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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컬 인사이드] 발견하면 ‘3기’…난소암 알아야 이긴다

    [메디컬 인사이드] 발견하면 ‘3기’…난소암 알아야 이긴다

    5년간 49% 증가…빠른 증가세 여성암 평균보다 생존율 낮아 늦은 출산·비만 등 악영향여성암 중에서 가장 위험한 암을 거론할 때 전문가들은 ‘난소암’을 1순위로 꼽습니다.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그렇습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15년 기준 여성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78.4%입니다. 자궁경부암은 79.9%, 유방암은 92.3%에 이릅니다. 반면 난소암은 64.1%로 평균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병원에서 진료받은 난소암 환자는 1만 8115명이었는데 지난해 2만 167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만에 환자가 19.7%나 늘었습니다. 2013년(1만 4534명)과 견줘 환자 수가 49.2% 증가한 것입니다. 해마다 새로 난소암으로 진단받는 환자는 전체 여성 암환자의 2.4%에 불과하지만 증가세는 가장 가파릅니다. ●임신 많고 초경 늦으면 위험 줄어 사실 난소암 원인을 딱 하나로 꼬집어 얘기하긴 어렵습니다. 유전 영향이 크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합니다. 오히려 최근 추세로 보면 늦은 결혼과 저출산, 비만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인호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횟수가 많고 초경이 늦을수록 난소암 발병 위험은 줄어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엔 초등학교 4학년 이전에 초경을 하는 성조숙증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성조숙증의 가장 큰 원인은 소아 비만인데 이것이 빠른 초경을 부르고 난소암으로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비만과 고지방식은 난소암의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합니다. 또 난소암은 임신 경험이 적을 때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늦은 사회 진출과 높은 주택가격, 과도한 노동시간, 부족한 아이 돌봄 시스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늦추거나 아이를 늦게, 또 적게 낳는데 이것이 난소암 위험까지 높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북미나 유럽에 비해 출산율이 높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환자 발생률이 낮습니다.배재만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배란 횟수가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데 임신이나 출산을 하면 배란을 멈추게 돼 발병 위험이 감소한다”며 “여기에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도 난소암 발병 위험이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난소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난소는 몸속 가장 안쪽에 위치한 장기여서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동통’(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 복부 팽창, 질 출혈 등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 기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교수는 “난소암의 70%는 이미 다른 부위로 암세포가 전이된 3기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만큼 초기에 발견하기 어려워 사망률이 높은 치명적인 암”이라고 밝혔습니다. 난소암 1기는 암이 난소에만 있는 것, 2기는 자궁·나팔관을 벗어나지 않는 것, 3기는 암세포가 복강 내 다른 기관인 간, 대장, 소장, 림프절로 전이된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암이 전이되면 수술이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난소암은 첫째 아이를 빨리 낳을수록 발병 위험이 낮아집니다. 하지만 현실 여건상 출산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부인과 진료를 통해 암을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이 교수는 “정기 검진을 통해 골반 내 진찰을 철저히 해야 하고 초음파 검사와 혈액 항원검사를 해보는 것도 좋다”고 추천했습니다. 검진 결과 난소에 작은 혹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당장 큰 문제가 없더라도 가급적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난소암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오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 등을 통해 종양의 크기와 전이 여부를 확인합니다. 난소암은 40~70세에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50대 환자가 가장 많습니다. 따라서 폐경 직후 부인과 검진과 건강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 교수는 “특히 폐경이 지난 뒤에 발견하는 난소의 혹은 더욱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난소암이 의심되면 수술과 조직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수술 땐 범위 넓고 항암 치료 많아 난소암을 확진하려면 복강경 수술 등을 통해 조직을 직접 떼어낸 뒤 눈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어 환자들의 부담이 큽니다. 그리고 수술도 자궁과 양쪽 난소, 나팔관, 림프절 등을 모두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수술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배 교수는 “난소암의 치료 원칙은 수술로 제거할 수 있는 모든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절제술을 시행해 남아 있는 종양이 작으면 작을수록 수술 후 항암제가 잘 듣고 예후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난소암 치료는 수술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 교수는 “대부분 수술 후 항암제 치료나 방사선 치료, 면역 치료가 필수적”이라며 “첨단 장비가 많이 개발됐지만 아직 난소암은 의학적으로 완전히 풀지 못한 질병이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난소암의 항암치료는 6회 이상 진행되는 만큼 가족들의 정서적 지지와 응원이 매우 중요합니다. 배 교수는 “난소암은 수술 범위도 크고 항암 치료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재발도 쉬운 암이어서 가족들이 끝까지 보살펴 주는 것이 치료의 성패를 크게 좌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지현 검사 “검찰, 처음부터 안태근 수사할 의지 없었다” 비판

    서지현 검사 “검찰, 처음부터 안태근 수사할 의지 없었다” 비판

    검찰 고위 간부인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26일 공식석상에서 “검찰이 안 전 검사장을 수사하려는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다”고 비판했다.서검사는 이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들불상을 받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곤란한 사건은 대충 법원에 떠넘기고 무죄 판결이 나오게끔 수사를 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수사단이 아닌 조사단을 꾸렸다”며 “필요 없이 지연되고 부실한 수사로 처음부터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자신의 성추행 피해 폭로 이후 검찰 조직으로부터 2차 피해를 봤다며 그와 관련한 수사도 촉구했다. 이어 “검찰 조사단이 2차 가해를 주도했는데 이러한 피해 때문에 또 다른 폭로가 나오지 못할 수 있다”며 “2차 가해자들을 엄격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 검사는 “현직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을 이야기하면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서 외부 활동을 자제했다”며 “뜻깊은 상이라고 생각해서 들불상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광주 출신으로 5·18 민주화운동 역사현장에서 들불상을 받은 서 검사는 “8살 어린 나이였지만 5월의 함성과 피와 눈물은 여전히 제 기억에 새겨져 있다”며 “다시는 강자가 약자의 삶을 파괴하고 입을 틀어막는 시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5·18 때 당한 성범죄 피해를 폭로한 여성들에게 “저로 인해 용기를 얻었다고 들었는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도 남겼다.서 검사는 검찰 조직 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해 국내에서 미투 운동을 촉발했다. 서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까지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 전 검사장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우리 사회 곳곳에 암세포처럼 퍼진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극복하는 데 이바지했다”며 서 검사를 제13회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들불상은 1970년대 말 노동운동을 하며 5·18 민주화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들불야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했다. 신영일, 윤상원, 박용준, 김영철, 박효선, 박관현, 박기순 씨 등 들불야학 출신 열사 7명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사회에서 민주·인권·평등·평화 발전에 헌신한 개인 또는 단체를 시상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명 비디오게임 비평가 토털비스킷 34세에 대장암으로 요절

