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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만의 부채 축소 시대] “유동성 파티 끝… 불필요한 빚 먼저 줄여라”

    [10년 만의 부채 축소 시대] “유동성 파티 끝… 불필요한 빚 먼저 줄여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됐던 ‘빚 권하는 사회’라는 투자 패러다임이 ‘부채 축소 시대’로 전환될 조짐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종료에 따라 우리 역시 시중금리 인상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도 최근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 등 부동산 규제 강화를 천명하면서 내년부터 ‘쌍끌이 부채 축소 정책’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파티’ 종료에 맞춰 금융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빚은 최소화하라고 권유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로 ‘양적축소’가 진행되는 가운데, 개인들이 알토란 같은 자산을 지키는 방안을 시리즈로 준비했다.2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내년 2월부터 재닛 옐런 현 의장을 대신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이끌 제롬 파월 연준 이사는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 인상 등 기존에 연준이 예고한 정책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 4조 5000억 달러(약 5015조원)에 달하는 보유자산 축소 계획을 공식화하고, 현재 연 1.00~1.25%인 기준금리도 2020년 3.0%까지 올릴 것을 예고했다. ‘금리가 가급적 완만하게 오르고 경기 부양을 위해 금융 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가장 가까운 인물’(한은)이라는 평가를 감안하면 파월 이사는 지난 10년간의 ‘유동성 파티’를 끝내고 긴축으로의 전환을 이끌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다. 한은도 최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8%에서 3.0%로 상향 조정하면서 현재 1.25%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르면 이번 달 말 한 차례 인상한 뒤, 내년에 2~3차례 정도 추가로 올릴 여지가 높다. 2014년 10월 이후 3년여 만에 기준금리 2% 시대를 다시 맞게 되는 셈이다. 정부 역시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부양’에 초점이 맞춰졌던 지난 9년과 달리 ‘억제’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10·24 가계부채 대책에서 신DTI를 내년부터 적용하고, DSR 시행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앞당겼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DSR 규제가 현실화되면 DTI 전국 확대 등을 뛰어넘는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상황에 따라 보유세 부활 카드도 꺼낼 기세다. 금리 인상은 금융 부채 보유가구들의 이자 부담 상승으로 직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각각 1% 포인트, 3% 포인트 상승했을 때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연간 이자 비용은 현재 308만원에서 364만원, 476만원으로 불어난다. DSR은 현재 38.7%에서 각각 40.4%, 43.9%까지 치솟는다. 금리 인상은 내수에도 악재다. 현대연에 따르면 DSR이 5% 포인트 상승했을 때 가계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0.91% 포인트 감소한다. 0.7%에 그쳤던 지난 3분기 국내 민간소비 성장률이 향후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적긴축 시대의 기본적인 재테크는 불필요한 대출 규모를 줄이는 것”이라면서 “장기 대출의 경우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최근 증시는 금리보다 경기 상승 속도에 더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당분간 금리 인상과 주가 상승이 병행될 것”이라면서 “대출의 경우 빌릴 때부터 조금씩 나눠 갚는 원리금 분할 상환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대통령이 힘 실어 주는데… 눈치 안 볼 수 있나요”

    [관가 인사이드] “대통령이 힘 실어 주는데… 눈치 안 볼 수 있나요”

    “대통령께서 힘을 실어 주는데 눈치를 안 볼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이 강화되면서 인권위의 권고를 대하는 정부 부처의 태도가 과거에 비해 사뭇 다르다. 최근 만난 정부 관료들은 “상전이 하나 늘었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인권위도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이전과 다른 각 부처의 인권위 권고 수용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다 (수용)하려고 한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5월 25일 ‘국가인권위의 각종 권고를 사실상 무시하는 행태를 근절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국회입법조사처가 인권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수용률 제고 방안’에 따르면 정부 부처들은 지난 3년 동안 (2014~2016년) 진정 사건의 경우 70건의 권고 중 4건에, 정책권고에 대해서는 97건 중의 4건에 대해 불수용 의사를 밝혔다. # 인권위 권한 강화… “권력기관 힘의 재배치” 최근 인권위는 국무조정실의 요청으로 43개 중앙행정기관(장관급 23곳·차관급 20곳)을 대상으로 한 ‘인권개선’ 지표 평가의 세부시행계획을 마련했다. 정부업무평가는 110점을 만점으로 이뤄지는데, 이 가운데 인권위가 ±2점 비중의 ‘인권개선’ 지표 평가를 맡았다. 인권위가 봤을 때 기준에 못 미치는 기관은 최대 ‘-2점’의 감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의 기관 평가는 곧 부처 수장에 대한 인사 평가로 이어진다. 부처 평가의 상·하위 순위가 5점 내외에서 갈리는 것을 감안 할 때 인권위로부터 최저점을 받게 될 경우 타 부처보다 최대 4점 이상의 차이가 나게 된다. 이 때문에 인권위의 평가는 부처 입장에서는 잃으면 ‘손해’, 지키면 ‘알토란’ 같은 존재가 됐다. 정부부처 이모 국장은 “부처 입장에서는 상전이 하나 늘어난 셈이다”면서 “인권 개선 지표를 꼼꼼히 보고, 그에 적합하게 맞춰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일단 경고를 받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면서 “평가 초반에 인권위에 찍히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인권위의 권한이 높아진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하는 국가 기관의 권력 재분배 차원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8일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권고안과 함께 감사원, 인권위, 권익위 등에도 의무 고발 규정을 두면서 부처 간 힘의 재배치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인권위는 조사와 권고에만 머물러 있었지만, 이 권고안대로라면 진정 사건 가운데 특정 범죄사실을 인권위가 인지하면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권능 측면에서 보면 과거보다 대폭 강화된 것이다. 이를 두고 군, 검찰, 경찰 등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없는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권위를 헌법기관으로 격상시키는 문제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7월 19일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중 ‘국민 인권을 우선하는 민주주의 회복과 강화’ 부분을 보면 이 같은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국정기획위는 인권위를 헌법기관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권위가 헌법기관이 된다면 독자적인 규칙제정권을 가질 수 있고, 조직·인사·예산과 관련해 정부 통제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개헌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부분이어서 본격적인 논의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벌써부터 기독교계 등 보수층에서는 인권위를 헌법기관으로 격상하려는 움직임에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인권위가 동성애·동성혼 합법화를 위한 통로로 작용할 우려에서다. 이런 가운데 인권위의 높아진 위상만큼 인권위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내외의 관심도 남다르다. 인권위에 따르면 조사활동은 인권위법 30조에 의해 대상이 특정된다. 크게 ‘인권 침해’와 ‘차별 행위’로 나뉜다. ‘인권 침해’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학교, 공직유관단체, 구금·보호시설만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차별 행위’는 여기에 더해 법인, 단체, 그리고 사인(私人)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기본적으로 침해당한 사람이 직접 인권위를 찾아와 진정을 넣어야 하지만, 인권위법 30조 1항(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나 단체)에 근거해 제3자가 진정을 넣을 수도 있다. 또한 30조 3항에 근거해 진정이 없더라도 근거가 충분하고 중대한 사안일 경우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 # 軍내부 진정 사건 늘어… “제보자 색출하려해” 최근 들어 인권위에 대한 진정 사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 내부의 문제를 제기하는 진정이 늘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침해 사안은 군대 쪽이 더 심하다.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구치소, 교도소에서 오는 진정은 사실 중대한 사안이 별로 없다. ‘밥맛이 없다’, ‘화장실이 불편하다’ 등과 같은 사소한 진정이 들어와 각하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권위 관계자도 “군에선 진정인들을 색출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인권위에서 평근 7~8명을 면담했으면 모두 불러 누가 진정인인지 찾아내려는 시도들을 한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V리그 미리보기] 물고 물린다… ‘춘추전국’ 배구 코트

