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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 “수익 수단 아닌 ‘따뜻한 디지털’ 연구해야 인류 행복”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 “수익 수단 아닌 ‘따뜻한 디지털’ 연구해야 인류 행복”

    ‘4차 산업혁명’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우리 코앞에 다가온 현실이다. 2016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국을 통해 대중들은 이를 피부로 절감했다. 체스나 장기와 달리 복잡한 바둑만큼은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길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이후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의 비관과 낙관의 양극단 예측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인류의 행복과 디지털 기술’이라는 주제로 조승연 작가와 대담을 벌이는 제임스 배럿(58)은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대표적 비관론자이다. 그의 그런 생각은 ‘파이널 인벤션-인류 최후의 발명’(2013)이란 책에 집약돼 있다. 배럿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PBS 등 미국과 유럽 여러 방송채널의 다큐멘터리 제작자 출신이다. 그는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다줄 것인가’라는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2000년부터 레이 커즈와일, 로드니 브룩스, SF작가 아서 클라크 등을 만나는 등 10년 동안의 인터뷰와 취재를 해 ‘파이널 인벤션’을 집필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이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수단이 되려면 “연구자들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배럿은 “연구자들이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단순히 보다 빠르고, 싸고, 더 효율적이고 많은 수익을 내는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의 효율성보다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소위 ‘따뜻한 디지털’ 기술이라는 개념이 앞세워질 때 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IT 신트렌드] 인공지능, 어디까지 왔을까/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IT 신트렌드] 인공지능, 어디까지 왔을까/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인공지능(AI)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속도뿐만 아니라 적용 분야 역시 널리 확장되고 있다. 2016년 알파고 충격 이후 대중에게 각인될 만한 큰 사건은 없었지만 AI 관련 산업과 연구계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AI에 대한 관심과 집중은 엄청나다. 당장 기업의 마케팅 용어들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잇다.AI 연구개발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기술 자체를 향상시키는 접근이다. 과거 AI는 규칙 기반의 기호적 AI가 주류를 이뤘다. 인간이 특정 개념이나 사물에 기호를 부여해 논리적 관계로 지식을 표현한다는 접근이다. 그러나 그 성능은 인간 수준에 미치지 못했으며 그런 부침의 역사를 겪은 AI는 ‘심층학습’으로 돌파구를 열었다. 두 번째 방향은 산업계의 적용이다. AI는 본질적으로 사람의 지능적 행동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의료 사진이나 영상 분석을 통해 질병을 감별하고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등 여러 사례가 있다. AI가 산업계로 전파되는 과정은 첫 번째로 소개한 AI 기술 자체를 향상시킨 연구 결과를 적절히 적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AI 기술 자체에 관한 연구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심층학습이 놀라운 성과를 거둔 반면 그 한계도 명백하다. 인공신경망을 구성하는 이론적인 논리가 부족하며 여전히 귀납적인 결과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의 연구자들은 부단한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그 핵심은 인간의 지적 활동과 관련된 학문과의 융합이다. 예를 들어 심리학적으로 동기를 모델링하거나 뇌 과학에서 발견된 신경망의 해부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AI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알파고 이후 2년간 새롭게 부상한 AI 방법론만 해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뇌의 정보 저장을 구현한 신경망 튜링 기계, 심리학적 이론에 근거한 확률적 모델, 학습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메타 학습 등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이러한 AI의 발전 속도는 AI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제 AI가 부침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 전망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AI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 [글로벌 In&Out] 지지율 보도, 대통령이 인기 유튜버인가/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글로벌 In&Out] 지지율 보도, 대통령이 인기 유튜버인가/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유튜버’ 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약 15년 전에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들이 잇따라 열리면서 인터넷 사용이 더욱 활발해졌다. 이 사이트 중에 제일 앞서간 곳은 유튜브였다.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하고 광고사업을 같이하면서 이 분야에서 1위에 오르게 됐다. 광고사업이란 시청자가 어떤 영상을 보려면 일단은 5초 정도 광고를 봐야 하는데, 여기서 발생한 광고 수익을 유튜브는 영상 제작자와 나눈다. 때문에 많은 젊은이가 영상을 제작해서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일부는 한 달에 고정적으로 수천만원의 수익과 유명세를 얻으면서 자기 삶을 완전히 이 분야에 올인했다. 이 젊은이들을 ‘유튜버’라고 부른다.이 유튜버들이 온라인상에서 ‘SNS 연예인’으로 유명해져 때로는 파문을 일으키거나 때로는 영화나 드라마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제 기존 TV는 젊은 세대에게 엔터테이너로서의 매력을 잃었다. 이제 구독자 수가 많은 유튜버들이 온라인 연예인의 세계를 끌고 간다. 이들이 유튜브로 자연스럽게 연예인이 되다 보니 시청자와의 관계나 유명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정신을 못 차릴 때도 많았다. 영상의 조회수나 구독자 수에 예민한 유튜버들은 자신들이 새롭게 제작한 영상이 예전처럼 큰 인기를 얻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것이다. 특히 더 많은 조회수나 구독자 수를 얻으려고 이상한 것을 촬영해서 올린다거나 인기가 떨어져서 자살한 유튜버들도 있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최근에 나온 대통령 지지율 기사들 때문이다. 요즘 클릭수가 높은 기사 중 하나는 대통령 지지율 기사들이다.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 알 수 없듯이, 기자들이 자꾸 지지율 기사를 내니까 여론이 어쩔 수 없이 지지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인지, 독자가 지지율 기사를 좋아해서 기자들이 그 기사를 많이 쓴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거의 매일 대통령 지지율 기사가 나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대통령이 인기 유튜버도 아닌데 지지율 자체를 예민하게 만들 필요가 있는가. 물론 중요한 사건 때마다 지지율을 알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거의 매일 지지율을 따지는 것이 국정운영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대통령이 인기 유튜버처럼 오늘 하루의 조회수에 만족할 수도 없다. 정책도 장기적인 계획들이다. 매일의 지지율을 감안해 국가 정책을 만들거나 수정할 수 없다. 일부 정책은 국민의 인내심도 필요하다. 언론이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면서도 동시에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과 장관들을 정신 못 차리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필자 생각에는 1주일 단위의 지지율 기사보다는 구간을 좀더 길게 잡고 지지율 등락의 이유를 화끈하게 분석하는 기사를 올려야 한다. 예를 들자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들어 떨어졌다. 원인이야 많겠지만 필자가 취재하고 분석한 바로는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커지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 ‘왜 분노해야 하는가-한국 자본주의 2’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 장하성 교수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되면서 서민층에서 강하게 형성됐던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았다. 부동산 문제 또한 국민들에겐 큰 불만이다.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줄 알고 부동산 구매를 안 하고 기다렸는데 집권 1년 4개월 만에 부동산값이 내리기는커녕 훨씬 올랐다. 그렇다고 해도 유튜버들의 조회수를 공개하는 식으로 매일 전문적인 분석 없는 대통령 지지율 기사로 여론을 만드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통령들은 선거 전에 낸 공약과 그동안 쌓아 온 정치적인 이력으로 당선된 것이니까 그 대통령의 정책들을 시간을 두고 전체적으로 평가해야 적절하다.
  • ‘서른이지만’ 양세종, 신혜선에 고백 “내가 좋아하는 여자♥”

