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알코올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행주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향수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문민정부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 코리아
    2026-01-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792
  • 대학교수 총장실서 음독?…신규 교수 채용문제로 학교와 갈등

     건국대의 한 교수가 자신이 추천한 인사가 교수로 임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장과 면담을 하다가 음독을 시도했다가 병원에 실려갔다.  24일 건국대에 따르면 오전 11시 45분쯤 생명자원식품공학과 이모(61)교수가 총장실에서 메틸알코올로 추정되는 액체를 마시려 했다. 총장이 이를 저지했으나 소량의 액체가 입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이후 이 교수는 물을 마시기 위해 탕비실로 걸어가다가 실신했다. 사고 직후 건국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위와 장 세척을 받았으며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과학 분야에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는 이 교수는 교수 채용문제로 학교와 갈등을 빚어왔다.  건국대 측은 학과가 1순위로 추천한 후보자가 교수로 임용되지 않자 총장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이 교수가 음독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해당학과의 교수진들이 1순위로 추천한다고 해서 반드시 최종 임명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면서 ”대학본부의 3차 최종면접은 2차까지의 순위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과음하는 중년 남성 요주의… 빨리 걷기로 땀내고 물 자주 마셔라

    과음하는 중년 남성 요주의… 빨리 걷기로 땀내고 물 자주 마셔라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통풍(痛風)은 ‘병 중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통증이 심한 질환이다. 술과 고단백 음식인 붉은색 육류가 원인이어서 송년회가 몰리는 연말에 발병 위험이 크다. 술을 많이 마시는 중년 남성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통풍은 섭취한 음식물이나 체세포의 세포핵 분열로 생성되는 ‘요산’이란 독소가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고 관절이나 관절 주변 인대에 쌓여 발생한다. 과음을 하거나 육류, 해산물을 과다 섭취하면 요산이 급증하고, 혈중 요산 농도가 짙으면 요산이 응집해 결정체가 된다. 이 결정체가 비교적 체온이 낮은 발가락이나 손가락 등에 쌓여 관절 부위에 염증을 일으키면 발작적인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은 낮보다 밤에 더 심하다. 염증이 만성화되면 관절이 손상돼 변형되고, 오래 내버려 두면 요산 결정체가 콩팥에 침착해 요로 결석 등을 일으켜 신장 기능이 나빠진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 환자의 약 10%가 신부전으로 진행돼 사망할 수 있으며,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 허혈성 심장질환도 생길 수 있어 적절한 검사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실린 ‘한국인 통풍 환자의 진단 및 치료 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통풍 환자 136명 가운데 35%는 고혈압이, 11%는 당뇨, 8.1%는 협심증, 6.6%는 심부전, 4.4%는 고지혈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심부전, 고지혈증 모두 만성대사 질환이다. 심승철 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고혈압 환자에게 사용하는 아스피린이나 이뇨제는 요산 농도를 증가시켜 통풍이 악화할 수 있다”며 “약제 사용 시 전문가와 상의하고, 만성 대사 질환이 있지는 않은지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산은 남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유독 통풍 환자 중에는 남성이 많다. 남성은 신장에서 요산을 제거하는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성호르몬은 신장에서 요산이 재흡수되는 것을 촉진해 요산 배설을 억제한다. 따라서 요산 농도가 같더라도 남성이 여성보다 위험도가 높다. 2013년에는 병원 진료를 받은 남성 환자가 26만 6378명, 여성은 2만 5731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10.4배 많았다. 내장비만 남성은 통풍에 걸릴 위험이 2배 정도 더 높다. 박성환·이주하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센터 교수팀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평균 연령 51세의 남성 통풍환자 103명과 같은 나이대의 건강한 남성 204명을 비교한 결과 통풍 환자의 내장지방 면적이 건강한 남성보다 넓었다. 또 통풍 환자 중 내장 비만자는 47.4%로, 정상군(27.3%)보다 많았다. 이주하 교수는 “내장 비만이 생기면 지방세포가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카인을 만들고, 이런 염증 물질이 통풍을 악화시킨다”며 “통풍을 예방하려면 적당한 열량 섭취로 우선 내장 지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풍은 요산 수치가 상승하고서 10년 정도 지나 증상이 나타난다. 식생활이 서구화돼 20~30대부터 요산이 증가해 40대에 이르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 환자의 절반 이상은 40~50대다. 따라서 건강검진 시 요산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요산 수치 변화를 관찰하고, 통증이 발생하면 바로 전문의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통풍의 통증은 갑자기 발생했다가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에 내버려 두다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통풍의 첫 증상은 56~78%가 엄지발가락에서 나타난다. 발등(25~50%), 발목(18~60%), 팔(13~46%), 손가락(6~25%)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남성은 주로 발 부위에서 증상이 많이 나타나므로 발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통풍을 예방하려면 평소 운동으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단, 과도한 운동은 탈수를 일으키고 요산 결정체 생성을 오히려 촉진하니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잘 선택해야 한다. 한국인 통풍 환자 상당수는 정상체중에 팔다리가 가늘고 배만 나온 내장지방형 비만인이다. 박성환 교수는 “등에 살짝 땀이 날 정도로 빨리 걷거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장기 사이의 내장지방을 효율적으로 연소시켜야 통풍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치료에도 빈번하게 관절염이 생기거나 혈중 요산이 잘 내려가지 않으면 퓨린(단백질의 일종)이 많이 든 음식을 피한다. 퓨린은 요산으로 쉽게 변한다. 동물의 내장, 육즙, 정어리, 고등어, 멸치, 베이컨, 맥주 등에 많이 들었다. 동물성 단백질을 줄이는 대신 모자란 단백질은 두부나 콩 등으로 대체한다. 흡연은 통풍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나 만성 대사 질환 등 통풍과 연관된 질환이 있으면 금연해야 한다. 지방이 적은 음식, 저지방 유제품, 비타민 C가 많은 채소 위주로 식단을 짜고 물을 자주 마신다. 술은 꼭 마셔야 하는 자리에서 적당량만 마시고 특히 맥주를 많이 마시면 체내 요산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으니 맥주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알코올도 남성호르몬처럼 신장에 작용해 요산의 배설을 억제한다. 블랙커피는 이뇨작용으로 요산 배설을 촉진해 통풍 위험도를 줄이지만, 설탕이나 크림이 함유된 커피는 오히려 혈중 요산 농도를 올린다. 가공식품에 든 액상과당도 혈중 요산 수치를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차 소주·삼겹살 +2차 치맥 = 2400㎉… 얼큰 해장은 속 상해

