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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돌·파행… 올 국감도 구태 ‘판박이’

    충돌·파행… 올 국감도 구태 ‘판박이’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실시하는 2013년 국정감사 첫날인 14일 여야는 곳곳에서 충돌했으며 일부 파행이 빚어졌다. 해마다 파행을 거듭해 ‘불량 상임위’로 낙인찍혔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올해도 6년째 파행을 이어갔다.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을 놓고 여야가 맞붙어 교육부 등에 대한 국감은 오전 내내 열리지 못하다가 오후 3시가 돼서야 국감을 시작했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정종환·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대거 4대강 사업 증인으로 나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으며, 보건복지위에서는 기초연금 논란으로 여야 의원 간 설전이 이어졌다. 안전행정위에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쟁점이 됐다. 이처럼 여야가 지난 수개월 이상 벌여 온 정치 공방이 국감장으로 그대로 옮겨지자 이번 국감도 과거를 답습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감사를 하는 국감이 아니라 밀린 이야기를 하는 국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의회에서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다가 국감에서 피감기관을 앞에 두고 일전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감이 개시된 이후라도 여야가 실질적인 국감을 위해 해법 모색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정무위원회에서 “단계적으로 교학사를 포함한 8종의 역사 교과서에 대한 수정·보완을 조속한 시일 안에 하겠으며 중기적으로는 (교과서) 검정심사제도를 개편하는 방안까지 병행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국보 285호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한 ‘가변형 투명 물막이’(카이네틱댐)가 내년 상반기 중 설치될 전망이라고 보고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에 환영을 표시한 것에 대해 “우리뿐 아니라 일본 재무장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나라가 많아 일본의 재무장을 묵인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 측의 언급 내용에 미·일 안보조약 범위 내에서라는 표현이 있다. 백지수표를 위임하겠다는 차원이라기보다는 미·일 안보조약 범위 내에서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15일에는 감사원과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을 상대로 각각 법제사법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안전행정위 등 12개 상임위에서 국감이 진행된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울산 태화강 100리길 완공

    1000년의 전설과 선사의 신비, 하천의 생태가 살아 있는 태화강 100리 길이 완공됐다. 울산시는 태화강의 발원지인 울주군 두서면 탑골샘에서 하구인 북구 명촌교까지 길이 48㎞ 구간의 ‘태화강 100리 길’ 조성공사를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100리 길은 4개 구간으로 조성됐고 걸어서 17시간가량 소요된다. 1구간(길이 13㎞)은 동해와 만나는 강의 끝점인 명촌교에서 시작해 태화강 원류를 찾아가는 코스로 울산12경 중 하나다. 1000년 전설을 간직한 선바위를 거쳐 태화강의 중류인 망성교까지 걷는 코스다. 태화강 억새, 십리대밭, 삼호대숲, 태화강대공원 등 생명의 강으로 다시 태어난 태화강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 2구간(길이 12㎞)은 울산에 수원을 공급하는 사연댐,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 등 역사문화 유적과 태초의 신비가 살아 있는 코스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한글과 그림으로 ‘새김아트’ 개척한 현대 전각예술가 고암 정병례

