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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는 한국땅… 일본이 찾을 순 없어”

    “독도는 한국땅이다.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절대불가다. 한국인 강제 노역은 반드시 배상해야 한다.” ‘양심적인 일본인’으로 통하는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한·일간 미묘한 외교 사안에 대해 일본을 향한 거침없는 쓴 소리를 뱉어냈다. 와다 하루키는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2006 제주 하계포럼’에서 “상생의 한·일관계는 가해국의 사과와 참회가 우선돼야 이뤄진다.”며 일본의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일본 침략과 식민지배로 희생된 아시아 국가들과 암묵적인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아야 한·중·일 정상 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도 분쟁과 관련해서도 한국의 주장을 옹호했다. 와다 교수는 “일본 정부는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지만, 일본이 독도를 다시 찾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자신감을 갖고 독도가 왜 한국 땅인지를 설명하고, 일본 정부로 하여금 독도가 한국 땅임을 인정하도록 현명하게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서귀포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중동평화 노력 또 물거품 되나

    중동평화 노력 또 물거품 되나

    28일 새벽(현지시간) 탱크를 앞세운 이스라엘군 수천명이 팔레스타인자치정부가 관할하는 가자지구에 전격 진입했다. 이번 군사작전은 지난 25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이스라엘군 길라드 샬리트 상병이 납치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8월 이 지역의 유대인 정착촌을 폐쇄하고 군병력과 민간인을 철수시킨 뒤 처음이다. 외교적 해결을 주문해온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면전으로 비화돼 중동평화를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 ‘제한된 작전’ 승인” AFP통신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새벽 가자 남부접경에 인접한 케렘샬롬을 출발, 팔레스타인자치지역 내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작전에는 각각 2개의 보병연대와 기갑대대가 동원된 것으로 관측된다. AP통신은 팔레스타인 목격자의 말을 인용,“탱크부대의 포격지원을 받으며 진입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라파 시가지 동쪽 2개 지점에서 진지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지상군 진입은 이스라엘 전투기가 가자지구 내 교량 3곳과 발전소 1곳을 폭격한 지 수시간만에 이뤄졌다. 폭격으로 가자지구 북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전력공급이 중단되고, 남북간 교통소통이 사실상 끊겼다. 익명의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제한된 작전’을 승인했다.”면서 “이것은 ‘테러의 기반’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납치범 “민간인 억류자 살해하겠다” 앞서 하마스측 협상단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이스라엘의 정통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합의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치적 타협이 아니라 샬리트 상병의 석방”이라고 일축했다. 납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팔레스타인 무장분파 대중저항위원회(PRC)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시작된 직후 “최근 요르단강 서안에서 또 다른 유대인 정착민을 납치했다.”며 “(군 진입에 대한 보복으로)이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PRC는 지난 25일 다른 2개 무장분파 조직원들과 함께 가자지구 분리장벽 밑으로 터널을 파고 잠입한 뒤 이스라엘군 초소를 공격, 병사 2명을 살해하고 샬리트 상병을 납치했다. 이스라엘군은 샬리트 상병이 억류된 장소를 이미 파악했다며 납치조직을 압박했다.AFP통신은 그러나 “과거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납치된 이스라엘군 9명이 모두 죽었다.”며 샬리트 상병의 생환 가능성을 낮게 봤다. ●국제사회 ‘외교적 해결’ 압박 이스라엘군의 군사작전은 아랍과 서방세계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7일 이스라엘에 “우선 외교적 해결책을 찾으라.”고 권고했다. 프랑스·바티칸도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측에 납치된 병사의 송환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아랍연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막기 위해 유엔이 개입해야 한다며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한편 이집트 관리들은 이스라엘 침공시 팔레스타인 난민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2500명의 추가병력을 가자지구와의 접경지역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선거,대선,그리고 정치이념/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5·31지방선거의 결과는 예상대로 한나라당의 압승, 열린우리당의 참패였다. 가장 커다란 타격을 받은 정당은 물론 열린우리당이다. 혹자는 열린우리당의 미래가 없다고 주장하며, 많은 전문가들이 조만간 대규모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선거 후 쏟아져 나온 다양한 주장과 전망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내년 대통령선거 결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암묵적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두 선거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지방선거 결과를 가지고 대통령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데 과연 어느 정도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는 여러 측면에서 다른 특성을 가진다. 두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의 특성도 다를 뿐만 아니라, 두 선거에서 유권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요인도 다르며, 선거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여론주도층 또한 다를 수 있다. 먼저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선거에서는 자발적 투표에 대비되는 소위 ‘동원된’ 투표가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연령이 높을수록, 그리고 농촌 거주자일수록 이같은 동원 압력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결과 대통령선거에 비해 지방선거에서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유권자의 투표율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대도시보다는 농촌 거주 유권자의 투표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데, 이 모두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의 또 다른 차이점은 유권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에 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방선거에서는 정치이념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방선거는 누가 뭐래도 지방 일꾼을 뽑는 행사이다. 따라서 정치이념과 같은 추상적 원리보다는 구체적인 정책과 성과가 유권자 선택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국가의 최고 권력을 두고 경쟁하는 대통령선거에서는 진보-보수와 같은 정치이념이나 정치철학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렇다고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분명 노무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치이념에 대한 평가보다는 구체적인 정책과 업적에 대한 평가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유권자의 보수화를 반영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근거가 없다. 정치이념과 같은 근본적인 정치적 태도가 불과 몇년 사이에 크게 변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수 세력이 결집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보수층이 크게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진보적 이념 자체의 패배라기보다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노무현 정부의 정책과 업적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반영하는 것이다. 근본적 가치와 이념의 충돌이 예상되는 내년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유권자의 선거관심도가 높고 정치이념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대통령선거에서는 선거 분위기를 주도하는 여론주도층이 다양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열정적이고 신념에 찬 소수의 젊은 정치 참여자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새로운 여론주도층으로 등장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들의 역할이 미미했기 때문에 기존 여론주도층이 거의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 대선에서는 다시 새로운 여론주도층과 경쟁을 해야 할지 모른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와 구별되는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들에 유의한다면, 한 선거 결과를 가지고 다른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자명해진다.2002년에도 지방선거가 끝나자 대부분의 언론과 관측자들이 그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점쳤으나, 예측은 빗나가고 말았다. 이번 역시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책꽂이]

    ●고령사회 생존전략, 퇴직연금(박동석 등 지음, 굿인포메이션 펴냄) 2050년이면 10명 중 6명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 출산율 1.1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2037년엔 국민연금 완전 고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비극은 길어진 평균수명으로 인해 우리가 ‘좀처럼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보험 등으로 짜여진 ‘이중삼중’의 연금 시스템만이 노후를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1만 5000원.●성공의 멘토 제갈선생 7일7강(야오레이 지음, 성옥례 등 옮김, 산지니 펴냄) 사람을 보는 제갈량의 안목은 남달랐다. 은거생활을 하던 제갈량은 천하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던 통치자 조조나 오나라 군주인 손권을 선택하지 않았다. 또한 형주의 유표와 유장을 위해서 헌신하지도 않았다. 그는 갈 곳이 없어 유표에게 의탁하고 있던 초라한 유비를 선택했다. 그의 결정이 옳았음은 훗날이 증명한다. 난세에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제후에게 등용을 구하지 않았던 ‘무욕의 고요함의 극치’ 제갈량의 지혜가 담겼다.1만 3500원. ●중국 혁신의 이정표 하이얼 스토리(지닌 진성 이 등 지음, 유혜경 옮김, 한스컨텐츠 펴냄) ‘중국의 GE’로 통하는 세계 백색가전업계 서열 5위의 하이얼.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가고 있는 하이얼은 1984년 이전까지만 해도 열악한 품질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아 파산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이 책은 하이얼그룹의 회장인 장뤼민에 초점을 맞춘다. 품질불량 냉장고 76대를 쇠망치로 부숴버리도록 지시한 전설적인 인물인 그는 GE의 잭 웰치와 중국의 공자를 섞어놓은 경영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평. 기절한 물고기를 소생시키듯 진행한 인수합병 이야기 등을 소개한다.1만 5000원.●내 인생에 은퇴란 없다(서상록 지음, 한국경제신문 펴냄)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암묵적 지식의 공유야말로 우리 사회의 엄청난 시행착오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암묵지(暗默知)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식을 가리키는 말.62세의 나이에 재벌 부회장에서 식당 견습 웨이터로 전직한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인생 암묵지, 즉 인생 노하우를 들려준다.‘경쟁을 즐기자.’ ‘봄은 언제나 다시 찾아온다.’ ‘한 가지 일에 미치자.’ 등이 그것이다.1만원.●충성의 힘(구경검 지음, 조전범 옮김, 가나북스 펴냄) 미국에는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국회의 비준 없이도 운용할 수 있는 부대가 있으니 그게 바로 해병대다. 미 해병대 신병들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파리스 섬과 샌디에이고에 있는 두 기지에서 기초훈련을 받는다. 파리스 섬은 육지와 떨어져 있는데다 사방이 굶주린 악어들로 가득 차 있어 탈영한 병사들은 여지없이 악어밥이 된다.‘영원한 충성’이 미 해병대의 작전명이다. 중국의 경영컨설턴트인 저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우수한 특수부대로 꼽히는 미국 해병대의 예를 들어 충성담론을 펼친다. 충성은 도덕이 아니라 능력이라고 강조.1만원.
  • “일본 아직도 제국주의시대 못잊어”