    1차 소주·삼겹살 +2차 치맥 = 2400㎉… 얼큰 해장은 속 상해

    동창회, 회식, 친구들과의 모임까지 각종 송년 모임이 줄줄이 잡힌 연말에는 간 건강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일주일에 2번꼴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음주 내공이 깊은 사람도 간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알코올이 간에 흡수되면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하는데, 이 물질은 간의 지방을 파괴해 과산화지질로 변화시키고 이것이 축적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리게 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다. 증상이 거의 없으나 간혹 상복부 불편감이나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장기간 술을 계속해서 마시면 일부 사람에게서 급격한 간 기능 장애를 보이는 알코올성 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 반응을 동반하는 알코올성 간염에 걸리면 발열, 황달, 복통, 심한 간 기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술을 끊으면 회복되지만 음주를 계속하면 만성질환이나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술을 계속 마시는 약 20~30%의 사람에게서 알코올성 간염이 생기고 이 상태에서 음주를 계속하면 10% 정도가 간경변증에 걸린다고 한다. 보통 매일 소주 1병을 10~15년 이상 마시면 간경변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복수나 황달, 정맥류 출혈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일단 병이 진행되면 술을 끊더라도 딱딱해진 간 조직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다. 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알코올은 인체가 흡수한 발암물질을 녹여 점막이나 인체 조직에 쉽게 침투하도록 돕고, 아세트알데히드는 DNA 복제를 방해하거나 직접 파괴한다. 이때 만들어진 돌연변이 세포 일부가 죽지 않고 끊임없이 분열해 암세포로 변한다. 암 발병 위험은 그동안 먹은 알코올의 총량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평소 적게 마시려고 노력해야 한다. 알코올 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의 전용준 원장은 “성인이 하루에 분해할 수 있는 최대 알코올의 양은 160~180g으로, 보통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80g(소주 1병)을 넘으면 위험 수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간의 해독 능력을 고려하면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에는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50g을 넘지 않도록 자제할 필요가 있다. 알코올 50g은 맥주(500㏄) 2잔 또는 막걸리(760㎖) 1병, 소주(360㎖) 3분의2병, 위스키 3잔, 소주와 맥주를 혼합한 폭탄주 3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체내 수분이나 알코올 분해 효소가 적어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빨리 취하기 때문에 소주 5잔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술을 마셨을 때 숨이 가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람은 알코올성 심근증으로 심한 경우 심장이 멎어 돌연사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적정량을 지켜 마시도록 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심장 수축을 방해해 심장 기능을 떨어뜨린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는 맥주 1병이 3시간, 소주 1병은 15시간이 걸린다. 간의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72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음주 후에는 적어도 사흘 정도 술을 입에 대지 말아야 한다. 공복에 마신 술은 어떤 술이든 독주가 된다. 알코올이 위벽을 자극해 상하게 하고 장내 흡수율이 높아져 빨리 취하게 된다. 음주 전 간단히 식사를 하면 포만감에 술을 덜 마시게 되고 술로 인한 위염을 방지할 수 있다. 술자리에서 물을 자주 마셔도 알코올의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또 안주를 충분히 먹으면서 천천히 술을 마시면 그만큼 알코올이 체내에 서서히 흡수된다. 알코올은 열량은 높지만 지방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낮아 체중을 증가시키진 않는다. 그러나 알코올이 식욕을 자극해 열량이 높은 음식을 안주로 먹으면 체중이 늘게 된다. 삼겹살 1인분에 소주 1병을 마시면 1058㎉를, 생맥주 2잔(1000㏄)에 양념치킨 3조각과 감자튀김 1인분을 먹으면 1407㎉를 섭취하게 된다. 술의 열량은 맥주 500㏄ 185㎉, 소주 1잔 54.4㎉, 막걸리 1잔 92㎉다. 1차에서 소주와 삼겹살을 먹고 2차에서 생맥주, 양념치킨, 감자튀김을 먹으면 2466㎉를 섭취하게 되는데, 이 정도 먹으면 성인의 일일 권장섭취량(남성 2400㎉, 여성 1900㎉)을 훌쩍 넘기게 된다. 살이 찔 수밖에 없다. 막걸리 1잔만큼의 열량을 소비하려면 빠른 걸음으로 30분 이상 걸어야 한다. 술을 마실 때는 자극적이지 않고 수분이 많으며 열량과 기름기가 적은 수육, 생선회, 두부류 등을 안주로 곁들인다. 비타민과 무기질 함량이 높은 채소와 과일도 좋다. 과일 중 배는 이뇨 작용을 촉진해 주독을 풀어 주고 감에 든 탄닌 성분은 위의 점막을 보호한다. 오이나 연근,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C가 풍부한 콩나물국 등의 술안주도 숙취 해소에 좋다. 맥주를 마실 때도 마찬가지다. 땅콩이나 오징어보다는 신선한 과일이나 두부가 좋다. 땅콩의 지방 성분은 알코올 분해를 방해하고 오징어는 콜레스테롤이 높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10% 정도는 호흡하는 과정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여러 사람과 술자리에서 대화를 즐기며 술을 마시면 덜 취하게 된다. 설령 송년 모임 다음날이 휴일이더라도 ‘내일도 출근한다’는 마음으로 몇 시까지 술을 마실지 정하고 이를 반드시 지킨다. 술을 마신 다음날에는 물을 충분히 마신다. 속이 불편하더라도 식사는 거르지 않는 게 좋다. 음주로 인해 간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있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쓰여 저혈당이 올 수 있다. 쓰린 속을 풀겠다며 라면이나 짬뽕 같은 맵거나 짠 음식을 먹으면 위가 더 자극을 받는다. 조갯국, 북엇국 등 맑은 국을 마시는 게 좋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람이 개를 물었다면? …동물학대男에 징역 1년

    사람이 개를 물었다면? …동물학대男에 징역 1년

    "사람이 개에 물린 게 아니라 사람이 개를 물었다고?" 이런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사건이 최근 미국에서 벌어졌다.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30대 남자가 개를 깨물고 학대한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았다. 남자의 공격을 받은 개는 한쪽 눈을 실명했다. 사건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데이빗 에첼(37)은 잔뜩 술에 취한 채 귀가해 반려견을 괴롭혔다. 웬만하면 주인에게 덤벼들지 않는 개지만 괴롭힘이 계속되자 반려견은 으르렁대며 주인에게 맞섰다. 그러면서 살짝 주인을 깨문 게 발단이었다. 개에게 물린 데이빗는 즉각 반격에 나서 반려견의 얼굴을 깨물어버렸다. 키 2m, 몸무게 170kg의 거구인 데이빗에게 반려견은 바로 제압됐다. 데이빗은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반려견의 목을 조르는 등 학대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개는 데이빗의 공격을 받는 과정에서 한쪽 눈알이 튀어나오는 부상을 입었다. 동물학대혐의로 기소된 데이빗은 최근 유죄판결을 받았다. 사법부는 "개가 먼저 물었다고 하지만 만취 상태인 남자가 먼저 동물을 자극해 원인을 제공했다"며 데이빗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혐의는 동물학대. 판사는 데이빗에게 분노조절장애와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한편 주인의 공격을 받은 반려견은 한쪽 눈을 실명했다. 현지 언론은 "수의사들이 튀어나온 눈알을 집어넣었지만 실명을 막진 못했다"고 보도했다. 치료에 참여한 한 수의사는 "도저히 사람이 한 짓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교통사고나 다른 개의 공격으로 입은 부상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반려견의 상태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사진=스포트액트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사람이 개를 물어...동물학대男에 징역 1년

    사람이 개를 물어...동물학대男에 징역 1년

    "사람이 개에 물린 게 아니라 사람이 개를 물었다고?" 이런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사건이 최근 미국에서 벌어졌다.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30대 남자가 개를 깨물고 학대한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았다. 남자의 공격을 받은 개는 한쪽 눈을 실명했다. 사건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데이빗 에첼(37)은 잔뜩 술에 취한 채 귀가해 반려견을 괴롭혔다. 웬만하면 주인에게 덤벼들지 않는 개지만 괴롭힘이 계속되자 반려견은 으르렁대며 주인에게 맞섰다. 그러면서 살짝 주인을 깨문 게 발단이었다. 개에게 물린 데이빗는 즉각 반격에 나서 반려견의 얼굴을 깨물어버렸다. 키 2m, 몸무게 170kg의 거구인 데이빗에게 반려견은 바로 제압됐다. 데이빗은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반려견의 목을 조르는 등 학대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개는 데이빗의 공격을 받는 과정에서 한쪽 눈알이 튀어나오는 부상을 입었다. 동물학대혐의로 기소된 데이빗은 최근 유죄판결을 받았다. 사법부는 "개가 먼저 물었다고 하지만 만취 상태인 남자가 먼저 동물을 자극해 원인을 제공했다"며 데이빗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혐의는 동물학대. 판사는 데이빗에게 분노조절장애와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한편 주인의 공격을 받은 반려견은 한쪽 눈을 실명했다. 현지 언론은 "수의사들이 튀어나온 눈알을 집어넣었지만 실명을 막진 못했다"고 보도했다. 치료에 참여한 한 수의사는 "도저히 사람이 한 짓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교통사고나 다른 개의 공격으로 입은 부상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반려견의 상태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사진=스포트액트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노인학대 주범은 아들?

     충북지역에서 발생한 노인학대를 한 사람 가운데 아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발생한 노인학대 120건을 분석한 결과 아들이 45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배우자 29명, 딸 10명, 며느리 3명 순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인학대 발생장소의 절반 이상이 가정으로 나타났다. 학대 유형은 언어폭력에 해당하는 정서적 학대, 물리적 폭력을 의미하는 신체적 학대, 부모를 찾지 않는 등 방치하는 방임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여러 유형의 학대가 함께 가해지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올 초 A(77) 할머니는 아들이 술만 먹으면 욕을 하고 집에 있는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한다며 경찰 지구대로 몸을 피했다. 아들은 알코올 중독자였다. 혼자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 배우자 등 가족들의 돌봄을 받지 못해 수천 마리의 바퀴벌레와 함께 생활하는 B(91) 할아버지도 발견됐다. 이 할아버지는 119구급대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희망복지지원단은 할아버지 자택을 소독하고 생활물품을 지원했다.  충북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자녀에 의한 노인학대가 증가하지만 피해노인이 신고를 꺼리거나 처벌을 원치않아 처벌이 쉽지 않다”며 “노인학대를 한 사람이 상담, 치료 등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는 대안적 처벌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샴페인의 놀라운 건강 혜택 5가지

