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암묵적
    2026-06-10
    검색기록 지우기
  • 긴 줄
    2026-06-10
    검색기록 지우기
  • 베를린
    2026-06-10
    검색기록 지우기
  • 선언
    2026-06-10
    검색기록 지우기
  • 소득세
    2026-06-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39
  • TPP 법안 美상원 통과 확실시… 오바마, 꿈 이루나

    미국 상원이 23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뒷받침할 핵심 법안인 무역협상촉진권한(TPA) 법안에 대한 토론을 끝내고 24일 표결을 실시한다. 대통령에게 무역협정에서 협상권을 위임하는 TPA 법안은 상원 통과가 확실시된다. 민주당의 반대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TPA가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 통과되면 TPP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여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상원은 이날 오전 하원에서 가까스로 처리돼 넘어온 TPA 부여 법안에 대한 토론 종결 투표를 실시, 찬성 60표 대 반대 37표로 처리했다. 절차투표를 통해 토론 종결이 결정됨에 따라 30시간 내 반대토론을 끝내고 본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미치 매코널(공화)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투표 후 “우리는 미국을 위해 중요한 것을 놓고 함께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본투표에서 TPA 법안이 통과되면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의 전권을 위임받아 TPP 협정을 체결하는 권한인 신속협상권(패스트트랙)을 갖게 돼 12개국이 참여하는 TPP 협상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의회는 12개국이 결정하는 TPP 협상 결과가 넘어오면 수정하지는 못하고 승인 또는 거부만 할 수 있다. TPP 체결을 국정의 최고 어젠다로 삼아온 오바마 대통령은 늦어도 다음달 중 협상국들과 체결을 끝내고 연내 의회 비준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오바마 정부의 또 하나의 업적이 만들어진다는 평가다. 그동안 일본·호주 등 협상국들은 미 의회가 TPA를 통과시키지 않으면 TPP 협상도 어렵다는 입장을 암묵적으로 밝혀 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형·누나가 떠난 이유… 세월호 진실 원해요”

    “형·누나가 떠난 이유… 세월호 진실 원해요”

    “동생과 부모님이 안 계신 집을 홀로 지키며 힘들었는데 시민들께 위로를 받고 갑니다.” 12일 오후 3시 10분쯤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흰 마스크를 쓴 청소년 10명이 섰다. 이들은 “현우 오빠에게. 오빠 안녕! 며칠 전에 생일이 지났는데 생일 많이 축하해. 잘 지내고 있지? 너무 보고 싶어. 2학년 8반 전현우 동생”, “저희가 원하는 건 특혜도, 동정도 아닙니다. 단지 잘못 없는 형, 누나들이 왜 세상을 떠났는지 진실을 밝히는 것입니다. 2학년 4반 정휘범 동생”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형제자매들로, 지난 1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을 피켓에 담았다. 주말을 맞아 광화문을 찾은 시민들은 편지를 읽어 내려가거나 이들을 안아 줬다. 또 일부는 직접 피켓을 들고 그들 곁에 섰다. 10개로 시작한 피켓은 30여분이 지나자 50여개로 늘었고 1시간쯤 흐르자 70여개로 늘어 갔다. 피켓을 든 이들 중에는 정장을 차려입은 청년부터 어린 딸을 데리고 나온 40대 남성, 나이가 지긋한 아주머니도 있었다. 이날 ‘너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주제로 진행된 행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형제자매를 위한 것으로 플래시몹 형식으로 진행됐다. 단원고 2학년 고 최윤민양의 언니 최윤아씨가 기획한 이 행사는 세월호 문화예술인 대책모임 ‘연장전’ 등의 도움으로 성사됐다. 피켓을 든 사람들 사이로 페인트, 스프레이를 든 사람들과 사물놀이패가 등장해 투명 비닐에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그림이 그려지기도 했다. 피켓 행사를 총괄한 김민호(22)씨는 “‘세월호 유가족=부모’라는 인식이 강해 관심도 부모에게 쏠리는 경향이 있지만 희생자의 형제자매들이 겪는 고통도 상당하다”며 퍼포먼스의 의도를 밝혔다. 세월호 희생자 남지현양의 언니 남서현(24)씨는 “세월호 참사 뒤 형제자매들은 집안에서 암묵적인 가장 역할을 하면서도 슬픔을 표출하지도, 제대로 된 위로를 받지도 못했다”면서 “이번 행사에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져 줘 큰 힘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이슈 분석] 이태임 예원 욕설 동영상에 왜 이토록 ‘열광’하는가

    [이슈 분석] 이태임 예원 욕설 동영상에 왜 이토록 ‘열광’하는가

    이태임 예원 욕설 동영상에 왜 이토록 ‘열광’하는가 “너 어디서 반말이니?”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 지난 27일 배우 이태임과 그룹 주얼리의 예원의 ‘욕설’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영상이 확산된 속도는 물론이고 두 사람의 대화를 비꼬는 패러디물이 만들어진 속도도 가히 순식간이었다. 동영상이 유출되고 곧바로 MBC 측에서 저작권 침해 신고 조치를 취해 처음 유출됐던 유튜브에서는 더 이상 동영상을 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대중들은 SNS를 통해 영상을 빠르게 퍼다 날랐다. 또 동영상이 공개된 바로 다음날 tvN ‘SNL 코리아’에서 바로 개그우먼 안영미와 나르샤가 패러디를 하는가 하면 영상 속 두 사람의 대화는 각종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너 어디서 반마리니?”하고 묻는 치킨 광고, “눈을 왜 그렇게 떠?”라는 화장품 광고 등 각종 소재의 광고도 쏟아졌다. 불과 사흘 만이다. 도대체 대중들은 ‘이태임 예원 동영상’을 통해 어떤 재미를 느꼈을까. 이토록 빠른 속도로 다양한 패러디물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뭘까. 전문가들은 우선 이태임 예원의 욕설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대중들이 느낀 ‘배신감’이 분노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태임의 욕설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측에서는 당시 상황을 추정한 각종 보도에 대해 정확히 확인해 주지 않았다. 추측만 난무한 채 상황은 악화됐다. 이태임이 도저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거친 욕설을 했다는 찌라시 내용이 등장했고, 한 매체는 직접 현장까지 찾아가 주변에 있던 인물들의 말을 빌려 예원은 반말을 하지 않았고, 춥다고 걱정해 주는 후배에게 이태임이 다짜고짜 심한 욕설을 내뱉은 것처럼 상황을 ‘정리’했다. ’가만히 있다가 욕 먹은’ 것으로 알려진 예원은 이태임의 사과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선배님께서 용기를 내 먼저 사과를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며, 선배님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보이며 ‘대인배’의 면모까지 보였다. 그러나 유출된 영상에서 예원은 반말을 한 것이 드러났고, 아무런 말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채 일방적으로 욕설을 듣는 역할도 아니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에 대해 김영삼 대중문화평론가는 “가장 명확한 증거인 영상이 있음에도 비밀의 문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조차도 언론과 프로그램에 이용당했다는 사실이 대중의 분노를 키웠다”면서 “대중은 당시 언론이 전하는 정보에만 근거해 한 사람(이태임)에게 헤어나올 수 없는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이 “명확한 증거를 들고 대중들이 자체 정의를 실현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는 “언론에 속고 예원과 예원의 소속사에 이용당했다고 생각하는 배신감, 예원은 믿음을 얻고자 피해자인 척 했으니 반향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중문화평론가인 김헌식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피해자인 줄만 알았던 예원이 선배에게 반말을 하거나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을 하는 것이 영상을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면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역전되는 상황이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켰다”고 밝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여자 연예인들의 사적인 모습들을 대중들이 접하게 되면서 이슈가 집중된 측면이 있고, 특히 두 사람의 대화에서 나온 에둘러 표현한 부분들에 대해 ‘이게 무슨 뜻일까’ 유추하면서 패러디물이 다양하게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영화평론가 허지웅 기자가 트위터에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말의 예외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주변에 물어보면서 혹시 남자들의 대화에서 ‘X같냐?’라는 말과 같은 어감인 거냐고 물었더니 정확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글을 남긴 것이 큰 화제를 모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논란의 핵심은 ‘서열 관계’에서 비롯됐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여배우들 간의 서열 문제 및 신경전, 후배의 반말, 선배의 욕설. 이 모든 게 한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모습을 모든 대중들이 직접 지켜봤다. 김헌식 교수는 “사회 어디에나 서열과 위계질서가 있지만 주로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만연해 있다고 인식돼 있었는데, 암묵적으로만 그려져 왔던 여성들 간의 위계질서가 적나라하게 공개됐다.”고 말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배우 이병헌의 ‘로맨틱, 성공적’이라는 문구도 패러디가 많이 되는 것처럼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중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이를 패러디하는 것은 전형적인 인터넷 문화”라면서도 “특히 이번의 경우 서열을 깨는 관계를 보여줬기 때문에 더욱 흥미를 유발한 측면이 있고 패러디를 통해 ‘내 것’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논란에서 예원과 이태임의 ‘서열 관계’는 좀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김헌식 교수는 “후배인 예원이 선배를 향해 권력을 ‘역(逆) 이용’한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선배가 추운 바다에 빠졌다가 나왔는데 후배는 가만히 앉아서 인사도 하지 않았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선배에게 반말을 했다. 심지어 “저 마음에 안 들죠?”라고 묻기까지 하는데 이는 더 잘 나가는 후배가 선배를 무시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후 논란을 수습하는 전 과정에서도 더 힘이 있는 소속사가 주도권을 쥐는 모습이 보였다.”고 꼬집었다. 두 사람의 대화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진 패러디물도 직장, 군대, 시댁, 대학 버전 등 우리의 생활 속에서 있을 법한 일들로 그대로 재연이 가능했다. 주로 고생을 도맡아 한 윗 사람에게 아랫 사람이 반말과 무성의함을 보여 화를 돋우는 내용이다. 윗사람이 일방적으로 아랫사람을 공격하는, 일반적인 서열관계를 뛰어넘는 상황이 대중들에게 분노를 이끌어낸 동시에 웃음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논란을 통해 ‘갑을 관계’가 부각되면서 많은 공감을 얻는 측면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삼 평론가는 “갑이라 생각되는 모든 힘이 예원의 소속사에 붙어 힘을 몰아줬던 상황에 대해 대중들은 부당함을 느끼고, 한 없이 힘 없어 보이는 이태임의 소속사에 대한 동정이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타의 사적인 것에 대한 흥미보다는 작은 싸움에서 사회적으로 힘 없는 이가 당하는 모습이 보였기에 대중들이 좀 더 과하게 행동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두 사람을 둘러싼 논란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김영삼 평론가는 “이 패러디의 물결은 예원이 이태임이 당한 수준의 벌을 받았을 때 1차로 멈출 것이고 2차로 멈춘다면 그것은 이태임이 건강하게 컴백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태임의 경우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기에 (욕설을 한) 잘못이 있어도 지금에 와서는 크게 문제삼지 않는 것이고 작은 실수(반말)조차 숨기며 비난을 피해갔던 예원이 복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말했다. 처음 욕설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이태임의 사과를 즉각 받아들였던 예원 측은 동영상이 유출된 뒤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뉴스 분석] 수사는 누가? 검·경·권익위 암투 그림자

