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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만으로 암을 정복할 수 있을까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만으로 암을 정복할 수 있을까

    요즘 의생명 분야가 아닌 곳에서도 DNA(유전자 본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자동차를 광고할 때도 ‘DNA가 확 바뀌었다’는 표현을 쓴다. 사실 자동차에는 DNA가 없다. 그만큼 DNA라는 용어가 보편화됐다는 뜻일 것이다. 생명현상은 단백질에 의해 일어나는데 단백질은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다. 그래서 유전자를 생명현상을 지배하는 ‘정보의 보고’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쉽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한 연구가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암 연구에서도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하는 방향으로 많은 연구자가 집중하고 있다. 암이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생긴다고 단정하고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돌연변이를 찾아내면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과학자가 많다. 이런 생각은 일부분만 맞는 것 같다. 과학자들이 연구를 할 때 어떤 전제를 옳다고 가정하고 거기서부터 연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연구는 전제가 틀리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암 발생 원인이 완벽하게 규명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암은 어떻게 생기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아직까지 잘 모른다’가 돼야 할 것이다. ‘그럼 무엇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단편적인 지식은 상당히 많이 알고 있다’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타계한 스티브 잡스도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알 수 있고 그 돌연변이에 적합한 표적항암제를 투여하면 자신의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10만 달러를 지불해 자신의 정상세포 염기서열과 암세포의 염기서열을 알아냈다. 그리고 어떤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켰는지 알아내 유전자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를 이용해 치료했다. 하지만 암은 계속 진행됐고 결국 잡스는 세상을 떠났다. 이후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자신의 사업에 이용하고자 하는 모습이 다수 관찰됐다. 대표적인 예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간하는 과학잡지 테크놀로지 리뷰에 실린 ‘스티브 잡스는 맞춤의학에 유산을 남겼다’라는 제목의 기사다. 사실 잡스가 맞춤의학에 유산을 남긴 것은 특별히 없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 봤지만 현실의 벽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사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는 이런 방식으로 암을 치료하는 최초의 사람이 되거나 혹은 이런 방법을 썼음에도 죽은 거의 마지막 사람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잡스가 세상을 떠난 지 6년이 됐지만 아직도 잡스처럼 암으로 죽어 가는 사람은 너무 많고 줄어들지도 않고 있다.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과학자는 여전히 많다. 염기서열은 어쩌면 문학서적 내의 알파벳 서열과 같을 수 있다. 똑같은 알파벳으로 쓰인 문학작품일지라도 사람마다 문학작품을 읽고 받는 감동은 다를 수밖에 없다. 유전체 분석이라는 연구 상황은 문학작품 속의 알파벳 서열을 연구하는 것과 같은 한계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하나의 세포로부터 시작해 인간이 된다. 같은 유전적인 정보를 가진 하나의 세포에서 무수히 많은 다른 기능을 하는 세포가 생겨나 인간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유전적인 정보만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과학자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과학을 하는 연구자들도 트렌드를 따라서 연구하는 경향을 지양해야 할 것이고, 자신이 하는 연구에 대해 깊은 회의를 통한 질문과 답을 구하기를 바란다.
  • [암 없는 희망찬 세상] 폐암 유형·환자별 치료법 달라… 조직 검사는 필수

    [암 없는 희망찬 세상] 폐암 유형·환자별 치료법 달라… 조직 검사는 필수

    폐는 3억~5억개의 포도송이 모양으로 생긴 허파꽈리(폐포)를 통해 공기로부터 산소를 얻고, 혈액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폐는 항상 외부와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의 오염물질과 병원체에 쉽게 노출되고 이것들을 제거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대표적인 폐 관련 질환으로는 폐렴, 폐농양, 폐결핵, 천식, 폐색전증, 폐혈관염, 급성호흡증후군, 폐암 등이 있으며, 이 중 폐암은 정상적인 폐 세포의 유전자가 변형돼 원래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계속 증식해 생기는 악성종양을 의미한다. 폐암의 원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흡연이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3배나 크다.폐암의 증상은 기침, 피를 토함,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이며 발생 부위에 따라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자가 증상이 나타날 때쯤이면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폐암 검진은 가슴 부위 X선 촬영 및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이용하며, 추가로 종양 표지 혈액 검사 및 PET, MRI 등으로 암의 전이 정도나 예후를 예측한다. 조직 검사 결과에 따라 암의 확진 및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직 검사를 받아야 한다. 조직 검사는 피부를 통해 가느다란 침을 찔러 넣어 암 조직을 얻거나, 기관지 내시경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폐암은 크게 소세포 폐암과 비소세포 폐암으로 구별한다. 이 두 종류의 암은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치료법과 예후가 다르다. 소세포 폐암은 말 그대로 암세포의 크기가 작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병의 진행이 빠르고 쉽게 전이되지만 비교적 항암제가 잘 듣는 특성이 있다. 비소세포 폐암의 치료는 수술적 제거,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 표적항암제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단독 혹은 병용 치료를 하기도 한다. 전이가 되지 않은 I기, II기 치료는 수술로 암 조직을 모두 절제하는 것이 권장되며,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이 힘들 경우 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행하기도 한다. 폐에서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 다른 기관에 전이된 III기의 경우 병용치료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IV기는 흉수(흉막강 내 비정상적으로 고인 액체)가 있는 경우인데, III기와 비슷하나 흉관 삽입을 통해 흉수를 제거하기도 한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중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특히 말기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1960~70년대 1세대 세포독성항암제는 부작용 및 내성 문제 등으로 기대 효과에는 한계가 있으며,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 내의 특이적인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해 정상 세포에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하는 작용기전으로 1세대 항암제의 부작용을 상당히 개선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 폐암 환자는 표적항암제인 이레사, 타세바, 지오트립 등의 인산화 효소 저해제를 사용해 좋은 효과를 얻었다. 또한 이들 항암제에 내성을 보인 환자에게는 올리타와 타그리소 등의 신약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표적항암제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치료되는 듯하다가도 결국 내성이 생기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는 같은 암이라도 발생 기전이 다를뿐더러 같은 환자의 암이라고 하더라도 암 조직을 구성하는 암세포에 다양한 변이가 축적돼 항암제에 영향을 받지 않은 일부 암세포가 살아남아서 새로운 암조직을 만들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와 더 잘 싸우게 하는 암치료제로 표적항암제와 달리 내성이 거의 없는 차세대 암치료제다. 암세포에 의한 면역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 세포 신호 전달경로를 차단함으로써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면역관문억제제가 대표적이다. 비소세포 폐암에 적용되는 옵디보와 키트루다, 여보이 등이 있다. 최근에는 환자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해 특수한 배양 과정을 통해 증폭시키거나, 더 나아가 환자의 T세포를 유전자 가위를 사용해 단시간에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 CAR-T Cell 등이 시판 또는 임상시험 중에 있다. 정상 세포에는 감염되지 않고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만든 종양용해바이러스는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고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등의 기전을 가지고 있어 단독 또는 병용치료제로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준승 신라젠 임상시험 샘플 분석팀 박사
  • [월드피플+] 악성 다리 골육종 극복하고 모델의 꿈 이룬 여성

