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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여름에 함박눈이”…스위스 희귀현상 ‘깜짝’

    30도를 웃도는 한여름에도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릴 수 있을까. 최근 스위스 고지대에서 고개를 갸웃할 만큼 희귀한 기상현상이 일어나 관광객들을 당혹케 했다. 스위스 대중지 ‘블릭’에 따르면 최근 한여름 평균기온을 나타냈던 스위스 알프스 동부 산베르나르디노 고개에 갑자기 강풍과 함께 눈발이 날리는 희귀한 현상이 벌어졌다. 강풍이 분 지 단 몇 분 만에 32도였던 기온은 뚝 떨어졌으며, 도로에 2~3cm나 쌓일 정도로 눈이 내렸다. 이런 기상현상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운전자들은 길에서 미끄러져 사고를 일으켰으며, 일부는 차를 세운 채 눈이 녹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한여름에 눈이 내리는 희귀 기상현상은 기상청도 예측하지 못한 바였다. 전날 기상청은 “이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으나, 고지대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면서 비가 눈으로 바뀌어 내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알프스에서도 10년에 한번 일어날까말까 한 드문 일이라고 블릭은 전했다. 당시 운전자들은 “한 여름에 함박눈이 내리는 현상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울산, 신불산케이블카 공공추진 검토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사업의 핵심인 신불산케이블카 건립이 민간투자 사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공추진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9일 울산시에 따르면 신불산케이블카 건립은 일부 사업자가 부지 매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제침체와 300억~400억원에 달하는 사업 규모 때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사업 착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최근 저축은행의 잇단 부실 대출 등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순수 독자 자본만으로 케이블카 사업에 뛰어드는 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8월 만료 예정인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및 지형도면고시를 비롯한 당초 건립 로드맵의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는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사업의 핵심사업인 하늘억새길을 오는 10월까지 완료할 계획이지만 신불산케이블카 건립이 늦어지면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사업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하늘억새길과 둘레길 등 핵심사업 진척도에 맞춰 케이블카사업을 공공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케이블카사업은 도시계획 시설이기 때문에 공공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다. 실제로 경남 통영의 한려수도 케이블카도 통영관광개발공사를 통해 건립·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신불산케이블카사업이 공공으로 추진될 경우 공적 자금을 투입해 울산도시공사에서 주도적으로 건립·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케이블카사업은 민간사업이 원칙”이라면서 “다만 민간투자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부득이하게 공공으로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카다피 정권 몰락 계기로 본 독재자들의 비참한 말로는

    카다피 정권 몰락 계기로 본 독재자들의 비참한 말로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역사 속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독재자들의 말로를 되돌아본다. ●차우셰스쿠 등 도피중 처형 22년간 루마니아를 철권통치하며 김일성을 모방해 우상화 작업에 혈안이 돼 있었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전 대통령은 1989년 카다피처럼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을 시도했다. 하지만 평소 정권에 불만이 많았던 군은 총부리를 차우셰스쿠에게 돌렸고, 북한으로 도망치려다 붙잡힌 그는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됐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뒤 연인 클라라 페타치와 함께 알프스 산맥을 따라 도망쳤던 베니토 무솔리니 전 이탈리아 총리 역시 유격대에 붙잡혔다. 메제그라라는 마을에서 페타치와 함께 처형당한 무솔리니의 시신은 밀라노의 로레타 광장에 매달렸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도 고향인 티그리트에서 숨어지내다 미군에 체포된 지 3년만인 2006년 12월 교수형에 처해졌다. ●소모사 부자, 암살도 대물림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가르시아 전 니카라과 대통령은 20년 독재 후 1956년 암살 당했다. 그 자리를 두 아들이 잇따라 차지, 소모사 일가는 1979년까지 62년간 니카라과를 지배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형에 이어 대통령 자리에 오른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데바일레도 1980년 암살당해 권력뿐 아니라 죽는 방식까지도 대물림했다. 독립 이후 정권 전복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조제프 카빌라 현 대통령은 아버지 로랑 카빌라가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혁명가였으나 변절, 독재를 하다 2001년 쿠데타 과정에서 암살됐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이 17년간 대통령 자리에 있는 동안 정치적 이유로 살해된 이들이 공식적으로만 3197명이고, 1000여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지 8년 뒤인 1998년 영국 런던에서 체포됐지만 건강상 이유로 석방돼 귀국했다. 칠레에 돌아와서는 가택연금됐고 2006년 심장마비로 숨졌다. ‘20세기 가장 부패한 지도자’로 꼽히는 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재직 중 부패혐의로 처벌받지는 않았지만 물러난 뒤 10년간 은둔생활을 하면서 빼돌린 돈은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피노체트·밀로셰비치 감옥행 ‘발칸의 도살자’라 불렸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연방 대통령은 2000년 실각한 뒤 2001년 4월 세르비아에서 체포됐다. 1999년 구유고슬라비아국제형사재판소(ICTY)에 의하여 전쟁범죄와 학살죄, 반인도적범죄 혐의로 기소돼 같은 해 7월 네덜란드 헤이그로 이송됐으며 재판을 받던 중 감옥에서 세상을 떠났다. ‘아프리카의 히틀러’로 불리는 이디 아민 전 우간다 대통령 역시 망명 생활 중 사망했다. 집권 기간 동안 전체 1000만명 인구 중 정적 등 최소 30만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1979년 반군에 쫓겨 리비아로 도피했다가 사우디아라비아로 건너갔다. 죽는 날까지 우간다 땅을 다시 밟지 못했다.. 부인 이멜다 마르코스의 엄청난 낭비벽으로 더욱 유명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은 1986년 2월 부정선거가 발목이 잡혀 집권 21년 만에 하와이로 쫓겨났다. 3년 뒤 가족들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원칙과 균형’ 山行에서 배웠다