    [뉴스 분석] 수사는 누가? 검·경·권익위 암투 그림자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이하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놓고 위헌 및 과잉 입법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수사 주체를 둘러싼 논란 역시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사 주체 문제는 검찰과 경찰, 국민권익위원회 등 관련 정부기관 간 암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누가 주된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파생되는 문제 역시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0월로 예정된 김영란법 시행에 앞서 ‘교통정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수사 주체에 따른 논란 요인 등을 짚어 봤다. ■檢, 수사·처벌 권한 더 집중…표적·과잉 수사 부채질 우려 현행법 체계 아래에서는 김영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와 처벌 권한 모두를 검찰이 쥐게 된다. 따라서 검찰이 우리 사회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만, 김영란법이 검찰의 수사권 남용 가능성을 키우는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검찰은 금품 수수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 처벌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 착수는 물론 혐의 입증, 기소도 이전보다 한층 수월해진다. 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사를 포함하는 ‘공직자’를 비롯해 이들의 배우자까지 약 300만명이 김영란법 적용을 받게 되면서 검찰의 수사 영역도 대폭 확대됐다. 김영란법이 ‘검찰을 미소 짓게 하는 법’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영란법이 검찰의 표적·과잉 수사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얘기다. 제도적으로 차단할 장치도 마땅치 않다. 검찰은 김영란법 위반 여부가 확실치 않더라도 혐의 입증이 쉽기 때문에 의혹만으로도 수사에 착수할 여지가 크다. 또 그 대상이 공직자들이기 때문에 여야의 정략에 따라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도 적지 않다. 또 언론 등 민간 영역도 포함된 만큼 검찰의 ‘민간 사찰’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란법 입법의 단초가 된 ‘스폰서 검사’ ‘벤츠 여검사’ 사건 등 검찰 내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정작 누가 하느냐는 문제 의식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박노섭 한림대 법학과 교수는 “검찰권만 더욱 강화돼 모든 공직자가 검찰에 예속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부터라도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검찰의 권한을 어떻게 견제할지에 대해 공동 연구를 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檢 기능 조정해 독주 차단…검·경 수사권 조정 분란 재연 가능성 김영란법 위반자 처벌 주체 논란과 관련해 검찰의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권을 일부 조정해 이들의 독주를 차단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치권의 암묵적 합의에도 불구, 검·경 간 ‘밥그릇 싸움’이 다시 첨예화될 수 있다.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독점하는 현 상황에서 김영란법은 검찰의 권한과 입지를 더욱 강화시킬 소지가 크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선 검찰과 경찰의 상하관계를 깨뜨려야 한다. 경찰 비리는 현행대로 검찰이 맡더라도, 적어도 검찰 비리는 경찰이 수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같은 별도 수사 기구가 필요 없고, 경찰의 인력 규모를 감안할 때 법 집행에도 큰 무리가 없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도 “일단 ‘수사’라는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김영란법 시행이 검·경 갈등으로 필연적으로 옮겨 가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노무현 정부는 수사권 조정에 손을 댔지만 검찰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경찰의 내사 사건에 대한 지휘권을 놓고 검·경이 갈등을 겪다 경찰청장이 물러났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분점’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기소와 수사 분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수사권 조정을 ‘140개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진척은 없는 상태다. 검·경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주민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의원은 “미국처럼 검찰과 경찰의 수장을 주민이 직접 뽑아야 검찰과 경찰의 독립성과 정당성이 확보돼 김영란법이 제대로 가동될 수 있다”면서 “조만간 주민직선제 도입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검찰 밖 검찰’로 힘의 균형…공수처 등 독립기관 필요 ‘검찰 밖 검찰’ 조직을 신설해 김영란법 위반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 권력에 대한 ‘힘의 균형’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하지만 검찰의 반발은 물론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독립된 수사기구인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문제는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나 자의적인 법 집행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핵심이다. 검찰 조직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도 가능하다. 서강대 임지봉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의 과잉 수사, 표적 수사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김영란법 위반자에 대한 법 집행을 검찰에 전적으로 맡기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 “법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공수처와 같은 독립 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신설은 해묵은 과제에 가깝다.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1년 부패방지법 제정 과정에서 공직자 비리 척결을 위해 공수처 신설 문제가 처음 거론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검찰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아들을 내쫓고 양자를 들이는 것”이라는 논리로 반대했고, 결국 유야무야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이재오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검찰 외) 별도 사정기관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힘을 얻지 못했다. ‘옥상옥’(屋上屋)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반대 논리도 만만찮았다. 공수처 신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정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공수처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야당이 특별감찰관의 감시를 받지 않는 사각지대를 공수처를 통해 메워야 한다고 요구할 경우 여당과의 신경전으로 번질 수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권익위, 접수·수사 이첩 등 막강 재수사 요구도…사법권 없어 한계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처벌 주체로서 국민권익위원회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익위의 기존 위상을 감안하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권익위는 위반 사례에 대한 신고 접수와 기초 조사는 물론, 검찰·경찰·감사원 등 조사기관에 대한 이첩까지 맡는다. 조사기관의 조사가 불충분할 경우 재수사도 요구할 수 있다. 법안만 놓고 보면 권익위가 검찰이나 경찰 못지않는 사정기관이자 권력기관이 된다. 활동 영역이 입법·사법·행정부는 물론 민간 부문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헌법기관인 감사원조차 갖지 못한 권력을 갖는다. 당초 법안에는 권익위가 위반자에게 과태료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었지만, 그나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과태료 부과 주체가 법원으로 바뀌었다. 법안이 원래대로 통과됐다면 권익위가 행정권은 물론 일부 사법권까지 행사할 수 있었다. 권익위의 역할을 감안하면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고 지적이다. 권익위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고충처리위와 국가청렴위, 행정심판위를 통폐합해 만든 국무총리 산하 행정위원회다. 국민신문고를 운영하는 등 정부를 대표하는 민원처리 기관이다. 권익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위상을 바꿔 해결할 문제도 아니다. 금융위나 공정거래위 등은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관이지만 실제 운영은 ‘독임제 장관’ 체제로 운영돼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처럼 만들려면 김영란법 때문에 헌법을 고치는 ‘주객전도’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고려대 하태훈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없다”면서 “권익위에 단속권한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단독] 北 “인도적 지원 합의 먼저 지켜라” 日에 초강수 메시지