    유명 비디오게임 비평가 토털비스킷 34세에 대장암으로 요절

    유튜브 정기 구독자만 220만명을 거느리고 있는 유명 비디오게임 비평가인 토털비스킷(본명 존 베인)이 34세에 요절했다. 그는 2014년 처음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가 나중에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최근 재발해 암세포가 신장과 척추에까지 전이된 끝에 결국 24일(현지시간) 병마에 굴복했다. 지난달 레딧 닷컴에 긴 글을 올려 게임 리뷰를 그만두겠다고 밝히면서 “오래 떠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밝혔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한다. 부인 제나는 그의 트위터 공식 계정에 사망 소식을 알리며 한 편의 시를 올려 고인을 추모했다. 그녀는 ‘내가 아마도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슬픔에 압도됐다’고 적었다.그가 명성을 얻은 것은 2010년 유튜브에 게임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리뷰들을 게재하면서였다. 새로운 제품이 선을 보이면 동영상을 제작해 자신이 느낀 첫 인상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곤 했다. 또 게임 추천 리스트도 많은 이의 눈길을 붙들어맸다. 또 유명하고 잘 팔리는 게임들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많은 개발자들이 게임의 본령을 희생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만 움직인다고 질타했다. 고인이 생전에 라이브로 게임을 스트리밍받을 수 있도록 만든 비디오 서비스 트위치(Twitch)는 게임산업에 기여한 고인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트위치는 성명을 내 “게임계 여론을 주도하는 비판적인 안목과 유머 감각은 게임 산업에서 가장 빼어난 목소리 중 하나였다”고 돌아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연세대 연구팀, 난치성 위암 치료약물 개발

    연세대 연구팀, 난치성 위암 치료약물 개발

    국내 연구팀이 난치성 위암인 ‘상피중간엽전이(EMT) 분자아형 위암’을 치료할 수 있는 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김현석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와 정재호 외과학교실 교수팀은 1500개의 약물을 탐색한 결과 EMT 분자아형 위암에 치료 효과를 내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계 국제학술지 ‘가스트로엔터롤로지’ 온라인판에 실렸다. EMT 분자아형에 속하는 환자는 전체 위암 환자의 15~43% 정도다. 이들의 5년 생존율은 30% 미만으로 가장 예후가 나쁜 환자군으로 보고된다. 연구팀은 체내 특정 효소인 ‘NamPT’ 기능을 억제하는 ‘FK866’ 후보물질을 투여하면 EMT 분자아형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NamPT 효소는 암세포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 이 때 FK866이 효소 기능을 억제하면 암세포가 에너지를 얻지 못해 굶어 죽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FK866의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난치성 위암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김현석 교수는 “FK866 후보물질의 항암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후속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이코스에도 발암 그림… 담뱃갑 흡연 경고 세진다

    아이코스에도 발암 그림… 담뱃갑 흡연 경고 세진다

    정부가 연말부터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흡연 경고 그림을 붙인다. 일반 궐련담배에 붙이는 경고 그림 10종도 치아 변색 사례를 추가하는 등 표현 수위를 높인 새 그림으로 바꾸기로 했다.보건복지부는 오는 12월 23일부터 새로 부착할 흡연 경고 그림 및 문구 시안 12종을 확정하고 다음달 4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궐련담배의 경고 그림은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을 담은 5종과 간접흡연, 임신부 흡연, 성기능 장애, 조기 사망, 피부 노화를 담은 5종으로 구성돼 있다. 새로 도입한 경고 그림은 암으로 뒤덮인 폐 사진과 실제 환자의 병변 및 적출 장기, 수술 후 사진 등 표현 수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여성에게조차 효과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 피부 노화를 빼고 흡연의 직접적 폐해 중 하나인 치아 변색을 추가했다. 경고 그림 아래에 실리는 경고 문구도 흡연의 위험성을 수치로 표현하거나 간결하게 바꿨다. 폐암의 위험성을 담은 문구는 ‘폐암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에서 ‘폐암 위험, 최대 26배! 피우시겠습니까?’로 바뀐다. 조기 사망을 경고하는 문구는 ‘흡연으로 당신의 아이를 홀로 남겨두시겠습니까?’에서 ‘흡연하면 수명이 짧아집니다’로 변경했다. 효과가 미흡한 주사기 모양의 전자담배 경고 그림은 실제 위험성을 강조하는 사진으로 바꾼다. 이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암세포 사진을,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목에 쇠사슬이 걸려 있는 모습을 적용한다. 복지부는 현재 담뱃갑 면적의 30% 이상인 경고 그림의 면적 확대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담뱃갑 경고 그림은 전 세계 105개국에서 시행하고 있고 43개국은 면적의 65% 이상을 의무화하고 있다. 권준욱 건강정책국장은 “담뱃갑 디자인 규격과 색상을 일원화하는 ‘규격화 무광고 포장’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비만 되면 암 걸리기 쉬운 원인 찾았다

    비만 되면 암 걸리기 쉬운 원인 찾았다

    비만이 되면 암에 걸리기 쉽다. 통계학적으로 밝혀진 이런 사실에 대해 일본의 과학자들이 일부 원인을 찾아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훗카이도대 유전자병제어연구소 연구팀은 고지방 먹이를 줘 살이 찌도록 한 실험 쥐들의 췌장과 소장에 발생한 ‘암 예비군의 세포’(이하 예비 암세포)가 몸 밖으로 밀려나 제거되는 구조가 억제돼 체내에 남는 과정을 확인했다. 특히 췌장에서는 예비 암세포가 증식하면서 1개월 뒤 작은 종양 덩어리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예비 암세포는 암세포로 변하기 훨씬 전 단계에 있는 세포를 말하는데 기존 연구에서는 예비 암세포는 그 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져 주변에 있는 정상 세포층에 밀려나 몸 밖으로 제거되는 구조가 입증됐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비만이 되면 이런 구조가 작용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에 들어갔다. 즉 지방이 축적되면 예비 암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지지 않아 제거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또 연구팀은 비만 상태인 쥐들에게 항염증제인 아스피린을 투여하면 지방 세포의 염증이 억제돼 암세포 발생 자체가 억제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암이 발병하기 전 사람에게 예방적인 치료를 적용하는 길이 열릴지도 모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Kurhan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줄기세포 표면에 나노약물 결합한 폐암 치료 방법 개발