    14일 개막전…5개월 대장정 한전·GS 컵대회 남녀부 정상 우리카드 복병·OK 전력 상승 프로배구 V리그가 오는 14일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의 맞상대였던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개막전으로 열네 번째 정규리그를 시작한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전력이 평준화돼 박진감 넘치는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도드람양돈농협을 새로운 타이틀 스폰서로 맞은 2017~18 V리그는 내년 3월 14일까지 이어지며 포스트시즌은 16일부터, 챔프전은 4월 1일로 예정돼 있다. 남자부 7개 팀은 6라운드로 팀당 36경기, 여자부 6개 팀은 30경기씩 치른다. 지난 시즌까지는 남녀 경기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렸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남녀 경기 일정이 분리되면서 서로 다른 장소에서 치러진다. 이번 시즌을 미리 진단해 본 지난달 컵대회에서 한국전력과 GS칼텍스는 각각 남녀부 정상에 올라 기대감을 키웠다. 전광인, 서재덕과 브라질 출신 공격수 펠리페 알톤 반데로가 이룬 한국전력의 ‘삼각 편대’는 매서운 위력을 뽐냈다. 여자부 GS칼텍스도 ‘주포’ 이소영이 무릎 수술로 빠졌지만 강소휘, 표승주와 세네갈 출신의 파토우 듀크로 새로운 화력을 선보였다. 우리카드는 컵대회 준우승에 그쳤지만 삼성화재에서 이적한 세터 유광우의 가세로 올 시즌 ‘복병’이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알토란 같은 새내기들을 쓸어 담은 것도 전력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KB손보를 떠나 OK저축은행에 새 둥지를 튼 공격수 김요한은 센터로 변신해 색다른 도전을 펼친다. 이세호 KBS N 해설위원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위상이 여전한 가운데 OK저축은행의 전력이 급부상했다”며 “컵대회 결과만 보면 팀 간 전력 차는 예년보다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컵대회에서 레프트 가능성을 시험하던 문성민이 새 외국인 선수 안드레아스 프라코스의 가세로 원래 자리인 라이트로 돌아간 게 팀에 전화위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위원은 또 “대한항공 우승의 열쇠는 세터 한선수가 쥐고 있다”면서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꾸준함이 올 시즌을 좌우할 것”이라고 점쳤다. ‘갈색 폭격기’로 현역 시절을 풍미했던 신진식 감독은 ‘명가 재건’을 외치며 첫 정규 시즌을 맞는다. 국가대표팀 ‘붙박이’ 세터 출신의 김사니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선수 이적이 많은 여자부 판도는 그야말로 안갯속”이라면서 “팀 간에 서로 물고 물리는 경기가 많이 벌어질 것이다. 이적생들이 새 팀에 얼마나 빨리 적응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사상 처음으로 두 명의 여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것도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이도희), 흥국생명(박미희)의 약진 여부가 흥미를 키우게 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길섶에서] 대추나무 아래/황수정 논설위원

    시골집 마당에서 올려다보는 가을볕에 눈이 따갑다. 그래도 대추 터는 일은 알토란만 같다. 장대로 대추나무 가지를 살살 후리면 대추 알들은 아파 죽겠다며 엄살이다. 울고 싶던 차에 뺨 맞고는 떼굴떼굴 배를 잡고 구른다. 떨어지는 그 소리, 야단스럽다. 후두둑 장대비였다가 똑똑 낙숫물이었다가. 굵은 대추 알에 정수리를 쥐어박혀도 흔감하다. 가을 바보가 되고야 만다. 딸아이가 사방팔방 튄 대추를 줍는다. 하나 먹어 볼 생각은 없이 반반한 씨알만 재미 삼아 줍더니 금세 손을 턴다. “멀쩡한 것들이 널렸는데.” 혀를 차면서 나는 아이가 줍다 만 대추를 줍는다. 반쯤 벌레 먹은 것들까지 아까워서. 남은 대추 알은 어머니가 마저 주우신다. 약 오른 풀 모기에 발목을 뜯겨 가며 구부린 등을 펴지 않으신다. 벌레가 옴팡지게 파먹어 씨만 퀭한 것도 호호 불어 곱게 담고서는 “잘 견뎠네, 익어서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하셨네.” 삶을 쓸어안는 품만큼, 인생의 깊이만큼 대추를 줍는다. 팔월의 상처, 구월의 노고를 헤아리려면 나는 한참 멀었는가 싶다. 늙은 대추나무 아래로 가만히 그득하게 고이는 시월의 저녁.
  • [노주석의 서울살이] 만초천은 살아 있다

    [노주석의 서울살이] 만초천은 살아 있다

    얼마 전 용산 주한미군기지를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종종 드나들었지만 기지를 돌려받는다는 전제가 없는 ‘남의 떡’이었기에 눈여겨보질 않았다. 한국 속 이국 풍경을 그저 심드렁하게 쳐다보았을 뿐이다. 찬찬히 기웃거린 뒤에야 용산기지 곳곳에서 풍기는 묘한 이국 정서의 정체가 파악됐다. 왜색이었다. 일본군의 상징인 오각별 문양이 뚜렷한 빨간 벽돌 건물은 일본이 모방한 서구 건축물의 전형이다. 자료를 뒤져 보니 기지 내 1245개 건물 중 무려 132개가 일본군이 지어 사용하던 건물을 재활용하고 있었다. 심지어 백범 암살범 안두희가 수감됐던 일본군 감옥이 의무대로 둔갑했다. 여기가 미군 기지인지 일본군 기지인지 얼른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들 어떠리. 1906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11년 만에 반환받는 마당에 까짓것 눈감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역사적으로 따지면 용산은 고려 때 몽고군, 임진왜란 때 왜군, 청일전쟁 이전 위안스카이의 청군까지 7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외국군의 점령지로 얼룩져 있질 않은가. 서울의 한가운데 알토란 같은 100만평의 땅을 내 세대에 되찾게 된 것만도 천만다행이다. 남산만 한 크기의 땅이다. 아파트의 사회문화사가 말해 주듯 우리의 근대화와 산업화는 ‘주거와의 전쟁’이었다. 그린벨트보다 백배 강력한 미군부대였기에 용산과 둔지산 일대가 이렇게 온전할 수 있었다. 자존심 상하지만, 남의 나라 이름으로 부어 놓은 적금을 찾는 셈 치자. 무엇보다 반가운 건 만초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진으로 보던 만초천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살아 있었네!”라는 환호성이 나왔다. 구불구불하던 자연하천 만초천은 일본군에 의해 직선화된 상태로 300m가량 노출돼 있었다. 서울 땅 아래 35개의 하천 대부분이 복개돼 도로 아래로 들어갔다. 무악재(안산)에서 발원해 서대문 영천시장~서울역 뒤편 청파로~용산 전자상가~한강으로 흘러드는 만초천 7.7㎞ 구간 대부분도 1967년 이후 깜깜한 도로 밑을 흐른다. 조상들이 불을 밝히고 게를 잡던 용산팔경(龍山八景)의 모래밭 만초천은 태종 때 용산강에서 남대문을 관통하는 운하가 될 뻔했다가 일제강점기 욱천(旭川)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이름으로 개명당했다. 봉준호 감독이 2006년에 만든 영화 ‘괴물’에서 괴물의 은신처로 나오는 원효대교 북단 하수도가 한강 쪽 출구다. 만초천의 옛 이름 넝쿨내를 살리자는 시민단체가 활동하고 있고, 만초천 물줄기를 찾아다니는 팬덤도 있다. 복개된 뒤 이름 없이 사라진 다른 하천에 비하면 복받았다. 용산기지를 ‘국가공원’으로 만든다고 한다. ‘국립공원’도 아니고, 새로 생기는 공원의 개념이 얼른 와 닿지 않는다. 정부가 만든 용산공원조성 특별법을 읽어 봐도 마찬가지다. 청와대가 옮겨 올지도 모르고, 자기 건물이 없는 정부기관 그리고 한미연합사와 미국대사관이 들어설 ‘국가의 공원’이라는 뜻인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관할 자치단체인 서울시, 용산구가 티격태격하는 걸 보면 뭔가 탈이 난 것 같다. 남산이 자신의 품에 안긴 용산기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해방 후 남산 공원용지를 이 기관, 저 기관, 이 학교, 저 학교에 선심 쓰듯 내주어 오늘날 ‘벌레 먹은 남산’을 만든 전과가 있다. 미군 통신기지가 차지하고 있는 남산 제1봉수대 자리도 반환 대상에서 빠져 있다. 어렵사리 되찾은 용산과 만초천도 또 그렇게 망칠 작정인가.
  • [사설] 기부 문화에 찬물 끼얹는 기부 사기

