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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판 홀로코스트’ 형제복지원 추악한 진실 밝혀지나

    ‘한국판 홀로코스트’ 형제복지원 추악한 진실 밝혀지나

    30년전 장애인 등 무연고자 3000명 감금 10년간 성폭행·암매장… 사망자만 500명 당시 원장, 최종 형량 2년 6개월에 그쳐 문무일 총장 과거사위 등 참고 결정할 듯장애인, 고아 등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 노역시킨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이 30년 만에 사법부 판단을 다시 받게 된다. 대법원이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는 13일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비상상고할 것을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 비상상고는 형사사건 확정판결에 대해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직접 대법원에 상고하는 절차다. 유죄 판결에 사실 인정 오류가 있을 때 피고인을 구제하기 위해 청구하는 재심과는 다르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80년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인권유린 사건이다. 1975년부터 10여년간 부랑인 선도 명목으로 무연고자 3000여명이 형제복지원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폭행, 학대, 불법 감금, 성폭행, 사망, 암매장 등 수많은 범죄가 자행됐다. 공식 확인된 사망자만 500명이 넘는다. 원생의 집단 탈출로 실체가 드러난 이 사건은 그러나,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당시 울산지청 김용원 검사는 1987년 형제복지원 박인근(2016년 사망) 원장을 특수감금,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만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법원에서 두 차례 파기환송되는 등 9차례나 각급 법원을 오간 끝에 1심에서 징역 10년이었던 형량은 최종적으로 징역 2년 6개월로 줄었다. 당시 대법원은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는데, 내무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판결의 근거가 된 내무부 훈령 410호는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지침을 담고 있는데 1987년 폐지됐다. 개혁위는 “부랑인 단속 등은 헌법상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법률상 근거가 필요한데, 내무부 훈령 410호는 근거가 되는 법률이 전혀 없다”면서 “헌법상 법률 유보·명확성·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내무부 훈령이 위헌, 위법한 것이 명백한 만큼 이를 근거 삼아 특수감금 행위를 정당행위로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결은 시정돼야 한다”고 비상상고 권고 이유를 밝혔다. 개혁위는 3차례 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표결에 부쳐 비상상고를 결정했다. 개혁위의 한 위원은 “권고안은 합의하는 게 원칙인데 마지막 회의까지 격렬한 토론이 오가는 등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표결까지 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검찰 측도 비상상고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과거사위원회 주도로 형제복지원 사건이 재조사 중인 점 등이 고려됐다. 또 다른 위원은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공감했다”면서도 “과거사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법무부에서 관련 특별법 제정을 논의 중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개혁위는 과거사 조사 결과 검찰권 남용이나 인권침해가 발견될 경우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고도 권고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개혁위 권고안을 검토하는 한편 이르면 10월 나올 것으로 보이는 과거사위 조사 결과까지 참고해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상고가 접수되면 대법원은 공판기일을 열어 심리한 후에 사실 조사 등을 거쳐 비상상고를 기각하거나 기존 판결을 파기하게 된다. 다만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는 판결을 바꿀 수 없어 파기하더라도 판결 효력은 없고,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선언적 의미가 발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5·18진상규명특별법 시행일 코앞인데 위원회조차 구성 못해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5·18 특별법) 시행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여·야의 의견 대립 등으로 위원회 구성조차 못하면서 진상규명 활동에 차질이 예상된다. 10일 국회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이 조사위원 추천을 미루면서 오는 14일 5·18특별법 시행일에 맞춘 위원회 출범은 물건너갔다. 5·18조사위원회에서 활동할 조사위원 9명 추천 몫은 국회의장 1명, 여당 4명, 야당 및 비교섭단체 4명 등이다. 자유한국당은 당초 위원 2명을 추천하고,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정의당으로 이뤄진 교섭단체가 각각 1명으로 추천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노회찬의원 사망으로 교섭단체 요건이 깨지면서 자유한국당이 1명을 자당 몫으로 해 모두 3명을 추천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별법에는 비교섭단체의 추천도 허용하고 있다. 이같은 절차를 거쳐 국회의장과 정당이 각각 추천한 9명의 조사위원은 청와대 인사검증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면 조사위의 활동이 개시된다. 그럼에도 여·야의 ‘기싸움’으로 위원추천이 늦어지면서 5·18 진상규명을 위한 실무 조사 또한 그만큼 지연될 전망이다.야당 추천 몫을 놓고 야당들의 힘겨루기가 지속될 경우 5·18조사위원회 출범이 장기간 지체될 가능성 마저 엿보인다. 국방부 지원 전담팀 관계자는 “조사위원에 대한 신원조회,청와대 인사검증에만도 20일 이상 걸리고, 민간인 조사관 32명을 채용하는 데도 한달 이상 소요되는 만큼 지금 서둘러도 올 말쯤에나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국회의장 몫으로 추천된 광주지역 A씨의 향후 거취를 둘러싸고도 잡음이 일고 있다. 통상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인사가 위원장으로 선출될 확률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5·18을 연구해 온 학자인 A씨는 최근 지역 5·18관계자 등의 동의를 얻어 국회의장몫 추천인으로 관련 서류를 의장실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5월 투쟁’을 주도해 온 지역 원로 인사들은 “위원장은 전국적으로 지명도와 역량을 갖춘 제3의 인물이 선임돼야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인사가 위원장을 맡을 경우 ‘광주사람들이 5·18 진상을 조사하면 아무리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한다고 해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이번 조사위 구성은 진상규명을 위한 마지막 단계”라며 “조사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할 상황 발생이 예상되는 만큼 모든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는 타지역 출신의 명망과 역량을 갖춘 인사가 위원장으로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위원 구성과 추천 몫 등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이 이어지면서 평화당 최경환 의원이 제출한 5·18특별법 개정안 처리도 지지부진이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국가폭력에 의한 여성 피해(성폭력)에 대한 구체적 조사와 조사관 수를 현재 30여명에서 100여명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국방부 지원 전담팀 관계자는 “세월호 1기 조사위때 조사관 수가 180여명있다”며 “이 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야할 위원회 조사관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5·18조사위원회는 5·18 당시 군에 의해 이뤄진 인권 유린, 헬기 기총소사, 암매장 의혹, 북한군 개입 의혹 등에 전반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게 된다. 1988년 국회 5·18청문회(광주특위)와 1995년 검찰수사,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2017년 국방부의 헬기사격 관련 조사특위 등 5·18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기관의 활동이 4차례 이상 진행됐지만 최초 발포 명령자 등 핵심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탓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건 추적] 살해 후 암매장·시신 훼손…공감능력 상실한 ‘20대의 잔혹 일탈’

    [사건 추적] 살해 후 암매장·시신 훼손…공감능력 상실한 ‘20대의 잔혹 일탈’