    샴페인의 놀라운 건강 혜택 5가지

    종종 무언가를 축하하기 위해 한두 잔씩 마시는 샴페인이 사실 날씬함을 유지하는 것을 도울 뿐만 아니라 치매를 막아왔다면 믿겠는가. 그동안 사치스러운 파티의 상징 정도로 여겨져 왔던 샴페인이 사실 건강에 좋은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9일(현지시간) 그런 샴페인의 놀라운 건강 혜택 5가지를 소개한 것이다. 술자리에서 가끔 샴페인 한 잔으로 대체해 보는 것은 어떨까. 1. 기억력을 향상할 수 있다 2년 전, 영국 레딩대 연구진이 샴페인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의 하나로, 6주간 매일 샴페인을 마신 쥐와 그렇지 않은 쥐 그룹이 복잡한 미로를 통과할 때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샴페인을 마시지 않은 보통 쥐 그룹의 평균 성공률은 50%였지만 샴페인을 마신 쥐 그룹의 성공률은 70%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제레미 스펜서 레딩대 박사는 “이 연구는 샴페인 섭취가 기억력과 같은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처음 보여준 흥미로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스펜서 박사는 샴페인을 만들 때 사용한 프랑스산 포도 품종인 ‘피노누아’(Pinot Noir)와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 2종에 들어 있는 화합물이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 발병을 지연하는 데 도움이 될 정도로 기억 및 공간 인식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 실험은 아직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이 남아 있는데 스펜서 박사는 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초기 연구 당시 노인 50명을 대상으로 3년간 샴페인 섭취에 따른 인지 검사를 할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2. 심장에 좋다 많은 사람이 심장에는 레드와인이 좋다고 알고 있지만, 샴페인 역시 심장 건강에 좋다고 한다. 한 연구에서는 붉은색 포도에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샴페인이 혈압을 낮춰 심장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제레미 스펜서 박사는 하루 샴페인 2잔을 마시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스펜서 박사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일요판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루 샴페인 2잔이 혈관 벽 문제에 이로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샴페인은 뇌졸중과 심장 질환 발병 감소에 잠재력을 지닌 듯하다”고 말했다. 3. 취기가 빨리 돌게 한다 결혼식 피로연이나 파티에서 금액이 많이 나오는 것을 막으려면 샴페인이 제격이라고 한다. 샴페인 속 알코올이 우리 뇌에 도달하는데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것. 이는 항상 좋은 것은 아니지만, 어색함을 빠르게 없애고 분위기를 고조시켜 완벽한 파티를 만든다. 물론 이런 혜택은 주로 정신적인 것이다. 또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서는 실험에 참가한 6명 모두가 샴페인을 마셨을 때 김빠진 샴페인을 마셨을 때보다 20분 더 빨리 취기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샴페인 속 탄산이 위에서 장으로 빠르게 소화되고 그 속에 있는 알코올이 빠르게 혈류로 흡수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고조 효과는 그리 오래 지속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실험에서는 약 40분 뒤 취기가 깨는 것으로 나타났다. 4. 피부를 개선할 수 있다 포뮬러원(F1) 경주용 자동차 선수들이 1, 2, 3등을 차지하면 의례적으로 샴페인을 터뜨려 상대방에게 뿌리곤 하는데 이는 본의 아니게 상대의 피부를 관리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피부과 전문의 마리나 페레도 박사는 “샴페인은 피부를 해독하는 항산화물질이 있고 심지어 피부톤을 밝게 하는 타르타르산이 들어 있다”면서 “특히 지성 피부인 사람에게 샴페인 속 탄산은 항균 작용 효과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5. 와인보다 열량이 적다 당신이 샴페인을 4500cc 정도가 될 때까지 엄청나게 많은 양만 마시지 않는다면 와인을 마시는 것보다 살이 덜 찌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달지 않은 샴페인 브뤼 1잔(150mL) 속 열량은 80~100칼로리(kcal)로, 이는 와인 1잔(175mL)보다 적다. 샴페인은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발포성 포도주)을 말하며 제조 과정에서 탄산이 발생한다. 사진=영화 ‘위대한 개츠비’ 스틸컷/워너브라더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손님·주인 없는 더치페이 회담…고량주 만찬에 ‘곤드레만드레’

    손님·주인 없는 더치페이 회담…고량주 만찬에 ‘곤드레만드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간 정상회담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 보이지 않게 하려는 양측의 배려와 절제가 돋보였다.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 회담장에는 중국 국기와 대만 국기 모두 걸리지 않았다. 회담장 정면의 벽은 황색으로 칠해졌고 테이블엔 종려나무 장식이 놓였다. 황색은 땅을 지배하는 중국 황제들의 상징색이며 종려나무는 부챗살처럼 뻗은 모양새 때문에 승리와 번성을 상징한다. AP통신은 “중국 공산당의 붉은색과 대만 국민당의 푸른색이 아닌 중립의 황색이 선택됐다”고 전했다. 두 정상이 서로 직함을 부르지 않고 ‘선생’으로 호칭한 것이나 회담장에 국기를 내걸지 않은 것도 대등한 위치를 알리는 장치였다. 시 주석은 붉은 넥타이를, 마 총통은 푸른 넥타이를 맸다. 각각 자국과 소속 당을 상징하는 색으로 정치적 정체성을 내세운 것이다. 2005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롄잔(連戰) 당시 국민당 주석 간 첫 국공 수뇌회담 당시 후 총서기가 붉은 넥타이를, 롄 주석이 푸른 넥타이를 맨 것과 똑같은 색깔 선택이었다. ‘고량주 만찬’도 화제가 됐다. 대만 총통실은 1990년산 진먼(門) 고량주 두 병과 마 총통의 애주인 마쭈라오주(馬祖酒·황주의 일종) 8통을 준비했다. 증류주인 진먼 고량주는 알코올 도수가 56도나 된다. 마쭈라오주는 중국 측 참석자들에게 선물로 나눠 줬다. 두 술의 원산지인 ‘진먼’과 ‘마쭈’는 분단의 최전선인 대만 해협에 있다. 홍콩 봉황망은 “만찬을 마친 마 총통의 모습은 곤드레만드레 취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시 주석 역시 마 총통과 잔을 부딪치며 적잖이 마셨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은 식사비와 회담장 임대료를 절반씩 부담했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누가 손님이고 누가 주인이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AA즈(AA制·더치페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7일 첫 양안 정상회담… 시진핑 위한 마잉주의 선물은 황주 8병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7일(현지시간) 열리는 역사적인 첫 양안(중국과 대만) 정상회담을 위해 황주(黃酒) 8병을 들고 간다.  마 총통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마쭈라오주(馬祖老酒) 8병을 공수해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홍콩 봉황(鳳凰)위성TV가 6일 보도했다. 마 총통은 7일 오후 1시에 싱가포르에 도착해 3시부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마쭈라오주는 저장(浙江)성 사오싱(紹興) 지방의 전통 황주인 사오싱주(紹興酒)의 일종이다. 황주는 누런 색깔을 띤 비교적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이다. 그는 공수해가는 8통의 술 일부는 시 주석에게 선물로 건네고, 일부는 시 주석과의 만찬 회동에서 마실 계획이다.  마 총통이 마쭈라오주를 들고 가는 배경에는 다양한 함의가 담겨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마쭈라오주는 대만 해협에 있는 마쭈라는 섬지역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곳은 중국대륙 쪽에 가까이 있지만 대만이 관할하고 있다. 분단된 양안 관계의 현실도 묘하게 투영돼있는 술인 셈이다. 또한 시 주석이 지난 9월 미국을 첫 국빈 방문했을 때 백악관 측이 미중 정상 국빈만찬 메뉴에 포함한 것도 역시 사오싱주였다.  두 정상은 이번 만찬에서 두 정상이 주객(主客·주인과 손님)을 구분하지 않고 계산도 각자 치를 예정이라고 봉황위성TV는 전했다. 앞서 지난달 영국 국빈 방문 기간 중에 시 주석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펍(영국의 작은 술집) 회동을 가졌는데, 당시에는 캐머런 총리가 술값을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 총통의 이번 싱가포르행에는 쩡융취안(曾永權) 총통실 비서실장, 샤오위천(蕭旭岑) 비서실 차장, 가오화주(高華柱) 안전회 비서장, 샤리옌(夏立言) 대륙위원회 주임위원 등 6명이 동행한다.  마 총통의 부인 저우메이칭(周美靑)은 동행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의 양안 퍼스트레이디 접촉은 이뤄질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마 총통은 “내가 데려가지 않는 게 아니라 그녀가 나하고 가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불금’ 숙취 걱정되면 ‘기름진 음식’ 먼저 먹어라

    ‘불금’ 숙취 걱정되면 ‘기름진 음식’ 먼저 먹어라

    불타는 금요일, 일명 ‘불금’을 보낸 뒤 필름이 끊기거나 참기 힘든 숙취가 걱정이 된다면 이 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겠다. 영국 킬대학교의 제임스 스케퍼 박사는 음주 후 견디기 힘든 목마름과 두통 등의 숙취 현상을 덜 나타나게 하는 방법으로 ‘기름진 음식’을 꼽았다. 다만 피자나 치킨 등 기름진 음식을 먹어주는 시기가 중요한데, 음주 후 보다는 음주 직전 이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숙취를 줄이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스케퍼 박사는 소개했다. 그는 “기름진 음식을 음주 전 먹게 되면 기름진 음식에 든 동물성 기름이 위와 장을 감싼다. 이는 곧 알코올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동물성 기름 장벽 때문에 매우 천천히 몸에 흡수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피자를 권장하는데, 양념을 입힌 소시지 같은 것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면서 “지중해 인근 나라의 민간요법 중에는 술을 마시기 전 올리브오일 큰 스푼을 먹기도 하는데, 위와 같은 원리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케퍼 박사는 만약 술을 마신 뒤 지독한 숙취 때문에 힘이 든다면 ‘늦게라도’ 기름진 음식을 먹어주는 것이 좋다고 권장한다. 일반적으로 과음 뒤에는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고, 숙취 증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포도당 대사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때 체내에 다량의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해장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스케퍼 박사는 최근 열린 국제숙취연구그룹 연례학술대회(International Alcohol Hangover Research Group)에서 “숙취해소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당분을 체내에 공급하는 것이다. 기름진 음식 등을 통해 같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면서 “실제 영국에서는 가장 일반적인 숙취해소 방법으로 달걀 프라이나 소시지 등과 튀김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숙취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술을 덜 마시는 것 뿐”이라면서 기름진 음식이 오히려 위장을 자극해 음주 전후 소화 불량이나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해외여행 | 다시 피가 돈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해외여행 | 다시 피가 돈다-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 호수까지