    ‘원칙과 균형’ 山行에서 배웠다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를 말할 땐 늘 산이 거론된다. 그만큼 산과의 인연이 각별했다. 양 후보자의 오랜 지인들은 그를 ‘원칙을 지키는 산악인’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산행에서도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양 후보자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 판결의 성향에서 비롯된 평가다. 하지만 양 후보자의 산행 동료들은 “그와 산행을 해 보지 않고서는 그를 보수로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고 말한다. 보수, 중도, 진보 등 이념으로 나눌 수 없는, 그저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자유인’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보수에는 ‘합리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 후보자는 지난 1964년 경남고 재학 시절 ‘뭔가에 홀리듯’ 산악부에 들어가면서부터 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산악인으로서의 50년이다. 이는 1970년 사법시험 12회에 합격한 뒤 판사로 지낸 36년보다 더 길다. 판사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틈틈이 산에 올랐다. 지리산과 설악산은 거의 해마다 찾았다. 국내 모든 산의 정상을 한번씩 다 밟아봤을 정도다. 특허법원장 시절인 2004년에는 2년여에 걸친 장기 산행을 계획했다. 접근로를 포함해 800㎞에 달하는 백두대간 종주였다. 그해 2월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는 대법관이 된 이후인 2006년 7월에야 끝났다. 산을 좋아하는 법관들도 참여했다. 양 후보자는 산행 때 항상 ‘대장’으로 불렸지만 늘 산행 대열의 중간에 섰다. 전문산악인 수준이어서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었지만 종주 대원 모두의 안전 차원에서 산행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였다. 동료들도 자연에 순응하고 산행을 위한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이끌었다. 2004년 6월 덕유산 구간 때 “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얼마나 바르게 생활했는지 산행을 통해 나타난다.”고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어 “산에서 자연을 배우고 균형에 대해 깨달으며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느끼게 된다.”고 산행 동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원칙과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판사 양승태의 모습이 고스란히 배어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법원이 우리 사회 분쟁의 마지막 해결 장소라는 양 후보자는 “판사는 그 분쟁의 해결사”라며 “사회적 합의가 깨져 법원으로 온 사건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법관 스스로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밝히곤 했다. 양 후보자는 낮은 산을 오를 때도 산행 준비를 대충 하지 않는다. 높은 산 못지않게 장비를 꼼꼼히 챙긴다. 자신만의 산행 원칙이다. 그와 산행을 자주 했던 한 부장판사는 “(양 후보자는) 원칙에 대해 말만 하는 보수가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보수”라고 평했다. 양 후보자는 지난 10일 시작했던 미국 ‘존뮤어 트레일’(요세미티 계곡~피트니봉, 360㎞) 트레킹을 중단하고 18일 새벽 귀국했다. 앞서 대법관 퇴임 직후인 지난 3월에 히말라야산맥의 안나푸르나와 마누술루를 두달간 걷고 또 걸었다. 내년에는 ‘등산의 발상지’인 알프스산맥의 몽블랑과 마터호른을 등정할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대법원장으로 지명되면서 일단 산 사랑은 미뤄질 처지다. ‘걷는 자의 꿈’ 존뮤어 트레일을 중단한 것을 양 후보자는 두고두고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18일 밤 후보자 지명 소감을 묻자 양 후보자는 “동료들은 계속 걷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한·일 ‘알프스 산악관광’ 손잡았다

    울산시와 일본 도야마현이 산악 관광 활성화를 위해 손잡았다. 두 도시는 천혜의 산악 경관을 간직한 이른바 ‘영남 알프스’와 ‘일본 북알프스’ 관광지를 끼고 있는 곳이다. 오동호 울산시 행정부시장은 11일 일본 도야마현을 찾아 우에데 고우치 부지사를 예방하고 울산시와 도야마현과의 실질적인 산악 관광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두 도시는 ‘알프스’로 상징되는 두 지역의 천혜 자연경과 생태계, 문화유산 보존, 산악 자원 개발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또 공동 브랜드인 ‘알프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산악 관광 프로그램과 인프라 구축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두 도시는 민간 차원의 산악 관광 교류를 위해 여행사 팸투어, 산악연맹 간의 교류, 등반대회 개최 등 실질적인 교류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제관광기구 공동 가입 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시는 앞으로 일본 도야마현뿐 아니라 스위스 인터라켄까지 참여하는 산악 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신비로운 ‘빙하 속 얼음동굴’ 공개돼 눈길

    신비한 동화 속 세상을 연상케 하는 빙하의 얼음동굴 사진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스위스 출신 사진작가인 프랭코 반피(52)는 최근 직접 카메라를 들고 빙하로 뛰어들어 거대한 얼음에 가려진 바다 속 얼음동굴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접경에 있는 싸솔로 호수(Lake Sassolo)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깊은 바다의 푸른 물과 흰 얼음이 대조를 이루며 더욱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이 호수는 해발 2074m의 알프스 산맥과 연결된 해역을 형성하면서, 겨울에는 호수 아래 얼음동굴이 만들어졌다가 봄에는 서서히 녹아 없어지기가 반복된다. 기이한 형태의 얼음과 얼음동굴은 보는 이들까지 서늘하게 할 만큼 생생하게 포착됐으며, 동시에 자연의 놀라운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프랭코 반피는 “얼음 동굴의 신비한 모습을 담기 위해 지금까지 숱한 다이빙 연습과 훈련을 해야 했다.”면서 “위험한 작업이라는 건 알지만 완벽한 작품을 위해 반드시 직접 뛰어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동생 유골 뿌리던 형, 번개 맞고 ‘비명횡사’

    동생 유골 뿌리던 형, 번개 맞고 ‘비명횡사’

    죽음도 형제의 우애를 갈라놓지 못했던 것일까. 이탈리아의 40대 남성이 사망한 동생의 유골을 뿌리던 도중 사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매체 안사(ANSA)에 따르면 트리에스테에 사는 페데리코 딘(41)은 지난 1일(현지시간) 알프스 몬타지오 봉우리에서 동생을 유골을 뿌리던 가운데 번개를 맞고 숨졌다. 이에 앞서 딘의 동생은 지난 6월 멕시코 여행 도중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한 달 여 만에 동생의 유골을 받아든 딘은 생전 동생이 즐겨 찾던 장소에 뿌려주려고 몬타지오 봉우리에 친구와 함께 올랐다가 화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딘과 일행이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급하게 하산하던 가운데 번개를 맞았으며, 딘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함께 있던 친구는 화상을 입어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하산길 서두르지 마세요 느릿느릿 내려와야 야생화 친구들 사귄답니다

