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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팡질팡 국정-교육정책] 특목·자사고 내신 유리… 고교평준화 사실상 해체

    [갈팡질팡 국정-교육정책] 특목·자사고 내신 유리… 고교평준화 사실상 해체

    교육과학기술부의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은 ‘2009 개정교육과정’으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완결판’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될 때부터 내신의 절대평가는 사실상 정해져 있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은 교과를 ‘기본-일반-심화’로 구분하는 수준별 수업과 교과교실제 등이 핵심이다. 당연히 심화보다는 기본이나 일반 과목에 더 많은 학생들이 몰려 있어 상대평가에서는 이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교과부도 고교 9등급제에서는 13명 미만이 수강하는 선택교과의 경우 1등급이 나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심화과정이나 선택과목 등에서 학생 수가 적어 내신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해주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수준별 수업이나 교과교실제가 학생 수가 적어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가 유리해진다는 점은 문제다. 절대평가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몰려 있는 외국어고등학교 등 특목고와 자사고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상대평가에서는 우수한 학생들까지 등수를 매기고 이에 따라 내신등급이 결정되지만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뀌면 학생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점수를 잘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절대평가로 바뀌더라도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이 유리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 등이 확대되고 있어 특목고, 자사고 학생이라고 일률적으로 이로워진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원점수와 과목평균(표준편차)이 함께 제공돼 대학이 이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인력부족이나 시간부족으로 고교 내신을 변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현재도 연세대와 고려대 등 일부 주요대학은 고교 내신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표준점수를 활용, 변환해 사용하고 있다. 고교 내신에 대한 불신과 엄연히 존재하는 고교 간의 격차를 고려해서다. 외국어고의 2등급과 일반고의 2등급은 다르다는 의미이다. 해당 대학들은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또 전국 모든 고교의 성적분포도 공개된다. 이전에는 학교별 시험성적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국가가 제시한 학업성취도에 따른 학생들의 성적 분포다. 여기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가 더해지면 사실상 전국 학교의 수준이 드러난다. 때문에 기여입학제, 본고사, 고교 등급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3불(不) 정책’ 가운데 암묵적으로 고교 등급제가 실시됨으로써 고교 평준화도 해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교육 바람도 거세질 전망이다. 내신 불리로 기피 현상을 낳았던 특목고와 자사고의 인기가 다시 살아나 사교육 시장을 키울 가능성도 크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문화마당] 2011 대중음악계를 돌아보며/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2011 대중음악계를 돌아보며/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올해 대중음악계의 키워드는 ‘한류’ ‘신인 발굴’ ‘90년대 음악’으로 정의된다. 지난해 이 무렵에도 대중음악 지형도 분석을 통해 아이돌 음악의 아시아 시장 점령과 해외 진출의 성과를 예측하는 ‘한류’를 언급했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신예 싱어송라이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악기상마다 통기타 판매 열풍이 부쩍 늘었다고 소개했다. 올해도 한류와 신인 발굴은 그 연장선 상에서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한류는 음악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세계 대중문화의 허브로 일컬어지는 뉴욕과 파리를 비롯해 영국, 스페인 등지에서 우리 아이돌 그룹이 공연을 펼치면서 K팝을 알리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1969년 10월 15일 낮. 김포공항은 200여명의 단발머리 소녀 팬들이 모여들어 아수라장이 되었다. 클리프 리처드 내한 공연이 있던 그때를 당시 한 언론사가 전한 문구다. 40여년 전 해외 연예인에게 보내는 팬덤은 당시로서도 놀라운 광경이었다. 우리 연예인은 언제 저렇게 해외에서 명성을 날릴 수 있을까 자괴감이 들 때였다. 그리고 오늘, 한류의 힘은 세계 각지의 10대들에게 어필할 만큼 외형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K팝이 유럽을 흔들고 있다는 외향적 징후를 뒷받침할 만한 내실 있는 음악 차트 성적표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더구나 유튜브를 통한 음악듣기 다운로드가 다른 해외 가수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수치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것은 음악 중심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제 초기 단계다. 치밀한 프로모션과 현지화 전략, 언어의 장벽, 각국의 문화적 정서를 융합하는 과제를 세밀하게 풀어낸다면 기대 이상의 결실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형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그에 대한 상당한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인 뮤지션을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대중음악계를 비롯해 우리 사회는 만들 줄은 알지만 육성하고 관리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본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음악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승자가 된 뮤지션을 진화시키기는커녕 타 방송사 출신이란 점을 내세워 암묵적인 담합을 통해 출연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그야말로 ‘방송 연좌제’다. 공중파 채널은 공공재다. 국민의 것인데도 자사의 이익을 위해 타사의 콘텐츠는 안중에도 없다. 귀중한 재원을 뿌리 뽑겠다는 생각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런 발상과 실천을 하는지 묻고 싶다. 그런데도 언론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왜 이리도 많으냐는 질문만 거듭하고 있다. 이런 속사정을 신랄하게 파헤치지 않는다면 방송사 음악프로그램의 행패는 대중 음악계에 갈등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새로 발굴된 신인 뮤지션을 격에 맞는 무대 위로 올려 주지 않으면 피해는 대중음악계와 음악수용자들에게 돌아간다. 대중이 없는 문화는 존재할 수 없고 따라서 대중을 위한 문화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음악프로그램을 책임지는 프로듀서가 음악을 짓밟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기성 가수들의 경연장이 된 ‘나는 가수다’를 비롯해 ‘불후의 명곡’은 올해 대중음악계에 가장 관심을 끈 프로그램이다. 기성 뮤지션들의 가창력을 순위로 가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쏟아져 나왔다. 그럼에도 그간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숨어 있는 주옥 같은 ‘90년대 음악’을 뒤돌아보는 기회를 맛봤다. 몸으로 듣는 요즘 음악에서 가슴으로 듣는 아날로그적 향수를 느낌으로써 10대들에게는 마치 창작곡처럼 들렸을 것이고, 중장년층에게는 그때 그 시절을 반추하는 낭만을 제공했다. 상실한 음악적 균형을 바로잡게 해주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2011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여전히 사사로운 감정과 이익에만 매달린 것은 아닌지 대중음악계는 반성할 때다.
  • [정치권 FTA 대치] “24일 vs 새달 2일”… 여야, D데이·방식 싸고 수싸움

    [정치권 FTA 대치] “24일 vs 새달 2일”… 여야, D데이·방식 싸고 수싸움

    민주당이 1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선(先) 비준, 후(後) 재협상’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라는 외길 수순을 밟아 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시기와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여야의 합의 처리 가능성이 희박해진 상황에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오는 24일이 1차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당 소속 재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24일 본회의에서 다수결 원칙에 따라 비준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다만 “비준안을 강행처리한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내 강온파가 모처럼 비준안 처리에 한목소리를 내는 데다, 이 대통령 국회 방문 이후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줄어든 만큼 처리 시기가 빠를수록 좋다는 논리다. 야당 내 온건파의 ‘암묵적 동의’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문제는 야당 내 강경파의 ‘물리적 저지’ 여부이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에 나설 경우 내부 이탈표가 생겨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비준안을 처리하려면 재적의원 295명 중 절반(148명) 이상이 출석해 출석 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수치상으로는 한나라당 의원 169명만 있어도 가능하지만, 당내 온건·혁신파가 강행 처리에 부정적인 만큼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힘들다는 것이다. 비준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국회는 파국으로 치닫고, 이 경우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여권 수뇌부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온건파 의원은 “시간을 오래 끌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처리를 시도할 것이고, 각자의 결단에 따라 강행 처리 동참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비준안 처리가 무산 또는 연기될 경우 2차 고비는 다음 달 2일 본회의가 될 수 있다. 비준안을 예산안과 묶어 ‘패키지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희태 국회의장 입장에서도 비준안과 예산안에 대한 직권상정 부담을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줄일 수 있다. 여당 의원들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생색내기용’ 예산 확보가 절실한 만큼 예산안 처리는 의원들의 참여율을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 야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쪽지 예산’(의원들이 쪽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역구 예산을 늘리기 위해 시도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등으로 회유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게 된다. 다만 이때는 야권 대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시기여서 비준안 처리를 막으려는 야당의 저항 강도가 오히려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다음 달 2일에도 비준안 처리에 실패할 경우 그야말로 ‘시계 제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야권 대통합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국회 의사 일정이 올스톱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대통합이 무산될 경우 민주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비준안 처리 부담을 덜 수 있는 반면 여당 지도부는 그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글로벌 리더 제1덕목은 진정성 담은 소통”

