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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탐사보도 기사의 힘/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4년

    [옴부즈맨 칼럼] 탐사보도 기사의 힘/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4년

    뉴스의 ‘메가 쓰나미’ 시대다. 독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신문뿐 아니라 방송·잡지·인터넷 등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바꿔 말해 독자들의 정보에 대한 욕구 충족문제를 해결할 곳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뉴스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과 달리, 그 다양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뉴스, 보도자료, 홍보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 뉴스들은 곧 ‘어느 매체, 어떤 기자에 의해 재가공됐는지’만 다를 뿐, 결국엔 하나의 정보를 다루고 있는 꼴이다. 이런 현실이 반복된다면, 언론매체로서 현상유지가 될진 몰라도 경쟁력을 갖기는 어렵다고 본다. 결국, 권위 있는 매체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저널리즘의 본질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함’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 게 바로 탐사보도라고 생각한다. 탐사보도는 ‘사실과 진실의 본질은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명제하에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건보다는 그 이면을 적극적으로 파헤치는 보도방식이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 폭로기사, 1976년 일본에서 활자화된 록히드 사건 폭로기사, 필라델피아의 인콰이어러지가 사법부의 부당한 인종차별을 폭로한 심층보도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미국의 탐사기자협회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숨기고 싶어 하는 사건이나 정보를 찾아내 보도하는 것”을 탐사보도로 정의했다. 특정 사안에 대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군가 숨기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불편해하는 진실을 파헤쳐 뒤집어 보이는 입체적 글쓰기라는 말이다. 이 작업을 통해 독자들은 사회의 모순과 만나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여론을 형성한다. 정부 당국자 역시 문제의 실상을 접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따라서 좋은 탐사보도는 사회의 진일보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독자들의 신뢰성 회복으로 권위 있는 언론으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서울신문이 지난 7월27일부터 31일에 걸쳐 연재한 탐사보도 ‘중고차시장 대해부’ 기사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전반적으로 취재과정이 치밀하고 방대했다고 생각하며 기사를 읽었다. 평소 모두가 그러할 것이라 짐작하고, 암묵적으로 짐작했던 부조리한 사실들을 정확한 수치와 취재원들의 입을 통해 증명·고발해냈다. 국토해양부 이맹춘 사무관은 “이번 기사를 통해 비로소 이면계약서 작성의 현실, 법적으로 판매 금지된 폐차 부품이 유통되거나 폐차가 통째로 팔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직 딜러 역시 “이중계약서 작성은 관행적으로 해 왔고 탈세에 대한 죄의식도 없었다.”고 고백해 놀라웠다. 이번 탐사보도를 통해 이들은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다. 이 사무관은 “각 지방자치단체 단속 때도 적발사항이 없었다는 중고차 매매에 관한 불법문제에 관해 향후 각 지자체에 관련 사실을 통보해 해당 업체를 상대로 계도와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보도를 통해 그동안 잘못된 관행이 깊이 뿌리박혀 있었던 중고차매매 관련 비리가 어떤 식으로 바르게 잡혀 나가는지 지켜보는 것 역시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탐사보도의 힘은 무엇보다 ‘정확성’에 있다. 허술한 탐사보도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공을 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인터넷을 통한 24시간 속보경쟁, 기자 한 사람이 하루에 벌어지는 몇 가지 사건들을 마감해 내야 하는 일간지 업무체제 속에서 탐사보도는 물론 쉽지 않다.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지만, 그 성과가 빨리 나타나지도 않는, 인내와 집념의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실한 탐사기사 한 편은 세상을 바꿀 정도의 가공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4년
  • 친노그룹 어디로 가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가 마무리되면서 친노(親)그룹의 정치 동선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친노그룹 안팎에선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가 현실 정치 복귀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당장 10일 송인배 전 청와대 시민사회조정비서관이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오는 10월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양산에서 두 차례 출마한 경력이 있는 송 전 비서관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양산 출마설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일에 대해 저쪽 분들(정부와 여당)의 대답도 들어보고 싶고, 국민의 평가도 받아보고 싶다.”며 출마를 시사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양산 출마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다만 친노그룹의 정치 복귀 통로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내부에선 민주당 복당과 독자적인 정치 세력화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최근 ‘평화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론’을 들고 나서며 “늦어도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를 대통합 시점으로 제시했지만, 친노그룹 내부에선 시큰둥한 반응이 많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참여정부 시절 대북송금 특검, 대연정 발표 등에 대한 반감이 완전히 소멸되지 않은 상황에서 화합적으로 결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이 10월 재·보선에서 손학규 전 대표의 복귀를 이슈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손 전 대표에 반기를 들고 탈당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이 행동을 같이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10월 재·보선에서는 친노그룹 소속 인사들이 개별적으로 출마하고, 민주당이 해당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암묵적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신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상호 교류와 정책 연대, 안희정 최고위원 등 민주당 내 친노 인사들의 중재가 대통합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중세 이슬람 ‘지하드’의 실행자는 해적

    중세 이슬람 ‘지하드’의 실행자는 해적

    ‘…아우구스투스가 정비하고 그 지속까지 보장해주었다. 정직하게 일하면 반드시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고, 그 인간의 노력을 지원해주는 신들에 대한 신앙심이며, 자신이 가진 재산을 아무에게도 빼앗기지 않는다는 안심감이고, 각자의 신변 안전이었다.’ 이것은 로마 팔라초 마시모 궁전 맞은편에 서 있는 1대 황제 아우구스투스 전신상 뒤쪽에 최근 새겨진 글로, 발레리우스 파테르쿨루스(2대 황제 티베리우스의 장수)가 쓴 ‘역사’에서 뽑은 인용구이다. ●1000년간 기독교·이슬람의 대립 분석 이 글은 ‘팍스로마나’ 시절 로마인과 로마제국에 속했던 북아프리카와 유럽 사람들이 400여년 가까이 누렸던 행복의 기준을 밝힌 것이다. 이는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476년 이후 이집트를 시작으로 북아프리카와 현재의 중동 지역에 왜 그렇게 빠르게 이슬람이 전파됐는지, 또 지중해를 둘러싸고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가 왜 충돌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은 자신들이 근본적으로 바라는 행복과 평화를 현세의 통치자로부터 기대할 수 없게 됐을 때, 신에게 의지하게 된다. 7세기 초 신흥종교인 이슬람교가 마치 넘어진 잉크병에서 흘러나온 잉크가 흰 종이에 스며들듯 아주 빠른 속도로 고대 로마제국의 영토인 아라비아 반도 전체와 시리아, 이집트, 튀니지 등에 전파된 이유다. ‘로마인 이야기’를 15권으로 완간한 시오노 나나미가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로마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김석희 옮김, 한길사 펴냄)를 세밀화처럼 그려냈다. 서로마가 멸망한 476년부터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한 1492년까지 1000년 유럽의 중세시대를 시간적 배경으로, 공간적으로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두 문명간의 치열한 패권 다툼이다. 이 1000년의 시간을 휘젓고 돌아다닌 주체는 해적(corsair)이었다. 서양에서는 해적과 관련해 두 개의 단어가 있다. 파이어럿(pirate)과 코르세르(corsair). 파이어럿이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것처럼 개별적으로 약탈을 일삼는 무법자라면, 코르세르는 국가·종교가 암묵적으로 해적행위를 용인한 무법자였다. 코르세르는 ‘북아프리카에 사는 이슬람교도=사라센인=해적’이었다. 해적들은 기독교 세계에 이슬람교를 전파하기 위해 ‘지하드’(성전· 聖戰)를 펼쳤다. 이 성전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이유로 저자는 이슬람교가 신도들에게 성전에 참가하도록 독려했고, 해적들의 입장에서 성전은 기독교 세계의 부를 약탈하고 노예매매로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가 된 덕분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100년이 안된 상황에서 중동의 기독교 세계가 이슬람교의 세력 안에 떨어진 이유를 이슬람교의 무력시위뿐만 아니라,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이슬람의 침략으로 고통받았지만 같은 기독교 세계인 비잔티움 제국에서 어떠한 도움도 제공하지 않았던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이슬람 통치하에서 기독교인들이 종교를 지키려면 인두세인 ‘지즈야’도 내야 했기 때문에, 그들로서는 개종이 좀더 현실적인 선택이 됐다는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상세한 역사 해석 시오노 나나미는 상권에서 이슬람과 기독교의 충돌을 주로 시칠리아 섬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는데, 유럽과 북아프리카의 연결통로로서 이 섬이 차지하고 있는 지정학적 역할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하권은 저자의 이전 저작인 ‘바다의 도시이야기’와 전쟁 3부작인 ‘콘스탄티노플의 함락’ ‘로도스 섬 공방전’ ‘레판토 해전’을 통해 전개됐던 내용들을 다시 한번 반복한다. 저자는 전작에서는 ‘나무’를, 이번 책에서는 ‘숲’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지중해 패권과 관련해 너무 세부적인 이야기라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사건들이 쌓여 역사가 만들어지는구나 하는 인식이 생긴다. 상권 1만 5500원, 하권 1만 65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술접대 강요’ 빠져… 맹탕수사 되나