    줄기세포 표면에 나노약물 결합한 폐암 치료 방법 개발

    줄기세포를 유전자 조작 없이 폐암 치료에 활용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 되었다. 한국연구재단은 강동우 (가천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골수 줄기세포의 표면에 나노항암약물을 결합하여 폐종양을 제거하는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는 폐종양 부위를 추적해서 찾아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 점을 이용하여 그동안 줄기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내부에 항암제를 주입하여 암세포 치료제로 적용하려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으나, 아직까지 승인된 치료제는 없다. 이는 유전자 조작으로 인하여 줄기세포가 또 다른 암을 유발할 위험성과 항암약물이 주입되었을 때 줄기세포의 암세포 추적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약물 전달체로 활용하되, 유전자를 조작하는 대신 나노항암약물을 줄기세포의 표면에 결합시켰다. 여러 줄기세포 중에서 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표면의 CD90 단백질에 나노항암제를 결합하였고, 이로서 줄기세포의 암 추적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항암효과를 극대화하였다. 개발된 줄기세포-나노약물 결합체는 정맥 투여 후 3일 내로 폐종양에 집중되고, 12시간 내에 암세포를 사멸하기 시작하였으며, 암세포 제거 후 줄기세포 또한 상호적으로 사멸되었다. 줄기세포 1개 당 폐암세포 3개 정도가 제거되었다. 인간폐암이 생성된 생쥐에 실험하였을 때에도 폐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어 치료 효과를 입증하였다. 강동우 교수는 “줄기세포의 암추적 능력을 이용하면 기존 항암제에 비해 100배나 적은 약물만으로도 탁월한 폐종양 제거가 가능하며, 치료기간 동안 환자가 항암 부작용을 전혀 느끼지 못할 수준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향후 이들 줄기세포 나노약물 코팅 기술을 이용하면 췌장암, 뇌암 등 다양한 난치성 종양치료의 임상적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의 5월호 표지 논문(frontispieces)으로 게재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3차원 암세포 대량생산 기술 개발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곽봉섭 박사팀이 사람의 암세포를 그대로 흉내낸 3차원 종양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미세유체 기반 바이오칩’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즈’ 4월호에 실렸다. 기존 항암제 개발에 사용되는 2차원 암세포는 실제 암세포의 복잡한 형태와 구조를 반영하지 못해 항암제 효과를 정확하게 검증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원리를 바탕으로 물방울 기반의 바이오칩을 활용해 실제 종양 형태와 비슷한 3차원 형태의 ‘물방울 종양’을 만들어 냈다. ●미래소재 원천기술 확보전략 수립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제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 운영위원회에서 ‘미래소재 원천기술 확보전략’을 심의·확정한다. 운영위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헬스케어, 환경, 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을 만들기 위한 혁신기술 개발의 기반이 되는 소재를 확보하기 위해 기초, 원천기술 분야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 재발하는 대장 용종…운동 안 하면 위험 9배

    재발하는 대장 용종…운동 안 하면 위험 9배

    대장 용종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안쪽으로 돌출된 것을 의미한다. 선종성 용종 등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용종도 있어 가급적 발견 즉시 대장내시경 절제술이나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보통 0.5㎝ 이하의 작은 용종은 1㎝로 자라는데 2~3년, 1㎝ 이상의 용종이 대장암으로 발전하는데 2~5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장 용종은 재발 위험도 높아 꾸준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23일 박병관 중앙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에게 대장 용종이 재발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Q. 대장 용종 재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A.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로는 처음 발견된 용종의 크기, 개수가 가장 큰 위험 인자인 것으로 보여진다. 그 외에 고령, 남성, 음주, 흡연, 비만, 운동 여부가 용종의 재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국내 한 연구에서 대장 용종 재발률을 분석한 결과에 용종의 크기가 1㎝ 이상이거나 3개 이상의 선종이 발생한 경우 선종성 용종의 재발률이 57%로 비교적 높았다. 1㎝ 미만의 선종이 2개 이하이면 재발률은 46%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는 용종이 발견된 사람 중 남성이 여성에 비해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운동을 하는 사람에 비해 9.24배, 음주자는 비음주자에 비해 5.22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2.35배가량 용종 발생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Q. 재발 위험을 낮추려면. A.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와 절주, 금연, 규칙적인 운동, 저지방 고섬유 식이와 같은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대장 용종의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대장암과 대장 용종 재발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위해 하루 전체 열량 중 지방질 열량을 30% 이하로 줄이고 일일 섬유소 섭취량을 30g까지 높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여러 가지 야채와 과일을 매일 섭취하고 비만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절주와 금연, 하루 800㎎ 이상의 칼슘 섭취도 권장하고 있다. Q. 생활습관 외 다른 원인은. A. 대장 용종이 재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혹의 점막 침범 정도, 용종 절제술과 관련이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미처 용종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초기에 용종을 절제할 당시 병변을 충분하고 매끈하게 떼지 않으면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용종을 떼어 낸 가장자리는 깨끗하지만 용종 조직이 점막 아래 깊은 곳까지 침범했거나 림프관, 혈관에 암세포가 있으면 대장 용종이 재발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으로 용종을 떼어 냈다고 해도 혹의 뿌리가 예상보다 깊을 수 있고 떼어 낸 부분에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암 조직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검사를 통한 정기 추적 관찰은 필수다. 대장 용종이 계속 재발하면 암 발병 위험을 감안해 수술로 절제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3년 투병 기간이 오히려 제 인생의 황금기였습니다”

    “13년 투병 기간이 오히려 제 인생의 황금기였습니다”

    2006년 공직 때 간암2기 선고 4년 임기 끝내고 박사학위 따내 취미인 글쓰기 매진, 등단까지 작년 암 재발, 산방서 수필 집필 “암이 돌연 제 몸속에 생겨났지만 제겐 투병 기간이 오히려 인생의 황금기였습니다.”13년째 암세포와 싸워 오면서도 수필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국현(63) 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은 15일 자신의 투병 기간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06년 간암 판정을 받은 후 수필가로 등단해 책을 쓰고 강연을 다니며 제2의 새 인생을 꾸려 가고 있다. 그는 간암과 싸워 온 13년의 암 투병기를 기록한 ‘봉선화 붉게 피다’를 16일 출간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병마라는 시련이 결코 삶의 행복을 방해할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1976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첫발을 들이고 행정자치부 인사국장, 의정관 등을 역임했다. 공직에 헌신하던 그에게 2006년 ‘간암 2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가 내려졌다. 공직을 수행하면서 성균관대 행정학 박사 과정을 밟던 중이었다. 그는 “그때 암 투병과 함께 모든 일을 내려놓을까 고민했지만 암 때문에 내 인생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암과 싸우면서 남은 이사장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2009년에는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으며 수석 졸업의 영예도 안았다. 사라지지 않는 암세포 때문에 2~3년마다 입원치료를 받는 그를 견디게 해 준 것은 ‘글쓰기’였다. 그는 공직 퇴임 후 자신이 좋아하는 글쓰기에 매진했다. 초등학교 시절 각종 백일장을 휩쓸고, 고등학교 문예반에서 시화전까지 열 만큼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였다. 그는 “글쓰기는 나에게 또 다른 치유였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수필가로 등단해 수필집 ‘그게 바로 사랑이야’와 ‘청산도를 그리며’를 출간했다. 이번 ‘봉선화 붉게 피다’는 벌써 세 번째 수필집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초당 250번 날갯짓을 하며 하루 200㎞를 다니는 ‘호박벌’에 비유했다. 호박벌은 신체구조상 본래 날 수 없지만, 반복적인 날갯짓으로 날개 안쪽의 비상근이 발달해 날게 된 벌이다. 그는 “암으로 신체적 조건이나 주어진 환경은 분명히 더 열악하지만, 덕분에 인생을 더 잘 살아 보려는 의지가 생겼다”면서 “열정으로 살다 보니 작은 성취와 행복이 뒤따르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그의 간 속 다른 부위에 또 암세포가 생겼다. 입원 치료 후 항암제로 고통이 계속되자 그는 경기 가평군 북배산에 들어가 산방 생활을 했다. 옛 한약방 주인이 난치병 환자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이번 수필집을 집필했다. 암과 싸워 온 지난 경험을 통해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적어내린 글이다. 그의 다음 계획은 ‘행복’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다. 그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면서 “사회에서 소외되고 병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해 주는 삶을 살아 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삼성전자, 치매·난치암 연구에 5년간 501억 투자