    [월드피플+] 악성 다리 골육종 극복하고 모델의 꿈 이룬 여성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꿈만은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여성이 있다. 그녀는 바로 미국 뉴욕 맨해튼 출신의 나탈리아 해리스(21). 나탈리아는 2008년 12살 때 성장통 같은 허벅지 통증이 치명적인 질병 때문이란 사실을 알게 됐고, 의사들로부터 골육종(Osteosarcoma)이라 불리는 악성 종양 진단을 받았다. 대퇴골이 부서지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몰라 목발을 짚고 걸어야 했다. 또 암세포가 다른 신체 부위로 전위될 위험에 항시 노출되어 있었지만 절망하지 않았다. 그녀에겐 절실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탈리아는 “2살 때부터 엄마 구두를 신고 집 안을 돌아다녔다. 난 항상 스스로를 스타라고 생각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모델이 되고 싶었던 꿈이 내 안에 들끓고 있었다. 골암이 모델의 꿈을 좇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탈리아의 오른쪽 허벅지 대부분을 뒤덮은 종양은 악성이어서 뼈를 제거해 티타늄 보철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항암치료가 시작됐고, 10번이 넘는 강력한 화학치료는 고통스러웠다. 그럴때마다 나탈리아는 모델이 되겠다는 꿈에만 집중했다. 상태 호전을 목표로 모델이 되는 순간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자극했다. 지난해 또 한 번의 보철 교정술과 추가 치료를 받고 나서, 나탈리아는 걷는 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웠다. 켓워크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모델 일에 다시 뛰어들었다. 그리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델 일을 시작으로 마침내 꿈에 그리던 패션 쇼 무대에 올랐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꿈이 재활을 돕고 희망을 줬다는 나탈리아는 “패션 분야는 경쟁이 치열한 것을 잘 알기에 정확하게 걷기 위해서 수만 번 걷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나는 패션산업이 추구하는 전형적인 모델에 이상적이지 않지만 허벅지에 난 30cm에 달하는 상처를 보여줄 수 있어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은 내 인생에 내려진 최종 판결이 아니었다. ‘암 생존자’라는 단어와 나의 흉터는 다른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믿는다. 암이 내가 사랑하는 것을 단념시키지 못했든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의 꿈을 포기하지 말고 쫓아야 한다”면서 “자신의 상처가 다른사람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미러, 더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암 없는 희망찬 세상] 초기증상 없어… 혈액검사로 80% 진단

    [암 없는 희망찬 세상] 초기증상 없어… 혈액검사로 80% 진단

    오른쪽 가슴 아래 있는 간은 인체에서 가장 큰 장기다. 하루에도 약 2000ℓ의 혈액이 간을 통과한다. 이 과정에서 간은 혈액을 통해 운반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의 대사와 각종 이물질의 해독 및 살균 작용을 담당한다. 건강한 간세포는 간염 바이러스, 알코올, 경구 피임약, 비만, 당뇨 등으로 인해 상처를 입을 수 있는데, 간 세포의 파괴와 재생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 만성적인 염증 상태가 되면 간세포가 섬유화되는 간경변이 발생하게 된다. 간이 딱딱해진 간경변은 간암으로 발전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다. 간암은 우리나라, 일본 등 아시아에서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보균율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간암 발생 원인의 대부분은 만성 B형 바이러스성 간염(70~80%)이며, 일부는 만성 C형 바이러스성 간염(10%) 혹은 알코올성 간경변(10%)이 진행돼 발생한다. B형 바이러스 간염은 태어날 때 보균자인 모체로부터 수직 감염되는 비율이 높아 출생 시 바이러스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성인이 감염된 경우라도 경구 투여 항바이러스제 혹은 인터페론과 같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의약품을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 C형 바이러스성 간염은 피하 주사제인 페그인터페론 혹은 경구 투여하는 리바비린과 같은 의약품이 존재하지만 효과적인 예방 백신은 없다. 혈액으로 감염되는 바이러스이므로 문신, 침 등을 피하고 감염자와 칫솔이나 면도기를 공유하지 않는 등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장기’로도 알려져 있다. 간암 초기에는 정상 간 조직이 기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간을 둘러싼 간 바깥쪽 피막에만 신경이 분포하기 때문에 간 조직의 이상이 발생해도 별다른 통증을 느낄 수 없다. 간의 이상은 주로 피로와 더불어 허약, 무력감, 체중감소, 식욕감퇴의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간암만의 특징적인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간암을 의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종양이 피막을 누를 정도로 성장하면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종양 덩어리가 담도를 눌러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몸이 노랗게 되는 황달이 나타나거나 종괴가 복부 내 혈액 흐름을 방해해 배에 물이 차기도 한다. 이 경우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다. 간암 진단 방식은 크게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로 나눌 수 있다. 간암의 70-80%가 혈액 내 암표지 인자인 알파태아단백이 상승하므로, 간경변 환자에서 지속적인 증가가 확인되는 경우 간암을 의심할 수 있다. 영상검사로는 복부 초음파 검사,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진단(MRI), 동위원소 촬영 등이 있다. 의심되는 부위의 조직 검사를 통해서도 진단할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치료는 조기 진단을 통한 수술적 제거지만, 심한 간경변을 동반하거나 암세포가 간 조직에 넓게 퍼져 있어 수술이 어려울 때는 간 동맥 중 암 조직으로 가는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하면서 동맥을 막아 주는 간 동맥 색전술이 효과적이다. 또한 직경 3㎝ 미만의 작은 종양이 3개 이하인 경우에는 순수한 알코올을 주사해 치료하는 경피적 에탄올 주입 방식과 고주파를 이용한 뜨거운 열의 발생으로 종양을 파괴하는 고주파열 치료술도 있다. 최근에는 간 이식으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암이 전이된 경우에는 항암제를 이용하게 된다. 간암에 효과가 증명된 약제는 소라페닙(상품명 넥사바)이라는 표적치료제다. 암세포 내에 특이적인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해 종양 발달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대장·직장암과 위장관 기질종양에 이미 승인을 받은 약물인 레고라페니브(상품명 스티바가)도 임상시험을 통해 간암 환자의 수명 연장에 효과가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 신장암 치료제로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은 카보잔티닙도 간암 적용 여부를 임상시험 중이다. 기존의 항암화학요법도 병용 투여 방식을 시험 중이다. 백금계 항암제인 옥살리플라틴을 항종양성 항생물질인 독소루비신과 병용하거나, 유전자 합성을 저해하는 항암 치료제 젬시타빈, 단일클론항체 항암제인 세툭시맙과 병용했을 때 성과가 나타났다. 최근에는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고 2차적으로 암에 대한 인체의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펙사벡과 같은 유전자 치료제도 임상시험 중에 있다. 이남희 신라젠 리서치팀장
  • [단독] ‘꿈의 암 치료기’ 한국 온다…중입자 가속기 3년 내 도입

