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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동우신 알프스타운, 전 가구 프리미엄 소형아파트 분양

    경동우신 알프스타운, 전 가구 프리미엄 소형아파트 분양

    중소형아파트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형이지만 발코니 확장, 넓게 쓰는 평면설계 등을 통해 ‘작지만 강한’ 소형아파트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 수가 적고 아직은 모아둔 돈이 적은 신혼 부부들이 합리적인 분양가와 실용적인 크기를 찾아 큰 집보다는 작은 집을 선호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아파트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데다 목돈을 절약할 수 있어 젊은 신혼부부들이 첫 집을 장만하기에 적절하다”며 “나중에 이사를 가게 되더라도 5년간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젊은 부부들의 첫 보금자리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울산이나 구미, 포항 등 산업단지가 밀집되어 있는 도시의 경우 시민들의 평균 연령이 낮고 신혼부부나 단독 거주 직장인들이 많아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단지로는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경동건설과 우신종합건설이 분양 중인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을 눈 여겨 볼 만 하다. 1540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모두 전용 45∙54㎡의 소형으로 구성된다. 최근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부동산 시장에서 전 가구 소형의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은 합리적인 분양가로 실수요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제공한다. 공급내역을 살펴보면 지하 2층, 지상 15~18층, 16개 동 규모로 1540가구 모두 전용 45∙54㎡의 소형으로만 구성된다. 특히 이번 분양은 4.1부동산대책 수혜로 면적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 주택 구입자에 대한 5년간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단지 바로 옆으로는 영남 알프스CC가 위치해 골프장 조망이 가능한(일부가구) 친환경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또한 산악관광시설과 문화시설 등 복합기능을 갖춘 관광종합안내소인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가 내년 준공 예정으로, 시설 이용은 물론 인근 상권 역시 발달될 것으로 보인다.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이 들어서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일대는 인근으로 삼성 SDI, 길천, 반천일반산업단지, 울산 하이테크밸리 등이 위치하는 배후 주거 인프라의 핵심 지역으로 풍부한 배후수요는 물론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실수요자들을 대거 흡수할 전망이다. 특히 근로자가 2천 여명에 달하는 삼성SDI 울산사업장은 최근 사업 확장으로 생산설비를 증설키로 하는 등 고용 인력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더욱 탄탄한 배후수요를 형성하게 된다. 단지 인근으로 초, 중, 고가 인접해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췄으며 서울산IC를 통해 차량으로 20~30분대에 울산 시내에 도달 가능하다. 여기에 KTX울산역과 경부고속도로의 이용이 편리한 사통팔달의 교통을 자랑한다. 특히 KTX 울산역세권 개발사업 1단계가 오는 10월 준공이 예정돼 있어 향후 시세차익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분양가는 3.3㎡당 최저 400만원 대부터, 평균 510만원대로 책정됐으며, 계약 후 전매가 가능하다. 발코니 확장비를 무료로 지원해주며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견본주택은 울산광역시 남구 달동 1271-5번지 현대해상 사거리에 위치한다. 입주는 2015년 초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케냐에서 본 개방성과 다양성의 교훈/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케냐에서 본 개방성과 다양성의 교훈/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이달 초 동아프리카 관문 케냐 나이로비 국제공항이 화재로 폐쇄되던 때 현장에 있었다. 귀국길도 잠시 묶인 터라 평소 알고 있던 나이로비 대학교 미테마 교수와 연락이 닿아 시간을 같이했다. 그로부터 여러 가지 케냐 현황을 들었고 더불어 최근 유력 일간지 분석 칼럼 하나를 소개받았다. 케냐 전체가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인데 카지아도라는 지방의 성장이 괄목하다는 내용이었다. 이 지방이 주목받는 이유는 부존자원도 거의 없는 열악한 여건에서 성장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론은 지역 지도자의 노력과 주민들의 이해가 바탕이 되어 개방성과 다양성을 수용했기 때문이란다. 아프리카 국가에서 부족 간 배타성은 웬만한 폐쇄적 국가의 외국인에 대한 배타성을 능가한다. 케냐만 하더라도 42개 정도의 주요 부족이 정치권력과 맞물려 끝없이 반목과 상호 배타적 분쟁을 보여 왔다. 국가법보다 지역 부족 관습이 우위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카지아도는 다른 부족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까지 지역 자산에 대한 투자와 접근을 허용하고 그들을 수용하였다. 이러한 개방성과 다양성의 수용이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면에서 직접 비교가 힘든 개발도상국의 일이지만 한국의 지역, 특히 농촌 발전과 연관되는 교훈을 떨칠 수 없었다. 세계 유례 없는 압축 성장 과정에서 한국 농촌은 고령화가 심화돼 왔고, 그와 더불어 외부성 수용의 비신축성이 누적되어 왔다. 이러한 한국 농촌이 최근 큰 도전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다문화 가정과 귀농·귀촌 증가에 따른 외부성 유입이 그것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농어촌 남성의 국제결혼 비율은 전국 평균의 4배 이상에 이른다. 귀농·귀촌 가구도 해마다 증가하여 2010년 4067가구에서 2011년 1만 503가구, 2012년 2만 7008가구로 전년 대비 각각 158%, 157% 급증했다. 그런데 도전은 기회인데 누적된 외부성 수용의 비신축성으로 도전을 기회로 바꾸지 못하는 사례가 여전히 보고되고 있다. 국책 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결혼 이주 여성은 몰이해와 폐쇄성 때문에 정착이 어렵고 심지어 폭력과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귀농·귀촌인 역시 현지 정착이 어려운 이유로 경제적 요인 다음으로 현지 주민들과의 갈등을 들고 있다. 물론 좋은 예도 많다. 개방성과 다양성을 수용함으로써 노령화된 20~30가구의 농촌 벽지 마을을 연간 수십만명이 다녀가는 관광축제 마을로 이룬 경우가 대표적이다. 젊은 귀촌 부부를 과감히 마을 지도자로 내세워 오지(奧地)라는 지역특성을 역이용해 여름과 겨울 축제자원으로 전환한 충남 청양 알프스 마을, 농촌과 무관했던 문화기획 인사에게 지역 폐교를 내어줌으로써 지역 자원과 도시 문화인을 결합하여 새로운 문화 공간을 창출한 평창 감자꽃 스튜디오 등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것은 증가하는 결혼 이주 여성과 귀농·귀촌인이 지역에 새로운 문화와 활력을 가져와 변화의 중심이 되었다는 예가 수많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넘을 정도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외에서 배타적 공동체는 지속할 수 없다는 증거가 계속 나타난다. 결혼 이주 여성과 귀농·귀촌 인력은 지역과 농촌 그리고 국가 전체에 새로운 다양성과 창조성을 가져올 귀한 인적 자원이다. 이들의 정착과 효과적 활용을 통해 지역과 농촌은 또 하나의 창조경제가 일어나는 터전이 될 수 있다. 정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주로 물적 기반조성에 초점을 맞춘 지역·권역 단위 종합정비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는 사람에 의해서 온다. 정책의 한 축은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유입되는 결혼 이주 여성과 귀농·귀촌인들 가운데 지역개발의 잠재력을 지닌 인재를 발굴·교육하여 적정지역 정착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자체와 지역공동체는 이들이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와 장소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부정책에 부응하여야 할 것이다.
  • 경동우신 알프스타운, 월세 강세 울산에서 파격 분양

    경동우신 알프스타운, 월세 강세 울산에서 파격 분양

    최근 저금리 기조에 따라 전세에서 수익률이 훨씬 높은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7월 전•월세 거래량 조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월세 비중은 2011년 33%, 2012년 34%, 2013년 38.9%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이한 점은 울산 지역의 경우 월세 비중이 5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울산지역의 월세 비중은 2011년 41%, 2012년 46.7%, 2013년에는 49.2%를 기록했다. 임대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등 울산 지역 주택임대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임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전세보다는 월세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훨씬 높아 월세를 겨냥한 소형 아파트 구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울산 지역에서는 중소형 구성에 분양가는 낮추고 계약 조건까지 완화한 분양 단지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6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울산광역시 울주군 일대에 분양 중인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은 분양가는 3.3㎡당 최저 400만 원대부터, 평균 510만원대로 파격적인 분양가로 책정됐다. 실수요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투자자들에게는 투자의 3요소인 환금성∙안정성∙수익성 모두를 갖춘 알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은 지하 3층, 지상 15~18층, 16개 동 규모로 1540가구 모두 전용 45∙54㎡의 소형으로만 구성된다. 특히 이번 분양은 4.1부동산대책 수혜로 면적 85㎡ 이하 또는 6억 원 이하 주택 구입자에 대한 5년간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은 내진∙내풍 설계를 적용, 친환경 단지 배치로 쾌적한 생활 환경을 갖췄다. 단지 내에 주민운동시설, 어린이놀이터, 유아놀이터, 햇살광장 등 다양한 테마파크를 마련해 입주민들을 위한 힐링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 단지 바로 옆으로는 영남 알프스CC가 위치해 골프장 조망이 가능한(일부가구) 친환경 주거환경을 자랑하며 산악관광시설과 문화시설 등 복합기능을 갖춘 관광종합안내소인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가 내년 준공 예정으로, 시설 이용은 물론 인근 상권 역시 발달될 것으로 보여 수혜가 예상된다. 사업지 인근 KTX 울산역세권 개발사업 1단계가 10월 중 준공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삼성SDI, 길천, 반천일반산업단지, 울산 하이테크밸리 등이 인접하고 개발에 따른 대규모 인구 유입이 예상돼 매우 탄탄한 배후수요를 형성하게 된다. 계약자들에게는 발코니 확장비 무료,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등의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견본주택은 울산광역시 남구 달동 1271-5번지 현대해상 사거리에 위치한다. 입주는 2015년 초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인류여, 자연을 베껴라

    인류여, 자연을 베껴라

    옷이나 가방에 지퍼 대신 사용되는 벨크로, 일명 찍찍이는 스위스의 기술자 조르주 드 메스트랄이 1941년 알프스 하이킹 도중 옷에 달라붙은 도꼬마리(국화과의 한해살이 풀)에서 착안한 발명품이다. 자연을 관찰해 얻은 아이디어에 과학을 더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생체모방’ 기술의 초창기 대표 사례로 꼽힌다. ‘새로운 황금시대’(원제 The Shark’s Paintbursh)는 이러한 생체모방 기술을 19세기 골드러시에 빗대 21세기 비즈니스의 새 금광으로 제시한다. 저자인 제이 하먼은 30년간 생체모방 기술을 이용해 상품을 개발해 온 발명가이자 기업가다. 호주에서 태어난 그는 해양야생국에서 동식물 연구가로 일하면서 터득한 생체모방 기술을 토대로 1982년 에너지 연구그룹 ERG를 설립해 호주 최대의 기술전문 회사로 성장시켰고, 이후 많은 특허와 라이선스를 가진 팍스사이언티픽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가 만든 자연 모방 디자인 제품은 냉장고, 터빈, 팬, 믹서 장치, 펌프 등 다양하다. 책에 따르면 생체모방 기술은 항공우주, 운송, 신소재, 약학, 건축 등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는 추세다. 가령 원제로 사용된 상어의 사례를 보자. 상어의 움직임이 빠른 것은 거친 피부 표면이 물이 달라붙는 것을 막아 속도를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독일 과학자들은 상어의 피부 조직에서 영감을 얻어 항공기와 선체의 저항을 크게 감소시키는 페인트를 개발했다. 실험 결과 선체의 마찰력은 5% 이상 줄어들었다. 전 세계 항공기에 적용될 경우 연간 총 450만t의 연료 절감이 가능하다. 상어 피부는 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피도가 상어 피부와 유사한 형태의 직물로 만든 전신 수영복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쏟아내는 데 기여했다. 일본의 고속철도 신칸센은 물총새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 물을 튀기거나 소리를 내지 않고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물총새의 머리와 부리를 연구한 끝에 열차의 코를 유선형으로 만들어 속도는 높이고 소음은 줄였다. 고래의 지느러미는 풍속 변화를 최소화해 돌풍에서도 전력 생산을 할 수 있게 풍력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고, 거미줄의 탄성과 연꽃의 방수 성질은 신소재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버섯과 균류는 약학 분야에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육해공의 모든 생명체가 인간을 위한 혁신적인 기술의 무궁무진한 보고인 셈이다. 생체모방이란 용어는 동물학자인 재닌 베니어스가 1997년 처음 사용했지만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주변의 동식물에게서 삶의 지혜를 빌려 왔다. 폴리네시아인들이 사용하는 아웃리거 카누(선체 밖에 노가 붙어 있는 카누)는 물에 뜨는 콩깍지의 모습을 본떴고, 호주 원주민들은 새의 날개를 모방해서 부메랑을 만들었다. 이런 전통은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뒷전으로 밀렸다. 굳이 자연에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 없이 값싸고 풍부한 동력을 활용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인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자원은 고갈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되며, 세계 경제는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생체모방 혁명이야말로 이런 위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곤경에 처한 우리 세계는 생체모방을 통해 재창조될 수 있다. 수천억, 수조 개에 달하는 자연의 해법은 새로운 세계 건설의 원대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 우리의 병든 환경과 대기를 구하고,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낳을 것이다.”(437쪽) 책은 생체모방 기술이 창업가들에게 매력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생체모사 비즈니스 운영의 원칙과 특허 획득, 시장을 장악하는 정확한 타이밍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결국 비즈니스의 세계를 다룬 책이지만 자연을 착취하는 대신 자연에서 지혜를 빌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저자의 주장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말한다. 성공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연구실이나 회의실에 앉아 있지 말고 자연으로 눈을 돌려라.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경동 우신 알프스타운, 대어급 개발호재로 주목

