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암묵적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김씨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70억원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최은순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 21세기
    2026-06-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39
  • [클릭 이슈] 이통사 ‘대리점 리베이트’ 보조금 둔갑

    [클릭 이슈] 이통사 ‘대리점 리베이트’ 보조금 둔갑

    이달 27일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허용을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이 대리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 규모가 이통시장을 혼탁시킬 ‘보이지 않는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베이트는 보조금과 달리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거의 없다. 다만 통신위원회가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에 따라 ‘과도한’ 리베이트로 시장이 혼탁해지면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해 왔다. 보조금은 합법화 결정 이전까지 엄연한 불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짜폰’이 횡행했던 것은 리베이트가 과도하게 지급돼 불법 보조금으로 전용된 데 따른 것이다. 리베이트는 시장이 과열될 경우 최고 30만∼40만원대를 쓴다. ●보조금은 ‘얼굴 마담’, 문제는 리베이트 보조금은 사실상 업체들의 대외적 약관 준수를 위한 대의명분용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신 아무런 제재가 없는 리베이트를 통해 다시 시장이 과열되고 혼탁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곧 뚜껑이 열리겠지만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통 3사의 보조금 지급 수준은 1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업자들의 재원규모와 지급 대상자 범위를 감안한 추론이다. 하지만 각사의 리베이트 규모를 감안하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지금까지 정보통신부는 10만원선의 리베이트는 암묵적으로 인정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30만∼40만원의 리베이트가 대리점에 지급됐다. 이 리베이트는 사실상 보조금으로 전용돼 ‘공짜폰’을 양산한 주범이었다. ●리베이트 ‘가입자 약탈의 무기?’ 보조금은 법적으로 정해지는 지급 대상에 모두 지급해야 하지만, 리베이트는 가입자를 선별, 집중 투입할 수 있다. 사실상 가입자를 유인할 수 있는 미끼이자, 강력한 무기인 셈이다.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경쟁사의 우량 가입자만을 선별해 차별적으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지급, 가입자를 끌어오는 약탈이 가능하다. 보조금 합법화 이전에는 보조금 자체가 불법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리베이트를 보조금으로 전용해 쓰면 명백한 불법이었다. 하지만 27일 이후부터는 보조금 자체가 합법이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보조금에 얹어 쓰면서도 얼마든지 합법을 가장해 법망을 피해나갈 수 있다. 이럴 경우 정부의 보조금 합법화 정책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시장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통사 관계자는 “리베이트를 방치하면 시장은 철저히 돈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서 “이는 정부의 유효경쟁정책을 거스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정통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 보조금 합법화와 함께 과도한 리베이트가 보조금으로 전용돼 다시 시장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철저한 시장 감시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리베이트 지급 규모도 보조금처럼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둬 사업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의 보조금 지급에 대한 정부안은 그동안 수많은 진통을 거쳐 어렵게 이뤄낸 산물”이라면서 “정부의 고육지책이 제도상의 허점을 파고 드는 리베이트로 인해 물거품이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9) 가치와 사실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9) 가치와 사실

    누구나 인생을 가치있게 보내려 한다. 그 가치가 무엇인가? 가치는 경제적 가격과 대단히 유사해 보인다. 쉽게 말해 시장에서 인기가 있으면 가격은 올라간다. 사람도 만인의 인기에 의하여 그 가격이 결정된다. 가격이 비싼 사람은 그만큼 가치도 많아 보인다. 현대의 정치와 문화가 모두 상업화되어 가는 마당에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하여 모두 총력을 기울인다. 가치가 꼭 가격으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이 좋아하지 않는 가치는 슬픔의 상처를 안고 밀려난다. 역사에 이런 슬픈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가격과 가치가 불일치한 경우다. 좌우간 가치나 가격은 세상사가 다 상호주관적(intersubjective)이기에 생긴다. 이 말은 사회생활에서 상대방의 인정과 승인을 얻고 싶은 인간의 원초적 소유욕을 말한다. 소유욕은 단적으로 인간사이에 먹으려는 욕망이 원초적이라는 것과 통한다. 불교에서는 이 먹고 싶은 욕망을 사식론(四食論)이라 부른다. 음식을 쓸어 요리해서 맛있게 먹고싶은 단식(段食), 남녀간에 피부로 접촉해서 먹고싶은 촉식(觸食), 상호간 의사소통에서 상대방을 설득 동화시키고 싶은 의사식(意思食), 자기의 지식으로 대상을 정복해서 자기 것으로 삼고 싶은 식식(識食) 등을 사식이라 한다. 헤겔과 마르크스가 잘 통찰한 바와 같이, 사회생활에서 타자로부터 인정과 승인을 얻고 싶은 욕망은 불교적으로 보면 다 타자를 먹고 싶은 소유욕과 같다. 음식 먹기도 문화여서 타자들에게 인정받기 위하여 맛있고 우아하게 먹으려 하고, 성욕도 사회적인 승인을 통해 배출하려 한다. 원초적으로 인간의 사회생활은 먹고 먹히며 서로 인정받고 승인받기 위한 투쟁과 갈등의 연속이다. 가격과 가치가 그런 상호주관적인 욕망관계에서 생긴다. 그런데 가치는 가격보다 훨씬 복잡하다. 가격은 상품으로서 시장에서 도태되면 그것으로 수명이 끝이지만, 가치는 인간의 마음이 개입된 복잡한 욕망의 주장이다. 가격경쟁에서 실패했지만, 마음이 겨냥한 가치가 무의미하게 사라졌다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인간의 상호주관적 욕망이다. 비록 시장에서 탈락되었으나, 언젠가 나의 가치를 인정승인할 날이 올 것이라고 앙앙불락 기대한다. 그것이 신념일 수 있고, 나쁘게 보면 고집일 수 있다. 인류사의 가치론을 볼 때 한때 가격에서 탈락되었으나, 세월이 지난 다음에 엄청난 경쟁력을 새롭게 지니게 된 가치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가격과 가치가 불가분이지만 꼭 일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면 그 가치가 무엇인가?‘내가 가치있게 살고 싶다.’할 때의 그 가치가 무엇일까? 그것은 나의 정치적, 도덕적, 예술적, 학술적 생각을 사회적으로 타자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다른 것이 아니다. 앞의 사식(四食) 가운데 의사식(意思識)이나 식식(識食)이 주로 여기에 해당하겠다. 가치는 상호주관적 사회생활에서 소유론적 욕망과 직결된다. 사회생활이 없다면 가치의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가치는 ‘내가 생각하는 것(cogito)’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의사식이나 식식에서 타인을 설득시키고 지식으로 지배하기 위하여 논리를 정리하고 이념을 창출한다. 이것이 시장에서의 광고처럼 이념에서의 선전이다. 이념의 선전은 ‘내가 생각하는 것’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cogitamus)’으로 만들기 위한 소유욕의 책략이다. 특히 소유욕의 책략에서 정치적 가치가 예술적 가치보다 훨씬 강하다. 왜냐하면 정치적 가치는 세속적 지배를 원하는 종교적 가치처럼 지배의지를 진리의지와 동격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20세기 프랑스의 정신분석가인 구조주의 철학자 라캉이 그의 저서인 ‘기록’에서 한 말이다.“내가 존재하는 곳에 나는 생각하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곳에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언뜻 무슨 말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상호주관적 사회생활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내가 소유하기 위함이지, 내가 존재하는 사실을 언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존재하는 것은 나의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고, 생각이 일어나서 분별하는 경우는 모두 소유를 위한 동기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이 일어나는 경우는 모두 호오와 시비와 선악을 내가 취사선택한 한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모든 가치는 나의 생각의 산물이고, 이것은 또 선택의 결과라는 것이다. 의사식과 식식의 경우에만 ‘나는 생각한다.’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단식과 촉식의 경우에도 내가 먹는 음식이나 나의 몸매가 만인이 부러워하는 선망의 표적이 되게끔 만인을 홀리려 한다. 라캉의 생각처럼 사회생활에서 모든 것이 소유와 피소유의 관계로 환원된다고 보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지금까지 인류의 사회생활이 그래왔었기 때문이다. 라캉은 프로이트 계통의 학자인데, 결국 성욕이 인류사회의 가장 원초적 언어활동이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겠다. 성욕과 소유는 같은 말이다. 그래서 우리도 무의식중에 가치있는 인생을 향유하기를 기원해 왔다. 가치없는 인생은 타자들로부터 쓰레기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가치는 결국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만인에 의하여 평가받고 싶은 소유욕에 다름 아니다. 가치는 나의 기호를 만인의 기호로 변경시키려는 확장욕에 불과하다. 이 확장욕은 우리가 앞 글(1·2·3·6·7·8회)에서 여러 번 지적한 본능의 소유욕에 해당한다. 여기서 독자들은 어떤 충격을 받을 수 있겠다. 왜냐하면 가치는 무조건 좋은 것으로 알았는데, 여기서 가치가 결국 무의식적 본능의 소유욕을 의식의 명분으로 정당화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는 욕망의 다른 이름이라고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가치는 각자의 심층적 소유욕을 무의식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이 가치가 정치적 사회적 이념과 각별하게 연관된 것일수록 더 사회지향적 선전이 심하다. 그런 가치는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서 그것이 우리의 가치가 되도록 각색한다. 대개의 역사는 정치적 사회적 이념을 정당화시킬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세계사를 통하여 널리 확산되어 왔었다. 그래서 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초기 실존주의에서 후기 사회혁명주의로 기운 철학자 사르트르와의 역사논쟁에서 사르트르적인 공산주의 지향의 역사의식을 비판하면서, 역사는 늘 어떤 이념적 경향성을 잠복시킨 내용적 편파성과 외연적 부분성을 띠고 있으므로 역사를 과학으로 인정하기를 그의 저서인 ‘야생적 사유’에서 거부했다. 그는 이념적 가치의 편향성에 의한 사실왜곡이 거의 없는 인류학과 민족학을 역사에 대체할 것을 주장했다. 이 말은 많은 경우에 정치적 사회적 이념의 가치는 사실을 왜곡한다는 것을 언명함이다. 왜냐하면 그 가치는 세상을 지배하고 소유하려는 욕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 가치는 세가지의 한계를 분명히 지니고 있다. 그 하나는 그것이 가장 자기에게 좋은 것만을 선택했다는 한계고, 다른 하나는 자기선택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위하여 사실을 왜곡한다는 한계고, 마지막으로 그것은 가치의 선동선전에 미쳐서 모든 가치가 필연적으로 반가치(4회 참조)를 품고 있는 측면을 전혀 도외시한다는 한계다. 그러면 모든 가치는 다 문제적인가? 세상을 소유하고 지배하겠다는 경향성이 희소한 순수 종교적, 예술 미학적 가치가 가장 사실성에 부합되는 것이 아닌지? 그러면 무엇이 진짜로 사실인가? 객관적으로 증명가능한 것만을 사실성으로 인정하는 실증주의적 시각이 옳은가? 실증주의는 사실성을 밝히는 데 너무 좁고 미흡하다.10여년 전 뒷길 교통신호대도 없는 네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내가 냈는지 당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볼 때에 그 사고의 원인은 길 건너 앞차가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의 진로를 알려주지 않아서 내가 거기에 신경이 빼앗겼기에 다른 차와 접촉하는 사고가 생겼다. 이것은 나의 심증이지 물증이 없다. 이처럼 실증주의는 사실을 인식하는 방식이 너무 좁다. 소유론적 무의식을 지닌 가치가 다 편파적이고 부분적인 사실의 왜곡에 기인한다면, 지공(至公)한 사실의 인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앞으로 21세기적 모든 학문의 의미는 가치론보다 사실론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모든 가치는 결국 자아중심적 소산이다. 자아가 어떤 색깔로 물들어 있어서 그 색깔로만 세상을 바라보므로 사실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사실을 왜곡하는 자는 두가지 부류겠다. 하나는 이념적 가치를 위하여 일부러 사실을 거짓말로 속이는 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기가 어떤 특정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을 모르고 그 색깔로 세상을 늘 보는 자이다. 무의식의 소유욕이 그런 명령을 내리기 때문이다. 전자는 진짜로 언급할 만한 거리도 못되는 정신적 사이비다. 그러나 후자는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무의식의 업장에 갇힌 자이고,20세기 프랑스의 현상학적 철학자 메를로퐁티의 용어로는 잠재적인 ‘암묵적 전(前)의식’의 집단무의식에 갇혀 사는 자이다. 다 같은 생각을 개진한 것이겠다. 업이나 집단적 무의식에 걸리면, 그 업과 무의식이 통과시키지 않는 것은 생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의식이 모른다. 이것이 문제다. 우리는 미래의 교육에서 가치관 형성에 열을 올리지 말고, 인간이 자아를 가진 한에서 얼마나 편견과 아집의 노예가 되기 쉬우며, 가치의 이름으로 세상을 헛보게 만드는가를 인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모든 가치가 반가치를 필연적으로 띤다는 것(4회), 가치는 자기 기호의 선택이므로 전체를 보는 눈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자아를 무아로 점진적으로 바꾸는 교육이 실제로 자아의 가치관교육보다 더 미래의 우리를 구원한다는 것을 말해주어야겠다. 역사와 세상과 자연의 전체 사실을 여여하게 보는 눈을 키우는 공부가 미래의 철학교육이리라. 미래의 철학은 어떤 특정가치를 세상에 뒤집어 씌워 편견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자아의 탐욕이 없는 마음에 비쳐지는, 존재하는 필연성을 아는 데 있겠다. 신경병도 과거 억눌렸던 상처를 알아차리는 데서 치유된다. 가치의 주입이 아니라 무명(無明)의 알아차림이 더 중요하다. 눈 뜬 장님들이 세상의 사실을 왜곡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鄭의장 “장관 출마 본인 의사가 중요”

