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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티즌 칼럼] 네티즌의 역사적 의미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우리가 본 것은 먹구름과 지붕 덮은 쇠항아리,그것을 하늘로 알고 20세기를 살아왔다.학교·교회·조합보다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이데올로기의 국가 장치인 언론. 이 일방통행의 메커니즘은 자유와 밥과 사랑을,그 가지지 못한 자의 역사를 외면했으며 더 나아가 억압과 착취와 비이성의 폭력을,그 가진 자의 역사를 찬양·고무·동조하는 데 서슴지 않았다. 지면은 한정되어 있고 그 한정된 지면은 철저하게 자본과 권력의 것이었다.히틀러는 ‘활자로 된 것이면 무엇이든 믿어버리는 우매한 대중’을 농락했다.우매했던 우리는 일간지를 펼쳐놓고 ‘간첩단 사건’따위 기사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10여년 전,어느 일간지에 나온 ‘서울 시민 80%가 자신은 중산층이라고 생각해’라는 헤드카피의근거 자료는 외계인이 아닌 바로 우리였다. 우매하지도 무력하지도 않았던 지식인 역시 마찬가지였다.이들은 마르쿠제가 침을 뱉은 ‘긍정의 교양’을 몸으로 실천하며 가진자의 역사 창조에 ‘암묵적으로’앞장섰다.그렇게 종교는 초월적인 것이었고학문은 가치중립적인 것이었으며 예술은 독자적인 것이었다. ‘물 흐르는 곳으로 가야 사는 법’이라며 초지일관 권력의 품에서 새와 단풍을 노래한 어느 ‘서정’시인의 처세술을 인생관으로 삼은 자들의사설을,칼럼을,TV 교양강좌를 읽고 보고 들으며 그 지배 이데올로기를 ‘지성’이라고 불렀다. 하나의 유령이 한국사회를 배회하고 있다.네티즌이라는 유령이. 구한국사회의 모든 세력,즉 우익인 당·단체·언론,거대 재벌,입법·사법·행정부의 수구 세력은 이 유령이 내뿜는 이성과 정의의 촌철살인앞에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통로는 다양하고 지면은 무한하다.이러한 ‘인터넷의 바다’에서 네티즌은 자신의 견해와 목적과 경향을 선언으로,언론으로,그렇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발전시켜 나아간다. 인터넷에서 국가보안법은 진작에 철폐되었다.박정희 무덤은 이미 침으로 뒤덮인 지 오래이며 할일이 많았다는 모그룹의 전회장은 감옥으로 갈 판이다.과거에는 볼 수 없었고,제도권 언론·방송에서는 지금도 보기 힘든이러한 여론은 심지어 대세가 되기도 한다.이것은 2001년 1월의 법과 제도가,그 안팎의 언론과 방송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비민주적인지를 방증하는 것이다. 네티즌은 이미 한국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세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네티즌’세 음절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역사’가 묻어있다. 네티즌은 다른 세상에서 온 특정문명의 향유 계층이 아니다.자본과권력의 폭력에 저항한,그 지배 이데올로기에 정면으로 맞선 우리의또 다른 모습이다.공장·학교·거리에 묻어 있는 피와 땀이고 당(黨),유사 당,대항언론의 흔적이며 이러한 역사 위에서 여전히 생명력을유지하는 진보와 민주의 동력이다.제3의 물결이든 정보화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든,인터넷은 이제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시장경제의구조악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대동맥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네티즌이 진보와 민주의 기관차 노릇을 할 때, 우리는 비로소 구름한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형렬 영화칼럼니스트 pissed@chollian.net
  • [사설] 詐欺 특례입학 근절해야

    대학은 도대체 눈이 멀었는가.지나친 규제와 간섭으로 비판 받던 교육부가 이번에는 잠을 잤단 말인가.가짜 문서를 들이밀고 대학에 특례입학한 건수가 검찰 수사도중 밝혀진 것만 20건이 넘고,이 숫자는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명문 대학에 자녀를 부정하게라도 넣으려는 부모와 거액을 받은 알선자,거기에 국내외 문서위조꾼이 끼어 벌인 사기행각에 대학들이 농락당했다니 기가 막힌다. 이런 범죄가 저질러질 수 있는 것은 첫째로 제도와 그 운용의 허점때문이다.외국에서 12년이상 공부한 학생은 외국 학교의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출입국사실증명서,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면 시험을 보지않고 정원외로 입학할 수 있게 돼 있다.수학 능력을 검증받는 절차없이 서울시내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이다.대학들은 재정에 도움을 줄 정원외 학생 입학을 마다할 이유가 없어 구태여 서류의 진위를 가려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특례입학제도를 시행해 온 것이 한두 해가 아니고 지원자가 그리 많지도 않은데 여태 그렇듯 안이하게 처리해 왔다는것은 업무 태만이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12년의 국내생활을 외국 수학기간으로 둔갑시키는 무리가그대로 통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대학측은 전형기간이 짧고 외국 학교기록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한다.그렇더라도 직원이서울시내에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가서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을 떼어 보는 것쯤은 아주 쉬운 일이다. 혹시라도 대학측 업무 담당자가 부정을 암묵적으로 방조하거나 범죄사슬의 고리가 돼 있지는 않았으면 하는 희망은,일부 대학에서 그렇게 한 단서가 검찰에 포착됨으로써 깨졌다.교육부가 불비한 제도를방치해왔다 해도 이를 운용하는 대학에서는 자율적으로 보완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일부 대학에 내부 공범자마저 있다 하니 개탄하지않을 수 없다. 검찰은 범행의 모든 고리들을 샅샅이 수사하고 관련자의 이름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그래야 이런 부정이 근절될 수 있다.자녀가 이름있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거의 모든 부모의 꿈이다.돈과 사기적 수법으로 특례입학을 도둑질한 이들에 대한 사회의 분노는 거셀수밖에없다.이 사건은 병역비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부유층의 극단적인이기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돈과 힘이 있는 사회 저명인사가 다수포함돼 있으리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이번에도 힘있는 자들이 빠지거나 이름이 감춰지면 수사 당국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 ‘또다른 얼굴’ 가면의 역사 벗긴다

    마스크는 전세계에 걸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또 하나의 ‘얼굴’이다.탄생이나 죽음과 관련된 의식에서,성인식과 할례식 같은 통과의례에서,또는 해가 바뀌거나 계절이 바뀌는 것을 기념하는 의식에서도가면이 등장한다.가톨릭이 지배적인 유럽과 라틴아메리카의 나라들에서조차 종교적인 연례행사 때면 가면을 쓴다.마스크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인 것이다. ‘마스크,투탄카멘에서 할로윈까지’(존 맥 외 지음,윤길순 옮김)는세계 곳곳에서 사용되는 가면의 용도와 의미,그 전통을 사회문화사적인 시각에서 고찰한 책이다.저자들은 대영박물관 등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거나 일한 경험이 있는 사회인류학자 혹은 예술사가들이다.이들은 세계 유산의 보고인 대영박물관의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가면문화의 다양한 유형을 살핀다. ‘가면’이라는 말에는 모습을 바꾸거나 감춘다는 인간의 행위가 암묵적으로 전제돼 있다.가면을 씀으로써 신과 같은 존재로 격상되기도하고 자신의 정체성과는 무관한 인물로 변하기도 한다.주로 종교적인 목적을 위해만들어진 고대 이집트의 가면은 인간을 신적 존재로높이기 위한 매개물이었다.미라의 머리 위에 놓인 가면은 이를 잘 말해준다.대부분의 미라가면은 대량생산돼 얼굴이 판에 박은 듯 똑같았다.하지만 투탄카멘의 황금가면처럼 왕족을 위해 특별히 주문한 경우에는 죽은 이의 초상을 보존하려고 했던 시도를 엿볼 수 있다.가면이개인의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경우는 유령사냥이나 할리퀸,사육제와같은 행사를 벌이는 유럽의 예에서 찾아볼 수 있다.그들의 가면의식은 곧 ‘우리 안에 있는 타자’를 발견하기 위한 상징행위다.개마고원 펴냄 1만5,000원김종면기자 jmkim@
  • [대한광장] 거창 학살사건의 전국화와 세계화