    [단독] ‘꿈의 암 치료기’ 한국 온다…중입자 가속기 3년 내 도입

    간암·폐암·췌장암에 특히 효과…최대 1억 원정 치료 부담 줄 듯연세의료원이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가속기’를 2020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다. 고액의 치료비를 내고 일본, 독일 등지를 전전하고 있는 암환자들의 부담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의료원 중입자 도입 추진위원회는 26일 의료원 종합관 6층에서 일본 히타치사와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 도입사업 추진협약’을 체결했다. 위원회는 지난달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가 도쿄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본 입자선 암클리닉센터와 지바현의 중입자 가속기 치료센터를 방문하고, 이달 13일 히타치사 장비 도입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원은 장비 도입 비용 1000억원, 건축비 500억원 등 1500억원을 투입해 ‘미래관’이라는 이름으로 시설을 건립한다.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는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한 뒤 암세포만 정밀하게 조준해 사멸시키는 최첨단 암 치료기다. 1994년 처음 장비를 개발한 일본은 4기를 운용하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중국 등도 중입자 가속기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중입자 가속기는 5년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환자는 많은 폐암, 간암, 췌장암 등 3대 암뿐만 아니라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척삭종 등 각종 난치 암에서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내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최신 기술로 알려진 ‘양성자 치료기’와 비교해도 정밀도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치료 기간이 짧은 것도 장점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는 평균 30회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중입자 치료는 평균 12회 치료를 받으면 된다. 초기 폐암은 1회, 간암 2회,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에 치료가 완료된다. 일반 방사선 치료는 5~7주가 소요된다. 치료 시간은 25~30분, 실제 중입자 조사 시간은 1~2분에 불과하다. 의료원은 3개의 치료실과 1개의 연구실을 갖춘다는 목표다. ‘원정치료’를 떠나는 암환자들의 관심도 집중될 전망이다. 일부 암환자들은 중개업체를 통해 8000만~1억원의 비용을 내고 일본과 독일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고 있다. 한 의료원 관계자는 “중입자 가속기를 국내에 도입하면 암환자들의 부담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도 중입자 가속기 도입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20년까지 중입자가속기를 도입하려 했지만 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750억원을 투자받아 사업을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암 없는 희망찬 세상] 면역 체계 치료해 암세포 공격…완치 목적 ‘3세대 면역항암제’

    [암 없는 희망찬 세상] 면역 체계 치료해 암세포 공격…완치 목적 ‘3세대 면역항암제’

    암 치료를 위한 기술들은 이제 수명을 연장하는 수준에서 완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특히 3세대 항암제라 불리는 면역항암제는 다수의 완치 환자를 발생시키며 2013년 사이언스지의 ‘올해의 연구’로 선정되는 등 2010년대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기존의 화학항암제 등 1세대 암 치료 방법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반면, 2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표적항암제는 암 관련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어 정상세포에 독성이 작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대가 매우 큰 항암제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현재의 표적항암제는 표적 인자에 따라 효과의 차이가 크고, 표적 인자가 없는 환자의 경우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복용 초기에는 좋은 효과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반면 면역항암제는 특정 타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체계를 강화해 스스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우리 몸은 외부의 침입자 및 암세포를 포함한 내부의 해로운 변화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이를 면역체계라고 부른다.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면역체계가 직접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활성화하기 때문에 기존의 화학요법 항암제에서 나타나는 면역세포의 사멸로 인한 면역 기능의 저하, 위장관 장애 및 탈모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면역세포 채취→유전자 변형→투여 면역항암제의 첫 번째 유형은 몸 안에 있는 면역세포를 꺼내서 유전공학적으로 변형시킨 뒤 환자에게 직접 투여해 암세포에 대한 세포성면역을 강화시키는 방법이다. T세포가 암세포의 표면 항원을 인지해 공격하도록 고안된 ‘CAR-T’가 대표적이다. 혈액암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CAR-T는 60~90%의 높은 완치율을 보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력사인 노바티스사와 카이트파마사의 제품이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한 상태지만 아직 고형암과 관련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돼 있지 않다. ●면역력 깨워 암세포 회피하도록 두 번째 유형은 다양한 면역 체크포인트들의 기능을 저하 혹은 증진시켜 잠든 면역을 깨우는 방식이다. 최근 암 치료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PD-1’, ‘PD-L1’, ‘CTLA-4’ 등의 면역 체크포인트들은 T세포의 정상 수준 유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암세포가 이들과 결합함으로써 면역 시스템의 회피를 가능하게 한다. 면역항암제는 이러한 면역회피 신호를 차단하는 약물로 T세포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약물로 MSD의 키트루다와 BMS·오노약품의 옵디보, BMS의 여보이, 로슈의 티센트릭 등이 있으며, 현재 시판 허가를 받고 환자들에게 치료 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2015년 8월 당시 91세 나이에 뇌종양 수술을 받았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처방받고 12월 6일 자신이 완치됐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는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흑색종치료제와 비소세포폐암치료제로 승인받았으며, 비싼 약가로 인해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가 제한됐으나, 현재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위한 과정이 진행 중이어서 조만간 많은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작한 바이러스 암세포 파괴 세 번째는 감염력을 가진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증식하게 만들어 암세포를 파괴하는 종양용해바이러스다. 2015년 10월 암젠이 헤르페스바이러스를 흑색종 치료제로 FDA에 승인받아 임리직이라는 이름으로 항암제 시장에 출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신라젠의 백시니아바이러스를 이용한 펙사벡이 현재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중이다. 종양용해바이러스의 경우 직접적인 암세포 파괴 이후 노출된 암항원을 T세포가 인식한 뒤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전신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또 암 발생에 중요한 신생 혈관을 파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기전을 가져 항암제로서 높은 가치가 있다. ‘PD-1’, ‘PD-L1’과 같은 면역 항암제가 아직까지는 면역세포가 종양내로 침투할 수 있는 일부 환자에게만 반응하는 데 비해 최근 임상결과에 따르면 면역 항암제와 바이러스를 병용 치료했을 때 항암바이러스가 종양내로 면역세포 침투가 가능하게 하여 완치 및 반응률 면에서 눈에 띄는 개선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준구 신라젠 연구기획팀(면역학 박사)
  • [메디컬 라운지] 눈 뜨자마자 흡연 두경부암 위험 높여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피우면 입, 코, 목 등에 종양이 생기는 ‘두경부암’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30분 차이, 발생률 59% 높아져 2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의대 연구팀이 2011년 미국 암학회 저널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상 직후 30분 이내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1시간 후 흡연하는 사람보다 두경부암 발생률이 59%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잠에서 깨어나 바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30분 뒤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체내 니코틴 수치가 높았다. 연구팀은 아침에 일찍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니코틴 의존도가 높아 담배 연기를 훨씬 더 많이 흡입하고, 다른 흡연자보다 독소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아침에 눈 뜨자마자 담배부터 찾는 애연가는 평소 입속 건강에 신경을 쓰고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두경부암은 치료가 매우 어렵지만, 조기에 진단하면 높은 완치율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처음 두경부암을 진단받는 환자 3명 중 2명은 어느 정도 병기가 진행됐거나 다른 부위로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로 발견된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두경부종양클리닉 이비인후과 교수는 “두경부암은 조기에 진단하면 80~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지만 뒤늦게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50% 이하로 떨어진다”며 “두경부암의 90%는 음주, 흡연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애연가들은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후두내시경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후두내시경검사는 후두경을 목이나 코 안으로 넣어 후두를 관찰하는 검사법으로, 위 내시경이나 대장 내시경처럼 마취를 하거나 약물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 #쉰목소리 오래갈 때도 의심 두경부암은 ▲갑자기 쉰 목소리가 나거나 목소리가 오랜 시간 변해 돌아오지 않을 때 ▲입안 염증이나 궤양이 장시간 사라지지 않을 때 ▲한쪽 콧구멍이 계속 막힌 느낌이 들거나 피가 섞인 콧물이 나올 때 ▲연하 곤란 ▲목의 통증 등의 증상 가운데 1가지 이상이 3주 이상 지속될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교수는 “흡연자는 담배를 끊거나 아침 흡연을 삼가고 입안에 붉거나 흰 얼룩은 없는지, 목소리가 이상하거나 아프진 않은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계를 중심으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두경부암의 주요 위험인자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정 두경부암 환자의 60~70%에서 HPV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암 없는 희망찬 세상] 수술부터 방사선·화학요법까지… 성공률 고작 5%

