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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대 연극과 학생들 공동성명 “조민기 성폭력 사실”

    청주대 연극과 학생들 공동성명 “조민기 성폭력 사실”

    배우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 고발에 청주대 연극학과 11학번 재학생과 졸업생 38명은 24일 공동성명을 내고 “모든 동문에게 고통을 안겨준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폭력은 실제로 존재했으며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인정함을 공표한다”고 밝혔다.이들은 “피해 사실을 암묵적으로 묵인하고 등한시했던 지난날의 우리는 모두 피해자이자 가해자였음을 고통스럽게 시인하며, 다시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민기 교수에게 청주대 동문과 피해자들을 향한 폭력을 인정함과 동시에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느냐는 피해자를 탓하는 수많은 발언과 피해자의 얼굴 및 신상을 공개하는 모든 2차 가해 행위를 멈춰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조씨는 2004년 이 대학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연극학과 조교수로 부임, 지난해까지 학생을 가르쳤다. 지난 20일 디씨인사이드 게시판에 “청주의 한 대학 연극학과 교수가 수년간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익명의 폭로 글이 올라왔고, 곧 문제의 교수가 조씨로 밝혀졌다. 이후 페이스북 등에는 조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졸업생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조씨의 성추행 의혹을 인지한 청주대는 자체 조사를 통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고, 조씨가 사표를 내자 면직 처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민기는 깡패였다” 청주대 남학생도 성추행 폭로

    “조민기는 깡패였다” 청주대 남학생도 성추행 폭로

    배우 겸 전 교수 조민기(52)씨의 성추행 논란에 청주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한 남학생이 추가 폭로했다.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청주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남학생”이라고 밝힌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조민기 교수는 내가 다니던 학교의 교수이자 학과장이었다”면서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서 글을 쓰겠다”고 적었다. 그는 조민기가 학교 측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이유가 언행이 적절치 못했던 것은 맞지만, 도의적 차원에서 본인이 사퇴를 결정했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내여자’는 실제로 존재했다. 한 학번마다 한두 명씩 조민기 교수의 ‘내여자’가 있었다. ‘너 내여자 해라’ 말 한마디면 ‘내여자’가 됐다. 농담인 줄 알았다. ‘내여자’가 무엇을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정확하게 ‘내여자’는 존재했다. 나는 남자였기 때문에 ‘내남자’는 없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여자’가 정확하게 무엇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오피스텔 호출은 진짜”라면서 “여학생이 호출당하는 날이면 남학생도 함께 갔다”고 주장했다. 여학생 혼자 조민기 오피스텔에 가지 않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민기 대응 매뉴얼’이 존재했다고도 밝혔다. 조민기는 스스로를 ‘깡패’라고 칭했다고 한다. 누구도 자신을 건드리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남학생들 역시 조민기의 파렴치한 행동을 지켜봤지만 학생으로서 묵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여전히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면서 “용기 내 준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이 일은 절대 흐지부지 끝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남학생 폭로글 전문. 이 글을 쓰는데 상당히 조심스럽다. 혹여나 내 후배들이 다른 보복 혹은 피해자 신상털기를 당할까봐 아니면 나의 잘못된 발언에 그들이 또 다른 상처를 입을까봐. 그래서 최대한 사실만을 입각하여 글을 쓰고자 한다. 나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한 남학생이다. 조민기 교수는 내가 다니던 학교의 교수이자 학과장이었다. 그의 연극제작 수업도 들은 적이 있다. 그의 연기 수업 역시 수강신청 하여 들은 적도 있다. 밑에 적어 내려가는 내용은 최대한 사실에 입각해서 적을 예정이다. 첫번째로 조민기 교수의 언행이 적절치 못하여서 본인이 도의적 차원에서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다. 라는 말은 반은 사실이고 반은 거짓이다. 언행이 적절치 못하였던 것은 맞고 도의적 차원에서 본인이 사퇴를 결정한 것은 거짓이다. 그의 연기 수업 중에 이런 발언을 했다 “sexy 하지 말고 sex 하라.”이 말 뜻이 무엇일까 연기적으로 꾸미거나 척 하지 말고 진짜로 하라 이건데 왜 그 단어를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 했는지 모르겠다. 그의 공연 제작 수업은 폭언과 욕설이 있었다. 성희롱적 발언 역시 존재했었다. 그것을 녹음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람이 갑작스럽게 폭언과 욕설 혹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되는줄 아는가 먼저 되묻고 싶다. 마치 호랑이가 포효 하면 동물들이 굳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그자리에서 굳어버린다. 머릿속에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멍하니 서버리게 된다. 그렇게 폭언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녹음기를 꺼내들고 혹은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녹음을 할 수 있었을까. 두번째로 그의 수업은 언제 종강을 할 지 몰랐다. 조민기 교수의 연기 수업이었다. 학생들의 수업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업을 들을 가치가 없다. 라는 말과 함께 나가 버리고 그 수업은 종강을 했다. 물론 수업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수업은 개강한지 한달조금 넘은 수업이었고 그 이후에 우리는 그 수업을 듣지 못했다. 세번째로 ‘내여자’는 실제로 존재했다. 한 학번마다 한두명씩 조민기 교수의 ‘내여자’가 있었다.너 내여자 해라. 말 한마디면 내여자가 되었다. 농담인 줄 알았다. 그저 장난인줄 알았을 거고, ‘내여자’는 무엇을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정확하게 ‘내여자’는 존재 했었다. 나는 남자였기 때문에 ‘내남자’는 없었으니까. 네번째로 그는 깡패였다. 학과장이었던 조민기 교수는 자신을 ‘깡패’라고 이야기 했다. 누구도 자신을 건드리지 못한다고. 그 ‘깡패’의 앞단어가 예술대학 이었는지 연극과 였는지 안덕벌 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확실히 본인이 본인을 깡패라고 지칭했다.(여기서 안덕벌은 청주대학교의 자취촌이다. 우리는 그곳을 안덕벌이라고 불렀다.) 다섯번째로 그의 오피스텔 호출 역시 진짜이고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대동해서 갔다. 조민기 교수 매뉴얼이 있었다. 여학생 혼자 오피스텔에 두지 말 것. 여학생 호출시 남학생 필히 대동해서 갈 것. 남학생 그곳에서 술 취하지 말 것. 등등 암묵적으로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암묵적 동의 하에 그것을 실천에 옮겼다. 하지만 교수이자 같은 학교의 선배가 권하는 술을 그 자리의 남학생들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그곳에서 그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학교의 교수이자 학과장 학과의 대선배 연예인 그를 따라다니는 많은 호칭이 있다. 그정도 입김 가진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한마디라면 배우는 꿈도 못꾸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나이 어린 학생들을 데리고 유린을 한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을 터, 연극판 좁고 영화판 좁다는 거, 말 한마디 잘못 하면 조금이라도 그를 수틀리게 하면 안덕벌을 넘어가서 영원히 매장 될 수도 있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에 우리는 묵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에게 잘못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 것 같기 때문에... 학점으로 보복이 들어오거나 더 나아가서는 배우의 꿈을 정말 꿈만 꾼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의 행각이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결국 터질 것이 터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용기내서 목소리를 내준 우리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이 일은 절대로 흐지부지 끝나선 안된다. 부디 그 더러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 주십시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민기 성추행 폭로 또…“그가 잠들기를 기도했다”

    조민기 성추행 폭로 또…“그가 잠들기를 기도했다”