    하산길 서두르지 마세요 느릿느릿 내려와야 야생화 친구들 사귄답니다

    강원 태백의 금대봉과 대덕산은 흔히 ‘하늘 정원’으로 불립니다. 들꽃들이 무시로 피어 하늘과 맞닿은 산자락을 꽃밭보다 화려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가녀린 몸을 바람에 맡긴 들꽃들은 산정의 구름이 벗겨질 때마다 단아하면서도 고혹스러운 자태를 선보입니다. 숲그늘은 또 어찌 그리 짙은지요. 그렇잖아도 시원한 고원지대가 청량하다 못해 서늘하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벌써 가을꽃이 꽃망울을 열기 시작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을 거쳐 대덕산까지 이어지는 ‘들꽃숲길’을 돌아봤습니다. 그 길엔 우리가 이름 불러주길 기다리는 들꽃들의 아우성이 한창이었습니다. ●‘3D 식물도감’ 같은 들꽃숲길 함백산 은대봉과 금대봉이 갈라지는 길, 두문동재(1268m)다. 싸리재, 불바래기라고도 불린다. 한때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국도(38번)였던 곳. 산 아래에 터널이 뚫린 뒤론 들꽃숲길의 들머리 노릇만 하고 있다. 금대봉(1418m)과 대덕산(1307m)의 들꽃들을 돌아보는 일반적인 방법은 두 가지다. 들머리에 따라 달라지는데, 분기점은 둘 다 분주령(1080m)이다. 검룡소 주차장에서 오를 경우 분주령에서 대덕산을 둘러보고 내려온다. 거리는 약 6.6㎞로, 원점 회귀가 가능하다. 두문동재를 들머리 삼을 경우엔 금대봉을 지나 분주령에서 검룡소 방향으로 곧바로 하산한다. 거리는 6.9㎞쯤 된다. 이참에 분주령에 대한 오해, 즉 ‘분주령=야생화의 천국’이란 등식에 대해 확실히 짚어 두는 게 좋겠다. 분주령은 금대봉과 대덕산 사이의 움푹 꺼진 재다. 인근에 야생화들이 없지는 않으나, 금대봉 자락이나 대덕산에 견줄 바가 못 된다. 이런 오해가 확산된 데는 ‘분주령’이란 이름으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이 한몫했다. 사진 속엔 범의꼬리 활짝 핀 산자락이 담겨 있는데, 사실 분주령이 아니라 대덕산이 주인공이다. 이 사진 탓에 탐화객들이 분주령과 대덕산만 보면 핵심은 모두 둘러본 것 아니냐며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이 경우 들꽃 산행의 중요한 한 축인 두문동재를 놓치게 된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대덕산을 거치지 않고 하산하는 경우도 완벽한 들꽃 산행이 못 되긴 마찬가지다. 들꽃 산행의 핵심은 두문동재를 포함한 금대봉 일대와 대덕산이다. 두 지역은 자생하는 들꽃들의 양태나 산행길의 분위기 등에서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인다. 두문동재에서 출발해 분주령과 대덕산을 거쳐 하산하는 9.6㎞짜리 산행이 필수적이란 얘기다. 산행 길이가 늘어난 만큼 산행 시간도 한 시간가량 늘어 4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단언컨대 어느 한쪽이라도 놓친다면 이는 명백한 손실이다. ●하늘 정원 걸으며 여름꽃을 배웅하다 두문동재~금대봉~분주령 구간의 특징은 길이다. 줄곧 소로가 이어진다. 걷기 쉽고 아늑하다. 오르막도 거의 없다. 산악자전거의 다운힐(down hill)처럼 줄곧 내리막이다. 2.5㎞ 정도는 아예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숲그늘이 이어진다. 그 길에 군데군데 야생화가 피어 있다. ‘3D 식물도감’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탐방로 이름이 ‘들꽃숲길’인 것도 그런 까닭이다. 들꽃들이 군락을 이루기보다는 점점이 흩뿌려져 있는 게 이채롭다. 두문동재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곧바로 숲으로 난 소로다. 하늘 정원으로 향하는 비밀의 문이다. 동자꽃이 길을 열고, 태백기린초와 큰까치수염, 노루오줌 등이 앙증맞은 꽃술을 벌려 탐화객을 맞는다. 간간이 강렬한 노란빛의 마타리가 눈에 띈다. 가을을 알리는 꽃이다. 김상구 문화관광해설사는 “8월 중순만 돼도 가을꽃이 피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산 아래는 이제 한여름이 시작되는데, 깊은 산은 벌써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금대봉에서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고목나무 샘’과 만난다. 한강의 시원(始原) 같은 곳이다. 하지만 샘은 한강 발원지의 지위를 검룡소에 선선히 내줬다. 물이 땅으로 스며든 뒤 비로소 검룡소에서 솟구친다는 게 이유다. 하긴 자연이 이런 일로 공명을 다툴까. 들꽃숲길에선 조심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일부를 제외하면 탐방로 주변이 모두 생태·경관보전지역이다. 따라서 탐방로가 아닌 곳은 아예 발을 딛지 않는 게 좋다. 쐐기풀과 나무 뿌리도 조심해야 한다. 쐐기풀은 고목나무 샘 아래쪽부터 특히 많은데, 맨살에 닿았을 경우 독성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나무 뿌리는 거의 얼음장과 같아서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길은 순탄하게 이어지다 분주령부터 곧추선다. 된비알이지만 숨이 턱에 찰 정도는 아니다. 40분 정도 숲길을 걷다 보면 느닷없이 하늘이 벗겨지며 분지 형태의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가슴이 후련해지는 들꽃 세상, 대덕산이다. 김 해설사는 대덕산을 “산중 연꽃 같은 지형”이라고 표현했다. 사방을 둘러친 고산준령들이 연꽃잎이라면 대덕산은 그 가운데 꽃술처럼 들어 앉아 있기 때문이란다.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병풍 삼아 하늘 정원이 펼쳐져 있다. 일월비비추가 주종을 이루고, 양지꽃과 하늘말나리 등이 분위기를 돋운다. 꼭꼭 숨겨진 솔나리는 반드시 찾아볼 것. 잎이 솔잎을 닮아 이름지어졌다. 야윈 꽃대에 진분홍 꽃이 얹혔는데, 단아하면서도 고혹적이다. 속되게 비유하자면 ‘베이글녀’쯤 되겠다. 하산길에 검룡소에 들르는 것도 좋겠다. 신비로운 분위기가 철철 넘치고, 이무기가 승천했다는 폭포도 장관이다. ●축제로 여는 고원(高原)의 여름 이맘때 태백에서 꼭 기억해야 할 볼거리가 해바라기와 배추다. 소 아홉 마리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는 구와우 마을에서는 해바라기 축제(www.sunflowerfestival.co.kr)가 28일까지 열린다. 해발 900m 고원 마을에 물결치는 100만 송이 해바라기가 장관이다. 고랭지 배추밭도 빼놓을 수 없는 계절의 ‘별미(美)’. 곰곰 살펴보면 잘 익은 배추는 농염한 장미에 견줄 만큼 예쁘다. 태백 어름에서 삼척에 이르까지, 거의 대부분의 산자락마다 배추들이 가득하다. 풍경이 빼어나기로는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와 귀네미 마을이 첫손 꼽힌다. 특히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태백의 대표 아이콘으로 여겨질 만큼 ‘전국구’ 관광명소다. 워낙 찾는 이들이 많아 배추 출하가 끝나는 9월 30일까지는 주말에 외부 차량을 통제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하루 10회 오간다. 평일에는 적정 대수의 차량만 통행시킨다. 귀네미 마을은 아직 통행 제한이 없다. 태백쿨시네마페스티벌도 제법 쏠쏠한 재미를 안겨 준다. 올해 15회째. 7일까지 오투리조트에서 열린다. 행사장은 해발 1100m의 고원지대다. 영화가 시작되는 오후 8시 이후엔 기온이 15도 안팎에 그쳐 얇은 담요라도 걸쳐야 할 정도로 서늘하다. 행사장엔 가로 30m, 세로 20m 크기의 초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간도 조성됐다. 매일 저녁 6시 30분~8시엔 벨리댄스, 핑거기타연주 등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초·중·고교생 1000원. 7세 미만은 무료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부내륙고속도로→감곡나들목→38번 국도→태백, 혹은 중앙고속도로→제천나들목→영월→태백 순으로 간다. 태백시 관광문화과 550-2081. 들꽃숲길을 트레킹하려면 3일 전 태백시 환경보호과(550-2061)에 예약해야 한다. 카메라 삼각대는 반입 금지다. ▲맛집 태성실비집(552-5287)은 연탄불에 태백 한우를 구워 먹는 집이다. 초막손칼국수(553-7388)는 고등어조림, 두부조림 등으로 소문난 맛집. 김서방닭갈비(553-6378)와 승소닭갈비(553-0708) 등도 많이 알려져 있다. ▲잘 곳 오투리조트가 첫손 꼽힌다. 함백산 구릉에 터를 잡아 일출과 마주할 수 있다. 패스텔(553-1871), 알프스(552-2620) 등 모텔도 깔끔하다.
  • 부산저축은행 가짜 급여통장 거액비자금 조성