    ‘러시아’라는 세 글자가 내 속에서 퍼 올리는 건 ‘투르게네프’,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음습하고 도덕적인 문학적 상념, 아침이면 의례처럼 볼륨을 높이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축축한 자조에 딱 들어맞는 ‘안나 게르만’의 로망스, 시적인 위로를 주는 ‘샤갈’의 그림들, 어감마저 차가운 ‘소련’이라는 이름, 저항의 로커 ‘빅토르 최’ 그리고 뜻도 모른 채 외던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과 무자비한 해체의 역사…. 그 거대한 땅덩이의 체취를 맡고서야 알았다. 러시아의 실체는 도표화된 관념보다 몽롱하고, 드물게 아름답다는 것을. 편협한 인식을 뒤로한 채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심장 뛰는 일인지를.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 아시아도 유럽도 아닌, 러시아 “‘스파시바спаси?бо’라고 해요!”블라디보스토크 도착 사인이 떴을 때, ‘고맙습니다’가 러시아어로 무엇이냐고 묻는 타이완 승객에게 스튜어디스가 말했다. 그녀는 친절하게 ‘시’에 강세를 줘야 한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그 순간부터 ‘스파시바’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를 거쳐 이르쿠츠크를 지나 바이칼에 이르기까지 내가 아는 유일한 러시아어가 되었다. 지도 위에서만큼 러시아연방이 기세등등해 보일 때도 없다. 호주보다 두 배 이상 큰, 세계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진 이 나라에서 프리모르스키 지방을 찾을 때는 손가락 방향을 오른쪽으로 한참 이동시켜야 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연해주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프리모르스키 지방의 중심도시다. 분명 이국인데, 거리에는 늘씬한 금발의 미녀들이 넘치는데, 왠지 낯설지가 않다. 그건 아마 DNA에 박힌 기억 때문일 게다.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의 시대를 지나고 1900년대 초 민족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도 여기니까.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에서 짐작하듯 작은 변방도시에 불과했던 블라디보스토크에 러시아가 부여한 의미는 노골적이다. 겨울에도 연안이 심하게 얼지 않는,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는 1년 내내 항만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전략적 항구도시와 군항으로는 적격이었다. 극동함대 사령부 등 해군기지가 주둔하고,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원조물자가 옮겨지는 거점이기도 했으며, 극동 지역 외교와 상업의 중심지로도 활약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함정 10여 대를 격침시켰다는 잠수함 C-56(‘C’는 러시아어로 ‘에스’라고 읽는다. ‘중형급’이라는 표시)은 찬란했던 전장을 회고하는 구소련의 늙은 해군처럼 해양공원 앞 뭍에서 긴 휴식에 들어 있었다. 길이 77m의 이 강철 영웅에겐 엔진을 돌리던 승조원들의 함성은 사라지고 그들이 남긴 훈장과 어뢰, 기관총을 자랑하는 게 유일한 일과가 되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6.5m 좁은 폭, 그 안의 희박한 공기 탓인지 머리가 띵해져 잠수함에서 나왔다. 옆으로 용사들의 넋을 위로하는 ‘영원의 불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누군가 붉은 카네이션을 놓고 머리를 조아리는데 마침 뒤편 기도소에서 종이 울린다. 1941년과 1945년을 오르내리던 그 소리는 전쟁이 가당키나 하냐는 듯 평화로웠다. 1891년,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였던 니콜라이2세의 황태자 시절, 그의 방문을 기념해 세웠다는 개선문은 불과 몇 걸음 뒤다. 왜소한 풍채를 화려하게 치장한 그 건축물은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천성을 숨기고 자신만만한 ‘척’했다는 황제의 운명과 닮아 보였다. 혁명 후 파괴된 것을 고증을 거쳐 복원했다 해도 원형을 되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나 보다. 제정러시아의 문장이던 쌍두 독수리는 개선문 꼭대기에서 볼 수 없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세련되고 번화한 스베트란스카야 거리Svetlanskaya Street. 횡단보도의 초록 불은 바뀌는 순간 이미 9를 세고 있다. 으름장 놓는 선생님 같은 신호등을 째려보며 잰 발길을 놀려야 하는 일이 잦았다. 100년도 넘는 바로크양식의 건물들이 자리한 가로수 길을 걷고 있자니 막연히 ‘여긴, 유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거만하리만치 딱딱한 표정의 러시아인들을 보고 그 생각은 접기로 한다. 유라시아주의를 바탕으로 강대국을 재건한다는 국가의 외교정책에 이바지하듯, 아시아도 유럽도 아닌 이곳은 오로지 극동 러시아라는 자존감을 유지하고 있다. 스베트란스카야로부터 두 블록 떨어져 자리한 중앙광장은 소비에트 정권 수립을 위해 싸운 병사들을 기리는 동상만이 생생할 뿐, 혁명전사광장이라는 옛 이름은 의미 없어 보였다. 금요일이면 주말시장이 열리고 신년축제와 기념일 퍼레이드 등 이벤트의 무대가 된 지 오래다. 과거에도 지금도 이곳에서 집회는 계속되지만 혁명에서 놀이로 그 주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전설만 남은 영웅들의 흔적 블라디보스토크 둘째 날, 신한촌부터 찾았다. 신한촌은 일본에 의해 침탈된 국권회복을 위해 국내외 지식인들이 모여 결의를 다졌던 장소다. 고종이 파견한 헤이그 특사 중 한 명인 이상설,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동휘, 전설의 의병장이었던 홍범도를 비롯해 신채호, 안중근, 안창호 등 수많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 아파트촌 어귀에 도착했을 때, 그곳이 신한촌 터라는 것을 눈치 챌 길은 보호 철책에 둘러싸인 ‘연해주 신한촌 기념탑’이 전부였다. 한인들이 살길을 찾아 연해주 땅을 처음 밟은 것이 1863년. 블라디보스토크가 극동 해군기지로 부상하면서 그들은 군항에서 작업인부로 일했다. 처음 자리 잡은 곳은 시내 중심부였다. 하지만 콜레라가 발생하자 시당국은 1893년 서쪽 아무르만 해안가로 한인들을 이주시키고 그곳을 ‘까레이스카야슬라보드카한인촌’, 우리말로는 개척리開拓里로 불렀다. 이후 1911년, 또 한 번의 위생 문제로 북쪽 2km 떨어진 라게르 산비탈로 이주한 한인들은 ‘노바야까레이스카야슬라보드카신한촌’를 형성했고, 이전의 거주지는 구한촌이라 불리게 되었다. 1914년, 신한촌은 3,000명이 거주하며 점차 자리를 잡아 갔지만 1937년, 스탈린이 극동에 살던 한인 17만명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키면서 신한촌의 한인들 역시 카자흐스탄 등지로 이송되고 그 자리는 유럽과 러시아 노동자들의 차지가 되었다. 길이가 다른 커다란 세 개의 석조물. 가운데는 한국, 왼쪽은 북한, 오른쪽은 고려인을 포함한 해외 한민족을 상징한다는 기념탑 앞에서 조국의 미래를 밤새워 고민했을 독립 영웅들의 절절함을 가늠해 보기란 쉽지 않았다. ‘민족의 최고 가치는 자주와 독립…’이라는 기념탑의 글귀는 길 잃은 아이처럼 애처롭고 속상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블라디보스토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독수리 둥지’라는 뜻의 오리노예 그네즈도 산 정상은 214m에 불과하지만 도시에서 가장 높다. 계단을 올라서니 러시아의 키릴문자를 만든 아우 키릴로스와 형 메소디오스 형제의 동상이 십자가를 들고 블라디보스토크를 굽어보고 있었다. 그 시선을 따라가니 바다 위에는 2012년 APEC 정상회담에 맞춰 완공한 루스키섬까지 이어진 금각만 대교가 장쾌했다. 서울 남산에서처럼 연인들이 자물쇠를 걸며 사랑을 맹세하는 건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촬영이 한창인 신랑신부가 난간 틈을 비집고 자물쇠를 채우는 동안 신부보다 예쁜 들러리는 뭇 남자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무르만 해변공원까지는 걸었다. 노천카페에 앉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명물인 메드베드카곰새우를 주문했다. 비릿하고 고소한 맛이 찬 맥주와 묘하게 어울렸다. 체 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에 네덜란드 맥주를 마시는 청년들, 일본산 오토바이를 타고서 CF의 한 장면처럼 등장한 처녀들, 낚시를 즐기는 부부…. 히죽대며 그들의 모습을 훔치는 사이 새우껍데기만 자꾸 쌓여 갔다. ●하바롭스크Khabarovsk 시베리아횡단열차에서의 하룻밤 하바롭스크까지 가는 열차 출발 시간은 저녁 9시. 서둘러 짐을 챙기고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으로 향한다. 지는 해에 순종하며 기차역이 차분히 물들고 있었다. 1907년부터 5년에 걸쳐 지어졌다는 기차역은 제정 러시아의 건축양식으로 제법 낭만적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횡단철도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다. 이곳에서 모스크바까지의 거리는 9,288km. 플랫폼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철로를 달렸다는 증기기관차도 보였다. 출발은 저녁 9시인데 플랫폼의 시계는 오후 2시를 가리킨다. 철도역의 모든 시간표는 모스크바가 기준이라는 것을 깜빡했다. 난민처럼 바닥에다 가방을 열어 젖히고 주섬주섬 필요한 물건만 미리 챙겼다.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승무원은 여권과 승차권을 확인하고 탑승을 종용했다. 9번 칸, 객실번호 6호 23번. 4인 1실, 양쪽으로 2층 침대가 놓인 객실 ‘쿠페’는 좁았지만 불편함은 없었다. 서서히 열차가 움직이고, 시간이 지나야 시원해질 것이라는 차장의 말처럼 에어컨은 30분이 지나서야 제 기능을 발휘했다. 하바롭스크 도착은 내일 아침 8시. 무궁화호보다 더 느린 기차를 타고 밤새 11시간을 달려야 한다. 하얀 자작나무숲, 영화 <닥터 지바고>에 나올 법한 눈보라, 잠들지 않는 백야. 시베리아횡단열차에 엄청난 로망을 품은 사람들은 흔히 이런 것들을 상상한다. 러시아에 오기 전, 몽골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탔다는 친구는 말했다. “러시아 애들은 책만 읽고 얘기도 가족들끼리 소곤소곤. 같이 보드카 마시자던 러시아 아저씨 아니었으면 심심해서 아마 미쳐 버렸을 걸!” 모스크바까지 꼬박 달리는 이들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열차에서의 하룻밤만으로 그 기분은 짐작하고도 남았다. 낮도 아닌 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래야 반사되는 객실 내부가 전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산 가이드북을 뒤적이다 음악을 듣고, 러시아 사람들은 무엇을 하나 복도를 기웃대다가, 키릴문자가 새겨진 맥주를 마시고 남은 소시지 3개를 승무원에게 내미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은 없었다. 다행히 수다 떨 일행들이 있어 시간은 잘 갔다. 잠자리는 생각보다 아늑했다. 꺾이는 철로마다 침대가 심하게 덜컹대긴 했다. 하지만 낮에 흘린 땀이나 미처 못 지운 바지의 소스 자국, 떡진 머리도 문제될 게 없는데 그게 무슨 대수라고. 잠결에 2층 침대로부터 커튼콜처럼 내려왔다 올라가는 이불에 깜짝깜짝 놀라거나, 변기가 막힌 줄도 모르고 30분을 화장실 문 앞에서 참던 일만 빼면. 창문 너머 흘러가는 자작나무 사이로 스미는 햇빛을 보고 잠에 빠졌는데, 곧 정차한다는 소리에 허둥지둥 이불을 박차고 객실 문을 열어젖힌다. 열차가 멈춘 곳. 하바롭스크였다. 조금 더 머물고 싶던 도시 하바롭스크는 1991년 블라디보스토크가 개방되기 전까지 극동지역의 중심지였다. 이제는 그 영광을 물려줬지만 하바롭스크는 마치 권세를 내려놓은 자가 여유를 즐기듯 유유자적했다. 이 도시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레닌광장 북쪽에 자리한 청동 레닌상이다. 레닌이 사망한 이듬해인 1925년에 세워졌다는데 러시아 대부분의 지역에서 레닌의 동상이 철거된 데 반해 블라디보스토크와 이곳에서는 아직 건재하다. 레닌이 굽어보고 있는 광장은 하바롭스크의 행정 중심지다. 동쪽으로 하바롭스크주 정부청사가 보였다. 아침을 맞은 광장에는 벤치에서 조용히 휴식을 즐기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비둘기가 사람보다 많았다. 레닌광장 아래로 아무르스키 거리를 쭉 따라가면 길은 아무르 강변의 콤소몰 광장까지 잇닿는다. 콤소몰은 구소련 시절 공산주의 청년 정치조직의 이름이다. 광장에는 혁명 전사들의 모습이 조각된 오벨리스크가 굳건하고, 꼭대기에 소비에트를 상징하는 별이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광장 위 우스벤스키 성당이다. 성모승천성당으로 불리는 그곳은 소비에트 시절 파괴된 후 2001년 다시 동화 같은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아무르강이 눈앞인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걸음을 재촉했다. 총 길이만 2,800여 킬로미터. 몽골에서 발원해 하바롭스크를 거쳐 오호츠크해로 흐르는 아무르강은 중국에서는 흑룡강이라 부르는 그 강이다. 전망대 앞에는 강에 이름을 제공한 시베리아 초대 총독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의 동상이 있는데, 여행지에서 만난 아무르라는 이름들은 죄다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향토박물관은 잠시 비를 피하기에는 맞춤이었다. 연해주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박물관으로 본래 이름은 ‘그라제코프 주립 자연사박물관’. 이 역시 설립자의 이름을 딴 것이다. 122년의 전통이 축적된 내부에는 시베리아 메머드, 아무르 호랑이, 원주민인 나나이족과 우데게이족의 생활모습 등 하바롭스크주의 역사와 자연, 민속 등 자료 15만 점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구관에는 소비에트 시절과 관련한 물품들만 전시되어 있는데, 포스터부터 장신구까지 세월의 때가 묻은 낯설고 이색적인 소소함이 눈길을 끌었다. 강을 따라 북쪽에 다다르니 또 다른 아름다운 러시아정교회 성당이 자리했다.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은 황금색 돔과 새하얀 성당이 질서정연했고 내부는 황홀했다. 천장에 그려진 그리스도와 네 명의 사도, 정면 6층 제단의 성모와 성인들의 모습을 새긴 이콘(성상화)은 다른 세상의 것인 듯 신비롭고 이질적이었다. 이콘에 향했던 눈길은 머리를 가리고 촛불을 켜 기도하는 사람들에게서 한참을 머물렀다. 진지하고 경건했다. 그 경배의 몸짓 뒤에서 할 것이라고는 숨소리를 죽이는 것 외에는 없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Trans Siberian Railroad시베리아횡단철도는 모스크바에서 시작해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하는, 총길이 9,288km의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다. 1891년에 착공해 1916년에 완공됐다. 90여 개의 도시를 거치는 동안 시간대만 7번이 바뀌고, 지나는 역만 60여 개다. 급행열차를 타면 일주일이 걸린다. 열차의 출발과 도착시간은 모스크바가 기준이다. 열차의 객실 등급은 1등석인 2인 1실의 ‘룩스Lyux’, 2등석 4인 1실의 ‘쿠페Kupe’, 3등석 6인실의 ‘플라츠카르타Pratskartny’와 지정 번호가 없는 8인 좌석의 ‘옵스치Obschy’로 나뉜다. 룩스와 쿠페는 객실이 분리되어 있지만 3등석은 객실 구분 없이 개방되어 있다. 콘센트가 있는 것은 1등석 객실뿐이다. 2등석은 객실 내부 말고 복도에 네 개, 화장실 밖과 안에 각 한 개씩 있다. 멀티 탭을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열차 칸마다 뜨거운 물이 비치되어 라면이나 커피를 먹을 수 있다. 열차 한 칸당 두 명의 승무원이 교대근무하며 객실을 살피고 간단한 먹을거리도 판매한다. 술과 담배는 규정상 금지되어 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흡연자들은 보통 역에 정차할 때마다 내려 담배를 피우고 재빨리 오른다. 러시아 철도청 www.rzd.ru 러시아정교회 러시아정교회는 988년 블라디미르 대공에 의해 비잔티움의 동방정교를 받아들여 민족신앙과 결합한 종교다. 러시아정교회 건축양식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양파 모양의 돔 ‘루꼬비짜’다. 눈이 많이 오는 러시아에서 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 외에도 기도가 하늘에 닿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흰색과 황금색은 러시아정교회 초기의 가장 기본이 되는 색채로 흰색은 평화와 순결, 황금색은 신성을 상징한다. 예배는 사제는 있지만 설교는 하지 않고, 의자 없이 서서 참여한다. 또 악기의 반주 없이 오로지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성가를 부른다. 러시아정교회가 종교의 자유를 얻게 된 것은 고르바초프에 의해 1990년 소련 최고회의에서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법을 의결한 후부터다. ●이르쿠츠크Irkutsk 아! 바이칼 비행기가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 무렵이었다. 이르쿠츠크는 바이칼 호수를 가기 위한 관문. 둘러 볼 겨를 없이 아침이면 또 길을 떠나야 한다. 설렘과 염려를 교차시키느라 잠은 쉬 들지 못했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호의 들머리까지는 버스로 3시간 반. 부리야트족 자치구인 우스찌아르다를 스치는 동안에는 가을을 준비하는 스텝짧은 풀로 뒤덮인 초원이 길게 이어졌다. 어렴풋이 호수가 시야에 들어올 무렵 버스가 멈춘 곳은 사휴르따 선착장이다. 목적지인 알혼섬을 가기 위해 철부선에 올랐다. 배는 물살을 가른 지 30분도 되지 않아 사람들과 자동차를 섬에 부려놓았고, 세상사 다 겪은 아이처럼 옹골찬 ‘우아직러시아 군용차량을 개조한 4륜 승합차’이 벌써 마중 나와 있었다. 운전기사 안톤은 숙소가 있는 후지르 마을까지 한 시간을 달려야 한다며 돌투성이 길을 망설임 없이 내달렸다. 요란한 진동 모터 위에 앉은 듯 엉덩이는 시종 덜덜거렸다. 바이칼 호수가 품은 22개의 섬 중 알혼은 가장 크고,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이다. 거제도의 두 배쯤 되는데, 다섯 개 마을의 주민 1,500명 가운데 대부분은 후지르 마을에 모여 산다. ‘알혼’은 부리야트 원주민어로 ‘태양이 비추는 땅’이라는 뜻이다. 연 강수량이 200mm에 불과해 스텝과 사막 그리고 화강암과 침엽수림이 전부다. 그 황량함을 심장처럼 품은 바이칼호수를 향해 원주민들은 ‘바이칼은 서 있는 불. 아직도 그 불은 식지 않고 있다’며 경외심과 두려움을 표현해 왔다. 숙소에 짐을 내리고 부르한Burkhan 바위가 보이는 언덕으로 갔다. 신성한 곳임을 알리는 13개의 세르게 신목. 조상신들이 모이는 곳을 지나니 검푸른 호수 앞으로 정좌한 두 개의 지엄한 바위가 보였다. 샤머니즘의 성지로 알려진 바로 그 자리다. 주위에는 히말라야에서 방금 내려온 성자 같은 복장을 한 외국인들이 손을 맞잡고 명상에 잠겨 있었고, 가부좌를 튼 채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이도 보였다.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이끈 건지 모르겠지만 초자연적 존재와의 교류도, 북방 몽골인종의 시원이 서린 곳이라는 학설도, 부리야트인의 피를 이어받은 칭기즈칸의 무덤이 있다는 전설도,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바이칼 호 자체보다 신성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우아직은 섬의 가장 북쪽 하보이곶으로 달렸다. 날카로운 송곳니 모양을 한 절벽. 그곳에서 보는 바이칼은 호수가 아니라 바다, 그것도 대양이었다. 경계도 모른 채 펼쳐진 호수는 텅 빈 채 근원에 닿을 듯 아스라해서, 차라리 공허했다. 그날 밤, 호숫가에 앉아 마신, 수심 200m의 바이칼호 물로 만들었다는 보드카는 파도소리와 함께 목젖을 뜨겁게 타고 흘렀다. 떠나기 전 호수를 꼭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새벽 5시 혼자 숙소를 나섰다. 인기척 없는 마을을 두리번대며 방향을 가늠하고는 그 언덕에 다시 올랐다. 부르한 바위 앞, 잠이 덜 깬 호수는 몸을 뒤척였고 바람은 초연했다. 그리고…. 영원한 작별인 양 호수에 건넨 말은 이것뿐이었다. “스파시바… 바이칼.” ▶travel info AIRLINE대한항공에서 블라디보스토크와 이르쿠츠크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출발편은 매일 인천에서 오전 10시10분에 출발해 오후 1시50분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오후 2시50분에 출발해 오전 7시10분에 인천에 도착한다. 이르쿠츠크 노선은 12월25일부터 1월15일까지 동계노선을 주 2회(월·금요일)씩 총 6회 운항할 예정이다. 출발편은 저녁 8시50분 인천에서 출발, 밤 12시5분에 이르쿠츠크에 도착하고, 귀국편은 새벽 2시30분 출발, 오전 7시10분 인천에 도착한다. 인천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2시간 10분, 이르쿠츠크까지는 3시간 40분이 소요된다. SHOPPING알까기 인형 ‘마트료시카’19세기 말에 탄생한 나무로 만든 러시아 인형으로 엄마를 뜻하는 러시아어 ‘마티’에서 유래했다. 일본 전통인형인 ‘다루마’에서 영감을 얻어 1891년 러시아 민속공예화가 세르게이 말루틴이 처음 디자인했다고 전해진다. 둥근 몸통 안에는 작은 인형들이 겹겹이 들어 있는데, 일본정부에 선물하려고 만든 1세트 72개가 들어있는 대형 마트료시카는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시대에 따라 외형도 변해서 만화영화의 캐릭터나 대중음악가, 스포츠 스타나 정치인의 얼굴을 담은 마트료시카도 볼 수 있다. 가격은 싼 것은 대개 400~700루블 정도이지만 디자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FOOD국민음식 ‘보르쉬’와 ‘샤슬릭’ 러시아의 음식은 슬라브 전통에 서유럽과 몽골,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지역의 영향을 받아 대개 짜고 달고 신, 자극적이고 복합적인 맛이다. 대표적인 슬라브 전통음식인 ‘보르쉬’는 감자, 당근, 양배추에 비트와 토마토로 색을 낸 스프다. 샤슬릭은 러시아어로 ‘꼬치구이’라는 뜻이다. 이름보다는 맛 ‘오물‘오물은 바이칼호에서만 서식하는 토착 물고기다. 생긴 것은 우리의 청어와 닮았다. 회나 탕, 튀김, 샐러드 등 다양하게 먹는 방법이 있는데 자작나무에 훈제한 오물이 가장 인기다. 이르쿠츠크에서 바이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항구 마을 리스트비얀카에는 오물을 파는 가게들이 잔뜩 있다. 가시가 적고 비리지 않아 담백하다. 39°도 41°도 아닌 40° ‘러시안 보드카’러시아를 대표하는 술, 보드카Vodka는 러시아어 ‘물voda’에서 유래되었다. 감자나 옥수수, 보리 등을 원료로 한 증류수로 무색, 무취, 무미다. 러시아 속담에 ‘4,000km는 길도 아니고 영하 40도는 추위도 아니며 40도가 아니면 술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19세기 후반, 원소주기율표를 만든 러시아의 화학자 멘델레예프가 가장 입맛에 잘 맞고 숙취를 일으키는 불순물이 제일 잘 걸러지는 최상의 알코올 도수가 40%라는 것을 발견했다. 보드카의 나라 러시아에서도 밤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있으며, 밤 10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도수 15% 이상의 주류 판매도 금하고 있다. MUSEUM연해주의 모든 것 ‘아르세니예프 향토박물관’1890년 개관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박물관이다. 1906년 구시베리아 상업은행 건물로 옮겨졌는데, 아르세니예프는 연해지방을 서방에 알린 탐험가의 이름이다. 3층 건물 안에 연해주의 자연과 지리, 민속학, 고고학 사료들과 동식물 표본집, 화폐 등 약 20만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주제가 딱히 구분되지는 않았지만 한국관에서는 지역에서 발굴된 발해의 유물을 볼 수 있다.20 Svetlanskaya Str. Vladivostok +7 4232 414 082 100루블평일 09:00~18:00, 토·일요일 09:00~17:30 HOTEL바이칼호 바로 옆 ‘바이칼로프 오스트록’알혼섬의 후지르 마을 입구에 있는 나무로 된 시베리아 전통가옥 형태의 숙소다. 2013년 문을 열었는데 114개의 객실에 250명을 수용할 정도로 알혼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깔끔하다. 특히 바이칼 호수 바로 앞에 위치해서 객실과 레스토랑에서 호수가 보이고 새벽에도 밤에도 산책을 할 수 있는데다, 부르한 바위까지도 도보로 20분 거리다. 7, 8월 성수기 스탠다드 트윈룸의 경우, 아침식사 포함 1박에 4,500루블(약 8만원), 화장실과 샤워실은 객실 3개가 있는 한 층에서 공동으로 사용한다. 욕실용품은 비치되어 있지 않다. 호숫가에서 바비큐를 할 수 있도록 그릴과 장작, 숯 등 일체의 도구도 대여해 준다. 666137, Russia, Irkutsk Region, Olkhonskyi District, Village Khuzir, Street Pribreznaya, 3+7 3952 404 202 www.baikalovostrog.ru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대한항공 www.koreanair.com 참좋은여행 www.verygoodtour.com
  • 약·술에 빠져… 백인 중년 사망률 증가