    경동 우신 알프스타운, 대어급 개발호재로 주목

    개발호재가 부동산 구입 시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된 지금, 수요자들의 시선은 지역 개발호재가 ‘얼마나 더 굵직한가, 집값 상승이나 인프라 개발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에 집중되고 있다. 풍부하고 질 높은 개발호재는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자에게도 주택 구입시 필수적으로 따져야 할 조건이다. 개발부족으로 인해 투자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지거나, 생활인프라가 취약하고 집값이 떨어지는 등의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 집에 오래 머물던 과거에 비해 이사가 잦아진 요즘 개발 호재 여부는 더욱 중요해졌다. 집값 상승은 소폭으로 움직이는 반면 하락은 짧은 기간 동안에도 큰 폭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칫 미래가치가 부족한 집을 선택하면 나중엔 오히려 집을 줄여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지난 16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울산광역시 울주군 일대에 분양 중인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은 인근에서 KTX 울산역세권 개발사업 1단계가 10월 중 준공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삼성SDI, 길천, 반천일반산업단지, 울산 하이테크 밸리 등도 인접해 있어 매우 탄탄한 배후수요를 형성하게 된다. 또 단지 바로 옆으로는 영남 알프스CC가 위치해 골프장 조망이 가능한(일부가구) 친환경 주거환경을 자랑하며 산악관광시설과 문화시설 등 복합기능을 갖춘 관광종합안내소인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가 내년 준공 예정으로, 시설 이용은 물론 인근 상권 역시 발달될 것으로 보여 수혜가 예상된다. 교육∙교통환경 또한 뛰어나다. 단지 인근으로 초, 중, 고가 인접해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췄으며 서울산IC를 통해 차량으로 20~30분대에 울산 시내에 도달 가능하다. 여기에 KTX울산역과 경부고속도로의 이용이 편리한 사통팔달의 교통을 자랑한다.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은 지하 2층, 지상 15~18층, 16개 동 규모로 1540가구 모두 전용 45∙54㎡의 소형으로만 구성된다. 특히 이번 분양은 4.1부동산대책 수혜로 면적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 주택 구입자에 대한 5년간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분양가는 3.3㎡당 최저 400만원대부터, 평균 510만원대로 책정됐으며, 계약 후 전매가 가능하다. 실수요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투자자들에게는 투자의 3요소인 환금성∙안정성∙수익성 모두를 갖춘 알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청약 일정은 26일(월)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일반공급 1순위 27일(화), 3순위는 28일(수)~29일(목), 당첨자 발표는 9월 4일(수)이며 계약은 9월 9일(월)~11일(수)까지 3일간 진행된다. 견본주택은 울산광역시 남구 달동 1271-5번지 현대해상 사거리에 위치한다. 계약자들에게는 발코니 확장비 무료,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입주는 2015년 초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올해 폭염특보 발효 31차례 ‘찜통 울산’ 더위 기록 싹쓸이

    올여름 전국 최고의 ‘찜통 도시’로 이름을 올린 울산이 더위와 관련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울산의 무더위는 지난달 8일 낮 최고 32.1도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시작된 이후 15일 현재까지 39일간 계속되고 있다. 1931년 울산기상대 기상관측 이래 82년 만인 지난 8일 남구 고사동 SK에너지 울산공장 내 무인 관측장비가 올 들어 전국 최고기온인 40도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이틀 뒤 북구 송정동 울산공항 기상대 관측 장비에 40.3도가 찍히면서 또다시 바뀌었다. 이달 들어 기록한 지역의 낮 최고 평균 기온도 35.7도로 조사돼 예년 같은 기간의 30도보다 5.7도 높았다. 올여름 폭염특보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31차례 발효됐다. 이 가운데 폭염주의보(33도 이상)와 폭염경보(35도 이상)는 각각 13회와 18회 내려졌다. 폭염특보는 2010년 25회, 2011년 5회, 지난해 14회보다 크게 늘었다. 오존주의보도 빈번하게 발령됐다. 울산의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는 올해 들어 지난 14일 현재까지 26회로 조사돼 경기(22회), 경남(21회), 서울(17회), 대구(8회), 부산(7회)보다 잦았다. 이 기간 동안 폭염으로 67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고, 돼지 102마리가 질식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울산의 폭염은 서쪽에 있는 ‘영남알프스’(해발 1000m 이상)의 푄현상과 울산공단이 내뿜는 열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울산기상대 관계자는 “다음 주에는 낮 최고 기온이 32도로 떨어져 이번 주보다는 낮겠다”고 내다봤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지상 최고의 전망좋은집? 360도 알프스 경치가 한눈에

    지상 최고의 전망좋은집? 360도 알프스 경치가 한눈에

    세계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알프스를 한 눈에 굽어볼 수 있는 초현대식 주택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최근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간지역의 세스토라는 마을에 지어진 한 건물을 소개했다. ‘파라마운트 레지던스 알마’로 이름 붙여진 이 주택은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접경의 알프스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외관이 다면체로 디자인된 초현대식 건물이다. 알프스 산간지역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연미를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 세계 최고의 알프스 전망을 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슬레이트를 얹은 기하학적 구조의 이 주택은 ‘플라스마 스튜디오’라는 건축회사의 작품이다. ‘360도 전망’을 확실하게 보여준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플라스마 스튜디오는 영국과 중국 ,이탈리아에 지점을 두고 사업을 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하룻밤 9000만원…세계 최고가 호텔 스위트룸

    하룻밤 9000만원…세계 최고가 호텔 스위트룸

    휴가철을 맞아 비싼 호텔비로 고민 중인 요즘, 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세계 최고 가격의 스위트룸이 언론에 공개됐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은 세계 최고 숙박비를 자랑하는 스위스 제네바 프레지던트 윌슨 호텔의 스위트룸 로열 펜트하우스를 소개했다. 이 스위트룸의 하룻밤 숙박가격은 무려 7만 5000스위스프랑(한화 약 9000만원). 숙박비로 시간당 400만원씩 쓰는 셈인 이 스위트룸은 호텔의 8층 전체를 사용한다. 가격만큼이나 시설도 입이 벌어진다. 총 12개 침실에 체육관, 유흥시설, 테라스 등이 설치되어 있으며 유명 예술가의 그림과 조각 등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특히 방에서 한눈에 보이는 제네바 호수와 알프스산의 환상적인 경치는 다른 호텔에서 보기 힘든 이곳 만의 장점. 호텔 측 관계자는 “최고급 시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요리사, 집사, 경호팀이 추가로 배치된다” 면서 “전 영국총리 토니 블레어, 빌 게이츠 등 정재계 인사 뿐 아니라 리한나, 고 마이클 잭슨 등 유명 스타들도 이곳에서 묵었다”고 자랑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日 중앙알프스 조난 한국인 4명 사망·1명 구조

    日 중앙알프스 조난 한국인 4명 사망·1명 구조

    일본 혼슈의 산악 지역 ‘중앙 알프스’에서 한국인 단체 등반객이 악천후로 조난 사고를 당해 4명이 사망했다. 30일 일본 경찰과 니가타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단체 등산객 20명 가운데 연락이 두절된 5명 중 4명이 사망했고 1명은 오전에 구조됐다. 현지 경찰과 민간 구조대가 조난 현장을 수색한 결과 이날 오전 5시쯤 호켄다케(2931m) 남쪽 해발 2850m 지점에서 박문수(78·부산 사상구)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박씨로부터 500m 떨어진 히노키오다케와 호켄다케 사이 해발 2800m 지점에서는 이근수(72·부산 사상구)씨와 박인신(70·부산 중구)씨의 시신이 나왔다. 오후 4시쯤엔 호켄다케 100m 높이 낭떠러지 아래쪽에서 경찰 헬기가 이종식(64·부산 동구)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과 구조대는 앞서 발견된 세 명의 시신을 저지대로 운반했지만 가장 나중에 확인된 이씨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 구름이 짙게 끼어 있어 헬기 착륙이 쉽지 않아 늦어도 31일까지 이씨의 시신을 수습해 평지로 운반할 예정이다. 조난된 5명 중 박혜재(63·부산 수영구)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한 산장에 있다가 구조대에 의해 발견됨으로써 20명의 생사가 모두 확인됐다. NHK 등 현지 보도와 증언 등을 종합하면 48~78세의 남성 14명, 여성 6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부산의 H여행사를 통해 단체여행에 나섰다. 지난 28일 나가노현 고마가네시의 이케야마에서 등반을 시작해 우쓰기다케를 거쳐 기소덴산장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29일 아침 호켄다케 정상으로 향하던 일행은 비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목적지인 호켄산장에 도착한 사람은 8명에 불과했고 1명은 전날 머물던 산장으로 되돌아갔다. 다른 4명은 히노키오다케의 무인 대피소로 몸을 피했고 2명은 자력으로 하산해 고마가네시 유스호스텔에서 하룻밤을 지냈지만 나머지 5명이 행방불명됐다. 고마가네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등산 장비나 현지 가이드도 없이 산에 올랐다. 경찰은 일행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진술을 받고 있다. 부산에 있는 유가족과 동료 산악인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망한 박씨의 가족은 “평소 일본으로 등산을 잘 다녀와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등반객 중 7~8명이 속해 있는 부산의 상봉산악회 배석인(59) 회장은 “회원 중 1명은 일본 항공에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 일본 산행을 다녀왔고 나머지도 산을 잘 타는 사람들”이라며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 탓에 길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행사 대표 김모(59)씨는 “전부 고령이어서 현지에서 돌봐줄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자신들은 산악 전문가여서 필요가 없고 비용만 많이 든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한국인 등산객 조난’ 일본 중앙알프스 어떤 곳이길래

    한국인 등산객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된 조난사고가 발생한 일본의 ‘중앙알프스’는 나가노(長野)현에 위치한 기소(木曾) 산맥의 고산들을 가리킨다. ’일본 알프스’라는 이름은 영국인 선교사 W.웨스턴이 히다산맥과 아카이시산맥의 여러 산에 등산을 한 뒤 ‘일본 알프스의 등산과 탐험’이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일본에서는 통상 나가노현을 중심으로 히다산맥을 북알프스, 기소산맥을 중앙알프스, 아카이시산맥을 남알프스로 부르고 있다. 세 산맥이 모두 3000m 이상의 고봉들을 이루고 있는데 그 수가 모두 26개에 달해 일본 최고(最高)의 산악지대다. 이 가운데 중앙알프스는 길이가 65km에 달하고 너비는 15km에 이른다. 가장 높은 지점은 나가노현에 있는 높이 2956m의 기소코마 산이고 다음으로 쇼기카시라산(2956m), 교산(2296m), 호켄다케산(2931m) 등이 있다. 특히 이번 사고를 당한 한국인 단체 등반객들이 등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호켄다케는 해발 2931m로 중앙알프스를 대표하는 고산이다. 고산식물 꽃밭으로 유명해져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힐링 트레킹 코스 등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험한 암봉이 많아 낙상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8일 한국인 단체 등산객 20명은 나가노현 고마가네시의 이케야마에서 등반을 시작해 중앙알프스의 우쓰디다케(2864m)를 거쳐 중간의 한 산장에서 1박을 한 뒤 29일 아침 6시쯤 그룹으로 나눠 히노키오다케(2728m)를 거쳐 호켄다케의 호켄산장을 출발했지만 일행 중 8명만 예정된 산장에 도착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중앙알프스서 한국 등산객 5명 연락두절

    日 중앙알프스서 한국 등산객 5명 연락두절

    29일 일본 혼슈 산악지역 ‘중앙 알프스’에서 한국인 단체 등산객 5명이 조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니가타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등산에 나선 일행 20명 가운데 5명이 악천후 속에 연락이 두절됐다. NHK는 이날 오후 1시 15분쯤 중앙 알프스의 히노키오다케(2728m) 부근에서 한국인들로 보이는 등산객 일행으로부터 ‘70대 남성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는 내용의 구조 요청이 경찰에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총영사관 관계자는 당초 9명이 연락두절 상태인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됐으나 그 중 4명은 하산하거나 산장으로 피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피플 인 라운지] 여자 루지 1세대 최은주&성은령