    ‘서른이지만’ 양세종, 신혜선에 고백 “내가 좋아하는 여자♥”

    ‘서른이지만’ 양세종이 신혜선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는 전국 시청률 10.2%, 수도권 시청률 12.0%를 기록, 2주 연속 두 자릿수 시청률 돌파했다. 2049 시청률은 지난 주 5.2%를 0.4%나 끌어올린 5.6%를 기록했고, 수도권 시청자 수는 1,350,000명으로 최고치를 경신, 높은 가구 시청률에 신뢰도를 부여했다. 최고 시청률은 13.5%를 올렸다. 이날 우진(양세종 분)이 서리(신혜선 분)의 존재로 인해 과거의 트라우마로부터 점차 벗어나기 시작했고 서리를 향한 사랑에 확신을 가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13년 전 모습으로 돌아간 서리의 모습을 보고 패닉을 일으켰던 우진은 역설적이게도 서리 곁에서 안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우진은 인생의 숙제도 해내야 할 것도 많은 서리에게 당장 자신의 마음의 전하기보다는 서리가 준비될 때까지 옆에서 지켜 봐주고 응원해주는 ‘착한 사랑’을 하기로 다짐했다. 다짐대로 우진은 서리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었다. 서리가 좋아하는 음악분수를 보여주는가 하면 서리의 외삼촌 부부를 찾아주기 위해서 경찰서를 찾아가고 현수막 광고를 알아보는 등 백방으로 힘을 쏟았다. 또한 오랜 병원 생활을 한 서리의 건강을 염려해 페스티벌이 끝난 뒤 검진을 받으러 가자고 약속까지 받아내며 서리를 살뜰히 챙겼다. 페스티벌 준비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중 사단이 벌어졌다. 뮤직 페스티벌 위원장(정호빈 분)이 서리의 가슴 아픈 사연을 상품화해 티켓 팔이를 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우진이 알아버린 것. 이에 우진은 서리에게 무대에 서는 것을 관두라고 말한 뒤 위원장을 찾아가 멱살을 잡으며 “(서리의 사연팔이 하는) 기사만 내. 무대작업 전면 중단할 테니까. 무대 없이 땅바닥에서 공연 하든가”라고 경고했다. 서리는 날벼락같은 우진의 행동에 당황도 잠시 반대를 무릅쓰고 무대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머지않아 린킴(왕지원 분)으로부터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됐고 영문을 알 수 없던 우진의 행동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서리는 우진을 찾아가 “나 버리고 간 우리 외삼촌도 혹시 그렇게라도 나 보게 되면 다시 찾아와 줄지도 모르는데 이용 좀 당하는 게 뭐가 어때서요? 내가 괜찮다는데 아저씨가 뭔데 참견해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우진은 “싫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상처받는 거 죽기보다 싫으니까”라며 꾹꾹 눌러왔던 진심을 폭발시켰고,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터져 나온 고백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동시에 우진의 마음을 알게 된 서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켰다. 이 장면은 최고의 1분을 기록했다. 또한 ‘서른이지만’ 곳곳에 포진해있는 의문의 퍼즐조각들이 점차 모양새를 갖춰가며 흥미를 고조시켰다. 제니퍼(예지원 분)가 모르는 것이 없는 ‘알파고’가 된 것은 과거 힘든 시간을 견디기 위해 필사적으로 독서에만 매달렸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13년 전의 서리 역시 소년 우진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서리와 형태(윤선우 분)가 아쉽게 엇갈리며 두 사람의 재회 역시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암시해 향후 전개를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SBS ‘서른이지만’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제3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6일 개막…국내외 37편 본선 진출

    제3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6일 개막…국내외 37편 본선 진출

    “상상이 현실되는 지금, 여기, 우리는” 제3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가 오는 6일 평촌 중앙공원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롯데시네마 평촌, 안양아트센터에서 나흘간 펼쳐진다. 개막식은 개막선언에 이어 홍보대사 소개, 집행위원장 인사, 축하공연, 개막작 소개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날 야마자키 타카시 감독의 ‘운명’ (2017년)이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젊은 부부의 숨겨진 비밀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1일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는 총 100개국에서 2330편의 영화가 출품됐다. 최종 예심을 거쳐 국내 21편(19세 이하 9편, 24세 이하 12편), 국외 16편(19세 이하 7편, 24세 이하 9편) 총 37편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초청작 19편을 포함 50편이 넘는 작품이 영화제 기간 상영된다. 이번 출품된 작품은 국내외 청소년과 청년들이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는 주제가 무엇인지를 읽을 수 있고, 그들의 예민하고 풍부한 감수성의 결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뤘다. 국내 작품은 또래 혹은 집단 내 따돌림. 성 정체성, 자신의 신체적 내적 변화에 대한 자기 고민을 주제로 한 작품이 여럿 등장했다. 놀라운 만듦새로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한 국외작품은 국내작품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장르적 실험이 과감하고 다양했다는 평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청소년의 정치 참여, 장애, 인권 등 정치, 사회적으로 첨예한 이슈에 관심을 보인 작품이 눈에 띄었다.‘19세 이하’ 부문 본선 진출 주요 작품 중 ‘B틀어주세요’(현수민 등 2인)는 청소년이 호기심으로 B급 영화의 정체에 대해 알아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학생들에게 직접 B급 영화를 보여주고 반응을 살핀 후 영화전문가, 전문 팟캐스트 재작진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다. 애니메이션 ‘Sink’(하영재 등 4인)는 항상 싸우기만 하는 부모님을 피해 달아날 공간이 어두운 욕실뿐이었던 아이의 아름다운 우주여행을 다뤘다. 통통한 체격을 가진 여학생의 이성에 대한 감정을 다룬 ‘겟 잇 뷰티’(이예승)는 부모의 강요로 운동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이성과의 만남에서 느끼는 다양하고 섬세한 감정을 묘사하고 있다. 이외에 ‘섬’(황정욱), ‘열등반’(미국.아나 야쿠보프스카), ‘성장통’(폴란드.네이슨 시아) 등이 선정됐다. ‘24세 이하’ 본선 진출 주요 작품 ‘7318’(윤소영 감독)은 정리해고 위험에 처한 마을버스 기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키도 작고 못생긴 남자의 심리를 다룬 ‘러브 콤플렉스’(은정현 감독)는 사진동아리에서 만난 동갑내기 여학생과 만나면서 격는 콤프렉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외에도 노인대학 청소일을 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금희’(김소정 등 2인)를 비롯 ‘컬러 케이지’(Colour Cage·다니엘 리아코스), ‘학교가기 싫은 날’(김수정) 등이 본선에 진출했다. 경쟁작은 본선 심사를 거쳐 19세 이하, 24세 이하 2개 부문으로 나눠 4작품씩 총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 영화제 막지막 날인 9일 시상할 예정이다. 시상은 대왕고래상, 혹등고래상, 향유고래상, 참돌고래상 4개 부문이다. 본선 심사는 ‘마당을 나온 암탉’을 연출한 오성윤 김독과 영화감독이자 성균관대 교수인 윤용아, 영화 ‘6년째 연애중’ 감독 박현진이 맡는다. 이번 영화제는 지금 우리 주변에서 생겨나고 있는 인류 문명의 급속한 발전을 잠시 멈추고, 인간 중심으로 생각해보자는 의미에서 ‘기계와 인간’이라는 주제로 SF(공상과학), VR(가상현실) 특별전을 준비했다. 인간과 알파고의 대국을 다룬 다큐멘터리 ‘알파고’, 감정을 가진 최초의 인공지능 로봇 이야기 스티븐 스필버그의 ‘A.I’, 가상현실에 대해 고민해 보는 스티븐 리스버거 감독의 ‘트론’ 등이 상영된다. 이외에도 롯데시네마 평촌에서 오는 7일 ‘A.I도 인간이 될 수 있는가’ 8일에는 ‘가상현실 영화의 현재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영화교실이 열린다.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는 만안청소년수련관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5년 동안 개최해 오면서 영화 꿈나무를 발굴했던 ‘대한민국청소년창작영화제’를 확대 발전시켜 새롭게 시작한 국제영화제다. 안양시,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안양시청소년재단 만안청소년수련관,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회에서 주관한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주인님! 우리 동네에 강한 여진이 예상됩니다

