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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차 핵정상회의 유치, 평화의지 보일 기회다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이어 어제 한국이 오는 2012년 2차 회의 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의는 핵클럽에 가입한 초강대국을 포함해 국제정치의 지도급 국가로 꼽히는 5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최고위급 회담이다. 그런 만큼 우리가 핵 폐기에서 핵의 평화적 이용에 이르기까지 범세계적 이슈인 핵문제 해결에 주연으로서 당당하게 이니셔티브를 취해야 할 무대로 기대된다. 올해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를 여는 우리는 이미 아셈(ASEM)·에이펙(APEC) 등 굵직한 정상회의를 유치한 경험이 있다. G20 정상회의가 주로 경제이슈를 논의한다면, 2차 핵안보정상회의는 안보분야의 핵심 의제인 핵문제를 다루게 된다. 잘만 하면 G20 회의 이상으로 국격 제고의 결정판이 될 개연성이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위협으로 늘 정정이 불안한 분단국이라는 선입견을 털어낼 호기다. 우리가 범세계적 비핵화 의지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한반도가 평화의 메카로 자리잡게 되는 행복한 기대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당국자들이 남다른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주도로 시작된 이번 1차 정상회의는 ‘현존하는 핵안보 관련 모든 의무의 전면적 이행을 위해 노력한다.’는 등 12개항의 정상 성명을 채택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는 고농축우라늄(HEW)을 전량 폐기하겠다고 여기에 발을 맞췄다. 이런 소식들이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오바마 독트린이 어느 정도 주효했다는 방증이라면, 2차 회의에서 ‘이명박 독트린’을 어떤 콘텐츠로 채울 것인가는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우리로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최상의 목표일 게다. 국제적 핵 폐기 의지를 결집해 북핵 폐기를 견인하는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원전 강국으로서 핵의 평화적 이용도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외교적 정지작업이 긴요하다. 우선 한·미 간 북핵 공조에 틈이 없어야 한다. 혹여 미 조야에 핵 폐기 아닌 비확산에 방점을 찍으며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암묵적으로 인정하려는 기류가 있다면 미리 쐐기를 박아야 한다. 평화적 목적의 핵폐기물 재처리가 가능토록 미국을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2012년까지 남은 2년은 그리 길지 않다.
  • 스승과 제자 영화 ‘클래스’처럼 마주앉아보니

    스승과 제자 영화 ‘클래스’처럼 마주앉아보니

    우리 사회에 교육만큼 복잡한 문제가 또 있을까. 하지만 대부분의 고민은 ‘대학 입시제도’에 관한 것뿐이다. 교사와 학생들이 몸담고 있는 학교 현장에서 정작 ‘제대로’ 가르치고 또 정말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교사와 학생들은 제대로 ‘소통’하고 있을까. 마침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 문제를 다룬 프랑스 영화 ‘클래스’가 새달 1일 개봉한다. 시사회가 끝난 뒤 ‘솔직 토크’를 가져보자는 서울신문의 제안에 서울여고 교사들과 고3 학생들이 흔쾌히 응했다. ‘클래스’는 6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주제 영화 ‘클래스’로 바라본 한국 학교의 소통 문제 ●토론자 서울여고 사서교사 손서영(29), 국어교사 신성민(34), 3학년 학생 김기린(17), 소다솔(18), 옥민송(18), 이현정(18) ●사회 이경원 서울신문 영화 담당 기자 ●시간·장소 3월12일 오후 10시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 사회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이 리얼리티가 살아 있더군요. 어떻게 보셨나요. 기린 한국 학교는 위계질서가 확실하잖아요. 하지만 프랑스는 너무 달랐어요. 우리가 보기엔 정말 버릇없는 질문임에도 선생님은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요. 그만큼 프랑스 교육은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부러웠어요. 민송 맞아요. 우리나라라면 정말 미치지 않고는 하지 못할 행동을 선생님 앞에서 자연스럽게 하고, 선생님은 또 그걸 받아줘요. 학생들은 “선생님은 우리를 존중해 주지 않는데 왜 우린 선생님을 존경해야 되죠?”라고 당당하게 묻잖아요. 기린 하지만 소통이 많으면 그만큼 갈등이 많아진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실 제가 보기엔 영화 속 수업이 제대로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허구한 날 부딪치고 오해가 생기잖아요. 다솔 아무리 프랑스라 해도 인간과 인간으로서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들이 너무 많아요. 사실 교사도 사람인데, 인내에 한계가 있죠. 주인공 마랭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말 실수를 했던 것도 학생들의 반항 수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회 슬슬 선생님 눈치를 보는 분위기인데요(모두 웃음). 하지만 소통이 익숙지 않기 때문에 프랑스 학교의 현실이 불편하게 다가온 것은 아닐까요. 우린 일방적인 관계에 너무 길들여져 있으니까 자유롭게 토론하는 게 갈등처럼 보이는 거죠. 신 교사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은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대학 입시라는 급박한 상황이 눈앞에 있잖아요. 자유롭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보다 문제 하나라도 더 풀어보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죠. 현정 우리 교육이 입시 위주로 흘러가다 보니 학생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듣기란 무척 어렵잖아요. 사실 모든 게 성적순이고요. 하지만 영화에서는 선생님들이 문제학생과 얘기를 나눌 때 성적과 인격 가운데 무엇이 더 심각한지 토론하잖아요. 우리 같았으면 무조건 성적이 우선이었겠지만, 영화에선 이를 가지고 저울질하죠. 민송 이런 면에선 차라리 학원이 더 자유롭기도 해요. 학원은 학교보다는 덜 경직돼 있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나요. 학원 선생님은 학교 선생님에 비해 더 친구 같고 가깝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사실 학교 수업시간은 소통은커녕 너무나 조용해요. 신 교사 그렇다고 우리 현실과 마냥 다르진 않아요. 표현 방식이 다를 뿐 프랑스 학교와 우리 학교가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가령, 새학기가 되면 교사와 학생 간의 암묵적인 기 싸움이 있죠. 프랑스 학교가 좀더 노골적일 뿐 기싸움이란 측면에선 우리와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그리고 방학이 되면 수많은 갈등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끝나요. 영화도 그렇죠. 왠지 방학을 하면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들이 많이 생각나거든요. 손 교사 저는 교사와 교사의 소통이 가장 눈에 들어왔어요. 작은 사안에 대해서도 서열에 관계 없이 교사 모두가 세세히 토론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요. 같이 가는 분위기라고 할까요. 사실 교사와 교사의 소통이 기본이 되야 교사와 학생의 소통도 가능한 게 아닌가 싶어요. 사회 만일 영화에서처럼 학생들이 막무가내로 반항을 한다면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손 교사 일단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봐요. 반항을 한 아이도 자신의 잘못을 알지만 단지 자존심 때문에 강하게 나갈 때가 많거든요. 시간이 지난 뒤 불러서 얘기하는 겁니다. 둘 다 흥분하면 수습이 안 되니까요. 신 교사 비슷한 생각입니다. 대립각을 같이 세워 큰 일이 생긴 사례를 몇 번 본 적 있어요. 교사가 강하게 나가면 부작용도 크고요. 하지만 교사들에게도 이젠 학생들을 상대할 무기가 점점 없어지고 있긴 해요. 교사나 학생이나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죠. 사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영화도 프랑스 교육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의 교육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를 떠올려 볼까요. 몽둥이를 들고 있는 선생님, 운동장에서 뺑뺑이를 도는 학생들이 항상 나옵니다. 그만큼 우리 교육의 소통이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방증이죠. ‘클래스’는 자유로운 소통은 당연한 것이고, 그 와중에 생겨나는 문제들을 짚어내요. 우리보다 몇 단계 더 나아간 고민을 하고 있는 셈이죠. 그 점을 생각하면 왠지 씁쓸합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정리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아카데미의 여신’들, 올해의 드레스 코드는?