    鄭의장 “장관 출마 본인 의사가 중요”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저녁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을 청와대로 초청,2시간 정도 만찬을 함께 했다. 오후 6시30분쯤 시작된 만찬에는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만 배석, 사실상 ‘독대성’으로 이뤄졌다. 만찬은 정 의장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추진된 만큼 대화 내용에 대해 당도 가급적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아예 언급을 하지 않았다. 만찬에서는 당면 과제인 ‘5·31지방선거’가 비중있게 거론됐다. 실제 선거에 내세울 ‘장관 차출’을 비롯, 후속 개각 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현역 의원들의 출마를 자제토록 하겠다는 당의 원칙도 분명히 전달했다. 특히 정 의장은 장관 차출과 관련, 노 대통령에게 “무엇보다 본인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본인들이 결심하고 나서주면 존중해야 한다. 당으로서는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장관 차출’의 필요성을 에둘러 요청한 셈이다. 현재 당쪽에서 고려중인 차출 대상에는 진대제(경기지사) 정통, 오거돈(부산시장) 해양수산, 이재용(대구시장) 환경 장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교(충남지사) 행자, 추병직(경북지사) 건교, 박홍수(경남지사) 농림, 정동채(광주시장) 문화 장관 등도 후보군으로 거명된다. 노 대통령은 정 의장의 의견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의 암묵적인 동의로 받아들이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물론 청와대 측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출마설이 나도는 장관들에 대해 ‘선거용’이라는 비난과 함께 ‘대통령의 개입’이라는 구설수를 의식한 듯, 지방선거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는 실정이다. 또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은 광역단체장 후보 외에 기초단체장은 후원회를 꾸리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선거비용을 보전해주는 선거공영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당·정·청 관계의 재설정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정 의장은 “앞으로 유기적 협력을 통해 참여정부의 성공을 이끄는 선도적인 역할을 당이 해나가겠다.”고 말한 데 대해 노 대통령도 수긍했다. 만찬에서는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협의에 상당 부분이 할애됐다. 노 대통령은 양극화 재원에 대해 “세출 구조조정과 조세 형평성 제고를 통해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홍기 구혜영기자 hkpark@seoul.co.kr
  • 반기문 외교 유엔총장 출마