    얼마 전 거창 민간인 학살 49주기 추모식에 참여했다.신원면 골짜기에서 718명의 억울한 생명이 처참하게 학살되었을 당시를 생각하니가슴이 저미는 아픔을 가눌 수 없었다.그래도 거창 학살사건은 정부의 지원 아래 위령제라도 지낼 수 있었고 명예 회복의 길이나마 열렸으니까 이나마 다행이다. 놀랍게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은 이곳 남녘 땅에서만 약 100만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엄청난 학살가운데 좌익과 북한 인민군에 의해 저지러진 학살은 12만 9,000명쯤으로 남한 정부에 의해 공식화되고 있다는 점이다.이는 대부분의 민간인 학살이 이승만 정부에 의해 자행되었음을 의미한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절대적인 보편적 가치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이다.그러나 이곳 한반도에서는 이 생명의 존엄성이 외세와 국가,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의무를 부여받은 바로 그 국가에 의해 여지없이 허물어져버렸다.나라의 주인이라는 국민은 전쟁을 빌미로 헌신짝취급도 받지 못하였다.이로 인해 비참하게 희생된 원혼과 그 유족들의 원한은 이곳 한반도 상공을 배회하고 있다.이제 더 이상 이러한야만의 역사를 묻어 둘 수는 없다.인권과 평화와 통일의 업적으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나라에서 가장 원초적 인권인 인간 생명을 앗아가는 극악한 인권 침해를 역사의 뒤안길로 밀쳐버릴 수는 없다. 피해자 수준의 실태조사 수준을 넘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명령구조에 의해 자행된 가해자 수준의 진상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따라 개별 가해자에 대한 심판을 비록 늦긴 하였지만 내려야 한다.동시에 이들 피학살자와 그 유족에 대한 명예 회복과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가 늦게나마 뒤따라야 한다.그리고 이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공식적인 참회의 역사가 후세들에게 길이 역사 교훈으로 전수되어야 한다.이어서 21세기를 맞아 전쟁을 빌미로 한 민간인 학살을 지구촌에서 제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지구촌 시민운동이 전개되어야할 것이다. 이같이 거창사건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꾀하면서 짚어볼 게 있다.바로 양민과 민간인을 구분하는 문제이다.굳이 거창 유족들은 거창 학살사건을 양민 학살로 불려지기를 원한다.곧,거창사건의 희생자는 한결같이 아무런 잘못이나 죄가 없이 무고하게 희생된‘양민’이라는점을 강조하자는 것이다.전쟁 당시는‘양민증’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를 소지하지 못한 사람은 언제나 무슨 일만 생기면 혐의부터 먼저받는 위협을 받아 왔다.수없이 무고한 민간인들이 학살되는 상황에서양민증을 소지하지 못한 사람들은 쉽게 학살의 표적으로 몰리고 희생되었을 것이다.거창 유족들이 세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양민 학살이라는 이름을 굳이 고집하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보편적 인권의 개념에서는 이 구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굳이 구분하는 저변에는 반인권적 해석이 따르기 때문이다.곧,양민은 안 되지만 잘못이 있는 사람이나 빨갱이는 죽여도 좋다는 암묵적인 동조가 깔려 있다는 점이다.잘못이 있거나 지은 죄가 아무리 심하더라도 제대로 된 재판 절차에 의해 엄밀히 다뤄지지 않았을 경우 비록 전쟁의 와중이라 하더라도 이는 국가폭력에의한 인권의 심대한 침해행위이다. 좌익도 마찬가지다.사상과 이념의 자유는 천부적 권리이다.국가보안법으로 이들을 처벌할 수는 없다.이들이 형법상의 범죄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결코 처벌되어서는 안됨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쟁 전후로이곳 남한 땅에는‘빨갱이는 죽여도 좋다’는 국가의 원시적 폭력이횡행하였다.모든 민간인은 양민이다.이들이 형법상의 사형에 버금가는 죄를 범하지 않았을 경우 이들에 대한 학살은 비록 국가보안법에의거했다 하더라도 범죄행위이다.21세기 초입에 이러한 범죄행위에대한 과거 청산과 이들 학살에 대하여 사람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사회학
  • 주말극장가 ‘4편4색’ 골라보는 재미 쏠쏠

    이맘때 극장가는 비수기다.그나마 국내외 기대작들도 ‘공동경비구역JSA’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기를 못펴고 있는 터. 그 와중에 4일 개봉하는 영화들은 모처럼 실속있다. 각양각색의 장르에,할리우드 일색에서 벗어난 다양한 국적에.액션과섹스드라마,코미디와 멜로까지 ‘4편 4색’을 소개한다. ●겟 카터(Get Carter) 빼고 보탤 것 없이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으로 실베스타 스텔론이 돌아왔다.여전히 근육질의 사나운 몸매를 하고 있지만 이번엔 말끝마다 “내 가족”을 외쳐댄다.비정한 영웅의 이미지를 빠져나와 그가 오랜만에 복귀한 자리는 가족의 울타리안. 스텔론이 맡은 잭 카터는 처음부터 영웅적 면모와는 거리가 멀다.주먹다짐으로 남의 빚이나 대신 받아주는 라스베가스 뒷골목의 해결사.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우친 건 동생의 장례식장에서다.수십년만에 찾아간 고향에서는 누구 한사람 반겨주지 않지만,동생의 갑작스런 죽음 뒤에 숨겨진 음모를 직감하고 복수에 나선다. 포르노 사업에 이용당한 어린 조카딸을 못내 안쓰러워하는스텔론의눈빛 연기는 확실히 전에 볼 수 없던 변신이다.인터넷 포르노사업을배후조종하는 갱두목으로,섹시함에 카리스마 섞인 한창때의 모습을재확인시킨다. 범죄스릴러의 고전으로 꼽히는 마이크 하지스 감독의 71년작 ‘겟 카터’를 리메이크했다.오리지널 필름에서 주연했던 마이클 케인이 다시 합류했다. ●집으로 가는 길 속살처럼 사변적인 추억과,이리보나 저리보나 중국산임을 말해주는 대륙적 감성에,세상 누구에게나 가슴으로 통할 보편적 진실이 녹아엉킨 ‘장이모우 표’ 멜로다.모두가 첫사랑의 기억한자락쯤은 안고 산다는,암묵적 동의를 얻어서일까.일상의 사소한 편린을 보여주는 영화는 분명 ‘소품’인데도 그렇게 힘있고 당당해보일 수가 없다. 노모 쟈오의 회상을 통해 옛시절로 되돌아간 그 길위에는 온갖 색깔의 사랑이 다 놓였다.수줍은 시골처녀가 갓 부임해온 총각 선생님에게 품는 분홍빛 연정에서부터 눈길위에 서서 뜬눈으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붉은 격정까지. 붉은톤의 차분하면서도 유려한 영상을 배경으로 동화같은 생의 에피소드들이 촘촘히 고리를 엮는다.‘와호장룡’에서 청순미를 자랑한장쯔이가 이 영화로 데뷔했다.올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 ●레스트리스(Restless) 앰뷸런스 응급의사로 일하는 아리는 상처를주기도,받기도 싫다는 이유로 한 여자와의 사랑을 거부한다.상대가누구든 하룻밤 상대면 족하던 그가 평범하면서도 착실한 티나를 사귀면서 혼돈을 겪는다. 이 즈음부터 영화는 직선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영원히 한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진정한 사랑의 결실은 결혼이라고 믿는 티나가 적극 구애해오자 강박에서 벗어나려는 아리는 티나의 두 여자친구를 오가며 섹스에 탐닉한다. 판이하게 다른 성의식을 가진 세 여자가,누구의 소유도 될 수 없는남자와 허무뿐인 사랑을 나누는 과정에는 신기하게도 음울하거나 칙칙한 느낌이 없다.두려움없는 방황? 북구의 늦여름 광선이 뮤직비디오를 찍던 감독의 경쾌한 감각과 절묘한 지점에서 만났다. ●빅마마 하우스(Big momma's House) ‘경찰서를 털어라’에서 재치만점의 수사반장으로 돋보였던 마틴 로렌스가 FBI요원이 됐다.그에게 주어지는 임무는 변장을 해서라도 수사의 단서를 잡아내는 것.그렇다고 ‘미션 임파서블’류의 심각한 액션을 기대한다면 틀렸다.엉뚱하고 기발한 특수분장술 자체가 영화의 한 축을 차지하는 천방지축코미디다. 변장의 귀재인 FBI요원 말콤에게 악질 탈옥범을 잡는 일따위는 식은죽 먹기. 탈옥한 악질 은행강도를 검거하기 위해 접근한 곳은 일명‘빅 마마’라 통하는 흑인 뚱보 할머니의 집.탈옥범의 옛 애인 셰리(나이어 롱)가 어린 아들과 함께 그곳으로 숨어들자,말콤은 집을 비운 할머니 대신 감쪽같이 변장해 탈옥범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육중한 실리콘 변장 아래로 얼음물이 자동펌프되고 있다는 사실,알고보면 더 흥미있지 않을까.‘나홀로 집에 3’을 연출한 라자 고스넬감독. 황수정기자
  • [여성 선언] 외롭고 쓸쓸한, 죽은 문인의 사회