    ‘아카데미의 여신’들, 올해의 드레스 코드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는 전 세계 여배우들에게 있어 영화상 수상 자체보다 더 중요해진 요소는 바로 드레스다. 레드카펫 위에서 여신의 자태와 매혹적인 패션을 과시하는 것은 ‘시상식의 꽃’인 여배우의 존심은 물론, 팬들에게도 아카데미 최고의 관전 포인트를 제시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선 여배우들의 드레스에는 몇 가지 암묵적인 룰이 있다. 먼저 파격보다는 우아함을 최대한 살린 롱 드레스.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권위의 영화상에 참석한 만큼 영화인으로서 우아하고 정중한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가 있다. 또 하나는 지난 레드카펫 드레스 스타일의 부분적인 답습이다. 패션 관계자들을 물론, 이에 못지않은 팬들의 날카로운 시선에 노출되는 배우로서 레드카펫 드레스 선택은 무척 신경 쓰이는 일이다. 이에 지난해 호평 받은 드레스의 복습은 일종의 보험이 된다. 올해 제82회를 맞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배우들은 어떤 드레스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까. 최근 3년 동안 ‘아카데미의 여신’들이 사랑한 드레스에 의외의 답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 2009년, “나만 바라봐!” 지난해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할리우드 여배우들은 최대한 눈에 잘 띄도록 저마나 색다른 드레스를 고르려고 고심한 흔적이 묻어났다. 2009년 아카데미는 컬러는 물론, 스타일조차 각양각색인 드레스들이 등장해 특정한 경향성을 찾기 힘든 해였다. 여주주연상 후보였던 안젤리나 졸리는 남편 브래드 피트의 블랙 슈트에 맞춰 엘리 샤브의 블랙 튜브톱 드레스를 선택했다. 반면 사라 제시카 파커는 웨딩드레스 같은 디올의 흰 드레스를 입었다. 모델 하이디 클룸과 ‘맘마미아’의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2008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드레스 컬러를 복습해 붉은색 드레스로 시선을 모았다. 이외에도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히로인 프리다 핀토의 푸른색 드레스와 나탈리 포트먼의 분홍빛 드레스 등 다양한 컬러가 등장했다. ◆ 2008년, 레드카펫의 붉은 장미 2008년 제80회 아카데미를 규정한 컬러는 단연 ‘레드’(Red)였다. 당시 시상식에 참석한 여배우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열정적인 컬러의 드레스를 선보이면서 레드 카펫 위를 붉게 물들였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는 짙은 레드 컬러의 마르케사 드레스를 입어 유난히 흰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캐서린 헤이글도 에스까다의 붉은 드레스로 특유의 건강미를 더했다. 또 하이디 클룸은 존 갈리아노가 독특하게 디자인한 붉은 드레스로 여왕의 이미지를 선보였다. ◆ 2007년, 파스텔 컬러의 여신 2007년 제 8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유난히 밝고 사랑스런 파스텔 컬러의 드레스가 많이 나타났다. 간간이 붉은색과 보라색 드레스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여배우들은 대체로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흰색과 파스텔 톤 드레스를 입었다. 앤 해서웨이는 검은 리본으로 장식한 하얀 드레스로 고전적인 우아함을 뽐냈고, 비욘세는 각선미와 클래비지를 드러낸 흰색 드레스로 섹시함을 과시했다. 또 페넬로페 크루즈와 기네스 펠트로는 연한 인디언 핑크 드레스로 소녀 같은 면모를 드러냈다. 사진 = 오스카 공식 홈페이지(http://oscar.go.com/)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열린세상] 중국경제 모니터링을 강화할 때/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중국경제 모니터링을 강화할 때/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승리는 쉬워도 지속시키기는 어렵다.(勝非爲難, 持之爲難)’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금년도 중국경제에 대한 함축적 표현이다. 지난해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물론 세계 전체가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때 유독 중국만 8.7%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분명 승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경제의 성장 동력을 분해해 보면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된다. 우선 전체 성장의 92%가 투자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민간 기업의 설비투자는 위축된 반면 정부, 특히 지방정부 주도하에 사회간접자본(SOC) 위주로 투자가 진행되면서 실물경제보다는 부동산 등에서 투자의 혜택을 보고 있다. 그동안 균형을 유지하던 재정수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3%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투자의 지속성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지난해 3·4분기부터 투자는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의 성장기여도는 53%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 -45%를 보전하였으나 승용차 등록세 감면, 가전하향(家電下鄕)과 같은 보조금 지원 등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바 컸다. 아직 전반적인 국민소득 수준이 낮은 탓도 있겠지만 전통적으로 중국의 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미만을 보이고 있어 경제회복을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비도 지난해 2·4분기를 정점으로 증가율이 대폭 둔화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주도의 인위적인 고도성장과 세계경제의 불안정으로 인해 올해 중국경제는 다양한 형태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견돼 우리의 주의를 요한다. 그중 중요한 것들을 간추려 보면 첫째, 위안화 절상 여부와 그에 따른 파장이다. 지난해 중국정부가 위안화 환율을 약세인 미국 달러에 거의 고정시키면서 외환보유고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연말 외환보유고는 2조 400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한해 동안 무려 4531억달러나 증가하였다. 그동안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수출도 지난해 12월부터 두 자리 숫자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위안화 절상 압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정부의 위안화 환율 지키기가 한계에 달하고 있어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중국발 인플레이션과 자산시장 거품 붕괴이다. 지난해 중국정부의 암묵적 지지 하에 은행의 신규대출은 예년의 두 배 이상 늘어나 무려 10조위안대를 기록하였다. 대부분의 신규대출이 증시나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산시장의 거품이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금년 초 지불준비율을 인상하면서 과다한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으나 워낙 풀어놓은 것이 많아 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금융위기 이후 마이너스를 나타냈던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되었다. 여기에 각 지방정부들이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최저 임금을 금년 초부터 10% 이상씩 경쟁적으로 인상하고 있어 물가 상승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만약 금년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0%대를 기록하고 물가 상승 폭도 3~4% 수준을 나타내면 중국정부는 금리 인상에 심한 유혹을 느낄 수 있다. 셋째, 공급과잉과 국진민퇴(國進民退) 현상의 심화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공급과잉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철강, 시멘트는 물론 가전, 자동차, 조선, 풍력발전 등 공급과잉 산업의 범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정부는 국유기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민간기업의 시장지배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국유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는 바이차이나 정책과 반덤핑 조치 남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한국의 대중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사상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그만큼 중국경제의 일거수 일투족에 한국경제가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중국경제의 동향을 점검할 상시체제가 국가적 차원에서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와 민간의 금융, 산업, 중국 전문가 등이 정기적으로 자리를 함께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대안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
  • [TV 비평] 일밤 ‘우리 아버지’를 보고