    경찰이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의 핵심 인물인 전 연예기획사 대표 김모(40)씨에 대해 협박과 폭행,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술 시중 강요는 영장의 범죄사실에서 제외돼, 경찰의 남은 수사에 한계를 예고했다. 경찰이 자신했던 지난해 11월26일 남성 패션모델에 대한 강제추행치상 혐의도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한 데다 김씨마저 도주를 제외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탓에 부실수사가 우려된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지난 4일 밤 김씨에 대해 폭행, 협박,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새벽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6일 오전 10시30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해 6월19일 연예기획사 사무실 3층 VIP실에서 열린 술접대 도중에 장씨가 “자신의 사적인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얘기했다.”는 이유로 옆방으로 데려가 페트병과 손바닥으로 머리와 얼굴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1월9일 장씨의 영화출연료 1500만원 가운데 장씨가 받아야 할 542만원 중 300만원만 지급하고 242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김씨는 2월25일 장씨 지인에게 “장씨와 마약을 같이 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연예활동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고 장씨를 협박했다. 한풍현 분당경찰서장은 구속영장에서 강요 혐의를 뺀 이유에 대해 “장씨가 술자리에 스스로 참여한 것이라고 김씨가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고, 장씨 스스로도 술자리에 3차례 이상 참석한 것이 ‘암묵적 동의’로 볼 수 있기에 일단 ‘참고인중지’를 했다.”면서 “김씨를 구속한 뒤 수사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구속영장에 제시한 범죄를 입증할 증거자료를 충분히 확보했고 김씨가 일본에 장기간 도피한 것이 구속영장 발부의 가장 큰 판단 기준인 ‘도주의 우려’를 충족한다며 김씨의 구속수감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의 술 시중 강요 혐의가 범죄사실에서 빠지면, 장씨가 이른바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술 시중 또는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부분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숨진 장씨는 유서에서 강제 술 시중 등 행위에 모멸감을 느꼈다고 실토함으로써 술 시중 강요가 사건의 본질임을 분명히 보여줬다. 김씨는 지난 3일 국내송환 이후 변호사 2명의 입회 하에 3일째 강도 높은 조사를 받으면서도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도피에 대해서도 “언론보도에 이름이 오르며 심적 부담이 돼 상황을 지켜봤고, 검거 전에도 변호인과 귀국절차에 대해 협의 중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가 (강요 혐의에 대해) 여러 사람들과의 술자리가 있었고, 장씨를 동행했지만 강요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했다.”면서 “경찰이 술자리 참석자 등에 대해 물었으나 김씨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수사대상자 중 참고인 중지된 금융인 등 5명이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추가 소환조사 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를 포함해 내사중지된 인사들에 대해서도 추가 혐의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의 마약 복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변과 모발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여야, 비정규직·미디어법 분리처리 가닥

    여야, 비정규직·미디어법 분리처리 가닥

    여야가 ‘3차 입법 대치’를 앞두고 최대 쟁점인 비정규직보호법과 방송법·신문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분리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음달 1일부터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 조항이 적용되는 비정규직법부터 여야가 서둘러 합의해 오는 29일이나 30일 이 법만 통과시키는 ‘원 포인트 본회의’를 갖자는 것이다. 여야는 비정규직법을 미디어 관련법과 연계해 국회내 충돌 위험을 높이기보다, 자칫 대량 해고 사태를 빚을 수 있는 비정규직법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디어 관련법의 뇌관은 여전히 살아 있어 여야간 ‘강경 대치’가 재현될 가능성이 짙다. 한나라당은 25일 ‘원 포인트 본회의’를 통해 비정규직법과 미디어 관련법을 분리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야 3개 교섭단체와 양대 노총이 참여하는) ‘5인 연석회의’ 합의를 존중하며 그것을 전제로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7월 중순 본회의 처리’ 쪽으로 당내 의견이 정리되고 있다. 박 대표는 “자유선진당의 미디어 관련법 절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도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지분 참여 비율을 20%에서 10%선 또는 그 이하로 양보할 수 있고, 타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디어 관련법의) 내용은 대폭 양보하겠지만 이번 국회에서 표결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은 확고부동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오는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를 열어 미디어 위원회의 보고서와 자유선진당의 대안, 창조한국당의 견해를 종합 검토한 뒤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두 법안의 분리 처리에는 동의하면서도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29일이나 30일 비정규직법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에서 미디어 관련법을 기습적으로 직권 상정해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5인 연석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한나라당이 어제 ‘3년 유예안’을 일방적으로 국회에 제출했다.”고 비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조금이라도 양식이 있고 국민을 염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반드시 5인 연석회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법을 철회하는 것이 최선이고 철회 자체가 어렵다면 현재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논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올 정기 국회 이후로 미루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홍성규 김지훈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존엄사 시행 이대로 좋은가… 각계 반응

    ■법조계-환자권리 판단 법조계는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은 우리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도 환자 자신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에서 예측한 것과 달리 김모 할머니가 인공호흡기를 떼었는데도 사망하지 않았다고 해서 법원의 판결 취지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의 한 연구관은 “죽음에 임박한 환자가 스스로의 생명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으로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판결”이라면서 “이번 하나의 사례가 아닌 과거부터 꾸준히 논의돼 온 사안에 대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관은 “환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니라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고통스러운 죽음의 과정이 연장되는 것을 막은 것”이라고 전했다.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다른 사건이 들어온다면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엄격한 기준과 해석을 통해 생명권을 존중하면서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의료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한강의 박원경 변호사는 “존엄사를 판결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지만 사망에 대한 구체적인 심리는 미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오이석기자 wisepen@seoul.co.kr ■종교계-생명존엄 우선 종교계는 존엄사의 의학적 기준과 함께 사회정서상 납득할 기준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기독교협의회 황필규 사무국장은 “존엄사가 의사들만 얘기할 대상이 아닌데 의학적 관점에만 치중하다 보니 호흡기 제거 여부에만 매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존엄사의 정확한 개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박정우 신부는 “회생이 불가능하고 죽음의 단계에 임박했을 때 기계장치에 의한 연명은 죽음만 연장하는 과도한 치료일 뿐”이라면서 “김 할머니의 경우 자연적 죽음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영양공급과 간호 등은 인간 존엄성 차원에서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생명도 인연의 뜻대로 가는 것인데 인위적으로 연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여러 스님들의 생각”이라며 “존엄사 시행에도 동요는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존엄사를 반대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개신교 단체는 김 할머니의 자가호흡을 주목했다. 신학연구위원회 위원장 이종윤 목사는 “생명이 산소호흡기에 매여 있는 것이라 말했는데 그게 아닌 게 증명됐다.”면서 “치료불가능을 어떻게 판단할지, 그리고 그 이후 처리 등을 제재할 법안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재연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의료계-지침마련 시급 존엄사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의료계의 분위기다. 지금까지도 환자 보호자와 의료진이 동의할 경우 회생의 여지가 없는 중환자의 인공호흡을 중단하는 ‘느슨한 형태의 존엄사’가 관행적으로 시행돼 온 까닭이다. 대법원 확정 판결 직전에 서울대병원이 전격적으로 연명치료 중단을 제도화하는 사전의료지시서 제도 도입을 공식화한 것도 이런 의료계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의 각급 의료기관이 이미 루틴하게나마 존엄사를 시행해 왔으며 이는 우리 사회에서 존엄사가 필요하다는 암묵적 합의의 결과”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고윤석 중환자실장도 “존엄사 시행 여부가 새삼 의료계에서 논란을 빚을 여지는 없다.”며 “이를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병원의 경우 종교적 가치와 의료 현실 사이에 약간의 괴리감이 존재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이미 국민적 합의가 있는 만큼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의료계 관계자는 “존엄사의 제도화 이전에 각 의료기관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균형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라면서 “이를 위해 정부든 의사협회든 적절한 지침을 서둘러 제시해야 이에 따른 의료계 안팎의 혼선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민주 전의원에 비상대기령