    부산저축은행이 가짜 급여통장을 활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됐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의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이 31일 입수한 울산지검의 2008년 수사 기록을 보면 부산저축은행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태안종합건설의 금고에서 6개 SPC 임직원들의 급여통장 및 계좌이체 내역이 발견됐다. 당시 울산지검은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 등 5명을 뇌물공여 및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이 이때 부산저축은행 SPC들의 가짜 급여통장 부분을 수사해 추가로 기소했다면, 지금 사태로까지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조 의원 측 주장이다. ●2008년 포착 불구 수사 안해 급여를 받은 것으로 돼 있는 SPC 임직원들은 안아순 전무 등 부산저축은행 주요 임원들의 친인척이나 지인들이다. 검찰이 당시 압수수색한 자료를 보면 안 전무는 SPC인 영남알프스컨트리클럽의 대표이사로 형의 친구인 김모씨를 추천했다. 태안종합건설 금고에서 발견된 김씨의 급여통장에는 김씨가 2억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안 전무는 이런 방식으로 부산저축은행 산하 SPC에 모두 12명의 지인을 임원으로 추천했고, 이 임원들은 가짜 급여통장을 개설했다. 강성우, 성종기, 김해식, 이구헌 등 안 전무와 함께 부산저축은행의 주요 임원이었다가 최근 기소된 이들도 같은 방식으로 지인들을 SPC 임원으로 추천했다. ●드러난 것만 20억… 수백억 추정 울산지검 수사 기록에는 영남알프스컨트리클럽, 정우종합건설, 태안종합건설, 지평선건설, 대우하우징, 희정 등 6개 SPC가 가짜 월급통장을 개설한 것으로 나온다. 6개 SPC가 임원들의 가짜 급여통장에 이체한 금액은 모두 20억 8700만원이다. 부산저축은행은 120개 SPC를 두고 있다. 이들이 모두 가짜 급여통장을 활용했다면, 이 같은 수법으로 모은 비자금 액수만 수백억원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한편 검찰 수사 기록에는 부산저축은행이 94명의 차명계좌로 6041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나온다. 이 역시 실제 대출이 이뤄지지 않고 서류상으로만 돈이 오가고, 실제 돈은 비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대형 마트들, 별도 코너 만들어 박카스 등 의약 외품 판매 시작

    대형 마트들, 별도 코너 만들어 박카스 등 의약 외품 판매 시작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 3사가 본격적으로 의약외품 판매를 시작한다.  롯데마트는 28일부터 서울 월드점, 서울역점 등 30개 점포에서 의약 외품 판매를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각 점포에는 가정 상비약 코너를 별도로 마련해 우선 박카스D·영진 구론산G·안티프라민(연고제)·생녹천액(소화제) 등 총 9개 품목을 취급한다. 앞으로 취급 품목을 확대하고 의약 외품 판매를 전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지난 23일부터 서울 성수점에서 박카스·타우스·위청수·가스명수·생록천 등 소화제 총 6개종을 판매 중이다. 이들 품목은 의약품 도매상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8월1일부터는 안티푸라민을 추가하는 등 계속 판매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서울 영등포점에서 22일부터 ‘가정상비약’ 코너를 별도로 마련했다. 이 코너에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의약 외품, 365일 편리하게 준비하세요’란 문구가 적혀 있다.  판매 의약 외품은 박카스D·타우스·알프스 등 자양강장제와 생록천·위청수·까스명수 등 소화제와 안티푸라민 등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에비앙 마스터스 대회 2013년 메이저 승격