    소설가 이문구 선생이 ‘동인문학상’ 수상을 허락했다는 소식은 나를 우울하게 한다.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와 했던 대담에서,선생은 수상을 기꺼워하는 한편 동인문학상을 둘러싸고 벌어진 안티조선 공방에 대한 간략한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그 기사를 읽으면서 나의 우울함은 쓸쓸함으로 변해버렸다. 상을 타고 안 타고가 개인의 결정이요 영광일 뿐이라면,나의 우울함은 지극히 오지랖넓은 일이 될 것이다.그러나 실천문학사의 제1호 사원이었던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다.나는 이문구 선생이 의장으로 있는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 회원들로부터 시가 ‘가진 자들의 파적거리나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변혁의 무기’라는 것을 배웠고, 그로 인해 오래 아프고 오래 힘들어 했었다. 문학을 나의 사적 경험의 형상화라고 생각했던 어린 마음이 분질러지고,문인이란 어떤 방식으로든 당대의 억압에 직면하는 존재라는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그러니 적어도 나에게 ‘이문구’라는 이름은,조태일이나 박태순이나 김남주라는 이름과 마찬가지로,절대로 양보해서는 안되는 문인의 사회적 책무가 있음을 알게 해준 이름 가운데 하나이다. 내가 특별히 조선일보라는 권력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에 서게 된 것도 그러한 배움과 절대로 무관하지 않다.거대권력의 억압이 사라진지금 언론이라는 미시권력의 횡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나의 성정은저 80년대가 남긴 작은 열매일 뿐이다. 문인으로서 나는 조선일보가발생시키는 문제가 지극히 단순하다고 생각한다.바로 ‘말의 왜곡’이다.우리 사회의 보통사람들에게는 신문의 언어는 불편부당과 공정성이라는 규약을 지킨다는 암묵적 전제가 있다.신문이 어떤 사실을보도할 때 사용되는 언어를 두고 우리는 그것이 자의적 해석이자 왜곡일 수도 있음을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오히려 그 언어들을 최대한공정하고 사심없는 것으로,다시 말해 사실 그 자체로 받아들인다. 조선일보는 이러한 순진한 믿음을 배반하고,오히려 그 믿음을 빌미로 순수한 독자들의 판단을 지속적으로 호도하는 습관이 있다.더구나그 호도의 내용이 다른신문과는 달리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기득권옹호적이라는 것도 내가 조선일보를 거절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하나이다. 왜냐하면,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 끄트머리에서 나는,문인이란 단순히 언어적 진실의 수호자일 뿐 아니라 진정으로 가진 것 없는자들의 뭉개진 입을 대신하는 기드온의 나팔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나는 이문구 선생이, 동인문학상의 후보작이 되는 것까지 거절하는것은 좀 지나치더라도 수상은 거부할 줄로 대단히 ‘순진하게’ 생각했었다.자기가 사용하는 언어가 민족어이며 공동체를 위한 소통의 도구라는 인식이 없이 소설가가 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수상이결정된 후 오마이뉴스와 했던 대담에서 90년대 이후 젊은 작가들의일인칭 소설을 탓하는 이문구 선생의 말 또한 나는 그러한 맥락으로알아듣는다.그렇다면,그 민족어를 생산하는 주체인 소설가가,말을 왜곡하고 공동체의 화합을 깨뜨리는 일을 자꾸 하는 거대언론이 주는상을 아무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모순은 어떻게 해서 옹호될 수 있을까?더구나 말로써 세상의 불의를 질타하던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적자인 이문구 선생이? 내 마음에 자잘한 빗금같은 균열이 인다.내가 세상을 바라보던 위대한 거울은 이미 깨져 버린 모양이다.내가 믿고 따라온 등불은 실은유령의 불이었던 모양이다.젊디 젊은,그리하여 세상이 우습게 보일수도 있었던 촌발날리던 한 문학소녀를 회의와 죄의식의 수렁에 빠뜨려도 좋을 만큼 문학은 찬란한 것이었다.문학이 사회변혁의 다만 한수단이 되어도 어쩔 수 없다고 이를 악물 만큼 시대의 불의를 두고볼수 없다는 결의는 막강한 것이었다. 그런데,그 날들이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만큼의 개인적 자유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했다고 바로 그 스승이 강변한다.역사는 죽은 자들의 것이 아니다.말하라,80년대의 문학이여!문인들이여!살아서 바로내가 이루지 못한 정의가,그 어떤 낯선 후손들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고 마음 편하게 세상을 살아가도 될 만큼 당신들은 이미 기득권자요 귀족인가? [노혜경 시인·부산대 강사]
  • 정부 방침 뭔가…국군포로 문제 ‘실사구시’ 접근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에 대해 정부는 ‘명분’보다는 ‘실리’를추구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드러내놓고 떠들어 북측을 자극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남쪽 가족과의 상봉을 추진하는 게 당사자들에게도훨씬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다시 말하면,국군포로 등을 넓은 의미의 이산가족 범주에 넣어 해결하는 게 효율적이란 얘기다.북측은 현재 국군포로와 관련,“국제법적으로 전쟁포로는 없다”고 주장하고있다.납북자에 대해서는 “남쪽으로 가길 희망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북측에 자꾸 국군포로 등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오히려 대립상황을 초래,문제 해결을 더욱 늦출 뿐 아니라 나아가 이산가족 상봉 무드 자체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정부는 우려한다.따라서 겉으로는 체제 선전에 집착하는 북측의 입장을 살려주면서 실제로는 최대한 얻을 건 얻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정부가 북송을 원하는 비전향 장기수 62명을 다음달초 우선 돌려보내기로 한 것도 이같은 복안의 일환이다. 대신 정부는 오는 29일 평양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그러나 합의문에 국군포로 등 문제가 명기될지는 미지수다.암묵적으로 남쪽 가족과의 상봉을 추진한다고 합의한다해도 발표문에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비전향 장기수는 전원 송환하면서 그 ‘대칭점’에 있는 국군포로 등은 언급조차 안되는 데서 오는 여론의 부담을 정부가 헤쳐나가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또 국군포로나 납북자 가족들이상봉에 만족하지 않고 완전 송환을 요구할 경우 이를 풀어나가는 일도 쉽지 않은 숙제다. 김상연기자 carlos@
  • [기고] 상업주의·성문란 금지기준 만들자