    [김문이 만난사람] 한글과 그림으로 ‘새김아트’ 개척한 현대 전각예술가 고암 정병례

    영국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버나드 쇼의 묘비에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우리말 ‘새기다’는 참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가슴에 새기다’ ‘마음에 새기다’ ‘아로새기다’ 등의 뜻도 있지만 어떤 무늬나 글자, 형상을 정교하게 새긴다는 등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하여 물 위에, 달빛에, 시공을 뛰어넘어 삼라만상의 모든 유형과 무형에 새로운 생명을 얼마든 새겨 넣을 수 있다. 어떻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담아서다. 끝없는 상상력으로 허상과 실상을 아름답게 조화시킨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고 정(靜)에서 동(動)으로 변화시킨다. 이른바 ‘새김아트’이다. 고암 정병례(66)는 전통 전각의 틀을 깨고 ‘새김아트’라는 새로운 예술분야를 개척한 주인공이다. 전통 전각예술을 문자와 디자인을 조합해 재해석한 현대 전각예술가, ‘새김아티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 특징은 물질적인 요소와 정신적인 요소들을 포함해 포괄적인 개념으로 접근, 문자와 회화 등의 기법이라는 새로운 전각예술의 장르로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대중들에게 익숙한 것은 1999년 지하철 역사 게시판의 ‘풍경소리’를 비롯해 KBS 드라마 ‘왕과 비’와 ‘광개토태왕’ 등의 타이틀, MBC 방송연예대상 오프닝, 서울드라마어워즈 무대세트, 2008 베이징올림픽 타이틀 애니메이션(MBC) 등 각종 이벤트와 제품의 로고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그는 35차례의 개인전과 110여 차례의 단체전을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꾸준히 선보여 왔으며 특히 전각과 설치미술, 애니메이션, LED 등과 결합한 독특한 기법으로 끊임없이 예술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각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결합한 ‘아날로 디지털’로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중국과 타이완, 일본 등 우리나라보다 전각이 훨씬 발전한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대 법대, 그리고 여러 지자체에 소장돼 있으며 국내의 주요 인사는 물론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등 여러 외국의 인사들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아울러 ‘천년의 멘토 고전을 만나다’, ‘마음새김’, ‘풍경소리’ 등 여러 권의 저서를 내는 등 글과 그림 외에도 ‘생각’을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이자 전시실인 ‘새김아트’에서 정씨를 만났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자 세종대왕과 한글을 형상화한 작품 ‘하늘땅사람물불바람’이 눈에 들어왔다. 가로 36㎝, 세로 80㎝, 두께 11㎝의 돌에다 깨알같은 한글을 새겨 넣었다. 상형문자나 알파벳과는 달리 한글의 글씨 획을 축약하거나 중첩시켜 미니멀하고도 모던한 이미지와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다가왔다. 바로 옆에 진열된 비슷한 크기의 작품 ‘한글 금강경’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한글과 그림을 조화한 예술적 승화 작업에 얼마나 천착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잠시 후 전시실 앞마당에 작은 탁자와 의자가 있는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탁자 위에 이상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아무리 봐도 알 수 없었다. 궁금해하자 그는 탁자 위의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우리 한글의 자모 가운데 ‘ㅅ’을 중앙에 놓고 그 사이로 물고기 두 마리를 새겨 넣었다”면서 설명을 이어나간다. “색즉시공과 공즉시색을 나타낸 것입니다. 둘(ㅅ, 물고기)다 물질과 정신세계이며 현재와 미래, 음과 양, 허와 실을 뜻합니다. 허에서 실이 나오고 공에서 색이 나옵니다. 또 무에서 유, 음에서 양이 나오는 것이지요. 그걸 한꺼번에 새겨 넣은 셈이지요. 이것이 바로 개념미술입니다.” 비단 ‘ㅅ’에 그치지 않는다. 그가 잠시 일어서더니 주변에 흩어진 비슷한 크기의 여러 탁자들을 가리킨다. ‘ㄷ’ ‘ㅈ’ ‘ㅊ’ 등 한글 자모를 통해 그의 개념미술은 연작시리즈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까닭을 물었더니 “세종대왕처럼 세계에서 위대한 인물이 없다. 인문학적 소양이 너무 뛰어나다”고 대답한다. 또한 “오로지 한글만을 생각한 세종대왕을 떠올리면서 한글로 온몸을 토체화한 ‘하늘땅사람물불바람’을 완성했다”고 덧붙인다. 그러면서 한글, 그림, 조각(인물)이 합쳐진 ‘한글 새김아트’ 작품으로 세계 무대에 내보이기 위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작업에는 한류스타를 앞세우겠다며 웃는다. 때문에 요즘 적당한 한류스타들의 캐릭터를 끄집어 내느라 바쁘단다. 한글과 한류스타를 어떻게 접목시킬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가 추구하고 지향하는 ‘정고암의 새김아트’란 어떤 것일까. “암각화, 초형인, 민화 등 각각의 스토리텔링에다 단순미와 색채의 미학을 확대 재해석한 한국적 정서의 현대 종합예술”이라고 정의한다. 암각화는 원시사회의 친자연적 삶을 반영하고 있으며 순수한 자연인의 시선과 감성으로 수많은 스토리를 내포하고 있단다. 또 초형인은 동물이나 사물을 관념적 또는 추상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드는 형식이라고 설명한다. 물상뿐만 아니라 마음에 새기는 것 또한 ‘정고암 스타일’이다. 오늘은 시 한 자락, 내일은 농담, 모레는 세상에 대한 일갈을 돌 위에 올려놓는 ‘마음새김’인 것이다. “소문을 듣고 제가 하는 새김아트를 보기 위해 중국과 일본, 타이완 등의 전각 예술가들도 전시장에 왔다갔습니다. 전각을 이렇게 다양하게 확장시킬 수 있구나 하는 부분에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전남 나주 출신인 그는 어릴 적에 연이나 팽이를 만들고 부채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가난 때문에 미술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일찍 공장에 취직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재능을 포기할 수 없었다. 미술 전시 구경을 가는 날이면 가슴이 마구 뛰었다. 그때마다 나중에 꼭 예술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노래솜씨가 좋아 한때 주위에서 가수를 권유받을 만큼 다재다능했다. 의류공장에 다니던 27살 때 우연히 마주친 한 인장(印章)에서 어떤 운명같은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인장은 왜 아랫면에만 새길까’라는 물음표를 던지면서 위아래, 옆면을 다 새기는 ‘3D입체’의 전각을 생각해 냈다. 이때부터 전각을 찾아나섰다. 전각에 관련된 자료를 뒤져가며 독학으로 각법을 익혀 나갔다. 원래 타고난 솜씨가 있던 터라 글씨와 그림, 조각이 어우러지는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1983년 한국전각가회장을 역임했던 정문경 선생을 만나면서 정식으로 전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아울러 먹물이나 인주로만 찍어 흑백과 빨간색 위주로 표현하던 전각에 아름다운 오방색을 입혔다. 글자뿐만 아니라 그림도 새겼고 한글의 아름다움에 점점 빠져들어 갔다. 마침내 42살 때 첫 전각전시회를 하면서 본격적인 전각예술가의 길로 들어섰다. 45살에는 대한민국미술대전과 서예대전에서 각각 우수상을 받으면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하기 시작한다. 전각예술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시도하는 그의 예술적 행보에 대해 ‘정통이 아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그는 “대중을 전통예술 세계로 끌고 가려면 전통예술가도 대중성과 현대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수백년 전 예술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보다는, 현대의 새 패러다임을 새겨 넣는 게 진정한 전통계승이 아니냐”고 말한다. 2011년 한양대박물관에서 열린 ‘전각예술의 현대적 변용과 활용’이라는 전시를 통해 이 같은 비판을 잠재우며 ‘새김아티스트’로 확실한 도장을 찍었다. 조선왕조 오백년 작가 신봉승씨는 “정병례 선생은 글자뿐만 아니라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그림까지 포함하는 회화성 미학으로 승화되는 정병례 특유의 세계를 확립했다”고 정씨의 저서 ‘마음새김’ 추천사를 통해 평가했다, 그는 전각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3류도 아닌 5류 인생을 살았다고 말한다. 학교도 제대로 못 나온 데다가 학연이나 지연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장기적 안목으로 시작했으며 본질적으로 자존감을 찾고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처음에는 외면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과거에는 혼자 무대를 만들고, 혼자 무대 위에서 배우가 됐으며, 혼자 관객이 됐다. 이제는 무대도 있고 관객도 있다. 앞으로는 연주만 하면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한류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말했다. 선임 기자 km@seoul.co.kr ■고암 정병례는 독학으로 전각 공부·42살 첫 전시회… ‘새김 아트’ 창시자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서예와 그림 등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공장에 취직했다. 20대 중반 인장작업을 우연히 접하고 독학으로 전각 공부를 했다. 42살에 처음 전시회를 열었다. 이후 35회 개인전과 110여회 단체전에 참여했다. 최근 전시로는 광화문 세종이야기(2009년), 전각의 현대적 변용과 활용 새김아트(2011년, 한양대박물관), 한글 디자인 4인전(2011년, 토포하우스) 등이다. 주요 경력으로는 서울시립미술관 초대작가 겸 선정위원(1993년), 한국미술협회 초대작가(1996년~현재), 인천 가톨릭대 겸임교수(1998~2000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전각부분 심사위원장(2001년), 초중고 국정교과서 작품수록(2002년~현재), 새김아트 창시(2006년), 서울예술대학 시각디자인과 외래교수 역임(2008년), 한국미술저작권협회 이사(2009년~현재), 극동대학교 환경디자인과 교수(2011년~현재) 등이다. 주요 수상으로는 대한민국미술대전·대한민국서예대전 전각부문 우수상(1992년), 동아미술제특선(1993년), 전연대상전 대상(1993년), 대한민국 4대 국새공모전 인면부 우수상(2006년) 등이다.
  • [이슈&이슈] “고래 숫자 증가·발견 노하우 향상…세계적인 고래관광산업 도시로”