    지난달 중순 “사람이 살해돼 매장됐다”는 첩보가 경찰에 날아들었다. 이 한 줄기 실마리로 ‘전북 군산 20대 룸메이트 살인사건’의 충격적인 전말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공감 능력을 상실한 20대 젊은이들의 ‘잔혹한 일탈’이었다. 피의자들은 가출한 뒤 오갈 데 없는 지적장애 여성을 죄의식 없이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들킬까 두려워 시신을 두 차례 유기했고, 황산까지 부어 증거를 없애려 했다. 동정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잔인함 그 자체다. 특히 피의자 중 한 명은 피해 여성과 고향 친구였다. 지난 10일 딸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부모는 “친구였던 그 아이가 그럴 줄 몰랐다”며 비통해한 것으로 전해졌다.19일 전북경찰청과 군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피해 여성 A(23)씨가 폭행을 당해 사망한 장소는 20대 부부와 연인이 한 데 모여 살던 군산의 한 빌라였다. 40㎡(약 12평)로 방이 두 개였고 작은 거실이 있었다. 부부는 큰방에, 연인은 작은방에, A씨는 거실에서 주로 지냈다. A씨의 고향 친구인 한모(23·여)씨와 남편 최모(26)씨는 지난 3월 초 A씨를 먼저 끌어들였다. 한 달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동거인을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 사회복무요원 이모(22)씨와 여자친구 안모(23)씨를 불러들였다. 경찰은 “월세 등 생활비를 아끼기 위한 목적이 컸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사기 전력이 있는 최씨가 인터넷 중고 물품 사기 행각을 벌이기 위해 룸메이트를 구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지적장애 3급으로 이렇다 할 직업이 없었던 A씨는 생활비를 면제받는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이렇게 서로 잘 모르는 사람이 한 집에 모여 사는 현상에 대해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가출팸’(가출+패밀리의 준말)의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0대 가출 청소년들이 생활비를 분담하고자 SNS를 통해 룸메이트를 구한 뒤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사는 구조와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교수는 “가출 청소년들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20대도 가출팸을 구성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가출팸이 성매매 등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습 폭행을 당했다. 또 이 집에 자주 드나들던 최씨 후배 이모(23)씨와 한씨와 함께 일했던 유흥업소 도우미들도 A씨를 이유 없이 때렸다. A씨에 대한 폭행은 일상화됐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남성 피의자들의 성폭행 혐의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장애인은 저항하지 못하고 상황 분별 능력도 떨어진다는 점을 이용해 집단 상황에서 폭력을 점점 심화시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A씨가 감금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A씨가 평소 집 근처 편의점에 모습을 나타냈다는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A씨가 살던 곳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편의점 알바생은 “A씨가 쓰던 안경테가 특이해 기억한다”면서 “항상 무표정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A씨가 폭행을 당하면서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은 점에 대해 심리 전문가들은 “일종의 학습된 무기력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타인에게 의존하는 생활을 지속해 왔다면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못할 수 있다”면서 “결국 그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서 안타까운 상황까지 맞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직업을 구하지 못한 채 자주 가출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다는 이유였다. 가출을 해도 멀리 가지 못하고 집 주위에서 주로 발견됐다. 하지만 지난 3월 28일 A씨 부모가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을 때는 이미 A씨가 한 달째 모습을 보이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아 경찰이 위치 파악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7일 오후 9시쯤 A씨는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잘 있으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 경찰은 다음날 이런 내용의 통화 사실을 알고 A씨에 대한 가출 신고를 해제했다. 이 전화가 A씨와의 마지막 통화였다. 경찰은 A씨 주변 탐문 수색을 하면서 “군산에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진 못했다. 이후 A씨는 지속적인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5월 12일 오전 9시쯤 끝내 숨졌다. 사회복무요원 이씨와 최씨 후배 이씨가 A씨를 발로 차는 등 온몸을 때려 목숨을 잃게 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큰방에서 자고 있던 최씨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서 “시체를 버리자”고 했고, 나머지 피의자 4명도 동의했다. 이들 5명은 그날 오후 5시쯤 시신을 두꺼운 이불에 싼 뒤 집에서 20㎞ 떨어진 군산 나포면의 한 야산에 묻었다. 이후 이들은 현장을 5~6차례 다시 찾았다. 지난 7월의 어느 날에는 비가 많이 와 토사가 유실돼 시신 일부가 드러나자 시신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지난 7월 20일 경기 지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다 근무지 이탈로 수배 대상에 올랐던 이씨가 서울의 한 파출소에서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거됐다. 이씨는 곧바로 경기도의 한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 사이 나머지 4명은 지난달 말 시신이 매장된 곳에서 또다시 20㎞ 떨어진 군산 옥산면의 들판에 시신을 묻었다. 김장용 비닐로 싼 뒤 여행용 가방에 담는 등 치밀한 범행 계획 속에 진행됐다. 시신이 예상보다 부패하지 않자 황산을 부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초범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잔인하다”면서 “미국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증거 인멸 방법을 익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A씨의 사망 소식을 몰랐던 부모는 7월 27일 또다시 경찰에 “딸아이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가출 신고를 했다. 경찰은 상습 가출인이라는 점에서 ‘실종 프로파일링’에 입력하지 않고 주변 탐문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소재 파악이 되지 않자 이달 5일 ‘실종 일자는 4월 7일, 실종 지역은 군산 이하 불상지’라고 입력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수감된 이씨를 통해 일부 자백을 받아냈고, 다음날인 10일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최씨 부부와 안씨, 최씨 후배 이씨도 그날 모두 검거됐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적장애인인 피해 여성이 약해 보이니까 폭력을 행사해도 비밀이 보장될 것 같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피의자들이 청소년기부터 가출 청소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회적으로 가출 청소년을 지원하는 제도 등을 갖춰 놓지 않고 성인이 돼 지원하려고 하면 일을 더 크게 만들 뿐”이라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사람들은 약자를 학대하거나 이익을 위해 약자를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피의자들도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산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군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군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서울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함께 살던 20대 여성 살해하고 두차례나 암매장

    함께 살던 여성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두차례나 암매장한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살인, 시신 유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23)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5월 12일 오전 9시쯤 군산시 소룡동 빌라에서 B(23·여)씨를 손과 발로 무차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B씨 등 6명은 지난 3월부터 이 빌라에 함께 살았다. 이들 중 직장에 다니지 않던 B씨가 청소와 설거지 등 살림을 맡았다. 경찰은 이들이 사기 행각을 벌이려고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 등 2명은 이날 B씨가 ‘살림에 소홀하다’는 이유로 5∼10분 동안 온몸을 손과 발로 폭행했고 결국 숨졌다. 이들 5명은 숨을 쉬지 않는 B씨를 방으로 옮겨 방치했다가 이날 오후 4∼5시쯤 차에 싣고 빌라에서 20㎞가량 떨어진 야산으로 가 삽으로 땅을 파고 시신을 묻었다. 경찰은 가해자 중 일부로부터 ‘신원 확인이 어렵도록 시신에 화학약품을 뿌렸다’는 일부 피의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체 훼손 여부도 조사 중이다. 시신 유기 사건의 경우 시신 부패 속도를 촉진하고 훼손 흔적을 감추기 위해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시신 부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암매장 이후 5∼6차례 야산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산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달 말 야산의 토사가 유실돼 시신이 드러나자 이곳에서 20㎞가량 떨어진 야산으로 다시 시신을 옮겨 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 이들은 범행을 은폐하려고 김장용 비닐로 시신을 감싸고 여행용 가방에 넣은 채 매장했다. 경찰은 피의자 중 일부가 지인에게 ‘사람을 암매장했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을 듣고 수사에 착수, 모두 체포했다. 경찰은 추궁 끝에 ‘시신을 암매장했다’는 A씨 등의 진술을 확보했고 야산에서 심하게 부패한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의 구체적인 범행 수법과 추가 범행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함께 살던 여성을 살해하고 2번이나 암매장한 끔찍한 사건”이라며 “피의자들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에도 수차례 폭행한 정황이 있어 범행 동기나 수법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5·18 진압 관련자 등 부적절 서훈 박탈한다