    올여름만큼이나 무더웠던 2016년 여름이 막 끝난 시점인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기상청이 계기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이자 남북한 지역을 통틀어 역대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1년 뒤인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에는 인근 포항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경주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강력한 규모였다. 집단에 새겨진 공포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2년 연속 가을철에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은 폭염의 기세가 누그러지고 가을이 가까워오면서 ‘올해도 큰 지진이 나는 것 아닌가’, ‘이번에는 어느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할까’라는 불안감과 함께 일기예보처럼 지진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없을까 하는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 과학기술로도 지진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지진계를 빼곡하게 설치하지 않는 이상 지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지진계가 촘촘히 설치돼 있다고 하더라도 지진계에서 지진파를 감지하는 순간 이미 지진은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예측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은 지구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쌓여 있던 응력과 지각판이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지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년 동안 쌓인 지구 내부 응력 변화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불과 200~300년 동안의 데이터밖에 갖고 있지 않다”며 지진 예측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래도 과학자들은 지진 예측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인공지능팀이 참여한 미국 산·학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진 발생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지구·행성과학과, 코네티컷대 물리학과와 통합지구과학센터, 구글 공동연구팀은 AI의 딥러닝 기술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뒤 나타나는 여진의 위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3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3만 1000개의 본진과 여진 기록을 인공신경망에 입력해 지진에 대해 학습하도록 했다. 그다음 3만개의 새로운 본진 데이터를 입력한 뒤 여진 발생 위치를 예측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지진학자들이 여진의 위치를 예측하는 데 활용하는 ‘쿨롱장 응력변화 기법’보다 더 정확하게 위치를 예측했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쿨롱장 응력변화 기법은 본진이 발생한 다음 단층 형태에 따라 응력이 어떤 방향에 추가되는지를 계산하고 응력이 지진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인지 분석해 여진 위험지역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AI는 본진이 발생한 지역의 단층 형태를 비롯한 구체적인 단층 정보를 주지 않은 채 과거 발생한 대형 지진의 규모, 발생 시간과 위치, 여진 관련 정보 등 비교적 단순 데이터만으로 지진에 대해 학습하고도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예측해 낸 것이다. 피비 로빈슨 드브리스 하버드대 박사는 “이번 기술은 대형 지진이 발생한 다음 뒤따르는 여진 발생 가능 지역을 놀라운 정확도로 예측함으로써 지진학 분야에서도 AI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 줬다”며 “지진 발생 메커니즘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도 역시 한층 높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지진의 예측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은 의미가 크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과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홍태경 교수는 “여진 예측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은 좋은 시도이지만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지나치게 넓게 잡은 경향이 있다”며 “발생 가능 위치를 넓게 잡을수록 해당 지역 내에서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다음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지 언제, 어떤 규모인지는 AI도 여전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진 예측의 어려움을 보여 준 또 하나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1년 2월 22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규모 6.3의 지진으로 6층 빌딩이 무너진 모습(오른쪽 사진). 많은 학자들은 이 지진이 2010년 9월 4일 발생한 규모 7.1의 뉴질랜드 캔터베리 지진의 여진이라고 본다.  네이처 제공
  • 주인님! 우리 동네에 강한 여진이 예상됩니다

    주인님! 우리 동네에 강한 여진이 예상됩니다

    구글·하버드대학 등 美 산·학 연구팀 “여진 위치 예측 성공… 정확도 98%” 시간·규모 몰라… ‘지진 분석’까진 먼 길올여름만큼이나 무더웠던 2016년 여름이 막 끝난 시점인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기상청이 계기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이자 남북한 지역을 통틀어 역대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1년 뒤인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에는 인근 포항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경주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강력한 규모였다. 집단에 새겨진 공포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2년 연속 가을철에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은 폭염의 기세가 누그러지고 가을이 가까워오면서 ‘올해도 큰 지진이 나는 것 아닌가’, ‘이번에는 어느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할까’라는 불안감과 함께 일기예보처럼 지진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없을까 하는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 과학기술로도 지진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지진계를 빼곡하게 설치하지 않는 이상 지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지진계가 촘촘히 설치돼 있다고 하더라도 지진계에서 지진파를 감지하는 순간 이미 지진은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예측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은 지구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쌓여 있던 응력과 지각판이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지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년 동안 쌓인 지구 내부 응력 변화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불과 200~300년 동안의 데이터밖에 갖고 있지 않다”며 지진 예측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래도 과학자들은 지진 예측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인공지능팀이 참여한 미국 산·학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진 발생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지구·행성과학과, 코네티컷대 물리학과와 통합지구과학센터, 구글 공동연구팀은 AI의 딥러닝 기술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뒤 나타나는 여진의 위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3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3만 1000개의 본진과 여진 기록을 인공신경망에 입력해 지진에 대해 학습하도록 했다. 그다음 3만개의 새로운 본진 데이터를 입력한 뒤 여진 발생 위치를 예측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지진학자들이 여진의 위치를 예측하는 데 활용하는 ‘쿨롱장 응력변화 기법’보다 더 정확하게 위치를 예측했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쿨롱장 응력변화 기법은 본진이 발생한 다음 단층 형태에 따라 응력이 어떤 방향에 추가되는지를 계산하고 응력이 지진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인지 분석해 여진 위험지역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AI는 본진이 발생한 지역의 단층 형태를 비롯한 구체적인 단층 정보를 주지 않은 채 과거 발생한 대형 지진의 규모, 발생 시간과 위치, 여진 관련 정보 등 비교적 단순 데이터만으로 지진에 대해 학습하고도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예측해 낸 것이다. 피비 로빈슨 드브리스 하버드대 박사는 “이번 기술은 대형 지진이 발생한 다음 뒤따르는 여진 발생 가능 지역을 놀라운 정확도로 예측함으로써 지진학 분야에서도 AI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 줬다”며 “지진 발생 메커니즘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도 역시 한층 높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지진의 예측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은 의미가 크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과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홍태경 교수는 “여진 예측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은 좋은 시도이지만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지나치게 넓게 잡은 경향이 있다”며 “발생 가능 위치를 넓게 잡을수록 해당 지역 내에서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다음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지 언제, 어떤 규모인지는 AI도 여전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진 예측의 어려움을 보여 준 또 하나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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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만큼이나 무더웠던 2016년 여름이 막 끝난 시점인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기상청이 계기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이자 남북한 지역을 통틀어 역대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1년 뒤인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에는 인근 포항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경주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강력한 규모였다. 집단에 새겨진 공포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2년 연속 가을철에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은 폭염의 기세가 누그러지고 가을이 가까워오면서 ‘올해도 큰 지진이 나는 것 아닌가’, ‘이번에는 어느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할까’라는 불안감과 함께 일기예보처럼 지진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없을까 하는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 과학기술로도 지진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지진계를 빼곡하게 설치하지 않는 이상 지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지진계가 촘촘히 설치돼 있다고 하더라도 지진계에서 지진파를 감지하는 순간 이미 지진은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예측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은 지구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쌓여 있던 응력과 지각판이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지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년 동안 쌓인 지구 내부 응력 변화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불과 200~300년 동안의 데이터밖에 갖고 있지 않다”며 지진 예측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래도 과학자들은 지진 예측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인공지능팀이 참여한 미국 산·학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진 발생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지구·행성과학과, 코네티컷대 물리학과와 통합지구과학센터, 구글 공동연구팀은 AI의 딥러닝 기술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뒤 나타나는 여진의 위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3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3만 1000개의 본진과 여진 기록을 인공신경망에 입력해 지진에 대해 학습하도록 했다. 그다음 3만개의 새로운 본진 데이터를 입력한 뒤 여진 발생 위치를 예측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지진학자들이 여진의 위치를 예측하는 데 활용하는 ‘쿨롱장 응력변화 기법’보다 더 정확하게 위치를 예측했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쿨롱장 응력변화 기법은 본진이 발생한 다음 단층 형태에 따라 응력이 어떤 방향에 추가되는지를 계산하고 응력이 지진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인지 분석해 여진 위험지역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AI는 본진이 발생한 지역의 단층 형태를 비롯한 구체적인 단층 정보를 주지 않은 채 과거 발생한 대형 지진의 규모, 발생 시간과 위치, 여진 관련 정보 등 비교적 단순 데이터만으로 지진에 대해 학습하고도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예측해 낸 것이다. 피비 로빈슨 드브리스 하버드대 박사는 “이번 기술은 대형 지진이 발생한 다음 뒤따르는 여진 발생 가능 지역을 놀라운 정확도로 예측함으로써 지진학 분야에서도 AI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 줬다”며 “지진 발생 메커니즘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도 역시 한층 높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지진의 예측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은 의미가 크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과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홍태경 교수는 “여진 예측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은 좋은 시도이지만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지나치게 넓게 잡은 경향이 있다”며 “발생 가능 위치를 넓게 잡을수록 해당 지역 내에서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다음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지 언제, 어떤 규모인지는 AI도 여전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진 예측의 어려움을 보여 준 또 하나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1년 2월 22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규모 6.3의 지진으로 6층 빌딩이 무너진 모습(오른쪽 사진). 많은 학자들은 이 지진이 2010년 9월 4일 발생한 규모 7.1의 뉴질랜드 캔터베리 지진의 여진이라고 본다.  네이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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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님! 우리 동네에 강한 여진이 예상됩니다