    [이슈&이슈] “고래 숫자 증가·발견 노하우 향상…세계적인 고래관광산업 도시로”

    “울산은 우리나라 근대 포경산업을 이끈 데 이어 21세기 고래생태체험 관광산업을 통해 세계적인 고래문화관광 도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김두겸 울산 남구청장은 21일 “울산에서는 선사시대부터 고래잡이(반구대 암각화)를 시작했고, 1986년 상업포경 금지 전까지 우리나라 근대포경산업의 중심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구청장은 “이처럼 빛나는 고래문화의 전통 위에 2005년 고래박물관 개관을 시작으로 고래문화특구 지정, 고래바다여행선 운항, 고래생태체험관 건립, 고래문화마을 조성 등 고래관광산업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고래관광은 2009년 고래바다여행선 출항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전까지 장생포를 찾던 관광객은 연간 20만명 수준이었지만 고래관광선 출항 이후 연간 40만~50만명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올해는 3개월여 만에 35만명이나 다녀갔다”고 강조했다. 고래박물관과 생태체험관 등 기존 고래관광 인프라에 살아 숨쉬는 고래를 볼 수 있는 관광선 등장이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살아 있는 고래를 눈으로 보는 고래관광산업을 활성화하려고 기존의 262t급 관광선을 최근 550t급 크루즈 선박으로 교체하고, 각종 이벤트와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래는 먹이를 따라 이동하는 회유성 동물이라 발견율이 다소 낮아 아쉽지만 지난 5년간의 (발견) 노하우와 고래 개체수 증가로 점차 발견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에서 고래고기 음식문화와 생태체험이 공존할 수 없다고 우려하지만, 충분히 공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고래고기 음식문화는 선사시대 고래사냥에서 비롯된 전통 문화인 만큼 계승하고, 고래 생태체험관광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 준공될 고래문화마을을 중심으로 고래축제 등 문화사업도 꾸준히 키우겠다며 말을 맺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금속활자·활판인쇄 현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금속활자·활판인쇄 현장을 가다

    보존 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인 울산반구대암각화는 선사시대 한반도 주민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최초의 역사그림책’이다. 인류가 기록을 남기기 위해 최초에 사용한 방법은 암석이나 동물의 뼈 등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이런 것들은 문자의 기원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책자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다. 의사전달과 보존을 위한 표현 방법이라는 점에서 ‘인쇄의 기원’으로도 볼 수 있다. 이후 막대한 양의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등장한 인쇄술은 인류문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우리 선조들은 일찍이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해 이를 실용화했다. 고려시대인 1377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불교 서적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이하 직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이다. 현재 충북 괴산군 연풍면 무설조각실에서는 직지를 인쇄했던 금속활자를 복원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101호인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의뢰를 받아 직지 금속활자 복원을 책임지고 있다. 옛 방식 그대로, 밀랍에 새겨진 글자를 파내고, 황토에 싸서 구운 뒤 쇳물을 부어 활자를 완성한다. 무엇보다 쇳물을 주형에 붓는 타이밍이 적절해야 활자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임 활자장은 “어느 한 공정이라도 방심하면 원하는 높은 수준의 작품을 얻을 수 없다”며 “질 좋은 밀랍을 얻으려고 작업실 주변에서 아예 토종벌을 직접 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직지 하권을 마무리한 뒤 상권 37장(목판본 기준) 가운데 7장을 복원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의 고인쇄 문화를 보다 실증적으로 밝혀내서 그 위상을 한 차원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려시대 금속활자의 주조술이 그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경기 파주출판단지의 ‘활판공방’은 금속활자의 명맥을 계승한 국내 유일의 납 활자 인쇄공장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분위기가 여느 인쇄소와는 사뭇 다르다. “철커덕 철커덕….” 50년은 훌쩍 넘은 듯한 낡은 주조기가 쉼 없이 돌아간다. 그 흔해 빠진 컴퓨터 한 대 보이지 않는다. 조판을 걸어 둔 활판 인쇄기에서 나는 비릿한 윤활유와 잉크 냄새가 뒤섞여 콧속이 얼얼했다. 백열등 아래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령의 숙련된 기술자가 코끝에 걸친 안경 너머로 한 손에 쥔 문서를 봐가며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빼곡히 꽂힌 납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마치 1960, 70년대 조판 현장으로 시간여행을 온 듯했다. 활판공방은 2007년 박건한(72) 활판공방 편집주간과 박한수(46) 시월출판사 대표 등 ‘활자문화 지킴이’들의 노력으로 문을 열었다. 활판인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못내 아쉬워 전국을 떠돌며 인쇄기를 어렵게 구하고 기술자들도 수소문한 끝에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 박건한 편집주간은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간 가마솥밥 같은 ‘따끈따끈한 책’을 만든다”고 말했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듯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기계가 못 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람의 손을 거칠 수밖에 없다. 박한수 대표는 “금속활자 종주국의 전통을 계승하여 장인의 맥을 잇고 싶다”며 옛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금속활자를 쓰는 활판 인쇄술의 발명은 인간사의 혁명이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인쇄한 직지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며 인류문명을 발달시킨 위대한 결정체이다. 따라서 활판 인쇄의 부활은 우리 문화의 진수를 확인하는 일이자 활자 종주국의 자긍심을 지키는 일이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사설] 반구대 투명 댐 설치, 안전한 대안 맞나