    현재 우리 사회는 돈,성(性),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돈의 문제는 자본주의어느 사회에서나 겪고 있는 문제이나,IMF사태 이후 돈이 유일한 생존수단이라는 강박관념이 우리사회를 더욱 병들게 하고 있다.각종 대중매체에선 돈버는 성공사례를 부각시켜 돈에 대한 집착을 강화시키고 있다. 모 연예인 장모의 라스베이가스에서의 횡재 보도를 통해 대중들의 투기심리에 부채질하기도한다. 또한 돈에 대한 집착은 우리사회 모든 부문에서 부정부패를 만연시키고 있다. 성의 신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다.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성에 대한 가치관의 혼란과 갈등을 겪으면서 원조교제,인터넷 음란사이트와 음란행위 등이 새로운 성문제로 나타나고 있다.‘아름다운 우리의 성’을 외친 구성애씨의 강의는 소리없는 메아리처럼 외롭게 느껴지고 있다. 성에 대한 보다 자극적이고 대담한 행위와 노출을 경쟁적으로 연출하는 각종 매체를 통해 대중들은 이러한 흐름에 무비판적으로 편승하여 따라가고 있으며, 성에 대한 절제는 포기된 상태이다. 폭력은 가정, 학교 및 사회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가정에서는 아동학대와유기,학교에서는 왕따와 구타,국회에서의 힘 겨루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힘의 남용인 폭력은 우리사회에 인간학대와 현실도피의 퇴행성 행동을 가져오고 있다.그 결과 인간존중이라는 단어는 구호성의 죽은 단어와 같이 느껴지고 있다. 이런 돈,성,폭력의 문란은 서로 한데 어우러져 더욱 사회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사기와 속임수는 같은 동포인 조선족을 울리는 수준이고,집단이기주의로 추호의 양보와 이해를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도덕성은 파괴되었으며 개인은 고립과 위축으로 사회적 관계는 존재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폭력으로 인한 인간학대와 현실도피적 행동은 우리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약하다.돈과 성,폭력의 문란에 대한 사회적 반응은 무감각할 뿐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 돈,성,폭력에 대해 규범적으로는 비판하면서도 대다수의 국민은 암묵적으로이러한 행위를 수용하고 있다.왜 우리사회는 이 지경이 되었나? 돈,성,힘은모든 사람이 본능적으로원하는 것이고 사회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사회에는 이 세가지 요소가 잘 사용되도록 하는 기제가 있어야 하는 반면 또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금기기준이 분명해야 한다.이의 사용이 사회적 허용기준을어겼을 땐 엄히 다스리는 제도가 있어야 사회가 유지된다. 사회는 규범과 금기기준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예를 들어 선진외국의 약물남용자 치료기관에서는 약물남용자의 실수나 잘못된 행동을 이해하고 다시기회를 주며 도와주지만,돈을 이용해 문제를 일으켰거나 동료간 또는 상급자와 성 관계를 갖거나 폭력을 사용하였을 경우에는 기관으로부터 떠나는 규율을 엄격히 지키고 있다. 사회에는 실수를 허용하는 부문도 있어야 하지만,절대 허용하지 못하는 금기부문도 있어 이를 위반했을 때는 반드시 처벌해야 사회질서가 유지된다.최근 정부와 사회단체가 우리사회에 범람하고 있는 상업주의, 성문란, 폭력에대한 전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이때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것은 건전문화 육성을 위한 역할과 책임,적극적인 사회참여 등의 문화적 규범 형성에도 당연히 노력하여야 하지만,상업주의,성,폭력이 넘어선 안될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인식시켜야 하며,이 기준을 위반하였을 때 엄히 다스리는 사회적 제재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김성이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장
  • 현대에 서슬 퍼런 메시지

    정부가 기업·금융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특히 현대에 보내는 메시지에는 서슬이 퍼렇다.기업·금융 뿐 아니라 공공·노동부문의 개혁도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연내에 모든 개혁을 마무리 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사태 상견례 정도에 그칠 예정이었던 9일의 새경제팀 첫 경제장관간담회는 현대에 대한 초강경 발언들이 쏟아졌다.진념(陳稔)재경부장관은 회의가시작되자마자 “시장을 외면하는 기업은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포문을 열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벼랑끝 전술을 펴는 현대가 버티기를 계속할 경우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도 불사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표현으로 이해된다.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최강도의 메시지다. 진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재경부가 현대사태 해결의 전면에 나섰음을 의미한다.진장관은 지난 7일 “현대문제는 채권단에 맡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불안이 가중되고 김대중대통령의 조기 매듭 지시가 떨어지자 입장을 바꿨다.재경부가 야전사령탑을 맡아 채권단을 직접 지휘하겠다는 얘기다. 진장관이 “정부는 채권단과 현대간 협의진전 상황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재경부의 직접적인 개입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현대 계열분리의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남기(李南基)위원장도 “부실이 확실히 정리돼야 시장이 바로설 수 있다”는 표현으로 지지의사를 밝혔다.공정위의 현대압박 수위도 예전보다 높아질 것임을 느낄 수 있다. 진장관은 현대건설의 부채축소를 위해 보유주식을 매각하라는 외환은행의요구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채권단에 힘을 실어줬다. ◆4대부문 개혁 새 경제팀은 기업·금융·공공·노동 등 4대 분야의 개혁을새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연내에 4대부문 개혁의 큰 줄거리를 잡고,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완결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기업·금융개혁이 느슨해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얘기다.진념장관이간부회의에서 도덕적 해이에 빠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의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제도적 개선책 마련을 지시한 것도 기업구조조정이 가속화될것임을 예고한다.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이 “금융기관도 기업구조개혁에 앞장서야 한다”며 총체적인 기업·금융개혁 입장을 밝혔다. 박정현기자 jhpark@
  • ‘아세안+3’외무장관회의 정례화 의미

    [방콕 오일만특파원] 동아시아 시대가 열리고 있다.미국과 유럽연합(EU)이양분하고 있는 세계 구도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국이 가세한 ‘동아시아’의 3극 체제로 개편될 조짐이다. 26일 태국 방콕에서 처음으로 열린 ‘아세안+3’ 외무장관 회의는 일종의신호탄이다.지난해 11월 마닐라 아세안+3 정상회담을 통해 조성된 역내 협력 분위기를 구체적이고 착실하게 뿌리내리는 의미도 담고 있다. 회의에서는 ▲동아시아 기업협의회 등의 네트워크 구축 등 경제협력 방안▲경제구조개혁 분야의 협력 강화 ▲금융·통화·재정 등 정책 조정·협의▲동아시아 지속 성장과 사회·인적 자원 개발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지역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은 지난 몇년동안 아시아를휩쓴 ‘경제위기’가 촉발했다고 할 수 있다.게다가 세계금융질서 개편 노력의 실패와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좌절 등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자구책 마련을 가속화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당시 미국과 다른 선진국들이 보여준 느리고 부적절한 반응에 대해 동아시아 국가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지역내 국가들간의 상호의존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볼 수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아시아 블록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멀다는 분석이다.동아시아 특유의 복잡하고 이질적 요소들이 결속을 가로막는 데다 최대 파워국인 중국과 일본의 협력관계 유지가 미지수다. 유일 강대국인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험난한 앞길이 예상된다.아세안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감안,미국과 중국의 파워 게임도 주요 변수로 보인다. 반면 아세안+3가 최근 수년간 정상회담과 각료급 회담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역내 협력 필요성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동아시아 그룹이 세계구도를 좌우하는 ‘파워 블록’이 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oilman@. * ARF 의장성명 채택 안팎. [방콕 오일만특파원] 제7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채택된 한반도 관련 의장성명은 한반도 평화구축에 탄력을 부여할것으로 관측된다. 남북은 물론 역내 회원 23국의 외무장관들이 만장일치로 6·15 공동선언의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구체적인 실현을 촉구했다는 상징성을 갖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오키나와 G8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한반도 특별성명과 더불어 남북 화해와 협력의 당위성을 국제적으로 공인했다는 의미가 크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가 동북아 및 세계질서 개편과정에서 핵으로급부상하고 있음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오는 9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와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도 한반도 관련 성명과 선언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밝혀 향후 6·15 정신의 국제적 공인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반도 관련 ARF 의장 성명이 채택되는 과정에선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다는 후문이다.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북한의 반발 때문이다. 북측은 ‘북한 미사일 문제’가 성명서에 포함되는 것을 반대한 반면 어떤식이라도 미사일 문제를 거론할 것을 주장하는 미·일과 신경전을 벌였다. 우리 정부는 강도는 다르더라도 미사일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미·일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추진하는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문제를 성명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북·중·러 3국의 연합 연계작전으로 밀려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ARF 가입 의미·전망. [방콕 오일만특파원] 27일 북한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가입은 ‘전방위 외교’의 국제 데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극단적 ‘고립정책’으로 가까스로 체제를 유지했던 데서 대외개방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는 복선이 깔려 있다.90년대 내내 북한을 괴롭혔던 경제난과 체제위협에서 벗어났다는 대외적 선언도 함축하고 있다.이런 북한의 전방위 외교는 두 축으로 움직이고있다. ◆대 서방 접근=북한의 전방위 외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99년 9월 백남순(白南淳)외무상의 유엔 총회 참석.99년 5월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과 9월 북·미 베를린 협상 타결은 대외개방을 주저했던 북한을 자극했다. 북·미,북·일 관계정상화 및 대북 경제지원과 북한의 미사일문제 해결을일괄 타결하자는 ‘페리구상’을 암묵적으로 수용했다는 의미가 있다. 올부터 시작된 북한의 수교 러시도 연장선상에 있다.이탈리아 수교(1월4일),호주 국교재개(5월8일),필리핀 수교(7월12일) 등의 성과를 냈고 캐나다·쿠웨이트·터키 등과도 수교 협상을 진행 중이다.현재 북한은 137개국과 수교를 맺어 남한(183개국)보다 46개국이 적다. ◆북·중·러 3각체제=북한은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복원을 동시에 시도했다.미국과 일본을 견제하려는 ‘이중 포석’의 의미가 짙다.6월 남북정상회담 직전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방중과 최근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극적인 관계복원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중·러의 대미 공포증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북·중·러 3각체제로 한반도에서의 ‘최대 주주’인 미국의 영향력을 제어해 보자는 계산이다.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가 이들 3국 결속을 강화시켜 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걸음 나아간 것이 북한의 ARF 가입이지만 전방위 외교의 성공 여부는 동북아 ‘뇌관’인 북한미사일 문제 해결 여부와 밀접한 함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인터뷰/ MBC ‘新귀공자’ 용남役 김승우