    민주 전의원에 비상대기령

    ■ 로텐더홀 농성 안팎 “여당의 단독 국회는 독재 선언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23일 다시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모였다. 당내 강경 개혁파 의원모임의 궐기 형식이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은, 그동안 강경파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온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의 암묵적 지지를 얻고 있어 당 차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행동에 나선 의원들의 요구사항도 한나라당의 단독 개회 방침 철회, ‘MB악법’ 강행처리 시도 중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쇄신, 미디어관련법 강행 처리 포기 등으로 당론과 맞닿아 있다. 주류 초·재선 모임인 ‘다시 민주주의’와 비주류 소장파가 주축이 된 ‘국민 모임’은 이구동성으로 ‘여권의 소통 없는 폭주’를 규탄했다. ‘다시 민주주의’ 소속 조정식 의원은 농성 직전 의원총회에서 “이명박 정권은 국민 요구를 무시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이에 편승해 국회를 통법부로 만들고 의회독재를 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면서 “이명박 정권 및 한나라당의 독주와 ‘MB악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먼저 행동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모임’ 소속 이종걸 의원은 “위기상황일수록 여야가 국정을 함께 논의해야지 단독으로 처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단독 개회를 ‘1당 독재 국회’로 규정하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졌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여당의 단독 국회 소집 요구는)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고 민주주의의 후퇴를 가져온 어처구니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그는 “철회를 요구해도 한나라당은 ‘소 귀에 경 읽기’식으로 갈 것 같다. 참으로 어렵고 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고 예고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소속 의원 전원에게 해외 출장과 지역구 활동을 자제하고, 지도부가 행동지침을 내리는 문자메시지를 24시간 확인할 것을 당부하는 등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민주당의 강경 기류는 정국 주도권 싸움과도 맞물려 있다. ‘조문정국’에서 여권에 요구한 5대 조건과 미디어관련법 포기 요구에 대해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등원한다면 백기투항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돌아온 지지층’을 붙들기 위해서라도 강한 야성(野性)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강경파의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정 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죽을 각오로 싸워야 할 것”이라며 강경파의 구심점을 자청했다. 하지만 강경 투쟁에 대한 당 안팎의 거부감을 떨쳐내야 하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행동을 ‘나쁜 관행’으로 몰아세우며 “실업대란을 앞두고 한 달째 등원을 거부하면서도 세비를 받는 민주당의 직무유기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원로인 박상천 의원이 원내대책회의에서 “시급하고 어려운 일을 협상을 통해 결론낼 때 국회의 존재 가치가 부각된다. 막기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것도 여론의 악화를 우려한 때문이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배럴당 75~80弗 견딜만큼 경제 회복”

    “배럴당 75~80弗 견딜만큼 경제 회복”

    “배럴당 75~80달러를 견딜 만큼 세계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알리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추가적인 유가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8일 보도했다. 중국 등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국제 유가가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번 발언은 유가를 크게 올리지는 않겠다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올해 초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OPEC 총회 참석차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한 나이미 장관은 “유가 상승은 향후 경제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론이 작용한 것”이라며 “수요도 이미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암묵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배럴당 75~80달러 수준은 수요가 계속 이어진다면 연말쯤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마이크 위트너 유가분석가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이미 장관의 말은 상당히 의미 있는 발언”이라며 사우디발(發) 유가상승론을 거들었다. 하지만 낙관론에도 불구, 상당수 전문가는 수요가 증가했는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시아와 달리 미국과 유럽의 소비가 여전히 약세이고 일일 산유량도 가파른 하락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압달라 살람 알바드리 OPEC 사무총장도 지난 3월 “배럴당 75~80달러는 현 시점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나이미 장관의 발언에 화답이라도 하듯 두바이유 가격은 7개월 만에 60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석유공사는 27일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전일 대비 2.77달러 오른 61.0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정유사 기름값 담합? 경쟁?

    ‘담합이야, 경쟁이야.’정유사별로 주유소 공급 기름값의 차이가 나지 않는 이른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경쟁의 효과’라고 주장하는 반면 일각에선 ‘암묵적인 담합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주장도 나온다. 기름값을 공개한 지 3주째에 불과해 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2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둘째주 보통휘발유 공급가격(세전)이 가장 비싼 곳은 현대오일뱅크로 ℓ당 570.35원이었다. 가장 싼 곳은 SK에너지의 557.86원으로 양사의 가격 격차는 12.49원. 5월 첫째주의 가격 차이(6.29원)보다 더 벌어졌지만 첫 공개가 이뤄졌던 지난달 다섯째주 최고가격(에쓰오일)과 최저가격(SK에너지)의 차이(16.79원)보다 줄었다. 전체적으로 가격 차이가 좁혀지는 추세다.경유에선 가격차 축소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첫 공개(4월 다섯째주) 때에 가장 비쌌던 GS칼텍스(ℓ당 551.03원)와 가장 쌌던 SK에너지(535.69원)간 가격 격차는 15.34원이었다. 5월 첫째주엔 가격 차이가 11원으로 줄었고, 둘째주엔 다시 8.56원으로 더 축소됐다.이같은 동조화 현상과 관련, 다른 회사의 가격에 맞춰 가격을 설정하는 ‘암묵적 담합’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점유율이 40%대인 업계 1위 SK에너지의 경우 첫 공개 당시엔 가장 가격이 쌌지만 5월 둘째주까지 가격 상승폭(보통휘발유 기준)이 ℓ당 32.36원으로 가장 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정유사별 판매가격 공개의 반응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고·최저 가격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음을 지적하며 “정유사별 공급가의 공개가 향후 정유사간 암묵적 담합의 가능성과 함께 일정 부분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박연차 게이트] 피의자 귀가 원칙 깬 ‘千의 힘’

    [박연차 게이트] 피의자 귀가 원칙 깬 ‘千의 힘’

    세무조사 무마 로비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실세’다운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내가 잘못되면, 친구인 이명박 대통령도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은 시작에 불과했다. 21일 검찰에 두 번째 출석한 천 회장은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을 만나자마자 “20일 새벽에 집에 갈 때 취재기자들이 달라붙어 죽을 뻔했다.”면서 “오늘은 차를 타고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홍 기획관은 그렇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그같은 사정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피의자 신분의 소환자는 대검 건물을 걸어서 나온 뒤 차를 타고 귀가하는 암묵적인 원칙이 정해져 있지만 고령에 사고위험까지 있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검찰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천 회장의 조사에 임하는 태도는 협조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천 회장은 물증을 내 놓으며 사실대로 털어 놓을 것을 요구하는 수사검사에게 “너무 진술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며 언쟁을 벌였다. 이를 보다 못한 동료 검사가 둘 사이의 언쟁을 말리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또 이날 천 회장은 3시간 남짓 조사를 받은 뒤 진술조서를 읽고 수정하는 데만 7시간을 보냈다. “연세가 있어 눈이 침침한 데다 조서 내용을 꼼꼼히 읽기 때문”이라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장시간 조서를 읽은 천 회장은 조사할 내용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하고, 혈압이 올라서 더 이상 조사를 받기 힘들 것 같으니 집에 가겠다.”고 말했고, 검찰은 어쩔 수 없이 22일 오전에 다시 나오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 때문에 검사들이 지칠대로 지쳤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22일 오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천 회장은 “혈압이 올라 병원에 갔다가 오후에 오겠다.”고 검찰에 일방통보하고 오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로 인해 이날 일과시간 중 천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했던 검찰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달콤쌉쌀’ 사랑을 전하다…뮤지컬 ‘카페인 시즌2’

    ‘달콤쌉쌀’ 사랑을 전하다…뮤지컬 ‘카페인 시즌2’

