에 실렸으며 조 박사는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논문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치료법의 핵심은 일종의 ‘신호전달 차단 단백질’인 ‘CP-SOCS3’에 있다. 이 단백질은 몸 속에 병원균이 침입하면 염증유발 신호와 암유발 신호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이 단백질을 활성 상태에서 암이나 염증성 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투여하면 암세포나 병원균 등의 신호전달을 차단,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CP-SOCS3 단백질을 치명적 염증질환을 일으킨 생쥐에 투여한 결과, 이 단백질이 세포가 죽는 것을 막아 간, 신장, 폐 등의 장기손상을 방지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한양대병원은 최근 산부인과에 불임클리닉을 설치하고 본격 진료를 시작했다. 개소식에는 김종량 총장을 비롯, 김명호 의료원장, 조재림 병원장 등 1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특히 이날 개소식에는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참석해 “한양대병원 불임클리닉이 국내 불임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인사했다. ●다국적 제약기업 쉐링은 비(非)호치킨 림프암 치료제 ‘제바린’을 국내 출시했다. 제바린은 종양이 천천히 진행되는 여포형 림프암에 사용되는 방사선 면역 치료제로, 방사선 치료효과를 암세포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새로운 치료개념을 적용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아직 보험 적용이 안되며, 회당 주사제 값은 약 2000만원선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정신질환을 의약분업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최근 밝혔다. 협회는 “정신질환자는 예측 불가능한 자살 기도의 위험이 상존해 있을 뿐 아니라 원외 처방할 경우 타인에게 자신의 병증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같은 뜻을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생식의학 유전체연구센터팀(팀장 이숙환)과 ㈜마크로젠 컨소시엄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질환군별 유전체 기반 DNA칩 개발센터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유전체연구센터 컨소시엄은 향후 5년 동안 정부로부터 1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자간전증 예측 DNA칩과 산전 진단용 DNA칩을 개발하게 된다. ●의료법인 명경의료재단 꽃마을한방병원은 오는 14일 오후 2시 이 병원 세미나실에서 ‘한방 비만치료법’을 주제로 무료 건강강좌를 갖는다. 한방재활의학과 김수장 과장이 나서 한방 비만 치료법과 바람직한 생활자세 등을 강연하며, 즉석 질의응답 시간도 갖는다.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의 대장암 치료제 ‘엘록사틴’이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결장암 수술 환자에게 보조적으로 사용하도록 승인을 받았다. 회사측은 세계 146개 의료기관에서 224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엘록사틴을 투여한 그룹의 결장암 재발 위험률이 23%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100여년역사 김포 5일장

    100여년역사 김포 5일장

    서울의 북서쪽에 자리잡은 경기도 김포. 한국 최초의 벼 재배지로 우리 농경문화의 발상지인 이 지역은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김포 통진쌀을 비롯해 시설 채소, 과일이 풍부하고 특용작물인 인삼 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저자의 ‘얼굴마담´ 시게전… 찰보리 인기 높아 심광은 농협중앙회 김포시지부 차장은 “김포지역은 한강 토사가 운반과 퇴적작용을 거쳐 드넓게 펼쳐진 기름진 김포평야를 배후지로 하고 있는 만큼 예부터 쌀·잡곡·콩·채소 등 여러가지 물산이 풍부한 지역”이라며 “최근 들어서는 단순히 쌀이나 잡곡보다는 찰보리·시설 채소·과일·인삼 등 고부가가치 농산물이 더많이 재배·생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김포 5일장의 ‘얼굴마담’은 단연 곡식을 한데 모아 파는 시게전이다. 찰보리·좁쌀·검은쌀·참깨·들깨·팥·녹두·검은깨·수수·메밀·검은콩…. 우리들이 상식(常食)하는 곡물들이 총출동해 선보이며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시게전의 백미는 찰보리. 변비·대장암과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웰빙식품인 덕분이다. “뭘 드릴까?”(주인) “찰보리 한 됫박만 주세요.”(손님) “젊은 사람이 통도 좁지, 한 됫박 가지고 얼마를 먹겠나, 적어도 서너 됫박은 돼야 식구들이 며칠 동안 충분히 먹을 수 있지, 좀더 사가.”(주인)“아니에요, 됐어요. 그냥 한 됫박만 주세요. 다음에 와서 또 사면 되잖아요.”(손님) ●표정마다 훈훈한 인심 지난 27일 김포 5일장의 시게전 앞. 