    반기문 외교 유엔총장 출마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연내에 치러질 유엔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다. 국내 인사가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 중에 유력 후보들이 압축되고 하반기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문 장관은 14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내·외신 정례 브리핑을 갖고 “북한을 포함한 모든 유엔 회원국 외교장관들에게 출마 사실을 통보했다.”면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반 장관은 “우리나라의 국력과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유엔과 국제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서 당선될 경우에 북핵 문제의 조기 해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한승수 전 유엔총회 의장(2001년 9월∼2002년 9월)의 비서실장으로서 당시 9·11사건 직후 유엔 차원의 테러리즘 대응 조치와 이견 조율 업무를 맡기도 했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절차가 5∼6월에 시작될지,8∼9월이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나 연말인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의 임기 이전에 후임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유엔사무총장은 지역순환 원칙이 암묵적으로 적용돼 왔으며, 코피 아난 사무총장 후임으로 아시아 국가 후보가 거론돼 왔다. 일부 회원국들은 40년에 가까운 전문 외교관 경력의 반 장관을 후보로 내달라고 우리나라에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정현 김수정기자 jhpark@seoul.co.kr
  • [열린세상] 여성의 몸과 인권/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1960년대의 정부는 인구과밀이 경제발전을 저해한다는 명목하에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하였다. 피임의 대상자는 주로 여성들이고 모자보건법에 의하면 낙태는 불법이지만, 공공연히 시행되었다. 그 당시 피임, 낙태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몸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정보제공은 없었으며, 낙태에 대해 선택권과 생명권에 대한 논쟁은 학자들 간에서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인구감소는 국가의 노동력 부족으로 연결된다는 판단하에 정부는 강력한 출산장려 정책을 수립하며, 아동보육시설의 확충, 육아휴직제의 확대실시 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저출산의 원인, 자녀출산이 가지고 오는 제반 현상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 않고, 고령화가 경제발전에 부담을 가져오기 때문에 자녀출산을 많이 해야 한다는 담론이 지배적이다. 또한 황우석 교수의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1개의 줄기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난자가 천개 이상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난자의 생성과 제공이 여성의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 이것이 생명윤리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논쟁은 실마리조차 꺼내기 어려웠다. 정부와 여론 창출 집단들은 남성의 이름으로 여성들에게 복제 배아의 어미가 되는 것에 대해 찬사를 보냈고, 이들을 ‘성녀’로 칭하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숭고한 여성으로 미화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뒤늦게나마 여성단체에서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였지만, 미리 하지 못한 이유는 대세의 흐름이 너무 강해서 말을 꺼내기조차 힘들었다고 한다. 이세 가지 현상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여성은 자신의 몸에 대해 주체가 되어야 하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국가의 성과주의와 경제성장제일주의라는 대세에 밀려 여성의 몸의 중요성을 판단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산아제한, 출산장려, 난자기증에 대한 암묵적 찬사는 정책의 목표, 대상 그리고 성과는 다르지만 경제정책 달성의 도구가 되어버렸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여성의 인권과 지위향상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진전되었으며, 이에 대해 유엔에서도 모범사례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난자제공에 있어서 이것이 여성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를 미리 제공하지 않고, 이에 동참하는 여성은 국가발전에 자신을 희생하는 여성으로 보여주었다. 여성은 자기 몸의 세포를 사용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결정권을 통제받은 점을 볼 때,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침해는 자성과 담론을 통해 정화되는 것이 아니라 심화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의 지위향상이 제도나 법의 측면에서는 기반을 닦았다고 한다면, 몸에 대한 권리의식은 법과 관행과의 괴리가 매우 크다. 앞으로 한국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낙태할 자유가 아니라 자녀를 낳을 자유이고, 난자를 기증할 수 있는 자기 결정권이며, 양육을 위한 사회보장이라고 할 때, 이러한 권리 틀이야말로 재생산 정책의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양질의 보건의료와 정보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여성의 접근 기회를 증진시켜야 할 것이다. 당분간 저출산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인구증가 정책은 단순하게 국민들에게 자녀를 많이 낳으라고 계도해서 성과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제반 인프라가 구축된 가운데서 모두의 축복을 받고 태어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는 정부는 자녀의 출산 여부, 그리고 난자 기증의 결정에 있어서 여성자신이 책임을 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논쟁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 여성의 몸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피플 인 포커스]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

    10년 남짓 예루살렘 시장을 지냈지만 그가 이스라엘의 총리 후보로 거론될 것을 내다본 이는 드물었다.‘만년 2인자’,‘샤론의 오른팔’ 평가를 면키 어려웠고 일부는 “정치인보다 중고차 딜러가 더 어울린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총리의 유고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이스라엘 내각의 부총리이자 재정장관인 에후드 올메르트(61)가 총리 대행을 맡은 뒤 급격히 정치적 기반을 확대, 유력한 차기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침착한 정치가의 풍모를 보여줌으로써 그를 약삭빠른 기회주의자쯤으로 여겨온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샤론의 공백을 감안, 정치 공방을 자제하자는 합의가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선 정국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카디마당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샤론의 개인적 인기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우 양측의 거센 협공 앞에서 카디마당의 이질적 분파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은 올메르트에게 남겨진 난제다. 고무적인 사실은 트지피 리브니 법무장관이 올메르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리브니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성 정치인으로 최근 몇달 동안 당내 2인자 자리를 두고 올메르트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다. 올메르트는 1973년 28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샤론과 함께 강경 시온주의에서 외교적 실용노선으로 돌아선 우익인사 가운데 하나다.1990년대 후반 샤론과 함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적극 지원했다. 이 때문에 1998년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당시 올메르트 예루살렘 시장과의 면담을 거부했다. 하지만 2003년 정계 복귀 후 자신의 신념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 샤론보다 적극적이었다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KDI ‘쓴소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정부와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모처럼 ‘쓴소리’를 했다. 이날 ‘학술지 2호’를 통해 논문 3편을 발표한 연구위원들은 국내 경제학자나 정책연구자들 대다수가 외국에서 공부한 ‘해외파’로, 한국과 선진국과의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해 국내 문제 의식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효과는 신통치 않으며, 오히려 정책 의존도만 키워 중소기업 혁신의 걸림돌이 됐다고 질책했다. 경기회복의 관건인 투자 활성화를 위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 정책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제학계 공유할 문제 발굴 필요” 신인석 연구위원은 ‘공적기구의 역할에 대한 견해 차이가 왜 발생하는가’라는 논문에서 “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정책 연구자들은 학문의 방법론뿐 아니라 문제 의식과 연구 주제도 수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연구위원은 “화폐금융제도에서 하이에크나 프리드먼의 이론적 변화를 분석해 보면 특정 금융이론이나 정책 제안의 진리성을 과도하게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명제를 얻을 수 있다.”면서 “다른 역사적·공간적 환경에서 얻어진 구체적 사안을 무비판적으로 원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 경제학계는 미국 등 외국에서 공부한 연구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선진국과 한국의 역사적·공간적 환경이 다르고 그래서 우리만의 고유한 문제 의식이 있다는 점이 2차적 지위에 머무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위원은 “정책연구 종사자들은 우리 경제의 흐름을 바탕으로 경제학계가 공유할 문제 의식이 무엇인지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지원효과 미미 김현욱 연구위원은 ‘재정자금을 이용한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개선효과’라는 논문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효과가 긍정적이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목적은 이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금융대출을 충분히 받도록 건실한 기업으로 키워 경제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2000∼2002년 정책금융을 받은 1311개 중소기업과 금융지원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결과 차이는 없었다는 것. 오히려 중소기업의 정책 의존도를 높이고 경쟁과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정책금융이 경기조절보다 대기업과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목적으로 활용돼야 하며 정책금융의 집행체계를 재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정책 투명하고 일관성 유지해야 이항용 부연구위원은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전에는 기업의 투자결정이 ‘양적팽창’에만 맞춰져 정부의 암묵적 보증에 대한 믿음과 시장선점 차원에서 불확실성을 중요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기업 경영은 수익성 위주의 안정적·보수적 형태로 흘렀고, 위험을 기피하기 위해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것. 이 연구위원은 “개혁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된 측면도 있으나 제도 개선이나 정책 집행에 (정부는)신중을 기하는 한편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김은성前차장 징역2년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철 부장판사는 국정원 도청과 관련,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은성 전 2차장에 대해 23일 징역2년을 선고했다.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이들이 불법도청을 암묵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정원 불법도청으로 도청 피해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까지 통화내용이 유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됐다.”면서 “국가기관에 의한 계획적·조직적·지속적인 도청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검찰이 두 전직 원장을 공모범으로 함께 기소했기 때문에 양형 등을 위해 이 부분에 대해서도 판단한다.”고 전제한 뒤 “이들이 도청을 묵인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도청 사실을 몰랐다면 국회 등에서 불법감청 여부를 추궁할 때 전 원장들이 국정원 내부조사를 지시했을 것이라는 등의 김씨 진술에 무게를 실어준 것이다.김씨는 국정원 국내담당 차장 근무 시절(2000년 10월∼2001년 11월)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와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장비(CAS)로 국내 주요인사들의 전화통화를 도청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시론] 한·일관계 새 출구 찾아야/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한·일관계 새 출구 찾아야/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지금 한·일관계는 외교적 차원에서만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이후 확산된 우호친선의 분위기는 올봄부터 급격히 냉각되었고 올 6월의 정상회담과 11월 부산에서의 정상간 만남에서도 냉랭한 분위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때 아닌 독도영유권 분쟁으로 촉발된 양국간 대립은 역사교과서와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면서 심화되어 왔다.12월에 예정된 한·일 정상간 셔틀 회담은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이처럼 한·일관계가 악화된 데는 일차적으로는 일본 측 책임이 크다고밖에 할 수 없다.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집권 이후 일본사회의 보수화 색채는 한층더 선명해졌고 이것이 한·일 외교마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일본의 일부 지도자들은 헌법문제, 자위대문제, 대북정책 등을 계기로 심화되고 있는 보수적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과거사 갈등을 부채질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였다. 평화헌법 개정론은 대세로 자리잡았으며 자위대의 보통 군대화 움직임도 추세가 됐다. 고이즈미 총리, 아베신조(安部晋三)관방장관, 아소다로(麻生太郞)외상 등 일본 지도부는 미·일동맹 중심의 강성 외교안보 정책의 추진에 치중하면서 아시아 외교를 지나치게 경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의 독도, 역사교과서, 야스쿠니 문제 등을 둘러싼 과거사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라기보다 줄곧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쟁점이다. 시마네현의 독도 도발이나 총리의 거듭된 야스쿠니 참배가 지닌 폭발성을 인정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처에는 한·일관계 전반에 관한 균형 잡힌 전략적 고려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이고 치밀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현재 일본사회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단기적 조치나 정책으로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역사마찰의 빈도를 줄이고 역사마찰이 초래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과거사 갈등을 합리적으로 관리해 나가기 위해서는 양국 지도자간의 암묵적인 합의와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 문제는 배타적인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국가의 논리로 해결되기보다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추구하는 시민사회의 논리에 의해 해결을 추구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국경을 넘어선 시민사회간의 연대는 문제해결의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준다. 우익교과서가 일본의 학교 현장에서 최소한의 채택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일본사회 내에서 일정한 자정 기능이 존재한다는 증거이자 국경을 넘어서 시민연대의 성과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마찰의 격화로 인해 FTA 체결 문제나 북핵 해결을 위한 양국간 공조문제가 중심 현안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은 심각히 우려된다. 냉정하게 보면 이 두 가지 이슈야말로 과거사 문제 못지않게 한·일관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국익이 걸려있는 중대한 현안이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일간 공조협력 체제의 구축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에 직결된다고 할 수 있으며 또한 한·일간 FTA 체결 문제는 동아시아 시장단일화를 추구하는 제1보임은 물론 동아시아 지역통합의 향방을 좌우하는 사안이다. 이러한 핵심 의제가 과거사에 가려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양국의 국익에도 저해되는 일일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불어 최근 격화되고 있는 역사마찰로 인해 양국 지도자간의 대화가 중단되거나 풀뿌리 차원의 민간교류가 위축되는 사태는 한·일관계의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해두고 싶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금융 ‘M&A 두 매물’ 엇갈린 표정