    삼성이 치매, 난치암 치료 연구 등에 500여억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지원할 ‘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치매, 난치암 치료 연구 등 31개 과제를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선정 과제에는 앞으로 5년간 총 501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2013년 시작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기초과학, 소재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등 3개 연구 분야에서 해마다 세 차례 과제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치매 치료 분야인 ‘기억 자리 재배치 현상의 매커니즘과 역할 규명’(한진희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등 10개가 선정됐다. 한 교수는 생쥐 실험을 통해 같은 경험을 해도 기억이 뇌의 같은 위치에 저장되지 않고 유동적으로 재배치되는 현상을 증명, 뇌세포 소멸로 기억을 잃는 치매 환자에게 새 치료법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재 기술 분야에서는 장수환 울산대 교수의 ‘맞춤형 항암 치료항체 개발’ 과제 등 10건이 포함됐다. 장 교수는 일부 난치암 환자가 여러 치료를 통해 암세포를 죽이는 자가항체를 생산해 암을 극복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 자가항체를 이용한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해 왔다. ICT 분야에서는 ‘환자맞춤형 보행 및 수술 시뮬레이션’(서울대 이제희 교수) 등 11건이 선정됐다. 삼성은 이번 과제를 포함해 총 414개 과제, 5230억원을 지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항암제 효과 큰 환자 예측해 표적 치료

    연세·서울대 팀 ‘네이처…’ 게재 앞으로 폐암을 비롯한 여러 암 환자 중 항암표적치료 시 우수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환자를 미리 예측해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팀(종양내과)은 서울대 생명과학부 윤태영 교수팀,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팀과 함께 이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 조직 내에서 추출한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측정해 폐암 표적항암제에 대한 반응성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기술 개발’이라는 공동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지금까지 항암표적치료 대상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생산 DNA의 돌연변이 유무를 확인해야 했다. 성공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 방법에 의문을 제기한 연구팀은 암 조직 내에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단백질을 찾는 항암표적치료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암 조직에 DNA 돌연변이가 없어 과거에 치료 효율성이 낮다고 분류되던 환자 중에서도 우수 효과 환자로 재분류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구팀은 동물을 이용한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실제 암 환자 2명을 대상으로 시험해 해당 연구 결과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기술을 통해 쌀 한 톨 크기의 암 조직에서 대규모 단백질 정보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조 교수는 “7종의 유방암 세포주와 6종의 폐선암 세포주에서 단백질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해당 단백질을 대상으로 하는 항암표적치료 효과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새로운 진단 기술을 적용해 환자 분류가 가능해짐으로써 정밀의학에 근거한 항암표적치료제의 새로운 희망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의 논문은 국제전문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최근호에 게재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연세의료원 ‘꿈의 암 치료기’ 2022년 첫 가동

    연세의료원 ‘꿈의 암 치료기’ 2022년 첫 가동

    연세의료원이 2022년부터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를 가동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이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10기만 운영되는 최첨단 치료기다.연세의료원과 일본 도시바, DK메디칼솔루션은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중입자 치료기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중입자 치료기는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뒤편 주차장에 지하 5층, 지상 7층의 연면적 약 3만 5000㎡(약 1만평) 규모로 설치된다. 올해부터 건축을 시작해 2022년부터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다. 연간 1500명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연세의료원은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위해 3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입자 치료기는 탄소 이온을 거대한 입자 가속기에 주입해 암세포를 빛의 속도로 정밀 타격함으로써 사멸시키는 첨단 암 치료 장비다.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날카로운 명사수’라고 표현할 정도로 정확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높은 정확도뿐만 아니라 치료 기간을 대폭 줄이는 장점도 있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는 평균 30회 치료를 받지만 중입자 치료는 12회만 받으면 된다. 초기 폐암은 1회, 간암은 2회,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에 치료가 끝난다. 5년 생존율이 다른 암보다 낮은 폐암과 간암, 췌장암은 물론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등 난치암환자와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고령의 암환자에게 주로 사용한다.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발표에 따르면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환자에게 수술 전 중입자 치료를 시행한 결과 5년 생존율이 20% 이하에서 53%까지 높아졌다.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는 항암제와 중입자 치료를 병행할 경우 2년 생존율이 10% 미만에서 66%까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암환자들은 일본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기 위해 체류비를 포함해 1억원의 막대한 비용을 썼다. 지난해 NIRS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은 환자는 26명이다. 국내에 장비를 도입하면 3000만~4000만원으로 비용이 줄어든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중입자 치료기를 통해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스승이 없는 사람들/박상숙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스승이 없는 사람들/박상숙 문화부장