    [피플 인 라운지] 여자 루지 1세대 최은주&성은령

    “야식 먹을 시간이에요.” 밤 9시 30분이 되자 처녀들은 바빠졌다. 루지 국가대표팀 성은령(21·용인대)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렸다. 쫄깃한 라면 면발을 후루룩 먹고 밥까지 말아 ‘폭풍 흡입’했다. 최은주(22·대구한의대)는 “한 달 안에 68㎏까지 찌워야 돼요”라며 바로 단백질 보충제를 들이켰다.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루지대표팀 ‘여자 1세대’ 최은주, 성은령을 25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에서 만났다. 풋풋하고 뽀얀 아기 얼굴과 달리 몸집은 한눈에 봐도 다부졌다. 떡 벌어진 어깨와 팔 근육에는 군살 하나 없었다. 하지만 둘은 루지 세계에서 왜소한 축에 든다. 180㎝에 70~80㎏를 넘나드는 서양 선수들과 경쟁하기에는 턱없이 가볍다. 약 1500m의 슬라이딩 트랙을 썰매에 누워서 내려오는 루지는 무거울수록 가속도가 붙어 유리하다. 0.001초에 순위가 갈리는 걸 감안하면 단 1㎏도 아쉽기만 하다. 가녀린 우리 선수들은 국제 규정에 따라 납 조끼를 입어 무게를 보완하지만 내 몸 같은 편안함이 없는 건 당연하다. 최근 루지대표팀과 평창까지 5년간 장기 계약한 슈테펜 스켈(독일) 코치는 선수들을 보자마자 “평창에서 메달 따고 싶으면 무조건 68㎏까지 찌워라. 못 하겠으면 피겨장으로 가라”고 엄포를 놨다. 60㎏ 초반 몸무게인 선수들은 그래서 먹고 또 먹는다. 살을 빼는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살을 찌우는 것도 힘들다. 성은령은 “무게는 늘려야 되는데 먹는 건 안 들어가니까 일단 쑤셔 넣고 토할 때도 있었어요. 월·금요일마다 몸무게를 재는데 안 늘면 속상하고 진짜 화나요”라고 말했다. 최은주도 “밥은 한 공기 반씩 먹고 웨이트트레이닝 할 때 단백질 보충제 먹고 밤에는 치킨, 라면, 피자를 돌려 가며 먹어요. 엄청 배부른데 그래도 무거워져야죠”라며 웃었다. 한창 예뻐 보이고 싶을 나이에 몸집을 불리게 만드는 루지의 매력은 뭘까. 최은주는 “처음에는 스피드가 재미있었는데 요즘엔 피니시라인에서 브레이크 잡으면서 올라올 때 쾌감이 느껴져요. 슬라이딩 코스마다 모양, 얼음 상태 등이 다 다른 것도 정복하는 맛이 있고요”라고 했다. 일반인이 보기엔 그냥 누워서 멀뚱히 내려오는 것 같은데 세심한 조종법이 있단다. 시속 100㎞를 넘는 속도로 ‘번개’같이 내려오면서도 커브를 돌 때마다 양손에 힘을 줘 썰매 바닥의 날을 미세하게 다룬다. 코스에 따라, 얼음 상태나 날씨에 따라, 날을 어떻게 갈았는지에 따라 힘을 주는 강도, 타이밍, 길이 등이 전부 다르다고 설명했다. 성은령은 “몇 명밖에 못 해본 운동이니까 사람들이 ‘루지가 왜 좋아?’라고 물어보는 것도 뿌듯하고요”라고 털어놨다. 처음부터 루지에 빠진 건 아니다. 단거리 육상선수였던 최은주는 2010년 선발전을 통해, 태권도 선수였던 성은령은 이듬해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둘 다 교수의 추천으로 선발전에 도전했는데 인터넷에 ‘루지’를 쳐 보니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사망한 그루지야 루지 선수 기사만 가득했단다. 당시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의 코스 설계가 다소 위험했는데 개막 전 연습하던 그루지야 선수는 속도를 이기지 못해 트랙에서 튕겨 나가 죽었다. 최은주는 “루지를 검색하는데 죽은 선수 동영상밖에 없더라고요. 부모님께서도 사고를 아셔서 반대가 심했어요”라고 회상했다. 걱정이 응원으로 바뀌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최은주는 그해 겨울 아시안컵 주니어에서 여자부 금메달을 따내며 가족을 강력한 후원자로 만들었다. 2011, 2013년 아시안컵 여자부 은메달도 그의 차지였다. 2011년 태극마크를 단 성은령도 그해 아시안컵 주니어 금메달을 땄고 올해 휘슬러세계선수권에서는 팀릴레이 10위로 새 역사를 썼다. 한여름 아스팔트에서 바퀴 썰매를 타며 써낸 위대한 성적표다. 2014소치올림픽 출전도 코앞에 성큼 다가왔다. 내년 1월에 올림픽 티켓이 결정되는데 전망은 매우 밝다. 이창용 루지대표팀 헤드코치는 “우리 위에 있는 세 명 정도를 꺾으면 되는데 2013~14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포인트”라고 전했다. 소치행이 확정되면 ‘썰매 3종목’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을 통틀어 한국 여자 최초의 올림픽 출전이 된다. 성은령은 “여자 썰매 최초로 올림픽에 나갔다고 역사에 이름을 새기는 거잖아요”라고 흥분했다. 경사도 겹쳤다. 대한루지연맹은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 출신의 스켈(장비 담당), 페그 로버트(기술 담당) 코치 두 명과 2018평창올림픽까지 계약을 맺고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발벗고 나섰다. 루지 선진국인 독일에서 태어나 2003년부터 캐나다 코치를 맡았던 로버트는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세 대륙의 루지 기술을 합쳐서 사고를 쳐 보자. 한국인의 강인한 근성과 체력에 우리 기술이 합쳐지면 못할 게 없다”고 힘을 실었다. 스켈은 썰매의 날 관리 노하우를 차근차근 전수하고 있다. 덕분에 2018평창올림픽에 대한 ‘장밋빛 희망’이 가득하다. 최은주는 “2016년에 코스가 완공되는데 많이 연습해서 꼭 메달을 따고 싶어요. 루지 발전을 위해 이 한 몸 바칠 겁니다”라고 말했다. 성은령의 당돌한 한마디도 인상적이다. “외국 애들은 썰매, 헬멧, 유니폼에 스폰서 패치가 가득한데 정말 부럽더라고요. 저희 앞으로 더 잘할 거니까 후원해 주세요. 루지도, 기업도 같이 쑥쑥 클 거라고 약속해요.” 글 사진 평창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용어 클릭] ■루지(Luge)는 유럽 알프스 산맥에서 즐기던 썰매놀이가 스포츠로 정착된 것으로, 얼음으로 굳혀진 1000m 이상의 코스를 내려오는 경기다. 13~16개의 커브를 굴곡 없이 빠르게 내려오는 게 관건이며 1000분의1초까지 시간을 측정해 순위를 가린다.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소치올림픽에는 남자·여자 1인승, 남자 2인승, 팀릴레이 등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는지 배낭 멘 여행길에선 낯모르는 이와 “안녕” 하고 입만 벙긋하는 인사만으로도 말꼬리가 길어진다. 어디서 왔는지 이름이 뭔지 아주 사소한 호감부터 “너 지금 행복하니?” 선문답 같은 대화에 이르기까지. 나는 꿈꾸듯 거닐며 수많은 이방인들과 옷깃 스치는 인연을 맺었다. 이를테면 옷깃스침 동행이랄까. 유럽 땅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나는 마냥 행복했다가 돌연 쓸쓸해지고 그지없이 황홀했다가 못내 아쉬워 어쩔 줄 모르는 순간순간을 맞이한다. about ‘동행’ 본 기사는 SJR EUROPE에서 론칭한 ‘동행’ 상품을 따라 여행한 기록이다. 3월27일부터 4월12일까지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기까지 총 6개국 18개 도시를 탐방했다. tip 1 동행 상품가 외에 옵션투어 비용, 식비, 자유 여행을 하면서 지출한 교통비와 각종 입장료 등 15박 17일의 현지에서 지출한 여행경비는 120만원 남짓. 기념품 구입 또는 개인 쇼핑 품목이 많을 경우에는 더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tip 2 파리의 라스파일 시장과 몽파르나스 묘지, 뮌헨의 영국정원과 슈바빙, 프라하의 카프카 뮤지엄, 비엔나의 레오폴드 뮤지엄, 베네치아의 리도섬과 부라노섬 등은 기본 투어가 아닌 자유 시간을 활용해 여행했다. 기본 투어에 해당하는 파리, 프라하, 비엔나, 베네치아, 로마 등의 주요 도시 투어 역시 일부 구간 동행 후 자유로이 움직였고, 옵션 투어 가운데 바티칸 시국은 개별적으로 방문했다. France Mont Saint Michel, Paris 파리에서 지도 없이 걷기 기어코 파리. 파리는 독보적이다. 자정 가까이 늦은 밤에 도착한 파리였지만 여행에 앞서 만난 선배의 말이 실감이 됐다. “아마도 네 마음과 부단히 싸우는 여행이 될 거야.” 어디부터 갈까, 뭐부터 할까, 마음은 급한데 결정은 못하고, 그럼에도 파리에서는 어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여행은 이튿날 아침부터 시작됐다. 파리 몽파르나스 타워 가까이에 위치한 호텔Campanile Maine Montparnasse 로비에서 15박 17일간의 동행들과 만났다. 며칠 전에 도착해 이미 파리에 푹 빠진 이도, 스페인이며 어디며 이제 막 국경을 넘어온 이도 있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동행을 태운 버스는 파리를 조금 아껴두고 4시간여를 달려 프랑스의 끄트머리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에 닿았다. 성 미카엘 대천사의 신성한 산성, 몽생미셸은 노르망디Normandie 해변에 떠 있는 아주 작은 바위섬이자 중세로부터 오랜 역사를 이어온 수도원이다. 일대는 드넓은 갯벌이다. 바닷일을 하던 사람들은 이 바위섬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워낙에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밀물썰물의 간격이 짧아 많은 이들이 휩쓸려 버린 탓에 ‘몽통브mont tombe’, ‘무덤 산’이란 고약한 별칭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러던 8세기 초반의 어느 날, 인근 아브랑쉬Avranches 지역 오베르St. Aubert 대주교의 꿈에 성 미카엘이 나타나 예배당을 세울 것을 명령했고, 그후 서서히 모습을 달리한다. 14세기 백년전쟁 때에는 전투 요새로, 18세기 대혁명 시절에는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오늘 내가 마주한 몽생미셸은 고되고 혼란스러운 노르망디의 역사가 쓸려가고 다시금 수많은 순례자와 여행자들이 밀려오는 축복의 성지다. 그 물살에 실려 동화 속 풍경처럼 아른거리는 몽생미셸 속으로 들어간다. 바위섬 꼭대기의 수도원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은 좁고 가파르지만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호텔과 기념품 가게를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는 짧은 물때를 맞추기 위해 빠르고 간편하게 요리하고 먹을 수 있는 이곳의 대표음식 오믈렛과 사과 파이, 발효주 시드르Cidre 등을 즐긴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들어선 수도원에서 갯벌 뒤로 어디서부터가 바닷물인지 모를 그저 눈부신 노르망디 해안을 실눈으로 조망한다. 드디어 정말, 파리의 아침이다. 알람이 울리기 전 진작에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조식 서비스를 마다하고 향한 곳은 ‘카페 드 플로르Cafe de Floer.’ 카페 홀을 등지고 바깥 거리 쪽 테라스 좌석에 앉아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으로 파리지엔의 밥상을 받아든다. 그러나 난 이따금씩 꿈꿨다. 저마다의 삶을 일구고 있는 파리지엔들마저 도시의 풍경으로 소비되는 파리에서 보들레르가 말한 ‘플라뇌르flaneur’, 이 도시의 산보객이 되는 순간을. 개인의 삶과 분리하여 도시 자체를 관찰하고 감상하는 한가한 무리가 되는 것이야말로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소비하는 방법이 아닐까.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만, 카페 드 플로르에서 몇 발짝 나가지 못하고 바로 옆 서점에서 발길을 멈춘다. 막 문을 여는 참이다. 출근하는 서점 직원들을 따라 들어가 바바리코트 차림의 백발 할아버지들과 책 구경을 한다. 파리를 담은 사진집 몇 권을 골랐다. 그리고 다시 감이 이끄는 대로 걷다 ‘라스파일 시장Marche Biologique Raspail’에 이른다. 화요일과 금요일이면 우리의 오일장처럼, 라스파일 도로변에 장이 선단다. 일요일에는 파리 근교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식재료를 사고파는 유기농마켓이 열린다. 운이 좋다. 마침 장날이다. “봉쥬르.” 늘어선 가판 너머에서 들려오는 싱싱한 인사와 한 손에는 애견, 다른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든 동네 할머니와의 연속된 조우. 그리고 갖가지 방식으로 조리한 올리브를 맛보기로 건네는 손길까지 의도치 않게 살가운 일상을 공유한다. 예상치 못했던 진짜 파리지엔의 모습.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몽파르나스 묘지Montparnasse Cemetery에는 안내지도를 들고 명망가들의 묘를 찾는 이들이 꽤 많다. 시장에서 산 빨간 딸기를 베어 먹으며 보들레르 묘 앞에 마주앉은 나는 잠시 시간여행자로 전환된다. 아, 파리에서의 3일은 턱없이 짧다. 