    금융 ‘M&A 두 매물’ 엇갈린 표정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인 외환은행과 LG카드 직원들은 전통적으로 자존심이 강하다. 한국은행 외환관리부가 모태인 외환은행은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은행으로 유명했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집안이 좋기로도 유명했다.LG카드 역시 과거 LG그룹이 카드시장 1위를 목표로 그룹에서 최정예 멤버를 선발해 설립한 회사다. 그러나 외환위기와 카드사태를 겪은 뒤 회사가 매물로 전락하면서 이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특히 최근 매각을 진행할 주간사가 선정되고, 강력한 인수후보자들이 속속 떠오르는 등 매각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두 회사 직원들은 불안한 미래를 향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처럼 ‘동병상련’인 두 금융기관 직원들이 최근 사뭇 태도가 달라 관심거리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현안에 대해 제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는 반면 LG카드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 숨죽인 채 매각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16일 “외환은행 매각은 당분간 성사되기 어렵기 때문에 직원들이 여러 인수 후보들에 대해 자유롭게 평가할 수 있지만,LG카드는 당장 내년 상반기에 매각될 가능성이 커 자신의 호(好)·불호(不好)를 선뜻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할 말은 한다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금융권 경쟁 환경에 중요한 변화가 생길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외환은행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은행 직원들은 “국민은행이 하나은행보다는 낫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하나은행 김종열 행장이 인수 의사를 비쳤을 때 외환은행 노조와 직원들은 “외국계 자본을 끌어들여 외상으로 매입하려 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경우 통합 후유증이 어느 정도 봉합됐고, 노조까지 통합된 데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지만 하나은행은 정반대의 행태를 보였다.”면서 “인수시 외국 자본에 대한 의존도도 국민은행이 훨씬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특히 최근 노조 설문조사에서 대주주인 론스타 펀드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설문 참가자 3558명 가운데 2954명(83%)이 2년 전 론스타로 매각된 것에 대해 “특혜와 의혹투성이로 점철된 잘못된 매각이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론스타가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이같은 목소리를 낸 것은 론스타를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할 말은 많지만… 반면 LG카드 직원들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LG카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나 신한지주, 씨티그룹 등 여러 인수희망자들이 오르내리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매각 주간사가 JP모건으로 선정된 만큼 실제 매각은 국내 자본에 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암묵적인 공감대만 형성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이 대규모 신입사원을 뽑고, 상여금을 넉넉하게 지급하는 반면 LG카드는 아직 상여금을 줄 처지가 아닌 점도 두 회사 직원들의 표정을 갈라 놓는다. 더욱이 LG카드 직원들은 회사 대출로 산 우리사주 주식이 두 차례 감자(減資)를 거치는 동안 많은 빚을 지게 됐다. 올해 연말 회사측이 성과급 형태로 이 대출금을 일부 상환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LG카드는 또 올 3·4분기까지 1조 135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경쟁 카드사들보다 훨씬 조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지만 업계 1위 LG카드는 ‘수비’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제 LG그룹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도 내년 3월까지는 ‘LG카드’라는 이름을 유지해야 하는 처지도 마케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조만간 새로운 CI를 만들어야 하지만 어디로 인수될지 몰라 신중한 입장”이라면서 “‘LG카드’라는 이름으로 주력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돈줄 든든해야 서울대 석좌교수?

    “황우석 박사 정도가 아니면 ‘서울대 석좌교수’ 호칭 주기 힘듭니다.” “그러다간 100년이 지나도 두번째 석좌교수 못 만들지요.” 황우석 교수에 이은 제2의 석좌교수 선정을 놓고 서울대 본부와 공대가 알력을 빚고 있다. 서울대 공대 김도연 학장은 지난 14일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와 재료공학부 조원호 교수를 석좌교수로 선정해 달라고 대학본부에 건의했지만 두 사람 모두 거부됐다.”고 말했다. 황 교수 이후 석좌교수 선정위원회에 안건이 회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석좌교수는 개인이나 기업이 기부한 돈으로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한 교수를 말한다.공대의 석좌교수 선정 요청은 외부의 연구비 지원 제의에 따른 것.LG화학은 올 4월 나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현 교수에게 연간 1억원씩 3년간 3억원을 예치하고, 연구 실적에 따라 10년까지 기간을 갱신하겠다고 제의했다.비슷한 시기에 한 재미사업가는 플라스틱 합성 분야에서 손꼽히는 조 교수 앞으로 100만달러(약 10억원)를 예치했다. 대학본부는 “1997년 제정된 ‘석좌교수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재원이 먼저 확보된 뒤에 선정위원회에서 적당한 인물을 선정하게 돼 있다. 하지만 현 교수 등의 경우, 지원하겠다는 쪽에서 이미 특정인을 지목해 절차에 어긋날 뿐 아니라 자격요건에도 미달된다.”고 밝혔다.규정상 석좌교수로 선정되려면 ▲노벨상 또는 이에 준하는 국제학술상 수상 ▲인류사회 발전 공로로 국제기구 등에서 수여하는 상 수상 등 5개 항목 중 1개 이상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황 교수의 경우도 위원회가 선정하기 전 포스코가 먼저 지목을 했기 때문에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대학본부측은 “황 교수의 경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터라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황 교수는 정년 때까지 포스코로부터 15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며, 여기서 나오는 연간 1억 2000여만원의 이자를 연구비로 쓰고 있다. 이에 대해 공대 관계자는 “황 교수 수준의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 서울대 석좌교수 호칭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 암묵적인 학교의 방침”이라면서 “카이스트가 LG화학에서 우리와 같은 제의를 받고 며칠 만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과 비교하면 서울대의 현실 감각이 너무 떨어진다.”고 말했다. 결국 공대는 단과대학 차원에서 석좌교수를 선정했다. 지난달 ‘서울대 공과대학 석좌교수 규정’을 공포하고 지난 14일 지원금이 예치된 조 교수에게 지원자의 이름따 ‘공과대학 박병준 석좌교수 증명서’를 수여했다. 단과대 차원에서 석좌교수를 선정하는 것은 최초로, 공대는 내년에 현 교수도 공대 석좌교수로 선정할 방침이다. 대학본부측은 이에 대해 “외부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과대 차원의 석좌교수 추진은 규정 밖의 일”이라면서 “단과대학이 아니라 특정 기업체의 이름을 붙인 석좌교수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학문적인 업적이 탁월하거나 명망이 있는 국내외 인사’를 해당 인사위원회를 거쳐 총장이 석좌교수로 임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연구업적과 해당 인사의 명성 등을 고려하지만 서울대보다 덜 까다로운 셈이다. 연세대는 3명, 고려대는 11명의 석좌교수가 있다.이공계의 석좌교수는 15개 대학에 42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기업이 후원하는 석좌교수는 22명 가량 된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주력하는 분야에서 뛰어난 학자들을 석좌교수로 경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CEO칼럼] 기업과 고객의 관계/송영한 KTH 사장