    ‘내가 해봐서 아는데….’최근 영어의 몸이 된 전직 대통령의 ‘유행어’(?)다. 한밤 구치소로 향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이 말이 떠오른 건 최근 ‘미투 태풍’에 낙엽처럼 떨어진 거장들의 몰락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3평짜리 독방에 갇힌 그는 누구나 알다시피 자수성가의 상징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민생 현장에서 만난 청소부, 호떡장사, 식당 주인 등에게 늘 저 문구로 시작하는 훈수 아닌 훈수를 늘어놨다. 저 말에는 ‘(고생이든 뭐든) 나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유아독존식의 자신감이 담겨 있다. 남자들은 늘 가르치려 든다며 신조어 ‘맨스플레인’이 만들어진 것처럼 성공한 남성들은 경청보다 훈수 두기에 바쁘다. 여기에 나이까지 들면 병은 더 깊어진다. 일가를 이룬 인물일수록 ‘전능자’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아무렇게나 행동하고 아무 말이나 해대는 것이다. 비리 혐의로 투옥된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미투 가해자가 된 고은, 오태석, 이윤택, 김기덕이나 미투 바람을 조롱한 소설가 하일지와 진보 경제학자 윤소영 등이 그걸 증명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한때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빛나는 시간을 바치고 치열하게 싸운 사람들이다. 그랬던 청춘들인데, 왜 ‘꼰대’나 ‘개저씨’가 돼 스스로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걸까. 최근 읽은 ‘속국 민주주의론’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일본 사회를 총체적으로 분석, 비판한 이 책은 일본에서도 ‘왕년에 잘나갔던 할아버지들’이 말썽을 일으키는지 이에 대한 진단도 담았다. 저자들은 ‘단나게이’(旦那藝)의 소멸에서 원인을 찾는다. 단나게이는 성공한 사람들이 여가로 배우는 전통 무용·소리나 무예 등을 말한다. 예로부터 일본에선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에 도달한 사람은 50세쯤 되면 단나게이를 익혔다. 인간은 정기적으로 꾸지람을 들어 가며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자각해야 지성이나 감수성을 올바르게 유지할 수 있다. 단나게이는 원로들을 다시 ‘초심자’로 만들어 에고가 비대해지는 것을 막는 문화적 장치였다. 나이가 들어 높은 지위에 오른 권위자일수록 스승이 없으니 전능자가 되고 싶은 욕구를 다스릴 수 없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장년층과 노년층 남성들을 향해 “무엇이든 배우라”고 역설한다. “어렵고 도전이 되는 환경과 일은 겸손을 가르친다.” 천재적 배우로 통하는 미국의 말런 브랜도도 생전에 일부러 질책받을 위치에 자신을 둔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 분야에서 왕이 된 사람들일수록 스스로 가장 ‘바보’가 되는 상황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로마도 개선장군을 맞으며 ‘메멘토 모리’를 외치고, 솔로몬왕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글귀를 늘 가슴에 새겼다고 한다. 자아가 암세포처럼 증식하고 팽창하는 것을 경계하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지혜였다. 오래전 지방 법원 판사로 근무하고 있던 지인과의 대화가 떠오른다. 3년차 판사였던 그는 검도를 배우려다 만 사연을 들려주며 푸념했다. “사범도 수련생도 다 젊은데, 나보다 어린 애들 앞에서 지적을 계속 받으니까 쪽팔려서 못하겠더라고.” 학창 시절 새것을 배우려는 겸손함과 호기심으로 충만했던 그가 고작 법관 생활 몇 년 만에 그야말로 ‘영감님’이 된 것이다. 초심자의 길을 포기하면 에고는 통제 불능의 상태로 치닫는다. ‘너희들이 뭘 알아, 내가 다 안다’는 오만과 편견 속에서 갑질과 경거망동이 자라나는 것 아닐까. 노년의 삶을 안전하고 품위 있게 영위하려면 ‘영원한 학생’을 고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okaao@seoul.co.kr
  • [이대호의 암 이야기]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장기 칩’

    [이대호의 암 이야기]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장기 칩’

    ‘장기 칩’은 최근 가장 각광받는 바이오 기술 중 하나다. 첩보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칩은 보통 전자회로가 놓여 있는 작은 기판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자회로 대신 살아 있는 세포들을 올려놓고 마치 인공장기처럼 만든 칩이 등장했다. 장기 칩은 특정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배양해 단순히 올려놓은 간단한 도구가 아니다. 해당 장기의 해부학적, 생리학적 특성을 흉내 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처음 만들어진 장기 칩은 ‘폐 칩’이다. 자랑스럽게도 한국인 과학자인 허동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주도해 개발한 것이다. 허 교수는 칩에 폐와 모세혈관 세포를 배양해 올려놓았다. 폐 세포에는 가느다란 진공펌프를 연결해 마치 폐가 숨쉬는 것처럼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도록 했다. 모세혈관 세포는 혈관과 비슷한 구조로 혈액이 통하도록 만들었다. 실제 폐처럼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고, 영양소를 공급하며 노폐물을 배출하도록 했다. 장기 칩은 어떻게 보면 매우 작은 인공장기라고 할 수 있다. 전자장치와 연결해 정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처음 폐 칩이 만들어진 이후 심장이나 망막 등 다양한 장기를 흉내 낸 장기 칩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장기 칩을 이용하면 미세 환경에서 세포의 작동기전이나 세포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을 연구할 수 있다. 만약 여러 장기 칩을 연결할 수 있다면 우리 몸 전체를 보다 가깝게 흉내 낼 수 있게 되고 장기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영향도 함께 연구할 수 있다. 정상적 장기뿐만 아니라 기능이 손상되거나 약화된 장기를 이용할 수 있고 ‘암(癌) 모형’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장기 칩은 신약 개발 방법으로도 매우 유용하다. 신약은 효과와 독성을 파악하기 위해 인간에게 쓰기 전 동물실험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 몸에서 효과가 있을지,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예측하기에는 너무 불충분하다. 실제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는 많은 약제들이 임상시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고 동물실험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많은 부작용이 임상시험에서 확인된다. 이런 점에서 인체를 가능한 한 가깝게 흉내 낸 장기 칩은 매우 유용하다. 또 시간이나 비용을 크게 줄일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동물실험에 따른 윤리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과학자들은 ‘간 칩’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인간 간세포를 어떻게 감염시키는지, 면역 세포나 다른 세포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보고했다. 이런 장기 칩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지난해는 ‘장(腸) 칩’을 만들어 아스피린 등 다양한 약제 부작용을 예상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또 정상 세포가 아닌 암세포 칩을 이용한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이미 이전에 폐 칩을 성공적으로 만들었던 연구진이 이번에는 폐 선암 조직이 자라는 ‘폐암 칩’을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연구진은 폐 호흡이 암세포 성장과 전이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는 장기 칩이 아니면 밝혀낼 수 없었을 내용이다. 장기 칩 기술은 아직은 초기 단계다. 그렇지만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많은 국내 과학자들이 장기 칩 연구를 이미 하고 있거나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장기 칩을 이용하면 앞으로 더욱 효과적인 신약 항암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지원,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 [명경재의 DNA세계] SF에서 보던 재생의학 가능해질까