나는 파리를 빠르게 읽기로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튈르리 정원과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개선문까지 쉬지 않고 걸었다. 그 긴긴 길 위엔 셀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많은 의자가 줄지어 있고 그 위로 걸음을 멈춘 사람들이 기대어 있었다. 그날 밤, 중세 파리 투어를 했던 동행 몇몇이 해질녘 몽마르트르에서의 낭만을 안주 삼아 조촐한 와인 파티를 열고 있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가는 것만으로도 이유가 되는 장소가 있다.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다음날, 동행들로부터 귀동냥한 정보를 중얼거리며 뤽상부르 공원Le Jardin du Luxembourg에서 아침 산책을 했다. 오늘 역시 조식 서비스 대신에 공원의 작은 카페테리아에서 크레이프와 커피로 덜 깬 잠을 달랜다. 조깅하는 파리지엔과 이른 아침부터 가이드 뒤를 쫓는 단체여행객들을 번갈아 바라봤다. 까짓것 부지런해져 보지 뭐. 반의반, 그 일부만이라도 보겠다고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으로 갔다. 역시나 나의 관심사는 미술작품보단 ‘오르세’라는 공간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므로 두어 시간이면 될 거라는 건방진 생각이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오르세는 물론 파리를 소화해 낼 방법이 없다. 그냥 넋 놓기로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난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 한가운데서 본의 아니게 낯선 구경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몽마르트르의 예술가에게 초상을 맡기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었다. 붓 대신 가위를 들고 2~3분 만에 옆모습 실루엣을 종이에 오려 준다는 거리 예술가 앞에 앉았다. 대개 어린 아이들이 재미 삼아 하는 것 같았다. 관심의 대상이 나인지 예술가의 손놀림인지 모르겠더라.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민망함을 누르는 동안에 완성된 나의 실루엣. 하나도 안 닮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탐이 나는 파리에서 마지막은 바토 무슈Bateaux Mouches 위에서의 센강 유랑이다. 저마다의 파리를 즐긴 동행들이 하나둘 선착장으로 모여 이야기를 쏟아낸다. 듣는 이는 드물다. 알알이 불씨 오른 에펠탑이 가까워진다. 탄성이나 호들갑 없이 오히려 조용해진다. 파리의 밤이 강물 따라 흘러간다. ▶travie info 동행 프로그램은 여행하는 도시 가운데 주요 도시에서 지식 가이드를 제공한다. 프랑스에서는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1일 투어를 기본 일정에 포함하고 있고 파리에서는 2가지의 옵션 투어가 준비되어 있다. 옵션 투어는 물론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지식 가이드 투어에도 강제사항은 없다. 개인의 여행 기호를 존중하여 얼마든 자유 여행이 가능하다. route 1. 루브르 박물관+중세 파리투어 샹젤리제 거리→개선문→루브르박물관→중식→시테섬→노트르담성당→최고재판소→콩시에르쥬리→시청사→퐁피두센터→사요궁전(에펠탑 조망) route 2. 오르세 미술관+파리 인상파 투어 오르세 미술관→로댕미술관 정원→몽마르트르 언덕(성심성당, 예술인의 광장, 피카소의 작업실, 물랭루즈(조망))→개선문(샹젤리제) Switzerland Interaken,Luzern,Mürren,Mürren 만년설 위로 반짝이던 하루 파리 유랑을 끝낸 동행들이 모두 버스에 올랐다. 꼬박 8~9시간 몸을 구겨 잠을 청해야 한다. 다들 오랜 시간의 쪽잠이 불편하지만 어느 정도 긴장이 풀려서인지 금세 잠에 빠진다. 조금 깊이 잠들었다 깨어났다.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 여전히 낯선 도로 위다. 예상치 못한 거센 눈발로 좀더 안전한 길을 찾아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다행이다. 이번 여정은 이 야간이동을 시작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프라하까지 여정의 절반 이상을 이 버스 한 대로 움직인다. 유럽 배낭인데 유레일이 아니고 버스라니 처음엔 갸웃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도시간 이동에 소비되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나로선 반가운 일이다. 예상보다 한두 시간 늦었지만 무사히 인터라켄이다. 도시락으로 요기한 동행 대부분이 ‘Top of Europe’ 융프라우에 오를 채비를 한다. 꼭 1년 만에 다시 찾은 인터라켄에서 나는 과감히 융프라우를 포기했다. 이미 올랐다는 것이 큰 이유였지만 파리 파노라마가 가시기 전 유럽의 지붕 아래서 그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지난 여행에서 아쉽게 놓쳤던 청정마을 뮈렌Murren 행 기차에 올랐다. 기착지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기 전 마을의 작은 카페에 들러 따뜻한 홈메이드 스프 한 그릇을 먹었다. 얼마나 내렸는지 눈에 파묻힌 것만 같은 집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뮈렌에서 단출한 워킹화에 의지하여 곧 미끄러질 듯 뒤뚱거리며 걷는다. 날쌔게 지나가는 스키어들은 물론 눈썰매 힘껏 지치는 어린 아이들도 탄탄한 기운을 뿜어낸다. 변덕스런 날씨로 여행자 애태우기 일쑤인 그날의 융프라우는 다행히 쾌청했다고 동행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하산했다. 오늘은 다들 세상 모르고 잠이 들겠지. 하얀 솜사탕처럼 멀리 뭉게뭉게 겹쳐 있는 알프스 산맥의 품속에서 그만큼 달달한 꿈을 꾸면서. 이른 아침인데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알프스 높은 곳 어디에선가 발을 뗐을 패러글라이더들이 드문드문. 지천이 눈꽃, 상고대로 뒤덮인 산길을 지나 어느새 루체른Luzern이다. 호반 위로 얌전히 뻗은 카펠교Kapellbrucke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스위스의 고즈넉함을 맛본다. Germany Füssen, Munich 찰나지만 더없이 벅찬 순간 몇 시간 후 국경을 넘어 독일 퓌센Fussen에 도착했다. 오후 4시 전후인데 벌써 어둑하니 날씨가 궂다. 저 멀리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이 보인다.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동화 속 모습이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상당수 장면의 배경이니 말이다. 성의 일부가 보수공사 중인 데다 성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다는 마리엔 다리는 기상악화로 출입이 통제된 상황이라 아랫마을에서 성의 초입까지 짧은 산책으로 만족하고 서둘러 뮌헨으로 방향을 틀었다. 늦은 밤에 도착한 뮌헨Munich은 몹시 차분했다. 물론 호프브로이하우스Hofbrauhaus는 달랐다. 동행들과 우르르 몰려간 호프브로이하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맥주홀답게 사람도, 맥주도, 열기도 거품이 일 듯 넘쳐났다. 뮌헨에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동행들이 삼삼오오 빈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파리에서의 3박 4일이 짧다 투덜댄 것이 무안할 정도로 뮌헨에선 아주 잠시 머물렀다. 그래도 슈바빙Schwabing과 영국정원Englischer Garten만은 양보할 수 없었다. 감수성 예민하던 시기에 읽었던 책의 잔상 때문이었을 게다. 이젠 어떤 내용이었는지 줄거리조차 생각나지 않는데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렸던 슈바빙과 영국정원의 모습만은 또렷했다. 오스트리아로 출발하기 전, 자유로운 3시간이 주어졌다. 호텔 리셉션에서 지도 한 장과 함께 효율적인 동선을 추천받아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곧 멎을 것처럼 숨이 찼음에도 자전거와 유모차가 차례로 엇갈려 지나가고 오리와 거위가 벤치를 돌며 길동무 해주는 영국정원에서 더 깊이 차가운 공기를 들이킨다. 그리곤 지그재그로 훑어 내려간 슈바빙. 짧아서 아쉬웠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다. 전혀. 그곳에 내가 존재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벅차기만 한 걸. 찰나일지라도. 다시 올라탄 동행 버스, 차창에 스치는 풍경은 눈 깜빡일 때마다 영화 스틸 컷이 된다. 할슈타트로 가는 길이다. 휴대전화로 알림 메시지가 계속 들어온다. 네트워크 설정을 알리는 메시지. 버스가 조금만 방향을 바꾸어도 네트워크 설정이 달라진다. 독일 통신망을 잡았다가 오스트리아 통신망을 잡았다가. 이윽고 조용해졌다 싶었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그곳, 할슈타트 끄트머리에 있었다. Austria Hallstatt, Salzburg, Vienna 유럽의 작은 마을들을 가다 여전히 하얀빛을 발하는 눈이 마을을 살포시 덮고 있다. 그만치 차가운 공기가 뺨을 스친다.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상쾌하면서 동시에 차분해지는 기분. 깜빡 졸다 깨나니 어느새 할슈타트Hallstatt 호수다. 할슈타트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와 잘츠부르크 사이에 있다. 할슈타트를 포함하여 이 일대를 보통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라고 부른다. 크고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이곳의 작은 마을들은 알프스 아래 투명한 빛을 머금고 있다. 모두 자석에 이끌리듯 호숫가로 내달린다. 공기 중엔 감탄만이 존재한다. 떠나오기 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부터 모차르트, 클림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훈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궁금했던 것은 그들이 태동한 마을, 도시, 공간 그 자체였다. 할슈타트에서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간과 이후 잠깐의 산책이 허락됐다. 호수 가장자리 꽤 경사진 산자락을 타고 올라가는 할슈타트의 집들. 집 위에 집, 그 위에 다시 집이 층층이 피라미드를 이룬다. 그런 까닭에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비탈 아래 집의 다락방 또는 굴뚝과 눈이 마주친다. 집 앞 정원, 뒤뜰은 물론이고 담장, 벽면, 창틀에 이르기까지 매일매일 부지런히 쓸고 닦고 손질하는 정성이 느껴진다. 골목길에 맞닿은 벽면에 벤치를 놓은 집들이 많다. 허락 없이 잠시 엉덩이를 붙인다. 등허리를 기대고 가만히 마을을 관찰한다. 굴뚝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자 허기가 밀려온다. 이미 때는 놓쳤고 아쉬운 대로 가까운 카페에 들어가 투박한 파운드케이크 한 조각과 핫초코 한 잔을 주문한다. 할슈타트의 강렬함을 뒤로하고 동행 버스는 잘츠부르크Salzburg에 도착했다. 재빠르게 캐리어를 호텔 방에 밀어두고 저녁나절 동행의 지식 가이드를 따라 나선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었던 미라벨 정원Mirabell garten을 지나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까지 단숨에 잘츠부르크 구시가를 가로지른다.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차례로 맛보며 오스트리아 스타일의 만찬을 가져볼까 잠시 고민. 하지만 생선요리를 판매하는 이곳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몇 가지 요리를 포장하고 기차역 안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슈니첼과 케이크, 과일 그리고 와인까지 푸짐하게 장을 본다. 호텔 방 안에 차려낸 배낭여행자의 잘츠부르크식 만찬에 흡족해하며 여행 친구들과 꽤 긴 수다를 늘어놓는다. Czech 에곤 실레 그리고 카프카 할슈타트와 마찬가지로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는 좁다란 골목골목으로 이어진다. 이곳에 와서 알게 된 재미난 사실 하나. 모차르트 엄마 그리고 에곤 실레 엄마의 고향이 각각 할슈타트와 체스키 크룸로프라는 것. 처음엔 웃어넘겼는데 그게 아니다. 두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굉장한 포인트. 