    시즌2로 돌아온 뮤지컬 ‘카페인’은 그 이름만큼이나 떨쳐버릴 수 없는 중독성을 지니고 있었다. 공연은 커튼콜까지 다 마쳤음에도 관객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건 비단 개인 몇몇의 취향만은 아니었다. 공연 관계자들 역시 그들에게 암묵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허했다. 커피의 진한 여운 때문이었을까, 와인의 달콤한 뒷맛에 매료됐던 것일까. 뮤지컬 ‘카페인 시즌2’는 커피와 와인에 문외한이었던 사람들에게 공연 이상의 또 다른 호기심과 재미를 선사했다. 막이 걷힌 후 무대에 오른 두 남녀는 공연 내내 커피와 와인의 달콤하고 쌉싸래한 향을 전했다. 한 공간에서 낮과 밤을 나눠 일하는 두 남녀, 소믈리에 지민과 바리스타 세진은 아주 작은 소품을 통해 만남을 시작한다. 카페 한 켠에 자리한 ‘Love is’ 게시판. 그곳은 지민이 침범하기(?) 전 까지만 해도 세진만의 고유영역이었다. ‘사랑은 깨진다’고 믿는 세진과 ‘사랑은 붙이기 쉬운 것’이라고 정의내린 지민은 얼굴 한 번 보지 않은 채 ‘Love is’ 게시판으로 신경전을 펼친다. 얼마 전 실연의 상처를 경험한 세진으로서는 지민의 도전이 반가울리 없다. 세진이 지민에게 반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지민은 ‘손님 정민’으로 가장해 세진을 찾는다. 세진은 세련된 매너와 말솜씨를 가진 정민(지민)에게 매력을 느끼며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 상상으로만 그렸던 세진과 다른 실제 모습에 호감을 느낀 지민은 낮에는 세진의 연인 정민으로, 밤에는 세진의 연애상담사로 이중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세진에게 자신과 정민이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 지민은 죄책감과 불안감에 시달린다.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 것이 두려웠던 지민은 먼저 세진에게 고백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세진은 이별을 통보한다. 하지만 지민은 헤어짐에 두려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망설였던 세진의 속마음을 알게 된 후 적극적으로 프러포즈를 하고 결국 둘은 핑크빛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카페인 시즌2’는 복잡한 구성과 서브플롯 없이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장난으로 시작된 두 남녀의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는 자칫 지나치게 과장될 수 있는 상황을 배제하고 현실을 바탕으로 가볍게 터치했다. 특히 천연덕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하며 극에 녹아든 뮤지컬스타 김도현과 윤공주의 열연은 ‘카페인’의 앙코르 공연을 기다려왔던 팬들에게 보너스 선물이 될 것이다. (사진제공=트라이프로)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데스크 시각] 글로벌 시대의 ‘언론 외교’/황수정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글로벌 시대의 ‘언론 외교’/황수정 국제부 차장

    글로벌 금융위기와 핵 문제가 전 지구적 핫이슈로 떠올라 있다. 이 수상한 시절, 시시각각의 변화상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창구역할을 언론이 자임하고 있음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다. 국제부에서는 온종일 수없이 다양한 해외 언론매체들을 접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진실이 하나 있다. 막강 파워의 글로벌 매체일수록 국익 앞에서는 놀랍도록 신중한 보도자세를 취한다는 사실이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의도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로 포장되어 나오는 뉴스들이 한둘 아니다. 지난달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문제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비밀편지를 다룬 뉴스가 그랬다. 오바마 대통령이 보낸 편지 내용인즉, 이란의 핵탄두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 노력을 저지하는 데 러시아가 협조한다면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철회할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오바마가 보낸 편지에 메드베데프가 보인 반응을 다음날 외신들은 어떻게 요리했을까.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제목은 ‘러시아가 오바마의 편지를 환영했다’. 반면,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드베데프가 미사일방어 시스템 거래를 거절했다’로 대문짝만 하게 제목을 뽑았다. 얼핏 봐선 전혀 다른 뉴스 같았다. 비밀편지에 대한 메드베데프의 공식 반응은 없었다. 그러나 FT는 메드베데프측의 미온적인 태도를 액면 그대로 보도한 데 반해 NYT는 취임 초기에 ‘사기충천한’ 자국 대통령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했다. 대통령과 미국의 자존심에 행여라도 금이 갈까 열심히 주판알을 튕긴 흔적이 역력했다. 정말이지 신기하게도 대통령의 ‘딱지맞은 비밀편지’에 대한 시비는 그날 이후 미국 주요매체들에서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언론 외교’의 단면이 아닐까 싶다. 만약 똑같은 상황에서 우리 언론이었다면 어땠을까. 모르긴 해도 “섣불리 저자세 비밀외교를 하다가 (대통령이) 보기 좋게 당했다.”는 논조의 신랄한 비판 글들이 몇날며칠 불꽃경쟁을 했을 게 뻔하다. 자국에 득될 게 없으면 약속이나 한 듯 함구하는 미국의 언론외교 행태는 번번이 맞닥뜨리게 된다. 최근 미국 여기자들의 북한 피랍 사건도 그랬다. 당시는 북한 미사일 발사가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 있었다. 때가 때인 만큼 연일 대서특필할 만도 했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들은 담합으로 수위조절을 끝낸 듯 ‘냉정 모드’로 일관했다. 흥분할수록 북한에 우위를 더 많이 내준다는 계산에 암묵적 동의를 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미국의 건재를 과시할 기회가 오면 절대로 어물쩍 넘어가는 일이 없다. 오랫동안 국제적 골칫거리였던 소말리아 해적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적의 선박을 납치하자 언론들은 일제히 용암이 끓듯 했다. 미국의 힘을 쉼없이 다양한 목소리로 웅변했음은 물론이다. 억류 닷새만에 풀려난 선장을 서슴없이 ‘영웅(hero)’이라 이름 붙여 일약 월드스타로 띄워 올리는 기민함도 자랑했다. 철저히 국익 중심의 ‘언론 플레이’를 지향하는 미국에 비하면 우리 언론은 순진하다 못해 딱하기 짝이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는 단적인 사례다. 미 정부의 공식적인 재협상 요청이 없었음에도 현지 미국 외교관리를 익명으로 인용하면서까지 재협상 가능성을 앞질러 떠벌리는 속없는 보도경쟁을 벌이기 일쑤였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글로벌 경쟁 시대다. 정확하고도 빠른 셈법이 돋보이는 언론 외교가 절실해졌다. 언론의 외교력을 분별할 줄 아는 눈 밝은 국민들이 먼저 있어야 한다. 황수정 국제부 차장 sjh@seoul.co.kr
  • [北 로켓발사 이후] 신중한 中… 우회적 제재엔 침묵할까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문제를 다루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은 여전히 ‘신중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나 유엔 대사의 표현은 문구 하나 다르지 않다. 제재안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7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 강경자세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지만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은 현 상황에서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북한이 여러차례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알려왔고, 발사 직전에도 ‘사전통보’를 받은 입장에서 미국·일본 등 서방국가들의 입장에 동조할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신중한 대응’을 강조하는 것은 결의안에 찬성하지 않겠다는 우회적 표현”이라면서 “하지만 결의안이 아닌 다른 형태의 입장 표명에는 적극적인 반대의사를 밝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구속력이 떨어지는 의장성명 등에는 암묵적으로 동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지난 2006년 북한이 사전통보 없이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와는 다르지만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중국측이 사실상 대북 설득외교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계기’만 주어진다면 입장 변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은 막판까지 “동북아 안정을 위해 인공위성이라도 발사하지 말아야 한다.”며 강하게 설득했지만 북한은 발사를 강행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의 유명 시사평론가 장원(章文)은 “이미 북한에 대한 충고가 먹혀들지 않게 됐으니 ‘관련국들이 냉정을 유지하고, 자제해야 한다.’는 호소 외에 중국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중국은 이번 북한 로켓 발사 사건에서 가장 손해를 많이 본 국가”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현재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축하해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유감을 표명할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이번 발사체가 위성이 아닌, 사거리가 연장된 군사용 미사일이라는 국제사회의 통일된 규정만 나온다면 중국이 부담감 없이 제재 결의에 동참할 수 있다는 판단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북한 로켓에 대한 러시아의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stinger@seoul.co.kr
  • 장하준 “한-EU FTA 결렬은 좋은 것”