    [TV 비평] 일밤 ‘우리 아버지’를 보고

    여기 한 고등학생이 있다. 문제아 ‘최기표’다. 학교 폭력서클인 ‘재수파’를 조직해 친구들을 괴롭힌다. 하지만 같은 반 반장 ‘임형우’는 기표를 돕는다. 기표의 어려운 가정형편을 알리고 모금운동에도 앞장선다. 형우의 노력으로 기표의 사연은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영화로도 제작된다. 하지만 기표는 도망쳐 버린다. “무서워서 살 수가 없다.”는 짤막한 편지를 남기고. 전상국의 단편소설 ‘우상의 눈물’ 내용이다. 소설은 물리적 폭력에 맞선 암묵적이고 지능적인 폭력을 소개한다. 부끄러운 가정사가 낱낱이 공개되면서 기표가 느꼈을 공포를 통해 ‘동정’(同情)이란 감성도 충분히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웅변한다. MBC의 간판 예능프로 ‘일요일 일요일밤에’(일밤)가 올 들어 신설한 ‘우리 아버지’ 코너는 신동엽, 김구라 등 예능MC들이 길거리에서 평범한 아버지를 만나 그들의 사연을 듣고 소개한다. 연예인들의 가십이나 수다가 아닌, 평범한 이웃의 사연을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공익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소설 ‘우상의 눈물’이 전하는 메시지처럼 동정과 공감대 형성이라는 명분 아래 ‘합법적 폭력’을 여과 없이 내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지난주 말 방송분은 당뇨로 고생하다 아내와 이혼하고 홀로 딸과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의 사연을 전했다. 김밥집에서 만난 아버지는 자신의 고달픈 삶을 절절이 토로했다. 고등학생 아들은 등록금을 내지 못해 걱정이 한가득이고, 큰딸은 아버지 병수발 때문에 고교 진학조차 못 했다며 눈물을 쏟았다. 제작진은 아들에겐 고등학교 등록금을, 딸에겐 검정고시 학원 수강증을 전달해 주며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시청자들도 가슴 아픈 사연에 눈시울을 적셨다. 일밤뿐 아니라 일반 교양 프로에서도 종종 접하는 장면이다. 그 속에서 제2, 제3의 ‘기표’를 본다. 방송은 숨기고 싶은 가정사를 지나칠 정도로 적나라하게 끄집어낸다. 심지어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 나이까지 낱낱이 공개한다. 아직은 어려 거부감이 없다 할지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의 동정 어린 시선을 의식하게 될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찍힌 ‘불쌍한 존재’라는 낙인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이들의 상처는 누가, 어떻게 치유해줄 것인가. 제작진은 출연 당사자들의 사전동의 아래 촬영을 진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섬세해야 했다. 적어도 아이들만큼은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 음성 변조를 하는 식의 배려가 필요했다. 당사자들도 동의했다는 합리화 속에 시청자의 눈물샘을 어떻게든 좀 더 자극하고 감동을 끌어내려 한 것은 아닌지, 제작진은 반성해볼 일이다. 공익성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공익 트라우마’에 갇혀 본말이 전도된 것은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에게 은연 중에 ‘불쌍한 아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겨 넣는 것이야말로 공익의 탈을 쓴 합법적인 폭력이기 때문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폭력없는 학교 만들기 이렇게

    폭력없는 학교 만들기 이렇게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학생 수십 명이 한 여학생의 교복을 강제로 찢고 머리에 케첩을 뿌리는 등 집단 괴롭힘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퍼졌다. 이를 본 네티즌들이 가학 학생을 비판하는 댓글을 잇따라 올리고, 일부는 “철없는 짓을 한 관련자들을 처벌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번 달 들어 학교폭력 사례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지난 5일 또래 여고생에게 앵벌이를 시키다가 감금하고 성폭행한 10대가 부산에서 경찰에 적발됐다. 이 여고생은 17시간 동안 감금당하다가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려 전신골절을 입고 탈출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는 여학생이 같은 반 급우를 5시간 동안 끌고 다니며 집단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7일에는 경북 구미에서 중학생 3명이 학교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입건됐다. ●학교폭력의 일상화·구조화 심각 학교폭력이 감금·폭행치사 등 강력범죄로 연결된 이런 사례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2월은 학교폭력이 다시 불거지는 달로 분류된다. 겨울방학을 마친 학생들이 개학을 하며 다시 대면하게 되고, 진급을 앞두고 가해학생 집단 내의 서열이 재정비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드러난 대전의 한 중학교 동급생 집단폭행 사건에서도 가해자들은 “피해학생이 방학 동안 돈을 상납하지 않았다.”는 것을 폭행의 이유로 꼽았다. 일련의 사건들이 이미 알고 있거나 연고가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최근 학교폭력 사건들이 일상화, 구조화 되어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일선 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강력범죄로 이어진 사건을 되짚어 보면, 어느 시점에서 동급생·담임교사·학부모가 방관하는 순간이 포착되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등이 발간한 학교폭력 예방에 관한 가이드북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전교조가 내놓은 학교폭력 예방 매뉴얼인 ‘따돌림, 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급만들기’에서는 현장에서 일어난 학교폭력 사례를 많이 실었다. 그리고 ‘방관하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원칙을 제시했다. 전교조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예로 들며 방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을 구조해주지 않았을 때나 위험한 상황을 방관했을 때 처벌하도록 한 법이다. 전교조는 책을 통해 “방관은 거짓과 불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고, 곧 가해를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과 같다.”면서 “방관으로 인해 교사들이 학교폭력을 조기에 발견할 수 없게 만들어 가해행동의 정도가 심화된다.”고 설명했다. ●공개적 사과 등 학생지도 신경써야 폭력을 방관한다는 것은 피해자에 대해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감정이입이 결여된 상태를 뜻한다는 것이다. 방관의 반대 개념은 싸움을 말리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교사에게 신고하는 것과 피해 학생에게 구호 조치를 해주는 것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전교조는 “방관하는 아이들은 부당한 폭력을 보면서도 막지 못하는 자신이 비겁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괜히 개입했다가 자신도 폭력을 당할까봐 모른 척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면서 “폭력이 학급에서 일어날 경우 그것을 보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해학생에게 공개적인 사과를 하게 하는 등 학급 아이들의 지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교폭력의 일상화가 진행되면서 장난으로 위장한 따돌림과 폭력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문제를 맞닥뜨린 교사들은 반 전체 학생에게 쪽지 등을 통해 가해학생에 대한 느낌과 해결방안 등을 적게 했고, 가해학생 상담을 통해 피해학생이 느끼는 정도를 일깨운 뒤 피해학생에 대한 사과를 유도했다. 전교조는 8일 “학교 폭력은 우리 사회 전체가 가지고 있는 폭력 문화의 축소판”이라면서 “학교는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구조적 틀을 갖춰야 하고, 교사와 학부모도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단체장·의원·교육감 ‘8번 기표’ …3월4일까지 공직 사퇴해야

    단체장·의원·교육감 ‘8번 기표’ …3월4일까지 공직 사퇴해야

    6·2 지방선거 120일 전인 다음 달 2일부터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후보자 등록업무를 시작으로 지방선거 관리체제로 전환한다고 24일 밝혔다. 선관위는 또 “공직선거법 등 개정된 정치관계법이 25일부터 공포,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행정·교육권력 동시교체 가능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 지역구 의원, 광역 비례대표 의원, 기초 지역구 의원, 기초 비례대표 의원, 교육감, 교육의원을 선출해 처음으로 ‘1인8표제’가 이뤄진다. 정당은 교육감, 교육의원 후보를 공천할 수 없다. 다만 교육의원의 경우 선거구가 너무 넓다는 지적에 따라 여야 모두에서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해 정당 추천 비례대표로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일고 있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에서 이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집권 3년차를 맞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차기 대선 전초전 등의 성격을 띠고 있다. 더욱이 광역단체장 후보와 교육감 후보가 암묵적인 ‘러닝 메이트’ 체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어 한 지역의 행정 권력과 교육 권력이 동시에 바뀔 수도 있다. 다음 달 2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 업무가 시작되면 예비후보자는 선거사무소를 설치해 유권자에게 전화, 홍보물 발송, 이메일·문자메시지 발송 등 제한적인 방법으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시·도지사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려면 등록 전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현역 단체장은 사퇴할 필요가 없으며 등록시점부터 선거일까지 부단체장이 그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이어 다음달 19일부터는 광역·기초의원 및 기초단체장 선거 예비후보자가 등록을 하게 된다. 다만 군(郡)의원 및 군수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은 3월21일부터 시작된다. ●금품수수 벌금상한 등 하향조정 선관위는 5월13~14일 후보자 등록신청을 접수하며, 5월20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6월1일까지 13일간 공식 선거운동이 펼쳐진다. 새 정치관계법 시행에 따라 3월14일부터는 정당 지지도나 당선자를 예상케 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여론조사 목적·방법·일시 등을 조사개시 이틀 전까지 선관위에 서면신고해야 한다. 또 현역 지방자치단체장은 3월24일부터 모든 광고에 출연할 수 없다. 불법으로 금품을 받은 유권자에게 해당 금액의 50배를 물게 하는 벌칙조항은 ‘10배 이상 50배 이하’로 조정됐고, 과태료 상한선도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아졌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이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직했을 경우 본인의 사직으로 인해 치러지는 해당 지역구 보궐선거에는 참여할 수 없다. 후보자가 재산, 병역, 납세자료 등을 제출하지 않으면 후보자 등록이 무효처리된다. 지자체 부단체장 등 공무원이 후보자가 되려면 종전보다 30일 빨라진 선거일 전 90일(3월4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은 현역 국회의원이 선거에 나설 경우에는 후보자등록 신청 전까지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창구 허백윤기자 window2@seoul.co.kr
  • ‘빵셔틀·투명인간’ 등 새 유형의 폭력 예방·교육에 초점