    [암 없는 희망찬 세상] 수술부터 방사선·화학요법까지… 성공률 고작 5%

    지난해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남성의 암 발생 확률은 37.5%, 여성은 34.9%다. 한국 남성 5명 중 2명, 여성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리는 셈이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도 암이다. 75년 전 암 치료 성공률은 3~5%였으나, 과학 기술이 급격히 발달한 지금도 여전히 성공률은 5% 내외를 넘지 못하고 있다.암 치료를 위해서 외과적 수술, 방사선 요법, 화학 요법의 3가지 방법이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외과적 수술은 일반적으로 고형암(몸속 장기 등에 암 종양이 자라는 경우)에 가장 먼저 시도되는 치료법이다. 암 발생 부위를 제거함으로써 암을 즉각적으로 없앨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확실한 방법으로 여겨져왔다. 만약 수술이 여의치 않거나 수술만으로 완벽한 치료를 장담할 수 없을 때 차선책으로 항암 화학치료와 방사선 치료가 선택됐다. 수술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암이 초기 단계라 쉽게 완치가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술은 암이 특정 부위에 국한돼 있을 경우에만 성공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일부 환자에 대한 수명 연장에만 도움을 줄 뿐 근원적인 치료는 불가능하다. 부작용 또한 심각하다. 예를 들어 복막암의 경우 수술 범위가 넓을수록 합병증의 빈도 및 중증도가 높아 특히 복강 내 장기와 관련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로 장기를 적출했으므로 장기의 기능 손상이 동반되는데 이때에는 재활훈련이 필요하다. 방사선으로 암덩어리에 충격을 줘 암세포를 죽이는 방사선 항암 치료는 1950년대 고에너지 방사선 치료기가 발명되면서 본격화됐다. 방사선에 노출됐을 경우 우리 몸의 정상 세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을 회복하는 반면, 암세포는 손상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는 특성을 이용해 방사선을 여러 번에 걸쳐 쪼여서 암세포를 죽이는 원리다. 방사선 치료는 한때 수술하지 않고도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기적의 치료법’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탈모, 생식기능의 변화, 구토, 식도염 등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해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치료법이기도 하다. 실제로 방사선이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의학계에서 방사선 치료 자체가 여전히 논란이다.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은 방사선이 적용된 특정 부위나 범위, 쬐인 방사선의 양,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치료 후에 몇 주 내에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외과적 수술, 방사선 요법과 함께 가장 자주 쓰이는 치료법은 화학요법이다. 이 치료법은 몸 안에 있는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독성이 강해 암세포뿐 아니라, 건강한 세포도 함께 죽인다. 화학 항암제의 시작은 1차 세계대전 때 화학무기를 개발해 공격 수단으로 이용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질소 머스터드’라는 독가스가 개발됐는데, 이 독가스에 노출된 군인들은 피부가 괴사하면서 심각한 감염 증세를 보이다 사망했다. 죽은 군인들의 시체를 부검했더니 림프절이 아주 축소되거나 기능을 할 수 없도록 손상돼 있었다. 우리 몸의 중요한 면역 기관으로 알려져 있는 림프절이 손상을 받아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 후 1946년 예일대 교수인 알프레드 길먼과 루이스 S 굿맨은 질소 머스터드 계열의 약제를 혈액암 중 하나인 림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처음 사용해 일부 환자들은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독약을 적절히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치료법이 개발된 것이다. 20세기 들어 독가스 성분을 시작으로 호르몬, 항대사 물질, 단백질 분해제, DNA 합성 저해제, 혈관 생성 억제제 등 여러 가지 화학 요법이 등장했다. 항암 화학요법은 암세포의 성장과 분열이 빠르다는 것을 이용해 빨리 자라는 세포들을 죽이도록 만들어졌다. 따라서 정상 세포 중에서 빨리 증식하는 일부 세포들도 영향을 받게 돼 부작용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부작용은 항암치료를 멈추거나 끝낸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기도 하지만 항암제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부작용의 종류가 다르다. 같은 항암제를 같은 용량으로 투여하더라도 환자에 따라 부작용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항암제가 개발·시판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고유한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암을 치료하는 면역치료제가 최근 세계 항암제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김미경 신라젠 임상시험 샘플 분석 팀장
  • 폐암 환자 62%, 전이된 3·4기에 발견