    신석기 인류의 해양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유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국보 제285호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둘러싼 10년 갈등의 해법이 일단 제시됐다.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투명하고 강도 높은 재질의 폴리카보네이트 보호막을 만들어 암각화 전면을 둘러싸는 이른바 카이네틱 댐(Kinetic Dam) 설치에 합의한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태화강의 지류인 대곡천을 막은 사연댐이 건설됨에 따라 1년이면 7개월 이상 물에 잠기는 처지에 놓여 있다. 따라서 투명 댐 설치는 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댐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문화재청과 그럴 경우 각종 용수가 부족해지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울산시의 주장을 모두 충족시키는 방안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카이네틱 댐은 그동안 제시된 갖가지 보존 방안 가운데 타당성이 높게 평가된 방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반구대 보존의 핵심은 사실 대안 마련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국가가 부담할 의지가 있는가의 문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선의 해법인 사연댐 수위 조절에 합의하려면, 댐 기능 무력화에 따른 용수 공급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재청이 수위 조절을 통한 보존을 소리 높이 외치자 국민들은 새 정부의 높아진 문화재 보존 의지에 적지 않은 지지와 성원을 보냈던 게 사실이다. 나아가 문화재청장은 의지가 관철되지 않으면 바가지라도 들고 가 혼자라도 사연댐 물을 퍼내겠다고 공언했던 것으로도 알려진다. 하지만 투명 댐 설치는 흙막이 방안보다도 암각화의 훼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학계의 우려이다. 그럼에도 급작스럽다고밖에 할 수 없는 문화재청의 입장 변화가 문화 논리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논리에 순응한 결과가 아니기를 바란다. 하루가 다르게 훼손되고 있는 반구대의 보존은 시급하다. 하지만 안전한 보존 방안을 찾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이제라도 댐 수위를 낮추면 실제로 식수 공급이 어려워지는지 공동으로 조사하고, 대안이 필요하다면 방안은 무엇이고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솔직하게 국민에게 제시하기 바란다. 그 이후라면 문화재를 사랑하는 국민이든, 울산시민이든 지금보다는 설득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 5m앞에 30m 길이 원형제방 공사 또다른 ‘암각화 훼손’ 논란 우려도

    5m앞에 30m 길이 원형제방 공사 또다른 ‘암각화 훼손’ 논란 우려도

    10여년간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보존 대책을 놓고 씨름하던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 문제가 이동식 투명댐인 ‘카이네틱댐’(조감도) 설치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하지만 국내에는 건설된 적이 없는 카이네틱댐을 반구대 암각화 보존의 해법으로 내놓은 데다 댐 건설을 위해 암각화 바로 앞에서 철근을 이용한 기초공사를 벌여야 해 또 다른 암각화 훼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6일 합의안으로 공개한 카이네틱댐은 수위 변화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한 고강도 투명막 댐이다. 문화재청은 카이네틱댐을 구성하는 폴리카보네이트가 합성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강화유리보다 내구성이 150배 이상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 조립과 해체가 용이해 기존 자연환경의 변형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댐은 건축가인 함인선 한양대 교수가 암각화 보존 대책으로 최근 제안한 것이다. 대학 제자들과 함께 구상해 냈다. 이런 탓에 카이네틱댐은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 사이트에서도 표제어로 검색되지 않는다. 이 댐이 수면 위로 등장한 것은 지난달 말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문화재청의 정책 포럼에서였다. 포럼의 긴급분과 회의에서 카이네틱댐 건설과 임시 흙막이를 통한 보존조치, 강화 아크릴을 활용한 차수방안 등이 거론됐다. 학계와 정치권에서 제시해 온 차수방안 가운데 세 가지를 추려낸 것이다. 세 가지 안은 전문가들로부터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들었고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 중 여당 지도부의 추천을 받은 카이네틱댐 건설안은 암각화 앞 모랫바닥에 철근을 이용한 기초공사를 한 뒤 약 30m 길이의 원형 제방을 쌓아야 해 암각화 훼손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를 들었다. 당시 회의에서 조홍제 울산대 토목학과 교수는 “‘암각화 앞 80m 지점에 생태 제방을 쌓자’는 울산시 안을 소음과 진동이 우려된다며 거절했던 문화재청이 어떻게 암각화 바로 앞 5m 지점에 철근 기초공사를 하자고 제안하는지 놀랐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카이네틱댐 건설안은 이 밖에 암벽과 맞닿는 측면의 방수 처리가 암각화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문화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앞서 울산시의 유리벽을 이용한 임시제방 건설안은 문화재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런 배경에서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국무총리실 중재로 극적 합의에 이른 데는 정치권의 압력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루빨리 반구대 암각화 문제를 해결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와 울산에 지역구를 둔 여당 의원들의 입김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협약을 맺은 울산시는 문화재청의 카이네틱댐 설치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울산시 측은 “앞으로 현장 지질조사 등 기술적인 검토를 거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댐은 전문가들의 지반조사, 구조안전성 평가, 사전 테스트 등을 거쳐 건설이 최종 결정된다. 건설비는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각각 70%, 30%를 부담한다. 서울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반구대 암각화 ‘이동식 투명구조물’로 보존

    반구대 암각화 ‘이동식 투명구조물’로 보존

    침수 대책을 놓고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10년 동안 갈등을 겪었던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 보존 논란이 ‘이동식 투명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정부는 16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와 변영섭 문화재청장, 박맹우 울산시장,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암각화 전면에 수위 변화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한 고강도 투명막 댐인 이른바 ‘카이네틱댐’(Kinetic Dam) 설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카이네틱댐을 설치하면 해마다 물에 잠기면서 발생할 수 있는 암각화의 훼손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은 이번 주부터 댐 설치가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기술평가팀을 구성해 오는 9월 중순까지 결론짓겠다고 밝혔다. 이날 MOU에는 이들 기관이 행정·재정적 조치에 적극 협조할 것과 사업비 분담 방안(문화재청 70%, 울산시 30%) 등 조항도 포함됐다. 조경규 국조실 사회조정실장은 “카이네틱댐은 ‘댐’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해체와 설치가 쉬운 건축구조물”이라면서 “생태친화적이고 주변 환경을 거의 훼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화재위원회가 반대하거나 지반조사와 구조안전성 평가에서 기술적 문제가 나타나면 정부는 임시 대안으로 카이네틱댐을 설치한 뒤 다시 방법을 찾기로 했다. 조 실장은 “댐 설치와 관련해 세 차례 정도 문화재위와 기술적인 검토를 한 것으로 안다”면서 “우려되는 부분은 모두 보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구대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구대 암각화는 육지동물과 바닷고기, 사냥 장면 등 75종 300여점이 그려진 신석기 시대 바위그림이자 인류 최초의 고래사냥 암각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지자체 반란의 시대] 朴대통령 “밀양 송전탑 그동안 뭘했나”