    매년 프랑스 알프스의 산맥 자락에서 열리며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렸던 에비앙 마스터스가 2013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메이저 대회로 승격된다. LPGA 투어의 마이크 완 커미셔너는 21일 “2년 뒤에는 이 대회가 LPGA 투어의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메이저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94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의 대회로 시작된 에비앙 마스터스는 2000년부터 LPGA 투어와 공동 개최하는 대회로 바뀌었다. 에비앙 마스터스가 메이저 대회가 되면 이름도 ‘에비앙 챔피언십’으로 바뀌고 날짜 역시 9월 둘째 주로 옮기게 된다. 이 대회가 승격되면 LPGA 투어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US여자오픈, LPGA 챔피언십,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포함해 모두 5개의 메이저대회를 운영하게 된다. 이날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2·6334야드)에서 시작된 1라운드에서는 안신애(21·비씨카드)가 5언더파 67타로 선두권을 형성했다. 신지애(23·미래에셋)는 3언더파 69타, 유소연(21·한화)은 10번홀까지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에비앙 마스터스] ‘물꼬’ 튼 유소연 2연승 몰아칠까

    US여자오픈 역전승의 주인공 유소연(21·한화)이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마스터스(총상금 325만 달러)에 도전한다. 한번 물꼬를 트면 무섭게 몰아치는 유소연만의 스타일로 2연승을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가 LPGA 투어와 공동 개최하는 에비앙 마스터스는 21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2·6334야드)에서 열린다. 유소연은 US여자오픈이 끝난 뒤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고 지난 18일 대회가 열리는 프랑스에 도착했다. 유럽 대회는 처음이지만 국가대표 시절 다양한 코스를 경험했기 때문에 적응에는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또 대회장이 알프스 산자락에 걸쳐져 있어 한국의 ‘산악형’ 골프코스와 비슷한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유소연은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 경기를 즐기면서 풀어가겠다.”며 “코스를 잘 모르지만 연습 라운드를 통해 치밀하게 코스 공략법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일단 우승을 하면 계속 감을 유지하는 유소연은 ‘몰아치기의 명수’로 유명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절정의 기량을 뽐냈던 2009년에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그해에만 총 4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만만치 않다. 호적수들이 많다. US여자오픈에서 공동 15위로 밀리는 바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한 청야니(22·타이완)가 벼르고 있다. 유소연과 청야니는 같은 조에 편성돼 21일 오후 8시 티오프를 한다.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에게 아쉽게 역전을 허용한 ‘라이벌’ 서희경(25·하이트)도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신지애(23·미래에셋), 지난해 준우승한 최나연(24·SK텔레콤)도 오랜 부진을 털고 올 시즌 첫 승 수확을 노리고 있다. 신지애는 지난해 모건 프레셀(미국)과 접전을 펼친 끝에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스카이다이버가 대형 태극기를 달고 신지애의 시상식장에 착륙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이 대회 전까지 우승이 없었던 신지애는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을 계기로 하반기에 1승을 추가했다. 한편 에비앙 마스터스는 여러모로 한국 선수들에게 뜻깊은 대회이기도 하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1988년 구옥희가 일본에서 열린 LPGA 투어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첫 우승을 거둔 뒤 통산 100승째를 달성하기 때문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10분) 산악인 고(故) 고미영씨는 생전 “포기란 배추를 셀 때 하는 말”이라고 얘기할 만큼 강인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유품으로 발견된 일기장에는 뜻밖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2009년 14좌 경쟁이 치열했을 무렵 히말라야 산중에서 작성된 그의 일기장에는 사랑하는 연인 때문에 흔들렸던 여자로서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는데….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사모아는 남태평양에서도 폴리네시아적 전통을 가장 잘 지켜오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우폴루 섬과 사바이 섬 등 두 개의 큰 섬을 중심으로 남태평양 특유의 화산 풍경과 아름다운 바다를 품고 있다. 남태평양의 작은 천국 사모아의 속살을 찾아 떠나본다. ●사랑을 믿어요(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영희는 기창에게 온갖 비위를 맞추며 드라마 아이디어를 구한다. 기창은 이런저런 조건을 내세우며 영희와 아이디어 거래를 한다. 둘 사이의 살벌했던 분위기가 조금씩 서로 협동해 가는 파트너십으로 바뀌어 가는데…. 수봉은 며느리도 들어오는 마당에 더 이상 지하에서 지낼 수 없다며 화영에게 방을 달라고 요구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10분) 인터넷 도박 업계는 최대 32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속에는 오늘도 여전히 자신들의 삶을 송두리째 도박판에 갖다 바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아니다. 게임머니를 돈으로 바꿔주는 환전상을 하거나, 일명 ‘짱구방’ 등 일반 이용자들에게 속임수를 쓰는 사람들인데…. ●KBS 스페셜(KBS1 일요일 밤 8시) 1970년대 뉴욕은 빈곤과 범죄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였다. 그러나 현재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모인 멜팅폿이다. 뉴욕은 전 세계 금융자산의 40%가 모여 있는 금융의 도시, 수준 높은 문화 예술의 도시, 패션의 도시로 불린다. 21세기 명품도시로 새롭게 태어난 뉴욕, 그 과정을 따라가 본다. ●영상앨범 산(KBS2 일요일 오전 7시 40분) 천상의 트레킹 코스인 스위스 융프라우. 빼어난 알프스의 고봉들 가운데 최초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등재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융프라우의 예측 불가능한 날씨 덕분이다. 그만큼 융프라우는 변화무쌍하다. 이렇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날씨 속에서 과연 일행은 무사히 등반을 마칠 수 있을까.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30분) 동화 피터팬 속의 팅커벨과 영화 반지의 제왕 속의 레골라스, 그리고 노르웨이 전설 속에 등장하는 트롤까지. 이들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불가사의한 마력을 지닌 초자연적인 존재다. 실제로 요정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이 만났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 [평창, 꿈을 이루다] 국민 91.4% 유치 기원… 대한민국 모두의 승리였다