비를 피하기 위해 비닐로 씌워 놓은 찰보리·보리·수수·메밀 등 10여개의 크고작은 곡물 고무 대야가 늘어서 손님들을 맞고 있었고, 그 앞에서는 70대 주인 할머니와 30대 젊은 여성이 옥신각신하고 왁자지껄하는 바람에 장터 옛모습 그대로여서 훈훈한 정을 느끼게 했다. ●도붓장수들 야채·과일·잡화로 발길 유혹 찰보리와 쌀을 섞은 밥을 즐겨 먹는다는 주부 사공영혜(38·김포시 사우동)씨는 “보리는 몸에 좋기는 하지만, 밥을 지을 때 미리 삶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데다 먹을 때도 입맛이 깔깔해 애들이 싫어한다.”며 “그러나 찰보리는 소화를 도와 변비를 해소하고 혈당의 증가를 막아 당뇨병 예방 등에 좋은 데다, 보리처럼 삶을 필요가 없이 씻어서 바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어 좋다.”고 예찬론을 폈다. 2일과 7일에 장이 서는 김포장은 100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장터. 김포시 북변동 구 직행버스 터미널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경기도내에서 모여든 300여명의 도부꾼들이 시게전 외에 야채·과일·의류·생선·먹을거리 등 각양각색의 다양한 물화를 가득 쌓아 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용필(58) 민속 5일장 상인회 회장은 “예전에는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라가는 김포 통진쌀이 유명한 쌀 시장이었으나, 요즘 들어서는 농협 등을 통해 계통출하된 소량의 각종 곡물과 일용잡화·야채·과일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그래도 이들 상품의 3분의2가 김포에서 생산되는 것인 만큼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식품·한약 노점도 ‘명물´ 김포장의 또 다른 쇼핑코너는 건강상품과 한약 노점이다. 이들 상품 중에서 녹각영지버섯과 볶은 검은콩이 눈길을 끈다. 사슴 뿔 모양의 활엽수 고사목과 그루터기에서 자생하는 영지버섯의 일종인 ‘녹각영지버섯’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간장보호, 정력 증강, 고혈압 치료에 효과가 있는 등 산삼에 버금가는 건강식품이라는 게 주인의 설명.100g에 1만 5000원.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 준다는 볶은 검은콩은 한 됫박에 3000원이다. 한약 노점도 인기 품목. 황기·칡·천궁·녹차·둥글레·감초·당귀·복분자·산수유·오미자·헛개열매·헛개나무 얇게 썬 것·옻나무·엄나무·뽕나무·느릅나무·작약·백출·도라지·맥문동 등 200여가지의 말린 한약제가 나와 있다. 값은 2000∼1만원이 주류. 주부 이종심(56·김포시 운양동)씨는 “애들 아버지가 올들어서는 농사일을 부쩍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보약이 없을까 하고 장을 한번 둘러보고 있다.“며 “녹각영지버섯이 효과가 괜찮다기에 사서 먹어볼까 하고 생각중”이라고 털어놨다. ●행상이 파는 애완동물은 장터의 ‘고명´ 장터 한갓진 곳에 다소곳이 자리잡은 애완동물 노점은 김포장의 ‘양념’거리. 김포·일산·포천장 등을 돌아다니는 이 노점은 기니피그·거북이·열대어·미니토끼·장수풍뎅이·십자매·앵무새 등 애완동물은 물론 애완동물 사료까지 갖추고 있는 까닭에, 청계천 애완동물 거리를 옮겨다 놓은 모습이었다. 가격은 한마리에 500∼700원인 열대어부터 17만원 하는 앵무새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 찾아가는 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김포공항에서 48번 국도를 따라 강화 쪽으로 가다 김포터미널 들어가는 진입로로 들어가면 된다. 전철은 서울에서 5호선을 타고 개화산역에서 내려 김포·강화 쪽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되고, 시내버스는 시청 등지에서 직행좌석버스 631번 등을 타고 김포터미널에서 하차하면 된다. 소요시간은 40∼50분. ■ 당뇨등 질병 예방·간편한 취사… 찰보리 ‘금상첨화’ 찰보리는 원래 ‘찹쌀보리’를 일컫는다. 변비·대장암·심장질환과 비만 예방,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찰보리는 밥을 하기 전에 삶을 필요가 없이 그냥 씻어서 바로 밥을 지어 먹어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보리밥을 먹을 때 느끼는 깔깔한 입맛이 느껴지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전해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심어 이듬해 6월에 수확하는 찰보리는 인건비가 적게 들고 키우는 데도 힘이 적게 든다. 벼의 경우 못판을 만들고, 모내기를 해야 하는 등 일손이 많이 들어가지만, 찰보리는 직파를 한 뒤 이듬해 봄에 거름을 한번 주면 될 정도로 일이 쉬운 편이다. 김포 지역에서 찰보리를 재배하는 가구는 김포시 사우동·걸포동·고촌면 고촌리 지역의 70∼80여가구. 재배면적은 6만여평이며, 생산량은 24t 정도이다. 판매는 농협을 통해 계통출하하거나 경작자에게 전화주문을 하면 택배로 전해준다. 가격은 소포장인 3㎏짜리가 1만원,5㎏짜리 1만 5000원,10㎏ 2만 8000원,80㎏짜리는 20만원 등이다. 찰보리 경작자 심상훈(61·김포시 사우동)씨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 벼농사만으로는 농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힘든 상황”이라며 “찰보리의 경우 벼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데다, 벼를 수확한 뒤 논이 쉬는 기간을 이용해 파종하는 만큼 논을 2배로 이용할 수 있어 농가의 좋은 소득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입처는 농협 하나로마트나 하나로클럽, 김포시찰쌀보리연구회(011-9706-6686). 김포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Doctor & Disease] 대장암 말기의 유방암 전문가 이희대 박사