    박근혜 대통령이 님비(NIMBY·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 현상 등 각종 사회적 갈등을 우려하며 각 부처와 공공기관의 갈등관리 시스템 강화를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 주요 기관 시설이나 님비 현상과 관련된 시설의 설치와 이전을 비롯해 문화재 보존과 개발 사업 등 여러 정책 현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행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국책 사업을 시작할 때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그래도 불가피하게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중립적인 갈등중재기구를 설치해 활용하거나 갈등 해소를 위한 상시적인 협의조정기구를 두는 등의 갈등 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10년 넘게 대립하는 사이 제 모습을 잃어가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 문제, 주민 기피시설로 지목돼 13년째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성남권 보호관찰소<서울신문 5월22일자 1면> 문제 등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특히 밀양 송전탑 사태와 관련해 “시작된 지가 벌써 7~8년이나 됐는데 그 세월동안 뭘하고 있었느냐는 얘기를 듣게 된다”며 질책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물에 잠긴 반구대 암각화 보존해법은 제자리걸음

    ‘닭이 먼저일까, 계란이 먼저일까.’ 울산 울주군 언양읍의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의 보존을 둘러싼 해법찾기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정부와 지역사회가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은 가운데 암각화는 6개월 넘게 물에 잠겨 속수무책으로 훼손되고 있다. 보존 대안을 제시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이어 새누리당이 임시제방 설치를 제안했으나 문화재청은 파손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23일 문화재청과 울산시 등에 따르면 현재 반구대 암각화는 전체의 23.8%가량이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경환 문화재청 반구대암각화 TF팀장은 “암각화가 자리한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부유물과 이끼가 낄 만큼 보존 상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임시제방 설치 제안에 문화재청은 지난 16일 공식 반대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은 “임시제방이 당장은 물의 흐름을 막아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지만 제방 공사 때 생기는 진동과 분진으로 결국 파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근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이 대안이지만, 식수 문제로 울산시도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울산시는 “문화재청 주장대로 사연댐 수위를 현재의 15m에서 8m까지 낮추면 남은 물이 사수(死水)가 돼 식수 취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시는 지금도 하루 6만t의 물이 부족하다며 자연제방 설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여론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댐 수위 조절로 식수난을 우려한 인근 언양읍 주민들의 시위로 문화재위원회의 현장 설명회가 무산됐다. 급기야 이튿날 한 지방지가 청와대가 내부적으로 댐 수위 조절 쪽으로 입장을 굳혔다는 보도를 내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내년 6월 임기가 만료되는 박맹우 울산시장이 물러나면 정부안대로 보존작업이 진행될 것이란 내용이다. 박 시장은 세 차례 연임해 더 이상 선거에 나설 수 없다. 보다 못한 울산지역 시민단체들이 암각화 보존 해법을 찾기 위해 발벗고 나섰으나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울산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22일 북구 진장동 울산YMCA 대강당에서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시민단체협의회는 울산시민연대 등 울산지역 활동단체들의 모임이다. 이 자리에서 황평우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울산시가 되살린 태화강의 100분의1만큼이라도 암각화에 신경 썼다면 저 지경이 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이날 울산박물관에선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관련해 울산시 상황을 대변하기 위한 ‘반구대암각화보존특별위원회’ 발대식이 열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반구대 암각화 보존 해법 마련”

    “반구대 암각화 보존 해법 마련”

    김정배(73) 신임 문화재위원장이 7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문화재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전체 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문화재 분야 최대 현안인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꼽혀 왔다. 고려대 사학과 교수 시절인 1971년 12월 24일 문명대, 이융조 교수와 함께 반구대 암각화를 발견한 장본인이다. 김 위원장은 “1971년 천전리에서 암각화를 발견한 이후 발견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전면에 나선 적이 없다”면서 “각계각처에서 나서 달라고 했지만 문 교수가 나서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재 온 국민의 관심은 반구대 암각화를 어떻게 보존하느냐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변영섭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정부와 울산도 관심이 있다. 생각건대 유적·유물을 사랑하는 것은 중앙이나 지방이나 같다”고 전제했다. 그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견해가 조금 다를 수 있다”면서 “지혜를 짜서 논의해 나갈 것이며 문화재위원회 위원들의 고견을 경청할 것이다. 어려운 일일수록 의견을 듣고 하는 게 옳다. 훌륭한 의견을 경청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선사인의 생활상이 새겨진 신석기 시대의 바위그림인 반구대 암각화는 국보 제285호로 지정됐으나 1965년 시작된 사연댐 건설 후 발견된 탓에 연중 8개월가량 물에 잠기면서 훼손이 가중되고 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장] 숭례문 준공식이 축제로 그치면 안 되는 이유/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숭례문 준공식이 축제로 그치면 안 되는 이유/서동철 논설위원