    장하준 “한-EU FTA 결렬은 좋은 것”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부 교수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결렬과 관련,“한-미 FTA이고, 한-EU FTA고 우리나라가 할 처지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결렬된 게 좋은 거”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3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국과 미국의 경제수준이 비슷할 경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을 들어 “(FTA를 체결하게 되면)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며 “진정한 FTA를 (체결)하려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서 다자간 협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한국 경제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연극으로 치면 1막이 ‘금융위기’였는데 그것은 끝났고, 2막이 진행 중”이라며 “그렇게 보기 힘들다.”고 단언했다.이어 “2막은 실물부분이 타격을 받아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경제가 위축되는 것”이라며 “3막이 되어서 2막에서 도산한 기업들이 채무를 불이행하고 실업자가 된 사람들이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를 부도내고, 3막이 끝나고 그 다음에 회복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는 3막이 끝난다고 해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했던 것처럼, 아직도 저점을 쳤다고 얘기하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프로그램 제작진이 정리한 장 교수 인터뷰 녹취록.  요즘 우리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며칠 사이 훈풍이 불고 있긴 있는데요. 내용을 보자면 3월 위기설이 일단 단순히 설로 끝났고, 지난달의 무역수지가 4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고요. 경기선행지수도 상승세로 전환이 됐습니다. 또 세계경제 전체가 요즘 주식도 오르고 여러 가지로 좋은 신호가 켜지는 것 같아서, 바닥을 친 게 아니냐, 경기저점을 통과한 게 아니냐는 긍정적인 희망들, 예측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경기가 정말 바닥을 친 걸까요? 잠시 귀국하셨습니다. 영국 캠브리지대 경제학과의 장하준 교수에게 이 질문 한번 던져보도록 하죠.    ◇ 김현정 / 진행  장하준 교수께서는 신자유주의에 반우호적이시지 않습니까? (웃음)  ◆ 장하준  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신자유주의에 아주 우호적인 한나라당에서 이례적으로 장하준 교수 초청강연회를 준비 중이시라고요?  ◆ 장하준  네.  ◇ 김현정 / 진행  굉장히 화제더라고요. 가서 어떤 말씀을 하실 생각이세요?  ◆ 장하준  글쎄요. 맨날 하는 얘기 또 해야죠, 뭐. 청중이 달라진다고 얘기가 달라질 수 는 없으니까.  ◇ 김현정 / 진행  한나라당에서는 어떻게 말씀하면서 섭외를 하시던가요?  ◆ 장하준  세계적으로 특히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고 그러니까 새로운 대안을 모색을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최근 여러 가지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우리 경기 바닥을 친 거 아니냐?’ 이런 희망적인 견해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 장하준  글쎄요. 그렇게 보기는 힘들죠. 말하자면 연극으로 치면 1막이 금융경색이었는데, 그건 일단 끝났고 2막이 진행 중이거든요.  ◇ 김현정 / 진행  2막이 뭡니까?  ◆ 장하준  2막이라는 것은 금융이 그렇게 경색이 되면서 실물부분이 타격을 받아 가지고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늘어나고 그러면서 경제가 위축되는 건데. 지금 미국이 지난달만 해도 실업자가 40몇만명이 늘어나고 했는데. 이 2막이 지나고 3막이 돼서 2막에 도산한 기업들이 채무를 불이행하고 실업자가 된 사람들이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부도내고 이렇게 해서 금융기관이 다시 타격을 받아야 3막이 끝나고. 그 다음에 회복을 얘기할 수 있는 거거든요.  ◇ 김현정 / 진행  4막이 회복기입니까?  ◆ 장하준  그렇죠. 그런데 문제는 3막이 끝난다고 해도 일본이 ‘잃어버린 10년’ 했을 때처럼 정책을 잘못하면 계속 회복이 느려질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저점을 쳤다, 까지 얘기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4막까지 있는 연극인가요?  ◆ 장하준  설명하기 쉽게 그렇게 얘기한 거죠.  ◇ 김현정 / 진행  교수님 말씀 듣고 나니까 갑자기 가슴이 덜컹 가라앉는데요. 2막이 이제 시작이다... 그런데 지금 지표들 보면 우리가 3월 위기설을 굉장히 걱정했는데 허구로 드러났고요. 또 경기선행지수 15개월 만에 반등했고, 3월무역수지 사상최대의 흑자, 이 정도면 긍정적 시그널 아닌가요?  ◆ 장하준  글쎄요. 한창 안 좋을 때보다는 뭐 좋아졌지만. 예를 들어 산업생산 같은 건 12월하고만 비교해도 더 낮거든요. 그러니까 1월, 2월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좋아 보이는 것이지. 무역수지 흑지가 됐다고 해도 그게 수출이 늘어난 것보다도 수입이 줄어든 것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고. 앞으로 계속 터져 나올 문제들이 있죠.  미국 같으면 제너럴모터스하고 크라이슬러가 완전 파산시키지는 않겠지만 일부 파산할 문제가 있고. 다른 기업들도 그런 문제가 계속 터져 나올 것이고. 미국 영국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도 사실 거기에 못지않지만 가계부채가 심각하거든요. 특히 거긴 가계부채도 주택담보대출만 있는 게 아니라 신용카드 문제가 크기 때문에, 그건 아직 시작도 안 했고.  영국 같은 경우도 미국보다 부동산 거품도 더 컸고 금융산업에 대한 의존도도 높고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소로스 같은 사람은 “영국, IMF구제금융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할 정도로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 언제 어떻게 정리가 될지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우리 KDI분석을 보니까요. “한국경제회복의 모양이 L자가 아니라 U자나 V형까지 가능할 거다” 그러니까 바닥치고 급격하게 올라가는 V형까지 가능할 거라는 보도인데. “올 하반기부터 상승을 시도할 거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는 본격적일 거다” 이런 전망을 내놨는데. 이것도 좀 성급하다고 보시는 겁니까?  ◆ 장하준  경제예측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 의견이 다르고. 특히 이번 금융위기에서 예측이 어려운 건 워낙 파생상품을 잘게 쪼개가지고 사방에 뿌려놔서, 사실 부실규모가 잘 파악이 안 되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어느 정도나 지금 망가진 건지도 파악이 안 되는 건가요?  ◆ 장하준  그렇죠. 그러니까 맨 처음에 미국에서의 서브프라임 대출문제가 불거진 게 2006년 12월, 2007년 1월 이런 때인데. 그때 미국정부의 발표가 “부실규모가 500억 내지 1000억”이라고 했다고요. 그런데 지금 뭐 이미 구제금융 투입한 것만 1조 달러 아닙니까?  ◇ 김현정 / 진행  500억에서 1조 달러이면 어마어마한 차이인데.   ◆ 장하준  그리고 일부에서는 3조 5천억까지 된다고 얘기하는데, 그게 예측하는 사람들이 거짓말했다거나 바보라서가 아니라 파생상품 때문에 파악이 그렇게 힘들거든요. 그런 상황이니까 KDI는 그런 의견을 내놨는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까지는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청취자님이 이런 질문 주셨네요. “지표라는 건 심리지수 아닌가요? 그러니까 이렇게 부정적으로 자꾸 예측을 하다보면 더 안 좋아지는 게 아니냐?” 어떻게 보세요?  ◆ 장하준  물론 심리적인, 특히 금융시장이 심리적인 면이 있죠.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좋아보이다가도 예를 들어 제너럴모터스 같은 것 한번 파산하면 하청업체까지 해 가지고 수십 만 명이 영향을 받는데. 그러면 그게 충격파가 되는 거고. 주택담보대출 상환이 안 되고 신용카드 부도나면 그게 또 실제로 돌아오는 거거든요. 물론 특히 투기성이 강한 외환시장 이런 데서는 심리요인이 강하지만 실물경제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니까 심리적인 걸로만 얘기할 수는 없죠.  ◇ 김현정 / 진행  심리적인 차원이 아닌 실물에서 뭔가가 터져버리면 그 때는 수습이 어렵다는 말씀이시군요?  ◆ 장하준  네.  ◇ 김현정 / 진행  화제를 조금 돌려보겠습니다. G20정상회담이 어제 끝났는데요. 일단 합의를 보니까 “신흥경제국이나 개발도상국에 1조1천억 달러를 세계가 같이 지원하겠다” 이런 합의 등등 풍성하게 나왔습니다. 결과는 풍성한데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보십니까?  ◆ 장하준  결과가 풍성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기본적으로 제가 보기에 참 잘 했던 것은 “무역금융 제공 하겠다” 그것은 진짜 지금 사실 일부에서 우려한 대로 관세가 올라서 보다도 무역금융업계가 힘들어가지고 지금 세계금융이 줄어들고 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무역금융을 쉽게 설명하면 어떤 것일까요?  ◆ 장하준  그러니까 수출 같은 것을 할 때 일단 돈이 있어야 이게 돌아가니까. 그런 것을 제공하겠다고 한 것은 참 좋은데. 나머지 대부분의 돈은 IMF자본금 확충하겠다는 건데. IMF자금은 경제가 문제가 생겨서 구제금융을 받아야 그 돈이 들어오는 것이지 IMF가 가서 후진국들한테 경기부양 하라고 돈 나눠주겠다는 얘기가 아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아, 조건이 붙는다는 거죠?  ◆ 장하준  조건을 떠나서 그걸 신청을 해야 받는 거니까. 멀쩡한 경제에서 구제금융을 받겠다고 나설 수는 없는 것이, 우리나라가 지난번에 경험했지만 IMF구제금융이 들어오면 여러 가지 조건이 붙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조건이라는 게 경기부양하고 성장 촉진하는 이런 것보다는 “정부지출을 줄여라” 뭐 이런 식으로 경기회복에 나쁘고 그런 것들을 자꾸 부과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IMF가 “우리가 동아시아 금융위기 때 배워가지고 달라졌다” 얘기하는데, 최근 몇 달 동안 IMF가 라트비아, 파키스탄 이런 10여 개 국하고 체결한 조약을 보면 옛날하고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어떤 식이냐면 말하자면 의료사고 낸 의사한테 돈을 더 줘서 병원을 확장하라고 하는 것하고 마찬가지에요. 그러니까 지금 큰 액수를 얘기하니까 그게 대단하게 들리지만 이게 사실 문제를 더 키울 소지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IMF를 통해서 지원하는 이 방식은 1조 1천억 달러가 아니라 더 많이 지원이 된다고 해도 좀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 장하준  그렇죠. 더 많이 할수록 문제라고 할 수 있죠. IMF정책 자체에 문제가 있으니까.  ◇ 김현정 / 진행  이 부분이 합의 중에 가장 큰 합의인데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보시네요, 장 교수님은?  ◆ 장하준  제가 생각하기에는 굉장히 큰 문제라는 거예요. 사실 이게 진짜 핵심 문제를 공격을 하려면 부실자산해소 문제를 언급하고 그 다음에 금융규제 강화 이런 걸 얘기해야 되는데. 사실 그런 건 조그마한, 만만한 조세 도피처 때리겠다는 얘기나 하고, 근본적인 금융제도개혁은 거의 없거든요.  ◇ 김현정 / 진행  나온 거 보니까 “헤지펀드를 체계적으로 규제한다”  ◆ 장하준  그렇죠. 그것 한 가지인데 그것도 정확히 어떤 규모로 얼마나 세게 규제를 하겠다는 건지, 그리고 헤지펀드라는 건 사실 규제가 없기 때문에 성공을 하는 건데 그걸 규제하겠다는 건 모순이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성과에 대해서 그렇게 좋은 평가는 아니신 것 같은데요. 얘기를 돌려보겠습니다. 어제 그 와중에 한-EU FTA가 체결이 될 줄 알았는데 이게 막판에 결렬이 됐어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 장하준  저는 한-미FTA고 한-EU FTA고 뭐 선진국하고 우리나라가 FTA를 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렬된 게, 제가 보기에는 좋은 거라고 봐야겠죠.  ◇ 김현정 / 진행  한미든 한EU든 하여튼 FTA는 지금 다 반대하고 계신 건가요?  ◆ 장하준  첫째로 문제가 뭐냐하면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이라는 게 사실은 자유무역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미국하고 FTA를 맺는다면 암묵적으로 호주 쇠고기와 독일 자동차를 차별하는 거거든요. 진정한 FTA를 하려면 WTO같은 데 가서 다자간 FTA를 해야 되는 게 첫째 문제이고.  두 번째로 양국 간 FTA를 한다면, 선진국하고 후진국이 하면 후진국이 손해를 보게 되어 있거든요. 그러니까 수준이 비슷한 나라끼리 하면 그런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이라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한 것 같지만 아직도 우리나라가 강하다고 하는 제조업마저 생산성이 미국의 반도 안 되는데 과연 그런 거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냐, 그것에 회의가 있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계속 FTA는 반대를 하고 계시는 거고요?  ◆ 장하준  네, 그런 면에서는 미국이고 EU고 마찬가지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지금 질문들도 들어오는 데요. “너무 불안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까 더 불안해 지는데 도대체 바닥은 언제 치는 겁니까? 언제쯤 이게 회복기로 갈 수 있을까요?” 라고 질문 주셨어요?  ◆ 장하준  제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내년 후반기는 돼야 그런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김현정 / 진행  내년 후반기 정도?  ◆ 장하준  그러니까 지금 뭐 나오는 예측이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미국 같은 경우에 실업이 계속 늘어날 거다 이렇게 하는데. 그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 생활 정리하고 다시 일자리 찾고 이렇게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그때까지 우리가 단속을 잘하면서 우리 경기를 튼튼하게 체질도 좀 개선하고요, 이 기회에?  ◆ 장하준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조선 세종1년 대마도 정벌 “왜구 소탕보다 明의 日정벌 차단 전략”