    [Doctor & Disease] 대장암 말기의 유방암 전문가 이희대 박사

    영동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 소장인 이희대(54) 박사. 국내 유방암 치료의 권위자이자 최근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에 선임된 그를 만나면 두 번쯤 놀랄 각오를 해야 한다. 먼저 마주치는 놀라움은 경이로움이다. 그는 현재 대장암 4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큰 수술을 세 번이나 받은 중환자. 암세포가 간과 뼈까지 전이돼 내로라하는 의사들도 실질적인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단계다. 이런 그가 환자들을 맞고 있다. 놀라운 일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런 그가 너무나 밝고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 연구실로 들어서자 그는 “제가 바로 암 고치는 암 환자입니다.”라며 환하게 맞았다. 암이 주는 막연한 공포감에 빠져 사는 기자는 그 경이로움에 잠시 말을 잊었다. 사실, 이 박사를 만나 유방암의 증세며 치료법을 묻는 게 여간 송구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기자의 고충을 눈치챘는지 그가 먼저 말을 꺼냈다. “유방암이라는 게 알고 보면 잘 먹어서 생긴 병입니다. 고지방식과 비만이 큰 문제거든요. 지난 2001년까지만 해도 국내 여성암 발병률은 자궁암이 1위였는데 이후 유방암으로 역전됐고, 이후 최근 10년 사이 발병률이 11.5%에서 16.8%로 놀라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기간 자궁암은 9.1%, 위암은 15.3%로 순위가 유방암 아래입니다.” ●유방암 발병률 16.8%… 여성암 1위 그는 유방암의 원인으로 고지방식과 비만, 호르몬, 피임, 출산기피, 스트레스 등을 들었다. 특히 그는 호르몬의 ‘이중성’을 세세하게 거론했다.“이게 여성을 여성답게 하지만 유방암의 원인이기도 하지요. 최근들어 초경이 빨라지고 폐경은 늦어집니다. 그만큼 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는 셈이고, 또 피임약이나 갱년기 치료제라는 호르몬 제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갈수록 유방암의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고 봐야죠.” 문제는 이처럼 모든 여성이 유방암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는데 정부 차원의 지원은 너무나 미미하다는 점.“자궁암은 벌써 수십년 전부터 국가 주도로 일선 보건소에서 검진을 했고, 그래서 통계에서 보듯 발생 추이가 줄고 있는데 유방암은 폭발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그가 제기한 우려는 현실적이었다.“유방암은 30∼50대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 연령대의 여성이 유방암으로 무너지면 그건 개인의 불행 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의 붕괴를 뜻합니다. 특히 젊은 30대의 유병률이 16.8%나 된다는 점은 빨리 원인을 밝혀야 하는데 연구비를 지원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폭발적 증가에도 정부지원 태부족 자신이 암환자인 탓에 암, 특히 유방암의 심각성을 제기하는 그의 표정은 자못 진지했다.“모든 암이 그렇듯 유방암도 진단에 고급장비가 필요하지만 그런 투자 없이는 이 증가세를 제어할 수 없으니 어떡합니까. 적어도 수술로 완치되는 0기나 종양이 2㎝ 이내인 1기 때는 발견해야 좋은 치료 예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국민검진사업이 뿌리내린 미국의 경우 유방암 1기 이전 발견율이 무려 70∼80%나 된다는 사실이 교훈이 되겠지요.” 유방암이 보이는 증상의 특성에 대해서도 명쾌하고 간명하게 설명했다.“정상적인 세포가 발암인자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생긴 비정형 증식이 암으로 발전하는데, 대부분 관(管)조직으로 이뤄진 유방의 특성상 관 내부의 상피세포에서 시작된 유관암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증상으로는 결체조직인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가 전체의 68%나 되기 때문에 자주 만져 이상을 빨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지요. 단순한 유방 통증이 암으로 진단받는 경우는 2.8%로 많지 않은 대신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17.8%나 되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받는 것도 유방암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한 방법이 됩니다.” 경향상의 특징도 뚜렷하다.10년 전인 96년과 비교해 환자는 3801명에서 9667명으로 2.5배 이상 늘었으나 당시에 비해 조기발견율도 늘어 0기와 1기의 경우 각각 4.2%,19.6%이던 것이 최근에는 9.6%,35.6%나 됐다. 그는 이를 지속적인 계몽의 결과라고 분석했으나 2기를 넘겨 발견되는 54.8%가 더 큰 문제라고 짚었다. ●美선 1기 이전 발견율 70~80% 이 박사는 다른 암과 달리 유방암은 자가검진이 비교적 쉬워 조기발견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생리 직후 목욕탕에서 흉부에 비누를 칠한 뒤 유방을 동심원 형태로 만지는데, 처음에는 얕은 피부조직, 다음에는 중간 깊이, 그 다음에는 아주 깊은 쪽을 만져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식입니다. 이때 멍울과 통증은 물론 유두 출혈, 유방 피부와 유두의 함몰 상대를 집중적으로 살피면 됩니다. 폐경 이후의 여성은 한달에 한번 편한 시기를 정해 이렇게 하면 되고요.” 이 박사는 유방암학회 이사장으로서의 포부도 빠뜨리지 않았다.“우선 유능한 연구인력이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격려하고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 등 각계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데도 주력해야겠지요. 또 다른 문제는 모든 암이 그렇듯 유방암도 조기발견과 예방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국가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좀 가난해도 쉽게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일, 그것은 틀림없이 정부의 몫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여성부도 힘을 보태야 합니다. 유방암은 여성들이 직면한 최대의 문제, 최대의 위협이니까요.” ●“여성 최대의 위협” 여성부 나서야 이 박사는 한창 때 1년에 600명까지 수술을 해냈던 유방암·갑상선암 분야의 손꼽히는 권위자였다. 그런 그가 지난 2003년 1월 대장암 판정을 받은 이래 지금까지 세차례나 수술을 받았으며, 계속된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지난해 2월에는 절제한 간에서 또 암세포가 자라는 거예요. 그래서 저를 치료하는 의사들에게 ‘이제 그만하자.’고 했어요. 솔직히 지금도 제 몸속에 암이 자라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러던 그는 어느 순간 한 경지를 체험하게 된다.“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어요.‘암하고 좀 같이 살면 어때.’하고 여기게 된 거지요. 그 후 저는 암 환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암 5기가 되라.’”그가 말하는 ‘암 5기’는 암의 마지막 4기를 이겨낸 사람들만이 체험하는 기적의 단계.“주변에 의외로 이런 기적이 많습니다. 암에 기 죽지 말고 이기겠다는 오기를 갖되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암이 죽음이 아님을 알게 될 겁니다.” ‘암 치료하는 암환자’ 이희대 박사. 그는 지금 수많은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퍼뜨리는 기적의 실체로 그 자리에 있었다. ■ 이희대 박사는 ▲연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국군서울지구병원 일반외과장▲미국 국립암연구소 연수▲미국 조지타운대학 암센터 연수▲미국 슬로 케터링 암센터 임상연수▲대한외과학회·대한소화기병학회·대한암학회·대한내분비외과학회 회원▲아시아 유방암학회 운영위원▲미국 외과학회·암학회 정회원▲한국유방건강재단 이사▲현 연세대의대 교수 겸 영동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 소장▲현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암세포 자살유도 물질 세계 첫 개발

    암세포 자살유도 물질 세계 첫 개발

    우리나라 남해안에 서식하는 해면생물에서 암 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물질이 세계 최초로 발견됐다. 단국대 신득용(46) 교수팀은 21일 “암 억제 유전자인 ‘p53’이 없는 암 세포는 구조를 유지하는 ‘액틴’이라는 단백질이 손상을 입으면 세포자살을 촉진하는 ‘빔’(Bim)이라는 단백질이 나와 스스로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또 이같은 액틴 저해제로 ‘PTX-2’란 물질을 발견, 새로운 항암물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PTX-2는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해면생물(학명 Poecillastra)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액틴의 중합반응을 저해했을 때 정상세포는 형태가 일시적으로 변했다가 곧바로 정상을 회복하는 반면 p53 유전자가 없는 암 세포는 액틴구조가 손상을 받아 세포자살 단백질인 빔을 합성한다는 것이다. 또 PTX-2를 쥐에게 투여한 결과 72시간이 지나자 암세포의 70%가 사멸한다는 점과 특이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암 억제 유전자인 ‘p53가 없는 암 세포’ 제거에 새로운 치료법으로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p53 유전자가 없는 암 세포는 전체 암의 60% 정도에 이른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PTX-2가 새로운 개념의 항암물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면서 “다국적 제약사 등과 공동으로 신약개발이 이뤄지면 이르면 3년내에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교수팀의 이번 연구논문은 암 유전자 분야의 국제학술지 ‘온코진’(Oncogene)과 영국의 신약개발 인터넷뉴스인 ‘데일리 업데이트’ 등에 게재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임영숙 칼럼] ‘걱정마세요’

    [임영숙 칼럼] ‘걱정마세요’