    “일본 아직도 제국주의시대 못잊어”

    일본의 석학으로 꼽히는 고야스 노부쿠니(73) 오사카대 명예교수가 한국을 찾는다. 최근 독도사태로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강한 우려와 동아시아가 힘을 합해 IMF 대신 AMF를 만들자는 논의(서울신문 5월1일자 1면 보도)가 교차하는 상황에서의 방문이라 뜻깊다. 이번 방문은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윤덕홍)의 ‘석학초청강좌’의 일환으로, 고야스 교수는 15∼18일 한중연과 성균관대에서 ‘일본내셔널리즘의 비판적 독해’,‘동아시아와 한자’,‘한·일관계의 역사와 현재’,‘동아시아 공동체 만들기’를 주제로 4차례 특강을 연다. 김석근(연세대)·김경일(상명대)·윤해동(성균관대)·김기봉(경기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다. 고야스 교수 주장의 핵심은 지금 일본은 ‘대동아공영권’이라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2차세계대전 패전 뒤 일본은 제국주의를 털어내고 민주주의로 이행했다는 82년 나카소네 전 총리의 ‘전후총결산’ 선언에 일본의 정·관·학계가 암묵적으로든 공개적으로든 지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 비해 이례적이다. 여기에는 ‘일본만의 것’을 추구하는 국수주의적 태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 이는 일본의 역사 자체가 중국과 한국의 영향을 철저히 지우는 것에서 출발한다는데서 유래한다.7세기 고사기(古事記)와 일본서기(日本書記)로 일본국이 성립한 이래 면면히 흐르던 이런 전통은 일본의 근대 여명기 ‘에도 시대’에 더욱 확실해진다. 중국과 한국이 일본에 끼친 영향을 탐구한 지식인들은 지워져 가고, 일본만의 것을 강조하는 지식인만 기억된다. “모든 것을 일국사(一國史)로 환원시키는 것은 비윤리적”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이는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독도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야스쿠니 신사참배 때는 아시아전쟁 대신 일본인의 희생이라는 점만, 독도분쟁은 1905년을 독도를 빼앗은 해가 아니라 러일전쟁의 승전으로만 기억하는데 따른 것이다. 그래서 고야스 교수는 지금 당장 한·중·일 협력을 말하기보다 ‘한자 문화 공동체’로서의 역사를 복원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공통점 아래 비로소 진정한 연대가 싹틀 수 있다는 주장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中 문화대혁명 40주년] 사회부조리가 부른 마오의 부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당신의 검색어는 관련 법률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이라는 단어에 대한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의 반응이다. 문혁에 대한 호기심이 여전히 법률로 제한돼 있다는 얘기다. 아예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다.’는 안내어가 뜨는 곳도 많다. 신화사 등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나 다른 포털 사이트도 마찬가지다.16일로 발발 40주년을 맞는, 문화대혁명의 현주소다. ●16일 40주년… 기념식·정치행사 없어 올해 문혁과 관련, 국가차원의 특별한 기념식이나 정치행사가 준비된 것은 없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 등에서 공산당의 역사를 말하면서도 문혁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물론 어떤 움직임조차 없는 건 아니다. 문혁을 재조명하자는 주장도, 간헐적이나마 끊임이 없다. 대문호 바진(巴金)을 비롯,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비서를 지낸 리루이(李銳) 전 공산당 조직부 부부장 등이 대표적이다.“마오는 위대했으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해 문혁과 같은 참상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게 주장의 실질적 핵심이다. 이같은 ‘전통적인’ 문혁 재조명론 외에 양극화 문제 등 일련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제2의 문혁론’ 등 문혁 재조명론의 이유도 양분돼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한 주요인사는 최근 한 사석에서 “저마다 나름대로의 잣대가 있다.”는 표현으로 공식적인 문혁의 재조명 가능성을 일축했다. 평가에 대해서는 저마다의 시각이 있지만, 그것과 재조명과는 별개의 일이란 얘기다. 그는 “지금 문혁을 드러내놓고 떠들어봐야 중국 사회에 득 될 게 없다는 사실에 지도부와 지식인 사회에서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혁 재조명은 중국이 전면적 발전단계에 진입하는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경제의 성장 정도가 그 여부를 가름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당의 부패·빈부격차에 불만 팽배 이런 가운데 정작 문혁의 주역 마오쩌둥 전 주석은 이미 문혁의 ‘어두운 그림자’을 떨쳐냈다는 데 별 이견이 없어 보인다.‘건국 이후 역사 문제에 관한 약간의 결의’(1981)를 통해 “마오 전 주석이 오류를 저질렀으되, 공과(功過) 비율은 7대3”이라는 ‘체면치레’ 평가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 전직 언론인은 “90년대 중·후반부터 ‘차라리 그 때가 좋았다.’며 마오를 추억하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당의 부패, 빈부 격차, 사회적 불평등에 따른 불만이 마오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며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외신들은 “급격한 변화에 따른 사회적 역기능이 심화될수록 옛날에 대한 향수와 동경은 더 깊어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신좌파 지식인’의 문혁에 대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평가는 이런 분위기와 맞물린 것이다. ●“지도부 실질적 재산공개하라” 베이징의 한 주요 대학에 재직중인 A교수는 마오 신드롬의 한 요인을 ‘솔선수범’에서 찾아냈다.“마오는 전쟁터에 아들을 보냈고 그 아들은 죽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의 지도층의 자제는 모두 외국에 나가 있거나 유학에서 돌아와 떼돈을 벌고 있다. 마오 이후의 당과 지도부는 솔선수범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질적 재산 공개 없이 현 지도부와 당은 결단코 마오 시대와 같은 신망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한 지식인도 있었다. 그는 “법에 따라 재산신고를 할 때 어느 성(省)의 성장(省長)은 비서가 월급봉투에 적힌 액수만을 적어낼 뿐 예금이나 부동산 등은 숨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그나마 국가 최고 지도자급은 그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어떤 이들은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4세대 지도부가 반부패를 강조하고 ‘팔영팔치(八榮八恥)’ 등을 선전하는 배경을 이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찾고 있기도 하다. 중국 사회가 다시 문혁을 들춰낼 기미는,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 마오에게만 조용히 손짓만 하고 있을 뿐이다.‘사회 부조리’는 마오를 부르는 주문(呪文)인 셈이다. jj@seoul.co.kr ■ 성장이냐 분배냐 中 지도부 딜레마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가난이 걱정이 아니고 균등치 못한 게 근심이다.’(不患貧而患不均) 중국에서 평등 의식을 제고시키며 마오쩌둥을 불러내고 있는 논어(論語)의 한 구절이다. 이 구절은 동시에 인터넷 토론방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중국 사회 전체에 ‘효율과 균형(또는 공평)’, 즉 ‘성장과 분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화두이기도 하다. 나아가 ‘물질재부가 적은 게 두려운 게 아니고 분배가 고르지 못한 게 두렵다.’(不物質材富少,而是分配不均)는 말은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사회 문제를 적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사회 진단은 ‘분배 불공평’(分配不公平)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감안, 일각에서는 “후진타오 정권은 분배를 선택한 마오쩌둥의 정책 노선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2006∼2010 5개년 경제규획 등에서 성장 일변도 경제 정책을 조정한 데 대해 “중국이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하며 좌파 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곁들인다. ●‘부의 획득 단계, 우파 논리 그대로’ 그러나 당의 동향에 밝은 전문가들은 이런 분석을 일축한다. 