    [평창, 꿈을 이루다] 국민 91.4% 유치 기원… 대한민국 모두의 승리였다

    강원 평창의 2018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은 대한민국 모두의 승리로 요약된다. 우선 300만 강원도민을 포함한 우리 국민들의 올림픽 유치 열망이 가장 큰 승인으로 꼽힌다. 또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지원 방침, ‘유치 전쟁’ 최일선에서 불철주야로 뛴 유치 관계자들의 활약 등이 어우러져 일군 쾌거로 평가된다. 국민, 정부, 유치위원회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갔다는 얘기다. 사실 평창은 후보 도시 국가인 독일(뮌헨), 프랑스(안시)와의 유치 경쟁에서 부담을 느꼈다. 두 국가는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이 한국보다 높다. 게다가 천혜의 알프스를 배경으로 올림픽 등을 선점해온 전통의 동계 스포츠 강국이다. 이에 견줘 한국은 밴쿠버올림픽에서 두각을 보였지만 막 발돋움한 수준에 불과하다. 출발부터 버거워 보였다. 이 탓에 힘겨운 승부가 점쳐졌고 심지어 ‘유치 불가’를 단언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평창의 도전은 녹록지 않았다. 무엇보다 ‘3수’의 배수진을 친 국민들의 유치 의지가 워낙 강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1개 항목에 걸쳐 후보 도시를 평가하면서 해당 국민들의 개최 의지를 늘 최우선으로 꼽았다. 후보 도시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개최권을 줄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지난 2월 IOC 평가단의 후보 도시 조사 결과 평창은 이 대목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우리 국민의 대다수인 91.4%가 평창 유치를 지지했다. 강원 주민은 그보다 높은 93.4%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독일 국민들의 뮌헨 유치 지지율은 76%, 뮌헨 주민들은 이보다 적은 70.9%만 찬성했다. 프랑스도 국민 80%, 안시 주민 74%가 찬성하는 데 그쳤다. 정부의 확고한 지원 의지도 한몫했다. 정부는 현지 실사 당시 해당 장관까지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해 정부의 지원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4월 런던에서 열린 ‘스포트어코드’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2018년까지 모두 5억 달러(약 5104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 주목을 받았다. 다른 후보 도시와 달리 명확한 액수까지 제시하며 정부 보증을 확실히 했다. 아울러 조양호 유치위원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KOC) 회장, 이건희 IOC 위원 등 유치전 ‘빅3’가 ‘총성 없는 전쟁’의 최일선에서 뛰었다. 조 위원장과 박 회장은 국내외에서 평창의 유치 활동을 진두지휘했다. 이 위원은 동료 IOC 위원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역할’을 무기로, 위원들 마음을 파고들었다.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 IOC 선수위원도 마찬가지. 선수위원들을 ‘맨투맨’ 방식으로 집중 공략했다. IOC가 1999년 올림픽 유치전으로 불거진 ‘솔트레이크시티 뇌물 스캔들’ 이후 후보 도시와 IOC 위원 간의 개별 접촉을 엄격히 금지해온 터라 두 위원의 존재는 평창에 엄청난 힘이 됐다. 평창의 오랜 염원을 실현하고자 10년 넘게 스포츠 외교 무대를 누빈 김진선 특임대사도 평창이 두 번이나 역전패한 아픔을 곱씹으면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이 밖에 평창 홍보대사인 ‘피겨퀸’ 김연아와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부회장 등 선수 위원들의 활약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더반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부고]

    ●김욱(단국대 교수)씨 모친상 김완기(전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씨 장모상 5일 천안 단국대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41)550-7185 ●지옥동(화랑무공훈장 수훈자)씨 별세 승룡(광고사랑 국장)씨 부친상 김세일(서울과기대 교수)서정덕(예지농원 대표)씨 장인상 6일 서울대병원, 발인 8일 오전 5시 30분 (02)2072-2014 ●권석형(전 세화고 수석교사)석훈(한진해운 부장)춘석(보험개발원 〃)씨 모친상 박도(PT.KEPSONIC 인도네시아 대표)씨 장모상 권범준(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씨 조모상 6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2258-5953 ●김진열(신원통신공업 회장·한양대 총동문회 명예회장)씨 별세 용식(고려의대 안암병원 내과교수)씨 부친상 권건록(대구 권한의원 원장)씨 장인상 박옥(질병관리본부 팀장)씨 시부상 6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921-3099 ●윤상호(BTN불교TV 사업본부장)씨 모친상 6일 서울 국립의료원, 발인 8일 오전 6시 40분 (02)2262-4819 ●최원석(SBS 보도국 문화부 차장)영숙(교사)씨 부친상 김종헌(전 대구MBC 기술국 국장)이현우(경북대 농공학과 교수)조주철(현풍고 교사)씨 장인상 조경숙(잠실여고 교사)씨 시부상 6일 대구 가톨릭대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53)655-4501 ●박만흠(전 알프스리조트 사장·한국학생스키연맹 부회장)수흠(알프스리조트 팀장)진흠(소금 팀장)씨 모친상 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10시 (02)3410-6915 ●장인성(한미건설 이사)윤규대(PMCORP 대표)씨 장인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3010-2232 ●심상준(한국종합기술 전무)씨 부친상 고상윤(한국전력 차장)씨 장인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2)3010-2295 ●오광철(시온관광 대표이사)씨 모친상 김주만(바우하우스 대표이사 회장)씨 장모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3410-6903 ●김동욱(윈스로드 대표이사)수정(다원아이티 〃)씨 모친상 홍태희(전 대전보건대 교수)김대곤(CPK 전무이사)씨 장모상 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2227-7580 ●정명진(한국도로공사 경기본부 용지팀 과장)상진(사업)씨 부친상 윤석(한국해양연구원 해양유성센터 연구원)김은희(비상교육 비쥬얼전략과 CP)씨 시부상 6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10-7266-7484 ●이상진(MBC 보도국 영상편집부 부장)씨 장인상 5일 충남 보령 웅천장례식장, 발인 7일 오전 8시 30분 070-7711-4448 ●문옥곤(진국유통 대표)씨 모친상 김정식(LG하우시스 부장)씨 장모상 강구귀(이투데이 유통경제부 기자)씨 외조모상 5일 김천의료원, 발인 7일 오전 7시 (054)432-5444
  • [책꽂이]