    폐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주변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된 3·4기에 뒤늦게 암을 발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 3차 폐암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폐암 치료 1만 350건을 분석한 결과 ‘비소세포암’ 환자의 43.7%는 뇌, 뼈, 간 등 주요 장기로 암세포가 퍼진 4기에 암을 발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흉벽, 횡격막 등 인접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된 3기 환자는 18.2%로 3·4기 환자만 61.9%에 이르렀다. 반면 폐 림프절까지만 전이된 2기는 8.4%, 암세포 전이가 없는 1기는 29.7%에 그쳤다. 폐암은 조직학적 차이에 따라 크게 ‘비소세포암’과 ‘소세포암’으로 나뉜다. 악성도가 높고 암세포 증식속도가 빠른 소세포암은 17.2%,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은 비소세포암은 82.5%로 폐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소세포암은 한쪽 폐와 림프절 일부에 전이된 ‘제한병기’가 29.7%, 다른 장기 등으로 전이된 ‘확장병기’가 70.3%였다. 폐암은 ‘조용한 암’이라고 불릴 정도로 진행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세가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생존율이 낮은 병이다. 전체 환자 5년 이상 생존율은 25.1%에 그친다. 성별로는 남성 환자가 69.7%로 여성(30.3%)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대는 60대(34.8%), 70대(33.0%), 50대(20.2%)가 대부분이었다. 폐암 환자 치료법은 수술(50.4%), 항암화학요법(34.1%), 방사선치료(15.5%) 순이었다. 한편 심평원 평가 대상인 전국 89개 기관 중 80곳(89.9%)이 폐암 진료 1등급을 받았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42곳은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이번 평가 결과는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살아 있는 약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살아 있는 약

    우리가 먹는 약은 체내 대사 과정을 거쳐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약효는 약이 몸 안에 있을 때만 나타난다. 만약 인체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 약이 있다면 소량의 약만 먹더라도 약효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약은 부작용도 덩달아 계속될 위험이 있다. 또 병이 다 나아 약이 필요 없을 때도 인체에 약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인체에서 대사가 이뤄지지 않고 생명력을 가진 ‘살아 있는 약’(living drug)이 있다면 매우 이상적일 수 있다. 살아 있는 약은 자신의 역할이 필요한 경우에만 약효를 나타내다가 언젠가 죽으면 약효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약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예가 유산균이다. ‘장까지 살아서 가자’라는 TV 광고를 보면 의약학적인 측면에서 재미있기도 하고 매우 이상적인 약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최근 암 치료 분야에서도 살아 있는 약이 제4 또는 제5의 항암치료제로 관심을 끌고 있다. 암 치료에서 살아 있는 약은 주로 체내 면역세포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체내에서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면역세포는 ‘자연살해세포’(NK-cell)와 ‘T-림프구’다. 자연살해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는 이미 실제 임상에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효과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워 표준치료법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못하다. T-림프구를 이용한 항암치료법 역시 역사는 짧지 않으나 명확한 효과를 검증하지 못해 답보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이들 두 가지 림프구의 암세포 살상 기능은 분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림프구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능에서 차이가 있다. 자연살해세포는 평상시, 즉 암 진단 전에 몸 안에서 나타나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능에 특화돼 있다. T-림프구는 암세포가 암 덩어리로 자란 경우 T-림프구 수를 늘려 집단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특성이 있다. 자연살해세포가 마치 사회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평상시에 치안을 유지하는 ‘경찰’과 비슷하다면, T-림프구는 유사시 국가를 방위하는 기능을 하는 ‘군대’와 같은 것이다. T-림프구를 이용한 항암치료로 암 조직 주변의 T-림프구를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답보 상태에 있었는데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 들어 T-림프구를 이용한 획기적인 항암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바로 환자 혈액에서 T-림프구를 분리해 낸 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특정 암세포의 세포표면 단백질을 찾아낼 수 있는 수용체를 넣어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다. 이렇게 재무장한 T-림프구를 영어로 ‘CARs T-cell’이라 하고, 이를 이용한 항암치료를 CART 치료법이라고 한다. CART 치료법은 이미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치료에도 적용해 성공했다. 암 치료에도 CART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 이미 미국의 몇몇 병원에서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에서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되면 국내로 수입한 뒤 암환자에게 투여해 비교적 쉽게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CART 치료법은 암환자의 몸에서 T-림프구를 분리하고 체외에서 배양한 다음 유전자 재조합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자체적인 연구를 하지 않으면 임상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또 이런 치료법은 많은 노하우가 필요해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새롭게 부상하는 하고 있는 CART 치료법에 많은 연구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월드피플+] 생면부지 암 환자 위해 7000만원 모금한 여성

    [월드피플+] 생면부지 암 환자 위해 7000만원 모금한 여성

    단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을 위해 무려 700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모아 전달한 여성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맨체스터에 사는 미첼 트라피체(53)는 우연히 온라인에서 자신과 같은 삼중음성유방암을 앓고 있는 아일랜드의 클레어 그라함을 알게 됐다. 두 사람이 앓고 있는 삼중음성유방암은 에스트로겐수용체와 프로게스테론수용체, HER2수용체 등 3대 호르몬 슈용체가 없는 악성 유방암으로, 재발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해 말 트라피체는 의사로부터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접했지만, 그라함의 상황은 달랐다. 의사로부터 암세포가 뇌로 전이됐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을 받은 것. 뿐만 아니라 유방암까지 재발하면서 그라함은 그야말로 절망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이때 영국에 사는 트라피체가 온라인에서만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목소리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아일랜드 친구 그라함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아일랜드에서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필요한 돈이 무려 8만 5000파운드(약 1억 2000만원)에 달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펀딩 페이지를 개설해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그라함의 치료비 모금 운동을 시작했고, 불과 일주일 만에 5만 1000파운드(약 7300만원)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트라피체의 이번 선행은 직접 대화를 나누거나 만난 적이 없는 온라인 친구 사이에도 우정과 신뢰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SNS 등을 통해 가짜 환자 행세를 해 사람들로부터 돈을 받는 사기꾼의 이야기가 종종 알려지는 가운데, 자신과 같은 병을 앓는 친구를 믿고 그를 위해 거액의 치료비를 모아 전달한 트라피체의 선행에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한편 트라피체와 그라함은 이달 말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만남을 갖고 우정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암 없는 희망찬 세상] ‘암 = 죽음’ 등식 깨는 신약 개발 중요성