    ‘빵셔틀·투명인간’ 등 새 유형의 폭력 예방·교육에 초점

    ‘빵셔틀, 빵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는 신조어이다. 원래는 빵돌이라고 불렀다. 교내에서 힘을 이용해 힘없거나 따돌림 당하는 다른 학우를 괴롭히는 이른바 일진에게 빵을 사오는 사람이다. 심부름의 종류에 따라 돈셔틀, 버스셔틀, 가방셔틀 등이라고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방송통신위원회·복지부·경찰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5개년 기본계획’(2010~2014년)에서 학교폭력의 새로운 유형으로 지목한 ‘빵셔틀’을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백과에서는 이렇게 정의했다. 교과부 등은 2004~2009년 ‘1차 5개년 계획’에 이어 ‘2차 계획’을 세웠다. 집단 따돌림인 ‘왕따’가 집단폭행에 의한 사망 등으로 이어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나왔던 ‘1차 계획’과 비교해 ‘2차 계획’에서는 보다 은밀해지고, 조직적이고, 한층 벗어나기 어려워진 새로운 유형의 학교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방향을 잡았다. ‘1차 계획’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사건이 발생하면 여론이 들끓다가 잠잠해지면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는 폭력사건 관련 정책답게 초기에 비해 정부와 사회적 의지가 약화됐다는 시각도 있고, 반면 시시각각 진화하는 학교폭력에 맞춰 정부 부처별로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은 결과 ‘2차 계획’ 수립이 수월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전자가 학교폭력 발생빈도 등 숫자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분석이라면, 후자는 형식적인 생색내기식이 아닌 상담교실 wee를 운영하는 등 실질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찾아가는 정책이 늘었다는 평가에 따라 후한 점수를 준 결과다. 예컨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2005년 2518건, 200 6년 3980건, 2007년 7667건, 2008년 8813건으로 늘어났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학교폭력 피해경험을 물은 결과 ‘있다’고 답한 비율은 17.6%, 16.1%, 10.6%, 11.3%로 다소 줄었다.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의 경우 욕설처럼 물리적인 폭행이 없는 경우에도 위원회를 소집할 때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제시된다. 학교폭력에서는 양적인 통계뿐 아니라 질적인 사례에서 시사하는 바를 찾을 필요도 있다. 학교 현장에서 폭력이 조직적이고 암묵적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빵셔틀만 해도 처음에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옆반에서 교과서를 빌려 오라는 등의 심부름으로 시작해 편의점 절도, 금품요구로 발전하는 경우가 흔하다. 마찬가지로 ‘왕따’라는 말로 대표되던 집단 따돌림은 괴롭히는 대신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투명인간’으로 바뀌었다. 때리고 돈을 뺏은 가해자가 목격자 등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발신자 번호를 없앤 문자 메시지로 “너만 믿는다”는 식의 암묵적 협박을 보내는 식이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등에 의해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는 경우를 학교폭력에 추가한 것도 ‘1차 계획’ 도중이었다. 이런 까닭에 ‘2차 계획’에서는 질적인 효과 측정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예방교육, 피해자·가해자 상담, 맞춤형 대책 마련, 교원과 학부모 교육 등이 강화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조기예방 교육 ▲학교급별·단계별 맞춤형 예방교육 ▲학교폭력 책임교사의 전문역량 강화 ▲지역단위 가해·피해학생에 대한 진단·상담·선도 시스템 구축 ▲경미한 폭력행위에 대한 맞춤지도 ▲고위험군 학생에 대한 전문상담과 학부모 특별교육 의무화 ▲가족상담과 캠프 등 학교폭력 피해가족지원 프로그램 ▲직장 등으로 찾아가는 학부모 연수 등은 ‘2차 계획’에서 신설되거나 강화된 정책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1차 계획 성과·한계 2004년부터 5년 동안 추진된 ‘1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5개년 계획’ 동안은 인프라 구축이 중점적으로 이뤄진 기간이었다. 지난해 현재 폐쇄회로(CC)TV 설치율은 58.9%, 학교 현장에 전직 형사와 교사를 배치하는 배움터 지킴이 배치율은 26.8%에 이르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차 계획’ 기간에도 인프라 구축을 늘릴 방침이다. 2011년 CCTV 설치율은 90%까지, 배움터 지킴이 배치율은 70%까지 늘리기로 했다. 인프라 구축의 어두운 점은 폭력 행위를 은밀한 곳으로 숨어들게 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CCTV 아래에서 버젓이 폭행을 할 일이 없으니, CCTV가 학교 근처에서 잠든 술취한 사람 적발용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배움터 지킴이 역시 현장에서의 역할이 미미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형사 출신 지킴이가 학교에 있긴 하지만, 학교 근처를 순찰하는 게 일의 전부”라면서 “가끔 등교를 안 하고 학교 앞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 학생들을 등교시키는 정도가 계도활동이다.”라고 말했다. 중학교가 의무교육이 되면서 정학·퇴학 등의 제재조치가 사라져 사실상 청소가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줄 최고의 벌이 된 상황에서 학교폭력 예방과 계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지킴이 제도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 역시 ‘2차 계획’에서 다듬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담임 교사가 방치해서, 학부모가 ‘따돌리고 싶으면 따돌려도 된다’고 잘못된 교육을 하기 때문에 학교폭력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집단상담·가족캠프 프로 정책 채택” “화를 못 이기겠는지 아이가 저를 심하게 때릴 때도 있어요. 이런 얘기를 어디에 가서 하겠어요.” “저만 맞는 엄마인 줄 알았어요. 아이가 따돌림 당하고 맞고 다닐 때 해준 게 없는 죄인이니까 그냥 참았죠.”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 협의회(학가협)가 1년에 한두 차례씩 개최하는 학부모 집단상담과 캠프는 늘 통곡으로 끝을 맺는다. 학교폭력으로 멍든 자녀를 둔 부모들을 짓누르던 죄의식과 분노가 폭발하는 순간이다. 피해자 가족이라고 세상에 알려지면 더 짓밟힐까 두려워 싸매뒀던 서로의 상처를 발견하고, 다른 이의 고통을 공감하기도 한다. 이렇게 털어놓기를 몇 십 차례 반복했을 때 고통을 딛고 일어설 힘이 생긴다. 2년 전쯤 피해자 가족에게 스스로를 털어놓을 공간이 필요하다고 착안,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만든 이가 조정실(52·여) 학가협 회장이었다. 조 회장은 이 곳에서 피해자로서의 절절함을 토로하는 역할부터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멘토 역할까지를 모두 맡는다. 10여년 전 친구였던 아이들로부터 중학생 딸이 집단폭행을 당해 내리 사흘을 혼수상태로 버텼을 때부터, 그래서 가해 학생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겼지만 이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던 딸에게 승소는 어떤 보상도 될 수 없다는 점을 알았을 때부터 조 회장은 ‘피해학생 지킴이’가 됐다.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될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5개년 2차연도 계획’에서 집단상담과 가족캠프 프로그램은 정책으로 거듭났다. 교과부는 각 시·도 교육청별로 가해학생·피해학생 상담과 교육, 고위험군 가해학생 학부모 특별교육, 피해학생 가족지원 프로그램 운영, 또래상담 기능 활성화 등을 추진하도록 했다. 정책으로 채택된 뒤에도 조 회장의 걱정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시·도 교육청,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 정책이 제대로 가동될지를 우려했다. 예컨대 ‘또래 상담’을 섣불리 시행했다가 역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10여년 동안의 상담과 피해학생 구제 활동을 통해 학교폭력의 양상이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번지는 상황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나오는 걱정이다. 실제로 5년 전쯤 선생님의 부탁을 받고 전학생을 돌봐 주던 반 회장이 전학생과 너무 친하다는 이유로 도리어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다가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상담 등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예전에 학교폭력 관련 정부 용역연구를 맡은 대학 교수로부터 피해 학부모를 소개해 줄 수 없느냐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대학 교수들은 음지로 숨어드는 피해자를 찾지 못해 연구를 못하고,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상담도 못받고 피해의식만 더 키우는 악순환이 지금까지의 정책이었다.”고 비판했다. 피해 학부모와 학생은 다음 피해자를 위해 연구할 대상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충격에 대해 치료받고 보상받을 인격체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학교폭력이 2차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부모 집단상담을 할 때 피해학생에게 매맞는 부모가 나타나는 이유는 피해자와 가해자 역할이 고정되지 않은 학교폭력의 특성을 드러내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조 회장은 “친구를 때리고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가해학생 가운데에는 피해 경험을 가진 학생이 많다.”면서 “친구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거나 맞으면서 상한 자존심을 폭력으로 푸는 것이고, 스스로 강해졌다는 최면을 거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조 회장이 해법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것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느끼는 부정·분노·타협·우울·포기 등의 감정을 충분히 겪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 과정에 정부 등 공적 영역의 역할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미니홈피 열전] 배우: 열애 공개도 ‘배우’ 처럼