    청주대 연극학과 제자들을 상대로 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배우 조민기씨(53)에 대한 또 다른 폭로글이 나왔다.자신을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으로, 앞서 용기내서 글을 올려준 친구들의 선배’라고 밝힌 글쓴이는 22일 디시인사이드에 “이틀간 올라오는 기사들을 모두 읽으며 씁쓸함과 동시에 ‘터질 것이 터졌구나’라는 생각, 그리고 피해자의 이름과 얼굴이 버젓이 공개되어 나가는 수많은 기사들에 걱정과 무서운 마음까지 참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이라며 “행위를 당한 사람이 느끼기에 그것이 성추행이고 모욕을 느꼈다면, 조민기 교수는 사과를 했었어야 했다”고 했다. 글쓴이는 “1학년 아무것도 모르고 부푼 꿈만 안고 입학했을 때, 조민기 교수는 정말 멋진 선망의 대상이었다”며 “워크샵을 지도할 때 누구보다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학생들을 대했다”고 기억했다. 이어 “간혹 술자리를 가질 때면 제 옆자리에 와서 손을 잡으며 깍지를 끼고 선을 넘나들 듯 교수로서 할 수는 없는 너무나도 친밀한 스킨십을 해왔지만 군기가 바짝 들어있던 상태의 저는 그저 제가 너무 유난이고 예민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음날 학교에서 마주칠 때면 너무나도 젠틀한 모습이었기에 때론 과장해서 생각한건가, 라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글쓴이는 “2학년 땐 조민기 교수가 지도하는 방학공연 팀에 들어가게 됐는데 재학생들은 조민기 교수가 집에 가서 술을 마시자고 하면 절대 혼자는 가지 말라는 암묵적 룰이 있었다”며 “제 남자친구가 술에 이미 취해있는 상황에서 셋이서 교수님의 집에 가게 되었고, 남자친구가 잠든 상태에서 (조 교수가)소파에 앉아있는 절 뒤에서 껴안으며 자신의 성기를 제 엉덩이에 갖다 대며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했다”고 했다. 글쓴이는 “절대 여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힘이란 걸 느낀 저는 제발 그가 빨리 잠들길 속으로 계속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가 잠들고도 혹시라도 깨서 저를 다시 붙잡을까봐 한참을 있다가 그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글쓴이는 “저희가 사는 세계의 왕은 조민기였다”며 “그의 눈밖에 나는 것은 불쌍한 일이었고 안타까운 일이었고 동정받아야 할 일이었다. 밤이면 혹시라도 저에게 전화를 걸어올까 무서워 떨어야했지만 낮에 학교에서 만나면 웃으며 인사하고 사근사근한 제자가 되어야 했다”고 썼다. 글쓴이는 “연극영화계는 정말 좁다. 현장에 나가면 더더욱 좁다”며 “저희는 조민기 교수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하여, 졸업 후 현장에서 활동할 때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없어야 했기에 ‘참는 것’을 선택했던 것 뿐”이라고 했다. 어린 학생들이 왜 피해를 입고 두려움에 떨면서도 침묵하고 인내하는 쪽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심정을 설명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조민기씨가)청주대학교 연극학과의 38년의 전통에 큰 오점을 남긴 것을, 졸업 후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진실되게 연기하며 노력하는 후배들의 앞날에 큰 누를 끼친 것을, 현재 재학중이며 당장 며칠 뒤 수업을 들어야하는 후배들에게 아주 큰 상처를 준 것을 인정했으면 한다”며 “무엇보다도 무서워서 침묵하고 있을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암묵적 ‘反유대주의’… 유럽 정치ㆍ사회ㆍ경제를 덮치다

    [글로벌 인사이트] 암묵적 ‘反유대주의’… 유럽 정치ㆍ사회ㆍ경제를 덮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도시 사르셀에서 한 여덟 살 유대인 남자아이가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청소년들은 종교시설로 향하던 소년이 ‘키파’를 쓴 모습을 보고 길에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때린 뒤 달아났다. 키파는 유대교 남성들이 쓰는 모자다.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해 ‘작은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사르셀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일어난 데 프랑스 유대인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건 직후 트위터를 통해 “나이나 외모, 종교 등을 이유로 시민을 공격하는 것은 국가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지만 46만여명에 달하는 프랑스 내 유대인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도 사르셀에서 정체불명의 괴한이 유대계 사립학교 교복을 입고 귀가하던 15세 소녀의 얼굴을 칼로 찌르고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보다 하루 전날엔 파리 남쪽 외곽 도시 크레테유의 한 유대인 식료품점이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전소됐다. 이 상점에서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 나치 독일의 표식인 하켄크로이츠(구부러진 십자가) 낙서가 발견돼 경찰은 유대인 혐오 세력이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반(反)유대주의 정서를 반영한 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 행위는 2016년 77건에서 지난해 97건으로 늘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가디언은 같은 기간 영국에서 유대인 대상 범죄가 108건에서 145건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의 악몽이 각인된 유럽 사회에서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금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홀로코스트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옛 조상의 땅에 강력한 유대인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시오니즘)로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슬람권 이민자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도 확산됐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유럽 내 무슬림 인구는 1950만명으로 전체 유럽 인구의 3.8%였지만 2016년 2577만명(4.9%)으로 증가했다. 프랑스(8.8%), 스웨덴(8.1%), 영국(6.3%), 독일(6.1%) 등은 이슬람권 인구가 5%를 넘는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등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강화하자 분노한 이슬람권 이민자들이 반유대주의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대인 인구가 1만 5000여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도 지난해 12월 9일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유대교 회당이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10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럽인 마음속 내재된 反유대정서 되살아나” 하지만 미국의 유대인 전문지 ‘알게마이너’는 지난달 14일 “유럽을 휩쓰는 반유대주의가 온전히 유럽 내 이슬람 인구의 급증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유럽인들 마음속에 내재된 반유대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홀로코스트의 가해자로 어느 국가보다 유대인 학살에 대한 사죄와 반성에 앞장서 왔던 독일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 영문 매체 ‘더로컬’은 지난 1일 독일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2015년 독일 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1366건 가운데 78건만 이민자들의 소행이고 1246건은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반유대 증오범죄 1453건 중 1377건이 극우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후 70년이 지나도 네오나치 등이 발호하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가 독일인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지난해 9월 24일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득표율 13%로 원내 제3당으로 진입했을 때 유대인들이 받은 충격은 극에 달했다. 수십년에 걸쳐 극우와 국가주의 배격, 나치 과거사 청산에 힘써 온 독일에서조차 극우 정당이 연방 의회에 입성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내 우파 민족주의가 확산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학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동유럽의 폴란드는 무슬림 인구가 0.1% 미만인 국가다. 극우 성향의 ‘법과 정의’당이 장악하고 있는 폴란드 하원은 지난달 26일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 때 폴란드를 점령하면서 운영했던 수용소 시설 등을 부를 때 ‘폴란드의’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폴란드가 나치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할 경우 누구든지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이 법안의 핵심은 폴란드가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일 뿐 가해자가 아니라는 정서를 반영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동안 폴란드에서 학살당한 유대인 300만명 중 18만~20만명이 폴란드인에 의해 살해되거나 폴란드인의 밀고로 숨진 것으로 평가됐고, 2차 대전 이전부터 폴란드에는 반유대 정서가 뿌리 깊었다는 분석이 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이 법안에 서명했다. ●反이스라엘 정서ㆍ극우 민족주의 확산 막아야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는 벨디브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해 논란이 됐다. 벨디브 사건은 1942년 7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 비시 정권이 유대인 1만 3000명을 억류했다 나치 수용소로 보낸 일을 말한다. 오스트리아에선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이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에 올라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꾸렸다. 자유당의 우도 란트바우어 니더외스터라이히주 의원은 지난달 28일 주의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나치를 추종하는 학생동맹의 부의장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단체가 행사 때 쓰는 ‘나치 노래책’에 유대인 학살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고, 지난 1일 결국 사퇴했다. 미국의 유대인 전문 매체 ‘포워드’는 지난달 29일 이런 반유대 정서가 전통적인 ‘음모론’, 즉 유대인이 인류에 기생해 인류를 해치려 한다는 뿌리 깊은 유럽인의 정서가 되살아나는 징조라고 평가했다. 유대인들은 로마 시대 이후 유럽에 흩어져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 금지돼 주로 상업·금융업 등에 종사했다. 이로 인해 다른 민족을 깔보고 돈만 밝힌다는 편견과 함께 미움을 샀다. 미국에 본부를 둔 최대 규모의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이 2014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그리스인 69%, 폴란드인 45%, 프랑스인 37%, 독일인 27%가 반유대주의 정서를 어느 정도 공유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독일인의 52%와 폴란드인 62%, 프랑스인 44%가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홀로코스트 피해를 과도하게 부각시킨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스인의 82%, 폴란드인 55%와 프랑스인 48%는 ‘유대인들이 세계 금융 시장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ADL 여론 조사에서 프랑스인 42%와 독일인 31%가 ‘유대인들은 미국 정부에 대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인구의 2.5%에 불과한 650만 유대인들이 정치·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반유대주의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의 변호사였던 친이스라엘 강경파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이스라엘 대사로 임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도 정통 유대교 신자인 재러드 쿠슈너와 결혼하며 유대교로 개종했다. 현재 분출되는 반이스라엘 정서와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반유대주의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퓨리서치센터는 유럽에서 지금과 같은 난민 유입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 무슬림 인구는 75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동유럽을 중심으로 극우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EU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EU가 추구하던 자유주의적 관용의 가치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감이 반유대주의에 불을 지핀 측면이 있을지라도 유럽인들은 홀로코스트가 유럽 역사의 일부분임을 인정할 책임이 있으며 유대인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교육과 소셜 미디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고향에 기부하고 세제 혜택 받고… 지자체 활력 ‘마중물 ’ 된다