    시민들의 알토란 같은 후원금을 제멋대로 쓴 불량 기부단체가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발각된 기부단체의 사기 행각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불우 아동을 도와주라고 한푼 두푼 모아 준 돈이 몇 년째 엉뚱한 사람들의 배를 불렸다니 분통이 터진다. 문제의 기부단체는 전국적 조직망을 갖춰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됐다. 전국 21개 지점을 두고 지난 3년간 128억원을 모금해서는 실제 기부에 쓴 돈은 고작 2억원에 불과했다. 그래 놓고 단체 간부들은 후원자들이 기부한 금쪽같은 돈을 고급 외제 승용차와 저택을 구입하는 데 썼다. 단체로 요트를 빌려 선상 파티를 즐기기도 했다. 기부금을 떼먹는 수법도 교묘하고 조직적이었다. 2000만건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무작위 전화로 불우아동을 위한 소액 후원금을 받아 목돈을 만들었다. 자동이체로 소액을 기부한 후원자들이 일일이 후원금 사용 명세를 따지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후원자가 쓰임새에 의심이라도 하면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하거나 개인정보 보호를 핑계로 끝까지 사용처를 공개하지 않는 식이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기부 사기가 가능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기부단체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너무 크게 뚫려 있기 때문이다. 공익 법인을 관리감독하는 기관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지방자치단체 등 법인의 성격에 따라 제각각이다. 허가 기준도 들쭉날쭉인 데다 사후 관리는 더 엉망이다. 관리 인력 부족을 이유로 그나마 기부 단체가 제 손으로 내놓는 자료를 검토하는 게 고작이다. 기부금을 빼먹겠다고 작정한 비리 단체라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는 것이다. 허술한 법제도 문제가 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 규칙은 자산 5억원, 기부금 수입 3억원 미만의 공익 법인은 수입 명세를 공시할 의무가 없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우물을 흐리는 법이다. 선의를 악용한 파렴치 행각에 시민 기부 의지가 꺾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가뜩이나 우리의 기부문화는 경제 규모에 비해 세계적으로도 취약한 실정이다. 복지부와 여성부 같은 정부 부처만이라도 당장 앞장서 기부단체들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기부 의지, 건전한 기부 문화가 훼손되지 않는다.
  • 돌아온 ‘대세’ 고진영, 제주 비바람 뚫었다

    돌아온 ‘대세’ 고진영, 제주 비바람 뚫었다

    지난해 ‘대세’였던 고진영(22)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6억원·우승상금 1억 2000만원)에서 화려한 버디쇼로 역전 우승을 일궜다. 올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10개월 만의 통산 8승이다.지난해 3승과 함께 대상포인트 1위였던 그는 올해도 평균 타수(70.07) 2위에 오를 정도로 안정된 샷 감각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우승 인연이 없었다. 그러던 그가 부활을 알리며 올해 ‘대세 3강’(김지현·이정은·김해림)을 위협하게 됐다. 고진영은 13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알토란’ 버디 6개만 쓸어 담으며 6언더파 66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2위 김해림(28·13언더파)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강한 바람에 이어 오후엔 비까지 내린 궂은 날씨에도 견고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는 전날 11번홀부터 18번홀까지 8개홀 연속 버디로 KLPGA 연속 버디 타이기록을 작성한 가운데 이날 1번홀에서도 버디를 낚아 이틀에 걸쳐 9개홀 연속 버디쇼를 뽐냈다. 오지현(21)의 2번홀 보기로 단독 선두에 오른 고진영은 3번홀 티샷 실수로 바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3m짜리 파 퍼팅을 성공해 선두를 지켰다. 9번홀에선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홀 1m에 붙여 버디를 잡아냈고, 12번홀에서도 6m 거리의 버디 퍼팅으로 공을 홀컵에 떨어뜨렸다. 챔피언조로 동반 플레이한 이승현(26)도 5·6·11번홀 버디를 낚으며 고진영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선두와 2위 그룹 간 1타 차 팽팽하던 승부는 최고 난이도의 14번홀에서 갈렸다. 고진영을 1타 차로 바짝 뒤쫓던 이승현이 이날 두 번째 보기를 기록한 반면 고진영은 5m짜리 버디를 성공해 3타 차까지 벌렸다. 그는 15번홀에서도 버디를 낚으며 승부를 가름했다. 이후엔 2위 경쟁으로 바뀌었다. 김해림이 15·16·17번홀 연속 버디로 13언더파 203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고진영을 중반까지 옥죄던 이승현이 12언더파 204타로 이정은(21)과 공동 3위에 자리했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오지현은 이날 버디 1개, 보기 5개로 합계 8언더파 208타 공동 11위로 내려앉았다. 고진영은 “드라이버샷이 자주 러프로 들어갔는데 운 좋게도 공들이 러프에 떠 있었고, 특히 제 스윙을 믿었다”고 말했다. KLPGA 출전 18번째 만에 첫 우승을 노렸던 박인비(29)는 이날 5오버파 77타로 무너지며 합계 3오버파 219타 공동 56위에 머물러 오는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기약하게 됐다. 제주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근현대사 여적 오롯이 東郊에서 생생한 무지갯빛 이야기 童話되고 동상·기념비의 천국 童心저격