    [암 없는 희망찬 세상] ‘암 = 죽음’ 등식 깨는 신약 개발 중요성

    해가 갈수록 친숙해지는 단어 중 하나가 ‘암’이다. 학창 시절에는 교과서에서 보거나 암으로 죽은 사람 이야기를 많아야 일 년에 서너 번 접했는데 세월이 가면서 이 단어를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친숙하다고 해도 친근하지는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이란 단어에서 고통과 죽음을 먼저 떠올린다. 중년에 접어들어 실제로 암을 경험하거나 주변 지인들을 암으로 잃는 사례도 많다. 전 세계적으로 5명 중 2명은 암에 걸리고 그중 1명은 암 때문에 죽는다. 암은 가까이 있지만 멀리하고 싶은 무서운 존재다. 암은 비유적으로도 쓰인다. 흔히 조직을 서서히 망가뜨리는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암적인 존재’라고 표현하듯 암은 없애야 하는 존재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암이란 무엇일까? 무섭고 공포스러운 암을 극복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리는 공포스럽고 불쾌한 기분 때문에 암에 대해 알아보는 걸 꺼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불쾌하더라도 일단 적을 알아야 극복도 가능하다. 암에 대한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통상적으로는 ‘과잉 성장하고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무질서한 세포 덩어리’를 말한다. 정상세포는 새로 생기기도 하고 죽어 없어지면서 그 수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암세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무한하게 증식한다. 암은 ‘죽음’의 유의어로 인식되기도 한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중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7만 6855명으로 수십년째 사망원인 1위다. 암은 사망원인 2위인 심장질환(2만 8326명), 3위 뇌혈관 질환(2만 4455명), 4위 폐렴(1만 4718명)을 다 합친 것보다도 많은 압도적인 1위다.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달 덕분에 암에 걸린다고 꼭 죽는 것은 아니다. 그 원인을 알면 어느 정도 예방도 가능하다. 암의 가장 큰 원인은 세포 증식의 질서가 파괴되는 것이다. 질서가 파괴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노화로 인한 이유가 가장 크다. 오래된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래 쓴 기계가 녹이 슬고 오작동이 많듯 우리의 몸도 나이가 들면 많은 질병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몸안의 질서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흡연, 만성 감염, 음식, 음주 등도 암의 주요 원인이다. 담배는 많은 발암물질을 갖고 있어 암의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만성 감염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암 발병이다. 간암의 큰 원인은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병 진행이고 자궁경부암도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주원인이다. 헬리코박터가 위암 발병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암에 대한 진단기술이 발달하고, 말기에 발견되더라도 치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암이 말기에 발견되거나 전이가 되면 삶을 정리하는 단계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전이된 암도 치료 가능성이 있는 좋은 약들이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990년대에는 50%대 수준이었으나, 2010년 이후에는 75% 이상으로 높아졌다. 과거 인류를 공포로 몰고 간 질병 중 하나는 천연두다. 천연두처럼 인류를 위협하던 많은 질병이 사라져가듯 암도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다. 천연두 박멸을 상기하면서 암에 관해 말하는 이유는 신라젠㈜이 천연두 백신으로 사용한 바이러스를 간암 치료 방법으로 사용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항암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신약개발 회사는 암을 치료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다. 언젠가는 암도 치료를 넘어 예방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희망하며 신약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날이 아직은 오지 않았기에 매일 암 예방을 위해 금연과 금주, 건강한 식단과 운동을 실천해 보자.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2세)까지 살 경우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리는 것으로 조사될 정도로 암은 흔한 질병이 됐다. 하지만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암 환자 5년 생존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더이상 불치병이 아닌 시대가 됐다. 서울신문은 ‘암 없는 희망찬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신약개발 벤처업체인 신라젠 연구진과 함께 암 발병 원인을 쉽게 소개하고 암 진단 및 치료법과 암 환자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항암치료제 임상시험 등을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최지원 신라젠 연구소장
  • [메디컬 인사이드] 독해지는 미세먼지… 여성이 더 위험하다

    [메디컬 인사이드] 독해지는 미세먼지… 여성이 더 위험하다

    여성이 오염원에 더 취약폐암환자 男은 줄고 女는 늘어미세먼지 농도 매년 악화 영향주부 이모(55)씨는 최근 건강검진을 받은 뒤 폐에 이상징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호흡기 내시경 검사 결과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종양이 발견됐습니다. 이씨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뒤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나는 담배도 피우지 않는데 왜 폐암이 생겼을까.” 그런데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분석한 결과 2005~2014년 10년 동안 의료기관에 등록된 남성 폐암환자는 해마다 1.5%씩 감소했습니다. 반면 여성 폐암 환자는 1999~2011년 해마다 1.9%씩 증가했습니다. 폐암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흡연’입니다. 하지만 여성 폐암환자의 90%는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다른 환경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최근에는 폐암의 중요 원인으로 ‘미세먼지’가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연구진이 질병관리본부 의뢰로 미세먼지와 폐암의 연관성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PM2.5(지름 2.5㎛ 이하의 먼지)가 1㎥당 10㎍이 늘어날 때마다 폐암 발병 위험은 9%씩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PM10(지름 10㎛ 이하의 먼지)은 발병 위험이 8% 높아져 먼지 크기가 작을수록 폐암 발병 위험은 훨씬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연평균 PM2.5 농도는 1990년 26㎍/㎥에서 2015년 29㎍/㎥로 해마다 나빠지고 있습니다. 사망자 17% 실내 조리가 원인구이요리 뚜껑 덮고 환기 시켜야윤유상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흉부외과 과장은 “여성은 같은 오염원에 노출됐을 때 남성보다 암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세먼지 예보등급이 ‘나쁨’일 때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면 가급적 달리기 대신 걷기를 택해야 합니다. 가족 중에 폐암 병력이 있다면 교통량이 많은 지역을 피하고 미세먼지 차단이 가능한 기능성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세먼지는 밀폐된 공간에서 조리할 때도 많이 발생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폐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17%가량이 실내에서 음식을 조리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합니다. 여성이 폐암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죠. 박병준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가정에서 조리할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고 환기해야 하고 생선이나 고기를 구울 때는 뚜껑을 덮어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물론 간접흡연이나 직접적인 흡연도 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여성의 폐가 암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흡연할 경우 폐암 발병 위험은 남성보다 1.5배 높아집니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가장 흔한 오해 가운데 하나가 순한 담배가 괜찮다는 것인데 오히려 이런 담배는 무의식적으로 깊게 담배연기를 들이켜게 해 악영향이 더 클 수 있다”며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양을 줄인다고 해서 폐암의 위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다행인 점은 여성 폐암 환자의 치료 효과가 남성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선암’은 폐의 말단에 암세포가 생기기 때문에 수술하기 수월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도 “5년 생존율을 비교했을 때 치료 성적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폐에는 감각신경이 없어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가슴에 심한 통증이 있거나 호흡곤란 증상이 있다면 이미 상당기간 폐암이 진행된 것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방만큼 중요한 것은 조기발견입니다. 최 교수는 “전체 폐암 환자의 20%만 수술 치료가 가능하다”면서도 “전이되지 않은 1기 폐암은 5년 생존율이 80%에 가깝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치료효과는 남성보다 높아폐의 말단에 암세포…수술 수월가슴 통증 등 증상 땐 진행된 상태이달부터 만 55세 이상이면서 30년간 하루 1갑 이상 담배를 피운 애연가는 방사선 피폭량을 크게 낮춘 저선량 ‘흉부CT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비흡연 여성도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거나 45세 이상 여성이라면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호흡기 관련 검사와 저선량 흉부CT 검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걱정부터 할 필요는 없습니다. 초기암 환자는 가슴의 최소 부위만 절개하는 ‘흉강경 수술’을 받을 수 있어 회복기간이 일주일 이내로 매우 빠릅니다. 만약 흡연 뒤 폐암 수술을 받았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비흡연 여성이 수술받았다면 당연히 남편이 금연해야겠지요. 폐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입증된 음식은 없기 때문에 수술 뒤 육류와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됩니다. 수술 뒤 6주까지는 과격한 스트레칭을 피해야 합니다. 최 교수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산책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시작했다가 치료를 마치고 2~3개월 뒤부터 평소 원하던 운동을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IBS, 암흑물질 후보 검출 실패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지하실험연구단과 중앙대, 전남대, 세종대, 경북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공동연구진은 우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암흑물질의 새로운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비활성 중성미자’ 검출실험 수행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남 영광 한빛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를 이용해 단거리 중성미자 진동 실험을 수개월간 진행한 결과 기존에 예측됐던 비활성 중성미자 발견 예상영역에서는 암흑물질의 후보인 비활성 중성미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물리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21일자로 발표했다. ●국내 연구진 암 전이 메커니즘 규명 육종인 연세대 치대 교수, 황금숙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이 암이 다른 조직으로 퍼져가는 전이 과정에 대한 자세한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암세포가 주변 조직을 공격하거나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다른 조직으로 확산되는 전이 암세포는 스스로 커지는 증식 암세포와는 달리 ‘스네일’이라는 단백질을 이용하면서 대사를 조절해 이뤄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글로벌 멘토링 이공계 여대생 모집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소장 한화진)는 블룸버그 코리아, 듀폰 코리아와 함께 ‘글로벌 멘토링’에 참여할 이공계 여대생을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글로벌 멘토링은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는 여성과학기술인과 이공계 여대생이 정기적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멘토링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이공계 취업준비생에게 실질적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과 참가신청은 WISET 홈페이지(www.wiset.or.kr)를 참고하면 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소변으로 암을 진단하는 획기적인 액체생검법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소변으로 암을 진단하는 획기적인 액체생검법