    [CEO칼럼] 기업과 고객의 관계/송영한 KTH 사장

    요즘 기업 광고는 대부분 고객을 최우선시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 일반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행동을 하기에 고객우선 경영을 한다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이익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감춘 것이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고객들은 표현은 하지 않아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마케팅을 전공하는 학생들마저도 그것이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수익이 고객으로부터 나오는 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이익을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가치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데에는,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지불 비용보다 크다는 점(소비자 잉여)과 기업의 수익이 생산비용보다 크다는 점(생산자 잉여)이 상호 작용하고 있다. 고객과 기업이 서로 만족하는 거래가 지속될 수 있다는 원리가 숨어 있다. 따라서 기업의 수익 극대화는 곧 고객이 가지는 가치의 극대화를 의미한다. 간혹 당장의 수익을 바라고 고객 가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없지 않지만, 그것이 모든 기업이 이기적이라는 근거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기업의 비전을 얘기할 때 수익이나 주주가치의 극대화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기업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임스 콜린스 등 경영학자들은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들의 성공적인 경영 이면에는 그 회사의 일관된 정체성으로 핵심 이념이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유지되는 비결이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본질적이면서 지속적인 신조로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기업의 진정한 존재 이유로서의 핵심 목적이 설정되고, 이것들은 경영 환경이나 경쟁 등으로 상황이 불리하게 흐르더라도 변하지 않고 지켜진다고 한다. 이런 기업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이클 트레이시가 ‘마켓 리더의 전략’에서 말했듯이 성공하는 기업은 가격, 품질, 서비스, 구색, 편의 등 특정한 가치의 조합을 고객에게 전달하겠다는 암묵적 약속을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업은 운영 체계를 조직하고, 그 기업이 시장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경영 전략을 선택한다. 그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첫째 ‘운영상의 탁월 전략’은 적정한 상품을 최상의 가격 조건으로 고객에게 불편없이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고, 두번째 ‘제품 리더십 전략’은 가격보다는 제품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가장 훌륭한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세번째 ‘고객 밀착 전략’은 시장 전체보다 개별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어 고객이 무엇을 원하든 고객이 최적의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하는 전략을 말한다. 기업이 어느 전략을 택하든,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만족을 추구하겠다는 목적에는 변함이 없다. 고객의 만족은 기업의 일방적인 노력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기업과 고객은 연인과도 같다. 기업이 의미있는 가치를 제안하고 고객이 선택함으로써 서로 이끌리는 관계를 맺어간다. 손을 내밀 때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시간이 지나도 선택이 흔들리지 않도록 약속을 잘 지키며 애프터서비스도 성실히 해야 연인의 관계를 지켜나갈 수 있다. 누가 일방적으로 빼앗아가는 관계로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은 연인과 같은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고 오래 연인으로 남기 원하는 노력과 다르지 않다.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송영한 KTH 사장
  • [월드이슈] 지구촌 여성정치인 시대 예고

    여성이 세상을 이끄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이후 15년 만에 탄생한 서방 선진국의 여성지도자다.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 성취도가 남성을 앞지르면서 메르켈의 뒤를 잇는 여성 지도자가 속속 탄생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주인공인 TV드라마 ‘최고사령관’이 방영되면서 여성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키고 있다. 여성이 장관은 될 수 있지만 대통령은 될 수 없다는 암묵적인 ‘유리천장’도 조만간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여성이 참정권을 획득한 것은 20세기 초반이며 사회 진출이 본격화된 것도 불과 30∼40년전부터다. 지난 수십년간 남녀평등에 주력했던 교육의 결과 교육부문에서 여성들의 성취도는 이미 남성을 능가했다. 유치원에서부터 소녀들은 소년보다 뛰어난 학습 능력을 발휘한다. 정보화 시대에는 교육이 성공의 발판이다.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대학에 진학한다. 미국에서는 1985년까지 대학을 졸업한 남성의 숫자가 여성보다 많았지만, 이후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올해는 133 대 100의 비율로 대학을 졸업하는 여성의 숫자가 남성을 앞질렀다. 미국 교육부는 10년 뒤에는 142 대 100로 대학 졸업자 숫자의 여성 대 남성의 간극이 더욱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흑인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많이 대학을 졸업하고 있다. 법대와 의대생의 절반 가량이 여학생이다. 경영대학원(MBA)에서도 여성파워는 무시 못할 정도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최근 20년새 능력있는 고학력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이 사회·정치적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적 기반을 확보했다. 따라서 여성 지도자가 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한가지 부작용이 있다면 여성들이 비슷한 교육 수준의 배우자를 만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성이 세상을 다스린다면 총과 칼이 힘을 발휘하지 않는 훨씬 평화롭고 부드러우며 친절한 세상이 될 것이란 환상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여성 상원의원 14명 가운데 10명이 이라크전에 찬성 표를 던졌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정권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시도로 포클랜드 전쟁을 일으켜 아르헨티나에 승리했다. 현재 지구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여성지도자들은 남성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다. 이미 현직에서 뛰고 있는 여성 지도자들로는 아일랜드의 두번째 여성 대통령인 메리 매컬리스(54), 헬렌 클라크(56) 뉴질랜드 총리, 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68) 라트비아 대통령,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58) 필리핀 대통령, 찬드리카 반다라나이케 쿠마라퉁가(59) 스리랑카 대통령 등이 있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첫 여성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지지세력을 확대해 가며 대권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요즘 워싱턴 정가를 이끄는 ‘싱글 여성 3인방’의 핵심연결끈이자 유력한 또다른 첫 여성대통령 후보인 콘돌리자 라이스(51) 국무장관은 해리엇 마이어스(60) 대법관 지명자, 앤 베네먼(56) 유니세프 사무총장과 여성만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과시한다. 이들의 돈독한 자매애는 여성들은 네트워크가 남성보다 부족하다는 선입관을 불식시킨다.TV드라마 ‘최고사령관’을 비롯해 여성 의사들이 등장하는 ‘그레이의 해부학’, 여성 CIA요원을 다룬 ‘앨리어스’ 등의 인기는 여성의 능력에 대한 회의를 없애고 있다. 한달전 총선에서 승리한 노르웨이의 남성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면서 10명의 남성과 9명의 여성을 장관으로 기용했다. 특히 재경부와 국방부 등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주요 장관직이 여성들에게 돌아갔다. 사회주의 좌파당의 당수 크리스틴 할보르센(45)은 노르웨이 최초의 재경부장관이 됐다. 노르웨이·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은 1980년대부터 여성 장관 기용에 선구적이었다. 스웨덴은 1998년부터 남녀 동수의 내각을 구성했다. 남미는 북미보다 여성 정치인 바람이 더 거세다. 오는 12월11일 치러지는 칠레 대선에서는 미셀 바첼레(53) 전 국방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 4월 있을 페루 대선에서도 로우르데스 플로레스(45) 변호사가 유력한 후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성공한 여성들의 특징 여전히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24일자)에서 미국의 정치·경제·언론·예술·과학 등 각 분야에서 최고위층까지 올라간 여성 20명의 성공담을 실었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패션 디자이너 베라 왕, 국무부 홍보담당 차관 카렌 휴즈, 의무군단 첫 여성 장성 실러 백스터 준장, 우주조종사 베라 루빈 등 성공한 여성들의 공통점은 일에 대한 끝없는 열정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열정과 함께 자신감에다 흔들리지 않는 뚜렷한 목표 의식도 성공한 이들이 지닌 공통의 덕목이었다. 이들은 주변의 비판이나 부정적인 평가를 의식하기는 하되 마음 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결혼은 선택 사항이었다. 절반 이상이 결혼했고, 자녀를 두었다. 이들이 가정과 일을 양립할 수 있었던 것은 당사자들의 능력과 일에 대한 열정 못지않게 남편들의 ‘외조’가 절대적이었다. 또 딸과 아들을 평등하게 대한 가정·교육환경도 이들의 성공에 기여했다. 이들은 여성의 성공을 위해 각자의 경험에서 배어나온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오프라 윈프리는 “주위에 베풀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를 채우라.”고 조언했다. 디자이너 베라 왕은 동료들과 많은 것을 나누라고 권한다. 카렌 휴즈는 일을 할 때 “자신의 원칙을 분명하게 밝히라.”고 말했다. 미 버나드대학 주디스 샤피로 총장은 “유머 감각을 잃지 말라.”면서 성공한 여성들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것을 주문했다. 미 펜실베이니아대학 총장을 역임한 주디스 로딘 록펠러재단 사장은 “남성을 닮으려 하지 말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라.”고 충고했다. 샤론 앨런 딜로이트 투시 회계법인 이사회 의장은 “경력 관리는 자신의 책임하에 하라.”고 말한다. 그런가하면 마리아 엘레나 라모마시노 전 JP모건 개인영업 담당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자신을 도와줄 지지그룹을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혼자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이른바 ‘슈퍼 우먼(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중동여성 정치진출 시작 여성 차별이 보편화된 이슬람 국가에서도 최근 들어 미약하나마 여권이 싹트고 있다. 쿠웨이트가 독립 44년 만에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데 이어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7살의 여성 인권운동가가 의회에 진출했다.36년 만에 치러진 지난달 아프간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말랄라이 조야는 AP통신에 “군벌들의 총을 거둬들이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아프간은 전체 의석의 4분의 1을 여성에게 할당하고 있다. 총선에 출마한 335명의 여성 후보들도 부르카를 벗고 홍보 사진을 찍는 등 새 바람을 일으켰다. 쿠웨이트는 지난 5월 여성 참정권을 인정해 2007년 치러질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여성 참여가 보장된다. 높은 교육 수준에도 불구하고 여권 후진국의 오명을 받아온 쿠웨이트는 올초 여성들이 파란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를 벌였다. 1946년 팔레스타인이 아랍에서 처음 여성 참정권을 허용한 이후 이란(1963년), 오만(1997년), 카타르(1999년), 바레인(2002년) 등이 여성의 (피)선거권을 인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선거법에 여성의 투표권이 규정돼 있지만 보수파들의 반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바레인에서는 지난 4월 여성이 아랍권 최초로 국회의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남성 의장단의 개인 사정으로 최연장자인 여성 의원이 한 차례 회기를 맡았을 뿐이지만 언론은 ‘역사적 사건’으로 대서특필했다. 후세인 정권 붕괴 후 과도정부를 구성한 이라크는 여성 장관 7명을 배출했다. 그러나 새 헌법안에 종교를 강조, 여성의 결혼과 상속 등에 차별을 낳을 것이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시아파가 집권하면서 여성들 내부에서 균열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세속파’가 여성의 권익 신장을 요구하는 가운데 시아파 일부 여성은 이슬람 율법 준수를 주장한다. 신정국가인 이란 역시 여성들에겐 정치 ‘지옥’이다. 여성의 지지를 받은 하타미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보수파가 지난해 총선과 올 대선에서 이겨 여성의 정치 진출에 암운을 드리웠다. 이란은 여성 후보 89명의 대통령 피선거권을 부정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장애인의 性과 결혼] 성폭력 시달리는 정신지체자