    ●K스트리트(한용걸 지음, 서해문집 펴냄) 로비스트 사무실이 즐비한 미국 워싱턴 백악관 북쪽 도로 이름이 ‘K스트리트’다. 단어 자체가 로비활동을 뜻한다. 정치자금 모금, 법안 제정 등 여러 사안에 로비스트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워싱턴 특파원 경험을 통해 직접 접한 내용과 꼼꼼한 자료 조사를 통해 미국과 비자면제프로그램 체결, 일본과 로비 전쟁을 벌였던 종군위안부 결의안, 헛돈만 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사안별로 벌인 한국 정부의 로비 사례를 상세히 풀어내고 있다. 1만 5000원. ●적색에서 녹색으로(김욱동 지음, 황금알 펴냄) 생태문학비평집이다. 정책입안자나 과학자들의 담론 못지않게 문학하는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시(詩)야말로 생태주의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장르라고 역설하며 정지용, 박두진 등을 비롯해 문정희, 김용택, 정현종 등의 시편을 통해 인간중심주의의 문제점, 인간과 자연의 합일의 가치를 역설한다. 영문학 전공자이면서 생태학, 수사학, 민속학 등으로 학문의 관심 영역을 확장 통섭하며 10여 년 전부터 ‘문학 생태학’의 개념을 강조하고 있다. 1만 8000원. ●룰스 오브 디셉션(크리스토퍼 라이히 지음, 이정윤 옮김, 프리뷰 펴냄) 국제스릴러작가협회 최고작품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라이히의 화제작 ‘롤스 오브~’시리즈 3권 중 첫번째다. 전문 산악인이자 외과의사가 아내와 함께 알프스산을 오르다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고 전문킬러의 추격을 받기에 이른다. 아내가 비밀 스파이였음을 나중에 알게 된 그는 전쟁을 택한 세력의 음모를 중단시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펼친다. 빠른 스토리 전개와 반전 등 스릴러 요소를 갖췄다는 찬사를 받았다. 1만 5800원.
  • [SPC 운영 실태] ‘허수아비’ 내세워 설립 뒤 친구 부인까지 임원 낙하산

    울산지검 특수부는 2008년 12월 부산저축은행의 비리를 대대적으로 파헤쳤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울산시 울주군 두서골프장과 전남 곡성골프장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1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일삼고 지자체장을 상대로 로비한 사실을 밝혀냈다. 비리 원천은 역시 SPC였다. SPC를 통해 불법 대출을 했고, 명의 대여자들의 개인 대출 등의 형태로 로비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검찰이 밝혀낸 SPC 불법 운영 실태는 2011년과 판박이다. 부산저축은행은 전문성이 없는 명의 대여자들을 ‘허수아비’로 내세워 SPC를 설립한 뒤 골프장, 아파트 등 각종 부동산 사업을 추진했다. SPC 대표·이사·감사 등 임원에는 부산저축은행 임원들의 가족, 친·인척, 지인을 앉혔다. 김양 부회장의 경우 손위 처남, 사촌 남편의 동생, 친동생, 친구 및 친구 부인, 제수, 숙부, 고종사촌, 고모부, 숙모, 후배 등 ‘아는 사람’은 죄다 동원했다. 부산저축은행은 명의 대여자들에게 월 100만~200만원씩 급여도 줬다. 당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SPC는 영남알프스컨트리클럽 등 6개였고, 이들 SPC에는 부산저축은행 임원들의 친·인척 32명이 임원으로 올랐다. 부산저축은행은 이들에게 2004년부터 2008년까지 24억여원에 달하는 급여를 지급했다. 검찰 관계자는 “하는 일이 전혀 없는 친·인척들에게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객 돈을 몰래 빼내 급여로 지급했다.”며 “이번 수사에서도 매달 명의 대여자들에게 100만~2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명의 대여자들의 건강보험료 등 4대 보험료와 재산세 등 각종 공과금(4200여만원)도 대납했다. 명의 대여로 부동산 등 재산이 늘면서 각종 공과금도 증가해 그 부분까지 부담한 것이다. 또 명의 대여자들의 금품 요구가 있으면 수시로 현금을 인출해 줬다. 당시 검찰 조사에서 은행 임원들은 “명의 대여자들의 집안에 경조사가 있거나 은행에 명의 대여자로 대출 서류를 작성하러 올 때, 그리고 특별한 일이 있어 돈이 필요하다고 할 경우 돈을 줬다. 적게는 50만원부터 많게는 200만~300만원까지 줬다. 명의를 빌려준 데다 은행 임원들의 지인 및 친·인척들이라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뇌물 등 로비 자금은 SPC 명의로 나간 대출금 중 운영비와 명의 대여자 개인 대출금에서 마련했다. 검찰은 현금 3800여만원, 수표 1억여원 등 장부에 기입되지 않은 용처 불명의 돈을 파악해 정·관계 로비 자금 여부를 추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은 회사를 키운다는 명목 아래 회계 조작, 부동산 명의신탁 등 불법을 일삼으며 예금주들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며 “그 불법이 시정되지 않고 2009부터 2011년까지 일어나도록 방조하고 비호한 세력들을 밝혀내는 게 이번 중수부 수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김종창 부산저축 비호 몸통?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피의사실에 등장한 뒤부터 금융계 안팎에서는 ‘몸통’ 논란이 한창이다. ‘금피아’(금감원+마피아) 수장이자 ‘모피아’(재무부+마피아)의 핵심 일원이라는 비중감이 크다. 애당초 검찰 안팎에서는 김 전 원장이 참고인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직권남용으로 사법처리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검찰 조사를 눈앞에 둔 그는 일주일 이상 이렇다 할 해명을 하지 않아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5일 금융권과 검찰 등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의 영남알프스골프장 불법투자 사건에 대해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다. 이미 구속기소된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 등은 친인척 등을 내세워 영남알프스컨트리클럽을 설립한 뒤 대출을 가장해 자금을 불법투자한 혐의로 2009년 1심, 2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검찰은 2008년 말 기소 당시 사건 내용을 금감원에 통보했으나 적절한 조사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 전 원장은 지난해 2월에는 감사원이 요청한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예금보험공사와의 공동검사를 한때 중단시키기도 했다. 같은 해 4월에는 감사원을 찾아가 저축은행 감사와 관련해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김 전 원장이 사외이사를 지냈던 아시아신탁, 부산저축은행 사이에 얽힌 관계도 석연치 않다. 지난해 6월 아시아신탁이 부산저축은행에 9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 김 전 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아시아신탁이 회수한 지분 47억원 가운데 26억원가량은 부산저축은행의 알선으로 KTB자산운용이 사실상 지배하는 글로벌리스앤캐피탈이 매입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특히 김 전 원장이 아시아신탁 주식을 명의신탁 형태로 계속 갖고 있었다는 의혹이 입증될 경우 공직자윤리법 위반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災後 일본’ 건설 세계가 지켜본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열린세상] ‘災後 일본’ 건설 세계가 지켜본다/임상빈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