    서글서글한 눈매에 웃는 표정이 일품인 영화배우 김승우.그가 2년만에 TV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MBC 수목드라마 ‘新귀공자’의 남자 주인공이다. 이번 출연은 이창순PD 때문이다.김승우는 이PD가 연출한 ‘신데델라’ ‘추억’ 등에 출연했다.‘신귀공자’는 이PD가 기획한 작품.“서로에 대한 신뢰예요.이감독님은 억지요구를 안해요.어떻게 작품을 만드는지 아니까 작품 처음 시작했을 때 제작진과 서먹서먹한 감정도 없죠.그게 큰 장점이예요” 김승우는 이번 드라마 내용을 듣자마자 “어른들의 동화”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그러나 대본은 동화보다는 만화에 가까왔다.다소 껄끄럽기는 하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이 맡은 용남 역은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그가 연기하는 용남은 세상에 두려울 것 없는,배짱 두둑한 생수배달원.자신을 막무가내로 결혼시키려는 아버지 뜻에 맞춰 수진(최지우)이 만들어낸 가짜 애인이지만 어느틈엔가 두 사람은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촬영현장의분위기를 띄우는데 일가견이 있는 그는 파트너인 최지우를 끔찍히 아낀다.촬영이 끝나면 늘 옆에서 이것저것을 챙겨준다.김승우의 이런 자상한 모습에최지우는 “너무 편하고 즐겁다”고 말한다. “(이)미연이가 TV를 보더니 (최)지우가 예쁘다면서 잘 해주래요.그래야 연기를 잘한다고.촬영 끝나는 8월말까지만 잘해줄 거예요” 김승우에게는 아내인 영화배우 이미연을 빼놓을 수 없다.김승우와 이미연은 연예계에서 가급적 함께 작업하지 않는 부부로 유명하다.그러다 보니 별거설,불화설에 시달리기도 한다.“우리라고 돈 욕심이 없겠어요.하지만 둘다연기자의 이미지로만 남고 싶어요.김승우하면 이미연,이미연하면 김승우를떠올리는 건 연기가 본업인 우리로서는 원치 않는 거예요” 지난 95년 결혼한 두 사람은 그동안 ‘한 사람이 일을 하면 다른 사람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원칙을 갖고 있었다.그러나 최근 이미연은 영화‘물고기자리’,김승우는 ‘신귀공자’ 촬영으로 얼굴을 마주친 날이 며칠안된다.“그동안 기댈 곳이 있었는데 그게 없다는 것이 너무 사람을 지치게하더라구요.앞으로는 촬영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할거예요” 김승우의 소망은 캐릭터가 강한 악역을 한번 해보는 것.그리고 언젠가는 이미연·김승우 공동주연의 영화나 드라마를 한 작품 정도 하고 싶어 한다. 전경하기자 lark3@
  • DJP 5개월만의 회동 의미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의 20일만찬회동은 DJP 공조복원을 공식화 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회동 의제가 남북 정상회담에 국한됐다고는 하지만 정국 전반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함께 향후 협력방안에 관한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5개월여만의 회동/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의 회동은 김 명예총재가 지난1월11일 총리직에서 물러나 당으로 복귀한 뒤 5개월여 만에 이뤄졌다.이날두 사람은 16대 총선 과정에서 쌓인 오해와 앙금을 털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당초 회동이 오찬에서 부부동반 만찬으로 바뀐 이유도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얘기를 풀어가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의 내용 및 성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협조를요청했으며 김 명예총재는 회담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자민련이 후속 조치등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김 명예총재는 그러나 통일방안에 대한 보수계층의 우려를 전달했으며 이에 대해 김 대통령도 일정한 이해를 표시한것으로 관측된다. ■공조복원 과시/민주당과 자민련은 이한동(李漢東) 자민련 총재의 총리행과16대 국회 원구성을 위한 의장단 선거를 통해 사실상 공조를 복원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DJP 회동은 공조복원을 공식화하고 양당간 공조를 과시했다는의미를 띤다.이로써 16대 총선 결과인 여소야대(與小野大)가 여대야소(與大野小)로 전환된 셈이 됐다. 그러나 향후 정국은 그리 순탄하게 풀려 갈 것 같지는 않다.한나라당은 이날 회동에서 ‘DJP 공조확인+α’가 논의됐을 것으로 보고 바싹 경계하는모습이다.자민련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될 경우 택할 수 있는 수순은 양당의 합당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회동에서 이런 정국의 밑그림까지 세세히 논의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다만 두사람이 신뢰회복 기틀을 다지고 앞으로 복잡다단해질 정국의 협력에 암묵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은 가능해 보인다. 황성기기자 marry01@
  • [사설] 都心과격시위 제한해야