    “글로벌 리더 제1덕목은 진정성 담은 소통”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글로벌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입니다. 진정성을 담아 소통해야 합니다.” 강석희(58)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시장은 15일 서울 신촌동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세계화와 글로벌 리더의 전략’이라는 주제로 한 특별 강연에서 “소통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것이 글로벌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미국 한인 이민자 1세대로는 처음으로 2008년 미국 직선 시장에 당선됐다. 한국에서 태어나 병역의무와 대학을 마치고 결혼한 뒤 77년 미국으로 건너가 전자제품 유통업체 ‘서킷 시티’의 말단 판매원으로 생활을 시작했다. 백인 유권자 비율이 압도적인 어바인시 사상 첫 비백인계 시장이다. 지난해 64%라는 전폭적인 지지 아래 재선됐다. 지난 7월에는 내년 11월에 있을 미국 연방 하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30초 전략’으로 자신감 키워 강 시장이 소개한 자신만의 소통 방법은 이른바 ‘30초 전략’이다. “사람의 첫인상은 10초 안에 결정된다는 이론에 따라 판매사원 시절 고객과 대화하는 첫 10초 동안 고객의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온 마음을 다했다.”면서 “나머지 20초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썼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30초 전략’으로 입사 4개월 만에 세일즈 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었다. “나도 몰랐던 나의 잠재력을 깨닫고 자신감을 키우게 된 계기가 됐다.”면서 “이런 경험이 오늘날의 나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진정성을 담은 소통법’은 2004년 어바인시 시의원으로 처음 정계에 입문했을 당시 ‘정치 초보’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직접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선거운동을 펼친 것이다. 골수 공화당 지지자가 많은 어바인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강 시장은 때론 문전박대를 당했다. 하지만 “‘22년간 어바인에 살면서 집을 찾아온 후보는 당신이 처음이다. 당신을 찍겠다’는 한 주민의 말에 힘을 얻었고, 2만 가구를 방문해 내 진정성과 열정을 알렸다.”고 돌이켰다. 2006년 시의원 선거와 2008년 시장 선거 때도 강 시장의 소통 전략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두 번째 덕목은 자신의 재능 파악” 강 시장이 강조한 글로벌 리더의 두 번째 덕목은 자신의 재능을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아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쉽게 단정지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강연을 마친 뒤 학생들과의 대화 자리에서도 강 시장은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자신만만했던 내 영어 실력이 보잘 것 없다고 깨달았을 때, 사내 승진 과정에서 ‘유리 천장’(보이지 않는 암묵적 차별)에 부딪쳤을 때 좌절하기도 했다.”면서도 “그러한 어려움이 있었기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유리천장을 깨뜨릴 수 있었다.”고 거듭 말했다. 내년 한국 총선에서 처음 실시되는 재외국민 투표와 관련, “실질적인 투표가 이뤄지기 위해 재외 국민들이 현지 우편으로도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시장은 재외동포재단 초청으로 훈영합굿(37·한국이름 정훈영) 미시간주 상원의원 등 미국 정계에 진출한 다른 한인 정치인들과 함께 방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순회강연을 하고 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여직원 명찰에 가슴치수 표기 지시하자…

    한 해외 란제리 업체가 여직원들의 이름표에 브래지어 치수를 표기토록 지시해 논란을 사고 있다. 1일(현지시간) 스웨덴 매체 더 로컬 등 외신은 “스웨덴의 한 란제리 판매장 운영진이 여직원들의 이름표에 가슴둘레와 브래지어 컵 크기를 표기하도록 지시해 해당 여직원들로부터 소송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제기된 곳은 덴마크 속옷 브랜드 ‘체인지’ 스웨덴의 한 매장. 한 여직원의 말을 따르면 이 매장은 3년 전부터 이런 규칙이 암묵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해 체인지 측은 여직원들에게 사이즈 표기를 강요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체인지’ 최고경영자 수전 헤글런트는 “치수 표기는 어디까지나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면서 “이름표에 가슴 치수를 쓴 것은 손님이 좀 더 손쉽게 제품을 구매하도록 돕기 위한 편의장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러한 회사의 설명과 달리 이름표에 반드시 가슴 치수를 표기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지적했다. 가슴 사이즈 표기를 노조에 항의한 한 여직원은 “원치 않으면 이름표에 숫자를 적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은 들은 바 없다. 직원이 반발하자 회사가 뒤늦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孫 “연내 全大… 민주진보 통합정당 결성”

    孫 “연내 全大… 민주진보 통합정당 결성”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3일 범야권 세력의 대표자들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통해 연말까지 야권 대통합 정당을 건설하는 내용의 ‘통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손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합은 시대정신이며 국민의 명령”이라면서 “더 큰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의 운명을 걸고 민주진보 진영의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민주진보 진영의 제 정당·정파 대표자 회의를 열어 야권 통합의 원칙, 범위, 추진일정 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달 말까지 민주진보 통합정당 추진기구를 구성하고, 12월 말까지 민주진보 통합정당을 결성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 내 민주진보 통합 추진위원회를 출범, 당 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최고위원 전원이 추진위에 결합하기로 했다. ‘손학규식 야권 통합’의 특징은 당 지도부가 통합을 추진한다는 것, 민주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없이 곧바로 야권통합 전당대회를 연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통합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는 ‘제 정당·정파 연석회의’에서 엿볼 수 있다. 장외 친노(친노무현) 진영 중심의 ‘혁신과 통합’(혁통) 측은 통합정당 추진기구를 이달 안에 띄우자고 했다. ‘민주당과 비민주당’의 일대일 구도를 지향하는 터라 추진기구에서 논의를 시작하면 동등한 지위로 협상에 임할 수 있다. 그러나 다자 연석회의는 민주당 내 문제가 암묵적으로 봉합되는 효과와 함께 자연스레 ‘혁통’의 위치를 그저 여러 정파 가운데 하나로 낮추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통합 로드맵대로라면 사실상 자체 전당대회가 없고 통합 지도부 구성을 위한 ‘추대 형식’의 전당대회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현 지도부의 역할이 커지는 셈이다. 당권·대권 분리를 규정한 당헌(대권 도전 지도부는 차기 대선 1년 전 사퇴)도 무의미해진다. 그러나 손 대표의 구상이 제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당내에서부터 반발이 터져나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다루려던 의원총회장은 손 대표 발표를 둘러싼 공방으로 시끄러웠다. 강창일·김성순·추미애 의원 등은 “10·26 재·보선 패배 이후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거부하고, 당이 문 닫을 때까지 자신들이 주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진보개혁 모임도 오찬 회동을 갖고 “당 지도부가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만 자체 전당대회 등을 포함한 구체적 일정을 확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당권주자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통합과 전당대회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부겸 의원은 “아무런 반성 없는 기득권 연합”이라고 깎아내리며 지도부 거취 표명과 자체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손학규 통합 로드맵’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혁신과 통합 측은 “민주당의 제안을 적극 환영하며 통합정당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할 것”이라며 짐짓 손 대표와의 대립을 피했다. 진보통합진영은 오후 전국대표자회의를 열고 다음 달 10일까지 진보대통합정당을 창당키로 했다. 손 대표의 구상은 이미 3개월 전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제안했던 내용이다. ‘세 불리기’, ‘(연석회의는) 민주당 인재영입위’라는 말이 나도는 배경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나라당 쇄신기류는 ‘세나라’… 권력게임으로 치닫나