    지난 5월 중순에 일본을 방문했다. 3·11 대지진 이후의 첫 방문이어서 그런지 일본의 작은 변화에도 관심이 쏠렸다.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의 변화를 살펴보고 한·일 관계 개선방안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불야성을 이루던 도쿄의 번화가는 종전보다 어두웠다. 전철역 내 에스컬레이터가 부분 운행되고 있었다. 전차 속 가득했던 광고 포스터는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내가 눈으로 확인한 변화는 이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도쿄시민들에게 센다이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더 이상 이야기의 주제가 아니었다. 의도적인 침묵 그리고 무시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뉴스를 통해 접했던 것보다 훨씬 안정을 찾고 있다. 의연한 도쿄시민들을 보면서 불현듯 하나의 잔영이 스쳐 지나갔다. 일본 유학시절 가미코치(일본 북알프스의 일부 지역)에 갔을 때의 일이다. 계곡 상류지역 다리(갓파바시) 앞에 있는 관광 상품가게에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갓파(물 속에 사는 상상 속의 동물)의 눈물’을 사기 위해서였다. 무엇인지 궁금했다. 뜻밖이었다. 작은 비닐 봉지 안에 병 조각이 들어 있을 뿐이었다. 왜 저것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지 의아했다. 판매 수익금은 이곳의 환경보호사업에 쓰인다는 판매원의 설명을 듣고 새삼 일본인의 ‘국민성’에 감탄했다. 위기에서 일본인의 시민의식은 더욱 빛났다. 리히터규모 9.0 지진과 20m의 제방을 뛰어넘은 쓰나미 앞에서 그들이 보여준 희생정신과 공동체의식은 ‘인류의 진화’라는 찬사를 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2년 뒤에 센다이와 후쿠시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 일본은 지금과 전혀 다른 차원에서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한국에서 만난 한 일본기업인의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 극복과정에서 ‘파괴적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엄존해 있다. 유동성이 취약한 재정에서 비롯된 복구 재원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관료제적 한계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정부가 쓰나미와 원전 사태 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관료주의로 대변되는 국가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가령 일본의 알프스로 불리는 알펜루트의 주차료도 일본 관료주의 문제점의 방증일지 모른다. 2009년 일본의 알펜루트에 갔을 때의 일이다. 3000m 가까운 고지대까지 자동차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뛰어난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알펜루트의 다테야마를 다녀오는 동안 자가용 승용차를 거의 보지 못했다. 그 까닭을 물었다. 하루 주차비가 5만 6000엔이라고 했다. 한국 돈으로 거의 70만원이다. 턱없이 비싼 주차료는 훌륭한 관광 인프라의 기능을 제한하는 듯했다. 자연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운 행정 편의주의가 일본의 관료주의와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닐까. 관료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한 게 이번 방문의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일본의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는 논의도 점차 대두하고 있다. 그 중심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등 뉴리더들이 자리잡고 있다. 패전 이후 ‘전후일본’을 건설한 것처럼 시민사회를 주축으로 ‘재후(災後)일본’을 새로이 건설하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내가 본 페레스트로이카’에서 “체르노빌 사고가 고르바초프 정치의 ‘결정적인 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체르노빌은 그 자체가 소비에트 사회주의 체제의 모순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얘기다. 센다이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처럼 일본의 국가주의 체제의 모순을 압축하고 있을지 모른다. 고르바초프는 궁극적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미래지향적 국민성을 갖고 있는 일본 국민들이 재난을 새로운 체제로 승화시키려는 각성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일본에 못지않게 관료주의적 병폐를 안고 있는 한국 역시 일본의 모순 극복 과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 [31일 TV 하이라이트]

    ●명작스캔들(KBS1 밤 11시 45분)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은 조작된 그림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나폴레옹이 타고 있던 백마도 사실은 노새였다는 것. 비좁고 험준한 알프스 산맥을 넘기 위해서는 몸집이 큰 백마보다는 작고 힘센 노새가 유리하다. 나폴레옹도 길잡이가 이끄는 노새를 타고 알프스를 넘었다는데…. 진실은 무얼까. ●달의 신나는 우주 여행(KBS2 오후 3시 35분) ‘달의 신나는 우주 여행’은 아동용 그림책을 토대로 제작됐다. 영국·캐나다·싱가포르의 제작사들이 힘을 합쳐 만든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이다. 밤하늘을 지키는 달과 해, 별 등의 친구들과 함께 우주선을 타고 여러 별자리와 은하계, 블랙홀 등을 여행한다. 그들의 여행 속엔 어떤 모험담이 담겨 있을까. ●미스 리플리(MBC 밤 9시 55분) 우연히 명훈과 만나게 된 미리는 정규직으로 취직하지 못하면 비자 취소로 출국된다고 말한다. 도쿄대를 졸업했다는 미리의 거짓말을 믿은 명훈은 미리를 고용한다. 한편 A호텔에서 하우스키핑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희주는 ‘진상’ 손님의 불편한 상황을 재치있게 해결하고, 호텔 답사차 들른 유타카는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엄마·아빠 앞에선 말 잘하고, 애교 넘치는 새침데기 8살 수빈이. 하지만 낯선 사람들 앞에선 그대로 얼음이 되고 만다. 가족 외에는 누구와도 말하지 않는 수빈이. 학교를 다닌 지 두 달이 넘었지만, 그 누구도 수빈이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말하지 않는 수빈이 때문에 엄마는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데…. ●다큐프라임(EBS 밤 9시 50분)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정말 아이러니한 말이다. 세상의 어느 여자도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도대체 왜 엄마가 되면 여자들은 아이를 위해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슈퍼 맘’이 되는 것일까. 초인적인 엄마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다큐프라임은 국내 최초로 동·서양 엄마들의 ‘뇌 구조’를 들여다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차인태 진행으로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 진료센터 소장을 만나 본다. 1895년 미국 장로교 선교사인 인요한의 증외조부 유진벨이 선교를 목적으로 한국 땅을 밟은 이래 인요한이 4대 그리고 그의 자녀들이 5대째다. 영어보다 한국말을 먼저 배웠다는 인요한 소장의 한국에 대한 애정과 한국사회를 꼬집는 냉철한 시각을 함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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