    [명경재의 DNA세계] SF에서 보던 재생의학 가능해질까

    “손톱을 자르면 손톱만 자라고, 헌혈을 하고 나면 다시 피가 정상적인 양으로 돌아온다.”어떻게 각각의 조직, 기관들이 다른 조직, 기관이 아닌 원래의 조직, 기관을 만들어 내는 걸까?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많은 세포들은 모두 똑같지 않고,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한 조직, 기관을 만들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다양성 덕분에 우리가 보고 접할 수 있는 생명체가 만들어진다.어떻게 난자와 정자가 만나 만들어진 하나의 세포에서 이렇듯 다양한 세포가 만들어져서 각각 다른 형태의 생명체를 만들어 나갈까? 이 질문은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생물학자들의 주된 관심사가 되어 왔다. 난자와 정자 수정 직후에는 세포의 분열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때는 모든 세포가 거의 같은 모양으로 유지되며 세포 수를 늘리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척추동물의 경우 낭배가 형성되는 시기가 오면 세포 수를 늘리는 세포분열은 줄어들고 다양한 조직, 기관을 이루는 세포로 변화하는 세포 분화과정에 돌입한다. 이런 변화의 주요 원인은 세포들이 만들어 내는 단백질 발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낭배 형성 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나서 세포분열을 지속하던 세포들이 분화를 시작할까’ 하는 질문은 많은 연구자들이 여전히 궁금해하는 생물학 분야의 큰 수수께끼 중 하나다. 최근 줄기세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그에 따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가 결정되지 않은 세포들로 다양한 조직, 기관으로의 분화가 가능하다. 낭배 형성이 이루어질 때까지의 세포분열을 활발히 하는 세포들과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줄기세포들은 특정한 신호를 외부에서 줄 경우에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가 가능하다. 현재 많은 연구도 어떻게 줄기세포를 특정 조직으로 분화시킬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을 찾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줄기세포가 특정 조직으로 분화하는 것도 낭배기 세포가 특정 조직으로 분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포 내 단백질 발현 차이로 발생한다. 세포 내 단백질 발현이 세포마다 달라지는 것은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는 DNA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단백질 때문이다. DNA는 핵산으로 이루어진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 있는데 세포 내에서는 각종 단백질이 이를 둘러싸서 크로마틴이라는 형태로 존재한다. DNA를 싸고 있는 단백질 중에 가장 많은 단백질은 ‘히스톤’으로 다섯 가지의 단백질이 DNA의 일정한 크기를 반복적으로 감고 있다. 히스톤 단백질은 인산화, 유비퀴틴화, 아세틸화 같은 많은 변이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런 변이를 통해 DNA에 있는 유전정보가 켜지거나 꺼지는 온ㆍ오프 조절이 이루어진다. 히스톤 변이뿐 아니라 DNA 자체의 변이도 유전정보의 온ㆍ오프를 조절한다. 앞서 말한 낭배기 세포나 줄기세포 분화는 대부분 히스톤 단백질, DNA 변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분화뿐만 아니라, 암세포나 세포 노화 역시 이런 히스톤 단백질의 변이가 상당 부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DNA의 염기서열을 결정한 후 과학자들은 DNA나 히스톤의 변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전체적인 작용 원리를 알아내는 때가 도래하면 낭배기 세포와 줄기세포들이 특정한 조직, 기관을 만들어 내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날이 오면 각종 질병들의 치료가 가능해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혹시 그런 날이 오면 가끔 SF 소설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조직, 기관을 완전히 되살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영원히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날도 오지는 않을까?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피로 쓴 투명한 詩… 노동자의 고단함을 노래한 ‘일곱 번째 인간’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피로 쓴 투명한 詩… 노동자의 고단함을 노래한 ‘일곱 번째 인간’