     올여름만큼이나 무더웠던 2016년 여름이 막 끝난 시점인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기상청이 계기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이자 남북한 지역을 통틀어 역대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1년 뒤인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에는 인근 포항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경주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강력한 규모였다. 집단에 새겨진 공포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2년 연속 가을철에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은 폭염의 기세가 누그러지고 가을이 가까워오면서 ‘올해도 큰 지진이 나는 것 아닌가’, ‘이번에는 어느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할까’라는 불안감과 함께 일기예보처럼 지진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없을까 하는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 과학기술로도 지진을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지진계를 빼곡하게 설치하지 않는 이상 지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지진계가 촘촘히 설치돼 있다고 하더라도 지진계에서 지진파를 감지하는 순간 이미 지진은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예측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은 지구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쌓여 있던 응력과 지각판이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지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년 동안 쌓인 지구 내부 응력 변화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불과 200~300년 동안의 데이터밖에 갖고 있지 않다”며 지진 예측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래도 과학자들은 지진 예측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인공지능팀이 참여한 미국 산·학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진 발생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지구·행성과학과, 코네티컷대 물리학과와 통합지구과학센터, 구글 공동연구팀은 AI의 딥러닝 기술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뒤 나타나는 여진의 위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3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3만 1000개의 본진과 여진 기록을 인공신경망에 입력해 지진에 대해 학습하도록 했다. 그다음 3만개의 새로운 본진 데이터를 입력한 뒤 여진 발생 위치를 예측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지진학자들이 여진의 위치를 예측하는 데 활용하는 ‘쿨롱장 응력변화 기법’보다 더 정확하게 위치를 예측했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쿨롱장 응력변화 기법은 본진이 발생한 다음 단층 형태에 따라 응력이 어떤 방향에 추가되는지를 계산하고 응력이 지진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인지 분석해 여진 위험지역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AI는 본진이 발생한 지역의 단층 형태를 비롯한 구체적인 단층 정보를 주지 않은 채 과거 발생한 대형 지진의 규모, 발생 시간과 위치, 여진 관련 정보 등 비교적 단순 데이터만으로 지진에 대해 학습하고도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예측해 낸 것이다.  피비 로빈슨 드브리스 하버드대 박사는 “이번 기술은 대형 지진이 발생한 다음 뒤따르는 여진 발생 가능 지역을 놀라운 정확도로 예측함으로써 지진학 분야에서도 AI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 줬다”며 “지진 발생 메커니즘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도 역시 한층 높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지진의 예측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은 의미가 크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과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홍태경 교수는 “여진 예측에 AI가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은 좋은 시도이지만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지나치게 넓게 잡은 경향이 있다”며 “발생 가능 위치를 넓게 잡을수록 해당 지역 내에서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다음 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지 언제, 어떤 규모인지는 AI도 여전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진 예측의 어려움을 보여 준 또 하나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글로벌 In&Out] 뉴스쇼의 발전과 청소년들의 장래희망/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글로벌 In&Out] 뉴스쇼의 발전과 청소년들의 장래희망/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최근 SBS의 편성표를 떠났다. 김어준의 공중파 진출이 많은 찬반을 낳았듯이 퇴출에도 말들을 낳았다. 일단 보수지 기자들은 “이번 정부에서 김어준이 언젠가 TV조선에서도 방송할 거라고 예상했는데…”라며 놀란 기색이다. 반면 진보적인 주니어 기자들은 블랙하우스의 종료에 무척 아쉬워했다. 평범한 언론인들은 “방송 뉴스를 그렇게 하면 안 돼”라고 비판했다.‘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의 분위기는 아이돌 그룹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같았다. 인테리어나 방송 구도, 때때로 내용도 예능 프로처럼 볼만했다. 편파보도 논란이 주였지만, 이런 면도 기자들한테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 파괴적인 뉴스 프로가 증가할수록 한국 사회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생각이다. 충남대 학생 시절 대전 대덕밸리의 한 중학교에서 ‘방과 후 멘토링’ 프로그램에 두 달간 참여했다. 외국인으로 한국 사회의 핑크빛 현실에 매료됐지만, 그때 검은색이나 회색의 한국도 보게 되었다. 숙제를 안 해 온 학생들에게 “너희 도대체 왜 그러니” 하고 물었더니, 그들은 “쌤! 그런 것 필요 없어요”라고 답했다. “앞으로 어떻게 생활할 거니”라는 질문에, 학생들은 저마다 이상한 대답을 했는데, 그중 특히 한 여학생은 “쌤! 어차피 누구 언니처럼 섹시한 옷 입고 섹시한 춤추면 다 되는 것 아니에요”라고 했다. 이후에 알게 됐는데 ‘누구 언니’는 한국 방송에서 나와 섹시한 옷 입고 섹시하게 춤추는 유명한 가수 중 한 명이다. 인간은 대부분 유명해지고 싶어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 학생들도 유명해지고 싶었던 것이다. 한국 공중파의 프라임타임에 자주 출연하는 인물은 가수나 배우이니, 한국 학생들도 그들처럼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공부보다는 가수나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은 사실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 다만 한국 공중파에는 연예인급 기자나 교수가 잘 안 보인다. 미국에는 래리 킹 앵커, 놈 촘스키 교수, 파리드 자카리아 앵커가 탤런트만큼 인기를 얻었다. 한국 공중파에는 이런 인물이 거의 없다. ‘런닝맨’ 같은 예능프로와 비견될 만한 뉴스쇼나 교양프로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터키에는 젤랄 셴괴르 지리학 교수, 아흐메트 알탄 기자, 에르산 셴 법대 교수 같은 인물을 방송에서 자주 본다. 이들이 방송에 출연하면 시청률이 높이 상승한다. 거의 연예인으로 생각한다. 길거리에서 만나면 다들 사인을 받으려고 한다. 이들이 뉴스쇼나 교양 프로그램에서 한 발언이 터키 사회에서 큰 화재를 만든다. 그래서 터키 학생들은 가수나 배우는 물론 교수나 앵커도 괜찮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다소 다른 것 같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박식한 교수나 기자들이 많아서 그렇거나, 아니면 한국 정서가 박식한 사람이 TV에서 재미있게 말하는 모습이 좋은 이미지가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다. 한국에는 교수 등이 활약하는 예능 프로만큼 뉴스쇼나 교양프로가 드문 것이 아쉽다. 유명세를 가수나 배우만 누리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2년 종합편성방송이 개국하면서 지식인들의 출연이 늘었다. 공중파들은 자신의 약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공중파와 종편이 뉴스쇼로 경쟁했다. 뉴스쇼 형식이 증가했고 북한 문제를 다룰 때는 북한 전문가 중 제일 멋지고 카리스마 있거나, 아니면 유머 있는 전문가가 자주 출연하도록 시도한다. 손석희 jtbc보도국 사장이나 김어준 진행자 등이 다르게 방송하기 시작했다. 딱딱하기만 한 정통 뉴스의 기본적인 패러다임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한국 뉴스의 모습이 크게 변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한국 청소년들의 장래 희망이 바뀌지 않을까.
  • 영등포서 배우는 ‘알파고 시대’