특히나 엄마의 고향 체스키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에곤 실레Egon Schiele는 한동안 이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체스키를 표현한 작품도 상당수. 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눈에 익은 에곤 실레의 초상과 작품으로 디자인한 전시 포스터들이 벽을 도배하고 있다. 마을에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The Egon Schiele Art Centrum도 있다. 굴라쉬 브런치를 즐긴 다음 그가 걸었을 법한 골목을 따라 크룸로프 성으로 향했다. 성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는 동안 자주 걸음을 멈췄다. 가파르기도 했지만 시야가 트이는 성벽길에 접어들자 체스키 크룸로프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성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그 너머의 마을 가장자리를 둥그스름하게 에두르고 그 안쪽에 중세의 시간을 간직한 집들이 소복히 모여 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임에도 마을엔 아늑한 기운이 유유히 흘렀다. 그리고 프라하Prague는 역시나 아름다웠다. 바츨라프 광장에서부터 화약탑, 천문시계, 카렐교까지 프라하 구시가를 동행 매니저의 꼼꼼한 가이드를 따라 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렐교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쁜 연인들을 뒤로하고 다리 난간에 바싹 붙어 프라하 성을 바라본다. 카렐교 건너의 펍에서 벨벳 맥주 한 잔. 부드러운 벨벳 거품이 입술에 닿자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그러나 그 기쁨은 스쳐 지나갈 뿐이었나. 잔이 빌 때쯤 이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셈하게 된다. 달게 자고 일어난 프라하의 아침은 지난밤만큼 아름다웠다. 성비투스성당, 황금소로가 이웃하고 있는 프라하 성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동행 가이드 투어 이후엔 홀로 프라하 시가지를 쏘다녔다. 가능하면 외면하고 싶었음에도 끝내 제 발로 찾아갔다, 카프카Franz Kafka를. 마냥 들뜨고 신나게 보내도 아쉬움 가득할 여행길에서 가슴 철렁할 것이 분명한데도 어느새 나는 카프카 뮤지엄Franz Kafka Museum 속을 헤매고 있었다. “이곳은 도시가 아닙니다. 꺼져 가는 꿈과 열정의 울퉁불퉁한 자갈밭으로 뒤덮인 시간이라는 태양의 갈라진 바닥을-잠수종 속에서처럼-우리는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곳은 재미있는 곳이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곳입니다.” -프란츠 카프카, 구스타프 야노우호의 <카프카의 대화> 인용문 中 카프카가 남긴 기록을 보는 사이 낭만적이기만 했던 프라하는 한순간에 반전된다. 숨이 턱 막힌다. 달달한 체코 전통빵 뜨르들로Trdlo를 뜯어먹으며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린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곧 프라하를 떠난다. 숨 가쁘게 도착한 다음 여정은 비엔나Vienna.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오스트리아에서 꼭 맛보아야 한다는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에곤 실레와 맞바꾸고 나는 다시금 배고픈 여행자가 된다. 레오폴드 미술관Leopold Museum에서 만난 에곤 실레. 체스키 크룸로프의 풍경을 담은 작품 앞에 섰다. 에곤 실레의 체스키는 내 기억 속의 그곳보다 훨씬 어둡고 울적했지만 나로선 참 반가운 장면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체코, 다시 오스트리아로. 공간이 다르고 에곤 실레와 나 사이의 시간 또한 다르지만 그 사이를 연결하는 풍경이 있고 그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이 여행의 순간에 감사한다. ITALY Vaticano,Rome,Veneziam,Sorrento,Sorrento,Sorrento 냉정해질 수 없는 이탈리아 여행 오늘 나는 생애 첫 야간열차를 경험한다. 비엔나에서 베네치아까지. 꼬박 12시간이 지나면 그토록 원했던 베네치아에 닿는다. 이번 동행길에서 가장 기대한 곳 중 하나가 베네치아다. 6개의 간이침대가 세 개씩 양 벽면을 의지해 층을 이룬 열차 칸은 비좁았다. 부피 큰 캐리어는 침대 아래 보관함에 들어가지 않아 양쪽 침대 사이에 나란히 줄지어 세웠다. 그 위로 다시 작은 짐들을 포갠다. 이제 열차 칸의 여섯 명은 발 디딜 공간 하나 없이 밤을 달린다. 열악했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누군가 이야기했다. 이 모든 것이 야간열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고. 처음으로 부모님이 아닌 친구와 단둘이 감행했던 여행이 떠올랐다.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여 두근두근했던 그 느낌. 한참 줄을 서 겨우 고양이 세수를 했다. 슈니첼 한 덩이를 패티로 넣은 버거와 커피 한 병. 자정 가까이 돼서 맛보는 제대로 된 첫 끼니다. 꿀맛. 푸르렀다. 물이 곧 땅인 베네치아Venezia에서는 모든 것이 맑고 푸르렀다. 동행들과 베네치아 본섬 투어에 나섰다. 떠밀리듯 걸을 수밖에 없을 만큼 본섬엔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그 북적임이 베네치아를 더욱 활기 넘치게, 역동적으로 만들어 준다. 그 물결을 따라 조금 멀리 나가 보자. 배에 올랐다. 리도 섬Lido으로 가는 배다. 매년 가을,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섬 리도의 4월은 따사로웠다. 흐드러진 벚꽃과 나뭇가지마다 터져 나온 초록 잎사귀들로 봄기운이 물씬했다. 한편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세계의 끝은 낮고도 깊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었다. 고요하고 평화롭게 반짝이는 해변에서 태양 빛을 그대로 흡수한다. 허리춤에도 못 미치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바다 가까이 다가간 아빠, 양동이와 집게를 들고 바닷가의 쓰레기를 줍는 할아버지, 파도를 마주하고 앉아 무심한 얼굴로 사과를 베어 문 젊은 연인. 영화와도 같은 삶의 순간들이다. 리도에서 배를 두 번 갈아타고 도착한 부라노 섬Burano은 색색이 선명했다. 바다로 이어지는 좁은 수로에 데칼코마니 풍경을 찍어내는 부라노의 색채는 바다로 나간 이들이 짙은 안개 속에서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집집마다 알록달록 칠을 한 것이 오늘날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예쁘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곳. 거품이 절반이나 되는 폭신한 카푸치노 한 잔을 들고 본섬으로 돌아가는 배에 오른다. 안녕, 부라노. 안녕, 베네치아.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베네치아의 축복 속에 헤엄치던 나는 어느새 피렌체Firenze 산타마리오 델 피오레 대성당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한 마디로 두오모Duomo 꼭대기에 올라 있었다. 두말 할 것 없이 <냉정과 열정 사이>를 곱씹으면서. 찰나에도 시작과 끝은 있다. 조금씩 여행의 끝이 보인다. 동행의 마지막, 종착역은 로마 떼르미니. 악명 높은 떼르미니역 플랫폼에 내리는 순간부터 동행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돈다. 마지막 여행지니 모두들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추억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게지. 주변을 살피고 짐 가방 단속도 단단히 한다. 이제 로마Rome의 법을 따를 시간이다. 이튿날 아침, 로마의 여인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날름날름 맛있게 먹었던 영화 <로마의 휴일>의 촬영지인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을 시작으로 트레비 분수, 베네치아 광장, 판테온, 나보나 광장까지 세상 모든 길이 통한다는 로마의 중심을 통과한다. 촌스럽게 무슨 동전 던지기를 하냐고 피식 비웃었던 나는 어둔 밤 조명 밝힌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 앞에서 슬그머니 동전을 꺼내들었고, 칠칠치 못하게 거리에서 무슨 젤라또를 날름거리냐고 흉봤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맛있다는 젤라또 가게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로마 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테베레강 건너 트라스테베레Trastevere 마을에 이르러서야 느긋한 한때를 보낸다. 중세로부터 이어진,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서민지구라고 했다. 꼭 유명한 집이 아니라도 동네 어귀 작은 카페며 레스토랑 어디엘 들어가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커피와 피자를 맛볼 수 있는 마을이다. 웬만한 부침개보다 훨씬 큰 피자 한 판도 머릿수대로 주문하는 것을, 뜨거운 태양 아래 마시는 와인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들 틈에서 매끄러운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훅 들이킨다. 산타 마리아 인 트라스테베레 성당과 노천카페가 테두리를 만들고 있는 광장으로 포근한 햇살이 쏟아진다. 조바심쟁이가 모처럼 너그러워진다. 버스 차창 밖으로 나폴리 항을 곁눈질한 끝에 도착한 폼페이Pompeii에서는 그 폐허 위로 핀 들꽃처럼 가슴 뛰는 생명력을,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를 신나게 달려 도착한 쏘렌토Sorrento에서는 나른해서 더 달콤한 지중해 마을의 여유로움을 삼킨다. 꿈은 아니겠지. 마지막은 아니겠지. 바티칸에서 뜻밖에도 새로이 선출된 교황님의 알현식을 마주하기도 했으니 이번 여행, 정말 제대로다. 떼르미니역에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Leonardo Express 열차를 타고 도착한 로마 피우미치노공항.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노트북 전원을 켠다. 사진 폴더 안에 새로이 추가된 이미지 파일만 3,000장. 힘들었던 기억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순간순간이 애틋하게만 기억되는 동행. 나는 지금 또다시, 더없이, 여행을 안달하고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SJR EUROPE www.sjreurope.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삽자루의 유럽 ‘동행’ 15박 16일 2013년 SJR EUROPE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배낭여행. 파리에서 시작하여 로마에서 끝나는 15박 16일의 여행 프로그램으로 항공권은 개인의 기호와 예산에 맞게 선택, 자연스럽게 동행 일정 전후로 자신만의 여행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일정 내내 전문 지식 가이드 출신의 인솔자가 동행하여 주요 도시에서는 무료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는 한편 여행자 스스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 정보와 노하우는 물론 충분한 자유 일정을 지원한다. 함께하는 낭만과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동행의 가장 큰 매력.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퓌센, 할슈타트, 체스키 등 자유 여행에서는 가기 힘든 유럽의 소도시를 경유하는 것도 동행 상품의 차별화 포인트. 더욱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를 위해 남부지중해 투어, 바티칸 투어 등 다양한 옵션 투어도 마련해 두었다. 유럽 여행이 처음인 여행자 또는 안전과 도시간 이동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자에게 아주 적합한 상품이다.
  • 스위스 알프스 그 너른 품에 안기다