이들은 “현 정권은 마오쩌둥식 분배 정책을 실현할 수도 없을 뿐더러, 절대 그런 식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권력 핵심부 및 싱크탱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효율과 균형’ 논의는 사회 일반에서의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균형, 즉 분배에 관한 논의가 사회 일반에서는 뭉뚱그려져 있으나, 당 내부에서는 세분화돼 있다. 즉 ‘생산과정 또는 부의 획득 과정’에서는 여전히 효율이 중시돼야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분배 여력 많지 않아’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남은 ‘균형(분배)’은 교육, 의료 등에 있어 기회의 평등이다. 나아가 엄청난 부를 축적중인 기업 등의 사회기부나 각종 기금 조성, 공적부조를 통한 분배도 거론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당 또는 정부가 균형, 분배에 역량을 쏟더라도 실질적인 분배 효과를 내기에는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민·저소득층의 제반 문제를 ‘혜택’으로 해결하기에는 재정이 감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기부나 각종 기금 등이 보조 역할을 해야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의식이 현저하게 낮은 중국에서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혹 부의 획득 과정에서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면 ‘부패 및 각종 경제범죄 척결’을 통한 간접적인 ‘기회 조정’ 방식 정도가 꼽힌다. 그러나 이마저도 뿌리깊은 관행을 뽑아내기엔 갈 길이 멀다. 중국 싱크탱크 집단의 한 전문가는 “지금의 사회 갈등과 문제점들은, 교육·의료·양로 등 모두 국가가 책임져 오던 것들이 시장경제 도입 이후 개인 부담으로 전가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면서 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고충을 토로했다. 시대가 마오를 찾으나 마오로도 시대를 아우르기 쉽지 않은, 문혁 40주년 중국의 현실이다. jj@seoul.co.kr ■ 아직도 금지단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츠부바오(吃不飽).´ ‘그 시절´에 대한 물음에 돌아오는 가장 일반적인 답변은,“배부르게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립적이되 다소의 ‘판단´이 가미된 이 표현은, 중국 사회가 문혁에 대해 암묵적으로 내리고 있는 대체적인 ‘평가’다. 지식인, 예술인 그룹을 중심으로는 “전통이 사라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안타까움이 배어 있는 답변이다.“한국은 전통을 잘 유지했다….”는 부러움도 종종 접할 수 있다.“한류(韓流)의 배경에는 ‘전통’에 대한 동경이 깔려 있다.”고 평하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다. 중년의 교수부터 유력 언론사의 중견 간부, 택시기사에까지 어려서라도 그 시절을 경험한 이들의 답변은 의외로 담담해 보인다. 답변도 길지 않다. 물론 ‘문혁’은 묻지도 못하고,‘어려웠던 당시’라는 표현으로 에둘러 물었을 때의 얘기다. 가까운 사이에서라면 간혹, 억눌린 시절에 대한 울분을 들을 수도 있다.“문혁은 정치 투쟁의 산물일 뿐이며 당과 국가에 의해 명백히 과오로 인정된 일 아니냐.”는 단정적인 반응도 접하게 된다. 젊은이들에게서라면 확실히 국수적인 태도를 확인할 때가 많다. 베이징 모 대학의 한 4학년생은 “결과적으로 당과 사회의 모순을 한번에 들춰내 개혁·개방을 가속화하는 순작용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한껏 긍정론을 폈다. 칭화대(淸華大)의 한 중견교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많다.”며 또 다른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유력 방송사의 30대 초반의 PD는 사회 금기에 대한 외국기자의 호기심이 못마땅한 듯,“도대체 뭘 알고 싶은 게냐, 서점에 가면 책도 많은데…”라는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는 한 3학년 여대생의 대답 역시 젊은 부류의 또 다른 반응이다. 한편 많은 중국인들은 문혁이란 단어가 인터넷 사이트에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아직도 금지 단어냐?”는 반응인 셈이다. jj@seoul.co.kr
  • [열린세상] 이미지 정치와 매니페스토 운동/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각각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오세훈 전 의원이 확정되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이미지 선거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두 후보 모두 정책(내용)보다는 이미지(겉포장)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이미지 정치’란 부정적인 것이라는 전제가 암묵적으로 깔려 있다. 그러나 이미지 정치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사실 필연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이지 않다는 말은 이미지가 실제 내용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필연적이란 말은 이미지를 통해 내용을 추론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의 한계임을 의미한다. 겉다르고 속다르다는 말이 있다. 사실 물건 중에는 겉모습만 반질거리고 내용이 부실한 것들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책이다. 그러나 생명이 없는 물건과 달리 살아 있는 생물체의 경우 겉과 속이 확연히 다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왜냐하면 생물체의 겉과 속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양자가 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침팬지 사회에서의 우두머리는 누가 보아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우두머리의 겉모습에는 다른 침팬지에게서 볼 수 없는 내적 자신감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위풍당당해 보이던 놈이 우두머리 자리를 뺏기고 나면 겉모습도 함께 위축되고 만다. 적어도 침팬지 사회에서 이미지와 실제 내용은 상당히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침팬지에 비해 위장전술이 뛰어나다. 따라서 겉모습과 이미지에 속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는 예외적인 경우이고, 일반적으로 한 인간의 표정이나 행동은 그 사람의 됨됨이를 총체적으로 표현한다. 흉악한 범죄자의 표정은 존경받는 종교인의 표정과는 사뭇 다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 정치는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미지 정치를 현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산물로 보는 견해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넓은 의미의 이미지 정치는 인간 정치의 역사와 그 시작이 같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 인간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모두 이미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TV 등 현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이 이미지 창출의 가능성과 그 효과를 증대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 정치인들도 나름대로 이미지를 활용했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이미지 정치의 필연성에 공감한다면, 이미지 정치 그 자체에 대한 비난 공방은 무의미하다. 정말 중요한 과제는 겉다르고 속다른 후보와 정치인을 가려내는 일이다. 이것이 곧 후보 검증이며, 그 수단의 하나가 최근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통해 이미지 정치를 불식시킬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견해이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반(反)이미지 정치 운동이 아니다. 단지 한 후보의 전체 이미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요소인 정책적 부분을 강조함으로써, 겉만 번지르르한 후보를 가려내자는 운동이다. 후보 이미지가 그 후보의 (정책을 포함한) 총체적인 내용물의 반영이라고 할 때, 정책의 구체성을 강조하는 매니페스토 운동 또한 바람직한 이미지 창출의 한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떤 후보가 보랏빛 스카프를 두르든 검은색 바지를 입든, 또 어떤 후보가 녹색 넥타이를 매든 그냥 내버려 두자. 그에 혹하여 표를 던질 유권자는 별로 없다. 유권자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스카프나 넥타이 색깔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이미지가 아니라, 그 사람의 내적 자신감, 정치적 신념 그리고 과거 행동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北·中 신밀월과 6자회담] 美 ‘포괄적 해법’으로 전환?