    최근 도시기능을 마비시키는 잇따른 과격시위로 시민들의 고통이 크다.지난주말 서울역광장 노동절집회는 일부 참가자들이 광화문으로 진출하려는 과정에서 도로를 점거하는 격렬시위로 이어져 종로·을지로·퇴계로 등 서울일원의 교통이 밤늦게까지 마비되는 사태를 빚었다.지난 1일에는 종묘공원노동절집회에 참가하려던 학생들이 안암동 일대를 점거하고 화염병시위를 벌여 시민들이 또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 올봄은 이른바 ‘춘투’로 불리는 근로자와 학생 집회가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때문에 시민들은 벌써부터 과격시위로 인한 생업 지장과 불편을 크게우려하고 있다.시민을 볼모로 한 시위는 여론을 끌어들이기는 커녕 악화시킨다는 점을 우리는 과거의 경험으로 잘 안다.1년만에 재발된 화염병과 투석시위로 국민들은 착잡한 심경이다.지난날 군사·권위주의 정권시절 민주화요구시위가 때로 과격성을 띠어도 용인된 것은 국민의 암묵적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다양한 계층의 이익과 관심을 옹호하고 민주사회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무시하고 탈법과 폭력을 통해 자기주장을 관철하려 한다면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민주사회를 지탱하는 기본틀은 법과 상식이며 여론의 힘이다.그럼에도 여론을 등돌리게 하는폭력시위로 시민에게 불편을 준다면 집회의 당위성은 사라진다. 근래의 시위양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경찰청이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는도심집회 허가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움직임이다.우리는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격·폭력시위를 사전예방하려는 도심집회의 허가요건을 강화할 필요성에 동감한다.그러나 도심집회 허가요건 강화도 여론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어떠한 경우도 국민기본권이 침해받을 위험이 있는 교각살우(矯角殺牛)가 되지 않도록 사전검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개정의 방향을 집회의 편의적 제한에 두기보다는 서민생업에 지장을 주거나 시민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제도 마련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폭력·탈법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집회의 도심허가를제한하는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고 불허 이유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평화적 집회라도개최 시기와 규모면에서 시민불편의 소지가 있으면 도심을 피하도록 하는 것이 선진사회의 집회질서이다. 우리는 합법적 집회와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겠다고 선언한 국민의 정부 약속이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고 본다.과격시위에도 끝까지 최루탄 사용을자제한 것도 선진집회질서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로 이해한다.공권력 개입을 최소화하고 정부의 약속이 좋은 결과를 맺기 위해서는 도심 대규모 집회는 피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여성 선언] 여성도 책임을 져야 한다

    13일은 선거일이다.이번 총선에 참여하는 유권자 수는 3,348만여명 정도이고 그중 여성이 1,704만5,456명,남성은 1,643만6,931명이라고 한다.여성이 60여만명 정도 많다.숫자상으로 여성이 단결하면 원하는 정당을 승리하게 할수 있다.흔히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반영한다고 한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치에 대한 비판의식이 높다.다만 그러한 개개인의 비판의식이 사회 전체적인 개혁의식으로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제 여성에게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국민의 반이 여성이기 때문에 절반의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시민으로서 여성의 역할에서 절반 이상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국회의원 공천의 여성할당제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여성들의 표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만든 여성의 책임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정치권 일각에서는 TV스타,잘 생긴 외모,번듯한 학력,지역정서에의 호소 등으로 여성들을 현혹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 여성들에게 자문하고 싶다.우리가 정치인이나 정치권을비판할 때 암묵적으로 ‘정치권=남성’이라는 등식을 설정해 놓고 있던 게아닌가를.따라서 정치의 실패는 남성의 실패이지 여성은 다만 피해자일 뿐이라는 생각 속에 우리의 책임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물론 정치인들대부분이 남성으로 구성된 현실에서 그것은 당연한 의식인지도 모른다.그러나 권리는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우리 경제를 강타했던 IMF 시절 ‘고개숙인 가장’‘실직가장들의 가출,그리고 홈리스들’이란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남성중심주의역사에서 형성된 가장의식에서 비롯된 현상이었다.가정경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할 경우 가족으로부터 대우받는 특권을 스스로 포기하는,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제 현상이라고 생각되는 비극이다.그들은 가족과 상의하고 고통을함께 나누는 방법보다는 특권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가출을 택함으로써 가족에게 이중의 아픔을 가했다.또한 아내에게는 책임을 함께 나누어질 기회조차 박탈했다.그러한 현상들에 대해 지나치다느니 어리석다느니 가족간의 대화부족이라느니 하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가장으로서의 책임의식이 형성돼 있었기 때문에,역으로 평소에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오히려 특권주장을 할 수 있었다는 그 이면을 주목하자는 것이다. 오늘 선거에 임하는 여성들에게 제안한다.지금쯤은 모두 마음을 정했겠지만우리 여성들이 과연 국정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의식을 갖고 선택했는지 자문해 보자.흔히 아버지는 강하고 잘난 자식을 사랑하지만,어머니는 약하고힘없는 자식에 더 마음을 쓴다.여성운동은 여성 상위운동이 아니라 ‘사회적약자’인 여성이 사회적 약자를 없애고자 하는 인간 해방운동이라는 점을명심해야 할 것이다. 선거때는 온갖 그럴 듯한 공약들이 난무한다.여성들은 현재 내세우는 공약보다 그동안 각 정당이 지향했던 정책들이 강자지향적인가 약자지향적인가그것만을 생각하자.지금까지 중산층에 유리한 정책을 옹호했던 정당보다는‘사회적 약자’나 경제적 중·하층을 배려하는 정책을 지향했던 정당,그리고 장애인·여성·빈자·북한문제 등 약자를 조금 더 배려한 정당을 지원하자. 외모나 학력,지역정서보다는 평소 어느 당이 어떤 정책을 추진했는가에 초점을 맞추자.그리고 선거 결과에 대해 더이상 남성 정치꾼들을 탓하지 말자. 사회적 약자의 해방을 지향하는 우리 여성들이 모든 결과를 책임지자.여성이유권자의 절반이 넘는다는 사실 앞에서 강자의 기득권을 남용하는 정당이나정치꾼들을 몰아내지 못한다면 여성 자신의 선거권 행사 방식에 대해 우리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김성옥 장안대교수 철학
  • 남북 정상회담/ 북·일수교회담 미칠 영향

    북·일 수교를 위한 1차회담이 4∼8일 평양에서 치러진 가운데 10일 전격발표된 남북 정상회담 소식이 7년5개월만에 재개된 수교회담에 돛을 달아줄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정부 각료들은 10일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는 물론 북·일 수교협상을 촉진시키는 호재가 될 것이라며 환영을 표시했다. 최근 급속히 다가선 북·일관계는 상당부분 햇볕정책으로 대별되는 한국정부의 암묵적 지지에 힘을 얻어왔다.그러나 이의 효과는 북한측의 소극적 태도때문에 제한돼왔던 것이 사실.그러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직접채널이 확보되면 대북한 영향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는 북·일 수교회담에서 한국측이 목소리를 낼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그간 수교협상의 쟁점들 대부분이 우리측과 관련돼 있었음에도 불구,회담 진행과정에서 한국은 배제돼왔다.일본 식민통치와 관련,북한측의 종군위안부 및연행자 등에 대한 거액의 전쟁배상 및 전후보상 요구를 일본은 65년 한일협상때의 청구권협상원칙과 비교,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또한 98년 일본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로 촉발된 북한 핵 위협,이와 연계된 경수로지원금 문제,식량지원 등이 모두 한국을 제3주체로 상정하지 않고는 풀릴수없는 쟁점들이었음에도 불구,한국측 의사가 조율될 통로가 없었다. 남북 정상간의 만남으로 한국측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채널을 확보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 북·일문제의 가장 적합한 조정자로 한반도 정세에 대한통제력을 확보할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일본측도 한국정부의 강한‘햇볕’의지를 확인하는 셈이어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운신 폭이 한결 넓어지는 셈이다.92년 첫 북·일 수교회담이 결렬됐을때 이는 자신을 배제한 북·일만의 밀실협상에 반대한 한국의 입장도 한몫을 했다.지금도 북·일 수교협상의 난제들은 여전하지만 한반도 주변정세가 당시와 비할수 없이 해빙되고 있다.남북정상회담은 이에 결정적인 난류를 보탤 것으로 보인다. 손정숙기자 jssohn@
  • [대한광장] 시민운동의 성공 조건