    [단독] 北 “인도적 지원 합의 먼저 지켜라” 日에 초강수 메시지

    2014년 5월의 ‘북·일 스톡홀름 합의’에 의해 북한에서 납치피해자 등의 조사가 시작된 것은 그해 7월부터였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의 스톡홀름 합의 내용에 따르면 일본 측은 “북한에 1945년 전후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의 유골 및 묘지, 잔류 일본인, 일본인 배우자, 납치피해자 및 행방불명자를 포함한 모든 일본인에 관한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과거 북한이 납치문제에 관해 기울여온 노력을 일본 측이 인정한 것으로 평가하고, 종래의 입장은 있지만 모든 일본인에 관한 조사를 포괄적, 전면적으로 실시해 최종적으로는 일본인에 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합의에 따라 북한은 그해 7월 4일 서대하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발족해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위 발족을 전후해 일본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있었지만 “(북한의)진정성을 믿어 보자”는 분위기도 적지 않았다. 아베 신조 총리는 조사위 출범이 확인되자 그날로 각의 결정을 통해 대북 제재 가운데 인적 왕래의 금지, 인도적 목적의 북한 선적의 입항금지 등을 해제했다. 하지만 양측 간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던 ‘여름이 끝나는 초가을 무렵’이란 1차 조사결과 제출 시기를 넘겨서도 조사에 진전이 없다는 국내 비판 여론에 밀린 일본 정부는 진척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작년 10월 평양에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을 파견했다. 평양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조사위 발족 이후 지금까지 8개월간 북측은 ‘북한 내 일본인’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일본 측에 관련된 조사내용을 넘겨 줄 준비가 돼 있다. 다만 “스톡홀름 합의의 7개항 가운데 일본이 이행한 것은 인적 왕래 등의 부분해제밖에 없으며, 조사결과만 내놓으라고 요구해서는 곤란하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즉, 합의상의 인도지원이나 재일조선인 지위에 관한 문제 등에서도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조사의 핵심이 되는 납치피해자 부분의 경우 생존자가 없다는 기존의 북측 주장을 뒤집는 결과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은 스톡홀름 합의에서 ‘종래의 입장은 있지만’이라고 전제를 밝혔다. 이런 터라 일본 측이 납치피해자 부분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는 조사결과를 통보받을 경우 아베 정권에는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이 될 것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이 같은 배경 때문에 조사결과 인도를 둘러싸고 북·일이 시간을 끌고 대립할 가능성이 높으며, 북한은 단독공개라는 강수를 통해서라도 양측 최대 현안인 ‘북한 내 일본인’ 조사를 완결한다는 강경한 방침을 세웠다고 풀이할 수 있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화이트 갓’ 예고편, 이래도 ‘개 학대’ 하시겠습니까?

    ‘화이트 갓’ 예고편, 이래도 ‘개 학대’ 하시겠습니까?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과 ‘팜 도그 상’ 수상으로 칸 영화제 2관왕에 오른 영화 ‘화이트 갓’이 오는 4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예고편을 공개했다. 참고로 팜 도그 상은 칸 영화제 상영작 중에서 가장 뛰어난 연기를 펼친 개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화이트 갓’은 애완견이었다가 하루아침에 주인에게 버려지면서 생존을 위해 인간에게 맞서는, 길 잃은 유기견들의 우두머리인 ‘하겐’과 그를 지켜내려는 13살 소녀의 눈물겨운 투쟁을 그린다. 인간으로부터 버림받은 개들의 혁명을 세련된 방식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개들에 대한 학대를 암묵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에는 ‘당신의 반려견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카피와 함께 주인에게 버려져 필사적인 사투를 벌이는 유기견들의 모습과 점점 공격적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또 엄청난 수의 개들이 소녀의 뒤를 쫓는 장면도 눈길을 끈다. 이는 영화 속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특히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 소녀와 개의 모습이 담긴 마지막 신은 종잡을 수 없는 반전을 예고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영화 ‘화이트 갓’은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20분. 사진·영상=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학술, 아프리카를 보다

    학술, 아프리카를 보다

    철학·사회학·문학 등 한국의 인문학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서구의 이론을 수입, 모방, 재생산하는 것으로 존재 의의를 삼았다. 학문의 종속성은 그만큼 깊어졌지만, 덕분에 외국에서 유학해 해당 언어가 상대적으로 편한 학자들이 빠르게 이론을 수집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학계의 어른 역을 자임할 수 있었다. 물론 전통문화를 다루는 몇몇 분야는 제외되겠지만, 이들은 오히려 서구 혹은 또 다른 제3세계를 배척하거나 무관심하게 절연시킴으로써 스스로 고립되는 문제를 낳기도 했다. 지난달 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산하에 문을 연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는 학술적 차원에서 세계의 변방 아프리카를 주목한다. 소장을 맡은 고인환 경희대 교수를 비롯해 김재용 원광대 교수, 고명철 광운대 교수, 이석호 한국외대 교수, 조해진 고려대 교수, 차선일 경희대 교수 등이 서구 중심의 교양 교육이나 담론에서 벗어나 보자는 뜻으로 오랫동안 준비해온 첫 번째 결실이다. 고인환 소장은 “서구중심 담론을 벗어나는 학문적 풍토 마련이라는 과제는 당장 가시적 성과를 바랄 수 없을 정도로 해묵은 과제”라면서 “그간 학계에서 문제의식은 많았지만 단발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최소한 3~5년 이후 성과를 내다봐야 한다면 (연구소 개설을)이제 더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는 서구적 근대성과 구미중심주의를 넘어 아프리카·아메리카·아시아 등 비서구 세계와 문화적으로 소통하고 연대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기도 하다. 또한 그동안 서구 학계의 창을 통해 바라본 서구 바깥의 개별 학자, 개별 이론 등을 주체적 시각으로 해석하고 수용하며, 한국적 상황에 접목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예컨대 그동안 영문학자들이 오로지 서구적 상황에서 해석하고 반복해온 셰익스피어를 우리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며, 비판할 수 있는 학문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단순히 서구 중심의 문화담론을 벗어나는 것을 넘어 문화적 균형감각을 가질 수 있고, 한국 문화 및 학문적 수준과 태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달 26일 연구센터 개소 기념으로 가진 학술대회에서 구미 중심으로 최근 진행되는 세계문학론의 불균형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한편, 프랑스 식민지 출신의 실천적 지식인 프란츠 파농(1925~1961)의 한국적 수용 사례를 심도 있게 다룬 이유이기도 하다. 김재용 교수는 “괴테가 180년 전 세계문학론을 처음으로 언급할 때만 해도 중국 소설, 인도 희곡 등 아시아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는 등 유럽문학과 아시아문학을 모두 아우르며 세계문학론을 펼쳤다”면서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유럽 바깥의 문학은 세계문학의 대열에 낄 수 없는 존재로 격하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요한 문학의 생산이 비서구 지역이나 구미에 거주하는 비서구 출신의 경계인 작가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데도 여전히 구미의 이론가들이 세계문학론을 주도하는 현실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세계문학론 담론의 주체가 비서구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했다. 또한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출신의 흑인으로 정신의학자이자 철학자였으며, 알제리 민족해방운동에 나선 혁명가인 프란츠 파농은 영문학자를 통해 한국에 소개됐다. 서구에서 파농을 수용하는 학문적 이론의 흐름은 그를 민주화 투사로 바라봤다가, 학문적 영역에서 내쳤다가, 또 어느 순간 탈정치화된 이론가로 해석했다. 한국에서도 고스란히 같은 흐름으로 소개되는 데 그쳤다. 차선일 교수는 “파농이라는 제3세계 출신의 흑인 사상가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우리의 시각이 서구 중심주의와 식민주의·인종주의 등에 감염돼 있거나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올해 하반기 무크지 형태로 비서구적 담론을 공유·확산할 수 있는 잡지를 창간시키는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도자 넬슨 만델라(1918~2013)의 삶과 정치 철학 등을 연구하며 한국적 상황에 맞게 수용하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 대학들과 학술·문화 교류도 병행할 예정이다. 범아프리카문화연구센터는 역사학· 철학· 문학 등 인문학 분야에서 궁극적으로는 학회 차원으로까지 발전시킬 전망을 품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영화 多樂房] ‘위플래쉬’