    ‘지갑단속(pocketbook policing)’,‘노리에가식 해법’,‘김정일 위원장 국제형사재판소 기소’. 최근 미국 조야에서 흘러나오는, 대북 압박 분위기를 반영하는 대표적 언급들이다. 석연찮은 자금줄과 인권 문제 등 북한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는 전방위 압박을 통해 북한체제 자체를 바꿔보려는 워싱턴의 기류다.●통독·동유럽 변화 이끈 정책으로 北체제 바꾸기?행정부내 독일 통일과 동유럽 체제변화를 주무른 당사자들, 즉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로버트 졸릭 부장관, 필립 젤리코 국무장관 특별고문 등이 암묵적으로 추구하는 북한 문제의 ‘포괄적 해법’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우리 정부내에선 나온다. 지지부진한 북핵협상보다는, 북한정권 목죄기를 통해 민주정부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까지 염두에 둔 해법으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언급한 ‘미세한 정세변화’의 핵심내용 중 하나로 해석된다.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조치로 시작한 대북 ‘돈줄 차단’효과와 관련, 미 행정부는 만족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차관은 4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 돈세탁 및 테러리즘 청문회에서 ‘미국과 다른 나라 정부와 민간부문의’ 포괄적인 대북 불법활동 및 확산 방지 조치들이 전 세계적으로 파급효과를 미쳐 “부정한 현금의 김정일 정권 유입을 옥죄는 성과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조치의 파괴력엔 국제협력의 정도가 관건인데 한국과 중국 두 나라도 자신들과도 관계있는 세계 금융체제를 위협하는 문제라는 인식에 따라 매우 협력적”이라고 강조했다. 한·중이 좀 더 협력하길 촉구하는 언급으로도 보인다. 앞서 뉴스위크지는 “워싱턴이 전세계적으로 현금차단, 이른바 ‘돈지갑 단속’을 통해 북한 정권을 제대로 압박하는 전략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6자회담이란 틀을 접지는 않되, 북한의 위폐 제조나 마약밀매, 가짜 담배 판매 등 불법활동을 통한 자금줄 차단은 계속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대북 인권특사 활동폭 넓혀 北 몰아붙이기 최근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 인권특사가 활동폭을 넓히는 것도 대북 몰아붙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신호다.그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이슈화할 것을 촉구하고 탈북자를 망명자로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지난달 27일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테러, 불법행위 등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미국 입국을 허용하는 이민법 개정안이 미국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통과됐다.6자회담 재개 등 실질적 성과가 나오지 않는 한, 오는 9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대북 압박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클릭 이슈] 이통사 ‘대리점 리베이트’ 보조금 둔갑

    [클릭 이슈] 이통사 ‘대리점 리베이트’ 보조금 둔갑

    이달 27일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허용을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이 대리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 규모가 이통시장을 혼탁시킬 ‘보이지 않는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베이트는 보조금과 달리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거의 없다. 다만 통신위원회가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에 따라 ‘과도한’ 리베이트로 시장이 혼탁해지면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해 왔다. 보조금은 합법화 결정 이전까지 엄연한 불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짜폰’이 횡행했던 것은 리베이트가 과도하게 지급돼 불법 보조금으로 전용된 데 따른 것이다. 리베이트는 시장이 과열될 경우 최고 30만∼40만원대를 쓴다. ●보조금은 ‘얼굴 마담’, 문제는 리베이트 보조금은 사실상 업체들의 대외적 약관 준수를 위한 대의명분용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신 아무런 제재가 없는 리베이트를 통해 다시 시장이 과열되고 혼탁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곧 뚜껑이 열리겠지만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통 3사의 보조금 지급 수준은 1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업자들의 재원규모와 지급 대상자 범위를 감안한 추론이다. 하지만 각사의 리베이트 규모를 감안하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지금까지 정보통신부는 10만원선의 리베이트는 암묵적으로 인정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30만∼40만원의 리베이트가 대리점에 지급됐다. 이 리베이트는 사실상 보조금으로 전용돼 ‘공짜폰’을 양산한 주범이었다. ●리베이트 ‘가입자 약탈의 무기?’ 보조금은 법적으로 정해지는 지급 대상에 모두 지급해야 하지만, 리베이트는 가입자를 선별, 집중 투입할 수 있다. 사실상 가입자를 유인할 수 있는 미끼이자, 강력한 무기인 셈이다.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경쟁사의 우량 가입자만을 선별해 차별적으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지급, 가입자를 끌어오는 약탈이 가능하다. 보조금 합법화 이전에는 보조금 자체가 불법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리베이트를 보조금으로 전용해 쓰면 명백한 불법이었다. 하지만 27일 이후부터는 보조금 자체가 합법이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보조금에 얹어 쓰면서도 얼마든지 합법을 가장해 법망을 피해나갈 수 있다. 이럴 경우 정부의 보조금 합법화 정책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시장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통사 관계자는 “리베이트를 방치하면 시장은 철저히 돈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서 “이는 정부의 유효경쟁정책을 거스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정통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 보조금 합법화와 함께 과도한 리베이트가 보조금으로 전용돼 다시 시장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철저한 시장 감시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리베이트 지급 규모도 보조금처럼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둬 사업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의 보조금 지급에 대한 정부안은 그동안 수많은 진통을 거쳐 어렵게 이뤄낸 산물”이라면서 “정부의 고육지책이 제도상의 허점을 파고 드는 리베이트로 인해 물거품이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9) 가치와 사실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9) 가치와 사실