    2000년대 초부터 미국의 백인 중년 사망률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다른 인종의 사망률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의 중년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와 반대 현상이다. 자살, 약물중독, 알코올(술) 의존이 주요 원인으로 떠올랐다. 미국 주류 중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얘기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같은 대학에 있는 부인 앤 케이스 교수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를 분석해 이같이 결론 내렸다고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난해 현재 인구 10만명당 45~54세 미국인의 사망 빈도를 인종별로 보면 백인은 415명, 흑인이 581명, 히스패닉이 262명이었다. 중년 백인의 사망률은 흑인 사망률보다 낮았지만 1999년부터의 추세를 보면 흑인과 히스패닉의 사망률은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백인 사망률 그래프만 위쪽으로 향했다. 백인 중에서도 고졸 이하 학력을 가진 그룹의 사망률이 가파르게 늘어 이 계층에서 조사 기간 사망자 수는 134명 늘었다. 디턴 부부 교수의 연구를 접한 뒤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사회학자인 새뮤얼 프레스턴은 “열악한 공중보건제도, 과다한 칼로리 소비, 약물 남용 경향과 높은 교통사고율 때문에 미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기대수명 성장이 더딘 나라”라면서 “특히 백인 중년의 사망률이 높다는 이번 연구는 미국 가계가 뒤틀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라고 평가했다고 NYT가 전했다. 그간 미국인의 열악한 건강 상태를 연구해 온 케이스 교수도 “미국 중년의 3분의1이 관절염을 호소하고, 이 계층의 많은 이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이 계층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이들의 사망률을 높인 원인으로 지목된 자살, 약물 중독, 알코올 의존의 원인에 대한 추가 연구를 촉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인간은 두뇌 10%만 사용?…뇌에 관한 6가지 흔한 오해