    지난달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윤동주-요제프 아틸라 시인 심포지엄’을 위해 부다페스트를 찾았다. 다뉴브강을 그윽하게 품고 있는 도시의 야경은 황홀 그 자체였다. 바로크, 아르누보, 네오클래식의 아름다운 건물에 매혹되었지만 부다페스트의 역사가 담긴 영화 한 편이 떠오르면서 감탄사는 이내 한숨으로 바뀌었다. 우울한 일요일이라는 뜻의 ‘글루미 선데이’. 2차 대전 당시 부다페스트에서 일어났던 유대인 학살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제목은 원래 피아노 연주곡에서 따온 것이다. 1933년 헝가리 피아니스트가 만든 동명의 연주곡은 라디오 전파를 탄 지 두 달 만에 헝가리에서만 180명이 넘게 자살하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13세기에 건축된 왕궁은 몽골군의 습격으로 파괴됩니다. 몽골군이 들어올 때 속수무책이었다고 합니다. 15세기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왕궁을 다시 짓는데 오스만튀르크에 의해 다시 부서져 버리지요. 그 후 헝가리는 좋은 시기를 맞이해요. ‘헝가리 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시대죠. 1860년부터 1910년까지 가장 화려했던 시기였을 거예요. 그런데 전쟁에 패하면서 영토의 60%쯤을 빼앗겨요. 2차 대전 무렵 히틀러와 힘을 합치면 영토를 회복할 수 있다는 꿈에 러시아 사회주의에 반대하며 히틀러 나치에 붙지요. 당시 의사, 언론인, 변호사 등 사회 지도층의 반 이상을 차지하던 유대인을 학살하기 시작합니다. 헝가리 나치정당, 화살십자당이 주도했지요. 1944년 3월부터 불과 몇 달 사이에 집중해서 학살한 겁니다. 이 시기에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된 110만명 중에 44만명이 헝가리 유대인이라고도 하지요.”주헝가리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의 열정적인 설명을 들으며 왜 이곳에서 집단 자살을 일으킨 전설의 금지곡이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화려한 헝가리 제국의 역사에는 감출 수 없는 슬픔이 많았다. 부다페스트를 찾은 목적 중 하나는 헝가리가 낳은 시인 요제프 아틸라(1905~1937)의 발자취를 밟는 것이었다. 시집 ‘일곱 번째 사람’을 읽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유네스코가 2005년을 ‘요제프 아틸라의 해’로 정할 정도로 세계문학이 기억하는 역사적 인물이다. 행사를 위해 만난 헝가리 시인 커러피아트 오르쇼아는 “아틸라는 헝가리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고 말했다. 윤동주와 아틸라는 야만의 시대를 노래한 시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심포지엄에서 만난 헝가리 청중들은 윤동주의 시에서 아틸라를 만나고 싶어 하는 듯했다. 행사에서 심보선 시인이 아틸라의 대표 시 ‘일곱 번째의 인간’에 영향을 받아 쌍용차 해직자들의 자살 행렬을 추모한 시 ‘스물세 번째 인간’을 썼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무척 쓰렸다. 다뉴브 강가에 요제프 아틸라의 동상이 있는데 다 떨어진 셔츠만 입고 오래 굶어 삐쩍 마른 몸을 재현하고 있다. 그가 얼마나 굶주렸는지 그의 시에 자주 나온다.“작은 빵조각이라도/ 아무거라도/ 적선을 구한다.”(개) “친구여, 나는 한 주 내내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칠일 동안) “나는 사흘째 아무것도/ 빵 한 조각도 먹지 못했다.”(온 마음을 다하여) “나는 하루걸러 한 끼 먹는데/ 위궤양은 매일같이 나를 좀먹는다.”(마지막 전투) “나는 어제도 굶었지만/ 악마는 내 대신 배를 채웠다.”(메달) 비참한 표현들인데 이상하게 시큰하기는커녕 담담하다. 아홉 살 때 배급소에서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 반까지 밤새 줄을 섰어도 내 차례가 되기 바로 전에 보급품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고서도 우직하게 배고픔을 견딘다. 빈궁했지만 그는 “나는 곤궁 가운데서도 오만했다!”(소네트)고 할 만큼 자긍심이 있었다. 헐벗은 동상 앞에서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살 만한 처지인 나는 괜히 미안하다. 굶어 죽을 처지였지만 그는 작가로서 명랑함과 팽팽한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국제적 자질을 지닌 최초의 프롤레타리아 서정시인”이라고 게오르그 루카치가 썼듯이. 아틸라 시집 ‘일곱 번째 사람’을 몇 번이나 곰삭여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을 정도로 매혹 자체였다. 시집을 읽는 내내 오랜만에 눈시울이 뜨거웠다. 남녀노소 빈부를 가리지 않고 헝가리인이 모두 사랑하는 아틸라의 시는 나에게 큰 의미를 주었다. 그중에 ‘유리 제조공’은 특히 시를 쓰는 자세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곡진한 태도를 생각하게 했다. 불을 일으키고도가니 속에투명한 용액을 끓여피와 땀을 섞어 넣는유리 제조공.남은 힘으로용액을 붓고는매끈한 판유리를 만든다. 해가 뜨면도시로,작디작은 시골 마을 오두막으로빛을 가져간다. 노동자로 불리기도 하고시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들 -노동자나 시인이나 매일반이긴 하지만.조금씩 피를 써 버리다투명해진다. 그리고미래로 향하는 큼지막한 크리스털 유리창이우리에게 끼워진다. -‘유리 제조공’제목 때문에 이 시는 노동자의 삶을 그린 시로 보인다. 1연은 유리 만드는 공정을 상세히 재현하고 있다. 아침이 되면, 도시와 시골 오두막까지 “빛을 가져간다”는 표현은 따스하다. 그의 삶은 지지리도 고통스러운 가난에 시달리던 노동자의 삶이었다. 비누공장 노동자인 아버지와 세탁부로 일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이렇게 썼다. “나는 1905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다. 종교는 그리스정교, 아버지는 요제프 아론, 아버지는 내가 세 살 때 헝가리를 떠났다.” 나는 마침내 이해한다메아리치는 대양 건너아메리카로 간 아버지를 이해한다. 고국에서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희망은 쓴맛을 보았다.아버지는 비누 제조에 신물이 났다. -‘나는 마침내 아버지를 이해한다’에서 그의 아버지는 아메리카로 돈을 벌러 갔고 아틸라는 아동보호국의 주선으로 양부모에게 입양됐지만 아틸라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돼지치기를 했다. 이후 할머니가 데려가 부다페스트에서 학교를 다녔다. “3학년이 독본에서 훈족 왕 ‘아틸라’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독서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내 이름이 아틸라여서 더 흥미로웠다. 기독교인 이름에는 아틸라라는 이름이 없다고 들었기 때문에 아틸라 왕 이야기가 놀라웠다. 나는 이를 계기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아틸라가 1937년 입사지원서로 쓴 ‘자기소개서’에는 작가의 탄생을 알리는 시점이 보인다. 이름에 얽힌 의문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 발전하고, 그 의문을 쓰기 시작했을 때 돼지치기 소년 아틸라는 시인 아틸라로 변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지점에서 뇌와 가슴은 성찰과 기록의 엔진을 돌리기 시작한다. 가족을 부양하려고 진종일 무거운 세탁물을 나르며 지쳐 가던 어머니 몸속에는 암세포가 번지고 있었다. 그가 16세였던 1919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아틸라는 신문팔이, 선박 급사, 옥수수밭 경비원, 시인, 번역가, 항만 하역부, 날품팔이 등 20개에 달하는 직업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아니 살았다가 아니라, 버텼다. 이 시는 분명히 유리를 제조하는 노동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유리 제조공’은 유리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시 쓰는 사람 이야기, 노동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든 인간을 그린 이야기다. “노동자로 불리기도 하고/시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들”(3연)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노동자 모습을 그대로 글 쓰는 사람, 시 쓰는 사람의 자세와 연결시킨다. 노동을 시 쓰듯이 한다면, 시를 노동하듯이 쓴다면, 성실하게 시 쓰는 노동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조금씩 피를 쓰다/투명해지고”는 끔찍하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이다. 이 시에는 “투명”이라는 단어가 두 번 나온다. 얼마나 투명해야 제대로 시를 쓸 수 있을까. 얼마나 투명해야 솔직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시는 피로 쓰는 것이다. 시는 투명해질 때까지 쓰는 것이다. 유리처럼 투명해질 때까지 피로 써야 한다. 니체 말대로 피로 써야 한다. 그것은 시 쓰는 데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삶 자체를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아틸라는 가장 유명한 시 ‘일곱 번째 사람’에서 그가 그리는 인간상을 이렇게 표현한다.할 수만 있다면 시인이 되어라 시인은 일곱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대리석 마을을 짓는 사람 꿈을 타고난 사람 하늘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사람 언어의 선택을 받은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들어 가는 사람 쥐를 산 채로 해부할 줄 아는 사람- 둘은 용감하고 넷은 슬기롭지만 너 자신이 일곱 번째라야 해.” - ‘일곱 번째 사람’에서 여기서 말하는 시인은 글 쓰는 시인이 맞다. 열일곱의 나이에 첫 시집 ‘아름다움의 구걸인’을 발표했던 아틸라는 노동자의 궁핍함과 희망을 시집에 담았다. 문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지독한 가난에서 탈출할 수 없었다. 가난했지만 그의 시는 군색하지 않다. 그의 시에서 말하는 ‘시인’이란 직업으로서의 시인을 넘어선다. 그냥 시 쓰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의 지도를 그리듯 미래를 보는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드는 긍지의 사람, 짐승을 산 채로 해부하듯 끔찍한 일도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할 수 있겠다. 아틸라 문학관에도 가보았다. 오래 묵은 옛 건물 골목 골목을 에돌아 문학관에 닿았다. 자그마한 정원에 사방이 둘러싸인 3층 연립주택이었다. 이름이 같은 아틸라라는 직원은 66㎥(20평)쯤 될까 말까 한 작은 문학관을 상세하게 안내해 주며 멀리서 찾아온 나그네를 맞아 주었다. 2층에 아틸라가 쓰던 방이 있다고 하는데 들어가 보지 못했다. 작은 건물에서 아틸라가 그리워하던 어머니를 생각해 봤다. 자그마한 체구의 어머니,세탁부들이 대개 그렇듯 일찍 돌아가셨다.무거운 세탁 바구니를 옮길 때 떠는 다리,다리미질이 주는 두통, 그들에게는 빨래더미가 산이고다리미의 수증기는 구름이었으며 - ‘어머니’에서 암으로 일찍 죽은 어머니를 잊지 못하던 아틸라는 1930년 당시 불법이었던 공산당에 입당하여 가난을 극복해 보려 했지만 1933년 스탈린주의자들에 의해 공산당에서 쫓겨난다. 극도의 절망에 시달리던 그는 1937년 12월 서른두 살의 고단함 몸을 화물열차에 던져 마감했다. 짧은 생애라 하지만 극빈 노동자 집에서 태어나 자본주의의 밑바닥을 체험하며 32년을 견딘 것은 얼마나 처절한 견딤이었을까.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시’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그에게 ‘시’는 생명 그 자체였다. 부다페스트에 윤동주를 전하러 갔던 나는 요제프 아틸라를 만나고 왔다. 윤동주 시처럼 아틸라 시도 쉽지만 검박한 일상어에는 심연이 있다. 윤동주가 말했던 “모든 죽어가는 것”(서시)을 아틸라는 감정적인 수작 없이 냉철하고 천천히 응시했다. 아틸라는 죽어가는 것 자체였다. 세상이 버거운 독자들은 아틸라가 견뎌온 힘겨운 삶을 읽으며 위안을 받는 모양이다. 그의 비극적 시는 독자들에게 세상 앞에서 담담하게 마음의 채비를 하라고 권한다. 아틸라의 처절한 시 앞에서는 어떤 불평도 싱겁다. 다른 대륙에서 살았던 두 시인은 죽어가는 것을 시로 쓰는 지점에서 불멸의 시인으로 탄생했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그래도 사랑해”…암 투병 남친 향한 변함없는 여친의 사랑