    누구나 인생을 가치있게 보내려 한다. 그 가치가 무엇인가? 가치는 경제적 가격과 대단히 유사해 보인다. 쉽게 말해 시장에서 인기가 있으면 가격은 올라간다. 사람도 만인의 인기에 의하여 그 가격이 결정된다. 가격이 비싼 사람은 그만큼 가치도 많아 보인다. 현대의 정치와 문화가 모두 상업화되어 가는 마당에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하여 모두 총력을 기울인다. 가치가 꼭 가격으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이 좋아하지 않는 가치는 슬픔의 상처를 안고 밀려난다. 역사에 이런 슬픈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가격과 가치가 불일치한 경우다. 좌우간 가치나 가격은 세상사가 다 상호주관적(intersubjective)이기에 생긴다. 이 말은 사회생활에서 상대방의 인정과 승인을 얻고 싶은 인간의 원초적 소유욕을 말한다. 소유욕은 단적으로 인간사이에 먹으려는 욕망이 원초적이라는 것과 통한다. 불교에서는 이 먹고 싶은 욕망을 사식론(四食論)이라 부른다. 음식을 쓸어 요리해서 맛있게 먹고싶은 단식(段食), 남녀간에 피부로 접촉해서 먹고싶은 촉식(觸食), 상호간 의사소통에서 상대방을 설득 동화시키고 싶은 의사식(意思食), 자기의 지식으로 대상을 정복해서 자기 것으로 삼고 싶은 식식(識食) 등을 사식이라 한다. 헤겔과 마르크스가 잘 통찰한 바와 같이, 사회생활에서 타자로부터 인정과 승인을 얻고 싶은 욕망은 불교적으로 보면 다 타자를 먹고 싶은 소유욕과 같다. 음식 먹기도 문화여서 타자들에게 인정받기 위하여 맛있고 우아하게 먹으려 하고, 성욕도 사회적인 승인을 통해 배출하려 한다. 원초적으로 인간의 사회생활은 먹고 먹히며 서로 인정받고 승인받기 위한 투쟁과 갈등의 연속이다. 가격과 가치가 그런 상호주관적인 욕망관계에서 생긴다. 그런데 가치는 가격보다 훨씬 복잡하다. 가격은 상품으로서 시장에서 도태되면 그것으로 수명이 끝이지만, 가치는 인간의 마음이 개입된 복잡한 욕망의 주장이다. 가격경쟁에서 실패했지만, 마음이 겨냥한 가치가 무의미하게 사라졌다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인간의 상호주관적 욕망이다. 비록 시장에서 탈락되었으나, 언젠가 나의 가치를 인정승인할 날이 올 것이라고 앙앙불락 기대한다. 그것이 신념일 수 있고, 나쁘게 보면 고집일 수 있다. 인류사의 가치론을 볼 때 한때 가격에서 탈락되었으나, 세월이 지난 다음에 엄청난 경쟁력을 새롭게 지니게 된 가치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가격과 가치가 불가분이지만 꼭 일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면 그 가치가 무엇인가?‘내가 가치있게 살고 싶다.’할 때의 그 가치가 무엇일까? 그것은 나의 정치적, 도덕적, 예술적, 학술적 생각을 사회적으로 타자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다른 것이 아니다. 앞의 사식(四食) 가운데 의사식(意思識)이나 식식(識食)이 주로 여기에 해당하겠다. 가치는 상호주관적 사회생활에서 소유론적 욕망과 직결된다. 사회생활이 없다면 가치의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가치는 ‘내가 생각하는 것(cogito)’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의사식이나 식식에서 타인을 설득시키고 지식으로 지배하기 위하여 논리를 정리하고 이념을 창출한다. 이것이 시장에서의 광고처럼 이념에서의 선전이다. 이념의 선전은 ‘내가 생각하는 것’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cogitamus)’으로 만들기 위한 소유욕의 책략이다. 특히 소유욕의 책략에서 정치적 가치가 예술적 가치보다 훨씬 강하다. 왜냐하면 정치적 가치는 세속적 지배를 원하는 종교적 가치처럼 지배의지를 진리의지와 동격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20세기 프랑스의 정신분석가인 구조주의 철학자 라캉이 그의 저서인 ‘기록’에서 한 말이다.“내가 존재하는 곳에 나는 생각하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곳에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언뜻 무슨 말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상호주관적 사회생활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은 내가 소유하기 위함이지, 내가 존재하는 사실을 언명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존재하는 것은 나의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고, 생각이 일어나서 분별하는 경우는 모두 소유를 위한 동기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이 일어나는 경우는 모두 호오와 시비와 선악을 내가 취사선택한 한에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모든 가치는 나의 생각의 산물이고, 이것은 또 선택의 결과라는 것이다. 의사식과 식식의 경우에만 ‘나는 생각한다.’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단식과 촉식의 경우에도 내가 먹는 음식이나 나의 몸매가 만인이 부러워하는 선망의 표적이 되게끔 만인을 홀리려 한다. 라캉의 생각처럼 사회생활에서 모든 것이 소유와 피소유의 관계로 환원된다고 보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지금까지 인류의 사회생활이 그래왔었기 때문이다. 라캉은 프로이트 계통의 학자인데, 결국 성욕이 인류사회의 가장 원초적 언어활동이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겠다. 성욕과 소유는 같은 말이다. 그래서 우리도 무의식중에 가치있는 인생을 향유하기를 기원해 왔다. 가치없는 인생은 타자들로부터 쓰레기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가치는 결국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만인에 의하여 평가받고 싶은 소유욕에 다름 아니다. 가치는 나의 기호를 만인의 기호로 변경시키려는 확장욕에 불과하다. 이 확장욕은 우리가 앞 글(1·2·3·6·7·8회)에서 여러 번 지적한 본능의 소유욕에 해당한다. 여기서 독자들은 어떤 충격을 받을 수 있겠다. 왜냐하면 가치는 무조건 좋은 것으로 알았는데, 여기서 가치가 결국 무의식적 본능의 소유욕을 의식의 명분으로 정당화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는 욕망의 다른 이름이라고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가치는 각자의 심층적 소유욕을 무의식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이 가치가 정치적 사회적 이념과 각별하게 연관된 것일수록 더 사회지향적 선전이 심하다. 그런 가치는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서 그것이 우리의 가치가 되도록 각색한다. 대개의 역사는 정치적 사회적 이념을 정당화시킬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세계사를 통하여 널리 확산되어 왔었다. 그래서 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초기 실존주의에서 후기 사회혁명주의로 기운 철학자 사르트르와의 역사논쟁에서 사르트르적인 공산주의 지향의 역사의식을 비판하면서, 역사는 늘 어떤 이념적 경향성을 잠복시킨 내용적 편파성과 외연적 부분성을 띠고 있으므로 역사를 과학으로 인정하기를 그의 저서인 ‘야생적 사유’에서 거부했다. 그는 이념적 가치의 편향성에 의한 사실왜곡이 거의 없는 인류학과 민족학을 역사에 대체할 것을 주장했다. 이 말은 많은 경우에 정치적 사회적 이념의 가치는 사실을 왜곡한다는 것을 언명함이다. 왜냐하면 그 가치는 세상을 지배하고 소유하려는 욕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 가치는 세가지의 한계를 분명히 지니고 있다. 그 하나는 그것이 가장 자기에게 좋은 것만을 선택했다는 한계고, 다른 하나는 자기선택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위하여 사실을 왜곡한다는 한계고, 마지막으로 그것은 가치의 선동선전에 미쳐서 모든 가치가 필연적으로 반가치(4회 참조)를 품고 있는 측면을 전혀 도외시한다는 한계다. 그러면 모든 가치는 다 문제적인가? 세상을 소유하고 지배하겠다는 경향성이 희소한 순수 종교적, 예술 미학적 가치가 가장 사실성에 부합되는 것이 아닌지? 그러면 무엇이 진짜로 사실인가? 객관적으로 증명가능한 것만을 사실성으로 인정하는 실증주의적 시각이 옳은가? 실증주의는 사실성을 밝히는 데 너무 좁고 미흡하다.10여년 전 뒷길 교통신호대도 없는 네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내가 냈는지 당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볼 때에 그 사고의 원인은 길 건너 앞차가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의 진로를 알려주지 않아서 내가 거기에 신경이 빼앗겼기에 다른 차와 접촉하는 사고가 생겼다. 이것은 나의 심증이지 물증이 없다. 이처럼 실증주의는 사실을 인식하는 방식이 너무 좁다. 소유론적 무의식을 지닌 가치가 다 편파적이고 부분적인 사실의 왜곡에 기인한다면, 지공(至公)한 사실의 인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앞으로 21세기적 모든 학문의 의미는 가치론보다 사실론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모든 가치는 결국 자아중심적 소산이다. 자아가 어떤 색깔로 물들어 있어서 그 색깔로만 세상을 바라보므로 사실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사실을 왜곡하는 자는 두가지 부류겠다. 하나는 이념적 가치를 위하여 일부러 사실을 거짓말로 속이는 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기가 어떤 특정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을 모르고 그 색깔로 세상을 늘 보는 자이다. 무의식의 소유욕이 그런 명령을 내리기 때문이다. 전자는 진짜로 언급할 만한 거리도 못되는 정신적 사이비다. 그러나 후자는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무의식의 업장에 갇힌 자이고,20세기 프랑스의 현상학적 철학자 메를로퐁티의 용어로는 잠재적인 ‘암묵적 전(前)의식’의 집단무의식에 갇혀 사는 자이다. 다 같은 생각을 개진한 것이겠다. 업이나 집단적 무의식에 걸리면, 그 업과 무의식이 통과시키지 않는 것은 생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의식이 모른다. 이것이 문제다. 우리는 미래의 교육에서 가치관 형성에 열을 올리지 말고, 인간이 자아를 가진 한에서 얼마나 편견과 아집의 노예가 되기 쉬우며, 가치의 이름으로 세상을 헛보게 만드는가를 인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모든 가치가 반가치를 필연적으로 띤다는 것(4회), 가치는 자기 기호의 선택이므로 전체를 보는 눈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자아를 무아로 점진적으로 바꾸는 교육이 실제로 자아의 가치관교육보다 더 미래의 우리를 구원한다는 것을 말해주어야겠다. 역사와 세상과 자연의 전체 사실을 여여하게 보는 눈을 키우는 공부가 미래의 철학교육이리라. 미래의 철학은 어떤 특정가치를 세상에 뒤집어 씌워 편견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자아의 탐욕이 없는 마음에 비쳐지는, 존재하는 필연성을 아는 데 있겠다. 신경병도 과거 억눌렸던 상처를 알아차리는 데서 치유된다. 가치의 주입이 아니라 무명(無明)의 알아차림이 더 중요하다. 눈 뜬 장님들이 세상의 사실을 왜곡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鄭의장 “장관 출마 본인 의사가 중요”