    고향에 기부하고 세제 혜택 받고… 지자체 활력 ‘마중물 ’ 된다

    2019년 1월. 경북 포항 출신으로 서울에 터를 잡은 지 20년이 된 영일만(45·가명)씨는 얼마 전 포항 지진(2017년 11월) 발생 1년을 맞아 방영한 TV 프로그램을 보고 마음이 내내 어두웠다. 지진 여파로 지역 경제가 어렵다는 내용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영씨는 문득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최근 개설된 ‘고향사랑 포털사이트’에 들어갔다. 전국 지자체의 최신 소식과 고향 농산물과 축산물, 해산물 정보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포항시를 클릭해 100만원을 기부했다. “연말에 약 25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며칠 뒤 포항시장의 감사 편지와 지역 특산물 과메기 세트도 답례품으로 배달됐다. 영씨는 고향도 돕고 어릴 적 즐겨 먹던 음식도 선물받아 기분이 뿌듯했다.조만간 이런 상황이 현실이 될 것 같다. 정부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고향사랑 기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고향사랑 기부제란 고향이나 군 복무지, 학교 소재지 등 관심 지역에 원하는 액수를 기부하면 국가가 세액공제 등 혜택을 주는 제도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자체의 숨통을 틔워 주고 중앙의 재원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효과가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의 이모저모를 28일 살펴봤다.‘고향사랑 기부제’는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공약이었고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와 자치분권 로드맵에도 들어가 있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향사랑 기부제 관련 법안을 올해 상반기에 통과시켜 2019년부터 시행한다는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고 밝혔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를 모델로 한다. 2008년 일본은 타지에 사는 이들이 고향 등에 기부금을 내면 세제 혜택을 주는 고향납세제를 신설했다. 시행 첫해인 2008년 5만 3671건이던 기부건수는 2016년 1271만 780건에 달하는 등 200배 이상 늘었다. 답례품으로 지역 특산물을 골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현재 일본 지자체 1788곳에서 내놓은 답례품만 해도 15만종이나 된다. 특히 고향납세제는 내 고향이 아니어도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지방을 도와줄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이와테현의 경우 그해 29억엔(약 284억원)이 모금돼 전년보다 16배 늘었다. 구마모토현도 지진이 일어난 2016년에 걷힌 기부금이 80억엔(약 784억원)으로 2015년보다 8배 증가했다. 다만 일본에서는 10년 가까이 이 제도를 시행하며 몇 가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자신이 사는 지역에도 고향세 기부가 가능하다. 지자체 기부금 모금이 자칫 주민들에 대해 암묵적인 준조세나 강제 모집 요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답례품 제공을 지자체 자율에 맡기다 보니 지자체 간 과열 경쟁도 문제가 됐다. 답례품 관련 비용이 총기부금액의 40%에 달하고 일부 지자체는 지역 특산품이 아닌 가전제품이나 보석 등을 제공해 논란이 됐다. 현재 국회에서는 이러한 일본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고향사랑 기부제를 도입하고자 기부금품법 개정안과 지방세법 개정안 등 11건의 관련법이 발의돼 있다. 이 가운데 이개호 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법률안이 가장 종합적인 대안을 담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안에 따르면 기부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제외한 지자체에 어느 곳이나 기부할 수 있다. 지자체는 광고나 인쇄물 등으로 기부금 모집 홍보를 할 수 있지만 개별 전화나 호별 방문은 금지된다. 기부금은 지자체장이 지정한 금융기관에 현금으로 내거나 신용카드로 접수하게 해 근거를 명확히 남겨 두게 했다. 금품을 받은 자치단체는 지역 특산물로 답례할 수 있지만 답례품 가격에 상한이 정해지고 그 대상도 지역 특산품이나 지역 관광상품 등으로 유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게 했다. 기부금에는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10만원 초과~2000만원은 16.5%, 2000만원을 초과하면 33%의 혜택을 준다. 세액공제에 따른 비용은 국가가 91%, 지자체가 9%를 부담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기고] 성평등 제대로 이야기하자/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고] 성평등 제대로 이야기하자/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양성평등과 성평등을 놓고 이상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성평등은 동성애 찬성, 양성평등은 동성애 반대’가 첫 번째 이상함이다. 두 번째 이상함은 일부 교회가 ‘성평등은 동성애 인정’이라는 등식을 앞세워 미움과 증오, 배제를 확산시키는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 이상함은 이런 비이성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침묵만 하는 가운데 모든 증오의 화살이 양성평등기본법 주관 부처인 여성가족부로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먼저 성평등 찬성이면 무조건 동성애 찬성인가?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일상에서, 학문적으로, 그리고 정책 용어로 성평등을 양성평등과 함께 썼다. ‘성평등’을 검색해 보면 성평등을 남녀평등이나 양성평등과 같은 의미로 쓴 말과 글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성평등 대통령’을 선언했을 때에도 남녀평등과 같은 의미를 생각했을 것이다. 대다수 한국 사람들에게 성평등은 양성평등이다. 독일처럼 동성이나 양성, 간성 등 다양한 성 주체·취향을 혼인이나 주민등록신고 등에서 인정하려면 아직 멀었다. 다만 양성평등이라 할 때에는 남녀 간 대립 구도를 지나치게 강조할 수 있기 때문에 성평등이라는 용어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왜 성평등을 ‘동성애 인정’으로 연결시키는 것일까? 성평등 용어를 쓴다고 어린 자녀들이 동성애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법원이 동성혼을 받아줄 상황도 아니다. ‘빨갱이’가 사라진 자리를 메꿔야 할 긴박감일 것이다. 지금까지 사회발전과 개혁을 이루려는 움직임을 막아낸 가장 큰 무기가 ‘빨갱이, 종북몰이’였다. 그런데 그 약발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때 연대와 다양성에 기초한 지속 가능한 사회 비전 중 하나로 성평등이 제기되자 트집거리를 찾게 됐다. 성평등을 정책화한다 해서 동성애가 확산될 가능성은 없다. 지금까지 숨겨 왔던 이야기가 노출되는 것뿐이다. 소수 동성·양성·간성 등을 인정한다고 내가 동성애자·이성애자가 되거나 제3의 성을 가진 자가 되진 않는다. “100조원 쓰고도 저출산 해결 못한 여성가족부 자폭하라”는 헛소리도 한다. 참고로 100조원 예산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거의 다 썼다. 여가부는 4조원 정도 썼다. 결국 여가부를 디딤돌 삼아 페미니스트를 선언한 대통령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성평등은 동성애 인정’이라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그래서 야당은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표가 무서워서인지 여당도 말을 못 한다. 정치가 방관하는 사이 갈등 해결 몫은 오로지 피해자 것이 된다.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퍼부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성애 반대론자’들 앞에 온몸으로 서 있어야 하는 공무원, 학자, 시민이 피해자다. 방관하는 정치권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성평등이 남녀 간 대립을 지양하는 개념으로서 필요함을 강조해야 한다. 성평등 용어의 사용이 소수자 인권 존중의 첫걸음이 분명하다는 사실도 숨겨서는 안 된다. 다만 성평등 정책화는 양성평등 맥락에서 지속될 것임을 적극 알려야 한다. 정책은 다수 사회 구성원의 지지를 받아야 가능한 것이다. 성평등 현실과 이상을 둘러싼 이성적·평화적 논쟁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한국은 비로소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처녀라 봐 준다?”, 중국에서도 불붙은 ‘미투’

    “처녀라 봐 준다?”, 중국에서도 불붙은 ‘미투’