    인간은 두뇌 10%만 사용?…뇌에 관한 6가지 흔한 오해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루시’는 ‘인간의 평균 두뇌 사용량은 10%에 불과하다’는 가정을 기본 전제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이처럼 인간 두뇌에 대한 ‘속설’을 사실로 가정하는 사례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과학전문지 ‘파퓰러사이언스’는 2일(현지시간), 많은 이들이 사실로 믿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뇌에 관한 오해’ 몇 가지를 해명했다. 그 중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다. 1. 인간은 두뇌의 일부만을 활용할 수 있다.앞서도 언급된 이 유명한 속설의 ‘발단’이 된 사람은 1900년대에 활동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다. 1907년에 그는 “인간은 주어진 정신적·신체적 역량의 극히 일부만을 활용하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이후 한 기자가 이 말을 ‘평범한 인간은 전체 정신 능력의 10%만을 개발할 수 있다’고 와전한 이래 이러한 오해가 널리 퍼지게 됐다. 그러나 현대 의학 장비를 이용해 개인의 두뇌 활동을 조사해보면 인간이 자기 두뇌의 전 영역을 고루 활용한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다. 두뇌의 일부분만 손상돼도 전반적 정신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2. 클래식 음악은 자녀 두뇌 발달에 좋다이러한 믿음은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 연구팀이 진행했던 실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연구팀은 대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모차르트 음악을 듣거나 긴장완화 체조를 실시하거나 침묵 속에서 대기하도록 한 뒤 IQ 테스트를 치르도록 했다. 연구팀은 실험결과 모차르트의 음악을 청취한 학생들의 점수가 가장 높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이론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후 여러 과학자들이 이 실험을 반복해 보았지만 이 중 동일한 연구 결과를 얻었던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오히려 1999년 하버드 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유사 연구 16건을 분석한 뒤 이른바 ‘모차르트 효과’가 거짓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3. 성인이 되면 뇌세포 성장이 중단된다1998년, 스웨덴 과학자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장기기억을 관장하는 두뇌영역인 ‘해마’에서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최근 2014년에도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운동능력 및 자의식에 관여하는 신경조직인 ‘선조체’가 평생에 걸쳐 새로운 뉴런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4. 남녀의 특기가 다른 이유는 두뇌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남녀가 서로 다른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생물학적 이유보다는 사회적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이를 잘 드러내는 예시로 1999년 워털루대학교 사회심리학자들이 진행한 실험이 있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남녀 집단에게 동일한 고난도 수학문제를 풀도록 했다. 이 때 첫 시험에서는 여성 참가자들의 성적이 남성들보다 낮았다. 그러나 두 번째 시험에서는 시작 직전 참가자들에게 ‘과거 동일 시험을 진행한 결과 남녀들 사이에 성적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언급했고, 그러자 여성들의 성적이 남성들과 동일해지는 현상이 관찰된 바 있다. 5. 술을 마시면 뇌세포가 파괴된다.과거 덴마크 바톨린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사망한 알코올중독자들의 뇌와 일반인들의 뇌를 서로 비교, 그 뉴런 수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론 과다하게 복용했을 경우 알코올이 뇌세포를 어느 정도 파괴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다른 화학물질의 경우도 마찬가지며, 적당량의 음주는 뇌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6. 좌뇌가 우세하면 논리적 사람, 우뇌가 우세하면 창의적 사람이 된다좌·우뇌 중 더 우세한 쪽에 따라 개인의 성향이 논리적, 혹은 창의적으로 굳어진다는 믿음은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이를 명확히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는 현재까지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부인하는 결과가 종종 발표되는데, 일례로 2012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연구팀은 창의적 사고에 있어 좌·우 중 어느 한쪽이 아닌 두뇌 전체의 신경계가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인기 끄는 ´우주술´ 알고보니 식용불가 성분 첨가