    한나라당 쇄신기류는 ‘세나라’… 권력게임으로 치닫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쇄신을 놓고 들썩이고 있다. 수도권 20~40대의 성난 민심이 고스란히 드러난 이상 다양한 쇄신론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쇄신 대상과 방법에 대한 이견, 정파 간 이해관계 때문에 쇄신론이 ‘권력 게임’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적 쇄신론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패배는 곧 지도부 교체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 한나라당의 상황은 다르다. 현 지도부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 때문에 인적 쇄신론이 크게 분출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는 이는 원희룡 최고위원이다. 그는 이미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이(친이명박)계의 지원을 받았지만 대표가 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에 판이 크게 흔들려야 자신의 공간이 넓어진다. 원 최고위원은 인적 쇄신을 주장하며 청와대와 당을 동시에 겨눈다. 그는 31일 최고위원회에서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보여 줄 것은 정치 변화이며, 중심은 청와대”라면서 “앞으로 청와대는 개편과 개혁에 대해 누적된 강도 높은 요구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더 이상 예의를 지키고 배려할 여유가 없다.”고도 했다. 이어 “국민의 목소리를 네거티브로 치부하고, 국민의 복지 요구를 색깔론으로 몰아간 당의 낡은 정치와도 단절해야 한다.”며 지도부 사퇴도 거듭 요구했다. 원 최고위원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이는 그동안 ‘정권 2인자’로 통했던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다. 이 전 장관은 최근 내곡동 대통령 사저 논란 때 “잘못 보필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한다.”며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직접 겨냥했다. 이어 보궐선거 패배 이후에는 “땅을 갈아엎어야 한다.”며 ‘객토(客土)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 최고위원의 뒤에는 이 전 장관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친박(친박근혜)계의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공천 개혁론 인적 쇄신을 먼저 외칠 것 같았던 소장파는 의외로 “지도부 교체는 실익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대신 공천 개혁을 주장한다.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은 “선거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고, 지도부 사퇴가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신진 인사를 영입하는 등 새 피를 수혈해 당의 이미지와 내용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장파가 지도부 교체를 주장하지 않는 것은 현재의 ‘홍준표 대표-황우여 원내대표 체제’가 자신들의 주도나 암묵적 협조 속에서 세워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장파 다수가 이미 지도부의 일원이 됐다. 대신 이들이 공천 개혁을 들고나온 것은 당장 내년 4월 총선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소장파 대다수는 수도권 출신이어서 영남 중진의원 등을 대폭 물갈이해야 자신들의 입지와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 소장파가 “청와대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현 정권에 등을 돌린 수도권 민심에 부응하려면 청와대와 선명하게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정 의원 등이 연일 “박근혜 전 대표가 ‘부자 몸조심’ 자세에서 벗어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는데, 이 역시 총선에서 박 전 대표가 ‘바람막이’가 돼 주어야 당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높아진다는 기대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정책 쇄신론 홍준표 대표는 정책과 당풍(黨風) 쇄신을 처방전으로 내놓고 있다. 그는 31일 쇄신·개혁 요구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천막당사 시절과 같은 파격적인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홍대 입구에서 대학생들과 ‘청년공감 타운미팅’을 가진 자리에서 “한나라당 의원의 23.1%가 판·검사 출신이라 내년에 (19대 총선 공천에서) 판·검사 출신을 대폭 줄이고 청년 비례대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중심이 돼 혁신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홍 대표는 원 최고위원의 ‘인적 쇄신론’을 제외한 모든 요구를 두루 수용하며 모든 정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를 공격하거나 두둔하는 일도 홍 대표가 직접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현 국면에서는 홍 대표와 박 전 대표의 입장이 잘 맞아떨어진다. 여전히 보수파를 껴안고 가야 하는 박 전 대표는 당장 대통령과 대립하며 권력투쟁의 한복판에 서기가 힘든 상황이다. 또 험악한 수도권 민심을 절감한 터라 중도층에 호소할 ‘카드’도 내놓아야 한다. 친박계는 정책 차별화를 최선의 카드로 꼽고 있다.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전면등장론’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당의 소중한 자산인데 전면에 나선 상태에서 당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삿대질을 한다면 총선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했다. 총선을 자기 주도로 치르려는 홍 대표와 총선보다 대선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박 전 대표가 당분한 한 배를 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문화마당] ‘불편한 진실’/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불편한 진실’/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즐겨 보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가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이다. 일단 코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흘렸을 개그맨들의 땀과 열정이 여실하게 느껴지고, 상식과 통념을 ‘약간’ 비틀어 웃음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들의 감각도 매우 인상적이며, 무엇보다 청중을 웃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 나이쯤 되면 젊은이들의 문화 코드, 예컨대 유행어, 호감과 비호감, 소통 코드에 대한 나름의 팁도 ‘개콘’을 보면서 얻게 되는 수확이라 할 것이다. ‘개콘’ 코너 가운데 ‘불편한 진실’이라는 게 있다. ‘생활의 발견’과 함께 일종의 ‘생활밀착형 개그’라 할 만한데, 이 코너의 재미는 우리가 무심결에 반복하고 있는 말이나 행위를 돌이켜 보게 하는 데 있다. 예를 들면 연인인 남자와 여자가 주문을 하기 위해 메뉴를 고른다. 무엇을 시킬까 하는 질문에 여자는 늘 ‘아무거나’ 혹은 뭐든지 다 잘 먹는다고 말한다. 몇 차례의 설왕설래 끝에 남자가 메뉴를 정하면 그것 말고 다른 메뉴를 고르는 식이다(미안하다. 글로 풀다 보니 이 코너의 재미와 매력이 휘발된 듯하다). 이에 대해 내레이터(황현희)는 여자가 ‘아무거나’라고 하는 말은 여자가 먹길 원하는 것을 콕 집어서 시켜주는 센스를 발휘해 보라는 말이라며, 이것이 불편한 진실이라고 결론짓는다. 이 코너, 이른바 ‘불편한 진실’의 재미는 이처럼 일상 속에서 지나쳤을 정황이나 심리를 소프트 터치로 ‘콕 집어내어 펼쳐내는’ 데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불편한 진실’은 결코 소프트하지 않다. 근래 최고 화제작이 된 영화 ‘도가니’(황동혁 감독)는 불편할 뿐만 아니라 충격적인 진실들을 우리 눈앞에 펼쳐 놓았던 것이다. 사실 이 영화 속에서 발생하는 일들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있었거나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것들이다. 사건 자체가 2005년 광주 인화학교에서 실제 일어났던 것이고, 판결까지 내린 사건 아닌가. 그때는 언론에서도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고, 따라서 일반인들도 아예 모르거나 지나쳐 버려 묻혀졌던 사건이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그 충격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영화의 ‘불편한 진실’은 청각장애아들에 대한 학교 관계자의 성폭행과 폭력행사라는 끔찍한 행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실이다. 사건은 실제 일어난 일이고, 그러므로 사실에 입각해 마땅한 법적 처벌을 받으면 된다. 물론 이것은 가해자들에 대한 사법 처리의 측면이지, 그들에 대한 도덕적·윤리적 비판까지 포함된 것이 아니며, 더구나 피해 학생들의 고통에 대한 구제도 빠져 있다는 점을 전제로 말하는 것이다. 즉, 응분의 법적 처벌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회에서 이루어져야 할 최소한의 제어장치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그간의 과정과 사건처리 결과를 두고 볼 때 우리 사회는 최소한의 장치마저 구현하지 못했다. ‘도가니’의 불편한 진실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 사회는 합리적이고 마땅한 조치들이 취해지지 않고 있으며, 야합과 부조리와 폭력과 부패가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우리 스스로 묵인하거나 방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암묵적 동의를 해왔다는 것이다. 새삼 영화 ‘도가니’를 통하여 비등한 여론은 어쩌면 이와 같은 우리 사회의 수치와 그를 방관한 우리의 부끄러움 때문에 더욱 들끓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이제는 차분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하여 억울한 것은 풀어주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망을 마련하고, 사법정의를 세워 ‘도가니’의 아픔과 수치가 재발되지 않도록 할 일이다. 들끓는 여론과 말만 앞세운 정치권의 행태를 반복할 게 아니라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불편한 진실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사실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대개는 알고 있지만 받아들이기에는 불편하기에 외면했던 사실을 지칭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든 진실은 알아야 하고 아무리 불편해도 받아들여야 한다. 변화는 그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 삼성, 4S대항마 ‘갤럭시 넥서스’ 공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왕좌’를 놓고 애플과 전면전을 치르고 있는 삼성전자가 그동안의 수세에서 벗어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구글과 손잡고 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내놓았고, 3분기 스마트폰 판매 경쟁에서도 애플을 1000만대가량 따돌리며 세계 1위에 올랐다.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도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소송전’ 중임에도 기술력을 무기로 애플과 부품 장기 공급 계약을 이어가기로 하는 등 실리를 챙겼다. 삼성전자는 19일(현지시간) 구글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안드로이드 4.0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탑재한 레퍼런스폰(구글이 개발한 새 안드로이드 OS를 가장 먼저 탑재해 내놓는 제품) ‘갤럭시 넥서스’를 선보였다. 애플의 ‘아이폰4S’에 견줄 만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춘 첫 번째 안드로이드폰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넥서스S’(안드로이드 2.3 버전 탑재)에 이어 또다시 구글과 손잡고 레퍼런스폰을 내놓아 ‘안드로이드 대표주자’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삼성은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싸움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애플은 18일 실적 발표를 통해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늘어난 1710만대에 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 추정치가 2600만~2700만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이 분기별 스마트폰 판매실적에서 처음으로 애플을 누르고 1위에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애플과의 특허전쟁에서도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새너제이 소재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연방법원은 이날 “공정한 조건으로 특정 특허들의 사용을 허가하려는 애플의 의도를 삼성전자가 왜곡했다.”는 애플 측 주장을 기각했다. 