    얼마전 이사 온 아파트 옆집 아주머니가 딸의 유고집이라며 책을 건네주었습니다.‘걱정 마세요….’(김수경 글·그림)란 제목이었습니다. 미술을 전공하고 모닝글로리, 카드코리아 등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는 그 딸은 참 맑고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백혈병 진단을 받고 일년반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그녀는 자신의 투병기를 글과 그림으로 남겼는데 그 글과 그림이 눈물겨우면서도 미소를 짓게 합니다. 우주선(암병동)에 탑승(입원)한 빡빡이(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백혈병환자)가 남동생과 함께 탈출을 모의하고,TV에 비친 천진난만한 백혈병 어린이들을 보면서 “그 아이들도 이렇게 길고 힘든 치료를 받고 있을까요? 나도 이렇게 힘든데, 그 아이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요.”하고 걱정합니다. 그녀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글에는 “암세포에게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끈기입니다.”란 구절도 있습니다. 그 어머니는 딸을 이렇게 기억합니다.“수경이는 생후 백일이 되기 전부터 저의 수다를 들어준 고마운 딸입니다. 재일교포와 결혼한 저는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일본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수경이는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활짝 웃어주곤 했습니다.”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 한 올 없을 때도 건강이 나쁜 어머니가 집 앞 가게에라도 갈라치면 얼른 모자를 쓰고 뒤를 따랐다고 합니다. 자식을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나 보낸 부모는 그 아이를 가슴에 묻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슬픔이 크고 잊을 수 없다는 뜻이지요. 가슴에 묻힌 또 한 젊은이의 유고집이 기억납니다.‘살아는 있는 것이오’(안승준이 남긴 글 모음)란 책입니다. 미국 유학 중 사고로 죽은 아들의 글을 아버지와 어머니가 묶은 것입니다. 지난 1990년대 초에 발간된 이 책은 4쇄까지 출판됐고, 그의 석사논문 ‘국가에서 공동체로, 한국의 근대화에 대한 비판과 대안’은 박사논문으로도 손색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환경운동연합에서 또 다른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두젊은이가 살아 있을 때 남들은 그저 평범한 아이들로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삶에 대한 그 치열함 때문에 오히려 말썽꾸러기로 비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고집은 그들이 얼마나 속 깊고, 어떤 점에서는 그들보다 나이 많은 어른들보다 더 성숙한가를 보여줍니다. 사실 부모들도 아이가 죽은 후에 자식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지금 살아 있는 우리 아이들도,20대에 이 세상을 떠나며 유고집을 남긴 저 아까운 젊은이들 못지않게 속 깊고 성숙했음에도 부모들은 그것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지난 5월 새로 출범한 청소년위원회가 청소년의 참여·인권 증진을 주요 정책으로 삼기로 한 것은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그동안 육성·보호·선도에 머물렀던 청소년 정책이념이 참여·인권으로 확대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배운 지식을 평생 써 먹을 수 있었던 산업사회는 수직적 사회로 앞 세대에 대한 다음 세대의 복종이 강조되었다면, 지식주기가 짧아진 수평적인 지식사회에서는 세대간 연대와 통합이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우리 사회 문화영역의 변화 흐름을 주도하는 강력한 세대 집단으로 등장했음에도 어른들은 대부분 아직 이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정책이 변한다 하더라도 부모들의 생각이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자녀를 과보호하고 그들의 복종만을 원한다면 진정한 변화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한 젊은이의 “걱정 마세요”는 그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이제 어른들이 그 말을 음미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논설고문 ysi@seoul.co.kr
  • 암 지키면 이긴다

    암 지키면 이긴다

    ‘누구든 암이라는 진단을 받는 순간부터 그의 삶이 과거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부터 환자와 그 가족이 경험하는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지루하고 긴 시간이 될 것입니다. 불만과 분노로 허둥대지 마십시오. 냉정하고 합리적이며,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나나 혹은 가족 누군가가 암 진단을 받았다면, 다음의 14가지 수칙을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이 수칙이 나와 가족에게 희망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대한암협회(회장 안윤옥)는 ‘2005 암(癌)중모색’ 대국민 캠페인의 하나로 암 환자와 가족이 반드시 알아야 할 수칙을 확정, 발표했다. ‘암을 진단받았을 때’와 ‘치료를 시작하면서’를 주제로 해 각 7항목으로 이뤄진 수칙은 그동안 환자들로부터 많이 받았던 질문과, 혼란 좌절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의료진의 충고, 암을 이겨낸 환자와 가족들의 체험을 망라해 마련됐다고 협회측은 밝혔다. 협회 이정신(서울아산병원 내과) 교수는 “실제로 암 진단을 받은 후 환자와 가족들이 혼란과 충격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며, 이 과정에서 효용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현혹되거나 아예 치료를 포기해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수칙이 암 투병의 긴 여정에 들어가는 환자와 가족들이 암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의 이정표가 되고, 좋은 치료 효과를 거두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암환자 14가지 생활수칙 ●암을 진단받았을 때 되새겨야 할 7가지 수칙 1. 암 진단이 죽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암을 이겨내고 있으며, 새로운 약과 치료법이 계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암은 난치병이지, 불치병은 아닙니다. 먼저 최선을 다해 치료받겠다는 각오를 다지십시오. 2. 암은 전염되지 않습니다.=이걸 아는 사람도 가족이 암에 걸리면 ‘나도 혹시….’하고 걱정을 하지만 암은 어떤 경우에도 전염되지 않습니다. 3. 환자의 심리를 이해하십시오.=암 진단 후 대부분의 환자는 ‘진단 결과 부정-분노감-타협 욕구-우울감-현실 수용’의 단계적 심리상태를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을 수용한 후라야 진정한 치료가 시작되므로 이 과정이 짧을수록 좋습니다. 4. 자신의 행동이 가족을 암에 걸리게 한 것은 아닙니다.=누구도 가족이 암에 걸리게 하거나 걸리는 걸 막을 수도 없습니다. 죄책감 대신 환자의 후원자가 되십시오. 5. 중요한 질문은 담당 의료진에게 하십시오.=암의 상태, 치료방침 및 전망 등에 대한 답변은 담당 의료진만이 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십시오. 6. 올바른 암 지식을 가지십시오.=암의 정체와 치료법에 대해 정확히 알면 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두려움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수술이든 다른 치료든 치료법을 결정할 때는 의료진에게 미리 치료효과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요청하십시오. 7. 가족 중 리더를 정하십시오.=암 투병은 크고 작은 결정의 연속이며, 항상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므로 가족 중에 리더를 정해 냉정하고 일사불란하게 판단하고 행동하십시오. ●암 치료를 시작할 때 알아야 할 7가지 수칙 1. 나을 수 있다고 믿으면 정말로 낫습니다.=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나을 수 있다는 신념과 치료효과의 놀라운 상관성은 의료현장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치료방법을 택했다면, 그 치료로 나을 수 있다고 굳게 믿으십시오. 2. 부작용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항암제는 암 세포 외에 머리카락세포와 구강, 식도, 장 점막세포, 조혈모세포 등을 공격해 탈모, 점막염, 설사, 골수기능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만 이는 몸이 암과 잘 싸우고 있다는 증거이며, 시간이 지나면 모두 회복됩니다. 3. 잘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암세포는 많은 영양분을 빼앗으며, 항암치료는 체력을 소진시킵니다. 그런 만큼 ▲정상 체중 유지▲고칼로리 및 양질의 단백질 섭취▲충분한 비타민과 무기질 섭취가 중요합니다. 4. 새로운 삶의 방식을 디자인하십시오.=건강을 되찾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치료와 회복에 집중해야 합니다. 나쁜 습관을 버리고,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 등 좋은 습관을 가지십시오. 5. 의료진을 만날 때는 항상 질문 목록을 준비하십시오.=병이나 치료 정보를 의료진이 알려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먼저 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환자의 증상과 변화, 필요한 정보를 꼼꼼하게 기록하고 궁금한 것은 일목요연하게 묻도록 하십시오. 6. 경험자의 체험담을 귀담아 듣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십시오.=다른 사람의 성공 체험담이 큰 도움이 되며, 실패담도 중요합니다. 7.‘지금 이 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막연한 후회나 불안감으로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비록 나는 암 환자지만,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투병 의지를 북돋우십시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난치병 ‘맞춤치료’ 5~10년 걸릴듯