    새 천년 한국정치는 정치권 밖으로부터의 압력으로 그 변화의 포문이 열리기 시작했다.시민단체들이 얼마동안 준비해 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국민들이 보기엔 불과 열이틀 만에 엄선된 낙천자 명단이 발표됐다.그 신속성과 여론의 파장 그리고 변화에 대한 열렬한 환호와 그와 상반된 우려와 두려움 등에 비추어 볼 때 가히 혁명에 가까운 열기와 운동의 동력이 느껴진다. 시민단체들의 주장과 살생부에 포함된 기성 정치인들의 자기변호와 원망 등을 들으면서 사실 많은 국민들은 억눌렸던 감정이 일시에 카다르시스되는 시원함과 더불어 남의 단점을 내놓고 지적하지 못하는 음(陰)의 정치문화 속에서 한편으론 섬뜩함과 착잡한 갈등을 느꼈을 법하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암묵적으로 인식하듯 이는 단기적이고 미시적이며 표출적인 의식적 사건의성격을 넘어서서 한국정치 나아가서는 한국사회 전반에 걸친 거시적이며 구조적이고도 무의식적인 영역과 연관된 사건으로 파악돼야 할 것이다.운동에참여한 어느 운동가가 사실 자신들도 이처럼 운동이 폭발성을지닐 것으로예견치 못하고 소박하게 시작했다는 고백에서 프랑스혁명 당시 가담했던 시민들이 그것이 혁명의 시작인지 몰랐다고 술회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어떤 개인이나 집단 행위자의 의지와 결정이 이미 통제 가능한 영역을 넘어서서 전 사회와 역사에 구조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상황하에서는 역사가 루시앙 페브로가 말한 것과 같이 ‘가장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행위자의 소리만이 아니라 즉 사건의 피상적 움직임과 표피만을 관찰할 것이아니라 그 현상을 저변으로부터 변화시키는 집단적 힘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그것이 가능할 때 단속적 역사가 총체성과 연속성으로 연결되는 해법을 찾게 되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민운동이 낙선자를 추려내는 방법상의 문제,대상 범위의 문제,총체적 혐의추정 가능성,결과적 손익의 편향가능성,시민단체의 대표성 등등 원칙과 방법론에 있어서 많은 위험을 수반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치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너무 크고 국민들의 정치 혐오증이 극에 달한 반면 그것이 미치는 전 사회적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개선의 절박성과 필요성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승수적 효과에 대한 기대가 합쳐져 자발적인 강력한 힘의 분출로 나타났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 땅에 민주주의가 도입된 지 50여년이 지났고 여야간 정권교체까지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실질적 내용은 채워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원인이 다원적 집단의 미발달로 인한 정책투입 구조의 부재에 있든,권위주의적 정치문화에 있든지 간에 시민들은 인적 청산을 가장 신속한 해결책으로 선택했다.이는 인물 개개인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그동안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 전반에 대한 타격이며 공인을 공인답게 하자는 총체적 열망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단체에서는 말없는 다수의 수임자로서 역할을 다하고 엘리트적 교화보다는 정보 전달자로서의 책무에 전념해야할 것이다.리스트에 포함된 의원들 또한 개인적 억울함도 있겠으나 시민단체를 음해하거나 상대해 싸우기보다는 솔직한 고백과 통회하는 심정으로 유권자의 심판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또한 명단에서 빠졌다고 면죄부를 받은 듯이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사실 한국정치의 구조와 문화로부터 자유로워 죄있는 자를 돌로 칠 수 있는 사람이 우리중 몇이겠는가.역설적이게도 운동의주체는 우리 모두인 동시에 그 청산의 대상 또한 우리 자신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관용은 전혀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모든 판단은 표로 연결돼야 하며 표의 심판만이 정당성의 근거가 된다.모두가국가공동체로서의 아픔을 갖고 우리의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야 하는 시점에와 있는 것이다. 金明淑 상지대교수·정치학
  • 千容宅국정원장 발언 파장

    천용택(千容宅)국정원장이 비보도를 전제로 기자들에게 한 발언 내용이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총무와 정형근(鄭亨根)의원에 의해 공개되면서 ‘세밑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이때문에 정기국회 마감일을 하루 앞둔 17일예정됐던 본회의가 지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임시국회를 다시 소집,정치개혁 관련법을 처리할 것으로 여겨졌던 향후 정치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천원장의 발언 파문은 16일 오후 이부영 총무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정치자금법 개정(97년 11월)이전에 당시 중앙일보 홍석현(洪錫炫)사장으로부터 한번 돈을 받았으며 홍사장은 이후에도 삼성그룹의 돈을 싸들고 왔으나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는 천원장의 발언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이에 앞서 정형근의원은 국회 본회의 5분 자유 발언에서 천원장의 발언을 근거로 대면서 “국정원측이 나를 미행했다”고 주장했다. 여권은 천원장의 사의를 반려하는 등 파문의 조기진화에 나섰다.천원장 발언에 대해 ‘불법 정치자금은 받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일뿐’이라고 그 의미를 축소했다.이같은 여권의 행보에도 불구,파문은 쉽게 수그러들 기미가 아니다.한나라당이 향후 정치 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해 확전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의도는 정형근의원이 국정조사에 출석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미 물건너 간 ‘언론문건 국정조사’를 끄집어 낸데서도 엿볼 수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야당은 천원장의 사퇴 권고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정치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야당측은 한편으론 새해 예산안의 회기내 처리를 다짐하기도 하는 등 ‘이중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그러나 ‘언론문건 국정조사’과 임시국회를 연계함으로써 선거법 처리를 위해 소집하는 임시국회의 일정 자체가 불투명해지게 됐다.따라서 24일 이전에 선거법을 처리하고 연내에 여야 총재회담을 개최,해가 가기전에 모든 정치현안을 털어버린다는 여권의 구상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연내 선거법 개정은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나오고 있다.이런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강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야당이선거법 처리를 계속 거부할 경우 ‘타협가능한 선’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마련,이를 강행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천원장 실언’으로 정국이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꼬이는 양상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 * 정치자금법 저촉 여부 현행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은 후원회 등 공식적인 통로를 이용해 모금되어야 하며 반드시 중앙선관위에 신고돼야 한다.그렇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97년 11월 14일 개정되면서 새로 생긴 것이다.때문에 이전까지 소급해 처벌할 수는 없다.이번에 문제가 된 김대통령에 대한 홍석현씨의 정치자금 기부행위는 법개정 이전 일이므로 법적으로 문제삼을 일이 아니다. 야당은 그러나 위법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홍씨가 자금을 전달한 시기와 액수가 보다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은 아니더라도 대선과 가까운 시기에,당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고액의 자금이전달됐으며 당선이후 편의제공이암묵적으로 교감이 됐다면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의 견해다.대선전,그것도 정치자금법에 처벌 규정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기업으로부터 관행적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행위를 처벌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주현진기자 jhj@ *여권 “언행 조심하자” 자성론 일어 천용택(千容宅)국정원장의 대선자금 관련 발언에 대해 여권은 17일 천원장이 제출한 사의를 곧바로 반려하는 등 서둘러 진화를 시도했다.반면 한나라당은 천원장의 사퇴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해명을 촉구했다. 지난 15일 서울지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했지만 사건의 당사자격인 천원장은 이날 오전 김대통령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를 방문한 천원장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자김대통령은 “처신을 똑바로 해야 한다”며 천원장을 나무랐다고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이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대통령의)심기가 최근들어 가장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대통령을 보좌하는 핵심인사들의 잇단 실수와 설화가 꼬리를 물자 여권내부에서도 자성론이 일었다.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옷사건도 그렇지만 측근에서 모시는 분들이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서야 되겠느냐”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한나라당은 연말 정국의 호재(好材)를 잡은 듯 정치공세를 강화했다.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DJ의 대선자금이 옷자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면서“청와대는 돈의 출처와 금액,사용내역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청와대는 97년 정치자금법이 개정되기 전 당시 홍석현(洪錫炫) 중앙일보 사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대가성이 없는 돈이라고 해명하지만그 돈의 대가성여부는 수사기관에 의해 판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여권의 해명“대가성 없는 돈 재확인한 것”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97년 대선 전에 정치자금법 개정에 앞서 홍석현(洪錫炫) 중앙일보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천용택(千容宅) 국정원장의 발언 파문이 번진 17일 여권은 말을 아꼈다.꼭 필요한 말만 하면서 입장을 정리하는 듯했다.“우선 지켜보자”는 식이었다. 전반적으로는 돈의 전달시기가 정치자금법 개정 이전에 생긴 일이어서 법적 문제는 없으므로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였다.천원장의 발언내용이 보도된 직후 청와대가 즉시 시인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도덕적으로도 전혀 거리낄 게 없다는 것이다.“차라리 이번 일을 통해 김대통령이 깨끗하지 않은 돈은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화위복’론도 나왔다.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김대통령은 정치자금법 개정 후 규정에따라 불법적이거나 대가성이 있는 정치자금은 받은 적이 없으며,이는 대통령이 그동안 누차 밝혀온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은 “대선 전에는 누구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전제한 뒤 “정치자금법 개정 이후에 정치자금을 가져온 사람이 있었지만 법에 위배될까봐 돌려보낸 적이 많았다”고 밝혔다. 정치자금에 관한 한 자신 있다는 발언들이다.여권 관계자들은 홍석현회장이 탈세사건으로 구속까지 됐기 때문에 홍회장의 돈에 대가성이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라고 강조했다.한마디로 이번 건 역시 ‘실패한 로비’의 한가지 사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김대통령이 과거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에게서 20억원 가량의 정치자금을 받은 내용도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던것을 사례로 들며 ‘돈 문제’에서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화살을 한나라당으로 돌렸다.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홍회장이 야당에도 돈을 주었다면 지난 대선 당시 ‘밀월관계’를 유지했던 한나라당에 돈을 주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이 관계자는 “홍회장이 야당에 건넨 돈은 ‘소액의 보험금’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돈이 전달됐다면 여당에 훨씬 더 많이 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한나라당이 징세권을 도용해엄청난 규모의 대선자금을 거둔 ‘전력’을 거론하기도 했다. 현재 여권의 관심사는 한나라당의 반응이다.정쟁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충분한 ‘반격용 탄약’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자세다.일부 과격파는 ‘할테면 해보자’는 식이다.“할 말은 많지만 참는다”는 당직자도 있었다. 이지운기자 jj@
  • 정치관계법 처리 ‘제자리 걸음’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 특위 활동시한을 하루 앞둔 29일 3당 총무회담과 정치개혁 소위를 열고 선거구제와 의원정수 등 선거법 핵심 쟁점사안과 특위활동시한 등을 논의했다.그러나 자민련이 정치개혁 특위 활동시한 연장에 반대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 선거구제와 관련,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중선거구제와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한나라당은 소선거구제-비례대표제를 주장,팽팽히 맞섰다.그러나 절충안으로 ‘도농 복합선거구제’와 ‘소선거구+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놓고 전향적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 정수에 대해서는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한나라당은 이날 국회 정치개혁 특위에 제출한 선거법안에서 의원정수를 270명으로 줄이기로 한 당론을 변경,299명으로 환원했다.이는 여야간의 암묵적인 합의에 따른 것이라는 후문이다.하지만 “정치권이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고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또 선거구제,지역구 비례대표 비율,기탁금제 등 핵심 쟁점 사안은여야 총재회담 등 ‘정치 협상’을 통해 일괄타결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그러나 총무협상은 정치개혁 특위활동 시한연장 문제를 놓고 자민련이 “오는 30일로 국회 정치개혁 특위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암초에 부딪쳤다.자민련 이긍규(李肯珪)총무는 “국회 정치개혁특위 활동 시한을 연장하지 않고 관련 법안들을 운영위(국회법) 및 행자위(선거법)에 넘겨야 한다”고말했다.이부영 총무는 이와 관련,“자민련은 정치개혁이 마치 중선거구제 관철에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국민회의측도 “선거구제 의원정수 논의에 다소 진전이 있을 경우 3∼4일 정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때문에 자민련의 반대에도 불구,특위활동이 연장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강동형 김성수기자 yunbin@
  • 신사회공동선운동聯 창립5돌 세미나