최근 네덜란드 법원의 판결과는 다른 취지의 결정으로, 삼성이 애플과의 소송에서 처음으로 반격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애플의 공동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참석한 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추도식 다음 날 (애플의) 팀 쿡 사무실에 찾아가 2013~14년에는 어떻게 더 좋은 부품을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삼성과의 특허 소송 때문에 ‘아이폰5’부터는 타이완 TSMC 등으로 부품 거래처를 바꿀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으로, 최소한 두 회사가 최악의 경우에도 파국에 이르지는 않겠다는 암묵적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홍콩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안동-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안동-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아서 안동 여행은 ‘내 나라 여행’의 절정이다. 고리타분한 것으로 오역되곤 하는 전통은 안동에서 비로소 제자리를 찾고 있었다. 하회탈, 고택 모두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지만, 가까이에서 본 ‘옛 것’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안동 여행은 선비정신을 강조하는 유교의 고고함과 자연과 하나 되라는 도교의 온화함을 배우는 일련의 과정이다. 그곳을 지나간 개개인의 발자취가 조상들이 흩뿌려놓은 과거의 시간과 공존한다. 글 구명주 기자 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PnJ 커뮤니케이션즈 www.pnj21.com 탈 일상을 뒤집는, 해학의 美 민중의 삶을 위로하다 안동 하면 탈, 탈 하면 안동이다. 한국 탈의 진수를 느껴 볼 참이면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의 공연장인 하회마을 내 탈춤 전수관으로 곧장 달려가야 한다. 공연 전 만난 선비 역할의 권순찬 연출국장은 “탈을 딱 쓰면 본연의 나를 버리고 탈의 캐릭터에 도취되는데, 이게 중독인기라. 일단 보이소”라며 명당을 지정해 준다. 공연장 곳곳에는 일본인, 중국인은 물론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위스에서 온 서양인도 보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관객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시선을 집중시키던 사회자가 사라지자, 사물놀이가 울렸다. 강신, 무동마당, 주지마당, 백정마당, 할미마당, 파계승마당, 양반·선비마당 등으로 이어지는 공연 내내 야외 공연장을 이러저리 누비는 광대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오리나무를 곱게 도려내 깎은 반달 모양의 인자한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특히 턱밑이 미완성된 이매의 웃음은 사실적일 뿐더러 그의 대사 또한 코믹해 등장만으로도 공연장은 웃음바다가 된다. “이매 이놈아야, 니 여서 머하노. 내가 아까 니보고 선비 데리고 오라 안 카더나” 초랭이의 핀잔에도 이메는 연신 “머라꼬 히히히 흐흐흐”라 받아칠 뿐이다. 탈놀이가 가장 성행했던 때도 신분질서가 사람 위에 군림했던 조선 중기가 아니었던가. 기존 질서에서 권위를 내세우는 양반, 선비, 중은 탈놀이에서 희화화의 대상에 불과하며 가부장제, 신분제 등으로 억압받던 할미, 초랭이, 백정 등은 오히려 주도적으로 제 할 말을 당차게 내뱉는다. “분홍치마 눈물 되고 다홍치마 행주 되네, 삼대독녀 외동딸이 시집온 지 사흘 만에 저 양반집 씨종살이, 씨종 살고 얻은 삼을 짜투리고 어울쳐도 삼시세때 좁싸래기” 할미의 한 서린 타령부터 “중놈이 부네하고 요래요래 춤추다가 중이 부넬 차고 저짜로 갔잖니껴”라는 간들간들 초랭이의 주접까지 대사 하나하나가 압권이다. 민중의 삶을 긍정하고 위로했던 우리네 탈의 힘이다. 양반들도 평민들의 탈놀이를 암묵적으로 인정했다고 하는데, 탈놀이로나마 억압됐던 감정을 표출하고 다시 순응하는 삶으로 돌아올 것을 종용했기 때문이란다. 탈춤이 끝나고 누구는 다시 안동 여행길로, 누구는 집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촐랑촐랑 초랭이 역할을 했던 서봉교씨의 얼굴에는 땀이 흥건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배운 탈놀이를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하고 있다. 고향인 안동을 훌쩍 떠났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 봉교씨에게 탈놀이는 숙명이 되었다. 그는 안동을 지키며 춤을 출 거라 말했다. 그날의 탈놀이는 끝났지만 내일도 모레도 새 공연의 막이 오를 것이다. 1 한국적인 멋은 ‘조화’라는 단어에 응축된다. 특히 안동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다 2 ‘초랭이’ 서봉교씨 3 ‘선비’ 권순찬 연출국장 4 가부장제를 꼬집는 할미의 타령 5 턱밑이 미완성된 이매탈은 웃음이 사실적이다 가장 한국적인 탈이 세계적이다 탈의 신비로움을 일찌감치 알았던 인간들은 문명이 발달하기 전부터 탈을 이용했다. 탈은 전세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세계인의 유산’인 셈이다. 그러나 세계 공통으로 얼굴에 쓰는 ‘탈’이라 할지라도 저마다 생김새와 기능은 천차만별이다. 탈을 절대적이고 상대적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하회마을 입구에 위치한 하회동 탈 박물관을 가야 한다. 총 3개의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는 탈 박물관을 둘러보면 ‘세계 속의 한국 탈’이 보인다. 탈은 악귀를 쫓거나 자신이 믿는 신을 향한 일종의 의식에 이용됐다. 박물관 제2전시실의 아시아 탈이 이를 반증한다. 중국의 ‘나희가면’이 붉은 기운을 담아 역병과 잡귀를 몰아내는 역할을 했는가 하면 티벳, 몽골 등지의 챰가면은 라마교 사원에서 연행되는 종교 의식 때 활용됐다고 한다. 서양의 탈은 아시아의 탈과도 약간 다른데, 귀족문화를 반영해 겉이 상당히 화려하지만 정작 표정은 추상적이고 밋밋하다. 제1전시실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던 한국 탈은 달랐다. 한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탈 역시 다른 나라의 탈처럼 잡귀를 쫓거나 장례의식에 이용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본주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한국의 탈은 종교적으로 편향돼 있지 않을 뿐더러 단지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형상화한다. 그것은 계층과 계급을 뒤집고, 양과 음의 융합을 이루는 ‘조화’를 추구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2011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속으로 따라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4년 연속으로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다. 올해 축제에서도 신명나게 놀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탈을 쓰고 행진하는 ‘미친 퍼레이드’에 어울리거나, 총 상금 7,000만원이 걸려 있는 세계 탈놀이 경연대회의 우승을 노려 봐도 좋겠다. 일시 매년 9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열흘간(2011년 9월30일~10월9일) 주최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장소 안동 시내, 탈춤공원, 하회마을 등 문의 054-841-6397 www.maskdance.com 고택 불편해서 매력적인 역설의 美 고택古宅을 한자어 그대로 직역하면 옛 집이다. 옛 것이라면 손을 저으며 새 것을 찾는 사람들이 갑자기 왜 고택을 찾는단 말인가. 안동의 어느 고택 주인은 도시인들이 고택에 대한 환상으로 숙박을 시도했다가 벌레, 화장실 등을 이유로 하루도 안 돼 떠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에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춰 새로 지은 고택도 많지만, 고택을 잘 꾸며진 한옥 펜션 정도로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편해도 끌린다. 무섭게 하늘로 치솟은 아파트 숲에서 살던 도시인에게 고택은 가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넉넉하게 터를 잡고 옆으로 널찍하게 들어서 있는 ‘고택의 아우라’. 그저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고택의 본고장 안동에는 몇백년에 걸쳐 제 자리를 지켜 온 ‘명품 고택’이 있다. 1 ‘간재정’은 간재종택의 정자로 투숙객들의 인기 휴식처다 2 간재종택의 종손인 변성렬씨 가문의 향기 ‘원주 변씨 간재종택’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의 마을은 금제琴堤, 검제黔堤라는 별칭과 더불어 영원히 재앙이 없는 땅으로 불려 왔다. 안동 3대 성씨인 안동 김씨, 권씨, 장씨의 시조묘가 들어선 이곳에 간재종택도 마을을 지키고 있다. 원주 변씨 간재종택은 임진왜란의 공신이자 ‘하늘이 내린 효자’로 불렸던 조선중기의 학자, 간재 변중일의 종택과 정자다. 종손인 변성렬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매 주말 종택을 찾고 있었다. 11남매와 그 가족들이 다 모이는 날에는 종택이 꽉 찬다. 제사만 14번이다. 반복되는 하행길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그는 “종손의 삶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 했다. 간재종택은 투숙객들이 원할 경우 다도시간을 마련한다. 방문했던 날에도 때마침 일일 차茶교실이 열리고 있었다. 차를 연구하며 경주에서 찻집을 운영 중인 강청원 선생은 1인 다기로 차를 우려먹는 방법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차 뚜껑을 열 때는 안에서 밖으로, 잎차를 뜰 때는 항아리 벽을 향해 왼쪽으로 틀면서, 거름망을 뺄 때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떨어뜨린 후에….” 규칙의 연속이었다. 차 예절이 낯설기만 한 간재종택 투숙객들도 자신의 앞에 놓인 1인 다기를 이용해 잎차를 우려냈다. 1분30초. 차가 가장 맛있게 우려내지는 시간이란다. 1분30초라는 시간은 길게만 느껴졌다. 티백 차에 익숙한 탓이기도 했지만 종택에서는 유독 시계바늘이 느리게 걸었다. 종택에 머무는 동안은 느리게 가는 시간을 그저 즐기면 된다. 종택 구경 자체가 타지인에게는 하나의 볼 거리였다. 간재종택은 정침, 별당, 사당, 정자가 하나를 이룬다. 가옥은 ㅁ자형으로 ‘근심을 없앤다’는 뜻의 무민당無憫堂과 안채, 사랑방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당이 안채 뒤쪽에 서 있다. 종택을 나오면 바로 앞에 국화 다랑이 밭이 있다. 선비의 기상을 빼닮은 국화꽃뿐만 아니라 분홍빛 흠뻑 머금은 백일홍이 마을 곳곳에서 하늘하늘 가지 손을 흔든다. 마치 백일홍이 몸을 간질간질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국화밭을 따라 올라간 끝에 호젓이 앉아 있는 간재정은 투숙객들의 이색적인 쉼터가 되고 있다. 객실료 큰방 4실 4~5인 기준 10만원, 작은방 4실 2~3인 기준 5만원 찾아가는 길 | 자가용 서안동 톨게이트→송야사거리(봉정사, 서후 방면)→원주 변씨 간재종택 대중교통 안동 초등학교 정문 서쪽편 버스 정류장에서 51번 버스 이용(30분 소요) 주소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 162 문의 054-852-2345 www.간재종택.com 3 간재종택은 주변 경관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 4 병산서원의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5 부용대 층길에서는 하회마을과 줄기차게 흐르는 낙동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 폭의 그림 속 ‘병산서원 주사’ 병산서원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권율 등 명장을 등용한 문신 겸 학자 서애 류성룡 선생이 후학들을 양성하던 곳이다. 서애선생이 세상을 뜬 후 제자들이 ‘존덕사’를 지어 위패를 모셨다. 병산서원은 유생들이 선생의 가르침을 받았던 입교당, 기거하며 공부하던 동재와 서재, 행사를 치르던 만대루, 인쇄 목판을 보관하는 장판각 등으로 이뤄져 있다. 만대루나 입교당에 올라서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병산이 이름 그대로 병풍처럼 자리하고 있고 낙동강이 그 앞을 잔잔하게 흐른다. 병산서원의 우측에 들어선 것이 바로 병산서원 주사廚舍다. 병산서원 주사는 서원이 지어질 때부터 병산서원 관리인의 집이었다. 병산서원의 현 관리인도 본래 이곳에서 생활을 했으나 지금은 병산서원에서 가까운 곳에 따로 기거 중이다. 일반인이 고택을 찾기 전 이곳은 빈집인 셈이다. 사람의 온기가 없어서인지 병산서원 주사는 적막하다. 적막을 깨는 것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였다. 대청마루에서 주전부리를 즐기며 피우는 ‘이야기 꽃’은 평소보다 더 소중하다. 도시보다 빨리 찾아오는 시골의 밤, 잠자리에 들면 한옥 특유의 향이 코 끝을 미세하게 자극하고 풀벌레 소리가 귀에 맴돈다. 방에 놓인 작은 TV에는 온갖 채널들이 나온다. 타임머신을 타고 고택을 갔건만, 속세의 시끄러운 소리에 자유롭기란 힘들다. 실제 낯선 온돌방에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리모컨을 돌리다 자신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든다고 한다. 3칸 대청이 마당과 바로 마주하고 있으며 큰 방 하나, 작은 방 3개가 있다. 마당을 기준으로 좌우가 정확히 대칭을 이뤄 안정감을 준다. 객실료 큰 방 4~5인 기준 8만원, 작은 방 3~4인 기준 5만원, 전체 대여 28만원 찾아가는 길 | 자가용 서안동 나들목→34번 국도(예천 방향)→하회마을 방면→병산서원 대중교통 안동시외버스터미널 길 건너편에서 46번 버스 이용 주소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30 문의 054-853-2172 www.byeongsan.net T clip. 안동 음식 4대 천황 1. 헛제사밥 각종 나물이 아삭아삭 씹히는 비빔밥과 삼삼한 탕국이 일품이다. 헛제사밥은 제사음식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2. 간고등어 내륙지방까지 생선을 옮기다 보니 염장처리가 필수였다. 안동 간고등어 한 마리면 밥 한 공기 뚝딱. 3. 버버리찰떡 버버리찰떡의 버버리는 벙어리의 안동 방언이다. 1920년대 김노미 할머니가 안동시 안흥동 철길 밑에서 찰떡에 고물을 묻혀 팔던 것이 원조로 지금도 손으로 직접 떡메를 치고 고물을 일일이 붙여 만든다. 4. 안동찜닭 찜닭의 고유명사가 되어 버린 안동찜닭. 간장이 배인 한입 크기의 닭과 감자, 대파, 시금치가 잘 어울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테마로 본 공직사회] (21)경조사비