    어린이대공원이 면한 능동, 군자동, 구의동은 조선시대 동교(東郊)의 언저리다. 동교란 동대문서부터 아차산과 광나루까지 서울의 동동쪽 교외를 이르는 조선식 지역 구분법이다. 한양을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백악~낙산~남산~인왕산)이 사대문을 형성한다면 외사산(북한산~아차산~관악산~덕양산)은 사대문 밖 10리 즉 성저십리(城底十里)를 감싼다. 동교는 동쪽 벌판이었다. 북교, 서교, 남교라는 지역명은 낯설지만 동교는 귀에 익다. 생산지가 없는 소비도시를 먹여살리고 지키는 중요한 배후지였다.●동대문~광나루 동교는 소비도시 배후동교는 목장→군대 주둔지→채소 재배지로 돌고 돌았다. 너른 들에 말을 키우던 목장이었지만 군마를 키우지 못하도록 항복 조건을 못박은 병자호란 이후 훈련도감 군인 주둔지로, 사대문 안에 필요한 채소 재배지와 물물교환 시장으로 변천한 것이다. 전농동, 마전교, 마장동, 면목동, 자양동, 미근동처럼 지명에 농사와 목축, 채소 재배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특히 마장동 축산물시장과 옛 뚝섬 경마장에 이 지역의 대표 유전자가 깃들어 있다.어린이대공원을 단순히 하나의 공원, 그것도 어린이용 공원으로 만만히 봤다가는 큰코다친다. 한국 근현대사의 여적이 오롯이 남은 터전이다. 이 땅의 마지막 황태자비이자 황후인 순명효황후가 1926년 유릉에 순종과 합장하기 이전까지 묻혔던 유강원 자리였다. 능동이라는 지명이 여기서 비롯됐다. 1927년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장 서울컨트리클럽(군자리골프코스)의 클럽하우스가 건재하고 공원에는 18홀 코스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을 앞두고 남북 간 체제 경쟁의 폭풍 속에서 “골프장을 한가로운 교외로 옮기고 그 자리에 어린이대공원을 조성하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마디에 골프장은 어린이공원으로 둔갑했다.●골프장 모습 그대로… 동양 최고 공원1973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해 71만 9400㎡짜리 동양 최고 규모의 공원을 우리 손으로 조성한 기념비적인 공간이다. 공원이라곤 창경원, 남산공원, 사직공원, 효창공원, 삼청공원, 파고다공원 같은 자연공원과 사적지공원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 350달러, 조경이라는 개념조차 없었지만 국민의 염원을 담아 만든 최고의 어린이공원이었다. 모든 어린이와, 어린이를 빙자한 어른들의 놀이터였다.공원을 조성한 양택식 시장 등 서울시 공무원들이 가장 잘한 일은 공원이 인공적인 놀이기구에 파묻히지 않고 골프장 상태 그대로 잔디와 숲을 유지하도록 해 달라는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한 점이다. 동양 최대의 디즈니랜드를 만든다면서 모든 길을 포장하고, 동서남북으로 6개의 광장을 만들고, 모노레일을 깐다는 식의 계획은 백지화됐다. 덕분에 오늘의 어린이대공원이 도시의 허파로 온전하게 남았다.●예술가들 무보수 참여… 도시의 허파로당대의 쟁쟁한 예술가들이 무보수로 공원 조성에 참여했고 기업과 개인독지가가 분수대, 벤치, 음수대 제작비 등 공사 대금을 기증 혹은 찬조했다. 광화문 충무공 동상을 조각한 김세중이 중앙분수대를, 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한 건축가 염덕문이 정문과 팔각정을 각각 지었다. 어린이대공원은 잠자던 능동 일대의 지도를 새로 그렸다. 1973년 개원일에 맞춰 서울시는 시내 어느 곳에서라도 한 번만 갈아타면 대공원에 갈 수 있도록 시내버스 운행체계를 개편했다. 개원 첫날 60만명, 다음날 30만명이 몰렸다. 한적한 교외마을 능동과 뚝섬·화양·중곡동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개발붐을 탔다. 주변이 학교와 주택지로 변했다. 능동로·중곡동길·자양로가 생겼고 천호대로와 동이로가 개통됐다. 지하철 2·5·7호선이 지나게 된 것도 모두 어린이대공원의 영향이다. ●마지막 황후의 능… 살아 있는 역사로‘옥에 티’가 있다면 20개에 이르는 동상과 기념비가 개념 없이 꽂혀 있고 육영재단 어린이회관과 통일교에 알토란 같은 부지 13만㎡를 떼어준 점이다. 1974년 남산에서 옮겨온 어린이회관은 길을 잃었고 리틀엔젤스예술단 자리엔 유니버설발레단, 선화예술 중·고교 등이 들어서 사유화됐다.꿈마루는 ‘소설 같은’ 건축물이다. 조선의 마지막 황후의 능과 최초의 골프장 클럽하우스 그리고 어린이대공원 교양관이라는 여러 시간대의 역사가 한 장소에 겹쳐 꿈을 꾸기 때문이다. 워커힐호텔 본관을 설계한 나상진이 1970년 완공한 이 건물은 철거 일보 직전 살아남은 뒤 조성룡과 최춘웅에 의해 2011년 되살아났고 2013년에는 한국 최고의 현대 건축 14위에 뽑혀 건축물 순례지가 됐다. 살아남은 역사란 바로 이런 것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1회 동심이 전하는 메시지편이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 어린이대공원 일대에서 지난 5일 진행됐다. 어린이대공원은 공원 전체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의 보물창고이다. 참가자들은 무더위를 피해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나무들이 소곤대는 소리와 보름달을 조명 삼아 시원한 밤을 보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나온 어린이들도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전해 주는 감미로운 무지갯빛 이야기보따리를 따라 동심을 맘껏 발산했다.
  •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東郊에서 童話되고 童心저격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東郊에서 童話되고 童心저격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1회 동심이 전하는 메시지편이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 어린이대공원 일대에서 지난 5일 진행됐다. 어린이대공원은 공원 전체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의 보물창고이다. 참가자들은 무더위를 피해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나무들이 소곤대는 소리와 보름달을 조명 삼아 시원한 밤을 보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나온 어린이들도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전해 주는 감미로운 무지갯빛 이야기보따리를 따라 동심을 맘껏 발산했다.어린이대공원이 면한 능동, 군자동, 구의동은 조선시대 동교(東郊)의 언저리다. 동교란 동대문서부터 아차산과 광나루까지 서울의 동동쪽 교외를 이르는 조선식 지역 구분법이다. 한양을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백악~낙산~남산~인왕산)이 사대문을 형성한다면 외사산(북한산~아차산~관악산~덕양산)은 사대문 밖 10리 즉 성저십리(城底十里)를 감싼다. 동교는 동쪽 벌판이었다. 북교, 서교, 남교라는 지역명은 낯설지만 동교는 귀에 익다. 생산지가 없는 소비도시를 먹여살리고 지키는 중요한 배후지였다. ●동대문~광나루 동교는 소비도시 배후 동교는 목장→군대 주둔지→채소 재배지로 돌고 돌았다. 너른 들에 말을 키우던 목장이었지만 군마를 키우지 못하도록 항복 조건을 못박은 병자호란 이후 훈련도감 군인 주둔지로, 사대문 안에 필요한 채소 재배지와 물물교환 시장으로 변천한 것이다. 전농동, 마전교, 마장동, 면목동, 자양동, 미근동처럼 지명에 농사와 목축, 채소 재배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특히 마장동 축산물시장과 옛 뚝섬 경마장에 이 지역의 대표 유전자가 깃들어 있다. 어린이대공원을 단순히 하나의 공원, 그것도 어린이용 공원으로 만만히 봤다가는 큰코다친다. 한국 근현대사의 여적이 오롯이 남은 터전이다. 이 땅의 마지막 황태자비이자 황후인 순명효황후가 1926년 유릉에 순종과 합장하기 이전까지 묻혔던 유강원 자리였다. 능동이라는 지명이 여기서 비롯됐다. 1927년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장 서울컨트리클럽(군자리골프코스)의 클럽하우스가 건재하고 공원에는 18홀 코스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을 앞두고 남북 간 체제 경쟁의 폭풍 속에서 “골프장을 한가로운 교외로 옮기고 그 자리에 어린이대공원을 조성하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마디에 골프장은 어린이공원으로 둔갑했다.●골프장 모습 그대로… 동양 최고 공원 1973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해 71만 9400㎡짜리 동양 최고 규모의 공원을 우리 손으로 조성한 기념비적인 공간이다. 공원이라곤 창경원, 남산공원, 사직공원, 효창공원, 삼청공원, 파고다공원 같은 자연공원과 사적지공원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 350달러, 조경이라는 개념조차 없었지만 국민의 염원을 담아 만든 최고의 어린이공원이었다. 모든 어린이와, 어린이를 빙자한 어른들의 놀이터였다. 공원을 조성한 양택식 시장 등 서울시 공무원들이 가장 잘한 일은 공원이 인공적인 놀이기구에 파묻히지 않고 골프장 상태 그대로 잔디와 숲을 유지하도록 해 달라는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한 점이다. 동양 최대의 디즈니랜드를 만든다면서 모든 길을 포장하고, 동서남북으로 6개의 광장을 만들고, 모노레일을 깐다는 식의 계획은 백지화됐다. 덕분에 오늘의 어린이대공원이 도시의 허파로 온전하게 남았다.●예술가들 무보수 참여… 도시의 허파로 당대의 쟁쟁한 예술가들이 무보수로 공원 조성에 참여했고 기업과 개인독지가가 분수대, 벤치, 음수대 제작비 등 공사 대금을 기증 혹은 찬조했다. 광화문 충무공 동상을 조각한 김세중이 중앙분수대를, 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한 건축가 염덕문이 정문과 팔각정을 각각 지었다. 어린이대공원은 잠자던 능동 일대의 지도를 새로 그렸다. 1973년 개원일에 맞춰 서울시는 시내 어느 곳에서라도 한 번만 갈아타면 대공원에 갈 수 있도록 시내버스 운행체계를 개편했다. 개원 첫날 60만명, 다음날 30만명이 몰렸다. 한적한 교외마을 능동과 뚝섬·화양·중곡동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개발붐을 탔다. 주변이 학교와 주택지로 변했다. 능동로·중곡동길·자양로가 생겼고 천호대로와 동이로가 개통됐다. 지하철 2·5·7호선이 지나게 된 것도 모두 어린이대공원의 영향이다. ●마지막 황후의 능… 살아 있는 역사로 ‘옥에 티’가 있다면 20개에 이르는 동상과 기념비가 개념 없이 꽂혀 있고 육영재단 어린이회관과 통일교에 알토란 같은 부지 13만㎡를 떼어준 점이다. 1974년 남산에서 옮겨온 어린이회관은 길을 잃었고 리틀엔젤스예술단 자리엔 유니버설발레단, 선화예술 중·고교 등이 들어서 사유화됐다. 꿈마루는 ‘소설 같은’ 건축물이다. 조선의 마지막 황후의 능과 최초의 골프장 클럽하우스 그리고 어린이대공원 교양관이라는 여러 시간대의 역사가 한 장소에 겹쳐 꿈을 꾸기 때문이다. 워커힐호텔 본관을 설계한 나상진이 1970년 완공한 이 건물은 철거 일보 직전 살아남은 뒤 조성룡과 최춘웅에 의해 2011년 되살아났고 2013년에는 한국 최고의 현대 건축 14위에 뽑혀 건축물 순례지가 됐다. 살아남은 역사란 바로 이런 것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문화마당]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지 않습니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지 않습니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2005년에 출판사를 차리고 가장 먼저 계약한 작가 중 한 명이 미야베 미유키다. 나는 이 작가에게 푹 빠져 있었다. 데뷔작부터 차근차근 내고 싶었다. 그래서 한꺼번에 여러 타이틀을 계약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은 관계로 한국어판 출간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이듬해 일본에서 ‘이름 없는 독’이 나왔을 때도 이렇다 할 걱정은 하지 않았다. 왜냐면 북스피어에서 출간한 ‘누군가’의 속편이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같다. 원서에도 시리즈임이 명시돼 있었다.한데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이름 없는 독’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하자 껄끄러운 상황이 전개됐다. 한국 출판사들끼리 판권 경쟁이 붙은 것이다. 각자 더 높은 선인세로 ‘베팅’을 시작했다.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 뒤로도 몇 번인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문학상만 받으면 경쟁이 붙고 선인세가 뛰어 이만저만 곤혹스러운 게 아니었다. 이후로 좋아하는 작가의 수상 소식이 들리면 축하하는 마음이 생기기 전에 덜컥 겁부터 났다. 문학상 자체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비즈니스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한강 작가가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을 때 시큰둥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맨부커상과 맨부커 국제상이 다르다는 것도 몰랐다. 책 좀 팔아 보려고 비즈니스 차원에서 만든 상이라 여겼다. 아니면 노벨상처럼 월드 챔피언십 같은 아우라를 가지고 있지만 실은 유럽 편향적이며 대륙별 안배 차원에서 가끔 아시아권에도 한 번씩 나눠 주는 상이겠거니 생각했다. 요컨대 잘 알지 못하면서 삐딱하게 본 것이다. 그런 와중에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를 읽고 이제라도 알토란 같은 지식을 기반으로 이러쿵저러쿵 뒷말을 할 수 있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맨부커상은 프랑스의 콩쿠르상에 대항해 영국에서 만든 상이다. 자국 작가들에게만 주다가 2014년부터는 영어로 쓰인 작품이면 국적에 상관없이 후보가 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한 번 받은 작가가 다시 받을 수 있다는 점, 다양한 직업을 가진 선정 위원들이 최종 후보작만 읽는 게 아니라 백 권 이상의 후보작을 전부 읽어야 한다는 점 등이 여타 문학상과 달리 돋보이는 점이다. 맨부커 국제상은 맨부커상을 보완하자는 차원에서 2005년에 만들어졌다. 문학을 계몽의 수단으로 삼는 듯한 노벨문학상과 비교하면 순수하게 실력만을 고려하는 맨부커 국제상 쪽의 선정이 더 신뢰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부터는 영어로 번역된 작품에 매년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상금이 작가와 번역가에게 분배되는 것도 훌륭한 점이다. 영광스러운 첫 수상 작품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다”라고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의 저자인 도코 고지는 적고 있다. 이렇듯 맨부커상에 대해 상찬을 늘어놓던 저자가 자국의 문학상인 아쿠다가와상이나 나오키상에 대해서는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든가 심사위원이 작가만으로 구성된다는 모순을 가진다든가 “일본은 아시아인데도 유럽의 일부라는 망상을 갖고 있으며 그 분열이 이 두 상에 드러나 있다”는 식으로 냉정하게 평가하니까 이게 또 꽤나 설득력 있게 들렸다. 세계의 각종 문학상에 대한 정보를 담는 동시에 수상작과 나란히 ‘어째서 이 작품이 수상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평가가 담백하게 서술돼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미덕이다. 덕분에 읽고 싶은 책이 잔뜩 생겼다는 건 좋은 점인지 나쁜 점인지 모르겠지만.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30년 전 ‘벌거숭이’ 강남신화 중심 되다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30년 전 ‘벌거숭이’ 강남신화 중심 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6차 탐사가 지난 1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빌딩숲을 따라 진행됐다.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서 북상 중이라는 희소식 속에 치열한 선착순 마감을 통과한 투어단의 성별은 평소처럼 여성이 남성보다 갑절 많았지만, 평균 연령은 얼추 40대 초반쯤일 듯했다. 부부와 가족, 친구 단위 참석자가 많아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해설을 맡은 박정아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애교 만점의 ‘강남스타일’ 해설을 선보였다.30여명의 투어단은 국기원~국립 어린이청소년도서관~역삼공원~허바허바 사진관~특허청 서울사무소~강남파이낸스타워~한국고등교육재단~르네상스호텔 사거리~선정릉 매표소까지 3㎞를 걸으면서 포스코타워, 강남파이낸스센터, YSD타워, 캐피탈타워 등 유독 타워와 센터라는 이름이 많이 붙은 테헤란로 주요 빌딩의 변천과 가로정원 설치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강남 중의 강남’ 테헤란로변에 서울미래유산이 국기원과 허바허바 사진관 달랑 2개밖에 없다는 사실이 급조된 신생 도시 강남을 돌아보게 했다. 강남은 2000년 전 한성백제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서울의 발상지이지만 오랜 세월 잊혀졌다가 서울의 행정구역 확장과 함께 빛을 본 대기만성의 땅이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강북에서 조선 왕조를 느끼고, 강남에서 한국을 떠올린다고 한다. 강북이 조선 왕조의 도읍 한양이라면 강남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라고 할 만하다. ‘한강의 기적’이란 엄밀하게 말하면 강남 개발의 신화이며, 코리안드림의 완성이다. 진정한 한국 스타일이란 강남 스타일일지도 모른다.강남의 현대사는 경기도 광주, 과천, 시흥 같은 알토란 땅이 서울의 품에 안긴 1963년부터 시작됐다. 1962년 말 268.353㎢였던 서울의 면적이 일약 605㎢를 넘겼으니 경천동지할 확장이었다. 1963년 말 인구조사에 따르면 당시 강남구 지역은 2508가구에 인구는 1만 4867명에 불과했다. 한남대교(당시 제3한강교)가 건설 중이던 1966~1967년 신사동 일대의 땅값은 3.3㎡당 200원이었으나, 1968년에 3000원으로 뛰었다. 1970년 초 서울 인구가 650만명일 때 강북과 강남의 인구 비율은 72대28이었다. 이 시기 서울시정의 최대 과제는 강북 유입 억제와 강남 분산이었다. 강남으로 유흥시설과 고속터미널을 이전하고, 주택단지와 아파트를 짓고, 명문고교를 이전시키면서 도시 기능이 서서히 역전됐다. 아파트 40만 가구에 아파트 거주율 약 80%가 강남의 자화상이다.●77년 이란과 자매 결연 전에는 ‘삼릉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1967년부터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까지 21년 동안 강남은 정보기술(IT) 기업과 벤처, 제2금융권의 중심 도시로 자리잡았다. 강남 개발은 사실상 지하철 2호선 순환선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자춘 서울시장 시절 계획에 없던 종합운동장~삼성~선릉~역삼~강남~교대 노선이 그어지면서 교통 불모지 강남이 강북과 연결된 것이다. 1977년 말 서울 인구가 752만명일 때 강북과 강남의 인구비는 65대35였지만 1984년 2호선이 개통된 이후 강북과 강남의 인구비는 54대46으로 균형을 맞췄으며 2015년 말 현재 강남북 인구는 50대50이다.●86년 한전본사 필두로 고층빌딩숲 형성 강남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너비 50m, 길이 4000m 테헤란로의 본래 이름은 3개의 능을 지난다고 해서 ‘삼릉로’였다. 1977년 서울과 이란 테헤란이 자매도시 결연을 하고 서울시에 테헤란로, 테헤란시에 서울로를 각각 만들기로 하면서 이름을 바꿨다. 2호선의 개통과 더불어 테헤란로에도 폭발적인 건축붐이 불었다. 1972년 들어선 국기원 청기와 건물 이외에는 길 양쪽이 발거숭이 상태였던 테헤란로는 1986년 한전 본사가 들어선 이후 무역회관, 인터콘티넨탈호텔, 라마다르네상스호텔, 포스코센터 같은 20층 이상의 장대 같은 빌딩이 걷잡을 수 없이 들어섰다. 2호선이 가져온 공간 혁명이었다.강남의 도로는 거의 완전에 가까운 격자형 가로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 영동대교가 너비 70m에 길이 3600m, 강남대로가 50m에 6900m, 도산대로가 50m에 3000m이다. 국가상징가로인 광화문 세종대로에 너비 100m, 길이 600m의 길을 만들던 중이었다. 1970년 말 서울의 자동차가 6만대에 불과하던 시절 “이렇게 넓은 도로가 왜 필요한가”라는 부정적 의견이 비등했다. 그러나 강남의 도로폭은 이후 전국 모든 신시가지 계획의 모델이 됐고, 만약 그때 현재 규모의 강남과 도로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강남신화’라는 이름의 열차는 중도에 멈춰 섰을지도 모른다. 창의력은 말랐지만 강남을 건설한 주역들의 배포와 스케일에는 찬사를 보낼 만하다.●차중심 거리… 사람 생태계 조성 노력중 건축가 유현준은 강남 테헤란로는 성공적인 거리이기는 하지만 명동이나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 앞, 강남대로와 비교해 왜 걷기 싫은 거리인지 이유를 조사했다. 핵심은 테헤란로로 대표되는 강남의 블록이 걸어다니기 위한 도시가 아니라,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도시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세계의 수도 뉴욕의 블록이 가로 250m, 세로 70m 정도인데 비해 강남의 블록은 가로·세로 600m로 만들어져 있다. 사람이 걷는 행위는 시속 4㎞로 이뤄지는 데 반해 강남은 시속 60㎞로 지나도록 거대 블록으로 조성돼 있다. 그래서 단위 거리당 상점의 출입구나 블록의 모퉁이 수가 적다. 100m당 만나는 입구의 수에서 테헤란로는 비교 대상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테헤란로변의 거대 빌딩들은 들어가서 보거나 먹거나 구매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걷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지 않는다. 사람 생태계가 순환돼야 빌딩 도시 테헤란로도 빛을 발할 것이다. 노주석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사설] 복지 포퓰리즘에 되레 뒷걸음질한 국민 행복도