    서울 영등포구가 인공지능(AI)과 미래 사회의 변화를 주제로 한 2018년 영등포 중앙 인문 아카데미 수강생 6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구 관계자는 “중앙대와 맺은 인문교육 운영 협약에 따라 생활 속 인문학 저변을 넓히고 구민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강좌를 새로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교육은 오는 8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 매주 화요일 영등포구 제1평생학습센터(문래정보문화도서관 5층)에서 진행된다.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교수가 강사로 나선다. AI와 알고리즘, AI가 만들어 내는 예술, ‘채팅봇’으로 보는 인간관계와 소통의 변화, AI 등장으로 인한 직업·교육·법·문화 변화 등을 전달한다. 참가 희망자는 센터 홈페이지(http://lll.ydp.go.kr)나 전화(02-2670-4149)로 신청하면 된다. 채현일 구청장은 “이참에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재정립하길 바란다”고 구민들에게 당부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美 알파고·日 딥젠고 은퇴… 현역 최강 바둑AI 는 中 ‘줴이’

    2016년 3월 이세돌(35) 9단과의 대결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알파고는 2017년 5월 바둑계에서 은퇴했다. 중국의 1인자인 커제(21)와의 3번기에서 3승을 거둔 뒤 더이상 바둑에서 연구를 발전시켜 나갈 부분이 많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제는 그 기술을 이용해 의료,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을 넓혀 가고 있다. 대신 구글 딥마인드는 그동안의 성과를 정리한 논문을 지난해 10월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뒤이어 일본에서는 소프트웨어 업체 드왕고와 도쿄대, 일본기원이 공동으로 딥젠고를 개발했다. 2017년 3월에는 일본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에 도전장을 내밀며 인공지능(AI) 최초로 정식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박정환(25) 9단과 조치훈(62) 9단을 상대로 잇달아 승리를 거둔 뒤인 지난 4월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는 줴이(絶藝·Fine Art)가 현역 최강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가 개발한 줴이는 지난달 23~24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8 텐센트 세계인공지능 바둑대회’ 예선리그에서 7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바둑 AI 중에는 돌바람이 가장 유명하다. 또 다른 국산 바둑 AI인 바둑이는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이주영(59) 교수가 개발 중이다. 2018 텐센트 세계인공지능 바둑대회에서 3승4패를 거두며 선전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엘선생, 한 수 배우겠습니다”

    “엘선생, 한 수 배우겠습니다”