    5·18 진압 관련자 등 부적절 서훈 박탈한다

    간첩조작·형제복지원 사건 등 1980년대 훈·포장 56점 대상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한 공로자와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렸던 부산 형제복지원 인권침해 사건, 1980년대 간첩조작 사건 관련자에게 수여된 서훈 50여개가 무더기로 취소됐다. 대부분 전두환 정권 시절 내려진 서훈이다. 행정안전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부적절한 서훈 취소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압 관련자 7명과 2개 단체, 재심을 통해 간첩이 아닌 것으로 판결 난 사건 공적자 45명, 부산 형제복지원 대표 등에게 줬던 56점의 훈·포장과 대통령·국무총리 표창이 모두 취소된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진압 관련자에 대한 훈·포장은 1995년 시행된 ‘5·18 민주화운동법’으로 모두 취소됐다. 68명에 대한 훈장 40점과 포장 28점이다. 그러나 대통령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은 그동안 관련 규정이 없어 취소하지 못했다. 2016년 대통령령인 ‘정부 표창 규정’을 개정해 관련 규정을 정비했고 이번에 총 9개의 표창을 박탈했다. 박인근(1930~2016) 당시 형제복지원 대표는 1981년과 1984년 부랑인 보호 사업에 헌신한 공적으로 국민포장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그러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불법 감금과 강제 노역, 구타, 성폭력, 암매장 등의 무자비한 인권 유린이 자행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음에도 서훈이 취소되지 않고 지금껏 유지됐다. 서훈 취소 대상 간첩조작 사건은 12건이다. 정삼근, 구명서, 이병규, 김양기, 구명우, 여덕현, 심한식, 김순일, 차풍길, 오주석, 이준호, 김철씨 등이 간첩 또는 국가보안법 위반자로 몰렸던 사건이다. 이들은 재심 등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을 간첩으로 몰았던 45명은 모두 ‘거짓 공적’으로 서훈을 받았음이 밝혀져 취소된다. 1989년 김철씨 간첩조작 의혹 사건을 빼면 모두 전두환 정권에서 수여된 표창이다. 행안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재심권고 무죄사건 9건과 언론사 보도 간첩조작사건 3건의 서훈을 파악해 그동안 국방부 등 관계부처 공적심사위원회 조사와 당사자 소명을 받아 취소 절차를 마련했다. 행안부 측은 “이번이 끝이 아니고 앞으로도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부적절한 서훈을 찾아내 정부 포상의 공신력을 높이는 작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세균 전 국회의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하는 안건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13대 김재순·박준규 국회의장부터 퇴임 때 국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무궁화장을 수여해 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세월 초월한 셜록 추리…CSI로 다시 푸는 사건

    세월 초월한 셜록 추리…CSI로 다시 푸는 사건

    셜록 홈스 과학수사 클럽/유제설·정명섭 지음/와이즈맵/312쪽/1만 7000원불멸의 명탐정 셜록 홈스는 소설 ‘주홍색 연구’에 처음 등장한다. 그는 왓슨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혈액 속에 있는 헤모글로빈에 의해서만 침전되는 약품을 발견했다”며 기뻐한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붉은색 액체가 혈액인지 아닌지 밝혀내는 일은 홈스가 활동했던 1900년 당시에는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루미놀’처럼 혈액에 반응하는 약물이 있다는 사실은 소설이 출간되고 수십년 지나서야 밝혀졌다. 홈스의 첫 등장부터 이미 당시 수사를 넘어선 셈이다. 그래서 법과학계에서는 홈스를 만들어 낸 코넌 도일을 ‘외계인’이라 부른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사 기법들이 당시 막 사용되기 시작했거나,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실용화됐기 때문이다.경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0여년 동안 경찰로 근무했던 법과학자 유제설 순천향대 법과학대학원 교수 주도하에 미스터리 작가, 필적 감정 전문가, 셜록 홈스 전문 번역가, 변호사 등 범죄를 다루거나 연관 있는 전문가들이 모였다. 이들은 ‘코넌 도일 독서 클럽’을 만들어 그의 작품을 강독하고 온·오프라인상에서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과학수사’를 주제로 지문, 혈흔, 독살, 미세증거, 족적, 연쇄살인과 같은 10개의 키워드를 뽑아내 정리했다. 신간 ‘셜록홈스 과학수사클럽’은 그 결과물이다. 책에서는 ‘주홍색 연구’, ‘얼룩 띠의 비밀’, ‘네 사람의 서명‘,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 등 코넌 도일의 대표작 속에 녹아 있는 홈스의 과학수사를 분석한다. 10개의 키워드가 작품 속에서 어떻게 등장하고, 홈스가 어떤 기법으로 사건을 해결해 가는지 살핀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수사 기법들이 어떻게 바뀌고 활용되는지 정리했다. 예컨대 지문에 관해 다룬 ‘노우드의 건축업자’에서는 홈스에게 번번이 당하는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홈스에게 “노우드의 저택에서 맥팔레인의 지문이 발견됐다”며 맥팔레인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는 프랜시스 골턴과 윌리엄 허셜이 7개의 개인 지문 식별점인 ‘골턴 포인트’를 만든 때였다. 당시 지문 감식은 범죄수사에서 혁명에 가까운 기술이었다. 그러나 홈스는 레스트레이트 경감에게 “이상한 점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다. 지문이 개인 식별 도구로 상용화하지 않았던 시기에 이미 지문의 악용 가능성을 간파한 것이다.책은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캐나다 돼지농장 연쇄살인사건, 샘 셰퍼드 사건 등 다양한 실제 사건을 제시하며 이와 연관된 과학수사 기법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과학수사의 본질에 관해서도 이야기한다. 예컨대 연쇄살인마 강호순은 증거를 인멸하기 전 수사관들이 확보한 증거물 때문에 체포할 수 있었다. 강호순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시신을 암매장하고, 피해자의 손톱 부위를 미리 잘라내는 식으로 범죄를 치밀하게 감췄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 오자 급기야 자신이 타고 다니던 승용차와 SUV를 불태우며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경찰에 체포된 후에도 그는 결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이 불태운 차에 남아 있던 작업복을 찾아내 희생된 여성들과 연관된 미세증거를 들이밀자 고개를 떨구고 범죄를 시인했다. 책은 이런 비교를 통해 홈스를 무조건 추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홈스가 당시에는 뛰어났지만, 지금의 과학수사에도 통하느냐고 묻는다. 저자가 법과학, 과학수사, 미제 사건 수사 등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증거에 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의심스러운 점부터 언급하고 특정인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거나, 방송이 지목하는 특정인을 범인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하는 주변의 인터뷰를 끼워 넣는 일은 특히나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홈스가 회중시계나 구두의 상태만 보고도 그 사람의 행적을 추측하는 방식은 멋있어 보일진 몰라도, 미리 가설을 세우고 여기에 증거를 끼워 맞추는 ‘역방향 추론’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결국 과학수사의 기본은 물적 증거를 최대한 수집하고 무형의 증거를 찾기 위해 탐문하고 잠복하고 추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홈스가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법과학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긴 하지만, 과학수사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21세기에는 부적합한 인물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범죄 전문가들은 결코 마법사나 셜록 홈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라”는 저자의 충고는 이런 점에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고준희양 학대·암매장 친부 형량 무겁다 항소