    [테마로 본 공직사회] (21)경조사비

    5만원, 3만원.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뜀박질하는 현실에서 보통사람들에게 이 액수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 수치들의 상징성은 공직사회에서만큼은 각별하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에게 이 액수 규정은 내심 고마운 것이다. “가뜩이나 경제사정도 답답한데, 한도액을 엄격히 묶어주니 다행스러울 따름”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간간이 다른 얘기도 들린다. “요즘 어디 5만원, 3만원으로 제대로 인사치레를 할 수가 있느냐?”는 조심스러운 의견들이다. 이 단위는 공직사회의 반부패, 청렴성을 대변하는 제도적 장치다. 5만원은 경조사 때 주고받을 수 있는 경조금품의 한도이고, 3만원은 직무관련자에게 받아도 되는 선물, 향응의 통상적 관례 범위다. 공무원 행동강령 제17조에는 공무원이 경조사를 통지하고 경조금(품)을 주고받는 데 대한 규정이 들어 있다. 행동강령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관련자나 직무관련 공무원에게 경조사를 알려서는 안 된다. 다만 예외가 있다. 친족이나 현재 또는 과거에 근무했던 기관의 소속 직원에게는 통지해도 된다. 따라서 거의 모든 정부기관들은 직원들의 경조사를 내부통신망으로 알리는 게 원칙으로 통한다. 이때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된 액수가 5만원이다. 단 이를 기준선으로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소속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경조금품 상한규모를 정하게 돼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관계자는 “5만원은 행동강령에서 제시한 적성선인데도 거의 대부분 정부기관들이 이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면서 “기관장 재량에 맡겨진 만큼 일부 공직유관단체들에서는 주사급 이하는 3만원, 사무관급 이상은 5만원으로 액수 규정이 나눠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행동강령’ 예외 규정 몰라 불편 호소 이 액수 규정이 나온 것은 공무원 행동강령이 제정·시행된 2003년부터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은 “일반 사회에서는 아주 각별한 관계자의 경조사에 달랑 5만원짜리 봉투를 전하면 민망할 수도 있겠지만, 10여년 가까이 적응되다 보니 이제는 받든 주든 솔직히 그 액수가 속 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가 공직사회의 규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행정안전부의 한 사무관은 “개인적으로 꼭 특별한 성의를 보여야 하는 사람에게는 그 액수가 민망할 때가 더러 있다.”면서 “받는 사람이 공무원 행동강령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면, 구구하게 설명을 해줄 수도 없고 두고두고 찜찜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강령의 예외규정을 정확히 몰라 불편을 호소하는 공무원들도 의외로 많다. 권익위에는 현실에 맞게 경조금 상한선을 올리는 편이 낫다는 민원이 적잖이 접수되는 건 그래서다. 권익위 관계자는 “예외규정을 모르는 이들은 절친한 친구 등에게 받는 경조금도 5만원 한도액을 꼭 지켜야만 하느냐는 문의를 자주 해온다.”고 말했다. 행동강령에는 공무원이 소속된 종교 및 친목단체에서 제공되는 경조금품은 기준금액을 초과해도 되는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직무관련자가 아닌 친구는 이 범주에 포함돼 5만원 이상을 받아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기관의 분위기에 따라 경조사에 대한 고지 절차에도 차이가 있다. 감사원, 권익위 등 감찰기관을 포함한 몇몇 곳에서는 간부들의 경조사는 아예 고지되지 않는 게 암묵적 관행이다. 감사원의 경우 한 감사위원의 딸 결혼식을 며칠 앞둔 지난달 29일 관련 사실을 아는 내부 직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한 내부 직원은 “일반 직원들의 경조사는 고지되지만 지금까지 간부들의 경조사, 특히 그들 자녀의 혼사에 축의금을 내본 기억은 거의 없다.”면서 “특별히 그들에게만 금지규정을 두는 게 아닌데도 간부급이 되면 그런 관행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봉투 한 장으로 간단히 오가는 경조금품과는 달리 공직사회에서 선물(향응) 주고받기는 생각보다 더 까다롭고 번거롭다. ●위반 사례 2003년 이후 62건 불과 행동강령 제14조에는 공무원은 직무관련자로부터 금전, 부동산, 선물 또는 향응을 기본적으로는 받아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통상적 관례의 범위(3만원)에서 제공되는 음식물이나 편의는 받을 수 있다. “승진 등 인사가 있으면 외부 지인들에게서 3만원이 넘는 난화분을 선물해도 괜찮느냐는 확인전화가 미리 걸려온다.”는 한 공무원은 “직무와 무관한 사람이라면 사실상 선물 액수 제한은 없지만, 이래저래 주변 눈치가 보여서 무조건 보내지 말라고만 얘기한다.”고 씁쓸해했다. 반면, 또 다른 공무원은 “공무 관련 외국인을 만나는 식사자리 등 3만원 규정을 상대 쪽에서 불편해하는 경우가 솔직히 많다.”면서도 “비현실적 규정이라는 내부 의견도 있지만, 그 규범에 맞추려 의식하는 과정에서 긴장이 유지되는 만큼 3만원이라는 계도액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년에 한두 차례 각 기관들은 자체적으로 경조사나 선물 관련 행동강령 위반여부를 정기점검해야 한다. 하지만 경조사의 경우는 자체 적발 사례가 거의 없다. 권익위에 접수된 경조사 통지 및 경조금품 위반 사례는 지난해의 경우 단 9건. 행동강령이 시행된 2003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다 합해도 62건에 불과하다. 중앙부처의 한 감사담당자는 “고지 과정이 합당했는지 정도를 점검할 수 있을 뿐, 실제로 자진신고하지 않는 이상 위반사례를 찾아내서 징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5만원, 3만원의 금액 기준은 공무원들이 스스로의 행위를 단속하게 하는 선언적 의미가 사실상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책꽂이]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송원근·강성원 지음, 북오션 펴냄)60만부가 넘게 팔린 초 베스트셀러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에 나오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주장을 반박한 책이 나왔다.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다. 올해 2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반박 연구자료 ‘계획을 넘어 시장으로’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저자들은 장 교수의 주장을 자유경제학자 입장에서 조목조목 반박한다. 우선 장 교수가 책을 통해 펼친 ‘국가가 주도하는 계획경제’와 관련, 계획경제가 지속되면 자생적인 시장 성장이 지체돼 비효율적인 자원배분이 고착되는 위험을 간과했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장 교수는 시장의 효율성을 무시하고 정부의 역할만 강조하며 암묵적인 계획경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1만 4500원. ●한권으로 읽는 자동차 폭탄의 역사(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서정민 옮김, 전략과문학 펴냄) 발칸반도에서 팔레스타인, 베트남, 북아일랜드, 레바논 그리고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폭탄의 진화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1만 5000원.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강신주 지음, 동녘 펴냄) ‘철학 vs 철학’ ‘철학이 필요한 시간’ 등 철학을 접하기 쉽게 풀어주는 저서들로 유명한 대중 철학자의 책. 시에 현대철학자들의 사상을 접목시켜 ‘철학적으로’ 읽어냈다. 1만 6000원.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8) 봉화 도암정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8) 봉화 도암정 느티나무