    중국에서도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의 열기가 거세다. 중국일보는 18일 베이징대, 칭화대 등 40개 이상 대학의 학생들이 대학 내 성폭력을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의 설립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미투가 ‘워예시(我也是)’로 불린다. 지난해 10월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가 중국에서도 광범위하게 번지게 된 것은 미국으로 이주한 베이항대 여학생의 용감한 행동 덕분이다. 중국 베이징항공항천대학 박사 졸업생인 뤄첸첸(羅茜茜)은 이달 1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자신의 지도교수였던 천샤오우(陳小武·46) 교수의 성폭력 사실을 고발했다. 현재 미국 영주권자로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뤄는 미국에서 활발하게 일어난 미투 운동에서 용기를 얻어 13년 전 일어난 성폭력을 알렸다.  뤄의 웨이보는 하루에 3만명 이상이 방문했고, 중국 전역에서 토론 주제가 됐다. 지난 11일 베이항대는 천 교수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그는 대학에서 해직됐다. 중국 교육부는 천 교수의 ‘창장(長江)학자’ 칭호를 박탈했으며 창장학자에게 주는 급여도 회수 조치했다. 창장학자는 중국에서 가장 뛰어난 학문적 성취를 보인 학자에게 주는 영광이다.  뤄는 박사과정 재학 중이던 2005년 천 교수가 비어 있는 누나의 집으로 데려가 “아내와 성생활이 좋지 않다”며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뤄가 울면서 아직 처녀라고 호소하자 천은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 줬다. 당시 뤄는 천 교수의 아내와 안면이 있는 사이였으며, 그의 아내가 좋은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뤄는 웨이보에 천을 고발하면서 다른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여학생들을 찾아 증거용 녹음 파일까지 학교에 제출했다.  그는 “결과가 놀랍다. 처음부터 천의 성폭력 증거를 모은 우리의 노력이 답을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식과 행동의 일치를 가르치고 보여준 베이항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뤄에 이어 다른 3명의 중국 여성도 대학교수들의 성폭력 행위를 고소했다. 베이징 국제경영무역대학의 한 여학생도 셰웬(薛原) 교수를 성폭력 혐의로 고발했다. 뤄의 행동에 용기를 얻었다고 밝힌 이 익명의 여학생은 이메일로 학교에 셰 교수를 고발했고, 학교 측은 진상조사 중이다.  2014년 중국 여성 협회가 15개 대학 1200명의 여학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50% 이상이 언어 또는 육체적 성폭력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 대부분은 남학생이었으며, 교수나 교직원이 가해자인 경우는 9%였다.  현재 미투 운동에 참여하는 중국 여학생들은 대부분 한 자녀 정책 시기에 태어난 외동딸이다. 중국의 한자녀 정책은 35년간 지속되다 2016년 폐기되어 두 자녀 출산이 가능해졌다. 베이징에서 성평등 운동을 펼치는 카이 이핑은 “한자녀 정책은 남성을 여성보다 중시하던 전통을 무너뜨렸으며, 젊은 여성들에게 성평등에 대한 자각을 심어주었다”며 “대학에서 여학생들이 성폭력에 침묵했던 것은 남성 교수가 논문을 출판하거나 졸업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폭력 피해자를 비난하는 분위기 때문에 많은 여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이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또 힘을 가진 자의 성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는 피해자들은 그저 침묵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통념을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남북 공동입장 때 한반도旗 9번 썼는데…野 “정체성 포기” 비난

    남북 공동입장 때 한반도旗 9번 썼는데…野 “정체성 포기” 비난

    공동 응원 때 사용 사례도 많아 李총리 “입장 첫 장면에 태극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 공동 입장 때 한반도기를 드는 것에 대해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자유한국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16일 “태극기를 포기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우리나라 대표단이 태극기를 못 들고 입장하는 것을 이해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그러나 보수·진보 정권에 관계없이 역대 정부는 한반도기를 응원기와 단일팀 단기, 남북 공동 입장기로 드는 것에 북측과 합의했다. 지금은 암묵적인 룰처럼 여겨질 정도다. 남북 공동 입장은 유일한 분단국이 스포츠를 통해 세계에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자는 취지인데, 각각의 국기(태극기·인공기)를 드는 것은 따로 입장하는 것과 차이가 없다고 판단해서다.한반도기 사용 역사를 봐도 그렇다. 남북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동계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5년 마카오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 등 모두 9차례 공동 입장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나란히 입장했다. 이견이 없었다. 평창올림픽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한다면 2007년 이후 11년 만이자 10번째가 된다. 공동 입장을 제외하더라도 한반도기는 남북 공동 응원에서 사용됐다.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공동 응원에 나선 남북은 응원기로 한반도기를 처음 선택했다. 이어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고, 단일팀 선수단기로 한반도기를 사용했다.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남북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함께 응원전을 펼쳤다. 이처럼 한반도기는 남북 간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기자단 신년 오찬 간담회에서 “선수단 입장 첫 장면에 대형 태극기가 들어간다. (야당이) 그것을 모르고 있거나 알고도 무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주최국이라서 맨 마지막에 입장할 때 한반도기를 들겠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태극기를 들면 북한이 인공기를 들 것이다. 우리는 태극기를 드는데 북한에 아무것도 들지 말라는 것은…, 그런 게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한반도기를 드는 게) 처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고준희 친부 등 태연히 현장검증

    고준희(5)양 시신 유기 사건으로 구속된 친부 고모(37)씨와 내연녀 이모(36), 내연녀의 어머니 김모(62)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4일 실시됐다. 고씨 등은 이날 오전 10시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경찰 승합차 편으로 완주군 봉동읍 고씨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씨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현장검증을 거부해 고씨만 검증이 진행됐다. 고씨가 경찰 호송차에서 내리자 수십명의 주민들이 몰려와 “살인자다. 얼굴을 공개하라”고 호통치며 비난과 욕설을 퍼부었다. 고씨는 검거 당시 입은 점퍼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경찰과 함께 아파트로 들어가 딸을 폭행한 전반적인 과정을 태연하고 담담하게 재연했다. 그는 주방에서 30㎝ 쇠자를 들더니 “지난해 1월 29일에 친모로부터 준희를 데려왔다. 준희가 말을 듣지 않아서 자로 등과 엉덩이를 때렸다”며 경찰이 준비한 마네킹을 수차례 때리는 시늉도 했다. 특히, 고씨는 지난해 3월 말 밥을 제때 먹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준희양 발목을 여러 차례 밟은 모습도 재연했다. 20분가량 아파트 안에서 현장검증을 마치고 나온 뒤 상태가 나빠진 준희양을 차량에 싣는 장면도 연출했다. 그는 “아픈 준희를 차에 실었는데 이미 숨진 뒤였다.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숨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경찰에 말했다. 그는 “학대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오. 아이를 학대하고 폭행한 적 없습니다”라고 부인했다. “왜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어 “아이에게 죽을 때까지 미안하다. (평생) 사과하고 반성하고 빌며 살겠다. 아이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뒤늦게 뉘우쳤다. 군산시 내초동 야산에서 실시된 현장검증에서는 고씨와 김씨가 준희양의 시신을 트렁크 밖으로 옮긴 뒤 유기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내연녀 김씨는 “집에 데려왔을 당시에는 아이가 살아있었는데 조금 후에 죽었다”면서 “고씨 등과 신고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 암묵적으로 아이를 유기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실토했다. 김씨는 또 “어린이 날에 인형을 사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준희양이 죽은 날 인형을 사와 노잣돈과 함께 넣어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씨와 김씨가 진술한 내용대로 범행을 재연했다면서 사망원인과 아동학대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씨 등은 지난해 4월 27일 군산시 내초동 고씨의 선산에 깊이 30㎝ 가량의 구덩이를 파고 준희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고씨가 지난해 3월 말 준희양이 밥을 먹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다며 발목 부분을 밟는 등 심하게 폭행하고 다친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아 숨지게 한 행위에 대해 학대치사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경찰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혀내지 못했고 등쪽 갈비뼈가 부러진 것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도 밝히지 못해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단독] 김상조 “재벌 ‘악’으로 보지 않아… 투명한 지배구조로 만들라는 것”