    숭례문이 5년 3개월의 복구공사 끝에 오늘 준공식을 갖는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를 비롯한 대표적 장인들이 참여한 복구 결과를 두고서는 칭찬하는 목소리가 많다. 손으로 빚은 기와는 전통가마를 만들어 구웠고, 단청은 천연안료를 써서 우아한 색감을 되살렸다. 한국전쟁 때 상처 입은 현판은 조선시대 탁본을 반영해 당초 필치를 되찾았다. 일제가 철거한 문루 좌우의 성곽을 복원한 것은 가장 큰 외형적 변화이다. 경축행사는 숭례문과 세종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국민참여형으로 열린다고 한다. 하나의 국민축제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숭례문이 복구됐다고 온 국민이 나서 기뻐해야 하는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오히려 복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무겁게 마음을 다잡는 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엊그제 종묘에서는 그동안의 경과를 알리는 고유제를 가졌다고 한다. 숭례문 화재에 가슴 아파하고, 성공적인 복구에 다행스러워하는 사람이 어찌 조선의 역대 왕들뿐일까. 그러니 준공식에서는 문화재 보호에 책임이 있는 누군가는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막말로 국보 제1호를 태워 먹고 간신히 되살려 놓은 게 무슨 큰 공로는 아니지 않은가. 숭례문 화재는 그 자체가 불행이지만, 훨씬 더 큰 불행을 낳았다. 한국 땅에 문화재라고는 숭례문밖에 없다는 듯 다른 문화재 보존에 대한 관심이 사실상 ‘올 스톱’됐다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서울 종로구 청진동 일대가 초대형 건물 숲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줄지어 발굴된 지하의 시전행랑 유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상점 건물인 시전행랑은 조선시대 광화문네거리에서 동대문에 이르는 종로 양쪽을 메웠고, 그 집터의 기초는 지금도 대부분 남아 있다. 벌써 한 블록이 완전히 파괴된 것이다. 그럼에도 유적 보존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엊그제 경기 동탄2지구 현장에서도 고려시대 관공서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터가 확인됐다. 동탄을 전통이 살아 있는 신도시로 가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역시 굴착기 삽날에 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정부 문화재 정책의 진전을 가로막은 ‘숭례문 신드롬’이 반구대를 빌려 다시 찾아들고 있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뛰어넘는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보존 방법을 놓고 갈등이 첨예화할수록 관심도 높아진다. 국무조정실이 ‘조기에 해결해야 할 갈등과제’로 삼고, 정치권이 나서는 것도 국민적 관심을 반영한다. 문화재 보존은 정치적으로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보존이면 보존이고, 아니면 아니지 정치인들이 즐기는 어중간한 타협이란 곧 문화재의 훼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이 반구대만큼은 새누리당에 맡겨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3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문화 융성을 내세운 대통령이다. 국민이 문화적 자존심을 드높일 수 있는 세계적 유적의 보존만큼 확실한 문화 융성 방안이 어디에 있을까. 그런데 문화 융성에는 돈이 들기 마련이다. 박 대통령이 문화예산 2%를 공약한 뜻도 여기에 있다고 보고 싶다. 예산을 쓰지 않는 문화유산 보존 의지는 그저 정치적 수사일 뿐이다. 숭례문 준공식이 그저 축제로 그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준공식에서는 먼저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박 대통령의 ‘결단’이 공표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새 정부의 문화재 정책이 반구대의 질곡에서 벗어나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 나아가 준공식은 새 정부의 문화재 정책 구상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문화융성시대를 실감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전통문화 발전 의지를 확인시켜 주는 자리가 되면 좋을 것이다. 미래를 위한 청사진 없이 그저 봄날 하루를 즐기는 축제에 그친다면 숭례문 화재와 복구의 의미는 남는 것이 없다. dcsuh@seoul.co.kr
  • 문화재위원 79명 위촉…반구대 전문가들 포진

    문화재청은 문화재 주요 정책을 조사·심의하는 문화재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박양우(중앙대 교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김창준 전 문화재청 차장 등 분과별 위원 79명을 위촉했다. 문화재청은 2일 “문화재 보존과 활용에 대한 탁월한 식견과 균형적 시각을 갖춘 인사 중 특정 대학·지역·분야·성별에 편중되지 않도록 골고루 위촉했다”고 밝혔다. 새로 위촉된 위원들은 오는 2015년 4월 30일까지 2년 동안 일하게 된다. 신임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반구대 암각화 보존현안 해결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해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와 임세권 안동대 교수 등 반구대 전문가들이 다수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함께 발표된 전문위원(189명)에는 반구대 보존운동가로 분류되는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소장이 포함됐다. 반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김영나 관장을 비롯해 현직은 모두 빠졌다. 국가브랜드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 후보 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은 세계유산 분과 위원에 위촉됐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새로 위촉된 위원은 전체 51%인 40명이며 직전 위원회와 비교할 때 평균 연령은 60.0세에서 60.6세로 비슷하나 여성위원 비율은 23%에서 3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심의의 내실화를 강화하기 위해 겸직을 기존 3개 분과 이내에서 2개 분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1962년 발족한 문화재위는 문화재청 자문기구(비상근)로 9개 분과(건축문화재·동산문화재·사적·무형문화재·천연기념물·매장문화재·근대문화재·민속문화재·세계유산)로 구성된다. 문화재위는 국가지정(등록)문화재 지정(등록)·해제, 문화재 주변 현상변경, 문화재 국외반출, 세계유산 등재 등 문화재 관련 주요 안건을 조사·심의한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문화재 현상변경허가 등 민원 관련 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문화재위 소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반구대 암각화 등 갈등과제 69개 선제 대응