    鄭의장 “장관 출마 본인 의사가 중요”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저녁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을 청와대로 초청,2시간 정도 만찬을 함께 했다. 오후 6시30분쯤 시작된 만찬에는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만 배석, 사실상 ‘독대성’으로 이뤄졌다. 만찬은 정 의장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추진된 만큼 대화 내용에 대해 당도 가급적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아예 언급을 하지 않았다. 만찬에서는 당면 과제인 ‘5·31지방선거’가 비중있게 거론됐다. 실제 선거에 내세울 ‘장관 차출’을 비롯, 후속 개각 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현역 의원들의 출마를 자제토록 하겠다는 당의 원칙도 분명히 전달했다. 특히 정 의장은 장관 차출과 관련, 노 대통령에게 “무엇보다 본인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본인들이 결심하고 나서주면 존중해야 한다. 당으로서는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장관 차출’의 필요성을 에둘러 요청한 셈이다. 현재 당쪽에서 고려중인 차출 대상에는 진대제(경기지사) 정통, 오거돈(부산시장) 해양수산, 이재용(대구시장) 환경 장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교(충남지사) 행자, 추병직(경북지사) 건교, 박홍수(경남지사) 농림, 정동채(광주시장) 문화 장관 등도 후보군으로 거명된다. 노 대통령은 정 의장의 의견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의 암묵적인 동의로 받아들이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물론 청와대 측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출마설이 나도는 장관들에 대해 ‘선거용’이라는 비난과 함께 ‘대통령의 개입’이라는 구설수를 의식한 듯, 지방선거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는 실정이다. 또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은 광역단체장 후보 외에 기초단체장은 후원회를 꾸리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선거비용을 보전해주는 선거공영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당·정·청 관계의 재설정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정 의장은 “앞으로 유기적 협력을 통해 참여정부의 성공을 이끄는 선도적인 역할을 당이 해나가겠다.”고 말한 데 대해 노 대통령도 수긍했다. 만찬에서는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협의에 상당 부분이 할애됐다. 노 대통령은 양극화 재원에 대해 “세출 구조조정과 조세 형평성 제고를 통해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홍기 구혜영기자 hkpark@seoul.co.kr
  • 반기문 외교 유엔총장 출마

    반기문 외교 유엔총장 출마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연내에 치러질 유엔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다. 국내 인사가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 중에 유력 후보들이 압축되고 하반기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문 장관은 14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내·외신 정례 브리핑을 갖고 “북한을 포함한 모든 유엔 회원국 외교장관들에게 출마 사실을 통보했다.”면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반 장관은 “우리나라의 국력과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유엔과 국제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서 당선될 경우에 북핵 문제의 조기 해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한승수 전 유엔총회 의장(2001년 9월∼2002년 9월)의 비서실장으로서 당시 9·11사건 직후 유엔 차원의 테러리즘 대응 조치와 이견 조율 업무를 맡기도 했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절차가 5∼6월에 시작될지,8∼9월이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나 연말인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의 임기 이전에 후임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 유엔사무총장은 지역순환 원칙이 암묵적으로 적용돼 왔으며, 코피 아난 사무총장 후임으로 아시아 국가 후보가 거론돼 왔다. 일부 회원국들은 40년에 가까운 전문 외교관 경력의 반 장관을 후보로 내달라고 우리나라에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정현 김수정기자 jhpark@seoul.co.kr
  • [열린세상] 여성의 몸과 인권/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1960년대의 정부는 인구과밀이 경제발전을 저해한다는 명목하에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하였다. 피임의 대상자는 주로 여성들이고 모자보건법에 의하면 낙태는 불법이지만, 공공연히 시행되었다. 그 당시 피임, 낙태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몸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정보제공은 없었으며, 낙태에 대해 선택권과 생명권에 대한 논쟁은 학자들 간에서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인구감소는 국가의 노동력 부족으로 연결된다는 판단하에 정부는 강력한 출산장려 정책을 수립하며, 아동보육시설의 확충, 육아휴직제의 확대실시 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저출산의 원인, 자녀출산이 가지고 오는 제반 현상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 않고, 고령화가 경제발전에 부담을 가져오기 때문에 자녀출산을 많이 해야 한다는 담론이 지배적이다. 또한 황우석 교수의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1개의 줄기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난자가 천개 이상 사용되었다고 하지만, 난자의 생성과 제공이 여성의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 이것이 생명윤리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논쟁은 실마리조차 꺼내기 어려웠다. 정부와 여론 창출 집단들은 남성의 이름으로 여성들에게 복제 배아의 어미가 되는 것에 대해 찬사를 보냈고, 이들을 ‘성녀’로 칭하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숭고한 여성으로 미화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뒤늦게나마 여성단체에서 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였지만, 미리 하지 못한 이유는 대세의 흐름이 너무 강해서 말을 꺼내기조차 힘들었다고 한다. 이세 가지 현상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여성은 자신의 몸에 대해 주체가 되어야 하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국가의 성과주의와 경제성장제일주의라는 대세에 밀려 여성의 몸의 중요성을 판단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산아제한, 출산장려, 난자기증에 대한 암묵적 찬사는 정책의 목표, 대상 그리고 성과는 다르지만 경제정책 달성의 도구가 되어버렸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여성의 인권과 지위향상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진전되었으며, 이에 대해 유엔에서도 모범사례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난자제공에 있어서 이것이 여성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를 미리 제공하지 않고, 이에 동참하는 여성은 국가발전에 자신을 희생하는 여성으로 보여주었다. 여성은 자기 몸의 세포를 사용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결정권을 통제받은 점을 볼 때,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침해는 자성과 담론을 통해 정화되는 것이 아니라 심화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의 지위향상이 제도나 법의 측면에서는 기반을 닦았다고 한다면, 몸에 대한 권리의식은 법과 관행과의 괴리가 매우 크다. 앞으로 한국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낙태할 자유가 아니라 자녀를 낳을 자유이고, 난자를 기증할 수 있는 자기 결정권이며, 양육을 위한 사회보장이라고 할 때, 이러한 권리 틀이야말로 재생산 정책의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양질의 보건의료와 정보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여성의 접근 기회를 증진시켜야 할 것이다. 당분간 저출산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인구증가 정책은 단순하게 국민들에게 자녀를 많이 낳으라고 계도해서 성과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제반 인프라가 구축된 가운데서 모두의 축복을 받고 태어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는 정부는 자녀의 출산 여부, 그리고 난자 기증의 결정에 있어서 여성자신이 책임을 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논쟁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여 여성의 몸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 [피플 인 포커스]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