    [단독] 김상조 “재벌 ‘악’으로 보지 않아… 투명한 지배구조로 만들라는 것”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민에게 가장 큰 기대를 한몸에 받는 기관은 단연 공정거래위원회다.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공정위는 갑질 척결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 경제 분야의 적폐 청산과 공정경제 확립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 ‘김상조 효과’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취임 이전만 해도 ‘재벌 저격수’이자 ‘강경한 재벌개혁론자’로 통했던 김 위원장은 2일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을 ‘실사구시파’로 규정하며 재벌개혁에 관한 한 이분법적 도그마에 빠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수차례나 피력했다. 그는 “나는 경직된 재벌개혁론자가 아니다. 재벌을 악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확보되고, 기업 경영의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문재인 대통령과 공정위 역할에 대해 토론을 많이 하는 것으로 들었다. -지난해 3월에 대선 캠프에 합류해 문 대통령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공정위의 역할과 기업정책 방향에 대해 거의 공감하고 있다고 본다. 문 대통령도 참여정부 시절의 실패를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분이다. 재벌개혁을 비롯한 공정경제 과제를 후퇴 없이 실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몰아붙이는 방식은 안 된다는 생각 또한 분명하게 갖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핵심은 지속 가능하고 예측 가능한 개혁이라고 본다. 한국 경제가 어떤 의미에선 성공의 함정에 빠져 있다. 과거 성공방식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면 시장구조를 경쟁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시장질서의 경쟁성을 더 강화해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 공정위는 재벌개혁만 하는 곳도, 갑질 척결만 하는 곳도 아니다. 경쟁 당국으로서 경쟁을 촉진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다. →공정위원장에 취임한 지 반년이 됐다. -한마디로 부담스럽다. 국민들의 기대감은 높아졌는데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긴장감이 크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그래도 방향은 잘 잡은 것 같아 다행이다. 공정위가 있는지도 모르던 많은 국민들이 공정위를 통해 국민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할 때 가장 뿌듯하다. →저서 ‘종횡무진 한국 경제’에서 한국 공무원들이 공공성의 담지자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 밖에서 본 공정위와 안에서 직접 만난 공정위는 어떻게 다른가. -20년 동안 시민운동을 하면서 공정위를 계속 관찰했다. 전원회의 이끄는 걸 빼면 공정위 업무가 그렇게 생소하진 않았다. 책에서 그런 문제 제기를 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관료조직이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공정위가 왜 국민들한테 불신받았는지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관료조직은 개혁의 주체이자 도구다. 외압이야말로 ‘불공정거래위원회’란 오명을 만든 주범이었다.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전문성과 자율성에 근거해 내린 판단을 일관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외풍을 막아 주는 게 내 역할이다. 그에 따른 결과는 위원장이 진다. →지금까지 공정위원장으로서 추진한 여러 정책 가운데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공정위는 다른 정부 부처와 달리 사법적 역할도 한다. 외부 압력이나 로비에서 독립된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로비스트 관련 규정은 매우 뜻깊은 실험이다. 공정위가 앞장서서 이 규정을 잘 운용해 한국판 로비스트법을 만드는 정도까지 발전하면 좋겠다. 현재 공직자 규율 시스템인 공직자윤리법과 김영란법은 너무 엄격하게 하면 과잉규제가 되고 현실을 감안하다 보면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접촉하되 투명하게 보고하는 사후 감독 장치가 바로 로비스트 관련 규정이다. 그런 장치가 작동할 때 우리 사회에서 공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재벌개혁에 대해 연말까지 기다려 보고 본격적인 재벌개혁에 나서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재벌개혁에 대한 ‘인내심’은 얼마나 남아 있는지 궁금하다. -위원장 취임할 때 3년 임기에 맞춰 나름대로 로드맵을 정리해 놨다. 지금까지는 처음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준비했던 속도와 효과를 가지면서 진행하고 있다. 1년차 목표는 국민들 공감대가 충분하고 시급한 과제이지만 당장 법률을 바꿔서 하기는 어려운 것들을 우선 꼽아서 법 개정 없이 행정력을 동원해 풀도록 하자는 것이다. 올 상반기까지 그 목표에 맞춰 집행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할 것이다. 2년차 중기 과제는,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지만 법률적·재정적 수단이 필요한 것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공정위뿐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와 보조를 맞춰 추진하겠다. 예를 들어 금산분리를 보면 의결권 제한 등 공정위의 사전 규제와 통합금융감독체계 등 금융위원회의 사후 규제가 있다. 금융감독 통합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도 보면서 공정위가 담당하는 사전 규제의 속도와 방법을 판단할 것이다. 3년차 장기 과제는 당위성은 있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아직 모아지지 않은 과제를 다루는 것이다. 차근차근 제도 필요성이나 실천 방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모아 나가는 작업이 필요한 것들이다. 불필요한 논란이 있을 수 있으니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어떤 기업 관계자가 ‘1차 협력사한테 2, 3차 도와주라고 말하는 걸 경영 간섭이라고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질문을 꼭 해 달라고 하더라. -그런 우려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정부 방침은 원칙적으로 ‘부당한’ 경영 간섭을 금지하는 것이다. 상생협력 차원의 업무는 부당한 경영 간섭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실정법상 이를 명확히 하는 차원에서 2차 이하 하위 거래 단계에 있는 하도급 업체들에 대한 거래조건 개선을 위해 대기업이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행하는 행위가 부당한 경영 간섭으로 제재되지 않도록 ‘하도급 거래 공정화 지침’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기업에 1차 협력사에 대한 자신의 대금지급 기일 방식 등 대금 결제 조건을 공시토록 의무화해 2차 이하 협력사가 그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자신의 협상 과정에서 그 내용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기업과 2, 3차 협력사 간의 공정거래협약 체결도 보다 적극적으로 독려하도록 협약 평가기준을 개정하려 한다. →재벌개혁 얘기가 나온 지 30년을 바라본다. 그동안 전개된 재벌개혁론의 성과와 한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스스로 생각하는 재벌개혁 성공 모델은 어떤 것인가. -그간 출자구조, 부채비율 등 외형은 개선됐지만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 편법적 지배력 확대와 사익편취를 통한 경제력 집중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재벌개혁과 관련해 내가 어떤 이상적인 재벌개혁 모델을 상정해 놓고 개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 하는 오해를 많이 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 오래전부터 그런 접근법이야말로 재벌개혁의 실패를 불러왔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경직된 재벌개혁론자가 아니다. 사전 규제보다는 사후 감독을 활성화해야 한다. 물론 법 위반에는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다. →일각에선 듀폰(미국), 지멘스(독일), 피아트(이탈리아), 발렌베리(스웨덴)도 모두 ‘재벌’이라는 점에서 재벌이라는 것이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도 아니고, 재벌 그 자체를 악(惡)으로 볼 건 아니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 지적이 틀린 건 아니다. 재벌은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며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을 한국만 추진하는 것도 아니다. 재벌은 그 자체로 악도 아니고 선도 아니다. 나라마다 경제환경, 규제환경, 기업의 집중도 등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을 마련·추진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 재벌은 고도성장의 주역이며,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갖추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배권한과 책임 간의 불일치 문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 등에 대한 시장과 사회의 우려가 큰 것 또한 현실이다. →나라마다 자본주의 발전 과정이 상이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바람직한 지배구조 개선 방향이 있는가. -기업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다. 재벌개혁은 혁명이 아니라 진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대 발전 단계와 그 기업 실정에 맞는 모델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지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주회사 제도가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모든 재벌이 지주회사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유럽만 해도 지주회사가 아닌 곳이 많지만,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컨트롤타워가 존재하면서도 계열사의 독자적인 의사 결정을 통해 걸러지는 균형 장치가 있다. 