    30일 국무조정실의 대통령에 대한 사상 첫 연례 업무보고<서울신문 4월 1일자 12면>에서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5가지 전략을 보고했다. 5개 전략은 ▲국정과제 평가체제 전면 개편 ▲선제적 갈등 관리 ▲과감한 규제 개선 ▲부처 간 협업 강화 ▲공직기강 확립 및 소통 강화이다.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한 26개 부처의 국정과제 관리 로드맵이자 해답인 셈이다. 김 실장은 우선 국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69개의 갈등과제를 선정하고 국무조정실과 관계부처 사이의 협력을 통해 이를 조기에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반구대 암각화를 둘러싼 문화재청과 울산시의 갈등을 비롯해 이미 불거진 50개 갈등과제는 가급적 연내에 해소할 방침이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등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잠재적 갈등과제 19개도 ‘맞춤형 대응전략’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주요 정책과 사업의 갈등 징후를 주시하면서 조기 경보체제를 통해 미리 잠재적 갈등 요인을 제거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140개 국정과제 진행에 대한 ‘실시간 평가’를 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서민금융부담 완화, 부동산시장 정상화, 중소기업 성장지원 등 조기에 성과가 필요한 40개 과제는 부처 간 협력으로 집중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나아가 학교폭력과 같은 난제는 매년 5개 안팎으로 선정해 국무조정실, 관계부처, 민간전문가와 함께 심층 분석하고 현장 중심으로 해법을 도출할 계획이다. 부처 간 ‘칸막이 허물기’를 촉진하기 위한 협업 과제로 179개가 선정됐다. 각 부처가 보고한 98개와 국무조정실이 자체 발굴한 81개다. 협업을 가로막는 부처 간 칸막이는 총리실의 주요 점검 대상이다. 국민과 현장 중심의 피드백 강화와 정치권 및 비정부기구(NGO)와의 파트너십 확대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국정과제 이행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운 것도 전과 다른 점이다. 국무조정실은 26개 부처의 업무 보고를 6개월, 1년 단위로 관리하고 1년마다 국정과제 추진 시스템 전반을 점검·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10개 부처 차관이 참석해 이례적으로 토론도 벌였다. 각 부처 업무보고를 정리 총괄한다는 의미다. 김원희 농촌진흥청 장미 신품종 개발연구관, 김미자 문경시 오미자 가공담당 주무관 등은 현장에서 겪는 문제점들을 터놓고 이야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무조정실은 그동안 다른 부처와 달리 대통령에게 정부 업무보고를 하지 않았다. 고유 정책 및 사업을 갖지 않은 데다 각 부처의 업무를 통할·조정하는 상위 기관이기 때문이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울산 ‘반구대암각화 갈등’ 민간단체도 가세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전방법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양측 입장을 대변하는 민간단체까지 가세해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민간단체인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위원회’가 울산시의 생태제방 보존방안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자, 울산지역 시민단체인 ‘울산 역사모’도 문화재청 입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으로 맞설 예정이다. 정부가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민간단체까지 가세해 소모적인 대리전을 벌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위는 29일 서울 환경운동연합에서 문화연대·환경운동연합·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와 함께 ‘울산시의 근거 없는 물 부족 주장과 반문화적인 생태제방안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울산시와 일부 지역 언론은 아무런 근거 없이 반구대암각화 보존 활동을 음해와 곡해로 훼방하고 있다”면서 “반구대암각화를 이용해 근거 없는 물 부족을 운운하며 또 하나의 토건사업인 생태제방안과 같은 술책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울산 역사모는 3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이들은 “울산시민이 낙동강의 오염된 물을 52%나 먹고 있다는 것을 문화재청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엉터리 주장을 한다”면서 “울산의 물 부족은 2011년 3월 경북 운문댐에서 하루 7만t의 물을 공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사연댐 수위를 조절하도록 한 정부 중재안에서도 확인됐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울산시가 한국수자원학회에 의뢰해 지난 10개월(2012년 6~3월) 동안 시행한 수리모형 실험연구 결과 생태제방안을 최적의 안으로 도출했다는 점도 부각시킬 예정이다. 울산 역사모 관계자는 “문화재청은 암각화가 있는 대곡천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데만 급급해 암각화를 방치해 훼손하고 있다”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화재청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정치적 개입 의혹 등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물에 잠겨 훼손되고 있는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수위를 낮출 것을 울산시에 요구하고 있지만, 시는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면 식수원 부족으로 이어지는 만큼 암각화 보존과 식수 확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생태제방 축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의 갈등은 10년 이상 계속되면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반구대암각화 2017년 세계유산 신청” 문화재청, 훼손현장 공개로 울산시 압박

    “반구대암각화 2017년 세계유산 신청” 문화재청, 훼손현장 공개로 울산시 압박

    ‘세계 최초의 고래 사냥 암각화’로 알려진 경북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의 보존 방법을 둘러싸고 문화재청과 울산시의 갈등이 10년째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은 최소 6000년 전 선사시대(신석기 추정) 유적이 풍화작용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고 하고, 울산시는 시민의 식수원을 위협할 수 없다며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자는 문화재청의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11일 반구대암각화가 훼손되고 있는 심각한 현장을 보여주겠다며 언론 현장 설명회를 진행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2010년 1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반구대암각화를 2017년까지 세계유산목록에 등재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 반구대암각화 보존 태스크포스팀장인 강경환 문화재보존국장은 또 “반구대암각화와 물길로 2.4㎞ 떨어져 있는 신석기에 제작된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 등 대곡천 경관을 올해 안에 명승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 박맹우 울산시장은 이날 설명회 현장에 나타나 “울산시민의 식수 문제에 대한 해결책 없이는 대책을 논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반구대암각화의 운명이 기구해진 이유는 1965년 사연댐 건설로 이미 수몰됐기 때문이다. 1970년 천전리 각석을 발견했던 문명대 당시 동국대 교수팀은 이듬해 반구대암각화를 발견했다. 강변의 바위 절벽 중에서 가장 넓고 반반한 너비 6.5m, 높이 3m가량의 수직 바위에 배를 탄 사람들이 고래를 사냥하는 모습 4점이 생생했고 거북이와 호랑이, 돼지, 양, 사슴, 가마우지, 샤먼(무당) 등 240여점의 암각화가 새겨져 있었다. 반구대암각화는 국보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장마가 지면 8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고스란히 물에 잠겨 있게 된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고려대 교수 시절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던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반구대암각화에 눈물이 흐른다”고 하는 이유다. 문명대 문화재위원은 “명승 지정과 세계유산 지정을 위해서는 현재 울산시가 주장하는 생태 제방을 쌓아서는 불가능하다”며 반구대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호소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이슈&이슈] ‘부·울·경’ 방문의 해 맞아 新관광산업 도시로 비상하는 울산