    10년 남짓 예루살렘 시장을 지냈지만 그가 이스라엘의 총리 후보로 거론될 것을 내다본 이는 드물었다.‘만년 2인자’,‘샤론의 오른팔’ 평가를 면키 어려웠고 일부는 “정치인보다 중고차 딜러가 더 어울린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총리의 유고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이스라엘 내각의 부총리이자 재정장관인 에후드 올메르트(61)가 총리 대행을 맡은 뒤 급격히 정치적 기반을 확대, 유력한 차기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침착한 정치가의 풍모를 보여줌으로써 그를 약삭빠른 기회주의자쯤으로 여겨온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샤론의 공백을 감안, 정치 공방을 자제하자는 합의가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선 정국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카디마당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샤론의 개인적 인기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우 양측의 거센 협공 앞에서 카디마당의 이질적 분파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일은 올메르트에게 남겨진 난제다. 고무적인 사실은 트지피 리브니 법무장관이 올메르트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리브니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성 정치인으로 최근 몇달 동안 당내 2인자 자리를 두고 올메르트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다. 올메르트는 1973년 28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샤론과 함께 강경 시온주의에서 외교적 실용노선으로 돌아선 우익인사 가운데 하나다.1990년대 후반 샤론과 함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적극 지원했다. 이 때문에 1998년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당시 올메르트 예루살렘 시장과의 면담을 거부했다. 하지만 2003년 정계 복귀 후 자신의 신념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 샤론보다 적극적이었다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KDI ‘쓴소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정부와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모처럼 ‘쓴소리’를 했다. 이날 ‘학술지 2호’를 통해 논문 3편을 발표한 연구위원들은 국내 경제학자나 정책연구자들 대다수가 외국에서 공부한 ‘해외파’로, 한국과 선진국과의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해 국내 문제 의식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효과는 신통치 않으며, 오히려 정책 의존도만 키워 중소기업 혁신의 걸림돌이 됐다고 질책했다. 경기회복의 관건인 투자 활성화를 위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 정책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제학계 공유할 문제 발굴 필요” 신인석 연구위원은 ‘공적기구의 역할에 대한 견해 차이가 왜 발생하는가’라는 논문에서 “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정책 연구자들은 학문의 방법론뿐 아니라 문제 의식과 연구 주제도 수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연구위원은 “화폐금융제도에서 하이에크나 프리드먼의 이론적 변화를 분석해 보면 특정 금융이론이나 정책 제안의 진리성을 과도하게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명제를 얻을 수 있다.”면서 “다른 역사적·공간적 환경에서 얻어진 구체적 사안을 무비판적으로 원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 경제학계는 미국 등 외국에서 공부한 연구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선진국과 한국의 역사적·공간적 환경이 다르고 그래서 우리만의 고유한 문제 의식이 있다는 점이 2차적 지위에 머무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위원은 “정책연구 종사자들은 우리 경제의 흐름을 바탕으로 경제학계가 공유할 문제 의식이 무엇인지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지원효과 미미 김현욱 연구위원은 ‘재정자금을 이용한 중소기업 정책금융의 개선효과’라는 논문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효과가 긍정적이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목적은 이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금융대출을 충분히 받도록 건실한 기업으로 키워 경제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2000∼2002년 정책금융을 받은 1311개 중소기업과 금융지원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결과 차이는 없었다는 것. 오히려 중소기업의 정책 의존도를 높이고 경쟁과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정책금융이 경기조절보다 대기업과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목적으로 활용돼야 하며 정책금융의 집행체계를 재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정책 투명하고 일관성 유지해야 이항용 부연구위원은 ‘불확실성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전에는 기업의 투자결정이 ‘양적팽창’에만 맞춰져 정부의 암묵적 보증에 대한 믿음과 시장선점 차원에서 불확실성을 중요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기업 경영은 수익성 위주의 안정적·보수적 형태로 흘렀고, 위험을 기피하기 위해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것. 이 연구위원은 “개혁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된 측면도 있으나 제도 개선이나 정책 집행에 (정부는)신중을 기하는 한편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김은성前차장 징역2년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철 부장판사는 국정원 도청과 관련,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은성 전 2차장에 대해 23일 징역2년을 선고했다.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이들이 불법도청을 암묵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정원 불법도청으로 도청 피해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까지 통화내용이 유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됐다.”면서 “국가기관에 의한 계획적·조직적·지속적인 도청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검찰이 두 전직 원장을 공모범으로 함께 기소했기 때문에 양형 등을 위해 이 부분에 대해서도 판단한다.”고 전제한 뒤 “이들이 도청을 묵인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도청 사실을 몰랐다면 국회 등에서 불법감청 여부를 추궁할 때 전 원장들이 국정원 내부조사를 지시했을 것이라는 등의 김씨 진술에 무게를 실어준 것이다.김씨는 국정원 국내담당 차장 근무 시절(2000년 10월∼2001년 11월)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와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장비(CAS)로 국내 주요인사들의 전화통화를 도청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시론] 한·일관계 새 출구 찾아야/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한·일관계 새 출구 찾아야/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지금 한·일관계는 외교적 차원에서만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이후 확산된 우호친선의 분위기는 올봄부터 급격히 냉각되었고 올 6월의 정상회담과 11월 부산에서의 정상간 만남에서도 냉랭한 분위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때 아닌 독도영유권 분쟁으로 촉발된 양국간 대립은 역사교과서와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면서 심화되어 왔다.12월에 예정된 한·일 정상간 셔틀 회담은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이처럼 한·일관계가 악화된 데는 일차적으로는 일본 측 책임이 크다고밖에 할 수 없다.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집권 이후 일본사회의 보수화 색채는 한층더 선명해졌고 이것이 한·일 외교마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일본의 일부 지도자들은 헌법문제, 자위대문제, 대북정책 등을 계기로 심화되고 있는 보수적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과거사 갈등을 부채질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였다. 평화헌법 개정론은 대세로 자리잡았으며 자위대의 보통 군대화 움직임도 추세가 됐다. 고이즈미 총리, 아베신조(安部晋三)관방장관, 아소다로(麻生太郞)외상 등 일본 지도부는 미·일동맹 중심의 강성 외교안보 정책의 추진에 치중하면서 아시아 외교를 지나치게 경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의 독도, 역사교과서, 야스쿠니 문제 등을 둘러싼 과거사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라기보다 줄곧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쟁점이다. 시마네현의 독도 도발이나 총리의 거듭된 야스쿠니 참배가 지닌 폭발성을 인정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처에는 한·일관계 전반에 관한 균형 잡힌 전략적 고려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이고 치밀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현재 일본사회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단기적 조치나 정책으로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역사마찰의 빈도를 줄이고 역사마찰이 초래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과거사 갈등을 합리적으로 관리해 나가기 위해서는 양국 지도자간의 암묵적인 합의와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 문제는 배타적인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국가의 논리로 해결되기보다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추구하는 시민사회의 논리에 의해 해결을 추구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국경을 넘어선 시민사회간의 연대는 문제해결의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준다. 우익교과서가 일본의 학교 현장에서 최소한의 채택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일본사회 내에서 일정한 자정 기능이 존재한다는 증거이자 국경을 넘어서 시민연대의 성과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마찰의 격화로 인해 FTA 체결 문제나 북핵 해결을 위한 양국간 공조문제가 중심 현안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은 심각히 우려된다. 냉정하게 보면 이 두 가지 이슈야말로 과거사 문제 못지않게 한·일관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국익이 걸려있는 중대한 현안이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일간 공조협력 체제의 구축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에 직결된다고 할 수 있으며 또한 한·일간 FTA 체결 문제는 동아시아 시장단일화를 추구하는 제1보임은 물론 동아시아 지역통합의 향방을 좌우하는 사안이다. 이러한 핵심 의제가 과거사에 가려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양국의 국익에도 저해되는 일일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불어 최근 격화되고 있는 역사마찰로 인해 양국 지도자간의 대화가 중단되거나 풀뿌리 차원의 민간교류가 위축되는 사태는 한·일관계의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해두고 싶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금융 ‘M&A 두 매물’ 엇갈린 표정

    금융 ‘M&A 두 매물’ 엇갈린 표정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인 외환은행과 LG카드 직원들은 전통적으로 자존심이 강하다. 한국은행 외환관리부가 모태인 외환은행은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은행으로 유명했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집안이 좋기로도 유명했다.LG카드 역시 과거 LG그룹이 카드시장 1위를 목표로 그룹에서 최정예 멤버를 선발해 설립한 회사다. 그러나 외환위기와 카드사태를 겪은 뒤 회사가 매물로 전락하면서 이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특히 최근 매각을 진행할 주간사가 선정되고, 강력한 인수후보자들이 속속 떠오르는 등 매각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두 회사 직원들은 불안한 미래를 향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처럼 ‘동병상련’인 두 금융기관 직원들이 최근 사뭇 태도가 달라 관심거리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현안에 대해 제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는 반면 LG카드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 숨죽인 채 매각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16일 “외환은행 매각은 당분간 성사되기 어렵기 때문에 직원들이 여러 인수 후보들에 대해 자유롭게 평가할 수 있지만,LG카드는 당장 내년 상반기에 매각될 가능성이 커 자신의 호(好)·불호(不好)를 선뜻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할 말은 한다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금융권 경쟁 환경에 중요한 변화가 생길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외환은행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은행 직원들은 “국민은행이 하나은행보다는 낫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하나은행 김종열 행장이 인수 의사를 비쳤을 때 외환은행 노조와 직원들은 “외국계 자본을 끌어들여 외상으로 매입하려 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경우 통합 후유증이 어느 정도 봉합됐고, 노조까지 통합된 데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지만 하나은행은 정반대의 행태를 보였다.”면서 “인수시 외국 자본에 대한 의존도도 국민은행이 훨씬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특히 최근 노조 설문조사에서 대주주인 론스타 펀드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설문 참가자 3558명 가운데 2954명(83%)이 2년 전 론스타로 매각된 것에 대해 “특혜와 의혹투성이로 점철된 잘못된 매각이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론스타가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이같은 목소리를 낸 것은 론스타를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할 말은 많지만… 반면 LG카드 직원들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LG카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나 신한지주, 씨티그룹 등 여러 인수희망자들이 오르내리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매각 주간사가 JP모건으로 선정된 만큼 실제 매각은 국내 자본에 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암묵적인 공감대만 형성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이 대규모 신입사원을 뽑고, 상여금을 넉넉하게 지급하는 반면 LG카드는 아직 상여금을 줄 처지가 아닌 점도 두 회사 직원들의 표정을 갈라 놓는다. 더욱이 LG카드 직원들은 회사 대출로 산 우리사주 주식이 두 차례 감자(減資)를 거치는 동안 많은 빚을 지게 됐다. 올해 연말 회사측이 성과급 형태로 이 대출금을 일부 상환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LG카드는 또 올 3·4분기까지 1조 135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경쟁 카드사들보다 훨씬 조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지만 업계 1위 LG카드는 ‘수비’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제 LG그룹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도 내년 3월까지는 ‘LG카드’라는 이름을 유지해야 하는 처지도 마케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조만간 새로운 CI를 만들어야 하지만 어디로 인수될지 몰라 신중한 입장”이라면서 “‘LG카드’라는 이름으로 주력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돈줄 든든해야 서울대 석좌교수?