    지난 5년 동안 우리 국민이 느끼는 행복도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4개 회원국을 조사했더니 우리 국민의 행복도는 2011년 30위였던 것이 지난해 33위로 뒷걸음질쳤다. 그사이 행복도가 크게 높아졌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꼴찌 수준이라니 착잡하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 자체는 2011년 23위에서 지난해 21위로 약간 올랐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측정한 활력도와 재정 지속 가능성, 복지 수요 등은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각종 포퓰리즘 정책이 정쟁의 소재가 됐던 현실을 감안하면 맥이 풀리는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정부든 정치권이든 복지를 입으로만 떠들었지 정작 실속은 없어 국민 일상의 만족도는 후퇴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무형의 행복을 순위로 매기는 조사에 일희일비할 일은 물론 아니다. 그럼에도 국민 행복도의 하락에 한숨이 나오는 까닭은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없을 거라는 낭패감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 포퓰리즘 공약들에 국민 불신은 극으로 치달을 판이다. 표심을 현혹하려는 사탕발림 공약들이 난무한다. 부채 탕감, 기본소득제, 국민 유급 안식년제 등 말만 들어도 귀가 솔깃할 복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수십조원 규모의 개인 부실 채권을 정리해 주겠다는 장밋빛 공약이 달콤하지만, 과연 그 재원을 어디서 마련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도 없다.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막연한 공약에 상실감만 더 커지지 않을지 벌써 걱정스럽다. 무차별 복지 행정이 국민 행복도를 높이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조사 결과의 의미는 거기에 있다. 국가 예산 중 복지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보건·복지·노동 분야를 포함하면 30%를 넘는다. 올해만 해도 복지 관련 예산은 130조원이나 된다. 여러 형태의 복지 정책 논란이 언제부턴가 기대보다는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그 까닭이 무엇인지 대선 주자라면 백번 천번 따져 봐야 할 일이다. 불요불급한 선심성 정책에 알토란 같은 복지 예산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새나가고 있지나 않은지, 다수 국민의 행복 효용치를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데 밤잠을 설쳐도 모자란다.
  • [프로배구] 한발 앞선 흥국생명