    논어(論語)에 “이인위미(里仁爲美) 택불처인(擇不處仁), 언득지(焉得知)”라는 말이 있다. 꼼꼼한 해석은 뒤로 미룬다 하더라도 핵심은 사는 자리가 어질면, 그 안의 뭇 생명들도 슬기롭고 어질게 된다는 말이다.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무도 그렇다. 어진 사람 사는 곳이 곧 어진 마을이고, 그 마을에서 자라는 나무는 어진 품새로 자라게 마련이다. 신기하게도 온화하고 공손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의 나무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온화하고 공손한 품새를 가졌다. 하긴 같은 하늘, 같은 땅이 키워내는 생명의 결이 사람과 나무에 그리 다르게 나타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마을 어귀의 단아한 정자를 품어 안아 경북 봉화군 봉화읍 거촌2리 황전마을은 예로부터 효도를 마을 정신 문화의 근간으로 삼았던 곳이다. 이 마을을 대표하는 선조 가운데, 조선 효종 때의 문신 황파(黃坡) 김종걸(宗傑·1628~1708)이 있다. 300 여 년 전에 이 마을 살던 그는 평범치 않은 효행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효성에 호랑이도 감동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병든 부모를 낫게 해 달라고 산에 들어가 금식기도를 올리던 중에 호랑이가 그를 인도하여 약초를 구하게 했다는 이야기다. 그의 후손이 살고 있는 황전마을이 경상북도 지정 효 시범마을이 된 건 우연이 아니다. “젊은 사람이 별로 없긴 하지만, 몇 안 되는 젊은 사람들 효성이 지극하고 말고. 어른 모시는 데에는 아마 우리 마을 젊은이들만 한 곳도 없을 거야.” 마을 입구 첫 집에 사는 예천댁(80)의 이야기다. 젊은이라고 해봐야 마흔을 넘긴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과수원을 일구는 예천댁의 마흔 넘은 아들도 그렇다는 자랑이 자연스레 따라붙는다. 황전마을은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54호인 도암정이 찾는 이를 먼저 반기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어귀에 단아한 자태로, 지나는 나그네를 부르는 도암정은 앞으로 펼쳐진 길다란 연못과 잘 어우러진 정자다. 푸른 연잎이 싱그럽게 퍼진 연못에는 인공섬이 있고, 그 가운데에 소나무 한 그루가 높지거니 솟아 올라 있다. 도암정 쪽문 바깥으로 난 조붓한 길가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다. 여느 마을 어귀의 느티나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나무이지만, 이 느티나무와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살이를 바라보는 건 사뭇 흥미롭다. ●정자는 노인에게, 나무는 젊은이가 도암정은 1984년에 경상북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됐지만, 마을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저녁 무렵이면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이 된다. 거의 같은 시간에 마을의 젊은 사람들도 도암정 앞으로 바람을 쐬러 나오지만, 그들은 정자 안으로 들어서지 않는다. 어른들께 좋은 자리를 내주고, 젊은 사람들은 한데자리에 나와 앉는 것이다. 노인들이 나오기 전에 정자에 들어갔다 해도 노인들의 발 소리가 들릴라치면 곧바로 정자를 양보하고 느티나무로 나와 앉는 게 암묵적으로 지켜 온 ‘도암정 사용법’이다. 겉으로는 느티나무 그늘도 도암정 못지않게 시원하다고 말하지만, 아무려면 한 층 높이 올린 누마루의 편안함을 당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젊은 사람들의 자리는 언제나 느티나무 그늘이다. 나무 앞에는 옹색하나마 시멘트로 만든 긴 의자도 놓았다. 도암정 느티나무는 310년쯤 된 나무로, 도암정을 세운 뒤 풍광을 돋우기 위해 누군가 심은 나무로 짐작된다. 어른 키 높이쯤에서 줄기가 둘로 나뉘면서 자랐는데, 그 부분의 둘레는 5m 가까이 된다. 하늘로 오르면서 뻗은 가지는 도암정의 야트막한 지붕에 닿을 만큼 넓고 풍성하다. 나무 바로 옆으로는 널찍한 바위가 누웠고 다른 쪽으로는 어른 키를 훌쩍 넘는 크기의 바위가 수직으로 늘어서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세 개의 집채만 한 바위를 마을의 풍요를 지켜주는 바위라 하여, 제가끔 쌀항아리, 술항아리, 돈항아리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나무 쪽에서 보면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을 막아주는 바람막이 구실을 하는 바위라고 볼 수도 있다. “요 몇 해 사이에 나무가 많이 안 좋아졌어. 저렇게 큰 바위를 이고서도 잘 자라는 나무인데, 오래 살면 어쩔 수 없는 모양이야. 군에서 가지도 치고, 약도 주면서 정성을 들이긴 하는데, 줄기 속이 텅 비어서 바람만 크게 불어도 툭툭 부러지곤 해.” ●사람의 자태를 닮아 공손히 자라나 황전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오랫동안 지켜온 나무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이 깊어 예천댁의 미간이 잠시 찌푸려든다. 며칠 전에는 도암정 앞 빈터에서 세계유교문화축전의 일환으로 ‘고가(古家) 음악회’를 열었는데, 그때도 느티나무 그늘이 중심이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몇몇 가지가 부러진 탓에 부실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도암정 느티나무는 융융한 자태다. 마을 근처를 지날 때에는 한번쯤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드는 나무임에 틀림없다. 단아한 도암정을 품고 솟아오른 느티나무의 품 안에 들고 싶은 욕심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자 쪽으로 그늘을 드리우고 선 나무의 자태가 마치 느티나무 그늘에 드는 젊은이들의 공손한 모습을 닮았다. 사람살이를 오랫동안 지켜온 ‘효(孝)’의 정신이 나무에까지 이어진 것이다. 효의 마을에 오래 살면서 나무도 마을 사람들처럼 넉넉하면서도 공손한 생김새를 배우고 닮은 게 틀림없다. 글 사진 봉화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경북 봉화군 봉화읍 거촌2리 502. 도암정에 가려면 중앙고속도로의 풍기나들목이나 영주나들목을 이용해야 한다. 어느 쪽을 이용하든 영주 시내를 거쳐서 가게 된다. 영주시 동북쪽의 상망동에서 국도 36호선을 이용해 봉화 방면으로 간다. 10㎞ 남짓 가면 봉화농공단지 주변의 봉화교차로에 이른다.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난 지방도로 915호선으로 갈아타고 180m쯤 가다 나오는 농공단지 입구에서 좌회전하여 다시 200m쯤 가면 왼쪽으로 도암정과 느티나무가 보인다.
  • [열린세상] 아! 그리운 황고집 선생님/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아! 그리운 황고집 선생님/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지난 14일은 작가 황순원 작고 1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이즈음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보면서 더욱 작가가 그리워진다. 2000년 작가의 장례식장을 지킬 때, 세 명의 여고생이 국화 한 송이씩을 들고 조문을 왔다. 그들에게 어떻게 왔느냐고 물었더니, 평소 작가를 존경하던 차에 부음을 듣고 하굣길에 들렀다는 것이다. 작가는 일평생 그 흔한 문인 단체의 감투 하나도 쓰지 않았으며, 문학과 관련이 없는 잡문 하나 쓰지 않았다. 작가의 소설 ‘독짓는 늙은이’에는 자신이 평생 만들어 온 독을 완성하기 위해 가마 속으로 몸을 던지는 송 영감이 나온다. 그 송 영감처럼 작가는 오로지 문학에만 모든 열정을 바쳤던 것이다. 그 결과 “소설가 황순원을 말한다는 것은 해방 이후 한국 소설사 전부를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훌륭한 문학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다. 작가의 제자 중 소설가가 되기 위해 신춘문예에 근 10년을 투고한 이가 있다. 어느 해 그 제자가 술에 취해 횡설수설한 적이 있다. 1월 1일자 신문에 실린 신춘문예 소설 심사평을 보니 자신의 작품이 다른 한 작품과 함께 최종심까지 올랐고 자신은 탈락했는데, 심사위원이 작가라는 것이었다. 평소 작가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 드렸으니 자신의 작품인 줄 뻔히 아실 텐데 어떻게 그러실 수 있냐 하면서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징징거렸다. 몇 년 후 그 제자가 신춘문예로 등단하자 작가는 제자를 불러 “이제야 소설다운 소설을 썼군. 그때 자네를 뽑았다면 아마 자네는 몇 년 못가 사라질 작가가 되었을 거네.”라는 말씀을 하셨다. 제자는 스승의 깊은 배려에 몸 둘 바를 몰랐고, 이후 더욱 정진하여 큰 작가로 거듭났다. 작가는 그렇게 제자들을 문인으로 키웠고, 그들은 지금 문단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언젠가 작가는 60대 이후의 얼굴은 자기 책임이란 말을 했다. 환갑을 넘어선 작가의 얼굴은 순진한 소년의 모습 그것이었다. 그런 아름다운 얼굴은 물질적 탐욕과 권력 따위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고귀한 정신적 가치를 추구해온 이만이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사표로 받들 대가가 부재하는 시대라는 말이 뼈저리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지식인, 부패한 교육자, 학연과 지연에 얽매여 온갖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한 패거리들. 권력욕과 물욕에 사로잡힌 이들의 비루한 얼굴을 보면서 올곧게 문학 외길을 황고집으로 살아온 대가 황순원의 아름다운 얼굴이 더욱 그리워진다. 작가는 살아생전 자주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양평 계곡에서 제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제자 중 말석에 있는 내가 흥에 겨워 “선생님 노래 한 곡 부탁드려요.”라고 외쳤다. 평소 노래를 절대 안 하시던 작가가 조용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평양 가는 기차는 칙칙폭폭…….” 제자들 모두 겉으로는 환호를 했지만, 속으로는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소설 ‘학’을 보면 전쟁 당시 남쪽과 북쪽을 대표하는 성삼이와 덕재가 등장한다. 성삼이가 덕재를 호송하고 가던 중, 올가미에 묶인 학을 함께 놓아주던 어릴 적 기억을 되살리면서 덕재를 풀어주는 장면이 나온다. 작가가 부른 노래에서 이념과 분단의 장벽을 넘어 북쪽에 두고 온 고향으로 학처럼 훨훨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좌익과 우익,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마치 마주 달리는 기관차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리 사회가 헛된 이념을 넘어 학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작가의 마음을 회복할 날은 언제일까. 그런 점에서 작가야말로 사회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누구보다 먼저 드러내는 예외적 개인이 아니겠는가. 작가의 제자들 사이에는 문학 이외의 분야에서 스승에 대해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다. 아마 이 글을 본 제자들이 나를 엄청나게 질타할지 모른다. 그래도 이 타락하고 황폐한 시대에 아름다운 스승님이 그리운 걸 어떡하겠는가. 선생님, 이번 추모제에 참석하지 못한 못난 제자를 용서해 주십시오. 주말에 꼭 찾아뵙겠습니다.
  • 싱가포르 대통령에 ‘토니 탄’

    싱가포르의 친여당 성향 후보인 토니 탄(71) 전 부총리가 지난 27일 실시된 제7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장기 집권 여당인 인민행동당(PAP)과 리셴룽 총리의 암묵적인 지지를 받은 유력 후보였던 토니 탄이 재검표까지 가는 초접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앞으로 인민행동당과 리셴룽 총리의 정국 운영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토니 탄 당선자는 유효표 215만표 중 35.19%인 74만 4397표를 얻어 2위인 탄 쳉 복 전 PAP 의원을 불과 0.34%(7269표)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신승을 거뒀다. 싱가포르 선거관리 당국은 1·2위 후보 간 표차가 1%에도 미치지 않자 재검표를 실시해 선거 결과를 최종 확정했다. 토니 탄은 싱가포르에서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 전 총리가 후계자로 고려했다고 알려질 만큼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국방부와 교육부, 보건부, 통상산업부 등 주요 부처 장관을 두루 역임한 뒤 지난 2006년 부총리직을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했다. 그는 2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간신히 승리한 것에 대해 “국민이 더 많은 발언권을 희망하고 있고 이는 성숙한 민주주의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고졸 김용삼씨는 어떻게 문화부 감사관이 됐나