    요즘엔 바둑 기사들이 모였다 하면 꼭 ‘엘선생’(엘프고+선생님)이 화제로 오른다.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인 엘프고, 릴라제로 등을 통해 연구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모인 김에 함께 노트북을 펴고 다같이 AI에게 한 수 지도를 받기도 한다. AI를 조금이라도 빠르게 구동시키기 위해 고가 컴퓨터 구매도 서슴지 않는다.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 때는 AI의 능력에 충격을 받았다면, 2년이 흐른 지금은 이를 바둑 연구에 적극 활용하는 ‘제2의 AI 열풍’이 불고 있다.AI 바둑 프로그램이 한국 기사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한 것은 올 초부터다. 당초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가 아니었다. 지난해 말 벨기에의 개발자 지안 카를로 파스쿠토가 릴라제로를 대중에 공개했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자들이 지난해 10월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한 논문을 바탕으로 제작된 릴라제로는 초반에는 기력이 약하단 평가를 받았으나 계속 개선돼 올 초쯤에는 수준급으로 올라왔다. 뒤이어 지난 5월에는 미국 페이스북에서 개발한 엘프고가 공개되면서 프로 기사들도 이러한 AI를 이용한 학습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산 제품인 돌바람과 바둑이는 아직 오픈소스로 공개되지 않았다. AI 프로그램에서 바둑 기사가 화면에 돌을 놓으면 AI는 재빨리 최선의 수를 계산해 준다. 특정 지점에 착점을 할 때마다 해당 대국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이 실시간으로 화면에 표시된다. 바둑 기사들은 연습을 하다 막히는 지점이 생길 때마다 컴퓨터를 켜고 이리저리 착점을 해 보며 AI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다. 프로 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공부하는 연구회에서 하던 일을 AI를 통해 처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AI는 기존에 정석으로 취급받지 못했던 착수도 과감히 권하기 때문에 수읽기의 지평이 넓어지는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심지어 한국기원 4층에 위치한 바둑 국가대표실의 컴퓨터 3대에도 AI 프로그램이 깔려 있다. 박정상(9단) 한국 바둑 국가대표팀 코치는 “국가대표실의 컴퓨터가 본래는 인터넷 바둑을 두기 위한 것이었는데 용도가 바뀌었다”면서 “요즘은 AI를 많이 쓰기 때문에 기사들 대국의 초반 포석은 (AI가 찍어 줬던 대로) 외워서 두는 경우가 많다. 최상위 기사나 신예 기사나 초반 운영에는 서로 큰 차이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손근기(5단) 한국프로바둑기사회장은 “이전에는 안 되는 것이라고 규정지었던 수를 AI가 사용하기도 한다. 좀더 다양한 방향으로 바둑을 생각해 볼 여지가 생겼다”며 “AI가 중심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계라도 모든 것이 맞지는 않으니 삼삼오오 모여 (AI가 가르쳐 준 수에 대해) 의논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AI 때문에 프로 기사들 사이에 고가 컴퓨터 구매 열풍도 불고 있다. 높은 사양의 컴퓨터일수록 다양한 경우의 수를 빨리 계산해 결과 값을 내놓을 수 있어서다. 프로 기사들에게는 민감한 문제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정상급 기사들 중 AI를 안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56개월 연속 한국 바둑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정환(25) 9단은 최근에 1000만원짜리 컴퓨터를 구매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현역 최연소 ‘입신’이자 한국 바둑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신진서(18) 9단도 하루에 수시간씩 AI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가 늘다 보니 최근엔 전문 업체까지 등장했다. AI를 구동하기에 적합한 컴퓨터를 판매하면서 엘프고, 릴라제로도 함께 깔아 준다. 제품은 성능에 따라 초급형~기업용까지 6단계로 나뉘어 있다. 가격대는 99만원~1250만원. 연산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그래픽카드(1080Ti)가 기업용에는 4개가 달려 있다. 프로 기사들은 그래픽카드가 1~2개 달린 데스크톱 컴퓨터(300만~500만원대)를 주로 구입한다. 중국에서 대국이 많은 기사는 해외에서도 쓸 수 있도록 노트북을 구비해 둔다. 기존 보유 중인 컴퓨터에 AI 프로그램만 설치하겠다면 5만~9만원으로도 가능하다. 비전문가들은 프로그램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기계에 약한 40~50대 프로 기사들은 어려움을 겪는다. 젊은 기사들은 바둑 블로그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설치법을 숙지해 스스로 프로그램을 내려받기도 한다. 강현우(36) 트루와이드 정보통신 팀장은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바둑 랭킹 톱10권의 프로 기사 두 명이 컴퓨터를 구매해 갔다”며 “입단 준비 중인 연구생들이 ‘프로 기사가 많이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구매 문의를 종종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AI는 한국기원 규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에 열렸던 제23차 운영위원회를 통해 대국 중 휴대폰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몇몇 프로 기사가 대국 중 화장실에 빈번하게 드나들자 AI가 찍어 준 착수를 누군가에게 휴대폰으로 전달받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대국에 앞서 휴대폰을 제출해야만 한다. 만약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적발되면 경고가 주어지거나 반칙패를 당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인간의 바둑이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AI가 프로 기사들을 확연히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AI 프로그램끼리 겨루는 대회도 있는 마당에 더 기력이 약한 인간의 바둑을 대중이 봐야 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바둑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만수(41) 8단은 “AI의 등장으로 바둑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이세돌-알파고 대결’ 이후 바둑교실의 수강생들이 20~30% 늘었다. 저변이 넓어진 것이다”라며 “예전에는 몇 달만 배우고 충분하다며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학부모들도 바둑이 상당히 복잡하고 경우의 수가 많다는 것을 인식했다. 예전에 비해 학생들이 오랫동안 등록해 수강하는 경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박정상 코치는 “AI의 바둑에서는 승리에서 오는 환희, 승부의 괴로움을 느낄 수 없다”며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뒀을 때 나왔던 수가 당시에는 굉장히 센세이셔널했었는데 지금 보면 다소 평범하다. 마치 원래 인간들이 두던 감각같다. AI는 완벽한 것이 아니고 인간도 계속 그걸 마스터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수초 만에 뇌동맥류 판독한 AI… 계산대 대신 스마트폰페이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수초 만에 뇌동맥류 판독한 AI… 계산대 대신 스마트폰페이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기술의 발전에 있어서 이 경구는 언제나 유효하다. 한 사회가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분야에 사람과 기술이 집중되고, 거기에 맞춰 자본도 이동하기 마련이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분야라고 해서 별반 다를 게 없다. 일본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구 감소와 노령화, 그에 따른 사회의 축소다. 일할 사람이 부족한 노동현장, 보건의료에 대한 높은 사회적 요구 등 일본이 처한 현실에 산업혁신의 당위적 필요성이 집중된다. 그런 점에서 획기적인 의료영상 분석 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과 차세대형 무인 서비스 도입에 시동을 건 유통업체의 사례에는 일본 사회의 요구가 반영돼 있다.“질병 치료의 출발점은 빠르고 정확한 진단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 영상촬영(MRI) 등의 판독·분석이 중요한데, 현재 일본의 의료현장은 이에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료진이 부족한 상태에서 영상 자료들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니 감당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지요. 인공지능(AI)을 영상진단에 도입해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그래서 필요합니다.” 지난 3일 도쿄 분쿄구의 도쿄대 혼고캠퍼스 창업플라자.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인 엘픽셀(LPixel)은 이 건물 6~7층에 자리하고 있다. 창업한 지 4년밖에 안 된 이 회사는 도쿄대, 교토대, 국립암센터, 지케이의대 등 유수 의료기관은 물론이고 히타치, 캐논, 후지필름 등 대기업과도 손을 잡으며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 시마하라 유키(30) 대표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도쿄대 연구실 동료 2명과 함께 26세 때인 2014년 3월 이 회사를 차렸다. 엘픽셀은 뇌동맥류를 전 세계 최상위 수준의 정확도로 찾아내는 MRI 영상 분석기술을 선보여 정보기술 및 의료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단 몇 초 동안의 MRI 판독만으로 뇌동맥류 가능성이 높은 부분을 콕 집어내 컴퓨터 화면에 빨간 표시로 나타낸다. 판단의 근거는 국립암연구센터 등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다. 엘픽셀의 기술이 주목을 받는 것은 정확도뿐 아니라 인력난이 심각한 일본 의료계에서 상당한 규모의 의사를 새로 고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연간 약 1만 2000명이 뇌동맥류 파열에 따른 출혈로 사망하고 있다. 뇌혈관 직경이 5~7㎜인 단계부터 본격적인 뇌동맥류 치료가 필요하지만, 한정된 인력이 하나하나 영상을 판독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려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뇌동맥류 판독에 적용되는 것은 ‘딥러닝’이라는 AI 기술. 딥러닝은 사람의 신경회로를 모델로 한 것으로, 무수한 데이터를 분석·정렬해 정교한 결과를 도출해 낸다. 2016년 이세돌 9단에게 승리했던 바둑 AI ‘알파고’도 딥러닝을 바탕으로 개발된 것이었다. 엘픽셀은 지난해 11월 AI를 활용한 새로운 의료 영상진단 지원기술 ‘EIRL’을 발표하고, 올 연말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EIRL을 활용하면 뇌 MRI나 흉부 X선, 유선 MRI, 대장 내시경 등 의료영상 분석에서 정확도와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시마하라 대표는 “EIRL이 본격적으로 현장에 도입되면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진단의학 부문에 커다란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엘픽셀이 뇌혈관 등 분석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은 일본의 특수성에서 힘입은 바도 크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뇌 MRI와 뇌 CT의 1인당 촬영 빈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그만큼 빅데이터로 확보할 수 있는 임상 사례가 많아 기술 개발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엘픽셀은 세계 내시경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올림푸스와의 협업을 통해 전자현미경 관련 기술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시마하라 대표는 “잎, 줄기 등 식물 영상을 분석해 생육상태를 확인하고 병충해를 조기 진단하는 등 농업·농학 분야에도 우리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며 “3년 내 의료용 영상해석 기술 분야에서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뒤 이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장기 등 바이오 엔지니어링 분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포스코, 세계 첫 IoT·AI 제철소 ‘스마트 포스코’