    스위스 알프스 그 너른 품에 안기다

    그곳에 산이 있었기에 오르다가 놀고 먹고 쉬었다. 닮은 듯 다른 산들의 풍경을 만끽하면서 치즈도 만들어 보고, 3,100m 산꼭대기에 자리한 호텔에서 하룻밤 묵어 보기도 했다. 알프스가 줄 수 있는 모든 선물을 받아 누린 시간이었다. 도전자유여행 38탄 유기웅(29세·건설사 근무) 오직 여행을 위해 2주 연속 휴가를 쓸 수 있는 직장을 구했으며, 남미의 파타고니아부터 북극권의 아이슬란드까지 여행하며 사진을 찍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여행 중증 환자(?)다. 그의 여권에는 이미 스위스 도장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대학 시절, 스치듯 배낭여행으로 들른 스위스 여행에는 여전한 갈증이 남아 있었고, 세계 5대 미봉 중 하나인 마테호른을 가까이서 보고픈 욕망은 가시질 않았다. 열차시간표를 일일이 출력해 올 정도로 이번 여행에 열정을 보인 그는 올 여름 2주 휴가를 싹둑 잘라 스위스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여행지 스위스 여행기간 2013년 5월23~27일(4박6일) 항공편 터키항공(이스탄불 경유) 여행조건 당첨자는 내일투어 ‘스위스 금까기’ 상품으로 여행을 떠났으며, <트래비> 기자가 직접 동행 취재했다. 금까기 상품 내역에 해당하는 왕복항공권 및 호텔 숙박비 등을 제외한 개인 지출 비용은 독자가 개별 부담했으며, 일부는 스위스관광청의 협조를 받아 진행됐다. 스위스 금까기 상품가 129만원부터 포함내역 유럽 왕복항공권, 투어리스트급 호텔 및 조식, 스위스 플렉시 패스 3일 2등석 세이버, <스위스로 가출하기>, 1억원 여행자 보험, 기내용 슬리퍼, 네임태그·여권커버, 각종 면세점 할인쿠폰, ‘융프라요흐/티틀리스’ 할인 쿠폰 불포함내역 현지생활비, 유류할증료 및 세금 예약 및 문의 02-6262-5353 www.naeiltour.co.kr 가장 쉬운 알프스 공략법 Luzern루체른 취리히공항에 착륙하자마자 기차를 타고 루체른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알프스 산악 체험’. 이번 여행의 주제는 ‘산’이었기에 필라투스, 리기, 티틀리스 등 유명한 산들이 기다리고 있는 스위스 중부 지역으로 가기 위한 거점으로 루체른이 제격인 까닭이었다. Rigi리기 메인코스만큼 배부른 애피타이저 “루체른은 한국인 여행객들에겐 필수 코스 같은 데죠.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왔을 때도 카펠교, 무제크 성벽, 빈사의 사자상 등을 둘러봤던 기억이 납니다.” 루체른은 크게 변한 게 없었다. 특히 구시가지는 중세시대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1,300년에 세워졌다는 카펠교도 튼튼하게 루체른 호수 위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가벼운 도시 산책을 하던 기웅은 몸이 근질근질했다. 3,000m가 넘는 산들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모든 신경이 ‘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추웠던 날씨에 옷을 너무 얇게 가져온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루체른 구시가지의 상점들을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기웅은 “사실 전 도시형 여행자는 아니에요”라고 커밍아웃을 했고, “시간이 충분할 것 같은데 리기Rigi 산을 다녀오면 어떨까요?”라며 태블릿PC에 담아 온 시간표를 내밀었다. 리기는 루체른에서 유람선과 산악열차를 타고 1,800m 산 정상까지 왕복 3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는 산으로 필라투스와의 경쟁에서 우리의 간택(?)을 받은 것이다. 기차역 바로 선착장에서 배에 올라탔다. 루체른이 스위스의 모든 매력을 응축하고 있는 도시라는 사실은 유람선에 올라 호수 위를 가르면서 더 명징하게 확인됐다. 갈색 지붕의 중세 건물들이 시선에서 점점 멀어져 가면서 만년설에 뒤덮인 산들과 짙푸른 루체른 호수 위를 유유히 가르는 배는 사람들을 낙원으로 인도했다. 산과 호수를 타고 온 시원한 바람으로 장시간 비행의 피로가 한순간 사라졌음은 물론이다. 기웅은 일일이 지도를 확인해가며 “저기 도시 뒤편에 보이는 바위산이 ‘악마의 산’이라 불리는 필라투스고, 남쪽에 좌우로 길게 뻗은 설산이 티틀리스에요. 리기는 작은 언덕을 돌아가야 보일 것 같아요”라고 루체른을 둘러싼 산들에 대해 브리핑을 해줬다. 그리곤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으니 맑을 때 최대한 사진을 찍어둬야 한다며,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루체른 호수를 유유히 흐르던 배가 40분만에 비츠나우Vitznau에 정박하자 대부분의 여행객은 하선했다. 해발 1,800m, 리기산 꼭대기로 가는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산악열차를 타기 위함이었다. 14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열차는 가파른 산길을 천천히 그러나 능숙하게 타고 올라갔다. 종착역인 리기 쿨름Rigi Kulm에 이를 때 즈음, 모든 계절을 품고 있는 산의 위용이 드러났다. 아직도 남아 있는 눈의 흔적과 노란 야생화, 그리고 산 아래 너른 호수와 마을들의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그러나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연신 탄성을 내지르던 기웅은 “리기가 산들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겠어요. 빨리 꼭대기로 올라가시죠”라며 서둘렀다. 눈이 얕게 쌓인 리기산 정상에서는 북쪽으로 평야지대와 남쪽의 3,000m급 고봉들을 파노라마로 볼 수 있었다. 오히려 높은 산, 안쪽으로 들어간 풍경보다 스위스다운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더 훌륭하게 느껴지는 경관이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칼트바트Kaltbad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웨지스Weggis에 내렸다. 기차, 케이블카, 유람선까지 1분 1초도 어긋남이 없는 스위스의 다양한 교통수단에 감탄하며 루체른행 배편에서 스치듯 지나간 감동을 돌이켰다. 1,800m라는 높이 때문에 앞으로 볼 산들의 애피타이저 정도로 생각했는데, 메인코스를 소화시킬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충분히 배부른 풍경이었다. 리기산 가는 법 리기산의 가장 큰 매력은 스위스패스만 있으면 무료로 유람선, 산악열차, 케이블카 등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행할 수 있다는 점.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티켓을 별도로 구매하면 왕복 30CHF이다. www.rigi.ch ▶travie info 스위스패스 스위스 내의 열차, 버스, 유람선 등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만능열쇠로 2인 이상, 5인 이하에게 할인해 주는 세이버 패스, 1달 이내에 날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플렉시패스 등이 있다. 470개 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주요 관광열차와 케이블카를 무료 혹은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이등석 4일권은 272CHF(스위스프랑), 일등석 4일권은 435CHF이다. 한국에서는 가까운 여행사에서 구매할 수 있다. www.swisstravelsystem.com Titlis티틀리스 뜻밖의 눈 천지를 마주하다 낌새가 좋지 않았다. 루체른에서부터 가는 빗발이 날리더니 티틀리스Titlis산의 베이스캠프인 엥겔베르그Engelberg에 도착할 저녁 무렵에는 진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엥겔베르그에서도 가장 전망이 좋다는 테라스 호텔에 여장을 풀고, 다음날 맑게 갠 하늘을 간절히 바라며 스위스에서의 첫날밤을 마무리했다. 이른 아침, 티틀리스 산이 손에 잡힐 듯한 풍경을 기대하며 창을 열었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새하얀 눈 천지였다. 기웅은 티틀리스 꼭대기에서는 아무것도 못 보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이제야 고백하지만 스위스가 다섯 번째인 기자는 처음으로 내리는 눈, 그러니까 산꼭대기 만년설이 아닌 동화 같은 주택 지붕 위에 차곡차곡 쌓이는 눈을 ‘실시간’으로 보고 싶었고 엥겔베르그에서야 그 풍경을 맞딱드리게 된 것이다. 늦봄, ‘천사의 마을’이란 뜻의 엥겔베르그에 비로소 날개 단 천사가 강림할 것만 같았다. 호텔에서 약 15분을 걸어 케이블카 탑승역으로 향했다. 6명까지 탈 수 있는 소형 케이블카를 타고, 트뤼브제Trubsee에서 회전식 곤돌라로 갈아타자 어느새 산 정상에 다다랐다. 갈수록 굵어지는 눈발 때문에 장엄한 풍경은 포기해야 했지만 여름을 코앞에 둔 계절에 눈천지를 볼 수 있는 우연이야말로 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냐며 이 순간을 만끽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5월 말 이 정도의 폭설은 스위스에서도 25년 만이었다고 한다. 산 정상에는 즐길거리가 많았다. 스위스 중부 최대의 스키 목적지답게 매년 10월부터 5월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빙하공원에서는 눈썰매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고 얼음동굴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올해는 티틀리스 케이블카 100주년을 맞아 흔들다리 클리프워크Cliff Walk가 선을 보여 다리 위에서 아찔한 절벽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곧잘 티틀리스와 융프라우를 비교하곤 하는데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회전식 곤돌라를 타고 순식간에 3,000m급 산 정상에 올라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티틀리스의 매력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애초 목표로 했던 산 중턱에서의 야생화길 산책이나 트뤼브제 호수에서의 조각배 노 젓기 체험 등을 못한 아쉬움은 다시 티틀리스를 찾아와야 할 명분으로 남겨두었다. 티틀리스 로테어 엥겔베르그에서 티틀리스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로 트뤼브제에서 회전식 곤돌라로 갈아탄다. 왕복 케이블카 요금은 86CHF, 스위스패스 소지시 50% 할인된다. 엥겔베르그에 위치한 테라스 호텔은 티틀리스 케이블카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www.titlis.ch ▶travie info 패스트 배기지Fast Baggage 여행 중 이동이 많은 여행객은 짐 걱정을 내려놓아도 된다. 패스트 배기지Fast Baggage 서비스를 이용하면 46개 역에서 짐을 따로 부치고 24시간 내에, 이르면 오전 9시 전에 부쳐 오후 6시 전에 받을 수도 있다. 요금은 짐 한 개당 22CHF. 철도청 사이트에서 배송 가능한 역을 확인할 수 있다. www.sbb.ch 스위스의 진짜 시골 Emmental에멘탈 우리는 에멘탈Emmental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치즈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스위스인들과 가장 보통의 스위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 여운은 스펙터클한 알프스의 풍경보다 깊고 진했다. Cheese치즈 스위스 명품 치즈를 만들어 보다 엥겔베르그에서 열차를 타고 부르크도르프Burgdorf 역에 도착해 471번 버스를 타고 에멘탈 치즈공장으로 향했다. 엠메Emme 계곡 일대를 일컫는 에멘탈 지역에는 약 150개의 소규모 치즈공방에서 치즈를 생산한다고 하는데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융단 같은 구릉지대에 치즈의 공급원(?)인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풍경이 펼쳐졌다. 그뤼에르 치즈와 함께 스위스를 대표하는 에멘탈 치즈는 엄격하게 품질이 관리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신선한 풀과 건초만을 먹은 건강한 소들이 명품 치즈의 근간이 된다고 한다. 물론 치즈 제조과정에서 어떠한 인공적인 요소도 가미하지 않는 전통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 치즈 공방은 크게 두 개의 관람장소로 나뉘어 있는데 전통방식의 제조소는 1750년부터 이어져 온 제작방식을 재현한다. 커다란 냄비에 우유를 담고 장작불을 지펴 32도로 가열해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다시 45도의 열로 40분간 가열하면 우유는 뿌연 물 같은 유장과 반고체 형태로 응고된 치즈로 분리된다. 커드Curd라 불리는 이 반고체의 치즈를 틀에 넣어 36시간 동안 소금물에 담갔다가 다시 물에 담근 후, 최소한 4달 이상 숙성시키면 고소한 치즈로 완성되는 것이다. 에멘탈 치즈는 최소 4달 숙성을 기본으로,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숙성시키며 맛을 다양화하고 있다. 물론 3년 동안 치즈 덩어리를 방치하는 건 아니다. 아이를 어르고 달래며 키우듯 이틀에 한 번씩 뒤집어 주며 골고루 건조되고 그 안에서 영양분이 자라나도록 관리를 해줘야만 한다. 현대식 제조공장에서는 다양한 치즈를 맛보며 숙성과정도 볼 수 있었다. 현대식은 보다 많은 양의 치즈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방편일 뿐 제조방식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에멘탈 치즈는 온도를 계속 바꿔주며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기포가 발생해 구멍이 뽕뽕 뚫려 있다. 치즈 덩어리를 위에서 아래로 잘랐을 때 5개 정도의 구멍이 있어야 이상적이라고 한다. 바로 이 숙성 방식이 일정한 저온으로 숙성시키는 그뤼에르 치즈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으로, 에멘탈은 그뤼에르 치즈에 비해 덜 짜고 고소한 맛으로 대중적인 명품 치즈로 꼽힌다. 치즈 제조공장 스위스의 대표적인 명품 치즈인 에멘탈 치즈의 제작과정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판매도 하며, 레스토랑에서는 치즈요리를 즐길 수도 있다. 베이커리 벡Beck에서는 다채로운 빵, 제과류를 구입할 수 있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가이드 투어는 최대 30명까지 130CHF에 이용할 수 있다. www.showdairy.ch 에멘탈 치즈공방에서는 18세기식 전통 치즈 제조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에멘탈 치즈는 구멍이 송송 뚫려 있다. 온도를 바꿔주는 건조법으로 기포가 발생하는 까닭이다 Farm House팜하우스소 젖짜고 말 밥 주고 ‘리얼’ 농촌체험 에멘탈에서 치즈공장만 구경하고 떠나기는 뭔가 허전해 가장 평범한 스위스 시골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팜하우스Farm House를 찾아갔다. 부르크도르프Burgdorf 기차역에서 468번 버스를 타고 치에켈레이Zielgelei 정거장에 내려 야트막한 언덕길을 따라 15분쯤 걸어갔더니 가축 냄새가 물씬 풍기는 농장, 발음도 어려운 배트빌Battwil이 나타났다. 기웅은 조금은 불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정말 여기가 맞아요? 여기서 뭘 하라는 거죠?” 농장 안 쪽, 몇 채의 농가가 있는 곳으로 들어갔더니 수줍은 미소를 띈 주인 아주머니가 손을 흔들며 반겨 주었다. 영낙 없는 시골 큰엄마의 행색 그대로였다. “찾아오느라 고생했지? 자, 농장에 왔으니 무얼 하고 싶은지 말해 봐. 아, 먼저 잠자리를 봐야겠구나.” (그녀는 아들뻘 되는 동양 청년들을 ‘아들처럼’ 편하고 정겹게 대했다) 외양간과 바로 연결된 침실은 한국의 시골 헛간과 다르지 않았고, 서울서 나고 자란 기웅은 적잖이 당황했다. 그런데 날씨가 우릴 구해(?) 주었다. “지금은 너무 추워서 여기서 자는 건 곤란할 것 같은데 조금 더 편안한 숙소가 있으니 거기서 자는 게 어때?” 그렇게 기웅과 기자는 다행히도 웬만한 게스트하우스보다 깔끔한 숙소에 묵게 됐다. 아줌마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농장 주변을 산책했다. 푸른 밀밭과 소 떼들을 위한 목초지, 그리고 멀리 부르크도르프 성과 교회가 어우러진 풍경이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저녁 식사를 위해 집으로 돌아와 부엌을 ‘기습’했다. 스위스의 가정집에서 밥 짓는 풍경이 궁금했던 까닭이다. 라클렛 치즈와 감자 요리, 화이트와인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까지. 성찬이 준비되고 있었다. 스위스 전통 빵인 초프Zopf와 통밀빵까지. 입이 쩍 벌어진 우리를 본 엘리자베스는 “아이고, 나는 요리를 잘 못하는 편이야”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날 밤 우리는 여정 중 최고의 만찬을 즐겼고, 진한 치즈향에 적응한 기웅은 라클렛을 쉼없이 흡입했다. 식사를 하면서 아줌마의 수다를 듣는 것도 남다른 재미였다. 한국에 짧게나마 유학을 했던 딸 이야기부터 왜 에멘탈 지역 유제품의 질이 훌륭한지까지. 자식 자랑, 동물 자랑이 멈추지 않았다. 5성급 호텔, 미슐랭스타 식당에서도 누릴 수 없는 흥미롭고 배부른 밤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농장에서는 알람이 필요 없었다. 엘리자베스는 “아침에 소 젖을 짜보고 싶으면 7시에는 일어나야 해”라고 했는데 그보다 일찍 닭이 울어 주었다. 외양간에는 건장한 체격의 아들이 열심히 소 젖을 짜고 있었고, 아버지는 퇴비를 긁어모으고 있었다. 