    친딸인 고준희(5)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친아버지 고모(37) 씨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범행에 가담한 고씨 동거녀 이모(36) 씨와 이씨 어머니 김모(62) 씨도 항소장을 냈다. 5일 전주지법과 전주지검에 따르면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고씨와 이씨, 김씨가 판결 직후 각각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이들은 “1심 판결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항소했다. 검찰도 이들의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법원은 지난달 29일 고씨와 이씨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10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160시간씩을 명령했다. 암매장을 도운 김씨에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4월 준희양 발목을 수차례 밟아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 빠트리고 방치해 준희양이 숨지자 같은 달 27일 오전 2시쯤 김씨와 함께 시신을 군산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아동학대치사와 사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형량 무겁다”며 고준희양 친부와 동거녀 모두 항소

    “형량 무겁다”며 고준희양 친부와 동거녀 모두 항소

    친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후 암매장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은 아버지 A(37)씨가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공범인 A씨의 동거녀 B(36)씨와 이씨 어머니 C(62)씨도 마찬가지로 항소했다. 5일 전주지법과 전주지검에 따르면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A씨와 B씨, C씨 전부 판결 직후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이들은 “1심 판결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반면 검찰은 이들의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법원은 지난달 29일 A씨에겐 징역 20년, B씨에겐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160시간씩을 명령했다. 암매장을 도운 C씨에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4월 A씨와 B씨는 준희양의 발목을 수차례 밟아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서 숨질 때까지 방치했다. 이어서 같은 달 27일 오전 2시쯤 C씨와 함께 시신을 군산의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아동학대치사와 사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과거사 해결 ‘한 걸음’] 4·3 희생자 유해발굴 8년 만에 재개

    “억울하게 숨진 마지막 한 분의 유해까지 찾아 70년 한을 풀어 줘야 합니다.” 제주4·3 70주년을 계기로 8년 만에 희생자 유해발굴 작업이 오는 10일 본격 재개된다.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은 4일 “이번 발굴엔 새로운 첨단 장비를 투입할 것”이라면서 “행방불명 유해를 유가족 품으로 돌려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발굴은 대표적 암매장 터인 제주국제공항 동쪽 뫼동산, 궤동산, 남북 활주로 서북측, 화물청사 인근 등에서 11월 말까지 실시된다. 이곳에서는 1948년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경찰서에 수감돼 있던 제주시 화북동 등 지역 주민 76명이 토벌대에 의해 학살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군법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 249명이 총살됐고, 6·25전쟁 직후에도 제주시와 서귀포 지역 예비검속자들에 대한 집단학살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8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제주공항 내 1차 유해발굴에서 온전한 유해 54구를 비롯해 일부 유골 1000여점, 유류품 659점이 수습됐다. 2차 발굴에선 한 구덩이에서 완전 유해 259구를 비롯해 유류품 1311점이 나왔다. 양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때 유해 발굴작업을 시작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땐 국비지원을 끊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국비지원 등으로 재개돼 다행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엔 고주파 전자기파를 방사, 되돌아오는 신호를 분석해 지하 구조를 규명하는 탐사방식(GPR)을 적용한다. 양 이사장은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 관심과 지원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오영훈(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엔 희생자 보상금 지급, 트라우마 치유 센터 설치 등 내용을 담았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두 달 남았는데… 5·18 진상 조사위는 제자리걸음

    두 달 남았는데… 5·18 진상 조사위는 제자리걸음

    국회 원 구성 난항·정당 무관심 재단 측 “조속히 위원 구성하라” 최초 발포명령자·암매장 등 풀지 못한 핵심 의문들 과제‘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진상규명법) 시행일(9월 14일)이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으나 위원회 구성 등 준비는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5·18기념재단과 유족회 등은 3일 “최근 국회와 여야 정당에 위원 추천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문에서 “국회가 추천하는 9명의 위원이 확정되지 않아 조사위 활동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여야 정당은 5·18 진상규명의 마지막 기회인 시대적 여망에 즉각 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위원회는 국회의장 추천 1명과 여야 추천 4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가해자·참고인·제보자 등을 강제 소환할 수 있는 동행명령장 발부 등 준사법권을 갖는다. 50~100명의 조사관과 사무처 직원을 둔다. 그러나 현재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난항과 국회의장 공석 장기화, 각 정당의 무관심 등으로 위원 위촉이 난항을 겪고 있다. 송선태 국방부 진상규명특별법시행 전담팀(TF) 자문위원은 “위원 인사 검증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만 따져도 1개월이 넘는다”고 했다. 이 법안은 5·18 당시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유린·폭력·학살·암매장 사건 등을 조사해 은폐된 진실을 규명하는 게 목적이다. 일부 극우단체가 주도하는 왜곡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광주시는 조사위 출범을 앞두고 각종 제보를 접수하고 총괄하는 5·18진상규명통합신고센터를 개설하는 등 준비에 나섰다. 이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5·18 진상규명의 목소리가 반복되는 것은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탓이다. 1988년 국회 5·18청문회(광주특위)와 1995년 검찰수사, 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 지난해 국방부의 헬기사격 관련 조사특위 등 4차례 이상 진행됐지만 최초 발포 명령자 등 핵심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진상규명법은 당시 신군부 실권자였던 전두환씨 등 주요 책임자를 소추할 길을 열어 놨다. 전씨는 1997년 대법원의 ‘5·18 내란사건’ 판결로 내란수괴·뇌란목적살인죄 등으로 형사처벌됐다. 전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진압작전에 국한됐다. 이 때문에 5월 21~26일 사이 광주시민에 대한 집단 발포에 전씨가 개입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형사처벌해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행불자의 암매장 논란도 숙제로 꼽힌다. 현재 공식 5·18 행불자 82명 가운데 6명만 확인됐다. 양민학살 진상 규명도 이뤄지지 않았다. 1980년 5월 23일 11공수여단은 광주 동구 지원동 녹동마을 앞길에서 시민군이 탑승한 미니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박모(당시 18세)양 등 10여명이 사망했다. 부상당한 남자 2명은 인근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즉결 총살됐다. 그러나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이 밖에 광주 진압작전 시 특전사 위주로 운영된 군 지휘계통의 이원화,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고문, 여성 성폭행, 북한군 개입설, 헬기사격 명령자, 시민군 무장 시점 조작 여부 등도 조사한다. 1985년 안기부 주도의 ‘80위원회’, 1988년 국방부의 ‘511연구위원회’ 등이 저지른 5·18에 대한 왜곡과 증거물 훼손·조작 관련자 등도 찾아 책임을 묻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한국 13번째 세계유산 등재된 산사 7곳의 역사와 특징