    조선 세종1년 대마도 정벌 “왜구 소탕보다 明의 日정벌 차단 전략”

    조선 세종1년(1419년) 5월, 왜선 50여척이 충청도 비인현을 약탈한다. 이어 황해도에도 잇달아 수십척의 왜선이 출몰한다. 이에 상왕인 태종과 세종은 대신들과 함께 대마도 정벌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이종무를 삼군도체찰사(三軍都體察使)로 임명해 출정 명령을 내린다. 전선 227척과 병력 1만 7285명을 동원한 대규모 원정이었다. 그 결과 대마도 도주는 항복하고, 대마도는 경상도의 일부로 편입돼 조선 정부의 통치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역사는 이를 기해동정(己亥東征)이라고 부른다. 고려말부터 약탈 행위를 일삼아온 왜구의 도발을 참다 못한 조선 정부가 왜구의 근거지를 소탕한 강력한 대응책으로 파악돼 왔다. 하지만 건국 초기 명(明)과 일본 등 주변국과 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했던 조선이 단순히 왜구를 격멸하기 위해 대규모의 군사활동을 벌였다는 점은 의문으로 남았다. 외교 문제로 비화될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선이 대마도 정벌을 감행한 데는 다른 의도와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전면전 회피… 위력 과시 ‘상징적 공격’ 19일 한국역사연구회 학술발표회에서 ‘조선 초기 대마도 정벌의 원인과 목적’을 발표하는 이규철 가톨릭대 강사는 미리 공개한 논문에서 기해동정이 왜구 소탕보다는 명의 일본 정벌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 전략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우선 기해동정 이전 10년간 왜구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꼽는다. 고려말부터 태종 초기까지 기승을 부렸던 왜구의 침입은 태종 9년(1409)부터 크게 감소했다. 10년 만의 왜구 피해에, 그것도 대마도가 조선과의 우호적 관계를 위해 노력하던 상황에서 조선이 대규모 출병을 감행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출정 명령 4일 만에 65일분의 군량과 1만 7000여명의 병력을 준비한 대목도 이전부터 대마도 정벌을 치밀하게 계획했음을 시사한다. 조선의 피해가 뜸했던 때, 왜구의 주요 활동 무대는 명나라 연안지역이었다. 명은 일본 국왕을 통해 왜구를 제어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원도의에 이어 등극한 원의지가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자 일본 정벌을 계획한다. 조선은 명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명이 일본 정벌에 나서면 명과의 관계 개선에 노력해온 태종으로선 이에 개입하지 않을 명분이나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조선은 명의 일본 정벌을 막으려면 명의 왜구 피해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대마도 정벌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대마도 원정군이 대규모 부대 편성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전면전을 회피한 것도 정벌의 목적이 왜구의 격멸이 아니라 조선의 위력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공격이란 추측을 뒷받침한다. 조선은 정벌을 단행하면서도 일본과 대마도와의 관계를 극단적인 상태로까지 몰고 갈 의도는 없었던 것이다. ●여진 지역 영향력 확대 수확 얻어 이 강사는 조선이 대마도를 정벌해 명의 일본 정벌을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대외 목표인 북방지역, 특히 여진으로의 진출과 영향력 확대라는 일거양득을 취했다고 파악한다. 왜구를 제어한 공로로 여진 지역의 실력행사에 대한 명의 암묵적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조선이 사대교린이라는 명분과는 달리 자국의 이익과 외교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마도 정벌을 어떠한 방식으로 이용했는지 살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과학철학자들의 현대기술에 대한 시선