    [프로배구] 한발 앞선 흥국생명

    흥국생명이 챔피언 결정전 첫날 풀세트 접전 끝에 IBK기업은행(이하 IBK)을 잡고 통합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흥국생명은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 1차전에서 IBK에 3-2(25-13 20-25 25-22 13-25 15-13) 승을 거뒀다. 외국인 선수 타비 러브와 ‘토종 에이스’ 이재영이 각각 27점, 24점을 쓸어담았다. 센터 김수지도 14개의 알토란 같은 점수를 보탰다. IBK ‘삼각편대’ 매디슨 리쉘-김희진-박정아도 65점을 합작했지만 흥국에 미치지 못했다. 흥국은 1세트부터 펄펄 날았다. 이재영과 러브, 신연경의 고른 득점으로 주도권을 잡고 14-9까지 달아났다. IBK는 세터를 김사니에서 이고은으로 교체해 반전을 노렸지만 12점 차 뒤진 채 1세트를 넘겨 줬다. IBK는 그러나 2세트 블로킹을 4개나 잡고 김희진과 리쉘의 스파이크가 살아나면서 균형을 맞췄다. 흥국은 3세트 초반 조송화의 블로킹 2개로 분위기를 바꾸더니 다시 김사니가 세터로 들어온 IBK를 농락했다. 러브는 11점을 퍼부었다. 다시 한 세트를 넘겨준 IBK는 4세트 리쉘이 6득점, 김희진이 6득점, 박정아가 4득점 하는 등 기운을 차려 흥국을 5세트로 끌고 갔다. 15점까지 치르는 5세트 종반까지도 승부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흥국이 중반까지 7-4로 앞서면서 승기를 굳히는 듯했다. 그러나 IBK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14-13, 턱밑까지 흥국을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날의 해결사는 흥국의 이재영이었다. 이재영은 단 한 점 차 앞선 매치포인트에서 회심의 오픈 스파이크를 IBK의 코트에 꽂아 경기를 매조졌다. 흥국의 축포가 터지며 끝난 듯하던 경기는 이재영의 공격 바로 전 리쉘의 공격을 가로막던 흥국의 네트 터치 여부를 물고 늘어진 IBK의 비디오 판독이 받아들여져 잠시 지체됐지만 결국 ‘정심’ 판정이 나면서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광장] ‘전주행’ 국민연금서 뛰쳐나가는 이들/안미현 부국장 겸 금융부장