    “그래도 사랑해”…암 투병 남친 향한 변함없는 여친의 사랑

    한 20대 여성이 안암 투병중인 남자친구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표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태국 송클라주 송클라시 출신의 여성 아티따야 첨깨오는 아픈 남자친구 푸 촉차이 깨우(21)를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있다. 깨우는 2년 전 처음 망막아세포종(retinoblastoma) 진단을 받았다. 외과 수술과 화학요법으로도 암을 막을 순 없었다. 결국 그는 시력까지 잃게 됐고, 암세포가 얼굴 전체로 퍼져 목숨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남친이 암말기일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첨깨오는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는 영원히 서로를 지지하며 맞잡은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했다. 남자친구 깨우도 “의사들이 가망이 없다며 회의적이었지만 난 종양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적을 바라고 있다.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뜻을 함께 했다. 지난 주 그녀는 “함께한지 3주년, 늘 그렇듯 당신을 사랑한다”는 글과 함께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녀의 러브 스토리가 담긴 게시물은 인터넷에서 유명해졌다. 네티즌들은 “사랑하는 연인 곁을 한결같이 지키고 있는 그녀를 존경한다. 그녀의 사랑이 남자친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그 선물로 인해 천지가 기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글을 남겼다. 온라인 상의 뜨거운 반응에 첨깨오는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줘서 기쁘다. 남자친구 뿐 아니라 전세계 암환자들이 건강하길 기원한다”면서도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함께 하게 될 것이다. 모든 상황을 이겨낼 준비가 됐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암 줄기세포’ 무력화하는 항암요법 개발

    ‘암 줄기세포’ 무력화하는 항암요법 개발

    국내 연구팀이 암세포의 무한증식 원리를 규명해 치료에 적합한 항암제 조합을 개발했다. 정재호(사진) 연세대 의대 외과학교실 교수팀은 항암제를 사용해도 계속 살아남는 암 줄기세포의 생존원리를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리 몸의 각 조직은 줄기세포를 통해 성장과 재생을 반복한다. 암 조직에도 1~2%의 암 줄기세포가 있다. 자기 재생 능력이 있고 다른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도 지녀 암 재발과 전이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정 환자군에서는 이런 암 줄기세포가 활성화되면서 강한 항암제 저항성을 나타낸다. 저항성이 매우 강해 기존 항암요법으로는 치료할 수 없으면 난치성 암으로 분류한다. 연구 결과 암 줄기세포가 갖는 항암제 저항성의 핵심 원인은 세포 내 칼슘이온의 수송과 저장에 관여하는 단백질 ‘SERCA’에 있었다. 일반 암세포는 항암제를 투여하면 높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사멸된다. 스트레스 때문에 소포체에서 과다 분비된 ‘칼슘이온’이 미토콘드리아에 쌓이면서 세포 자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 줄기세포는 과도한 칼슘이온 분비를 줄이는 동시에 분비된 칼슘이온을 다시 소포체로 되돌려 넣을 수 있는 단백질 SERCA의 수는 늘려 칼슘이온 농도를 조절하고 결과적으로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생존 원리에 착안해 연구팀은 SERCA의 기능저해제인 ‘탑시가르긴’을 항암효과가 있는 탈산포도당(2DG), 메트포민과 함께 투여하는 방법으로 암 줄기세포의 기능을 무력화했다. 동물 실험 결과 평균 200㎣였던 암 줄기세포 종양들은 2DG와 메포민만 투여했을 때는 20일 뒤 525.67㎣, 30일 뒤 1082.44㎣, 40일 뒤 2963㎣로 커졌다. 그런데 탑시가르긴을 함께 투여하자 20일 뒤 372.67㎣, 30일 뒤 489.67㎣, 40일 뒤 520.11㎣로 성장이 억제됐다. 정 교수는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난치성 암 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암연구학회에서 발행하는 ‘임상종양연구’ 온라인판에 실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암 일으키는 씨앗 ‘종양줄기세포’ 찾아 없앤다

    암 일으키는 씨앗 ‘종양줄기세포’ 찾아 없앤다

    한국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공동연구팀이 암이 나타나기 전인 종양줄기세포 단계에서 암 발병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 장영태(포스텍 화학과 교수) 부연구단장팀이 싱가포르 바이오이미징컨소시엄, 싱가포르 게놈연구소, 포스텍,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과 함께 종양줄기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형광물질인 ‘TiY’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안게반테 케미’ 최신호에 실렸다. 종양줄기세포는 암세포로 분화되기 전 단계의 씨앗 세포로 재생과 분화능력이 강해 암 형성과 전이, 재발에 관여한다. 암을 조기발견하는 것은 물론 암 치료 이후 재발과 전이를 막기 위해서는 종양줄기세포를 정확히 찾아내 뿌리 뽑는 것이 중요하다.기존에도 종양줄기세포 검출을 위한 방법은 있었지만 암의 종류나 사람에 따라 효율이 다르게 나타나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악성 종양인 폐암줄기세포를 폐암환자에게서 추출한 뒤 자체 보유하고 있는 1만 여 종류의 다양한 형광분자들 중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물질을 고속처리검색법으로 찾아냈다. 실제로 생쥐 실험을 통해 폐암 뿐만 아니라 신장암, 뇌종양, 피부암, 전립선암, 유방암, 난소암, 결장암 등 28종류의 암에 효과적으로 결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장영태 IBS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종양줄기세포 내부에서 나타나는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형광물질을 처음 개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장 부연구단장은 “암 조기진단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광범위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신개념의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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