    [영화 多樂房] ‘위플래쉬’

    ‘위플래쉬’는 최고의 연주자를 키워 내고 싶은 밴드 지휘자와 최고가 되고 싶은 드러머의 만남을 보여 준다. 얼핏 잘 어울리는 조합으로 보이지만 욕망이 광기로 변하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드럼 한 세트와 몇 곡의 악보, 두 명의 캐릭터만으로 강렬한 드라마를 만들어 낸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이렇게 묻는다. ‘그들이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 하고. 그 질문은 ‘최고가 될 수 있다면 어떤 방법도 용인될 수 있는가’로 구체화된다. 대답은 ‘예스’, ‘노’ 둘 중 하나지만 과정은 예측 불허다. 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시간을 빨리 감기 하더니 후반 9분간의 드럼 연주는 아예 숨을 멎게 한다. 러닝타임이 이토록 짧게 느껴지는 작품은 실로 오랜만이다. 명문 셰이퍼 음악학교의 교수인 ‘플레처’는 교내 톱 재즈 밴드를 이끌고 있지만 학생들을 몰아붙이는 그의 태도는 혹독함을 넘어 비인격적이고 폭력적이다. ‘위플래쉬’(채찍질)라는 영화 제목은 밴드의 경연 연주곡명이면서 곧 플레처의 교육 방식을 의미한다. 후에 위대한 색소폰 연주자가 된 어린 ‘찰리 파커’에게 심벌즈를 던졌던 ‘조 존스’는 플레처의 롤모델과도 같다. 그러나 그의 폭언과 인격 모독은 최고의 음악가를 꿈꾸는 밴드 단원들의 암묵적 동의하에 허용되고, 메인 드러머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신입생 ‘앤드루’ 역시 그의 눈에 들기 위해 온갖 조롱을 견뎌 낸다. 플레처를 만난 후 그는 여자 친구의 마음을, 자신의 손가락을, 드럼피를 차례로 찢어 놓으며 연습에만 몰두한다. 드럼을 사이에 둔 플레처와 앤드루의 모습은 첫 장면을 비롯해 여러 번 반복되는데, 그들의 관계 변화에 따라 서스펜스의 강도와 느낌은 매번 달라진다. 영화 중반까지 앤드루의 유일하고 원대한 목표인 ‘드럼’은 그가 플레처에게 감히 반항하지 못하게 하는 울타리와도 같다. 앤드루는 그렇게 채찍질하는 기수 앞에 서서히 길들여져 가는 듯 보이지만 자신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자 울타리를 박살 내고 기수에게 돌진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밴드는 물론 플레처까지 자신의 연주 안으로 끌어들이는 앤드루의 성장은 감동을 넘어 벅찬 흥분과 쾌감을 선사한다. 플레처는 그토록 원했던 제2의 찰리 파커를 얻지만 앤드루에게 보내는 교감과 감탄의 눈빛을 통해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한다. ‘위플래쉬’의 결말은 그래서 예술에 대한 신화 중 하나, 즉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믿는 엄청난 대가에 관한 격렬한 반문이라고 할 수 있다. 드럼의 리듬을 함께 타면서 음악의 온도를 높이는 편집, 모든 연주를 직접 소화해 낸 마일스 텔러, 악마적 카리스마를 내뿜는 JK 시먼스의 연기는 훌륭하다는 말로 부족하다. 단 19일 만에 촬영을 마친 놀랍도록 재능 있는 감독의 발견 또한 ‘더블 타임 스윙’ 주법만큼이나 심박수를 늘리는 이 영화의 값진 성과다. 새달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기고] 北 한·미 연습 중단요구 단호히 대응을/이서영 예비역 육군 소장·전 주미대사관 무관

    [기고] 北 한·미 연습 중단요구 단호히 대응을/이서영 예비역 육군 소장·전 주미대사관 무관

    북한은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한·미 연합연습 중단을 주장한 이후 대남 선전기구와 외교관, 언론매체 등을 동원해 ‘한·미 연합연습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방위 공세를 펴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한·미 연합연습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연습이므로 핵실험 중단과 연계시키는 것은 맞지 않고,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을 계속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 정부도 ‘북한이 연례적인 한·미 연합연습을 핵실험 가능성과 부적절하게 연계하는 것은 암묵적 위협’이라고 일축하고 ‘북한은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뜬금없이 한·미 연합연습과 핵실험을 연계시키는 저의는 무엇일까. 바로 핵실험 중단을 미끼로 한·미 연합연습을 중단시켜 한·미 동맹과 한·미 연합전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한국 내 남남갈등을 조장해 국론을 분열시킴으로써 우리의 안보태세를 약화시키려는 목적이다. 또한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 발사, 인권문제, 소니 픽처스 해킹 문제 등으로 야기된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박을 회피하면서 북·중 관계 개선과 북·미 간 직접 대화를 이끌어 보려는 고도의 정치 심리전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1991년 남북 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합의 당시 북한은 야전군급 한·미 연합 기동훈련인 팀스피릿 연습을 중단하면 자신들도 핵개발을 포기하겠다고 요구해 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그 요구를 받아들여 1992년 팀스피릿 연습을 일시 중단했고, 1994년 이후에는 완전히 중단해 버렸다. 그러나 북한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핵 개발 재개는 물론 탄도미사일 개발까지 진행했다. 우리는 같은 우(愚)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6·25전쟁 이후 우리 대한민국은 한·미 연합 방위체제를 근간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에 대비해 왔다. 한·미가 연합으로 실시하는 키리졸브독수리(KRFE) 연습이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실시하는 한·미 연합 방어훈련이다. 따라서 우리 군이 동맹인 미군과 함께 훈련하면서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보장하는 가장 필요하고 기본적인 임무다. 세계 어떤 나라도 자국의 안보를 위해 정상적이고 정당하게 훈련하는 군대보고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권리는 없다. 또한 적국이 훈련 중단을 요구한다고 해서 이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아 스스로 포기해 버리는 아둔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남북 대화를 구실로 북한의 한·미 연합연습 중단 요구를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한·미 연합연습을 포기하는 것은 군대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요, 스스로 기능을 상실하게 하고 무장을 해제하는 것과 같음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 또한 한·미 연합연습 중단을 요구하기에 앞서 국제사회와 대한민국에 약속한 비핵화를 먼저 실천하고 이러한 원칙과 대전제 아래 남북 간 신뢰를 쌓아 가는 것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핵개발이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국제적 고립을 자초해 스스로 멸망의 길로 가고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 “대기업 배급·유통 독과점…중소社 위기감”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에서 촉발된 국내 영화시장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개훔방’은 동명의 미국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김혜자, 최민수, 강혜정 등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 그러나 흥행에 실패했고 제작자인 삼거리픽쳐스의 엄용훈 대표는 그에 대한 책임으로 배급사(리틀빅픽쳐스)의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따른 몰아주기 상영 행태를 법으로 규제해 동일 계열기업 간 배급과 상영을 엄격히 분리시켜 달라”는 요지의 호소문을 대통령 앞으로 올렸다. 엄 대표는 28일 인터뷰에서 “CJ와 롯데 등 대기업이 영화계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급과 극장 유통망까지 확보해 권력화되면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감독, 제작자, 배우들마저 대기업에 줄을 서는 상황이 벌어져 중소 배급사들은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급과 상영이 분리된 할리우드와 달리 국내에서는 대기업이 이를 동시에 주도하면서 상영관 독과점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훔방’측은 “보통 개봉 2주 전 예매 사이트를 오픈하는 대기업 계열 배급사의 영화와 달리 개봉 직전에야 예매가 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개봉 초반 상영관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영화흥행의 관건’임은 영화가의 암묵적 공식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총제작비 38억원의 ‘개훔방’과 180억원의 ‘국제시장’을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만, ‘국제시장’이 개봉 첫날 931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것은 수직계열 배급망(CJ CGV)을 갖춘 투자배급사 CJ E&M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배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멀티플렉스 측에서는 ‘개훔방’을 비롯한 모든 영화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CGV의 관계자는 “매주 신규 영화가 5~10편 쏟아진다. 영화의 선호도, 규모, 예매율 등을 종합판단해 스크린 수를 배정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새 영화] ‘빅 아이즈’ 팀 버튼, 커다란 눈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다