    필자가 태어날 때만 해도 집안의 제일 웃어른이나 작명소에서 이름을 짓는 게 자연스러운 풍습이었다. 현재 출산을 앞둔 젊은 부모들은 미신이거나 비과학적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요즘도 작명소가 존재하는 걸 보면 이름을 짓는 데 신중을 기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이름이 중요한 것은 의학 연구도 마찬가지다. 연구로 크게 성공하려면 우선적으로 연구를 잘해야 하지만 이름도 잘 지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실제로 유명한 의과학자들 중에서 연구를 열심히 했지만 작명도 잘해서 더욱 유명해진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예전부터 있었던 개념인데 새로운 용어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 내가 모르는 새로운 개념이 언제 나왔던가 싶어 ‘공부를 게을리했나’라는 자책감이 들기도 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액체생검’은 실제로 구현됐을 때 매우 유용할 뿐더러 이름까지도 잘 지어진 개념인 것 같다. 액체생검은 혈액이나 소변 등 체액을 이용해 암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실제 진료를 하다 보면 피를 검사해 암을 진단하거나 재발 유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는 환자들이 있다. 그런 방법이 있으면 환자들에게 얼마나 좋을까. 나아가 소변을 통해 검사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소변으로 검사하면 바늘로 혈관을 찌르지 않아도 되고 아까울 것도 없어 더 좋을 것이다. 가끔 대중매체에서 어느 교수팀이 소변으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발표를 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이런 방법을 적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만약 소변에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그 연구자가 오래 살기만 하면 언젠가는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을 것이다. 액체생검의 개념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인체에 암세포가 발생해 증식하면 혈관에도 암세포가 존재하게 된다. 혈액 속 암세포에서 유래하는 ‘프리 DNA’를 검출해 암을 진단하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이런 새로운 암 진단법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분자생물학적 연구기법의 발전으로 유전체 분석기술이 눈부시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액체생검은 암의 전이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더욱 암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것은 해결해야만 하는 매우 중요한 숙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액체생검법이 현실화된다면 암의 조기진단이 가능해져서 암 환자의 생존율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액체생검이 매우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검사가 매우 간편하다는 것이다. 신체를 찌르는 침습적인 조직 검사법은 종양이 눈에 보이는 크기가 되기 전까지는 검사가 불가능하다. 반면 액체생검은 비침습적이다. 혈액을 채취하거나 소변, 복수, 타액 등 인체 내에 존재하는 액체를 소량만 채취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액체생검법은 매우 획기적이고 이상적인 암 검사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항암치료 시 치료 반응을 조기에 예측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필자 같은 의사에게도 매우 관심이 많은 분야다. 이런 새로운 분야는 우리나라가 의학이 발전한 미국이나 유럽과도 앞으로 경쟁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려면 국가 제도의 정비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일관된 정책으로 암 연구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액체생검이라는 이름이 다른 암 진단법에 비해 친숙한 만큼 앞으로 효과적인 암 진단법으로 자리잡기를 희망한다.
  • 英 연구팀 “비타민C, 항암효과…암 줄기세포 죽인다”

    英 연구팀 “비타민C, 항암효과…암 줄기세포 죽인다”

    비타민C(아스코르빈산)가 암 줄기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샐퍼드(Salford) 중개의학 전문의 마이클 리산티 박사 연구팀은 최근 3가지 자연물질(아스코르빈산, 카페인산 페닐에스테르, 실리비닌), 3가지 실험 약물(악티노닌, PK806, 2-DG), 임상임상승인 약물 스티리펜톨 등 모두 7가지 물질에 암 줄기세포를 노출시킨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암세포 가운데는 유사 줄기세포가 있다. 이 줄기세포는 이동성과 증식력이 강해 항암 화학요법 후에도 종종 일부가 남아 암을 재발시키거나 전이를 일으킨다. 이 중 암 줄기세포에 가장 강한 힘을 지닌 것은 3가지 실험 약물로 판정됐지만, 비타민C는 이 실험 약물 중 하나인 2-DG에 비해 최대 10배나 강한 억지력을 나타냈다고 리산티 박사는 전했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C는 세포 안에서 ‘발전소’ 기능을 수행하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당 분해과정(glycolysis)을 억제한다. 따라서 비타민C가 항암치료 내성, 진행성 암 치료 실패, 암 재발과 전이의 근본 원인인 암 줄기세포를 제압하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박사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암 학술지 ‘종양 표적’(Oncotarget) 최신호에 발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산대 연구팀, 생체친화 물질 활용 인공 코 개발…“향후 암세포 판별 기대”