소 20마리로부터 매일 아침 채취한 500~700리터의 우유는 바로바로 낙농회사에 납품된다고 한다. 관광객을 위해 볼거리로 소를 키우고 젖 짜기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은 없었으나 신선한 우유가 생산되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설마 이렇게 짠 젖을 바로 마시는 건 아니죠?” 기웅의 질문에 엘리자베스는 “물론 바로 마시지. 5도로 저온 보관을 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가공과정도 필요가 없는 건 그만큼 우유가 신선하고 품질이 좋기 때문이지”라고 설명을 하더니 스위스의 우유회사 에미Emmi로부터 받은 품질 평가서, 우유 판매 내역서 등을 직접 보여줬다. 엘리자베스의 설명은 이어졌다. 스위스의 유제품이 훌륭한 건 소규모 농장들이 소를 약 20마리씩 정성 들여 키우고, 신선한 풀만 먹이기 때문이고, 수천마리 소를 한번에 키우는 미국이나 뉴질랜드에서는 절대 우유를 바로 마실 수 없다며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어쨌든 그렇게 한 마리, 한 마리 이름 붙여가며 정성 들여 돌본 소들이 공급해 준 그날 아침의 우유는 단연 최고였다. 소 젖 짜기를 구경한 뒤, 동물농장을 차례로 돌아봤다. 말들에게는 건초더미를 아침식사로 챙겨 주었고, 새끼 염소들에게는 사료를 직접 먹여 줬다. 간단한 아침 노동(?)을 마친 뒤 고대하던 아침식사를 시작했다. 메뉴는 간단했다. 삶은 달걀, 커피, 우유, 어젯밤에 구운 빵, 햄, 치즈. 어떤 호텔이나 가정집에서도 맛볼 수 있는 평범한 아침식사였지만 재료의 질과 신선도는 비교할 수 없었다. 사소한 잼과 사과주스까지 모두 농장에서 나온 재료로 엘리자베스가 손수 만든 음식들은 이른 아침부터 두 남정네의 혀끝을 황홀경으로 몰아넣었다. “자, 이제 아침을 먹었으니 소화를 좀 시켜야겠지?” 또 어떤 일감이 기다리나 했더니만 나귀를 태워 주겠단다. 마침 주말을 맞아 큰딸과 친구들이 나귀를 타기 위해 놀러왔는데 우리도 끼워주겠다는 것이었다. 나귀의 털을 골라 주며 정겹게 대화를 나누던 그녀들은 익숙하게 나귀를 몰았다. 말에 비해 온순한 나귀의 승차감은 페라리가 부럽지 않았고, 조금 더 높은 눈으로 굽어본 에멘탈의 아침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미녀들이 나귀를 몰아 준 탓일까? 서울 총각 기웅의 입은 귀에 걸려 내려오지 않았고, 그는 여행을 마칠 때까지 에멘탈에서의 경험을 되새김질하며 행복해했다. 팜하우스Farmhouse 에멘탈, 부르크도르프 지역에는 잠자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약 10개의 팜하우스가 있다. 이번에 독자가 머문 베트빌Battwil 농장은 특별히 당나귀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신선한 목장 우유와 식사도 일품이다. 헛간에서의 1박은 25CHF이다. www.bauernhof-baettwil.ch 에멘탈 지역의 한 농가에서 하룻밤 머물렀다. 젖소, 염소, 양, 당나귀, 말, 돼지, 닭, 오리 등등 농장 주인은 일일이 손을 꼽아가며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있는지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말그대로 동물농장이었다. 농장에서 맛본 스위스 가정의 가장 평범한 두끼 식사는 이번 여정 중 단연 최고였다. 모든 재료는 농장에서 바로 공수했으니 그 신선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travie info 스위스 여행의 필수 어플┃SBB 스위스철도청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1분 1초도 어긋남이 없는 스위스의 모든 교통 정보를 담고 있다. 환승 시간, 도보 이동시간까지 정확하게 계산해 준다. 네트워크 되는 곳에서만 검색이 된다. 웹사이트 www.sbb.ch도 유용하다. Swiss Hike 스위스의 주요 하이킹 코스를 상세히 안내해 주는 앱으로, 한번 다운 받아놓으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여행한 대부분의 하이킹 코스도 포함돼 있다. 거친 산 속 호젓한 휴식 Valais발레 다음 목적지는 스위스 남부에 위치한 산악지역 발레주Valis. 마테호른의 관문도시인 체르마트Zermatt로 가기 전, 온천마을 로이커바트Leukerbad에 서 몸을 녹였다. Leukerbad로이커바트 스트레스가 금지된 물의 나라 굽이굽이 거친 바위산을 버스를 타고 오르면서 마주한 풍광은 이전의 산들과는 또 달랐다. 스위스 최대의 와인 생산지인 발레에는 계단식 포도농장이 가파른 비탈을 덮고 있었다. 로이커바트에 도착하자 뾰족뾰족한 형상이 거칠어 보이는 바위산이 마을을 굽어보고 있었다. 기웅은 역시나 산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며 가이드에게 “케이블카를 타면 저 봉우리까지 갈 수 있는 거죠? 어서 구름이 걷혀야 기막힌 풍경을 볼 수 있을 텐데”라고 묻자 가이드는 “너무 서두르지 마. 로이커바트에서 스트레스는 금지돼 있거든”이라고 눙을 쳤다. 로마시대부터 온천 휴양지로 명성을 떨친 로이커바트에서 제대로 온천을 만끽하려면 몸을 조금 피곤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하여 우리는 가벼운 하이킹에 도전하기로 했다. 소담스러운 샬레식 주택들이 줄지어 있는 마을을 지나 온천물이 솟아나는 온천협곡Thermal Canyon을 걸었다. 이곳에서 하루에만 3,900만 리터의 온천물이 솟아난다고 하니 예로부터 괴테, 마크 트웨인, 레닌 등등 유명인들이 이곳에서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녹였다 갔다는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다음엔 겜미패스Gemmi Pass로 향했다. 그런데 옅은 구름과 눈발 때문에 스위스에서도 가장 험하다는 트레킹 코스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곳은 스위스가 아니었던가. 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2,350m에 달하는 전망대로 순간이동을 감행했다. 1200년경에 개통된 겜미패스는 발레주와 베른Bern주를 연결하는 통상의 길로 모파상과 셜록 홈즈의 작품 속에도 등장할 정도로 악명이 높다. 수직에 가까운 암벽에 지그재그로 난 길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리는 이 길은 하이킹 마니아라면 도전해 볼 만한 코스다. 40년 전 눈으로 온천욕을 즐기다 이제 온천을 즐길 시간. 부르거바트Burgerbad와 알펜테름Alpentherme이 양대 온천으로 꼽히는데 부르거바트는 워터파크 형태로 가족여행객들이 즐기기 좋고, 알펜테름은 사우나, 스파 등이 있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성격이 달랐다. 알펜테름은 실내와 노천 풀장으로 크게 나뉘어 있었다. 기웅은 웅장한 산세를 감상하며 온천을 즐기기 좋은 노천 풀장으로 바로 향했다. 궂은 날씨는 온천에서는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그러니까 머리 위에는 눈에 소복이 쌓이고 물에 담긴 몸은 뜨끈뜨끈 녹아내리는 기분이 오묘했다. 온천수는 40년 전에 내린 눈이 지하 500m까지 스며들어가 다시 끓어오른 물이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70년대에 로이커바트를 적신 눈으로 목욕을 한 것이었다. 온천에는 발레식 사우나도 있었다. 말로만 듣던 ‘전라’로 입장해야 하는 사우나였다. 기웅은 사우나 입구에서 “진짜 다 벗어야 하는 거에요?”라고 쭈뼛거리고 있는데 웬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걸어다니는 것을 보고는 안도하며 어색하게 사우나와 냉탕을 오갔다. 분명 한국의 온천에 비하면 자극적이지는 않았으나 칼슘, 나트륨, 철분 등 130가지 성분이 담겨 있는 로이커바트의 온천수와 충격적인 사우나는 그날 밤 우리에게 가장 달고 깊은 잠을 허락했다. 로이커바트 추천 온천┃부르거바트Burgerbad 온도별로 10개의 풀장으로 이뤄진 가족형 온천시설이다. 미끄럼틀, 마사지풀 등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으며 사우나와 수영장도 있다. 3시간 이용권은 23CHF, 하루 이용권은 29CHF. www.burgerbad.ch 알펜테름Alpentherme 부르거바트에 비해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사우나는 전라로 입장하며, 로만-아이리시 스파와 테라피 시설도 있다. 사우나까지 이용할 수 있는 5시간 이용권은 39CHF. 하루 이용권은 53CHF. www.alpentherme.ch 겜미 케이블카 로이커바트와 겜미패스를 연결하는 케이블카로,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왕복 32CHF, 스위스패스 소지시 50% 할인된다. www.gemmi.ch Zermatt체르마트 스위스 산악 체험의 클라이맥스 로이커바트에서 체르마트로 가는 아침, 날이 맑게 갰다. 온천으로 재충전을 한 탓일까, 기다리던 마테호른을 만날 순간이 다가와서일까. 기웅은 어느 때보다 들떠 있었고 열차가 체르마트에 접근할수록 바쁘게 차창을 좌우로 오가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체르마트 역에서 내려 마을 안쪽으로 조금 걸어 들어갔을 때 북쪽으로 마테호른이 그 환한 얼굴을 드러냈다. 완벽하게 푸른 하늘, 초록색 옷을 갈아입고 있는 산과 오래된 샬레식 주택들이 조화를 이룬 풍경에 화룡점정으로 뾰족한 마테호른이 더해지니 완벽한 한 폭의 그림이 만들어졌고 기웅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먹먹한 표정을 띄고 있었다. “저 봉우리 하나를 보려고 이곳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를 알겠어요.” 며칠 전 내린 눈 때문에 산 중턱의 트레킹 코스는 폐쇄돼 있었다. 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퓨리Furi역에서 다시 체르마트로 내려오는 길을 걷기로 했다. 체르마트 관광청 직원이 추천한 레스토랑 레마모트Les Marmottes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만끽하며 퐁뒤와 스위스 전통식으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 다양한 스위스 치즈와 화이트와인을 팔팔 끓여 빵을 찍어 먹는 스위스 전통식을 이처럼 찬란한 풍경 아래서 즐길 수 있다는 건 행운이었다. 체르마트로 향하는 내리막길에는 오래된 목조 건물들과 양떼들, 야생화가 만발해 있었다. 마테호른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 고르너그라트Gonergrat 열차에 올라탔다. 스위스 최초의 톱니바퀴식 산악열차는 느긋하게 산을 밟아 올라갔다. 기차가 방향을 꺾을 때마다 다른 각도의 마테호른이 보였고, 수목한계선을 넘어선 뒤로는 순백의 눈천지가 펼쳐졌고, 눈 위에는 동물 발자국만이 희미했다. 마침내 고르너그라트 정상에 위치한 정거장에 도착했다. 막차여서인지 인적이 드물었다. 굳이 막차를 탄 까닭은 산 정상에 있는 고르너그라트 3100 쿨름 호텔Kulm Hotel에 묵기 위함이었다. 해발 3,100m. 스위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호텔은 지어진 지 1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사위가 어둑해진 밤, 식당에 모인 여행객들은 마치 성지순례자처럼 창밖 풍경을 조용히 감상하며 경건하게 저녁식사를 즐겼다. 객실에 침을 풀고 창을 열었다. 마테호른 봉우리가 정면으로 한눈에 들어왔다. 저녁과 아침, 두 차례의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기웅은 넋을 놓고 봉우리를 바라다봤다.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다시 해가 뜨면서 달라지는 그 기묘한 색을 보면서 오랫동안 간절히 바라온 풍경을 가슴 속에 깊이깊이 새겼다. 3100 쿨름호텔 고르너그라트 1907년에 개장한 호텔로 스위스에서 최고 높이에 위치한 숙소다. 호텔이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29개의 4,000m급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이 봉우리들의 높이로 객실 번호를 매겼다. 풍광만큼 수준 높은 식사를 제공한다. 건물 위쪽의 돔은 천문 관측을 위한 용도로 쓰인다. www.gornergrat-kulm.ch 고르너그라트열차Gornergratbahn 해발 1,620m의 마을 체르마트에서 해발 3,089m의 고르너그라트까지 운행하는 톱니바퀴 산악열차다. 중간에 리펠알프Riffelalp, 리펠베르그Riffelberg 등의 역에서 하차하면 다양한 하이킹 코스를 소화할 수 있다. 체르마트 기차역 바로 앞에 탑승장이 있다. 왕복 요금은 82CHF, 스위스패스 소지시 50% 할인된다. www.gornergratbahn.ch 해발 3,100m에 위치한 고르너그라트 쿨름호텔의 창밖 풍경.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과 마테호른의 기막힌 장관을 넋 놓고 바라봤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내일투어 02-6262-5353 www.naeiltour.co.kr,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Swiss Review 풍경에 취하고 맛에 홀린 시간 5월의 스위스를, 그것도 ‘공짜로’ 다녀올 수 있다는 전화를 받고부터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특히 ‘알프스의 산 속 체험’을 테마로 했던 만큼 더욱 들뜨고 설레었다. 파라마운트 영화사와 토블론Toblerone 초콜릿의 상징인 마테호른을 마주하던 순간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특히 고르너그라트의 정상에 자리한 ‘3100 호텔’에서의 밤은 영영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침대에 누워 고개만 돌리면 손에 잡힐 듯 마테호른이 보였고, 주변은 온통 만년설로 뒤덮여 있어 마치 우주의 어딘가에 와 있는 것만 같았다. 마테호른에 비하면 초라할지 몰라도 도착하는 순간 힐링을 느끼게 해준 리기산은 왜 ‘산의 여왕’이라 불리는지 알 만한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한국 여행자들에게 생소한 로이커바트에서 노천 온천을 즐기고, 예상치 못한 남녀 혼욕을 해본 것도 민망하면서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탈리아의 토스카나를 연상시키는 에멘탈 지역은 압도적인 위용은 없었지만 잔상이 오래 남는 곳이었다. 특히 팜하우스는 지금껏 수많은 나라를 여행해본 경험 중 가장 이색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라클렛을 비롯한 전통 스위스 식사와 신선한 치즈와 빵 등은 단연코 ‘생애 최고의 한 끼’였다고 할 것이다. 여행 기회를 선물해 준 내일투어와 <트래비>, 갑작스런 휴가를 허락해 주신 회사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 도전자유여행 38탄 참가자 유기웅
  • 伊→佛→英→獨 정원 산책길 유럽의 삶·역사와 동행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름난 정원을 다니다 보면 나름의 특색을 발견하곤 한다. 자연의 풍광을 멋지게 살려낸 정원이 있는가 하면, 다른 조형물과의 어울림이 일품인 곳도 숱하다. 그곳에 살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취향과 지형의 다름을 반영한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정원은 건축과 함께 삶의 양식과 문화를 볼 수 있는 거울이라고도 한다. ‘유럽, 정원을 거닐다’는 유럽의 정원을 삶과 역사라는 인문학적 측면에서 다룬 흔치 않은 책이다. 정기호 성균관대 조경학과 교수가 유럽 각국의 정원 전문가들을 찾아 나눈 아기자기한 대담 형식의 담론. ‘유럽을 여행하면서 만나는 정원’이라는 주제대로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독일의 정원 여행을 통해 만나는 이런저런 이야기와 역사적 사실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흔히 알려진 대로 유럽의 정원은 크게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양대 축으로 삼아 만들어지고 변형돼 왔다. 이탈리아 정원이 상당히 은유적인 형태를 띤다면, 프랑스 정원은 정제의 미를 자랑한다. 그런가 하면 영국의 정원들은 화려하고 잘 꾸며지기보다는 생활에 스민 풍경이 특징이고, 독일의 정원들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녹지와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독특한 멋을 뿜는다. 책을 읽다 보면 이렇듯 조금씩 다른 유럽의 정원들이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이유와 과정을 어렴풋이 알 수 있게 된다. 지금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정원의 형태는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 지역에서 시작된 빌라 정원이 시초다. 로마 추기경들의 빌라 정원에서 꽃피운 르네상스 정원이 알프스 이북 유럽 정원의 바탕 양식이 된 셈이다. 이후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의 화려한 17세기 바로크 정원에 이어 영국 의회정치 이념과 어우러진 18세기 자연풍경식 정원으로, 그리고 19세기 귀족중심 사회에서 시민사회로 전환되면서 공공을 위한 정원이 시작된 궤적을 책은 꼼꼼히 펼쳐보인다. 각국 수도를 중심으로 도심 가까이에 있거나 외곽 지역에 있는 정원들을 주로 다뤘다. 하지만 대체적인 정원의 발달사와 변형을 읽는 데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정원의 형태와 특징 자체를 감상하는 즐거움은 기본이고, 정원을 바꿔놓은 시대 상황과 권력구조의 양상을 더듬을 수 있는 재미도 ‘덤’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푸른숲, 五感을 깨우다] (3)日 ‘자연관찰의 숲’ 가보니