    [★미니홈피 열전] 배우: 열애 공개도 ‘배우’ 처럼

    미니홈피는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는 수단이자,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된다. 스타들의 미니홈피도 예외는 아니다. 공식석상에서 드러내기 힘든 입장을 미니홈피를 통해 넌지시 알리는 배우들이 늘고 있다. 특히 미니홈피의 게시물을 통해 배우들은 사랑과 열애에 관한 사인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거나, 혹은 그 속내를 들키기도 한다. ◆ 미니홈피에 ‘단서제공’형‥김혜수-유해진 2010년 첫 공식커플인 김혜수와 유해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김혜수는 평소 미니홈피를 활발히 이용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그녀는 최근 한 방송 인터뷰를 통해 “미니홈피 관리가 정말 재밌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김혜수는 특히 유해진과의 열애설이 터진 뒤 자신의 미니홈피에 ‘I LOVE YOU ’라는 글귀를 남겨 우회적으로 열애설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한편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당시 네티즌들이 미니홈피의 사진과 글을 통해 두 사람의 애정에 대한 추측을 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유해진과의 공식 열애 발표 이후로 김혜수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미니홈피 활동까지 자제해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 16일 사진작가 강영호가 촬영한 주방기구업체 휘슬러코리아의 아트마케팅 광고 촬영 컷을 올려 미니홈피 활동을 재개했다. ◆ 미니홈피에 ‘솔직고백’형‥강혜정-타블로 지난해 가수 타블로와 웨딩마치를 울린 배우 강혜정은 미니홈피를 통해 열애 중인 심정을 고백했다. 강혜정은 열애설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 2008년 12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기다려 줄래요? 내가 너무 힘들다고, 기대고 싶다고...” 등 연인에게 건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후 타블로와 강혜정은 미니홈피를 통해 다정한 커플 사진을 공개하는 등 팬들의 축하와 부러움을 동시에 받았다. 현재 강혜정은 미니홈피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상태지만, 미니홈피의 메인화면에 “에픽하이 e앨범 대박”이란 글귀를 올려 여전히 ‘미니홈피 내조’를 행하고 있다. ◆ 미니홈피에 ‘애정과시’형‥하정우-구은애, 봉태규-이은 배우 봉태규의 여자친구 이은도 미니홈피에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지난해 강혜정, 타블로 부부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배우 이은은 미니홈피를 통해 봉태규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지난해 이은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나는 KBS 아침드라마 ‘다 줄거야’ 촬영 중, 짝꿍도 정신없이 연극 ‘웃음의 대학’ 공연과 영화 ‘청춘그루브’ 촬영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연인인 봉태규를 ‘짝꿍’이라고 칭한 이은은 “둘 다 서로 격려해주며 열심히 일하고 있고 변함없이 예쁘게 사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하루하루 더해지는 사랑의 깊이는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덧붙여 봉태규와의 8년 사랑을 과시했다. 배우 하정우와 모델 구은애 역시 미니홈피에 커플 사진을 게재해 팬들의 관심을 받는 스타 커플 중 하나. 특히 구은애는 하정우와 입을 맞추고 손을 잡는 등 연인의 행복한 일상이 담긴 사진을 공개해 팬들의 부러움을 샀다. ◆ 미니홈피서 ‘들켰다!’형‥박한별-세븐 배우 박한별은 가수 세븐과의 7년간의 비밀 열애를 미니홈피를 통해 알리게 됐다. 지난해 미니홈피에 올린 개인적인 사진의 유출로 열애 사실이 드러난 두 사람은 세븐이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통해 공식 연인이 될 수 있었다. 박한별은 지난해 한 방송인터뷰를 통해 “세븐과 직접 찍은 사진이 유포된 것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몰랐다.”며 당시의 불편했던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박한별과 세븐은 미니홈피를 통해 마음고생을 했지만 이후 미니홈피를 통해 행복한 연인의 모습을 공개하는 등 ‘미니홈피 공포(?)’에서 많이 해소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븐은 지난해 11월 박한별의 생일을 축하하며 다정한 커플 사진을 게재해 시선을 모았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각 배우 미니홈피 캡쳐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란, 에바디 노벨평화상 메달 몰수

    이란 당국이 2003년 이슬람권 여성과 아동의 권리증진을 위해 투쟁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시린 에바디(62) 변호사의 노벨상 메달을 몰수했다고 노르웨이 외무부 대변인이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라근힐트 이머스룬트 노르웨이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지난주 에바디의 메달과 함께 노벨평화상 수상 증서, 개인 물품 등이 담긴 보관함을 몰수했다.”면서 “노벨상 메달이 당국으로부터 몰수된 것은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노벨상 위원회와 요나스 가르 스퇴레 외무장관은 “108년 노벨상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 노르웨이 외무부는 오슬로 주재 이란 대리대사를 불러 엄중히 항의했으며 얼마 전 테헤란에서 체포돼 심하게 구타당한 에바디의 남편에 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란 정부는 에바디가 노벨상을 탄 뒤 상금 85만파운드(16억여원)에 대한 세금 25만파운드(4억 8000여만원)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녀의 메달을 몰수하고 계좌도 거래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에바디는 “이란 세법에 따르면 상금은 과세대상이 아니다.”면서 “정부가 이를 핑계 삼아 인권과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는 나를 탄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바디는 부정선거 시비를 낳은 지난 6월 이란 대선에서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선거 과정의 부당함을 해외에 알리는 등 현 정부를 비판해왔다. 에바디는 다음달 2일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문명과 평화 국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27일(현지시간) “압수는 없었다.”며 노르웨이 정부의 주장을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세금 체납 문제는 거론해 재산압류는 암묵적으로 시인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거울·영상·네온조명… 설치미술로 빛나다