    난치병 ‘맞춤치료’ 5~10년 걸릴듯

    황우석·문신용 교수와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 등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 복제를 통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줄기세포는 포플러나무의 가지를 꺾어 흙에 심으면 뿌리가 내리듯이 신체 특정 부위에 이식하면 그에 걸맞는 새롭고 건강한 조직이나 장기로 발전하는 ‘만능 세포’다. 그동안 치료가 거의 불가능했던 백혈병·당뇨병 등 난치병을 치료할 ‘현대판 불로초’로 일컬어지는 이유다. 이에 따라 황 교수가 ‘국보급 과학자’로 불리는 것은 물론, 증시에서 줄기세포라는 말만 나오면 주가가 치솟는 것처럼 그 파장은 과학·의학계를 뛰어넘어 경제·사회적 관심사로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임상실험 등 각종 검증절차가 남아 있어 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병 환자를 치료하려면 최소한 5∼10년 정도는 걸릴 전망이다. ●줄기세포는 ‘만능 세포’ 황 교수는 지난해 2월 건강한 여성의 난자(생식세포)에서 핵을 제거한 뒤 동일한 여성의 체세포에서 추출한 핵을 이식해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난자 기증자와 체세포 핵 추출자를 다르게 했다. 특히 소아당뇨병 환자 등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도 이용됐다. 황 교수는 “환자의 난자와 체세포로 줄기세포를 만들어 이식할 경우 면역 거부반응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체세포를 이용한 ‘이성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기 때문에 질병 치료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팀은 지난해 16명으로부터 기증받은 242개의 난자로 1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그친 반면 이번에는 18명으로부터 받은 난자 185개로 11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 성공률을 15배 정도 끌어올렸다. 줄기세포는 몸 안에서 빠르게 분열하며 피부와 각막, 근육, 뼈, 호흡기 등으로 분화할 수 있다. 때문에 줄기세포를 제대로 추출하고 분화하는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면 파킨슨씨병, 뇌졸중, 치매, 뇌척수손상, 관절염, 당뇨병 등 난치병이나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치료에는 ‘절반의 성공’ 이번 연구결과는 환자 치료라는 목표를 기준으로 하면 ‘절반의 성공’ 수준이다. 우선 배아줄기세포가 췌장세포나 신경세포 등 원하는 방향으로 분화되는지, 분화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나오는지 등을 검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척수에 이식한 줄기세포에서 신경세포뿐만 아니라, 뼈가 나온다면 병세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줄기세포는 암세포처럼 끊임없이 반복 분열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보완돼야 한다. 체세포 복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여성의 유전자 일부가 줄기세포에 섞여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도 막아야 한다. 이같은 검증과정이 끝나면 원숭이 등 영장류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하게 되며, 이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받게 된다. 이어 난치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쳐야 일반 환자들에게 줄기세포 이식치료를 본격화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의대 안규리 교수는 실용화 예상시기에 대해 “환자분들에게 헛된 희망을 드려 실망을 주고 싶지 않다.”면서 “다만 이번 연구결과로 30∼50년 걸릴 일을 수년, 수십년 앞당겼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연구팀은 지난해 실용화 예정시기를 10년 안팎으로 전망했었다. ●난자사용 따른 생명윤리 문제 윤리적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종교계는 20일 “인간배아복제 등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기독교생명윤리협회 사무처장인 조덕재 변호사는 “종교적인 입장뿐 아니라 윤리적 관점에서 볼 때 배아줄기세포 배양은 인간복제 위험성이 있다.”면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면 결국 배아를 파괴하게 돼 생명체를 희생하면서까지 난치병 치료연구를 강행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총무인 이창영 신부도 “전세계적으로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대한 윤리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이 방법이 유일한 난치병 치료법인 것처럼 매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성체줄기세포 연구와 달리 배아줄기세포는 임상실험 결과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가 불치병 치료를 위한 것인 만큼 생명에 대한 종교와 과학의 양면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정념 스님은 “이분법적으로 본다면 윤리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겠지만 이번 연구는 생명을 살리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윤리적인 면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병마로 인해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임흥기 부총무도 “과학의 힘으로 불치병을 치료해 생명을 구하는 것과, 종교적인 생명의 존엄성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 장세훈기자 chaplin7@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MRI 보험적용 받으려면

    Q:이제 MRI(자기공명영상)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데 구체적인 인정기준을 알고 싶다. A:다른 진단방법보다 MRI가 유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우선 시행함을 원칙으로 한다. 다른 진단방법으로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도 2차적으로 시행토록 규정돼 있다. 다만 ‘질환별 급여대상 및 산정기준’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는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다. 보험적용 질환으로는 암, 양성 뇌종양, 뇌혈관 질환, 간질, 뇌염증성 질환, 치매, 척수손상, 척수질환 등이며 질환별 세부 인정기준도 다르다. Q:항암제는 어떤 경우 몇 차례까지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나. A:항암제는 보건복지부에서 고시·운영하고 있는 요양급여 세부인정기준에 따라 기본적으로 9차례까지 인정된다. 부분관해를 보이는 경우에는 사례별로 지속투여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부분관해란 ▲종양의 크기(면적기준)가 50% 이상 감소되거나 최장 직경 기준 30% 이상 감소됐을 때 ▲더 이상 새로운 종양이 발생하지 않을 때 ▲위와 같은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될 때 등을 뜻한다. 다만 수술로 종양이 제거된 경우에는 종양의 크기 조건을 따질 수 없으므로 ‘암표지검사(tumor marker) 등으로 호전을 보이는 경우’를 적용한다. 암표지검사는 혈액이나 체액에 증가하는 물질을 조사해 암에 걸렸는지, 암세포 성질이 어떤지, 어떤 치료가 효과적인지, 수술 후의 잔류암은 없는지, 재발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항암식품 알고 먹어야 ‘약’