꼭 지주회사가 아니더라도 의사 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고, 기업 경영의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길 기대하는 거다. 다행히 우리나라 재벌들도 그런 필요성에 공감하고 변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 →과거 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한 LG그룹을 지배구조 개선의 모범 사례로 꼽아 왔다. 아직도 그 생각이 유효한가. -LG의 지배구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건 사실이다. 그건 LG가 한국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를 채택했기 때문이 아니다. LG는 기업 분할을 잡음 없이 이뤘고, 그룹 전체의 의사 결정을 하는 지주회사와 각 계열사의 위상과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조화시키는 시스템을 나름대로 갖췄다는 걸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직의 전환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잡음 없이 이뤄 내는 조직 문화와 의사 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노력을 평가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재벌들로선 사정이 다 제각각인데 어떻게 하라는 건지 불분명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공통 사항은 여러 차례 언급했다. 불명확한 건 없다. 투명성과 책임성에 맞는 조직 구조를 스스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지 내가 방향을 정해 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첫째, 공익재단이 불신받는 요소를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둘째, 무늬만 지주회사가 되면 안 된다. 브랜드 로열티까진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주회사가 계열사로부터 컨설팅 수수료를 받거나 건물 관리까지 하는 방식은 곤란하다. 셋째, 일감 몰아주기 문제는 스스로 개선해 달라. 넷째, 금융위가 추진하는 통합금융감독체계 진행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지만 금산분리 원칙을 따라 달라. 앞으로도 이런 태도는 유지할 것이다.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올 상반기 이후 공정위가 갖고 있는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다른 부처의 제도 정비와 진행 상황, 효과를 보면서 하반기에 공정위 차원에서 무엇을 할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 많은 분들이 재벌개혁 하면 금산분리와 함께 순환출자를 떠올릴 것이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신규 순환출자만 제한할 것이냐, 기존 순환출자까지 제한할 것이냐 해서 논쟁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신규만 금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당시 가이드라인에 대해 반성할 게 있다는 부분은 이미 공정위가 발표를 한 바 있다. 순환출자 개선이 우리 사회와 시장의 기대만큼 안 된다고 한다면 신규만 규제한다는 예전 결정에서 더 나아가야 할지 판단도 해봐야 할 것이다. →정부에선 ‘기관투자자가 기업 경영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행동지침’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튜어드십코드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비판도 많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읽어 보면 내용이 매우 추상적이다. 그걸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채택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각 기관투자자 사정에 맞게 집행할 수 있는 세부 가이드라인을 각각 만들어야 한다. 그건 각 기관투자자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가이드라인이 다른 기관투자자와 같을 수가 없다. 재계의 오해 내지는 지나친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다고 모든 기관투자자가 획일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기업 경영에 적절한 목소리를 내는 시스템 도입 과정이라고 이해해 달라. 대담 오일만 경제정책부장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IMF 중국 금융 보고서의 세 가지 경고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IMF 중국 금융 보고서의 세 가지 경고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금융에 대한 흥미로운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세 가지 측면에 유의하고 있다. 첫 번째는 생존 가능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정부 중심으로 문제가 있는데, 이로 인해 금융 안정이 저해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은행권에 대한 금융감독이 강화되자 고위험 대출이 자산관리·보험을 포함하는 비은행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국영기업이나 지방정부가 과도한 위험을 수반한 사업을 수행하는데, 여기에 중국 정부가 광범위하게 암묵적인 보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이러한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하고 있다는 평가도 포함한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중국 금융부문의 위험성 증대에 대해 유의하는 바가 있어 주목하게 된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규모가 커졌고, 중국 당국의 노력에도 부채의 증가 속도가 장기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빨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부분이다. 중국의 부채 문제를 국제금융시장에서 주의 깊게 보는 것이 물론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실물 성장세가 가라앉고 있어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과거의 금융위기 사례를 살펴보면, 부채의 과도한 증가가 실물 경기 악화나 자산 가격 하락과 결합하면서 문제가 촉발된 경우가 특히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당국에서는 성장률 수치는 떨어지지만 질적으로 개선된 성장을 추구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실물 성장이 지연되는데 부채만 증가한다면 위험 요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우려를 내부적으로 반영해 2018년 중국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가운데 어떻게 경제성장을 지속할지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실제로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국제적인 경기회복과 글로벌 수출 호조로 다른 아시아 국가, 특히 개발도상국 중심으로는 2017년에 양호했던 경기가 2018년에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는 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7년 6.8%에 비해 2018년에는 6.4%까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중국 당국이 금융위기 같은 급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면서 경기 둔화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의미 있다. 왜냐하면 국제통화기금의 평가보고서에 등장한 세 가지 요소인 구조조정 지연, 위험한 대출 확산, 정부의 암묵적 보증은 사안에 따라 기업·금융·재정 어느 부문을 중심으로 나타나는지 차이는 있지만 모두 위기의 사전 징후로 주의해야 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우리나라는 부실기업을 중심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미국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2009년 유럽 재정위기 직전 유럽 국가들은 재정을 중심으로 경험했을 뿐 이런 요소들이 등장하면 경제 시스템이 흔들리고 결국 위기가 발생했다. 물론 중국은 당국이 국내 금융을 통제하고 있고 외환시장은 개방되지 않은 단계여서 급격한 금융·외환위기 가능성은 작다고 일반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금융에서 이러한 불안 압력을 해소하는 과정은 대개 가계와 기업 부문에서 부채 축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실물경기 하강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다. 더구나 만약 부채 축소 과정에서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위기를 촉발할 수 있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급격한 위기까지는 아니어도 실물경기 둔화 압력이 중국 경제와 연결도 높은 우리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IMF 보고서를 통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또 하나 있다.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난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와 지연, 불충분한 금융감독 가운데 커지는 대출 위험,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부채를 포함한 사실상의 정부 부채 확대라는 현재 중국 금융의 핵심 위험 요소가 실제로는 지금 우리 자신의 문제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중국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바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우미경 서울시의원, 전국시도의회의장協 의정대상 수상