    거울·영상·네온조명… 설치미술로 빛나다

    조선시대 세종이 1446년 소헌왕후 심씨가 죽자 그의 명복을 빌려고 아들인 수양대군에게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한글로 편찬한 ‘석보상절’을 마련하도록 했다. 1447년 세종은 이를 토대로 한글로 찬가를 지었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1000개의 강에 달이 뜬다.’라는 인상적인 찬가의 제목은 부처의 교화가 온 세상에 가득하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한국적인 설치작업으로 세계에 알려진 전수천(62)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이 월인천강지곡을 새롭게 해석한 ‘신(新)월인천강지곡’을 서울대미술관 정문 앞에 설치했다. 높이 1.5m, 지름 4.7m의 반구형 구조물 안팎에는 1000개의 스테인리스 거울이 사람과 주위 풍경을 비추고 있다. 구조물에는 눈처럼 하얀 소금이 뿌려져 있고, 그 위에 1000권의 책이 쌓여 있다. 낮에는 햇빛이 반구형 구조물 안쪽에 닿아 서울대 미술관 건물 천장에 반사된 빛 그림자들이 어른거리고, 밤이 되면 전 작가가 전국의 강과 개울을 찾아다니며 촬영한 물에 비친 300개의 달이 천장에 영상으로 뿌려진다. 전 작가는 “월인천강지곡을 읽다 보니 석가모니의 덕을 칭송한 것이 아니라 강이나 개울에 비친 달을 바라보는 서민의 애환을 담은 노래가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워 보게 됐다.”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마을 어귀에 나와 강에 비친 달을 보면서 세상을 떠난 부모님, 멀리 군역을 떠난 남편, 시집간 딸을 생각하는 백성의 마음을 세종이 헤아리지 않았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는 글 없는 백성을 불쌍히 여겨 한글을 만들고, 이 한글을 보급하려고 월인천강지곡도 지었다는 것이다. 그런 세종의 마음을 더듬어 가며 1000개의 스테인리스 거울 조각을 나사로 조이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무섬증을 눌러 가며 홀로 강에 뜬 달을 300여개나 촬영해 나갔다고 했다. 잔잔한 강에 비친 달은 예쁜 달이지만, 바람에 번져 나갈 때면 달은 불이 돼 타오르고, 그리움을 싣고 달려왔다. 전 작가는 작품을 통해 영웅의 시대가 아닌 보통 사람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1000개의 거울에 반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과 암묵적인 대화를 통해 정체성을 찾고, 자연과 조화하고 대화하는 사회를 희망하며, 생명을 상징하는 소금과 지혜를 뜻하는 책을 통해 시대적 소명을 구축하는 디지털 지혜를 찾으려는 시도 등을 담은 것이다. 미술관 안에서는 파란색 네온 조명 15개를 이어붙인 길이 27m짜리 설치작 ‘선은 정지를 파괴한다’라는 작품이 시선을 끈다. 긴장과 속도, 방향성을 보여 주는 이 작품은 그저 포물선을 닮은 사선일 뿐인데 관객을 압도하는 힘을 보여 준다. 전 작가는 이런 선 작업을 1989년부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은 2005년 미국 대륙횡단 열차 15량을 흰색의 천으로 뒤덮고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달려간 퍼포먼스라고 한다. 한국인들의 미국 이민 100주년을 기념한 행사로, 백의민족의 정신을 미국 대륙에 번지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미국 국토를 캔버스로 활용한 선 작업”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푸른 선이 끝나는 지점 맞은편 종이 위에 목탄으로 그린 드로잉 시리즈 4점도 인상적이다. 여섯 개의 작품으로 이뤄진 개인전은 12월12일까지. (02)880-9504. 더불어 서울 소격동 옛 기무사 터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주최로 열리는 ‘신호탄’에서도 전 작가의 작품 11점을 만날 수 있다. 기무사 통신실 등에서 수거한 물품을 활용한 대형 설치작업, 기무사가 역사에서 차지하는 무게와 기무사로 말미암은 사람들의 고통과 상처를 표현한 기무사령관의 테이블을 본떠 만든 작품, 김재규로 시작되는 보안사령관의 사진을 합성하고 그 위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다리를 영상으로 보여 주는 작업, 현대인들의 표현력인 대형 바코드 작업, 기무사령관실에 침대를 설치해 만든 미디어 작업 등이다. 12월6일까지. (02)2188-60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황우석 논문조작” 횡령 유죄·사기 무죄

    법원이 황우석 박사팀이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 데이터가 조작됐으며, 황 박사가 일부 과정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연구 성과를 과장해 연구비 등을 편취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배기열)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황 박사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암묵적으로 지시하거나 묵인하는 방법으로 논문을 조작했다.”면서 “하지만 상대방을 속여 이득을 취하려는 사기의 기망 행위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 밖에 정부지원 연구비 등 8억 3000여만원을 횡령 및 편취한 혐의, 난자 매매를 한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배양중인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배반포 내부세포에 수정란줄기세포를 섞어 심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선종 연구원에게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연구비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병천 서울대 교수와 강성근 전 교수에게는 각각 벌금 3000만원과 1000만원을 선고했다. 황 박사의 변호인은 “황 박사가 연구를 위해 항소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黃박사 2005년 논문조작 대부분 관여

    黃박사 2005년 논문조작 대부분 관여

    ‘황우석 신화’는 결국 법정에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2004년 2월12일 사이언스지에 인간의 난자와 체세포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는 성과를 발표해 세계의 주목을 받은 지 2083일, 검찰이 황우석 박사를 기소한 지 1263일 만에 나온 결론이다. 재판부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와 검찰의 결론대로 2004년 ‘체세포 복제 인간배아줄기세포’와 2005년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논문의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인정했다. 이중 2004년 논문에서는 테라토마(줄기세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형암) 사진 조작 등 일부에 대해서만, 2005년 논문에서는 줄기세포 2개를 11개로 부풀리는 과정에서 줄기세포 확립 현황 도표 조작 등 대부분 조작에 황 박사가 관여했다고 밝혔다. 황 박사가 구체적으로 슬라이드를 조작하라는 식의 지시를 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2005년 논문 준비 과정에서 오염사고 등으로 줄기세포가 사멸해 실제로 줄기세포가 두 개밖에 존재하지 않았고, 황 박사 역시 이를 잘 알면서도 “이번 논문은 (줄기세포)11개로 간다. 사진을 준비하라.”고 독려하는 등 암묵적으로 지시했다고 인정했다. 처녀생식 논란이 일었던 2004년 논문의 자가 핵이식을 통한 인간배아줄기세포(NT-1)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NT-1 수립 과정에서 황 박사가 테라토마 사진 등을 조작하기는 했어도, 논문 제출 이전 이뤄진 추가 검증 실험에서 테라토마가 형성돼 황 박사도 NT-1을 최초의 핵이식 배아줄기세포로 믿었던 것으로 재판부는 추측했다. 재판부는 또 2005년 논문에서는 김선종 연구원이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서울대 연구팀의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배반포에 섞어 심었다는 사실을 황 박사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시 배반포 배양에 있어 전적으로 김 연구원에게 의지하고 있던 황 박사 팀으로서는 김 연구원이 조작한 DNA 지문분석 결과대로 12개가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라고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논문의 제1저자 혹은 교신저자였던 황 박사가 조작으로 줄기세포에 문제가 생긴 사실을 전혀 몰랐는지를 두고는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후원금 20억원을 받은 데 대해서는 논문 조작 여부와 상관없이 후원자 쪽에서 줄기세포주 수립 사실 자체를 믿고 연구비를 준 것이기 때문에 사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SK㈜와 농협중앙회가 먼저 연구비 후원을 제의한 데다 일부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이 연구비를 철회했을 것으로 명백히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월드이슈] 보스니아 내전