    암에 대한 두려움이 큰 탓일까. 시중에 항암식품이 넘치고 있다. 더러는 치료 효과를, 더러는 예방을 내세우지만 그대로 믿을 수 없어 고민스럽다. 주변에 넘치는 암 관련 식품 중 의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무엇이며, 무엇이 어떻게 좋을까? ●암과 음식 전문가들은 암의 35%가 음식과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런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예가 바로 대장암과 유방암. 이들 암은 육류와 지방섭취가 많은 북미나 유럽국가에서 현저히 발생률이 높은 반면 곡류와 야채가 주식인 남미와 아시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낮다. 최근의 연구에서도 과일 및 채소 섭취량과 특정 암 발병률이 반비례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지난 91년부터 하루에 과일과 야채를 다섯 차례 이상 섭취함으로써 암은 물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자는 캠페인을 벌여 현재 미국인 36%가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2002년부터 보다 다양한 야채와 과일을 더 많이, 더 자주 섭취하도록 하자는 취지의 ‘Savor the Spectrum’ 운동을 펴고 있기도 하다.NCI는 40여 종 이상의 식물성 식품에서 암예방 효과를 확인했으며, 마늘·콩·생강·양배추·브로콜리·토마토 등이 대표적인 식품이라고 밝혔다. ●항암식품 지금까지 확인된 화학 암 예방제로 식물에서 유래된 화합물은 ▲대두의 제티스틴 ▲양배추의 인돌-3-카비놀 ▲녹차의 EGCG ▲브로콜리의 설포라펜 ▲적포도 껍질의 레스베라트롤 ▲토마토의 붉은 색소 라이코펜 ▲카레의 색소인 커큐민 ▲생강의 진저롤 등이다. 녹차의 EGCG와 토마토의 붉은 색소인 라이코펜은 세포에 축적되는 활성산소종을 제거,DNA 손상을 막는다. 흡연 후 녹차를 마신 사람은 흡연 후 커피를 마시는 사람보다 염색체가 훨씬 적게 손상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지난 95년 성인 남성 4만 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토마토소스가 들어 있는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그룹은 일주일에 적어도 두번 이상 토마토소스가 함유된 음식을 먹는 사람들보다 최고 34%나 높은 전립선암 발병률을 보였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단백질 및 섬유소와 강력히 결합하고 있어 토마토를 날로 먹어서는 충분한 양을 취하기 어려우나 조리를 하면 라이코펜이 분리되어 쉽게 흡수된다. 마늘의 아릴설파이드, 양배추의 인돌카비놀과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호두의 엘라직산 등도 발암물질의 대사 활성화를 억제하거나 해독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또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캅사이신은 위암 유발물질의 대사활성을 억제하며, 적포도주는 암세포 증식에 필수적인 새로운 혈관 형성을 억제해 암세포를 죽인다. 포도, 콩, 생강, 로즈마리, 당근, 카레 역시 암세포 증식에 필요한 혈관 생성을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차단한다. ●항암식품의 순기능·역기능 당근, 호박, 감, 피망 등에 들어있는 베타카로틴은 대표적인 항산화제로 노화방지 및 항암효과가 탁월하다. 딸기나 토마토, 수박 등의 붉은 색소인 라이코펜은 베타카로틴보다 10배나 강력하게 암세포를 억제하는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다. 그러나 흡연자가 베타카로틴을 복용하면 오히려 폐암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흡연이 라이코펜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물성 항암물질의 성분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동물성 식품이라고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갑오징어 먹물 스파게티는 뮤코 다당류가 풍부해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은 두뇌작용을 활성화시키고 동맥경화와 암을 예방하는 DHA(도코사헥사민산)와 EPA(불포화지방산)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암 예방 식이요법 ▲식도암·위암 ▲브로콜리:당근, 단호박 등과 함께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가 풍부해 점막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환원시킨다. 특히 비타민C는 위암을 일으키는 니트로소아민을 무력화해 암을 예방한다. 올리브유에 살짝 데쳐 먹으면 흡수율이 5배 가량 높아진다.▲양배추:점막 재생을 돕고 출혈을 방지하는 비타민U,K가 풍부해 위궤양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를 낸다.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가 항산화 효과를 보이며, 인돌, 스테롤 등 항암물질도 갖고 있다.▲레티놀(동물성 비타민A):닭이나 소의 간, 장어, 치즈, 버터 등에 많이 들어있다. ▲대장암 ▲사과:사과 껍질에는 펙틴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를 예방하고 장 속 유산균 증식을 돕는다.▲식이섬유 식품:고구마, 감자, 버섯, 해조류, 콩도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요구르트:유산균이 변비를 예방, 배변을 도와 장 속의 발암물질을 빨리 배출하게 하고 장에서 발암물질이 생기는 것도 줄여준다.▲등푸른 생선: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에 많은 DHA와 EPA가 암 발생을 억제하며,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억제한다. ▲간암 ▲버섯류:버섯의 다당류가 면역기능을 높이나 물에 잘 녹으므로 음식을 만들 경우 국물까지 모두 먹는 것이 좋다.▲과일:키위나 레몬에는 항산화작용과 콜라겐 합성에 중요한 비타민C가 많아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된장:간의 해독작용을 돕고 간에 축적된 발암물질을 신속하게 배출시킨다. ▲폐암 ▲올리브유:폴리페놀, 올레인산, 비타민E가 풍부해 폐암과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토마토:비타민C, 라이코펜,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항암효과가 좋다. 특히 붉은 색소인 라이코펜은 흡연자의 폐암 발생을 억제해 준다. 올리브유에 살짝 데쳐 먹으면 흡수율이 훨씬 좋다.▲순무:유황화합물인 아이소타미노사이안산염이 폐암을 예방한다.▲엽산과 비타민B12:폐암으로의 진행을 막는다. 닭, 소의 간, 돼지고기, 시금치, 감자, 콩,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굴, 꽁치 등에 많다. ▲유방암 ▲콩: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식물성 호르몬인 아이소플라본이 많아 유방암과 골다공증, 남성의 전립선염을 예방한다.▲브로콜리:비타민C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유방암 등의 예방효과가 있다.▲토마토:폐암, 유방암을 억제하며,100g 열량이 20㎉밖에 되지 않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 도움말 서영준 서울대약대 교수,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신장암 백신치료 국내 첫 시도

    환자 자신의 암세포를 이용해 신장암을 치료하는 백신치료법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됐다.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 비뇨기과 박동수·혈액종양내과 오도연 교수팀은 환자 자신의 암세포를 이용한 백신치료법으로 신장암 환자를 치료한 결과 재발을 억제한 것은 물론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백신치료법은 신장암 환자의 암세포를 떼어내 이를 면역조절 물질인 사이토카인으로 자극한 뒤 다시 본인에게 주사, 체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수술 후 남아 있는 잔여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 치료법은 다른 암과 달리 인체 면역체계와 관련이 있는 신장암에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는 신장암 환자에게 인터루킨투나 인터페론 등의 약물을 이용한 면역요법을 적용해 왔으나 대부분의 환자가 이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암의 진행을 효율적으로 막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의료팀은 이같은 면역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폐까지 전이된 신장암 환자 김모(63)씨의 암세포를 떼어내 자가종양백신을 만든 뒤 이를 김씨에게 투여하고 3개월 동안 경과를 관찰한 결과 종양 소견이 거의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세계최초 세포막형성 분자튜브 개발 유전자조절 단백질 규명