    [장애인의 性과 결혼] 성폭력 시달리는 정신지체자

    장애인 중에서도 정신지체자의 성 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자기방어 능력이 없는 탓에 이에 맞춘 성교육이 절실한데도 이들을 성적 존재로 보지 않는 편견이 심해 성교육이 사실상 전무하다. 성폭력이나 근친상간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 정신지체장애인 시설 ‘나눔의 집’ 원장 유찬호 신부는 “지적 능력에 장애가 있더라도 신체적인 발육이나 성적 욕구는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면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단편적으로 받아들인 성에 대한 정보나 경험에 의해 아무 곳에서나 자위행위를 한다든지 하면서 더 쉽게 성폭력에 노출되곤 한다.”고 지적했다. 정신지체 3급인 오모(27·여)씨는 10대 중반부터 아버지 친구와 동네 청년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 오씨는 가출과 외박을 일삼으며 처음 보는 남성과도 거리낌 없이 성관계를 맺었고 성격도 거칠고 폭력적으로 변해 갔다. 정신지체 2급인 박모(34·여)씨는 어렸을 때부터 성폭력을 당하며 성에 눈을 떴고 그것이 지금까지 정기적인 가출로 이어지고 있다. 정신지체 3급 유모(27·여)씨는 양아버지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해 3명의 아이를 출산했다. 양아버지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물론 그 지경이 되기까지 성교육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같은 문제의 배경에는 ‘지적 발달이 어린아이 수준이니 성적인 관심도 없을 것’이라는 오해가 깔려 있다. 또 성 충동을 조절하기 어려울 테니 아예 성적인 자극이 될 만한 것은 가르치지도 보여주지도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유찬호 신부는 “성욕은 인간의 본능이며, 지금같이 성이 범람한 사회에서 이같은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지체장애인일수록 성교육을 통해 성에 대한 바른 인식과 방어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부모의 암묵적 동의로 정관수술이나 자궁적출 수술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정신지체 장애인의 성이나 결혼을 무조건 덮어 버리려 할 것이 아니라 그들도 성적 욕구를 갖고 있음을 인정하는 데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열린세상] 룰라 정부의 위기/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취임한 지 3년이 다가오는 브라질 룰라 정부가 큰 곤경에 빠졌다.1985년 문민정부가 들어선 지 20년 만의 최대 위기다. 정부 여당의 실력자인 정무장관이 사직했고, 이어 노동자당 의장도 사임하고 체포됐다. 말썽 많던 하원의장은 대가성 뇌물 수수 혐의로 사임했다. 상원의장에 대한 야당의 사임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의회는 연일 재벌기업인과 고위 정치인들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분위기로는 룰라와 노동자당이 2006년 대선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룰라의 가족도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깨끗하다고 믿었던 노동자당마저 부패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보수적인 경제정책에 비판적인 지지층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부패 스캔들은 오래전에 예고된 것이었다. 연이어 터진 스캔들은 룰라 정부의 무능보다는 브라질 정치의 구조적인 메커니즘에서, 제도개혁의 부재에서 기인한다고 많은 평자들은 지적한다. 결선투표제가 있는 대통령 선거는 대체로 두 번 치른다.1차에서 후보들이 난립하고 2차에서 승자가 가려진다. 결선투표에서 62%의 지지로 승리한 룰라지만, 여당의 하원 의석 수는 겨우 17%에 머문다. 룰라도 당선되기 위해 우익정당인 자유당과 선거연합을 맺었고, 당선된 이후 의회에서 다수파가 되기 위해서 여러 군소정당들의 협조를 얻어야 했다. 협조를 얻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정부예산에 교묘하게 지역구 사업을 끼워 넣어 해당 의원들의 표를 사는 방법이다. 전임이었던 카르도수 정부의 브라질사회민주당은 의회에서 다수를 확보하기 위해 이 방식을 이용했다. 불법이라고 말하긴 힘들었지만,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룰라 정부는 보다 전통적인 방법을 이용했다. 전체 예산은 효율적으로 집행하되, 다수파 연합형성을 위해서는 직접 돈이나 고위직으로 의원들과 정당들을 매수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당연히 돈은 민간기업에서 구해야 했고, 돈세탁이 쉬운 광고회사나 대기업들이 이용됐다. 대신 정부는 이들 기업에 각종 특혜나 계약을 제공했다. 사실 이 방식은 오랫동안 암묵적으로 이용된 관행이었다. 그랬기에 콜로르 대통령은 탄핵위기에 처해 사임했고, 이타마르 프랑쿠, 엔리케 카르도수 대통령 정부의 핵심인사들도 모두 부패 스캔들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문제는 구조적인 정치적 부패를 해체하는 제도개혁을 20년 동안 단행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특히 8년간 집권했던 카르도수 정부 시절에 제도개혁이 단행됐어야 했다. 브라질의 정치위기는 선거제도를 잘못 디자인한 결과물이다. 하원 의석이 있는 유효정당의 개수는 15개나 된다. 정당 파편화의 수준은 세계 최고다. 최다의석을 지닌 노동자당도 겨우 전체의석의 17%에 불과하다. 파편화된 정당체계는 나쁜 선거제도의 결과다. 선거구는 주가 한 단위로 묶인 대선거구제를 채택했고, 여기에 개방 리스트의 비례대표제가 가미돼 있다. 따라서 같은 정당 후보 간에도 선거경쟁이 치열하다. 당연히 돈이 많이 든다. 개인 인물 중심의 경쟁이 될 수밖에 없기에 텔레비전 광고비와 영상물 제작에 엄청난 돈을 쓴다. 당연히 정경유착과 추악한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당적이탈이 자유롭고 당 기율이 허약하므로 이권이 있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합집산을 한다. 정당 등록의 제한조건이 유효득표의 2%에 불과한 것도 소당 난립을 부추긴다. 소당들은 정부와 여당이나 기업들과의 거래로 짭짤한 재미를 누리므로 어떤 제도개혁에도 저항한다. 기업들도 오랫동안 이중장부의 관행을 유지해 왔다. 비자금을 만들어 정치인들에게 건네주고, 대신 이익을 축소해 보고하고, 세금을 포탈하며, 정부로부터 특혜적인 계약을 따낸다. 이번에도 대수술은 없으리라 한다. 부단한 제도개혁이 없으면 민주정치는 쉬 퇴락한다는 것이 브라질 사태가 주는 교훈이리라.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 [클릭 이슈] 서울대진학 고교순위·합격자수 공개 논란