    [새 영화] ‘빅 아이즈’ 팀 버튼, 커다란 눈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다

    표절이란 다른 사람 창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가져다 제 것처럼 쓰는 행위다. 동서고금,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음험한 그림자처럼 예술의 이름 뒤에 흔히 따라붙는 단어다. 국무위원 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은 제자 논문 표절 사실이 들통나 쩔쩔매고, 어떤 시인은 이름 짜한 문학상에서 표절 사실이 드러나 패가망신하기도 한다. 음악계에서도 잠잠할 만하면 표절 논란이 터져 나온다. 문제는 표절을 증명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팀 버튼의 새 영화 ‘빅 아이즈’는 화가 마거릿 킨(88)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1950~1960년대 미국 미술계에서 눈 큰 아이 작품들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팀 버튼이 “어릴 적 할머니집에도, 치과에도, 어디에도 눈 큰 아이 그림이 있었다”며 예술적 영감의 한 배경이었음을 이야기할 정도였다. 딸을 데리고 홀로 살던 무명화가 마거릿 킨은 월터 킨을 만나 재혼했다. 남편 역시 무명 화가. 두 사람은 갤러리를 열어 킨의 그림뿐 아니라 포스터를 팔고, 그림엽서를 팔며 상업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문제는 그림을 그린 사람은 마거릿 킨이지만 바깥에서는 월터 킨이 화가로 행세했다는 사실이다. 1986년 마거릿 킨이 월터 킨을 고소하면서 비로소 진실이 알려지게 됐다. 마거릿 킨(에이미 애덤스)의 답답하리만치 나약한 모습이며 수완 좋은 사기꾼 월터 킨(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는 때로는 안타깝게, 때로는 낄낄대게 만들며 ‘표절의 법정’에 앉은 배심원인 관객들에게 선과 악을 명확히 구분짓게 한다. 팀 버튼은 킨의 ‘눈 큰 아이’ 그림의 표절을 주된 소재로 삼으면서도 표절에 대한 얘기에 머물지 않는다. 표절은 이미 윤리와 도덕 바깥의 영역에 존재하는 것이고, 사악한 가해자와 절대적인 피해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월터 킨은 아내에게 돈을 벌기 위해서는 미술계가 받아들일 수 있는 남자 화가라야 한다고 설득하고, 아내는 찜찜해하면서도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부부는 역시나 큰 돈을 번다. 하지만 양심의 목소리와 작가로서 명예의 욕망을 외면할 수 없었던 마거릿 킨은 결국 진실을 세상에 밝힌다.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남편은 결국 무일푼으로 파산하고 만다. 악은 응징됐고, 진실은 승리했다. 그런데? 팀 버튼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묻는 듯하다. 월터 킨을 비웃고 비난하는 당신은 표절을 둘러싼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냐고, 악마와의 거래를 떨치지 못한 채 얻은 달콤함을 누린 당신도 표절의 공범이 아니었냐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찰리와 초콜릿 공장’, ‘가위손’ 등 무려 여덟 작품을 함께했던 자신의 페르소나인 조니 뎁이 나오지 않는 팀 버튼 영화다. 감독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판타지 가득한 작품 분위기와 달라진 또 다른 이유일 수도 있다.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北 “韓·美훈련 중단 요구 핵실험 명분 쌓기 아니다”

    北 “韓·美훈련 중단 요구 핵실험 명분 쌓기 아니다”

    남북 당국 간 대화 개최를 놓고 양측의 힘겨루기로 동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군사훈련 중지 요구가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정부 역시 대화 개최 분위기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에 대화 테이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도 북한의 대화 제의를 일축한 미국 정부의 강경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6일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관리가 “북한의 제안을 두고 한·미 군사훈련 강행 시 핵실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성급한 추측이자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9일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핵실험을 일시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그렇지만 미국은 이를 ‘암묵적인 위협’이라며 대화 제의를 일축했다. 오히려 ‘소니 해킹’ 사건에 따른 대북 제재를 강화했다. 북한 관리는 “이번 제안은 한반도에 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한다는 우선순위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지 핵실험을 위한 사전 수순이 아니다”라며 “4차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당국 간 대화 개최를 위한 모멘텀 유지에 안간힘을 썼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풍자 영화인 ‘인터뷰’의 DVD를 풍선에 담아 북한에 날려 보내려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에게 “정부는 신중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오는 20일쯤 미국 인권단체인 ‘인권재단’(HRF)과 함께 ‘인터뷰’ DVD를 풍선에 담아 날려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한 특강 자리에서 “북한은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고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며 “어지러운 역사가 있기 때문에 하루아침엔 안 되겠지만 첫 출발은 어쨌든 대화”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NYT는 사설에서 북한의 제안을 거절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신문은 “오바마가 전 세계의 핵확산을 제어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북한의 핵개발을 막는 데 실패했다”며 “한 번 더 북한의 의도를 탐색한다고 해서 도대체 미국이 잃을 게 뭐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NYT는 소니 해킹 사건을 명분으로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 정부와 달리 대북 민간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로운 제안을 진지하게 대응할 가치가 있는 진지한(serious) 제의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韓·美 ‘北의 핵실험·훈련 중단 연계’ 일축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중지할 경우 핵실험을 유예할 수 있다며 대화 공세를 이어 갔지만 한국과 미국은 이런 북한의 요구를 암묵적인 위협으로 간주하며 일축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1일 논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남 관계를 개선하고 자주 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나갈 입장이라면 외세와 함께 벌이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 책동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침략적인 외세에 추종해 동족을 반대하는 북침 전쟁연습에 계속 매달린다면 북남 관계는 지금보다 더 험악한 국면에 처하게 될 것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9일 미국에 전달한 메시지에서 “미국이 올해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연습을 임시 중지하는 것으로 조선 반도의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을 제기했다”며 “이 경우 미국이 우려하는 핵실험을 임시 중지하는 화답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10일 보도했다. 통신은 또 “(북한은) 미국이 이 문제와 관련한 대화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미국과 언제든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어떤 경로를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보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북·미 간 직접 대화를 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셈이다. 정부는 북한의 제의를 일축했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고 밝히기 위한 북한 내부용 제의”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진짜 속내는 박근혜 대통령의 12일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역시 북한의 대화 요구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일상적인 한·미 훈련을 핵실험 가능성과 부적절하게 연결하는 북한의 성명은 암묵적인 위협”이라면서 “한·미 간 연례 연합군사훈련은 투명하고 방어 목적이며 약 40년간 정기적이고 공개적으로 진행돼 왔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이런 요구가 4차 핵실험을 위한 추가 명분 쌓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뉴스 분석] 유가하락 수혜 기업만 챙긴다