    한국 13번째 세계유산 등재된 산사 7곳의 역사와 특징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Sansa,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은 모두 천년 넘게 불교문화를 지킨 사찰이다. 각 산사마다 다른 창건 시기와 자연환경, 건물 배치, 눈여겨볼 만한 문화재, 설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양산 통도사삼국유사에 따르면 양산 영축산 통도사(通度寺)는 신라 자장율사가 643년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 사리와 금실을 넣고 짠 베로 만든 가사,대장경을 봉안해 창건했다. 통도사 역사를 정리한 책인 ‘통도사사리가사사적약록’에도 비슷한 시기인 646년 자장율사가 연못을 메우고 절을 세웠다고 기록됐다. 통도사는 무엇보다 부처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佛寶寺刹)로 유명하다. 대웅전에 불상을 두지 않고,건물 뒤쪽에 금강계단을 설치해 부처 법신(法身)을 봉안했다. 사찰 명칭은 ‘이곳 산의 모양이 부처가 불법을 설파한 인도 영축산과 통한다’ 혹은 ‘승려가 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누구나 금강계단을 통과해야 한다’는 문구에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신라시대에는 계율을 지키는 근본도량이었다.조선 초기에는 수위사찰로 지정됐고, 경남 사찰 대본산 역할을 했다. 지금은 대한불교조계종 15교구 본사다.대웅전과 금강계단은 국보 제290호이고,보물 18점과 경남유형문화재 50점을 보유한다. ● 영주 부석사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 선생이 저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극찬한 고려시대 건축물 무량수전(無量壽殿)이 있는 사찰이다. 의상대사가 676년 당나라 유학에서 돌아온 뒤 처음 지은 절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관련 기록이 있다. 의상대사가 창건 이후 40일간 법회를 연 뒤 대립을 지양하고 마음 통일을 지향하는 화엄사상의 근본 도량이 됐다. 부석사(浮石寺)라는 명칭은 무량수전 서쪽에 큰 바위가 있는데,이 바위가 아래 바위와 붙지 않고 떠 있다는 사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려 후기인 1376년 중수했다는 묵서가 확인된 무량수전은 13세기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석사 중심건물로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다. 누대인 안양루에서 올려다보는 무량수전 풍경은 한국 건축의 백미로 꼽힌다. 무량수전은 물론 무량수전 앞 석등과 전각 안에 있는 소조여래좌상,조사당과 조사당 벽화가 모두 국보로 지정됐다. 절이 있는 봉황산은 지세가 봉황을 닮았다는 곳으로,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하나 실제로는 태백산과 이어진다. ● 안동 봉정사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국보 제15호 극락전(極樂殿)이 있다.1972년 건물을 보수할 때 나온 상량문에 따르면 1363년 처음으로 건물을 중수했다. 규모는 작지만 건축미와 품격이 느껴진다. 봉정사(鳳停寺)를 창건한 인물은 기록마다 차이가 있어 명확하지 않지만, 의상대사의 10대 제자 중 한 명인 능인대사가 7세기 후반께 지었을 가능성이 크다. 능인대사가 봉정사가 있는 천등산에서 수행하던 중 종이로 봉황을 접어 날렸더니 오늘날 사찰 자리에 머물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천등산은 정상 높이가 574m이고 경사가 완만한 산이다.극락전과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화엄강당, 고금당이 한데 모여 있으며, 건물 배치는 전반적으로 일자형이다. 임진왜란 시기에 피해를 보지 않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건축물과 불상, 불화가 잘 보존됐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을 방문했을 때 들르기도 했다. ● 보은 법주사속리산 법주사(法住寺)는 조선시대 지리지 ‘동국여지승람’에 의신조사가 553년 창건했다고 기록됐다. 의신조사가 법을 구하러 여행을 떠났다가 흰 나귀에 불경을 싣고 돌아와 머물렀다는 설화가 사찰 명칭의 유래다. 통일신라시대 승려 진표율사가 미륵보살 계시를 받은 뒤 김제 금산사에서 속리산으로 가다 소달구지를 만났는데, 소가 울자 달구지 주인이 출가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역사적으로는 통일신라시대에 길상사(吉祥寺),고려시대에는 속리사(俗離寺)로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법주사가 있는 산의 이름이기도 한 속리는 ‘속세에서 떠난다’는 뜻이다. 법상종 중심 사찰이었던 법주사 건물 배치는 화엄사상과 미륵사상 영향을 두루 받았다.가장 유명한 건물은 국내 최고(最古) 오층목탑인 팔상전(捌相殿). 팔상전은 정유재란 때 소실됐으나 사명대사가 1624년 복원했으며, 목탑 아래 월대는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알려졌다.팔상전 외에도 쌍사자 석등과 석련지가 국보로 지정됐고, 보물 13건이 있다. ● 공주 마곡사사찰 중심에 계곡이 흐르고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택리지’와 ‘정감록’에는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땅으로 기록됐다. 마곡사(麻谷寺) 창건 시기와 과정은 기록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마곡사사적입안’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온 뒤 세웠다고 적었고, ‘마곡사연기략초’에 따르면 보조선사 체칭이 지었다. 자장율사는 7세기,체칭은 9세기에 활동했다. 절은 고려시대에 중흥했다.계곡을 경계로 남원과 북원으로 나뉘는 건물 배치도 고려시대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는 세조가 마곡사에 들러 ‘만세에 망하지 않을 땅’이라고 평가했고, 17세기 이후 중창을 거듭했다. 마곡사는 남방화소(南方畵所)로 불릴 정도로 많은 승려화가를 배출했고,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에 참가한 일본인 장교를 살해해 옥살이하다 탈옥한 뒤 출가했던 절이기도 하다. 국보는 없지만 오층석탑, 영산전, 대웅보전, 대광보전, 석가모니불괘불탱이 보물로 지정됐다. ● 순천 선암사송광사(松廣寺)와 함께 순천을 대표하는 명찰인 선암사(仙巖寺)는 조계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 선암사 창건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아도화상이 529년 세웠다는 글이 있고, 도선국사가 875년 지었다는 기록도 있다. 고려시대 승려 대각국사 의천이 중창하면서 대찰이 됐으나,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모두 불탔고 1759년에도 화재를 겪었다. 이에 따라 건물 배치가 여러 차례 변했는데, 현재 모습은 1824년에 갖춰졌다.중심건물인 대웅전도 같은 해에 재건됐다. 선암사는 절 입구에 사천왕문을 두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사천왕은 법을 지키는 신인데, 조계산 정상이 ‘장군봉’이어서 사천왕을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경내에 있는 보물 14점 가운데 가장 유명한 유물은 승선교(昇仙橋)다. 화강암을 다듬은 장대석으로 아치인 홍예를 만들었다.이른 봄에 피는 매화인 ‘선암매’는 천연기념물이다. ● 해남 대흥사한반도 남쪽 해남 두륜산에 있는 대흥사(大興寺)는 창건 시점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늦어도 통일신라시대부터 운영됐다. 선암사처럼 아도화상 혹은 도선국사가 창건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두륜산을 대둔산(大芚山)이라고도 하는 까닭에 사찰도 대둔사로 불린 적이 있다. 두륜산은 높이가 703m로, 계곡과 편백 숲 덕분에 경치가 수려하다.계곡은 대흥사도 지나가는데, 이로 인해 마곡사처럼 건물이 남원과 북원에 나뉘어 배치됐다. 대흥사가 다른 사찰과 구별되는 점은 호국정신이 깃든 도량이라는 사실이다.대흥사에 대해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이라고 평가한 서산대사의 충정을 기리는 사당인 표충사(表忠祠)도 있다. 차 문화도 대흥사의 특징이다.대흥사가 배출한 대종사(大宗師) 13명 중 한 명인 초의선사는 우리나라 다도(茶道)를 재정립한 인물이다. 조계종 22교구 본사로,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이 국보 제308호다. 보물 8건과 전남유형문화재 5건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준희양 학대·암매장 친부·동거녀 중형