     최근 ‘우주술’이라는 주류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보드카 등을 섞어 제조한 알코올 도수 약 20도의 술로,반짝이는 분말이 떠도는 모습 때문에 ‘은하수술’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이 술을 유명하게 한 반짝이 분말이 식품으로 섭취할 수 없는 물질이고, 과다 복용하면 몸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철희)은 식용으로 사용 불가능한 물질이 포함된 우주술을 무허가로 제조하거나 판매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주점 운영자 이모(26)씨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충남지역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씨와 조모(26)씨는 올해 6월부터 이달까지 식품 제조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식용 불가능한 반짝이 성분을 첨가한 우주술 570병(2500만원 상당)을 만들어 인터넷 등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우주술 제조에 사용한 반짝이 색소는 외국에서 설탕 공예용으로 수입된 물질이다. 색소를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식용이 아닌 공예용이며 어른과 어린이 모두 식용을 절대 금한다’는 주의사항이 명시됐다. 색소에는 타르 색소의 일종인 ‘아조루빈’도 포함됐다. 타르 색소는 체내의 소화효소 작용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아조루빈은 과다 복용하면 과잉행동장애(ADHA)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씨와 조씨가 술 제조에 사용한 색소의 제품 포장지에도 아조루빈에 대해 ‘어린이의 행동과 주의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기재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이 만든 우주술은 올해 6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젊은 층의 입소문을 타면서 급속도로 알려졌다. 이씨와 조씨가 만든 우주술에는 원재료명이나 제조일자 등이 전혀 표시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우주술이 유명해지자 이달 초 양조장까지 임차해 본격적으로 제조를 시작하려다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우주술을 사들여 업소를 찾는 손님에게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진열한 김모(32)씨 등 주점 운영자 10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우주술이 유행하면서 식품 첨가물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이해 없이 임의로 우주술을 제조하거나, 불법 제조된 술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향후 이 같은 주류 유통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가공육 지침 만들어 소비자 걱정 덜어주라

    먹거리의 안전성 문제가 또다시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그저께 햄, 소시지, 핫도그 등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나 높아진다는 구체적인 확률까지 밝혔다. 담배, 석면과 같은 위험성을 지닌 물질이라고 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햄, 소시지 등은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식품이라 소비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제암연구소는 한발 더 나아가 붉은 고기도 직장암과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발표는 10개국 22명의 전문가가 육류 섭취와 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800여건의 연구조사를 검토해 내린 결론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매년 고기 섭취로 3만 4000명, 담배로 100만명, 알코올로 60만명, 대기오염으로 20만명이 암에 걸려 숨진다는 ‘글로벌 암 프로젝트’의 연구결과도 제시했다. 가공육과 육류 섭취의 위험성은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물론 국내외 식품업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북미육류협회를 비롯한 미국의 식품업체들은 “상식에 어긋나는 연구결과이며 단백질과 중요한 영양소를 함유한 고기의 이로운 점을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육가공협회 등은 “한국인의 가공육 섭취량은 연간 4㎏에 불과해 이번 연구 결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서 “육류 소비 전체가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호도될까 걱정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고도 민감했다. 가공육의 발암물질 분류 소식이 알려진 그저께 당일 매출이 20% 가까이 급감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대찌개를 비롯해 김밥, 반찬류 등에 폭넓게 사용돼 왔던 식품들이 발암물질로 분류됐으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불량식품을 4대악의 하나로 규정했지만 가짜 백수오 파문을 비롯해 불량 계란으로 과자를 만드는 등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들은 계속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은 가공육과 육류의 안전한 제조와 하루 적정 섭취량 기준을 다시 만들고 올바른 식습관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아울러 식품의 생산과 유통 전 과정을 제대로 관리·감독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불안감을 가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지구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車 연료로 변신한다

    지구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車 연료로 변신한다

    국내 연구진이 지구 온난화의 원인물질인 이산화탄소를 자동차 연료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재영 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공학부 교수팀은 이산화탄소를 수송용 연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실용 촉매를 개발하고 이를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구리와 산화구리로 만들어진 전극 촉매를 만들어 이산화탄소를 수송 연료로 쓸 수 있는 유기화합물로 바꿨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연료용 알코올로 전환하는 기술을 연구 중인 가운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기존 방법보다 전환효율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연구자들이 지구 온난화로 생기는 사막화 현상과 해수면 상승 같은 환경문제 해결과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원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공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처리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기술도 연구되고 있지만 저장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산화탄소를 단순히 묻거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쓸 수 있는 연료로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1년에 200일 이상 갇혀 사는 남자’ 김기원 인사혁신처 시험출제과 사무관