    우미경 서울시의원, 전국시도의회의장協 의정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우미경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은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2017 우수의정대상 시상식에서 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5회째를 맞는 ‘우수의정대상’은 전국시·도의장협의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시·도의회 의원 중 지난 1년 동안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에 기여한 공이 큰 우수의원을 심사하여 수여하는 상이다. 우 의원은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2017년 한 해 동안 서민들의 주거안정과 주거약자들을 위한 사회주택조례 개정과 공동체 주택의 공급 확대 및 정책 마련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더불어 살아가야 할 우리사회의 암묵적 가치와 공익과 사익의 적절한 접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함을 주장하며, 합리적이고 다양한 의견제시로 시정 전반적인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우미경 의원은 “연말에 이런 큰 상을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주거약자와 주거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서민들의 바람직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위참가자에게 교통방해죄 적용은 집회 자유 침해” 판결

    “시위참가자에게 교통방해죄 적용은 집회 자유 침해” 판결

    거리 행진에 참여한 단순 시위자에게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경찰이 시위를 막기 위해 단순 참가자까지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형법 조항을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것은 상위법인 헌법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결의 경찰의 기존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부산지법 형사4부(서재국 부장판사)는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노동당 부산시당 당원 A(47)씨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하고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11월 14일 서울에서 민주노총 등이 주최한 민중 총궐기 대회에 참여해 다른 시위자들과 함께 도로를 점거한 채 거리 행진을 벌인 혐의(일반교통방해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집회에서 A씨가 교통방해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행위를 했거나 차도를 점거한 다른 집회 참가자들과 순차적 또는 암묵적인 의사를 나누고 주도적으로 시위에 참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판결 이유를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육로 등을 파괴하거나 교통방해 행위 등을 처벌하는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를 집회나 시위 단순참가자에게 적용하면 무거운 처벌을 우려해 집회나 시위를 참여를 못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헌법상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할 수 있다”며 “법 해석과 적용에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판부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법정형이 상당히 높은 일반교통방해죄가 아닌 상대적으로 처벌 수위가 낮은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로도 교통방해나 폭력 행위 등에 대한 규제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일반교통방해죄의 경우도 시위참가자가 집회나 시위 주최자 또는 적극 가담자에 준하는 정도의 행위를 했을 경우로 엄격히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꿈을 잃어가는 꿈산업 여성 스타일리스트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꿈을 잃어가는 꿈산업 여성 스타일리스트들/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압축 성장을 한 한국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다른 나라들은 200여년 이상 걸린 산업화를 40여년 만에 해치운 한국의 성과는 1990년대까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렸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그런 단어는 사라졌지만, 2017년 오늘 우리는 또 믿기 어려울 만큼 경이로운 소식을 접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제 대중음악이든 드라마든 ‘한류’는 한국 대표 산업 중 하나로 자리잡는 듯하다.안타깝게도 기뻐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이 산업의 현실이다. 필자는 최근 전국여성노조 서울지부에서 한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 실태조사’에 함께했다. 연예인 스타일리스트는 담당 연예인의 활동 목적과 캐릭터에 따라 의복 등을 통해 적절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203명의 스타일리스트 또는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가 참여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9.9%가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일하며 92.1%가 월 100만원 이하 저임금을 받고 있었다. 10명 중 9명이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며 100만원도 안 되는 임금을 받고 있다. 이들은 노동자도 교육생도 아닌 모호한 위치에서 시키는 일은 모두 다 한다. 연출하려는 이미지와 스타일링 개념을 결정하는 것에서부터 옷감 구입과 의복 제작, 부속과 액세서리를 갖추는 일은 물론 광고 제작을 위한 자료 수집과 시안 작성, 그리고 촬영 현장에서 연예인들에게 스타일링하는 것까지. 또 이런 업무를 하기 위해 ‘동대문’과 의복제작실, 협찬사, 촬영 현장 등 곳곳을 돌아다녀야 한다. 이들 대부분은 돈이 없어 버스나 지하철을 타며 연예인 옷과 소품을 담은 옷가방을 운반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서 큼지막한 여행가방을 두어 개씩 밀고 가는 이들이 있다면 스타일리스트 노동자라고 추측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일하는 이들이 이런 조건 속에서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이들의 93.6%가 여성이며, 97.5%가 20대, 특히 20~25세 연령층이 78.3%에 이른다는 사실에 있다. ‘20대 초반 여성 일자리’라는 점이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 노동조건을 규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나이 어린 여성들이 몰리는 보조 일자리라는 인식이 이들을 초저임금과 초장시간 노동에 몰아넣는 관행을 지속시켜 온 것이다. 1960~1970년대 고 전태일 열사의 친구였던 청계 피복공장 소녀들을 생각해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젊은 여성에 대한 이런 부당한 노동 관행이 놀라운 발견도 아니다. 하루 12시간 이상 먼지 가득한 공장에서 ‘시다’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끼니조차 제대로 잇지 못한 채 일해야 했던 봉제공장의 여성 노동자들. 그들 역시 초저임금과 초장시간 노동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나이 어린 여성들의 초과 노동은 대한민국이 세계적 수출국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해 왔다. 그것이 의복이든 문화상품이든. 산업화 초기부터 현재까지 젊은 여성들이 저임금 노동력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노동시장에 있는 성과 연령이라는 차별 때문이다. 여성 그리고 나이가 어린 사람들은 기술과 지식, 숙련 등 직무수행 관련 요소에서 역량이 부족하고 가족부양 책임이 없으니 적은 임금을 줘도 된다는 암묵적 전제가 한국 노동시장 저변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해 왔다. 그 결과는 여성과 젊은이에 대한 차별이다. 적절한 일과 일한 만큼의 보상, 인격적 대우에서 법적 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이 지속됐지만, 한국 사회에서 그것은 관행이 돼 왔다. 10대와 20대 여성들의 초저임금은 이런 성과 연령의 교차적 차별 관행이 낳은 결과다. 우리는 언제까지 젊은 여성의 땀과 눈물을 팔아 ‘발전국가’의 바퀴를 굴려 갈 것인가. “꿈으로 선택해서 하고 있는 일이지만 꿈만 아니면 정말 최악의 직업 같다”는 한 응답자의 말은 한국의 꿈산업이 젊은 여성의 꿈을 어떻게 앗아가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화려한 스타산업의 이면에서는 밀린 월세와 교통비, 밥값을 걱정하는, ‘늘 몸살에 걸린 것 같은’ 아픈 몸과 마음으로 일하는 수많은 20대 여성들이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균형 발전” “출혈 경쟁”… 고향세 빛과 그림자

    “균형 발전” “출혈 경쟁”… 고향세 빛과 그림자

    고향세 도입 때 ‘답례품 제공’ 방안 포함 지자체 기부금품 모집 제한 법제화 필요 행안부 “지역 공동화 막고 경제 활성화” 日시행착오 교훈 삼아 보완장치 마련 중 고향사랑기부제(고향세)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다. 고향이나 원하는 지역에 일정액의 세금을 납부하거나 기부금을 냈을 때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와중이지만 지방재정 전문가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확충, 지역 간 격차 해소 등 명분만 놓고 보면 이상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제도를 도입한다면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8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회에는 의원들이 발의한 고향세 관련 법안 10건이 제출돼 있다. 더불어민주당(김두관·안호영·이개호·전재수·홍의락 의원)과 자유한국당(강효상·김광림·박덕흠 의원), 국민의당(주승용·황주홍 의원) 등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의원 발의 법안들은 고향으로 전달되는 기부금의 이전 방식에 따라 크게 세액공제와 세입이전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세액공제는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기부금을 모집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정부는 기부금 납부자를 대상으로 일정액을 사후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세입이전 방식은 납세자가 아예 소득세 중 일부가 자신이 지정하는 지자체 재정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사전에 신청하는 방식이다. 고향세의 시초는 일본이다. 2008년 아베 신조 1차 내각이 도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대선 당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처음으로 제안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선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핵심 공약으로 검토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비수도권 지자체를 중심으로 고향세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 100대 과제’와 ‘자치분권 로드맵’에 포함시키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러나 지방재정 전문가들이 꼽는 고향세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기부금 모집을 위한 지자체 간 과당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은 반면 지자체의 재정 확충이나 지역 간 격차 축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점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들 역시 고향세를 활성화하기 위해 답례품 제공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답례품 제공이 자칫 지자체 사이에 출혈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에서도 고가의 답례품 제공을 둘러싼 잡음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지 오래다. 더욱이 답례품 제공을 법제화하려면 국가나 지자체의 기부금품 모집 행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도 개정해야 한다. 원종학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답례품을 둘러싸고 도덕적 해이나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답례품 경쟁 때문에 지자체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향세를 장려하기 위해 세액공제를 해 주면 고소득자들의 절세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어 공평 과세와 관련한 사회 갈등 이슈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행안부의 생각은 다르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 제도는 농어촌 소도시에 큰 도움을 줘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며 동시에 지역 공동화를 막고 특산물 판로도 개척,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현재 10년 전 고향납세제를 도입한 일본의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도입 단계부터 몇 가지 보완 장치를 마련 중이다. 우선 지자체 기부금 모금이 준조세나 강제 모집 등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자 고민하고 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국가나 지자체의 기부금품 모금 접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는 암묵적 기부 강요를 우려해서다. 답례품 제공에 대한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준비 중이다. 답례품 제공을 지자체 자율에 맡겼던 일본에서는 답례품 관련 비용이 총기부금액의 40%에 달했다. 이에 따라 답례품 가격 상한을 정하고 지역 특산품이나 지역 자원을 활용한 관광상품 등을 제공하도록 유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완 중이라고 행안부는 덧붙였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우미경 서울시의원 ‘2017 YIP 의정대상’ 지방자치 최우수상 수상

    우미경 서울시의원 ‘2017 YIP 의정대상’ 지방자치 최우수상 수상

    서울시의회 우미경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은 3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YIP 의정대상」에서 ‘지방자치 의정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여의도정책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평가는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생활인프라, 주거, 교육, 문화여가, 복지 등 행정 각 분야의 통계자료를 활용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특히, 여의도정책연구원은 ‘행복지수’ 측정방법을 경제, 환경 및 사회문화적 측면, 행복과 삶의 질, Well-bing 등 국민생활에 관련이 깊은 요소들을 ‘국민행복’ 관련 지표로 도출해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우 의원은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사회주택조례 개정 과 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동체 주택의 공급 확대 및 정책 마련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더불어 살아가야 할 우리사회의 암묵적 가치와 공익과 사익의 적절한 접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함을 주장하며, 합리적이고 다양한 의견제시로 시정 전반적인 분야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우미경 의원은 “서울시민의 바람직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며, “미래도시 서울의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의도정책연구원은 이번 평가 자료를 지방자치단체의 효율적 정책운영 및 발전전략 수립, 중앙과 지방간 지역 균형발전 및 국가경쟁력 향상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료계 “낙태수술 하루에 3000건”…정부 추정치 3배