    고등학교별 서울대 입학자 수를 보여주는 자료를 일부 언론이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문과 방송 등 언론사들이 관련 내용을 취재는 하더라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대 입학자 수를 기준으로 고등학교의 서열을 만든다는 이유였다. 이는 언론사간의 암묵적 합의요,‘신사협정’이었다. 그러나 15일 일부 신문에 관련 내용이 보도되면서 ‘협정’이 깨졌다. 한 신문은 15일자 조간에 ‘명문고 출신 서울대 신입생 10년 전의 절반으로’라는 기사를 실었다. 한 석간 신문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2005학년도에 서울대에 10명 이상 진학시킨 고등학교 65곳의 실명과 합격자 수를 넣은 표를 합격자가 많은 순서대로 길게 ‘한 줄’로 배치했다. 표의 내용을 분석하고, 전날인 14일 서울대가 발표한 ‘1996∼2005학년도 합격자 배출 고등학교 현황’을 실었다. 서울대는 지난 14일 기자설명회에서 보도자료를 내면서 ‘서울대 입학생의 출신고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지역균형선발 전형으로 서울대에 학생을 입학시키는 고등학교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학교별 합격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예로 든 일부 학교도 영문 머리글자로 처리하고, 보도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학교 이름을 서너 개만 공개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서울대에 합격한 고등학교의 실명과 합격자 수를 알아내서 공개했다. 고등학교를 컴퓨터 추첨으로 배정하는 방식인 지금의 평준화 체제에서 고등학교별 서울대 합격자 수가 공개되면 합격률이 높은 고등학교에 배정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는 등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런 이유로 고교별 입학생 수를 공개하지 말라고 대학에 당부하고 있다. 국회의원들도 국정감사 때 구체적인 자료는 공개하지 않는다. 일선 학교에서 ‘축 서울대 ○명 합격’이라는 현수막이 사라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일부 학원에서 학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서울대 합격자 수를 현수막으로 내걸기는 하지만 틀린 경우가 많다. 교육부는 이 신문이 보도한 서울대 합격자 수도 정확하지 않다고 했다. 교육부를 취재하는 출입기자단에서는 지난 98년부터 ‘대학입시 보도강령’이라는 것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지키고 있다. 해마다 상황에 따라 고치는 일종의 자발적인 윤리강령이다. 종로와 대성, 중앙, 고려 등 주요 대입 학원 6곳도 지난 2003년부터 관련 내용을 발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기자단의 ‘2005학년도 대입 보도강령’을 보면 ▲국·영문 머리글자를 포함해 단위 고교별 및 특정 기초자치단체별 대학 합격자 수 ▲대학의 전체·계열별 수석 합격자 ▲수능 수석(만점자는 예외) ▲수능 점수대별 지원가능 대학 예상 표 ▲수능 총점·영역별 점수의 등락 예상 폭 등 5가지는 보도하지 않도록 돼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최장 1년 동안 기자실의 출입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는 자율 강령이기 때문에 실제 실천 여부는 언론사의 양식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보도강령을 만든 이후 이를 어긴 언론사가 서너 곳 있었지만 제재 결정에 반발, 흐지부지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사태가 확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언론 스스로 보도를 자제해온 관행이 사실상 깨졌기 때문이다. 박융수 대학학무과장은 “관련 보도가 잇따를 경우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는 “알 권리 차원에서는 학교의 실명을 공개할 수 있겠지만 그에 따른 여파를 생각하면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콜금리 ‘동상이몽’

    콜금리 ‘동상이몽’

    금리인상을 놓고는 ‘동상이몽(同床異夢)’. 정치권과 정부·한국은행이 8일 결정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쪽은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암묵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으나 다른 편에서는 동결론을 강조하고 있다. 여당은 ‘8·31부동산 종합대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마지막 칼(금리인상)을 써야 한다는 쪽이다. 반면 경기회복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재정경제부는 금리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한은도 ‘동결’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이 발표됐고, 외부적으로는 고유가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경제의 성장률을 깎아 내리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등 국내외 상황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일단 이번에도 10개월 연속 콜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정치권 vs 정부·한은 여당쪽에서는 계속 ‘금리인상’쪽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원혜영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최근 “소비가 회복조짐을 보이는 만큼 금리조정을 검토할 여유가 생겼다.”며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내비쳤다. 기왕에 발표된 8·31대책의 실효성을 더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거꾸로 부동산대책에 따른 경기위축을 걱정해야 하는 재경부의 입장은 다르다. 박병원 재경부 1차관은 최근 한 방송인터뷰에서 “부동산가격을 잡기 위해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금리)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리인상’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은도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나오자마자 ‘금리카드’를 꺼내려는 데에는 내심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김태동 위원이 지난 7월부터 소수의견으로 부동산거품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오고 있을 뿐, 아직까지는 ‘동결’쪽이 대세로 알려지고 있다. ●10개월째 ‘동결’로 가나 박승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경기회복 국면이 본궤도에 진입하면 지체없이 통화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였다. 최근 경기지표를 보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물론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살아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2·4분기 실질소득이 지난해와 변화가 없는 점 등 실제로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더구나 살인적인 고유가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대륙을 강타한 카트리나도 금리결정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트리나가 미국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 분명한 만큼, 그간 지속적으로 인상행진을 벌여왔던 미국도 오는 20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등은 일단 사라지면서 국내 콜금리 동결론은 더욱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히든카드는 남겨둬야’ 전문가들은 대부분은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8·31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시간을 두고 정책효과를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더구나 이번에 금리를 올리면 다음번에 부동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내들 변변한 정책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금리인상’은 ‘히든카드’로 남겨둬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강경훈 연구위원은 “부동산대책이 나온 뒤 부동산값이 떨어질지, 투기가 계속될지에 대해서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송파 등 투기예상지역에 대한 추가조치도 나올 수 있는 만큼 적어도 이번에는 (콜금리를) 안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연구원은 “일부 긍정적인 경기지표가 나오기는 했지만 경기회복을 확인할 만한 수준에는 못 미친다.”면서 “8·31대책의 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가야 하는 만큼 이번에는 콜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7·9급 공무원 시험 완전정복] 행정학