    부산대학교 연구팀이 고유의 향을 가진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인공 코’를 개발했다. 부산대는 나노과학기술대학 나노에너지공학과 오진우 교수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김규정 교수 공동연구팀이 특유의 호흡분비물을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인공 코’(artificial nos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인공 코는 통상 인간의 코로는 감지할 수 없는 극미량의 방향족물질을 구분해 내는 시스템으로 ‘광학 코’, ‘전자 코’라고 불린다. 인공 코는 다양한 방향족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박테리오파지 배열에 구조적 변화가 생겨 노출된 물질에 따라 각기 다른 독특한 색깔 변화를 보인다. 연구팀은 이 인공 코를 이용하면 식품 원산지 판별이나 환경 호르몬 감지 등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에서 발행하는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케미컬 사이언스‘의 지난달 1일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오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 코는 세포의 호흡 시에 분비되는 다양한 방향족 화학물질을 검출할 수 있다”며 “연구가 진척되면 암세포를 감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견과류, 폐경기 유방암 예방에 큰 효과 (연구)

    견과류, 폐경기 유방암 예방에 큰 효과 (연구)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는 여성은 특정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40%나 감소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지중해식 식단이란 지중해 연안 지역의 식단을 일컫는 것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저지방 유제품과 생선 등으로 구성돼 있다. 버터 같은 동물성 지방 대신 올리브유와 견과류 등 식물성 지방을 주로 이용한다. 네덜란드 남동부 마스트리흐트대학 연구진은 국제암연구재단의 지원으로 1986년부터 20년간, 폐경기에 접어든 55~69세 여성 6만 257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자들이 얼마나 지중해식 식단에 가까운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붉은 고기와 당류, 흰쌀 및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얼마나 많이 먹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견과류와 생선, 올리브유가 다량 포함된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유방암(ER-negative breast cancer)에 걸릴 위험이 40% 낮은 것을 확인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25%를 차지하는 공격적인 형태의 유방암으로, 암세포가 증식할 때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을 필요로 하지 않아 호르몬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분석 결과 지중해식 식단 중 견과류가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유방암의 위험을 낮추는데 가장 큰 효과가 있었으며, 과일과 생선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연구는 폐경기 이후 주로 발생하며 아직까지 효과적인 약물치료가 어려운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유방암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연구결과로 평가받았다. 연구진은 “우리는 지중해식 식단과 유방암 사이의 중요한 연결고리를 밝혀냈다. 다만 이러한 식단은 에스트로겐 수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서는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 암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 3월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치료로 백혈병 완치된 아기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치료로 백혈병 완치된 아기

    생후 3개월에 선천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2세 아기가 ‘새로운 치료법’을 통해 완치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출신의 레이라는 태어난 지 14주 만에 어린 아이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곧장 화학치료 및 골수이식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암세포의 증식력이 매우 빠르고 공격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때 런던의 그레이트오몬드스트리트 아동병원 측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바로 ‘디자이너 면역세포’(designer immune cells)가 그것이다. 디자이너 면역 세포 또는 ‘유전자 편집’ 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유전자를 재편집해 체내에서 새로운 면역세포를 만들게 하는 방법이다. 레이라의 경우 기증자에게서 받은 건강한 세포에 백혈병을 이길 수 있는 세포를 더해 새로운 DNA를 만든 뒤, 이를 몸 안에 주입했다. 2015년 당시 이 치료방법은 실험쥐에게만 실험됐을 뿐 임상실험은 실시되지 않아 매우 위험했지만, 레이라의 부모는 아이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작은 가능성이라도 찾기 위해 이 치료 방법을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의료진은 2015년 당시 ‘거의 완치’에 가깝다고 결과를 밝혔고, 2017년 2월 레이라에게 ‘완치’ 판정을 내렸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치료법에 적용해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은 전 세계에서 레이라가 최초다. 백혈병은 의학의 발달로 완치율이 상당히 높아져 현재 70~80%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환자의 나이가 매우 어리고 병세가 진전된 상황에서 호전을 보였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그레이트오몬드스트리트 아동병원 측은 얼마 전 같은 방법으로 치료를 받은 생수 15개월의 선천성 백혈병 여자아이 역시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불치병이나 난치병 치료법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암 환자 방사선 치료의 미래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암 환자 방사선 치료의 미래

    인간의 상상력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이 이룩한 현재의 문명은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이 분명하다. 스티브 잡스의 상상력이 아이폰을 만들었듯이 연구자들의 풍부한 상상력은 과학이 지금과 같은 수준까지 발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의사의 상상력은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사의 상상력의 원천은 환자가 완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창조적 활동은 필요에 의해 시작되고, 바라는 일의 긍정적인 효과를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기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무성영화를 만들던 시기에도 인간이 상상했던 이상적인 영화는 시각, 청각, 촉각, 후각까지 만족시키는 오늘날의 4D 입체영화와 같은 형태였다. 1895년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한 이후 방사선은 암 치료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의사들이 원하는 방사선 치료기기의 이상적인 모델은 이미 100년 전부터 의사들의 머릿속에서 완성돼 있었다. 의사들이 꿈꿨던 이상적인 치료기기에 거의 근접한 방사선치료 장비가 현재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방사선 세기 조절, 환자 동조, 초정밀 방사선량 전달 등 첨단 기술들이 적용된 선형가속기에서 발생하는 엑스선을 이용해 현재 대부분의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이미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방사선치료는 더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는 것일까. 인간의 상상력이 과학을 발전시켜 왔듯이 더 나은 방사선 치료법을 계속 고민한다면 치료 장비도 계속 발전할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입자 치료기’일 것이다. 사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선형가속기의 발전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고, 앞으로 방사선 치료의 주된 발전 방향은 개량된 선형가속기보다는 새로운 중입자 치료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입자 치료는 가속한 원자핵을 종양조직에 조사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입자 치료법은 수소원자핵인 ‘양성자 빔’을 이용한 치료다. 양성자 빔은 방사선량을 종양에 집중시킬 수 있지만 기존 선형가속기를 이용한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 기술과 효과가 유사하고, 암세포를 살상하는 능력은 거의 같다. 이에 반해 암세포 살상능력이 몇 배 더 강력한 중입자 치료는 양성자보다 몇 배 무거운 원자핵을 가속해 암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치료 의학은 미국이 가장 앞서 있지만 중입자 치료 분야만큼은 일본과 독일이 단연 앞서가고 있다. 독일에서는 하이델베르크를 포함한 2곳, 일본에서는 이미 5곳에 중입자치료기가 설치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11곳에서 중입자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2015년까지 중입자 치료를 받은 암환자 수는 2만명을 넘었고 학계에 발표된 치료성적도 매우 우수하다. 탄소핵을 이용한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를 살상할 수 있는 능력이 엑스레이나 양성자에 비해서 2~3배 가까이 높아 기존 방사선 치료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종양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의료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이나 독일로 중입자 치료를 받으러 가는 국내 환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이 암 환자의 완치를 상상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조만간 국내에서 중입자 치료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통해 보다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국내에서 중입자 치료기보다 더 나은 방사선 치료기를 개발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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