    고준희양 학대치사·암매장 사건 피고인인 친아버지와 친부 동거녀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박정제 부장판사)는 29일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준희양 친부 고모(37)씨와 고씨 동거녀 이모(36)씨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160시간씩도 명령했다. 또 암매장을 도운 이씨 모친 김모(62)씨에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고씨를 지목했고 동거녀 이씨는 학대·방임의 적극적인 동조자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씨의 학대로 어린 생명은 따뜻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채 인생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하고 처참하게 숨져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아픔을 안겨줬다”면서 “피고인이 잔인·냉혹하고 반인륜적 죄책을 동거녀에게 전가한 점 등을 고려하면 경종을 울려야 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씨에 대해선 “가장 오랜 시간 양육하면서 적극적으로 막기는커녕 피해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고씨와 암묵적 동의하에 피해 아동을 제대로 된 보호 없이 무관심으로 방치해 그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4월 준희양 발목을 수차례 밟아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 빠트리고 방치해 준희(5)양이 숨지자 같은 달 27일 오전 2시께 김씨와 함께 시신을 군산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아동학대치사와 사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와 이씨는 생모와 이웃이 준희양 행방을 물을 것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8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 당일 이씨는 양육 흔적을 남기려고 준희양 머리카락을 모아 어머니 원룸에 뿌려놓고 양육수당까지 받아 챙기는 등 알리바이 조작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와 이씨는 재판 내내 서로 죄를 떠넘기며 혐의 일부를 부인해 공분을 샀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고준희양 암매장’ 친부·동거녀 각 징역 20년·10년 선고

    ‘고준희양 암매장’ 친부·동거녀 각 징역 20년·10년 선고

    고준희양 학대치사·암매장 사건과 관련 법원이 피고인인 준희양 친아버지와 친부 동거녀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박정제 부장판사)는 29일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준희양 친부 고모(37)씨와 고씨 동거녀 이모(36)씨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10년을 선고했다. 또 암매장을 도운 이씨 모친 김모(62)씨에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4월 준희양 발목을 수차례 밟아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 빠트리고 방치해 준희(5)양이 숨지자 같은 달 27일 오전 2시쯤 김씨와 함께 시신을 군산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아동학대치사와 사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와 이씨는 생모와 이웃이 준희양 행방을 물을 것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8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 당일 이씨는 양육 흔적을 남기려고 준희양 머리카락을 모아 어머니 원룸에 뿌려놓는 등 알리바이 조작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18 진상규명통합신고센터 문열어

    5·18진상규명통합신고센터가 27일 문을 열었다. 오는 9월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위원회 출범을앞두고 관련 증언과 증거 수집 등을 총괄한다. 센터는 광주시, 5·18기념재단,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광주시는 이날 오전 시청 1층 5·18진실규명지원단 사무실에서 센터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계엄군 집단발포 명령체계,시민학살 경위,행방불명자 신원·규모·암매장 정보 등 진상규명 관련 제보 접수는 광주시와 5·18재단이 담당한다. 광주시 인권평화협력관실(062-613-5386), 5·18재단( 062-360-0518)으로 전화하거나 방문하면 된다. 우편·온라인으로도 제보할 수 있다. 5·18 당시 군이 자행한 성범죄 관련 제보는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맡는다. 광주지역 담당 기관·단체는 인권사무소(010-3750-0518)와 해바라기센터(062-232-3117) 등이다. 이들 기관으로 접수된 제보는 오는 9월 중 출범하는 5·18 진상규명위원회로 이관된다.. 김수아 광주시 인권평화협력관은 인사말에서 “집단발포 명령체계와 행방불명자 암매장 규명은 계엄군 등 가해자들의 양심 어린 고백이 필요하다”며 “통합신고센터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검찰 지휘 덕분에 ‘원영이 사건’ 제대로 해결” “경찰이 발로 뛰어… 檢, 하나 마나 한 지시뿐”

    당시 수사 책임자들 온라인 설전 수사권 조정 논란 계속될 듯 2016년 경기 평택에서 일어난 ‘원영이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검사와 사건을 직접 담당했던 경찰관이 당시 경험을 토대로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 종결권을 부여하는 정부 수사권 조정안이 발표된 이후 더욱 격화된 양측의 갈등 국면에서 검사와 경찰관이 대리전을 벌인 꼴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수산나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2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수사지휘 사례를 통해 본 검사 수사 지휘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원영이 사건’을 예로 들었다. ‘원영이 사건’은 친부와 계모가 7세 자녀를 학대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사건으로, 대법원은 친부에게 징역 17년형, 계모에게 27년형을 각각 선고했다. 강 부장검사는 당시 수원지검 평택지청 소속으로 경찰 수사를 지휘했다. 강 부장검사는 “당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경찰에 피의자 진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피의자들의 신용카드, 교통카드,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수사 범위를 확대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치밀한 법리 검토로 학대 행위자인 계모와 방관자인 친부를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해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고 덧붙였다. 또 “검사의 수사지휘는 국민을 번거롭게 하는 제도가 아니라 법률가인 검사가 적법 절차에 따라 인권을 보호하고 적정한 형벌권을 행사하게 한 제도이므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사건 당시 수사 실무책임자였던 박덕순(당시 경기 평택경찰서 형사과장) 수원서부경찰서 형사과장이 경찰 내부망에 ‘강 검사님 그런 수사지휘는 필요치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반박 글을 올렸다. 박 과장은 “강 검사의 지휘 내용은 경찰이 이미 다 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금융정보 확인과 통신수사는 수사의 기본인데 겨우 그걸 지시하려고 바쁜 수사팀을 검찰청으로 오게 한 것인지 이해를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살인죄 적용과 관련해 “강 검사는 ‘경찰은 살인죄로 의율(법을 적용)하지 말고 아동학대치사죄로 의율하라’고 했지만,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찰관들이 법률을 검토해 살인죄로 송치했고, 결국 검찰도 아동학대치사죄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수많은 경찰관이 발로 뛰어 해결한 사건을 사무실에 앉아 있던 현직 검사가 이렇게 사실을 호도할 수 있느냐”면서 “검찰 출신 변호사가 개입된 사건에서도 원영이 사건처럼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검찰이 법원에 신속하게 청구해 주면 보다 깨끗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옛 광주교도소 일대 민주·인권공원으로