    [서울광장] ‘전주행’ 국민연금서 뛰쳐나가는 이들/안미현 부국장 겸 금융부장

    한국은행 출신으로 외국환 중개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분이 있다. 그가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채권을 다루는 책임자가 공개 석상에서 이직(離職) 운운했다고 한다. 점잖은 품성의 그였지만 회사 기강도 있고 해서 “그래? 우리도 그런 사람 필요 없다”며 호기롭게 사표를 받았다. 그래도 내부 단속은 해야겠다 싶어 채권팀 운용역들을 회식에 불러모았다. 그의 솔직한 고백이 재미있다. “내 딴에는 온갖 멋진 말 동원해 가며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이왕지사 이렇게 되었으니 우리 회사 채권팀의 명예를 걸고 똘똘 뭉쳐 잘해 보자’ 뭐 이런 얘기였다. 한은 같았으면 다들 숙연하게 듣고 있다가 비장하게 파이팅을 외쳤을 것이다. 그런데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놈이 ‘사장님, 저희는 명예니 자부심이니 그런 거 몰라요. 인센티브 얼마 주시느냐가 관심일 따름이죠’ 하는 거다. 말문이 탁 막혔다.” 결국 그 팀원들은 단 한 명도 안 남고 모두 떠났다고 한다. ‘○○○사단’ 식으로 몰려다니는 이직 관행도 작용했을 터다. 그 사장은 “한은식으로 하다가 제대로 한 방 먹었다”며 “이 동네에는 이 동네만의 룰이 있었다. 철저히 돈으로 움직이는 세계인데 기본을 충족시켜 주지 않고 사명감만 운운했으니 먹힐 리 만무했다”고 털어놓았다. 우리 국민의 노후 자금을 다루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인력 이탈이 심각하다. 지난해에만 30여명이 사표를 쓰더니 올해도 벌써 30명가량이 이미 그만뒀거나 사의를 밝힌 상태다. 전체 운용역(220명)의 25%가 넘는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 550조원을 굴리는 전담 조직이다. 한 푼이라도 알토란처럼 불려야 하기에 주식이든 채권이든 대체투자든 각 분야의 난다 긴다는 실력자들을 나라 안팎에서 부단히 영입해 왔다. 그런데 이런 핵심 인재들이 줄줄이 보따리를 싸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지방행’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는 오는 25일 전북 전주시로 옮겨 가야 한다. 공단의 전주행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2013년 6월 말 국회를 통과해서다. 몸통 격인 본사는 2015년 여름 이미 이사를 갔다. 운용역들의 심상찮은 이탈에 놀라 뒤늦게 달래기도 하고(성과급 인상), 으름장(정보 유출 징계)도 놓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 정도로 떠난 마음이 돌아설 리 만무하다. 한옥마을 전주가 아무리 매력적인 도시여도 ‘머니 게임’이 생업인 이들에게는 정보도, 돈도, 인적 네트워크도 빈약한 그저 ‘시골 촌구석’일 따름이다. 게다가 조직은 이미 만신창이다. 1인자인 이사장과 2인자인 기금운용본부장이 공개 혈투 끝에 1인자가 석연찮게 내쳐진 게 재작년이다. 이후로도 내내 시끄럽더니 요즘에는 ‘삼성물산 합병 특혜’ 의혹에 휘말려 특검에 불려다니는 신세다. 그러니 도미노 인력 이탈이 그리 충격일 것도 없다. 이런 사태는 공단의 전주행이 추진됐을 때부터 예견됐다. 기금운용본부는 서울에 남기자는 주장이 대두됐지만 ‘머리 없는 몸통은 안 받겠다’는 전주시의 거센 반발과 정치권의 가세, 그리고 정부의 무책임 속에 전주행은 ‘플랜B’도 없이 굳어졌다. 당시 주무 장관이었던 A씨는 이런 비판에 억울해했다. “정부는 그때 기금운용본부 독립 등을 담은 법안을 세 번이나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가 쳐다보지도 않았다. 본부 독립은 법 개정 사안이었기 때문에 국회가 꿈쩍 안 하면 정부도 달리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법안을) 밥상에 올려 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대안을 강구하나.” 그렇다고 지난 수년간 손 놓고 있던 정부의 방임이 면피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회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이제라도 기금운용본부는 따로 떼내 독립시켜야 한다. 우수 인재 확보뿐만 아니라 연금 운용 독립성과 전문성을 위해서라도 그렇다. 정부와 국회는 배신감에 치를 떨 전주시민 앞에 솔직히 사죄하고 치유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전주도 약속과 다르다며 무조건 반발할 일은 아니다. 우수 인재가 떨어져 나가 공단 위상이 약해지면 전주도 결국 손해다. 국제금융에 밝은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가 돈을 풀어대 이제는 돈 가진 사람이 차고 넘친다. 돈 싸들고 오는 사람만 맞았다가는 불량 고객 만나기 십상”이라고 경고했다. 현실은 냉혹하다. hyun@seoul.co.kr
  • ‘차이나 퀸’ 김효주

    ‘차이나 퀸’ 김효주

    세계 4위 펑산산 단독 4위 그쳐 김효주(21)가 통산 다섯 번째 중국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효주는 15일 중국 광저우 사자후 컨트리클럽(파72·6312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시즌 개막전인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인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로 장하나(24)와 임은빈(19)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로써 김효주는 이 대회에서만 2012년과 2014년에 이어 올해에도 짝수해 우승을 이어 갔다. 또 2014년과 지난해 중국(산둥성 웨이하이)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도 우승, 중국에서 열린 대회에서만 5개의 우승컵을 수집했다. 이틀 동안 보기 한 개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친 김효주는 1타 차 리드를 지키던 17번홀(파4·268야드) 드라이버샷으로 ‘원온’을 시킨 뒤 이글을 놓쳤지만 대신 알토란 같은 버디를 뽑아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홀은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장하나가 9번홀까지 5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훨훨 날았다. 김효주는 전반홀 버디 2개에 그치며 장하나에게 리드를 빼앗겼다. 그러나 장하나는 후반홀 뼈아픈 더블보기에 땅을 쳤다. 14번홀(파3) 티샷을 그린 왼쪽 앞 벙커에 빠뜨린 뒤 거푸 벙커샷에 실패해 네 번 만에 겨우 공을 그린에 올린 뒤 결국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뒤를 따라오던 챔피언 조의 김효주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다시 1타 차 리드를 되찾았다. 김효주는 15번홀(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을 핀 50㎝에 붙인 뒤 버디를 보태 장하나와의 격차를 2타로 벌린 뒤 마지막까지 타수를 지켜내 다섯 번째 중국 타이틀을 품었다. 2013년 우승자 장하나는 17번홀에서 버디를 골라내며 재역전을 노렸지만 김효주를 따라잡기에는 남은 홀이 모자랐다. 자신의 고향에서 이 대회 첫 타이틀을 노리던 세계랭킹 4위의 펑산산은 합계 3언더파 213타로 단독 4위에 그쳤다. 국가대표인 아마추어 최강 최혜진(학산여고)은 1오버파 217타를 쳐 이소영과 함께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이버대학 특집] 언제 어디서든 내 손 안 강의실

    [사이버대학 특집] 언제 어디서든 내 손 안 강의실

    대학 간판보다 실력이 중요한 시대다. 새로 직장을 얻으려면, 직장에서의 업무 능력을 키우려면, 혹은 다른 직장으로 옮겨 가려면 실력을 키우는 일이 급선무다. 그렇다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치르고 대학에 입학해 다닐 수는 없는 일. 이런 이들에게 사이버대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일반 대학과 달리 시간, 공간 제약 없이 배울 수 있다. 최근엔 사이버대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비 부담도 적고, 장학금 지원은 커지고 있다. 재교육을 원하는 직장인, 취업준비생, 주부, 고졸 취업자 등 많은 이들이 사이버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알토란’ 같은 사이버대로 꼽히는 경희사이버대, 대구사이버대, 서울디지털대, 서울사이버대, 세종사이버대, 한양사이버대를 소개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13득점·7도움·10R… 배혜윤, 못하는 게 뭐니