    [톡!톡! talk 공무원] ‘1년에 200일 이상 갇혀 사는 남자’ 김기원 인사혁신처 시험출제과 사무관

    “아이고, 말씀 마십시오. 철통입니다. 보안에 관한 한 말이죠. 우리나라에서 첫손에 꼽힐 테니까.”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5층 접견실에서 만난 인사혁신처 시험출제과 김기원(49) 사무관은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심리학 박사인 그는 “흔히 생뚱맞다고 보는데 인사 업무야말로 심리학과 떼려야 뗄 수 없다”며 “산업심리학 전공이기 때문에 핵심인 공직적격성평가(PSAT) 시험과 관련해서는 알맞은 업무”라고 말했다. 시험출제과에서 ‘전문관’으로 일하며 생긴 에피소드를 묻자 거침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갔다. 대학교 시간강사를 전전하던 2002년 12월 직원 공모 소식을 들은 지인이 “당신한테 딱이야”라고 권유해 응시했다고 한다. 가장 어려운 점은 바로 각종 시험을 앞두고 격리돼 지내야 하는 것이란다. 지난해 시험 출제 관계자들과 합숙한 날만 211일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관은 “합숙하는 건 감옥에 들어간 것과 다르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경기 과천시 중앙동 정부청사에 자리한 국가고시센터 모양새도 감옥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정방형인 데다 한가운데 정원을 갖춘 게 그렇다. 침실 빼고는 폐쇄회로(CC)TV 천국이다. 방호원들이 시시때때로 센터 안팎을 순찰한다. 김 사무관은 “예전엔 센터 위치까지 비밀에 부쳤는데, 하도 발달한 정보망 때문인지 언젠가부터 뚫려 온라인 등 여기저기 떠다닌다”고 말했다. 합숙하러 센터에 들어갈 땐 먹을거리, 입을거리 등을 여행용 가방에 잔뜩 싸야 한다. 길게는 4주 정도 일절 바깥에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출제위원은 소주를 챙겼다가 압수당하기도 했다. 김 사무관은 “처음에 위촉할 때부터 주의 사항을 미리 알려 주기 때문에 몰랐을 리 없는데, 아마 워낙 술을 즐기는 분이라 슬쩍 떠봤던 것 같다”고 되뇌었다. 한때 탄산음료마저 반입 금지 목록에 포함됐다. 그래서 어떤 출제위원은 “밥을 한데 모아서 알코올을 생산하자”는 기발한 발상(?)도 내놨다는 후문이다. 더러는 “여태껏 살면서 이렇게 오래 술을 끊은 적이 있었던가” 하고 웃더란다.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 휴대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물론이다. 공항에서 출입국 수속을 밟듯 신분을 확인한 뒤 핸드스캐너로 몸수색까지 거친다. 합숙한다는 사실 자체가 기밀이다. 김 사무관은 “남은 음식물을 밖으로 내보낼 때도 보안업체 직원을 동원해 말려서 가루로 만든다”고 말했다. 역시 문제 유출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자 고육책인 셈이다. 그나마 국가고시센터가 생긴 2005년 이후엔 훨씬 나은 편이다.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입주했던 땐 기막힌 사연이 쏟아졌다. 시험지를 인쇄하고 봉투에 넣는 작업도 이곳에서 했다. 한 봉투에 35장씩 들어가는데, 사람 손으로 하는 일이라 혹시 잘못될까 걱정돼 직원들끼리 번갈아 손으로 헤아리고도 모자라 저울에 무게를 달아 봉인했다. 김 사무관은 “시험출제과 근무를 자원한 여성 사무관을 받아들일 수 없는 형편이었는데 마치 차별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외부 업체에서 가져온 설비를 가동하느라 더워서 웃통을 벗고 일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식당 아주머니, 여성 타자수와 함께 주방에서 재울 순 없는 노릇이었다. 행여나 문제지에 오류가 나타날까 우려해 점 하나까지 직원들끼리 돌아가며 입으로 일일이 읽어 점검해야 한다. 한 과목에 많게는 B4용지 20쪽이다. 따라서 꼼꼼한 손길이 필요한 업무다. PSAT의 경우 3개 영역(언어수리·자료해석·상황판단)마다 출제위원이 13명씩 붙는다. 단 1명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토론을 벌여 전원 합의된 후에야 통과된다. 만약을 대비해 전년도 합격자에게 시험을 치르게 해 모순을 찾고 의견을 내게 한다. 시험출제과 입구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대한민국 공무원의 역사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글 사진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대한보건협회 주최 ‘주류광고와 국민건강 국회 토론회’ 열려

    대한보건협회 주최 ‘주류광고와 국민건강 국회 토론회’ 열려

    국민건강증진법의 주류광고 기준에 대한 개정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주류광고와 국민건강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대한보건협회(회장 박병주)와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전북 고창부안)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 최고수준의 고도주 소비 국가로서 전국민 가운데 알코올중독자가 150만명(2011년 기준)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음주폐해예방과 감소를 위해 국민건강증진법을 마련하고 불건전한 광고로부터 청소년과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령(제10조 2항)을 제정해 주류광고 기준을 두고 있다. 그러나 1995년 제정 이후 매체환경이 급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광고기준에 큰 변화 없이 부분개정만 이뤄진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광고시장의 변화에 따른 주류마케팅 활동 영역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토론회 사회는 방형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이 사회를 맡아 시작됐으며, 김춘진 위원장과 박병주 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후 이에리사 의원(새누리당), 최동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남원 순창) 등 많은 국회의원들이 이날 토론회를 위하여 축사를 했으며 보건복지부 김상희 건강정책국장도 참석한 가운데 본격적인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주류광고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IPTV 주류광고 규제, 주류광고 기준도수 및 과음경고문구를 주제로 △천성수 교수(삼육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장) △김민기 교수(숭실대학교,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회장) △방형애 기획실장(대한보건협회)이 각각 발제를 맡았다. 이어서 각계 참석자들과 주류산업협회 및 주류업계 관계자들이 참관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 좌장으로는 조병량 교수(한양대 명예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장)가, 토론패널로는 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회장, 생명미디어센터 최성주 대표, 법무법인 신우 박종흔 대표변호사,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편도준 기획실장, 남서울대 최명일 교수가 참석했다. 한편, 대한보건협회와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도출해낸 주류광고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광고규제의 필요성, 광고기준 등을 토대로 국회, 주류업계, 관련단체 등과 대안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5 베스트브랜드 대상] 국순당 ‘옛날막걸리 古’

    [2015 베스트브랜드 대상] 국순당 ‘옛날막걸리 古’

    전통주 전문기업 국순당의 프리미엄급 막걸리 ‘옛날막걸리 古’가 올해 들어 8월까지 70만병이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48만병 판매 대비 약 45%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5월 선보인 옛날막걸리 古는 출시 이듬해인 2013년에는 70만병이 판매되었고 2014년에는 약 78만병이 판매되어 전년 대비 약 11.5% 늘어나는 등 꾸준하게 매출이 상승해 왔다. 특히 옛날막걸리 古가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2400원으로 1000원대인 일반 막걸리보다 2배 비싼 프리미엄급 막걸리이고 올해 오랜 가뭄과 경기 여파로 막걸리 시장 여건도 좋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처럼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순당 옛날막걸리 古는 1960년대에 즐기던 정통 쌀막걸리 본래의 맛을 재현한 제품이다. 전통 방식의 제조방식을 최대한 유지해 100% 국내산 쌀로 고두밥을 쪄서 식힌 다음 전통 누룩인 밀누룩을 잘 섞어서 만들었으며 인공감미료는 전혀 첨가하지 않았다. 현재 시판 중인 옛날막걸리 古는 알코올 도수 8%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보통 막걸리보다 2% 정도 높다. 국순당 측은 “옛날막걸리 古의 인기 이유는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주 소비층인 중장년 남성층이 과거에 대한 향수로 전통 막걸리 맛을 복원한 옛날 막걸리를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응답하라 1994´로 부활한 크라운 맥주

    ´응답하라 1994´로 부활한 크라운 맥주

     추억의 크라운 맥주가 22년 만에 부활한다. 하이트진로는 전신인 조선맥주의 크라운 맥주를 오는 26일부터 대형마트 3곳에서 한정 판매한다고 20일 밝혔다. 1952년부터 생산된 크라운 맥주는 오비맥주와 함께 주류 양대산맥을 이뤘던 국내 대표 맥주였다. 그러나 1993년 출시돼 큰 인기를 누린 하이트 맥주에 밀려 단종됐다. 최근 복고 열풍이 불자 하이트진로는 1980년대를 그리워하는 중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자 크라운 맥주를 다시 내놨다. 부드러운 목 넘김과 청량감이 특징인 최근의 맥주와 달리 구수하고 쌉쌀한 맛이 강했던 크라운 맥주의 맛을 최대한 살렸다. 알코올 함량은 4.5%로 지금의 하이트 맥주(4.2%)보다 다소 높다. 겉포장 디자인도 크라운 맥주의 상징인 왕관 모양을 재현했다. 이강우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이미 단종된 제품을 다시 출시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크라운 맥주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져 한정판 제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355㎖ 캔으로 선보이는 크라운 맥주는 한캔(출고가 기준 1167원), 6캔(팩), 24캔(박스)으로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만 살 수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위로