    광주시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는 1980년 5월 계엄군과 시민군 사이 총격전으로 적잖은 희생을 빚은 곳이다. 당시 군 발표에 따르면 일대에서 시민 28명(보안대 자료)이 숨졌다. 그러나 실제로 수습된 시신은 11구에 불과해 집단 암매장 논란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신군부 측은 ‘폭도의 교도소 습격설’을 퍼뜨렸지만 이후 진행된 각종 진상 규명 활동을 통해 거짓으로 드러났다. 1980년 5월 21일 오후 7시 30분 계엄사령부는 광주 외곽 도로망을 완전 봉쇄하라는 작전명령을 내렸다. 교도소는 호남고속도로와 광주에서 남담양을 잇는 도로 사이에 위치한 북쪽 관문이다. 당시 무장 시위대는 북쪽 관문을 통해 순천·담양과 전북 지역으로 시위 확산을 기도했고, 교도소 내에 주둔하던 3공수여단과 자연스레 교전을 벌이게 되면서 숱한 출혈을 봐야 했다. 광주시는 지금까지 교도소 부지를 5·18사적 제22호로 지정하고 기념공원 조성을 추진해 왔다. 그리고 5·18민주화운동 37주년이던 지난해 행방불명자 암매장 발굴 작업에서 시신을 찾지 못해 논란이 재현되며 다시 관심을 끌었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옛 광주교도소에 ‘민주·인권기념 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사업추진협의회 관계자 등과 현장 답사를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시는 앞서 2014년 이곳에 민주·인권 기념공원을 만들기로 하고 기본계획 수립과 국비 확보에 나섰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선정되면서 국가사업으로 격상됐다. 이에 따라 최근 사전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재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결과는 오는 10월쯤 나온다. 기획재정부의 사전타당성 검토를 거쳐 2021년쯤 착공할 전망이다. 민주·인권공원은 부지 10만 6771㎡에 국비 1145억원을 들여 인권교육훈련센터, 인권평화교류센터, 김대중대학원, 인권평화기념공원, 인권 유스호스텔 등을 건립하는 게 핵심이다. 시는 이곳을 인권 관련 국제회의 등 각종 행사와 교육장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시 관계자는 “교도소 본관을 포함해 5·18 흔적을 볼 수 있는 부분을 원형대로 보존해 기념공간과 녹지공간의 조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검찰, ‘고준희양 암매장’ 친부·동거녀 무기징역 구형

    검찰, ‘고준희양 암매장’ 친부·동거녀 무기징역 구형

    5살 고준희양을 잔인하게 폭행하고 방치해 숨지게 하고 야산에 암매장한 친부와 동거녀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검찰은 30일 준희양 친부 고모(37)씨와 고씨의 동거녀 이모(36)씨, 이씨 모친 김모(62)씨 등 3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고씨와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또 암매장을 도운 김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고씨와 이씨는 재판 내내 서로 죄를 떠넘기며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준희양 발목을 수차례 밟아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 빠트리고 방치해 준희양이 숨지자 같은 달 27일 새벽 김씨와 함께 시신을 군산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아동학대치사와 사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선고 공판은 6월 2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18 진상규명위원회 활동 과제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진상규명법)이 오는 9월 14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의 1장 총칙 1조는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 유린·폭력·학살·암매장 사건 등을 조사해 왜곡 또는 은폐된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국민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일부 극우 단체의 ‘5·18 폭동’‘북한군 개입설’ 등 실상 왜곡에 따른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부는 이 법안에 따라 독립적인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 5·18의 실상을 조사한 뒤 그 결과를 공식 국가보고서로 내놓을 방침이다. 1988년 국회 5·18청문회(광주특위)와 1995년 검찰수사,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2017년 국방부의 헬기사격 관련 조사특위 등 5·18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기관의 활동이 4차례 이상 진행됐지만 최초 발포 명령자 등 핵심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탓이다. 진상규명위원회는 국회의장 1명과 여·야 정당이 각각 추천하는 4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그 아래 50명으로 구성된 사무처를 둔다. 위원회는 가해자·참고인·제보자 등을 강제 소환할 수 있는 동행명령장 발부 등 준 사법권을 갖는다. 송선태 국방부 진상규명 특별법시행 전담팀(TF) 자문위원은 “이 법안은 5·18 당시 자행된 각종 국가폭력과 인권 유린행위 뿐만아니라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된 사안에 대해 추가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진상 규명을 위한 마지막 기회란 판단으로 위원회 활동을 적극 뒷받침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구성될 진상규명위원회는 5·18 당시 발포명령자와 암매장 여부 등 핵심 의혹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한다. 발포명령자 규명은 진실찾기의 핵심이다. 진상규명법은 단순히 5·18의 진상을 밝히는데 그치지 않고 주요 책임자에 대해 소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당시 신군부 실권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전씨는 1997년 대법원의 ‘5·18 내란사건’ 판결을 통해 내란수괴·뇌란목적살인죄 등으로 형사처벌됐다. 전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진압작전에 국한됐다. 이 때문에 5월 21일~26일 사이 광주시민에 대한 집단 발포에 전씨가 개입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질 경우 형사처벌을 해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씨는 그간 이뤄진 모든 조사에서 군 지휘계통상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객관적 증거 부족으로 ‘발포명령자’로 특정되지는 않았다. 그는 검찰 조사에 “5·18 당시 광주에서 진행된 상황은 나와는 무관하다”“모른다”로 발뺌했다. 지난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조사 결과, 전남 도청앞 집단발포가 이뤄진 5월 21일 주영복 국방부장관과 이희성 계엄사령관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 문건에서 전두환씨의 ‘발포명령’을 암시하는 메모가 드러나기도 했다. 군 과거사위원회는 당시 보안사의 ‘광주권 충정작전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 문서에서 ‘전 각하(全 閣下): 초병에 대해 난동시에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란 수기 메모를 확인, 공개한 바 있다. 이 메모에서 ‘전 각하’는 전두환씨를 지칭하고 있고, 당일인 21일 오후 1시쯤 전남도청앞 집단발포가 이뤄졌다. 이후인 21일 오후 8시30분쯤 계엄사령부를 통해 공식 자위권 발동명령이 현장 지휘관에 하달된다. 자위권은 24일 오후 6시 종료된다. 즉, 21일 오후 8시30분~24일 오후 6시 69시간 30분 동안 자위권 명목의 발포가 허용된 셈이다. 자위권 발령에 근거한다면 5월 20일 광주역 발포, 21일 오후 1시 도청앞 집단 발포는 불법이다. 자위권 공식 발령에 앞서 진행된 ‘전 각하의 자위권 강조’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최초 발포명령자를 특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5·18 당시 신고된 행불자의 암매장 논란도 지난 38년간 풀지 못한 숙제로 꼽힌다. 현재 5·18행불자로 지위가 인정된 사람은 82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은 망월동 5·18 구묘역에 안장된 것으로 밝혀졌고, 나머지 76명의 흔적은 지금껏 오리무중이다. 5·18기념재단이 지난해 말~올 초 사이 북구 옛 광주교도소 일대와 동구 너릿재 등 암매장 제보가 집중된 후보지를 ?었으나 시신 발굴에 실패했다. 암매장 관련 증언은 넘쳐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개발로 인한 지형 변형 등이 발굴의 난제로 꼽힌다. 양민 학살 역시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1980년 5월 23일 오전 9시쯤 11공수여단 병력은 광주동구 지원동 녹동마을 앞길에서 시민군이 탑승한 미니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박모(당시 18세.여) 양 등 10여명이 사망했다. 부상당한 남자 2명은 인근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즉결 총살됐다. 같은달 24일 오후 1시30분쯤 남구 송암동 저수지에서 놀던 방모(당시 13세)군과 놀이터에 있던 전모(당시 10세) 군 등 2명이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같은날 오후 2시쯤 송암동 남선연탄공장 부근에서 계엄군끼리 오인사격으로 9명이 사망했다. 계엄군은 시민군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부근 민가를 뒤져 마을청년 권모(당시 33세)씨 등 4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지금껏 이들 민간인에 대해 발포 명령을 내리거나 총격을 실행한 가해자를 특정하거나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광주 진압작전시 특전사 위주로 운영된 군 지휘계통의 이원화,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고문,여성 성폭행,북한군 개입설,헬기사격 명령자,시민군 무장 시점 조작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1985년 안기부 주도의 ‘80위원회’, 1988년 국방부의 ‘511연구위원회’ 등이 저지른 5·18에 대한 왜곡과 증거물 훼손·조작 관련자 등을 찾아 책임을 묻는다. 표-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활동 일지 ?1988년~1989년 국회 청문회(광주특위) ?1995년 7월 시민단체, 전두환·노태우 등 책임자 고발(검찰,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공소권 없음 결론) ?1995년 11월 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 발족,재수사. 전두환 등 신군부 핵심 관계자 90여명 기소 ?1997년 4월 대법원 판결, 전두환·노태우 등 16명 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죄 등 확정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주남마을 미니버스총격 사건 등 조사 ?2017년 국방부 헬기사격 및 전투기출격 대기 관련 특조위, 헬기사격 확인 ?2018년 9월 진상규명특별법에 따른 진상규명위원회 출범,국가 보고서 작성 예정.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오늘 5·18 38주년, 진상 규명은 멈출 수 없다