    휴대전화는 언제 어디서나 상대방과 대화를 하도록 돕는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하지만 전자파를 걱정하고, 가끔은 다른 기능을 모른다고 무시를 당하게도 만든다. 살충제 DDT는 해충을 박멸하며 ‘꿈의 신기술’로 칭송받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분비계를 교란하고 환경파괴의 주범이 되는 혐오기술로 전락했다.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줄 아는 인간은 늘 새로운 기술을 갈망하지만 때로는 기술문명에 종속되고, 지배되기도 한다. 기술이 삶을 마냥 편리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기술 때문에 인간은 종속된 삶을 살고 있을까. ‘욕망하는 테크놀로지’(이상욱 외 8명 공저, 동아시아 펴냄)는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진다. 과학, 철학, 미학 등을 전공하고 과학철학 분야의 강의를 하는 저자들은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과학기술의 결과물부터 신경과학, 생명공학, 나노공학까지 과학기술의 역사와 사회문화적 의미, 인간과 관계를 다양한 관점으로 살핀다. 라디오는 독일 나치정권이 이념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수단이기도 했지만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는 흑인인권운동의 도구가 됐고, 자연의 시간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하며 이를 통제하기 위해 시계를 발명했지만 결국 오늘날 인간이 시간에 쫓겨 사는 현실을 동시에 보여주는 식이다. 과학기술의 역사를 되짚는 가운데 기술과 우리 삶의 관계에 대한 저자들의 의견을 엿볼 수 있다.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기술로 인해 권력을 얻은 사람들이 암묵적이고 보편적인 지배와 권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비판적이면서 균형 잡힌 철학과 사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지훈 한국해양대 강사는 “인간과 기술의 그물망이 엮어내는 문명이 세계를 획일화할지, 인간의 창조적 자유와 생성에 이바지할지 성찰할 때 비로소 기술이 ‘현대의 프로메테우스’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과학기술의 결과가 모두 인류를 행복하게 한 것은 아니었음을 고증한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기술의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미래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적 차원의 기술 연구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 과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려울 것 같은 과학과 철학 이야기를 나름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월드이슈] 관타나모 인권상황 어떻기에

    관타나모 수용소가 국제적인 지탄을 받는 이유는 이곳의 열악한 인권 실태 때문이다. 이곳에서 이뤄지는 고문은 관타나모를 거쳐간 수감자들과 미 고위관리들의 증언에서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났다. 이번에는 유엔 조사 결과 미국뿐만 아니라 12개국이 심문에 참여하고 고문을 묵인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마틴 샤이닌 유엔 인권 및 반테러담당 특별보고관은 최근 파리에서 발표한 관타나모 수용소 실태 보고를 통해 이곳에서 심문을 통해 확보된 증거들은 왜곡돼 있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 2005년부터 특별보고관으로 활동해온 샤이닌은 증거들이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대우를 통해 얻어졌으며 여기에는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12개국의 정보기관 및 사법 당국 관리들도 동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 정부들은 심문 요원을 관타나모에 파견하거나 고문상태에 있는 테러 용의자를 심문하는 자리에 동석했다.”면서 “이는 암묵적 고문 공모 행위”라고 지적했다. 샤이닌 보고관의 보고서는 오는 10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논의된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취임 이후 가혹 행위가 더 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폐쇄 방침이 세워지자 간수들이 문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마음껏’ 수감자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변호하고 있는 인권변호사 아흐메드 가푸어에 따르면 간수들이 구타를 일삼고 이로 인해 수감자들이 탈골을 겪고 있다. 또 후추 스프레이를 밀폐된 수용실이나 휴지에 뿌리고, 고문 등 가혹 행위에 항의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는 이들은 의자에 묶어 놓고 음식을 강제로 먹이기도 한다는 것이 가푸어의 주장이다. 또 수감자가 변호사에게 불만 사항을 말한다고 판단한 이들은 변호인과 접견한 수감자를 더욱 괴롭혔고 이에 수감자들이 변호사와의 접견조차 꺼리는 상황이라고 그는 전했다. 이에 대해 이날 관타나모를 방문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관타나모는 잘 운영되고 있었다.”고 부인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미친 금값’… 살때 팔때 6만원差

    ‘미친 금값’… 살때 팔때 6만원差

    금값이 연일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가 사고 파는 가격이 무려 6만원(3.75g 한 돈 기준) 이상으로 급격하게 벌어지고 있다. 금값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상인들이 평소보다 큰 이윤을 붙여 팔기 때문으로, 결국 일반소비자만 고스란히 그 부담을 떠안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경기 성남시 분당에 사는 회사원 정모(38)씨는 최근 돌반지를 팔러 갔다가 주인과 말다툼만 하고 그냥 돌아왔다. 조금 전까지 3.75g 한 돈에 14만 4000원을 쳐주겠다던 금은방 주인이 뒤따라 돌반지를 사러 온 손님에게는 20만원을 부른 탓이다. 정씨는 “돈이 아쉬워 참고 팔려고 했는데 자기가 살 때는 몇 달 전 가격만 주면서 팔 때는 한참 오른 가격으로 이익을 챙기니 어이가 없었다.”면서 “전자제품처럼 중고라고 반 가격이 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제 멋대로라면 결국 일반 소비자만 당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27일 순금(24K) 한 돈의 소매가격은 20만 60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자가 이날 서울 종로의 귀금속상 10여 곳의 소매가를 조사한 결과 소매상인들이 정한 평균 매입가는 약 14만 5000원 정도였다. 팔 때와 살 때 가격이 한 돈에 무려 6만원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지난달까지 금 3.75g을 사고 팔 때 차액은 약 2만원 선(표 참조)을 유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순금 소매가는 11만 7000원 정도로, 금값이 폭등하면서 반 년 새에 10만원가량 올랐다. 하지만 당시 10만 3000원이던 매입가는 고작 4만원 정도 오르는데 그쳤다. 여섯 달 사이 소매와 매입가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진 셈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올까. 우선 상인들이 팔 때 기준은 명확히 밝히면서도 사들이는 기준은 불분명하다는 데 있다. 귀금속판매중앙회는 매일 오전 10시쯤 그날의 환율과 중간이윤을 더한 금 시세를 회원들에게만 고시한다. 상인들은 이 고시 가격을 제시하며 금을 판매한다. 반면 상인들이 사들이는 가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채 암묵적으로 정해진다. 환율과는 달리 사고 파는 가격이 분명히 공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윤 폭은 멋대로 벌어진다. 상인들은 가격이 불안하다 보니 이윤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종로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김모(32)씨는 “평생 금 장사를 한 사람이 보기에도 금값이 무섭게 요동치는 상황에서 마진 폭을 넓혀 놓지 않으면 상인들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본다.”면서 “게다가 요즘은 사는 사람은 없고 파는 사람만 넘치는 것도 매입가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매장에서 금에 대한 중간이윤을 아무리 붙이더라도 마땅히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금 가격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며 “가격을 고시하는 것도 매매가를 통제하거나 위반 업소를 제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담합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제 업소를 직접 신고하면 조사는 하겠지만, 심증만으로는 단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전여옥 폭행사태 진짜 테러맞나 휴가 내놓고 ‘출근하시는’ 우리 부장님은 日 제삿밥 먹는 아버지 7억에 살수있는 세계의 집 TV 없이도 vs TV가 없으면
  • [노사민정 위기극복 대타협]‘기업 잉여금’ 놓고 신경전