    “황우석 박사 정도가 아니면 ‘서울대 석좌교수’ 호칭 주기 힘듭니다.” “그러다간 100년이 지나도 두번째 석좌교수 못 만들지요.” 황우석 교수에 이은 제2의 석좌교수 선정을 놓고 서울대 본부와 공대가 알력을 빚고 있다. 서울대 공대 김도연 학장은 지난 14일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교수와 재료공학부 조원호 교수를 석좌교수로 선정해 달라고 대학본부에 건의했지만 두 사람 모두 거부됐다.”고 말했다. 황 교수 이후 석좌교수 선정위원회에 안건이 회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석좌교수는 개인이나 기업이 기부한 돈으로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한 교수를 말한다.공대의 석좌교수 선정 요청은 외부의 연구비 지원 제의에 따른 것.LG화학은 올 4월 나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현 교수에게 연간 1억원씩 3년간 3억원을 예치하고, 연구 실적에 따라 10년까지 기간을 갱신하겠다고 제의했다.비슷한 시기에 한 재미사업가는 플라스틱 합성 분야에서 손꼽히는 조 교수 앞으로 100만달러(약 10억원)를 예치했다. 대학본부는 “1997년 제정된 ‘석좌교수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재원이 먼저 확보된 뒤에 선정위원회에서 적당한 인물을 선정하게 돼 있다. 하지만 현 교수 등의 경우, 지원하겠다는 쪽에서 이미 특정인을 지목해 절차에 어긋날 뿐 아니라 자격요건에도 미달된다.”고 밝혔다.규정상 석좌교수로 선정되려면 ▲노벨상 또는 이에 준하는 국제학술상 수상 ▲인류사회 발전 공로로 국제기구 등에서 수여하는 상 수상 등 5개 항목 중 1개 이상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황 교수의 경우도 위원회가 선정하기 전 포스코가 먼저 지목을 했기 때문에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대학본부측은 “황 교수의 경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터라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황 교수는 정년 때까지 포스코로부터 15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며, 여기서 나오는 연간 1억 2000여만원의 이자를 연구비로 쓰고 있다. 이에 대해 공대 관계자는 “황 교수 수준의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 서울대 석좌교수 호칭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 암묵적인 학교의 방침”이라면서 “카이스트가 LG화학에서 우리와 같은 제의를 받고 며칠 만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과 비교하면 서울대의 현실 감각이 너무 떨어진다.”고 말했다. 결국 공대는 단과대학 차원에서 석좌교수를 선정했다. 지난달 ‘서울대 공과대학 석좌교수 규정’을 공포하고 지난 14일 지원금이 예치된 조 교수에게 지원자의 이름따 ‘공과대학 박병준 석좌교수 증명서’를 수여했다. 단과대 차원에서 석좌교수를 선정하는 것은 최초로, 공대는 내년에 현 교수도 공대 석좌교수로 선정할 방침이다. 대학본부측은 이에 대해 “외부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과대 차원의 석좌교수 추진은 규정 밖의 일”이라면서 “단과대학이 아니라 특정 기업체의 이름을 붙인 석좌교수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학문적인 업적이 탁월하거나 명망이 있는 국내외 인사’를 해당 인사위원회를 거쳐 총장이 석좌교수로 임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연구업적과 해당 인사의 명성 등을 고려하지만 서울대보다 덜 까다로운 셈이다. 연세대는 3명, 고려대는 11명의 석좌교수가 있다.이공계의 석좌교수는 15개 대학에 42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기업이 후원하는 석좌교수는 22명 가량 된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주력하는 분야에서 뛰어난 학자들을 석좌교수로 경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CEO칼럼] 기업과 고객의 관계/송영한 KTH 사장

    [CEO칼럼] 기업과 고객의 관계/송영한 KTH 사장

    요즘 기업 광고는 대부분 고객을 최우선시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 일반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행동을 하기에 고객우선 경영을 한다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이익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감춘 것이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고객들은 표현은 하지 않아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마케팅을 전공하는 학생들마저도 그것이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수익이 고객으로부터 나오는 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이익을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가치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데에는,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지불 비용보다 크다는 점(소비자 잉여)과 기업의 수익이 생산비용보다 크다는 점(생산자 잉여)이 상호 작용하고 있다. 고객과 기업이 서로 만족하는 거래가 지속될 수 있다는 원리가 숨어 있다. 따라서 기업의 수익 극대화는 곧 고객이 가지는 가치의 극대화를 의미한다. 간혹 당장의 수익을 바라고 고객 가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없지 않지만, 그것이 모든 기업이 이기적이라는 근거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기업의 비전을 얘기할 때 수익이나 주주가치의 극대화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기업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임스 콜린스 등 경영학자들은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들의 성공적인 경영 이면에는 그 회사의 일관된 정체성으로 핵심 이념이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유지되는 비결이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본질적이면서 지속적인 신조로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기업의 진정한 존재 이유로서의 핵심 목적이 설정되고, 이것들은 경영 환경이나 경쟁 등으로 상황이 불리하게 흐르더라도 변하지 않고 지켜진다고 한다. 이런 기업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이클 트레이시가 ‘마켓 리더의 전략’에서 말했듯이 성공하는 기업은 가격, 품질, 서비스, 구색, 편의 등 특정한 가치의 조합을 고객에게 전달하겠다는 암묵적 약속을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업은 운영 체계를 조직하고, 그 기업이 시장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경영 전략을 선택한다. 그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진다. 첫째 ‘운영상의 탁월 전략’은 적정한 상품을 최상의 가격 조건으로 고객에게 불편없이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고, 두번째 ‘제품 리더십 전략’은 가격보다는 제품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가장 훌륭한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세번째 ‘고객 밀착 전략’은 시장 전체보다 개별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어 고객이 무엇을 원하든 고객이 최적의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하는 전략을 말한다. 기업이 어느 전략을 택하든,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만족을 추구하겠다는 목적에는 변함이 없다. 고객의 만족은 기업의 일방적인 노력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기업과 고객은 연인과도 같다. 기업이 의미있는 가치를 제안하고 고객이 선택함으로써 서로 이끌리는 관계를 맺어간다. 손을 내밀 때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시간이 지나도 선택이 흔들리지 않도록 약속을 잘 지키며 애프터서비스도 성실히 해야 연인의 관계를 지켜나갈 수 있다. 누가 일방적으로 빼앗아가는 관계로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은 연인과 같은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고 오래 연인으로 남기 원하는 노력과 다르지 않다.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송영한 KTH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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