    [뉴스 분석] 유가하락 수혜 기업만 챙긴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량의 80% 이상인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6일(현지시간) 배럴당 48.08달러까지 떨어졌다.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50달러 밑으로 떨어져 세계 3대 유종이 모두 40달러대가 됐다. 유가가 빠르게 하락하자 시장 참여자 사이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수요 둔화로 유가가 떨어지고 있으니 무작정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주장부터 유가 하락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압박하는 만큼 부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코스피 1900선 붕괴는 이런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거꾸로 석유 주도권을 둘러싼 산유국들의 ‘치킨게임’ 덕에 유가가 떨어지고 있으니 호재라는 얘기도 많다. 유가 하락을 둘러싼 이해득실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유가 하락은 우리 경제에 호재’라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경제는 곧 심리인데 더 이상의 부정적인 인식 확산이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저유가는 실질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국책연구원들도 이날 내놓은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가 하락이 수요 부족 탓인지 공급 증가 때문인지에 따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기업이 유가 하락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가격을 내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도 효과는 천양지차다. 유가가 10% 하락할 때 우리 경제의 구매력은 10조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이 이 수익을 독점할 경우 ‘경제에 호재’라는 의미는 사실상 대기업에 국한된다. 가계와 정부에는 ‘딴 나라 얘기’가 된다. 기업에 분배에 나서라는 암묵적인 압박인 것이다. 보고서는 유가가 연간 배럴당 63달러 수준이면 성장률이 0.1% 포인트 오르고, 물가는 0.1% 포인트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경상수지는 52억 5000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가 49달러까지 떨어지면 성장률은 0.2% 포인트 상승, 물가 0.4% 포인트 하락, 경상수지 102억 1000만 달러 증가로 분석됐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유가 하락 원인이 공급뿐 아니라 수요 요인도 겹치면 성장률은 0.02% 포인트 상승에 그친다”고 밝혔다. 긍정 효과가 대폭 축소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압박이 커진다는 얘기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日총리, 中과 ‘센카쿠 현상유지’합의했다고 말해”

    중국과 일본이 과거에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현상 유지’ 상태로 놓아두는 데 합의했음을 시사하는 영국 공문서가 공개됐다. 교도통신은 이 같은 내용이 언급된 1982년 스즈키 젠코 당시 일본 총리와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의 정상회담 관련 문서가 영국 공문서관에서 비밀 해제됐다고 31일 보도했다. 문서에 따르면 스즈키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센카쿠 열도 문제에 관해 중국의 실력자인 덩샤오핑(鄧小平)과 직접 교섭한 결과 ‘중·일 양국 정부는 큰 공동 이익에 기반을 두고 협력해야 하며 세부적인 차이는 뒤로 미뤄둬야 한다’는 합의에 쉽게 도달했다는 설명을 한 것으로 되어 있다. 스즈키 총리는 덩샤오핑이 “센카쿠 열도의 장래는 미래 세대의 결정에 맡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표시했고 이후 중국이 센카쿠 문제를 언급하는 일이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 문서는 대처 총리의 비서관이 정상회담에 관해 작성한 메모를 토대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1978년 8월 소노다 스나오 일본 외무상이 베이징에서, 스즈키 총리도 취임 전인 1979년 5월 중국에서 각각 덩샤오핑과 면담한 것 등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당시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에 관해 현상 유지를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문제를 뒤로 미뤄두는 전략을 용인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현재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배치된다. 일본 정부는 센카쿠 열도와 관련해 현상 유지를 중국과 합의한 사실이 없다며 ‘암묵적 승인설’을 부인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랭킹은 숫자일 뿐… NO 1의 꿈

    랭킹은 숫자일 뿐… NO 1의 꿈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벼르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결전의 땅 호주에 입성, 현지 적응에 들어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8일 오전 호주 시드니에 도착, 1차 베이스캠프인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손흥민(레버쿠젠)을 비롯해 구자철, 박주호(이상 마인츠), 차두리(FC서울), 남태희(레퀴야) 등 국내파와 해외파 선수 21명이 동행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은 잉글랜드 리그 일정을 소화한 뒤 캠프에 합류할 계획이다. 태극전사들은 시드니의 매쿼리 대학 스포츠필드를 훈련장으로 삼아 담금질을 시작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드니 입성 뒤 “선수 개개인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게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선수단에는 리그를 마치고 몇 주 동안 휴식한 선수, 지난 주말까지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섞여 있어 컨디션이 제각각 다를 수 있다. 고강도의 체력, 전술 훈련을 소화하려면 컨디션을 균일하게 끌어올리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 슈틸리케 감독은 “일단 몸 상태부터 지켜볼 것”이라며 “무엇보다 선수들의 감각을 균일하게 맞추는 데 주력하겠다”면서 “오늘은 여독이 덜 풀려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며 “오늘부터 준비해 1월 5일이나 6일까지 모든 선수가 정상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A조에 편성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오만, 쿠웨이트, 호주와 차례로 맞붙는다. 새달 4일 시드니 퍼텍경기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 평가전을 마친 뒤 10일 오만 1차전에서 구사할 전술, 전략을 구체화한다. 슈틸리케호는 새달 6일 시드니 캠프 일정을 모두 마치면 캔버라로 건너간다. 오만, 쿠웨이트(13일)와 1, 2차전을 같은 장소에서 치른 뒤 이튿날 브리즈번으로 이동, 17일 호주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1956년 홍콩, 1960년 서울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한 차례도 아시안컵을 제패하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아시아 ‘넘버3’이지만 이번에 그 순위를 바꾸겠다”면서 “결승에 올라 우승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대표팀의 주장 후보는 구자철, 기성용, 이청용으로 압축됐다. 관례대로 하면 연장자인 구자철이 완장을 찰 가능성이 높지만 누가 주장이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선수가 모여 상황을 의논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자철이 주장을 맡되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 기성용, 이청용 순으로 완장을 넘긴다는 데 선수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이재철 미디어담당관은 귀띔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은 2009년 U-20(20세 이하) 월드컵,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 올해 브라질월드컵 등에서 주장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우리銀 인사 후폭풍 오나

    차기 행장에 이광구 부행장이 내정되면서 우리은행이 ‘폭풍 전야’다. 행장 선임 과정에서 조직이 사분오열된 데다 이전투구 양상마저 보였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는 “형평성 있게 하겠다”며 일각의 보복 인사 우려를 일축했지만 한바탕 회오리가 지나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직 전반에 팽배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지난 5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 면접심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맨 먼저 박원춘 노조위원장을 찾아가 “인사를 형평성 있게 잘하겠다.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은행이 관치금융의 놀이터가 됐다는 자조가 터져 나오고 있다”며 “벌써부터 손볼 대상자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행장 선출 과정에서 청와대와 금융 당국에 각종 투서가 난무하고 상대 후보 비방이 극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들 간 반목이 심하다. 이 내정자는 상업은행 출신이다. 이순우 현 행장도 상업 출신이다. 잇따라 상업 출신이 행장직을 차지하는 데 대해 한일 진영의 반발이 심하다. 이 내정자와 함께 면접 후보에 올랐던 김승규 부행장과 김양진 전 수석 부행장은 모두 한일 출신이다. 상업·한일이 합병해 탄생한 우리은행은 그동안 두 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아 왔다. 한일은행 출신의 한 직원은 “(순번제가) 문서화된 규칙은 아니지만 조직을 굴러가게 한 일종의 암묵적인 규칙이었는데 그게 깨졌다”며 “KB금융처럼 난장판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이런 순번제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 금융권 인사는 “국민은행의 채널(채널1=국민은행, 채널2=주택은행) 분류법처럼 우리은행의 행장 순번제도 타파해야 할 구습”이라고 일갈했다. 이런 내부 기류를 의식해 이 내정자가 한일 출신을 수석 부행장에 발탁할 것이 확실시된다. 조직의 조기 안정을 위해 인사를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12명의 우리은행 부행장 가운데 8명의 임기가 이달 말 끝난다. 이 내정자와 경합했던 행장 후보들의 거취와 서강대·충청 인맥의 발탁 여부 등도 관심사다. 이 내정자는 충남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무크지’의 귀환, 실험은 성공할까