    [여자프로농구] 13득점·7도움·10R… 배혜윤, 못하는 게 뭐니

    배혜윤(27·삼성생명)이 또 알토란 활약으로 팀의 연패를 끊는 데 앞장섰다. 배혜윤은 28일 경기 용인체육관으로 불러 들인 신한은행과의 여자프로농구 2라운드 대결에서 13득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 트리플더블급 활약으로 71-61 완승을 이끌었다. 팀 동료 나타샤 하워드가 24득점 14리바운드, 최희진이 3점슛 네 방 등 14득점, 고아라가 14득점으로 활약했지만 득점은 물론 리바운드, 어시스트, 수비까지 못하는 게 없는 배혜윤의 활약이 더 도드라졌다. 원래 센터였던 배혜윤은 올 시즌 포워드형 가드로 변신해 하이 포스트와 로 포스트를 오가며 궂은일을 다해내며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뽐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5승5패로 승률 5할을 맞추며 단독 2위로, KB스타즈와 KDB생명은 4승5패로 공동 3위로 밀려났다. 전반 삼성생명은 내외곽에서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며 47점을 퍼부었고, 29점만 실점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3쿼터부터 알렉시즈 바이올레타마를 앞세운 신한은행의 추격전에 쩔쩔매야 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4쿼터 3분여를 남기고 4점 차까지 쫓아갔으나 김단비가 5반칙으로 물러나면서 추격의 동력을 스스로 꺼버렸다. 신한은행은 알렉시즈가 25득점 12리바운드, 김연주가 3점슛 다섯 방 등 21득점 7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김단비가 7득점에 그치며 4연패 늪에 빠졌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프로야구] 물꼬 튼 김재호, FA활기 띠나

    [프로야구] 물꼬 튼 김재호, FA활기 띠나

    각 구단 대어 美진출 행보 관망… 한화 등 뒷짐 ‘샅바싸움’ 될 듯 ‘개장 휴업’ 상태에 빠졌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첫 계약 성사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프로야구 두산은 15일 유격수 김재호(31)와 4년간 총액 5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50억원은 계약금 20억원에 연봉 6억 5000만원, 인센티브 4억원이다. 이로써 김재호는 올겨울 15명의 FA 중 ‘1호’ 계약 선수가 됐다. 올 FA들이 지난 11일 전 구단을 상대로 협상 테이블을 차린 지 5일 만이다. 김재호는 올해 타율 .310에 7홈런 78타점 등 공수에서 빼어난 활약으로 팀의 첫 한국시리즈 2연패에 일조했다. 백업 요원으로 긴 시간을 보냈지만 알토란 같은 플레이로 지난해 프리미어12에 이어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태극마크까지 달아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준척’ 김재호가 첫 ‘대박’을 터뜨렸지만 시장 활성화의 신호탄이 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같은 급으로 분류된 나지완(전 KIA), 우규민(전 LG), 이현승(전 두산) 등에게는 희소식이다. 하지만 ‘대어’가 아닌 이들과의 계약으로 20인 이외에 보상선수를 내줘야 해 각 구단은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시장을 후끈 달굴 김광현(전 SK), 양현종(전 KIA), 최형우·차우찬(전 삼성), 황재균(전 롯데) 등 대어들은 해외 진출을 타진하면서 국내 형세를 관망한다는 심산이다. 당초 이번 시장은 거물급들이 많은 데다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 협상(7일간)이 폐지되면서 역대급 규모로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김광현, 차우찬이 빅리그의 신분조회 요청으로 미국 진출이 보다 구체화됐다. 또 오는 22일 현지에서 ‘쇼케이스’를 펼치는 황재균은 야후스포츠로부터 김광현(112위)보다 한참 높은 FA 25위를 받아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외부 영입보다 내부 FA를 주저앉히는 데 총력을 쏟는 SK, KIA, 삼성 등은 이들의 행보를 당분간 지켜만 봐야 할 처지다. 여기에 우선 협상 폐지로 FA들은 계약을 서두르지 않고 한화 등 ‘큰손’들은 뒷짐을 진 상태여서 이번 FA 시장은 지루한 ‘샅바 싸움’이 될 전망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길섶에서] 토란/이경형 주필

    전날 비가 억수같이 왔지만 개천절은 청명했다. 아침에 토란을 캤다. 먼저 낫으로 토란대를 베어 잎을 제거하고 가지런히 통에 담았다. 토란 그루터기를 삽으로 파헤쳤다. 토란의 씨알이 잘고 달린 것들도 적었다. 금년이 워낙 가물어 물기를 좋아하는 토란에게는 힘든 나날이었을 것이다. 토란대는 손질이 많이 가야 제값을 한다. 칼로 일일이 겉껍질을 벗겨 내고 삶은 뒤 말려서 보관한다. 맛있는 육개장에는 반드시 토란대가 들어가야 제맛을 낸다. 토란 뿌리에 혹처럼 달려 있는 토란을 떼어 낼 때마다 ‘똑’ ‘똑’ 하는 소리가 귀가하는 농부보다 앞장서서 걷는 소의 요령 소리처럼 청아하다. ‘알토란 같다’는 말이 있다. 옹골차고 군더더기가 없다는 뜻이다. 토란의 잔뿌리를 없애고 껍질을 벗긴 것이 ‘알토란’이다. 어떤 사람은 미끈미끈하고 아린 맛이 있는 토란을 먹기 싫어하기도 한다. 사실 토란국을 끓일 때도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아린 맛을 없애기 위해 먼저 알토란을 살짝 끓여 물로 부셔 낸 뒤 다시 얇게 저민 소고기와 두부를 넣고 끓이는데 여기에 들깻가루를 넣으면 돌아가신 장모님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통산 2000안타’ 오늘 결판낸다

    ‘통산 2000안타’ 오늘 결판낸다

    ‘1999 vs 1998’. 역대 8번째 2000안타 선점을 놓고 벌이는 삼성의 박한이와 이승엽의 ‘한솥밥’ 승부는 다음 경기에서 결판나게 됐다. 박한이는 6일 대구에서 벌어진 KBO리그 kt와의 경기에서 2번 타자, 우익수로 나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1회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두 번째 투수 이상화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빼낸 박한이는 5회 세 번째 투수 심재민을 상대로 다시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전날까지 개인 통산 1997안타를 기록한 박한이는 이날 2안타를 보태 2000안타에서 단 1개가 부족한 1999안타에서 멈췄다. 전날 역시 1997안타를 일군 이승엽도 이날 5번 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1안타로 1998안타를 작성하는 데 그쳤다. 결국 둘의 2000안타 대결은 7일 kt전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먼저 2000안타 고지에 오르면 양준혁(전 삼성)과 장성호(전 kt), 홍성흔(두산), 이병규(9번), 박용택(이상 LG), 전준호(전 넥센), 정성훈(LG)에 이어 역대 8번째이며 현역으로는 5번째다. 삼성은 1회 대거 7점을 뽑는 응집력으로 kt를 11-6으로 눌러 흐릿한 ‘가을야구’ 불씨를 살렸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낚으며 9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막아 10승 고지를 밟았다. 반면 kt 선발 정성곤은 고작 3분의2이닝 동안 4안타 3볼넷 7실점(4자책)하며 올 시즌 승리 없이 7패째의 수모를 당했다. 삼성은 0-0이던 1회 정성곤의 난조를 틈타 최형우의 2타점 적시타 등 5안타 3볼넷을 묶어 단숨에 7득점, 일찍 승기를 굳혔다. SK는 문학에서 캘리의 눈부신 호투와 최정의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KIA를 2-0으로 꺾었다. 5위 SK는 3연승을 달리며 4위 KIA에 반 경기차로 바짝 다가섰다. 캘리는 8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4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히 막아 9승째를 수확했다. 7연승을 달리던 KIA 선발 헥터도 7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최정은 0-0으로 맞선 6회 무사 만루에서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고 8회 2사 1, 2루에서 1타점 쐐기타를 터뜨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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