    오늘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8년이 되는 날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야만의 정권이 입힌 상처는 아물 줄 모르고, 상상조차 하기 싫은 만행의 실체까지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누군가는 38년 전 광주 어딘가에서 사라진 피붙이를 지금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여전히 5·18을 폄훼·왜곡하면서 피해자들의 상처를 헤집는다. 38주년 기념일을 맞아 5·18 진상 규명의 불가피성과 시급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이유다. 진상 규명의 핵심은 최초 발포 명령자를 밝히는 일이다. 계엄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발사하면서 시민군이 저항하기 시작했고, 군인들은 야만적인 학살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회와 수사기관 등이 조사를 벌였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조사자들은 모두 발포 명령 사실을 부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최근 회고록을 통해 ‘북한군 개입’이나 ‘헬기 사격’ 논란 등을 언급하면서 반격하는 모양까지 취하고 있다.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 의혹 진상도 꼭 밝혀야 한다. 여고생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충격으로 병을 앓다가 승려가 되고, 음대생이 교생실습 현장에서 계엄사 수사관에게 붙들려 가 고문을 받고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들뿐일까. 극소수의 성범죄 피해자들만이 스스로 피해 사실을 밝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광주 고립 상황에서 적지 않은 여성들이 성폭력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시위 진압 군인들이 마치 전쟁에서 점령군이 된 듯 여고생과 여대생의 성을 유린했다는 게 차마 믿기지를 않는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 자행된 성범죄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5·18 때 광주에서 사라진 이들의 행방도 꼭 규명돼야 한다. 상당수의 시민들이 군인들에 의해 끌려갔지만 행방이 묘연하고 시신도 찾지 못했다. 목격자는 없지만 시내에서 다니다가 엉뚱하게 끌려간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현재 광주시가 인정한 5·18 행방불명자는 82명이다. 이 중 6명은 5·18 묘역의 무명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확인됐지만 76명은 시신도 찾지 못했다. 행불자로 신청했지만 공식 인정받지 못한 사람도 24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새 정부 출범 후 암매장 추정지 발굴 작업이 몇 차례 있었지만 성과는 부진하다. 가해자들의 증거 훼손과 개발 등에 의해 발굴 작업이 갈수록 어렵다고 한다. 암매장에 가담했던 군인들의 양심고백이 절실하다. 우린 앞으로 해마다 5·18 기념일을 맞아야 한다. 언제까지 지금처럼 진상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피해자 명예회복 같은 해묵은 의제에 매달릴 수는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37년 동안 풀지 못한 이 과제들을 임기 내에 꼭 해결해야 한다. 50주년, 60주년 기념일엔 우리 후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민주화를 이루고자 했던 그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는 행사로 치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10년 지인 살해 뒤 암매장한 40대…범행 부인하고 묵비권 행사중

    10년 지인 살해 뒤 암매장한 40대…범행 부인하고 묵비권 행사중

    10년간 알고 지낸 지인을 둔기로 살해하고 경기도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종암경찰서는 회사원 유모(37)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자영업자 조모(44)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5시쯤 유씨를 차에 태워 경기도 포천의 한 야산으로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을 산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유씨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유씨가 약 10년 전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동네 선배 조씨를 만나러 간 뒤 사라졌다는 주변인 진술을 확보하고 조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조사했다. 경찰은 일단 지난 3일 조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때 조씨는 “유씨가 포천에 태워달라고 해서 태워줬을 뿐 이후 행방은 모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이들이 탄 차가 포천으로 이동했다가 돌아오기까지 동선을 분석했다. 그 중 차가 오래 멈췄던 곳 주변을 수색한 끝에 지난 7일 포천의 한 공원묘원 인근에서 암매장된 유씨 시신을 발견했다. 그 사이 조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다. 이에 경찰은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씨를 추적, 9일 정오쯤 광주광역시에서 그를 체포했다. 부검 결과 유씨는 ‘머리 뒤쪽을 둔기로 가격당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시신 인근에서는 유씨의 가방과 휴대전화 등 소지품과 함께 30㎝ 길이의 금속봉도 발견됐다. 경찰은 금속봉이 범행에 사용된 도구인지 확인해달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가 유씨를 포천까지 태워가는데 사용한 차는 조씨가 사건 전날인 지난달 26일 빌린 렌터카로 확인됐다. 그러나 조씨는 체포된 이후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 진술하지 않는 것은 물론 혐의 자체도 부인하고 있다. 11일 오전 9시 30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 성북경찰서를 나선 조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오”라고 짧게 대답했다. 모자를 쓰고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조씨는 ‘계획적 범행이었나’ ‘계속 묵비권을 행사할 생각이냐’는 등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라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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