    우리나라 과학자 8명이 18일 발행된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 3곳에 동시에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주인공은 서울대 김재환·조은정·김성태·윤홍덕 교수팀, 연세대 이명수 교수·오남근 박사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창원 교수와 한양대 배상철 교수 등이다. 서울대 의대 암연구소 윤홍덕(40) 교수팀은 그동안 생체 에너지 대사효소로만 알려졌던 ‘CtBP’라는 단백질이 ‘NADH’(니코틴아미드 디뉴클레오티드)의 농도를 감지, 유전자 발현 활성 단백질인 ‘p300’의 기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같은 성과는 ‘네이처 구조분자생물학’지에 실렸다. 즉, 음식을 먹으면 인체 내 에너지가 증가해 결국 유전자의 활동을 높이게 되는데,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과정을 설명했다. 따라서 필요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는 현대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비만과 암 등 고에너지성 질환을 예방,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 에너지가 p300 단백질을 조절할 수 있다는 학문적 개념을 세계 최초로 세운 것”이라면서 “특히 CtBP 단백질이 정상적인 세포보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암 세포를 치료하는 신약개발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세대 화학과 이명수(44) 교수팀은 생체 내의 세포와 친화력이 큰 튜브 형태의 분자 집합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논문은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분자튜브는 암세포 등 병원균의 세포막에 인위적으로 세포 내용물이 통과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세포 내 물질을 외부로 이동시켜 병원균을 죽게 만들 수 있다. 이 교수는 “항생제 내성이 있는 병원균이나 감염된 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차세대 항생제 개발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분자튜브가 특정 병원균에 선택적으로 붙도록 하는 등의 후속 연구를 계속해 2∼3년 안에 분자튜브를 이용한 항생제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창원·배상철 교수팀은 일본 과학자들이 주도한 ‘류머티즘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FcRL3 유전자 변이’에 관한 연구에 참여,‘네이처 제네틱스’에 실린 논문저자 목록에 함께 올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癌전이 억제 유전자 기능 밝혔다

    癌전이 억제 유전자 기능 밝혔다

    국내 의료진이 암 정복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암 전이 억제 유전자의 기능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백성희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몸 속에 있는 ‘KA11’ 유전자가 ‘Tip60’ 및 ‘베타카테닌’이라는 두 개의 단백질과 작용함으로써 암의 전이를 억제하거나 전이를 촉진하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암전이 억제물질을 찾아냄으로써 신개념의 항암제 개발로 이어질 경우, 암 정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지에 실렸다. 연구팀은 KAI1 유전자가 정상조직이나 전이되기 전 단계의 암 조직에서는 잘 나타나지만 전이단계 암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 백 교수는 “현재 50∼60% 수준인 암 완치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신개념의 항암제 개발이 필수적인 과제”라면서 “이번 연구는 암 전이를 직접 차단할 수 있는 주타깃을 찾아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연구교수로 있으면서 ‘전사조절인자들에 의한 세포신호전달경로의 조절’에 대한 2편의 논문을 발표한 것을 비롯, 지금까지 세계적인 저널에 2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3년 말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로 부임, 복지부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암세포 죽이는 노화유전자 찾았다

    인간의 암 세포를 죽이는 새로운 노화유전자와 노화를 억제하는 유전자가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정인권(47)·이태호(49) 교수팀은 암세포를 죽게 하는 새로운 노화유전자 MKRN1을 발견했다고 3일 발표했다. 정 교수는 “노화유전자인 MKRN1이 암세포를 활성화시키는 효소인 텔로머라제를 선택적으로 분해시키는 기능을 규명했다.”면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세포를 노화상태로 유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세포에서 텔로머라제 활성을 서로 상반된 방향으로 조절하는 두 개의 경로가 존재한다는 점을 최초로 입증한 것. 두 경로가 균형있게 조절될 때 세포분열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만 균형이 깨졌을 때는 암 또는 노화 관련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 연구는 생명·노화 등 중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를 지원하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특정센터연구 지원으로 이뤄졌다. 정 교수는 “세포노화가 일어나는 메커니즘이 밝혀져 암과 노화 질병을 극복하는 가능성이 제시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수년내 암환자에 대한 임상적인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토종웰빙을 찾아서] 기장다시마