    23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타협안을 이끌어낸 노사는 합의서명에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대측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합의 도출 못지않게 합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음은 이영희 노동부 장관, 이세중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 의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등의 일문일답. →임금 동결, 반납, 삭감 여부를 놓고 고민했는데 ‘삭감’이 없어진 배경은. -(이 의장) 노동자 측에서 반발이 있어 ‘임금동결·반납 또는 절감’으로 바꿨다. 이는 경영자 이익을 위한 일이 아니다. ‘삭감’과 ‘절감’의 용어 차이는 있지만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 고통분담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는 같다. -(장 위원장) ‘임금 삭감’이라는 단어는 민감하다. 경영여건이 어려운 사업장에 한해서 임금을 동결, 반납하고 이행 시기도 일자리 나누기 할 때 하자는 것이다. →합의문에 기업 잉여금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문구가 있다. ‘U’자형으로 위기가 계속되면 어떻게 할 건지. -(장 위원장) 대기업에 취약계층을 위한 성의를 보여달라고 한 것이다. 기업은 일자리 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일부 사업장에서 임금삭감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은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는 약속을 기업에 요구한 것이다. -(이 회장)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통을 분담한다는 데 기업도 약속했다. 근래에 ‘잉여금 얼마 있다.’고 자꾸 언론에서 나오는데 기업은 어디까지나 투자를 해야 하는 운명을 갖고 있다. 다만 현재 투자의 대상이 없어서 좀 미진하고 세계 경제가 악화돼서 더 어렵다. 선언적이고 일반적인 의미에서 그런 문구가 들어갔다. 이는 강요나 강력한 약속 같은 의미는 아니다. →임금 절감, 반납이 올해 임단협 지침에 포함되는가. -(장 위원장) 잘되는 기업까지 임금을 동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올해는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 회장) 올해 노총과 경총에서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서로 이해했다. →합의문 이행 방안은 어떻게 점검하나. -(이 의장) 국무총리실 안에 이행점검단 같은 기구를 만들어 정부 부문의 역할을 점검하고, 민간단체들은 정부가 제대로 이행방안을 실천하는지 점검할 것이다. -(이 회장)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고용 안정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대전제는 당장 우리에게 걸려 있는 고용안정을 위한 고통분담이다. →취약계층, 비정규직 문제를 위한 재정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이 장관) 비정규직뿐 아니라 취약계층 등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많은 재원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지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단계다. 추경의 규모를 미리 맞춰서 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를 이해해 달라.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김수환 추기경 추모] 추기경이 남긴 가르침

    ● 다툼·갈등의 세상 묵묵히 품어 내-김지길 목사 김수환 추기경은 그저 딱 한 번 만났을 뿐이었다. 하지만 늘 마음 속의 친구처럼, 때로는 듬직한 동지처럼 가까운 느낌이었다. 나는 1923년생이고 김 추기경은 1922년생이니 나이도 비슷했고, 비록 교파는 달랐어도 신을 섬긴다는 입장에서도 그러했다. 게다가 민주화에 대한 열망 하나로 그 엄혹했던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시절을 헤쳐온 연대 의식도 컸을 것이다. 참 말없고 묵묵한 분이었다. 자신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자신이 이야기하기보다는 늘 남의 이야기를 듣는 축이었다. 그래서 생각이 다른 이도, 기대에 못미침을 불평하는 이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이도 모두 한 품에 넉넉히 안아냈다. 그날도 그랬다. 그날 나는 명동성당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김수환 추기경과 마주 앉았다. 아마도 1986년 남짓인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는 개신교도 천주교도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 독재정권에 저항하고 민주화운동을 펴나가던 상황이었다. 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회장으로서 김 추기경을 만나 전두환 정권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내자고 제안했다. 당시 개신교와 천주교 모두 몇 차례씩 성명서를 내며 독재정권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을 때였지만 각자의 영역에 머물렀을 뿐이었다. 단결과 연대가 절실했다. 우리의 힘과 목소리를 더욱 키우기 위해 같은 목소리를, 같이 담아서 내보자는 취지로 명동성당을 찾은 것이고 김 추기경에게 이같이 제안한 것이었다. 이날 김 추기경은 묵묵히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온화한 표정으로 긍정의 미소를 보내며 공동성명을 함께 내자는 것에 동의했다. 하지만 결국, 공동성명을 내지는 못했다. 비슷한 목소리로 각자 성명서를 내는 데 그치고 말았다. 당시 추기경 비서실에서 공동 성명의 형식을 반대했다는 후문을 들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화가 나거나 서운하지는 않았다. 이미 김 추기경에게 충분히 마음이 전달됐고, 김 추기경의 마음을 전달받았기 때문이었다. 그 뒤로 그이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1987년 6월 들불처럼 번졌던 뜨거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도, 투쟁의 방향을 고민하는 회의석상에서도 김 추기경은 없었다. 여기저기 나다니는 것이 아니라 든든한 어른의 역할이 그의 몫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친구이자 동지로서 늘 함께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리고 어제 저녁에 TV를 통해 선종 소식을 들었다. ‘아, 먼저 갔구나.’하는 생각이 맨먼저 들었다. 병상에서 고통스러운 시간도 있었지만 그렇게 편안하게 갔으니 다행스럽다. 다툼과 갈등, 미움이 끊이지 않는 세상에서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몸으로 보여줬던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가 새삼 다시 울려퍼질 수 있게 된 점도 다행스럽다. 참 존경스러운 분을 이제는 이 세상에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돼 울적하다. 나중에 다른 세상에서 만나게 되면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전 KNCC 회장> ● 낮은 곳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기-유시춘 작가 김수환 추기경은 가난과 폭력과 야만의 시대에 가위눌려 지내던 이 척박한 우리 현대사의 한가운데 늘 계셨다. 부끄러운 ‘유신’왕정 시대에 민주공화국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기본적 자유와 권리가, 그 아름다운 헌법의 가치가 한낱 휴지처럼 구겨박혔을 때 명동을 중심으로 하는 사제들은 ‘진리와 양심을 외면하고 거역하는 집권자의 죄악’을 직시하고자 분연히 일어났다. 그때부터 명동은 민주 회복과 인간다운 삶을 꿈꾸는 노동자와 농민을 비롯한 이땅의 가장 낮은 곳에 거주하는 가난한 이들의 등대이자 구난처가 되었다. 그러다가 ‘폭도’의 누명을 쓴 채 거처할 곳 없이 황량한 거리를 배회하던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들과 그 가족들이 처음으로 기댄 곳도 김 추기경이었다. 80년대 들어 군사정권의 압정이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았을 때, 캠퍼스마다 성난 물결이 넘치고 감옥이 양심수들로 그득했을 때, 우리는 명동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크나큰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민주화의 들불로 타오르기까지 수많은 회의와 집회와 농성은 명동에서 진행되었다. 우리는 명동의 어르신인 당신의 허락을 얻지 않았다. 김수환 추기경이 계셨으므로 그곳은 바로 우리의 ‘진지’라고 지레 믿었다. 1986년 찌는 듯한 어느 더운 날에 우리는 ‘부천서 성고문사건 규탄연대집회’의 장소를 구하기 위해 김 추기경을 찾았다. 그때 동석한 한 야당 지도자를 향해 김 추기경께서는 ‘국민이 선출해 주었으면 국회에서 잘해야지.’하시며 마뜩잖아하셨다. 우리는 그 말씀조차도 암묵적 동의와 격려로 알고 집회를 강행했고 그곳은 수라장이 되었다. 하여, 드디어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된 그 ‘명동농성’이 있게 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명동은 김 추기경이 있어 어두운 시대의 지친 영혼들이 쉴 수 있었다. ‘고문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라고 절절한 소망을 외치던 그 수많은 수녀님과 신부님들의 행진을 우리 역사가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승이었던 예수의 가르침이 교회의 견고한 벽을 뚫고 중생의 번뇌로 출렁이는 사바세계로 현현한 순간이었다. 그때 교회는 진실로 화려하고 장중한 교회건물로부터 그리고 성탄절마다 소리내는 자선냄비로부터 해방되어 이땅의 고난 속에서 스스로 거듭난 것이었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린 이 땅의 모든 양심, 고해에 허덕이며 내일에의 꿈을 잃지 않은 고달픈 중생들에게 이제 김수환 추기경은 영원한 ‘이데아’요, ‘역사’요, ‘대중의 의지를 대표하는 위인’이었다. 우리 시대는 아직 위인을 부르고 있다. 빈자의 절규는 하늘을 찌르는데 권력은 자꾸 뒷걸음치려 한다. 바라건대 부디 생전처럼 높은 곳에 계시지 아니하고 ‘아무 곳에나 잘자라는 앉은뱅이 민들레로 돋아/ 타는 마음으로 이 땅을 지켜보다/ 꽃 다하면 풀씨로 산천 떠돌며’ 이 땅을 굽어 살피시기를. <전 국가인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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