    [월드이슈] 보스니아 내전

    1992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이슬람교도가 절반, 세르비아인이 3분의1, 나머지는 크로아티아인으로 구성된 다민족국가였다. 당시 대통령 알리야 이제트베고비치가 국민투표를 통해 구유고슬라비아연방으로부터 탈퇴를 선언하면서 이 땅은 내전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세르비아민주당 당수였던 라도반 카라지치는 사라예보를 수도로 스르프스카공화국을 세운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는 유고연방의 지원을 받고 내전을 주도하게 된다. 이후 ‘동유럽의 꽃’이었던 사라예보는 ‘죽음의 도시’가 됐다. 43개월간 봉쇄된 도시 안에서 민간인 1만여명이 테러에 죽어갔다. 보스니아 전역에서는 25만명이 숨지고 300만명이 난민으로 떠돌았다. 전쟁은 ‘나치의 대학살’에 비유될 만큼 참혹했다. 인종청소 정책의 일환으로 여성 2만명이 강간을 당했고 신체적·정신적 고문, 대량학살이 일상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이슬람 교도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던 스레브레니차에서는 1995년 8000여명의 남자와 소년들이 집단으로 학살됐다. 그러나 1994년 보스니아가 크로아티아와 군사동맹을 맺고 이란이 미국의 암묵적 용인 하에 보스니아의 이슬람인들에게 무기를 지원하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1995년 10월 보스니아·크로아티아 동맹군을 지원하던 미국이 전격 휴전을 요구하면서 상처만 남긴 전쟁은 종결됐다. 같은 해 7월 구유고슬로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는 카라지치를 대량학살과 반인도적인 범죄, 전쟁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5개월 뒤 당시 미국의 발칸반도 특사였던 리처드 홀브룩의 조율로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의 세 대통령은 미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만나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4인4색 수공예 미술전

    4인4색 수공예 미술전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책(작은 도판)으로 보면, 노리끼리한 비단 위에 험준한 산봉우리만 구불구불 한없이 그려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동양화의 기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얼핏 성의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선 전기 최고의 그림이라지만 큰 감흥이 없다는 평가도 많다. 그러나 국립박물관에서 최근 전시한 안견의 그림을 직접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오른쪽 도원에 아주 가는 붓으로 그려진 복숭아 나무의 잔가지와 복사꽃, 그 나무들 사이로 낮고 짙게 드리운 안개, 중간에 배치된 폭포수나 그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이 바위에 부딪쳐 일어나는 포말까지 정교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다. 그리 크지 않은 그림을 안견이 삼일 꼬박 그린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오랫동안 들여다보아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화가들이 세부 묘사에 힘을 쏟고 수공예적인 작업을 즐기는 이유를 들어보면 무념무상에 빠지고, 작업이 지속되면서 그런 심신의 상태를 더욱 즐기게 된다고 한다. 10월에 열리는 개인전 중에는 특별한 세부묘사와 수공예적인 작품세계에 빠진 작가들이 있다. ●향불로 구멍 내서… 한국화가 이길우 ‘무희자연’ 한국화가 이길우의 ‘무희자연’은 크고 얇은 순지에 드로잉을 한 뒤 향불로 무수한 구멍을 내 화면을 형성한 것으로, 산 등 자연을 배경으로 춤추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마이클 잭슨이 연상되기도 하고, 한국무용가나 발레의 포즈가 겹쳐져 나타난다. 무위자연(無爲自然)에서 차용한 전시 제목은 무희가 각고의 노력으로 무아지경에 도달했을 때 그것은 자연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닮았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작가는 이전까지 두 장을 겹쳐서 이미지를 완성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세 장을 겹쳤다. 그는 어느 가을날 뜰 앞 은행나무의 무수한 잎사귀를 보고 영감을 얻어서 구멍을 내는 기법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의 수공예적 기법은 디지털이 지배하는 요즘 시대와 달리 전형적인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무수히 반복되는 점의 배열은 아이러니하게도 0과 1로 구성되는 디지털의 신호와 닮아 있다.”고 말한다. 27일까지. 서울 소격동 선컨템포러리.(02)720-5789. ●핀을 꼬아서… 조각가 김용진 ‘기(氣)와 기(器)’ 조각가 김용진의 ‘기(氣)와 기(器)’전은 기를 모아서 ‘기물’을 만든다는 의미다. 얇고 긴 핀을 그냥 사용하기도 하고, 꼬아서 면을 만들어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면서 캔버스 위에 도자기와 그릇 등을 부조 형태로 선보인다. 손끝에 물집이 잡히고 터지기를 반복하면서 굳은살이 배긴 상태에서 만들어낸 이들 작업은 수공예적인 경지를 보여준다. 어떤 때는 핀을 촘촘하게 박아서 그림자를 표현하고, 동그랗게 만 핀으로는 도자기 위의 포도송이나 연꽃 무늬 등을 표현하는 그의 작업은 멀리서 볼 때 수묵화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까이서 보면 와이어의 양감과 질감, 단순성, 여백의 미를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금속 선의 밀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붓으로 먹물의 농담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노려봤다.”고 말한다. 반복적인 과정을 인내로 견뎌내며 소박하고 절제된 미감을 나타낸 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 31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02)733-8500. ●주사기 속에 아크릴 물감 넣어… 서양화가 윤종석 ‘위장’ 서양화가 윤종석은 주사기로 그림을 그린다. 주사기 속에 빨강, 파랑, 노랑, 하양 등 밝은 명도의 아크릴 물감을 넣고 검은색이나 진초록 등 어두운 색깔로 칠해진 캔버스 위에 0.5g 정도를 짜서 점묘화처럼 이미지를 만든다. 얼핏 보면 웃옷들인데 강아지의 얼굴이나 권총, 수류탄, 군화, 악어, 가방 등의 형태를 하고 있다. 윤 작가는 “아버지의 산소를 다녀온 뒤 아무렇게나 옷을 벗어두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벗어놓은 내 옷들을 보니 그 모습이 집 같기도 하고 산소 같기도 해서, 옷을 매개로 한 이미지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기물에서 유기물의 흔적을 찾아가는 그의 작업은 옛날 조각가들이 나무나 돌에서 불성을 찾아내 부처를 조각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테면 고등학교 교련복으로 만든 총은 그가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를 관람한 뒤 그렸다. 군복으로 그린 수류탄이나 권총, 군화, 악어 등은 군복이 가지고 있는 ‘위장’한 이미지의 형상화다.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트싸이드. (02)725-1020. ●명화 이미지 오리고 붙여… 서양화가 한만영 ‘시간의 복제’ 작품만 보면 그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작가였어야 했다. 그러나 한만영은 이순(耳順)을 넘어선 작가. 그는 1980년대부터 팝아트적인 작업을 해왔다. 예술가의 사회적 참여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던 그 시절탓에 그의 작품은 터무니없이 폄하되곤 했다. 하지만 꾸준히 작업에 정진해온 결과 오브제를 활용한 그의 작업들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는 미술 화보를 가위로 오리거나,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명화의 이미지를 오려서 폐기된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첼로 등에 붙인다. 인상파 모네, 비디오작가 백남준, 요절한 미국 작가 바스키야, 팝아트 작가 리히텐슈타인, 고흐 등의 작품 이미지들이다. 사방을 거울로 붙이고 바닥을 푸르게 칠한 상자 안에 화보를 오려 붙인 첼로나 바이올린을 올려놓았다. 이런 작업을 한 작가는 “고급문화를 대중문화의 기호로, 대중문화를 고급문화의 기호로 전환하고 병치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24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 (02)732-355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강산관광 재개-북핵 연계 안해”

    홍양호 통일부 차관이 북한의 핵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는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홍 차관은 이날 강원 속초시 한화콘도에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공동취재단과 조찬을 하면서 “금강산관광은 남북간 일상적인 문제로, 그것까지 핵문제와 연결시킨다면 남북간에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냐.”며 이같이 밝혔다. 홍 차관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 “우리 정부의 입장은 북한 당국의 공식사과, 신변안전 보장, 재발방지 약속 등 3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것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북한이 우회적으로 쌀·비료 지원을 요구한 것에 대해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해 쌀·비료 지원을 할 계획은 없다.”면서 “과거 암묵적으로 비료를 줬지만 쌀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암묵적 담합 ‘균열’… 요금경쟁 점화