    [이슈&이슈] ‘부·울·경’ 방문의 해 맞아 新관광산업 도시로 비상하는 울산

    가지산·신불산·영축산 등 해발 1000m 이상 7개의 봉우리가 휘감아 형성된 ‘영남알프스’, 선사시대 고래잡이 역사를 간직한 ‘반구대암각화’, 동해의 푸른 물살을 가르며 힘껏 헤엄치는 ‘고래떼의 장관’, 세계 최고의 조선·자동차·석유화학 산업이 힘차게 돌아가는 ‘역동의 산업현장’. 산업도시 울산이 올해 부산·울산·경남 방문의 해를 맞아 천혜의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글로벌 산업관광 자원을 기반으로 ‘신(新)관광도시 울산’을 향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를 이끈 ‘산업수도’ 울산은 영남알프스의 국내 ‘산악관광 1번지’ 개발을 시작으로 ▲강동권 해양복합관광휴양도시 조성 ▲울산 앞바다 크루즈 고래 여행 ▲국내 산업관광 거점지구 조성 등을 통해 관광산업도시로의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 1700만명 이상 관광객 유치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울산을 방문한 1622만 5170명보다 77만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울산의 다양하고 풍부한 자연경관과 글로벌 산업 관광자원에 힘입어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에서 3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한 강동·주전·간절곶의 해안 절경과 수려한 산악자원인 영남알프스가 국내외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다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등 세계적인 역사·문화자원도 울산의 차별화된 관광자원으로 한몫하고 있다. 울산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친환경생태도시로 탈바꿈했다. 문수체육공원·울산대공원·달동문화공원·선암호수공원 조성과 태화강의 생태하천 복원 등에 힘입어 산업·환경·생태가 공존하는 도시로 변모했다. 최근에는 산악관광개발사업을 비롯해 일출명소 간절곶 공원과 대왕암공원, 강동권 해양복합관광휴양도시 개발사업, 일산해수욕장 및 진하해수욕장 해안디자인 사업 등 해안개발과 환경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시는 산악·해양·고래·산업·역사문화 등 관광객별, 테마별, 계절별로 세분화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부산, 경남, 경주 등 인근 지역과 연계한 광역 패키지 관광상품은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다 스위스, 뉴질랜드, 중국, 일본과 연계한 산악관광 활성화 사업은 울산시의 끊임없는 노력에 힘입어 올해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 또 울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013년도 산업관광 육성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공모사업 선정으로 국비 6억원을 지원받아 관광산업 진흥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시 관계자는 “유럽이나 일본은 산업유산을 하나의 관광 루트로 공동개발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면서 “울산은 조선, 자동차, 중공업, 에너지가 복합된 산업관광의 최적지로 기업과 시민의 호응도도 매우 높다는 점에서 산업관광의 성공이 크게 기대된다”고 했다. 이달부터는 울산 산업관광을 홍보하는 이동홍보관이 전국 곳곳을 누빈다. 이동홍보관은 길이 9.5m의 초장축 트럭을 개조해 외관만으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차량 외부는 홍보 영상을 상영할 수 있는 125인치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이 설치됐다. 내부는 한눈에 보는 울산, 울산 인사이드, 울산 24시, 울산의 3대 글로벌 산업, 울산의 미래 등을 주제로 지역 관광자원 전체를 홍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와 함께 시는 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15년까지 비즈니스호텔(2곳), 유스호스텔(1곳), 관광호텔(2곳) 등을 확충할 계획이다. 숙박시설이 확충되면서 각종 국내외 행사를 차질없이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시는 ‘산업관광 거점지구 조성’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기본구상 및 사업 타당성 조사까지 완료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울산을 찾는 관광객은 2008년 1253만 4481명에서 2009년 1235만 8467명, 2010년 1527만 646명, 2011년 1522만 1120명, 지난해 1622만 5170명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반구대암각화 보전 방안 대안 찾겠다”

    “반구대암각화 보전 방안 대안 찾겠다”

    “그저 ‘살려주세요’라고 사정을 했다.” ‘울산 반구대암각화 보전운동’에 뛰어들어 문화재청의 담당자들에게 10여 년 소리소리를 지르며 곤혹스럽게 하던 고미술사학자에서 문화재청장으로 발탁된 변영섭(52)씨는 2000년대 중반 당시 박근혜 국회의원을 만나 그렇게 하소연했다고 이야기했다. 변 문화재청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묻자 이렇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변 청장은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일본보다 적은데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것이 반구대암각화다. 이것을 보전해 등재하지 않으면 고구려 고분벽화가 최초의 것이 되는데, 우리 문화유산의 기원이 수천 년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다’라고 설명한 뒤 살려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반구대암각화는 국보 제285호로 1995년 6월 지정됐다. 1971년에 발견된 이 암각화는 신석기 후기에서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고래가 처음 등장하는 세계 최초의 암각화다. 그러나 1965년 사연댐이 축조된 후 침수와 노출을 반복하면서 훼손이 지속돼 대책이 필요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는데도 울산시는 식수원 문제를 제기하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 우선 문화재청은 수문설치를 통한 보존추진을 원칙으로 해결방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변 청장은 “국보나 보물을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면서 반구대처럼 인질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국보 관리 방안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대전 외청장들의 취임 일성

    박근혜 정부의 첫 외청장들이 18일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신임 외청장들은 취임에 앞서 지난 16일 대통령 주재 장·차관 워크숍에 참석해 국정 목표를 공유했기에 취임 일성부터 각오가 남달랐다. 백운찬 관세청장은 정부 재정수요의 차질 없는 뒷받침을 강조했다. 백 청장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관세행정의 기능을 재설계하고 인력 재배치 및 불합리한 과세제도와 법령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급변하는 무역환경과 사회변화에 맞춰 자기혁신을 거론하며 “오늘의 업적이 내일은 옛것이 된다”면서 “우리 스스로 주인이라는 수처작주(隨處作主)의 정신을 실천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정부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전국 산불관계관회의’를 주재했다. 최근 잦은 산불 발생에 따른 국민 불안 해소 차원으로, 회의에는 국무총리실 등 중앙행정기관과 전국 시·도 산불 담당 국장 등이 참석했다. 신 청장은 “올해 발생한 주요 산불의 대응상황을 분석, 경험을 공유해 산불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관련 기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취임식에서는 “다가올 통일시대에 대비해 황폐해지고 있는 북한의 산림을 조속히 복구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즉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형종 조달청장은 공공수요를 활용한 ‘고용과 성장’ 촉진을 강조했다. 민 청장은 “연간 조달의 70%를 상반기에 집행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에 기여하겠다”면서 “공공조달을 통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및 경제적 약자 기업의 권익보호는 조달청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특허청장은 지식재산 중심의 창조경제 구현을 내세웠다. 그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지식재산으로 실현해 창업하고 성장할 수 있는 지식재산 중심의 기업 성장 환경 조성이 시대적 과제”라며 “빠른 심사처리기간과 동시에 심사품질을 높여갈 수 있도록 심사정책 기능을 강화하고 지식재산이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영섭 신임 문화재청장은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 마련을 위해 이 문제를 전담할 “TF을 꾸리겠다”고 말했다. 변 청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 문화유산의 맏형인 반구대 암각화를 살려내고 주변의 역사문화 환경을 관광자원화하여 인류문화유산으로 일으켜 세우자”면서 “물고문에 시달리며 무너져 내리는 국보문화재가 있다는 사실을 과연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반구대 문제가 가르쳐준 교훈을 거울로 삼자”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상 첫 여성 청장… 울산 암각화 보호주의자

    변영섭 문화재청장 문화재청 역사 반세기 만에 첫 여성 청장이다.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로, 전문 미술사학자 출신이다.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모두 이화여대에서 받았다. 조선시대 회화에 관심을 갖고, 표암 강세황 연구에 주력했다. 충북도·서울시·문화재청 문화재 관련 위원을 거치고 한국미술사학회 회장을 지냈다. 공직 경험이 거의 없지만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호주의자라는 이력이 발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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