    고졸 김용삼씨는 어떻게 문화부 감사관이 됐나

    “학벌 없이도 맡은 업무에서 전문가가 된다면 고위공무원의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봅니다.” ●공주사대 합격증 가정형편 탓 포기 1975년 경기도 연천고등학교 상과반을 갓 졸업한 김용삼(54)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관은 지방직 5급 을(현 9급)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공주사대에 합격은 했지만 진학을 포기했다. 5남매가 함께 자라 녹록지 않은 집안 형편 때문이었다. 진학은 언감생심, 생활비에다 손아래 동생 둘의 학비까지 대야 했다. 1981년 군 복무를 마치고 국가직 7급 공무원 채용시험에 재도전해 합격, 1983년부터 문화공보부 경리계에서 중앙부처 공무원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그 뒤 대전엑스포 놀이마당 관장, 문화공보부 차관 비서관, 게임음악산업과장, 국립국악원 국악진흥과장 등 다양한 이력을 거쳤다. 공직사회의 최고봉인 고위공무원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 5월. 여전히 학벌과 학연이 승진의 주요 배경이 되는 현실에서 그는 중앙부처를 통틀어 18명밖에 되지 않는 고졸 출신 국가직 고위공무원 대표주자로 주목받게 됐다. ●고졸인데도 인정받아 자부심 커 김 감사관은 자신이 고위공무원이 된 비결을 딱 두 가지로 꼽았다. ‘업무능력’과 ‘인간관계’. 그는 자신처럼 고졸 출신인 후배들에게 “고졸의 학력 핸디캡을 딛고도 인정받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껴 왔다.”면서 “업무와 원만한 인간관계로 승부하자는 소신을 갖고 생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공직생활 30여년 동안 김 감사관이 좋은 학벌을 동경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좋은 대학을 나와서 석·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들을 보면 부러웠다.”며 “서울대 졸업자 등 고시출신 동료들 사이에서 아무 지연도 없는 시골 출신으로, 학벌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야간대학에 문을 두드려도 봤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곧 접었다. 보이기 위한 학위를 따기 위해 쏟는 열정을 업무로 돌려 전문가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잘나가는’(?) 분야의 경우 암묵적으로 고시 출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인사 현실도 그에게는 넘기 어려운 큰 벽이었다. ●남들 안 가는 곳서 더 열심히 연구 그는 “남들이 기피하는 신생 분야에 자원해 더 열심히 연구하며 일에 매달리는 것으로 학력의 약점을 극복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1998년 산업자원부·보건복지부 등에 흩어져 있는 게임산업을 문화관광부로 일원화할 때 게임산업담당 사무관으로 지원, 게임산업정책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당시 게임산업 분야는 문화관광부에서는 생소한 분야라 지원하는 이가 거의 없었다. ‘고시 출신’ 간판을 프리미엄으로 단 동료들보다 늘 더 열심히 일에 매달렸다. 1~2시간 더 늦게 퇴근하고, 기획안을 보고할 때는 1~2개를 더 만들었다. 그는 “게임산업, 음악산업, 국악업무 등에 대해서는 문화부 내에서 누구보다도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고 특히 게임업계에서는 아직도 자문의뢰가 들어오고 있다.”며 웃었다. 태블릿PC, 스마트폰 같은 최신 기기를 동료들보다 몇발 앞서 익혀온 것은 기본이다. 그의 좌우명도 고등학교 이후 지금껏 한결같다. 김 감사관은 “고 3때 담임선생님께 들은 말씀이 앞으로도 변함없을 내 삶의 원칙”이라면서 “항상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英폭동 원인 제공자는 대처”

    “英폭동 원인 제공자는 대처”

    “지금의 영국 캐머런 정부는 보수당의 뼈대인 구(舊)토리주의적 요소를 상대적으로 강조하는데도 이런 소동이 난 겁니다. 이건 꼭 캐머런 정부 탓만은 아닙니다. 그 이전 노동당 정부는 좌파임에도 대처리즘의 토대 위에서 움직였다는 점, 그 대처리즘은 영국 보수당의 지적 기반이자 전통인 구토리주의를 무너뜨렸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보수주의의 구원투수로 여겨지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실은 영국 보수주의의 파괴자라는 얘기다. 한동안 인구에 회자됐던 ‘제3의 길’도 대처리즘의 변형에 불과하며, 이게 ‘영국 폭동’의 원인(遠因)이라는 설명이다. 고세훈(56)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의 주장이다. ‘국가와 복지’, ‘영국노동당사’ 등 영국 정치경제사에 대한 책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는 그를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고 교수가 영국과 복지라는 화두를 틀어쥐게 된 것은 영국이 최첨단 자본주의 사회이자 복지국가이기 때문이다. 여기엔 극좌로 흘러가지 않은 노동당의 전통이 한가지 원인이었다. 또 한 가지 요인은 기득권 층의 양심적 후퇴, 혹은 묵인이었다. 2차 세계대전의 영웅으로 널리 알려진 윈스턴 처칠(1874~1965)은 “이건 완전 사회주의 법안이잖아.”라고 투덜대면서도 국유화 법안에 서명한 총리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헛소리’쯤으로 치부한 존 케인스(1883~1946) 역시 적자재정 편성을 통한 완전고용을 정책목표로 삼았다. 유럽 위기 얘기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균형재정을 얘기하는 한국 보수와 다른 면모다. 고 교수는 영국 보수당 역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인물로 모리스 해럴드 맥밀런(1894~1986)을 꼽았다. “귀족 출신 보수주의자였지만 2차대전 직후 집권한 애틀리 노동당 정부에서 전 산업의 20%를 국유화한 정책을 단 하나도 뒤집지 않았습니다. 영국은 계급으로 찢긴 두개의 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국가여야 한다는 원 네이션 토리즘(One Nation Toryism) 전통을 지켜낸 것이지요.” ●“한국 보수, 공동체보다 이해관계 몰두” 보수주의자가 왜 그랬을까. 계급으로 사회를 분열시키는 시장주의는 보수주의자의 적이기 때문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계급’이라는 용어 자체를 가장 경멸하는 이들이 이른바 보수입니다. 그런데 투표나 정책 선택에 있어서 가장 계급적으로 움직이는 이들이 다름 아닌 그들입니다. 이게 영국과 한국 보수의 차이점입니다. 영국 보수는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에 관심이 있지만, 한국 보수는 오직 이해관계에 대한 동물적 감각뿐이지요.” 한국에서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복지 논의에 대해 고 교수가 유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강력한 보수주의 전통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처가 영국 보수주의를 파괴했다는 주장도 이 대목에서 나온다. 대처는 보수주의 대신 시장주의를 택했다. 여기에는 역설적이게도 당내 민주화 문제가 겹쳐져 있다. 원래 보수당 당수는 귀족 출신에 10~20년간 원내 정치 경험을 쌓은 이들 가운데 당 원로들이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이가 추대된다. 식료품집 둘째딸이 보수당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전통의 붕괴 덕분이다. 고 교수는 “전통적인 보수당 정치에서 대처가 일종의 외부자(outsider)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 덕분에 대처가 보수당의 오랜 전통인 원 네이션 토리즘을 무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진보진영 강령 대중적 언 어로 순화해야”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물었다. 폭력혁명보다 의회민주주의를 신뢰한 노동당의 전략에 대해 당내 좌익그룹들은 극심하게 반발, 탈당하기도 했다. 스웨덴 사민당도 마찬가지다. 노동자계급 국제연대 대신 ‘국민의 집’ 구호를 내걸었을 때 사민당 내 좌익그룹 25%가 탈당했다. “정체성과 관련해 진보진영이 강력한 원칙을 천명하되, 강령이나 원칙을 조금 더 순화된 언어로, 대중적인 언어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회민주주의 국면에서 일반 국민들의 감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변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런 차원에서 일각의 ‘종북 논란’은 “쓸데없는 일”이라고 치부했다. “어차피 자연적으로 소멸될 얘기인데 너무 과대평가됐어요. 정말 치열하게 논의되어야 할 원칙은 다른 것들인데….” 때문에 고 교수는 ‘인물로 보는 영국 노동당사’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리처드 토니(1880~1962) 같은 이가 있어요. 노동당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론가인데 이 사람은 평생 평당원으로 지냅니다. 말년에 노동당에서 공로를 인정해 작위를 주겠다고 제안하는데 이 사람 대답이 걸작이에요. ‘내가 노동당에 무슨 해를 끼쳤기에 이러십니까’ 했답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1980년대에 일부 선보이기도 했는데, 토니가 남긴 책 3부작 번역과 인물평전을 한번 시도해 보고 싶어요.” 하나의 모범을 제시하고 싶다는 얘기다. 그런데 너무 교과서적이지 않을까. “다들 권력의지를 얘기하는데 교과서적 얘기도 있어야지요. 권력의지가 있되 거기에 압도되지 않을 시각과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시대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털고 일어설 수 있는 정치인이 많아져야 해요.” 그러면서도 한 마디 덧붙인다. “알고 지내는 정치인 몇몇에게 ‘당대에 살려고 하지 마라. 밀알이 돼라’라고 했더니 ‘모든 정치인은 당대를 산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복지는 현장이다] 현 사회복지통합망 문제점과 해결책