    암묵적 담합 ‘균열’… 요금경쟁 점화

    ‘9·27 이동통신 요금인하 방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통사들은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은 모두 꺼냈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단체들은 “50점밖에 줄 수 없다.”고 맞선다. 한 달 내내 한 통화를 쓰지 않아도 무조건 물어야 하는 기본료(1만 2000원)를 손질하지 못한 것이나, 결합상품 등을 통해 이미 할인혜택을 보는 소비자들은 추가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이 주요 한계로 지적된다. ●소비자단체 “요금인하 아직 부족” 그러나 장기가입자 요금할인, 가입비 인하, 초당 과금제 실시, 무선인터넷(데이터통화) 요금 인하 등은 의미있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요금 결정은 업체들의 권한이고, 인하도 자율경쟁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던 방송통신위원회가 행정지도로 요금인하를 강제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물론 방통위는 “행정지도는 자주 쓰면 안 된다.”며 추가 개입에는 선을 긋고 있다. 따라서 현 정부 내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받아들여진다. 앞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변화는 요금과 서비스를 둘러싼 이통사 간 경쟁이 훨씬 치열해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동통신 요금은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특정 요금제를 방통위에 신고하면 후발사업자인 KT와 LG텔레콤이 따라가는 식으로 결정됐다. 기본료, 망내할인, 결합상품, 요금제 구성이 대동소이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요금인하를 계기로 암묵적 담합 구도는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SK텔레콤은 10초당 18원이던 과금체계를 1초당 1.8원으로 전격 조정했다. ‘우리는 감내할 수 있으니 따라올 테면 따라오라.’는 것이다. KT는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로 맞불을 놓았다.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10%가량 요금이 낮았던 LG텔레콤은 좀더 지켜보다가 과금체계 등을 조정할 방침이다. ●집전화 시장 경쟁도 치열 예상 결국 음성시장이 SK텔레콤 쪽으로 급속하게 쏠리면 KT와 LG텔레콤도 초당 과금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며, KT가 아이폰 도입을 필두로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가만있지 않을 전망이다. 서비스와 요금의 무한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번호이동 고객을 놓고 연간 수조원을 투하하며 ‘제로섬’ 게임을 벌였던 마케팅 경쟁도 장기가입자 묶어 놓기 경쟁으로 변할 조짐이다. 3사 모두 경쟁업체로 옮겨가지 않을 것을 약속하면 요금을 깎아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비교적 여유가 있는 SK텔레콤과 KT가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지 않으면 통신시장은 ‘레드 오션’ 구조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 집전화 시외요금이 시내요금과 동일해지면서 집전화 시장을 지키려는 KT와 이를 빼앗으려는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전화 업체간 경쟁도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요금 인하 방안이 충실히 이행되면서도 투자의욕이 꺾이지 않고, 통신 및 인터넷 생태계가 상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큰 과제가 정부와 업계 모두에게 던져졌다.”고 평가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北赤위원장 “南, 北호의에 화답해야”

    북한 장재언 조선적십자사 중앙위원장이 남북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남측이 모종의 ‘호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쌀과 비료지원을 간접적으로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27일 금강산 외금강호텔에서 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26일) 장 위원장이 ‘이번 상봉은 북에서 특별히 호의를 베푼 것이다. 이에 대해 남에서도 상응하는 호의를 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유 총재는 “북측은 쌀이나 비료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 “적십자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언제든지 하겠지만 (쌀·비료지원과 같이) 국민의 세금에서 큰 돈을 내는 문제는 당국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이 언급한 남측의 ‘호의’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와 대북 비료지원을 암묵적으로 연계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중단된 정부 차원의 대북 쌀·비료 지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 총재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2만명 중 4만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면서 “상봉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달에 2000~3000명 정도가 세상을 떠났는데, 요즘은 4000~5000명 수준”이라며 “상봉 인력을 더 늘리기가 현재로선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수시로 자주 상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총재는 “장 위원장은 ‘남북관계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면 (이산가족 상봉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금강산 공동취재단·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기름값 담합·유통마진 철저히 따져야

    이명박 대통령이 휘발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고공행진에 대한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그제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가진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였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았고 정유사별 주유소 공급가격 공개, 할인점의 석유제품 판매제도 도입 등 다양한 처방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 가는 것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700원에 육박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내렸지만 국내 휘발유값은 겨우 3.8% 떨어졌다. 이처럼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유 가격이 따로 노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유류세율 때문이다. 유류세 비중은 2008년 기준 46.2%에서 올 8월 53.4%로 높아졌다. 유류세 10% 인하조치가 원상으로 복귀됐고, 수입원유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1%에서 3%로 오른 탓이다. 높은 유통마진을 챙기는 석유업계도 고유가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급가격 공개로 유통마진이 간접적으로 드러나자 정유사들 간 ‘암묵적 담합’의 징후마저 보인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철저히 따져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 높은 유통마진은 지식경제부가 추진 중인 유통계통별 공급가격 공개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비싼 휘발유값은 각종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가계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자동차가 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서민대책은 휘발유값 안정이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가격인상에 대한 책임공방을 접고 기름값 안정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 [특파원 칼럼] 정치인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김균미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정치인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김균미 워싱턴특파원

    워싱턴이 발칵 뒤집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상·하원 합동 연설 때문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는 도중 자리에 앉아 있던 강경 보수 성향의 공화당 하원의원인 조 윌슨이 “거짓말이다(You lie).”라고 고함쳤기 때문이다. 신문과 방송은 물론 인터넷이 온통 윌슨 의원의 야유성 고함을 놓고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하다. 정치인들에 대한 야유와 비난이 ‘일상화’되다시피 한 미국에서, 대통령에 대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원색적인 비난이 난무하는 보수 성향의 라디오 토크쇼 프로그램이 셀 수 없이 많은 미국에서 윌슨 의원의 말 한마디에 언론과 민주·공화 할 것 없이 정치권이 야단법석을 떠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코웃음이 나왔다. 국회 본회의에서 막말과 몸싸움을 벌이는 국회의원들 모습에 이골이 나 있어서 그런지 솔직히 미국인들이 느끼는 충격과 당혹스러움, 창피함의 정도가 금방 와 닿지 않았다.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상당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야유를 하거나 뭐라고 중얼거리고, 자신들이 마련한 건강보험 개혁 초안을 흔들어댔다. ‘도대체 무슨 법안’이라고 직접 쓴 종이를 들고 와 흔드는 의원도 있었다. 어떤 이들은 박수를 치지 않으려고 아예 손을 깔고 앉아 있기도 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가 하면 오바마 대통령 말고도 동료 정치인들이나 국민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전직 대통령들도 적지 않다. 부시 전 대통령이 지난 2005년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할 때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부우”하고 야유를 퍼부었다. 당시 서울에서 CNN으로 이를 보면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데 의원들이 야유를….’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 코네티컷의 한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러 갔다가 그의 이라크 정책에 반대하는 대학생들로부터 “학살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1998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을 시인한 뒤 처음으로 매사추세츠주에서 연설을 할 때 사람들로부터 “거짓말쟁이”라는 욕설과 함께 당장 사임하라는 거센 요구에 부딪쳤다. 이 같은 전례들과 윌슨 하원의원이 정색을 하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던진 “거짓말”이라는 고함은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미국의 의회 역사가들이나 정치학자들은 이 같은 일이 다른 곳도 아닌 신성한 민주주의의 전당인 의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졌다는 점을 들었다. 정당에 관계없이 국민들이 뽑은 미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해서는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의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는 얘기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미 의회에는 의원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에티켓이 있다. 다른 의원들에 대한 욕설을 할 경우 징계를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반드시 넥타이를 매고 등원해야 한다. 다른 의원이 발언을 할 때 책상에 걸터앉는 행동도 금물이라고 한다. 대통령들은 교황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고 잘못에 책임지라고 힐난할 수도 있지만 의회 본회의장에서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한 의회 전문가의 말에서 미국인들이 의회에, 의원들에게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최소한의 예의의 수준을 감지할 수 있다. 의원들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예의 못지않게 관심을 끈 것은 이 같은 대중의 기대를 의원들 스스로 중요하게 여기고 지키려 한다는 것이다. 동료 의원의 ‘막말’ 한마디에 자신의 치부가 드러난 양 창피함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미 의원들을 보면서 막말과 몸싸움, 전기톱을 동원했던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김균미 워싱턴특파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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