    [푸른숲, 五感을 깨우다] (3)日 ‘자연관찰의 숲’ 가보니

    일본의 산림교육은 다양하다. 산림교육이 학교 폭력 예방과 사회성 향상, 우울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 근거한다. 환경교육과 야외 체험학습의 필요성을 공감해 ‘총합(總合) 학습’으로도 인정하고 있다. 산림교육은 국가와 지자체, 민간, 기업 등 다양한 섹터가 참여하는데, 직업교육을 제외하고 정형화된 프로그램을 적용하지 않는다. ‘산은 친구, 산은 선생님’이라는 접근법으로 숲의 소중함을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진행하면서 인성 함양 및 치유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치유와 교육이 병행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치유는 ‘테라피단지’, 교육은 ‘체험, 관찰의 숲’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체험의 숲은 테라피단지와 달리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고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한다. 학교와 연계해 운영되기에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교내 폭력이나 따돌림, 게임중독 등을 구분하지 않고 더불어 어울리도록 설계했다. 다만 유치원과 초등학생에 집중된 것은 우리와 비슷하다. ‘요코하마 자연관찰의 숲’을 방문한 날은 온종일 비가 내렸다. 숲을 걷는 데 약간의 불편이 있었지만 자연 상태가 잘 보존된 풍경은 마음을 상쾌하게 했다. 자연관찰의 숲은 일본 환경성이 전국에 10곳을 조성했는데 요코하마 숲이 제1호로 1986년 문을 열었다. 자연환경에서 동식물을 접하면서 자연보호사상을 고취한다는 초기 산림과 환경의 협력 모델이다. 숲은 일본야조(野鳥)회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고미나미 유키히로 담당은 “야조회 직원 6명이 상주하고 자원봉사자(200명)인 친구의 모임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숲의 프로그램이나 교재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요코하마 숲의 대표 프로그램은 ‘초등 4학년’을 대상으로 1박 2일간 진행하는 체험학습이다. 프로그램은 정규 커리큘럼으로 인정받는데 지난해 요코하마 400개 초등학교 중 160개 학교의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올해는 170개 학교가 신청하는 등 해마다 참가 학교가 늘고 있다. 요코하마 숲에서는 체험학습을 진행하기 전에 선생님들과 진행할 프로그램을 사전협의해 결정한다. 숲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별로 필요한 교육을 설계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주입식 교육은 배제한다. “자연을 즐기는 방법을 알린다”는 숲 교육의 원칙을 고수하는데 재미있어야 다시 찾는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잡목림에서 나무를 직접 잘라 보고 숲길을 걸으며 벌레소리 듣기, 그림 그리기, 누워서 쉬기 등 과제를 부여해 자발적으로 숲과 접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학교나 인근 공원 등에서 방문 교육도 진행하는데 지난해 150개 단체가 신청했다. 지역사회와 교류도 활발해 지난해 숲 이용자가 14만명에 달한다. 3·5·11월 진행하는 ‘새 관찰’ 프로그램이 유명하고, 보호자와 함께하는 캠프는 유료임에도 신청자가 많아 추첨을 통해 선정하고 있다. ‘나가노 체험의 숲’은 지방자치단체(나가노현 임업총합센터)가 직접 운영한다. 산림연구시설을 교육 인프라로 제공한 형태다.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보다 다양한 시설(26동)을 활용해 이용자가 필요한 교육을 실시토록 안내하고 있다. 숲은 40㏊ 규모로 목재생산을 위한 낙엽송 식재용으로 지자체가 20㏊를 추가 매입, 경치가 수려하다. 지난해 숲 이용객 3만명 중 교육 프로그램 참가자가 1만 7000여명이다. 이 중 유치원, 초등학생이 6500명을 차지한다. 숲 프로그램은 시민대상 강좌와 어린이들을 위한 산림교실, 일반인을 위한 산림작업 체험 강좌로 나눠져 있다. 특히 녹색소년단 활동 장소로 제공된다. 나가노현 177개 초등학교 녹색소년단이 10개 권역별로 나눠 연중 이곳에서 활동을 벌이고 1년에 한번 교류회도 갖는다. 연구시설답게 임업전문교육이 활발하다. 나가노현에서 매년 10명 선발하는 ‘임업사’ 교육을 진행한다. 일본의 알프스로 불리는 나가노지역에서 유용한 자격증으로 교육과정에서 임업기계 자격증도 딸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교육생 선발은 평균 2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보험료와 재료비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산주들을 대상으로 무료 진행하는 산림작업 강좌는 임업기계 사용과 나무벌재 및 운반, 숯 만드는 법 등을 전수함으로써 숲 활용 및 관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수가야 유키히로 소장은 “전문가 양성을 제외한 숲 이용은 무료”라며 “숲과 친해질 수 있도록 교육이 아닌 교본을 제공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도쿄도 하치오지시(八王子市)에 있는 ‘다카오의 숲’은 폐교된 도립고등학교를 리모델링, 풍부한 녹지와 다양한 시설을 갖춘 체험형 시설이다. 민간이 시설에 투자하고 운영하는데 학교교육과 다른 사회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이용객의 70%가 학교 관련 단체이며 이용자 중 중학생이 비율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1박 2일 환경캠프와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텐트숙박, 추첨을 통해 참가자를 선발하는 와쿠와쿠(두근두근) 숲 캠프(3박 4일) 등이 호응을 얻고 있다. 자연 환경의 중요성과 단체 활동을 통해 협동심과 자신감을 배우는 과정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교육문화연구실 하시연 박사는 “산림교육은 지속적인 접촉이 필요한데 일본은 체험 및 재량학습으로 인정하는 등 사회적 협의가 이뤄지는 과정”이라면서 “산림·환경에 대한 무관심한 중·고교생을 유인할 수 있는 자기주도형 또는 프로젝트형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도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여름철 식음료 가이드] 남양유업, 모유 성분 그대로…면역력 쑥쑥

    [여름철 식음료 가이드] 남양유업, 모유 성분 그대로…면역력 쑥쑥

    산양분유 시장에 진출한 남양유업이 제품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남양유업은 18일 단백질의 조성을 모유와 동일하게 만든 것이 남양 산양분유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남양 산양분유는 일반 산양분유의 3배 수준에 이르는 산양유를 사용해 유청단백질 비율을 모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장내 유산균의 생육을 돕는 프리바이오틱스 성분을 배합해 아기들의 소화활동이 편하도록 했다. 기존의 산양분유는 모유와 단백질 조성이 다른 산양유를 그대로 사용해 아기들이 쉽게 소화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은 또 국내 처음으로 분만 후 3일간 분비되는 산양의 초유를 배합, 아기에게 필요한 성장과 면역 성분을 강화했다. 산양의 초유에는 대표적인 면역성분인 면역 글로불린 등이 일반 산양유에 비해 최대 300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슘 검출 논란이 일었던 뉴질랜드산 산양유가 아닌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자연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양유를 사용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안전성이 검증된 원료를 엄선했으며 수백 차례의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을 입증했다”면서 “외국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 아닌 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의 검증된 위생설비로 직접 제조해 신뢰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품 설계와 생산, 출고 등이 국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생산 후 소비까지의 유통 기간을 크게 단축함으로써 신선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5300살 ‘아이스맨 외치’ 진짜 사망원인 알고보니

    5300살 ‘아이스맨 외치’ 진짜 사망원인 알고보니

    5300년된 아이스맨 외치(Ötzi)의 진짜 사망원인이 무엇일까. 독일 과학자들은 외치(Ötzi)의 사인이 치명적인 화살이 아니라 머리의 부상 때문이라고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독일 연구자들이 밝힌 외치의 사인은 2001년 오스트리아 과학자들이 제기한 머리 손상 이론을 재확인 시켜주고 있다. 외치가 1991년 9월 등산을 즐기던 부부에 의해 알프스 빙하속에서 발견된 후 과학자들은 이 아이스맨이 어떻게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국경지대에서 5300년 이상 묻히게 됐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많은 실험을 진행 시켜 왔다. 가장 오래된 미이라 ‘외치’는 발견된 지역명을 따 붙여졌다. 외치는 사망 당시 45살로 추정 됐다. 그의 얼굴, 음식, 옷 과 게놈등이 재구성 됐다. 치명적인 화살이 동맥을 뚫어 그의 어깨에 부상을 입힌 사실이 확인됐다. 위에선 소화가 안된 음식물이 검출돼 그가 매복 기습 공격을 받아 사망 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후 2001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의 과학자들이 외치의 전신을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 스캔했다. 그 결과 미이라의 대뇌 뒷부분에 흑점이 발견됐다.이것으로 볼때 외치가 외부 공격을 맞서 싸우다가 두개골 뒷부분에 일격을 당해 머리 손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 했다. 최근 독일 EURAC(the European Academy of Bolzano/Bozen) 연구진은 아이스맨은 머리 충격을 받아 뇌손상을 앓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생물학자 프랭크 맥시너(Frank Maixner) 동료 과학자 안드레 쏠레이(Andreas Tholey)는 컴퓨터를 이용한 내시경술을 사용해 미이라에서 핀(PIN)머리 크기의 작은 뇌세포 두개를 추출했다.이 샘플의 분석에 프로테옴(proteomes)라고 불리는 복합 단백질 혼합물 연구 방법이 동원됐다.이 연구진은 미이라의 두뇌 조직에서 추출된 단백질과 혈액 세포를 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응고된 혈액을 발견 했다.이 혈액의 응고로 봐서 아이스 맨이 죽기직전 머리의 타박상을 앓았고, 그것으로 그가 사망했다는 결론를 내렸다. 그러나 신석기 시대의 살인 미스터리는 아직까지 명확히 풀리지 않고 있다. 외츠의 뇌 손상이 화살에 맞아 추락해서 발생했는지, 머리 위를 강타 당해서 발생했는지 명확히 밝혀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저널 ‘세포 및 분자 생명과학’(Cellular and Molecular Life Sciences)에 이번 아이스맨 외츠연구의 자세한 분석방법과 결과가 실려 있다. 사진=AP/IVARY 장상옥 기자 007jang@seoul.co.kr
  • 소녀들의 세계시대

    소녀들의 세계시대

    “지금은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 1만여 관객의 외침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소녀시대의 첫 월드투어 ‘2013 걸스 제너레이션 월드 투어-걸스&피스’ 서울 공연에서다. 소녀시대는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북미·남미를 아우르는 월드투어를 펼친다. 서울 공연에서는 8·9일 동안 2만여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분홍빛 야광봉 물결을 빚어냈다. 이날 공연은 세 번째 미니 음반 타이틀곡 ’훗‘(Hoot)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소녀시대는 3D 홀로그램 영상과 ‘알프스의 소녀’ ‘플란다스의 개’ 등 다양한 콘셉트로 꾸민 영상을 활용, 무대 사이사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소녀시대는 28곡을 3시간 가까이에 걸쳐 쉴 새 없이 쏟아냈다. 이날 공연은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 19일 발표하는 일본 새 싱글 타이틀곡 ‘러브&걸스’ ‘오’, 지난해 큰 인기를 얻은 유닛 태티서(태연·티파니·서현)의 ‘트윙클’ 등을 앙코르 무대로 선보이며 막을 내렸다. 소녀시대는 다음 달 20·21일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알프스 패러글라이딩 횡단 도전

    알프스 패러글라이딩 횡단 도전

    백두대간과 히말라야 산맥 종단에 성공한 홍필표(46) 전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와 하치경(37) 현 국가대표 등이 알프스 산맥 횡단에 도전한다. 레드불은 오는 7월 7일 열리는 제6회 레드불 엑스-알프스 대회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홍필표 등이 팀을 이뤄 출전한다고 30일 밝혔다. 대회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알프스 산맥을 따라 독일-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모나코까지 직선거리 1031㎞를 패러글라이딩이나 도보로만 이동하는 경주다. 21개국의 선수 32명이 참가한다. 레이스는 오전 5시부터 밤 10시 30분까지만 진행되고, 심야에는 이동이 금지된다. 단 전체 일정 중 하루는 밤샘 레이스를 할 수 있다. 2011년 대회에는 30명이 출전해 2명만 완주에 성공했고, 크리스티안 마우러(스위스)가 11일 4시간 22분으로 우승했다. 1993년 패러글라이딩에 입문한 홍필표는 2002~2006년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2011년 8월부터 6개월 동안 히말라야 전 구간을 패러글라이딩으로 횡단했다. 홍필표는 “히말라야와 백두대간 때의 경험을 살려 목적지인 모나코 땅에 입 맞추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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