    [토종웰빙을 찾아서] 기장다시마

    미역과 사촌격인 다시마는 고혈압에 효능이 있는 수용성 섬유질인 알긴산과 체액을 알칼리성으로 유지시키는 데 필요한 칼륨과 요오드·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한 해조류다. 특히 다시마는 미역보다 소금 성분인나트륨이 적게 포함돼 있어 미역보다 더 몸에 좋다고 한다. 고혈압·당뇨·변비 등 성인병 예방은 물론 항암효과도 입증되면서 최근에는 다시마를 이용한 각종 건강보조식품과 과자제품이 속속 개발되는 등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다시마의 효능과 영양 다시마에 많이 함유돼 있는 알긴산은 콜레스테롤 억제와 혈압을 내리는 데 효과가 있다. 다시마의 미끈거리는 성분이 알긴산인데 이 성분은 장 속에서 콜레스테롤, 염분 등과 결합해 혈전이 생기거나 간장에서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 것을 막는 등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피를 맑게 하고 고혈압·피로회복·변비 예방 효능 등이 뛰어나다. 다시마에 다량 함유된 양질의 알긴산은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성인병과 암을 예방해 주는 한편 체내의 중금속 제거와 비만 억제에 도움을 준다. 또 노화를 지연시키고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요오드 성분이 많아 심장과 혈관의 활동, 체온과 땀의 조절, 신진대사 증진에 효과가 크다. 또한 칼슘·마그네슘·철분·칼륨과 같은 인체의 필수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영양 밸런스 유지에 그만이다. 지나치게 검은색이거나 황색을 띠고 윤기가 없는 것은 하품이다. 상품은 육질이 두껍고, 태양광선에 골고루 건조돼 윤기가 난다. 잘 건조된 다시마의 표면에는 흰 분이 묻어 있다. 손으로 찍어 먹어 보면 약간 단맛이 나는 것이 좋다. ●기장 다시마가 좋은 이유 청정해역인 부산 기장군 일광 앞바다에서 생산되는 기장 다시마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시마보다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기장 앞바다는 물살이 세고 수심이 깊으면서 수온이 차고, 일조량이 풍부해 양질의 다시마가 자라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시마보다 맛과 향이 뛰어나다고 한다. 기장 다시마는 말렸을 때 윤기가 흐르고 광택이 나며 검은색을 띠며 엽체가 두꺼운 게 특징이다. 또 일반 다시마의 경우 짜고 떫은맛이 나지만, 기장 다시마는 단맛과 함께 그윽한 맛을 낸다. 따라서 진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다시마는 가을철인 10월쯤 포자를 뿌린 뒤 이듬해 4월부터 본격 채취에 들어가는데 채취기간은 대략 3개월 정도이다. 기장군은 지난해 5260t의 다시마를 생산했으나 올해는 비교적 작황이 좋아 채취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장 다시마의 품질이 뛰어난 데는 자연건조가 한몫을 톡톡히 한다. 이곳 어민들은 바다에서 채취한 생다시마를 건조기에 사용하지 않고, 건조발에 규격대로 넌 후 자연상태로 태양 건조하고 있다. 기장군 이동 어촌계장 박주안(48)씨는 “수확한 다시마는 손이 많이 가지만 질 좋은 제품생산을 위해 태양건조를 하는 재래식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마를 이용한 각종 건강식품 개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마를 가공한 과자제품 등 건강식품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시마를 이용해 항암효능이 높은 고추장·된장·막장 등 전통 장류의 출현도 앞두고 있는 등 이용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강원대 바이오산업 공학부 연구팀은 얼마전 다시마의 항암효능 기능을 알아보기 위해 다시마를 분말상태로 만들어 된장·고추장 등 장류 제조과정에 첨가하는 연구실험을 했다. 그 결과, 다시마가 장류의 발암억제 성분과 합해지면서 상승작용을 발휘, 발암물질의 활성과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더욱 높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이는 장류의 기본 원료인 이소플라본, 고춧가루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 등과 다시마의 알지네이트, 푸코이단 등이 만나 발효과정에서 각 성분들이 상승작용을 해 항암효과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청호물산(기장읍 시랑리)은 최근 다시마와 미역을 이용한 쿠키제품을 선보였다. 이 회사가 개발한 쿠키제품은 다이어트 효능이 높고, 일반 과자제품보다 영양가가 높아 국내는 물론, 일본 등 외국바이어들로부터 수출 상담이 잇따르고 있다. 김상권 청호물산 사장은 “기장 다시마는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보다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다시마를 원료로 한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나눔 세상] 경찰제복 입은 천사들

    [나눔 세상] 경찰제복 입은 천사들

    “생명을 다시 준 것이나 다름없는 고마운 분들입니다.” 일선 경찰서 전·의경들이 일면식도 없는 백혈병 환자에게 성분헌혈로 혈소판을 기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은평경찰서 강전운(22) 수경 등 전·의경 7명이다. 인천 연수구 연수동에 사는 회사원 박시완(43)씨는 지난해 12월 감기기운이 있어 병원에 들렀다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7년전 골수이식까지 받고 완치했던 급성골수성 백혈병이 재발했다는 것. 박씨는 즉각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했으나 항암치료로 부족한 혈소판을 채우는 데 필요한 AB형 혈액을 구하지 못했다.AB형이 흔치 않아 직장과 주변 이웃들에게 도움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박씨는 지난 1월7일 무작정 서울경찰청 민원실에 전화를 걸어 절박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서울청은 은평서로 사연을 전했고 전경관리반원 131명 가운데 AB형 전·의경 10명이 팔을 걷고 나섰다. 이 가운데 최근 병원치료 경험이 없는 강 수경 등 7명이 같은달 14일부터 한달 가까이 박씨가 치료를 받을 때마다 성분헌혈로 혈소판을 기증했다. 그 결과 박씨는 현재 1차 항암치료로 암세포를 모두 제거하고 새달 초 골수이식수술을 받으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키우고 있다. 박씨는 “막막했는데 이렇게 도움을 주셔서 너무 고맙다.”며 웃었다. 강 수경은 “완치될 때까지 계속 도움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평서 전·의경의 혈소판 기증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최성아(23) 수경 등 3명이 영아급성 림프구성백혈병을 앓고 있던 김하늘(3)양을 구했고, 오는 15일부터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김유진(18·선정여고 2년)양을 돕기로 했다. 이들은 모두 피를 구하기 어려운 AB형이다. 은평서 전경관리반장 황운섭(51) 경위는 “어려움에 처한 분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전·의경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면서 “앞으로도 헌혈로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수분 섭취에 대한 오해와 진실

    물을 마실 때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은 적당한 표현이 아니다. 물을 자주 마시면 살을 빼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온 적이 있다. 매일 2ℓ 가량의 물을 마시면 연간 3만 6000㎈를 소모할 수 있으며, 이는 5㎏ 상당의 지방을 없앨 수 있다는 내용이다. 즉 물 자체는 열량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물이 신체의 에너지 소비를 촉진시키는 ‘열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물을 많이 마시면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줄어든다. 우리 몸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극이 가해져야 이를 느낄 수 있는 ‘역치의 법칙’이 존재한다. 같은 맥락에서 몸 안으로 들어온 발암물질이 암세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특정 농도 이상이어야 하는데, 물은 농도를 떨어뜨려 암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갈증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혈액 등 몸에 필요한 거의 모든 성분을 실어나르고 노폐물과 독소를 씻어내며 땀을 통해 체온까지 조절한다. 인체내 물은 대·소변과 피부, 호흡 등을 통해 하루에 2.5ℓ 정도 빠져 나간다. 따라서 체내 에너지 생성과정에서 생기는 물 0.3ℓ, 음식물에 포함된 수분 0.9ℓ를 제외하더라도 최소 1.3ℓ의 물을 매일 마셔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물은 몸에서 20%가 빠져 나가면 생명을 잃게 되며,5%만 부족해도 세포나 혈관의 물이 빠져 나와 부종이 생겨 붓게 되는 만성탈수증에 시달리게 된다. 만성탈수가 장기화되면 갈증과 공복감을 혼동,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흔히 “몸이 부으면 살이 된다.”는 표현도 여기서 비롯됐다. 때문에 사우나에서 땀을 흘린 뒤 몸무게가 줄었다며 좋아해서는 안 된다. 이는 수분 손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며, 과도하게 흘린 땀이 오히려 몸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게다가 수분 부족은 잔주름 등 피부 노화의 원인 중 하나이다. 음식을 먹을 때 물을 함께 마시면 소화불량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옳지 않다. 섭취한 음식물의 소화를 위해서는 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소화불량을 피하기 위해서는 물을 언제 마시는가보다 음식물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커피와 녹차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는 중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하루 섭취량이 300㎎ 이내일 경우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커피 2∼3잔, 녹차 5잔에 해당되는 양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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