    의료계 “낙태수술 하루에 3000건”…정부 추정치 3배

    임신 경험한 여성 청소년 85% ‘낙태’ 심각 청와대가 26일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태아의 생명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처벌 강화 위주 정책으로 많은 부작용들이 있었다”며 8년간 중단됐던 ‘인공임신중절(낙태) 실태조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낙태로 인한 모든 부담을 여성에게만 지우는 현행법 시스템을 손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부와 의료계 간에 낙태수술과 관련된 기초자료조차 데이터가 엇갈리는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현재 우리나라의 일평균 낙태수술 건수를 약 3000건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는 복지부 공식 발표자료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복지부는 2005년 하루 평균 낙태수술이 1000건 정도 시행됐고 2010년에는 이보다 낙태수술이 훨씬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복지부가 발표할 당시 연간 국내 낙태수술 건수는 2005년 34만 2000건, 2010년 16만 8000건이었다. 그러나 산부인과의사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복지부 발표처럼 낙태수술이 5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각종 토론회 등에서 2010년 자료 대신 12년 전 자료인 2005년 자료를 인용하고 있다. 올해 초 국회에서 열린 ‘불법 인공임신 중절 수술 논란에 대한 해결책은?’ 관련 토론회에서 이동욱 산부인과의사회 경기지회장은 “암묵적으로 시행되는 낙태수술까지 포함하면 실제 수술 건수는 복지부 통계보다 3배 이상 많을 것”이라며 “하루 평균 3000명이 낙태수술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대한산부인과학회가 2009년 발표한 중·고등학생의 성(性) 행태 조사결과를 보면 임신을 경험한 여학생 중 85.4%가 낙태 시술을 받았다고 답할 정도로 청소년 낙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 경기지회장은 “10대 학생의 경우 아직 아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고, 사회적 시선이 따가우므로 임신하면 대부분 낙태수술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수십 년째 사회적 합의 없이 낙태수술에 대한 처벌만 강화하면서 이런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김동석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1973년 제정된 후 무려 44년 동안 낙태죄 처벌에 관한 형법 및 모자보건법은 어떠한 사회적 합의도 거치지 않은 채 유지돼왔다”며 “구시대적인 법률에 따라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과 산부인과 의사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인공임신 중절수술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고, 이에 합당한 현실적인 법률 개정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여성의 행복·건강·임신·출산이 함께 지지받을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청주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심천우 사형 구형

    ‘청주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 심천우 사형 구형

    납치·유기 도운 강정임, 심씨 6촌 동생은 징역 30년 구형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40대 주부를 납치한 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심천우(31)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심씨는 재판 과정에서 시종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기미를 보이지 않아 주위를 경악케 했다.창원지법 형사4부(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납치한 주부를 목 졸라 죽인 혐의(강도살인)를 받는 심천우에게 사형,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또 살해현장에는 없었지만, 납치와 시신유기에 가담한 혐의가 있는 강정임(36·여), 심 씨 6촌 동생(29)에게 징역 30년씩을 구형했다. 검찰은 변론에서 “심천우 일당은 아무런 이유 없이 단지 돈을 뺏으려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며 “범행 후에도 단 한 번도 반성하지 않고 수사기관에서 허위진술을 하는 등 범행을 숨기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들이 미리 마대자루와 케이블타이를 샀고 범행과정에서 나눈 대화 등을 종합하면 사전에 납치 강도 모의를 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심천우는 주부를 목 졸라 살해한 후 심적 동요 없이 마대자루에 담은 후 시신을 유기했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도 않는 등 처음부터 사람을 납치해 돈을 뺏은 후 살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며 “심천우를 사형에 처해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정임과 심씨 6촌 동생 역시 묵시적, 암묵적으로 범행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심천후는 최후 진술에서 “전부 제 잘못이다. 피해자, 유가족에게 죄송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강정임은 “너무 큰 죄를 지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강 씨는 미리 종이에 적어온 최후 진술을 다 읽지 못할 정도로 흐느꼈다. 심천우의 6촌 동생 역시 “피해자, 유가족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심천우 변호인은 “무고한 사람을 납치해 죽인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피고인도 죄를 달게 받겠다고 한다”며 “다만 계획적으로 살해 의사는 없었고 범행 후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로 괴로워했던 점을 양형에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 6월 24일 오후 8시 30분쯤 경남 창원시에 있는 한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귀가하려던 주부 A(47·여)씨를 납치해 경남 고성군의 한 폐주유소에서 죽인 뒤 시신을 자루에 담아 유기하고 현금 410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는다. 심천우는 혼자서 주부를 목 졸라 살해했고 납치, 시신유기는 3명이 함께한 것으로 드러났다.심천우와 강정임은 전남 순천, 광주, 서울 등 전국을 돌아다니다 범행 9일 만인 7월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모텔에서 체포됐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21일 오전 9시 50분에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 “국민들 JSA 총격 때 경고사격했어야 생각”

    文 “국민들 JSA 총격 때 경고사격했어야 생각”

    유엔사, 오늘 CCTV 영상 공개 北 추격조·총탄 MDL침범 여부 軍 ‘한국군 JSA 교전수칙’ 검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 병사가 귀순할 당시 북한 군이 우리측 지역으로 소총 등 40여발을 난사했는데도 JSA 한국군 경비대대가 응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의문을 표시했다.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의용 안보실장으로부터 JSA 북한 병사 귀순 사건을 보고받고 “(북한군이) 우리를 조준해 사격한 게 아니더라도 국민들은 우리가 비조준 경고사격이라도 했어야 한 게 아닌가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군은 JSA에서도 ‘한국군 교전수칙’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JSA에서의 무력 사용은 유엔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군 소식통은 이날 “유엔사가 JSA 경비대대의 작전지휘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JSA 경비는 전적으로 우리 군이 맡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한국군에 위해를 가할 조짐이 있거나 북한 측의 총격이 있을 경우 한국군 대대장 판단에 따라 즉각 응사할 수 있도록 유엔사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사 교전수칙과 JSA 교전수칙은 전적으로 정전협정의 정전 교전규칙을 따른다. 북한군의 적대행위로부터 아군을 방어하는 자위권 차원의 무력 사용을 허용하되 적대행위가 명백할 때(필요성 원칙)만 무력 사용의 강도와 기간, 규모가 과도하지 않은 선(비례성 원칙)에서 허용된다. 포탄 한 발에는 포탄 한 발로, 총탄에는 총탄으로 대응하도록 함으로써 확전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우리 군도 기본적으로는 이러한 정전 교전규칙 적용을 받지만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이후 비례성 원칙에 구애받지 않고 3~4배로 응징한다는 방침을 천명했고, 유엔사도 암묵적으로 이를 용인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16일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사건 발생 당시 북한군의 총격 장면 등이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도 공개하기로 했다. 북한군이 쏜 총탄이 우리 측으로 넘어왔는지, 북한군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는지 등이 가려질 전망이다. 유엔군사령관을 겸하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우리 군과의 협의를 거쳐 공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원 아주대병원에서는 귀순 병사의 복부에 남아 있는 탄환 제거 등을 위한 2차 수술이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3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교수는 “피격 초기 대량 출혈과 쇼크 상태에 빠졌던 시간이 길어 예후가 불량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전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朴과 靑문건 유출 공모”… 정호성 1년6개월 실형

    “朴과 靑문건 유출 공모”… 정호성 1년6개월 실형

    재판부 같은 朴 공판에 영향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기밀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문건 유출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15일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일부와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국회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정 전 비서관이 지난해 11월 20일 구속 기소된 뒤 360일 만에 나온 판결이자, 국정 농단 주요 인사들의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합의22부의 첫 판단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도의 비밀 유지가 요구되는 각종 문건을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민간인인 최씨에게 전달해 직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면서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국정 질서를 어지럽혔으며 전체 국정 농단 사건의 단초를 제공해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고 밝혔다. 또 “국회 국정조사특위로부터 2회에 걸쳐 증인 출석 및 동행명령 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아 진상 규명을 바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여망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문건을 전달하는 것을 당연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하면서 정 전 비서관과 박 전 대통령의 공모 관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도 박 전 대통령이 문건마다 건건이 지시한 건 아니지만 포괄적으로 최씨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지시해 문건을 보냈다고 진술하는 등 대통령의 포괄적이고 명시적, 묵시적인 지시에 따른 것임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5일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취임 후 일부 연설문 등에 최씨의 의견을 들었다고 스스로 밝힌 점도 판단의 배경이 됐다. 재판부는 따라서 “대통령과 피고인 사이에 공무상 비밀누설 범행에 대한 ‘암묵적 의사 연락’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로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범죄 행위에 대한 뜻을 공유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통령의 공판도 심리하는 이 재판부에서 공모 관계를 적시한 만큼 앞으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유출 문건 47건 가운데 33건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면서 무죄 판결했다. 33건은 검찰이 최씨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외장하드에서 발견된 문건들이다. 당초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관련 혐의를 압수수색의 목적으로 영장에 기재했는데 외장하드에서 청와대 기밀문건을 찾아냈다. 이 경우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하지만 생략해 적법한 절차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건 자체의 증거 효력이 없다 보니 검찰의 수사보고서, 최씨와 정 전 비서관의 진술 등도 증거로 쓰이지 못하게 됐고 결국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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