    포스코, 세계 첫 IoT·AI 제철소 ‘스마트 포스코’

    포스코는 정보기술(IT)과 융·복합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시대의 도래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제철소를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 포스코’로의 체제 전환을 추진하는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는 지난 50년간 축적된 현장 경험과 노하우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최적의 생산현장을 구현함으로써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가장 경제적으로 생산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무장애 조업체계를 실현하고, 품질 결함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불량을 최소화하는 한편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작업장의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안전한 생산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시합 이후 딥러닝을 활용해 포항제철소의 2고로 스마트화부터 본격 추진했다. 그동안 수동제어하던 것을 딥러닝, 인공지능 구현을 통해서 용광로의 노황을 자동제어하는 것이다. 올해 2월에는 포스코와 GE가 양사의 대표적인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접목해 제철설비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형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공동개발하고 사업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향후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모두 참여시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빌딩 앤드 시티, 스마트에너지 등 그룹 차원의 전체 사업 영역에 플랫폼을 구축하고 스마트솔루션 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아감으로써 궁극적으로 ‘스마트 인더스트리’를 위한 그룹 전체의 비즈니스 구조를 재편해 나갈 계획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대화하고 암 진단·운전까지… 생활 속 파고든 AI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대화하고 암 진단·운전까지… 생활 속 파고든 AI

    세계시장 규모 8조→ 126조원 성장 전망 구글· IBM 등 IT 기업 주도권 경쟁 치열인공지능(AI)이 자동차와 만나 무인 자동차를, 군인과 만나 군사용 로봇을, 의사와 만나 치료용 로봇뿐 아니라 스피커와 만나 새로운 AI 스피커 등을 탄생시켰다. AI의 발전으로 미국 사회는 ‘생활의 혁명’이 이어지고 있다. 미 시장조사업체 IDC는 세계 AI 시장 규모가 2016년 80억 달러(약 8조 8000억원)에서 2022년에는 1132억 달러(약 12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불과 2년 전 시장조사기관 트랙티카가 2024년 111억 달러(약 1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전망을 10배 이상 뛰어넘은 것이다. 그만큼 AI 시장은 매년 급성장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 AI 분야가 빠르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 때문으로 풀이된다. IBM과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적 IT 기업들이 사활을 건 ‘전쟁’ 중이다.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구글과 IBM이다. 이들은 1990년대부터 AI 분야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구글은 2001년부터 최근까지 AI 관련 스타트업 14개 업체를 인수합병(M&A)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구글은 알파고 개발사인 딥마인드를 비롯해 젯팩, 다크블루랩스, 비전팩토리 등 AI 전문 업체를 인수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현재 구글은 구글 번역기와 구글 포토, 구글 나우(음성검색), 구글 지도, 지메일 등 다양한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최근에는 인간처럼 대화가 가능한 AI인 ‘구글 듀플렉스’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구글 듀플렉스는 단순 대화가 아닌 뉘앙스와 타이밍, 추임새 등이 적용되면서 구글이 AI 기술을 한 단계 진보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PC 제조업체였던 IBM은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서버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종합 솔루션 업체로 변모했고 AI에 집중했다. IBM은 1997년 AI인 딥 블루가 체스 게임에서 세계 챔피언을 이긴 후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1년 헬스케어 산업용으로 AI인 왓슨의 상업화에 성공했고 2012년부터는 금융을 비롯한 모든 산업에 왓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에 나섰다. IBM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2013년부터 왓슨은 암 치료 연구에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엔 사물인터넷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IBM은 2015년 노스페이스의 수백 종 의류 선택을 돕는 인공지능 쇼핑 도우미를, 2016년에는 호텔 체인 힐튼과 함께 호텔 컨시어지 로봇인 ‘코니’를 개발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의 ‘끝판 왕’으로 불리는 무인자동차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구글이다. 2017년 말부터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실제 도로에서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며 진화하고 있다. 또 대표 자동차회사인 지엠(GM), 세계 최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 자동차 공유업체 우버 등이 서로 경쟁하며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창간 114주년 1904~2018] 오피니언 필진 새로워집니다

    [창간 114주년 1904~2018] 오피니언 필진 새로워집니다

    서울신문 창간 114주년을 맞아 7월 18일자로 오피니언면을 전면 개편합니다. 우선 강남순 텍사스크리스천대(TCU) 종교학 교수의 ‘인권과 젠더’와 정대화 상지대 총장의 ‘더 정치’, 곽병찬 논설고문의 ‘역사 앞에서 묻다’, 손성진 논설고문의 ‘우리가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김균미 대기자의 ‘글로벌 이슈’를 신설해 매주 1개 면씩 싣습니다.또 외국인 필자가 맡는 ‘글로벌 IN&OUT’은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등 5명이, 젊은이의 삶을 담은 ‘2030’ 칼럼은 양동신 건설인프라엔지니어 등 5명이 집필합니다. 금요칼럼에는 서동철 STV 사장과 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등 6명이 새로 참여합니다. 목요기명칼럼에는 최강욱 변호사와 황규관 시인,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등이 합류했습니다. ‘열린세상’에서는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와 유종필 전 서울 관악구청장 등 14명이 새로 필을 듭니다. 특별칼럼에는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 교수와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기명에세이에는 대흥사 일지암 주지 법인 스님과 만화 ‘풀’의 김금숙 만화가, 최세일 한건축 대표 등이 새로 참여해 글을 씁니다. 화요칼럼에서는 권성우 숙명여대 국문과 교수와 강희정 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가, 수요기명칼럼에서는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교수와 신가영 화가 등이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입니다. 이미혜 미술평론가의 ‘그림 해설’과 박상익 우석대 초빙교수의 ‘사진으로 보는 세상읽기’도 신설했습니다. ‘그림과 시가 있는 아침’의 필자는 곽재구 시인이 맡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새 필진 명단(가나다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곽민수 영국 더럼대 고고학과 연구원, 김영준 ‘골목의 전쟁’ 작가, 김현집 미국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바실리 블라디미로비치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박두복 국립외교원 명예교수, 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배민아 아우내공동체 상임이사, 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양중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유정훈 변호사, 이도헌 농업법인 성우 대표, 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 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학생, 저우위보 ‘인민망’ 한국지사 대표, 정종수 전 국립고궁박물관장, 조영학 번역가, 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피터 워드 북한전문 칼럼리스트, 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한승혜 주부,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 [In&Out] 바둑과 AI, 그 후/손근기 한국기원 프로기사회장