    # 행정서비스 헌장제도의 의의 영국의 Citizen Charter에서 유래한 이래 선진국에서 먼저 시작한 제도다. 행정기관이 고객인 시민에게 제공할 서비스의 이행기준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질 높은 행정서비스 제공을 약속한다. 이 제도가 추구하는 목적은 행정서비스도 이제는 민간기업이 제공하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따라 배우면서도, 궁극적으로 조직의 성과 향상과 서비스 질적 개선을 통해 고객만족의 행정을 민간기업의 수준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 우리나라의 행정서비스 헌장제도 1. 운영실태-우리나라는 고객중심의 탄력적 관리체계를 도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1998년 6월 대통령훈령으로 ‘행정서비스 헌장제정지침’을 발령, 행정기관별·분야별 행정서비스 헌장제도를 확대 운영하게 됐다. (1)공기업고객 헌장제도(1999.5) (2)우편서비스 헌장제도(1997.7;정보통신부) (3)항만서비스 헌장제도(1997.7;해양수산부) (4)행정활동에 대한 평가단 운영:대전시의 ‘공직자 친절도 민간평가단’, 서울 동대문구의 ‘주부평가단’ (5)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울산시의 ‘친절점수제’, 경북의 ‘친절저울대’ (6)공무원의 자체적 행태개선노력:전남의 행정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직원워크 및 토론회, 구미시의 부서별 친절서비스 사례의 연극 공연 등 2. 행정서비스 헌장제도의 특징 (1)공공서비스 자체가 일반국민과의 계약이다. (2)암묵적인 계약(공무원과 국민과의 모호한 계약)은 명시적인 계약으로 전환되고 있다. (3)공공기관에 의무조항을 명시하고 일반국민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명시했다. (4)제공될 서비스의 수준을 규정, 불이행시 일반 국민들이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 (5)도덕적 의무가 강력한 법률적 의무로 변모한 것이다. (6)Norman Lewis는 행정서비스 헌장을 정부활동의 철학인 동시에 수단이라고 보았다. (7)서비스는 고객의 입장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고객 중심적이다. (8)행정기관이 제공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시하고, 비용과 편익이 합리적으로 고려된 서비스를 제시한다. (9)여론을 수렴, 유관기관과 협력, 형평성 있는 서비스 제공한다. ●문제 다음 (보기)의 네 가지 사항 모두를 내용으로 하는 제도는? (보기) 가. 고객 서비스의 질 향상 나. 체계적 정보 제공 다. 구체적 서비스 기준 제시 라. 보상 및 시정 조치 (1)책임운영기관 제도 (2)발생주의 회계제도 (3)성과관리 제도 (4)행정서비스 헌장 제도 (5)옴부즈만 제도 ●풀이 및 정답 고객에 대한 표준화된 서비스 수준을 약정하고 이에 대한 시정과 보상을 이행하려는 시민헌장제도(행정서비스헌장제도)에 해당한다. (1)의 책임운영기관제란 정부가 수행하는 사무 중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쟁원리에 따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무에 대하여 책임운영기관의 장에게 행정 및 재정상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운영성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는 행정기관을 말하는 것으로서 정부투자기관과는 달리 법인이 아니며, 그 직원의 신분은 여전히 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이 적용되어 신분보장이 된다.(2)발생주의 회계제도는 비용과 수익을 그것이 발생한 사실에 근거하여 계상하는 손익계산상의 원칙으로 일명 채권채무주의, 실질주의라고도 하며, 대차대조표가 핵심이다. 비용편익분석을 통한 자기검증능력이 뛰어나고, 자산부채, 자본추정이 용이하다.(3)성과관리 제도는 최근에 중시되는 이론으로서 투입보다는 실질적인 결과(성과)를 내는 데 중점을 둔 이론이다.(5)옴부즈만제도는 1809년 스웨덴 헌법에서 채택, 핀란드·노르웨이·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서 발전, 뉴질랜드·영국·미국 등도 도입 실시하고 있다. 행정권한의 남용이나 부당하게 국민의 권익을 침해한 결과를 행정기관에 통보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언론기관에 공표하는 한편 의회에 보고함으로써 행정권의 위법·부당한 행사를 사후적으로 통제하자는 것이며 비판이 목적이다. 따라서 정답은 (4). 조석현 남부행정고시학원 강사
  • 이란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이란이 우라늄 농축 재개를 선언,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이란 핵에너지기구 모하마드 사이디 부의장은 8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아래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 내용을 확인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IAEA 사찰단은 이날 이스파한 핵시설에 도착, 감시 작업을 시작했다. 이로써 유럽연합(EU)의 이란 핵 문제 중재노력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 가운데 이 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경제제재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9일 열리는 IAEA 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이 ‘평화적 핵 이용’ 문제에 대해 이중잣대를 적용, 북한과 이란 핵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는 민간용 핵프로그램까지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의 암묵적 동의 아래 유럽연합(EU)은 이란에 대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한다면 평화적인 핵 개발은 지원하겠다는 안을 내놨다며 미국이 일관성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의 일관성 없는 핵 확산 억제 전략이 북한·이란 핵 문제 해결을 막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6일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는 뿌리 깊은 불신을 갖고 있는 반면 이란은 중동지역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에 평화적 핵 이용에 대해 입장도 달라진 것으로 분석했다.또 북한은 실제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이 있지만, 이란은 핵무기 제조 능력을 보유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미 정보기관의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안락사 논쟁

    15년 동안이나 식물인간으로 영양공급 튜브에만 기대어 목숨을 이어오던 미국 여성 테리 시아보가 41세로 지난 3월 31일 세상을 떠났다.3월18일 법원의 판결로 튜브가 제거된 지 13일 만이다. 시아보가 살아 있는 동안 격렬했던 안락사 논쟁은 그가 사망하자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줄기세포 연구와 마찬가지로 생명의 존엄성이 안락사 논쟁의 초점이다. 시아보가 숨을 거두자 교황청은 “영양 튜브 제거는 생명에 대한 공격이자, 생명의 창조자인 하느님에 대한 공격”이라며 법원을 비난했다. 그러나 의식이 없는 사람의 목숨만 살려두는 것이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길이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시아보는 1990년 무리한 다이어트로 심장 박동이 잠깐 멈추는 바람에 뇌에 치명적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이 됐다. 그뒤 안락사를 요구하는 남편과 반대하는 부모들이 법정싸움을 벌였다.1998년 남편은 튜브를 제거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부모의 기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1996년 세계 최초로 호주에서 안락사법이 통과된 지 9년 만이다. ☞ 포인트 : 안락사 허용론과 불가론의 근거를 생각해 보고 소극적 안락사를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각국의 입법 경향을 살펴 본다. ●안락사란 무엇인가 안락사(euthanasia)는 죽음에 임박해서 참기 어려운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의 고통을 없애거나 경감할 목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임의적 조치다. 일반적으로 환자에게 모르핀을 과다 투여하는 것과 같이 직접 어떤 행위로 죽도록 하는 것을 능동적(적극적) 안락사라고 한다. 환자에게 필요한 어떤 의학적 조치를 하지 않거나 인위적인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하는 것을 수동적(소극적) 안락사라 한다. ●안락사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건들 시아보 사건말고도 안락사 논쟁을 부른 사건들이 있다. ▲퀸란 사건 1975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퀸란은 당시 21세로 친구의 생일 파티에서 술과 약물에 중독되어 호흡이 정지돼 혼수상태에 빠졌다. 인공호흡기를 단 퀸란은 식물인간이 됐다. 퀸란의 아버지는 의식이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말에 의사에게 생명유지장치를 떼어달라고 했다. 그러나 의사가 거부하자 생명유지장치를 뗄 권한을 자기에게 달라는 소송을 냈다. 뉴저지 고등법원은 주치의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주 대법원은 아버지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 판결은 자기결정권을 존중한 새로운 판결이었다. 판결에 따라 호흡기를 떼었지만 퀸란은 식물상태 환자로 9년 남짓 스스로 호흡을 하며 생존하다가 1985년 6월 폐렴으로 사망했다. ▲케보키언 사건 미국의 케보키언 박사는 1998년 9월 미시간주에서 루게릭병을 앓던 유크에게 치사량의 독극물을 주입, 숨지게 했다. 또 이 장면을 미 CBS 방송의 ‘60분’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했다가 2급 살인죄로 최대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안락사 옹호자인 케보키언은 매년 10여명씩 불치병 환자 100여명의 자살을 도와주면서 ‘자살장치’ 를 만들어 환자 스스로가 마지막 스위치를 누르게 하기도 했다. ●각국의 입법 안락사를 인정하는 곳도 있고 완전히 금지하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소극적 안락사만 허용하는 곳도 있다. 미국은 40개주가 엄격한 요건 아래 생명보조장치를 제거하는 수준의 소극적 안락사(존엄사)는 대체로 인정한다. 그러나 적극적 안락사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국은 법률로는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다만 소극적 의미의 안락사는 이뤄지고 있다. 호주는 지난 96년 안락사를 법제화했다가 6개월 만에 폐기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프랑스는 뇌사상태라도 심장박동이 완전히 멎지 않는 한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하다. 독일도 엄하다. 고의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까지 처벌받는다. 일본은 95년 요코하마 법원의 판례에 따라 환자의 참기 힘든 고통, 죽음의 임박성 등의 기준에 따라 융통성 있게 처리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2000년 11월 세계 최초로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를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는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시키는 행위는 형법상 촉탁살인죄나 자살방조죄로 처벌받는다. 그러나 식물상태의 인간에 대하여 인위적인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하는 것은 암묵적으로 행해지고 있고 이를 처벌하는 경우도 드물다. ●안락사 허용론 엄격한 조건만 지킨다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법적·도덕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생명은 존엄하지만 살아 있을 동안에 인간답게 살 권리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삶은 품위가 있어야 하며 살아 있어도 죽음보다 못할 경우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생할 가능성이 없다면 고통을 빨리 없애 주는 것도 환자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시키는 것은 환자 자신도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도 부담을 준다는 논리를 편다. 즉, 죽음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의식이 없는 환자는 죽은 상태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안락사 불가론 불가론은 이렇다. 특히 적극적 안락사는 환자의 고통을 감해 준다는 동기와 상관없이 명백한 살인행위다. 인간의 존엄성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하며 자살이라 할지라도 존엄성을 파괴하는 행위다. 안락사를 허용하면 사회 전체가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로 변화된다. 그렇게 되면 독일 나치가 정신병자 등을 학살한 행위도 정당화될 수 있다. 안락사의 남용과 오류를 막을 충분한 안전 장치가 없다. ●어떻게 볼 것인가 안락사를 둘러싼 논란은 어느 나라든지 오랫동안 계속됐다. 그러나 암질환 등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적어도 소극적 안락사는 인정해 줘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각종 설문조사를 보면 일반인들도 소극적 안락사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으며 판례도 그런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그 요건 자체는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 가령, 회복이 불가능한 말기 환자로 죽음이 임박한 경우로 한정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생명의 존엄성은 지켜져야 한다. 사형제도를 폐지해서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하는 극악범이라도 생명을 살려두는 것은 그러한 뜻이다. 안락사의 허용이 사회 전반적으로 생명이 경시되는 풍조를 조성해서도 안될 것이다. 대안으로 말기 환자를 체계적으로 돌보는 호스피스 제도를 확대하고 고통을 경감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마약 성분의 의약품 사용을 폭넓게 허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