    ‘무크지’의 귀환, 실험은 성공할까

    무크(mook). 매거진(magazine)과 북(book)의 합성어다. ‘잡지 같은 책, 혹은 책 같은 잡지’다. 19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 잡지를 무더기로 폐간시키며 언론통제에 나서자 출판계는 무크지 발행으로 맞섰다. 사상 담론을 던지고 나누는 게릴라전을 펼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무크지가 30여년 만에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담론 생산의 역할을 하는 인문사회 무크지는 물론, 분야별 전문성을 담보하는 전문 무크지까지 더해지고 있다. 특히 과거의 무크지가 정치권력의 권위주의와 폭압에 맞서기 위한 방편이었다면 지금은 신자유주의가 휩쓰는 전지구적 자본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크지 형식이 호출되는 양상이다. 자음과모음은 최근 무크지 ‘모멘툼’을 창간했다. 격변하는 정세 속 한국사회 ‘지금, 여기’의 문제를 더욱 기동력 있으면서도, 유연한 방식으로 심도 있게 다루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창간호는 인터넷 공간을 벗어나 거리로 나온 ‘일베’로 상징되는 극우의 시대에 관한 종합진단서, ‘지금 여기의 극우주의’(사진 왼쪽)다. 단순히 이론만의 확대재생산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과 행동, 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다리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작업이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를 비롯해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김민하 미디어스 기자 등이 필자로 참여해 저널리즘적 글쓰기, 아카데믹한 글쓰기를 앞세워 일베의 사상적·이념적 토대, 출현의 역사적 배경, 주변 국가의 양상, 정치와의 관계성 등 한국 사회 극우의 양상에 대해 입체적으로 접근한다. 또한 ‘마나가’는 만화 자체와 만화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지난 10월 창간한 무크지다. 주호민, 최규석, 백성민 등 10명의 만화가들의 시간과 공간, 작품, 삶을 인터뷰했다. 비정기간행물인 만큼 때 되면 출간해야 한다는 압박은 없다. 콘텐츠가 축적되고, 재정적 환경이 조성되면 다시 만들면 된다. 무크지의 출현 배경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정치적 탄압 속 불가피하게 무크지를 선택해야 했던 1980년대와 달리 계간지 발행의 적자 누적 등 경제적 압박에 못 이겨 무크지로 피신한 성격이 강하다. 실제 ‘무크지 실험’은 이어지고 있지만 안정적인 연착륙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학술 무크지 ‘담론과 성찰’(오른쪽)은 2009년 1호를 펴내고 이듬해 2호 ‘국가의 품격’을 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를 발행인으로,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를 편집주간으로 내세웠고 신자유주의 문제, 생태 환경, 현실 정치, 철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학문적 접근을 꾀했다. 하지만 이후 4년 동안 개점 휴업 상태다. 한길사 관계자는 “애초 연 1~2회 정도 간행하겠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고, 무크지로서 최선의 역할을 하겠다는 야심 찬 의지와 달리 출판사 내부에서도 사실상 잊혀진 기획이 됐다”면서 “계간지와 마찬가지로 무크지 역시 판매가 너무 부족했다”고 털어놓았다. 오히려 꾸준한 것은 전문 무크지다. ‘숨’은 동물보호 시민단체인 카라(KARA)가 만드는 무크지다. 반려동물을 주제로 유기견 문제 또는 동물보호정책 등에 대한 글로 생명에 대한 성찰까지 이어진다. 2010년 시작해 매년 한 권씩 3집까지 이어졌으니 활동이 꾸준한 편에 속한다. 또 SF(공상과학) 무크지 ‘미래경’ 역시 2009년 시작해 3집까지 발간하고 있다. SF 마니아들의 뜨거운 지지와 관심 속에서 관련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 대한 입체적 소개를 담는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수색 난항, 잠수사 고통, 여론 압박에… 실종자 가족들 ‘결단’

    수색 난항, 잠수사 고통, 여론 압박에… 실종자 가족들 ‘결단’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전격적으로 선체 인양에 동의한 것은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이 전무한 데다 수색작업에 따른 인명피해 증가 등 각종 부작용에 대한 여론의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실종자를 찾지 못한 9가족은 최근 들어 ‘선체 인양’에 대한 암묵적 동의가 이뤄졌으나 일부 가족의 반대로 이를 공표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 실종자 가족이 24일 선체 인양에 구두로 동의하면서 전체 의견이 전격 ‘인양’ 쪽으로 기울었다. 무엇보다 실종자 가족들은 매일 목숨을 걸고 바다에 뛰어들고 있는 잠수사들의 고통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5개월째 수색에 참여하고 있는 잠수사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 선실이 바다 밑바닥에 압착돼 더 이상 수색을 할 수 없다”며 계속적인 수색 작업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이들의 의견에 공감하면서 마음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18일 이후 98일 동안이나 추가 시신 수습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수색을 고집하기 어렵게 만든 요인이다. 여기에 여론의 압박이 현실화된 측면도 있다. 최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10명 중 8명이 인양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들이 원한다면 실종자를 모두 찾을 때까지 수색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은 1.6명에 그쳤다. 그렇다고 실종자 가족들이 수색 희망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결정해도 계획과 준비 기간이 3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만이라도 수색 활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실종자 가족들의 세월호 인양 합의 결정에 안도하는 눈치다. 해수부 관계자는 “실종자 수색이 겨울철에 접어들면 곤란해진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대다수”라면서 “사고 지역이 조류가 센 편이라 환경적인 어려움이 있어 방법이나 기술에 따라 인양하는 데 1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인양 업체 선정이나 인양 방법을 정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세월호의 선체를 인양할 것인지, 그대로 방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최근 정부 일각에서는 선체 인양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체를 인양할 경우 최소 1000억원 이상의 경비와 기술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는 입장이다. 인양을 포기할 경우에는 환경적인 문제와 실종자 가족들의 반발 등도 예상할 수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중앙vs지방 재정갈등 출구 없나] 지방재정 상생방안 전문가 좌담