    [In&Out] 바둑과 AI, 그 후/손근기 한국기원 프로기사회장

    2016년 3월 대한민국의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의 대결이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 펼쳐졌다. 1997년 IBM의 컴퓨터 ‘딥블루’가 체스에서 인간을 상대로 승리한 이후 바둑에서는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뛰어넘을 때까지 한참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알파고는 이세돌을 상대로 종합전적 4대1로 승리하면서 본격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구글의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계속 발전시켰다. 알파고 제로는 특히 눈여겨볼 만한데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책망과 가치망을 하나의 신경망으로 통일했다. 둘째, 신경망에 ‘사람을 정의하는 여러 특징’을 입력하지 않아 가이드를 정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바둑 규칙만 습득한 후 자체 대국을 통해 온전히 독학만으로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 알파고 제로는 불과 36시간 만에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한다. 구글은 제로 버전의 출시 이후 바둑계에서 은퇴했고 현재는 그 기술을 활용해 의료,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사회 분야로 활동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알파고의 출현 이후 글로벌 기업 및 국가에서 바둑 AI 개발에 뛰어들었고 수많은 바둑 AI가 탄생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텐센트의 인공지능 줴이(絶藝·Fine Art)다. 줴이는 2018년 텐센트 세계인공지능 바둑대회 예선전을 7전 전승으로 통과해 알파고 이후 가장 강하다는 말을 증명했다. 페이스북이 개발한 엘프고(ELF open go), 벨기에의 인공지능 릴라제로(Leela zero) 등도 있다. 최근 각국 정부 및 기업이 과감한 투자를 강행하고 있지만 바둑 종주국인 대한민국이 그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앞서 언급한 바둑대회에서 한국의 AI는 바둑이(고등과학원), 돌바람(개인) 2개가 출전해 조별 예선전을 각각 8위와 9위로 마무리했다. 한국의 인공지능은 정부·기업 차원의 지원이 원활하지 않아 실질적인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며, 이는 대한민국이 바둑 AI에서 뒤처진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알파고 이후 프로기사들의 훈련 방식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사람끼리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에서 인공지능의 수와 참고도를 활용하며 훈련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우리의 프로기사들은 릴라제로, 엘프고 등의 AI를 상대로 훈련할 수밖에 없다. 이는 수준 높은 바둑 AI가 국내에 없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엔 거대한 기술 발명의 순간들이 있었다. 알파고의 탄생은 첫 인터넷 홈페이지가 만들어진 1991년부터 불과 2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수확 가속의 법칙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많은 분야에서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일 것이라 확신한다. 그 시기는 모든 사람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도래할 것이다. 알파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 바둑인들은 바둑이 의미를 잃어버릴 것이라 우려했다. 하지만 그 후 바둑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앞서 이야기했던 훈련 방식의 변화, 바둑의 유불리를 스코어를 통해 직관적으로 파악하게 된 것이 그렇다. 특히 바둑TV의 시청률은 알파고가 등장한 2016년에 비해 2017년 13.97% 오르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간은 경험하지 못한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약 2045년 전후로 AI가 인류 전체의 지능을 초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알파고 이후 3년이 흘러 바둑계는 AI 시대에 맞춰 발전해 나갈 길을 고민하고 있다. 그 과제에는 바둑인과 정부 및 기업 등 많은 이들의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 커제 9단, 한국 축구 옹호했다가 중국 팬과 설전

    커제 9단, 한국 축구 옹호했다가 중국 팬과 설전

    중국을 대표하는 바둑 기사 커제 9단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한국 축구를 칭찬했다가 자국 팬들과 입씨름을 벌였다. 중국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커제 9단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이긴 경기를 보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한국은 아시아 축구의 빛”이라며 한국 축구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중국 팬들은 “한국을 칭찬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그러자 커제 9단도 “남을 비하하지 말자”고 맞서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중국 팬들은 원성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커제 9단은 해당 글을 지웠다. 이후 커제 9단은 새로운 웨이보 계정을 열어 짧은 사과문을 올리고 논쟁을 끝냈다.올해 21살인 커제 9단은 11살에 입단해 2015년 세계대회인 백령배에서 우승하며 4단에서 9단으로 승단하며 이름을 알렸다. 온라인 바둑인 타이젬을 통해 실력을 쌓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 앞서 이세돌 9단의 승률을 100%로 예측하기도 했다. 커제는 지난해 5월 진화된 알파고 2.0과의 대국에서 0-3으로 완패한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의료와 AI의 성공적 만남, 제도적 난관 해결부터/김래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In&Out] 의료와 AI의 성공적 만남, 제도적 난관 해결부터/김래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2016년 3월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됐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AI)의 놀라운 능력과 앞으로 우리 삶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두려움마저 갖게 됐다.AI 기술은 오랫동안 인간이 지배해 온 분야에서도 인간보다 더 나은 능력을 보여 주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의료 발전에도 분명히 긍정적이고 획기적인 기여를 하리라 예상된다. 대형 병원들은 전자의무기록, 처방전달시스템, 의료영상시스템 등 다양한 전산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딥러닝 기반 AI 기술은 이런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좀더 효율적으로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을 진단, 치료,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인디애나대 케이시 베넷 교수팀은 질병 진단에 AI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진단 성과는 41.9% 향상되고 의료비는 58.5% 절감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의료 AI의 잠재적 가치와 높은 시장성은 기업과 병원의 집중적인 연구와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IBM은 유명 병원들과 협력해 AI 기반 의료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고, 구글은 헬스케어 빅데이터에 투자해 알파고 기반의 딥마인드 헬스를 개발하고 있다. 애플은 병원의 환자 의료정보 수집을 위한 ‘헬스킷’과 개인 건강 관리를 위한 ‘케어킷’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기업인 뷰노, 루닛 등이 의료영상 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진단 보조도구를 개발, 임상시험 중에 있으며 7개 병원이 IBM 왓슨을 도입해 암환자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AI 적용의 한계점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예를 들어 IBM 왓슨을 활용하고 있는 미국 특정 병원의 경우 암 진단 정확도가 95% 이상이라고 하지만 국내 환자에게 적용할 경우 그 정확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학습에 사용된 미국 환자 데이터 특성과 국내 환자 데이터 특성의 차이와 변수에 따른 것으로 현재의 딥러닝 기반 알고리즘이 학습된 데이터셋에서만 최적화된 결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 딥러닝 기반 AI 알고리즘은 블랙박스 형태의 학습 모델을 갖고 있어서 입력에 대해 단순히 결과만 도출할 뿐 결과에 대한 설명이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AI 기술을 통한 진단 예측 정확도가 높더라도 결과에 대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을 경우 의료 시스템 내의 의료기기로 인정하지 않는 추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결과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설명 가능한 AI’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의료 분야에 AI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서비스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적 난관들을 해결해야 한다. 우선 기존에 없던 AI 기반 의료기기들의 인허가를 위해서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의료 AI 허가 가이드라인과 같은 관련 가이드라인들을 정비해야 한다. 또 AI 기반 의료기기들은 임상시험까지 기존 상용화 기기에 비해 절차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또 어렵게 인허가 승인을 받고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할지라도 의료수가가 낮게 책정될 우려도 있다. 이는 결국 새로운 의료 AI 기술에 대한 투자나 연구 의욕을 꺾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AI 의료의 무한한 잠재력을 현실화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을 돕기 위해서는 새로운 AI 기반 기기들에 대한 인허가와 보험 급여 적용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절차나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한시적으로나마 적정한 의료수가가 보장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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