    사단법인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은 2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1층 세종홀에서 창립 5주년 기념세미나를 가졌다.서영훈(徐英勳)상임대표의 기조강연‘세계화·정보화시대의 공동선 운동의 방향과 과제’를 요약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구조적 부정부패와 몰가치적 행태는 모두 인간의 기본적인 도의와 가치,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잃어버린 맹목적 질주의 결과다.20세기의 수많은 사상가들이 인간적 가치의 황폐화를 경고해 왔다.특히 새로운세기를 목전에 둔 지금은 삶의 질과 인간적 가치의 회복을 부르짖는 암묵적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 아래서 우리는 인간 고유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범인류적인 자각과 지혜의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이런 지혜의 문화정착을 위해서는 도덕적 자각과 자율의 확산을 위한 가정과 학교·사회에서 교육의 역할이 특별히 중요하다. 그런데 오늘날 정서·문화환경은 어떤가.대중문화는 예술을 빙자한 장사,이윤추구의 상업문화로 전락해 버렸다.끊임없는 판로개척과 유행창조를 위해인간의 저급한욕망을 자극하는 문화가 됐다.영화·대중음악·잡지·오락할것 없이 섹스와 폭력을 주내용으로 삼는 일회성 욕망 충족의 문화인 것이다. 일찍이 공자는 교육에서 음악과 시(詩)의 역할을 중요시했다.플라톤도 음악을 정신순화의 중요한 단계로 간주했다.훌륭한 음악과 예술은 인간에게 감동을 주고 정신을 성숙하게 한다.이러한 점에서 새로운 정서의 문화를 확산해나가는 운동이 지혜의 문화운동과 더불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1972년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내 인류의 보편적 과제를제시했다. 인구·공업화·환경오염·식량생산 및 천연자원 이용이 현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지구의 성장은 100년 이내에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 것이다.이것 말고도 무절제하고 무자비한 낭비와 자연파괴가 계속된다면 새로운 야만상태가 도래할 것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수없이 많다. 이제 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오래전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슈마허는‘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책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추구해온 경제적 삶의문제를 단적으로 지적했다.양적 팽창과 큰 것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를 당연시해온 경제행태를 이제는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삶을 추구해야 하고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절약,재활용,불필요한 생산과 과소비 억제 같은 노력을 통해 작은 욕망이지만 질적인 삶의 수준을 높이고 환경친화적인 삶으로의 의식전환을 해야 할 때인 것이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신당 창당일정 확정따른‘정치 기상도’

    개혁적 국민정당을 지향하는 여권 신당의 창당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창당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창당 일정은 선거법 등 정치개혁법안 및 2여(與)합당 문제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정치일정에도 상당한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신당추진위 김민석(金民錫)대변인은 5일 “오는 11월25일 오후 2시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창당준비위 모임을 갖고 2000년 1월20일 역시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신당 창당대회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여권이 추진하는 향후 정치일정 청사진이 마련됐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또 신당 창당작업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따라서 ‘2여 합당론’으로 위축된 창당작업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창당준비위원 1차 명단 20∼30명을 오는 10일 발표하기로 한 것도 같은맥락이다.이어 2·3차 명단을 잇달아 발표,신당 분위기를 고조시킬 방침이다. 창당 일정에 따라 여권이 추진하는 정치제도 개혁의 완료 시점도 유추해 볼수 있다.여권은 창당준비위모임(11월25일) 이전을 정치개혁 완료의 1차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다.지난 4일 국민회의·자민련 양당 정치개혁특위 간부들이 국감이 끝나는 18일까지 한나라당이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여당 단독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데서도 이같은 기류를 읽을 수 있다. 야당을 정치개혁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이는 방편으로 이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개혁법안 단독처리 가능성까지 내다보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확정된 창당 일정으로 미뤄 2여간에 합당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다만 시점이 문제다.자민련은 지분확보를 감안,선(先)신당 창당,후(後)합당 방식을 선호한다.국민회의와 신당추진위는 창당전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정치개혁 작업이 신당 창당대회전에 마무리될 경우 창당전 ‘2여 합당’은급류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이는 여권 지도부가 정치개혁을 독려하는 하나의 배경도 된다. 강동형기자 yun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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