    [중앙vs지방 재정갈등 출구 없나] 지방재정 상생방안 전문가 좌담

    서울신문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재정갈등을 풀기 위해 원인과 해법을 모색했다. 재조정이 필요한 지방재정조정제도<10월 1일자 27면>와, 분권교부세로 인해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역(逆)전용’ 현상<10월 3일자 19면>, 지방재정 악화의 주범이자 특혜와 로비의 대상이 된 지방세 비과세·감면 제도의 현실<10월 7일 25면>을 짚어봤다. 해법 차원에서 제구실 못 하는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10월 14일자 25면>의 문제점을 살펴봤고, 마무리로 정부와 학계, 사회단체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을 초청해 중앙과 지방의 상생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영진 교수 지방재정이 꽤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는 ‘복지 디폴트’ 가능성이 언급됐고, 교육청에선 ‘누리과정’ 예산편성 거부가 거론됐다. 그런데 중앙정부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계획 대비 8조원가량 부족했고, 올해는 부족액이 1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다시 지방재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 문제로 인한 추가 재정수요도 만만찮은 과제다. 중앙과 지방의 재정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진다. 지방재정 악화 주장은 과연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과장은 없는지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임성일 선임연구위원 2008년 이후 지방재정이 압박을 받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세계금융위기 여파가 한국 재정에 충격을 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또 하나는 사회복지예산이 급증하는 것이다. 도로나 상수도와 달리 사회복지는 법으로 정한 ‘사람대상 사업’이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축소할 수가 없다. 지자체는 불리한 국고보조율로 한 차례, 또 복지 확대로 또 한 차례 손해를 보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상태를 재정위기라고 규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재정 압박을 받는 단계’라고 본다. 다만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총체적인 위기 국면이 닥칠 수 있다. 정창수 소장 지방재정위기론에 대해선 ‘절반의 진실, 절반의 과장’으로 표현하고 싶다. 세입 감소와 사회복지예산 증가는 맞다. 다만 과장이라고 보는 것은, 지역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는 걸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역지자체만 해도 시와 도가 다르고, 시·군·구도 천차만별이다. 구는 어렵지만 군도 그러한지 따져봐야 한다. 도와 군에서는 결산 기준으로 보면 복지비중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토건예산 비중이 줄지도 않았다. 김현기 정책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재정자주도와 재정자립도 모두 감소하는데 세출은 증가하고 있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고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측면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2011년 기준으로 지방예산 증가율이 5%가량인데 지방비 부담 증가율은 8%가량이다. 지자체로선 예산 증가보다 비용부담 증가 폭이 더 크다는 건데, 이것이 바로 지방재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윤 교수 지방재정 운영에서도 그렇고 중앙·지방 갈등 유발도 그렇고, 국고보조사업에 대해서는 진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참여정부에서 2005년 국고보조사업 대폭 조정을 했는데 이명박(MB) 정부 이후 다시 급증하고 있다. 대구시를 예로 든다면, 정책 효과도 떨어지는 사업이 국고보조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선순위를 차지하면서 발생하는 낭비와 도덕적 해이가 심하다. 무상보육과 기초연금만 해도 국가사무가 맞고, 비용도 전액 국가가 부담하는 게 맞는데도 국고보조사업으로 시행하면서 갈등이 자꾸 불거지는 것 아닌가 싶다. 정 소장 기본적으로 전국공통 업무라면 국가사무라는 게 상식이다. 무상보육이나 기초연금은 거주지와 상관없이 영·유아 혹은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일단 대상이 된다는 점만 봐도 국가사무가 분명하다. 이런 사업은 대통령이 공약에서도 밝혔듯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당장 예산이 부족하다고 국고보조사업으로 하는 것은 재정운용 원칙에도 위배된다. 임 위원 국고보조사업 개혁은 ‘국가개조’의 한 축을 이루는 중요한 과제다. 국가가 책임지고 주도하는 사업은 재원도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국고보조사업 중 상당수는 시대적 사명을 완료했거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 정부와 국회, 지자체 3자가 암묵적 담합으로 진행하는 국고보조사업은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1000개 가까이 되는 국고보조사업 전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김 정책관 지자체 상황을 보면, 예산 증가율보다 국고보조사업비 증가율이 더 크다. 이는 중앙정부가 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 지방예산까지 끌어다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고보조사업은 중앙과 지방 갈등의 핵심이 된 지 오래다. 이를 개선하면 지방재정 문제의 상당 부분은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본다. 윤 교수 MB 정부 감세정책이 지방재정에 끼친 악영향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소득세·법인세 감세로 인한 국세 감소는 고스란히 지방교부세 감소로 이어진데다, 전액 지자체에 배분하던 부동산교부세가 무력해지면서 또 한번 타격을 받았다. 그 후유증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 세입확보를 위한 방안으로는 지방세 인상을 강조하는 자주재원주의와 지방교부세 인상을 강조하는 일반재원주의 논쟁이 있다. 학계에서는 자주재원주의가 다수설이다. 현재 지자체에선 지방세 인상과 지방교부세 인상을 동시에 요구하지 않나 싶은데, 그런 방식으론 중앙정부와 갈등을 피할 수 없다. 임 위원 감세정책으로 인한 후유증 주장에 동의한다. 지방자치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의 자율적 재정수단인 지방세 강화가 필요하다. 지역 간 불균형 문제는 지방교부세 배분으로 조정할 문제다. 다만 전 세계에서 한국이나 일본만큼 지자체가 각종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 없다는 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8대2인데 실제 지출로 보면 중앙정부와 지방이 4대6으로 역전된다. 영국만 해도 지자체에선 사회복지와 주택 업무만 담당한다. 정 소장 지방세 인상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현 단계에서 지방세 인상이 지방재정 해법은 아니라고 본다. 수도권 집중을 비롯해 지역 간 격차가 너무 큰 상황에서 지방세 비중을 늘리면 수도권은 세입이 더 늘고 비수도권은 세입이 더 줄면서 양극화만 심해질 수 있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여건에 따라 배분해주는 지방교부세 비율을 조정하는 게 지역 간 형평화 기능에 더 유리하다. 윤 교수 주민세와 담뱃값 인상 등 지방세제 개편은 시동이 걸린 상태다. 특히 담뱃값 인상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임 위원 향후 지방소득세와 지방소비세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정부가 지방소비세를 5%에서 11%로 인상했지만 이는 취득세 영구감면 조치로 인한 세입 감소를 보전해주는 차원이었다. 정부는 지방소비세 5%를 도입할 당시 약속했던 ‘2013년부터 지방소비세 5% 포인트 추가인상’을 지키지 않았다. 아울러 보유세는 낮고 거래세는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를 ‘낮은 거래세와 높은 보유세’ 구조로 바꿔야 한다. 지방자치와 조세 원리에도 부합하고 지방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 소장 보유세를 늘려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일부 군에 가면 자동차세가 재산세보다도 많은 곳도 있더라. 재산세 비중이 턱없이 낮다. 다만 아쉬운 건, 지방세 비과세감면이 16조원이나 된다는 점이다. 국고보조사업과 지방세 비과세·감면은 모두 지방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중앙정부가 지자체 의견을 듣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방세 비과세감면에 대해서는 지자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 지방세 비과세감면 규모를 몇조원만 줄여도 지자체로선 재정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이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조세지출보고서에 지방세 비과세감면도 포함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김 정책관 지방소비세 약속은 아직 이행을 못 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정부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첨언한다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은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던 것을 정상화시키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윤 교수 담뱃값 인상을 비롯해 주민세와 자동차세 모두 ‘서민증세’ 논쟁으로 번졌다. 시민들을 설득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이다. 증세에는 동의한다. 관건은 MB 정부에서 강행했던 ‘부자감세’를 원상복귀시키면서, ‘부유층도 세금 부담이 이만큼 늘어나니 서민들도 더 부담해달라’는 정공법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데 있다. 정부가 자꾸 편법으로 접근하니까 국민 반발만 부른다. 정 소장 지금에선 증세를 꼭 해야 한다. 서민부담이 늘어나는 문제는 세금을 깎아주는 게 아니라, 거둔 세금으로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지출을 하는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간접세라고 꼭 나쁜 것으로 볼 이유도 없다. 임 위원 원칙적으로 주민세나 자동차세는 현실화가 필요하다. 그건 ‘비정상의 정상화’다. 왜 지금이냐 하는 논란은 있겠지만, 더 큰 틀에서 세출구조조정을 전제로 본격적인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 윤 교수 지방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건 분명한 추세라는데 참석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었다. 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일부 지자체는 상당한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저성장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재정운용이 필요하다. 그런 속에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국민까지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정 소장 중앙정부와 지자체 재정운용 방식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전체적인 그림 없이 개별적으로 중구난방이 되다 보니 지자체에선 불만이 쌓이고 일부에선 도덕적 해이도 발생한다. 방만한 재정운용을 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파산제’와 같은 방식보다는 강력한 납세자소송 혹은 국민소송제도가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중앙정부가 지자체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방만한 재정운용’을 탓하면서도 정작 납세자소송에 대해서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김 정책관 중앙정부에선 지방재정이 방만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진 않다. 방만하게 쓸 돈도 없는 수준이다. 지자체 부채만 해도 거의 없다. 광역시 일부일 뿐인데 그것도 대부분 지하철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지방재정이 방만하다는 인식은 현실과 다르다고 본다. 다만 꼭 관리해야 할 곳은 우발부채나 통합부채관리 등으로 관리제도를 강화하는 중이다. 임 위원 전 세계 선진국 가운데 지자체 파산제를 규정한 곳은 미국밖에 없다. 그것도 채무에 대한 파산인데다, 연방법원이 지자체 파산을 선고하면 비로소 채무탕감도 가능하다. 이건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다. 물론 거시적으로 지자체 재정을 관리하는 건 필요하겠지만, 지자체 재정악화 원인이 단체장 책임인지, 중앙정부 정책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분명한 진단이 먼저다. 지자체 파산제만 자꾸 거론하는 것은 자칫 지자체 재정악화 책임을 지자체 탓으로만 돌려버리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중앙·지방 재정갈등을 악화시키는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4인의 프로필 ■윤영진 교수 ▲서울대 행정학 박사 ▲전 한국지방재정학회 회장 ▲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 ▲전 함께하는시민행동 공동대표 ■김현기 지방재정정책관 ▲경북대 행정학과 ▲전 행정안전부 재정정책과장 ▲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 ▲전 행정안전부 지방세제관 ■임성일 선임연구위원 ▲미국 텍사스대 경제학 박사 ▲전 한국지방재정학회 부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정책자문위원 ■정창수 소장 ▲경희대 행정학 박사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예산감시부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서울시 희망서울 정책자문위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