    “수급자 한 사람에게 하루에 10명씩 찾아올 때도 있어요. 복지관에서 오고, 재가센터에서도 오고…. 다 도움을 주고 싶다고 오는 건데, 그렇다고 체계적으로 뭘 주는 것도 아니에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제가 직접 필요한 서비스만 받도록 조정했어요.” 서울 종로구청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들려준 일선 현장의 모습은 ‘교통정리’가 안된 우리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정부는 수요자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사례관리를 강조하지만 일선 담당자들에게는 공허한 메아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정부는 ‘맞춤형 복지’를 강조하지만 현실은 ‘기성복’이나 다름없다.”는 대구시 모 자치구의 급여 담당 계장의 말은 이러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은 맞춤형 아닌 ‘기성복’ 복지 “동 행정은 사실 전체가 복지서비스입니다. 1~2명의 복지직 공무원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죠.” 지난 6월 21일 만난 하을호 대전 가양1동장은 사회복지 전달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 동에서 맡던 복지 대상자들에 대한 조사·관리업무는 현재 시·군·구 단위로 이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읍·면·동에는 대부분 1명의 사회복지직 공무원만 남게 됐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의 구축으로 전산화된 조사·관리 업무를 시·군·구가 맡고, 일선 동 현장은 ‘찾아가는 서비스’ ‘사례관리’에 집중하라는 의도였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달랐다. 대전시 사회복지직 공무원 김미현씨는 “예컨대 국민기초생계비 관련 문의는 이제 구 업무이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동으로 찾아와 서비스를 요구한다.”면서 “찾아가는 서비스는 많게는 일주일에 2~3번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현 정부는 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참여정부 시절 실시했던 동 주민센터의 주민생활지원서비스 체계를 2009년부터 개편해 왔다. 주민생활지원서비스는 동 행정을 행정민원담당과 주민생활지원(복지)팀으로 이원화해 복지행정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실시했지만 6급 공무원의 승진요인으로 변질되고, 주민생활지원체계를 둘러싼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 간 혼선 등으로 제도는 정착되지 못했다. 실제 대전 동구의 경우 16개 동 가운데 사회복지직렬이 주민생활지원팀장을 맡은 곳은 단 1개동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행정직렬이 차지했다. 동구는 7월 조직개편으로 기존의 주민생활지원서비스팀을 해체했다. ●예산부족 탓만 말고 현장에 인력 투입하라 정부의 7000명 복지인력 증원과 ‘희망나눔지원단’ 설치 및 통합사례관리 강화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특단의 조치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의 자발적인 움직임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을 늘린다고 하는데 “예산이 없다.”는 식으로 반응해서는 곤란하다. 근무평정 제도를 바꾸거나 직제를 개편해 보다 많은 인력이 현장으로 갈 수 있는 행정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서울 도봉구는 올해 5월 1일 조직개편을 통해 복지 업무를 강화했다. 기존 조직을 복지정책과와 노인장애인과, 여성가족과 등으로 바꾸었다. 복지정책과는 행정업무 중심의 주민생활지원과로 바꾸어 기획업무를 강화했다. 또 복지 업무와 공공근로, 일자리, 공무원노조 관리 업무 등을 함께 맡았던 사회복지과는 노인장애인과로 변경해 순전히 복지 업무에만 전담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또 현장의 동 인력을 확충해 복지업무를 더욱 강화했다. 14개 동 주민센터에 복지 업무 담당자를 1명씩 충원했고, 시간제계약직도 16명을 더 늘렸다. 계약직 직원들은 특히 여성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충원됐다. 울산 북구는 근무평정에서 구 총무국과 같이 평가했던 동 주민센터 직원을 따로 나눠 평가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그동안은 구와 동 직원을 함께 평가해 연차가 높은 구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승진도 당연히 구 직원 몫이었다. 하지만 구와 동 직원을 나눠 평가하면 동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생긴다. 특히 승진 대상자들이 일선 동으로 가서 근무하고 동에서도 승진할 수 있도록 ‘메리트’를 준 것이다. 구에서 동으로 발령받으면 직원들은 암묵적으로 “좌천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지만, 평가방식이 바뀌자 이 같은 인식도 같이 바뀌었다. 오히려 구의 유능한 인력들이 동으로 가도록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실제 민선 5기 출범 직후 4명의 승진대상자들이 구에서 동으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지난해 7월 구에서 동으로 인사이동한 농소3동 안희수 사무장(6급)은 “승진을 앞두고 동에서 근무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라며 “동 행정을 새롭게 경험하게 돼 직급이 올라가도 더욱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달체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결국 사람과 예산을 계속해서 투입해야 하는 비효율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회복지청 신설, 종합복지센터 설치 등의 주장은 이러한 비효율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법으로 거론된다. 강혜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복지서비스연구실장은 “정부의 이번 대책은 지자체 복지행정이 현금급여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가는 출발선”이라며 “자활·자립의 강화, 일자리 지원센터 등 고용 부문과의 연계 등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문화마당] 시대의 우울/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시대의 우울/주원규 소설가

    “도대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최근 반값 등록금 시위에 참가한 어느 대학생의 탄식이다. 이 학생은 투쟁이니 집회니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한다. 광우병 사태로 인한 촛불집회 때에도 영어자격시험 준비를 위해 도서관에서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거리로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가 자신을 시위 한복판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대체 그 불안과 공포는 무엇인가. 대학 졸업반인 4학년의 이 학생은 졸업 직전 학기까지 2000여만원 가까이 학자금대출을 받았다고 했다. 소위 비인기 인문계열 학부 출신인 자신은 졸업 후 취업은 막막하지만 대출금 상환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했다. 때문에 대출금을 갚기 위해 전공, 적성 불문하고 닥치는 대로 뭐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학생의 아버지는 대기업 조선소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는데 벌써 6개월째 임금체불이 되어 노동부와 법원을 오가며 힘겨운 법정싸움을 벌이는 중이었고, 어머니는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대기업 협력업체에서 매일 하루 10시간씩 일하다가 지금은 만성천식이란 병마를 끌어안고 투병 중이라고 했다. 그의 누나는 4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정규직 취업은 고사하고 오히려 나이, 학력이 걸림돌이 되어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구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라며 자신의 가족사를 말하던 중 울먹이던 학생의 얼굴이 지금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학생의 말 한마디에서 필자는 시대의 우울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시대가 극도의 우울증에 빠져 있음을 나타낸 상징적 방증인 것이다. 시대의 우울은 특정 세대에서만 나타나는 병리적 현상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세대가 삶을 걱정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는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군가들은 이러한 시대의 우울을 과소평가하거나 장밋빛 이슈, 선심성 정책 몇개 늘어놓는 것으로 대충 봉합하려 한다. 정책을 집행하고, 법안을 추진하고, 경제를 선도하겠다며 그야말로 반세기 넘게 저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내려오지 않는 그 누군가들에게 시대의 우울은 나약한 인종들의 자기변명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회복 불가능한 중증의 우울증을 유발시킨 보균자임을 좀처럼 시인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직무유기, 탐욕이란 전염성 병균의 산파임을 인정하지 않는 암묵적 카르텔로부터 발화된 설익은 정책들은 그야말로 공허하다. 시대의 우울에 대한 근본적 자각이 선행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거세한 상태로 시대의 고통을 해결하려 드는 허망한 발작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시대의 우울이 가져오는 고통, 그 고통의 심연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는, 최소한 그것을 공론화함으로써 필연적으로 발발하는 자기반성을 긍정할 수 있을 때 정책의 고민, 법안수립의 고민, 제도의 고민이 진정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주문은 언제나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기만 한다. 자기반성에 대한 고민은 너무 추상적이거나 표가 되지 않는다며 도외시한다. 그리고 여전히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은 채 그저 앞으로만 나아가려 하고 있다. 모두가 미치광이가 되어서야 뒤돌아 볼 것인가. 이제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오히려 투명해진다. 외치거나 주저앉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다. 주저앉음은 단순한 자포자기가 아니다. 이 사회의 집단적 아픔을 단순한 애국주의나 몇몇 이슈를 통해 물타기하려 드는, 부패한 타성에 젖은 선동적 추진력에 근본적으로 제동을 거는 것이다. 그 주저앉음이 광장이건, 학교건, 파업의 현장이건 상관없으리라.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외침을 쏟아낼 수 있는 바로 그 자리가 진실을 이야기하는 유일한 소통의 통로가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 얼굴 벌게진 나경원 왜?

    얼굴 벌게진 나경원 왜?

    “우리 당이 원래 그렇잖아요. 계파 나눠 먹기 하는 당….”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벌게진 얼굴로 불만을 토로했다. 1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다. 이날 비공개 회의를 통해 당직 인선을 마무리짓는 과정에서 홍준표 대표와 한참 입씨름을 벌인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 자리가 논란이 됐다. 지난 12일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결정할 당시부터 친박(친박근혜)계의 최경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유승민 최고위원이 여의도연구소장에 최 의원을, 제1사무부총장에는 이혜훈 의원을 임명하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나 최고위원은 오전 공개된 회의에서부터 작심한 듯 “계파 활동에만 전념하는 사람에 대해서 공천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직 인선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립 성향 인사에게 당직을 맡겨야 한다는 논리지만 당의 정책 구상과 여론조사 등 핵심 정보를 다루는 자리에 친박계를 인선하는 데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의도연구소장에 심재철 의원, 제1사무부총장에 김성태 의원, 제2사무부총장에 박보환 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남경필 최고위원이 신주류의 핵심인 정두언 의원을 강력하게 천거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특히 친박계에서는 ‘최경환 카드’를 접어도 전투력이 강한 정 의원이 당 싱크탱크의 리더를 맡는 것이 나쁠 것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제시한 안이 모두 무산되자 나 최고위원은 격분했다. 회의장서 나왔을 때에는 눈가와 코끝까지 빨개진 모습이었다. 그동안 친박 몫으로 주어졌던 제1사무부총장을 놓고는 유승민·원희룡 최고위원이 부딪치기도 했다. 원 최고위원이 친이(친이명박)계의 이춘식 의원을 추천했지만 표결에서 밀렸다. 결국 원외 당협위원장이 맡아서 하던 제2사무부총장 자리에 이 의원이 임명됐다. 이날 발표한 당직 인선안은 계파를 적절히 안배한 듯한 형식을 취했지만 그 속내에는 치열한 계파별 셈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당 지도부는 주요 정책 이슈인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두고도 양분됐다. 서울시당과 일부 지도부가 중앙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자는 입장을 표하면서 유승민·남경필 최고위원이 반발했다. 유 최고위원이 “먼저 당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지도부 안에서 먼저 입장을 모으자고 하자 나 최고위원은 “당의 입장은 이미 선별적인 복지를 시행하자는 것”이라며 맞섰다. 원 최고위원도 “당이 소극적으로 엉거주춤할 게 아니라 투표율 제고를 위해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21일 고위당정회의를 하루 앞둔 20일 모여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기로 했지만 이 자리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의제로 삼을지도 결정하지 못한 채 최고위원회의를 마쳤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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